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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공태양 프로젝트

인공태양 프로젝트는 핵융합을 이용해 미래에너지원인 ‘인공태양’을 만드는‘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를 가리킨다. 핵융합 실험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생성해 자기장을 활용해 가두는 장치로,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재현한다. 한국,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 등 세계 7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한국이 핵융합 장치의 주요 부품 중 하나인 진공 용기를 참가국 최초로 제작하는데 성공해 화제다.지난 4월 ‘ITER 한국 사업단’은 핵융합의 연료인 플라즈마를 가두는 진공 용기 본체를 담당국 최초로 제작했고, 완성된 진공 용기는 6월 프랑스로 운송됐다.ITER 국제공동 프로젝트는 1985년 미국과 당시 소련이 핵융합 분야 협력을 선언하면서 비롯됐다.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에서 자유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핵융합에너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초대형 국제협력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한국은 2003년부터 가세했다. 이번 조립착수 5년 후인 2025년 시험 가동이 목표다.인공 태양은 핵융합을 통해 바닷물 1리터로 휘발유 300리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인공태양 프로젝트는 우주의 핵융합을 지구에서 실현하려는 것으로, 태양이 1초 동안 만들어 내는 에너지는 지구의 모든 발전 용량보다 무려 1조 배나 많은 양이다.핵융합이 이뤄지면 바닷물에 들어 있는 중수소 연료 1그램으로 석유 8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환경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다. 인공태양 프로젝트가 에너지고갈 사태에 직면한 인류에게 희망이 되길 기원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9

80세 정년

정년제도는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면 노사 당사자의 의견에 관계없이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제도다. 직무 능력이 떨어지는 노령인구를 퇴출시키고 조직의 능률성 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데 목적이 있다.정년제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 나라가 일반적인 은퇴연령을 제시하지만 의무적인 정년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소방관, 파일럿 같은 특정 직종을 제외하고는 정년 규정은 불법이다. 한국도 2000년대 들면서 정년연장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해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연장이 실시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1990년대부터 정년 연장론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정년 연장론은 인간 수명이 늘고 노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가 이슈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2019년 우리나라 대법원은 30년 만에 육체노동자의 근로가능 정년기준을 65세로 높여 판단한 바 있다.우리보다 노령화가 일찍 시작된 일본의 경우 정년연장을 위한 사회적 논의는 지금도 활발하다. 내년 4월 개시될 고령자 고용안정법은 70세 현역사회 실현을 위한 제도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의하면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정한 일본기업은 전체의 17%에 이른다.최근 일본에서는 80세 정년회사가 등장해 화제다. 일본 증시 상장사인 노지마 회사는 고용계약 연령을 65세에서 80세로 15년 더 높였다고 한다. 가전제품 판매업체인 이 회사는 본사직원과 매장판매직원 등 직종에 관계없이 정년을 연장해 주목을 끌었다.정년 연장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도 핫 이슈로 등장하는 날이 머지않다. 정년의 의미가 퇴색하고 건강과 능력이 평가받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될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28

카카오스러움

카카오는 중국기업 텐센트가 3대주주로 있는 포털 사이트 Daum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내비,카카오스토리,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국내 모바일플랫폼의 갑(甲)이다. 카카오는 2006년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2010년 3월 18일과 8월 24일 카카오톡을 내놓으며 2011년 ~ 2012년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자회사로는 카카오내비(구 김기사)를 서비스 중인 주식회사 카카오모빌리티와, 음반·음원 유통사이자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카카오M 등이 있다.2020년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의 증가로 카카오는 그동안 부진했던 각종 지표의 상승세를 맞게됐다. 집에서도 쉽게 이용 할 수 있는 인터넷서비스 기업에 대한 수요증가가 예측되고,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지분 획득, 카카오톡 광고 사업 호조에 따라 실적이 나아졌다. 이에 따라 2020년 1분기 창사이래 1분기 최대 매출 및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23일, 자산총액기준 재계2위인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에 등극했다.‘카카오스러움’은 웹 서비스 기업인 카카오가 지향하는 가치를 가리킨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7일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카카오스러운’태도를 몇가지로 정의해 화제를 모았다. 카카오스러움은 바로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본질만 남기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나보다 동료의 생각이 더 옳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스스로 몰입하고 주도적으로 일한다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 등 5가지로 요약됐다. 카카오스러운 기업이라면 벤처기업으로서 어쩌면 성공이 당연해보인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7

