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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산골마을의 어버이날 풍경

50여 가구가 사이좋게 모여 사는 봉화의 작은 산골마을에선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전통사회의 미덕인 효를 실천하기 위해 의미 있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올 어버이날도 조용한 산골마을에선 아침부터 스피커에서 이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니 마을회관에 한 분도 빠짐없이 나오셔서 준비한 음식도 드시며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라는 방송이었다. 이 마을에선 옛날처럼 농악놀이를 하고 종일 음주·가무를 하던 모습은 없어도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고 있다. 봉화군은 큰 마을 작은 마을 할 것 없이 대부분 어버이날 행사를 매년 이어왔다. 올해 이 마을에서는 직접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 뷔페로 잔칫상을 차렸다. 갈수록 고령화돼 가는 농촌, 산골마을은 음식을 장만할 일손이 부족하니 시대 변화에 따라 현실성 있게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은 면장, 농협조합장, 도의원, 군의원이 산골마을에 총출동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버이날을 맞이하면 노인회에서 여행을 가는 마을도 있고, 작은 마을에서는 식당에서 한 끼 식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 큰 마을에선 노래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평생을 힘든 농사일로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여 세월을 보내고, 아프면 병원이나 요양원에 간다고 한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편찮은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상을 차려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옛날처럼 농사일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사라지고, 힘든 일은 기계화되고 또 외국인들의 일하는 모습이 일상이니 같은 마을 주민들도 함께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어버이날 같은 날은 다 같이 모여 식사라도 할 수 있다. 1956년 5월 8일부터 기념해온 어머니날 행사는 1973년에 어버이날로 확대해 제정됐다. 전 세계 170여 개국이 기념하고 있는 어버이날은 미국의 앤 자비스라는 여성이 남북전쟁으로 인해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얀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이며, 붉은색과 분홍색은 살아계신 부모님께 사랑과 존경, 감사의 의미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카네이션을 중심으로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담아 드리고 있다. 산골은 유난히 겨울이 길다. 겨우내 보일러 기름 아껴가며 춥게 지냈던 산골 어르신들은 따뜻한 봄보다 도시로 떠난 자식들의 전화 한 통을 더 기다린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날을 맞아 성실과 희생 속에 살아오신 부모님이 어쩌면 외롭게 늙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현대 그랜드피아노로의 발전과 구조적 관리법

피아노의 역사는 약 300년에 걸쳐 발전해왔다. 한국에서는 1900년대 초반부터 부유층과 선교사를 통해 가정용 업라이트 피아노가 도입되었으며, 본격적인 보급은 1950~60년대 이후 경제 성장과 함께 이루어졌다. 당시 그랜드피아노는 매우 드물고 고급 기기로 여겨졌다. 산업화가 진행된 1960~70년대에는 음악대학과 예술고등학교의 설립이 증가했고, 1980년대 이후로는 음악 콩쿠르, 유학, 음악교육의 열풍이 일며 그랜드피아노 수요가 급증했다. 야마하, 카와이, 슈타인웨이 등 외국산 브랜드가 수입되면서 일부 가정과 피아노 전공자들이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음악학원, 예술고, 음악대학, 문화센터, 공연장 등이 늘어나면서 그랜드피아노가 필수적으로 배치되었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만 대의 그랜드피아노가 있다. 초기의 피아노와 현대의 그랜드피아노는 같은 건반악기지만 소리의 생성 방식과 음색이 크게 다르다. 15~17세기에는 클라비코드와 하프시코드라는 두 건반악기가 주로 사용되었다. 클라비코드는 작고 아담하며 직사각형의 납작한 형태로, 건반 수는 40~50개로 현대 피아노보다 적다. 반면 하프시코드는 현대 피아노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한 크기로, 삼각형 모양이며 무대용으로 사용되었다. 건반 수는 88개보다 적지만 화려한 2단 건반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 두 악기는 각각 음역과 소리 제한, 그리고 터치에 따른 음량 조절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어 새로운 악기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700년경, 이탈리아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는 최초의 피아노를 발명했다. 초기 명칭은 ‘gravicembalo col piano e forte’(여리고 강하게 소리나는 건반악기)로, 해머로 줄을 때려 소리를 내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터치 강도에 따라 음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18세기에는 포르테피아노가 유럽 전역에 확산되었고, 모차르트와 초기 베토벤의 음악에 사용되었다. 당시 피아노는 현재보다 얇은 음색과 가벼운 터치를 가졌다. 산업혁명과 기술 발달로 19세기에는 더 강한 해머, 88개의 음역, 발전된 페달 시스템이 도입되어 대형 콘서트홀에서도 사용 가능해졌다. 이 시기에 슈타인웨이(Steinway & Sons)가 현대 피아노의 표준을 정립했다. 20세기에는 슈타인웨이, 야마하, 카와이 등의 브랜드에서 고급 모델을 제작하며 피아노의 완성도를 높였다. 피아노는 표현력 확장을 통해 기술과 음악의 발전을 이끌었고, 현재의 웅장하고 정교한 그랜드피아노로 발전했다. 피아노를 깨끗이 관리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건반은 부드러운 천에 미지근한 물을 묻혀 한 방향으로 닦은 후, 마른 천으로 즉시 물기를 제거한다. 외부 청소는 부드러운 먼지 털이나 극세사 천으로 가볍게 닦고, 피아노 전용 광택제를 소량 천에 묻혀 부드럽게 닦아준다.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습도는40~60%를 유지하고, 직사광선이나 난방기 근처에 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랜드피아노의 내부 청소는 다소 어렵다. 사운드보드(음향판)는 피아노의 톤과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사운드보드는 얇고 넓은 나무판으로, 두께는 약 8~10mm이다. 브릿지라는 나무 막대 위에 줄들이 지나가며, 이 브릿지가 현의 진동을 사운드보드에 전달해 공명을 유도한다. 문제는 이 줄들 사이를 청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운드보드를 오래 청소하지 않으면 먼지나 이물질이 쌓여 공명이 방해되고 소리가 둔해질 수 있다. 먼지는 습기를 머금어 곰팡이나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오래된 피아노 내부에는 해충이 서식할 수 있다. 먼지와 습기가 결합하면 금속 부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사운드보드의 곡률이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최소 1년에 2번, 봄과 가을에 청소를 추천하며, 공공장소나 학원은 3~4개월마다 청소하는 것이 좋다. 청소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조율은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해주어야 하며, 새 피아노의 경우 현이 안정되기까지 1년간은 2회 정도 조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율 시기에 맞춰 조율사에게 내부 점검과 청소를 함께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백 년 동안 장인들의 노력과 기술로 발전해 온 피아노는 단순한 악기를 넘어서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다.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악기가 오랜 시간 제 소리를 잃지 않도록, 우리는 정성 어린 관리로 그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5-05-13

