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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국 작가들이 펼치는 ‘세계 현대미술의 오늘’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오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세계 현대미술의 오늘’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독일·오스트리아, 미국, 러시아 등 8개국 작가들의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품이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문화적 차이와 예술적 교류를 탐구하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4개의 전시실에서 각국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녹아든 현대미술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다.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의 혼합적 예술, 독일·오스트리아의 게르만 전통, 미국으로 이주한 유럽 예술가의 독창성, 다민족 사회인 러시아의 모스크바·부랴트 지역 작품까지 총 5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전시실에서는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주제로 한 카초 팔콘의 ‘Green Range Rover’, 폴칭보의 황혼의 도시 실루엣을 통해 도시 생활의 일시성과 덧없음을 표현한 ‘ETHEREALIZED IN TWILIGHT SKY I (人間蒸發 II)’, 상징적 요소와 캐릭터가 어우러진 김민수의 ‘Hero‘s talisman’, 피터 보가르두스의 전통 사진 인화 기법과 목판화를 결합해 한지에 독특한 질감을 구현한 작품 등이 주목받고 있다. 2전시실에서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부랴트 지역의 작품들이, 3전시실에서는 한국의 다원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빅토르 라우의 ‘Tea Plantation-Tea Plantation in South Korea’와 같은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4전시실에서는 오스트리아 마이크 뷔헬의 ‘Hommage to Alfred Kubin’이 전시되며,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그래픽 아티스트 알프레드 쿠빈의 독특한 화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노태철 봉산문화회관장은 “예술은 차이를 이해하고 경계를 넘는 힘을 지닌다”며 “이번 전시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예술이 공감하는 순간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2

말의 결, 마음의 결

나무를 만지다 보면 결이 느껴진다. 결을 따라 쓰다듬으면 부드럽지만 거슬러 만지면 손끝이 걸린다. 말도 그렇다. 결이 맞으면 대화는 잘 닦인 포장도로처럼 부드럽지만 결이 다르면 말끝마다 사각거린다. 요즘 나를 지치게 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녀는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난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말을 정답이라 믿는다. 그녀의 말은 늘 선을 긋고 그 선 위에서만 옳고 그름을 가른다. 처음엔 설명도 했고, 우회해서도 말했고, 직진으로도 해보았으나 여러 각도의 내 노력이 무색할 만큼 그녀와의 대화는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 듯 했다. 그녀와의 대화는 소통이 아니라 그녀의 확신을 확인하는 절차처럼 느껴졌다. ‘허수아비의 오류’에 빠진 그와의 대화는 나의 에너지를 너무 많이 앗아갔다. 거리를 두고 싶었다.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관계는 늘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내 말의 결도 거칠어졌다. 나도 모르게 방어적이고 냉소적인 말들이 튀어나왔다. 나를 지키려고 뱉어낸 말들이 나를 더 무겁게 만들고 나만의 틀에 가두어 헤어나오기 힘들게 만들었다. 잘 말하고 싶어 대화창 속에 만들어 낸 언어의 조합을 지우고 삭제하고 감정을 절제하고 최선을 다해 담담하게 보내도 그녀의 답은 가시가 백만 개쯤 붙은 날카로운 검이 되어 내게 돌아온다. 말이 거칠어질수록 내 안의 불안도 커졌다. 그녀와의 소통에는 너무 많은 틈이 벌어져 그 어떤 강력한 본드를 붙인다 한들 틈을 메우기는 힘들었다. 그녀와의 대화는 진심이 아니라 방어였고 넘지 못할 벽을 넘는 일이었다. 잘못된 결을 풀어내야 할 의지조차 희미해졌고 이해 대신 비난만이, 신뢰 대신 의심만이 활어처럼 팔딱거렸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 내 말에 틈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 그들과의 대화는 정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다. 어떤 날은 나보다 더 흥분해주고 어떤 날은 나보다 더 차분하고 어떤 날은 조용히 말을 놓아둔다. 그런 사람들 곁에서는 말이 자라난다. 나도 조금씩 부드러운 결을 회복하게 된다. 말이란 결국 마음의 결이다. 서로 다른 결을 억지로 맞추려 애쓰기보다 다름을 인식하고도 멀어지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최근에 더 깊이 알아가고 있다. 꼭 잘 맞는 사람만이 고마운 것이 아니라 맞지 않아도 상처 주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의 배려와 마음의 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의 결을 따지지 않고 내 마음의 결을 맞춰주는 사람들은 여전히 주위에 많다. 무심코 흘리듯 내뱉은 하소연 하나를 기억하고 먼 길을 달려와 미역국 한 냄비와 갈비찜을 두고 가며 밥 잘 챙겨 먹어라 말을 건넨 사람,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 표정의 그늘을 읽고 조용히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 내 이야기에 해답 대신 눈물을 건네며 함께 울어주는 사람, 그들은 말보다 마음을 먼저 건네는 이들이다. 그들의 말은 내 안에 스며들어 날카로워진 결을 다듬고 상처 난 마음의 결을 천천히 봉합한다. 나는 그런 이들 앞에서야 비로소 ‘말을 잘하는 법’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서로의 결을 존중하고 아껴주는 이 관계들 속에서 나는 말보다 더 깊은 대화를 배운다. 대화의 결이 좋은 사람들과의 소통은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비워내게 해준다. 내 말이 누군가의 쉼이 되어주기를, 내가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빼앗는 존재가 아니길 바라게 된다. 나의 말이 가까운 이들의 마음을 베지 않기를, 내가 꺼낸 말로 누군가가 결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말은 결국 마음을 데우는 그릇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을 다치게 하는 칼날이 되기도 한다. 어느 쪽으로 말을 쓸 것인가는 나의 선택이다. 관계는 언제나 뜻하지 않게 엇갈리고 말 한 줄에 멀어지기도 한다. 나의 입을 통해 던져진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을 때 무엇으로 기억될지를 생각해 본다. 나의 말이 누군가의 상처가 아니라 지친 하루의 등불이 되고 웃음이 되기를 다시 복기해 본다. 말의 결이 마음의 결임을 오늘도 새겨본다. /김경아 작가

