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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민심무상(民心無常)

민심은 말 그대로 백성의 마음이다. 통치자 입장에서 보면 대중의 심리를 이르는 말이다. 통치권자가 법보다 대중의 요구를 중시하게 되면 국가의 통치기능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민심이다.국민정서법도 이런 배경의 용어다. 실정법에는 어긋나지만 국민의 법 감정에 호소하여 법보다 우선하여 판단하는 경우다. 법 경시 풍조를 유발할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국민정서법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은 민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예로부터 민심을 천심이라 불렀다. 세상 민심이 곧 하늘의 뜻이란 말이다. 민본주의나 민주주의의 민(民)은 백성을 말한다. 맹자가 민본사상을 주장한 것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민(爲民)정치가 같은 말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도 같은 의미다. 헌법 1조에 표기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참뜻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민심무상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이다. “백성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다(民心無常). 군주가 선정(善政)을 베풀면 사모(思慕)하고 악정(惡政)을 하면 앙심(怏心)을 품는다”고 했다. 불교에서 무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민심무상은 백성의 마음이 혜택을 주는 쪽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민심을 요즘 말로 표현하면 여론이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에 줄곧 뒤져왔던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여당을 앞섰다. 100년 집권을 운운하던 여당에 비상이 걸리고 야당은 야당대로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예로부터 민심을 물에 비유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 정치권이 민심무상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18

살인진드기병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살인진드기병 주의보가 내렸다. 학술용어로는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SFTS)으로 불리는 살인진드기병은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 진드기가 사람의 피부에 붙어 흡혈할 때 인체 내로 바이러스가 주입되어 발생하는 중증의 인수 공통 감염병이다.2011년 중국에서 최초로 SFTS 원인 바이러스가 확인된 이후 2013년 5월 국내에서도 첫 환자가 보고됐다. 진드기의 활동 시기인 매년 4월부터 11월 사이에 전국적으로 발생한다.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이 있고,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이 동반하지만 구역감과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70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다른 만성질환이나 면역저하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아직까지 치료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따라서 병원에 가더라도 보존적인 치료가 주된 치료가 된다. 대부분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회복되지만 약 20%가량은 중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작은소피참진드기의 활동 시기인 봄철 4월부터 11월 사이에 산이나 들판에 들어갈 때에는 긴 소매, 긴 바지 등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고, 야외 활동 시 약국이나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기피제를 뿌리는 게 좋다. 특히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는 것은 피하고, 야외에서 활동 후에는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옷은 세탁하는 것이 좋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7

병사의 월급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주는 병사의 월급은 일반 기업의 월급제와는 개념이 다르다. 일한 대가에 대한 보상보다 국가에 대한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의무감의 개념이 앞선다.국민의 4대 의무인 국방 의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월급은 국가가 형편대로 주어도 된다는 것이 병사 월급에 대한 통상적 생각이다. 병사들도 이런 생각에 별다른 이의가 없다. 그래서 과거 병사 월급이라고는 담배 몇 갑이나 자장면 몇 그릇 사먹을 정도가 고작이다.한 자료에 따르면 병장 기준의 월급을 보면 다음과 같다. 1970년도 900원, 1980년도 3천900원, 1990년도 9천400원, 2000년도 1만3천700원, 2010년 9만7천500원이다. 올해 병장 월급은 54만원 정도라 한다. 세월이 흘러 병사 월급도 많이 인상됐지만 아직은 월급이라 하기에는 작은 금액이다.최근 국방부가 국방 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에는 병장 월급 100만원 시대를 연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78%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사의 월급이 올라 반갑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방의무 수행자에게 봉급생활자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과 “군대를 복지기관 정도로 여기는 것 아니냐” “포퓰리즘적 발상” 등등이다.현재 우리나라 군 사병이 받는 월급이 적정한지는 기준을 잡기가 어려워 판단이 쉽지 않다. 징병제가 실시되고 경제력 등에서 우리와 비슷한 이스라엘의 병사가 50만 원 정도 받고 있다고 하니 참고는 된다.국방부의 계획대로라면 인건비 비용이 1조원이 더 소요된다. 병사월급 인상이 국방력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군에서는 전투력 증강이 최고의 가치라는 점을 잊고 예산을 짜서는 안 된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13

