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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교책판,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된 `유교책판(사진)`이 지난 9일(아랍에미레이트 현지시각)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IAC)에서 `등재권고`판정을 받은 뒤 9일 이리나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최종 추인했다.따라서 `유교책판`은 한국의 12번째,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13번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됐다.`유교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718종 6만 4천226장의 목판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인쇄·발간하고자 만든 것이다.이러한 자료들은 최근까지 주로 문중이나 서원 등 민간에서 보관해 오던 것으로 경북도의 지원과 한국국학진흥원의 수집·보관 등 10여 년간에 걸친 노력과 등재 신청 준비를 통해 이번에 최종적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유교책판`은 1460년 청도의 선암서원에서 판각된 `배자예부운략(排字禮部韻略)`부터 1955년에 제작된 책판까지, 시대를 달리하는 다양한 종류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이 가운데에는 `퇴계선생문집`책판과 같은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책판으로부터 근대 출판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판각한 책판도 있다.특히 출처와 시대가 다른 기록물을 한 곳에 모아 신청한 것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이는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컬렉션`을 중시하는 현 시책에 부합된다는 점도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큰 요인이 됐다는 후문이다.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세계유산을 최다 보유한 광역지자체의 위상에 걸맞은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5-10-12

천년전 신라의 소리 30만에 감동 선사

통일 신라시대 때 조성된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소리문화를 재조명하는 `2015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BBS 불교방송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 경주시, 불국사 등의 후원으로 4회째 열린 이번 축제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경주 첨성대 잔디광장에서 에밀레 모형 종 타종, 신라문화 체험, 신라 간등회(看燈會)재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축제 기간 외국인 관광객 2천여 명을 포함해 가족단위 관람객을 중심으로 총 30만명이 몰렸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년의 7080 단체 관람객들로 줄을 이으면서 모든 세대가 신라의 종(鐘), 전통등, 신라문화체험을 즐기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됐다. 특히 올해 첫 선을 보인 `디지털 성덕대왕신종`은 신종의 `맥놀이 현상`을 화려한 LED 영상으로 표현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을 뿐만 아니라 개막식 참가 내빈들로부터 `창조적 발상`이 돋보인다는 찬사를 받았다. 아울러 올해 첫 선을 보인 `에밀레 주제가`가 전해주는 감동의 메시지는 중독성이 있다며 호평했다. 여기다 불을 뿜는 공작등과 용등, 전통 혼례등 등 40여 개의 대형 전통등이 어우러지면서 밤 늦은 시간까지 축제장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또 4t 무게의 대형 범종 타종은 일반인들이 평소 접하기 힘든 체험이어서 큰 인기를 모았으며, 선무도, 비천무, 사찰학춤, 국악공연 등으로 매일 개최된 힐링콘서트는 상업성과 오락성에 치우친 다른 축제와 차별화를 꾀했다는 평가다.특히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와의 연계 차원에서 캄보디아, 터키 등 실크로드 국가 공연단이 힐링콘서트에 매일 출연해 신비롭고 이색적인 전통 춤사위를 선보였다. 대구 경명여고 다도반의 다도체험, 탁본과 인경, 금관 만들기 등 40여 가지의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됐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유망축제`로 선정된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면서 앞으로 행사의 격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행사 기간 전문가와 공무원, 학생 등으로 구성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축제평가단이 축제장을 찾아 꼼꼼한 평가를 진행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경주시가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모델로 한 `신라대종`을 만들어 올해 연말 타종을 계획하고 있다”며 “에밀레전을 신라대종과 연계하고 경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12

사물을 골똘하게 바라보는 날카롭고 지적인 통찰

생동하는 우리의 몸을 소재로 해서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미지의 시 세계를 펼쳐온 이현승 시인의 세번째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창비)이 출간됐다. `친애하는 사물들`(2012) 이후 3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이번 시집은 “몸을 위한, 몸에 의한, 몸의 것일 수밖에 없을 나날의 삶의 육체성이 어떻게 조직되고 통제되는가를 바닥까지 들여다보려는 몸의 헌정서”(이찬, 해설)이다.사물을 골똘하게 바라보는 날카롭고 지적인 통찰과 예민한 감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논리정연하면서도 단정한 시편들이 신선한 공감을 일으키며, 새로운 각도로 일상을 들여다보며 세상의 양면적 속성과 존재의 본질을 파고드는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위트와 유머 속에 슬픔이 깃든 삶의 아이러니가 돋보인다.“꿈이 현실이 되려면 상상은 얼마나 아파야 하는가./상상이 현실이 되려면 절망은 얼마나 깊어야 하는가.//참으로 이기지 못할 것은 생활이라는 생각이다./그럭저럭 살아지고 그럭저럭 살아가면서/우리는 도피 중이고, 유배 중이고, 망명 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뭘 해야 한다면//(…)//고독이 수면유도제밖에 안되는 이 삶에서/정말 필요한 건 잠이겠지만/술도 안 마셨는데 해장국이 필요한 아침처럼 다들/그래서 버스에서 전철에서 방에서 의자에서 자고 있지만/참으로 모자란 것은 생활이다”(`생활이라는 생각” 부분)구체적인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현승의 시에는 말 그대로 생활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시인에게 삶이란 “언제나 선택의 편에서 포기를 합리화하는 일”(`허수아비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구할 수 없는 것만을 기도하”(`빗방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는 영혼들이 “서로 권하고 축이고/또 이렇게 밥 한끼 얻어먹고 다음을 기약하는 일”(`다단계`)이다. “불행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삶”(`씽크홀`)의 비애 속에서 시인은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리고 늘 각성과 졸음이 동시에 육박해 오는 “절박한 삶”(`봉급생활자`)을 살아가는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생활인의 애환에 연민의 눈길과 “차가움에서 시작해 뜨거움으로 가는 악수”(`저글링`)를 건넨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9

