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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색의 계절

언제부턴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계절이 가을에서 봄으로 바뀌었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국민을 상대로 선호 계절을 조사해 보았더니 2014년 조사에서는 가을이 1위로 선택됐다. 그러나 5년 후 같은 내용으로 다시 조사를 했더니 이번에는 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조사기관은 이유는 명확지 않으나 벚꽃 열풍과 많아진 봄철 축제와 무관치 않을 거라 풀이했다.그러나 성별 조사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갈라졌다. 남성은 가을(40%), 여성은 봄(45%)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봄과 가을은 기온이 비슷한 계절이지만 느낌은 다르다. 채근담에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는 말이 있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이 바로 그것이다. 봄은 따뜻한 바람에, 가을은 찬 서리로 비유한 것이다.어느 작가는 봄을 상쾌한 아침에 비유했고, 가을은 차분한 저녁으로 표현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가을은 영혼의 계절”이라 불렀고, 헤르만 헤세는 가을은 “더 높은 삶으로 들어가는 계절”이라 말했다. 서정주 시인은 ‘국화옆에서’라는 자신의 시에서 서리 속에 홀로 피는 가을 국화를 강인한 생명력으로 표현했다.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신비로운 자연의 섭리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 계절이라는 것이다.독서의 계절, 그리움의 계절, 사색의 계절, 낭만의 계절이라 불리는 것 등은 나름 가을의 특징을 잘 드러낸 말이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은 계절이 돌아왔다. 시끄러운 세상일 뒤로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깊은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0-19

부스터샷

부스터샷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면역효과를 높이기 위해 추가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돌파 감염이 계속되면서 백신 부스터샷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미국, 유럽, 영국 등은 이미 부스터샷 접종을 실행하고 있다.올해 7월 화이자 백신으로 면역저하자 대상 3차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부스터샷을 통해 전 연령층에서 재감염률과 중증 악화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부스터샷은 고령층의 중증 악화나 입원을 예방하는 효과가 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4차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 효과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병원과 프랑스 연구진이 지난 8월 각각 NEJM과 JAMA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토론토 대학병원 연구팀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개월이 지난 장기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진행했는데, 3차 접종을 마친 집단의 바이러스 중화율 중앙값이 71%에 달했다. 3차 접종을 하지 않은 집단은 바이러스 중화율 중앙값이 13%에 불과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부스터샷을 접종한 사례는 없다. AZ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벡터 방식의 얀센 백신의 부스터샷 효과 임상시험 결과는 있다. 얀센 백신 제조사인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초기 임상시험 결과 얀센 백신을 접종한 지 6개월 지난 참가자들에게 두 번째 백신을 투여한 결과 이들의 항체 수준이 최초 접종 4주 뒤와 비교해 9배 높았다고 발표했다.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계획 수립을 지시한 것도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한 조치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아무리 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0-18

마크롱의 원전회귀

지구온난화로 생존에 위협받는 동물로 코알라가 자주 주목을 받는다. 코알라는 물 대신 유칼립투스라는 나뭇잎의 물을 섭취하며 살아가는데 수분이 많이 함유된 유칼립투스 나무가 지구온난화로 생식이 부진해져 코알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알라 개체 수는 25% 줄었다.영국의 공공정책연구소는 2005년 이후 전 세계에서 홍수가 15배 늘고 고온과 강추위 등 극한 기온도 20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IPCC(기후변화국제협의체)는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 상승폭을 1.5도 내로 유지하려면 2100년까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 7천300t을 포집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9억ha의 땅을 숲으로 복원해야 가능한 일인데 9억ha는 남한 면적의 90배다. 과연 인류의 힘으로 가능할 지 의문이다.기후변화대응이란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인류의 대응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대기에서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생활 속 실천 방법으로는 친환경 제품 사용, 물 아껴쓰기, 쓰레기 줄이기, 재활용품 쓰기 등이다.유럽 최대 원전 대국인 프랑스가 점진적 탈원전 정책에서 원전 육성 쪽으로 에너지산업의 방향을 전환 주목을 받고 있다. 탈원전을 외쳤던 마크롱 대통령은 원전분야에 총 1조4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는 원자력이 현실적으로 가장 과학적이고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유럽 10개국 에너지 장관도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한 최상의 무기는 원자력”이라고 했다.국민 67%가 원자력 유지를 찬성하는데도 탈원전을 고집하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과연 올바른 것인가 이제 짚어봐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0-17

