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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박물관, 국가문화유산 DB화 사업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

예천박물관이 한국박물관협회에서 주관하는 ‘2025년 공·사립·대학 박물관 국가문화유산 DB화 사업’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평가는 국가문화유산 DB화 공모사업에 선정된 전국 31개 박물관을 대상으로 소장 유물의 체계적인 관리와 공개 서비스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예천박물관은 소장 유물의 세척, 실측, 촬영, 포갑, 해제작성, 등록 등을 통해 유물 관리의 체계성을 인정받았으며, 구축된 자료를 국가문화유산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대국민 공개 서비스로 제공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지역 문화유산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예천박물관은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물들의 안정적인 보존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지역 유산의 국가유산 지정을 비롯한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상현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소장 유물의 체계적 관리와 정확한 DB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이며, 앞으로도 국가문화유산 DB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문화유산의 공공성과 활용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6-01-01

주낙영 경주시장, 2026년 사자성어 ‘준마동행’ 제시

주낙영 경주시장은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사자성어로 ‘준마동행(駿馬同行)’을 제시했다. 시민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경주의 다음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시정 철학을 담았다. 주 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말은 혼자 달릴 때보다 함께 달릴 때 더 힘차게 나아간다”며 “시민과 동행하며 경주의 미래 100년을 향한 대도약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준마동행’은 ‘날랜 말이 함께 달린다’는 뜻으로, 구성원 모두가 뜻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 시장은 이 사자성어에 “APEC 정상회의 이후 경주가 선택한 도시 발전의 방향을 시민과 함께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실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2026년은 새로운 계획을 나열하는 해가 아니라, 이미 선택한 방향을 실제 변화로 증명해야 하는 해”라며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성과가 시민의 일상과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시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의 미래 100년은 어느 한 사람이나 한 해의 성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2026년이 경주가 나아갈 길이 옳았다는 것을 시민이 체감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시장은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기후 위기 등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자신감과 저력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준마동행의 정신으로 경주의 다음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1-01

미국 국무부, 국회 통과 ‘정보통신망법’ 부정적 견해 표명

우리 국회가 국내 상황에 맞춰서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대해 미국 정부가 부정적 견해를 표명했다. 주권 국가에서 제정된 법률에 대한 간섭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어서 파장이 우려된다. 연합뉴스는 1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승인한 데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답변은 연합뉴스가 한국 국회를 통과한 이 법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를 한 것에 따라 나온 것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도 했다. 연합뉴스는 앞서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 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미 국무부에 공식 질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벤치마킹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1-01

대구·경북 1일 ‘강추위’⋯한파경보 속 체감온도 뚝

대구·경북은 새해 첫날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매우 춥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1일 낮 최고기온은 영하 3~3도의 분포를 보이겠으며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고 예보했다. 봉화 평지와 경북 북동 산지에는 한파경보가, 군위·문경·예천·안동·영주·의성·청송·영양 평지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울릉도·독도는 흐린 가운데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1일부터 3일까지 예상 적설량과 강수량은 10~30㎝다. 미세먼지 농도는 청정한 북서 기류가 유입되고 대기 확산이 원활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1.0~2.0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먼바다에서는 1.5~4.0m로 높게 일겠다. 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일은 대체로 맑겠으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6~영하 9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3~4도로 매우 춥겠다. 3일 역시 맑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 영하 15~영하 6도, 낮 최고기온 영하 2~8도로 강추위가 이어지겠으며, 울릉도·독도는 새벽까지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산불과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급격한 기온 변화와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가 크게 낮아지는 만큼 건강 관리에도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01

봉화군의회 이승훈 의원, 의료 사각지대 해결로 신지식인 수상

봉화군의회 이승훈 의원이 지역 내 보건의료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46회 신지식인(사회공헌 분야)’으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봉화군의 특수한 인구 구조와 지리적 조건에 맞춘 맞춤형 보건의료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봉화군은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56%를 초과하는 초고령 지역으로, 산간 지형과 제한된 의료기관 분포로 인해 주민들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승훈 의원은 단순한 민원 처리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집중하는 의정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위해 선택예방접종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봉화군 선택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주도했다. 또한, 주민들이 야간이나 휴일에도 긴급히 의약품을 구할 수 있도록 ‘봉화군 공공심야약국 운영 및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하고 제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조례들은 농촌과 고령 지역의 인구 구조와 생활 여건을 반영한 정책 모델로 인정받으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승훈 의원은 “이번 신지식인 수상은 개인적인 영광이라기보다 군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 없는 봉화를 만들기 위해 현장을 중심으로 한 의정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승훈 의원은 제9대 봉화군의회에서 활약하며, 경상북도 시군의회 의정봉사대상과 전국지역신문협회 기초의원 부문 의정대상 등을 수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공로는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봉화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의원은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6-01-01

