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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힘 받는다...국민성장펀드 ‘기관투자자용’ 운용사 선정 마무리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용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선다. 이로인해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침체됐다는 평가를 받는 코스닥에 긍정적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산업은행과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7일 3조9000억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간접투자분야) 정책성펀드‘의 1차 자펀드 위탁운용사 11곳을 최종 선정했다. 또 산업은행은 1조6000억원 규모의 2차 사업을 위해, 이달 10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다. 운용사는 오는 7월 중 선정될 예정이며, 1차 사업에서 탈락한 운용사도 다시 지원할 수 있다. 이처럼 기관투자자용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선정이 본격화 됨에 따라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기업에 상당 부분 투자되는 구조인 만큼, 시장 수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제 국민참여성장펀드 출시 첫날인 지난달 22일 코스닥은 전장 대비 5%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당시 외국인이 5933억원, 기관이 287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쌍끌이했다. 그 전날에도 코스닥은 5% 가까이 올랐다. 이후 코스닥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펀드 자금이 집행될 경우 투자 기대감이 재차 반영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수익률과 펀드 결성 가능성뿐 아니라 첨단전략산업 투자기업의 근본적 가치 상승 이력, 실제 창업 경험 등을 주요 선정 기준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2026-06-01

끝까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란…트럼프 수정안 요구하자 새로운 안 제시

전쟁을 끝내고 싶은 마음은 강력하지만 결코 호락호락하게 당하고 있지는 않겠다는 이란의 결기는 더욱 강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 최종 승인에 앞서 이란에 추가 양보를 요구하자, 이란도 새로운 수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5월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내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양측의 문안 교환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란 역시 당연히 합의문에 자체적인 수정안을 반영할 것“이라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수정안에 대해 이란이 무조건 받아들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란 역시 상황에 맞는 수정안을 제시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의 종전 MOU에 서명을 미뤘고, 새로운 안을 만들어 이란 측에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정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1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전날 이란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이란과 미국 간의 대화와 메시지 교환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명확한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는 어떠한 판단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사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현 단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이야기와 시중에 떠도는 추측 및 억측은 귀담아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26-06-01

사기 땅에 떨어진 스벅 직원들, 일해보고 싶은 직장 2위·9위에 커피브랜드 있었다

‘탱크데이’ 파문으로 스타벅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태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그전부터도 스타벅스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5월 한 달간 스타벅스 재직자 568명을 대상으로 ‘일해보고 싶은 회사’를 조사했더니 10위권 안에 커피 브랜드가 2곳이나 포함됐다. 2위는 블루보틀커피코리아였고, 9위는 투썸플레이스였다.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면서 재벌그룹이 소유해 직원들의 자긍심이 높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경쟁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그쪽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참고로 스타벅스 직원들이 일해보고 싶은 곳 1위는 ‘애플코리아’였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평가에서도 대체로 낮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스타벅스 코리아 재직자 5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직원들의 평점은 5점 만점에 2.74점에 불과했다. 이중에서도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1.81점으로 가장 낮았다. △급여·복지(2.76점) △사내문화(2.58점) △커리어 향상(2.52점) △업무와 삶의 균형(2.49점) 부문은 그나마 2점대를 유지한 반면 경영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상당한 불신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에 대한 평가 점수는 올해 들어서도 2월 한 차례 2.00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1점대 후반에 그쳤다. 급여·복지 항목이 그나마 5개 항목 중 최고 평가를 받았지만, 이 역시 2점대 중반에 그쳐 전반적으로 재직자 평판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블라인드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스타벅스 재직자들이 급여·복지나 워라밸에도 높은 점수를 준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을 더 중요한 개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블라인드 내에서 스타벅스 검색 횟수는 지난 4월 2393회에서 5월 9만1080회로 급증했다. 검색 인원도 같은 기간 944명에서 4만6870명으로 늘었다. 올해 5월 이후 스타벅스 연관 언급 키워드 조사에서는 ‘불매‘가 1038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6-05-31

박근혜, 수성못 방문…수천 명 운집 속 시민들과 30분간 거리 인사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후 대구 수성못을 찾아 시민들과 약 30분간 거리 인사를 나누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수성못에 도착해 일대를 걸으며 시민들과 직접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렸으며,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시민들이 수성못 일대에 모여들면서 현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경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해 질서 유지와 인파 관리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약 300~400m 구간을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시민들은 “대통령님 건강하세요”, “손 안 아프세요” 등 건강을 걱정하는 말을 건네며 환영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연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수성못 상화공원 데크에 마련된 장소에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수성못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곳은 대구 시민 여러분의 대표적인 힐링 장소라고 알고 있다”며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이곳에 와서 휴식을 취하면 새로운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변함없이 저를 믿어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고맙다.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마친 뒤 상화공원 앞에서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떠났다. 한편 이날 수성못 방문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거리 인사 일정과 맞물려 진행됐다. 추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수성못 방문 이후 유세 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를 이어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31

‘빚내서 주식투자’ 수치로 증명…개인신용대출 한달만에 2조원 증가, 5년 1개월만에 가장 큰 수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2조원 넘게 불어났다. 증시 활황에 ‘빚투족(빚내는 투자자)’ 으로 인한 신용대출이 급증한 때문.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50억원에 그쳐 신용대출 증가액이 주담대의 100배를 넘어섰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8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9909억원이다. 4월 말(104조3413억원)보다 2조6496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코스피가 3200선을 처음 돌파하며 당시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 4월(+6조8401억원) 이후 5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신용대출 잔액 자체도 2023년 11월 말(107조7191억원) 이후 약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 신용대출이 이렇게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자들의 고통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향후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9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6~5.85%(1년 만기·1등급 기준)로 상단이 6%에 육박하고 있다. 전월(4.07~5.58%)보다 0.1~0.3%포인트 안팎 상승했고 중동 전쟁 발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컸던 3월 말(3.85~5.53%)과 비교해도 높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5대 은행의 이달 2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2조2693억원으로, 4월 말(612조2443억원)보다 25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4월 중 1조9104억원 늘어 작년 8월(+3조701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으나 이달 들어 증가세가 대폭 둔화했다.

2026-05-31

일본 나라현과 경북 안동

일본의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다. 710년부터 794년까지 일본의 수도로 존재했던 곳. 고대 일본의 정치와 문화 중심지 역할을 수행한 곳으로 일본의 고대 문화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당나라 불교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와 사찰이 많고,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고분은 이곳이 역사도시임을 느끼게 한다. 호류지(법륭사)는 일본 아스카시대 사찰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유명하다. 일본 최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유구한 역사의 호류지와 이곳의 소장 유물은 일본인의 자부심으로 통할 정도로 문화적 가치가 높다. 특히 호류지 금당에 안치된 백제관음상은 동양의 비너스로 칭찬받을 만큼 빼어나다. 백제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아 학자들은 백제인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왕실에 선물로 전해졌을 것으로 추측을 한다. 또 이곳 금당벽화는 고구려 시대 승려 담징이 호류지에 머물 때 그렸을 것이란 설이 전해지나 역사적 기록은 없다. 다만 1500년 전 나라와 고대 한반도 국가 간에는 각종 교류가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역사적으로 주목이 된다. 나라에는 1880년 만들어진 시립공원인 나라공원의 사슴 방목이 유명하다. 국가천연기념물인 꽃사슴 1000여 마리가 공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관광객을 맞이한다. 한해 1300만명의 관광객이 나라를 다녀간다고 한다. 한일 정상회담으로 안동이 유명 관광지로 떠올랐다. 정상회담 후 눈에 띄게 관광객이 늘어나 경북도는 나라현과의 관광·산업교류 확대를 통해 안동을 국제적 유명 관광지로 키울 생각이라 한다. 물실호기(勿失好機)라 했다.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5-31

고물가 시대 지방선거 이후가 더 걱정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주 연 2.5%의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동결조치를 취했지만 동시에 향후 통화긴축 기조의 필요성이 있음도 예고했다. 특히 신현송 한은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7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는 중동전쟁에 의한 고유가 부담이 커졌고 150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 등이 물가를 자극하고 선거 후 늘어날 시중 유동성 증가에 대비한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로 분석이 된다. 과거 경험에 비쳐보면 선거가 끝나면 물가는 상승세를 드러낸다. 선거전 표심을 의식해 억눌렸던 공공요금이 서서히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부담 해소를 위해 미뤘던 요금을 일제히 인상하는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다.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안정을 위해 시행한 석유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는 그동안 전체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지만 정부의 재정적 부담이 커 선거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동전쟁에 의한 유가 폭등세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당분간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에는 2.6%로 올랐다. 21개월 만에 최고치다. 같은 달 경북의 물가상승률은 3%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한은도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제시해 국내 물가 불안을 예측했다. 물가가 오르면 주거와 생활비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이 가장 심한 타격을 입는다. 소득 증가보다 물가 상승률이 앞서면서 실질소득은 0상태다. 오랫동안 고물가, 고금리로 고통을 받아온 서민들의 삶이 선거후 더 고달파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가가 올라가야 할 이유는 도처에 산재해 있다. 고유가와 선거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부담스럽고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인상도 불안 요인이다. 대기업의 성과급 잔치에 허탈해진 서민층에 고물가까지 밀어닥친다면 간신히 유지하던 생활 의욕마저 잃지 않을까 두렵다.

