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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00살에게 길을 묻다

연휴 끝날에 절을 찾았다. 추운 날씨에도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들로 주차장부터 붐볐다. 포항 시내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고,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보물도 여러 개 간직한 곳이라 늘 찾는 사람이 많은 절 보경사이다.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602년(진평왕 24)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대덕(大德) 지명(智明)에 의하여 창건되었다. 지명은 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어떤 도인으로부터 받은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을 막고 이웃 나라의 침략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할 수 있으리라고 하였다. 왕이 기뻐하며 그와 함께 동해안 북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해아현(海阿縣) 내연산 아래 있는 큰 못 속에 팔면경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金堂)을 건립한 뒤 보경사라 하였다.보경사를 품은 포항의 내연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이요. 블랙야크와 한국의 산하 100대 명산이기도 하다. 산림청, 블랙야크, 한국 산하의 100대 명산을 모두 차지한 트리플크라운을 가진 산은 전국에 70개가 있다. 특히 산의 조회 수로 순위를 매겨주는 ‘한국의 산하’에서 내연산은 여름 산 순위 8등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유명세로 보경사 앞에는 늘 등산복 차림의 일행들이 어슬렁거린다.이름처럼 보물을 여럿 간직하고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원진국사비와 1965년 보물로 지정된 승탑이 있으며, 조선 시대 숙종이 이곳의 12폭포를 유람하고 그 풍경의 아름다움에 시를 지어 남겼다는 어필의 각판이 있다. 그 밖에 198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오층석탑, 1974년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탱자나무가 있다.오늘은 특별히 보경사가 키운 나무를 보려고 갔다. 무려 나이가 400살이 넘어서 보호수로 지정해 나라에서 특별히 돌보고 있는 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승탑을 보려고 뒷산 오솔길을 오르다 보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게 향을 내뿜는다. 소나무 향은 걷는 이의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고 가슴을 열게 한다. 이 숲을 보호하려고 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급수탑이 나무 색깔로 소나무 키만큼 솟아 있다.승탑에서 내려다보이는 스님들이 정진하는 건물이 따로 있다. 그 뒷마당에 품 넓은 느티나무 한그루가 하늘 향해 가지를 드리우고 섰다. 2017년에 보호수로 지정했다고 표지석을 세웠다. 400년 동안 한자리에서 보경사의 내력을 다 줄기에 새겨넣었다고 칭찬하는 듯하다. 겨울이라 가지만 남았는데도 파란 하늘 가득 품이 넓다. 여름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 옷매무새를 상상하며 한참 그 밑에서 기운을 느꼈다.그다음은 적광전 옆에서 금빛 잎을 가득 달고선 반송이다. 300년 이상 한 자세로 앉은 좌불이다. 몸통은 울퉁불퉁 남성미가 느껴지지만, 전체 모습은 아담하고 참한 여인의 모습이다. 둘레에 사람들이 소원을 써서 매달아 놓은 황금 잎새가 반짝이며 반송의 300년을 또 400년까지를 응원하는 듯하다.옆 마당 장독이 줄 맞춰 앉은 곳에 선 400년 된 어르신 나무가 한 그루 더 있다. 탱자나무이다. 된장 고추장 간장의 맛을 400년이나 돋으려 꽃가루를 첨가하고 가을엔 노란 탱자의 향까지 보태며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400살 나무 발치에서 한나절 가만히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서두르지 말고 한껏 웃으라고 덕담을 건넨다. 2023년 행운의 기를 받고 싶은 사람들은 보경사를 찾아 나무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3-02-07

겨울 여행의 별미, 청송 자작나무숲

청송은 겨울 여행의 비경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있는 청송 얼음골이 그렇고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청송 무포산 자작나무숲이 또 한곳이다.흔히 자작나무 숲을 생각하면 설국에 온 것처럼 영화 ‘겨울왕국’이 떠올려진다. 눈처럼 하얀 껍질과 시원스럽고 곧게 뻗은 자작나무는 서양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두고 ‘숲속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봄과 가을뿐만 아니라 겨울 산의 멋을 느끼려 꼭 가봐야 할 숲으로 자작나무 숲이 인기 있는 이유이다.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산 11-1에 자리 잡은 자작나무숲은 1996년에 조성되어 올해 27년째 그 수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얼음골을 지나 914면 지방도를 따라 청송읍 방향으로 10여 분 가다가 만나는 무포산 ‘피나무재’에서 임도를 따라 4km 더 들어가면 ‘청송 자작나무 명품 숲’이 있다는 안내판이 나온다. 가는 길은 자동차나 도보로 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차 한 대 땅에 코를 박고 포장길과 비포장길을 함께 해야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라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갈 수도 있다.전체 면적은 8.5ha이며 숲길을 거니는 코스는 A코스(2.06km), B코스(1.15km) 총 3km가 조금 넘는 둘레길 조성이 잘 되어 있다. 2시간 정도 쉬엄쉬엄 걸으며 겨울의 오롯한 맛을 느낄 수 있다. 2만5천의 나무가 그리 작지 않은 면적에 겨울을 두르고 있는 모습은 마치 원시의 신비로움을 한껏 뽐내고 있는 것 같다. 숲속에 들어서면 길을 잃을 것 같지만 눈부시게 파랗고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북유럽의 어느 나라에 온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킨다.자작나무는 나무껍질 자체가 하얗고 기름 성분이 있어 나무를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 해서 자작나무라 이름 붙였다. 신비로운 경관만큼 쓰임새도 다양해서 줄기의 껍질이 매끄럽고 잘 벗겨져서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불경을 적는 용도로도 쓰였다 전해진다. 또 흔히 혼례를 ‘화촉을 밝힌다’고 말하는데 화촉은 혼례 때 사용하는 빛깔을 들인 밀초로 화촉의 재료가 바로 자작나무였다고 한다. 한의약에서는 황달, 설사, 신장염과 같이 다양한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셈이다.청송에 자작나무 숲이 있는 줄 최근에 알았다는 박재영(30) 씨는 “아직 나만이 알고 있는 숨은 명소로 제격이다. 흔히 자작나무숲이라면 강원도 인제를 떠올리는데 포항에서 가까운 청송에 있다니 반갑다. 자작나무 숲은 겨울의 매력을 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는데 조만간 다녀올 예정이다. 겨울 여행의 별미를 찾는다면 청송 자작나무숲으로 떠나보길 권한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3-02-07