김천시청 배드민턴단, 국가대표 4명 배출... ‘스포츠 중심도시’ 위상 제고

김천시(시장 배낙호)는 지난해 12월 21∼27일까지 상주시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6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천시청 배드민턴단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총 4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발전 결과, 김천시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4명의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쾌거를 이뤘다. 2026년도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은 △남자복식 유태빈·조현우△여자단식 박가은△여자복식 박슬 선수다. 이로써 김천시청은 단식과 복식 전 종목에서 고른 경쟁력을 입증하며 국내 최강 실업팀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훈련에 매진해 값진 성과를 거둔 선수들과 지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국가대표로서 자긍심을 갖고 국위선양은 물론 스포츠 중심도시 김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김천시청 배드민턴단은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전국 단위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입상하며 지역 체육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 구축과 지속적인 선수 육성을 통해 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6-01-01

대구시 봉덕 래미안웰리스트, 연말 이웃돕기 성금 전달

대구시 남구 봉덕 삼성래미안웰리스트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회장 강진규)는 연말을 맞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나눔 활동을 펼쳤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봉덕2동행정복지센터에 라면 77박스(100만원 상당)를 전달하며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봉덕 래미안웰리스트아파트는 매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아나바다 행사를 열어 연말 이웃돕기를 이어오고 있다. 단지 내에서 수확한 단감 판매대금과 주민들이 기증한 가전제품, 의류, 그릇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을 연말 불우이웃돕기 물품으로 기탁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아나바다 행사는 주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아파트 축제이자 마을 잔치”라며 “이웃과 나눔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 깊은 행사로 6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나눔 활동을 계기로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도 은행나무 페스타 등 지역 주민 참여형 행사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기탁하는 등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덕2동행정복지센터 김혜숙 동장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주시는 래미안웰리스트 주민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기탁된 물품은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에게 소중히 전달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갑·김재욱기자

2026-01-01

오세훈 “계엄 옹호·합리화 언행 결코 용납하지 말아야”...당 지도부에 촉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잘못된 과거와 단호히 단절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실천이 필요하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등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언어로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시장은 새해 첫날 본인의 SNS에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 처절한 심정으로 국민의힘에 고언을 드릴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렸다. 오 시장은 “계엄을 옹호하고 합리화하는 언행은 당 차원에서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같은 잘못된 언행은 해당 행위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중히 다루겠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범보수 대통합’을 통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폭주를 제어하고 대한민국의 균형추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이 순간부터 통합을 방해하는 언행을 삼가고 당 지도부부터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빠른 시일내에 당 지도부가 대화와 결집의 장을 마련하라고도 했다. 한동훈 전 대표 등과의 화해를 촉구한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오 시장은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국민 여러분의 준엄한 질타를 올 한해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올바른 정치의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을 앞장서 해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적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1-01

병오년은 ‘지방선거의 해’··· TK행정권력 재편된다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2026년이 시작됐다. 새해에는 대구·경북(TK) 시도민 모두가 붉은 말을 상징하는 ‘적토마’ 처럼 힘차게 질주하는 역동적인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오는 6월 3일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권력을 다시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이미 여야는 치열한 선거전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22대 총선 압승, 2025년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싹쓸이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있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승리로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하는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보수진영의 내분이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는데다 '계엄 심판론’까지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의 핵심인 17개 광역단체장의 최대 승부처로는 서울·경기·부산이 꼽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TK에서도 여야 모두 중량급 인사들이 시장·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 이례적으로 현직 시장이 공석인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국회 최다선(6선)인 주호영(수성구갑) 의원과 3선 추경호(달성군) 의원, 초선 최은석(동구-군위군갑)·유영하(달서구갑) 의원이 출마를 시사하거나 공식 선언했고, 4선의 윤재옥(달서구을) 의원도 시장직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의락 전 의원, 구윤철 경제부총리 등이 예비후보로 거론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 캠페인 방식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비중 있는 후보군이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역인 이철우 지사가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국민의힘 당내 경쟁자인 김재원 최고위원과 이강덕 포항시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나다순) 등의 행보도 빨라졌다. 민주당은 경북 안동이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중량급 경북도지사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안동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권영세 전 안동시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번 TK지역 지방선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30~40%를 유지하고 있는 무당층(無黨層)·부동층(浮動層)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치적 구호나 이념적 대결보다는 누가 지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는가를 예리하게 따지면서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여야 예비후보 모두 진영논리나 거대 담론보다는 ‘TK 지방의제’에 초점을 맞춘 선거전략을 짜는 게 유리하다. 그러려면 해당 선거구에 밝은 사람들로 선거캠프를 꾸려야 한다. 선거구 내 자영업자, 세입자, 학부모 등과 깊이 있게 소통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는 선거 조직을 만들어야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지방선거의 본질이 지역 살림을 책임질 인재를 뽑는 데 있는 만큼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지역 정책이나 의제가 실종되면 이로 인한 손실은 시·도민에게로 돌아간다. 유권자들도 수많은 후보의 공약을 일일이 검토해 표심에 반영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선거기간 내내 후보자가 살아온 과정과 내세운 공약의 현실성을 따져보면서 그가 이 지역을 변화시킬 역량과 리더십을 갖췄는지를 평소에 관찰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6-01-01

