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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13일 국내에 도입된다는 소식에 코로나 환자들의 근심이 다소 가벼워질 전망이다. 물량이 한정돼 도입된 팍스로비드의 투약대상은 우선 순위를 정해 투약하게 된다.정부는 국내 첫 도입된 팍스로비드를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중등증 환자이면서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사람에게 우선 투약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의 환자에게 먼저 투여하며, 무증상자는 투약 대상에서 제외된다.약은 전문의의 처방과 상담하에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 2번 5일간, 한번에 3알씩 복용한다. 분홍색 약(니르라트렐비르) 2알과 흰색 약(리토나비르) 1알을 동시에 통째로 삼켜야 한다. 정제를 씹거나 부수면 안 된다. 복용 시간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으며, 복용을 잊은 경우, 기존 복용 시간에서 8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생각나는 즉시 복용하면 된다.8시간 이상 복용을 잊었다면 놓친 용량을 건너뛰고 다음 회차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먹는다. 한꺼번에 두 배의 용량을 복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약은 15∼30℃ 실온에서 보관한다. 팍스로비드 복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미각이상, 설사, 혈압상승, 근육통 등이 임상시험에서 관찰됐으나 증상은 대부분 경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부작용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면 처방받은 의료기관에 연락해 처방 중단·변경을 상담해야하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상담전화(1644-6223)나 한국화이자제약(02-317-2114)으로 신고·문의할 수 있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 도입으로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코로나블루가 사라지기를 소망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1-12

脫원전 vs 親원전

최근 유럽연합(EU)이 원자력 발전을 녹색경제와 연관지어 친환경 산업으로 분류하는 정책 초안을 채택해 주목을 끌었다. 독일 등의 반대로 논란도 있지만 선진국의 원전정책은 탄소중립 달성의 강력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친환경쪽이 큰 흐름이다.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 간 정책대결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지속 여부가 관심이다. 이미 대선후보들이 이와 관련, 입장을 조금씩 밝혀 현 정부의 원전정책 기조가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면 달라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특히 원전을 많이 보유한 경북의 입장으로서는 탈원전 정책의 기조변화가 줄 영향이 커 대선후보들의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 모임에 참석, “탈원전의 방향성에 공감을 하지만 추진방식이나 속도 등에 있어서는 현 정부와 차별화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동중이거나 건설중인 원자력발전소는 그대로 두되 새로이 짓지는 않겠다는 감(減)원전 정책을 언급했다.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자력 없는 탄소중립은 허구라고도 했다. 두 후보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중단된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는 윤 후보가 당선되면 재개되고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재개 여지는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7천억원을 투입하고도 5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는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탈원전 정책 후 울진경제는 깊은 침체 늪에 빠져 있다. 사람은 떠나고 소비가 줄고 문 닫는 가게는 늘었다. 문 정부의 섣부른 탈원전 정책이 낳은 비극이다. 탈원전이 이제 기로에 섰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1-11

빅블러 시대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세계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블러(Blur)는 사전적으로 흐릿해진다는 의미로, 빅블러는 빠른 변화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모호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특히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인공지능(AI),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빅블러 현상이 대두됐다. 예컨대 금융회사 대신 핀테크를 이용해 해외 송금을 하는 것이나 온라인 지급결제 서비스가 온라인 가맹점을 내는 것, 온라인으로 신청해 오프라인으로 서비스를 받는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 등이 이에 해당된다.최근에는 간편 송금으로 대변되는 토스의 등장과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 소비자들은 기존 금융사 DNA와 다른 기업이 금융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보다 더 간편하고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블록체인, 가상자산,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자산의 등장 역시 금융사 중심의 지급결제 시스템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의 비대면 생태계를 가속화하면서 금융사들의 대면거래, 대면영업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거래가 일상화됐다. 이 와중에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시장 진입은 기존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다.막강한 사용자 기반과 편의성, IT와 디지털을 무기로 금융은 물론, 유통, 물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빌 게이츠의 말처럼 ‘은행 없는 은행 서비스’가 가능한 시대에 이르렀다. 세계는 이미 빅블러 시대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1-10

