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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마스크의 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을 하는 마당에도 미국인들은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다. 왜 미국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에 이런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일부 언론에서는 이에 대해 미국이 가진 문화의 특성으로 해석했다.미국은 집회나 시위에 복면을 착용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이 시행되는 나라다. 우리도 과격시위와 관련 몇 차례 복면금지법이 국회에서 발의 됐으나 표현의 자유와 인권침해 논란으로 법제화 되는데 실패했다.미국에서는 남의 땅에 별 생각없이 마스크 차림으로 들어갔다가 강도로 오인받아 총격사고가 벌어진 일이 종종 있다. 지난 5월에는 미시간주 한 상점의 경비원이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다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미국 사람들은 눈 맞춤이나 얼굴 표정을 중시하는 사회적 관념이 있어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마스크의 역사는 오래됐다. 그리스, 로마시대에 이미 마스크를 쓴 기록이 있다. 14세기에는 유럽 전역에 번진 흑사병에 대응키 위해 새부리 같은 기괴한 마스크를 의사들이 사용한 적도 있다. 1918년 미국 시카코에서 시작해 전 세계에 퍼진 스페인 독감 때도 마스크가 가장 훌륭한 대응 수단으로 동원됐다.코로나19가 또다시 대유행 조짐이다. 학수고대하는 백신 개발은 기약이 없다. 지금 상태에선 마스크가 곧 백신이다. 외신들은 한국의 파주 스타벅스점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했던 직원들은 감염을 면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을 부각했다. 의료계는 코로나 백신이 개발된 데도 100%의 보장은 어렵다고 한다. 마스크 위력에 감사해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27

혁신금융 디파이

디파이(De-Fi)는 탈중앙화를 뜻하는 ‘decentralize’와 금융을 의미하는 ‘finance’의 합성어로,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일컫는다.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즉,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를 말한다. 디파이는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예금은 물론이고 결제, 보험, 투자 등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디파이는 지난 6월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프로젝트의 인기도가 급상승하면서 고이율을 통한 자금유치로 6월에만 TVL(Total Value Locked)은 9억5천만달러에서 16억8천만달러까지 증가했고, 77.6%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TVL은 디파이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가상자산 대출 서비스에 예치된 자산을 나타내는 지수다.디파이는 투자자에게 투명성을 제공해 건전한 금융 시스템을 만들고, 금융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중개인을 제거해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반면 보안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질 주체가 없어 문제다. 실제로 최근 출시 하루만에 4억달러이상의 예치금을 모은 디파이 프로토콜 얌 파이낸스의 경우 치명적인 프로그램 설계오류로 프로젝트 실패를 선언해 159달러까지 올랐던 얌 토큰 가격이 0달러선까지 폭락,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26

나라빚

아르헨티나, 그리스, 베네수엘라 등이 경제적으로 망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안다. 포퓰리즘 정치가 나라를 망치게 한 사례로 이미 수없이 거론된 나라들이기 때문이다.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반만 해도 경제대국이다. 1차 세계대전 직전 국내 총생산(GDP)은 유럽의 강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보다 앞섰다. 1946년 페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과다한 복지비 지출이 국가 재정을 바닥내고 만다. 이 나라는 지금도 대학 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다. 2001년 아르헨티나는 국가부도(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도 겪었다.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또다시 화두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때와 마찬가지로 정치권 특히 여당이 적극적이다. 이번에는 야당도 지급에 찬성 쪽이다. 단지 정부 살림을 사는 기획재정부쪽 입장은 신중론이다.1차 때도 기획재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더라도 소득하위 50%이하 가구에만 주자고 했다. 정부 재정과 지원금의 효과를 따져 지급하자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4·15 총선을 앞둔 가운데 정치권의 주장에 밀려 전 국민에게 11조원의 돈이 풀렸다.코로나19가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아직 재난지원금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성급해 보인다. 상반기 중 우리나라 재정적자는 111조원으로 사상 최악이다. 곳간이 텅 비었다는 얘기다.불가피하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빚을 내더라도 해야겠지만 국민의 세금을 남의 호주머니 돈처럼 가볍게 여기는 정치인의 생각부터 먼저 달라져야 한다. 나라 빚은 다음 세대가 짊어질 부채이자 경제망조의 출발점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25