이 시대 사랑은 없다

`피로사회` `심리정치`의 저자 한병철 교수(베를린 예술대학)의 신작`에로스의 종말`(문학과지성사, 김태환 옮김)이 출간됐다. 전작 `피로사회`가 `할 수 있다`라는 성과사회의 명령 아래 소진돼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관찰하고,`심리정치`가 자유와 욕망까지 착취하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은밀한 통치술을 파헤쳤다면, 이번 책에서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진정한 사랑이 왜 위기에 처하게 됐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펼쳐나간다. 저자는 에로스가 “완전히 다른 삶의 형식, 완전히 다른 사회를 향한 혁명적 욕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오늘날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투쟁 가운데 하나인 `사랑의 재발명을 위한 투쟁`에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2013년 독일에서 출간된 `Agonie des Eros`를 번역한 것으로,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가 이 책의 불어판(Le Desir: Ou l`enfer de l`identique, 2015)에 쓴 서문`사랑의 재발명`이 함께 수록돼 있다. 한국에 소개되는 한병철의 여섯번째 책.`에로스의 종말`은 “최근 사랑의 종말을 고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려온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역사의 오랜 전통 속에서 사랑에 강렬한 의미가 부여돼 왔다면, 오늘날에는 바로 그러한 의미의 사랑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오늘날 사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적은 과연 누구일까? 한병철은 에로스란 “강한 의미의 타자, 즉 나의 지배 영역에 포섭되지 않는 타자를 향한 것”인데, 환상이 사라지고 경제적인 법칙만이 지배하는 세계, 점점 더 “동일자의 지옥”을 닮아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에로스적 경험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저자에 따르면, 사랑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과잉이나 광기에 빠지지 않은 채 즐길 수 있는, 두 개인 사이의 가벼운 계약 관계가 아니라, 타자의 실존에 대한 근원적인 경험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자아의 파괴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는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 `멜랑콜리아`와 피터르 브뤼헐의 그림 `눈 속의 사냥꾼들`, 바그너의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을 예로 하여, 절대적 타자성의 경험으로서의 사랑, 완전한 타자의 파국적 침입에 의해 주체의 정상적인 균형 상태를 깨뜨리는 재난으로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한편으로, 안락함과 나르시시즘적 만족 외에는 관심이 없는 오늘의 세계에서 에로스의 가능성을 짓누르고 있는 실제적인 힘들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한병철에 따르면, 에로스는 성과와 `할 수 있음`의 피안에서 성립하는 타자와의 관계다. 즉, “다르다는 것의 부정성, 즉 할 수 있음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 있는 타자의 아토피아(atopia)가 에로스적 경험의 본질적 성분을 이룬다.” 사랑의 경험은 불능에 의해 만들어지며, 불능은 타자의 완전한 현현을 위해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과 원리가 삶의 전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현대의 세속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랑은 긍정화되고 아무런 부정성을 알지 못하는 단순한 `성애`로 변질된다.이 책은 진정한 사랑의 최소 조건, 즉 사랑을 위해서는 타자의 발견을 위해 자아를 파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데 대한 철두철미한 논증인 동시에, 전적으로 안락함과 나르시시즘적 만족 외에는 관심이 없는 오늘의 세계에서 에로스의 싹을 짓누르고 있는 온갖 함정과 위협들을 깨닫게 해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9

김훈 산문의 정수 `라면을 끓이며`

`칼의 노래`를 쓴 소설가 김훈(67)이 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를 펴냈다. `라면을 끓이며`는 작가의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2002)와 `밥벌이의 지겨움`(2003), `바다의 기별`(2008)에 실린 글 일부와 그 후에 새로 쓴 원고지 400장 분량 산문을 합쳐 엮은 책이다.말하자면 작가가 쓴 산문의 정수를 모은 것이다. 이 책을 엮는 과정에서 그는 많은 글들을 버리고, 새로이 문장을 벼렸다. 그가 축적해온 수많은 산문 가운데 꼭 남기고 싶은 일부만을 남기고, 소설보다 낮고 순한 말로 독자들에게 말을 걸고픈 그의 바람이 담긴 최근의 글들까지 빼곡하게 들어찬 이 책엔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고압전류가 흐른다.김훈 문장의 힘은 버리고 벼리는 데서 온다. 이 책은 김훈이 축적해온 삶 위에, 가차없이 버리고 벼린 그의 문장의 힘이 더해져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읽는 희열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산문집이다.책은 작가의 지난날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주제인 `밥`, `돈`, `몸`, `길`, `글` 등 5부로 나뉘어 있다.이전 산문집에서 내면의 생각과 가족 이야기,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등을 진솔하게 적어 온 작가는 새 산문집에도 사람 사는 풍경을 생생하게 담았다.문학동네. 412쪽. 1만5천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9

포항중앙교회 “하나님 기쁘게 해 드리자”

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지난 4일 오전 교회 창립 68주년 기념 주일예배를 드리고 교회 부흥과 지역복음화를 다짐했다. 사진 교회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드려진 3부 예배에서 오는 11월 1일 열릴 새 생명 전도축제 선포식을 갖고 3천명의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키로 했다.교인들이 이날까지 전도하기로 작정한 전도대상자는 2천92명으로 집계됐다.또 교회 창립 68주년 기념 케이크 절단식도 갖고 68년을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손병렬 목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란 예배설교에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생명을 내어주기 위해서이며,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그런 후 “초대교회처럼 하나님을 진정 기쁘게 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손 목사는 “초대교회는 성령충만한 교회, 사랑이 넘치는 평안한 교회, 든든히 서가는 교회, 말씀을 가까이 여기는 교회, 자기 몫을 다하는 교회였다”며 “포항중앙교회도 초대교회와 같은 교회가 되어 어떤 고난과 핍박에도 흔들리지 말고 이 시대 날마다 부흥하고 성장하는 교회가 될 것”을 소망했다.김정현 원로장로는 대표기도를 통해 “축복 가운데 부흥 성장시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다음세대와 포항, 열방복음화를 이뤄 달라,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 그간 하나님의 뜻과 달리 잘못 살아온 삶이 있다면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회개하게 해 달라, 주님 뜻대로 살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예배는 입례송, `68년간 걸어온 교회 역사` 영상소개, `주기도문` 찬송, 성시교독, `지금까지 지내온 것` 찬송, 기도, 유봉숙 권사 성경봉독, `주께 찬양하세` 시온찬양대 찬양, 설교, 봉헌, `시온성과 같은 교회` 봉헌송, 중앙소식, 첫 출석 유아 둘 기도, 엔젤찬양선교단 찬양 및 워십, 새 생명 전도축제 선포식, 케이크 절단,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포항중앙교회는 귀가하는 교인들에게 떡과 빵을 전달하며 교회 창립 68주년의 기쁨을 나눴다.한편 포항중앙교회는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성도 수, 예산, 건물 등을 종합 분석)로 불리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8