‘毛퓰리즘’

AP와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조명하면서 지금 한국에선 탈모치료제 의보 적용이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모인 커뮤니티에선 이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넘치는가 하면 반대로 뜨거운 만큼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도 거세게 받는다고 했다.한국에는 약 1천만명 가량의 탈모 인구가 있다고 한다. 그들에겐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은 대단한 희소식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건강보험재정이 충분하다면야 의보 적용을 한다해도 무방하겠지만 탈모 치료보다 더 긴급한 질병이 있는데도 이를 적용하는 문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예컨대 최신 도입된 항암치료제 가운데는 의보재정 부담 때문에 본인이 엄청난 부담을 물어야 하는 것들도 있다. 돈 없는 사람은 일찍 죽으라는 것과 같다. 이 후보의 논리대로 신체의 완전성을 위해서라면 보톡스 시술이나 성형수술, 쌍꺼풀 수술 등도 의보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형평성 논리에 맞다.특히 선거를 앞두고 건보재정이나 형평성은 도외시하고 숫자가 많다는 이유로 건보 적용대상으로 하자는 것은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포퓰리즘이란 대중의 인기만을 쫓는 대중 영합정치다. 아르헨티나 페론이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을 수용하며 선심성 복지정책을 남발하다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간 사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국민건강보험은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보장제도다. 건보 적용 여부는 정치인이 하는 것보다 전문가 집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 특히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 문제를 꺼낸 자체가 무책임해 보일 수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1-09

또 높인 출산장려금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예측 발표한 2025년 국내 합계 출산율 0.52명은 실로 충격적 수치다.세계적으로 0명대의 합계 출산율을 보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가 장래인구 추계에서 0.52명까지 빠르게 급락할 것으로 예측된 통계청의 이날 자료는 놀라움을 넘어 국가적 위기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자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결혼과 출산이 지연되는 추이를 반영한 자료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인구절벽의 속도가 급전직하하고 있음을 뜻하는 내용이다.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합계 출산율 3.1명이다. 이스라엘 여성 한 명이 3명의 자녀를 낳을 때 우리나라 여성은 한 명도 낳지 못한다는 통계다.이스라엘의 출산율이 높은 것은 가족중시 문화와 유대교, 출산장려제도에 전적으로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 중 특이한 것은 체외수정과 수정란 동결보존 등의 생식보조 의료를 의료보험으로 보장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880만명 중 체외수정이 연간 4만 건이 넘는다. 인구대비 체외수정 건수는 세계 최고다. 신생아의 5%가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난다고 한다.우리나라도 소멸위기를 느낀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출산지원금을 지원하며 출산율 높이기에 전전긍긍하나 효과는 맹탕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저출산 고령화 대책과 관련한 감사에서도 인구가 적은 시군이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이 해당 시군의 인구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복지부가 올해부터 우리나라 신생아에게 지급하는 출산장려금 등 각종 지원금을 연간 680만원까지 크게 높였다. 돈만 준다고 애를 많이 낳지는 않을 텐데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1-06

