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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진짜 아빠 되니 자연스레 역할과 매치”

“에이,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제 한달 됐는데….” 거짓말. 여기 또 한명의 `딸바보` 출현이다. `아내 바보`이기도 하다. 애써 아닌 척 하지만 딸 얘기를 하면 비실비실 미소가 입가를 비집고 나온다.연기는 `흉내내기`라지만 지난달 아빠가 된 안재욱(45)은 이전의 그와 다를 수밖에 없고, 자연히 그의 `아빠` 연기는 `진짜`가 됐다.`아빠` 안재욱이 이끄는 KBS 2TV 주말극 `아이가 다섯`이 방송 10회 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인으로서 많은 게 바뀐 안재욱은 `아이가 다섯`의 상처한 싱글대디 상태를 맞춤옷으로 소화하며 유연하게 극의 중심을 잡는다.최근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아이가 다섯`을 촬영하던 안재욱을 만났다.◇ “경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정현정 작가 믿고 출연”`아이가 다섯`은 사별하고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 대디 상태와 남편이 바람나서 이혼한 후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미정(소유진 분)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다.안재욱은 “정현정 작가만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역할보다도 대본을 보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주말극으로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어요. 작가를 믿고 시작했고 역시나 그러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배우로서 작가가 자기 인물 잘 그려줘서 고맙다고 할 때가 가장 기분 좋은데, 정 작가가 얼마전 내게 그런 인사를 하시더라고요.”`아이가 다섯`은 전통적인 KBS 2TV 주말극보다 트렌디하고 경쾌해서 출발 전 KBS 내부에서 걱정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뚜껑을 열자 드라마는 첫회부터 20%를 넘어서더니 전작인 `부탁해요 엄마`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또 밝고 유쾌한 데다 스피디하기까지 해서 젊은층까지 끌어들였다. 광고는 첫회부터 완판에 광고총량제 적용으로 10~20% 더 판매되고 있다.“자칫 처질 수 있는 이야기를 경쾌하고 밝게 그려서 좋아요. 아프지만 아프지 않게 그리는 점이 장점이죠. 또 전개가 너무 빨라서 내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예요. 주말극이 이렇게 빨라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 주변 20대들이 재미있다고, 빨라도 다 이해가 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우리 드라마를 젊은층도 많이 보고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상태는 두 아이는 물론, 본가와 처가, 동생들 사이에 끼어 많은 짐을 어깨에 지고 있다. 그러나 늘 젠틀하고 부드러우며 많은 상황을 인내한다.“솔직히 제 성격으로는 상태가 너무 얌전해서 좀 답답하긴 해요.(웃음) 하지만 이혼한 것도 아니고 사별한 사연을 안고 있는데 너무 밝게 나와도 안될 것 같아서 초반에는 좀더 캐릭터를 눌러줬어요. 수많은 책임감을 안고 사는 이의 속마음이 오죽하겠어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 있죠. 상태는 그 모든 것을 묵묵히 견디며 가족들을 배려하고 인내하고 참으며 살아요. 다행히 이런 상태의 모습을 젊은층이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별은 내 가슴에`의 청춘스타, 아빠가 되다19년 전 그는 원조 한류스타였다. 당시 `별은 내 가슴에`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고 중국 대륙으로도 넘어갔다. 안재욱은 중국에서 대형 콘서트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지금의 송중기 부럽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넘치는 끼와 재능으로 청춘스타로서 정점을 찍었던 그는 자존감이 강하고 `청개구리 기질`도 다분한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런데 그 천하의 안재욱이 지금 사랑하는 두 여자로 인해 `꼼짝마라` 신세가 됐다.지난해 6월 마흔넷에 드디어 짝을 만나더니 지난달에는 아빠가 된 그는 “결혼을 하니까 내가 없어졌다”며 웃었다.“지난 1년 나에 대한 투자는 트레이닝복 한두 벌 산 거 밖에 없는 것 같아요.나만 알고 살다가 결혼하니까 나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고 뭐 하나를 봐도 와이프 사주고 싶고 아기 사주고 싶은 마음 뿐이에요. 술 마실 시간도 없고요. 또 예전에는 술값 계산을 제가 당연히 다 하고 다녔는데 요즘은 `내가 이 돈으로 와이프 뭐 사다주면 점수를 딸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웃음) 사실 결혼하면 아내가 차려주는 밥 먹고 다닐 줄 알았는데 신혼도 없이 바로 아기가 생기니까 내가 얻어먹기는커녕 요즘 두 사람 밥상을 차립니다.(웃음)”안재욱의 오랜 팬들은 `오빠` 안재욱이 현실은 물론이고, 드라마에서도 이제 `아빠`가 된 것에서 세월을 느끼고 아쉬워하기도 한다.하지만 그는 “내가 만약 싱글이었다면 애 딸린 홀아비 역을 고민했겠지만 마침 자연스럽게 결혼도 했고 방송을 앞두고 아빠도 됐다”며 “현실에서의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역할과 매치가 돼서인지 상태를 연기하는 내 모습이 굉장히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그런 안재욱에 대해 정현정 작가는 “연기가 굉장히 고급스럽고 멋지다”고 말했다.안재욱은 딸 수현이를 `복덩이`라고 했다. 수현이는 `아이가 다섯` 첫방송 나흘전 태어났다. 제작진도 안재욱이 득녀한 것이 `아이가 다섯`에 길조가 됐다고 말한다.“내 동생이 39세라, 수현이는 우리 집안에서 40년 만에 등장한 아기예요.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는 말할 것도 없고 수현이 덕에 가족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을 느껴요. 또 `아이가 다섯` 제작발표회 전날 태어나 준 것도 너무 고맙고요. 혹시라도 제작발표회 때문에 출산을 못 볼까봐 걱정했거든요.(웃음) 요즘 밤에 잠도 잘 자고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연합뉴스