2026-05-31

“내 한표가 대구시장 결정”··· 본투표 꼭 참여를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3.51%를 기록했다. 지방선거 종전 최고치인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62%)보다 2.89%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 관심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17개 시·도 가운데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38.95%를 기록한 전남이었으며, 가장 낮은 곳은 18.65%를 기록한 대구였다. 다만 대구 자체만 놓고 보면 대혼전을 거듭하는 대구시장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서로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지선, 대선, 총선 과정을 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우리 당이 고무적“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독선을 심판하겠다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서 분노를 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는 대구시장 선거 판세가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사전투표가 승패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김부겸 후보 측과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 측은 전·현직 대통령까지 동원하며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데 총력전을 폈다. 두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당 지도부를 대거 이끌고 TK 통합신공항 사업 현장인 군위를 찾은 것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사업비 조달 문제로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통합신공항 사업은 이번 TK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가 됐다. 본투표를 사흘 앞둔 31일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 후보 서문시장 유세전에 동행하면서 대구시장 선거전이 뜨겁게 전개됐다. 아마 6·3 본 투표율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TK 유권자의 힘은 결국 투표율로 드러난다.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자신의 선택이 대구시장 후보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본투표에는 꼭 참여하길 바란다.

2026-05-31

자연은 왜 자유로운가?!

날마다 마당에 나가 풀을 뽑는다. 사람들은 그런 풀을 잡초라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불원초(不願草)라 부른다. 내가 ‘원하지 않은 풀’이란 의미다. 세상에 잡놈은 있어도, 잡초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풀은 지구 전역을 빼곡하게 덮고 있는, 지구상 최고 최후의 생명체다. 지독한 산불이 일어난 지역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최초의 전위(前衛)도 언제나 풀이다. 박주가리, 메꽃, 개망초, 닭의장풀 같은 불원초를 뽑다 보면 찾아오는 생각이 있다. 풀은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뽑아도 풀은 곧바로 다시 돋아난다. 어떻게 저리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겨난다. “비어있으나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 생긴다.(虛而不屈 動而愈出)” ('도덕경' 5장) 자연에 내재한 생명력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사람이 무언가를 행하는 인위(人爲)에 대응하는 말이 무위(無爲)인데, 거기서 무위자연이란 말이 나왔다. 자연(自然)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스스로 그러하다’이다. 외부의 힘이 개입하여 무언가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 그런 게 자연이다. 자연의 속성은 본래부터 그런 것이다. 누가 시키거나 강제한 것이 아니라, 제가 본래 그런 것이 자연이다. 자유(自由)는 ‘스스로 말미암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강력한 인과율(因果律)이 작용한다. 사유와 인식의 결과 행해진 행동의 원인과 과정 및 최종적인 결과까지 책임지는 것이 자유다. 자유를 외치는 존재는 사태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저 홀로 감당(堪當)하겠다고 선언하는 셈이다.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행동했으니, 결과도 내 몫이란 것이다. 무한대로 증식하고 번창하는 자연을 보노라면, 자연이야말로 유일하게 자유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은 왜 그런지 묻지도 않지만, 그 결과를 철두철미 끝까지 책임지기 때문이다. 보라! 자연에서 무의미하게 탕진되거나 소모되는 것은 하나도 없지 않은가! 당신 주변의 다채로운 자연의 활동을 살펴보면 이 말에 담긴 의미를 명명백백 통찰하리라! 지난 며칠 가물었기로 마당과 텃밭에 공들여 물을 준다. 100평 남짓한 공간에 매번 두 시간 정도 골고루 물을 준다. 그런데 사람이 아무리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물을 준대도 거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내가 정성을 다해 주는 물은 절대로 고르게 뿌려지지 않는다. 최적의 분배에 나는 언제나 실패하는 것이다. 스프링클러를 작동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는 그런 법이 없다.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대지에 내리는 강수(降水)는 모든 공간에 지극히 적절하게 배분된다. 자연의 힘이다. 강수는 대지로 흘러들거나, 지하수로 내려가거나, 일부는 증발하여 천공의 구름이 되었다가 비나 눈이 되어 순환한다. 인간이 불러온 잉여(剩餘)와 그것이 야기(惹起)한 부정적인 결과로 지구의 오염이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시대다. 푸른 행성 지구의 작은 공간에 의지하여 제한된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의 행악질이 극에 달한 시점이다. 하지만 스스로 그러한 자연은 저로 말미암은 모든 행위의 결과와 조화롭게 공존한다. 자연은 그러므로 끝내 유유자적 자유롭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6-05-31

‘잘난 사람’보다 ‘잘 뛸 사람’이 필요하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채로운 지역 발전 공약을 발표하며 뜨거운 선거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논쟁에 앞서 우리 지역에서는 “현재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가 무엇이며, 미래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방향성과 어젠다가 먼저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경력과 능력을 갖춘 리더를 현안 해결의 ‘열쇠’로, 미래 성장동력 같은 비전을 ‘자물쇠’에 비유해 보자. 자물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공감대 없이 열쇠부터 먼저 깎아 놓고 그에 맞는 자물쇠를 찾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한때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으로 자신감과 활기가 넘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지난 30여 년 간 상대적으로 발전이 정체되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 첨단 산업의 앵커기업 부재, 인구 소멸, 도심 공동화 등 이러한 상황에서는 과거 선도 도시의 성공한 모델을 따라가는 추격형 방식(Catch-up mode)에서 이제는 지역의 강점을 살린 선도형 모델(Trend-setter model)로 방향을 전환하여야 한다. 글로벌 산업 지형과 지역 강점을 결합해 보면 포항은 전기차 제조의 ‘풀 패키지’를 갖춘 최적의 특화 지역이다. 첫째, 배터리 소재(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와 초고강도 강판(포스코) 등 압도적 공급망(SCM)이 집결해 있고 인근에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다. 둘째, 경북의 전력 자급률은 200% 이상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을 통해 산업용 전기를 수도권 대비 최대 10~15% 저렴하게 공급할 정책적 토대도 마련되어 있다. 셋째, 영일만항과 신공항의 ‘투-포트(Two-Port)’ 물류망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최적의 수출 거점이다. 포항 중심의 광역권을 ‘글로벌 모빌리티 파운드리(위탁생산) 특구’로 지정해 경제적 낙수효과를 확대하고 상생을 도모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에게 굳이 ‘어떤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를 물어본다면 서류상의 ‘자격(Qualification)’보다 내면의 역량과 추진력을 포함하는 ‘자질(Competence & Attitude)’에 더 비중을 두고자 한다. 왜냐하면 내일의 문제를 어제의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째, 비전을 보는 방향성과 통찰력, 그리고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인지하고 미래 첨단 산업으로 고도화할 수 있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둘째, 규제를 혁파하고 투자를 이끄는 추진력과 과감한 행정 규제 완화의 결단력이다. 셋째, 오직 국비 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외 대자본과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직접 유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역량이다. 넷째, 인구유출 극복과 분야별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의 산·학·연·관 협력뿐만 아니라 인근 자치단체와도 유기적인 소통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향에 얽매이지 않고 합리적인 정책과 비전을 가진 인재라면 누구와도 협력하는 정치 철학이다. 한마디로 지역을 위해서 ‘잘난 사람보다 잘 뛸 사람’이 절실하다. /김준홍 위덕대 초빙교수·경영학과