구성의 오류

구성의 오류는 부분적 성립의 원리를 전체적 성립으로 확대 추론함에 따라 발생하는 오류를 말한다. 개별적인 것을 합한 것이 전체의 모습과 다를 수 있는 것, 혹은 한 사람, 한 사람은 영리하고 똑똑한데, 여러 사람이 모인 군중은 어리석을 수 있다는 논리도 여기에 해당한다.구성의 오류를 개별 경제적 관점에서 볼 경우, 절약은 미덕이 될 수 있으나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는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절약의 역설’이 대표적이다. 개인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 부유해질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저축만 하면 총수요가 감소해 사회 전체의 부가 오히려 줄어든다. 저축을 위해 소비를 억제해야 하고, 줄어든 소비로 인해 생산된 상품은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인다. 이는 총수요 감소로 이어져 국민소득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절약만 하고 쓸 줄 모르면 친척도 배반한다’는 속담은 구성의 오류를 경계하면서 생산과 소비 균형이 경제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라는사실을 웅변한다.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개인의 합리적인 행동(자산증식을 위한 주택구매)이 전체로는 합리적이지 못한 결과(부동산 가격폭등)를 가져와 시장 불안정성을 높이는 일종의 ‘구성의 오류’가 발생한다”면서 부동산가격 폭등이 구성의 오류에서 비롯됐다고 말해 논란이다.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주택공급을 늘려달라는 시장의 지적에 “공급은 충분한데, (가격폭등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규제대책만을 23차례 남발한 정부가 이제와서 구성의 오류 탓을 늘어놓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신경한 처사가 아닌가.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2

궤변(詭辯)

궤변의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남의 소를 훔쳐갔다. 관가에서 그를 붙잡아 왜 남의 소를 훔쳐갔냐며 신문을 했다. 그는 대답했다. “제가 길을 가다보니 길에 쓸 만한 노끈이 떨어져 있기에 그 노끈을 주워가지고 집으로 왔을 뿐입니다” 그는 소 끈에 묶인 소는 보지도 못했고 소를 훔친 의향이 전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이런 억지를 우리는 궤변이라 한다.궤변의 궤(詭)자는 말을 나타내는 언(言)과 위험하다는 위(危)가 합쳐진 글자다. ‘속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속임수가 있는 말이니 위험하다고 해석하면 글자 풀이를 잘한 해석이다. 사전에서도 궤변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지만 실은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억지로 둘러대며 합리화시키는 것이다.’중국 춘추전국시대 궤변 사상가 공손룡은 백마비마론(白馬非馬論)을 궤변의 명제로 삼았다. 여러 색깔을 내놓고 그 중 흰색은 색이 아니라고 하면 여러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흰색은 색이 아니므로 흰말은 말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논리의 비약이 분명하나 그의 궤변도 한 시대의 학파로 존재했다.고대 그리스에서도 소피스트라는 궤변가가 활약했다. 당시 철학자나 교사 등 지식집단이 나서 군중을 상대로 설교한 것이 출발점이다. 그러나 소피스트들이 대가로 돈을 받고 출세욕에 사로잡혀 터무니없는 주장을 양산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소피스트는 부정적 집단으로 추락한다.요즘 우리사회가 논리보다 궤변과 주장이 더 앞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발언을 보노라면 철학도 논리도 없고 소신도 없다. 목청만 높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궤변에 가까운 발언을 해놓고 정작 본인은 궤변인 줄조차 모르고 있으니 답답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11

넛지효과

넛지(nudge)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넛지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위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는‘넛지’를‘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그는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넛지란 말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주에서 시작된 코로나 감염폭발세가 넉달이 지난 지금까지 진정되지 못하고 다른 주로 재확산한 배경에 마스크정책 실패가 있고, 이 정책의 실패가 넛지정책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넛지전략의 핵심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들의 편향성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이다.미국사회에서 이처럼 제1의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을 해야할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인데, 트럼프는 팬데믹 기간 내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다가 7월말에서야 뒤늦게 “마스크 착용이 애국”이라고 입장을 바꿔 마스크 정책 실패에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제2의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을 해야 할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반 마스크 행보를 취해 마스크 착용문제가 “민주당원이냐 공화당원이냐”를 가르는 정치적 낙인으로 변질됐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주지사로 마스크 의무화를 역설했던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마스크 착용거부자들을 향해 “무모한(reckless)”, “무책임한(irresponsible)” 등의 부정적 단어를 남발하며 압박해 오히려 반발심을 키우는 바람에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넛지전략의 부재가 재앙을 키울 수 있다는 교훈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10