학교도서관, 전문인력 확충 시급

‘도서관’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빠질 수 없는 장소다. 그곳이 학교도서관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주인 없는 집처럼 방치된 듯한 느낌이다. 학교도서관진흥법에서 학교도서관에 1명 이상의 사서교사나 사서를 배치하도록 의무하고 있지만, 인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959개(초등학교 507개교, 중등 267개교, 고등 185개교)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약 97%인 926개교에서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이들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은 모두 합해 188명으로 나타났고 배치율은 교육부의 권고 기준인 30%에도 못 미치는 19.6%였다. 포항권역(포항·영덕·울진·울릉) 지역에서도 초·중·고 특수학교 191곳 중 113곳이 전담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교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그 이유로 제시한 것도 학교도서관의 위치가 좋지 않아 접근성이 나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신간 서적의 부족과 함께 아이들을 반겨주며 책의 세계로 안내하는 선생님이 없다는 점이었다. 학교도서관 담당자를 보면 60% 가까이가 일반교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업과 행정사무·담임 업무에 바쁜 교과 담당 교사가 도서관 운영까지 제대로 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서울과 경기권은 전담 인력이 배치된 학교도서관이 90% 이상인 데 반해 경북은 고작 10%대로 전담 인력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그렇다면 학교도서관의 전문인력인 사서교사가 왜 중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첫째, 사서교사는 전문사서임과 동시에 교사다.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수학습 활동과 자원을 통합하며 학생을 가르친다. 학교 교육과정의 운영에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깊어지기 위해서는 사서교사가 교육적 역할에 전면에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학년이나 교과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의 활용에 대하여 학년이나 교과교사가 사서교사와 활발하게 소통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또 언어교육에 있어서 책을 활용한 언어교육의 방법에 대한 경험을 나눌 수 있다.둘째, 학교에서 출처를 밝히는 방법이나 학문적 정직성에 대한 안내 등 저작권과 관련한 교육도 서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학교도서관에 미디어 교육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정보교육을 도서관과 다소 멀게 여기고 있는데 사서교사야말로 전자 자료와 도구를 선정하고 평가하며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정보 활용 교육의 전문가다. 법적으로도 학교도서관의 역할에 시청각 자료의 개발, 제작, 이용이나 매체 이용 교육 등의 내용도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학교도서관 자원봉사를 수년간 해온 학부모 박모(43) 씨는 “처음 자원봉사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으로 인해 도서관 리모델링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외형적으로는 달라졌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학교도서관에 사서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가 늘 부러웠다. 독서교육은 학교도서관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데, ‘책의 날’이라던가 학교행사를 할 때 도서관에서도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 학교의 역할이 중요해졌는데 그 중요한 학교도서관이 지금은 학교 도서관 지원센터를 통해 지원되는 게 다인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3-02-07

"갈때 곱게 잘 가는게 꿈"...칠곡할매시인 영면

“먹고 싶은 것도 없다.하고 싶은 것도 없다.갈 때 대가 곱게 잘 가는 게 꿈이다.”경북 칠곡에서 87세에 한글을 깨쳐 시를 쓰고 영화에도 출연해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 박금분 할머니가 향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최고령 칠곡할매시인 박 할머니는 자신이 쓴 시 ‘가는 꿈’에서 간절하게 소망했던 것처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곱게 영면에 들어 6일 발인식이 엄수됐다.할머니는 일제 강점기와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다가 구순을 바라보는 2015년이 되어서야 경북 칠곡군이 운영하는 약목면 복성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알렉상드르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통째로 외우고 집안을 한글 공부한 종이로 가득 덮을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다.또 복성리 배움학교에서 반장을 맡으며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함께 공부하는 할머니들에게 회식을 베풀어 ‘친절한 할머니’로 불렸다.2015년 칠곡군이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시 98편을 묶어 발행한 시집 ‘시가 뭐고’에서 죽음에 대한 성찰을 표현한 ‘가는 꿈’으로 독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2019년에는 김재환 감독의 영화 ‘칠곡 가시나들’에 출연해 경상도 할매 감성으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표현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김재욱 칠곡군수는 장례식장을 찾아 박금분 할머니 시를 인용하며 “어머님께서는 편안하고 곱게 소천하셨기를 바란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김 군수는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많은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다”며 “칠곡 할머니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관광산업에 접목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칠곡군은 2008년부터 할머니를 대상으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3권의 시집과 칠곡할매글꼴을 제작했다. /김락현기자