2016-03-28

`태후` 30% 돌파… `해품달` 이후 4년만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4년 만에 전국 시청률 30%를 넘어서는 기록을 냈다. 시청률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23일 방송 9회 만에 전국 시청률도 30%를 돌파했다.2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전국 시청률 30.4%, 수도권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서울 시청률은 33.9%로 집계됐다.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시청률 30%를 넘어선 것은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이다`해를 품은 달`은 2012년 1월26일 8회에서 전국 시청률 31.7%, 수도권 시청률 35.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시청률 30%를 돌파한 것은 2010년 9월 종영한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이후 1년반 만이었다.김수현을 스타덤에 올린 `해를 품은 달`은 18%로 출발해 방송 3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를 넘어섰고, 6회에서는 25% 고지를 밟았다.이어 8회에서 30%를 넘어선 뒤 16회에서 전국 기준 41.3%, 수도권 기준 46.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40% 벽도 깼다.`해를 품은 달`은 마지막 20부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42.2%로 막을 내렸다.16부작인 `태양의 후예`는 지난 2월24일 14.3%로 출발해 3회만에 전국 시청률 23.4%, 수도권 시청률 24.6%로 20%를 가볍게 넘어섰다.이어 5회에서는 서울 31.2%, 7회에서는 수도권 30.1%로 잇따라 30% 벽을 넘어섰고, 9회 만에 전국 시청률도 30%를 돌파했다.이같은 시청률 상승 속도는 `해를 품은 달`과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해를 품은 달`이 방송되던 2012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지상파 TV 시청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태양의 후예`의 체감성과는 이미 `해를 품은 달`을 넘어선 양상이다.제작진은 물론이고, 방송가에서조차 `태양의 후예`가 20%만 넘어도 대단하다고 예상했는데 절반이 방송된 상황에서 30%를 넘어서 버림으로써 `태양의 후예`의 시청률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23일 `태양의 후예`와 경쟁한 MBC TV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3.6%, SBS TV `돌아와요 아저씨`는 3.5%를 기록했다. 두 드라마 모두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하는 작품이지만 10%는커녕 3%대 시청률을 보인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태양의 후예`가 30%를 넘어선 것은, 이제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로는 달성 불가능해보였던 일을 해낸 것이라 더욱 고무적이다.16부중 9부까지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앞으로 우르크에서 벌어지는 또다른 `전쟁`과 서울을 오가는 이야기를 그리며 유시진-강모연의 깊어가는 사랑을 보여줄 전망이다. /연합뉴스

2016-03-25

“저에게 새로운 것을 입힐 작품될 것”

“20대 후반까지 제가 `꽃미남 배우`에 머물지 않았나라는 의심을 스스로 항상 했어요. 대길이를 통해서, 나이 서른이 된 배우의 첫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것을 다 버리고 저에게 새로운 것을 입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우리 나이로 서른이 된 배우 장근석이 이미지 변신을 예고했다.SBS TV 새 월화드라마 `대박`으로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장근석은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올 한해 쉬지 않고 일하겠다”며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왕의 아들이지만 궁 밖으로 보내져 천민으로 살아가야 했던 비운의 왕자 백대길 역을 통해 장근석은 순수한 소년에서 조선 최고의 타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장근석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글이 굉장히 입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을 가만히 감고 있어도 `내가 만약 대길이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호기심이 많이 생겼고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2013년 `예쁜 남자` 이후로 국내 활동이 뜸했던 그는 지난 1월, 3년여 만에 국내 활동을 재개해 엠넷 `프로듀스101`에서 `국민프로듀서 대표`로 진행을 맡아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장근석은 특유의 능청스러움 뽐내며 시원시원한 포즈를 취했던 포토타임 때와 달리 질의응답 시간에는 차분한 모습으로 임했다.이날 제작발표회 일정이 팬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목동 SBS 사옥에는 오전부터 팬들이 몰렸다. 대부분 일본인으로 보이는 100여 명의 팬들은 장근석을 응원하는 쌀 화환을 단장하고 사진을 찍으며 그를 기다렸다.장근석은 “촬영할 때 직접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못 오시지만 마음을 정성스럽게 표현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이런 팬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참 행복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여진구에 대해서는 “10살 차이가 나는데 현장에서는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극 중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그런 장면이 가능해진다.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대박`은 조선판 `올인`을 표방하는 퓨전 사극으로, 왕족의 피를 타고 났지만 모든 것을 잃은 사내 대길과 영조의 조선을 건 한 판의 승부를 그린다.28일 오후 10시 첫 방송. 24부작. /연합뉴스