핵융합시대 오나

화석에너지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이 부상하고 있다. 핵융합이란 가벼운 핵들이 결합해 더 무거운 핵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철원자 핵보다 가벼운 핵은 핵자당의 결합에너지가 질량이 작을수록 낮아서 더 무거운 핵으로 될 때 더 안정한 핵이 될 수 있다. 이때 결합에너지의 차이는 질량결손으로 나타나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핵융합 발전은 태양의 에너지 생성 방식을 본뜬 것으로, 우주에서는 수소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스 덩어리가 높은 열을 받아 헬륨으로 변하는 핵융합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지구에서 실현해내는 기술이 인공태양이다. 인공태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생성하고, 이를 자기장을 활용해 가두는 장치다.이러한 핵융합 기술을 이용하면 바닷물 1ℓ로 휘발유 300ℓ에 달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최근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허페이 물질과학연구원은 핵융합 실험로‘이스트’(EAST)를 이용해 지난해 말 1억 2천600만도의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1056초(약 17분 6초) 동안 유지하는데 성공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6월 1억2천만도 초고온에서 101초간 유지하는데 성공,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한국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2020년 11월 인공태양 ‘케이스타’(KSTAR)를 1억도에서 20초 동안 운행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인류에게 닥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빨리 핵융합기술이 완성돼 새로운 에너지 시대가 도래하길 기대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1-05

후지산의 분화

일본사람은 새해 첫 꿈에서 후지산(富士山)을 보면 매우 재수가 좋다고 한다. 도쿄 외곽에 있는 중상류층이 주로 사는 주택단지 중에 후지산의 조망권이 잡히는 집은 프리미엄도 붙는다고 한다.후지산은 오래전부터 일본의 상징이자 고대 신앙의 대상이다. 우리 민족이 백두산을 영산(靈山)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서는 신성한 산에 오를 때면 등산 대신 등배(登拜)라는 말을 쓴다. 후지산도 등배의 대상이다. 일본인이면 일생에 한번은 꼭 오르고 싶은 산이다.해발 3천776m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백두산보다 약 1천m가 높은 산이다. 일본 관동지역 대평원에 우뚝 솟은 이 산은 맑은 날이면 100km가 떨어진 도쿄서도 보일 정도다. 2013년 ‘신앙의 대상이자 예술의 원천’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산마루에 눈이 덮인 채 고독하게 바다와 호수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화가와 시인들에게 영감을 많이 준 산으로 평판 나있다.휴화산은 현재는 화산활동이 중단된 산을 말하나 새로운 정의가 나와 휴화산도 지금은 활화산으로 분류한다. 일본의 후지산은 휴화산이었으나 바뀐 정의에 따라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후지산은 1707년 12월 마지막 분화한 이후 지금까지 화산 활동이 일어나지 않았다.최근 일본에서는 후지산이 올해 당장 폭발할 수 있다는 지질 전문가의 경고가 잇따라 일본열도가 공포감에 휩싸였다. 일부는 작년 12월 후지산 주변에서 지진 등 징조가 보였다며 “무조건 달아나는 것이 살길”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한다.후지산이 폭발하더라도 한국에 미칠 파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그래도 괜시리 걱정되는 것은 지구변화의 무쌍함을 인간이 알 수 없는 탓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1-04

한민족의 상징, 호랑이

임인년, 호랑이해가 밝았다. 우리나라에서 호랑이는 위험한 맹수로 무서움의 상징이나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영물, 의리를 아는 친숙한 존재로 받아들여졌다.단군 신화나 ‘호랑이와 곶감’등 한국의 옛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며, 조선시대 민화에서도 표범, 까치와 함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반도에 살던 조상은 산을 신성한 곳으로 여겼고, 산에 사는 강인한 동물을 영물로 신성시했다. 가장 높이 숭배한 게 산신·산신령·산군 등으로 불린 호랑이였다.‘후한서’는 동이족에 대해 “그 풍속은 산천을 존중하고, 호랑이에게 제사 지내며 그것을 신으로 섬긴다”고 했다.호랑이가 한민족을 상징하게 된 것은 국권이 흔들리던 구한말 일본에 대한 저항과 조선을 상징하게 되면서부터였다.1908년 ‘소년(少年)’ 창간호에 최남선이 그린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그림이 실렸다. 일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가 1903년 한반도를 토끼 모양으로 형상화한 데 대한 반발로 그려졌다. 이어 최남선은 1926년 동아일보에 ‘호랑이’라는 7편의 글을 연재하며 호랑이 관련 각종 이야기를 정리하고 “고조선 이전부터 호랑이가 민족의 토템으로 숭배받아 왔다”며 ‘조선의 표상’으로 규정했다.호랑이와 관련된 민속신앙은 아직도 남아있다. 십이지(十二支) 열두 동물의 날 중 매월 첫 호랑이 날에 가게를 열면 번창한다거나 단오에 쑥으로 만든 호랑이(애호)를 머리에 꽂거나 문에 매달면 잡귀를 막는다고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를 계기로 호랑이는 민족의 상징으로 재부상했으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 역시 수호랑이었다. 새해, 호랑이 같은 기상으로 살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1-03