2025년 세계 최고 부자 1위 테슬라 일론 머스크...재산 증가액도 독보적 1위

지난해 말 기준 2025년 세계 최고 부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로 재산 총액이 6230억달러였다. 한 해 동안 늘어난 재산만 1900억달러로, 재산 증가액도 독보적 1위였다. 반면 기부로 재산을 줄이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2025년 재산 감소액이 408억달러로 1위였다. 2025년 말 기준 재산은 1180억달러(세계 16위)였다. 그는 2045년까지 거의 모든 재산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다고 공증해놓고 있다. 전 세계 재산 2위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재산 총액(2700억달러), 재산 증가액(1010억달러) 둘 다 2위다. 같은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재산 총액 2510억달러)로 4위. 구글의 규모와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3위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2550억달러), 5위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2500억달러), 6위 마크 저커버그 메타 회장 겸 CEO(2350억 달러). 특이한 건 6위까지 모두 빅테크 기업 창업자들이다. 이 자료는 영국 일간 가디언이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를 이용해 분석한 것을 연합뉴스가 새해 첫날 보도한 것이다. 가디언은 세계 여러 나라 비정부기구(NGO)들의 연합 단체인 옥스팜(OxFam)의 계산을 인용해 2025년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재산 증가액 합계인 2조2000억달러는 38억명을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충분한 돈이라고 지적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1-01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대비 30% 하락 수준에서 한해 마무리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 대비 30% 넘게 떨어진 수준에서 횡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한해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 경신과 사상 최대 청산을 동시에 기록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거래 위축과 투자 심리 냉각이 장기간 계속되는 침체기 ‘크립토 윈터’에 진입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투자 분석 플랫폼 인베스트테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단기 하락 채널 안에 갇혀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낮은 가격에서도 매도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분석상 주요 지지선은 8만6000달러, 단기 저항선은 8만9000달러로 제시됐다. 금융 서비스 업체 캔터 피츠제럴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 회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4년 주기설에 대한 불안과 거시경제 변수들이 맞물리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31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현재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8만7646달러로, 연초 대비 약 7% 하락한 상태에서 갈짓자 횡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출발은 좋았다. 연초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크립토‘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다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자 주식시장과 동반 폭락했다. 이후 달러에 가치를 연동시킨 스테이블코인(가치 안정형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이른바 ‘지니어스법‘이 제정되면서, 비트코인도 반등에 성공했다. 결국 10월 6일 비트코인은 12만6210달러를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최고가 경신 불과 며칠 뒤인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시행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다시 한번 공포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올 한해도 미국과 중국의 통상 관계, 미국의 통화정책, 인공지능(AI) 수요 등 증시와 밀접한 연관을 맺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1-01

