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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줏값 유감

등록일 2022-02-22 19:05 게재일 2022-0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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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올랐다더니 이번엔 소줏값이 올랐다.

하이트 진로가 오늘(23일)부터 소주가격을 출고가 기준 7.9% 인상했다. 다른 소주업체들도 이에 맞춰 곧 가격 인상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애주가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술이다. 한국에서 1년에 36억병 정도(2016년) 소비된다. 1인당 연 87병, 잔수로 따지면 779잔이다. 소주가 서민 술인 이유는 술맛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맛과 향기로 즐기는 술이 아니라 마시고 취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몽골제국이 일본 정벌을 위해 우리나라 개성과 안동 등지에 주둔군을 두면서부터다. 세월로 보면 800년이 흘렀다.

소주가 본격적으로 서민 술로 자리 잡은 것은 일본이 주정생산을 시작한 이후로 일제강점기인 1920년 무렵이다. 이 때 우리나라에는 수 천개의 소주공장이 생겨났다고 하니 그때가 주류시장의 대변혁기라 할 수 있다.

술은 인류가 만든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천 년에 이르는 동안 술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술은 나라마다 자기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의 포도주나 우리의 막걸리 같은 민속 술 등이 그런 것들이다.

술은 사회관계의 윤활유로서 역할도 하고 술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성숙시키다. 그래서 술을 즐겨 찾지만 때로는 술로 인한 사회적 폐단도 적지 않다.

직장인들이 한 달에 지불하는 술값이 대략 20만원 안팎 정도라 한다. 이번 출고가 인상으로 시중에서 소주 한 병 가격은 5천원을 후딱 넘을 것 같다. 퇴근 후 술 한잔 하기가 이젠 더 부담스러워졌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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