킬링타임 전성시대

킬링타임(killing Time)은 무엇이든 할 일이 없을 때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을 말하며, ‘시간 때우기’라고도 한다. 하지만 요즘 같으면 코로나19의 팬데믹탓에 전세계가 킬링타임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주말 혹은 쉬는 날에 킬링타임을 한다고 쳤을 때, 가성비가 좋은 것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작품성은 없지만, 아무 생각 없이 보면 그럭저럭 재미있는 영화를 킬링 타임용 영화라고 부른다.이밖에도 실내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생활 용품들도 많다. 특히 ‘구슬꿰기’ ‘십자수’등 각종 취미용품부터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완성해 홈 데코에 활용할 수도 있는 직소퍼즐, 컬러링북 등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은 최근 한 달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카테고리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각종 실내 취미용품의 인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밝혔다.먼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실꿰기·구슬꿰기 판매량이 무려 6배 이상(560%) 증가했다. 형형색색의 구슬들을 취향대로 엮어 원하는 모양과 길이로 꿰어 이으면, 팔찌부터 머리끈까지 다양한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 십자수 용품은 2배 이상 더 많이 팔렸고, 퀼트용품과 펠트용품도 각각 116%, 78% 씩 증가했다.각종 실내 미술 공예용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색칠하며 정서적인 안정을 주며 성인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컬러링북은 54% 판매가 늘었고, 클레이공예와 점토공예,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조립키트, 직소퍼즐도 날개돋힌 듯 팔린다. 그러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24

프리미엄 과일

포도계의 슈퍼스타, ‘망고 포도’라는 별명의 샤인머스켓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한송이 가격이 무려 2만원. 비싼 가격에도 대형마트 등에서는 올 여름 가장 잘 팔리는 과일로 손꼽힌다. 작년 동기보다 무려 200% 이상 매출이 급등했다.샤인머스켓은 일본이 개발한 과일이다. 1988년 일본이 이중 교배하여 만든 청포도의 일종. 당도가 일반포도보다 높고 껍질째로 먹을 수 있다. 포도 껍질 특유의 억센 질감과 시큼함이 없으며 식감이 아삭하고 씹을수록 망고향이 난다.일본은 일본 내 품종 등록은 했지만 해외품종 등록을 미처 하지 못해 우리나라가 재배를 해도 로열티를 물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는 2006년 처음으로 식재를 했고 지금은 일본과 함께 유일하게 샤인머스켓 수출국 위치에 있다. 샤인머스켓은 일반 거봉포도보다 수출가격이 약 3배다. 포도주산지가 많은 경북의 상주, 김천, 영천 등지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재배면적도 매년 는다. 경북지역 농산물의 해외 수출에 샤인머스켓이 견인차 역할까지 한다.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 딱 2주간만 맛볼 수 있는 과일이 있다. 신비 복숭아다. 이름 그대로 신비한 맛이 있다. 경북 영천과 경산 일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비 복숭아는 외양은 천도복숭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천도처럼 시큼하지 않고 달콤하다. 털이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뉴질랜드 출신의 엔비사과는 전세계 10개국에서만 생산되는 사과다. 아시아에선 우리나라가 유일한 생산국이다. 가격은 일반 사과의 2배 수준이다.같은 과일보다 월등히 비싼 프리미엄 과일의 수요가 늘고 있다. 과일 하나를 먹어도 특별한 것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탓이다. 가격보다는 맛과 향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프리미엄 과일을 양산하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23

화불단행(禍不單行)

설상가상은 본래 “쓸데없는 참견”이란 뜻으로 사용됐다. 눈 내린 곳에 서리가 더 내려봐야 별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이것이 세월이 흘러 “환란이 거듭된다”는 말로 바뀌게 된다.설상가상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을 찾아보면 여러 개 있다. “앓는 중에 또 다른 병이 생긴다”는 병상첨병(病上添病)과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고 있으니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는 전호후랑(前虎後狼)이란 사자성어도 있다.우리 말 속담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과 “갈수록 태산”, “산 넘어 산”, “하품에 딸꾹질” 등이 같은 뜻이다. 또 “재수 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도 있다. 일본에서는 “밟혔다가 차였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설상가상에 반대되는 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있다. 이때 금은 비단 금(錦)자를 쓴다. 비단은 예나 지금이나 귀한 물건인데 그 위에 꽃을 수놓았으니 좋은 일이 겹친다는 뜻이다.요즘 우리나라가 겪는 상황을 보면 설상가상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긴 장마와 500mm의 집중 호우로 전국 곳곳이 물에 잠겨 아직 생채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가운데 폭염이 덮치더니 이번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발생한 코로나19로 이미 우리나라는 큰 쇼크를 입은 마당이라 마치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처럼” 두려움이 앞선다.그도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 집중돼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옛말에 “복은 겹쳐 오지 않고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禍不單行)고 했다. 이 말의 뜻은 “재앙이 또 다른 재앙을 부를 수 있으니 매사에 조심하라”는 것이다. 국가적 위기다. 정부와 국민 모두 엄중함이 절실한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20