2016-03-25

임권택·안성기 이름 딴 헌정관 개관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22일 오후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의 이름을 딴 헌정관 개관식이 열렸다.이날부터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는 안성기관이, 부산에 있는 CGV아트하우스 서면에는 임권택관이 각각 문을 열었다.CGV아트하우스는 앞으로 헌정관에서 관객 한 명이 영화 한 편을 볼 때마다 관람료 매출 가운데 100원을 적립한 뒤 추가로 100원을 더해 한국 독립영화 발전에 200원을 기부하기로 했다.임 감독은 “나이 80살이 넘어 내 이름을 딴 헌정관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 “앞으로 어설픈 짓 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 수밖에 없겠다”고 말해좌중을 폭소케 했다.이날 개관식에 동석한 임 감독의 부인 채령 여사는 “(남편에게) 영화가 좋은지 내가 좋은지와 같은 철없는 질문을 많이 했다”며 “남편이 항상 이런 질문에 대답을 안 했는데, 이 자리에 와보니 그것이 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안성기는 “내 이름을 딴 헌정관 개관으로 독립영화를 만드는 분들에게 도움과 용기가 되면 좋겠다”며 “한국영화와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배우 박중훈과 영화 저널리스트 백은하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는 이장호, 김기덕, 류승완, 김한민, 이명세, 신연식 감독, 배우 정재영, 신현준, 박상민, 조진웅, 한예리 등 영화인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헌정패 증정식에 이어 신연식 감독이 연출한 12분 분량의 헌정 공연이 열리면서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개관식이 끝나고 임 감독과 안성기는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부산시와 영화인들 사이에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도쿄국제영화제와 비교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큰 영화제”라며 “`다이빙벨`이라는 영화 하나로 관이 개입해 이런 풍파를 맞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름이 부산영화제지만 한국의 대표 영화제이면서 세계적인 영화제”라며 “시에서 불편하더라도 영화제를 참고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안성기는 “영화제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국가안보나 국익이 큰 문제를 주지 않는 한 영화는 영화적으로 해석하고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제는 그간 접하기 힘든 영화를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시나 관이 간섭하면 영화제의 이런 면모를 잃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임 감독은 `서편제`, `취화선`, `천년학` 등 102편의 영화를 연출하며 칸 영화제 감독상, 베를린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받는 등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안성기는 `기쁜 우리 젊은 날`, `칠수와 만수`, `화장` 등 10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50년이 넘게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연합뉴스