연민과 희망 가득하길··· 병오년 새해를 밝힐 3편의 시

환하게 떠오른 2026년 첫날의 붉은 태양. 그 아래를 선명한 붉은빛을 가진 말이 뛰어간다. 말은 진취적 기상과 역동성, 거기에 꿈틀대는 생명력까지 가진 동물이다. 재론의 여지없이 활기찬 에너지가 넘친다. 올해는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전쟁터에선 장수를 태우고 종회무진 적진을 헤쳐 나가고, 무거운 짐이 등에 실렸을 때는 게으름 피우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걸음을 빨리 한다. 그 옛날, 인간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줬던 말이 2026년엔 어떤 기운을 국민들에게 선물할까? 그 기운을 토대로 우리는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삶을 가져갈 수 있을까? 질문이 많아지는 새해 벽두다. 누구나 이때쯤이면 한 해를 설계하고 미래를 계획하게 된다. 올해는 이기심보다는 이타(利他),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청사진을 그려보면 어떨까 싶다. 2026년 열두 달을 살아가는 동안 한 번쯤 읽어본다면 인간과 삶에 대한 진실에 다가설 수 있는, 사랑·연민·희망이란 귀한 메시지를 품은 시 3편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죽음도 이겨내는 사랑... 송수권 ‘석남꽃 꺾어’ 무슨 죄 있기 오가다 네 사는 집 불빛 창에 젖어 발이 멈출 때 있었나니 바람에 지는 꽃잎에도 네 모습 어리울 때 있었나니 늦은 밤 젖은 행주를 칠 때 찬 그릇 마주칠 때 그 불빛 속 스푼들 딸그락거릴 때 딸그락거릴 때 행여 돌아서서 너도 몰래 눈물 글썽인 적 있었을까 우리 꽃 중에 제일 좋은 꽃은 이승이나 저승 안 가는 데 없이 겁도 없이 넘나들며 피는 그 언덕들 석남꽃이라는데... 나도 죽으면 겁도 없이 겁도 없이 그 언덕들 석남꽃 꺾어 들고 밤이슬 풀 비린내 옷자락 적시어 가며 네 집에 들리라. ‘남도의 소월’로 불리는 송수권 시인의 서정시 중 으뜸이라 불러도 좋을 ‘석남꽃 꺾어’는 어떤 존재에 대한 깊은 사랑이 어디에까지 가닿을 수 있는지를 간명하고 질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정한 사랑은 너와 내가 오가는 방에도, 부엌에도 웅크리고 있으며 심지어 젖은 행주에도 깃드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우리가 웃을 때도, 울 때도 사랑은 온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강고하게 건재한다. 그 사랑의 힘은 때로 이승이 아닌 저승에서도 발휘된다. ‘나도 죽으면 겁도 없이 겁도 없이/그 언덕들 석남꽃 꺾어 들고’ 싶어지게 한다. 그러므로 2026년 사람들의 지상목표는 그게 사람이건 사물이건 단 하나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를 찾아가는 것이 돼야 할 듯하다. ▲연민이 없다면 인간도 없다,.. 이면우 ‘화엄경배’ 보일러 새벽 가동중 화염 투시구로 연소실을 본다 고맙다 저 불길, 참 오래 날 먹여 살렸다 밥, 돼지고기, 공납금이 다 저기서 나왔다 녹차의 쓸쓸함도 따라나왔다 내 가족의 웃음, 눈물이 저 불길 속에 함께 타올랐다 불길 속에서 마술처럼 음식을 끄집어내는 여자를 경배하듯 나는 불길에게 일찍 붉은 마음을 들어 바쳤다 불길과 여자는 함께 뜨겁고 서늘하다 나는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그래, 지금처럼 나와 가족을 지켜다오 때가 되면 육신을 들어 네게 바치겠다. 연민(憐憫), 즉 불쌍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은 인간만이 가진 소중한 것이다. 저 혼자 잘 먹고, 저 혼자 잘살겠다는 마음가짐이야 금수(禽獸)라도 못 가질 게 없다. 연민을 가지려면 평범한 삶을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이면우는 실제로 온갖 육체적 노동을 하며 시를 써온 시인이다. ‘보일러 새벽 가동중 화염 투시구로 연소실을 보는’ 일을 했다. 그의 작품에서 근육의 꿈틀거림과 진솔한 생활의 냄새가 나는 것은 이면우가 일상을 고마워하는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 아닐지. ‘보일러공의 기도’라고 불러도 좋은 ‘화엄경배’에선 뜨거운 불기운이 느껴진다. 세상의 하찮은 것들을 다사롭게 끌어안는 휴머니티 가득한 그림을 보는 것 같다. 그렇다. ‘연민을 가질 수 있어야 마침내 인간은 인간일 수 있다’고 이면우는 노래한다. 아프지만 아름답지 않은가? ▲희망은 언제나 우리의 숙제... 이성부의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시와 문학을 사랑하는 적지 않은 독자들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고의 절창(絕唱)’으로 손꼽는 게 이성부 시인의 ‘봄’이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분홍빛 꽃들과 함께 봄은 온다. 겨우내 꽁꽁 언 땅에서 새파란 새싹이 돋아나듯 희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해마다 그 모습을 드러내며 인류와 함께 공존해왔다. 삶이 있다면 희망도 있고, 생이 소멸하지 않는 한 희망도 소멸하지 않는다. 2026년 1월 초. 아직은 북풍에 어깨를 움츠려야 하는 차가운 날씨지만, 머지않아 희망의 메타포라 할 봄이 ‘눈 부비며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다. 만약 그런 믿음이 없다면 우리네 세상살이가 얼마나 메마르고 팍팍할 것인가. 맞다. 병오년의 봄도 멀지 않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최적지는 대구

