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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매미

등록일 2021-07-28 20:16 게재일 2021-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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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이 많은 매미는 종족보존을 위해 그 종마다 5년, 7년, 13년, 17년 주기로 땅 위에 올라온다. 천적과 마주칠 기회를 줄이려고 천적의 성장주기를 비껴가는 소수를 주기로 세상에 나오는 거란 해석이 유력하다.

이 가운데 주기매미(Magicicada)는 매미과에서 주기가 13년 또는 17년으로 소수해인 매미를 가리키며, 북아메리카에 주로 서식한다.

올해 미국 북동부에서는 17년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주기매미인 ‘브루드-10’때문에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있다.

가정에서 매미를 튀겨서 준비를 해놓고 김을 펼쳐 밥을 깐 다음 그 위에 매미튀김을 수북이 올린 다음 말아서 완성하는 매미김밥이 유행이란다. 매미떼는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취재진을 태우기로 돼 있던 전세기 엔진에 매미떼가 들어가 항공기를 교체해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울음소리도 비행기 이착륙소음 80데시벨보다 높은 90데시벨에 육박해 17년 매미가 극성을 부리는 지역사람들은 귀청이 따가워 잠을 못이루는 피해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 참매미(Oncotympana coreana Kato), 애매미(Meimuna opalifera) 같은 분류로 따지면 미국 주기매미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성장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다를 뿐 대략 3~4종의 매미로 분류된다.

참고로 우리 매미들도 적게는 3년 많게는 5년 정도 땅 속 유충기를 거쳐서 성충이 되지만 우리는 매년 매미들을 보게 된다. 미국 매미도 결국 우리가 흔히 보는 매미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 벌어지는 매미떼의 출몰이 성경에 나오는 메뚜기떼의 범람처럼 남의 일 같지 않게 여겨진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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