2016-03-24

`육룡이 나르샤` 월화극 1위 지키며 종영

SBS TV 팩션사극 `육룡이 나르샤`가 우리 사극의 단골 주인공 이방원을 또다시 새롭게 해석하며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지난해 10월5일 12.3%로 출발해 방송 내내 경쟁작들을 멀찌감치 제치며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이어온 `육룡이 나르샤`는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인 전국 시청률 17.3%를 기록했다.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화려한 유혹`은 12.4%, KBS 2TV `베이비시터`는 3.5%로 집계됐다.50부 평균 시청률 14.3%로 월화극 1위를 이어왔고 광고도 잘 판매됐으니 `육룡이 나르샤`는 실패한 드라마는 아니다.하지만 회당 제작비 6억5천만원이 투입되고 유아인, 신세경, 김명민, 변요한 등의 스타가 출연했으며, 박상연-김영현이라는 스타 작가 콤비가 집필한 대작으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낭만과 위트 살린 팩션사극… 새로운 이방원 상 그려`육룡이 나르샤`는 박상연-김영현 작가에게는 실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었다.팩션을 내세워 상상력을 발휘했고, 자신들의 전작인 `뿌리깊은 나무`와 `선덕여왕`에 등장했던 인물과 조직을 다시 끌어와 적재적소에 녹이며 세 작품을 하나로 꿴 작업은 새로웠고 전작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줬다 .특히 권력욕을 불태운 혈기 왕성한 청년 이방원의 모습과 그의 변화를 강렬하면서도 낭만적으로 그린 점은 이 작품의 포인트.그간 이정길, 유동근, 김영철, 백윤식, 안재모, 장혁, 안내상 등이 연기해온 역대 이방원의 모습은 냉혹했고 카리스마가 넘쳤으며 광기어린 모습으로 일맥상통한다.반면 유아인이 연기한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은 정의와 명예를 중시하는 소년에서 낭만적인 청년을 거쳐 권력욕의 화신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빛깔을 뿜어냈다.◇ 무협이 나르샤… 여말선초 격동기 솟구치는 욕망 표현`육룡이 나르샤`는 `육룡` 대신 무협이 날아올랐다.고려말, 조선초 격동기 사방에서 솟구치고 부딪히는 갖가지 욕망들을 정치인들의 입바른 비전과 꿈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은 지난했고 지루했던 게 사실이다.대신 드라마는 무협에서 방점을 찍었다. `뿌리 깊은 나무`에 등장했던 늙은 무림고수 이방지(변요한 분)의 청년 시절이 그려진 `육룡이 나르샤`는 이방지를 비룻해 무휼(윤균상)과 척사광(한예리), 길태미·길선미(박혁권) 등 저마다 한가락하는 무술 고수들의 칼싸움을 호쾌하게 그리며 시선을 잡았다. 실제로 시청률이 상승하는 지점도 칼들이 춤을 추는 무협이 펼쳐질 때였다.초반에는 삼한제일검이지만 글램룩 가수 저리가라하는 화려한 분장과 여성스러운 몸짓의 길태미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면, 후반에는 누구든 붙으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무술 고수이자 여자인 척사광(한예리)이 긴장감을 유발했다.◇ 백성이 주인공…산만하고 느린 전개로 20% 못 넘어`육룡이 나르샤`가 화려한 스펙에도 시청률 20%를 넘지 못한 것은 산만하고 느린 전개 탓이다.`육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데다, 거기에 더해 반촌을 중심으로 한 민초들의 삶에도 포커싱을 맞추면서 해야할 이야기와 조명해야할 인물이 너무 많아져버린 것이다.반면, 드라마는 앞장서 무소불위로 걷는 이방원을 내세우면서도 하향식 서술에 머물지 않고 여말선초 백성들의 마음과 혼란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분이, 무휼, 이방지 모두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달려왔지만 끝내 자기가 믿었던 세상이 펼쳐지지 않은 것에 좌절했고, 너무 많은 피를 본 이방원의 변화를 지켜보며 무릎이 꺾였지만, 역사는 어느 한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고 모두가 모여서 흘러가는 것임을 드라마는 말했다.조선 3대 왕이 된 태종 이방원은 마지막회에서 자신을 떠난 분이 등을 향해 “너희는 참 어렵다. 바라지도 않고 내 손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백성이 그러하듯”이라며 외로워했다.산만한 와중에도 백성의 모습과 저력을 의미있게 비춘 것이 이 드라마의 미덕 중 하나로 남을 듯 하다. /연합뉴스

2016-03-24

`태양의 후예` OST 예약판매량 1만장 돌파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앨범 예약 판매량이 1만장을 돌파했다. 23일 OST 음반유통사 뮤직앤뉴에 따르면 오는 24일 출시될 `태양의 후예 OST 볼륨.1`은 지난 16일 온라인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를 실시한 지 3일째인 18일 1만장을 넘어섰다.뮤직앤뉴 관계자는 “드라마 열풍과 함께 지금껏 공개한 OST 6곡이 각종 차트 1~6위를 휩쓸어 앨범이 발매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당초 첫 물량을 5천장으로 계획했으나 예약 판매에서 1만장을 넘어 추가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드라마 OST가 출시 전 예약 판매만으로 1만장을 넘어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가요계에서 히트한 드라마 OST 앨범의 경우 평균 판매량이 2만장 선이다. 음반유통사 CJ EM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열풍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도 발매된 석 장의 앨범을 모두 합해 판매량 3만장을 넘겼다. 특히 요즘처럼 앨범 시장이 피폐해진 환경에서는 아이돌 그룹의 앨범이 소장용으로 몇만 장씩 팔리는 것 외에는 1만장 판매도 어려운 현실이어서 `태양의 후예` 열풍을 실감하게 한다.`태양의 후예` OST 앨범은 두 장으로 나눠 출시될 예정으로 볼륨.1에는 윤미래의 `올웨이스`, 첸과 펀치의 `에브리타임`, 다비치의 `이 사랑`, 거미의 `유 아 마이 에브리싱`, 매드클라운과 김나영의 `다시 너를` 등 5곡과 거미의 노래 영어 버전이 수록된다. 여기에 배경 음악과 연주곡도 포함돼 총 19트랙으로 구성되며 드라마의 재미와 감동을 담은 스틸컷이 더해진다. 케이윌, 린, JYJ의 김준수 등이 부른 나머지 OST 곡들은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다. /연합뉴스