포항 기독교계 가을부흥회 봇물

포항지역 교회들이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특별한 부흥회를 잇따라 열고 교회 성장과 지역복음화에 나선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12~14일 김동호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너희는 이 땅의 빛이요 소금이라!`란 주제로 2015 가을 대부흥성회를 개최한다.김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는 12일 오후 7시30분 `자녀의권세`, 13일 오전 5시 `주어진 기회`, 오후 7시30분 `그리스도의 편지`, 14일 오전 5시 `세가지 시험`, 오후 7시30분 `천국의 시고방식`이란 제목으로 모두 5회 부흥회를 인도한다.포항동부교회(담임목사 김영걸)도 같은기간 지용수 목사 초청 창립 90주년 기념 심령부흥회를 연다.지 목사(창원양곡교회)는 하루 1~2차례씩(오전 5시, 오후 7시) 모두 5차례 말씀을 전한다. 지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총회장을 지냈다.포항효자교회(담임목사 이하준)는 21~23일 윤석호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가을부흥사경회를 개최한다.부흥회는 오전 5시, 오후 7시30분 하루 두 차례씩 모두 5차례 이어진다.윤 목사는 인천 동춘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다.이에 앞서 교회는 12~17일까지 부흥회를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포항 푸른숲성산교회(담임목사 최임성)는 16일부터 30일 사이 3차례 Revival Again(리바이벌 어게인)집회를 개최한다.강사로는 정연수 원로목사(포항장성교회), 서임중 원로목사(포항중앙교회), 리홍규 은퇴목사(포항동부교회) 등 3명이 선정됐다.정 원로목사는 16일 오후 9시, 서 원로목사는 23일 오후 9시, 리 은퇴목사는 30일 오후 9시 각각 말씀을 전한다.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21일부터 23일까지 교회 본당에서 `치유와 회복`이란 주제로 교회 창립 68주년 기념 신앙부흥사경회를 연다.신앙부흥사경회는 김길 목사(서울명신교회)와 이흥식 목사(대구평산교회), 김운용 교수(장로회 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등 3명이 강사로 나서 각각 1~2회씩 모두 5회 인도한다.김 목사는 21일 오후 7시30분, 22일 오전 5시, 이 목사는 22일 오후 7시30분, 23일 오전 5시, 김 교수는 23일 오후 7시30분 말씀을 전한다.이들 교회 교인들은 부흥회 기간 이웃을 초청해 함께 예배를 드리며 풍성한 교제를 나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8

천주교 주교회의, 12일부터 추계 정기총회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12~16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15년 추계 정기총회`를 갖는다. 주교회의 정기총회는 국내 16개 교구의 주교 전원이 모여 전국 차원의 사목 임무를 논의하는 한국 천주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봄·가을 두 차례 열린다.주교회의는 이번 총회에서 `새 가톨릭 성가`(가제) 편찬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12월 8일 개막하는 `자비의 특별 희년` 준비 상황과 내년 1월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제51차 세계성체대회 참가 문제 등을 논의한다.주교들은 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주최로 15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거행되는 `광복·분단 70년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를 공동 집전한다.이날 미사는 민화위가 2013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남북관계 악화로 미뤄온 남북 신앙대회를 대신해 마련됐다.총회 첫날 오후 3시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중심으로 본 `우리 시대의 환경과 생태계 전반에 관한 교회의 관심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주교연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연수강의는 전헌호 신부(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가 맡았다.천주교 주교회의 회원은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대주교 2명, 주교 23명, 아빠스 1명 등 27명이며, 준회원(은퇴주교)은 12명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8

“가장 행복한 안식처 지어 드릴게요”

▲ “200% 긍정 마인드로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 같다”고 말하는 미인건축 대표 임미란 건축사. /안성용 사진작가“고객들에게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안식처를 지어 드리고 싶어요”지역의 대표적 여성 건축사로 불리는 임미란(54·사진) 미인건축 대표. 지난 8월부터 포항시립미술관 카페 리노베이션을 하고 있다.이 리노베이션 공사는 임 대표의 16년 건축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보람을 가져다 주면서 동시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는 공사다. 공개 입찰 공사이어서 수입이 많지 않아 망설이기도 했지만 포항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시립미술관의 이미지를 더욱 높이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순수한(?) 마음이 더욱 컸다.“사업가 입장에서 수입을 따지지 않고 수주를 한다는 것은 이유가 있었겠지요. 우리 삶의 역사가 반영된 건축물을 조금이라도 지켜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건축사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그나마 설계 도면을 받아 하는 공사이어서 그렇게 힘 들지는 않아요.”건축사로서의 창의성 발휘가 중요하지 않냐고 묻자“주택을 지을 때는 건축주의 이야기가 가장 중요시돼야 한다”고 답했다. 임 대표는 그동안 의성군 안계 재래시장 리모델링 공사를 비롯해 모 동물병원 개축 공사 등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하면서 감각적인 공간 기획과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갤러리나 원룸, 또는 상업용 건물을 지을 땐 이슈를 던지고 싶어 강하게 의견을 어필하죠. 건축사로서의 개성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임 대표는 미인(美人)건축 이름처럼 주어진 프로젝트마다 사람과 장소에 대한 아름다움, 특별한 생각과 마음을 담길 원한다.“저만의 세심함과 감수성을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가고 싶고 쉬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것이 저의 철학이라면 철학일 수 있죠. 무엇보다 원칙에 맞춰 섬세하고 꼼꼼히 건축 공사를 진행해서 하자 발생률을 줄이고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덧붙여 여성 건축사로서 그가 밝힌 또 다른 강점은 고객과의 소통이다.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은 끊임없이 고객의 건축주와의 요구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럴 때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고객의 감정을 더욱 세밀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좋은 건축주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죠. 건축가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건축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도 같다고 할 수 있죠. 건축물 하나를 잘 만들려면 건축주와의 관계를 잘 풀어야 하고, 시공할 땐 시공사와, 공사할 때 주변의 주민과의 관계를 잘 풀어야 하죠. 총괄적 관리를 잘 지휘해야 합니다.”임 대표는 본업 이외에도 지역 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거리를 떠도는 길고양이나 유기동물의 먹거리와 쉴 공간 제공부터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 재능기부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는 어려웠던 시절 지인들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잊지 않고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온정을 나누고자 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됐다.인터뷰 내내 포항시립미술관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 행복한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며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임 대표. 삶에 대한 진중함과 건축사로서의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7