의관정제(衣冠整齊)

‘옷을 바르게 입고 모자를 바르게 쓴다’는 의관정제는 옷에 대한 우리 조상의 생각을 담고 있다. 옷은 격식에 맞게 잘 차려입어야 하고 옷을 바르게 차려 입음으로써 바른 행동도 나온다고 생각한 것이다.복식 자체로서 신분을 구분하고 복식을 통해 적절한 위엄과 절제된 품격도 표현했다. 우리의 조상은 고름 매는법 등 한복을 입는 순서에서부터 보관 방법에까지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 왔다.의복 착용에 대한 기원은 몇 가지 설이 있다. 기후 적응설, 신체 보호설, 장식설, 수치설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 맞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옷은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실용성에서 시작했으나 점차 장식의 개념이 가미되고 지금은 사회성까지 그 개념이 확대됐다.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것 중 하나가 의복이라는 사실만으로 의복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3가지 기본 요소 중에도 의(衣)가 포함된다.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못난 사람도 근사한 옷을 걸치면 달라 보인다는 뜻이다. 속담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는 말도 의복의 중요성을 대변한다.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회 등원 옷차림이 논란이다. 일부 네티즌은 “소풍 왔나”등 악성 게시물까지 올렸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양복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국회의원 옷차림에 대해 정해진 룰은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권위가 마치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정장에서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직장여성이 입는 보편적 옷차림이면 굳이 깎아내릴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의 권위는 국민을 위해 일할 때 나오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09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 불교계가 관광객에게 절을 개방하여 숙박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관광프로그램이다. 불교가 성행하는 동남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는 한국과 같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곳은 없다. 원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모자라는 숙박시설을 충당하는 방법으로 우리나라 몇몇 사찰에서 시작한 것이 발전하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영문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템플스테이를 찾아보면 ‘한국 불교사원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국 100군데가 넘는 사찰에서 실시되는 템플스테이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어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찰문화 체험행사다. 특히 속세를 떠나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고 지친 심신이 휴식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어서 호응도 좋다.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의 일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으면서 휴가 문화에도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휴가철에 해외에서 망중한을 보낸다는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그렇다고 사람이 많이 붐비는 피서지를 찾아가기도 께름칙하다. 가족형 장박(장기 숙박)이나 차박(자동차 활용의 숙박) 등이 생겨나고 나홀로 트레킹 등 폐쇄형 언택트 액티비티가 늘어난 것도 변화다.최근에는 산속 사찰에서 스님의 수행과정을 경험하고 전통차를 마시며 온몸을 힐링하는 템플스테이가 새로운 휴가방식으로 인기를 모은다고 한다. 일부사찰에선 걷기 명상과 산책, 인근 문화재 관광까지 프로그램에 포함해 템플스테이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우리의 일상이 가는 곳마다 실감나게 하는 세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06

디지털치료제

디지털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가상현실(VR) 등이 디지털 치료제로 활용된다. 디지털 치료제는 1세대 합성의약품, 2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이은 3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세계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로 평가받는 제품은 미국의 페어테라퓨틱스사가 약물중독 치료를 위해 개발한‘리셋(reSET)’이다. 2017년 9월 미국 FDA로부터 환자 치료 용도로 첫 판매 허가를 받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약물 중독 환자들에게 인지행동치료(CBT)를 수행하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응용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웰트와 디지털치료제 ‘리셋(reSET)’국내도입 업무협약을 체결해 화제다. 해당 앱의 임상시험 결과 리셋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금욕을 유지한 비율이 40.3%로, 사용하지 않은 환자(17.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정신건강 분야에서도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됐다. 최근 아킬리 인터렉티브가 개발한 ‘엔데버Rx’는 FDA 허가를 받은 최초의 게임 기반 치료제다. 스마트폰 게임과 같은 형식으로 개발됐는데, 8~12세 ADHD 환자의 주의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냈다. 초소형 센서를 넣은 조현병 알약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도 FDA 허가를 받았다. 조현병 환자가 알약을 몰래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데 착안, 알약 복용 시 센서가 위액을 만나 전기 신호를 만들고 이 신호가 환자가 착용한 전자기기로 의사에게 전송된다. 국내에서도 웰트, 뉴냅스, 하이 등이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나서 디지털치료제가 차세대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핫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05