2025-07-22

‘파친코’의 선자가 살았던 이카이노를 찾아서

2025년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는 세계 박람회가 열리고, 이를 기념하여 간사이 지역 곳곳에서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평소에 볼 수 없는 귀한 전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6월 9일부터 6월 12일까지 간사이 지역을 답사하기로 했는데요. 6월 9일 오후에 도톤보리 근처 작은 호텔에 짐을 푼 저는 우선 오사카의 이쿠노구(生野区)부터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쿠노구는 과거 이카이노라 불리던 곳으로, 재일한인의 성지와도 같은 장소입니다.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이민진의 ‘파친코’(2017)에서 주인공 선자가 고향인 부산 영도를 떠나 일본에서 정착한 곳이 바로 오사카의 이카이노입니다. 이카이노(猪飼野, 돼지 기르는 곳)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고대부터 돼지를 기르던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고 합니다. 20세기 들어서는 재일한인들이 이 곳에서 돼지를 길렀다고 하는데요.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듯이, ‘파친코’에서는 이카이노에 도착한 선자가 이카이노는 동물 냄새가 “화장실 냄새보다도 더 지독하게” 나는 곳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본격적으로 이카이노에 조선인들이 몰려든 것은 오사카가 ‘동양의 맨체스터’라고 불릴 정도로 공업도시로 발전한 것과 관련됩니다. 1910년대 히라노강 굴착 공사가 시작되면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러한 수요에 맞춰 조선인 노동자들이 바다를 건너 일본에 왔던 것입니다. 특히 제주도와 오사카 사이에 정기항로가 생기면서, 이곳에는 제주도 출신들이 많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폭증한 재일한인으로 인해, 1930년대 초에는 이미 이 지역에 ‘조선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1933년에 발행된 ‘아사히그라프’에는 ‘백의와 돼지머리로 가득한, 오사카의 명소 조선시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을 정도입니다. ‘파친코’에서 남편이 투옥되며, 집안의 가장이 된 선자도 커다란 김치 항아리를 나무 수레에 싣고 이카이노의 노천시장에 가서 장사를 시작합니다. 과거 ‘조선시장’으로 불리던 상점가는 거리 정비를 거쳐, 오늘날의 ‘오사카 코리아타운’으로 그 모습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현재 ‘코리아타운’은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하는 오사카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코리아 타운’으로 가기 위해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탄 저는 쓰루하시역으로 향했는데요. 쓰루하시역 앞에도 재일한인의 자취는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쓰루하시 역의 개찰구를 나와 미로같은 골목에 들어서자, 한식 특유의 매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곳곳에서 풍겨 왔습니다. 고개를 들어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상표나 음식들 사진도 가득했는데요.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쓰루하시 ‘국제시장’이었던 겁니다. 1945년 패전 후 쓰루하시역 부근에는 암시장이 생겼고, 이곳에서 조선인 노점상들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 때의 암시장이 모태가 되어 오늘날의 쓰루하시 ‘국제시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국제시장’을 구경한 저는, 10분 정도 걸어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재일한인 마을이라는 ‘오사카 코리아타운’으로 향했는데요. ‘백제문’을 지나자 오색 문양으로 꾸며진 400미터 거리의 ‘오사카 코리아타운’ 거리가 펼쳐졌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한글 간판이 가득했고, ‘민속촌’이나 ‘광장시장’ 같은 낯익은 이름의 상호들도 얼마든지 볼 수 있었습니다. 한류의 인기를 반영해서인지 곳곳에 ‘케이(K)-컬쳐’ 관련 가게들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는데요. 무엇보다도 ‘오사카 코리아타운’의 한복판에 있는 ‘오사카 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이 유익했습니다. 2023년에 설립된 이 역사자료관은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재일한인과 코리아타운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귀한 자료를 알뜰하게 모아 놓고 있었습니다. 크게 ‘인트로덕션’, ‘현재-1988년’, ‘1988년-1945년’, ‘1945년-고대’, ‘알면 더 재미있는 코리아타운’이라는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오랜 시간 꼼꼼하게 전시자료들을 살펴보니, 재일한인의 역사는 물론이고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의 오랜 역사가 손에 잡힐듯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일한인의 성지와도 같은 이곳에는 민족교육을 행하던 오사카시립미유키모리소학교(1923년 설립)와 오사카조선제4초급학교(1946년 설립)도 있었는데요. 특히 오사카시립미유키모리소학교는 2012년에 유네스코의 평화와 국제적 연대라는 이념을 실천하는 학교로 인정되어 ‘유네스코 스쿨’로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학교는 학생 수의 감소 등으로 2021년 3월(오사카시립미유키모리소학교)과 2023년 3월(오사카조선제4초급학교)에 각각 폐교된 상태였습니다. 비가 내리는 평일 오후여서인지,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한 ‘오사카 코리아타운’을 걸으며, 재일한인 앞에 펼쳐진 새로운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글·사진=이경재(숭실대 교수)

2025-07-22

태양광 아래 숨은 놀이터 ‘성수파크골프장’

포항시 남구 우복리에 위치한 성수파크골프장이 버려질 뻔한 태양광 발전시설 부지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되살려 화제다. 대지면적 2000평 규모의 부지에 폭 5.3m, 길이 65m의 인조잔디 코스를 조성해 무려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만들어냈다. 애초에 태양광 발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 덕분에 비가림 효과가 자연스럽게 생겨, 비가 오는 날에도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야간 조명을 더해 낮뿐 아니라 밤에도 언제든 골프채를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접근성 또한 뛰어나 가족 모임, 동호회, 단체 행사 등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도가 높다. 시간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파크골프는 최근 중장년층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떠오르며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반 골프에 비해 장비가 간단하고 코스가 짧아 부담 없이 라운딩할 수 있으며, 체력 소모가 적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가운데 태양광 발전이라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 공간과 주민 여가 공간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성수파크골프장은 ‘땅은 한 번 쓰면 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성수 성수파크골프장 대표는 “태양광 발전시설 부지를 단순히 전기만 만들어내는 곳으로 두지 않고, 비어 있는 땅 아래를 주민들을 위한 놀이 공간으로 바꿔보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친환경 여가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발한 착상과 실속 있는 공간 활용으로 탄생한 성수파크골프장은 오늘도 ‘태양광 아래 숨은 놀이터’라는 별칭답게 골프채를 든 시민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2025-07-22

청소년들의 한 달 용돈은 얼마가 적당할까

청소년들의 한 달 용돈은 얼마가 적당할까. 부모들에겐 아이들의 용돈 문제가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주제다. 너무 적어도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주면 그만큼 돈의 소중함을 모르게 될 것 같아서다. 최근 한 모임에서 포항 양덕에 거주하는 정윤미(47)씨는 “중학생이 된 조카의 생일날 용돈으로 얼마를 주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내 요즘 아이들의 한 달 용돈 이야기로 옮겨갔다. 아이들의 용돈에 관한 이야기는 아이들의 나이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랐다. 청소년들의 용돈이 적게는 5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50만 원이 훌쩍 넘은 경우도 있었다. 현재 중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이미현(45) 씨는 “아이의 용돈으로 한 달에 6만 원을 주고 급할 경우를 대비해서 20만 원이 든 엄마 카드를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게 한다”고 한다. 또 다른 부모(45)는 “교통비를 제외한 순수 용돈으로 일주일에 5만 원씩 준다. 물가도 올라서 아이들 용돈도 거기에 맞춰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했다. 특히 주말에 친구를 만날 때는 5~6만 원이 쉽게 쓰이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편의점에 가면 기본으로 5천 원 정도는 쉽게 쓰고 있다. 아이들이 5만 원 넘게 쓰면 많이 쓰는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요즘 아이들 문화가 어른들과 비슷하다. 밥 먹고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도 마시고 노래방, 보드카페 등을 가게 되니 요즘 아이들 용돈 쓰는 게 무섭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용돈을 올려달라는 문제로 아이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는데 주변을 보면 아이들은 모자란 용돈을 채우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지난해 교육부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청소년 용돈은 중학생은 월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 고등학생은 월 10만 원에서 20만 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한 달에 15만 원 정도 쓰였는데 여기서 금액 차이는 도시와 농어촌 지역 등의 사는 지역과 아이들의 소비 패턴에 따라 차이가 났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용돈을 어디다 쓰는 걸까. 가장 소비가 많이 되는 것은 식비였다. 그리고 영화, 공연, 학용품 구매순으로 많이 쓰였다. 또 디지털 기기로 인한 온라인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남학생들을 주로 게임 하는데 용돈을 많이 쓰고 여학생들은 편의점이었다. 여기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지출이 높았다. 한편, 올 1월 우리은행에서 발표한 청소년들의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용돈을 쓰면서 대부분은 저축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실제로 잘 이어지고 있지는 않고 있다. 저축을 하면 3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1만 원 정도가 가장 많았다. 청소년들의 용돈은 얼마가 적당한가에 대해서는 간식과 식비, 학용품, 여가 생활비 등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 주 단위로 받을지 월 단위로 받을지에 따라 습관 형성에도 차이가 난다. 여기에 내가 사는 곳과 가정환경, 용돈의 용도에 따라 조정을 해야 한다. 청소년 용돈을 얼마를 주면 적당한가를 위해서는 단순히 금액보다는 ‘어떻게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금액을 정하고 규칙을 세우고 용돈 사용에 대한 앱을 깔아 구체적인 피드백을 하면서 실행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2