코로나 孤兒

브라질에 사는 64세 할머니는 하루아침에 다섯 손주의 보호자가 됐다. 싱글맘이던 딸이 코로나19로 숨지자 그녀가 남기고 간 아들 딸 3명과 이미 양육하던 친손주 2명을 더해 5명의 보호자가 된 것이다. 생계비와 양육비 등 앞으로 그녀가 감당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코로나로 인해 졸지에 고아가 된 어린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구촌 국가마다 코로나 고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외신이다.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부모를 졸지에 잃고 고아가 된 어린이는 국제아동보호단체 집계에 의하면 대략 5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불과 두 달 전 150만명 정도로 추정됐으나 그 사이 세배 이상 그 수가 늘어났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는 한 앞으로 더 늘 것 같다는 것이다.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의하면 인도에선 지난 4월 코로나19가 덮치면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어린이가 1천742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인도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숨진 어머니의 시신을 어린이가 직접 묻는 사례도 목격됐다고 했다. 더 심각한 것은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생계와 양육 문제다. 이에 겹쳐서 인도에서는 고아에 대한 인신매매 가능성마저 제기돼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고 한다.최근 미국도 작년 4월부터 올 6월까지 14만2천여명의 코로나 고아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미성년자 500명의 1명꼴이다. 특히 백인보다는 흑인, 소수민족 등에서 더 많이 발생해 인종 간 격차의 문제도 빚어졌다.코로나19가 2년도 되지 않는 사이 우리 인류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주었다. 코로나 고아는 코로나가 낳은 또 다른 비극의 한 단면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0-14

퍼펙트 스톰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용어의 기원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인 세바스찬 융거가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베스트셀러 ‘퍼펙트 스톰’에서 출발했다.융거는 당시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걸 보고 ‘완전한 폭풍’이라 이름지었다. 원래 기상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가치 하락과 유가 및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물가 상승 등이 겹쳐지면서 경제용어로 진화했다.최근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가중,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의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부채 급증과 부실 확대 우려 등이 커졌기 때문이다.중국의 전력난은 반도체, 자동차 부품, 스마트폰 부품 등의 글로벌 공급망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중국 산시(山西)성에서 발생한 폭우와 산사태로 탄광의 석탄 생산이 중단되고, 인도의 전력난 우려까지 가세했다. 국제 유가 역시 계속 오르고 있어 세계 경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발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과 소비 위축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까지 더해져 경기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한국도 대외 환경 악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내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약세고, 원화 가격도 약세다. 퍼펙트 스톰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힘써야 할 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0-13

메르켈리즘

일반적으로 정치인 이름에 이즘(ism)을 붙이면 그의 정책이나 정신을 가르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조금 다르다. 메르켈 이름에 붙인 메르켈리즘이란 권력을 과시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포용하면서도 힘을 가진 정책을 추진하는 그녀의 리더십을 가르키는 말이다.메르켈른(merkeln)이란 말도 있다. 메르켈스럽다는 뜻이다. 조용하고 신중하면서도 유연함과 강인함을 가진 메르켈 총리의 스타일을 이르는 용어다. 강경한 정책을 휘둘러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는 대조되는 지도자 스타일이다.메르켈 총리에게는 숱한 별명이 따라다닌다. 독일 최초의 여성총리, 가장 젊은 나이에 집권한 총리, 헬무트 콜을 잇는 최장수 총리, 포브스 선정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등의 수식어다. 2005년 총리에 올라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했으나 지금도 그녀는 80%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2008년 경제위기나 유로존 위기, 최근의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보여준 그녀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준 지지율이다. 그녀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국가가 번영을 누리고 국민 대다수가 비교적 좋은 삶을 누린 결과라 보면 될 것 같다.최근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가 이스라엘 홀로코스트를 방문해 또한번 세계의 화제가 됐다. 독일의 책임과 반성을 뜻하는 그녀의 이스라엘 방문이 벌써 8번째다. 퇴임을 앞둔 지도자로서 다시 한번 반성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그녀의 폭넓은 아량과 대범함에 세계는 존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메르켈 총리가 떠난 자리에 누가 올지 독일인도 관심이라 한다. 지도자를 잘 뽑는다는 것은 국가나 국민에게 크나큰 행복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0-12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을 뜻하는 ‘green’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의 합성어로, 친환경정책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현상을 뜻한다.최근 정부가‘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로 대폭 상향하면서 ‘그린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의 기준연도에서 한국의 연평균 감축률은 4.17%로, 영국과 미국의 2.81%나 유럽연합(EU)의 1.98%보다도 높다. 특히 배출 비중이 높은 전환(발전) 부문의 온실가스는 44.4% 줄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석탄 발전량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확대한다. 에너지원별 2030년 발전 비중을 보면 △원자력 23.9% △석탄 21.8% △액화천연가스(LNG) 19.5% △신재생 30.2% 등으로 제시됐다.이에 따른 막대한 비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재생에너지 설비 비용 등이 더해지며 발전 단가가 가파르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발전사들이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점도 전기료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정부는 전체 발전량 중 일정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으로 채우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율을 2022년 12.5%로 설정했고,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해 법정상한인 25%에 이르도록 설계했다. RPS 비율과 비용이 증가할수록 한전의 부담도 커진다. 올해 4분기에 약 8년 만의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추가 인상될 수 있다. 전기료 인상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그린플레이션을 불러온다.에너지 위기가 서민의 생활비 상승으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0-11