2023-02-07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CCTV ‘무용지물’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포항지역에 설치한 단속용 CCTV가 실질적인 효과는 극히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단속용 CCTV가 제구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자체가 CCTV 대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비효율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5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역에 설치된 쓰레기 불법 투기 감시용 폐쇄회로(CC)TV는 모두 233대(이동식 119대 고정식 114대)다. 이들 장비는 남구에 97대, 북구에 119대가 설치돼 있다. 나머지 이동식 CCTV 17대는 쓰레기 상습 투기 지역과 민원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옮겨 다니며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앞서 시는 지난 2010년부터 쓰레기 불법 투기 취약지역과 원룸촌 일대 등을 중심으로 이들 장치를 꾸준히 설치해오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고정식 카메라를 제외한 이동식 카메라를 사들이고 있다.시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해마다 이들 장비를 구입하고 있지만, 정작 장비 구입에 투입된 예산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등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이동식 CCTV의 1대당 설치가격은 400만 원가량으로, 이들 카메라 114대의 설치 비용을 산술적으로 계산 보면 최소 4억7천600만 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지자체가 해마다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CCTV와 관련해 수많은 예산을 고정적으로 퍼붓고 있지만, 설치 비용 등에 비하면 단속 성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실제로 시는 올해도 시비 4천만 원을 투입해 이동형 CCTV 10대를 추가 구입해 설치할 계획이고, CCTV 유지보수비용으로 1천400만 원의 예산을 배정해 뒀다.지난해 무단투기 단속 적발 건수는 1천507건이다. 하지만 시는 CCTV를 통해 발견해낸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건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적발 건수가 워낙 미미해 통계를 내는 일조차 포기한 것으로 짐작된다.집계된 단속 건수 대부분은 ‘포항시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반’ 인력 5명이 지역을 돌며 발견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더욱이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용 CCTV는 쓰레기 투기에 대한 기록은 남길 수 있지만, 불법행위가 찍히더라도 투기자를 특정하지 못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처벌이 불가능하다. 영상에 찍힌 인상착의만으로는 추적 조사 없이 무단 투기자의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고 투기자의 이후 동선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또 투기자가 특정되더라도 처벌을 위해서는 투기자가 버린 쓰레기에서 투기자의 인적 정보를 얻어야 하는데, 포항시 공무원 4명만으로는 이를 일일이 색출해내기에는 사실상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시민들이 불법 투기 의심 사례를 신고할 경우에도 단속 인력이 직접 현장으로 나가서 CCTV 내의 메모리를 확인하며 무단투기 유력자를 색출해내야 하고, 투기자가 타지에 거주하는 사람이면 사실상 과태료를 매길 수도 없다.쓰레기 무단투기와 관련해 단속 장비는 첨단이지만, 실제 단속은 아날로그식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한 추가대책이 시급해 보인다.한편 포항시 관계자는 “CCTV는 사실상 무단투기를 단속해 처벌하기 위한 용도라기보단 예방용에 가깝다”며 “단순히 CCTV 아래에 쓰레기를 버린다고 단속되는 것은 아니고,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거나 종량제 봉투 안에 음식물을 버리는 것이 단속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2-06

지난해 대구경북 산업재해 사망 25% 감소

지난해 대구·경북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가 전년도 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5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발표한 ‘2022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법·안전조치 위반 조사대상 사망사고는 모두 63명이 발생했다.이는 전년(84명)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50인(억) 이상 기업 규모에서만 모두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업종별로는 건설업 29명(46.0%)이 가장 많았으며, 제조업 25명(39.7%), 기타 업종 9명(14.3%) 이 뒤를 이었다.재해유형별로는 ‘떨어짐(추락)’이 18명(28.6%)으로 가장 많았고, ‘끼임’ 14명(22.2%), ‘맞음’ 11명(17.5%), ‘깔림’ 6명(9.5%) 순으로 발생했다. 떨어짐·끼임·맞음 사고가 43명으로 전체 사고사망자의 68.3%를 차지했다.주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떨어짐 사고는 전년보다 19명(37명→18명) 줄었으나, 제조업에서 주로 발생하는 끼임 사고는 오히려 3명(11명→14명) 늘었다.대구경북 내에서는 주요 산업단지가 밀집한 달성군과 달서구 내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달성군은 7명(3명→10명), 달서구는 1명(4명→5명)이 증가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대구시에서는 총 21명(33.3%)의 사망자가 발생해 전년 대비 4명 늘었다.반면 경북은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총 42명(66.7%)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전년(67명) 대비 25명(37.3%)이 감소한 수치다. 포항 9명(16명→7명), 경주 5명(8명→3명), 상주 5명(8명→3명) 등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김규석 대구고용노동청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안전조치를 할 경우 100% 막을 수 있는 법 위반 사망사고를 예방하려면 경영책임자의 관심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심상선기자antiphs@kbmaeil.com

2023-02-06

안동 암산얼음축제, 27만명 찾아 명성 재확인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9일간 열린 ‘안동 암산얼음축제’가 지난 주말 14만5천여 명의 관광객 방문을 끝으로 축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4년 만에 열린 이번 ‘암산얼음축제’는 9일 동안 27만5천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명실상부한 영남권 최대 겨울 축제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는 평이다. 축제장은 주말 3천700여 면의 주차장이 만차로 축제장 진입도로에는 입장 차량으로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축제기간 축제장에는 수천 명의 가족 관광객이 얼음썰매, 빙어낚시, 얼음 미끄럼틀 등을 즐겼으며, 관광객들은 겨울왕국을 온 듯 대형 얼음 조각 조형물, 짜릿한 수십 미터의 빙벽과 이글루가 가족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특히, 축제 기간 중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썰매타기 대회와 아이스컬링 대회도 열려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페이백 시스템이 적용돼 얼음 썰매와 빙어낚시 체험권을 사면 축제장과 인근 남후면 일대 식당에서 이용할 수 있는 5천 원 상품권을 되돌려줘 축제의 만족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안동시는 이번 축제기간 연인원 560여 명을 투입해 축제 운영 및 안전, 방역, 환경, 교통, 주차 등 축제장 곳곳에서 관광객의 편의를 살폈다.권기창 시장은 “4년 만에 열린 암산얼음축제에 대구와 경남 등 타지 관광객이 상당한 호응을 보이며 새로운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올해부터 안동 고유의 문화와 계절별 매력을 담은 사계절 축제를 본격 추진해 축제가 끊이지 않는 생동감 있는 도시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06