K-덴탈 산업은 한국 의료기기 수출의 버팀목이자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산업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공공 연구 인프라는 미비한 실정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은 국가 보건의료 연구체계의 공백을 메우고 치의학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다. 복지부는 용역을 통해 연구원 설립 필요성을 인정하고 내년 공모 추진을 예고했다. 설립지 선정을 앞두고 각 지역의 유치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대구가 왜 가장 타당하고 전략적인 입지인지를 국가적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한다. ◇치과산업은 세계적 경쟁력, 그러나 기초연구는 취약 대한민국 치과의료기기 산업은 의료기기 산업 전체의 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분야다. 치과용 임플란트를 비롯해 디지털 진단 장비, CAD·CAM 시스템, 3D 프린팅 기술까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치과 의료기기 산업의 생산 규모는 약 11조 원, 수출액은 7조 원을 넘어섰다. 수입은 1조 원 수준에 그쳐 무역수지 흑자 폭이 크고, 전체 의료기기 수출의 약 45%를 치과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실질적인 수출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산업의 외형적 성장과 달리,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연구·정책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 기초연구는 대학과 개별 연구자에게, 제품 개발과 상용화는 기업에 맡겨진 채 연구·임상·산업이 분절적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기업 중심의 연구개발은 시장 수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원천기술 축적이나 공공성을 띤 연구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치의학은 재료공학, 기계공학, 생명과학, IT가 결합된 대표적인 융합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영역을 통합·조정하며 중장기 전략을 설계할 국가 연구기관은 부재하다. 기초기술과 정책 연구가 약한 구조에서는 현재의 산업 경쟁력 역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민간이 감당하기 힘든 기초연구와 공공 R&D를 책임질 국립 연구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회 위원장은 “치과 분야는 연구 성과가 임상으로, 임상 데이터가 다시 산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취약하다”며 “병원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축적하고도 이를 표준화된 데이터와 정책 연구로 연결하기 어렵고, 기업은 단기적 제품 개발은 가능하지만 장기적 기술 축적에 한계를 느낀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장은 “대구에 연구원이 설립되면 이러한 구조적 공백을 해소하고, 치의학 연구와 산업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립치의학연구원이 갖는 전략적 기능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연구 기능뿐만이 아니다. 치과 분야는 기초연구–임상검증–산업화가 긴밀히 맞물려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다. 따라서 연구원은 실험실 중심의 연구소가 아니라, 실제 환자 진료와 산업 현장을 동시에 아우르는 ‘실증형 연구 거점’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원은 기초 재료와 디지털 원천기술 개발을 국가 차원에서 주도할 수 있다. 3D 프린터용 고성능 레진, AI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 정밀가공 장비 등 고난이도 기술은 산업화를 위한 안정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며, 이는 공공 연구소가 맡아야 할 과제다. 또 연구원은 제품 상용화를 위한 인허가 과정의 기술 검증을 담당할 수 있다. 현재 의료기기 인허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며, 특히 신제품일수록 개발기업에 큰 부담이다. 연구원이 사전 기술평가와 위험도 분석을 통해 식약처 심사와 연계되면, 신제품 출시 주기가 단축되고 기업의 R&D 부담도 완화된다. 아울러 연구원은 제도 개선의 기반 역할을 맡는다. 치과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로서, 의료기기법의 일반적 규율만으로는 적절한 관리가 어렵다. 치과 특화된 기술과 품목을 반영한 별도의 기준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원은 이러한 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 권대근 경북대치과병원장은 “치과병원장 입장에서 보면 대구는 연구원이 설립될 경우 즉시 실증 연구가 가능한 조건을 이미 갖춘 도시”라며 “치과대학과 치과병원뿐 아니라 상급종합병원 5곳, 다수의 의과대학이 집적돼 있어 임상 기반이 매우 탄탄하다. 