반려동물 전성시대

지난달 27일 통계청은 처음으로 국내 반려동물 사육가구를 조사해 발표했다. 전체 가구의 15%인 312만9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했다. 그 가운데 개를 키우는 가구가 77%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도 22%나 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연령대는 50∼59세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통계청이 반려동물 조사를 시작한 것은 반려동물 사육가구가 늘어난 데 따른 사회현상을 관측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증가와 달라지는 사회인식도를 반영한 조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3년 전 통계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며 느낀 점을 조사한 내용이 있어 잠시 소개해 본다. 지금 다시 조사한 데도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반려동물을 키우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변화된 것에 대해 16세 미만 자녀들의 답변은 첫째가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다음이 “외로움이 줄었다”고 대답했다. 반려동물을 둔 부부에게 물었더니 첫번째 답변이 부부간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했다. 다음으로 많은 대답은 부부간의 대화가 늘었다는 것이다. 또 65세 이상 노인들은 반려동물을 키움으로써 외로움을 덜 수 있었고 정서적으로 안정화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다.반려동물은 표현대로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다.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며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물질문명 발달 속에 세상의 민심은 달라져도 동물은 타고난 천성 그대로의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마다 동물과 더 친해지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역설적이지만 세상이 각박할수록 반려동물은 전성기를 맞는 셈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0-07

개발이익환수제

개발이익환수제는 토지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토지 이용을 촉진하는 목적의 제도다.1989년 제정된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0년 1월부터 도입됐다. 처음에는 부담률이 개발이익의 50%였지만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9월~1999년 12월 한시적으로 면제했고, 2000년 1월부터 1년동안은 부담률을 25%로 조정했다. 이후에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2002~2005년 면제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현재는 계획입지 20%, 개별입지 25% 부담률을 적용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부담률을 높여 민간이 가져가는 수익을 조정하는 개편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부담률은 25%인데, 이를 45~50%로 높이고, 사전 협약과 관련된 기준, 절차, 수단 등을 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상당수 지자체 재량에 맡겨야 하다보니 각 지자체의 경험이나 판단력에 많이 좌우된다. 정상 토지가격 상승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추후 아파트 등 건물 건축 뒤의 토지가치 상승분도 반영해 부담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발 전후 토지가격 차이가 큰 데도 이 부분이 고려되지 않다보니 개발이익 환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무엇보다 대선과정에 불거져나온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의혹은 개발이익환수 측면에서도 비상식적이다. 성남시가 개발이익을 5천여억원을 환수했다지만 사업설계 과정에서 자본금 5천만원 짜리 급조한 화천대유라는 법인에 나머지 개발이익 대부분이 돌아가도록 해 4천억원이 넘는 수익이 배당된 것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하는 법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0-06