2026-05-31

믿음

고대 인도의 베다 문헌에는 ‘소마(Soma)’라는 신비로운 음료가 등장한다. 그것이 마황이었는지, 광대버섯이었는지는 지금도 논쟁 중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정체가 아니다. 소마는 인간이 신의 세계와 접속할 수 있다고 믿었던 통로였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손에 잡히는 무언가에 기대어 왔고, 믿음은 그렇게 몸과 감각을 통해 작용해 왔다. 나는 가끔 인간에게 ‘믿으려는 본능’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 희망을 붙잡으려는 이 습성은 시대와 지역을 넘어 반복되어 왔다. 우리 사회만 보아도 그렇다. 제도 종교 너머에 무속과 민간신앙이 깊게 스며 있고, 서낭신·조왕신·삼신할매 같은 존재들은 여전히 삶의 구석구석에 살아 있다. 그것을 미신이라고 부르기엔 무언가 어색하다. 그 믿음들은 삶을 견디기 위한 오래된 방식에 가까웠고, 나약함이라기보다 생존에 가까운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믿음은 언제나 두 얼굴을 가진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소마’를 다시 불러낸다. 그의 소마는 고통을 없애주는 약이지만, 동시에 사유를 멈추게 하는 약이다. 달콤한 평온은 매혹적이지만 인간을 무력하게 만든다. 실제로 환각 물질이 의식 확장의 가능성으로 주목받던 시절에도, 끝은 결국 중독과 붕괴였다. 믿음이든 물질이든, 감각을 마비시키는 순간 그것은 구원이 아니라 의존이 된다. 얼마 전 신문에서 마약 유통망의 핵심 인물이 검거됐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때 멀게만 느껴지던 단어가 이제는 일상 가까이에 와 있었다. 불안을 잊게 해주고 고통을 눌러준다는 그 약속은, 형태만 달라졌을 뿐 인류가 오래전부터 반복해 온 소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의 제의도 비슷했을 것이다. 신에게 소마를 바치던 의식은 결국 인간이 자신의 불안을 하늘로 올려보내는 행위였을 테다. 믿음은 그렇게 삶의 균열을 메우는 방식으로 존재해 왔다. 문제는 믿음이 사유를 대신할 때다. 현실을 직면하는 대신 어떤 확신이나 의식에 자신을 통째로 맡기는 순간, 우리는 선택할 힘을 잃는다. 그것은 마약을 닮았다. 잠시 위안을 주지만, 결국 삶의 주도권을 흐리게 만든다. 그렇다고 믿음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많은 순간 믿음은 인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었으니까. 중요한 것은 단 하나의 질문이다. 그 믿음이 삶을 대신하는가, 아니면 삶을 견디게 하는가. 요즘 우리는 너무 쉽게 빠른 위로를 찾는다. 그러나 사유를 건너뛴 위안은 오래가지 않고, 더 큰 공허로 되돌아온다. 그럴 때면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장독대 위에 물 한 그릇을 올려두고 가족의 안녕을 빌던 할머니의 모습. 거기엔 자극도, 복잡한 교리도 없었다. 다만 가족과 이웃의 삶을 향한 조용하고 간절한 바람이 있을 뿐이었다. 믿음이 아름다울 수 있다면, 그것은 현실을 지우는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견디게 하는 힘일 것이다. 소마는 신과 인간을 잇는 통로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인간을 신에게 종속시키는 매개이기도 했다. 우리가 무언가를 믿는다면, 그 믿음이 우리를 더 깨어 있게 하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손철호 지역문화포럼 따로또같이 대표

2026-05-31

대마도의 흰 커튼을 보며

집의 창문마다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밖에서 안을 거의 들여다볼 수 없다. 한 집만 그런가 하고 길을 가며 살펴보니 영업을 하는 곳 빼고는 대부분 집이 그렇다. 하얀색 커튼이다. 궁금했다. 자신을 잘 드러내길 원하지 않고 민폐 끼치기를 싫어하는 마음 때문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흰 커튼은 안과 밖을 확실히 구분하고 있었다. 타인의 시선은 차단하지만 빛은 통과시키면서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이다. 닫힌 커튼을 보면서 여행 내내 관계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같은 아파트에 비슷한 또래들이 많이 있어서 엄마들끼리도 친해졌다. 육아와 공부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으니 초반엔 아주 좋았다.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나면 모여서 차를 마시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그러다보니 집안 사정을 세세히 물어보는 엄마가 생겼다.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아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섭섭해 하는 것을 보았다. 내가 말했으니 너도 다 말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다. 그 엄마들에게 친밀한 관계라는 것은 모든 것을 열어 보여주고 나누며 함께 하는 것이었다. 처음의 가까움은 날이 가면서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부담이 되어 갔다. 얼마 후 사정이 생겨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 때 결심한 것이 지나치게 엄마들이랑 가깝게 지내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갖고 살아왔지만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는 몇 안 된다. 이 친구들과 어떻게 이렇게 오랜 기간을 함께 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보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상대의 일을 알고자 하지 않는 무덤덤함이 그 가운데에는 있었던 것 같다.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면 캐묻지 않는 것이 우리의 오랜 우정의 근간이 아니었을까. 속상한 일이 있어 이야기하면 들어는 주었지만 내 의견을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관계가 이어질 수 있었던 끈이었던 것 같다. 물론 가끔은 너무 무심한 것 같아서 섭섭함을 느낄 때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 덤덤함이 긴 시간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관계는 자주 만나고 많이 나누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 가운데 친밀감이 쌓이면 우리는 밀접한 관계,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했다. 상대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것이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해 자녀 문제라든가, 가족 관계, 심지어는 재정적인 상태까지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아침 이른 시간, 또는 밤늦은 시간에도 서슴없이 전화하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서운해 하기도 한다. 관계라는 것이 무조건 다 보여준다고 더 친밀감이 쌓이는 것은 아니고 과도한 개입과 공유는 피로를 불러올 수 있는데도 말이다. 반면 지나친 거리감은 잘못하면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 겉으로만 관계가 형성되어 깊은 나눔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 두기와 적절한 절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대마도의 흰 커튼은 그런 의미에서 관계의 얇은 막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으려는 마음’과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 그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인 것 같다. 커튼은 벽처럼 단단함으로 무장된 모습이 아닌 바람에 흔들리는 유연함을 보여준다. 완전한 차단도 아니고 온전히 열어둠도 아닌 적당한 닫힘과 절제가 관계의 기본값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더 잘 알고 싶고 더 나누며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다. 특히 문제가 생기면 개입하고 싶고 충고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서로의 관계를 위해 절제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지켜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를 늘 고민하게 된다. 대마도를 갔다 오면서 인간관계에서 나도 흰 커튼 하나쯤 갖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흰 커튼은 관계의 완전한 단절이 아닌 관계의 유연한 경계라는 여백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전영숙 시조시인