천도론(遷都論)

국가의 수도를 옮기는 것을 천도(遷都)라고 한다. 요즘은 천도보다 수도이전이란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천도는 과거 국가에서 일어난 수도이전이라는 뉘앙스가 있어서다.역사적으로 보면 천도는 새롭게 나라를 세우거나 큰 사건이 있을 때 단행됐던 국가의 대역사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것이나 백제가 고구려의 침공으로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옮긴 것 등이다. 대한민국은 6·25 전쟁 때 북한으로부터 서울을 함락당하자 부산으로 임시수도를 옮겼다.이처럼 수도이전은 전쟁이나 지진과 같은 큰 재난으로 수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혹은 국가의 더 큰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취하는 대형 조치다.최근 여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들고 나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처음 등장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함으로써 사실상 폐기된 정책이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다.그럼에도 국민적 관심과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수도 이전이라는 대형이슈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수도권 과밀화를 명분으로 내놓은 정책이라 야당도 무턱대고 반대하기 힘든 이슈이다. 이 문제의 결말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특히 수도권 과밀을 비판해 왔던 지방자치단체들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집권 여당이 이 정책에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느냐하는 문제다. 국가의 미래발전을 위해 수도권 과밀화를 풀겠다는 정책 의지를 국민에게 솔직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여 야당의 주장대로 국면전환용으로 끄집어냈다면 성공 확률은 고사하고 민심만 잃게 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8-04

임대차 3법의 나비효과

나비효과는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나비 효과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 용어는 1952년 미스터리 작가인 브래드버리가 시간여행에 관한 단편소설 ‘천둥소리(A Sound of Thunder)’에서 처음 사용했다. 이를 대중에게 전파한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다. 1961년 로렌츠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 변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초기 값인 0.506127 대신 소수점 이하를 일부 생략한 0.506을 입력했다. 그 결과 0.000127이라는 근소한 입력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기후패턴 결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63년 로렌츠는 이 사실을 연구 결과로 발표했다.이에 대해 한 기상학자가 “그게 사실이라면, 갈매기의 날갯짓 한 번만으로도 기후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과 진배없네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로렌츠에게 갈매기보다 나비의 날개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좀 더 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는 아이디어가 반짝 떠올랐다.세입자의 임대 기간을 최소 4년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하는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난 달 31일부터 전격 시행되면서 나비효과가 거세다. 당장 시장에서 전세 공급이‘멸종’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신혼부부 등 새로 전세를 구하는 사람에겐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장기간 전세 중심이던 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급격히 월세 위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임대차3법이란 나비 날개짓이 아파트 전세 시장에 태풍으로 다가오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8-03

사후약방문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일을 다 망치고 뒤늦게 수습에 나서보지만 허망할 뿐이라는 뜻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나 망양보뢰(亡羊補牢)도 같은 표현이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망양보뢰는 “양을 잃고 나서야 우리를 고친다”는 말이다.원래 이 말은 양은 우리에 모아 기르기 때문에 한 마리의 양이 달아난 뒤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는 긍정적 뜻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죽은 뒤에 청심환 찾는다” “늦은 밥 먹고 파장 찾는다” 등의 우리 속담이나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비온 후 우산 보낸다는 우후송산(雨後送傘)도 사후약방문과 비슷한 말이다.인생 살면서 사후약방문 한두 번 경험하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나. 그러나 경계를 직업으로 하는 군에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경우가 다르다. 군은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으나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경계의 중요성을 아주 간명하게 표현한 말이다.1941년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한다.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미국은 그들이 자랑하는 태평양 함대 소속 배 12척이 침몰되고 100여대의 비행기가 부서지는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다.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를 낸 6·25전쟁도 북한군의 기습으로 일어난 전쟁이다. 군 경계의 실패는 이처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2012년 우리 군은 ‘노크귀순’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경험이 있다. 북한군이 우리 경계부대의 내무반 문을 두드려 귀순의사를 밝힌 사건이다. 탈북민의 월북 사건으로 군당국이 해당 지휘관을 보직 해임하는 등 소란을 떨었다. 하지만 국민 눈에는 또다른 사후약방문으로 비쳐질 뿐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8-02

