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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설 연휴 스미싱 문자 주의 당부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설 연휴를 앞두고 명절 선물 등 택배 배송 등을 가장한 스미싱 문자메시지 피해 주의를 당부했다.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를 클릭하면 악성앱이 설치되고 개인정보, 금융정보 등을 탈취해 금전적인 피해를 일으키는 사이버범죄다. 주로 택배 조회 문자나 교통 범칙금 조회, 건강검진 및 해외 결제 관련 문자를 사칭한 피해사례가 많다.스미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문자메시지 내 링크 주소(URL)를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평소 휴대폰 설정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허용 안함’으로 설정해두거나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실시간 감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클릭을 했다면 백신이나 악성코드 탐지 앱을 이용해 악성앱 설치 여부를 확인 후 삭제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폰이라면 경찰청에서 개발한 ‘시티즌 코난’을 이용하면 악성앱 탐지부터 제거까지 할 수 있다.또한, 악성앱에 감염되면 모바일 결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용하는 통신사 고객센터를 통해 소액결제 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는게 좋다. 실제 피해 금액이 확인되면 ‘소액결제 구제신청’도 가능하다.마지막으로 스미싱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118(불법스팸대응센터)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가까운 경찰서나 경찰청 홈페이지, 사이버캅앱으로 신고할 수 있다. /피현진기자

2023-01-18

“기술혁신 현장서 직접 보고 배웠어요”

“수없이 많은 인사이트(통찰)와 영감을 얻게 돼 세상을 보는 더 큰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지난 5∼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인 ‘소비자가전 쇼(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을 참관하고 돌아온 포스텍 2020학번(3년) 학생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포스텍은 학교에서 모든 경비를 부담해 이번 박람회에 2020학번 학부생 전원인 181명을 참관토록 했다.컴퓨터공학과 윤효정 학생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모두 담아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체험 소감을 밝혔다.물리학과 오주환 학생은 “이공계 전공을 하고 있었지만, 평소 공부하던 것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았는데 이번 CES 행사를 통해 기술혁신 최전선을 직접 체험하고 나서야 잘 깨닫게 되었다”며 “특히 ‘누비랩’ 기업의 부스가 인상 깊었는데 몇 가지 센서를 통해 그릇에 담긴 음식들의 종류별 양과 열량을 계산할 수 있는 AI 그릇을 보며 신기술들이 건강, 환경이라는 트렌드(추세)와 많이 접목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전자전기공학과 송수창 학생은 “전기차, 친환경,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을 위한 기술 대부분에서 기업이 트렌드를 따라 미래 산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내연 기관에서 전기차 산업 분야가 완전히 바뀌면서 새로운 시장에 들어온 많은 배터리 기술이나 고전력 충전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는 가전제품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등 ICT 분야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제품을 공개해 각축을 벌이는 전시회다. 또 최첨단 기술의 유행을 파악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주관의 이 박람회에는 3천 곳이 넘는 업체가 참여하는 등 활기를 띠었다.우리나라는 이번 박람회에 삼성과 LG를 포함한 국내 유수의 기업 550여 곳도 참가해 미국에 이어 참가기업이 두 번째로 많은 나라로 기록됐다.포스텍은 올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학생들에게 이색 경험을 선사해주기로 했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1인당 약 320만 원가량의 경비도 학교 측에서 부담했다.대학 측이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한 까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들 학번의 학생들이 해외여행은커녕 대면 수업과 멤버십 트레이닝(MT)조차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부터 여가 활동까지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한 2020학번 학생 181명 전원에게 CES 참관을 연계한 수학여행을 떠나도록 한 것이다.이번 이벤트에는 특히 김무환 포스텍 총장의 학생들을 향한 애정도 한몫했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의 대학은 대학이나 교수님들이 직접 커리큘럼과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며 “이제는 지금의 학생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대학도 변화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CES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도입해주길 바라는 교육프로그램이나 방향성을 듣고, 정착에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전시회를 참관한 학생들은 아마존과 테슬라, 구글, NASA, 영국 BBC 및 JP모건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참여한 솔트룩스 부스 등 ‘CES 2023’의 모든 부스를 꼼꼼히 견학했다.학생들의 이번 전시회 참관은 글로벌 선두 기업의 기술과 현재 시장 동향을 직접 체험하며 견문을 넓힐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1-18