경북 정월대보름 행사 사건·사고 없이 마무리

지난 5일 경북지역 26개 행사장에서 연인원 3만1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가운데 개최된 정월 대보름 행사가 사건·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 됐다.6일 경북경찰청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각 행사장에 경찰지휘소를 설치하고, 경찰관 총 400여 명, 기동대 3개 부대, 방송조명차 등을 배치, 현장 안전관리 활동과 함께 교통혼잡, 화재예방, 음주소란 등 범죄예방활동도 병행했다. 경북경찰청에서도 ‘안전관리 상황실’을 별도로 구성해 행사장별 상황 추이와 경찰활동을 실시간 점검했다.특히, 전국 최대 규모의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에 1만3천여 명의 관람객이 운집, 경찰은 기동대 1개 부대와 방송조명차를 배치하는 등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밀집상황 완충이 가능한 안전구역 및 대피로 확보, 응급차량 통행로 확보 등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경북소방본부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소방공무원 5천여 명, 장비 957대, 의용소방대원 1만865명을 동원해 △화재취약지역 24시간 화재예방 감시체계 구축 △화재예방강화지구 및 취약시설 예방순찰 △전 직원 비상연락망 점검 △폭설·한파 대비 월동장구 점검 및 소방장비 100% 가동 유지 등으로 혹시 있을지 모를 화재에 대비했다.한편,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개최된 이번 정월 대보름 행사에서 경북 각 지역을 찾은 방문객은 총 3만1천여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대성황을 이뤘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06

영덕 파나크호텔 공사 민원 합의 ‘논란’

영덕군 대형 민자유치 제1호 사업인 강구면 삼사해상공원 내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소노 호텔’(이하 파나크호텔) 공사와 관련해 마을주민들이 제기했던 소음, 진동, 비산먼지 등 각종 민원에 대해 마을자치회에서 돈을 받기로 하고 합의를 해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일부 마을주민들은 합의를 해준 마을자치회의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등 주민간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최근 일부 마을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던 파나크호텔의 시행 및 시공사와 삼사리주민자치회는 지난 1월 10일 민원보상합의서 및 각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6일 본지가 입수한 합의서와 각서에 따르면 공사착공시점 기준으로 발생한 소음, 진동, 비산먼지, 제반불편사항, 조망권, 정신적 피해와 관련해 2회 분할 1억5천만 원을 삼사리주민자치회에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또한 이 합의사항은 현재 제기된 민원사항은 물론 추후제기 될 제반민원사항을 포함하며 차후 민·형사상 여하한 명목, 내용 및 방법 등으로 청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이와 함께 주민 개인, 어촌계, 상가연합회 등의 민원이 제기될 시 시행, 시공사와 삼사리주민자치회가 협의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다.또한 향후 본건에 대한 이의제기를 일절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주민개인, 어촌계, 상가연합회 등의 이의(민원)가 제기될 경우 각서인(삼사리주민자치회 이장)의 책임과 부담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돼 있다.이에 대해 삼사리 마을 복수의 주민들은 “마을이장이 무슨 권한으로, 어떤 방법으로 개별가구의 직접 피해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한 번 따져 봐야한다”고 지적했다.주민들은 “마을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취지로 지급받은 돈은 마을에 비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나눠 가질 성격의 돈이 아닌데도, 이미 상품권과 쌀 등으로 일부 가구에 분배됐다”고 설명했다.주민들은 이에 대해 “주민 총회를 거치지 않고 임의 분배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며 “더욱이 자치회에서 예금계좌나 입출금 내역의 공람이나 교부를 거부하고 있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삼사리주민자치회 이장 A씨는 “합의서 내용과 시공사 측에서 받은 돈은 마을 발전기금 명목으로 수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일 주민 총회를 개최해 마을 발전기금사용처에 대해 공개 하겠다”고 말했다.A씨는 이어 “각서 문건에 대해서 처음 본 것이다. 잘 모르는 일이다. 시공사 측에 답변을 받아라”고 일축했다.이에 대해 영덕군 관계자는 마을 발전기금에 대해서는 총회를 거쳐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각서에 담긴 내용대로 각서인이 공사현장 민원 해결을 책임, 해결한다고 했다면 이는 자치회장의 영역을 넘어선 월권 행위로 비춰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3-02-06