2016-03-24

아시아판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열린다

K팝과 인도의 발리우드, 중국과 일본의 음악가들이 자웅을 겨룰 아시아판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내년에 처음 열릴 것으로 보인다.호주 공영 SBS 방송은 21일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아시아판인 일명 `유로비전아시아`를 개최할 수 있는 독점권을 따냈다며 내년에 호주에서 첫 대회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SBS 방송은 첫 대회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약 20개 나라 대표가 참가할 것이라며 호주의 원년 대회 이후에는 다른 나라로 옮겨가며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SBS 방송은 또 이 대회가 아시아의 10억 명 이상의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SBS 임원인 마이클 이베이더는 자사가 30년 이상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방송해 왔고 `팝아시아`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에 아시아 음악을 소개해왔다며 “지역의 문화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대회를 열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SBS 협력사로 대회를 주관할 블링크 TV의 폴 클라크 이사는 “발리우드의 뮤지컬기교, K팝의 첨단 유행적 요소, 중국과 일본 음악인들의 신명을 상상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라며 이들의 팬은 이제 세계 최대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1956년에 처음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올해 61회를 맞게 되며 매년 2억 명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호주는 대회 6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출전,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되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5월에 열리는 올해 대회에는 한국계 임다미를 출전시키기로 했다. /연합뉴스

2016-03-23

“인기에 휘둘리지 않으려 마음 다잡아”

올해로 데뷔 14년차인 배우 진구(36)의 연기 인생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만나 제대로 꽃피웠다.진구는 드라마에서 과묵하지만 뜨거운 심장을 가진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구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묻어났다.“이렇게 뜨거운 반응도 처음이어서 신나고 들뜨는 건 맞아요. 정말 새 출발 하는 느낌입니다.”진구는 이병헌 아역을 맡았던 데뷔작 SBS TV 드라마 `올인`(2003)으로 주목받은 뒤 안방극장에서는 유달리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이 세계에 발을 들인 뒤 처음 찍은 작품이 대성공해서 이 바닥을 우습게 봤던 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부진을 겪으면서) 영원히 잘 되는 건 없고, 거품이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진구는 “`올인` 때보다 `태양의 후예` 반응이 훨씬 뜨겁다”면서 “그래도 그런 시간을 겪고 나니 너무 휘둘리지 않으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라고 강조했다.진구는 서 상사만큼 남성적이고 강한 스타일은 아니라고 자평했다.그는 “제게는 잘 울기도 할 정도로 여린 감성도 있다”면서 “제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만큼 세지 않다”고 밝혔다.진구는 `태양의 후예` 주요 출연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캐스팅됐다.재난 현장에서 의사와 군인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시놉시스를 우연히 본 다음 욕심이 솟았다.“너무 하고 싶다고 달려들었는데 이미 제자리는 없다는 거예요. 제작사 대표와 개인적으로 친한 편이라 그러면 그냥 `응원하러 커피나 사들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제가 캐스팅됐다고 해서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그는 김은숙표 낯 간지러운 대사가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오글거리는 대사를 하다 보면 평소에는 안 쓰는 말이라 그런지 희열을 느꼈다”면서 “굉장히 신나게 했다”고 답했다.진구와 상대역 김지원은 `송송 커플`(송혜교·송중기)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진구는 “윤명주를 연기하는 김지원은 멋있었고 김지원이 연기하는 윤명주는 제가 봐도 사랑스럽고 미안하고 고맙다”고 밝혔다.그는 `올인`에 함께 출연한 송혜교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송혜교는 그저 우러러보던 스타였는데 제가 그와 한 앵글이 담겼다는 것 자체에 `진구 너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꿈이었는데 이제 제게 `올인` 만큼의 행운은 오지 않을 거라고 포기했어요. 그런데 `태양의 후예`가 뜬금없는 선물을 줘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연합뉴스