작심삼일

욜로(YOLO)란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살아간다는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일컫는 말이다.요즘 Z세대(10대 후반∼20대 중반) 사이에 신조어 갓생이 유행이라 한다. GOD+인생의 줄임말로 실현 가능한 범위안에서 열심히 살자는 의미다. 코로나19로 팍팍해진 사회적 환경이 영향을 미친 문화의 한 단면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자기방식으로 열심히 살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겠다는 생각은 나쁘진 않다. 소소한 일도 본인이 성취감을 얻으면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연초가 되면 각오를 새롭게 하는 일이 잦다. 개인이나 단체가 올해는 이것만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데 얼마나 지속되느냐는 것은 노력 여하에 달렸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은 마음먹었던 일이 결심한 지 얼마가지 않고 흐지부지될 때 하는 말이다.스티븐 코비 박사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거두고 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거둔다. 습관은 인격과 운명을 거둔다”고 했다. 인생의 80%는 습관으로 이루어지며 좋은 습관이 성공을 이끈다는 데 동의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는데 나쁜 버릇은 고치기 어려우니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갖도록 하자는 뜻이다.작심삼일이 될지라도 나 자신의 변화를 위해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술 담배를 끊는 것이나 운동을 하겠다는 것 등 무엇이든 좋다. 나이도 상관이 없다. 한 조사에 의하면 연초 결심한 것이 지켜진 비율이 고작 8%라 한다. 그래도 시작하자. 작심삼일을 열번하면 작심 30일이 된다는 생각으로 올해도 새로운 각오를 세워보자./우정구(논설위원)

2022-01-02

송구영신(送舊迎新)

올해도 이제 달랑 하루 남았다. 올 한해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말로 정리하는 것이 역시 옳을 것 같다. 2년째 이어져 온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모든 일상의 흐름이 비정상으로 흘러갔다. 처음 겪는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는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됐다. 정치와 경제 역시 정상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사회 혼란에 일조한 한해였다.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정했다.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다. 혼란과 모순으로 점철된 우리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한 정치인은 “도처에 도둑만 들끓는 서글픈 나라가 된 것 같다”고도 말했다.교수회는 지난해는 내로남불을 한문으로 옮긴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그해 사자성어로 선정한 바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자가당착적 우리사회의 행동양식을 비판한 것이다.송구영신은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다”는 뜻이다. 새해를 맞아 흔히 인사말로 잘 쓰는 용어지만 이 속에 담긴 뜻은 한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는 것이다.내일이면 새해를 맞는다. 지금 이 시간 우리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맞으면 좋을까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중 올해에 청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빨리 청산하자. 그것이 묘서동처나 아시타비라도 좋다.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소망하는 사자성어가 소개된다. 올 연초 사람들이 가장 선호했던 사자성어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였다. 이전 해는 만사형통이 가장 많았다. 새롭게 다가올 2022년 임인년에 우리가 맞이할 희망의 글자를 그려보자. 만사형통도 좋고 운수대통도 좋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30