오대산 사고(史庫) 가는 길

실록을 만나러 갔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 왕의 모든 일을 기록한 실록과 궁궐이나 종묘, 왕실 사당을 새로 짓거나 심지어 수리할 때도 세세한 내용을 모두 기록했다. 이렇게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난 후 그 전체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것을 ‘의궤(儀軌)’라 한다. 오대산에 국립조선왕조 실록박물관이 새 단장을 하고 기념 특별전에 실록과 의궤 등을 전시한다고 해서 휴가 기간에 방문했다. “굽어보니 온 길 가까워 보이지만 / 모르는 사이 아득한 곳 들어왔네 / 봉우리 반은 온통 흰색에 잠기고 / 숲 끝은 아스라이 청색으로 꾸몄으며 / 법 구름은 밖에서 보호해 주고 / 신성 불은 설교 듣는 걸 지켜주네 / 바위 골짜기에 남은 땅 넉넉하니 / 무슨 인연으로 작은 정자 지을까.” 추사 김정희의 ‘완당선생전집’에 수록된 ‘포사등오대산’이다. 오대산사고는 왕실 기록을 보관하려고 1606년 세운 외사고(外史庫)다. 산어귀에서 30리나 들어가야 할 만큼 깊은 산중에 있다. 월정사에서 걸어서 한 시간 반은 가야 닿는 곳에 자리 잡았다. 춘추관 사고, 충주 사고, 전주 사고, 성주 사고에 보관했던 실록이 임진왜란으로 전주를 제외한 모든 사고의 실록이 소실되자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에 조성해 실록을 봉안했다. 춘추관과 더불어 묘향산, 태백산, 강화도, 오대산 이렇게 다섯 곳을 지정했다. 조선 후기에 묘향산은 적성산으로, 강화도는 정족산으로 옮겼다. 김정희, 채제공은 오대산에서 실록들을 꺼내어 바람에 말리는 ‘포쇄’ 작업을 하기 위해 파견된 관리였다. 이곳까지 온 김에 포쇄를 마치고 추사는 오죽헌을 채제공은 금강산을 들러서 갔다는 내용을 시로 적어 남겼다. 우리가 더운 여름마다 평창으로 피서와서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걷고 입구의 박물관을 들러서 가듯이. 오대산사고는 산속에 있어 주기적인 포쇄가 필요했다. 월정사를 방문할 때마다 늘 비가 왔다. 촉촉하게 물든 산을 하얀 구름이 기어오른다. 절경이다. 이렇게 항상 과다한 습기에 노출돼 있지만 장서 시설이라서 불을 때는 온돌을 설치할 수 없었다. 조선왕조는 사고 소장 서적들의 습기를 제거하고 안전한 보존을 위해 정기적으로 사관을 파견해 포쇄를 진행했다. 주기는 원래 2년에 1회가 원칙이었으나 자연재해와 사관 부족으로 지켜지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이들의 갖은 노력은 일제의 침략으로 무색해졌다. 일본에 남은 실록과 의궤는 정부와 국회, 민간의 끈질긴 노력으로 2006년과 2011년 국내로 돌아왔다. 글을 쓰다 보면 초고를 쓴 이후에도 수십 번 퇴고를 거쳐야 글 한 편 완성할 수 있다. 그러고 인쇄를 넘겨도 다시 보면 고칠 곳이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실록도 인쇄한 것이지만 수정한 곳이 많았다. 삭제, 수정, 첨가, 띄우기, 붙이기, 순서 바꾸기, 인쇄 오류 등 붉게 표시해서 공유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또 전쟁을 피해 실록을 짊어지고 산을 넘고 먼 거리를 이동한 기록도 이번 전시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마지막 방에는 오대산 사고의 사계절을 영상으로 담아 보여준다. 또 역사를 기록해 책으로 엮는 과정을 재현한 영상을 보고 1층으로 내려와 의궤와 실록의 한 부분으로 책갈피도 만들었다. 다시 만들어진 실록은 병자호란이나 6·25전쟁 같은 위기를 넘기고 무사히 지금까지 전해졌다. 실록은 1968년부터 한글로 번역하기 시작했는데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1993년에야 작업이 끝났다. 지금은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인터넷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 실록을 읽을 수 있다. 기록의 나라답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2

한여름 폭염 고통이 사라질 만큼 냉기 맴도는 봉화 관창폭포

이른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푹푹 찌더니 또다시 극한의 폭우가 전국을 휩쓸었다. 그럼에도 비는 그치고 또다시 달달 볶아대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다. 즉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바다는 작열하는 태양과 거친 파도로, 열기와 박력 넘치는 젊음의 장이 되고, 계곡은 가족들의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피서지가 되어 방문객을 맞이할 것이다. 이런 여름날엔 발 디딜 틈도 없는 피서지보다 호젓하게 더위도 식히고, 시원한 물줄기에 발 담그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한적한 폭포가 있는 계곡은 어떨까? 청량산과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최고의 드라이브길인 35번 안동 방향 국도를 따라서 달리다 보면, 봉화군 명호면 소재지 이나리 출렁다리가 나온다. 그곳을 지나 신선이 노니는 다리라는 뜻을 품은 선유교마저 거치면 관창2교 다리가 나온다. 거기서 한번 더 우회전 한 뒤 강길을 따라 200여m를 가다 보면 마침내 목적지 관창폭포가 보인다. 낙동강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 관창폭포를 찾아가는 여정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서정을 느낄 수 있다. 35번 국도는 미슐랭 그린가이드 관광지도에서 유일하게 별점 및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청량산의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가는 드라이브는 더위에 늘어진 몸과 마음에 활력을 안겨준다. 청량산은 열두 봉우리의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청송 주왕산, 영암 월출산과 함께 국내 3대 기악으로 꼽히는 청량산의 경치를 벗 삼아 관창폭포로 가게 되는데, 관창2교를 건너지 않고 우측 강변로에서 만리산길, 바로 좌회전하면 주차장이 나온다. 오솔길로 이어진 폭포 길은 잘 다듬어진 거의 평지와 같은 산림이 우거진 비포장도로다.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숲길을 따라 200m여 미터쯤에 가면 광폭정이라는 정자와 작은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는 퇴계 이황 선생께서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 거닐면서 쏟아지는 물줄기와 정취에 탄복, 시를 남겨놓은 시비와 관창폭포 석비가 있다. 관폭정 정자에는 광폭정 신건기와 관창폭포 ‘시’문(퇴계 이황)이 걸려 있다. 이곳에 화장실과 정자 등이 있어 숨을 고르고 여유를 한 껏 누릴 수 있는 쉼터다. 퇴계 선생이 관청폭포를 찾아 네 수의 시를 남겨 더욱 유명해졌다. 쉼터에서 폭포로 가는 길은 계곡 위로 설치된 데크 길로 짧은 거리에 위치해 있다. 데크 위에서도 폭포를 감상할 수 있고 폭포 앞으로 걸어 내려갈 수도 있다. 계곡에 뿌리내린 기암괴석의 절경과 세찬 계곡물에 잘 다듬어진 반석 위로 명경같은 맑은 물이 소를 이룬다. 흐르는 계곡 청량한 물소리를 듣다 보면 퇴계 선생이 읊었던 세계, 절경 속으로 빠져든다. 만리산(792m)에서 흘러 내려온 관창 폭포수의 물줄기는 은하수처럼 쏟아진다. 어느새 푹푹 찌는 여름날 등허리에 흐르는 땀은 사라진다. 한여름 관통해온 폭염의 고통이 사라질 만큼 온몸에 냉기가 맴돈다. 신선들도 아껴두었을 풍경, 글자 그대로 비경이라 표현해도 아깝지 않다. 구불구불 이어진 계곡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빼곡히 앉아 정겹다. 물러앉아 양보하고 틈새 내줘 배려하니 흐르는 계곡물도 비껴가고 돌아간다. 구슬 같은 물보라를 찬란하게 튕기면서 청아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진다. 폭포를 감싸고 있는 사방절벽에 사로잡히고, 시원한 폭포 소리에 또 한번 사로잡힌다. 오염되지 않은 원시적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산림 무성한 오솔길을 새소리 벗 삼아 걷다 보면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온다. 관창폭포는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원시적 자연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낙동강과 청량산을 끼고 있어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드라이브, 숙박 등 여행 여건이 잘 갖춰진 여행지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2