2026-05-31

미디어·저널리즘과 AI···자동 기사 작성의 윤리와 품질

2023년 11월, 미국의 유서 깊은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큰 위기를 맞았다. ‘Drew Ortiz’라는 이름으로 배구공 추천 기사를 쓴 기자가 실은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기자의 프로필 사진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합성 이미지였고, 기사 본문 역시 AI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됐다. 발행사는 외부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70년 역사의 매체가 쌓아온 신뢰는 단번에 흔들렸다. 같은 해 초 미국의 IT매체 CNET은 AI로 작성한 금융 설명 기사 다수에서 사실 오류가 잇따라 발견돼 대규모 정정 공지를 내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MSN은 캐나다 오타와 여행 가이드 기사에서 관광객에게 현지 푸드뱅크 방문을 추천하는 황당한 결과물을 게재한 뒤 황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미국 지역 신문 체인 가넷(Gannett)은 고교 스포츠 기사를 AI로 자동 생성하는 실험을 진행하다 오류가 잇따르자 사업 자체를 중단했다. 이 사건들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기사를 쓴다는 것이 이미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동시에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 앞에 다시 꺼내 놓은 사건이다. 글을 빠르게 생성하는 기술이 곧 좋은 기사를 만드는 기술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독자가 신문을 펼치며 무의식 중에 신뢰하는 그 ‘한 줄’의 뒤에 누가 있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함께 따라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6 콘텐츠 산업 전망’에서 미디어 산업의 AI 활용이 이미 임계점을 지났다고 진단했다. 받아들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시급한 질문이라는 의미다. ■AI 기자는 이미 일하고 있다 AI 자동 기사 작성은 생각보다 오래된 기술이다. 미국 AP통신은 2014년부터 자동 기사 생성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 분기 실적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도입 전 인간 기자가 다루던 기업은 분기당 약 300개에 불과했지만, AI 도입 이후에는 약 4400개 기업의 실적이 자동으로 기사화되고 있다. 14배가 넘는 확장이다. 이는 단순한 효율 향상이 아니라 그동안 보도되지 못하던 중소형 상장사 정보가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보도에 ‘헬리오그래프(Heliograf)’라는 자동 기사 작성 도구를 활용했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퀘이크봇(Quakebot)’은 지진 감지 데이터를 받아 수 초 안에 속보 초안을 작성한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GPT’라는 500억 매개변수 규모의 금융 특화 AI 모델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인용된 취재원의 성별 비율을 자동으로 추적해 보도의 균형성을 점검하는 봇까지 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25년 2월 ‘에코(Echo)’라는 사내 AI 도구를 도입하고 편집국 직원을 위한 AI 활용 가이드 라인을 공식 발표했다. 흥미로운 것은 사용 범위의 명확한 구분이다. 검색엔진 최적화 제목 생성, 기사 요약, 편집 제안, 인터뷰 질문 브레인스토밍에는 AI 활용을 적극 권장하는 반면, 기사 초안 작성이나 주요 수정, 유료 구독 사이트 우회, AI 생성 이미지의 게재는 금지했다. 효율은 받아들이되 저널리즘의 본질은 인간이 지킨다는 분명한 선언이다. ■한국 언론사들의 실험 국내 언론사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자사 기사 5만 건을 학습시킨 자체 AI 어시스턴트로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AI 도움을 받아 작성된 기사 말미에는 “조선일보와 미디어DX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은 기사”라는 표기를 명시한다. 동아일보는 자체 소규모 언어모델(sLLM)로 자사 콘텐츠에만 답하는 챗봇 ‘애스크비즈(AskBiz)’를 구축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영남일보는 AI 이미지 생성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시각 자료 제작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지역 언론도 변화의 흐름에서 결코 비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례다. 이 외에도 기자 개인 차원의 AI 활용은 이미 일상이 됐다. 네이버 클로바노트 같은 음성 인식 서비스로 인터뷰를 즉시 텍스트화하고, 정부 발표 자료나 통계청 자료를 AI에 입력해 핵심 요지를 추출한 뒤 기사의 뼈대를 잡는 식이다. 이는 기자의 노동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줄어든 시간을 더 깊은 취재와 검증에 투입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AI를 어떻게 쓰느냐가 신문의 품격을 결정짓는다. ■ 효율의 이면, 신뢰의 균열 그러나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AI 자동 기사 작성에는 세 가지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첫째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다. AI는 그럴듯한 거짓을 자신 있는 문장으로 만들어 낸다. 푸드뱅크를 관광 명소로 추천한 MSN 기사가 대표적이다. AI는 ‘오타와 가볼 만한 곳’ 데이터를 학습했을 뿐, 푸드뱅크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인간적 맥락은 끝내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다. 더 위험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인용’이다. 본 연재 15주 차 법률 AI 편에서도 살펴봤듯, AI는 실제로 한 적 없는 발언을 누군가의 입에 그럴듯하게 붙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논문과 판례를 인용한다. 기자가 이를 그대로 옮긴다면 기사는 곧 허위 정보의 출구가 되고 만다. 둘째는 투명성의 문제다. 메릴랜드대 저널리즘 윤리 교수 톰 로젠스틸은 미디어 기업의 AI 활용 자체보다 그것을 숨기려는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진실을 다루는 직업이 자기 작동 방식을 비밀로 둔다면 그것은 이미 직업윤리의 균열이라는 의미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사태에서 독자가 분노한 것은 ‘AI를 썼다는 사실’보다 ‘존재하지 않는 기자의 사진과 약력까지 만들어 독자를 속였다는 점’이었다. 셋째는 저작권과 데이터 주권의 문제다. 뉴욕타임스는 2023년 말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자사 기사 수백만 건이 무단으로 AI 학습에 사용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미국 법원은 오픈AI 측이 낸 소송 기각 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본안 심리에 들어갔으며, 챗GPT의 사용자 대화 로그 보존 명령까지 내렸다. 국내에서도 KBS·MBC·SBS 지상파 3사가 2026년 2월 오픈AI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 중단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2025년 1월에는 같은 3사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를 상대로 9만7000여 건의 기사 무단 학습을 주장하며 소송에 나선 바 있다. 단순한 저작권 분쟁이 아니라 한국 언론이 수십 년간 축적한 지식 자산을 글로벌 빅테크가 가져가도록 두지 않겠다는 데이터 주권의 선언인 셈이다. ■기계가 끝내 쓰지 못하는 기사 그렇다면 인간 기자의 자리는 어디에 남는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언론을 위한 생성형 인공지능 준칙’은 분명한 입장을 보인다. AI 활용이 보편화되더라도 뉴스 보도의 최종 의사결정은 인간 언론인과 편집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직업 보호의 논리가 아니다. 저널리즘은 본질적으로 ‘판단의 직업’이다. 어떤 사실이 보도할 가치를 지니는지, 누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지, 어떤 맥락에서 사건을 해석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한다. 이 판단에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권력에 대한 비판의식, 약자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AI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지만, 데이터가 빠뜨린 사람을 발견하지는 못한다. 통계를 요약할 수는 있지만, 통계 뒤편의 한숨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AI는 어제까지의 패턴으로 오늘을 예측하지만, 진짜 뉴스란 종종 ‘어제까지의 패턴을 깨는 그 한 사람’에서 시작된다. 지역 언론에서 이 문제는 한층 절실하다. 포항제철소 한구석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노동자의 이야기, 영덕 어촌의 사라져가는 갯바위 노인의 기억, 안동 종갓집 며느리의 침묵 같은 것을 AI는 결코 먼저 발견하지 못한다.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고, 그 자리에서 무엇이 빠졌는지 묻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그것이 지역 언론이 단순한 ‘뉴스 공급자’를 넘어 공동체의 기억 보관소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철학자 알프레드 화이트헤드는 문명의 진보를 ‘우리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할 수 있게 된 중요한 행위의 수가 늘어나는 일’이라 정의한 적이 있다. AI는 기자가 ‘생각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넓혀준다. 그러나 정작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일, 즉 무엇이 진실인지,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어떤 침묵이 가장 큰 비명인지를 묻는 일은 오히려 더 무겁게 남는다. AI 시대의 저널리즘은 기계와 경쟁하는 일이 아니라,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그 자리로 인간이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기사를 쓰는 기자만의 일이 아니다. 어떤 기사를 신뢰하고 어떤 기사를 의심할지 가려내는 독자의 안목 또한 함께 깊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가 썼는가’를 묻는 일이, ‘무엇이 쓰여 있는가’를 묻는 일만큼이나 중요해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서용운 계명대 글로벌 창업대학원 벤처창업학과 교수

2026-05-31

김부겸 “대구에 진 빚 갚게 해달라…이번이 변화시킬 황금찬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동구 봉무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찾아 “대구 시민 여러분들이 만들어준 덕분에 장관으로, 국무총리로 일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대구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일할 기회를 달라. 이번 선거야말로 대구를 변화시킬 유일한 황금찬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의 이날 유세는 고유의 선거운동 방식인 ‘벽치기 유세’로 진행됐다. 벽치기 유세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유세차를 세우고 창가나 베란다의 주민들을 향해 연설하는 것으로,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김 후보가 잔잔한 목소리로 진심을 전달하며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방식이다. 김 후보는 대구의 침체된 지역 경제와 정체된 정치 현실을 정조준하며 세대교체와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방선거 때마다 ‘그 나물에 그 사람’이 반복되니 이번 사전투표율도 전국 꼴찌를 기록한 것 아니냐”며 “하지만 20년, 30년 후의 대구는 대한민국 AI(인공지능) 산업을 중심에서 이끌고 갈 도시가 될 것이라는 꿈이 있다. 김부겸의 이 꿈에 대구 시민들이 함께 동참해달라”고 했다. 그는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강조하면서 “대구의 나이 많은 선배들은 지금까지 잘 살았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우리 젊은 사람들은 대구를 다 떠나야 하겠느냐”며 “이제는 대구도 한번 바꿔보자, 해보자고 결단해주셔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 추진 중인 지하철 4호선 AGT(고무차륜) 방식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등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김 후보는 “AGT 방식은 상판을 깔아야 하기에 도로가 엄청나게 넓어지고 주민들의 앞을 가리게 된다”며 “대구공고에서 경북대 후문으로 가는 좁은 길에 이런 큰 상판이 들어서면 시야를 가리고 일조권을 침해하는데 신암동 주민들이 동의하겠느냐. 그래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AGT 방식 변경에 따른 사업 지연 우려에 대해서는 “모노레일 방식으로 바꾸면 2년 늦어진다고 하지만 절대 안 늦어진다. 우리는 이미 3호선을 성공적으로 개통한 경험이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3호선도 20년 정도 더 쓰면 손을 봐야 하는데, 대구 경제가 이를 따로따로 감당할 만큼 여유가 없다. 방식을 자꾸 바꾸면 기술이 쌓이지 않는다”면서 “전문가들과 심도 있게 토론한 결과, 설계를 철저히 하면 목표인 2030년까지 충분히 준공을 맞출 수 있다는 확답을 얻었다. 도심으로 빠져나가는 유리한 교통환경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대구·경북의 최대 숙원 사업인 ‘통합신공항’에 대해서도 명확한 추진 방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대구에 내려와 군위 시민들 앞에서 확실하게 약속했다”며 “신공항 건설이 시작되면 막대한 일자리가 생길 것이며, 공항 이전 부지에는 대기업과 AI 산업을 대거 유치해 대구 경제의 심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현행 군공항 이전 방식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사업 성격이 군공항 이전으로만 되어 있으면 대구시의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 광주, 대구, 수원을 다 국가가 그냥 해달라고 하면 어느 정부가 선뜻 나서겠느냐”며 “이 사업은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내륙도시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창문이다. 우리 당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반드시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완수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 경제를 살릴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글로벌 문화 콘텐츠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전날 발표한 ‘K-스타시티 대구’ 추진 계획의 연장선상으로, 임기 내 대구에 BTS 공연을 유치하고 대구 출신 멤버인 ‘슈가’와 ‘뷔’를 대구시 홍보대사로 위촉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 측은 “정부와 4대 기획사가 추진하는 ‘한국형 코첼라’ 계획이 본격 가동될 때, 대구가 선제적으로 기반을 갖춰 글로벌 문화 허브의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31