탐정시대

탐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영국작가 코난 도일이 쓴 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주인공인 셜록 홈즈다. 사냥 모자와 망토 달린 코트, 굽은 파이프, 돋보기 등이 그를 상징하는 소품들이다. 현재까지 인간이 창조한 캐릭터 중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며 탐정의 대명사로 통하는 인물이다.원작자의 사실 묘사가 매우 현실적이어서 이 시리즈를 연재한 스트랜드 매거진에는 사건을 의뢰해 달라는 사람의 편지가 수북히 쌓였을 정도라고 한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출판된 지 130년 동안 지금까지 한번도 절판이 된 적이 없는 책이다.탐정은 의뢰자의 요청에 의해 사건, 사고 등의 정보를 조사해주는 민간조사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사설 탐정업이 없고 상대 회사의 신용도나 재산실태 등을 비밀리 조사하여 의뢰자에게 알려주는 흥신소가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국에 4천여 곳이 있었으나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오히려 남의 뒷조사나 한다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더 컸다.지난 2월 국회는 그동안 탐정 명칭 사용을 금지해 왔던 신용정보법을 개정하면서 우리나라도 8월 5일부터 탐정업 사무실 개소가 가능하게 됐다. 정부기관에 판·검사가 있으면 민간에는 변호사가 있고 경찰의 형사가 있다면 민간에는 이제 탐정이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법적인 수사권은 없으나 법적 증거가 될 각종 정보수집에 그들의 역할이 기대된다.퇴직을 앞둔 경찰출신 공직자의 진출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탐정업의 시장 규모를 1조3천억원으로 보고 있으며 일자리도 1만5천 개가 더 생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탐정시대 개막에 관심이 모아진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30

인공태양 프로젝트

인공태양 프로젝트는 핵융합을 이용해 미래에너지원인 ‘인공태양’을 만드는‘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를 가리킨다. 핵융합 실험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생성해 자기장을 활용해 가두는 장치로,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재현한다. 한국,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 등 세계 7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한국이 핵융합 장치의 주요 부품 중 하나인 진공 용기를 참가국 최초로 제작하는데 성공해 화제다.지난 4월 ‘ITER 한국 사업단’은 핵융합의 연료인 플라즈마를 가두는 진공 용기 본체를 담당국 최초로 제작했고, 완성된 진공 용기는 6월 프랑스로 운송됐다.ITER 국제공동 프로젝트는 1985년 미국과 당시 소련이 핵융합 분야 협력을 선언하면서 비롯됐다.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에서 자유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핵융합에너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초대형 국제협력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한국은 2003년부터 가세했다. 이번 조립착수 5년 후인 2025년 시험 가동이 목표다.인공 태양은 핵융합을 통해 바닷물 1리터로 휘발유 300리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인공태양 프로젝트는 우주의 핵융합을 지구에서 실현하려는 것으로, 태양이 1초 동안 만들어 내는 에너지는 지구의 모든 발전 용량보다 무려 1조 배나 많은 양이다.핵융합이 이뤄지면 바닷물에 들어 있는 중수소 연료 1그램으로 석유 8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환경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다. 인공태양 프로젝트가 에너지고갈 사태에 직면한 인류에게 희망이 되길 기원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9