연구개발, 임상, 산업화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권 병원장은 “특히 연구 성과를 실제 진료에 적용하고 다시 데이터를 축적하는 순환 구조가 중요한데,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한 연구단지 조성은 중개연구와 실용화를 묶어주는 핵심 요소”라며 “대구는 이미 이 기반을 갖췄고, 연구원이 설립되면 바로 다음 해부터 실질적인 연구와 임상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구는 산업·인프라·인재 삼박자 갖춘 최적지 연구원 입지 선정은 정치적 안배가 아니라 실효성과 파급효과를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구는 압도적 우위를 가진다. 대구는 산업적 기반이 튼튼하다. 대구·경북은 치과용 임플란트, 핸드피스, 3D 스캐너 등 국내 치과 의료기기 생산의 65%, 수출의 80% 이상을 담당한다. 현재 대구에는 12개 종합병원과 약 3900개 의료기관이 운영 중이며, 치과 관련 기업만 50여 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생산액은 약 3200억~4000억 원 수준이며, 전국 치과 의료기기 수출의 약 20%를 대구가 담당한다. 대구에는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 대구테크노파크, 경북대 치과병원 등 의료산업을 뒷받침할 연구·지원 기관들이 모여 있다. 이미 치과 전시회·세미나·산학연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연구원이 설립될 경우 빠른 안착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케이메디허브 역시 치과 분야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는 국내 유일의 동종 골이식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있으며, 관련 소재 가공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는 의료 소재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도 시작해 향후 5년간 의료진과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인프라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들어설 경우 즉각적인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김헌태 케이메디허브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장은 “기업은 세계 시장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장기적 기초연구까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혁신의 씨앗을 제공받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대구는 기업 수와 수출 기여도가 높아 투자 대비 성과가 가장 잘 나타날 수 있는 지역”이라며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대구에 연구원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국가경쟁력 확보 위한 미래 100년 투자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은 대한민국이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국민 구강건강 향상과 미래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할 국가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다. 정부는 바이오·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설정했지만, 실제 치과 분야의 국가차원 R&D 투자는 산업 기여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산업이 국가에 기여한 만큼, 이제는 국가는 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로 응답해야 한다. 대구는 AI 연구를 위한 기반이 튼튼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디지스트, 경북대 IT대학 등 연구기관들이 모여 있다. SK가 8000억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할 예정인 수성알파시티에는 의료-AI 융합 기업이 밀집돼 있다. 특히 정부의 5500억 원 규모 AX(AI융합)사업이 예타 면제로 선정되며, 그 핵심 분야인 의료·로봇 산업 중 치의학도 포함돼 있다. 김호진 경북대 치과대학 교수는 “AI 기반 치과 진단과 치료 기술은 이제 막 본격화되는 단계로, 대구는 데이터, 병원, 인력, 산업이 집약된 최적지”라며 “실제 경북대 치과병원은 10년 전부터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도입했고, 3D 프린팅을 활용한 보철 제작 기술까지 일상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은 보기엔 화려하지만 실제 작업 시간이 많이 드는데, AI가 적용된다면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연구예산과 인프라를 갖춘 대구는 AI 기반 치의학연구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5년 새 사라진 경북 청년 6만 명···지역은 왜 선택받지 못했나

