▲ 이병철 시인그동안 대통령 아닌 사람을 대통령으로 잘못 알았다. 대통령은 꼭두각시였고, 뒤에서 조종한 사이비교주의 딸이 진짜 대통령이었다. 최순실과 그 작당들이 벌인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의 구체적 사실들이 계속 파헤쳐지고 있다. 캐도 캐도 끝이 없다. 메가톤급 충격의 뉴스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하루 종일 특보만 방영해도 될 정도다. 웬만한 특종은 특종도 아니다.`순실의 시대`, `국가적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나라가 엉망진창이다.사이비교주 최태민 딸인 최순실, 그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 최순실 언니 최순득, 조카 장유진, 영상감독 차은택, 호스트바 종업원 고영태, 헬스 트레이너 윤전추….이런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이라는 신조어)들이 대통령과 청와대, 내각을 마음대로 주무르며 이 나라를 통째로 구워삶아먹고 있었다. 십상시보다도, 라스푸틴보다도, 정난정과 윤원형보다도 더 교활하고 괴이한 자들이다. 국민들은 지금 웬 떠돌이 약장수 악극단에게 속아 가산을 다 털린 기분이다. 근본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장기판의 말처럼 쥐고 보드게임하듯이 국정을 갖고 놀았다.수습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꼭두각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다. 호흡기에 의지한 채 간신히 헐떡이고 있다.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민이 수습해야 한다. 국민의 분노는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중이다. 시국선언과 촛불집회,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가 매일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은 껍데기만 남은, 아니 껍데기조차도 온전치 않은 상태다. 직책을 유지할수록 더 비참해질 뿐이다.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만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애국으로 보인다.최순실에게 속은 대통령이 불쌍하다며 동정론을 꺼내드는 이들이 있다. 최순실에게 속은 대통령이 불쌍한가 아니면 대통령에게 속은 국민이 불쌍한가? 말 같지도 않은 궤변을 퍼뜨려 물타기하려는 시도는 이제 안 먹힐 것이다. `일베` 마저 등을 돌린 지금 어버이 연합이니 엄마부대니 하는 극우시민단체들이 박근혜 동정론을 펼치는 한편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최초 보도한 언론사를 향해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만 아는 이들이다. 썩은 동아줄 잡았다가 처참한 나락으로 추락해봐야 한다.전위적 옷차림의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에는 사탄·마귀 물러가라며 통곡으로 기도하던 보수 기독교계는 왜 샤머니즘과 사이비 이단종교를 향해서는 대적기도하지 않는가? 무당이 무서워서 목사들이 침묵하는 중인가? 아니면 억울함을 당한 대통령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하자고 신도들에게 외치는 중인가? 보수종교계,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일베, 재래시장, 국밥집, 경로당, 춘천 국회의원, 교수, 의사, 기업 모두 잘못된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허깨비에 홀렸다는 걸 알았으면 억울하고 분해서 목 놓아 울어야 한다.목 놓아 우는 건 국민들뿐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잃었지만, 국민이 있음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분노하고 울고 추운 거리에 나와 촛불을 밝히는 국민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모두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상처 입힌 자들은 어딘가에 숨어 분노의 불길이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국민들은 이 치욕과 고통 앞에 당당히 서서 진실을 향해, 정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제야 시작되었다.검찰은 얼마 전 미르재단 압수수색하면서 빈 박스를 들고 사진을 연출했다는 의심을 받았다.촬영된 사진을 보니 정말 빈 박스였다. 눈 가리고 아웅은 더 이상 안 된다. 국민들은 이제 속지 않는다. 무녀와 꼭두각시에게 이만큼이나 철저히 속았는데, 어떻게 더 속을 수 있겠는가. 안 속는다.
201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