K-뷰티 경산, 美 코스모프로프서 라스베이거스에서 두각

경산지역 뷰티 기업들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25(Cosmoprof North America Las Vegas 2025)’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시는 화장품 기업지원사업으로 밸류체인 3개 사와 국내 마케팅 5개 사 등 8개 사를 지원해 163건의 상담(금액 610만 9000만 달러)과 200만 달러의 수출협약을 이뤄냈다. 경산시는 밸류체인 참가업체는 1800만 원을, 국내 마케팅 참가업체는 1460만 원을 지원했다. 주식회사 고파(대표 임현준)는 미국 바이어 G사와, 메디웨이코리아(대표 도우주)는 미국 유통업체인 H사와 각 100만 달러(한화 13억 7천만 원) 규모의 수출협약으로 미국 시장에서‘K-뷰티 경산’을 각인시켰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앞으로도 기업별 맞춤형 해외 마케팅과 수출 연계를 강화해 지역 화장품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산시는 화장품산업을 주력사업으로 생산·연구·유통까지 이어지는 뷰티산업 밸류체인 사업 기반 위에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 사업의 꾸준한 추진과 해외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교류로 수출계약을 성사하는 등 화장품 기업 지원사업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마케팅 지원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화장품 소재 연구와 제형 개발을 지원하는 R&D 사업과 지역기업 생산 제품의 화장품 인증지원 사업 등 다방면에서 지원사업을 지속으로 시행해 수도권과 주변 지역기업들의 경산시 이전 유도와 지역경제를 선도할 강소기업을 육성한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5-07-22

‘주식회사 예천군’ 캐치프레이즈로 새로운 공공행정 모델 확립

“지자체를 기업처럼 경영해야 합니다. 저는 영업부장이고, 공무원들은 직원이며, 군민은 주주입니다” 최근 TV 대담프로그램에서 한 김학동 군수의 말에서 ‘주식회사 예천군’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공공행정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접목해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행정에 기업 경영 마인드 접목 지자체 운영 새 패러다임 제시 사회안전망 평가서 ‘전국 1위’ 도청신도시-원도심 균형 모색 ‘생활인구 1천만 명’에도 도전 □ 새로운 공공행정의 추진모델 ‘주식회사 예천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종종 기업경영 방식을 언급하지만, 실제로 이를 체계적으로 도입해 성과를 내는 사례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민선 8기 3년차를 맞은 김학동 예천군수의 ‘주식회사 예천군’ 운영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김 군수는 행정을 공익비즈니스로 접근하며, 과거 공직사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 실적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식과 절차를 지키되, 결과 중심의 행정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취임 후 김 군수가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조직문화 혁신이었다. 경직된 수직적 조직을 유연한 수평적 조직으로 바꾸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했다. 공직자들에게는 주인의식을, 군민들에게는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접근법이 특징이다. □ 숫자로 증명된 성과, 군민들의 삶이 달라졌다. 김 군수의 경영 마인드가 빚어낸 변화는 객관적 지표로 증명됐다. 예천군은 2023년 사회안전지수 평가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군부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한 202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역발전지수 평가에서는 주민활력 분야가 10년 만에 153위에서 59위로 급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에서 4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6대 분야 총 44건의 공약사업 중 현재 73.9%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어, 민선 8기 임기 내 10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과는 김 군수가 강조하는 ‘예산 확보 노력’에서 비롯됐다. 그는 취임 후 공직자들과 함께 국회와 정부 부처를 수시로 방문하며 적극적인 예산 확보와 공모사업 유치에 나섰고, 이는 다양한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됐다. □ 도청신도시-원도심 균형발전 전략 경북도청 이전으로 형성된 도청신도시는 예천군에 역사적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동시에 원도심 공동화라는 도전과제도 가져왔다. 김 군수는 두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도청신도시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 범우리공원 숲속놀이터, 태교숲, 송평천 수변공원 등 생활편의시설을 신속히 확충했다. 경북인재개발원, 경북체육회, 경북도립예술단 등 주요 기관의 이전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산업 기반 마련을 위해 KT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했고, 도시첨단산업단지와 e스포츠국가대표훈련센터 등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북도와 함께 돌봄융합특구사업으로 영유아창의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송평천에는 가족친화영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용역을 준비중에 있다. 또한 경북도, 안동시와 함께 경국대학교 의대 신설과 부속병원을 도청신도시에 건립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경기악화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2단계 개발지역에 계획된 4000 여 세대의 공동주택도 연내 분양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원도심에는 단샘어울림센터, 청년센터,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희망키움센터, 평생학습센터 등 주민 편의시설을 구축했다. 전선지중화사업과 간판현대화 사업으로 도시 경관을 개선하고, 읍면 소재지마다 기초생활거점사업을 통해 주민 여가시설을 확충했다. □ ‘생활인구 천만 명’을 향한 야심찬 도전 예천군의 주목할 만한 전략 중 하나는 ‘생활인구 천만 명’ 목표다. 2030년까지 달성을 목표로 한 이 계획은 단순히 정주인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관광과 업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예천을 찾아 머무는 인구를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군수는 이를 위해 스포츠 마케팅, 체류형 관광, 축제와 먹거리 개발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스포츠 마케팅분야에서는 양궁과 육상에서 국제대회를 비롯, 크고 작은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며 전지훈련으로 많은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예천을 방문하고 있다. 육상교육훈련센터와 양궁훈련센터 건립으로 최적의 전지훈련장소로 지위를 확고히 다지고,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대회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e스포츠 국가대표훈련센터는 미래 스포츠 산업의 핵심 시설로 예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전망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우선, 관광지를 권역화하고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방문객들의 동선을 각 권역에서 신도시와 원도심으로 이어지도록 해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목표로 한다. 삼강과 회룡포를 전동차로 연결하고 대형 전망대를 건립하는 등 각 권역별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원도심의 남산공원 야관경관단지 ‘벅스루미나’와 신도시의 도립미술관 건립을 통해 원도심・신도시로 관광객을 유인해 지역경제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곤충축제, 활축제, 농산물축제 등 대표 축제의 콘텐츠를 강화해 매력도를 올리고, 예천 한우특화센터를 중심으로 한우를 비롯한 지역 특색을 살린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고장이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예천군의 미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축은 청년정책과 가족복지다. 김 군수는 청년정책이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청년들이 예천에 정착해 경제활동을 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청년센터와 희망키움센터를 통해 청년들의 취업, 창업, 자산형성, 주거지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도시첨단산업단지와 디지털혁신농업타운을 통해 IT 기반 일자리와 첨단농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미혼 청년들을 위한 커플매칭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출산부터 육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내년 개원 예정인 공공산후조리원을 비롯해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24시간 운영 돌봄센터 등 시설을 확충했다. 경북도의 융합돌봄특구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돌봄 사각지대 없는 복지도시 구현을 위해 김 군수는 복지정책의 수준이 도시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분야별 맞춤형 복지서비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노인복지 분야에서는 독거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돌봄과 행복도우미 사업을 추진하고,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으로 활기찬 노후를 지원한다. 특히 70세 이상 어르신 대중교통 무료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공동육아나눔터, 24시간 운영 돌봄센터 등 다양한 돌봄 시설을 확충해 ‘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경상북도의 융합돌봄특구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예천군은 전국 최고 수준의 돌봄 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다. □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명품 교육도시’ 전략 예천군 인구 유입과 지역 발전의 핵심 요소로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군수는 인구 이동의 중요 요인 중 하나가 교육이라며, 아이를 낳아 돌보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 문제를 지역사회 전체의 과제로 인식하고, 교육청, 학교, 지자체, 주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한 점이 돋보인다. 교육장, 군의장, 군수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예천교육발전협의회’를 발족해 지역 교육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예천군은 경북도교육청과 함께 미래교육지구사업과 교육발전특구사업에 선정되어 다양한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 영어원어민 교육, 해외 연수 기회 등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을 위한 ‘희망아카데미’와 1 대 1 맞춤형 진학컨설팅을 제공하는 ‘입시카페’는 지역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북도와 공동으로 창의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창의과학교육센터 건립을 추진해 도청신도시를 창의과학교육지구로 발전시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장기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주식회사 예천군의 남은 과제 예천군 경영은 지방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경영 기법을 단순히 도입한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효율성을 조화시키는 균형 잡힌 접근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군민들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나온 다양한 정책들은 높은 체감도와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생활인구 확대, 청년 지원, 복지 강화, 교육 투자 등 주요 정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e스포츠국가대표훈련센터, 도시첨단산업단지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핵심 사업들의 차질 없는 진행과 의대 부속병원 유치를 통한 의료 인프라 확충, 그리고 인구 유입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도청신도시와 원도심 간 균형발전을 넘어 실질적인 통합과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김 군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자연재해의 위기 속에서도 예천군은 힘차게 전진해 왔다”며, “어려운 시기이지만 군민들의 이해와 협조, 그리고 공직자들의 열정이 있다면 예천군은 반드시 발전하고 신도시와 원도심의 상생발전으로 우뚝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7-22