경북의 청년 인구 감소는 더 이상 통계 속 경고가 아니다. 최근 5년 사이 경북에서 줄어든 청년은 약 6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청년 인구 순유입이 이어졌지만, 경북은 정반대의 흐름이 굳어졌다. 청년이 떠나는 지역에서 산업과 공동체, 행정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청년 인구 감소는 출생률 저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경북의 경우 ‘태어나지만 남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지역에서 성장한 청년들이 대학 진학과 취업을 계기로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흐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인구 문제의 표면 아래에는 지역이 제공하지 못한 일자리와 기회, 그리고 삶의 조건이 놓여 있다. ◇ 수도권은 빨아들이고, 경북은 내보내는 구조 청년 인구 이동의 방향은 해마다 더 선명해지고 있다. 수도권은 일자리와 교육, 산업 기회가 결합되며 청년층 순유입이 지속되는 반면, 경북은 청년 유출 흐름이 고착화됐다. 최근 몇 년간 경북에서 빠져나간 청년 인구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누적되고 있다. 이동의 출발점은 대학 진학이다. 경북 지역 청년 상당수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수도권 대학으로 향하고, 이 가운데 다수는 졸업 이후에도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취업과 정착이 수도권에서 이어지면서 경북은 인구 유출의 ‘중간 기착지’에 머무는 구조가 됐다. 이 흐름은 특정 시군이나 일부 산업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 기반 산업단지를 보유한 도시부터 농촌 지역까지 전반적으로 청년 인구 감소가 나타난다. 산업시설이 존재하더라도 청년 고용으로 직결되지 않거나, 근무 이후의 삶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겹치면서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다. 청년 인구 유출은 단순한 숫자의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 인구 감소는 지역 상권 위축으로 이어지고, 노동력 축소는 기업 활동과 신규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교육·문화 인프라 역시 유지 동력을 잃으며 악순환이 반복된다. 청년 인구 이동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지역에는 장기적인 체력 저하로 남는다.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경북은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 기능 자체가 약화되는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년 유출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잠식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자라지만 남지 않는 지역, ‘경북에서의 삶’은 왜 선택되지 않나 경북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서라기보다, 지역에서 살아갈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누적된 결과에 가깝다. 교육과 취업, 주거와 문화 전반에서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경험이 청년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대학 진학 이후 경험하는 격차는 특히 크다. 수도권에서 접하는 다양한 산업군과 직무, 폭넓은 네트워크는 다시 지역으로 돌아갈 유인을 약화시킨다. 경북으로 돌아올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직무와 경력 경로가 제한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역 기업 구조 역시 청년의 기대와 간극이 있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 제한적인 직무 이동성은 장기적인 경력 설계를 어렵게 만든다. 취업 이후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청년 정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생활 환경도 중요한 요소다. 문화·여가 공간의 부족, 대중교통과 생활 편의시설의 한계, 주거 선택 폭의 제약은 일상적인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청년에게 지역은 단순히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살고 싶은 곳’이어야 하지만, 경북은 아직 그 조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청년 유출은 개인의 의지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이 제공하지 못한 구조적 조건의 결과다.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를 개인 선택으로만 설명할 경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계속 어긋날 수밖에 없다. ◇ 인구 감소의 본질은 일자리·기업·기회의 문제 경북 청년 인구 감소의 핵심에는 산업과 경제 구조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청년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지역 기업은 성장과 확장의 기회를 찾기 어려운 구조다. 이로 인해 기업은 외부로 빠져나가거나 투자를 주저하고, 그 결과 청년 유출이 가속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이 지역에 남기 위해서는 직무 다양성과 성장 가능성, 이동 경로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경북에서는 취업 이후의 경력 확장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지역 정착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경북도와 시군이 주거 지원, 청년 수당, 단기 일자리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이러한 접근만으로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산업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구 정책은 보조 수단에 머물 수밖에 없다. 특히 창업과 신산업 분야에서 수도권과의 격차는 뚜렷하다. 자본과 인재, 정보와 네트워크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에서는 개별 기업이나 청년이 홀로 감당해야 할 부담이 크다. 실패 이후 재도전할 수 있는 구조가 취약하다는 점도 청년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를 결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산업과 기회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와 기업 생태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어떤 인구 정책도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청년이 돌아오는 조건, 경북의 인구 반등 전략은 가능한가 이 같은 구조적 위기에 대응해 경북도는 내년 인구 정책의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단기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저출생 대응과 청년 정착, 지역 활력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전략이다.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확대하고, 과제 수는 체감 효과를 중심으로 압축해 정책의 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정책의 특징은 청년 문제를 인구 관리가 아닌 지역 경쟁력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 교육과 정주 환경을 개별 사업이 아닌 연계된 구조로 설계하고, 지역 기업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 지원금 확대보다 지역에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다만 정책의 성패는 실행 단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산업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인구 정책만으로 청년 유출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청년 정책과 기업 유치, 산업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청년을 붙잡기 위한 정책보다 청년이 선택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번 떠난 청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것 역시 현실적인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대학과 산업의 연계,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생활권 단위 정주 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 미래는 없다. 경북의 청년 6만 명 감소는 이미 시작된 미래의 단면이다. 내년 인구 정책은 그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경북이 다시 선택받는 지역이 될 수 있을지, 답은 정책의 방향보다 현장에서의 변화로 증명될 수밖에 없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송남운 POEX 대표이사 “지역 산업·도시 전략 결합한 산업 특화형 전시·컨벤션센터로 차별화”