박근혜로 들썩인 서문시장…“추경호” 연호 속 보수 결집 최고조

31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서문시장. 대신119안전센터 앞 큰장로는 인파로 가득 메워졌다. 시장 상인과 시민들이 몰리면서 도로는 발 디딜 틈조차 찾기 어려웠다. 대구 정치의 상징적 공간인 서문시장이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문으로 다시 한번 거대한 정치 무대로 변했다. 서문시장 현장은 이른 오후부터 술렁였다. 박 전 대통령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날부터 전해지자 시장 일대에는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경찰과 경호 인력이 곳곳에 배치돼 통행을 통제했지만 인파는 계속 불어났다. 경찰인력 200여 명이 이날 배치됐다. 태극기를 든 노년층은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 젊은 층까지 몰려들며 시장 골목과 인도, 육교 위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인근 건물과 육교에서는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유튜브로 생중계를 시청하거나 촬영을 했다. 시장 상인들은 가게 앞에 나와 박 전 대통령의 동선을 기다렸고 일부 시민은 수십 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며 그의 도착을 기다렸다. 오후 4시쯤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올린 채 촬영을 했고 곳곳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호 2번을 상징하는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이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상인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시장 안으로 이동했다. 다만 과거 방문 때처럼 상인들과 오랜 시간 접촉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경찰과 경호 인력이 촘촘한 이중 경호선을 형성하면서 일반 시민의 접근은 엄격히 제한됐다. 일부 지지자들이 가까이 다가가려다 제지당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한 상인은 “가까이에서 인사라도 나눴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직접 와준 것만으로 반갑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서문시장까지 찾아와줘 고맙다”고 했다. 현장 취재 경쟁도 치열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박 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사진기자들은 인파에 밀려 촬영 위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는 인근 상가로 이동해 높은 곳에서 촬영을 시도하기도 했다. 서문시장을 한 바퀴 돈 박 전 대통령은 추경호 후보 유세차량 앞에 도착한 후 대구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대구 경제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을 뵈니까 제가 몸이 조금 지쳐 있어도 힘이 다시 솟는 것 같다. 대구를 보수의 텃밭이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서문시장은 보수의 상징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구 경제가 어려워 시민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는 정말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를 향해서는, “국무조정실장 시절 함께 일하며 능력을 확인했고 경제부총리도 역임한 만큼 대구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믿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고 유세차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현장은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로고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지지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은 일제히 율동을 펼쳤고 “추경호”, “박근혜”를 외치는 연호가 시장 일대를 뒤덮었다. 대선을 비롯한 주요 선거 때마다 보수 진영 결집의 상징적 공간 역할을 해온 서문시장. 이날 30여 분간의 박 전 대통령 방문이 초박빙 판세로 진행되고 있는 대구시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날 서문시장을 가득 메운 함성과 열기는 선거일까지 이어질 막판 선거전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문시장 방문에 이어, 밤에는 수성못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추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31

서중현, 막판 세 결집 총력…교육·문화계 지지 선언 잇따라

6·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서중현 대구시교육감 후보를 향한 교육계와 문화예술계의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서 후보 캠프는 31일 민천기 전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장과 가수 장미화 씨 등이 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민 전 대학원장은 “현재 대구 교육은 과도한 경쟁과 소통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구 교육을 바로 세우고 미래 교육을 이끌 청렴성과 추진력을 갖춘 후보는 서중현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교육 행정을 펼칠 적임자”라며 지지 의사를 전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지원 행렬이 이어졌다. 가수 장미화 씨는 “교육이 살아야 지역의 미래도 살아난다”며 “대구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후보가 서중현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후보 캠프 측은 교육계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지면서 부동층 유권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후보는 “대구 교육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선거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들과 소통하며 교육 현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책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민들의 기대를 모아 대구 교육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31

마지막 휴일 선거전…김부겸 ‘아파트 유세전’ vs 추경호 ‘박근혜 카드’ 집중

6·3 대구시장 선거를 이틀 앞둔 31일 여야 후보들이 휴일을 맞아 막판 승부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유권자가 밀집한 아파트 단지를 도는 특유의 ‘벽치기 유세전’을 벌이며 중도·부동층 공략에 나섰고,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문시장에서 공동유세전을 펼치며 보수층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달성공원 앞 ‘새벽시장’ 과 서문시장을 방문한 후, 오후에는 동구 봉무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돌며 이른바 ‘벽치기 유세’전을 이어갔다. ‘벽치기 유세’는 아파트 입구에 유세차를 세우고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방식으로, 김 후보가 지난 2016년 총선에 출마(대구 수성갑)했을 당시 활용해 유명세를 탔다. 김 후보는 “10년 전 총선에서도 아무도 없는 아파트 벽을 향해 던진 진심이 결국 시민의 마음에 닿아 당선됐다”며 “이번에도 절박한 심정으로 대구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민 한 분 한 분께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 후보 지원 유세와 관련해선 “후보 본인이 직접 시민에게 다가가는 것이 가장 강력한 선거운동”이라면서 민생·현장 중심 선거운동의 장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 30일에도 서문시장과 달성공원, 동성로 등에서 유세전을 벌이며, ‘K-스타시티 대구’ 공약을 집중 홍보했다. ‘K-스타시티 대구'는 북구 대구 실내체육관을 ‘K팝 공연 아레나’로 리모델링해 청년 일자리와 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공약이다. 김 후보는 “대구가 30년째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대구 경제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후보도 31일 오전 김 후보와 같이 달성공원 새벽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그 후 그는 교회 예배와 종친회 행사 등에 참여하며 오후 4시에는 서문시장으로 이동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상가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동행유세는 ‘수성못 밤 유세’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칠성시장(5월 23일)·서문서문 지원유세는 대구지역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한민국과 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시민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지난 30일 달서구 서남시장 유세에서 “한 달 전만 해도 시큰둥하던 분들이 이제는 꼭 당선돼 달라, 대구 경제를 살려달라고 말씀하신다”며 “판이 뒤집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지방선거 후보자 가운데 경제부총리 출신은 나뿐”이라며 “대구 경제를 살리려면 국가 전체의 경제행정을 총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대구 지방선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층 결집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높은 사전투표율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며 “사흘 후 본투표에서 대구 민심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 전 국민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31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여야 ‘아전인수’…TK 표심 분석해보니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여야는 예년 지방선거보다 높아진 사전투표율을 두고 일제히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며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선거 사례를 들어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이 유리하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높은 투표율이 이재명 정부의 실정에 대한 견제와 심판 여론의 반영이라고 맞섰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따르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 지역의 표심은 각 시·군·구별로 뚜렷한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역대 최고치에도 전국 최하위 투표율…‘관망세’ 짙어 대구는 전체 선거인 수 204만 9683명 중 38만 2250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18.6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8회(14.80%), 7회(16.43%), 6회(8.00%)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중 최고치다. 다만 대구 자체에서는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는데도 전국 17개 시·도중에서는 꼴찌에 머물렀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대구 유권자들이 아직 지지 후보를 최종 결정하지 못한 채 본투표일까지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관망 심리’가 짙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9개 구·군 중 가장 투표율이 높은 곳은 군위군(39.82%)이었다. 군위군은 대구시 편입 이후 첫 지방선거임에도 농촌 지역 특유의 높은 결집력을 과시했다. 도심 지역 중에서는 수성구(20.77%)와 중구(20.29%)가 대구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선거인 수가 약 45만 명에 달하는 달서구(17.22%)였다. ◇경북, 20%대 유지 속 ‘정치 무관심’ 기류 반영 경북은 선거인 2202만 861명 중 49만 3931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22.4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7회(24.46%)와 8회(23.19%) 사전투표율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다. 상당수 시·군 지역에서 단체장 선거 경쟁 구도가 느슨해지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북 22개 시·군 중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울릉군(40.81%)이었으며, 영양군(40.40%)이 40%를 돌파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경산시(16.37%)로 집계됐다. 대학이 밀집해 청년층 인구비중이 높은 경산시는 지난 8회(14.70%)에 이어 이번에도 경북 최저치를 기록했다. 포항시(16.54%)와 칠곡군(17.42%) 등 공단 및 도심 지역 투표율도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與 “정책 호응 성과” vs 野 “부동산 실패 심판" 역대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에 대해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사전투표가 정착된 지금은 ‘높은 투표율=진보진영 유리’라는 과거의 공식이 무너졌다”며 “이번 투표율은 이재명 정권의 오만함에 대한 국민적 분노이자 주거 사다리가 끊겨버린 2030 청년세대의 엄중한 경고”라고 규정했다. 반면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를 기록한 이번 사전투표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선거 과정을 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정당이 고무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31

