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일명 ‘블러드 문(Blood Moon)’이 26일 밤 뜬다. 블러드 문은 태양광이 지구 대기에 굴절돼 달이 붉은빛을 띠게 되는 현상이다. 주로 개기월식 때 볼 수 있다.
한때 불길함의 상징이었던 붉은 달은 과학으로 설명 가능해진 이후 ‘신기한 우주쇼’로 여겨진다. 월식은 태양-지구-달 순서로 나열되고,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들어가더라도 지구의 대기를 지나며 굴절된 태양광이 달에 도달할 수 있다. 지구 대기에 태양광이 굴절되는 과정에서 빛의 산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때 빛의 색을 결정하는 파장에 따라 산란되는 정도가 다르다. 빛의 대기 산란은 파장이 짧은 푸른색 대역에서 많이 일어나고, 붉은색 파장 대역의 빛은 상대적으로 덜 산란돼 투과된다. 결국 산란이 많이 일어나는 푸른 빛은 모두 흩어져 달에 도달하지 못한다. 태양광이 대기에서 굴절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리로 푸른 성분은 산란되고, 평소보다 붉은빛이 달에 도달, 반사 후 우리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빛의 산란 때문에 낮에는 푸른 하늘이 해 질 녘과 해 뜰 녘에는 붉게 물든다. 해 질 녘과 해 뜰 녘에는 빛이 대기에서 더 먼 거리를 이동하며 푸른 파장 대역의 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월식은 날씨가 좋더라도 도심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6일 오후 7시30분부터 유튜브 채널 ‘과학관TV’로 개기월식을 생중계하며, 월식 원리와 현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지난 2018년 7월28일에 있고, 다음 개기월식은 2022년 11월 8일에 볼 수 있다. 신비로운 우주쇼는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