경견완증후군 주의보

가정이나 직장에서 컴퓨터 앞에 긴시간 앉아 있는 일이 많아지면서 경견완증후군 주의보가 내렸다. 경견완증후군은 온종일 컴퓨터 자판을 치는 등 상체를 이용해 반복된 작업을 지속했을 때 나타나는 목, 어깨, 손목의 통증을 가리킨다.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 테니스·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호소하는 팔꿈치 관절 주위의 통증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내외상과염, 잘못된 자세로 오래 자판을 치게 될 경우 겪게 될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을 가리키는 근막통증증후군과 수근관증후군 등이다. 주로 목, 어깨, 팔꿈치, 손목 등에 무감각, 통증, 뻣뻣함 등을 유발하는데, 1주일 이상 지속하거나 한달에 한 번 이상 이런 증상이 보이면 경견완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경견완증후군은 X선,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도 원인을 알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치료는 스트레칭, 약물,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 주사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가 쉽지않은 경견완증후군을 예방하려면 구부정한 자세를 피하고, 바른 자세를 갖는 게 좋다. 증후군 예방을 위한 올바른 자세는 허리는 곧추 세워 등에 골이 만들어지게 하고, 가슴과 어깨는 활짝 편 채 턱을 당기고, 의자에 앉아 있을 땐 무릎의 위치가 엉덩이보다 높지 않게 하고, 엉덩이와 허리의 각도를 90도로 만든다. 소파처럼 푹신한 곳에 앉을 때는 작은 쿠션을 소파와 허리사이에 받치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 중심이 사용자의 코앞에 오도록 조절한다.무엇보다 오랜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일은 피하고, 중간중간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게 긴요하다. 건강한 삶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9

민심무상(民心無常)

민심은 말 그대로 백성의 마음이다. 통치자 입장에서 보면 대중의 심리를 이르는 말이다. 통치권자가 법보다 대중의 요구를 중시하게 되면 국가의 통치기능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민심이다.국민정서법도 이런 배경의 용어다. 실정법에는 어긋나지만 국민의 법 감정에 호소하여 법보다 우선하여 판단하는 경우다. 법 경시 풍조를 유발할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국민정서법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은 민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예로부터 민심을 천심이라 불렀다. 세상 민심이 곧 하늘의 뜻이란 말이다. 민본주의나 민주주의의 민(民)은 백성을 말한다. 맹자가 민본사상을 주장한 것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민(爲民)정치가 같은 말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도 같은 의미다. 헌법 1조에 표기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참뜻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민심무상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이다. “백성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다(民心無常). 군주가 선정(善政)을 베풀면 사모(思慕)하고 악정(惡政)을 하면 앙심(怏心)을 품는다”고 했다. 불교에서 무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민심무상은 백성의 마음이 혜택을 주는 쪽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민심을 요즘 말로 표현하면 여론이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에 줄곧 뒤져왔던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여당을 앞섰다. 100년 집권을 운운하던 여당에 비상이 걸리고 야당은 야당대로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예로부터 민심을 물에 비유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 정치권이 민심무상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18