낭독공연으로 만나는 근대소설

대구문학관(대구문화재단대표 심재찬)은 10월부터 11월까지 인문정신 부흥의 일환으로 `낭독공연 - 근대소설, 연극을 만나다`를 마련했다. 사진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 생동하는 문학관 조성`공모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으로, 문학과 창작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증대시키고, 시민들이 좀 더 가까이에서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준비했다.3일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대구문학관 3층 명예의 전당 전시장에서 총 10회 공연으로 진행되며, 뒤이어 김유정의 `봄봄`, 이효석의`메밀꽃 필 무렵`이 순서대로 진행된다.연극과 해설, 체험이 있는 새로운 문학콘텐츠로 낭독연극에 앞서 해설가가 관람객에게 작가, 시대적 배경과 작품을 이야기로 풀어내어 작품 이해도를 높이고, 관람객이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며 소설을 즐길 수 있도록 흥미를 유도한다.문자로 된 소설을 낭독함으로 연극의 한 장면으로 이미지화 되고,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해 원작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연극 후에는 관람객이 해설가, 낭독배우가 될 수 있는 체험시간도 마련된다.근대소설을 낭독공연으로 접해본 소감을 이야기하고, 연극배우의 지도를 받아 낭독을 해봄으로써 낭독공연의 감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낭독공연이 진행되는 명예의 전당은 한국 근대 문학의 축을 형성한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공간이자 근대 문학 정신이 깃든 대구문학관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문학전시 공간이 낭독연극 공연장이 돼 문학에 대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윤희정기자

2015-10-07

도예가 4人 `맛있는 그릇의 유혹`展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도예가 김은, 김진욱, 신현규, 고도환의 그릇 작품을 만날 수 있는`맛있는 그릇의 유혹`전이 오는 11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여기 모인 4명의 작가들은 그릇의 실용적인 쓰임에 눈을 뜬 현대적인 조형성을 대변하는 작가들이다.전통적인 장작가마에서 탄생되는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작품을 통해 흙 맛과 불 맛이 살아있는 전통 도자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작가들은 한결같이 도자기는 쓰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작가들의 생각들은 실생활에 부담 없이 사용되어지는 생활자기를 선보이는데 주저함이 없다. 출품작들은 장작가마 소성을 통해 조형적인 화려함과 무게를 잘 나타내고 있는 항아리와 접시를 비롯 화기, 차도구, 판작업 등 쓰임을 갖는 그릇을 위주로 테이블세팅을 통한 실용적인 작품들이 다수 선보인다.도예가 김은은 할아버지 토우 김종희 선생과 아버지 김일 선생에 이어 합천 강파도원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은 작가가 만드는 그릇들은 독특한 사상과 기술이 접목된 작품들이다. 화려하지 않고 아무런 꾸밈도 없이 조선 백자를 만드는 선조들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도자용기의 전통과 현대적 해석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풀어보는 젊은 도예가 김진욱은 경일대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도예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주목받는 젊은 도예가로 형식적으로 회화적이고 조형적인 측면이 강조된 도자용기를 떠나 도자용기의 전통과 해석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풀어 정형성을 탈피한다.작가의 작품들은 백자토와 흙의 물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긴 갈라짐과 트임을 이용해질박함과 원초적 생명력을 차도구류 및 생활자기에 극대화 시키는 작업으로 흙 본연의 진실성을 보여주고 있다.구미에서 작업장을 운영하는 신현규는 지역의 흙을 기본으로 사용해 흙의 자연스러움을 작품에 담아내며 기존의 화려하고 복잡한 조형적인 요소에서 탈피해 쓰임이 중시되는 모던한 형체의 도자작품들을 선보인다. 군위에서 요장을 운영하고 있는 고도환의 작품들은 표면 장식적 요소가 제거되고 조금은 투박한 형태의 이미지가 차분함과 안정감을 주고 있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나무 재와 불의 효과로만 유약장식을 대체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7

`진경산수의 대가` 정선, 음악으로 부활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1676~ 1759)과 내연산이 창작 오페라로 탄생한다.포항오페라단(단장 우주호) 제12회 정기공연 창작 오페라 `겸재 정선과 내연산`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창작 오페라 `겸재 정선`은 진경산수화라는 우리 고유의 화풍을 개척한 조선후기 영조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였던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을 성찰, 깊이 있는 드라마를 이끌어 낸다. 포항시 청하 현감에 제수돼 머물면서 그의 불후의 명작인 `금강전도`를 그리게 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겸재 정선의 내면적 표현을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밀도를 높였다.지난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보조사업 선정작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포항오페라단과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이 공동 제작했다. 2막2작으로 구성되며 뮤지컬 `왕의나라` 등을 작곡한 작곡가 임교민씨가 작곡을, 오페라 `선덕여왕` 대본을 맡았던 임나영씨가 대본을, 포항오페라단 총감독 베이스 임용석씨가 연출을 맡았다.청하 현감으로 부임한 겸재 정선이 그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연이를 만나 깊은 영감을 받고 `금강전도`를 그리게 되는 것이 주된 줄거리다. 포항출신 성악가 서의석이 겸재 정선역을 맡고 김초시 역은 테너 김철환, 연이 역할은 소프라노 김나은 등이 주요 출연진으로 극을 이끈다. 포항오페라단합창단과 손현무용단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영조의 배려로 한적한 청하읍성 현감에 부임한 겸재 정선은 어느날 이방과 함께 미복잠행 중 한 마을을 지나던 중 고리대를 갚지 못해 왈패 일당들에게 당하고 있는 연이를 도와 주게 되고 이를 계기로 연이와 청하읍성에 아름다운 산천을 두루 다니며 그림을 그리며 생애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되는`금강전도`를 완성한다.한편 `금강전도`는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을 실제로 보고 그리는 실경산수화풍을 연 겸재 정선이 영조 10년(1734)에 내금강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 가운데에서도 가장 크고 그의 진경산수화풍이 잘 드러난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6