명품 계급도

명품에도 계급이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명품 쇼핑 플랫폼 ‘트렌비’가 명품 계급도를 공개해 화제다. 명품 쇼핑 플랫폼 ‘트렌비’가 공개한 명품계급도에 따르면 ‘명품 중의 명품’이자 최상위 랭킹인 ‘엑스트라 하이 엔드’ 레벨 명품은 바로 에르메스다.최근 배우 고현정이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 연기 도중 에르메스의 켈리백을 패대기쳐 화제를 모았다. 에르메스 켈리백은 1천500만 원에 달하는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백으로 유명 연예인도 협찬을 받기 어려운 가방이다. 에르메스는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특히 켈리백은 에르메스의 다른 제품을 구매해 실적을 쌓은 뒤 몇 년을 더 대기한 후에야 구매 기회가 주어진다. 일부 고객은 켈리백과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 1억원에 달하는 웃돈을 얹어 주문 대기를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에르메스는 독일 태생의 창업자 티에리 에르메스가 1837년 프랑스 파리에 고급 마구 제조 공방을 개업함으로써 탄생했다. 에르메스는 탄생 이후 줄곧 독립 브랜드를 지켜왔으며, 루이비통 그룹이 에르메스를 인수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에르메스 제품의 특징은 한 명의 장인이 하나의 가방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며, 가방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 15~2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에르메스의 바로 밑인 ‘하이엔드’ 레벨에는 글로벌 대표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 루이비통, 고야드가 꼽혔다. 프레스티지 레벨에는 디오르, 펜디, 보테가 베네타, 셀린느가 올랐고, 프리미엄 레벨에 프라다, 구찌, 생로랑, 버버리 등이 포함됐다. 명품 계급도에서 국산브랜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게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2-29

골고루 잘 사는 나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제는 지역마다 골고루 발전시켜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다. 정부는 2003년 대통령자문기관으로 국가균형발전 위원회를 설립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에는 또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만들어 지역 간 연대 및 협력증진을 통해 지역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더한층 힘을 쏟겠다고도 했다.하지만 실제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느냐 하는 데는 의문이 많다. 정부의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의지와는 달리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가 더 많이 쏠려 작년 기점으로 국가 전체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1천대 기업의 본사 74%가 수도권에 밀집하는가 하면 고교를 졸업한 지방의 학생이 서울 소재 대학으로 몰리는 바람에 지방의 대학들은 정원미달로 고사 상태다.앞으로 30년 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지방에 소재한 90개 가까운 시군구가 소멸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인구소멸 위기와 노령화로 지방의 다수 도시들은 빠져나가는 젊은이들을 붙잡기 위해 안갖 힘을 쏟으나 늘 허탕이다.정치와 경제, 교육, 문화가 집중된 수도권은 과밀화로 인한 부작용으로 집값이 폭등하고 교통난 때문에 주민들은 늘 불평이다. 중소도시마다 난맥상에 빠져있다.여야 대선후보들이 지방을 순회하며 국토균형발전을 공약(公約)으로 제시했다. “지방과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이야말로 국가의 생존전략”이며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선거 때마다 되뇌는 후보들의 약속이 공약(空約)으로 남는 일 이제 더이상 없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잘사는 나라가 꿈이 아니길 바란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28

‘설강화’ 논란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뜨겁다. ‘설강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남한의 군부정권은 정치적 기득권을 연장하기 위해 그토록 적대시하던 북한의 수뇌부와 은밀하게 접촉한다.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간첩이 남파된다. 아버지가 안기부의 수장인 여대생은 안기부 요원에게 쫓겨 여대생 기숙사로 숨어든 남파 간첩을 만난다. 여대생은 학생운동을 하다 강제 징집당한 오빠 생각에 그를 숨겨주며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1987년은 군부독재타도를 외치며 수많은 희생을 치른 끝에 마침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해이다. 하지만 결과는 허망했다. 유권자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대학가에 침투한 용공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군부정권의 주장에 현혹돼 12·12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의 동료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뽑았기 때문이다.설강화 논란의 핵심은 여대생이 남파 간첩을 운동권 학생으로 오해해 도와준다는 극적 상황설정이다. 이는 군부정권에 의해 조작된 용공 사건을 사실로 왜곡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한편으로는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을 훼손하거나 안기부를 미화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오히려 1987년 대선 국면에서 정치 권력과 안기부의 공작 정치를 비판적으로 그려낸다는 지적이다.대통령 앞에서 정치 실세들이 칼로 손가락을 베어 흘린 피를 술잔에 담아 마시거나 안기부장과 여당의 사무총장이 중국에서 북한 고위급 인사와 비밀회담을 하면서 대가로 1억 달러를 제공하는 장면을 통해서 북풍을 대선에 이용하려는 권력의 거짓과 음모를 폭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왜곡이냐, 창작의 자유냐. 진실은 하나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각인각색이다. 그게 민주주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2-27