국가의 침묵

‘침묵의 세계’ 저자인 막스 피카르트는 “침묵은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는 공백상태가 아니며 그 이상의 의미가 존재 한다”고 했다. 침묵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 현상이자 존재의 실체라는 설명이다. 그는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 침묵이라는 제3자가 있으며 그 침묵은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상대에게 전한다고 말했다.말하지 않는 침묵도 언어이며 언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로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본업이 의사였던 작가는 침묵의 가치와 침묵의 존재론적 성격 등을 나름의 이론으로 규명했지만 침묵의 중요성은 이미 고전을 통해 충분히 인식돼 왔다.서양의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이 대표적이다. 동양에서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말이 있다. 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하라는 것이다. 말에 신중을 기하라는 의미지만 침묵만큼 말의 절제가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불교에서는 묵언수행이란 것이 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참선을 하는 것으로 말을 함으로써 짓는 죄업을 스스로 정화하고자 하는 수행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했다. 착한 말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복덕을 짓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말을 절제하며 살기가 매우 어려운 시대다.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말할 기회가 늘어나고 말을 잘해야 출세 길도 열린다. 침묵을 덕목으로 알고 침묵만 열심히 하다가는 되레 손해를 볼지 모르는 세상이다. 그래서인지 독설가가 설치고 유언비어나 감언이설이 판을 친다.박원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침묵이 흐르고 있다. 국가는 정책에 불리한 경우에도 대답을 해야 한다. 침묵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대통령의 침묵은 국민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26

군사력

러시아의 군사전문가는 미국의 군사력을 “중국의 9∼11배”라고 했다. 프랑스의 군사전문가는 “핵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군사력의 54%를 미국이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세계 모든 나라의 군사력을 합쳐도 미국의 군사력을 당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무기 생산국이자 보유국이다.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B-1B 랜서 폭격기는 김정은이 가장 두려하는 전략 전투기라고 한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있다. 저고도 초음속 비행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격기이기 때문이다. 사거리 1천km의 공대지 미사일 24발이 탑재 가능하고 제주도 상공에서 북한지역 폭격도 가능한 비행기다.최근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2020년 기준 국가별 군사력 순위에서 미국은 1위로 평가됐다. 한국은 전체 138개국 가운데 6위다. 군사력 평가는 단순히 병력과 화력만 보는 것은 아니다. 병력과 화력 등 물리적 전투력 외에도 첩보전에 필요한 정보력, 군수지원을 위한 경제력, 외교력 등 전쟁을 수행할 종합적인 국가의 힘을 판단 한 것이다.우리나라는 군사력에 있어 세계의 상위권이다. 군사 강국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반면에 북한은 지난해 18위에서 25위로 추락했다. 북한의 경제사정과 유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군사력 평가가 핵무기 수와 핵무기 수행력 평가는 빠져 단순히 우리가 북한보다 군사력에서 무조건 앞선다고 말하기는 곤란한 점도 있다.남북 평화 외교를 외쳐도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과의 군사력 격차가 벌어지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안보력을 더 굳건히 해야 할 때다. 국가의 기본적 사명은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는데 있기 때문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23

밈(Meme) 문화

‘밈(Meme)문화는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영상 문화를 가리키는 말로,‘Internet Meme’을 줄인 말이다.생소한 단어인 밈은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학술 용어로, 그리스어 ‘모방(Mimeme)’과 영어 ‘유전자(Gene)’를 합친 것이다.유전자가 복제기능을 통해 세대간에 전파되듯이 문화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자기복제적 특징을 가진 밈을 필요로 한다.즉, 밈이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파급력을 가진 재미있는 짤(사진이나 그림), 영상, 유행어, 트렌드 등을 통칭하는 의미다.특히 채팅이나 UCC 활동을 할 때 쓰이는 필수요소를 밈이라 일컫게 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널리 쓰였다. 국내에서 밈이란 개념이 소개된 것은 2020년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비의 ‘깡’ 유행이 소개되면서 부터다.비의 깡이 재조명받은 과정이나 1일 1깡, 시무 20조 등의 파생 드립은 밈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당사자인 비 본인이 직접 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비 이전에도 ‘탑골 지드래곤’가수 양준일, 배우 김영철의 ‘사딸라’(드라마 ‘야인시대’의 대사), 김응수의 ‘묻고 더불로 가’(영화 ‘타짜’대사)가 화제가 된 바 있다.밈 문화는 진화하고 있다. 콘텐츠를 복제하고 소비하는 단순한 차원에서 나아가 해석을 더해 재가공하는 식이다.최근 영화 ‘아저씨’와 ‘해바라기’의 유명 장면을 패러디한 롯데렌터카의 온라인 동영상 광고‘쉽빠(쉽고 빠르게)’ 역시 밈 문화의 산물이다. 바야흐로 광고시장도 밈문화가 대세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2

