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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유럽 독점 깼다”···아람코에 HIC 강재 첫 납품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7-13 09:57 게재일 2025-07-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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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9개사만 보유한 인증 확보···국산 제작사 동반 진출로 전후방 산업 경쟁력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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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운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프로젝트’ 전경. /포스코 제공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포스코가 고부가가치 에너지용 강재로 글로벌 메이저 프로젝트에 본격 진출했다. 포스코는 최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 증설 사업’에 HIC(수소유기균열 저항) 강재를 처음으로 공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기존 가스 플랜트의 처리 능력을 약 1.6배 확대하는 대형 증설 사업으로, 고난도 인증을 요구하는 고기능성 강재 수요가 집중되는 사업이다. 포스코가 납품한 HIC 강재는 고압·고온·부식환경에서도 균열 없이 견디는 수소유발균형(Hydrogen Induced Cracking)의 내수소취화 특수강으로, 원유 및 가스 채굴 플랜트나 압력용기 등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아람코가 요구하는 HIC 강재는 국제규격(NACE TM0284)보다 더 까다로운 사내 테스트를 통과해야 납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부문은 그간 유럽계 철강사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현재 아람코로부터 이 인증을 받은 전 세계 철강사는 포스코를 포함해 9개 사뿐이다.

이번 납품은 국내 철강업계로서도 의미가 크다. 포스코의 강재 공급을 계기로, 배관·압력용기 등 후속 공정을 담당하는 국내 가공업체들도 함께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파드힐리 프로젝트 초기에는 유럽 업체가 압력용기 제작사로 유력했으나, 포스코의 참여로 관련 공정도 국산화가 이뤄졌다. 현재 배관은 현대스틸파이프와 세아제강, 압력용기는 범한메카텍, 피팅은 태광이 맡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단순 소재 수출을 넘어 국내 후방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라며 “보호무역주의와 고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품질 기반 초격차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현재 LNG, 수소 등 신에너지 부문뿐 아니라 고내식·고강도 강재 수요가 높은 에너지·플랜트 시장을 겨냥해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고난도 기술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의 핵심 소재 공급사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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