월성4호기 국내 최초·최다 무고장 안전운전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이하 월성본부) 월성4호기가 국내 원전 최초·최다 무고장 안전운전 신기록을 세웠다.18일 월성본부에 따르면 월성4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는 1999년 10월 1일 상업운전을 시작해 총 19회의 한주기 운전 가운데 14회의 무고장 안전운전(5천728일)을 달성했다.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OCTF·One Cycle Trouble Free)은 원자력발전소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뒤 계통연결 시점부터 다음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계통분리 때까지 발전정지 없이 운전한 것을 가리킨다. 정비, 운전, 관리능력 등 원전 운영 안정성과 기술능력을 입증하는 지표다.이번 기록은 국내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가장 많은 무고장 안전운전 기록이라고 월성원자력본부는 밝혔다.월성4호기가 1999년 10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생산한 누적전력량은 약 1천310억kWh로 대구시와 경북도가 약 2년 7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발전량을 타 발전원으로 대체시 유연탄은 9천11만t, 석유는 7천685만t, 그리고 LNG는 3천969만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것으로 평가돼 온실가스 저감에 큰 기여 효과가 있다.한편 월성4호기는 주요 설비 정비를 위해 18일 오전 9시에 발전을 정지하고 약 43일간 공정으로 제19차 계획예방정비에 착수했다. 계획 예방 정기기간에 발전설비 점검, 정비, 설비개선, 정기검사를 거쳐 3월 1일쯤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다. /황성호기자

2023-01-18

대구시교육청, 안전하고 쾌적한 급식환경 조성

대구시교육청이 안전하고 쾌적한 급식환경 조성에 나선다.18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급식실 설치 후 10년이 넘는 학교 등을 대상으로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이번 환경개선사업은 3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급식시설 개선사업과 급식기구 교체사업 등 2개 사업으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급식시설 개선사업은 급식실 설치 후 10년 이상 지난 학교 21곳을 대상으로 예산 282억 원을 들여 조리장 개선, 식당 증축 등을 추진한다.급식기구 교체사업은 노후화된 학교급식시설을 HACCP 기준에 맞게 재배치하고, 기존 가스식에서 전기식으로 변경 및 자동화 급식시스템을 구축한다.이 사업은 수창초, 종로초, 동덕초, 대청초 등 초등학교 11곳을 대상으로 38억 원을 투입해 시행한다.사업 방식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구지역 생산품을 우선 구매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급식기구는 최대한 활용해 예산을 절감하도록 했다.대구시교육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과 고용노동부의‘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기준에 맞도록 급식시설을 개선함으로써 학교급식의 안전성 및 수요자의 급식만족도 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강은희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과 조리종사자들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급식 환경이 되도록 학교급식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2023-01-18

“경산 용성 자원회수시설 증설 안됩니다”

경산시 자원회수시설(용성소각장)의 증설을 두고 경산시와 용성면민들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 대표들이 소각장 증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지역주민 대표들은 18일 경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경유착으로 인한 경산시민의 혈세 낭비가 예측되는 BTO-a(손익공유형) 방식의 사업추진과 환경정의를 위반하는 경산시 제2소각장을 반대한다”고 밝혔다.또 “정상적인 소각장 행정절차를 밟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모든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을 강행하고 환경정의를 위반하며 지역에 또 하나의 소각장을 건설하는 것은 불합리할 뿐 아니라 형평성에 어긋나고 면민을 기만하고 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주민들이 혈세 낭비라고 주장하는 BTO-a 방식은 정부가 전체 민간 투자금액의 70%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을 보전해 주고 초과 이익이 발생하면 공유하는 방식이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민간이 30%까지 떠안고 30%가 넘어가면 자치단체가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초과 이익은 정부와 민간이 7대 3의 비율로 나눈다. 민간의 사업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시설 이용요금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대표적으로 하수·폐수 처리시설 등 환경시설에 적용되고 있다.경산시 자원회수시설은 2015년 1일 100t의 소각 능력의 소각로를 설치했지만, 기존 자원회수시설의 가동률이 95%를 웃돎에 따라 2023년 말까지 용성면 용산리 247번지에 1일 70t의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고 10t의 하수 찌꺼기를 건조할 수 있는 새로운 소각로를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주민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착공 절차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는 기존의 소각장 옆에 제2 소각장이 들어서기 때문에 기존 시설의 증설이라는 입장인 데 반해 주민들은 새로운 시설이라는 주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소각장 증설을 위해 지역주민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역 대표들의 공식적인 소각장 건설 반대의 목소리가 나와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려 있는 형편이다. /심한식기자

