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7만명을 돌파했다. 22일 현재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때 80만명에 이르던 미국은 9만명대로 떨어졌고 영국도 4만1천여명, 일본은 6만명선이다.
신규 확진자 폭증으로 연초 2만5천명대에 있던 재택치료자가 이제 50만명을 넘겼고 조만간 100만명도 넘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7천60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정부는 “언젠가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자리 잡는다” “계절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자주 던지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도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확산은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이라고 한다.
실제로 정부의 말대로 코로나 사태가 종국으로 치닫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갑겠지만 아직은 코로나 유행이 정점을 향해 달리는 과정이라 성급한 언급에 국민의 경계심이 풀릴까 봐 걱정이다.
특히 새로운 변이의 출현과 같은 불확실성이 아직은 존재한다. 지금의 섣부른 낙관이 더 큰 재앙이 부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경계심을 늦출 일이 절대 아니다.
얼마 전 경기도에서는 재택치료 중이던 7개월 영아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한해 계절독감으로 사망하는 추정자가 3천∼5천명이 된다고 7천여명의 코로나 희생자의 목숨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한명 한명 귀하지 않고 억울하지 않는 목숨이 어디 있나. 무증상·경증이라서 재택치료라는 이름으로 방치되는 일도 안된다.
섣부른 낙관론보다 신중한 말한마디가 더 중요한 때다. 프랑스의 한 소설가는 이렇게 말했다. “희망은 모든 악 중 가장 나쁘다. 인간의 고통을 연장시키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