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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등록일 2021-07-22 20:01 게재일 2021-07-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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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이란 철로 만든 밥통이다. 철로 만들었기에 깨질 염려가 없다. 안정적이고 해고될 염려가 없는 직장을 비유적으로 부를 때 우리는 철밥통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을 철밥통에 잘 비유한다. 나라가 발칵 뒤집힐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계속 일하고 먹고살 수 있는 직장이란 뜻이다. 중국에서도 평생을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는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부르는데 이 말이 우리에게 넘어와 사용되고 있다 한다.

공무원 선호문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점차 늘기 시작했고,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더욱 굳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사회의 안정성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통계청의 5월 중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취준생의 32.4%가 공시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3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전년보다도 숫자상 4%포인트가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우리사회의 불확실성 증가가 공시족을 더 늘렸다는 분석이다. 청년들 사이에 공무원이 인기직업으로 등장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명문대 출신 졸업생이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이젠 자연스런 현상이다. 심지어 대기업 합격자가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공무원도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겠지만 4차 혁명시대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청년들이 무더기로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현상은 국가 장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경쟁시대는 민간부문의 창의성이 승패를 가른다. 창의와 열정보다 안정과 여유를 택하고 도전보다 안주를 바라는 젊은이가 많아진다면 국가의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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