삭발

어머니는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자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좀 시원하네.” 손에 엉성하게 쥔 이발기를 들고 거울 앞에 선 어머니는 오히려 덤덤했다. 그날의 햇살이 괜스레 따뜻해서, 나는 어머니의 대머리를 보며 울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강해 보여서가 아니라 그 덤덤한 미소가 너무나 익숙한 얼굴에 걸려 있어서. 강인한 사람도 아플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 느꼈다. 몇 해가 흘렀다. 어머니는 다시 머리카락이 자라나고, 다시 예전처럼 꽃무늬 스카프를 매고 시장을 누비셨다. 어느 날은 나보다 더 바삐 돌아다녔다. 삶이 어머니를 다시 일으켰고 어머니는 그 안에서 늘 그렇듯 묵묵히 견디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내 아들이 거울 앞에 섰다. “좀 웃기지 않아?” 고개를 돌린 아들의 눈동자엔 어색한 웃음이 떠 있었다. 미용실에서 막 돌아온 아들의 머리는 말끔하게 민머리였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어머니와 겹쳐 보였다. 면도날을 따라 사라져간 머리카락들이 어딘가 아득히 먼 기억처럼 떠올랐다. 아들의 민머리를 보니 눈물이 났다. 말없이 아들을 쳐다보다가 어느새 두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들은 당황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왜 울어? 군대 가는 건 당연한 거잖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을 열면 터질 것 같은 감정이 목구멍에 차올랐다. 가슴 한쪽이 아려왔다. 어머니의 삭발 앞에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아들의 삭발 앞에서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살아야 하기에 했던 삭발과 살아가기 위해 떠나는 삭발. 그 무게는 다르지만 내게는 둘 다 불균형하게 무거웠다. 내가 엄마가 되고서야 어머니의 깊은 주름이 보였다. 주름 속에는 늘 눈물 한 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그 시절 삶의 아픔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메어온다. 어머니는 우연히 발견한 가슴의 혹이 악성으로 나와 큰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항암 치료를 받은 어머니는 점점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맞벌이로 바빴던 자식들은 이런 저런 핑계로 늘 어머니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 방바닥에 떨어져 있던 머리카락이 도리어 아이에게 해로울까 봐 걱정이 되었다. 당신의 손으로 당신의 머리를 밀었던 날 돌이켜 보면 어머니의 눈은 많이 부어 있었고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한 번만 더 눈을 깜빡이면 물방울이 똑 떨어질 것처럼 하루 종일 물기가 가득했다. 나는 애써 외면했다. 머리는 또 기르면 된다고 위로 같지 않은 위로를 전했다. 병과의 외로운 싸움을 가족들은 알아주지 못했다. 하지만 머리를 밀고 들어온 아들의 머리를 보는 순간 나는 눈물이 샘처럼 터져 나왔다. 주위에서는 잘하고 올 아들이니 걱정 말라고 했지만 엄마인 나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아들의 빨래를 개면서도, 아들 방을 청소 하면서도, 자꾸만 눈물이 났다. 몇 년 전 어머니의 민머리가 생각났다. 누구나 겪는 아들의 삭발을 보며 이리도 마음을 못 잡으면서 어머니의 삭발 앞에서 너무나 덤덤했던 나의 무관심이 죄스러웠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손익계산서는 언제나 적자다. 몸의 구석구석 하나씩 저당 잡히면서도 엄마는 아까워하지 않았다. 세상의 많은 엄마들이 이익이 없다 해도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몸과 마음을 지출한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엄마의 외사랑이 너무나 긴 세월이 지나고서야 자식의 눈에 들어왔고 자식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삭발은 단지 머리를 미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병과 싸운 세월이 있고, 홀로 서기 위한 의지가 있다. 누구는 그것을 담담히 이겨내고 누구는 그것 앞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모두가 ‘사랑’이라는 말 안에 녹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은 때때로 머리카락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하지만 동시에 더 깊은 것을 얻게 한다. 그래서 그 빈자리는 아픔이 아니라 사랑이 머문 자리로 남는다. 부모가 없고서야 그 머문 자리를 깨닫는 자식은 결국 뒤늦게 사랑의 깊이를 배운다. 자신도 누군가의 머문 자리가 되어야 함을 알아가며. /김경아 작가

2025-05-13

프랑스·이탈리아 ‘열정과 낭만의 밤’으로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바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216회 정기연주회. 이번 공연의 테마는 ‘프렌치 토스트와 에스프레소’다. 이 공연에는 섬세하고 드라마틱한 지휘로 잘 알려진 여자경 대전시향 상임지휘자가 객원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고 첼리스트 이호찬이 협연한다. 이호찬 은 ‘음악 영재’ 산실인 ‘금호영재 콘서트’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오사카국제콩쿠르 현악부 전체 1위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실력파 연주자다. 두 거장의 조화로운 연주가 기대되는 무대다. 연주회는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을 시작으로 오펜바흐의 군대 풍으로 알려진 ‘첼로 협주곡 G장조’를 선보인다. ‘천국과 지옥’ 서곡은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오펜바흐는 이를 현대적이고 풍자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올림포스의 신들과 다른 신들을 세속적인 인간으로 묘사하며 당시 프랑스 상류사회의 경박함을 비판한다. 이 곡에는 유명한 춤곡 ‘캉캉’이 포함돼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클래식 음악 중 하나다. ‘첼로 협주곡’은 ‘군대풍’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며, 독특한 리듬과 멜로디가 특징이다. 오펜바흐의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협연자인 이호찬은 독일 함부르크 음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이후 음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중앙음악콩쿠르, 오사카국제콩쿠르 현악부 전체 1위 및 특별상 등 국내외 콩쿠르에서 다수 입상했으며, 금호영재콘서트 시리즈로 데뷔한 후 통영국제음악제와 평창대관령음악제 등 국내외 음악제에 초청받았다. 현재는 스테이지원 아티스트로서 아더(Ader) 첼로 콰르텟 리더 및 책가옥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오늘도 서초동’을 운영하며 전문연주자와 기획자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공연의 대미는 멘델스존의 대표작인 ‘교향곡 4번 이탈리아’로 장식된다. 이 작품은 1829년부터 1831년까지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모차르트적인 명쾌함과 남부 이탈리아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특징이다. 1833년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된 이 교향곡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포항시향을 객원지휘하는 여자경 지휘자는 수원국제지휘콩쿠르와 프로코피예프 국제지휘콩쿠르 수상자이자 제55회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관객과 연주자 모두와의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국내외 클래식 무대에서 주목받는 지휘자다. 포항시향 윤효섭 공연 기획 담당자는 “이번 정기연주회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클래식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친숙한 곡들로 꾸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우아한 낭만성과 열정적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두 나라의 섬세함과 생동감을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3