살인진드기병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살인진드기병 주의보가 내렸다. 학술용어로는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SFTS)으로 불리는 살인진드기병은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 진드기가 사람의 피부에 붙어 흡혈할 때 인체 내로 바이러스가 주입되어 발생하는 중증의 인수 공통 감염병이다.2011년 중국에서 최초로 SFTS 원인 바이러스가 확인된 이후 2013년 5월 국내에서도 첫 환자가 보고됐다. 진드기의 활동 시기인 매년 4월부터 11월 사이에 전국적으로 발생한다.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이 있고,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이 동반하지만 구역감과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70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다른 만성질환이나 면역저하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아직까지 치료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따라서 병원에 가더라도 보존적인 치료가 주된 치료가 된다. 대부분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회복되지만 약 20%가량은 중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작은소피참진드기의 활동 시기인 봄철 4월부터 11월 사이에 산이나 들판에 들어갈 때에는 긴 소매, 긴 바지 등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고, 야외 활동 시 약국이나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기피제를 뿌리는 게 좋다. 특히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는 것은 피하고, 야외에서 활동 후에는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옷은 세탁하는 것이 좋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7

병사의 월급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주는 병사의 월급은 일반 기업의 월급제와는 개념이 다르다. 일한 대가에 대한 보상보다 국가에 대한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의무감의 개념이 앞선다.국민의 4대 의무인 국방 의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월급은 국가가 형편대로 주어도 된다는 것이 병사 월급에 대한 통상적 생각이다. 병사들도 이런 생각에 별다른 이의가 없다. 그래서 과거 병사 월급이라고는 담배 몇 갑이나 자장면 몇 그릇 사먹을 정도가 고작이다.한 자료에 따르면 병장 기준의 월급을 보면 다음과 같다. 1970년도 900원, 1980년도 3천900원, 1990년도 9천400원, 2000년도 1만3천700원, 2010년 9만7천500원이다. 올해 병장 월급은 54만원 정도라 한다. 세월이 흘러 병사 월급도 많이 인상됐지만 아직은 월급이라 하기에는 작은 금액이다.최근 국방부가 국방 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에는 병장 월급 100만원 시대를 연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78%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사의 월급이 올라 반갑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방의무 수행자에게 봉급생활자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과 “군대를 복지기관 정도로 여기는 것 아니냐” “포퓰리즘적 발상” 등등이다.현재 우리나라 군 사병이 받는 월급이 적정한지는 기준을 잡기가 어려워 판단이 쉽지 않다. 징병제가 실시되고 경제력 등에서 우리와 비슷한 이스라엘의 병사가 50만 원 정도 받고 있다고 하니 참고는 된다.국방부의 계획대로라면 인건비 비용이 1조원이 더 소요된다. 병사월급 인상이 국방력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군에서는 전투력 증강이 최고의 가치라는 점을 잊고 예산을 짜서는 안 된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13

구성의 오류

구성의 오류는 부분적 성립의 원리를 전체적 성립으로 확대 추론함에 따라 발생하는 오류를 말한다. 개별적인 것을 합한 것이 전체의 모습과 다를 수 있는 것, 혹은 한 사람, 한 사람은 영리하고 똑똑한데, 여러 사람이 모인 군중은 어리석을 수 있다는 논리도 여기에 해당한다.구성의 오류를 개별 경제적 관점에서 볼 경우, 절약은 미덕이 될 수 있으나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는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절약의 역설’이 대표적이다. 개인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 부유해질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저축만 하면 총수요가 감소해 사회 전체의 부가 오히려 줄어든다. 저축을 위해 소비를 억제해야 하고, 줄어든 소비로 인해 생산된 상품은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인다. 이는 총수요 감소로 이어져 국민소득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절약만 하고 쓸 줄 모르면 친척도 배반한다’는 속담은 구성의 오류를 경계하면서 생산과 소비 균형이 경제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라는사실을 웅변한다.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개인의 합리적인 행동(자산증식을 위한 주택구매)이 전체로는 합리적이지 못한 결과(부동산 가격폭등)를 가져와 시장 불안정성을 높이는 일종의 ‘구성의 오류’가 발생한다”면서 부동산가격 폭등이 구성의 오류에서 비롯됐다고 말해 논란이다.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주택공급을 늘려달라는 시장의 지적에 “공급은 충분한데, (가격폭등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규제대책만을 23차례 남발한 정부가 이제와서 구성의 오류 탓을 늘어놓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신경한 처사가 아닌가.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2

궤변(詭辯)