춘심이 보며 밀려오는 행복 느껴보세요

우리는 잘사는 것보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에 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거대한 대자연 앞에서 고작 100년도 못사는 인간의 존재는 얼마나 미미한가. 즐겁게 살기만 해도 짧은 세월을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살 것인가에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오늘 자연속의 갤러리에서 `행복한 여자 춘심`이라는 작업속에 나오는 여자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삶의 재미와 가치를 한번쯤 돌아보는 시간으로 써보는 것은 어떨까. - 이철진 작가노트 중`행복한 여자 춘심이`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화가 이철진(53)이 오는 31일까지 대구 SG 갤러리 초대전을 갖고 있다.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행복한 여자 춘심이` 연작 23점을 선보인다. 80호~4호 소품에 등장하는 춘심이는 코스모스, 나팔꽃을 배경으로 가을나들이를 만끽하고 있다. 작가의 지금까지의 춘심이들이 터질듯한 볼과 풍만한 가슴 등 정겹고 푸근한 인상에 약간은 촌스러웠던 반면 이번 작업들은 정겹고 푸근한 웃음을 띤 소박한 여성 이미지와 정서를 바탕으로 하되 시대감각을 살려 표현했다. 전 작품에 비해 세련됨과 다양함, 여유가 묻어난다.이 작가는 “20년 정도 춘심이를 그려오면서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춘심이 혼자만 등장하던 그림에 꽃, 정물 등 배경도 그려 넣게 됐고 소박한 여성이라기 보다 가을 멋을 한껏 낸 세련된 도시여성의 행복한 모습을 그렸다”고 했다.채색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두꺼운 한지에 커피의 발색을 낸 춘심이의 육체가 다양한 포즈와 함께 자못 농염했던 것에서 계절의 향기를 전해주는 밝고 명징한 색채와 더불어 세련된 동양화 기법과 드로잉의 탁월함이 한지 위에서 만난 것이다이철진 작가는 뉴욕,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개인전 29회를 가졌으며 벨기에 아트페어 `아트젠트`, 스위스 바젤아트페어, 홍콩아트페어, 광저우·상해아트페어 등 30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대구시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현대한국화회, 한국화동질성회복회, 영남한국화회, 한국미협회원. 신라대 대학원 외래교수, 포항예술고 미술부장./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6

세상풍파 잠재우는 대금소리

대구 수성아트피아 목요음악회가 반환점을 돌아 국악을 주제로 관객과 만난다. 우리 소리를 찾아 떠나는 10, 12월 목요음악회는 국악인 양성필과 함께한다. 대금 연주자인 그는 경주세계피리축제 예술총감독과 대구시립국악단 수석단원으로 지역 국악 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힘써왔다. `숨`, `만파식적` 등 다섯 개의 앨범을 발매했고, 월드뮤직프로젝트그룹 `必 so Good`을 결성해 지역에 월드뮤직 장르를 소개하고 발전시켰다. 8일 오전 11시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리는 10월 목요음악회는 `치유와 평화의 상징 만파식적`을 주제로 펼쳐진다. 대금의 원형인 만파식적은 `세상의 풍파를 잠재우는 피리`라는 의미를 가진다. 삼국유사에 뿌리를 둔 만파식적은 자연의 악기, 숨의 악기로 인류의 호흡과 함께 해 온 생명의 소리로,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계를 바로 세우는 평화의 소리로 불린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관악 음악을 `영혼의 소리`라고 한다.이날 공연에서는 양성필을 비롯해 대금 연주자 전미영, 이성택, 이혜경, 황동윤, 최영선, 최윤혜, 이수민, 구슬기, 류진석, 장구 신재승이 출연한다. 이들은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 곡이자 최고의 명상음악인 영산회상 가운데 `유초신지곡`을 축소한 대금 정악 독주곡인 `상령산 풀이`, 전라도를 비롯한 남쪽지방에서 성주풀이의 간주 등에 삼현육각으로 쓰이는 `남도굿거리`, 계면가락 도드리, 양청가락 도드리, 우조가락 도드리 3곡을 묶은 전통 악곡인 `천년만세`를 단소와 플룻의 병주로 연주한다. 또 계절에 맞게 풍년이 든 가을을 경축하는 뜻의 제목을 지닌 정악독주곡 `경풍년`, 전통민요 아리랑을 새롭게 편곡한 곡으로 양성필의 음반에 수록된 퓨전 연주곡인 `新아리랑`, 한국 전통 기악 독주곡의 최고라 칭할 수 있는 산조 장르의 `흐튼가락 산조`가 연주된다. `만 가지 시름을 잠 재운다`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의 설화처럼 대금 소리 한자락에 무거운 어깨를 내려놓을 수 있는 평안한 공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목요음악회의 12월 공연에서는 `한국의 구음, 판소리와 정가`를 주제로 우리나라 민속 가악의 대표적인 판소리와 상반된 느낌의 아정한 소리 정가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적벽가` 등 판소리를 대표하는 작품과 다양한 창법으로 가곡, 가사, 시조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 연주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6

“책과 함께 놀아요”… 11일까지 서울국제도서전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잔치인 `2015 서울국제도서전(SIBF)`이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사)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로 `출판!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는 주빈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16개국이 참가한다. 국내 147개 출판사, 해외 48개 출판사가 참가해 관람객을 위한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인다.올해 주빈국인 이탈리아는 유명 건축 디자이너인 피에로 키에파를 초대해 `하나의 도시`라는 콘셉트로 부스를 꾸미고 건축과 영화, 일러스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마련한다.특히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에서는 `다시 찾은 우리 말, 우리 책, 세계가 읽는 우리 책`이라는 주제로 출판 1세대의 업적을 기리고, 시대를 대표하는 귀중본 등 총 159권이 전시된다.`올해의 주목할 저자`로는 황선미 작가가 선정됐으며 `2015 문학살롱`을 통해 이문열, 성석제, 이승우 등이 참여한다. `인문학 상상만개를 펴다`를 통해 김정운, 신병주, 강양구, 명로진, 정여울 등이,`북멘토에게 묻다`에서는 김난주, 이상현 등이 독자들과 만난다.아울러 도서전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볼로냐 라가치전`에서는 `안녕(Hello), 세계 그림여행`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역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도서와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받은 작품을 전시한다. 이와함께 남미, 유럽 등에서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평가받는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인 파비안 네그린의 원화를 국내 최초로 만날 수 있다. 그의 대표적인 원화 작품 65점과 도서 11권, 그리고 국내에서 출판된 관련 도서도 함께 전시된다.책과 다양한 문화예술의 융합을 보여주기 위해 올해 새롭게 신설된 `책예술관`에서는 일러스트, 북아트 상품, 캘리·타이포그래피, 만화·캐릭터, 독립출판 등 5가지 분야의 작가들이 자신의 1인 부스에서 작품을 직접 전시 판매하는 예술인 시장(아티스트 마켓)을 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6