츠타야 쥬자부로를 낳고 기른 요시와라 유곽

지난번에는 에도(도쿄의 옛날 이름)의 출판왕이었던 츠타야 쥬자부로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데요. 고아같은 처지로 요시와라 유곽(吉原遊廓)에서 나고 자란 츠타쥬가 어떻게 당대 최고의 지성인과 예술가들을 거느리고 그토록 대단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츠타쥬는 다름 아닌 요시와라에서 나고 자랐기에 ‘에도의 출판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요시와라는 분명 유흥가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습니다. 아사쿠사 북쪽의 밭 가운데에 흙을 쌓아 건설된 요시와라는 가로 약 360미터, 세로 약 270미터인 사각형의 인공도시였습니다. 요시와라 유곽 앞에는 新자가 붙기도 하는데요. 이유는 1617년 닌교초 부근에 처음 생겼던 요시와라 유곽이 화재로 인해 1657년 아사쿠사 북쪽으로 옮겨왔기 때문입니다. 대로에서 S자로 휘어 있는 90미터 길이의 고짓켄미치를 지나면 요시와라 정문이 나타났습니다. 요시와라에는 수천명의 유녀(遊女)를 포함해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았으며, 유녀와 남성들을 연결하는 찻집과 유녀들이 머무는 기루 이외에도 각종 장신구나 화장품 등을 파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요시와라는 에도에서 불야성을 이루던 유일한 곳으로서, 일종의 별천지였습니다. 이 곳에서는 각종 퍼레이드나 공연 등의 이벤트가 벌어졌고, 거리나 시설도 최고로 화려하게 꾸며졌습니다. 이 곳의 번성함은 당시 막부(무신 정권의 통치기구 또는 그 체제)가 에도에서 걷는 세수의 8%가 요시와라에서 나온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시와라에는 문학, 음악, 예능, 다도, 춤 등 에도 문화 거의 전부가 집결되어 있었으며, 그렇기에 호세이대학 총장을 지낸 다나카 유코는 ‘유곽과 일본인’(고단샤, 2021)에서 “요시와라 유곽의 소멸은 역시, 에도 문화의 소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또한 요시와라는 살롱이 없던 에도에서 살롱의 역할을 떠맡기도 했습니다. 이곳에는 다이묘, 무사, 상인, 쵸닌과 같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에도 시대의 엄격한 신분 질서도 엄격하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요시와라말이 따로 있을 정도의 독특한 문화적 별천지였던 것입니다. 유녀들도 단순한 창부와는 차원이 다른 문화인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전설적인 오이란(최상위 지위의 유녀)이였던 다카오를 모신 다카오이나리 신사가 지금도 도쿄에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바로 이 요시와라에서 나고 자라며, 츠타쥬는 에도의 첨단적인 유행과 감각 등을 익힐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문화의 첨단지 요시와라가 츠타쥬를 기른 것처럼, 츠타쥬 역시 수많은 콘텐츠를 통해 요시와라의 이미지를 더욱 풍요롭게 창조했는데요. 츠타쥬는 1773년에 요시와라 정문 앞에 경서당(耕書堂)이라는 서점을 내고 처음에는 책 대여를 했지만, 곧 본격적인 출판에 나섭니다. 이 시절의 서점은 단순하게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책의 출판, 유통, 판매를 모두 겸하는 일종의 출판사였습니다. 츠타쥬가 출판업에 처음 뛰어들어 만든 것은 요시와라 가이드북으로서, 츠타쥬는 이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이전의 안내서가 정보의 전달에만 치중했던 것과 달리, 츠타쥬는 요시와라 안내서에 약도 등을 집어넣어 현장감을 극대화하였으며, 첫번째 출판하는 책에서부터 다재다능한 유명인 히라가 겐나이(1728~1780, 에도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림)의 서문을 수록해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것입니다. 이어지는 책에서는 최고의 화가를 고용하여 유녀들을 꽃으로 표현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츠타쥬가 출판한 책으로 샤레본(洒落本)이 있는데, 샤레본은 요시와라에서의 놀이와 익살을 묘사한 풍속책이었습니다. 또한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인 우키요에가 가장 많이 제재로 삼은 것도 역시나 요시와라였습니다. 그러나 결코 요시와라가 이상적이거나 바람직한 공간일 수는 없습니다. 요시와라는 쿠가이(苦界, 괴로움이 끊임없는 세계)로 불렸으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유녀들의 삶은 화려한 만큼이나 비참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유녀들의 기본적인 고용조건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유녀들은 일단 업주들에게 거금의 빚을 진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기에 유녀들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선지급된 빚을 모두 갚을 때까지 유녀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경제적 조건으로도 이들은 요시와라를 벗어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요시와라를 벗어나기 어려웠숩니다. 요시와라에는 출입문으로 ‘요시와라 정문’ 하나가 있었을 뿐이며, 유곽 주변에는 높은 담과 해자까지 설치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처우도 열악하여 영양실조나 성병으로 요절하는 유녀들도 많았습니다. 유녀들 사이에도 엄격한 계급이 있었으며, 화대의 차이도 아주 컸습니다. 그렇기에 유녀들은 자주 목숨을 건 방화사건을 일으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츠타주는 요시와라의 이러한 어둠까지 깊이 알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그가 만들어낸 콘텐츠에는 사회를 향한 불만과 풍자도 적지 않습니다. 요시와라와 츠타쥬의 관계는 “야만의 흔적이 없는 문화의 기록이란 결코 없다.”는 발터 벤야민의 명제를 곱씹어 보게 합니다. /글·사진=이경재(숭실대 교수)

2025-05-13

자연·역사·문화·체험거리 풍부, 힐링 여행지로 청도가 최고!

