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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당 백화점

등록일 2021-06-15 19:41 게재일 2021-06-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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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서성로로 이어지는 대구 중구 서문로 일대는 일제 강점기에만 해도 대구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경북도청이 있고 헌병대, 조선식산은행, 대구우체국 등이 밀집해 있었으며 서성로 쪽으로는 상업 기능이 발달한 건물들이 즐비했다.

1937년 이곳에 세워진 무영당(茂英堂)은 조선인이 지은 대구 최초의 백화점이다. 건물주 이근무는 개성에서 대구로 내려와 문구 등을 팔아 돈을 번 거상이다. 무영당은 자신의 이름 가운데 무성할 무(茂)자를 따와 나무처럼 번창하라는 기원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1932년 건립된 이비시야 백화점과 1934년 건립된 미나까이 백화점과 더불어 무영당은 당시 대구지역 3대 백화점의 하나였다. 조선인 자본으로 세워져 조선사람들이 많이 애용했다. 특히 조선의 지식인과 예술가 등이 모여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한 것으로 전해져 온다. 점주 이근무는 조선의 청년들이 원하는 책들을 구입해 전달하고 그들의 정신적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5층 규모의 무영당은 당시로는 드물게 미국식 빌딩 개념이 도입된 건물이다. 당시 건물로서는 대형화된 것과 콘크리트식 건축, 흰색 타일 마감, 원형창 등 시대적 상황이 잘 반영된 건물로 현재 평가되고 있다. 근대기 지역의 대표적 상업시설로 평가받고 있었으나 철거 직전까지 갔던 것을 대구시가 가까스로 매입해 보존하게 된 건물이다.

대구도시공사가 근대건축물 무영당을 역사적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시민공간으로 되돌려주는 프로젝트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대구의 역사성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이 역사 속 공간에서 문화와 관광을 즐길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하니 기대를 한번 해보자.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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