여름 같은 가을

한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절기 중 가을 절기는 입추부터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까지를 말한다.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만 지나도 이미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을 갖는 게 보통이다.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가 바로 코앞(8일)에 닥쳤지만 올해 가을 날씨는 가을 같지 않아 요상하다.우리의 선조들은 한로가 지나면 기온이 더 내려간다 하여 이맘때쯤 농촌 들녘은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타작 소리로 분주하다. 한로 다음의 절기인 상강(霜降)은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므로 가을의 끝자락이다. 단풍이 절정기에 이르면서 농촌은 겨울나기 준비에 손길이 바쁘다.우리나라는 중위대의 온대지방으로 사계절의 날씨 변화가 뚜렷한 곳이다. 봄철은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로 변덕이 심하다. 여름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가을은 양쯔강 기단의 영향으로 봄과 비슷한 날씨를 보이나 변덕없는 화창한 날씨 덕에 천고마비 계절이라 부른다. 기상청은 올가을 이상고온을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된 탓이라 하나 여름같은 가을 날씨가 지속되자 시민들은 지구촌의 기상변화 일환으로 나타난 현상이라 여긴다.제주도에서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10월 중 열대야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4일 낮 강원도 강릉이 낮 최고기온 32.3도를 기록했으며 대구도 같은 날 31.5도를 기록했다. 남부지방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낮 기온이 최고 30도를 오르내리는 곳이 많다. 한여름에도 잠잠하던 모기떼가 가을철에 극성을 부리나 하면 뒤늦게 에어컨을 다시 가동한다는 사람도 많았다. 가을이 가을 같지 않으니 모두가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라 부른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0-05

카카오톡 피싱

카카오톡 피싱은 카카오톡을 이용해 메신저피싱을 하는 것을 말하며, 주로 자녀를 사칭해 평상시 대화처럼 접근하기 때문에 경계심이 느슨해져 피해를 입기가 쉽다.금융감독원의 ‘2021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체 피해액은 전년 대비 46.4% 감소했지만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전년 대비 165.4% 증가한 466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55.1%를 차지했다.사기범은 대체로 “엄마 나 폰이 고장나서 AS를 맡겨 놓고 컴퓨터로 톡 접속 중~” 등의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 후 돈이 필요하다며 신분증을 촬영해 보내달라거나 계좌·비밀번호 등 금융거래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한다. ‘원격 조종’, ‘전화가로채기’ 앱 등을 설치하게 하는 링크(URL)를 보내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훔치기도 한다.이렇게 탈취한 정보로 사기범은 금융거래를 한다. 피해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휴대폰을 개통해 피해자 계좌의 잔액을 털어간다. 최근에는 오픈뱅킹을 악용해 다른 금융회사의 계좌를 터는 수법도 있다.모르는 전화번호 혹은 카카오톡 계정 등으로 메시지를 받는다면 문자·카카오톡으로 답을 하기 전에 반드시 직접 자녀에게 전화해 확인해야 한다. 자녀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 카카오톡의 프로필을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보이스톡(카카오톡의 무료 통화 기능)을 이용해 연락을 취해보는 것도 좋다. PC에서도 보이스톡은 가능하기 때문이다.만약 프로필 사진 아래 주황색 모양 지구본이 보인다면 해외 계정을 통한 사기범일 가능성이 높다. 신분증 촬영·계좌·비밀번호와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는 가족·지인이 요구하더라도 바로 알려줘서는 안 된다. 한순간의 실수로 금융피해를 입지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0-04

도덕심의 根源

도덕심이 후천적이냐 혹은 선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냐 하는 것은 정확히 알 수 없다.도덕과 윤리는 비슷한 개념이다. 덕(德)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ethos나 라틴어 mores는 모두 습속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생활방식에 기초해 살아가는 사회적 습성에서 본다면 도덕은 후천적인 습관에 의한 규범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이 공동체 속에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규범적 행동을 말한다.그러나 성격이나 지능, 가족력 등이 유전에 의해 나타나는 것처럼 도덕심도 유전적일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다. 오래전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이 정의감과 도덕심이 유전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생후 12개월에서 24개월까지 유아 73명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불공평한 사례를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통해 도덕심 있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했다. 유아들은 캐릭터가 서로 다른 두 종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뇌파검사로 반응을 살폈다고 한다. 검사 결과, 정의감이나 도덕심이 유전하는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후천적으로 획득되는 것이 아니고 부모로부터 유전될 수 있음을 인지했다고 한다.도덕심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그러나 도덕심이나 청렴만 가지고 지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수도 없이 많다. 도덕심, 정의감, 청렴성, 용기, 결단, 애국심, 판단력 등등 열거하기조차 어려울만큼 많다. 그 중에 도덕심은 으뜸이다.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까지 이 사건에 연류 의혹을 받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울화통이 절로 터진다. 당사자가 무슨 변명을 해도 국민의 눈에는 ‘부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도덕심의 근원 정말로 궁금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9-30