포항 국가보훈대상자 조례안 부결에 뒷말 무성

‘포항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심사에서 부결되며 뒷말이 무성하다.해당 조례는 앞서 복지위원회 위원 전원이 찬성 서명을 했던터라 부결이라는 결과가 의외라는 평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6일 포항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은주(비례) 의원에 따르면 이날 복지위 조례 심사에서 김은주 의원 외 6인이 발의한 ‘포항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찬성 3명, 반대 5명으로 부결됐다. 발의에는 김만호·최광열·박칠용·전주형·김상민·박희정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했다.해당 조례안은 보훈명예수당 등 지원 대상에 5·18민주유공자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지급액은 수당의 경우 1명당 월 8만 원, 사망위로금은 1명당 30만 원이다.이번 복지위의 결정에 대해 조례를 대표 발의한 김은주 의원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원회가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히지 않고 심지어 명분 없는 반대를 위해 무기명 투표를 했다는 것.김은주 의원은 “5·18 유공자에 대한 지원은 경북에서 칠곡도 하고 있고, 서울이나 광주 등 타 지자체에서는 별도로 이들을 돕는 조례까지 있다”며 “그 정도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기존 국가보훈대상자 지원 조례에 5·18 유공자를 추가한다는 내용인데 앞서 찬성 의견을 밝혔던 복지위 위원들이 갑자기 반대로 돌아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지원 비용이 많이 소모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지원 대상자가 4명밖에 안된다. 1년에 380만원 수준”이라면서 “비용문제도 아니라면 왜 조례를 부결하게 됐는지에 대한 의견을 명확하게 밝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를 두고 복지위에서는 모든 조례안이 다 통과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복지환경위원회 김형철 위원장은 “의원들 생각이 다 다르니까 규합을 하다보니 반대라는 결론이 났다. 의원이 발의한 조례가 모두 통과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위 의원 전원 찬성 서명과 관련해서는 “서명은 오래전에 받은 것이라 충분하고 심도있게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다. 복지위 위원들이 대부분 초선이 많아 반대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한편, 일각에서는 이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결구도로 해석하고 있다.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시의원들 사이에서 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민주당 의원의 조례안 발의에 대한 반대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전준혁기자

2023-02-06

홍준표 대구시장,  “무임승차는 노인복지 차원…국비지원 매달릴 문제아냐”

홍준표 대구시장은 6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문제와 관련해 “노인복지는 국비 지원에 매달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인 무임승차 문제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지방정부는 무상급식에는 표를 의식해 모두 안달하고 매달리면서 국비지원은 해달라 하지 않고, 왜 노인복지 문제는 손익을 따지면서 국비 지원에 매달리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복지는 손익 차원에서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지방마다 사정이 다르니 지방정부 재량에 맡기는 게 옳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홍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한 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홍 시장은  “젊은 세대를 위한 무상복지에만 매달리지 말고 100세 시대 노인복지를 위한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100세 시대 노인 연령도 상향조정을 해야 함은 물론이고 국민연금, 정년연장, 주택 역모기지 제도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시장이 주장한 무임승차 연령 상향 문제에 대한 노인단체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대한노인회 등은 “무임승차가 야외활동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료 절감, 택배 등 노인일자리 창출 같은 긍정적 효과가 크다”면서 “무임승차로 수천억 원이 적자를 본다고 하는데,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한다면 극빈자가 늘면서 사회적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이날 오후 대한노인회 대구시지회를 찾아가 현재 65세로 되어있는 도시철도 무상 이용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고, 시내버스는 70세부터 무상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구시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 취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23-02-06

대구·광주, 2038아시안게임 공동유치 맞손

대구시와 광주시의 2038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가 본격화 된다.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6일 광주시의회가 제31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광주시가 제출한 2038 광주·대구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 동의안을 원안 의결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회도 지난해 연말 열린 정례회에서 상정을 유보했던 2038 광주·대구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 동의안을 오는 16일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10월 공론화 부족 등을 이유로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으며,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광주전남연구원이 수행한 연구 용역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는 여론조사를 다시 하는 등 보고서를 보완해 지난달 26일 시민보고회를 여는 등 공론화 작업에 나섰고, 광주시의회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어 공동유치 동의안 처리 여부를 논의한 끝에 의결키로 의견을 모았다. 광주시의회에서 공동유치안을 의결함에 따라 대구시의회도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동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유력해지면서 2038 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광주시는 공동으로 대한체육회에 국제종합대회 개최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으로 유치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후보 도시로 확정되면 문화체육관광부 심의 및 사전 타당성 조사와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2024년 하반기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공동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게 된다. 2038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은 45개국에서 1만5천여 명의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국비 포함해 총 1조817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23-02-06

‘억’ 소리 나는 난방비 폭탄… “앞으로가 더 걱정”

폭등하는 전기요금과 난방요금 때문에 서민들의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정용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값이 1년 새 30% 넘게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강력 한파가 닥쳤던 만큼, 몇 배씩 뛴 요금고지서가 가정집에 전달돼 서민들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대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인 40대 여성 조 모씨는 “지난해 12월 8만3천900원이었던 도시가스 요금이 1월에 23만1천970원이 나왔다”며 “연말에 날씨가 유독 추워 보일러를 좀 더 돌리긴 했지만, 당월 지침이 1천246㎥이고 전월지침이 1천7㎥인데 239㎥ 늘었다고 약 15만 원이 더 나온 것에 충격 받았다”고 호소했다.또 다른 대구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김 모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모씨는 “평소 12∼15만 원인 난방비가 이달들어 45만 원 가량 나왔다”며 “아무리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그걸 대비할 시간도 없이 반영돼 가계부담으로 이어지니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성에너지 고객센터는 도시가스 요금 문의 전화가 빗발쳐 마비될 지경이었다. 문의 상담을 위한 상담사 연결에 기본 40∼50명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에너지 비용 상승은 소상공인 업계에도 큰 부담이다.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소상공인 1천81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사업장 운영에서 난방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99.0%에 달했다. 이 중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은 80.4%였다.가장 심한 피해를 입는 곳은 목욕탕업이었다. 목욕탕업은 난방비가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이 90.0%에 달했다. 지난해 대비 50% 이상 난방비가 상승했다는 욕탕 업주들의 응답은 40%로, 타 업종 평균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목욕탕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이제 다시 사람들이 욕탕을 찾기 시작했는데, 유지비용이 급격히 상승,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힘들어 질 것 같다”면서 “대책없이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폐업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 난방비 부담은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긴급 에너지 바우처 등을 편성해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고, 에너지 급등상황에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근거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이달 중 전기료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정부의 공공요금 지원을 취약계층을 넘어 소상공인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들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전기료는 1년 전보다 29.5% 상승했다.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올라 작년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작년 10∼12월과 같은 34.0%였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다.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양상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2-05

