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4일 서울의 기온이 36.5도를 기록하면서 서울이 대구보다 더 덥다는 것이 전국의 뉴스로 떴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3도선에 머물렀다. 전통적으로 폭염 현상을 보이는 대구지방의 더위를 서울의 더위가 이겼다는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서프리카가 대프리카를 이겼다”는 글이 등장하고, 서울의 폭염 현상을 가리켜 서우디(서울+사우디아라비아)라 부르기도 했다. 서울의 고온현상은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화 등이 진행되면서 생기는 인공열이 작용하는 열섬현상이 주 원인이다.
그러나 역대 폭염과 관련한 기록을 살펴보면 서울은 대구를 한참 못 따라온다. 폭염 일수 최장 기록을 보면 서울은 1939년 47일을 기록한 반면 대구는 1994년 60일을 기록했다.
폭염이 가장 빨리 찾아온 날은 서울은 5월 17일(1932년)이지만 대구는 5월 9일(1997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전국을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여름 낮 기온을 보유한 곳은 대구다. 1942년 8월 1일 대구의 기온은 40도다. 전국 어디서도 이 기록을 아직 깨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기온은 1910년 22도였다. 그러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약 2도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부터 대구의 날씨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로 이어질 것이라 예고했다. 지난해 대구의 열대야 일수는 16일이다. 역대로 열대야는 8월에 집중 발생했다.
대구의 대프리카가 이제부터 본색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승 속에 무더위와도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할 것 같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