2023-01-18

달성군, 대구·경북서 가장 살기좋은 지역에

대구 달성군이 대구·경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조사됐다.최근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케이스탯 공공사회정책연구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등은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국 시·군·구별 ‘2023 사회안전지수(Korea Security Index 2023)-살기좋은 지역’을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세종시, 제주시, 서귀포시를 포함한 229개 시·군·구다.사회안전지수는 경제활동과 생활안전, 건강보건, 주거환경 등 크게 4개 차원의 정량지표를 토대로 산출했다. 정량지표 뿐 아니라 주민 설문조사 결과인 정성지표도 반영했다. 올해 사회안전지수의 대상은 설문조사 표본이 적은 45개 지자체를 제외하고 총 184개 시·군·구다. 대구 달성군은 전체 184개 지자체에서 25위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에서는 1위로 조사됐고, 뒤이어 대구 수성구(27위), 대구 중구(28위)인 것으로 나타났다.달성군은 지난해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감염병 안전을 포함한 무려 5개 분야 1등급, 8년 연속 4개 분야 1등급 대기록을 세우며,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바 있다. 또 자연재난에 대비한 기세곡천, 현풍천 재해예방사업 조기 추진과 사회재난에 대비한 안전한국훈련, 표준안전행동매뉴얼 제작 등을 통해 안전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행정을 펼쳤다. 이와 함께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도시 조성, 권역별 문화·체육·복시지설 사각지대 해소, 실내 복합구장 신설, 가족캠핑장 조성과 아웃도어 레포츠 지원 등을 통한 군민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여가생활도 챙기고 있다.더불어 주민밀접 SOC사업을 우선 추진해 군민들이 편리하게 도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도 올해 세웠다.최재훈 달성군수는 “안전에 관련해서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군민 여러분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내겠다”며 “체계적이고 탄탄한 교육, 문화관광, 경제, 복지를 바탕으로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명품 주거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1-18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초읽기'