그린벨트

미국의 맨해튼 도시 한복판에 조성된 센트럴파크 공원을 두고 뉴욕의 허파라 부른다. 공원 자체는 인공적 설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규모가 워낙 커 뉴욕시민의 휴식처뿐 아니라 관광지로도 유명하다.그 규모가 모나코 국가의 면적보다 넓다. 1856년 조경가에 의해 설계될 때 설계 개념이 “도심에서 자연으로 최단시간 탈출”이다. 이곳에 50만 그루 이상 나무가 심겨져 있으니 도시숲으로서 기능은 대단한 것이다. 도시의 숲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등 대기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도시숲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도시숲은 인구 증가와 산업의 발달로 발생하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여주고 도시환경을 아름답고 쾌적하게 해준다.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돼 가고 있다.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한 그린벨트는 자연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우리나라도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1971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처음으로 그린벨트가 지정됐다. 당시 국토면적의 5.4%가 그린벨트로 묶였다.그러나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놓았지만 실제로는 개발금지에 가까워 국민의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빚어지는 도시환경의 파괴를 막고 난개발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는 긍정적 평가도 많았다.정부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집값 안정과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라는 초강수를 뜨려다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의 중재로 없던 일로 끝나버렸지만 그린벨트에 대한 좀 더 신중한 인식이 필요했음을 보여주었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0%가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한다고 한다. 정책 입안자들의 가벼움이 그린벨트 논란의 배경이 된 셈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21

화성탐사선 ‘아말’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이 화성으로 향하는 첫발을 순조롭게 내디뎠다. UAE 우주청은 아말을 실은 일본의 우주발사체 H2A가 20일 오전 6시 58분 14초 일본 큐슈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은 UAE 건국 50주년인 2021년에 맞춰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에미리트 화성 탐사 프로젝트(EMM)’의 일환으로, UAE는 2014년 7월 화성 탐사 계획을 처음으로 밝힌 이후 6년 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아말은 발사 1시간 후인 7시 58분 H2A와 분리하고, 태양전지판을 펼쳐 지구 궤도에 순조롭게 안착했다.아말은 화성 궤도로 향하기 전 임시로 지구를 도는 궤도인 ‘지구 대기 궤도’에서 기다린 후 약 7개월간 시속 12만1천km의 평균 비행속도로 날아 2021년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말 탐사선은 작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기에 무게는 1천305kg이다. 아말에는 화성 대기층의 얼음이나 오존 흔적을 찾는 고화질 카메라와 화성 대기권 아래 수증기를 분석하는 적외선 분광기, 대기 내 산소와 수소 포화도를 확인하는 자회선 분광기가 실려 있다. 55시간마다 고도 2만~4만3천km 타원 과학 궤도를 돌며 세계 최초로 화성의 기후도를 그릴 계획이다.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UAE는 옛소련과 미국, 유럽연합(EU), 인도에 이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5번째 국가가 된다.일본은 1998년 탐사선 ‘노조미’를 보냈으나 화성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중국은 2011년 러시아와 함께 ‘잉훠 1호’를 보냈으나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 달 탐사선도 쏘아올리지 못한 우리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0

부동산 불패론

부동산 불패론이란 아무리 경기가 나쁘고 위기가 닥쳐도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투자처로서 부동산만 한 것이 없다는 의미다. 불패론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서울 강남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를 말할 때 강남을 빼고 설명할 수는 없다.정부의 집값 안정조치에는 강남이 반드시 포함되지만 지금까지 강남 집값을 추월한 여타지역은 없다. 그래서 강남 불패론이란 말도 일찍부터 생겨났다.강남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중심부에 서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백두대간의 기가 모이는 곳이라는 풍수적 평가 말고도 사통팔달의 지리적 입지가 서울에서 최고다. 교통과 교육, 편의시설과 같은 생활 인프라가 이곳을 능가할 만 곳이 없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속에 형성된 인프라라는 점에서 서울의 어느 곳도 강남을 대체할만한 곳은 없다는 것이 이유다.역대 정부가 여러 번 강남을 타깃으로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펼쳤으나 현재까지 강남은 부동산 불패지역으로 건재하고 있다.몇 년 전 한 금융연구소가 10억 이상 현금을 보유한 금융자산가를 대상으로 그들이 보유한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을 살펴봤더니 85%나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부동산을 자산증식의 중요 수단으로 여긴다는 반증이다.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는 일부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부동산 불패론은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정부의 즉흥적 조치로 불패론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코를 다치는 것이 당연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19