오페라 `아이다`로 축제 문 활짝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화려한 개막은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의 대작오페라 `아이다`가 장식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원 교수이자 독일 오페라계 최고의 지취자 크리스티안 에발트(C가 지휘를, 그동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오페라들을 통해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해온 정선영이 연출을 맡았으며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와 지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전효진발레단, 위너오페라합창단 등 대규모 단체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올해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아이다`의 프리마돈나로 활약, 세계적인 오페라스타로 등극한 소프라노 모니카 자네틴이 `아이다`를 맡아 큰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상대역인 테너 프란체스코 메다 역시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비롯한 세계 유명극장에서 활약해온 최고의 스타다. 또한 지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테너 이병삼과 소프라노 김보경 등 국내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성악가들까지 총출동해 2015년 최고의 오페라 `아이다`가 될 예정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초대형 오페라 `아이다`를 시작으로 8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 전역에서 펼쳐질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독일 비스바덴국립극장의 인기 프로덕션이자 2년 만에 돌아온 바그너 오페라`로엔그린`, 전통과 실력의 영남오페라단이 제작한 `리골레토`,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비제의 출세작이자 한국 초연 프로덕션인 `진주조개잡이`가 이어지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야심차게 제작한 창작오페라 `가락국기(원작`독도인더헤이그`)가 폐막무대에 오른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5-10-05

빛바랜 사진이 품은 70년 역사, 한자리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개관 70돌을 맞이해 특집진열 `사진으로 보는 국립경주박물관 70년(1945~2015)`을 6일부터 12월 6일까지 마련한다.국립경주박물관은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1945년 10월 7일 문을 열었다(초대 관장 최순봉).광복 직후 국립박물관의 경주분관으로서 일본인 사업가들이 갖고 있던 문화재들을 회수하는 한편, 1946년에는 광복 이후 첫 번째 고고학 조사인 호우총과 은령총 발굴에 참여했다.한국전쟁 기간에는 문화재를 안전한 후방으로 옮기는 한편 군사 시설 설치 등으로 위기에 처한 유적을 보존하고 조사했다.1954년에는 경주의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어린이박물관학교를 개교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1975년 7월에는 경주시 동부동을 떠나 지금의 인왕동 너른 뜰에 큰집을 새로 짓고 이사했다.초기 1천282점에 지나지 않았던 소장품은 20만 여점으로 늘어났으며, 해마다 150만 명 안팎의 관람객들이 찾는 명실상부한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를 대표하는 국립문화기관으로 발전했다.이번에 전시하는 사진 80여 점에는 1946년 내관한 조소앙(1887~1958) 선생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과 외국 국가원수 등의 내관, 동부동 옛 박물관(현 경주문화원)의 모습, 민가와 논밭이 산재했던 인왕동에 박물관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 1954년 개교한 어린이박물관학교의 이모저모, 2017년 박물관 남쪽에 건립될 종합수장고 건립 준비 상황 등이 담겨 있다.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 특집진열이 관람객과 함께 국립경주박물관의 70년을 돌아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2015-10-05

영천서 `10월 문화의 달` 기념행사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영천에서 기념행사가 개최된다. 16일부터 18일까지 `함께 만든 문화, 함께 누릴 문화`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영천의 고유한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된다. 문화의 달 행사는 2003년부터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지역에서 순회 개최되고 있다.한편, 영천의 기념행사와 함께 전국 시·도에서 1천68개의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마련돼 문화의 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문화의 날`(10월 17일, 매년 10월 셋째 토요일)을 전후한 16~18일 영천시 주요 지역에서 △영천과 말을 주제로 한 창작 작품 전시인 `스카이 런(Sky-Run) 기획전` △`조선통신사와 마상재` 특별전 △영천 별별난장 등이 진행된다. 영천의 모든 행사는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 청년 문화 기획자가 함께 만들어간다.`영천별별난장`은 시안미술관, 영천 예술창작스튜디오 등 미술에 특화돼 있는 영천의 특성을 반영해 전국의 청년작가가 모여 미술 작품을 설치하며, 현대 미술의 흐름을 영천의 문화 공간에 담아내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기념식 당일 17일에는 영천강변공원에서 `신 전별연`을 주제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연하고 마상재를 시연한다. 또한 총 4부로 나눠 영천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인 정몽주, 이형상, 박인로, 최무선의 정신을 주제로 공연이 펼쳐진다.영천 기념행사와 더불어 전국 시·도 지자체는 문화의 달에 전시, 공연, 축제, 기념행사 등 특색 있는 행사를 개최한다.대구국제오페라축제(대구, 10월 8~11월 7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광주, 10월 15 ~11월 13일) 등 유명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또한 정선 아리랑제(정선, 10월 9~12일), 천안흥타령 춤축제(천안, 10월 7~11일), 처용문화제(울산, 10월 8~11일), 광주세계김치축제(광주, 10월 24 ~ 28일), 전주 세계소리축제(전주, 10월 7~11월), 명량대첩 축제(해남, 10월 9~11일) 등 지역 고유문화를 소재로 한 축제가 각 시·도의 대표행사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5-10-05

호텔 룸에서 만나는 예술 `색다르네`

포항 최대의 순수문화예술축제인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이 올해는 호텔 아트페어로 펼쳐진다.지난 1999년 시작해 올해로 16번째를 맞고 있는 포항아트페스티벌은 9일부터 11일까지 포항 영일대호텔과 일대에서 `영일대 숲 예술축제`를 주제로 시민들을 찾아간다.포항예술문화연구소(소장 안성용)가 주최하고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회(위원장 사공숙)가 주관하는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은 1999년 포항예술문화연구소 회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시작한 포항아트페스티벌이 그 단초다. 16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포항 최대의 순수문화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침체와 타성에 젖어있던 지방 문화예술 마당에 커다란 자극과 변화의 족적을 남겨왔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포항아트페스티벌은 일월문화로 대변되는 포항문화의 정체성인 `빛`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작업을 펼쳐왔다.회화와 조각, 사진, 서예, 서각, 판화, 공예,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서 연출해 내는 문화예술의 풍성한 맛은 시민들에게 예술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하기에 충분했다.특히 이 축제는 이전의 수많은 순수문화예술축제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장르와 장르간의 소통과 융합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장을 만드는 등 일종의 운동성까지 지니면서 지역 문화예술의 르네상스를 이끌어내기도 했다.이번 국제아트페스티벌은 `영일대 숲 예술축제`를 주제로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이 잘 조화된 영일대 호텔 객실 30여 곳과 로비 및 호텔 곳곳에 미술품을 전시하고 작품을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호텔 아트페어를 연다. 일상 공간과 비슷한 호텔 객실에 작품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더 현실적인 작품 감상을 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침대 위에 놓여진 그림, 욕조 안에 설치된 조각 등 다양한 공간에 놓인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야외 조각 작품 전시를 비롯해 오케스트라 공연, 국악문화융합 공연, 어린이 예술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의 80여명의 작가와 갤러리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취지가 `예술을 대중적 삶에 접목시킨다`인 만큼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또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문화의 문턱을 낮추고 일반 대중의 접근성을 강화하게 된다.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 사공숙 운영위원장은 “일반적인 갤러리나 화이트 큐브 전시 공간을 벗어나 객실, 드넓은 잔디정원 등 호텔 실내외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 및 공연이 진행돼 신선한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또 일상 공간과 비슷한 호텔 객실 곳곳에 자연스럽게 배치된 작품들은 미술 애호가와 컬렉터들로 하여금 보다 현실적인 관점의 작품 감상과 구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5-10-05