10년의 신기루, 흉물로 전락한 포항 해상케이블카…‘무리한 행정’이 부른 잔혹사

포항시가 지난 10년간 공들여온 ‘영일만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도심의 흉물로 전락한 채 법적 공방과 행정대집행이라는 파국을 맞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환호공원 일대의 낡은 공사 가림막을 철거하기 위한 ‘1차 이행명령’ 공문을 발송하며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전 사업자가 소송을 핑계로 저항하자 강제 철거 후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화려한 청사진으로 시작된 대형 관광 프로젝트가 도심 미관을 해치고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된 배경에는 포항시의 안일하고 무리한 행정이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환호공원에서 포항여객선터미널까지 1.8km 구간을 잇는 95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였다. 포항시는 이를 통해 막대한 생산유발 효과와 고용 창출, 영일대 인근의 관광 활성화를 공언했다. 그러나 2017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2020년 착공식 이후 10년이 흐르는 동안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사업비 전액을 민간 자본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시행사가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조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포항시의 무능한 사업 검증과 부실한 제도 적용에 있다. 시는 초기 단계에서 꼼꼼한 ‘민간투자법(민투법)’ 대신 ‘공유재산법’ 등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했다. 공공투자관리센터 등을 통한 현미경 자본 검증 절차를 스스로 건너뛰면서, 자금 능력이 결여된 사업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치명적인 과오를 범했다. 그 결과 전 사업자는 무려 9차례나 사업 기간을 연장받고도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시는 지난해 7월이 되어서야 뒤늦게 시행자 지정을 취소했다. 행정의 실책이 남긴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해상 경관과 시민들의 휴식처인 환호공원은 수년째 흉물스러운 펜스로 둘러싸여 통행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지위를 박탈당한 전 사업자는 법원에 철거 유보를 신청하며 버티고 있고, 더욱이 새로 진입하려는 신규 사업자들에게 수백억 원대의 권리 승계 비용을 요구하는 이른바 ‘알박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공공 자산을 담보로 한 민간 사업자의 이권 주장 앞에 포항시의 행정력은 무기력하게 낭비됐다. 포항시는 뒤늦게 신규 제안자에 대해 ‘민투법’을 철저히 적용해 자본 검증을 진행하겠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10년 동안 허송세월하며 날려버린 지역 발전의 기회비용과 실추된 행정 신뢰는 청구할 길이 없다. 치밀한 타당성 검토와 리스크 관리 없이 무리하게 치적 쌓기용 장밋빛 청사진만 좇는 민자 사업이 어떻게 지자체를 소송전과 예산 낭비의 늪으로 몰아넣는지, 포항 해상케이블카 잔혹사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5-31

“열선도 없는데 삼겹살이 익네?”⋯주방 혁명 일으킨 ‘투명 필름’의 정체

“손 한번 대보세요. 고기 뒤집을 필요 전혀 없습니다” 버튼을 누르자 투명 유리 커버 너머로 삼겹살이 삽시간에 익어갔다. 머리카락 10만분의 1보다 얇은 투명 필름 전체가 균일하게 열을 내는 ‘꿈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 멀티쿠커 조리 시연 모습이다. 중적외선 복사열이 식재료 속까지 침투해 겉은 태우지 않고 속부터 빠르게 익혀낸다. 상용화가 어려웠던 그래핀이 세계 최초 대량 생산 공정 구축에 성공하며 산업화 시대를 맞았다.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이사는 “일회성 배치(Batch) 방식을 연속 공정으로 탈바꿈시킨 완성도 덕분”이라며 “포항 공장은 그래핀 상용화를 이끄는 최초 전초기지”라고 강조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얇은 막이 어떻게 불꽃 없이 엄청난 열을 내는 걸까. 비밀은 그래핀의 압도적 ‘전자 이동성’과 ‘면상 발열’ 구조에 있다. 그래핀은 연필심 재료인 흑연에서 한 층만 벗겨낸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1나노미터 미만의 얇은 막이다. 이곳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전자들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격자 사이를 이동하며 전기 에너지를 열로 변환시킨다. 일반 금속 열선은 달궈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극도로 얇은 그래핀은 열 정체성이 제로(0)에 가깝다. 전기가 통하는 즉시 필름 전체가 단 2~3분 만에 200~300°C까지 수직 상승한다. 중적외선 형태로 열이 뿜어져 나와 식재료 내부에 직접 에너지를 꽂아 넣는다. 과거엔 오븐에 빵을 굽듯 가마에 구리판을 넣고 가열과 냉각을 일일이 반복해야 해 대량 생산이 원천적으로 불가했다. 그래핀스퀘어는 메탄가스를 반응시켜 그래핀을 합성한 뒤, 열전사 테이프로 스티커처럼 붙여 분리하는 화학 기상 증착법을 고도화했다. 이를 신문지 인쇄처럼 끊기지 않고 찍어내는 롤투롤(Roll-to-Roll) 장비로 구현해 대량 생산의 문을 열었다. 생산 전초기지로 포항을 택한 배경에는 포스코, 리스트, 포스텍이 쌓아 올린 탄탄한 연구 인프라와 지자체의 과감한 지원이 있었다. 첫 결실이 올 하반기 출시될 가전 ‘그래핀 멀티쿠커’다. 전력 소비량이 기존 가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 세계 최초 배터리만으로 구동 가능한 무선 쿠커를 구현했다. 과정을 직접 보는 투명 디자인으로 미국 CES 혁신상, TIME지 최고 발명품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사진을 찍으면 AI가 최적 조리법을 세팅하는 기능도 탑재된다. 연간 2만 대 파일럿 라인은 8월 전 포항 블루밸리 신공장으로 이전한다. 1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3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추며 향후 2·3공장 증설 시 최대 200만 대 분량까지 커버하는 대단지로 확장된다. 그래핀스퀘어는 우주항공 등 타 분야로도 영역을 넓힌다. 그래핀은 엄청난 발열로 골머리를 앓는 데이터센터 CPU 등을 식히는 ‘냉각 효율’도 뛰어난 소재다. 홍 대표는 “제철 보국 역사를 이어받아 전 세계 기업이 포항으로 모이게 만들겠다”며 “10~20년 뒤 세계 1위의 그래핀 보국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5-31

6·3 선거 초접전 양상, 정청래 장동혁 조국 한동훈 운명은?

사전투표율이 지방선거 사상 역대 최고치인 23.51%를 기록한 가운데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앞으로 정치 지각 변동 과정을 거칠지, 어떤 정치세력의 운명이 바뀔지 주목된다. 우선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당 대표 연임은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전북지사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전당대회에서 친이재명계가 정 대표를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가 당선되면 ‘정청래 교체’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경북(TK) 등 접전지역 몇 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다면 ‘대표직 사퇴 요구’를 불식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수진영 내에서 체급을 한 단계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반대의 경우 선거 전부터 강도가 커지던 당내 반발이 폭발하면서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현재 여야가 내놓은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를 종합했을 때 인천·경기·세종·충북·제주·전남광주는 민주당 우세, 경북은 국민의힘 우세, 서울·부산·울산·경남은 접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접전지역으로 분류된 서울·부산·울산·경남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10% 이상 앞섰다가 ‘블랙아웃(공표 금지)’ 직전 후보들 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 상태로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서울시민 대상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9%로 동률을 기록했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로 의뢰로 지난 5월 25~26일 부산시민 대상 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전재수 후보 45.1%,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43.4%로 오차범위 내였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MBC경남 의뢰로 지난달 25~26일 무선 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김경수 후보 43.7%,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44.5%로 초접전 양상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접전지로 꼽은 대전·충남·강원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접전지로 꼽은 대구를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경우 14곳 중 대구 달성군을 제외한 나머지 13곳이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여당의 마음이 조급하게 됐다. 현재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는 예측불허다. 여기에다 혁신당 조국 평택을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후보의 여의도 입성 여부는 여야 정치권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다면 진보 진영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지만 원내 입성에 실패한다면 민주당의 일방적 흡수 통합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 후보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장 대표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동시에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만 실패 때 정치적 생명을 이어갈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역시 지방선거 승리 여부에 따라 향후 정치적 무게감이 달라질 것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5-31

