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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서치

등록일 2022-03-02 20:46 게재일 2022-03-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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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서치(politics+research)’는 여론조사업계에서 쓰이는 말로,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여론조사를 함으로써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같은 신조어는 폴리페서(Polife ssor)가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politics)’와 ‘교수’를 뜻하는 ‘프로페서(professor)’의 합성어로 이뤄진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됐다.

폴리페서가 대학 교수직을 발판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것처럼 폴리서치도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폴리서치란 용어가 등장한 것이 바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3·9대선 여론조사에서 조사 방식이 다른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바람에 빚어진 논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기존 정례 조사를 ARS(자동응답) 100% 조사로 해왔으나 대선 종반전에 접어든 시점에 별개로 전화면접 100% 조사를 진행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ARS 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보였지만,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KSOI 측은 조사 방법에 따라서 결괏값이 다른 점을 있는 그대로 알려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중요한 건 추세인데, 기존 조사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를 갑자기 발표하는 건 통상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때마침 모 여론조사기관 대표는 SNS에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가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쳐 해당 기관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도 벌어졌다.

공정성이 생명인 여론조사기관의 폴리서치는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결코 용납돼선 안 될 범죄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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