경북도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 개최

경북도가 획일화된 예식 관행을 타파하고,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결혼을 실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을 23일부터 8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결혼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경북도의 지속적 정책 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급격한 저출산과 결혼 기피 현상 속에서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새로운 가족 탄생의 방식으로 결혼식의 장소와 이야기에 담긴 진정성, 창의성, 감동 요소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경북도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공모전은 총 2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첫 번째 분야는 ‘나만의 작은 결혼식’ 결혼(웨딩) 장소 공모로, 도내에 있으면서 작은 결혼식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이면 모두 응모할 수 있다. 접수 시에는 △장소(시설)명 △소재지(주소) △추천 사유 △장소 사진을 제출하면 되고, 민간 운영 시설은 시설 대표자(소유자)만 응모할 수 있다. 기존 운영 중인 공공예식장, 대형예식장 및 호텔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두 번째 분야는 ‘나만의 작은 결혼식’ 사례 공모전이다. 참가자는 △사연 및 재미있는 이야기(에피소드) △작은 결혼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장소 선택 포함)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 등을 담은 작은 결혼식에 대한 상세 내용을 결혼식 현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참가자들은 창의성과 감동 요소, 공공적 활용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되며, 수상자에게는 △장소 공모의 경우 대상 50만 원, 최우수 30만 원(3명), 우수 20만 원(6명), 장려 5만 원(10명) △사례 공유 대상 100만 원, 최우수상 50만 원(2명), 우수상 30만 원(3명), 장려 20만 원(5명) 이다. 수상작은 향후 도내 결혼문화 홍보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순규 저출생대응정책과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결혼식 장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진심이 담긴 사례들을 널리 알려 관행적인 결혼문화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며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진심으로 축하하는 따뜻한 결혼문화가 경북에서부터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민간 예식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양가 합산 100명 이하의 결혼식에 최대 300만 원의 결혼식 비용을 지원하는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22

기후변화와 재난에 대비하여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정사정없는 괴물 같은 수마에 할퀴고 휩쓸려 무너진 상흔이 처참하기만 하다. 6월초부터 폭염으로 심상치 않던 날씨가 ‘극한폭우’의 가공스러운 물폭탄으로 국토 곳곳을 불과 몇일만에 무자비하게 초토화시키고 말았다.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고 산사태로 순식간에 삶터가 사라지는가 하면, 애지중지 가꾸고 키우던 농작물과 가축들은 흔적 자취조차 없어졌으니, 억장이 무너지는 실의와 비통함을 그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더욱이 경남 산청군은 지난 3월 장기간의 산불이 난 지역에 기록적인 ‘700mm 괴물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커져서 안타깝기만 하다. 예고된 장마나 태풍급의 영향도 아닌데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이상기후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자연재난의 위협과 경고에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수해현장을 보면서 하루하루 무탈하게 일상을 보내며 주어진 삶을 온전하게 지켜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껴지기도 한다. 이른바 기후변화는 자연현상의 한 부분으로 일정한 지역에서 시시각각 또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진행되는 기상의 변화라 할 수 있다. 폭염, 폭우,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의 증가로 바람직하지 못한 기상이변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인간활동이나 산업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되며,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 등을 초래해 인간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음산한 구름떼/회오리에 휘감겨//비바람 사정없이 마구마구 쏟아지고 휘몰아쳐/땅과 하늘이 할퀴고 소스라치니 골(谷)과 내(川)가 요동치고/강과 산이 술렁거려 패이고 깎이고 흔들리고 꺾이다가···./적시고 파고들어 불어나 넘쳐 둥둥 떠서 여지없이 휩쓸려 떠내려가는/과욕의 부유(浮遊)같고 오욕의 민낯 같은 잡동사니의 난무(亂舞)-//삼킬 듯 날름거리는/황토빛 하류의 혀”-拙시조 ‘하류(下流)’ 전문 시대가 녹록지않고 사회적인 분위기마저 어수선해지니 날씨마저 갈수록 돌변하는가. 온통 집어삼킬 듯 괴력을 보이며 산하를 어지럽게 휘젓어놓은 자연재난 앞에 속수무책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재난에 대비하고 위협에 대응하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거나 상시적인 피해가 재발되는 인재(人災)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습 침수나 홍수경보는 물론이고 산불이나 산사태 대응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예측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단기적인 조치와 중장기적인 복원계획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산불과 산사태는 하나의 연쇄고리로 작용해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해와 재난은 일상 속에 늘 도사리고 있다. 자칫 방심하거나 소홀한 틈을 타고 어김없이 파고드는 사고와 재난의 위험 앞에 늘 조심하고 안전한 마음을 가다듬는 자세와 교육ㆍ훈련을 통해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대처해가는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갖고 기상이변을 염두에 두며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이 다루지 않으며, 다각적인 방안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난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비태세를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2025-07-22

종교와 기업 혁신문화

말레이시아는 다종교, 다민족 국가로 이슬람교 중심의 다문화 사회이다. 이슬람교는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려 있으며, 기업 문화와 경영 방식에도 중요한 영향을 준다. 이슬람교는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말레이계의 종교이고 국교이다. 인구의 20% 중국계는 불교, 6% 인도계는 힌두교, 도교 및 기타로 구성된다. 종교의 자유 보장은 헌법상 명시되어 있고 자국민 우대 정책은 법조계, 고위 공직 등 사회 전반에 반영되어 있다. 군법보다 상위법이 종교법이고, 이슬람 종교의 영향으로 말레이 식당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고, 할라 의식을 거친 허락된 식당에서만 돼지고기, 소고기를 먹을 수 있다. 기업에서 보면, 공장 건축 시 이슬람교 기도실이 설계에 있어야 허락되고, 하루 다섯 번의 기도를 한다. 이슬람의 가치관은 식품, 화장품, 금융 등 모든 산업에 할랄 인증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하루 5회 기도 시간을 고려한 시간 운영계획이 필요하고, 8월 라마단 금식 기간에는 근무시간 조정, 낮 시간 회식, 행사 자제와 무슬림 여성의 히잡 착용 존중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민족 간 그리고 종교 간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고, 갈등을 피하고 공존을 지향하는 조직문화로 가야 한다. 또한, 현지 문화와 융합된 인사관리가 필요하다. 필자가 P사 말레이시아 2개 법인을 1년 7개월 간 컨설팅 할 때 일이다. 사무실은 중국계와 인도계가 주류를 이루고, 공간마다 자민족의 신을 모시는 신전과 법당이 있다. 생산직에 주류를 이루는 말레이계는 공장 일정 위치에 기도실이 있고 하루 근무 중에 5번의 기도와 금요일은 인근 큰 사원에 들러 기도를 한다. 우리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나 이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삶의 문화다. 2개 법인 중 하나는 말레이계 중심의 생산 흐름이고, 1개는 네팔, 미얀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외국인 노동자가 주류를 이룬다. 2개 법인 인적 구성과 종교, 기업 상황의 조건은 확연히 큰 차이가 있다. 여기서 혁신을 심어가는 일은 융합과 수용성에서 적잖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모사의 혁신 방법을 종교와 문화, 인적 구성이 다른 해외 사업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일은 성공하기 어렵다. 종교와 사회문화, 인적 구성원의 사고와 일하는 방식을 고려하여 현지에서 공감하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력을 높여 가야 한다. 혁신 활동의 토양인 기업 문화의 근간이 되는 인사 및 조직문화의 전략이 필요하다. 다문화를 존중하는 조직 구조 설계를 위한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혼합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 음식과 일하는 사고, 습관이 달라서 융합이 어려운 민족과는 협력과 시너지 창출의 방향을 다른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이슬람 라마단, 힌두 디왈리(Diwali·빛의 축제), 중국 춘절 등 종교의 문화를 고려한 휴무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기업에 혁신을 심어가는 일은 종합으로 봐야 한다. 종교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조직 운영체계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종교와 혁신 활동 흐름이 조화를 이룰 때 좋은 토양이 되어 성공적인 기업 혁신 문화로 간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07-22