궤변의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남의 소를 훔쳐갔다. 관가에서 그를 붙잡아 왜 남의 소를 훔쳐갔냐며 신문을 했다. 그는 대답했다. “제가 길을 가다보니 길에 쓸 만한 노끈이 떨어져 있기에 그 노끈을 주워가지고 집으로 왔을 뿐입니다” 그는 소 끈에 묶인 소는 보지도 못했고 소를 훔친 의향이 전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이런 억지를 우리는 궤변이라 한다.궤변의 궤(詭)자는 말을 나타내는 언(言)과 위험하다는 위(危)가 합쳐진 글자다. ‘속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속임수가 있는 말이니 위험하다고 해석하면 글자 풀이를 잘한 해석이다. 사전에서도 궤변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지만 실은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억지로 둘러대며 합리화시키는 것이다.’중국 춘추전국시대 궤변 사상가 공손룡은 백마비마론(白馬非馬論)을 궤변의 명제로 삼았다. 여러 색깔을 내놓고 그 중 흰색은 색이 아니라고 하면 여러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흰색은 색이 아니므로 흰말은 말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논리의 비약이 분명하나 그의 궤변도 한 시대의 학파로 존재했다.고대 그리스에서도 소피스트라는 궤변가가 활약했다. 당시 철학자나 교사 등 지식집단이 나서 군중을 상대로 설교한 것이 출발점이다. 그러나 소피스트들이 대가로 돈을 받고 출세욕에 사로잡혀 터무니없는 주장을 양산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소피스트는 부정적 집단으로 추락한다.요즘 우리사회가 논리보다 궤변과 주장이 더 앞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발언을 보노라면 철학도 논리도 없고 소신도 없다. 목청만 높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궤변에 가까운 발언을 해놓고 정작 본인은 궤변인 줄조차 모르고 있으니 답답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11

넛지효과

넛지(nudge)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넛지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위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는‘넛지’를‘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그는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넛지란 말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주에서 시작된 코로나 감염폭발세가 넉달이 지난 지금까지 진정되지 못하고 다른 주로 재확산한 배경에 마스크정책 실패가 있고, 이 정책의 실패가 넛지정책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넛지전략의 핵심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들의 편향성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이다.미국사회에서 이처럼 제1의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을 해야할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인데, 트럼프는 팬데믹 기간 내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다가 7월말에서야 뒤늦게 “마스크 착용이 애국”이라고 입장을 바꿔 마스크 정책 실패에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제2의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을 해야 할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반 마스크 행보를 취해 마스크 착용문제가 “민주당원이냐 공화당원이냐”를 가르는 정치적 낙인으로 변질됐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주지사로 마스크 의무화를 역설했던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마스크 착용거부자들을 향해 “무모한(reckless)”, “무책임한(irresponsible)” 등의 부정적 단어를 남발하며 압박해 오히려 반발심을 키우는 바람에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넛지전략의 부재가 재앙을 키울 수 있다는 교훈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0

의관정제(衣冠整齊)

‘옷을 바르게 입고 모자를 바르게 쓴다’는 의관정제는 옷에 대한 우리 조상의 생각을 담고 있다. 옷은 격식에 맞게 잘 차려입어야 하고 옷을 바르게 차려 입음으로써 바른 행동도 나온다고 생각한 것이다.복식 자체로서 신분을 구분하고 복식을 통해 적절한 위엄과 절제된 품격도 표현했다. 우리의 조상은 고름 매는법 등 한복을 입는 순서에서부터 보관 방법에까지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 왔다.의복 착용에 대한 기원은 몇 가지 설이 있다. 기후 적응설, 신체 보호설, 장식설, 수치설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 맞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옷은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실용성에서 시작했으나 점차 장식의 개념이 가미되고 지금은 사회성까지 그 개념이 확대됐다.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것 중 하나가 의복이라는 사실만으로 의복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3가지 기본 요소 중에도 의(衣)가 포함된다.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못난 사람도 근사한 옷을 걸치면 달라 보인다는 뜻이다. 속담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는 말도 의복의 중요성을 대변한다.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회 등원 옷차림이 논란이다. 일부 네티즌은 “소풍 왔나”등 악성 게시물까지 올렸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양복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국회의원 옷차림에 대해 정해진 룰은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권위가 마치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정장에서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직장여성이 입는 보편적 옷차림이면 굳이 깎아내릴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의 권위는 국민을 위해 일할 때 나오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09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 불교계가 관광객에게 절을 개방하여 숙박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관광프로그램이다. 불교가 성행하는 동남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는 한국과 같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곳은 없다. 원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모자라는 숙박시설을 충당하는 방법으로 우리나라 몇몇 사찰에서 시작한 것이 발전하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영문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템플스테이를 찾아보면 ‘한국 불교사원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국 100군데가 넘는 사찰에서 실시되는 템플스테이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어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찰문화 체험행사다. 특히 속세를 떠나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고 지친 심신이 휴식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어서 호응도 좋다.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의 일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으면서 휴가 문화에도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휴가철에 해외에서 망중한을 보낸다는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그렇다고 사람이 많이 붐비는 피서지를 찾아가기도 께름칙하다. 가족형 장박(장기 숙박)이나 차박(자동차 활용의 숙박) 등이 생겨나고 나홀로 트레킹 등 폐쇄형 언택트 액티비티가 늘어난 것도 변화다.최근에는 산속 사찰에서 스님의 수행과정을 경험하고 전통차를 마시며 온몸을 힐링하는 템플스테이가 새로운 휴가방식으로 인기를 모은다고 한다. 일부사찰에선 걷기 명상과 산책, 인근 문화재 관광까지 프로그램에 포함해 템플스테이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우리의 일상이 가는 곳마다 실감나게 하는 세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06