2016-03-23

`1박2일` 안중근 특집, 진한 감동 전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 지난 주말 웃음보다는 감동의 여운이 남는 특집으로 시청자 박수를 받았다.20일 오후 방송된 `1박2일`에서는 멤버들이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대한제국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기 전 마지막 사흘의 흔적을 찾는 모습이 등장했다.안 의사가 거사 전 마지막 사진을 찍은 사진관과 이토 저격 당일 걸었던 길, 하얼빈 역에서 이토를 기다렸던 찻집, 의거 후 지냈던 뤼순 감옥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방송은 아내와 어린아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거사를 앞두고 인간적인 고민도 적지 않았을 안 의사 마음에 시청자가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과 온라인에서는 이번 특집에 대한 호평 일색이었다.네이버 아이디 `bero****`는 “안중근 의사와 그때 그 시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아서 가슴 졸이면서 봤다”면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저격 전 숨죽여 기다리는 장면에서는 같이 몰입했다”고 밝혔다.같은 포털의 아이디 `leel****`는 “`1박2일`이 안 의사에게 다가가게 해줬다”면서 “그를 영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와 똑같은 자식이고 부모였던 그의 고뇌가 느껴졌다”고 밝혔다.시청자들은 MBC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지난해 9월 광복 70년 특집 `배달의 무도`에서 조선인 강제 징용의 아픔이 서린 일본 우토로 마을과 하시마 섬을 찾았던 사실과 비교하기도 했다.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1박 2일`은 전국 시청률 14.8%를 기록, 지상파 일요일 예능 코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항상 `바보` 캐릭터를 구축했던 가수 김종민이 `역사의 신(神)`으로 등극한 모습도 이날 방송의 관전 포인트였다. 김종민은 안 의사 아명인 `안응칠`부터 안중근 관련 퀴즈뿐 아니라 김구 선생의 명언까지 맞추면서 활약했다.`해피선데이` 또 다른 코너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시청률 11.5%를 기록했다.맞수인 MBC TV `일밤`은 코너 `미스터리음악쇼 복면가왕`이 13.5%, `리얼입대프로젝트진짜사나이2`가 12.2%를 각각 기록했다.SBS TV `일요일이 좋다`는 `런닝맨`이 6.4%, `서바이벌오디션K팝스타5`가 12.1%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2016-03-22

역주행 `주토피아` 2주째 주말 정상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가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며 2주 연속 주말 정상에 올랐다.`주토피아`는 지난 18~20일 전국 723개 스크린에서 7천313회 상영되면서 35만7천881명(매출액 점유율 30.5%)을 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전날까지 281만3천165명에이르렀다.지난달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2~3위를 유지하다가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상업영화는 개봉 첫 주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뒤 점차 관객 수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토피아`는 정반대의 관객 추이를 보이고 있다.미국보다 국내에서 2주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4일 미국 개봉 첫 주말 7천370만달러(약 880억원)의 흥행 수익을 내며 `겨울왕국`(2014)을 뛰어넘는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현재 미국에서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매출액이 2억달러(약 2천334억원)를 넘어섰다.영화는 포식자 계층과 초식동물 계층이 먹이사슬을 깨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동물 세계 주토피아를 배경으로 한다.시골에서 자란 토끼 소녀 주디가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주토피아 최초로 토끼 경찰관으로 일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다.한국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관객 1천만명을 넘긴 `겨울왕국`과 280만명을 모은 `빅 히어로`(2015)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디즈니의 야심작이다.`런던 해즈 폴른`은 지난 주말 사흘간 전국 518개 스크린을 통해 6천906회 상영되면서 19만1천689명(16.5%)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백악관 최후의 날` 후속편으로, 영국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차 런던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위안부 피해자들의 한 많은 인생을 그린 영화 `귀향`은 지난 사흘간 605개 스크린에서 6천866회 상영되며 15만1천507명(12.4%)이 관람했다. 누적 관객 수는 342만4천60명에 달했다.`널 기다리며`는 지난 주말 13만6천881명(12.1%)을 동원했다. 15년 전 아버지를죽인 연쇄살인범에게 복수하는 내용으로, 배우 심은경이 스릴러 장르에 처음으로 도전한 영화다.이집트 신화를 거대한 스케일로 다룬 영화 `갓 오브 이집트`는 지난 주말 6만6천795명(5.7%), 로버트 드 니로가 괴짜 멘토로 출연하는 코미디 영화 `오 마이 그랜파`는 4만3천570명(3.8%)을 모았다.이밖에 시인 윤동주와 사촌지간인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삶을 다룬 `동주`(3만9천897명), 로마군의 시선으로 십자가의 기적을 그린 기독교 영화 `부활`(2만8천690명), 마블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데드풀`(2만7천732명), 영국의 인기 범죄첩보드라마를 영화화한 `스푹스:MI5`(2만4천566명)가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들었다. /연합뉴스