젊은 시인의 돋보이는 사유와 감각

`구관조 씻기기`로 제31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황인찬(27) 시인의 두 번째 시집`희지의 세계`(민음사)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 `희지의 세계`를 통해 시인은 한국문학사와의 대결에 돌입한다.그것은 `매뉴얼화`된 전통과의 다툼이며, 전통에 편입하려는 본인과의 사투이기도 하다. 주체가 퇴조한 동시대 젊은 시인의 움직임 중에서 황인찬의 시는 돋보이는 사유와 감각을 보여준다. “그래도 우리는 걸을 거야 서울의 밤거리를 자꾸만 걸을 거야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서 그냥 막 걸을 거야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아직도 나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나는 너에게 대답을 하지 않고 이것이 얼마나 오래 계속된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종로사가`에서대결은 종로에서 시작된다. 제목을 제외하면 장소를 변별할 수 없는 시를 두고서 시인은 여기가 종로이며, 그리하여 종로는 모든 곳이자 아무 곳도 아님을 역설한다.일상의 소음, 일상의 회화, 사소한 사건이 종로의 질료이다.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선생님`, `의사`, `오래된 거리` 같은 것이다. 일상의 특징은 그것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평범하다는 점인데, 시인은 어디보다도 전통적인 평범함으로 가득 찬 종로 복판에 예민한 시선을 던진다.그의 시선에서 평범함의 이면이 벗겨진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얼마나 오래 계속된 일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일상의 매뉴얼을 차가운 시선으로 다시 관찰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2

삶·자연… 忍苦의 시간 고스란히

등단한 지 42년, 시인 장영수의 여섯번째 시집 `푸른빛의 비망록`(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1973년 계간 `문학과지성`봄호에 시를 발표한 이래 `메이비`(1977),`그가 말했다`(2006) 등 다섯 권의 시집을 출간해온 시인이 9년 만에 신중을 기해 가려낸 50편의 숙성된 시들을 묶은 시집이다.`푸른빛의 비망록`에서 장영수는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며 독특한 리듬을 자아내는 특유의 언어적 파도를 타고, 평생 탐구해온 삶과 자연 사이를 시의 `범선들`로 `항해`하고 있다. 잠시 닻을 내리는 듯하지만 이 역시 “여전히 숱한 범선들”을 또다시 내보내고 받아들이려는 채비일 뿐이다. 장영수는 시와 삶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안팎의 싸움을 단 한 번도 묵과한 적이 없다. 그의 붓이 줄곧 바람을 그리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그의 시간이 `조화로운 총체성`을 향한 항해의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달의 궤도가 생의 지향과 겹쳐질 때, 필연적으로 `푸른빛의 비망록` 과 같은 도수 높은 바다의 술이 숙성되어 나오고, 이는 시의 시간이 생의 바람을 견디는 인고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범선들`은 낡아도 장영수의 항해는 다시 이어질 것이다._장철환(문학평론가)첫 시집 `메이비`의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오생근은 장영수의 자연이 “언제나 인간화되어 살아 있는데, 바로 그러한 점이 그의 시를 젊고 생기 있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평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2

옛 사람 노래에 들켜버린 내안에 감춰진 감수성

한 번쯤 마음을 베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 없는가?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했을 때 보통 그런다. 이때는 `아!`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마음을 베이는 많은 경험 중에서 언어는 놀라운 마법사다. 비단 상투적 표현을 뛰어넘는 시인의 언어만을 일컫는 건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도 나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구나 하는 공감의 언어에서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진다.보통은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들이 튀어나오거나 깨달음이 왔을 때 그런다. 그 토대는 공감이다. 한시가 마음을 벤다면? 그건 옛사람이 지은 시에서 예나 지금이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김재욱의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왕의서재)에 나오는 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벤 한시가 있다.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삶에서 기쁨, 슬픔, 분노들을 느끼게 된다. 마음의 정화 작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옛사람의 시구엔 당대 최고 지식인들의 사유와 역사인식도 녹아 있다. 오늘을 사는 지혜임이 틀림없다.“평생의 이별의 한, 병이 되어서 / 술로 고칠 수 없고 약으로도 다스릴 수 없네. / 이불 속 눈물은 마치 얼음 밑의 물과 같아서 / 밤낮으로 길게 흘러도 사람들은 모를 거야.”허난설헌과 같은 시기에 살았던 이옥봉(李玉峯)이라는 여류 시인이 지은`규방의 한(閨恨)`이라는 시다. 첩의 신분으로 평생 남편인 조원을 그리워하다 사그라진 여성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첩의 소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첩이 됐고, 뛰어난 재주를 지녔음에도 그 재주를 맘껏 펼치지 못하고 억눌려 살았던 이옥봉의 처지, 나아가 동시대에 있을지도 모를 수많은 `이옥봉`들의 삶이 떠오른다.`한시에 마음을 베이다`에 소개된 한시 50수는 사랑, 사회, 역사, 영물, 자연, 죽음, 친구라는 7가지 주제로 나뉜다. 일곱 개 주제마다 여섯 수에서 여덟 수를 할애했다.문 앞의 흙 다하도록 기와를 구워도 / 그 집 지붕 위엔 기와 조각 없는데 / 열 손가락에 진흙도 묻혀보지 않은 사람이 / 비늘 같은 기와 얹은 큰 저택에 사는구나.(`기와 굽는 사람`)이 시를 지은 이는 매요신이다. 천 년도 더 된 옛날 일인데 마치 지금의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시인은 노동하는 사람들은 죽도록 일을 해도 가난을 면치 못하는데 왜 너희만 부유하게 사느냐고 질책하고 있다.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사회의 불합리한 현상을 말하고자 했다.이책에는 모두 마흔일곱 명의 작가가 등장한다. 이백, 두목, 김창협의 작품이 두 수씩 실려 있다.중국 작가로는 당나라의 이백, 왕유, 두목, 송나라 성리학의 집대성자 주희, 후대의 매화시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임포, 강서시파를 대표하는 작가인 진사도 등이 있다.우리나라 작가로는 신라의 최치원, 고려의 대문호인 이규보, 이색을 비롯해 조선 후기 문장의 쌍벽을 이루는 박지원, 김창협, 사실적인 사회 시로 주목받은 권필, 경술국치 때 목숨을 끊은 황현 등이 있다.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기본적으로 당대 또는 후대 작가들에게 널리 읽혔다. 나아가 작품 창작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으로 유명한 동방규의`소군원(昭君怨)`, `권토중래(捲土重來)`가 나오는 두목의 `제오강정(題烏江亭)`, 작품의 내용 모두가 후대 작가들의 인용 대상이 됐던 임포의 `산원소매(山園小梅)`, 성리학자의 실생활에까지 영향을 준 주희의`관서유감(觀書有感)`, `춘향전`에 `행인임발우개봉(行人臨發又開封)` 한 구절이 소개된 장적의 `추사(秋思)`, 폭포의 장관을 표현할 때 빠지지 않는 이백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 고관대작들의 허위의식을 정면으로 질책한 권필의 `충주석(忠州石)`등이 대표적이다.그 밖의 작품 역시 이들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을 만큼 작품성이 있고 지명도가 높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2