안동 맑은누리파크 화재 32시간 만에 완진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안동의 북구권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인 ‘맑은누리파크’에 음식물 쓰레기 반입이 허용되면서 해당 시설을 이용하던 경북 북부 11개 시·군이 최악의 음식물 쓰레기 대란을 피하게 됐다.경북도는 해당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자 생활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 반입을 중단했다가 5일 화재가 진압되면서 점검을 실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은 피해가 없어 정상 가동해도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반입을 재개했다. 11개 시·군에서 해당 시설을 통해 처리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1월 기준 하루 평균 62t 수준이었다. 다만 생활 쓰레기 반입은 앞으로 상당 시간 어려울 전망이다.5일 경북도에 따르면 1월 기준 이곳에서 처리하던 생활 쓰레기는 하루 평균 219t으로 경북도는 임시방편으로 맑은누리파크 운영 업체와 저장고에 쓰레기를 보관하지 않고 이동식 크레인을 이용해 곧바로 소각로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이를 위한 준비에는 약 2주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며, 준비가 완료되면 11개 시·군의 폐기물을 다시 반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크레인을 이용한 폐기물 투입이 어려울 경우 해당 시설이 완전히 복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4~6개월 동안 각 시·군이 생활 쓰레기를 자체 처리해야 한다.이에 따라 안동과 영주, 군위, 청송, 영양, 봉화, 예천은 매립장에 보관 후 민간에 위탁하기로 했고, 상주와 의성은 자체 소각하거나 일부 위탁 처리할 계획이다. 문경은 자체 처리장에서 소각한다. 영덕은 올해 말부터 폐기물을 반입하는 것으로 약정해 이번 화재에 따른 큰 문제는 없다.다만 민간 위탁을 결정한 시·군의 경우 재정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해당 시설에서 생활 폐기물을 처리할 때 소요 비용은 t당 10~15만 원 정도였지만 민간시설은 두 배에 달하는 t당 25~3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경북도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나면 전문기관을 투입해 정확한 피해 상황과 복구계획 등을 수립하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완전 복구에 필요한 기간을 4∼6개월로 추산했다”며 “생활 쓰레기의 경우 11개 시·군이 자체 매립장에 어느 정도 보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주민들이 내놓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한편, 맑은누리파크에서는 지난 3일 오후 10시 22분쯤 화재가 발생해 32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자원회수시설 1동(1만2천493.26㎡) 중 일부(2천288㎡)가 소실돼 소방 추산 18억9천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으며, 화재로 인해 긴급 대피하던 근무자 5명 중 1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가 완전 진화되기까지 32시간이 걸린 것은 당시 6천~7천t의 쓰레기가 쌓여 있던 상황이라 큰 불길을 잡고, 굴삭기를 동원해 쓰레기를 일일이 뒤집어 잔불을 정리하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05

대구환경청, 통합허가사업장 현장점검

대구지방환경청은 올해 통합허가사업장을 대상으로 허가조건 및 허가배출기준 준수 여부 등 현장점검을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현재까지 대구지방환경청 담당지역에서 통합허가를 받은 대상업체는 폐기물처리업·철강업 등 79곳이다.이 중 지난해 신규허가 및 관리수준 평가 등으로 정밀점검이 필요한 44곳 사업장에 대해 올해 정기검사가 이뤄진다.정기검사 항목은 △시설점검과 오염도 검사를 통해 배출·방지시설의 적정 운영 관리 여부 △허가배출기준 및 허가조건 준수 여부 △오염배출량 저감 정도 등이다.아울러, 환경개선효과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통합허가사업장을 관리하는 통합환경관리제도는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등 7개 법률, 11개 인·허가를 1개로 통합해 최적 관리함으로써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제도다.통합허가 대상 업종은 발전업, 철강업 등 19개 업종이며, 지난 2017년 1월 1일부터 환경부(통합허가제도과)에서 통합허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020년부터 사후관리 위임에 따라 사업장 현장점검과 오염도 검사 등 현장 점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지난해 담당 54곳 사업장을 현장 점검해 배출·방지시설 고장훼손 방지 7건, 자가측정 미이행 14건 등의 위반사항을 적발했고, 원격 감시시스템(TMS)을 통한 기준초과 11건에 대해 개선명령 처분했다.최종원 대구지방환경청장은 “처벌 중심의 규제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 수준과 환경여건을 고려한 협력적 자율규제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2023-02-05