80세 정년

정년제도는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면 노사 당사자의 의견에 관계없이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제도다. 직무 능력이 떨어지는 노령인구를 퇴출시키고 조직의 능률성 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데 목적이 있다.정년제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 나라가 일반적인 은퇴연령을 제시하지만 의무적인 정년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소방관, 파일럿 같은 특정 직종을 제외하고는 정년 규정은 불법이다. 한국도 2000년대 들면서 정년연장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해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연장이 실시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1990년대부터 정년 연장론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정년 연장론은 인간 수명이 늘고 노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가 이슈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2019년 우리나라 대법원은 30년 만에 육체노동자의 근로가능 정년기준을 65세로 높여 판단한 바 있다.우리보다 노령화가 일찍 시작된 일본의 경우 정년연장을 위한 사회적 논의는 지금도 활발하다. 내년 4월 개시될 고령자 고용안정법은 70세 현역사회 실현을 위한 제도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의하면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정한 일본기업은 전체의 17%에 이른다.최근 일본에서는 80세 정년회사가 등장해 화제다. 일본 증시 상장사인 노지마 회사는 고용계약 연령을 65세에서 80세로 15년 더 높였다고 한다. 가전제품 판매업체인 이 회사는 본사직원과 매장판매직원 등 직종에 관계없이 정년을 연장해 주목을 끌었다.정년 연장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도 핫 이슈로 등장하는 날이 머지않다. 정년의 의미가 퇴색하고 건강과 능력이 평가받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될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28

카카오스러움

카카오는 중국기업 텐센트가 3대주주로 있는 포털 사이트 Daum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내비,카카오스토리,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국내 모바일플랫폼의 갑(甲)이다. 카카오는 2006년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2010년 3월 18일과 8월 24일 카카오톡을 내놓으며 2011년 ~ 2012년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자회사로는 카카오내비(구 김기사)를 서비스 중인 주식회사 카카오모빌리티와, 음반·음원 유통사이자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카카오M 등이 있다.2020년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의 증가로 카카오는 그동안 부진했던 각종 지표의 상승세를 맞게됐다. 집에서도 쉽게 이용 할 수 있는 인터넷서비스 기업에 대한 수요증가가 예측되고,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지분 획득, 카카오톡 광고 사업 호조에 따라 실적이 나아졌다. 이에 따라 2020년 1분기 창사이래 1분기 최대 매출 및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23일, 자산총액기준 재계2위인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에 등극했다.‘카카오스러움’은 웹 서비스 기업인 카카오가 지향하는 가치를 가리킨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7일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카카오스러운’태도를 몇가지로 정의해 화제를 모았다. 카카오스러움은 바로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본질만 남기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나보다 동료의 생각이 더 옳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스스로 몰입하고 주도적으로 일한다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 등 5가지로 요약됐다. 카카오스러운 기업이라면 벤처기업으로서 어쩌면 성공이 당연해보인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7

국가의 침묵

‘침묵의 세계’ 저자인 막스 피카르트는 “침묵은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는 공백상태가 아니며 그 이상의 의미가 존재 한다”고 했다. 침묵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 현상이자 존재의 실체라는 설명이다. 그는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 침묵이라는 제3자가 있으며 그 침묵은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상대에게 전한다고 말했다.말하지 않는 침묵도 언어이며 언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로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본업이 의사였던 작가는 침묵의 가치와 침묵의 존재론적 성격 등을 나름의 이론으로 규명했지만 침묵의 중요성은 이미 고전을 통해 충분히 인식돼 왔다.서양의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이 대표적이다. 동양에서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말이 있다. 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하라는 것이다. 말에 신중을 기하라는 의미지만 침묵만큼 말의 절제가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불교에서는 묵언수행이란 것이 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참선을 하는 것으로 말을 함으로써 짓는 죄업을 스스로 정화하고자 하는 수행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했다. 착한 말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복덕을 짓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말을 절제하며 살기가 매우 어려운 시대다.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말할 기회가 늘어나고 말을 잘해야 출세 길도 열린다. 침묵을 덕목으로 알고 침묵만 열심히 하다가는 되레 손해를 볼지 모르는 세상이다. 그래서인지 독설가가 설치고 유언비어나 감언이설이 판을 친다.박원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침묵이 흐르고 있다. 국가는 정책에 불리한 경우에도 대답을 해야 한다. 침묵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대통령의 침묵은 국민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26