‘여행’ 그리고 ‘가족여행’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이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길은 언제나 특별하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과 손을 맞잡고 걸어보는 길은 기억의 한가운데 오래도록 머무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예로부터 물과 공기, 사람의 품성이 맑아 삼청(三淸)의 고장으로 불리는 청도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도군은 대구와 부산, 울산, 밀양, 창녕, 경산 등과 인접한 영남권의 중심지로 뛰어난 접근성과 함께 자연과 역사, 문화, 체험 요소가 풍부해 대도시권 관광객들이 일상 속 힐링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가족의 웃음과 정이 오롯이 담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청도를 즐겨보자. □ 쉼이 필요할 때 조용히 걷고 싶은 청도 신라 시대 창건된 천년고찰 운문사는 자연과 어우러진 사찰 풍경이 인상적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사계절 내내 여행객의 쉼터로 사진 애호가와 도보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운문사 매표소 입구부터 시작되는 솔바람 길은 쭉 뻗은 큰 소나무들이 가득한 명품 숲길로 솔숲 사이로 햇살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빛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맑은 물이 흐르는 주변 계곡이 함께 어우러져 청정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도에는 울창한 숲속에서 쉼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림 교육과 목공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형 산림복지시설인 국립 청도숲체험원도 눈길을 끈다. 방문자센터와 숙박·교육시설, 식당, 숲길과 무장애 데크로드 등은 아이들과 함께 숙박과 체험하기에 좋다. 숲의 선물인 피톤치드가 가득한 자연환경 속에서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하고 자연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이해하는 숲속 쉼터로 추천한다. 각북면 비슬산 자락 아래에 지난 2022년 6월 개장한 청도자연휴양림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곳이다.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캠프장과 등산로 등에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이용객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다. 청도군은 어린이를 위한 휴양림 키즈카페와 지자체 최초의 공공 장기체류형 치유시설인 산림치유 힐링센터를 건립해 방문객들에게 쉼을 제공하게 된다. □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청도 천천히 걷는 길 위에서 청도의 옛 시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청도읍성이다. 청도군 화양읍 중심에 자리한 청도읍성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성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돌담 위로 흐르는 바람, 성곽 너머로 들려오는 마을의 소리 그리고 천천히 스며드는 고요함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청도신화랑 풍류마을은 화랑의 세속오계 정신을 연출한 체험형 복합문화관광지로 화랑정신 발상지기념관, VR 체험관, 명상실, 국궁장 등 다양한 역사·문화 공간에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레포츠 체험시설인 스카이트레일, 숲속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스릴 만점 짚 롤러코스터가 특히 인기가 많다. 또 화랑촌과 카라반, 오토 캠핑장 등 숙박시설에 넓은 잔디밭과 놀이터, 다양한 종류의 계절성 꽃나무가 즐비한 오감 맨발 걷기 길, 불빛 조명을 뿜어내는 분수대가 설치된 연못, 포토존 등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부대시설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인기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청도는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의 한 줄의 구호로 시작된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변화와 그 역사적인 첫걸음,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으로 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새마을운동의 출발점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공원은 역사교육의 현장이자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청도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당시의 새마을 사업의 주요 사진과 사료가 전시된 기념관, 박정희 전 대통령 전용 열차가 멈추었다는 신거역과 대통령 전용 귀빈 객차, 신도정미소, 시대촌, 새마을교육체험학습장 등의 새마을발상지기념공원은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자 레트로 감성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다. □ 낭만과 감성이 가득한 청도 폐선된 옛 철길을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꾸민 청도레일바이크는 청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 중 하나다. 아름다운 청도천 변을 따라 조성된 레일바이크 외에도 꼬마 기차, 자전거공원, 캠핑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의 복합체험시설로 다양한 고객 이벤트로 최근 주말에는 하루 1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서면의 한국코미디타운은 대한민국 유일의 코미디 전문공간으로 주말 코미디 공연뿐만 아니라 추억의 웃음을 되새기는 코미디 전시체험관,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춘 문화 소리마당 등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재미와 확실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1905년에 개통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을 정비해 2006년 3월에 감와인 숙성을 목적으로 개장한 1km의 와인터널은 감와인과 예술을 접목한 문화공간으로 은은한 조명 아래 한 모금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한다. 청도에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유럽풍 골목, 벽마다 이야기를 품은 벽화와 포토존, 해가 질수록 더 환하게 피어나는 빛의 거리 등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포토스팟이 있다. 화양읍 1만 7000여 평 부지에 프랑스 남동부 지역의 정취를 살려 조성한 청도 프로방스는 낮에는 알록달록한 건물과 감성적인 포토존이, 밤이 면 1000만 개의 LED 불빛을 통해 화려한 빛이 관광객을 맞아 사진 한 장으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의 감성 여행 장소로 제격이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테마별 관광지의 매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를 지속 개발해 청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문화·예술·관광 허브 도시 청도의 멋을 더욱 알리겠다”며 “가족과 함께 웃고, 쉬고, 추억을 쌓는 좋은 시간을 청도에서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5-05-13

청송 보건의료원·우체국 업무협약 체결

청송군보건의료원은 지난 12일 청송우체국(국장 이종선)과 ‘우편서비스 기반 폐의약품 회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주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폐의약품을 반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폐의약품의 무단 투기로 인한 환경오염과 건강 피해를 예방하고자 업무를 맺었다. 나아가 안전하고 체계적인 수거·처리를 통해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공공 건강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청송우체국은 지역 내 우체통을 활용해 주민들이 손쉽게 폐의약품을 반납할 수 있도록 내부 수거 절차를 마련한다. 또 수거된 약품의 보관 및 배송 과정을 안전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청송군보건의료원은 회수된 폐의약품을 환경부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폐기하고 필요 시 관련 기관과 연계해 최종 처리를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두 기관은 폐의약품 회수 시스템에 대한 주민 홍보와 인식 개선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향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점검 및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폐의약품이 무분별하게 버려질 경우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약물 오남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폐의약품 수거 체계를 강화하고 주민 참여를 적극 유도해 청송을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5-13

이병환 군수, 성주 지역 현안 예산 확보 위해 경북도에 협조 요청

이병환 성주군수는 12일 도희재 군 의장, 정영길 도의원, 실과소장 등 20여 명과 함께 경북도청을 방문해 이철우 도지사와 면담을 하고, 지역 현안 해결과 예산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방문에서 성주군은 ‘2025 성주참외&생명문화축제’의 위상 제고를 위해 이철우 도지사의 축제 참석을 요청했다. 이어 △성주3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남부내륙고속철도 성주역사 건립비 지원 △성주 소규모 체육관 건립사업 등 주요 현안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특별조정교부금 사업으로 총 5건, 20억 원 규모의 예산 지원을 함께 요청하며, 경북도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건의했다. 특히, 곧 있을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경상북도의 성주지역 공약 중 △동서3축(무주~성주~대구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성주~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가야산권 관광지구 조성사업 등이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 및 지역공약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속에서도 성주군의 주요 현안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경북도와의 협력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며 “앞으로도 도정 방향에 발맞춰 군민 중심의 행정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