충격의 기후 뉴노멀

작년 가을에는 금(金)사과 파동에 이어 금배추 파동이 일어났다. 배추 한통이 2만원까지 치솟았다. 배추 대신 양배추 김치가 식단에 등장했다. 배춧값이 폭등한 것은 작년 여름 전례없이 이어진 고온과 가을 들어 내린 집중 호우 때문이다. 토마토 값이 폭등하자 토마토가 없는 햄버거가 출시되는 이상한 일도 벌어졌다. 올 여름에는 여름철 인기 과일 수박값이 3만원을 돌파하면서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폭염과 장마로 작황이 부진한 탓이다. 한 때 대구는 사과 주산지로 명성을 날렸다. 대구 사과는 조용히 사라지고 지금은 청송 등 경북 북부지방이 사과 주산지로 바뀌었다. 그런데 기상학자들은 2100년 쯤에는 사과 재배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을 거란 예측을 내놓는다. 이런 현상들은 기상이변이 우리 일상을 바꾸는 한 단면이다. 과거의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희한한 세상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학자들은 뉴노멀이라 이름을 붙였다. 뉴노멀이란 새로운 질서를 뜻하는 말이다. 세상의 표준이 달라졌다는 말이다. 매년 200mm의 폭우가 쏟아져도 이젠 그것이 바로 정상인 세상이다. 지난주 경남 산청지방에 내린 폭우로 13명의 사망·실종자가 생겼다. 1년에 내릴 비의 10%가 한 시간만에 쏟아졌다. 수백 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 한 폭우가 이젠 매년 찾아온다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5년 내 사상 최악의 더위가 올 것”이라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를 만들어 낸 인류에 대한 자연의 습격일까. 재앙에 가까운 기후 뉴노멀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7-22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대구시가 앞장서야

대구시치과의사회는 지난 2014년 3월에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회를 발족시킨 바 있다. 10여 년 전부터 대구치과의사회가 중심이 돼 국립치의학연구원의 대구 유치 활동을 벌인 것은 대구가 치의학연구의 최적지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은 치의학 연구의 전반적 발전은 물론 전문인력 양성, 관련 산업의 활성화 등 치의학 분야의 종합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는 곳이다. 정부가 지방에 연구원을 두고자 하는 이유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 때문이다. 대구는 치의학 분야 연구와 교육의 중심지다. 치의학 관련 산업과 종사자도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다. 대구경북첨단의료 복합단지가 조성돼 치의학연구원이 들어서기에 적합하다. 풍부한 인력과 우수한 의료기반이 있는데 치의학연구원이 유치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정부가 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가운데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해 부산과 광주, 충남 천안 등 전국의 주요 도시들이 치열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 도시마다 유치 전담팀 구성과 시민 서명 장부 작성 등 사활을 건 유치전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지난해 9월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함 포럼을 개최한 이후 한 번도 관련 행사는 고사하고 회의조차 열지 않고 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단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이 됐다. 대구시장이 공백인 것이 이유인지 모르나 대구시가 중대 사안을 두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천안시는 대선공약이라는 이유로 공모 방식 없이 바로 지정해 달라는 정치권의 요구도 나오고 있다. 대선공약이라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인프라와 풍부한 산업인력 등이 뒷받침되는 최적지에 연구원이 설립돼야 설립 취지와도 맞다. 대구시는 지금부터라도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치의학연구원의 대구 유치에 전략적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지역민의 결집과 의지를 모으는 것도 중요한 유치 전략이다. 10여 년 공들여 온 국립치의학연구원의 대구 유치에 다시 한번 시민과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2025-07-22

TK신공항, 내년 토지보상 들어갈 수 있을까

지난 주말(18일)에는 대구시의회 의원들의 본회의 질의모습을 TV를 통해 시청했다. 새 정부 들어 대구시의원들이 최대현안으로 여기는 이슈가 무엇인지 궁금해서다. 예상대로 현재 표류 중인 TK신공항 건설 사업이 가장 민감한 현안으로 거론되는 듯했다. 군위군이 지역구인 박창석 의원은 이날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TK신공항 건설이 사업방식 혼선, 재정 조달 불확실성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제 논의단계를 넘어 실질적 착공 준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계획된 신공항 사업 로드맵대로라면 내년부터 대구시가 토지보상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데 이러한 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대한 질책이었다. 김 대행은 이에 대해 “아직 정치권, 예산 부서와 협의가 지연돼 자금 조달 계획이 확정되지 못했다. 연말까지 자금 조달 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내년 토지 보상 관련 절차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불가피하게 신공항 개항 시기 지연도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연내에 국회의 관련법안(신공항 특별법)처리, 이에따른 정부 예산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TK신공항 사업이 계속 불확실성 속에서 표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행은 민주당 육정미 의원(비례대표)이 “내년에 재원 조달 방안이 확정 안 되면 토지 보상 절차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국비가 먼저 확보되어야 보상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현재 TK신공항 사업의 전체 보상비(토지, 이주단지 조성)는 45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대구시는 지난 정부에서 사업 첫 해(2026년) 들어갈 토지 보상비(공공토지비축사업비 2766억원)를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현재 TK신공항 사업을 위해 정부에 내년부터 5년간 11조5393억원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해 둔 상태다. 그러나 이 기금을 받으려면 지원근거가 담긴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설사 공자기금을 전액 지원하더라도 대구시가 갚을 역량이 없다는 것이다. 공자기금도 결국 대구시가 지방채를 발행해서 매입하는 부채이기 때문에, 일정기간이 지나면 갚아야 한다.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으로 공자기금을 빌린다는 생각인데, 이자율을 3%로 잡더라도 이자만 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까지는 이자만 갚게 되지만, 2031년부터 10년간은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야 한다. 대구시 재정상태로는 공항 건설 사업비 전액을 공자기금으로 조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해법은 이재명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광주도심 군공항 이전사업을 지원하는 것처럼 TK신공항건설도 정부 도움을 받아 추진하는 것이다. 대구·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정치권이 ‘쌍둥이 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 이 지역 정치권과 대구시, 경북도는 이 해법이 성사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5-07-22

민생쿠폰 지급, 골목상권 활기 찾는 계기 되길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그저께(21일)부터 시작됐다. 신청 첫날부터 대구·경북지역 주민센터와 은행 창구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일부 카드사 앱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번 지원금이 취지대로 민생을 회복시키고,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1일 포항시 북구 장량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한 시민은 본지 기자에게 “아침 일찍 나와 번호표를 뽑았는데도 116명이 대기 중”이었다고 했고, 대구시 중구 남산4동 행정복지센터도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민생쿠폰을 신청하러 온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자였다. 민생쿠폰을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온 듯했다. 일부는 신청 날짜를 출생 연도가 아닌 생년월일 끝자리로 착각해 잘못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대구의 경우, 소비쿠폰이 지역사랑상품권인 대구로페이 카드로만 지급돼 지류형(종이) 온누리상품권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한 시민은 “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쓰려는데, 카드로만 줘서 당황스럽다. 단말기 없이 장사하시는 어르신들도 많은데, 종이 상품권으로 지급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이날부터 오는 9월 12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사용기한은 11월 30일까지다. 특히 소비쿠폰 사용처는 지역 민생경제 회복에 기여하고 지역 내 자영업자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꾸준히 시민들이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 홍보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소비쿠폰 정책이 우리 주변의 자영업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의 출발점이 되고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시민들도 이번 소비쿠폰을 가급적 어려움을 겪는 우리 동네 가게, 전통시장에서 사용하여 돈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그 효과가 대구·경북 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2025-07-22