포항여협 회장 선거 과열… 우려 목소리

회원 1만5천 명을 대표하는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포항여협)의 새 회장을 뽑는 선거가 6일 치러진다.하지만 선거 막판 일부 후보들 사이에 정관을 위반하는 선물 제공 의혹이 불거져 나오는 등 선거가 과열되면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된다. 더욱이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공공연히 특정 후보 지지를 대의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아 선거 공정성 시비마저 일고 있다.포항여협은 지난 1일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성예 포항시새마을부녀회장, 이미숙 생활개선회 포항시연합회장, 김지현 포항여성예술인연합회장 등 3명이 등록을 마쳤다.대의원들에 따르면 포항여협 제14대 회장 선거 후보로 등록한 모 후보는 후보 등록 후 선거인들을 만나 지지를 요청하며 선물을 제공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일부 후보는 선거운동 상 금지된 대면 선거운동 의혹이 제기되는 등 선거가 과열 혼탁 양상으로 흘러 여성계에서는 공정한 선거운동이 실종된 듯해 너무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포항여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후보자는 금품 향응을 제공할 수 없으며 후보 등록 후 전화나 SNS 등 비대면 선거운동만 할 수 있다.특히 일부 정치권 인사들의 선거 개입 의혹이 도마에 올라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여성계 모 인사는 정치권 인사들이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여성단체 인사는 “포항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는 비영리 민간단체의 과열된 선거전이 자칫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포항여협의 정체성을 변질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출마 후보들은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선거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정치권에 철저한 선거 중립을 지켜줄 것을 주문했다.여성계 일각에서는 “선거 양상이 과열된 데는 세 명의 후보가 나선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로 인한 갈등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게 향후 차기 회장의 역할이 될 것이다. 때문에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선거운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정치권은 순수한 여성단체에 자신들과 가까운 사람을 단체 회장으로 만들려고 앞장서거나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여성계의 우려 목소리를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포항여협 회장 선거는 32개 회원단체에서 각 1명씩의 대의원이 무기명 투표로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6일 오전 10시 포항여협 사무실에서 개최되는 정기총회에서 실시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2-05

티웨이항공 전산 시스템 오류 전국 주요 공항 탑승객 큰 불편

티웨이항공 전산 시스템 오류로 전국 주요 공항 탑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이번 사태로 길게는 1시간 넘도록 탑승객들의 탑승시간이 지연됐다.5일 티웨이항공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제주국제공항에서 대구로 향하는 국내선 여객기 탑승 수속을 앞두고 전산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같은 시간대 김포국제공항발 제주행 여객기 등 대구·인천·김해국제공항에서도 같은 ‘시스템 오류’가 생겼다.이로 인해 여객기 출발이 길게는 2시간 가까이 지연됐다.티웨이항공은 전국 주요 공항 탑승 수속 안내판에 ‘시스템 오류로 인해 수속이 다소 지연될 예정’이라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승객들에게 알렸다.지연 사유는 기상, 정비, 항공기 연결 등 다섯 가지 항목 중 ‘기타’란에 체크 표시를 해뒀다.전국 주요 공항 통제실은 “티웨이항공사 시스템 오류로 인한 접속 지연으로 탑승 수속과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서 수기로 탑승 수속을 진행했고, 사고 당일 오후 7시 30분쯤 전산 시스템이 정상 복구됐다”며 “승객분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심상선기자antiphs@kbmaeil.com

2023-02-05

경북남부보훈지청, 2월 현충시설에 애국지사 국오 황만영 선생기념비

경북남부보훈지청은 2월 현충시설로 울진군 평해읍에 위치한 ‘애국지사 국오 황만영 선생 기념비사진’를 선정했다.울진군 출신의 황만영 선생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압해 체결한 조약인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평해군에 주둔하던 의병진에 군자금 800냥을 전달하며 의병활동을 지원했다. 대흥학교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그는 경술국치 이후 간도로 망명해 유하현 삼원보에서 이시영 선생과 함께 신흥학교의 재정을 담당하는 한편 문창범·이상설 등 애국지사들과 교류하며 독립운동활동을 이어갔다. 또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백운 주진수 선생과 함께 만주에서 순회강연을 하며 항일의식을 고취하는 등 민족계몽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이후 임시정부에 참여해 군자금 모집을 위해 국내로 파견됐다가 일제의 감시로 만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신 1927년 설립된 신간회의 울산지회장으로 선임돼 항일운동을 전개하다 1939년 4월 25일 세상을 떠났다.기념비는 1976년 12월 건립됐으며, 정부는 1995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경북남부보훈지청은 역사교육과 체험장으로 매월 이달의 현충시설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강성미 경북남부보훈지청장은 “지역 주민들이 기념비를 방문해 조국 독립에 헌신한 황만영 선생의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2-05