가상인간 ‘로지’ 열풍

가상인간 ‘로지’가 명품 브랜드 가방, 식품, 뷰티, 전기차, 골프 등 다양한 분야의 전속 모델로 발탁돼 인기를 끌고 있다.로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기업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지난해 8월 선보인 가상인간으로, MZ세대(18~34세)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기술로 탄생시켰다.‘로지’는 모델 전속계약을 한 것만 올해 8건 이상이며, 협찬도 100건 이상 들어왔다. ‘신한라이프’의 TV 광고를 시작으로 얼굴을 알린 뒤 톱모델만이 할 수 있는 뷰티·화장품 광고까지 섭렵했다. 쉐보레가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자동차 ‘볼트EUV’의 광고모델로 발탁됐고, 호텔 반얀트리에서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즐기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며 호텔업계에도 진출했다. 골프의류 브랜드 마틴골프의 모델로도 발탁됐다.로지는 “라운딩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네! 시간 순삭(순간삭제)”이라는 글과 함께 골프장 인증샷을 올렸다. 최근엔 넷플릭스 드라마에 단역 출연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단순 광고모델에서 벗어나 드라마 진출까지 모색하는 셈이다. 가상인간 로지가 이처럼 모델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실제 연예인, 모델들이 광고계약 후 음주운전, 폭행 등의 문제를 일으키거나 데뷔하기 전의 일로 다 찍어놓은 드라마를 내보내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캔들 제로’라는 부분이 큰 장점이다. 과거 등장했던 사이버가수 아담과 달리, SNS를 통해 팬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적중한 셈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9-29

각자도생의 길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생활비나 용돈이 노부모 부양의 전부다.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등 제대로 된 노인복지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부모를 직접 모시고 사는 것 아니면 이런 형태가 노인부양의 대표적 모습이다.지금은 한국에서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다. 자식을 애지중지 키워온 부모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지만 자식에게 한 푼도 받지 않고 각자도생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금은 돈이 모자라면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을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생활비를 줄이고 조용히 지내야 한다. 아직도 자식의 도움을 기대한다면 시대착오적 생각이다.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말의 유래는 원래는 대기근이나 전쟁 등 나라가 어려울 때 백성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이 말이 9번이나 나온다고 한다. 임진왜란 등 국난 시절, 도탄에 빠진 백성들은 나라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각자도생의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코로나19가 1년 8개월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금의 유행이 얼마나 더 오래갈지 아무도 예측을 못한다. 정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전국민 70%에 도달하는 시점에 코로나와 일상을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를 검토한다고 한다.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 위중증 환자 증가가 둔화되고 치사율도 낮아져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2019년 구직난에 봉착한 젊은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각자도생을 꼽았던 일이 생각난다. 코로나 위기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길이 또다시 각자도생이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9-28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은 추석연휴에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영화로,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오징어게임은 과거 한국 어린이들이 맨땅에서 선을 긋고 한 놀이로, 선 모양이 오징어의 형태와 비슷했기 때문에 오징어게임으로 불렸다.게임은 커다란 동그라미, 세모, 네모 모양이 그려진 운동장에서 하게 된다. 위쪽 동그라미는 공격 진영의 집, 아래쪽 동그라미는 수비 진영의 집, 세모·네모 부분은 수비 진영이다.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한 발은 든 채로 한 발로만 이동할 수 있으며, 당연히 다리를 번갈아가며 바꾸는 건 반칙이다. 다만 집에서는 공격 진영이든 수비 진영이든 다 두 발로 서는 것이 허용되며, 이 때는 싸움이 금지된다.또한 수비 진영은 오징어 몸통 안에서는 두 발로 걸어다닐 수 있고, 수비 진영의 집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고, 반대로 공격 진영도 수비 진영의 집을 통해 오징어 몸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공통적으로 선을 밟거나 넘어가는 경우, 넘어져서 발 이외의 부분이 땅에 닿는 경우 아웃된다.세모 부분의 머리 부분 모서리는 공격 진영의 동그라미와 겹쳐지는데, 공격 진영이 오징어 몸통에 들어와서 이 곳을 밟으면, 즉 ‘만세’를 부르는 데 성공할 경우 승리한다. 반대로 수비 진영은 공격 진영을 모두 제거해야 하며 이 경우는 공수가 교대된다.수비 진영의 세모와 네모 부분 사이에는 좁은 통로(다리)가 있는데, 공격 진영이 이 통로를 통과하게 되면 이후로는 어디에서나 두 발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로써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이가 크게 늘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9-27