코로나19 유행이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방역 관련 지표들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정부는 실내마스크 해제 시점을 놓고 설 연휴 직후와 다음달 초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어제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로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평가지표 4가지 중 3가지 정도는 달성했으며 유행 상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정부 내 세부 검토를 거쳐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조정 시점을) 발표할 것”이라고말했다.4가지 평가지표는 ▲ 주간 환자 발생 2주 이상 연속 감소 ▲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전주 대비 감소·주간 치명률 0.10% 이하 ▲ 4주 내 동원 가능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50% 이상 ▲ 동절기 추가 접종률 고령자 50%·감염취약시설 60% 이상 등인데, 자문위는 이 중 추가 접종률을 제외한 3가지 지표가 달성됐다고 판단했다.최근 코로나19 유행세는 신규 확진자 수뿐 아니라 위중증 환자수나 사망자 수도줄어들면서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코로나19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8~14일 4만2천938명으로 직전주 대비 27.5% 줄었다.일평균 재원중 위중증 환자수 역시 524명으로 12.2% 줄었고, 일평균 사망자 수도 51명으로 11.0% 감소했다.향후 유행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0.85로, 직전주(0.95)보다 0.1 낮아지면서 2주 연속 1 미만을 기록했다.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로, 1 미만이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1월1주(1~7일)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19.92%로 직전주 19.02%보다 높아졌다.감염자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2번 이상 감염된 사람인 셈이다.병상가동률은 중환자, 준중환자 모두 30% 수준에서 감소하고 있다.중환자 병상가동률은 1월1주 39.0%에서 1월2주 33.7%(수도권 39.1%→34.5%)로 줄었고, 준중환자병상가동률은 41.0%에서 37.2%(수도권 44.7%→38.6%)로 감소했다.변이 검출률은 기존 우세종인 BA.5 변이가 낮아지는 대신 확산 속도가 더 빠른 BN.1 변이가 높아지는 경향이 이어졌다.BA.5의 검출률이 34.4%에서 28.3%로 6.1%포인트 감소한 반면 BN.1의 검출률은 32.4%에서 39.2%로 6.8%포인트 증가했다.BN.1은 BA.2.75에서 재분류된 하위 변이로,BA.5.2보다 검출률 증가 속도가 45%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에서 유행 중인 XBB.1.5는 14건이 추가로 검출돼 누적 31건이 됐다.이 변이는 증식이 빠를 뿐 아니라 완치자나 백신 접종자가 가진 항체를 무력화시키는 면역 회피 능력도 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방대본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 추이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주간 위험도는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에 대해 ‘중간’을 유지했다. /박형남기자

2023-01-18

농식품 원산지 부정유통 업소 421곳 적발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하거나 국내 유명지역 특산물로 속여 판매하는 원산지 표시 위반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지원장 김동환, 이하 경북농관원)은 지난해 대구와 경북지역의 농식품 원산지 부정유통 행위를 단속한 결과 421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밝혔다.위반유형을 보면 값싼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업소가 227개소(54%)다, 원산지를 미표시한 업소는 194곳(46%)이다.적발된 업체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사입건, 과태료 부과 등 엄중히 처분했다.원산지 표시 위반 주요 품목은 돼지고기가 26.7%로 가장 많았고 배추김치(17.7%), 쇠고기(14.7%), 콩·두부류(8.5%), 닭고기(8.5%), 쌀·떡류(6.2%), 고춧가루(1.6%) 등의 순이다. 국내산에 비해 가격 차이가 크거나 소비자가 외국산과 국내산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지역특산품, 한약재, 축산물 등을 원산지 관리품목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점검한 경북농관원은원산지 위반수법의 조직적, 지능범 등 대형 위반업체에 대해 적극적으로 단속해 업주 4명을 구속 수사하고 압수수색영장 18건 집행, 디지털포렌식 수사 등 강제수사를 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1-17

전국 외고·국제고·과학고 “특수학급 없다”

전국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서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급은 고작 1곳인 것으로 드러났다.외고와 국제고, 과학고에는 특수학급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외고·자사고 등의 특수학급 및 특수교육 대상자 현황’(이하 2022년 4월 1일 기준)을 보면 전국 자사고 1천55개 학급 가운데 특수학급은 1곳으로 0.1%에 불과했다.전체 학급이 713개인 외고, 419개인 과학고, 147개인 국제고에서는 특수학급이 하나도 없는 ‘0%’였다.자사고는 35개교 중 1개교에만 특수학급이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전체 고등학교 5만5천797학급 가운데 특수학급이 1천926개로 전체의 3.5%를 차지하는데도 같은 학교급인 자사고·특목고의 특수학급은 두드러지게 적은 것이다.주요 자사고·특목고가 몰린 서울의 경우 일반고 특수학급은 258학급으로 전체(6천310학급)의 4.1%였지만 자사고, 외고, 국제고, 과학고엔 특수학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특목고 내 특수교육 대상자를 보면 외고에 9명, 국제고 1명, 과학고 12명, 자사고 21명으로 집계됐다.특수교육 대상자는 학생 1천명당 외고 0.6명, 국제고 0.3명, 과학고 1.7명, 자사고 0.7명 수준인 것이다.이는 전체 고등학교 특수교육 대상자가 2천명당 10.8명인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정의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다양성을 키운다던 자사고에 특수학급,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거의 없다는 점은 씁쓸하다”며 “교육부가 자사고를 존치하려고 하는 가운데 장애 학생 교육 기회 확대, 교육 다양성 측면에서 당국은 유무형의 진입장벽이나 제도 미비점은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자사고·특목고 등의 특수교육 대상자들의 입학전형을 살펴보면 일반전형 17명, 기회균등 전형 등 11명, 특수교육대상자 우선 배치가 15명으로 집계됐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1-17