비서(秘書)

조선시대 승정원은 왕명의 출납을 담당하던 곳이다. 도승지는 승정원의 우두머리로 지금으로 말하면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당상관 벼슬이다. 예나 지금이나 높은 사람을 보좌하는 자리는 업무의 특수성으로 보아 반드시 필요했던 모양이다. 15세기 영국에서도 왕의 문서를 취급하는 사람을 비서라고 불렀다고 한다. 비서의 영어 표기인 Scretary가 비밀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산업화와 더불어 사회구조가 복잡화되면서 전문비서의 역할이 더 커졌다. 우리나라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대기업의 경우 그룹 회장을 모시는 비서실의 비중이 크게 부상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비서직의 중요성을 고려, 비서학과가 등장한다. 이화여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비서학과를 개설했으며 지금은 전국 대학에 20여 개 학과가 개설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위층의 비밀업무를 취급하는 비서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 모시는 분과 생활패턴을 같이해야 한다. 상사의 요구에 순종해야 하며 상사의 요구를 기록하고 미리 예측하는 센스도 있어야 한다. 업무 파악력도 좋으며 영어나 타이핑도 잘해야 비서직에 발탁될 수 있다.그러나 상사보다 항상 먼저 출근해야 하고 퇴근도 늦다. 상사의 일에 보조를 맞추다보니 사생활이 많이 제약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비서직은 외견 화려해 보이나 개인적인 고통도 적지 않은 자리다.비서직이 연이은 고위직의 성추행 사건에 휘둘려 수난을 맞고 있다. 비록 짧지만 사회과학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은 비서학이 전문직 영역에서 대접을 못 받는 꼴이다. 비서직이 기관장의 사적업무나 돕는 사람 정도로 보는 그릇된 사회 인식부터 바뀌어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16

차세대통신기술 6G

5세대 이동통신이 상용화초기단계에 들어서기 무섭게 6세대 이동통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삼성전자가 차세대 6G(6세대)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6G에서는 최대 전송속도 1000Gbps, 무선 지연시간 100μsec로, 5G 대비 속도는 50배 빨라지고, 무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줄어드는 등 획기적 성능 개선이 예상된다.6G는 모바일 단말기의 제한적인 연산 능력을 극복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성 요소들의 최적화 설계가 필수적이다. 네트워크 구성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AI가 기본 적용되는 ‘네이티브 AI’ 개념이 적용된다.6G는 내년부터 개념 및 기술 요구사항 논의를 시작으로 표준화가 착수되고, 이르면 2028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2030년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6G 시대에는 △초실감 확장 현실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기술 제안과 표준화 완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5G 상용화에 기여했다. 2019년 4월 대한민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상용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은 최대 속도가 20Gbps인 이동통신 기술로, 4세대 이동통신인 LTE에 비해 속도가 20배 가량 빠르고, 처리 용량은 100배 많다. 특히 CDMA(2세대), WCDMA(3세대), LTE(4세대)가 휴대폰과 연결하는 통신망에 불과했고, 5G는 휴대폰을 넘어 모든 전자 기기를 연결한다. 눈부신 기술의 진보가 인류의 삶을 바꾸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15