‘대동세상’ 소망 되살리는 청도 달집태우기

정월대보름은 우리의 전통 명절로 음력 1월 15일이다. 설날 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로 상원,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한다. 어찌 보면 조상들은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로 보통 그 전날인 14일부터 여러 가지 풍속들이 행해졌다. 설날부터 대보름까지가 축제일이라고 여겨도 될 중요한 시기였고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묵은 나물과 제철 생선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빈다. 또한 갖가지 민속놀이를 즐겼는데 마을 제사 지내기, 달맞이 소원 빌기, 더위 팔기, 다리 밟기, 달집태우기 등을 꼽을 수 있다.지난 주말 전국에서 최고라는 청도군 달집태우기 행사를 스케치하러 갔다. 청도군은 코로나19로 4년간 행사를 열지 못한 만큼 올해 달집태우기의 성공을 위해 정성을 기울여 철저한 기획을 했다고 한다.솔가지 250t과 지주목 130개, 볏짚 200단, 새끼 30타래로 높이 15mE1BF폭 10m의 거대한 달집을 만들었으니 그 웅대함이 짐작될 터. 정월대보름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 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안녕과 화합을 비는 세시풍속이 바로 달집태우기다.청도군 9개 읍면 주민이 짚단으로 줄을 만들어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진행하는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38호 ‘도주 줄다리기’도 펼쳐졌다.도주 줄다리기는 3만여 단의 볏짚과 새끼 30타래 등으로 1천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80m의 줄을 제작한다. 줄다리기는 2천여 명의 군민 및 관광객이 참가해 줄을 당기는 모습 자체로 장관을 이룬다. 도주 줄다리기는 격년제로 열리며 볼 만한 전통문화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달이 떠오르고 거대한 달집에 불이 붙자 행사에 참가한 군민과 관광객들은 저마다 한 해의 소원을 빌며 건강을 기원했다. 한편에선 농산물 직판행사와 소원문 써주기, 민속예술단 공연, 널뛰기, 팽이치기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마당이 펼쳐져 모두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행사장에서 열리는 쥐불놀이를 보니 횃불싸움과 쥐불놀이를 하던 필자의 어릴 때 추억이 떠올랐다. 횃불싸움은 밤에 아이들이 마을 논두렁을 태우는 쥐불놀이에서 시작된다. 쥐불이 한창 무르익으면 이웃 마을과의 경계에서 하게 되는데 이때 서로 경쟁하다가 횃불싸움으로 발전한다. 횃불을 뺏기거나 후퇴하는 편이 지게 된다. 싸늘한 날씨에 손이 얼어도 잘 마른 소똥과 삭정이로 쏘시개와 광솔(불이 잘 붙는 소나무)을 깡통에 넣고 빙글빙글 돌리는 재미를 막지 못했다.“정월대보름날 쥐불이요~” 달나라까지 닿을 것 같던 친구들의 목소리가 퍼져나갔고 다른 무리는 가가호호 방문하며 밥을 얻으러 나섰다. 대문을 두드리며 “밥 좀 줘요”라고 외치면 어느 집 할 것 없이 맛난 음식을 내어줘 금새 오곡밥, 나물, 찰떡과 과일이 가득 쌓였다. 그걸 나눠 먹으며 느꼈던 행복감을 잊을 수 없다.이런 풍속들을 돌아보면 우리 조상들은 ‘내가 아닌 우리’가 먼저였던 대동세상(大同世上)을 만들어가려 했던 것 같다. “보름달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라 하니 심각한 인구 감소는 다산으로 해소되도록 해주시고,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웃음을 잃어가는 국민들의 시름도 모두 거두어 걱정 없는 한 해가 되도록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3-02-05

‘떠드니까 아이다’ 출간한 34년 베테랑 선생님

우리 사회는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축구로 치면 ‘박지성’ 선수가 되길 원한다. 공격도 해야 하고 수비도 해야 하고 볼도 공급해줘야 하고 국가대표 주장도 해야 하고 시합이 끝나면 인터뷰도 해야 하고 시합결과에 책임도 져야 한다. 혹자는 안정적인 직업에 방학도 있는 교사의 삶이 뭐 그리 힘드냐고 한다. 하지만 한두 명의 자녀와도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이라면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과 한 공간에서 수업하고 교감해야 하는 선생님이란 직업은 보통 체력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 아님을 알 것이다. 이런 ‘극한직업’ 초등 선생님을 위한 34년 경력 베테랑 선생님의 에세이가 나왔다. 의성의 시골 초등학교 교사인 백설아 씨는 초등학교 교육 현장 경험을 녹여낸 에세이를 통해 이 땅의 K-선생님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선생님의 나이도 가늠하지 못하는 초등생들과 매일 치열한 하루를 보내며 ‘떠드니까 아이’인 인격을 존중해준다. 뛰는 아이들에게 뛰지말라 소리치는 대신 뛰다가 다칠까봐 걱정이라는 말, 실내화 벗어 던지기를 하는 아이들을 야단치는 대신 방향을 틀어 안전한 곳으로 던져보라고 말해주는 여유, 선생님과 학생 중 인사는 먼저 본 사람이 하면 된다고 하는 배려가 돋보인다.‘떠드니까 아이다’(걷는사람)는 선생님은 물론이고 학부모에게도 아이와 선생님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에피소드와 따듯한 메시지로 가득하다. 또한 에세이 중간에는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꿀팁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는 “34년 경험을 담아 새내기 교사들에게 보내는 양분이 풍부한 복을 담은 편지, 교사와 부모가 어린이와 함께 행복한 삶에 도전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편지”라고 소개했다.‘죽겠구나 싶을 때 방학이 찾아온다’는 저자의 생활밀착형 스토리로 에세이는 긴 여운을 남긴다. 동료 교사들의 수업 컨설팅을 담당하는 수석교사로 있는 저자는 “새 학기면 그 옛날 제가 느꼈던 막막함이 새내기 선생님에게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며 낯선 곳에 발령받아 막막하고 불안한 새내기 선생님을 위한 ‘연서’를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초등교사는 튼튼한 체력이 기본이다. 얼마 전 덩치 큰 6학년 학생과 씨름에서도 이겨 뿌듯한 베테랑 선생님이 들려주는 포근한 에세이다. ‘아기같이 귀여운 1학년이 어른인 척 귀여운 6학년이 되는 놀라운 광경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행운의 삶을 산다’고 말하는 저자에게서 직업으로서의 교사 이상의 마음이 전해졌다.“아이들을 사랑하고 수업에 진심인 많은 선생님을 만나며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고 그러기 위해 행복한 교육 현장을 만들고 싶어요.”/백소애 시민기자

202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