디지털치료제

디지털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가상현실(VR) 등이 디지털 치료제로 활용된다. 디지털 치료제는 1세대 합성의약품, 2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이은 3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세계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로 평가받는 제품은 미국의 페어테라퓨틱스사가 약물중독 치료를 위해 개발한‘리셋(reSET)’이다. 2017년 9월 미국 FDA로부터 환자 치료 용도로 첫 판매 허가를 받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약물 중독 환자들에게 인지행동치료(CBT)를 수행하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응용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웰트와 디지털치료제 ‘리셋(reSET)’국내도입 업무협약을 체결해 화제다. 해당 앱의 임상시험 결과 리셋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금욕을 유지한 비율이 40.3%로, 사용하지 않은 환자(17.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정신건강 분야에서도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됐다. 최근 아킬리 인터렉티브가 개발한 ‘엔데버Rx’는 FDA 허가를 받은 최초의 게임 기반 치료제다. 스마트폰 게임과 같은 형식으로 개발됐는데, 8~12세 ADHD 환자의 주의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냈다. 초소형 센서를 넣은 조현병 알약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도 FDA 허가를 받았다. 조현병 환자가 알약을 몰래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데 착안, 알약 복용 시 센서가 위액을 만나 전기 신호를 만들고 이 신호가 환자가 착용한 전자기기로 의사에게 전송된다. 국내에서도 웰트, 뉴냅스, 하이 등이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나서 디지털치료제가 차세대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핫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05

천도론(遷都論)

국가의 수도를 옮기는 것을 천도(遷都)라고 한다. 요즘은 천도보다 수도이전이란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천도는 과거 국가에서 일어난 수도이전이라는 뉘앙스가 있어서다.역사적으로 보면 천도는 새롭게 나라를 세우거나 큰 사건이 있을 때 단행됐던 국가의 대역사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것이나 백제가 고구려의 침공으로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옮긴 것 등이다. 대한민국은 6·25 전쟁 때 북한으로부터 서울을 함락당하자 부산으로 임시수도를 옮겼다.이처럼 수도이전은 전쟁이나 지진과 같은 큰 재난으로 수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혹은 국가의 더 큰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취하는 대형 조치다.최근 여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들고 나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처음 등장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함으로써 사실상 폐기된 정책이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다.그럼에도 국민적 관심과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수도 이전이라는 대형이슈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수도권 과밀화를 명분으로 내놓은 정책이라 야당도 무턱대고 반대하기 힘든 이슈이다. 이 문제의 결말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특히 수도권 과밀을 비판해 왔던 지방자치단체들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집권 여당이 이 정책에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느냐하는 문제다. 국가의 미래발전을 위해 수도권 과밀화를 풀겠다는 정책 의지를 국민에게 솔직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여 야당의 주장대로 국면전환용으로 끄집어냈다면 성공 확률은 고사하고 민심만 잃게 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04