경주시 2025 APEC 대비 도로공사, 시민 생명 위협, 시민 안전은 뒷전인가

경주시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도로 환경 정비를 추진하면서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경주시가 APEC 개최 시점에 맞추기 위해 시민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채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부실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산업로(용강, 동천) 구간과 용강동 및 동천동 일원에서 도로 정비(아스콘 절삭 후 덧씌우기)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사업비는 8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공사 현장에는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공사 안내 표지판이 없거나 불명확하게 배치되어 있고, 신호수도 자리를 지키지 않아 운전자들이 공사 구간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부 운전자들은 뒤늦게 현장을 확인하고 급정거를 하거나 서로 먼저 진입하려다 차량이 뒤엉키는 등 일대가 교통 혼잡이 빚어지며 사고 위험마저 높다. 또한, 공사현장으로 인한 도로 사각지대 발생으로 보행자와 차량 간의 충돌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특히 하루 수만 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주요 도로에서 안전관리조차 지켜지지 않은 채 공사가 강행되고 있어 관리 부재의 행정 무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토목 전문가들은 “도로포장 공사 중 안전표지, 차선 변경 안내판 등은 도로관리자의 기본 의무이다”며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명백한 법규 위반이자 시민의 안전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는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행사로, 경주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최상의 도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경주시의 의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외양 치장’에 급급한 공사로 인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민선 8기 들어 시장 취임 이후, 현장 관리 부재와 소통 결핍은 심각한 징후이며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시민의 ‘안전 감시 권리’를 포기한 것과 같다”라고 힐난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공사 관리 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

2025-07-22

대구 군위군,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 만든다

대구 군위군이 청년이 머무르고 정착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맞춤형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자리·주거·문화·참여 등 전방위 분야를 아우르며 청년층 유입과 지역 정착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군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세대아우름 워케이션’을 조성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54억 원을 투입해 2026년 개소 예정인 이 복합공간은 숙박시설(18실), 공유오피스,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갖추고 청년창업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한 창업 지원도 강화한다. 창업 초기 청년들에게는 사업화 자금과 멘토링, 공간 등을 패키지로 제공해 유망 창업가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주거 부담 완화를 위한 국토부의 ‘청년월세 지원사업’도 주목된다. 만 19~34세 청년 가운데 부모와 별도 거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월세를 지원, 자립 기반 마련을 돕고 있다. 문화 향유 기회도 넓힌다. 군은 관내 거주 20~27세 청년에게 연간 10만 원 상당의 ‘군위 청년문화카드’를 지급, 대구시 어디서든 공연·전시·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공유 문화금고 운영 등을 통해 청년 간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도 지원 중이다. 정책 참여 역시 확대된다. 2023년부터 운영 중인 ‘청년정책참여단’은 청년이 직접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다. 군은 이들의 생생한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 높은 청년정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청년이 머무르고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청년 삶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청년의 목소리를 군정에 적극 반영해 지속 가능한 청년도시 군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7-22

경북 대형 산불로 전소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가운루, 청송 사남고택 국가유산 지정 해제 검토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대형 산불로 전소된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과 가운루, 청송 사남고택의 국가유산 지정 해제가 검토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소실된 해당 문화재들에 대한 정밀수습조사를 완료하고, 문화유산위원회에서 지정 해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과 가운루는 국가지정 문화유산인 보물이며, 청송 사남고택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 정밀수습조사는 보물 의성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에서 지난 6월 9일부터 12일간, 국가민속문화유산 청송 사남고택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4일간 진행됐다. 정밀수습조사 결과 ‘의성 고운사 연수전’에서는 목부재 2점, 철물 206점, 기와 75점 등 부재 283점이 가운루‘에서는 목부재 113점, 철물 151점, 기와 5점 부재 269점이 수습됐다.   청송 사남고택에서는 목부재 13점, 철물 43점, 기와 14점, 기타 2점 등 부재 72점이 수습됐다. 이번 정밀수습조사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경북도, 청송군, 의성군이 협력해 사전 조사부터 수습조사까지 진행했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 관계자는 연수전·가운루와 사남고택 등 3건의 국가지정문화유산에 대해 ”해당 문화유산들이 전소된 사안이라 관계 전문가의 현장 조사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내로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지정문화유산이 화재 등의 멸실로 인해 지정 해제된 사례로는 강원도 춘천 청평사 극락전과 전라남도 화순군 쌍봉사 대웅전 등이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2

대구경찰, FC바르셀로나 친선경기 불법행위 집중단속 예고

대구경찰청이 오는 8월 4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치러질 FC바르셀로나와 대구FC 간의 친선경기 관련 티켓사기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기동순찰대, 수성서 범죄예방 전담팀 및 지역경찰을 매표소, 출입구 등 경기장 주변 주요 장소에 배치해 현장에서 이뤄지는 불법 암표 매매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기동순찰대는 암표 매매 행위 외에도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쓰레기 투기, 음주소란 등 기초질서 위반행위에 대한 계도와 단속을 실시하고, 인근에 112 순찰차도 배치해 경기장 주변 안전과 질서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사이버수사대는 온라인 상 매크로를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티켓 구매 후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거래 게시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법행위자로 확인되면 국민체육진흥법을 적용해 처벌하고 사안이 중대한 경우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고거래 플랫품 등에서 티켓을 판매할 것처럼 선입금을 유도하는 티켓 사기 행위에 대해서도 신속히 수사하고 관련 사건은 병합해 엄정 대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FC바르셀로나 친선경기를 앞두고 오프라인 상 암표 매매 행위 뿐만 아니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판매 행위 등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2

대구시, ‘대구 글로컬대학 협의체’ 구축⋯계명대 본지정 ‘박차’

대구시가 22일 동인청사에서 달서구, 달성군, 계명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9개 대학과 함께 ‘대구 글로컬대학 협의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외국 유학생도 지역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은 교육부 글로컬대학 사업에 예비 지정된 계명대학교의 핵심과제인 ‘글로컬일자리주식회사’ 설립과 국제학생 대상 정주형 계약학과 운영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목표로 추진됐다. 협약에는 계명대학교를 비롯해 경북대학교, 계명문화대학교, 대구공업대학교, 대구과학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 수성대학교, 영남이공대학교, 영진전문대학교 등 9개 지역 대학과 대구시와 달서구, 달성군이 참여했다. 참여 대학들은 각 대학의 학문적·산업적 강점을 바탕으로 전공별 특화 협력모델을 개발하고, 국제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 및 정착 지원체계 구축에 공동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글로컬일자리주식회사’ 설립 및 운영을 통한 지역기반 일자리 생태계 구축 △ 국제학생 대상 정주형 계약학과 운영 및 전공별 맞춤형 커리큘럼 개발 △교육-고용 연계 글로벌 유학생 유치 및 지역정착 모델 구현 △다문화·다국어 학습 환경 조성 및 주거·생활 등 정주지원 시스템 마련 등이다. 시는 이번 협약이 대학 간 연대를 강화하고, 지역혁신 인재 양성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계명대학교가 주도하는 ‘한국형 대학 국제화’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외국 유학생이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로 활용되고 국내 대학생들이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글로컬대학의 혁신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며 “대구시는 지·산·학·연 협력 플랫폼을 마련해 대구가 글로벌 혁신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22

“원상복구 하라”며 보증금 안 준 임대인… 법원 “돌려줘야”