“모든 보편성은 어디선가의 특수성”

한·영대역 문예지 계간 `아시아`(발행인 이대환) 2015 가을호가 출간됐다.이번 호에는 심훈 문학상을 수상한 고은사진 시인의 인상적인 수상소감문이 실렸다.고은은 모든 보편성이 실제 모든 시공간에서 보편타당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자유, 정의, 미 같은 것에 대한 오늘날의 보편적 인식은 서구근대의 보편성에 대한 맹목이기 쉽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보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새로운 보편성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보편성은 어디선가의 특수성의 심화확대”임을 잊지 않는 것이라는 당부와 함께.특히 이번 호에는 단단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실렸다. 박영희의 `하얼빈`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에는 하얼빈 곳곳에 깃든 사연과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부한 표정이 담겨 있다.`아시아의 작가`에서 최윤은 글쓰기에 관한 내밀한 고백을 통해 글쓰기가 소음과 싸워야 하는 고통이기도 하지만, 다시 어떤 일을 체험하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는 축복의 과정일 수 있다는,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이번 호 `K-픽션`에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장강명의 신작 `알바생 자르기`가 선정됐다.기자 경력이 돋보이는, 작가의 한국 사회현실에 대한 쉽고 친절한 설명은 작품 이해뿐 아니라 동시대 한국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이경림, 황인찬 시인과 더불어 인도의 시인 돔 모라에스의 시편을 소개한다. 영국에서 인정받았고 인도인이라기보다는 영국인에 가까운 정신세계를 지닌 돔 모라에스의 현대적 정서와 운명의 아이러니는 탈식민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딜레마라고 생각한다.`아시아의 소설`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그들의 특수성`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보편성을 지닌 작품들이다.몽골작가 울찌툭스의 `새를 한 번도 못 본사람`의 시적문체와 우화적 분위기, 파키스탄 작가 카밀라 샴지의 `사막의 흉상`의 불상이 전해주는 따뜻한 온기 등은 찬찬히 읽어야 하는 경전처럼 신비롭다.베트남 작가 응웬옥뜨의 `뜻대로의 삶`은 뛰어난 번역을 통해 원작의 감동이 그대로 전달된, 보기 드문 수작이다. 톨스토이적 인류애와 솜씨로 빚어내는 작가의 맹인 가족의 이야기는 분명 독자에게 깊은 페이소스로, 가슴에 박힐 것이다.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실감 나게, 해박하게 풀어낸 김응교의 `백 개의 일본`의 이번 주제는 일본 요괴이다. `사연`있는 짐을 얻어, 요괴와 동거한 작가의 엑소시스트 일화는 소설보다 더 무섭고 재미있다.상하이의 걸출한 작가 왕안이의 소설 `푸핑`에 대한 박혜지의 서평과 황정은의`양의 미래`에 대한 티모시 홈의 서평도 실었다. 작가의 눈으로 포착해낸 작가 왕안이의 도통한 도량과 이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청년의 초상화가 자못 신선하다. 이번호 `아시아 통신`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문학의 역사에 대한 소개와 베트남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아시아 편집위원 이경재가 지난 7월 다녀온 베트남의 모습을 꼼꼼히, 흥미진진하게 기록했다.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부터 남부 수상가옥의 자유로운 영혼의 형님들, 베트남 처녀, 반 레와 응웬옥뜨, 구찌 터널만큼 위대한 베트남인들의 자부심과 품행 등등 베트남 남부의 매혹과 현실을 실감나게 펼쳐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10-02

“선린병원 회생시켜 주오”

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사진)는 최근 교회 예루살렘실에서 금요기도회를 열고 선린병원과 한동대학교, 한반도 통일 등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기도회는 50여명의 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찬양, 설교, 기도 순으로 2시간 30분 동안 뜨거운 열기 속에 이어졌다.참석자들은 선린병원 회생을 위해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 글로리아찬양팀은 `보혈을 지나` `주 없이 살 수 없네` `멀고 험한 이 세상 길` `내 마음에 주를 향한 사랑이` 등을 불렀다.참석자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며 함께 따라 불렀다.최해진 목사는 `보김(우는 자들)이 된 이스라엘`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정복한 후 가나안 백성들을 쫓아내지 않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제단도 헐지 않는 등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훗날 가나안 백성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옆구리 가시가 되었고, 그들의 우상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올무가 됐다”고 말했다.최 목사는 “우리도 우리 안의 탐욕과 탐심 등을 쫓아내야 한다”며 “본문에서 봤듯이 하나님은 불순종의 죄를 그냥 버려 두지 않으심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