2025-05-13

12번째 내한한 톰 아저씨 ‘남다른 한국사랑’

이번 주와 지난주엔 ‘미국 대통령’과 ‘미국 영화배우’가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를 모았다. 화제가 된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와 톰 크루즈. 인도의 한 결혼식장에선 ‘가문의 자존심’을 두고 다투던 신랑과 신부 측 하객들 사이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나 어린 소년들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국 사랑’이 유별난 것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의 12번째 방한은 그와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톰 크루즈를 보러간 영화팬들은 그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그날 밤에는 “서울 밤거리에서 톰 크루즈를 봤다”는 목격담도 쏟아졌다. 이른바 ‘오일 머니(oil money)’로 거대한 부를 축적한 카타르 왕실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게 비행기를 선물한다는 소식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선물로 주는 비행기의 가격은 5600억원. 트럼프는 이 항공기를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부에선 “그 정도면 선물이 아닌 뇌물”이란 비난도 나왔다. 인도의 한 결혼식장에선 화덕에 구운 빵을 서로 먼저 배식 받으려던 신랑과 신부 측 하객들 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나 10대 청소년 2명이 사망했다.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이처럼 황당한 살인사건이 생긴 건 가문의 자존심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인도의 풍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상의 팬 서비스로 한국 관객 사로잡은 톰 크루즈 지난주. 할리우드 인기 배우 톰 크루즈가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이 12번째 방한. 그의 ‘한국 사랑’은 이미 많은 영화팬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톰 크루즈가 한국에 도착한 7일 밤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에서 “톰 크루즈를 봤다”는 목격담이 쏟아지면서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거길 가는 건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 영화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팽창하면서 미국과 유럽 배우들이 방한하는 건 이제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주목받을 사건도 되지 못한다. 하지만, 톰 크루즈처럼 한 사람이 12번을 거듭 같은 나라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톰 크루즈 방한의 첫 번째 목적은 그의 신작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홍보다. 명품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자리 잡은 ‘미션 임파서블’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젊은 팬들이 많은 까닭이다. 대중과의 접촉을 가능하면 줄이는 통상의 할리우드 배우들과 달리 톰 크루즈의 ‘대면 팬 서비스’는 호쾌하고 따뜻하기로 이름이 높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소유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톰 크루즈는 30분 가까이 공항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기꺼이 응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적 스타의 매력적인 웃음에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진 건 불문가지. 이날 그는 “찾는 나라마다 관광만 하지 않고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한국 방문은 언제나 내 꿈 중 하나다. 그래서 12번이나 방한한 것 아니겠나”라는 말로 가뜩이나 높은 한국에서의 인기를 더 높였다고 한다. 방한할 때마다 서울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톰 크루즈의 ‘배회 취미’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날 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카페거리와 경의선 철길숲에 있던 영화팬들은 “톰 크루즈를 봤다.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치킨을 먹더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즐거워했다. ▲“빵 하나 때문에”...죽음 부른 인도 결혼식장의 비극 “모두가 축하해줘야 할 결혼식에서 겨우 빵 한 조각 먼저 먹으려다 사람이 죽다니, 정말이지 세상엔 별일이 다 일어나는구나.” 인도의 한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 측 하객의 다툼으로 인해 청소년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현지 매체가 관련 소식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관련 뉴스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한국 네티즌들도 혀를 차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에 의하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얼마 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작은 마을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경사스러운 날임에도 신부 측 하객으로 온 10대 청소년들과 신랑의 친인척 사이에서 시비가 생겼다. 발단은 사소한 것이었다. 인도의 전통음식 중 하나인 ‘탄두리 로티(화덕에 구운 밀가루 빵)‘를 어느 쪽에서 먼저 배식 받아서 먹느냐를 놓고 다툼이 생긴 것. 인도의 결혼식은 밤늦게까지 화려하고 성대하게 이어진다. 자정쯤에 발생한 양측의 시비는 사람들의 중재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문제는 신랑의 친척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신부 하객들을 쫓아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한다. 아직 미성년자인 신부 측 하객을 신랑의 친척들이 몽둥이와 쇠파이프 등으로 마구 때려 한 명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고, 나머지 한 명도 치료를 받다가 숨진 것. 인도는 이른바 ‘가문의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아직 엄존한다. 신랑의 친인척들은 빵을 먼저 받으려는 신부 측 하객의 태도가 자신들 가문의 자존심을 해쳤다고 생각했기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인도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13명의 용의자를 지목해 6명을 체포했고, 나머지 7명의 신랑 측 하객들을 찾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의 아버지는 “어떻게 빵 하나 때문에 앞길이 창창한 소년을 죽이느냐”며 통곡했고, 한국 네티즌들 역시 “아무리 가문의 명예가 소중하다고 해도,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한 건 아닌데... 해도 너무했다”며 가해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는 스케일이 다르다?...5600억원 항공기 선물 받아 ‘하늘의 여왕’이라 불리는 비행기가 있다. 최첨단 기술로 구현한 성능과 화려한 기내 시설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갖췄기에 생긴 별칭이다. 그 항공기는 바로 ‘보잉 747-8’. 놀라지 마시라. 가격이 무려 4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600억원에 가깝다. 이걸 선물로 받을 사람이 있어 세계적 화재다. 네티즌들은 “그게 대체 누구인가?”라며 궁금증을 드러내고 있다. 답부터 말하자면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 받을 사람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걸 선물로 주는 건 석유로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한 산유국 카타르 왕실이다. ABC방송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지난 11일 이 사실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카타르를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을 방문하게 된다. ‘항공기 선물’의 공식 발표는 그 기간 중에 이뤄지게 된다. 관련 소식을 접한 이들이 “어린 시절 장난감 비행기는 받아봤지만, 수천억 원의 진짜 항공기를 선물로 주는 사람이 있고, 그걸 받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부자 나라와 지구 위 최강국 대통령은 스케일부터가 다르구나”라는 놀라움을 드러내는 건 당연한 수순.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이 항공기는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중 가장 값비싼 것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이 항공기를 카타르-미국 국방부와의 협의 후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할 계획이고, 퇴임 후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5600억원짜리 선물이 오고가는 것이니 비판도 없을 수 없다.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과 여러 시민단체는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비즈니스 사이에 이해충돌 문제가 있고, 도덕적으로도 온당치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어쨌건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과 눈길을 끌고 있으니, 도널드 트럼프가 좋건 싫건 ‘문제적 인물’이긴 한 모양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5-13

