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뒤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 가지는 특권의식을 텃세라 말한다. 특권의식이라 표현하지만 내용으로 보면 사람을 업신여기거나 위세를 떨치고 사람을 괴롭히는 경우도 포함한다.
텃세는 특정지역이나 직장, 단체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자주 일어나는 사람 간의 문제다. 과거 직장인 상대로 새로운 직장에서 기존직원의 텃세를 경험했느냐는 물음에 70%가 경험했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다는 뜻이다.
먼저 입양한 강아지가 뒤늦게 들어온 강아지를 시기해 못살게 군다는 사례도 있다. 사람에게만 텃세가 있는 게 아니라 동물도 텃세를 한다.
텃세와 달리 홈그라운드 이점이라는 게 있다.“똥개도 제집 앞에서는 50점을 딴다”는 시쳇말이 이를 뜻한다.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외 다른 지역에서는 8강이 한계라는 월드컵대회에서 우리나라는 4강 신화를 만들었다. 선수도 잘 싸웠지만 2002년 FIFA월드컵 경기에 등장한 붉은 악마의 응원 덕이 컸다.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붉은 악마의 함성과 물결은 다른 나라 선수를 주눅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홈그라운드라는 게 이런 장점이 있다. 이는 합법적 어드밴티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한 한국은 홈그라운드 이점을 활용해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인 4위를 목표로 삼았다. 비록 7위에 그쳤지만.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편파 판정시비로 세계인의 비난을 싸고 있다. “올림픽이냐 중국체전이지”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활용하는 지혜는 내버려 두고 텃세만 부린 중국 탓이다.
금메달 한두 개 더 따겠다고 국격 실추를 감수하는 중국의 태도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