포항경주공항, 다시 날았다

한국공항공사 포항경주공항(공항장 설찬석)이 지난 2022년 이용객 24만9천400여 명을 기록해 KTX 포항역이 개통된 2014년 이후 최다 이용객 기록을 경신했다. 그간 포항경주공항은 2013년 23만9천여 명의 이용객을 기록하는 등 많은 이용객들이 방문했지만, KTX 포항역 개통과 같은 교통망의 확대로 침체기를 겪었다.특히 KTX 포항역 개통 직후인 2014년에는 전년도의 절반이 채 안 되는 11만2천300여 명의 이용객이 방문하는데 그쳤다.하지만 포항경주공항은 이용객 회복을 위해 경북도, 포항시, 경주시 등 각 지자체들과 협업해 인플루언서 대상 팸투어를 추진하고, 김포공항과 서울역 등 주 집객지의 전광판과 SNS 채널을 활용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같은 노력 끝에 포항경주공항은 지난해 최다 이용객 기록을 갱신하는 등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7월 공항 직통버스(경주 1000번)를 개통해 공항접근성을 확대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등 경상북도 환동해권 관문 공항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설찬석 공항장은 “포항과 경주 두 도시를 연계할 수 있었기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며 “저희 공항을 이용해 주신 이용객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01-17

구미시, ‘설 명절 종합대책’ 추진

구미시가 민생경제, 방역의료, 교통안전, 생활안정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설 명절 종합대책’을 수립해 시행한다.시는 민생경제 분야에서 구미사랑상품권 100억원을 발행, 관내 은행 120개소에서 10% 할인 판매하고 전통시장 장보기 추진, 구미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구미팜’에서 10% 할인 및 10+1 판매 행사를 실시해 소비촉진을 통한 지역상권과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또 물가 관리를 위해 중점관리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농축산물 원산지 표기 특별 합동단속도 실시한다.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명절 대비 중소기업 운전·시설자금을 융자지원하고 소상공인에게는 특례보증 및 이차보전 지원과 카드수수료 지원을 지속 추진한다.의료·방역 분야에서는 연휴기간 선별진료소를 정상운영하고 코로나19 재택치료자 이송을 위한 핫라인 구축과 코로나19 원스톱 진료기관을 지정운영한다. 또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응급의료체계 가동, 당직 의료기관 및 휴일지킴이 약국 운영으로 연휴 진료편의를 제공한다.교통안전분야는 각종 취약시설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연휴 기간 즉시 단속구간을 제외한 주정차단속을 유예하고 시내버스, 택시 등 수송력 유지와 사고 발생 시 응급 복구대책을 마련, 시민과 귀성객의 교통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다.생활안정 분야에서는 저소득 가정 위문금 지급, 복지시설 후원물품 지원을 통해 취약계층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노인, 장애인, 아동에 대한 돌봄 공백을 최소화한다.또 생활쓰레기 기동처리반 운영, 명절맞이 환경정화 활동으로 구미를 찾는 귀성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김장호 구미시장은 “연휴 기간 철저한 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해 안전사고와 재난 없이 시민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한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3-01-17

“여성안심 생활환경 조성 한마음 한뜻”