세월의 속도감 줄이기

연초록 위에 진초록 잎새가 겹쳐지며 신록이 짙어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잎차례를 벌여가며 연록의 진영을 넓혀가더니 어느새 온통 초록의 숲을 이루고 있다. 마치 스밈과 번짐처럼 봄이라는 생장의 여울 속에 잎새들의 앞다투며 줄기차게 변화하는 양상이 순식간에 이뤄지는 듯하다. 잎새뿐만 아니라 언덕배기의 풀이나 들판의 농작물들도 돌아서고 나면 아찔한 정도로 몸짓을 불려가며 빨리 자라 생동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언제 어느 때나 한결같고 공평한, 영원한 세월 속의 나그네(光陰者 百代之過客)일텐데, 유독 봄날만큼은 생명의 잔치를 벌이며 발걸음이 빨라 보인다. 그것은 기실 똑같은 시간의 흐름이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생기다 보니 봄날의 시간이 빠르게 느껴져서 일 것이다. 이처럼 자연의 변화에서도 시간의 완급이 느껴지듯이, 외부의 환경이나 자극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사람들마다 다르게 느껴짐은 대체로 보편적인 일로 여겨진다. 어릴 적에는 한 해가 지루하게 이어지는 것처럼 길게만 다가오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빠르게 지나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시간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것이지만, 나이를 먹게 되면서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사람의 뇌가 시간 인식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비롯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신경 가소성(可塑性)이 줄어들고 뇌는 정보를 적게 처리하게 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기억 형성을 줄여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10대는 시속 10km, 60대는 시속 60km로 달려간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어린 시절 대부분은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아 신선함과 흥미, 긴장감을 일으키며 이러한 경험은 뇌가 더 많은 인식과 정보를 처리하도록 만들어 시간을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반면 성인이나 중년·노년기가 되면 새로운 경험보다는 반복적이고 익숙한 일상이 더 많아지면서 뇌의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어 시간의 흐름이 단조롭고 빠르게 느껴지게 된다. 어쩌면 이같은 일들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경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도 세월을 더디 느껴지도록 하는 방법이나 루틴이 얼마든지 있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에 관계없이, 중요한 것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며 보다 의미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거나 현재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통해 충분히 시간의 흐름을 더 풍요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더 가치 있고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야말로 시간의 속도를 조절하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하루하루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듯한 시간의 속도를 늦추고 싶다면 일상의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새로운 취미나 학습, 봉사, 여행 등으로 낯선 곳과 마주하게 된다면 늘 흥미롭고 호기심 가득한 나날이 세월의 속도를 꾸준한 각도로 줄여줄 것이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2025-05-13

리더십과 소통이 성과를 결정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리더십이 필요하다. 좋은 리더십은 부드러운 조직문화와 성과를 말한다. 기업에서 보면, 인력, 설비, 자재, 시스템 등의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생산성, 품질, 납기, 비용 등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성과와 성장을 함께 이끌어내는 영향력이다. 단순 명령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개인과 조직을 동기부여’ 시키며, ‘문제 해결 중심으로 이끄는 것이다. 기업의 생산관리 리더십 조건은 첫째, 공장의 장기적인 방향성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 비전 제시 능력이다. 이것은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조건이다. 둘째, 생산, 품질, 공정, 설비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본질을 꿰뚫는 현장 통찰력과 문제해결력이다. 문제의 본질을 못 보면 의사결정에 오류가 생겨 시간이 지연되고 손실을 가져온다. 불량, 납기 지연, 원가 상승 등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셋째, 현장 작업자부터 관리자까지 다양한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동기부여를 하는 사람 관리, 데이터와 경험 기반으로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 능력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넷째, 기술력과 현장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 등 변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원칙과 일관성 있는 리더십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하여 모범적인 태도와 신뢰를 얻는 행동력이다. 구성원에게 신뢰를 얻어야 리더십이 완성된다. 필자가 P사의 해외법인 태국을 지원할 때 일이다. 2개 공장의 공장장 리더십은 차이가 있었다. 언어 소통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A공장장, 통역을 거쳐 일을 추진하는 소심한 성격의 B공장장이다. 둘은 공장 생산관리 방식과 조직문화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었다. B는 태국어를 몰라 상황 분석과 의사 결정력이 약하고 올바른 추진력과 직원과의 소통 및 공감대를 쌓아가는 것이 어렵게 보였다. 통역 없을 때는 오프라인 소통이 안 되어 일에 한계가 있었다. 이 후 공장장 대상 리더십 교육, 대화와 토론을 통한 올바른 상황 인식과 대안을 찾아갔다. 조직과 사람의 변화관리는 해당 나라의 종교, 사회 문화, 성격 등 국민성을 이해 할 필요가 있다. 태국은 동아시아에서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자부심이 있고 인구 7천만명, 국민의 94%가 불교를 믿는다. ‘괜찮아, 문제없어’라는 ‘마이 팬 라이(Mai Pen Rai)’ 정신이 있어 작은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긍정적으로 넘기려는 태도가 있다. ‘미소의 나라’로 불리고, 사람들과 부드럽고 따뜻하게 소통한다.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태국 문화를 이해하고 내 관리 스타일보다 상대 관점에서 문화의 차이를 인증하면서 변화는 시작되었다. 언어의 한계가 있더라도 구성원들의 생각과 습관을 이해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오프라인 소통을 이어갔을 때 건강한 조직,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습으로 거듭 난 것이다. 리더의 신뢰 수준만큼 조직문화와 성과는 달라진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05-13

10대공약 실천가능성, 후보 토론회서 검증을

6·3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10대 공약’이 공개됐다. 공약의 핵심은 민생과 경제였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일자리 창출’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두 후보 모두 AI 분야 3강 진입과 1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세 후보 모두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정책도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5극 3특’ 추진으로 국토균형발전, 김문수 후보는 GTX 전국 5대 광역권 확대 추진, 이준석 후보는 법인세 자치권 부여로 지방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공약의 세부적 실천 계획과 효과 검증은 TV토론회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 후보는 첫날 유세장소도 약속이나 한 듯 경제현장을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IT기업 개발자들을 만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규모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새벽 5시에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순대국밥을 먹으며 “농업과 자영업자,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과 시민이 우리 경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0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금호피앤비화학 여수2공장을 방문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의 국정운영 청사진이다. 아쉽게도 우리 국민은 선거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후보들이 어떤 정책이나 공약을 준비해 나라를 이끌어 가려는지 알지 못했다. 6·3 조기 대선이 확정된 이후 주요 정당들의 행태는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오로지 상대 당을 헐뜯으며 당리당략에 매몰된 모습을 보였다. 각 후보는 이제 3차례 TV토론회나 유세를 통해 10대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과 이행 로드맵을 제시하며 당당하게 승부를 겨뤄야 한다. 유권자들도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진영논리를 떠나 각 당과 후보의 주요 공약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지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2025-05-13