임대차 3법의 나비효과

나비효과는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나비 효과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 용어는 1952년 미스터리 작가인 브래드버리가 시간여행에 관한 단편소설 ‘천둥소리(A Sound of Thunder)’에서 처음 사용했다. 이를 대중에게 전파한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다. 1961년 로렌츠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 변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초기 값인 0.506127 대신 소수점 이하를 일부 생략한 0.506을 입력했다. 그 결과 0.000127이라는 근소한 입력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기후패턴 결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63년 로렌츠는 이 사실을 연구 결과로 발표했다.이에 대해 한 기상학자가 “그게 사실이라면, 갈매기의 날갯짓 한 번만으로도 기후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과 진배없네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로렌츠에게 갈매기보다 나비의 날개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좀 더 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는 아이디어가 반짝 떠올랐다.세입자의 임대 기간을 최소 4년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하는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난 달 31일부터 전격 시행되면서 나비효과가 거세다. 당장 시장에서 전세 공급이‘멸종’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신혼부부 등 새로 전세를 구하는 사람에겐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장기간 전세 중심이던 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급격히 월세 위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임대차3법이란 나비 날개짓이 아파트 전세 시장에 태풍으로 다가오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03

사후약방문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일을 다 망치고 뒤늦게 수습에 나서보지만 허망할 뿐이라는 뜻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나 망양보뢰(亡羊補牢)도 같은 표현이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망양보뢰는 “양을 잃고 나서야 우리를 고친다”는 말이다.원래 이 말은 양은 우리에 모아 기르기 때문에 한 마리의 양이 달아난 뒤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는 긍정적 뜻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죽은 뒤에 청심환 찾는다” “늦은 밥 먹고 파장 찾는다” 등의 우리 속담이나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비온 후 우산 보낸다는 우후송산(雨後送傘)도 사후약방문과 비슷한 말이다.인생 살면서 사후약방문 한두 번 경험하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나. 그러나 경계를 직업으로 하는 군에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경우가 다르다. 군은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으나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경계의 중요성을 아주 간명하게 표현한 말이다.1941년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한다.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미국은 그들이 자랑하는 태평양 함대 소속 배 12척이 침몰되고 100여대의 비행기가 부서지는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다.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를 낸 6·25전쟁도 북한군의 기습으로 일어난 전쟁이다. 군 경계의 실패는 이처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2012년 우리 군은 ‘노크귀순’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경험이 있다. 북한군이 우리 경계부대의 내무반 문을 두드려 귀순의사를 밝힌 사건이다. 탈북민의 월북 사건으로 군당국이 해당 지휘관을 보직 해임하는 등 소란을 떨었다. 하지만 국민 눈에는 또다른 사후약방문으로 비쳐질 뿐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02

탐정시대

탐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영국작가 코난 도일이 쓴 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주인공인 셜록 홈즈다. 사냥 모자와 망토 달린 코트, 굽은 파이프, 돋보기 등이 그를 상징하는 소품들이다. 현재까지 인간이 창조한 캐릭터 중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며 탐정의 대명사로 통하는 인물이다.원작자의 사실 묘사가 매우 현실적이어서 이 시리즈를 연재한 스트랜드 매거진에는 사건을 의뢰해 달라는 사람의 편지가 수북히 쌓였을 정도라고 한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출판된 지 130년 동안 지금까지 한번도 절판이 된 적이 없는 책이다.탐정은 의뢰자의 요청에 의해 사건, 사고 등의 정보를 조사해주는 민간조사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사설 탐정업이 없고 상대 회사의 신용도나 재산실태 등을 비밀리 조사하여 의뢰자에게 알려주는 흥신소가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국에 4천여 곳이 있었으나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오히려 남의 뒷조사나 한다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더 컸다.지난 2월 국회는 그동안 탐정 명칭 사용을 금지해 왔던 신용정보법을 개정하면서 우리나라도 8월 5일부터 탐정업 사무실 개소가 가능하게 됐다. 정부기관에 판·검사가 있으면 민간에는 변호사가 있고 경찰의 형사가 있다면 민간에는 이제 탐정이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법적인 수사권은 없으나 법적 증거가 될 각종 정보수집에 그들의 역할이 기대된다.퇴직을 앞둔 경찰출신 공직자의 진출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탐정업의 시장 규모를 1조3천억원으로 보고 있으며 일자리도 1만5천 개가 더 생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탐정시대 개막에 관심이 모아진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