2016-03-22

“한계를 깨뜨려야 할 큰 도전이자 모험”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는 제가 3년 전 포기하고 도망쳤던 역할입니다. 이제야 용기가 생겼지만, 제게는 제 한계를 깨뜨려야 하는 굉장히 큰 도전이고 모험이에요.”최근 MBC `복면가왕`을 통해 뮤지컬 스타에서 대중 스타로 거듭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34)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오는 5월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에서 새로운 초록마녀 `엘파바`로 변신하는 것이다.뮤지컬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어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사람들이 나쁜 마녀로 알고 있는 초록마녀가 사실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받는 정의로운 착한 마녀이며, 착한 금발마녀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는 허영 덩어리 소녀였다는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13개국에서 4천800만 명이 관람한 기록적인 흥행작으로, 2013년 한국어 초연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특히 `엘파바`는 대사에서 노래로 전환되는 호흡이 매우 짧은 데다 공연 내내 하늘을 찌를듯한 고음역 노래의 연속이어서 매끄럽게 해내기 어려운 역할로 꼽힌다.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차지연이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영역의 작품이 아니어서 초연 때 오디션을 볼 생각도 안 했다”고 말할 정도다.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한 카페에서 만난 차지연은 “저는 허스키한 중저음의 목소리여서 3년 전에는 `엘파바`와 제 음색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고음을 내는 사람이 아니어서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하지만 지난해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아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데 성공하면서 용기를 얻었다.“`댄버스 부인` 역시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몇 번을 고사했던 역할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보컬을 하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힘을 빼고 해보니 신기하게 태어나서 한 번도 내 본 적 없던 음역의 고음이 나는 거에요. 10년 만에 한 단계 발전한 거죠. 그렇게 `레베카`를 했고, 그렇다면 `엘파바`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어요.”지난해 8월 해외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오디션에는 모두 1천200여 명이 몰렸다. 차지연도 예외없이 오디션을 봤다.무대와 방송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보여준 그이지만 이날만은 “숨이 막혀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떨었다”고 한다. “익숙해지면 괜찮은데 뭐든 처음 만나는 일 앞에서는 굉장한 겁쟁이예요. 노래나 연기에 대해 아직도 자신감이 없어서 저 자신을 굉장히 괴롭히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오디션을 못 보기로 유명해요.(웃음)”초연 때부터 `차지연 엘파바`를 기다린 팬들도 많지만, 그의 대답은 달랐다.“초연 당시 저의 심리상태나 경험치로 봤을 때 지금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되는 때는 따로 있는 것 같아요.”2006년 `라이언 킹`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지 올해로 10년, 뮤지컬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대중적인 인기도 얻은 지금에야 비로소 도전적인 작품을 맡을자격을 얻은 것이 아니냐는 겸양의 답으로 들렸다.“엘파바도 갑자기 마법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을 맞고, 잠재된 무한능력이 빵 터지는 시기가 오잖아요. 어릴 적 스스로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었지만 지난 10년간 뮤지컬을 해오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금의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요.”본격적인 연습은 오는 21일부터다. 차지연이 그릴 `엘파바`가 어떤 모습일지는 그도 아직 모른다.“백지상태로 들어가서 냉장고에 자석 붙이듯이 하나씩 엘파바의 모습을 채워나가려고 해요. 이 작품이 제게 어떤 깨우침을 주고, 저의 어떤 부분을 깨뜨려줄지 기대됩니다.”요즘 뮤지컬과 방송, 영화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차지연은 “힘들다고 투정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렸더니 어느덧 10년이 됐다”며 “음반 발매 등 제의가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가장 신중하게 생각하고 뮤지컬에 집중할 시기라고 보고 `위키드`에 올인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연합뉴스

2016-03-21

“디워2로 할리우드 뛰어 넘을 것”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인 심형래 씨가 19일 중국에서 판타지 SF영화 `디워2`(디워:미스테리즈 오브 더 드래곤) 제작 발표회를 개최했다.심 감독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중국기업인 화인글로벌영상그룹과 연 제작발표회에서 “중국 영화시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 이후 양국이영상콘텐츠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디워2`로 40억 위안(약 7천200억 원) 이상을 돌파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심 감독은 2007년 국내에서 SF 영화 `디워`를 개봉한 바 있다. 후속작인 `디워2`는 1969년 냉전의 와중에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위해 전개되는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우주경쟁이 배경이다.총감독을 맡을 예정인 심 감독은 “현재 (영화) 기술은 이전과 비교해 10배 발전됐다”며 “나는 `디워2`가 할리우드의 여러 SF 대작들을 뛰어넘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심 감독 측은 화인글로벌영상그룹 측이 `디워2`의 제작·투자·배급을 맡았고 5억 위안(약 9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화인글로벌영상그룹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음반 등을 제작하며 엔터테인먼트 투자 육성도 해오고 있다.심 감독은 “`디워2`는 중국에서 제작한 영화 가운데 첫 번째 할리우드급 SF 대작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오는 6월쯤 촬영에 들어가 내년 여름 전 세계에서동시 개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6-03-21