넥타이의 퇴조

정장을 자주 입는 남성이면 누구나 자신이 가진 넥타이 중 한두 개 정도는 뜻깊은 추억거리가 있다.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거나 승진 기념 혹은 생일 등 특별한 날에 받은 넥타이가 바로 그것이다. 넥타이는 남성 패션의 시작이자 완성이라 할 만큼 남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패션이다. 그래서 남성에게 주는 선물로는 넥타이가 제격이다.정치인에게 넥타이는 자신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좋은 정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빨간색은 열정적 이미지를 나타내고 싶을 때, 오렌지색은 감성적 표현을 하고자 할 때, 파란색은 평화로운 이미지를 전달할 때 맨다고 한다. 매우 공격적이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빨간색 넥타이를 즐겨 맺다. 중국의 시진핑이 자주 매는 자주색은 강력한 중국을 상징한다고 한다.2016년 신사의 나라 영국의 하원은 오랜 전통을 깨고 의원에게 노타이를 허용했다. 시대 흐름을 반영하는 결정이기도 하지만 권위와 격식의 문화를 벗어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언제부턴가 직장인 사이에서도 노타이 차림의 캐주얼 복장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 패션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2000년대 초반 70%에 가깝던 출근시간대 정장차림이 10년 후에는 30%로 줄었다고 한다.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정부 공식행사에서도 노타이 차림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분위기다.최근 통계청이 넥타이를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품목에서 제외했다. 소비가 줄어든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 했다. 17세기 크로아티아 군인 복장에서 유래해 남성패션의 독보적 자리를 차지했던 넥타이가 퇴조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서운함을 느낄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26

우울한 크리스마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가벼운 증상을 유발한다는 현지 의료진의 의견이 알려지면서 한때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뜻하는 낭보로 전해지기도 했다. 덜 치명적 방식으로 진화해 감기처럼 가볍게 자나갈 수 있어 올 크리스마스의 선물이 될 거라는 낙관론이었다.그러나 실제는 기존의 변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감염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 89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 영국 등 유럽에서는 오미크론의 변이가 우세종으로 바뀌면서 각종 상점들이 셧다운에 들어가고 있다.내일이면 크리스마스 날인데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가 암울하다. 크리스마스 캐럴송이 울려 퍼지고 선물 준비로 한창 붐빌 도심거리는 한산하기 짝이 없다. 연말 대목을 잔뜩 기대했던 상인들은 강화된 방역조치로 줄어든 손님에 그저 한숨만 내쉰다. 대목 장사를 망친 상인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워진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보통의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백신을 접종하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벌써 2년째 ‘집콕’ 크리스마스를 맞아야 하니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크리스마스는 기독교에서 예수 크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부활절 다음으로 가장 큰 기념일로 옛날에는 성탄절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1949년 정부수립 후 이날을 최초로 공휴일로 지정했다. 70년 이상 공휴일로 지내온 날이다. 종교적 의미를 떠나 이날은 시민에게는 그해 마지막 공휴일로서 송년의 아쉬움도 달래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주고받는 미담이 넘치는 날이다. 하얀 눈이 내려 더 아름다워야 할 크리스마스 휴일을 올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망쳐놓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23