보신탕보다 삼계탕

보신탕은 개고기로 만든 보양 음식이다. 개고기를 푹 삶아 살은 수육으로 하고, 뼈로 푹 고은 육수에 배추, 시래기, 파, 토란 등과 갖은 양념을 하여 만든 탕이다. 본래 개장국이라 했다. 그러나 1984년 서울시가 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개장국을 혐오식품으로 지정 판매를 금하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 보신탕, 영양탕, 사계절탕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단고기탕이라 부른다.조선 순조 때 문신인 조운종이 우리나라 사계절의 세시풍속을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세시기속’에는 “복날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 개를 삶아 국을 만들어 먹었으며 중복과 말복에도 마찬가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이로 봐선 보신탕은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먹었던 음식 중 하나로 보인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개고기가 속되다는 이유로 임금께 올릴 수 없으니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어 끓여 개장국을 육개장이라 불렀다고도 한다.요즘처럼 몸보신할 음식이 많지 않은 옛 시절에는 개고기가 몸보신에 으뜸 대접을 받았던 모양이다. 특히 삼복더위로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철에는 개고기를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우리 속담에 “복날 개 패듯 한다”는 말은 여름철 복날 몸보신용 개가 마구 도살되던 것을 보고 나온 말로 풀이된다.삼복(三伏)은 7∼8월 사이 여름철 중 가장 더운 때를 뜻한다. 지금처럼 냉방시설이 없었던 우리 선조들은 이 시기를 잘 넘기기 위해 여러 노하우를 쌓았다. 그 중 하나가 보신탕 먹기다.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즐비하던 보신탕집이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먹거리가 많아지는 등 세태 변화에 따른 현상이다. 16일은 초복이다. 삼계탕으로 몸보신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14

사이토카인 폭풍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 중증 환자에서 발견되는 과잉염증 반응의 원인을 밝혀냈다.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때문이란다.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가 인체에 들어왔을 때 체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과잉반응 현상을 일컫는다. 즉, 인체 내에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토카인의 지나친 분비로 대규모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이 과정에서 정상 세포들의 DNA가 변형되어 일어나 신체 조직을 파괴하는 것이다.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은 경증 질환만을 앓고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나, 어떤 환자들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해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에 중증 코로나가 유발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어떤 이유로 과잉 염증반응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어 중증 코로나 환자의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내 연구진은 중증·경증 코로나 환자로부터 혈액을 얻은 후 면역세포들을 분리하고 ‘단일 세포 유전자발현 분석’이란 기법을 적용해 특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종양괴사인자(TNF)와 인터류킨-1(IL-1)이 공통으로 나타났고, 특히 인터페론이라는 사이토카인 반응이 중증 환자에게서만 특징적으로 강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지금까지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인체에 유익한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연구진은 인터페론 반응이 코로나 환자에서는 오히려 과도한 염증반응을 촉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한시라도 빨리 코로나가 퇴치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13

자살에 대해

한국사람의 자살률은 2003년 이래로 OECD회원국 중 줄곧 최고다. 2018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26.6명으로 OECD평균 11.3명보다 월등히 많다. 하루 평균 37.5명이 자살로 세상을 떠난다.한햇동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수가 3만 명을 넘는다. 전국 응급실로 들어온 응급환자를 통해 집계한 수치다.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정도 더 많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세계 1위라 평가 받지만 우리나라 노인층의 자살률은 여전히 세계 1위다. 문제는 한국이 비교적 잘 사는 나라라고 하지만 자살률은 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살에 대한 원인이야 많겠지만 우리의 경우는 사회 양극화문제와 노인층의 빈곤률 등 경제적 문제가 주 요인이다.사회학자 E.뒤르켐은 자살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했다.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붕괴적 자살 등이다. 이기적 자살은 개인과 사회와의 결합력이 약해질 때 생긴다. 이타적 자살은 사회적 의무감이 지나치게 높을 때 일어난다. 민족을 위해 논개처럼 생명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붕괴적 자살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적응못해 일어나는 자살이다.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자살은 또다른 자살을 부르고 자살 자체가 문제의 해결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이 종종 발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이 그러했고 비리와 연관된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의 자살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극단적 선택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경우는 없다.오히려 가족에게 평생 잊지 못할 크나큰 상처만 안겨주고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어느 누구도 자살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동정이나 미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죄악시하고 우리사회가 경계할 일인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12

