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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과 공정경쟁

등록일 2021-07-27 19:57 게재일 2021-07-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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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洋弓)은 1538년 영국의 헨리 5세가 처음으로 대회를 연 것이 시발점이다. 국제양궁협회가 탄생한 것은 한참 뒤인 1931년의 일이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처음으로 개인종목이 생겨났고 단체종목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다.

우리나라는 전통의 국궁이 아닌데도 양궁이 매우 강한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1972년 이후 한국은 세계 각종 양궁대회에서 23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치면 39개 메달을 땄다.

예천 출신의 김진호 선수가 197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양궁 강국으로 등극했다.

한국 양궁이 세계대회를 휩쓸자 외국에서는 한국인 양궁감독을 스카우트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남자부 4강전에 진출한 한국, 미국, 이탈리아, 멕시코 감독이 모두 한국인 감독을 두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팀이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여자양궁 단체팀은 1988년 이후 올림픽 9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특정 종목이 9회 연속 우승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수영 남자 400m 혼계영(미국)과 육상 남자 3천m 장애(케냐)에 이어 한국 양궁이 세 번째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의 양궁이 이처럼 강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타 종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정한 선수선발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대표나 100위권 밖의 무명선수나 똑같은 자격으로 선발전에 참가하는 엄격한 시스템이 오늘의 결과를 일궈냈다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대표팀에 무조건 한자리를 주는 특혜는 없다. 공정한 룰만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원칙을 지켰다. 불공정이 판치는 우리사회가 본받을 가치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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