임대차계약 종료 후 과도하게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에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민사소액단독 나소라 판사는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B씨와 상가임대차계약을 맺고 학원을 운영한 A씨는 계약이 종료되자 바닥과 가벽, 간판을 철거하면서 원상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했다. 그러나 임대인 B씨는 간판 철거 이후 발생한 복합패널 외벽 손상 복구를 위한 공사비용을 이유로 보증금 1000만 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임대차계약 종료시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가 어느 범위까지 인정되는지와 간판 철거 이후 발생한 외벽 손상에 대한 복구비용까지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 이번 소송에서 B씨는 복합패널 공사비로 665만원을 주장하기도 했다. A씨를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유현경 변호사는 “간판 철거 후 남은 일부 흔적은 통상의 사용에 따른 자연적 마모이거나 훼손에 불과해서 임차인이 간판이 설치되기 전의 상태로 복구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나 판사는 “통상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목적물을 사용함으로써 마모돼 생기는 가치후손 부분에 대한 경제적 평가는 이미 보증금이나 차임 등에 반영된 것이며,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를 목적물을 인도받을 당시 현황 그대로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자연적 마모나 감가상각의 정도를 넘선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유현경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임대인이 과도한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사례에 대해 임차인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7-22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 공해” 도심 곳곳 도배… 시민 ‘눈살’

“정당 현수막을 보지 않을 권리도 분명히 있습니다.” 포항시민 박모씨(54)는 남구 효자사거리 인근 전봇대에 정치 구호 등이 담긴 채 걸린 현수막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교차로 마다 무분별하게 도배된 현수막은 이제 공해가 됐다. 시민에게도 현수막을 안 볼 권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 도심 곳곳에 정당과 각종 단체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내걸려 도시 미관을 해친 데 이어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각 정당과 정치인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행자와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린 현수막이 설치된 효자사거리에 이어 북구 달전오거리 인근 전신주에는 정당 현수막 2개가 끈으로 묶여 있었고, 이인1리 교차로 근처에서 정치인의 정당 내 직책 선임을 축하하는 일반 단체 현수막 2장이 가로수에 나란히 걸려 있었다. 하단이 낮고 고정 상태도 느슨해 바람에 흔들렸다. 현장에서 만난 정모씨(68)는 “횡단보도나 교차로의 현수막은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이 크다”라면서 “2023년에는 강풍에 현수막이 걸린 가로등이 쓰러져 보행자가 다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정당 현수막과 달리 법적 근거가 없는 일반 단체 명의의 정치 현수막도 최근 급증했다. 그나마 지자체 단속이 강화되면서 대부분 정비됐다. 정당 현수막은 일반 광고물과 달리 신고나 장소 제한 없이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2022년말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됐다. 문제가 되자 2024년 1월 다시 법 개정을 통해 현수막의 게시 수량과 기간, 설치 위치와 형식 등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다. 정당 현수막은 읍·면·동별 2개 이하, 게시 기간 15일 이내로 제한되고, 교차로·횡단보도 등 주요 지점에는 설치가 금지됐다. 하단 높이, 고정 끈 길이, 정당명·연락처 등의 표기 의무도 생겼다. 실제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월 26일부터 2월 29일까지 전국 229개 지자체를 점검한 결과, 1만3082건의 위반 현수막이 적발됐다. 포항을 포함한 경북에서도 472건이 확인됐다. 대부분 자진 철거 요청에 그쳤고, 처벌된 사례는 드물다. 포항시 남구청 관계자는 “현수막은 지정 게시대에만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를 위해 게시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혜수 경북대학교 행정학부 교수는 “정치인들이 홍보를 위해 무분별하게 현수막을 설치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며 “공익적 관점에서 법률로 엄격히 규정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2

인구절벽에 포항지역 어린이집 ‘증발’

저출생과 영유아 인구감소 여파로 포항지역 보육의 최전선에 있는 어린이집들이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최근 3년 동안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어린이집 100여곳이 무더기로 폐원했다. 22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포항의 어린이집 수는 민간 118곳, 가정 77곳, 국공립 22곳, 직장 12곳, 법인·단체 11곳 등 모두 240곳이다. 어린이집은 2021년 345곳, 2022년 300곳, 2023년 255곳 등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포항에서 모두 105곳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이 대거 폐원한 것은 출산율 저하와 인구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이집은 만 0세부터 만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이 나이에 상관없이 입소할 수 있는데, 어린이집에 다닐 아동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1년 2만3138명이었던 영유아 수는 2022년 2만752명, 2023년 1만8876명, 2024년 1만7855명 등으로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폭도 컸다. 특히 포항의 어린이집 전체 정원 충족률은 2024년 기준 64.6%로 전국 평균치(70.2%) 보다 5.6%p 적었다. 일선 현장에서는 정부가 시행한 무상보육이 어린이집 폐원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는 전 계층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상보육을 진행했다. 그 여파로 전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어린이집이 늘어났다. 포항의 경우 어린이집 수가 최대 600곳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지역 어린이집들은 ‘공급과잉→낮은 정원 충족률→경영난’의 악순환 고리로 ‘연쇄 폐원’을 겪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 A씨는 “정원 충족률이 매년 급감하면서 어린이집은 살아남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면서 “규모가 크거나 최신식 시설을 갖춘 어린이집이 생기면 영세 어린이집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은 부모가 일을 하느라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에 대신 돌봐주는 의미 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교육과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저출생 해결 방안으로 활용돼 왔다. 2024년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양육 2494가구를 조사한 결과 조사 이래 최고치인 92.4%가 ‘어린이집 서비스에 만족한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자료를 분석해 보면 앞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집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천편일률적인 보육정책 대신 지역 특성을 고려한 섬세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9년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신규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민간어린이집의 ‘줄폐원’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세종시와 대전시에서 추진하는 시책을 인구 소멸 지자체와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면서 “어린이집이 줄어들게 되면 보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22

도청 신도시 인구늘리기 ‘총력’

경북도청 신도시 인구가 계획대로 늘지 않는 가운데 경북도가 인구늘리기 총력전에 들어갔다. 경북 안동과 예천일대에 조성중인 신도시는 도청이 이전한지 10여년이 됐지만 아직 인구는 2만2000여명선에 머무르는 등 당초 계획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근본적으로 10만 자족도시를 내세운게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에 도는 인구 약 5만명을 우선 목표로 수정하고 공공기관 유치를 비롯 인구유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분양이 이뤄진 단독주택지개발사업인 레이크빌리지가 분양률 50%를 넘은데 기대를 걸고 있다. 약 3~5억원대의 적지않은 가격이지만 분양이 예상외로 잘 돼 향후 인구유입의 비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내 내년초 분양착공예정인 2단계 공동주택용지가 순조롭게 분양될 경우 대규모 인구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이곳은 입주물량이 3258세대로 도청 신도시 중 최대규모다. 경북도는 건설사 관계자들을 만나 올 하반기 분양을 협의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분양이 잘 진행될 경우 신도시 인구증가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기존 계획에 없던 스포츠컴플렉스지구, 패밀리파크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스포츠컴플렉스 경우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올 3월 조건부로 승인이 났고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오는 9월경 인재개발원도 준공돼 교육생 입교도 이루어진다. 약 300여명이 교육을 받는 만큼 인근상가 등이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경북도체육회 건물도 착공된다. 경북도기록원, 도립예술단 건물도 2027년 준공예정이디. 도립미술관도 중앙투자심사를 준비중으로 29년 개관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현재 신도시 내 주요 건축물중 준공예정인 건물이 15~16곳으로 이들기관이 입주를 완료하면 인근 상가 활성화와 인구유입 등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신도시 성장 지연에 대한 도의회의 지적도 나왔다. 경북도의회 이형식 의원은 경북도청신도시의 개발 지연과 행정 전반의 미흡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하며 경북도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경북도청신도시는 2012년 개발계획이 수립된 이후 2025년 현재까지 개발계획은 14차례, 1·2단계 사업의 실시계획도 12차례나 변경됐지만, 도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며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기관 이전지연도 언급됐다. 이 의원은 “당초 유치 목표였던 130개 기관 중 111개 기관만 이전을 완료했거나 협의 중이고, 이 중 여전히 30%는 이전되지 않은 상태”라며, “2022년부터 추진된 도시첨단산업단지 역시 구체적인 기업 유치나 투자 활성화 방안조차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경미 경북도 신도시조성과장은 “지금까지 신도시 개발이 계획대로 순조로운 진행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더라도 안락한 자족도시를 만들기 위해 기존 이전대상기관과 별개로 공공어린이 재활의료센터를 비롯 공공체육문화시설 확충 등 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