리플리 증후군

리플리 증후군은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만을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말한다. 거짓이 탄로 날까 봐 불안해하는 단순 거짓말쟁이와 달리, 리플리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이 한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는다.리플리 증후군의 이름은 미국의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에 쓴 범죄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의 주인공 ‘리플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반항아적 기질의 주인공 톰 리플리는 친구이자 재벌의 아들인 디키 그린리프를 죽인 뒤, 대담한 거짓말과 행동으로 그린리프의 인생을 가로챈다. 즉, 톰 리플리가 아닌 디키 그린리프의 삶을 살아간 것이다. 그러나 그린리프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그의 연극은 막을 내린다.실제 현실에서도 리플리 증후군의 사례는 다양하다. 지난 2007년 동국대 교수 임용 및 광주 비엔날레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예일대 박사학위와 학력을 위조한 S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 사건을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 빗대어 ‘재능 있는 S씨’로 표현하면서 리플리 증후군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14년에는 SBS의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08년부터 6년 동안 48개의 유명 대학교를 전전하며 신입생 행세를 한 학생의 사연을 추적 보도하기도 했다.리플리 증후군이 위험한 것은 욕구 불만족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본인의 상습적인 거짓말을 진실인 것으로 믿게 되면서 단순한 거짓말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신조어는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후보의 부인의 학력과 경력에 대해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공격하면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2-22

30대 장관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는 1985년생이다. 34세이던 2019년 총리에 취임했다. 그녀는 파격적 내각 구성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19명의 장관 중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그 중 마린 총리를 포함해 4명이 30대 여성이다. 마린 총리 내각은 작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잘 관리해 국민의 70% 지지를 얻었다.세계적으로 30∼40대 지도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만 39살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뉴질랜드 저신더 아던도 2017년 37살 나이에 총리로 임명된 여성 지도자다. 벨기에 샤를 미셸 총리도 38살에 총리가 됐으며 오스트리아 제바스틴 쿠르츠 총리는 35살의 현직 총리다.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은 47살에 대통령이 됐고, 영국의 캐머린 전 총리는 43살에 총리에 취임했다.정치 지도자의 연령층이 낮아지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의 30대 국가 지도자 탄생은 눈여겨볼 만한 현상이다. 젊은 지도자 등장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대체적으로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이라는 것이 보편적 분석이다. 국내서도 지난 6월 국민의 힘 당 대표 선출에서 36세의 이준석 후보가 뽑혀 돌풍을 일으켰다. 이 대표의 당선은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를 담아 우리 정치사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가 집권 후 청년인사 중용 방침을 밝히고 있다. 차기 내각 구성에 30대 장관 인선도 말했다. 젊은 층의 장관 등용은 여러 면에서 고려할 부분이다. 디지털화 시대에도 바람직한 선택이며 기성정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부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다.국회의원과 장관의 평균 연령이 50∼60대에 머물고 있는 한국정치 현실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란 면에서 기대감도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21

무형문화재 ‘갯벌 어로’

갯벌어로가 무형문화재로 선정돼 화제다. 문화재청은 갯벌어로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무형문화재는 형태로 헤아릴 수 없는 문화적인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형체가 없기 때문에 그 기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지정 대상이 된다.예를 들어 인류의 정신적인 창조와 보존해야 할 음악·무용·연극·공예기술 및 놀이 등 물질적으로 정지시켜 보존할 수 없는 문화재 전반을 가리킨다. 이번 무형문화재 지정 범위는 맨손이나 손 도구를 활용해 갯벌에서 조개류·연체류 등을 채취하는 어로 방식인 갯벌어로를 비롯해 관련 전통지식, 공동체 조직문화(어촌계)와 의례·의식 등을 모두 포함한다. 한반도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을 무대로 어민들이 일군 전통 어로 방식이다.갯벌어로는 오랜 기간 갯벌이 펼쳐진 한반도 서·남해안 전역에서 전승되며, 조선 시대 고문헌에서 갯벌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공납한 기록이 확인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갯벌어로에 쓰이는 도구나 방식이 지질이나 지역에 따라 달라 그 기술의 다양성이 학술연구 자료로서 가치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갯벌어로는 지난 9월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광고영상에서 민요 옹헤야를 배경 음악으로 바지락을 따러 가는 어민들의 경운기 여러대가 갯벌을 달리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20일 오후 기준 영상을 본 시청자 수는 3천471만명을 넘었다.어로 방식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례는 이번이 두번째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9년 한국 어촌문화와 생업의 근간인 어살(漁箭)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바 있다.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문화로 자리잡기까지의 오랜 염원이 어느덧 무형문화재로 자리매김해가는 듯 싶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12-20