포항지진 원고패소…50만 시민 충격에 빠졌다

대구고법이 13일 모성은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 공동대표 등 지진 피해 포항시민 111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포항 지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열발전 사업 때문이라는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물 주입에 의해 (촉발)지진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원고들의 주장 중에서 그 과실 부분에 대해서 입증이 부족하다”면서 “원고들이 주장하거나 감사원의 감사 결과,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서 지적한 업무의 미흡으로 인해 이 사건 지진이 촉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앞서 2023년 11월 대구지법 포항지원 1심 재판부는 2017년 11월 15일(규모 5.4) 본진과 2018년 2월 11일(규모 4.6) 여진이 정부의 지열발전사업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피해 주민 1인당 200만~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같은 1심 판결에 대해 정부(피고)는 배상금이 과하고 다툴 여지가 많다며, 포항시민(원고)들은 당초 청구액인 1000만원 지급을 요구하며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한 포항시민들이 충격은 크다. 2심 소송인단은 무려 49만9881명에 이른다. 지진 발생 당시 인구(51만9천581명)의 96%에 해당한다. 즉시 상고하겠다고 밝힌 범대본은 성명서를 통해 “포항지진은 명백히 인재(人災)였다. 이로인해 수천 명의 시민들이 집을 잃고, 수년째 심리적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면서 “판결과 무관하게 정부는 포항시민에 대한 실질적인 정신적 피해 회복 방안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포항지진은 여러 과학적 조사와 국가 조사보고서를 통해 정부 산하기관이 주도한 지열발전사업의 부실한 관리와 넥스지오 컨소시엄의 무책임한 시추작업이 원인으로 이미 밝혀졌다. 범대본이 밝힌 것처럼, 포항시민들로선 이번 대구고법의 판결이 끝이 아니라 긴 싸움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5-13

빅텐트 成事, 김문수 후보 역량에 달렸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난 일요일(11일) 경남 창녕 전통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는 이익을 노리고 막 움직이다 보면 반드시 걸려 자빠지게 돼 있다. 어느 집단을 보니까 그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말을 인용했지만, 누가 들어도 국민의힘 후보 강제 교체 과정을 비웃는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 당 대선후보를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전 총리로 강제 교체하려던 시도를 당원들이 바로잡아 주지 않았더라면, 이 후보 말대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선주자로 확정된 김문수 후보가 당권을 잡자마자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당 이미지를 쇄신시킨 것은 깜짝 놀랄만한 일이다.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초선의 김용태 의원을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고, 자신에게 험악한 말을 거침없이 쏟아낸 권성동 원내대표를 유임시킨 것이다. 1990년생인 김 지명자는 당내 최연소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도 참여했다. 지난 10일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7명의 비대위원 중 유일하게 한덕수 전 총리로 후보를 강제 교체하는 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당내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가 개혁·포용 인사로 난국 수습에 나선 모습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젊고 개혁적인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당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포용력 있는 인사를 통해 당내 화합을 도모한 것은 국민의힘 이미지를 전격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지금 국민의힘 중도층 외연 확장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공식선거운동 직전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 김 후보가 전면에 나서 이 후보 대세론을 깨야 한다. 그러려면 최우선 선결과제가 이번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것이다. 만약 이번 대선이 민주당의 전략인 ‘윤석열과 이재명’ 대결 구도로 이어지면 국민의힘은 필패한다. 김 후보가 더 넓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 울타리 속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던 양향자 전 의원이 말했다시피, ‘후보자와 배우자만 빼고 다 바꾼다’는 심정으로 당과 자신을 새롭게 변신시켜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이낙연 전 총리 등과의 빅텐트 추진도 당의 외연확장 후에나 가능하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 후보로 가장 먼저 등록을 하고 부동층 지지자를 흡수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지금으로선 이 후보가 자진해서 빅텐트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를 단일화 테이블에 앉히려면 우선 김문수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오는 29일이면 21대 대선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사전 투표일 전에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빅텐트가 구축되려면 18일, 23일, 27일 예정된 3차례 TV토론 등을 통해 김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수밖에 없다. /심충택 논설위원

2025-05-13

“전쟁은 이제 그만”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는 전 세계에 보내는 첫 공식 메시지로 ‘전쟁 종식’을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자주 말했던 “전쟁은 더 이상 안 된다”는 메시지로 그의 뜻을 전승했다. 1945년 종전된 제2차 세계대전은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군사전쟁으로 기록됐다. 전쟁으로 인한 직접 사망자가 5000만~5600만명, 전쟁관련 질병이나 기근 등의 이유로 사망한 사람이 추가로 1900만~28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의 뒤끝은 항상 눈물과 상처뿐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좋은 전쟁, 나쁜 평화란 이 세상에 있었던 적이 없다”란 말로 전쟁의 비극을 표현했다. 전쟁은 군사력을 동원해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권력을 잡은 자들의 욕심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끊임없이 반복 돼온 인류의 숙명과도 같은 존재가 전쟁이다.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는 가장 원시적이고 폭력적이지만 인류는 여전히 비극적 방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전쟁은 당사자 간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정치, 경제적으로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심각한 타격을 입게 하고 세계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간다. 가자지구 내 전쟁 또한 세계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행히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이 종전 협상으로 마무리되었으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닌 듯 하다. 새 교황 레오 14세는 지구촌에서 조각 조각 벌어지는 분쟁을 두고 “사실상 3차 세계대전 상태”라고 말했다. 영국의 한 여론조사 보도에 의하면 미국 등 서방국의 국민 45%가 5~10년 내 3차 세계대전 발발을 우려한다고 했다. “전쟁은 이제 그만”이라는 레오 14세 교황의 간절한 기도가 전쟁 종식의 신호탄이 되었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5-13