비대면 사회

2018년 영국 정부가 외로움 담당장관을 임명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고독감으로 고통 받는 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선 사실을 엄중히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했다. 영국은 고독을 질병으로 보고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나라다.일본에서는 ‘개호(介護)이직’이라는 말이 있다. 나이든 부모의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기는 일을 뜻하는 용어다. 일본의 이직자 중 30% 정도가 개호이직이라 한다. 일본 정부는 ‘개호이직 제로’를 경제 정책의 목표로 삼기도 한다.한 조사에 의하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에서 50세 이상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청년층의 3배 이상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같은 연령층에서 알코올이나 약물 남용에 의한 사망도 교통사고 대비 3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전문가들은 사람이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영혼을 갉아먹는 것처럼 매우 부정적 상태의 감정일 때라고 말한다. 나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바로 외로움이 낳은 극한적 불행의 결과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만약 코로나의 2차 대유행이 있다면 향후 우리사회는 비대면 문화가 주도를 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에 대비하는 국가적 차원의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최근 신일희 계명대총장은 “대면·비대면 차이가 없는 수업방식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는데, 우리사회 전반에 닥친 비대면 문화의 당면과제를 잘 꼬집은 표현으로 보인다.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치 않은 계층에겐 또다른 문화적 충격을 줄 수 있다. 노인층의 사회적 고립감을 없앨 비대면 시대의 대책 마련이 급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09

부동산P2P 주의보

부동산 P2P(Peer to Peer)상품은 개인이 주로 토스·카카오페이 등의 핀테크앱에 투자를 신청하면 플랫폼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원금과 대출이자를 상환해주는 금융상품이다.흔히 민간이 추진하는 공동주택 개발사업이나 특정지역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데, 연 8%이상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더불어 2030세대의 주력투자처로 인기를 모으며, 최근 3~4년 사이에 급속히 성장했다.지난 달 3일 기준 국내P2P금융업체는 241개이며, 누적 대출액은 약 10조3천251억원이다. 문제는 올해들어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겹쳐 연체율이 15%대까지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P2P업체 241곳의 연체율은 16.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말 15.8%에서 0.8% 오른 수치다. 지난 2017년 5.4%에서 작년말 11.4%로 뛰었다. 이처럼 연체율이 급증하자 금융위는 지난 3월 ‘P2P금융’은 고위험·고수익상품이라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최대 투자한도를 5천만에서 3천만원으로 축소했다.투자손실을 막으려면 소액으로 분산투자해 만기 미상환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부동산 대출투자시 담보물건, 채권순위, 담보권 행사방식 등 투자조건을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아울러 오는 8월 27일 세계 최초로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이하 P2P금융법)이 시행될 예정이다.기존 금융업 수준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경우에만 P2P업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영업·재무현황 및 지배구조 등을 분기별로 감독기관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고수익엔 고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20-07-08

궁즉통

사람들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흔히 떠올리는 말이 있다. 궁즉통(窮則通)이다. 주역(周易)에서 나온 이 말은 원래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의 줄인 말이다. “궁하면 변할 것이고 변하면 통할 것이고 통하면 오래 갈 것”이라는 뜻이다.세상을 살다보면 어려움에 처할 때가 종종 있다. 이때는 궁즉통의 말처럼 변화를 먼저 구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세상의 일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돌파구가 있기 마련이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서양 격언이 같은 말이다. 주역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는 하늘이 도와 이롭게 하며 오랫동안 누릴 수 있게 한다고 했다.궁즉통은 주역의 만물순환 원리 철학이 잘 드러난 표현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가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믿으면 안 된다. 변화를 통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참뜻이다.공자는 주역의 중요성을 알고 책을 묶어놓은 끈이 끊어질 정도로 열심히 이 책을 탐독했다고 한다. 공자 사후에는 한 때 볼품없는 점술책으로 여겨져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끼지도 못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 이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오경 중 으뜸으로 치고 있는 책이다. 삼라만상을 음양 이원으로 설명하며 철학과 윤리, 정치적 상황에 대한 주석도 달아 놓고 있다.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가 접한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도 포스트 코로나를 극복할 숙제가 산적하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가는 곳마다 낯선 풍경이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일종의 스트레스다. 궁즉통이 코로나가 바꿔 놓은 세상에 적응할 방법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07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한국형 발사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등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탑재 중량 1천500kg, 길이 47.2m의 3단형 로켓으로,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 2단은 1개, 3단은 7t급 액체엔진으로 구성된다.누리호는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데, 누리호에 들어갈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체는 2018년 11월 28일 오후 4시 발사됐다.연료는 발열량이 많은 수소 대신 케로신(등유)을 사용한다. 75t 엔진은 총 150회 이상의 연소 시험을 수행했고, 누적 시간도 1만5천초를 넘어섰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2월 한국이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발사체가 우주로 날아오르게 된다.우주로 갈 수 있는 로켓은 한번에 만들어지지 않고, ‘체계개발모델(EM) → 인증모델(QM) → 비행모델(FM)’순으로 개발 단계를 밟는다.체계개발모델은 엔진 없이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수류시험’을 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다. 점검이 끝나면 엔진을 붙여 지상 연소시험과 발사대 시험까지 진행하는 인증모델을 만든다. 이후 비행용 엔진을 붙여 실제로 발사하는 비행모델을 만들게 된다. 누리호는 현재 1단 체계개발모델을 이용해 수류시험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이 8월까지 완료되면 1단 인증모델에 75톤 엔진 4개를 붙여 올해 하반기에 시험할 예정이다.누리호를 우주로 보낼 발사대에 대한 검증 시험도 준비중이다. 항우연은 지속적인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확보하고, 성능 개량을 이어 나가 2030년까지 830kg급 달 탐사선 발사 성능을 확보하는게 목표다.우주로 향하는 길은 멀고도 멀다. 하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20-07-06