경북자치경찰위원회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17일 ‘범죄예방, 여성안심 경북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 기관은 먼저 여성정책개발원에서 운영하는 도민 모니터링단을 활용해 여성범죄예방을 위한 현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여성안심거리 조성과 여성안심 화장실 설치 등 자치경찰위원회에서 추진하는 현안 사업을 살펴 사업성과를 높이는 등 환류 체계를 마련한다.이어 여성범죄 예방을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와 캠페인, 각종 학술대회 등 양 기관이 주관하는 상호간의 행사에 적극 동참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마지막으로 여성범죄 예방을 위한 창의적인 전략사업 발굴을 위해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등 업무협약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하금숙 여성정책개발원장은 “경북자치경찰위원회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여성이 안심하는 경북 만들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순동 경북자치경찰위원장은 “여성정책개발원의 전문성을 위원회 시책에 접목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범죄예방의 수요처로 활용하는 등 도민 눈높이 치안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phj@kbmaeil.com

2023-01-17

‘칠곡할매 글씨체’, 귀성환영 현수막에 떴다

경북도가 칠곡할매 글씨체와 생환 광부 손글씨를 사용한 귀성객 환영 현수막을 만들어 게시해 눈길을 끈다.17일 경북도에 따르면 의례적인 설 명절 귀성 환영 현수막에서 벗어나 ‘꿈을 꾸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칠곡할매 글씨체), ‘희망찬 빛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생환 광부 박정하씨 손글씨)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제작했다.윤석열 대통령 연하장에도 사용된 칠곡할매 손글씨체와 기적을 만든 봉화 생환 광부 박정하씨의 손글씨로 제작해 도민과 귀성객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오는 7월 1일 대구시로 편입되는 군위군에는 ‘새로운 시작! 희망 가득한 새해 되세요.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칠곡할매 글씨체)라는 문구를 내걸어 군위군의 희망찬 미래를 응원하고 있다.도는 23개 시·군 168곳에 설 명절 귀성객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걸었다.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체다.박정하씨는 봉화 아연 채굴 광산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 한 해도 도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과 기적이 있는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며 ”더 풍요롭고 더 든든한 설 명절 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피현진기자phj@kbmaeil.com

2023-01-17

‘워라밸’ 전국 꼴찌 경북, 적극적인 노력 필요

경북이 지난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시도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2021년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고용부의 위탁을 받아 지역별 근로시간, 휴가 기간, 남성 가사노동 비중, 육아 휴직제도 등 4개 영역 24개 지표를 측정해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평균 54.7점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부산(64.1점)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고 경북(47.3점)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부산, 서울, 세종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전반적인 수준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자체의 관심도가 높게 나타난 부산, 서울은 국공립 보육시설 설치 비율과 육아 휴직 사용 사업장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사용 사업장 비율이 높았다. 세종시는 초등돌봄교실 이용과 지역사회 가족문화 관련 시설 현황 등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반면 워라밸 총점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경북은 지자체의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조례나 조직유무 등 ‘지자체의 관심도’ 분야에서 고작 4점대를 받아 전국 평균 (8.8점)과 큰 점수 차를 보였다.경북 지역의 한 공무원인 A씨는 “주위의 직장 동료들을 보면 아직 전반적으로 직장생활의 만족도가 낮은 편인 것 같다. 예전보다 갑질 문화는 많이 없어졌지만, 조직문화에서는 아직 만족도가 높지 않다. 주말에도 잦은 비상근무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업무 시간 외 업무 목적으로 연락하거나 출근을 한 경우도 다반사다. 권위주의 문화도 여전하다. 공직 사회가 민간 기업 수준처럼 되기는 어렵겠지만 워라밸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공직 사회에서도 ‘워라밸’ 문화가 확산하기를 기대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워라밸을 찾기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많은 직장인이 3년간의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바꿨고 이에 따른 일과 생활의 균형인 워라밸을 추구하는 흐름이 분명해졌다. 워라밸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경북도청에서도 조금씩 유연근무제가 확대되고 있다.지난해 경북도청에서는 직원들에게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나섰다. 눈치 보기와 육아 및 주말 부부, 원거리 출퇴근으로 인한 직원들의 부담감소가 일의 능률향상으로 이어질 거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도청 직원들의 연가 및 유연근무를 10명 중 8명 이상이 사용하는 등 사용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워킹맘 정 모(41·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코로나19 때 격주로 등교하는 아이로 인해 그동안 직장생활을 관둬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회사에서는 퇴사가 아닌 단축근무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속으로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갈팡질팡 정신없었지만, 점점 안정됐다. 단축 근무제도가 워라밸을 지켜주고 업무의 집중도와 책임감을 높여준다더니, 정말로 일의 성과도 높아지고 애사심 또한 저절로 올라갔다. 경북이 워라밸 꼴찌로 나왔는데 내가 사는 포항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는 문화가 확산되면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 도시가 될 것 같다. 시민들의 워라밸에 대한 지자체의 조금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3-01-17