대구 사전투표소서 사촌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본인 확인 구멍 논란

대구지역 한 사전투표소에서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투표를 마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대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A씨가 사촌인 B씨의 신분증을 제시한 뒤 투표를 마쳤다. 당시 A씨는 거동이 불편한 B씨와 요양보호사 등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으며, B씨보다 먼저 투표소에 들어가 별다른 제지 없이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은 약 10분 뒤 B씨가 투표소에 입장하면서 드러났다. 선거관리시스템상 B씨가 이미 투표를 마친 것으로 처리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B씨는 현장에서 즉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장 사무원들이 두 사람을 혼동한 데 따른 사고라고 설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B씨가 보행 보조기구에 의존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 A씨가 신분증을 대신 소지하고 있었다”며 “두 사람의 외모와 주소지가 유사해 현장에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전투표소의 본인 확인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전투표 과정에서 실시되는 지문 인식이 실질적인 신원 확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사전투표 시 실시하는 지문 인식은 주민등록시스템과 연계해 본인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투표 참여 사실을 기록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행정 조치를 통해 B씨가 다음 날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대리투표를 한 A씨에 대해서는 향후 본선거 등에서 추가 투표를 할 수 없도록 시스템상 차단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으로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전투표소 현장의 신원 확인 절차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선관위는 해당 사례를 토대로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31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 산책) 그늘집이 있는 농장

“어이, 방 기자 지금 어디야?” 주말 오후, 느닷없이 걸려 온 친구의 전화 한 통. 나는 기다렸다는 듯한 목소리로 짐짓 거만스럽게 대답했다. “응, 나 지금 그늘집에서 쉬는 중이야.” 순간 전화기 너머로 짧은 정적이 흘렀다. 숨을 고르는 듯한 그 찰나의 침묵 뒤에, 친구의 목소리가 번개처럼 튀어 올랐다. “뭐라고? 그늘집? 야, 너 언제 골프장 회원권 끊었냐? 방기자, 이제 출세했네! 어디야, 팔공이냐, 경산이냐?” 나는 빙긋 웃으며 대꾸했다. “야, 인마. 우리 집 옥상이야. 이름하여 ‘방기자 CC’ 모르냐?” “뭐어어어? 옥상이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그 웃음 속에는 놀람과 허탈함, 그리고 약간의 부러움까지 뒤섞여 있는 듯했다. 하긴,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다가 잠시 쉬는곳을 ‘그늘집’이라 부르니, 친구로서는 내가 어느새 필드 위에서 ‘나이스 샷’을 외치는 줄로 착각했을 법도 했다. 사실 우리 집 옥상에는 멍석 한 장만한 작은 텃밭이 있다. 그 옆에는 내가 손수 망치질해 만든 투박한 평상이 놓여 있다. 남들이 보면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집도 있는데 왜 굳이 옥상에서 저러고 있나.” 하지만 그 물음은 이곳의 비밀을 모르는 이들의 순진한 궁금증일 뿐이다. 내가 이곳을 ‘농장’이라 이름 붙이고, 평상 위에 차광막 하나 얹어 ‘그늘집’이라 부르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다른 얼굴로 나를 맞이한다. 나는 더 이상 도심의 평범한 시민이 아니다. 수만 평의 대지를 거느린 도시의 부농이자, 한가로운 라운딩을 즐기는 골프장 주인이 된다. 상상력이라는 작은 씨앗 하나가 삶의 지평을 얼마나 넓혀주는지, 이 옥상은 날마다 나에게 가르쳐준다. 텃밭의 작물들도 제법 의젓하다. 한쪽에서는 고추와 경상도 사내의 기개를 닮은 부추가 파릇파릇한 기운을 뿜어내고, 창상치 양양치도 있고 그 곁에는 울릉도에서 건너온 취나물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록 흙의 양은 적어도, 그 생명의 기운만은 결코 작지 않다. 살평상에 앉아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여름밤, 모깃불을 피워놓고 평상에 벌러덩 누워 수박 한 조각과 옥수수를 베어 물던 그 시절.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이야기에 코끝이 찡해지다가도, 이내 할머니의 구수한 옛이야기에 스르르 잠이 들곤 했다. 혹여 손주가 모기에 물릴까 염려하여, 거칠어진 손으로 부채를 설렁설렁 부쳐주시던 할머니의 모습도 떠오른다. 그 부채 바람은 세상 어떤 에어컨보다 시원했고, 그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달빛 아래 헛간채 지붕 위 하얗게 피어나던 박꽃 기억은, 이제 이 옥상 그늘집 위로 겹겹이 내려앉는다. 지금 나는 회색빛 도시의 한복판, 옥상 위 작은 텃밭에 앉아 있다. 그러나 마음의 넓이는 어느 18홀 골프장보다도 광활하다. 갓 따온 풋고추 한 줌에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면, 그 순간은 그 어떤 호화로운 라운딩보다도 풍요롭다. 이름하여 ‘황제 라운딩’이다. 해 질 녘이 되면, 빌딩 숲 사이로 붉은 노을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금상치 잎사귀 위로 스며드는 저녁 햇살은 골프장의 푸른 잔디보다도 더 눈부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도심의 소음은 어느새 멀어지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그것은 분명 어린 시절, 할머니의 부채 바람을 타고 오던 그 소리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쉬어 가는가. 그것이야말로 삶의 깊이를 가늠하는 잣대가 아닐까. 비록 멍석 한 장 크기의 작은 농장이지만, 이곳에서 나는 매일 마음의 풍년을 맞는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박하면서도 가장 풍요로운 그늘집의 주인으로 살아간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5-31

제2회 충효 어린이 웅변대회 성황리 개최

(사)춘추회(회장 박연탁)가 주최하고 대구시웅변협회(회장 김태현)가 후원한 ‘제2회 충효 어린이 웅변대회’가 지난달 30일 대구 중구 성내새마을금고 3층 춘추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어린이들에게 충효(忠孝) 정신을 일깨우고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예선을 통과한 초등학생 7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열띤 경연을 펼쳤다. 행사장에는 학생과 학부모, 지도교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응원하며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참가 어린이들은 부모에 대한 효심과 나라 사랑,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바른 인성의 중요성 등을 주제로 자신만의 생각을 담아 발표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또렷한 발음과 당당한 자세로 연설에 나선 학생들은 객석의 큰 박수와 격려를 받았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감동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순수한 시각에서 풀어낸 충효 정신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며 전통 가치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대회 결과 최우수상은 대구 범어초등학교 5학년 최산 학생이 차지했다. 최산 학생은 정확한 발음과 자신감 있는 태도, 호소력 있는 발표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 상금 30만 원과 상장, 트로피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은 두류초등학교 3학년 피가온 학생과 칠성초등학교 3학년 오수현 학생에게 돌아갔다. 두 학생은 각각 상금 20만 원과 상장, 트로피를 받았다. 장려상은 조암초등학교 4학년 김민우 학생, 북부초등학교 3학년 김하윤 학생, 경상초등학교 5학년 하노아 학생, 수창초등학교 4학년 박은호 학생이 수상했으며, 각각 상금 10만 원과 상장, 트로피를 받았다. 박연탁 춘추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충효 정신의 소중함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며 “앞으로도 가정의 달인 5월마다 충효 어린이 웅변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우리 사회의 전통적 가치인 충효 사상을 널리 알리고 계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춘추회는 전통문화와 미풍양속을 올바르게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1979년 창립된 지역 대표 문화단체다. 현재 약 2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담수회 회장을 역임한 박연탁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고 이수만씨가 상임부회장, 송재걸 씨가 고문, 윤인수 씨가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춘추회는 회원들의 학문적 소양과 인문 교양 함양을 위해 자체 강사진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계 저명인사를 초청한 특강과 연수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회지 ‘춘추’를 발간해 지역 문화 발전과 전통 가치 계승에 기여하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5-31