111명만 골라 참가시킨 ‘샘플재판’ 결과 50여만 명 계류된 ‘남은 재판’ 영향 주목

13일 판결이 난 포항지진 소송은 일단 샘플 경우여서 향후 다른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끌 수 밖에 없게 됐다. 포항지진소송에는 50여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 각자 선임된 변호사들도 수십여 명 연관돼 있다. 실제 지진소송은 지금 포항과 서울 등 여러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그중에서도 선도재판이었다.1심에서 승소한 8명의 지역 변호사들로 구성된 포항공동지진소송단은 수임한 10여만 명이 넘는 시민들을 모두 항소심에 참가시킬 경우 인지대 등이 엄청난 만큼 일단 111명만 골라 재판을 했다. 1심에서 승소했으면서도 항소한 이유는 위자료 배상액이 신청액에 비해 적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피고인 국가도 ‘다툴 여지가 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날 1심 선고와 정반대의 판결을 하면서 시민들이 기대했던 2조여원 국가 배상은 판이 일그러져 버렸다. 하지만 같은 지진피해 건으로 현재 1심과 2심 재판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고무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재판부가 이날 항소심 재판부와 다른 판결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다른 항소심 재판부에서 이번 항소심 재판부와 다른 판단이 나온다면 그때는 혼란이 불가피,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다만, 1심에서 승소했던 사건이 2심에서 뒤집혀 버려 남은 재판부는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면에서는 50여만 명이 계류된 남은 재판이 다소 불리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역의 C변호사는 “13일 판결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상고 시에는 포항시와 시의회 등도 나서 세심하게 변호인단을 꾸리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번 항소심에서 정부 측은 대형로펌을 선임해 총력적으로 나섰다”면서 반면 시민 측은 지역의 변호사들로 구성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소회를 나타냈다. 그는 ”지역의 변호사들이 일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큰 사건은 상대방 변호사를 보고 같이 대응해야 하는데 시민 측도 굴지의 대형로펌을 함께 선임해 지역 변호사들과 공동으로 참여했다면 시너지 효과 등으로 완패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진행 중인 재판은 그렇게 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규기자

2025-05-13

경북도, 국정과제에 반영할 저출생 프로젝트 발굴

경북도가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할 저출생 극복 핵심사업인 ‘Korea 아이 천국 + 공동체 회복 프로젝트(이하 K-아동 프로젝트)’를 발굴했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K-아동 프로젝트는 △ ‘Kids First, 육아 걱정 없는’ 아이 천국 프로젝트 △ ‘공동체 시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 회복 프로젝트 △ ‘저출생과 전쟁’ 국가확산 프로젝트 등 3대 분야 11개 과제로 구성됐다. 도는 지난해 저출생과 전쟁을 지자체 최초로 선포하고 정부의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견인하는 등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전 행정력을 투입해 왔다. 하지만, 도는 집중적인 저출생 극복 지원에도 불구하고 저출생과 지방소멸 이슈들은 여러 원인이 맞물려 있어 단편적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경제적 지원에 더해 기반 조성, 서비스 체계 구축, 문화운동 등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융합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아이 천국 프로젝트는 △규제 Free-zone 개념의 저출생 극복 융합 돌봄 특구, △세계 어린이 장난감박물관 △어린이 전문 통합의료센터 △국립 청소년 디지털 교육관 등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아이 천국 기반 조성에 중점을 뒀다. 공동체 회복 프로젝트는 △아이 천국 + 육아 친화 두레마을 △한국판 Sun City 은퇴자 공동체 복합단지 △창의‧과학 인재 키움 지구 △여성창업 허브 꿈 키움 라운지 등 아이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고 온 세대가 함께 성장하는 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저출생과 전쟁 국가확산 프로젝트는 △스마트 돌봄 밸리가 융합된 지방 거점도시 육성 특구 △국립 인구정책연구원 △저출생 부담 타파 국민 운동 전개 등 수도권 집중 완화 및 국가 백년대계인 인구문제를 지속 전문적으로 연구할 기관 설립 필요성에 주안점을 뒀다. 도는 K-아동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프로젝트 과제별 연구용역을 시군과 협력해 추진 중이며,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6~2030) 등 정부 상위계획에 반영하고 새 정부 국정과제에 담기 위해 정부 부처, 국회 등을 방문해 건의하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경북에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프로젝트를 먼저 시행해 보고 전국으로 확산시킬 예정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5-13

퀴어 축제 방해 홍준표 불기소 처분⋯조직위 “노골적 봐주기”

대구의 한 시민단체가 퀴어 축제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전 시장과 대구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나오자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13일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집회방해, 공무집행방해에 대해 노골적으로 봐주기식 불기소를 처분한 검찰을 규탄한뒤 항소장을 접수했다. 조직위는 “대구지검이 지난 4월 대구퀴어문화축제와 참여연대가 대구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외 다수를 상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과 공무집행방해에 대한 고소장 접수 후 장장 18개월만에 수사 결과를 통보해 왔다”며 “공권력을 앞세워 집회를 방해해 축제를 준비 시간이 늦어져 온전히 준비하지 못한채 축제가 열렸으며, 축제에 참가하고자 하는 대다수 시민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며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사법부에의해 계속해서 도전받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당하고 있다”며 “‘불기소이유 고지청구’를 통해 피고소인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겠다”고 강조했다. 또 “집회시위의 자유가 모두에게 보장되도록 끝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15회 퀴어축제 당일인 그해 6월17일 홍 전 시장은 대구시 및 중구 소속 직원 500여명을 동원해 축제 무대 설치를 위한 차량 진입을 막아서는 등 행정대집행이 있었다. 반면 대구경찰청은 집회신고가 적법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주최 측이 신고 내용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행정 공무원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5-13

이철우지사, 포항지진 항소심 패소판결, 깊은 유감 표시

이철우 경북지사는 13일 포항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항소심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대구고법은 이날 포항 촉발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서 1심과 달리 시민들의 청구를 기각하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이철우 지사는 “정신적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라며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촉발지진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시민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점에서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포항촉발지진은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공식적으로 포항지진이 국책사업인 지열발전사업에 의해 촉발된 인공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감사원 역시 안전관리 방안과 대응조치 부실 등 20건의 위법·부당 행위를 지적했다.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는 지진 위험성 분석과 안전 대책 수립 미흡 등을 사유로 지열발전사업 관련 기관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결국 지열발전사업 관계자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철우 지사는 “1심 판결에서 인정된 시민들의 정신적 피해와 국가의 과실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포항시민의 정신적 보상과 법적 권리 회복을 위해 입법적 절차 등 모든 노력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