“저희들의 음악색깔은 밝음 속 슬픔”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랄라라~”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음 직한 익숙한 멜로디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지만 정작 이 노래의 가수를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TV만 틀면 나온다는 일명 `수도꼭지송`으로도 불리는 `별빛이 내린다`의 주인공 `안녕바다`의 세 멤버 나무(29·보컬), 우선제(29·기타), 명제(33·베이스)를 16일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본사에서 만났다.지난 2009년 발표한 노래 `별빛이 내린다`가 뒤늦게 터질 줄이야 멤버들도 예상하지 못한 일. `별빛이 흐른다`는 감성 록밴드 안녕바다의 대표곡이 됐다.“저희 노래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계속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하긴 했지만 발표한 지 오래된 노래라 이런 호응은 기대하지 못했어요.” (명제)하지만 뒤늦은 인기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안녕바다는 지난 2009년 미니 앨범 `보이즈 유니버스`(Boy`s Universe)로 데뷔하고서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홍대 인디신(scene)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밴드다.안녕바다는 또 오는 23일 3년 만에 정규 4집 `밤새, 안녕히`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때마침 군 복무를 마친 보컬 나무의 복귀로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친 상태다.“우리만의 소리를 내자,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빽빽이 채운 소리를 덜어내고 비워내는 과정을 연습한 것 같아요. 정규 3집의 연장선에 있는 거죠.” (나무)안녕바다는 지난 정규 3집부터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제하고 어쿠스틱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우선제는 “음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뭐가 중요한지 깨달았다. 기존엔 일렉트로닉 소스를 많이 사용했는데 보다 진중한 연주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특히 선공개한 싱글 `왈칵`은 잔잔한 기타 선율에 사랑과 이별을 겪어본 이라면누구나 공감할 만한 애틋한 감정을 담았다.안녕바다의 서정성은 애틋한 사랑이나 도시 생활의 외로움에서도 오지만 `사회적인 것`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밤새, 안녕히`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만든 곡이다.“가엾은 그대여 밤새, 안녕히/ 두려운 마음도 밤새, 안녕히/ 그리운 마음도 밤새, 안녕히/ 차가운 바다에 남아 안녕히/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참을 수 없는 나의 무력함과/ 끝내 전하지 못한 미안함이 남아”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절절히 담긴 노랫말이다.하지만 마냥 깊은 우울 속으로 침잠하지는 않는다. 선제는 안녕바다만의 음악적색깔을 “밝음 속에 공존하는 슬픔”이라고 했다. 슬픈 노랫말에 어우러진 밝은 사운드는 `찬란한 슬픔`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한편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싶은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선제는 “음악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하는 게 먼저”라고 딱 잘라 말했다. 오로지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당찬 포부다.나무도 쑥스러운 표정으로 한 마디 툭 내뱉는다. “그래서 회사에서 많이 답답해하죠.(웃음)”안녕바다는 TV와 라디오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4집 앨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다음 달 8일과 9일에는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밤새, 안녕히`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선제는 “`별빛이 내린다` 원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에서 안녕바다의 노래를 길게 들려 드리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2016-03-18

“배우로서의 자질 고민하게 만든 작품”

여배우 강예원(36)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스릴러영화 `날, 보러와요` 촬영 과정에서 겪은 육체적·정신적 고충을 털어놨다.강예원은 16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날, 보러와요`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내가 배우로서 과연 자질이 있는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든영화”라며 “(배역상) 자꾸 상대방을 불신하게 되고, 자아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고말했다.다음 달 7일 개봉하는 `날, 보러와요`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으로 납치돼 감금되는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다.강예원은 “그간 다양한 장르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스릴러를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다”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이번 영화에 출연한 계기”라고 전했다.이어 “여태껏 배우로서 내가 했던 연기는 무엇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려움과 고민이 많았다”면서 “민폐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최고의 배우인 전도연이이 배역을 맡으면 좋겠다고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소개 영상을 보면 강예원은 이번 영화를 `인생작`으로 삼을 만큼 열연을 펼쳤다.그는 영상을 보고 나서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책이 낱장으로 떨어질 정도로 대본을 열심히 봤어요. `배우 생활을 이런 식으로 하면 못할 것이 없겠구나`라는 반성도 했죠. (중략) 감정과 액션 모두 섬세하게 계산해야 했어요. 그런데도 정답을 모르겠는 거에요. 거기서 오는 혼란이 가장 힘들었어요.”정신병원과 치료감호소에 감금돼 감정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극한의 심리묘사부터 무술 감독의 극찬을 받은 액션 연기에 이르기까지 정신적·육체적 고통도 뒤따랐다고 한다.영화 촬영을 끝내고 가장 많이 변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강예원은 “예전에는 매우 밝은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기분 `업`이 잘 안된다”며 “기분이 좋아도 어느 선까지만 좋다”고 답했다.액션 연기를 한 소감을 묻자 “촬영 현장에서는 아픈 줄 몰랐는데 집에 와서 보면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면서 “큰 스트레스로 위염에 걸린 사실도 나중에 건강검진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배우 이상윤(35)은 이번 영화에서 시사 프로그램 소재를 찾다가 이 사건에 관심을 두고 진실을 파헤치는 방송사 피디(PD)를 연기한다.이상윤은 “극 중에서 정의롭기보다는 욕심이 많은 피디”라며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빈틈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했다”고 소개했다.`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폐가`(2010), `안녕?! 오케스트라`(2013)의 이철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영화는 보호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의 1명의 동의만 있으면 합법이라는 테두리에서 정상인이 정신질환자가 될 수도 있는 잔혹한 현실을 고발한다.이 감독은 “영화는 재미와 쾌감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