보은원을 아시나요?

청하에서 경상북도수목원 가는 길에 주변풍광이 수려한 유계리를 지나게 된다. 신광과 수목원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면 장수마을 유계리 입구 못 미쳐 다리가 하나 있다. 이 유계교를 건너기 전, 오른쪽 시멘트 포장 길가에 보은원(報恩苑)이란 입간판이 보인다. 그 길로 쭉 2km 가서 유계저수지 북쪽 끝에 이르면 주택 두 채 뒤편으로 작은 공원이 있으니 바로 보은원이다. 마치 전원주택의 뒷마당 같은 공원은 약 천 평의 대지에 절간처럼 고요하게 앉았다.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관목 사이로 굽은 오솔길을 걸어가면 높이 5미터가 넘는 커다란 보름달 모양의 자연석 기념비와 절 마당에나 있을 법한 석탑이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자그마한 정자가 있어 앉아서 새소리 듣기에도 좋다. 이 심플하기 그지없는 공원은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곳으로 한국불교 최고의 학승이라 일컬어지는 가산 지관 스님과 연관이 있다.지관 스님은 꼭 불교인이 아니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음직한 분으로 불교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연소로 해인사의 강사(27세)가 되었고, 또한 최연소 해인사 주지(38세)를 지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제32대)과 동국대 총장(제11대)을 역임하고 2012년 80세로 입적하였다.스님은 1932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경주이씨 집성촌에서 태어났다. 집이 가난해 겨우 간이학교에 다녀야 했다. 어린 시절 병을 앓던 중에 불교 진언을 외우며 치료하고 불문에 들어서 평생 불학에 정진했다. ‘한국불교소의경전 연구’, ‘교감역주’, ‘역대 고승비문연구’등을 저술하였고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편찬에 힘썼던 공으로 만해대상을 비롯하여 은관,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2010년, 60여 년 만에야 고향 유계리를 찾았던 지관 스님은 서울로 돌아가서 고향방문기를 썼다. 유계저수지 조성으로 스님의 생가터가 수몰된다는 사연에 문도들이 나서서 저수지 북쪽에 기념공원을 만들어 남기고자 했다. 스님도 이 계획을 반겨 생전에 여러 번 다녀가며 기념비제작에 의욕을 보탰다.한편, 현대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 이 고장에서 배출되었음은 지역의 자랑이라 생각한 이들이 많았다. 기념비 뒤편에는 지관 스님 문도들의 이름과 당시 포항시장, 국회의원, 시의회의장, 지역 유지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있어 보은원 조성에 기여했음을 알 수 있다.보은원 기념비 전면에는 스님이 직접 쓴 고향방문기가 한글·한자 혼용으로 새겨져 있다. 스님의 어린 시절 고향 유계리의 정경은 물론 청하를 중심으로 한 포항 인근의 산과 바다를 묘사했고 지역의 인문, 지리, 역사 등을 담고 있어 종교와 관계없이 읽어볼만하다.지관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이 되었을 때, 유계리와 청하면 주민들까지 경사스런 일이라며 축하 현수막을 내걸고 기뻐했다. 보은원은 맑고 아름다운 고장에서 큰 인물이 났다는 자긍심을 일깨운다. “우리를 있게 한 산하대지(山河大地)와 선조(先朝)들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뜻에서 보은원이라 부르게 된 이 기념공원을 한번쯤 찾아가 의미를 새겨보는 것도 지역사랑을 실천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윤종희 시민기자