착한 소비

자린고비는 지독한 구두쇠나 인색한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그 어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하나만 소개하면 이렇다.부모 제사에 사용하는 지방을 한번 쓰고 태워버리는 것이 아까워 고비라고 적은 지방을 기름에 절여 해마다 썼다고 하여 절인 고비로 불렀다가 이것이 변하여 자린고비가 됐다는 설이다.자린고비와 관련하여 전승되는 이야기도 지방에 따라 많이 있다. 대개 생선, 간장, 된장 등 사소한 물건을 아껴 쓰는 것을 주제로 하고 부부나 부자간,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에 아껴쓰는 방법을 두고 서로 경쟁을 벌이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컨대 부채를 아끼는 방법으로 부채살을 하나씩 펼쳐 사용한다거나 부채가 아니라 고개를 흔들어 부친다는 이야기 등이 그런 것이다. 근검절약한다는 것은 구두쇠와 같은 맹목적인 인색함과는 다르다. 물건을 사용하되 법식에 맞춰 낭비나 방종에 따른 소비를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약은 저축이란 결과로 나타난다. 오늘날 이런 저축은 노후생활이나 주택마련과 같은 미래에 대응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선비들에게 내려온 청빈사상도 이런 근검절약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우리의 조상은 밥 한톨도 아껴 먹어야하며 물건을 아껴 쓰지 않으면 하늘에서 벌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경제 부흥기였던 1960대 우리사회는 근검절약만이 부를 일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국민 모두가 내핍을 생활화 했다. 신발이 헤지면 꿰매신고 형에게 옷이며 교과서며 대물림을 받았다. 새 옷, 새 신 한 켤레가 사무치게 그립던 시절이 우리에게 었었다.코로나 사태가 장가화되자 정부가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범국민적 소비촉진 운동에 나서고 있다. 바야흐로 소비가 칭찬받는 시절이 됐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05

에마뉘엘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치 철학은 좌파와 우파를 아우른다.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공정한 사회진출과 같은 좌파정책을 표방한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는 전통적인 자유시장 경제주의자로서 친기업적 성향의 우파정책을 주창하는 사람이다.그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좌우파로 대립된 정치게임을 종식한다는 목적 아래 중도성향의 정당을 창당했다. 사회당과 공화당으로 나눠진 프랑스의 오랜 정치구도는 그의 혁명적 노력에 의해 마침내 비주류 정당 출신의 대통령을 탄생시킨다. 프랑스에서는 이를 ‘마크롱 혁명’이라 부른다.2017년 5월 그는 프랑스 제25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의 나이 38살 때다.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 기록이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자신보다 24살이나 나이가 많은 부인을 둔 사실이다. 학창시절 스승이었던 브리지트 마크롱과는 오랜 시간 열애 끝에 결혼에 이른다. 그의 나이 16세 때 자식 셋 달린 유부녀 선생과의 열애는 그의 대통령 당선 후 더 유명해진 일화다.그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기존 정치에 맞서 민주혁명을 일으키겠다. 이것은 프랑스를 위한 우리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정치 신인이었던 그가 프랑스 국민을 향해 외쳤던 말이다.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주자 지지율 3위에 올라 국민을 어리둥절케 했다. 이와 관련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찰총장이 무슨 대선후보냐”며 선을 그으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같은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얼마 전 그는 백종원 외식사업가처럼 누구나 호감이 가는 인물을 대통령감으로 거론했다. 마크롱이나 백종원 같은 인물 찾기가 기존 정치권에서 과연 가능할까 궁금한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