달성공원 내 300년 회화나무, 왜 서침나무라 부를까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도 한낮 더위는 여름 같은 늦은 봄. 달성공원에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따 부른 나무가 있다고 하기에 찾아 나섰다. 궁금했던 그 나무의 이름은 ‘서침(徐沈)나무‘다. 그 나무는 공원 가운데 대한민국 어린이헌장비 옆에 심어져 있었다. 회화나무 하면 될 것을 왜 서침나무라 했을까. 나무에 사람 이름을 붙인 배경을 대구시 전 녹지과장인 이정웅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대구시가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으로 많은 나무를 심었지만 도시 확장 등의 이유로 매년 많은 노거수들이 훼손되어 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대구시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 ‘역사 속의 인물과 나무 사업’이다. 쉽게 말하면 대구를 빛낸 역사적인 인물과 연관이 있는 노거수를 발굴하자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붙여 노거수를 보호하고,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도 높여보자는 것이 취지였다는 것이다. 서침나무도 그 때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전 녹지과장은 당시 ‘역사속의 인물과 나무’ 사업을 총괄한 사람이다. 서침나무 이름이 붙여진 달성 서씨인 서침은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호는 구계다. 세종 때 조정에서 서침에게 국방상의 필요에 의해 고려 중엽 이후 서씨들의 세거지였던 달성(현 달성공원)을 나라에 헌납하면 포상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서침은 달성을 헌납하는 조건으로 포상 대신 대구지방에서 거둬들이는 환곡(還穀:흉년이나 춘궁기에 곡식을 빈민에게 빌려주고 추수기에 이를 환수하던 제도)의 이자를 줄여줄 것을 건의해 성사시켰다. 환곡의 이자 때문에 고통받던 가난한 백성들의 짐을 덜어준 서침의 높은 공덕을 기리기 위해 회화나무에 서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회화나무 안내 간판에 적혀 있는 수령은 300년이다. 높이는 20m가 넘는다. 가슴높이 둘레는 3.2 m다. 나무의 생육상태는 양호하고 잎은 무성하다. 공원에 있어 보호받기에 알맞다. 줄기는 5m 정도의 높이까지 곧게 뻗었다가 가지가 사방으로 퍼졌다. 백성을 생각한 서침의 정신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공원에서는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휴식처를 위해 주변에 벤치도 마련해뒀다. 여기서 야외 결혼식도 가끔 열린다고 한다. 동행한 대구문화재 지킴이 손태규 회원은 여기가 대한광복회가 결성된 곳이라고도 설명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달성토성은 261년(신라 첨해이사금 15)에 달벌성을 쌓고 극종을 성주로 삼았다고 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달성 축조기록이로 여겨진다. 지리지에 따르면 돌로 쌓아 둘레 944자, 높이 4자에 이르고 성 안에는 우물과 연못이 있다. 그런데 1968년의 조사 결과 성벽은 흙으로 쌓았으나 상층부에 석괴들이 노출된 것으로 보아 토석으로 쌓은 것 같다고 했다. 토성은 1963년 10월 사적 제62호로 지정되었으며, 공원은 1965년 2월 2일 조성되어 1969년 8월에 개장되었다. 이름은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 또는 달구화에서 유래되었으며, 삼국시대 말기에 축성되었다. 이 성곽은 고대부터 대구현의 관아로 사용되었다. 토성의 면적은 0.66㎢, 성벽길이 1.3km, 높이 5~12m이고, 동쪽에 성문이 있다. 1970년 5월 공원 내에 포유류 31종, 조류 63종이 있는 동물원(면적 9,173㎡)을 조성하여 자연학습장으로도 이용되며 편의시설도 갖추어져 시민의 휴식공간은 물론 대구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유적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5-31

목은 이색 선생의 고향, 괴시리 전통마을을 가다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5월 현장학습으로 지난달 28일 고려 말 학자 목은 이색 선생의 고향이 있는 대게의 고장 영덕군을 다녀왔다. 지금까지 학습은 주로 경남, 전라, 충청 지역을 택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고장 동해로 정해 역사 현장과 동해의 아름다운 자연을 돌아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탁 트인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 시내를 빠져나와 경산 와촌까지는 이날 학습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영천을 지나고 경주, 포항 지역을 거치면서 차창 밖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 옛날의 푸른 산이 아니어서 모두가 실망했다. 모든 소나무가 마치 붉게 물든 단풍처럼 죽어가고 있었다. 포항과 가까울수록 거대한 산속의 재앙이 학생들을 속상하게 했다. 이러다가 우리나라 모든 소나무가 다 멸종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를 달리니 탁 트인 푸른 바다에 매료되어 조금 전의 걱정은 사라졌다. 고속도로가 없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선진국으로 변모한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고 하였다. 대구에서 출발한 지 2시간쯤 걸려 첫 번째 체험 장소에 도착했다. 삼사해상공원이다. 입구를 들어서니 높이 세워진 망향탑과 경북대종이 학생들을 맞았다. 삼삼오오 반별로 조형물, 연못, 전시관, 삼사해상산책로를 둘러보면서 추억의 사진을 남겼다. 과거 관광객들로 붐볐던 광경과는 대조적으로 너무 한산한 것 같아 어려운 지역 경제를 실감하게 돼 마음이 아팠다. 다음 장소는 고려 말의 문신이자 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의 생가 터인 괴시리 전통마을로 갔다. 잘 정비된 주차장에 내리자 마을을 소개하는 대형 게시판이 보였다. 200년의 역사를 지닌 조선시대 전통가옥이 30여 채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이 마을은 다른 곳과 달리 400년 전부터 영양 남씨 씨족들이 터를 잡고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처음으로 외할머니댁이라는 작은 집으로 들어가 보니 주인이 학생들을 반겨주었다. 이 집은 민박집으로 운영하고 있어 문패도 그렇게 사용하고 있었다. 다음은 카페로 운영되는 대형 가옥으로 가보았다. 마당이 넓고 정원을 잘 손질하여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커피 등 음료가 2-3000원으로 양반댁 후손답게 손님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좌우로 기와집들이 줄지어 선 마을 안길은 넓고 고즈넉하여 옛날 선비들이 거닐던 여유로운 광경들을 연상할 수 있었다. 다음은 괴시리 마을을 대표하는 목은 이색 기념관에 들렀다. 이 마을은 원래 호지촌(濠池村)이라 불렸는데, 이색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고향과 비슷한 풍경을 지닌 괴시(槐市)라는 곳을 들른 후 이름을 바꾸었다고 하니 그의 고향 사랑은 특별하다고 하겠다. 기념관에는 목은 이색의 영정, 문집판, 목은집(牧隱集) 등 이색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기념관 외에도 이색이 유년 시절을 보낸 생가 터와 동상, 시비 등을 세워 목은 이색을 알리고 있었다. 매년 10월에는 목은문화제도 열린다고 한다. 다음 장소는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다. 이곳은 어느 개인 독지가가 가꿔 산림청에 헌납한 우리나라 100대 명품 숲이다.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400여 미터를 걸어가면 이보다 더 힐링이 있을 수 없었다. 학생들은 숲 속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휴식도 하고 모래와 황토, 작은 자갈 등으로 잘 조성된 맨발 길을 걸었다. 이번 현장학습 장소는 이색 선생의 흔적을 직접 답사하여 역사를 배우고 동해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과 피톤치드를 맡으며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과 동해바다 등을 체험할 수 있었고 날씨마저 좋아 너무 유익한 현장학습이었다고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5-31

실외이동로봇 안전인증 지원 확대… 대구시, 기업 시장진입 돕는다

대구시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함께 ‘2026년 실외이동로봇 기술지원사업’ 참여기업을 오는 11월 30일까지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실외이동로봇 성능 및 안전성 평가 기반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최근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개정으로 실외이동로봇의 보도 통행이 허용됐지만, 실제 운행을 위해서는 법정 의무사항인 ‘운행안전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중소 로봇기업들은 인증 절차의 복잡성과 비용 부담, 시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구시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사업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등 3개 기관이 참여하는 통합 공고 방식으로 운영된다.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 인프라를 연계해 기업 수요에 맞춘 단계별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운행안전인증 사전 성능 검증과 인증비 지원, 주행 및 충돌 안전성 평가를 담당한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은 모터 성능평가와 고장 분석을 통해 구동계 신뢰성 향상을 지원하며,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진동 내구성, 전자파 적합성(EMC) 시험, 충돌 해석 등을 통해 실외 주행 환경에서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검증한다. 지원 대상은 실외이동로봇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며, 현재 운행안전인증 제품심사를 받고 있는 모델은 제외된다. 대부분의 기술지원은 전액 무상으로 제공되며, 운행안전인증 수수료의 80%도 지원받을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iria.org)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서면 검토를 거쳐 접수 후 약 2주 이내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 이윤정 대구시 기계로봇과장은 “실외이동로봇은 배송과 순찰 등 시민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미래산업의 핵심 분야”라며 “지역과 국내 로봇기업들이 인증과 규제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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