백신 독점주의

19세기말 네덜란드 한 식물학자가 큰달맞이꽃에서 별종의 돌연변이를 발견하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지속 발전되어 왔다. 과학자들은 돌연변이는 생명의 연속성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 말한다. 지구상의 진화하는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변이를 시도한다는 뜻이다.사막에 사는 검은쥐가 흰쥐로 바뀌게 된 것도 큰 새에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한 자연적 변이 현상이다.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물은 번식을 유지하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도태하기 마련이다.미세한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백신이란 물질에 살아남기 위해 변이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달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오스만 박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백신이 불평등하게 공유되는 한 더 많은 변이가 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코로나 백신이 주요 국가에게만 집중되는 백신 독점주의가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그럼에도 지구촌은 여전히 코로나 백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모순에 빠져 있다.주요 20개국이 89%의 백신을 독점하고 있으며 오미크론 등장으로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선진국의 백신 독점은 더 심화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보츠와나와 남아공의 백신 접종률은 20% 안팎이다. 나이지리아나 에티오피아 등은 아직 1%대에 머물고 있다.빈곤국의 백신 대란을 방치하고는 코로나 대유행을 잡을 수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에는 지구촌 공존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옆집 불을 꺼야 우리 집 불도 막을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 모두가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19

대구 동성로

대구 동성로는 누가 뭐래도 대구 제1의 번화가다. 하루 20만명 이상 방문객이 찾는 이곳은 백화점, 쇼핑센터, 패션타운, 호텔, 술집, 카페 등 없는 것이 없을 만큼 다양한 업소들이 밀집해 있다.대구의 핫플레이스이면서 맛집들도 즐비하다. 한때 대구시민이 시내(다운타운)로 간다고 하면 모두가 동성로를 가리켰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대구백화점 앞은 대구시민의 대표적 약속 장소다.대구에는 1907년 대구읍성의 동쪽 성벽을 허물면서 동성로와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 등이 만들어졌고 그때 조성한 동성로 길(0.92km)이 동성로의 시발점이다. 세월이 흘러 상권이 줄곧 확대되고 동성로 영역도 더 커졌다.다른 도시들이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발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대구는 동성로를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됐다. 내륙도시 특성 때문에 도시 중심에서 방사형 형태로 상권이 뻗어났다고 한다. 현재는 반월당역을 중심으로 대구역 인근과 공평동까지를 포함하는 거대 상권을 동성로라 한다.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이 곳 월 방문객은 600만 명이다. 대구 대표 여행길인 근대골목투어 길과 김광석 거리와 어울려지면서 대구 동성로 상권은 이제 전국 어디에도 손색없는 번화가로 성장했다.한국부동산원 자료에 의하면 최근 대구 동성로의 공실률이 22.5%에 이르렀다. 전국 평균 10.9%보다 크게 높다. 대구 대표 상권의 쇠퇴 징조다.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관광특구 지정까지 안될까봐 관계기관도 조바심이라는 소식이다.동성로 상권 위축에는 코로나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동성로 상권 쇠퇴에 대한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시민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적 소식이기 때문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