군사력

러시아의 군사전문가는 미국의 군사력을 “중국의 9∼11배”라고 했다. 프랑스의 군사전문가는 “핵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군사력의 54%를 미국이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세계 모든 나라의 군사력을 합쳐도 미국의 군사력을 당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무기 생산국이자 보유국이다.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B-1B 랜서 폭격기는 김정은이 가장 두려하는 전략 전투기라고 한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있다. 저고도 초음속 비행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격기이기 때문이다. 사거리 1천km의 공대지 미사일 24발이 탑재 가능하고 제주도 상공에서 북한지역 폭격도 가능한 비행기다.최근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2020년 기준 국가별 군사력 순위에서 미국은 1위로 평가됐다. 한국은 전체 138개국 가운데 6위다. 군사력 평가는 단순히 병력과 화력만 보는 것은 아니다. 병력과 화력 등 물리적 전투력 외에도 첩보전에 필요한 정보력, 군수지원을 위한 경제력, 외교력 등 전쟁을 수행할 종합적인 국가의 힘을 판단 한 것이다.우리나라는 군사력에 있어 세계의 상위권이다. 군사 강국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반면에 북한은 지난해 18위에서 25위로 추락했다. 북한의 경제사정과 유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군사력 평가가 핵무기 수와 핵무기 수행력 평가는 빠져 단순히 우리가 북한보다 군사력에서 무조건 앞선다고 말하기는 곤란한 점도 있다.남북 평화 외교를 외쳐도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과의 군사력 격차가 벌어지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안보력을 더 굳건히 해야 할 때다. 국가의 기본적 사명은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는데 있기 때문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7-23

밈(Meme) 문화

‘밈(Meme)문화는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영상 문화를 가리키는 말로,‘Internet Meme’을 줄인 말이다.생소한 단어인 밈은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학술 용어로, 그리스어 ‘모방(Mimeme)’과 영어 ‘유전자(Gene)’를 합친 것이다.유전자가 복제기능을 통해 세대간에 전파되듯이 문화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자기복제적 특징을 가진 밈을 필요로 한다.즉, 밈이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파급력을 가진 재미있는 짤(사진이나 그림), 영상, 유행어, 트렌드 등을 통칭하는 의미다.특히 채팅이나 UCC 활동을 할 때 쓰이는 필수요소를 밈이라 일컫게 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널리 쓰였다. 국내에서 밈이란 개념이 소개된 것은 2020년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비의 ‘깡’ 유행이 소개되면서 부터다.비의 깡이 재조명받은 과정이나 1일 1깡, 시무 20조 등의 파생 드립은 밈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당사자인 비 본인이 직접 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비 이전에도 ‘탑골 지드래곤’가수 양준일, 배우 김영철의 ‘사딸라’(드라마 ‘야인시대’의 대사), 김응수의 ‘묻고 더불로 가’(영화 ‘타짜’대사)가 화제가 된 바 있다.밈 문화는 진화하고 있다. 콘텐츠를 복제하고 소비하는 단순한 차원에서 나아가 해석을 더해 재가공하는 식이다.최근 영화 ‘아저씨’와 ‘해바라기’의 유명 장면을 패러디한 롯데렌터카의 온라인 동영상 광고‘쉽빠(쉽고 빠르게)’ 역시 밈 문화의 산물이다. 바야흐로 광고시장도 밈문화가 대세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7-22

그린벨트

미국의 맨해튼 도시 한복판에 조성된 센트럴파크 공원을 두고 뉴욕의 허파라 부른다. 공원 자체는 인공적 설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규모가 워낙 커 뉴욕시민의 휴식처뿐 아니라 관광지로도 유명하다.그 규모가 모나코 국가의 면적보다 넓다. 1856년 조경가에 의해 설계될 때 설계 개념이 “도심에서 자연으로 최단시간 탈출”이다. 이곳에 50만 그루 이상 나무가 심겨져 있으니 도시숲으로서 기능은 대단한 것이다. 도시의 숲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등 대기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도시숲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도시숲은 인구 증가와 산업의 발달로 발생하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여주고 도시환경을 아름답고 쾌적하게 해준다.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돼 가고 있다.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한 그린벨트는 자연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우리나라도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1971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처음으로 그린벨트가 지정됐다. 당시 국토면적의 5.4%가 그린벨트로 묶였다.그러나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놓았지만 실제로는 개발금지에 가까워 국민의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빚어지는 도시환경의 파괴를 막고 난개발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는 긍정적 평가도 많았다.정부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집값 안정과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라는 초강수를 뜨려다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의 중재로 없던 일로 끝나버렸지만 그린벨트에 대한 좀 더 신중한 인식이 필요했음을 보여주었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0%가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한다고 한다. 정책 입안자들의 가벼움이 그린벨트 논란의 배경이 된 셈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