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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여 `헬조선` 직시 없이는 출구도 없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4-29 02:01 게재일 2016-04-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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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사람들의 나쁜사회권경우생각의힘 출판사 펴냄. 교양
`착한 사람들의 나쁜 사회`(생각의힘 출판사)는 문화연구자와 비평가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성북문화재단에서 문화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생태계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권경우의 칼럼과 비평을 모은 것이다.

정치와 사회, 인문학과 철학, 대중문화와 예술, 청년담론과 대학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관점은 일관돼 있다. 저자는 우선 `헬조선`으로 명명되는 사회를 직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진단이 없다면 잘못된 출구를 찾게 된다. 저자가 생각하는 출구는 정치나 경제 등 개별 영역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철학 등을 포괄하는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은 곧 분절된 삶이 아니라 통합적 관점의 삶을 일상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과 재난의 일상에서 악이 구조적으로 고착된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들은`착한 사람들`로 살아갈 것을 강요받는다. 그들은 저항하지 않고 자신의 무능과 연약함을 자책하며 살아간다. `착한 사람들`이 `나쁜 사회`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아이러니는 바로 그 지점에서 비롯된다는 것.

1부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는 주로 사회적 문제에 관해 쓴 글들로, 세월호 참사, 세 모녀 자살 사건, 인천 어린이집 원아 폭행사건 등으로 표출된 `나쁜 사회`를 직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2부 `나는 대한민국이 아니다`는 인문학과 대중문화에 관해 다룬다. 인문학, 자기계발, 힐링 열풍의 사회적 맥락에는 유사점이 있다.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생존의 조건을 다룬다는 점, 그럼에도 그것만으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인문학과 힐링이 필요하며, 각자도생이 아닌 상호협력의 삶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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