인공지능 로봇시대

2016년 3월, 인간이 발명한 인공지능(AI)이 인간을 과연 초월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바둑대결이 열렸다.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바둑기사로 알려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 대결이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것이다. 알파고는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이날 열린 세기의 대결은 알파고의 완승(4-1)으로 끝났다. 세계는 놀랐고 충격에 휩싸였다.AI는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활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고급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세기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하자 바둑계는 알신(神)이 강림했다는 자조와 함께 바둑의 신비로움이 사라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AI 기능이 장착된 로봇이 실생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AI가 사람의 뇌라면 뇌에서 지시하는 내용을 수행하는 몸이 로봇이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어렵고 고된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든 산업현장에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는 소식이다.서울 한 비즈니스 빌딩에는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층으로 돌아다니며 우편물을 나눠주는가 하면 빌딩 방역도 도맡아 하는 곳이 생겼다. 대구에서도 인공지능 로봇을 사용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 한다. 아직은 음식과 음료를 고객 테이블로 갖다주는 정도의 서빙만이지만 부족한 일손을 돕고, 홀 담당 직원의 노동강도를 줄여준다.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로봇의 사용은 필수다. 머잖아 우리는 식당이나 사무실 곳곳에서 인공지능 로봇을 만나게 되는 일상을 접하게 될 것이다. 하루가 바쁘게 달라지는 놀라운 세상에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9-26

고향 까마귀

까마귀는 앵무새와 함께 새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지능을 가졌다. 훈련을 잘 받은 까마귀는 돌고래나 침팬지급 지능을 자랑한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앞날을 예언하는 신령스런 새로 인식돼 왔다. 동서양의 속담과 설화 속에서도 까마귀는 신령한 새에 잘 비유된다.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은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잘 봉양할 때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그 유래가 까마귀에서 나왔다. 까마귀는 새끼가 나면 60일 동안 먹이를 물어 키우는데 그 새끼 까마귀가 자라면 60일 동안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주며 은혜를 갚는다하여 유래한 말이다.고향 까마귀는 반가운 고향 사람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교통이 불편했던 오랜 옛시절, 고향가기가 무척 어려웠던 때 타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고향 까마귀 보듯 반갑다는 뜻이다.고향 까마귀라는 표현 속에는 반가움과 그리움 그리고 정겨움이 모두 섞여 있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진하게 느끼게 하는 용어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그리움과 추억이 있는 곳이다. 태어나 자라고 부모형제와의 온갖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고향은 공간이자 시간이며 마음이다. 어느 하나도 분리될 수 없는 복합적 생각이 얽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간직한 고향의 모습은 제각각이다.선거철이 되면 고향 까마귀를 찾는 정치인이 늘어난다. 고향을 등지고 타지에서 활동을 하다 고향 까마귀를 핑계로 고향 사람들 앞으로 찾아온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올 추석에도 고향을 찾은 정치 지망생의 모습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고향을 위해 뛰겠다는 그들의 모습에서 바야흐로 정치시즌이 왔음을 깨닫는다. 작금의 고향 민심은 어디로 가는 중일까 궁금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9-23