2023-01-17

생각이 깊은 나무

며칠 비가 서성거렸다. 지독한 감기로 건물 안에만 갇혀 지내서 잠시라도 산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산을 오르거나 숲을 거니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남편이 실내에서 자연을 즐기는 건 어떠냐고 했다. 춥지도 않고 습도도 적당해서 지금의 내게 딱인 곳이 있다고 했다. 동궁원이었다.밤 풍경이 절경인 월지와 동궁의 치미가 유리 지붕 위에 얹혔다. 옛 안압지였던 동궁과 월지에 우리 조상들이 최초로 화초와 진금이수 즉 진귀하고 기이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는 문무왕 14년 삼국사기 기록과 신라의 관직명에 새 이름을 사용했다는 등 경주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역사적 콘텐츠를 스토리텔링해,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이었던 동궁과 월지를 지금 이곳 경주 동궁원에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보문관광단지 입구에 자리한다.동궁(東宮)은 신라왕궁의 별궁으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풀었던 곳으로 ‘경주 동궁원’이라는 이름은 신라의 찬란했던 영광을 다시 이곳에서 재현하고자 시민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경주의 역사적 배경을 스토리텔링해 ‘동궁식물원’과 새전문 동물원인 ‘경주버드파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우리 조상들은 예전부터 딱 떨어진 이름짓기에 능한 민족이다. 배고픈 사람들 눈에 고슬고슬한 밥이 수북하게 떠 있는 듯한 이팝나무가 그렇고, 가지를 꺾으면 노오란 진액이 나는 풀꽃에는 갓난아기의 기저귀에 노오랗게 젖 내음이 나는 똥을 누는 아기를 떠올려 애기똥풀이란 이름을 만들어줬다.식물원 입구에 들어서니 겨울인데도 푸른 잎으로 가득했다. 모두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미인수, 여인초 같이 여성성을 부여한 나무들이 많았다. 미인수는 이름답게 쭉 뻗은 수형에 줄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병 모양으로 변하며 원뿔 모양의 가시로 덮인다. 꽃은 분홍빛으로 매우 화려하고, 씨앗은 쿠션을 만드는 명주 솜 같은 털로 감싸고 있다. 씨는 오일(식용, 산업용), 줄기는 카누, 종이, 로프를 만드는데 쓰이니 가족에게 꼭 필요한 우리네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한다. 소시지 모양의 열매를 맺는 소시지나무, 미키마우스 얼굴모양의 열매를 달아서 미키마우스트리, 잘린 자리에서 용의 피같은 액이 나온다 해서 용혈수, 몸피가 곤봉처럼 생겨 곤봉야자, 주병야자, 박쥐처럼 나무에 붙어 자라는 박쥐란까지 세계 여러 곳에서 사람들에게 이름을 부여받은 식물들이 한 곳에 모였다.물소리가 졸졸 나는가 싶은 곳에 수생식물과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다. 그 옆에 폭포까지 시원하게 쏟아진다. 산책로가 조금씩 경사가 지더니 잎이 큰 식물들을 위에서 전망하며 보라고 공중산책로까지 만들어놓았다. 밑에서 올려다볼 때 보이지 않던 모습까지 관찰하게 만든다.사람보다 이 지구에 먼저 태어났을 나무, 그래서인지 생각이 깊다. 건조한 땅에 자라기 위해 뿌리를 항아리처럼 넓게 만들어 물을 저장한 덕구리란, 큰 꽃에 시체 냄새를 풍겨 곤충을 유인하는 시체꽃, 파리 같은 녀석들을 잎을 닫아 천천히 소화 시키고 남은 뼈는 잎을 열어 날려 보내는 파리지옥, 현명한 나무나 풀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사람은 자신들이 먹기 위해 벼와 보리를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유목민이었던 사람들을 정착하게 만든 건 정작 벼와 보리였다. 우리가 식물에게 길들여진 것이다. 생각 깊은 식물에게서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보는 건 어떨까./김순희 시민기자

202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