펫캉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천500만명 시대를 맞아 ‘펫캉스’가 대중화하고 있다. ‘펫캉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동반 여행을 떠나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코로나19로 소규모 여행이 주목받으면서 반려동물이 최고의 여행 메이트로 인식돼 펫캉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 동물 편의 시설 제공 등이 여행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숙박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여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실제로 최근 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지난달 반려동물이 함께 방문하는 숙소의 수요(거래액 기준)가 전년 동기 대비 118%가 폭증했다. 여기어때의 전체 거래의 10%를 차지하는 규모로, 여행객 10명 중 1명은 올여름 성수기 반려동물 동반 숙소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해 농림식품사업부 등이 집계한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38만으로, 인구로 환산하면 약 1천500만명, 국민 4분의 1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얘기다. 여기어때에 등록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숙소는 8월 기준 980곳으로 반 년 사이에 9% 증가했다. 특히, 최근 특급 호텔과 리조트도 펫캉스 열풍에 동참해 펫캉스 열풍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운동장과 카페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 소노캄 고양은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고 휴식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주 Dog특한 하루’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여기어때는 펫캉스를 준비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반려견이랑’ 카테고리를 운영 중이다. 호텔부터 펜션까지 반려동물 동반 가능 숙소를 추천하고, 액티비티와 맛집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펫캉스 열풍은 코로나19가 우리의 여가문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방증하는 지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9-22

대의(大義)

대의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기본적 도리나 양심, 교양 등을 뜻한다. 집단으로 말하면 그 집단이 추구하는 최고선의 공동 목표다. 그래서 목표의 정당성을 내세울 때 대의명분(大義名分)이란 말을 잘 쓴다.삼국지에 나오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은 권력의 공정성과 엄격한 법 집행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포기할 때 쓰는 사자성어다. 제갈량이 공정한 법집행을 위해 자신의 친구 동생의 목을 직접 베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다.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대의에 밝고 소인은 잇속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했다. 군자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그것이 의리에 맞는 것인지 또 정의로운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의멸친(大義滅親)이란 말도 있는데, 이는 대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부모나 친척도 돌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부터 대의는 이처럼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적 도리나 질서로 존중돼 왔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의를 지키며 살기란 쉽지가 않다. 온갖 유혹이 난무하는 복잡한 세상살이에 한번씩 공공의 질서를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보통 시민의 삶이다.그럼에도 적어도 정치인이라면 대의를 지키는 정도의 양식은 있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책임정치를 실천하는 기본적 자세이기 때문이다.국민의힘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맡을 때부터 줄곧 주장하는 당부의 말이 하나 있다. 선거에 출마하는 대선주자들이 “대의를 위해 뭉쳐 달라”는 말이다. 15일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그는 또 “대의를 위해 소의를 버리는 자세를 보여 달라” 주문했다. 여기서 대의는 본선에서의 승리다. 대의를 위한 후보 각자의 선택을 지켜봐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9-16

무인자동결제 점포, 언커먼스토어

무인자동결제 점포, 언커먼스토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세계 최초의 무인매장은 2018년부터 문을 연 미국의 아마존 고로, 주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 6층에 들어선 약 10평 규모(33㎡)의 언커먼스토어가 최초다. 주로 소매 패션잡화와 생활용품, 자체 개발한 굿즈와 식음료 등 200여 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해당 앱(현대식품관 to home 앱)을 깔고 입장하기 버튼을 눌러 QR코드를 생성한 고객에 한해 스피드게이트에 스캔 후 입장이 가능하다. 미리 깔아놓은 앱에는 결제카드를 사전 등록해야 하며, 원하는 제품을 선택한 후 들고 나가면 사전 등록한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이다.서울 삼성동 코엑스 언커먼스토어도 마찬가지 방식이다. 매장 입구에서 사용자 인증 후 QR코드를 발급받은 뒤 원하는 상품을 골라 나가면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편의점 곳곳에 달린 라이다 센서와 인공지능 카메라가 고객의 위치와 상품의 종류를 파악한 뒤 매대에 내장된 무게 감지 센서를 통해 고객이 실제로 상품을 실제로 집어갔는지 알아내는 원리가 적용됐다. 고객이 어떤 물건을 몇개 집어갔는 지 정확히 파악해 결제되고, 매대에 있는 음료수를 몰래 마시고 다시 넣어놓을 경우에도 매대 상품의 무게 변화를 감지해 결제가 된다.유통 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것을 리테일테크(Retail-tech)라고 하는 데, 머신러닝, 로보틱스, 안면인식, RFID, 인공지능(AI), 3D 프린팅,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이 적용돼 있다.우리 사회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하나 둘 채워지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