송남운(58)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초대 대표이사는 올해 말 1단계 완공을 거쳐 2027년 4월 개관하는 POEX를 ‘지역 산업과 도시 전략을 결합한 산업 특화형 전시·컨벤션센터로 차별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철강,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포항이 강점을 지닌 국가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전시회, 국제회의 학술대회를 기획·유치해 다른 지역에서는 대체하기 어려운 산업 밀착형 마이스(MICE) 콘텐츠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을 보태서다. 전시 수요가 존재하는 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숙박, 식음, 쇼핑, 문화시설과 뛰어난 접근성을 바탕으로 전시 참가자의 체류 기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로 연결하는 등 전시 참가 경험이 도시 전체로 확장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글로벌마케팅본부, 다국적 광고대행사인 맥켄에릭슨과 JTW 코리아를 거쳐 킨텍스(KINTEX)에서 마케팅과 브랜드 컨설팅 경험을 쌓은 데다 미국공인회계사 자격까지 보유한 송남운 대표는 “전시·컨벤션센터는 공공시설이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시장은 결국 선택받아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어떤 산업과 어떤 행사가 경쟁력이 있는지 분명해야 한다. 개관 이전 단계부터 콘텐츠 방향과 타겟 시장을 명확히 설정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라면서 “특히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고정비 비중이 높아 감각적인 운영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서 가동률, 행사 별 손익 구조, 부대 수익 모델을 사전에 자세히 분석해 공공성과 수익성이 균형을 이루는 전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전시회 기획과 해외 전시장 운영권 확보, 위탁 운영 등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현장에서 검증해온 송 대표는 “POEX는 포항이 가진 산업·연구·관광 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도시형 허브가 돼야 한다”라면서 “전시장 안에만 머물지 않고 포항이 가진 연구시설과 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술과 산업을 체감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해양 관광과 도시 관광 자원을 결합해 체류형 일정을 함께 제안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시와 회의 이후에도 참가자들이 지역에 머물며 교류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동선과 프로그램을 설계해 ‘방문이 체류로, 체류가 지역 경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POEX를 포항의 산업·연구·관광 자산을 하나로 묶어 외부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면 전시 참가를 넘어 산업과 기술, 도시를 함께 경험하는 방문으로 확장될 것”이라면서 “명확한 정체성과 산업 중심 전략을 통해 전국 전시시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포항의 산업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산업 특화 전시를 POEX가 반드시 해내야 할 콘텐츠로 내세운 송 대표는 “그린철강,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포항만의 색깔이 분명한 전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핵심 과제”라면서 “그린철강,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특정 분야에서 POEX 전시가 국내외 산업 관계자들에게 ‘꼭 참석해야 하는 전문 전시’로 인식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산업·과학기술 연결 플랫폼’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마이스 도시 포항’ 전환의 무대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는 올해 연말 전시장 7138㎡, 컨벤션 3512㎡, 부대시설 4345㎡ 등 건축면적 1만8482㎡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완공된다. 2단계 확장까지 완료하면 전시장 면적은 1만7000여㎡ 규모로 커진다. 포항시는 POEX를 단순한 행사장이 아니라 산업 포럼과 국제회의, 기술 전시, 학술대회가 도시의 산업 현장과 연구기관, 대학으로 확장되는 ‘도시형 플랫폼’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POEX는 연말 1단계 사업 완료 이후 시험 운전 등을 거쳐 2027년 4월 본격 가동에 나서서 포항만의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를 선보인다. 10월에는 이클레이(ICLEI,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 세계총회, 세계녹색성장포럼(WGGF), 북극서클총회 공식 행사인 ‘북극 비즈니스포럼’ 등 3개 국제행사를 중심으로 포항이 강점을 지닌 철강,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산업 특화 B2B 전시와 학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최대 바이오 학회로서 국내외 바이오 전문가만 2500여 명이 집결하는 한국생물공학회 ‘2027년 추계학술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을 2027년 10월 개최할 것을 확정한 상태다. 이처럼 ‘산업 마이스(MICE)에 강한 도시'라는 포항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만반의 준비를 다지고 있다. 철강을 중심으로 산업 경쟁력을 축적했으나 제조업 중심 성장만으로는 도시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AI, 수소, 이차전지 등 미래 신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포항은 POEX를 마이스 도시 전환의 무대로 삼았다. 산업과 외부를 연결하는 새로운 교류 기반인 마이스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가 POEX이고, POEX는 포항의 산업 경쟁력을 외부로 확장하는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산업·과학기술을 연결하는 도시 플랫폼 POEX 건립은 포항 지진 이후 위축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포항시는 단기적인 경기 회복을 넘어 산업·연구·교류 기능이 결합된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전시컨벤션센터 조성을 추진해 왔다. 철강·이차전지·수소·바이오 등 포항의 주력 산업 현장과 포스텍·한동대,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테크노파크 등 연구 인프라는 국제회의와 전시 참가자들이 도시의 기술 경쟁력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연결된다. 이는 산업과 과학기술이 행사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포항형 마이스 모델의 핵심이다. 이상현 포항시 관광컨벤션 도시추진본부장은 “POEX는 포항의 도시 마케팅과 글로벌 마이스 도시 도약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라면서 “POEX를 통해 포항이 특정 산업과 분야에서는 반드시 선택되는 도시, 산업과 교류가 결합된 글로벌 마이스 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역 경제 활력 마이스 산업의 확장은 지역경제에도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행사 기획·운영, 통역,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영일대해수욕장·호미곶·죽도시장 등 관광 자원과 숙박 인프라가 결합하며, 포항시는 비즈니스와 관광을 결합한 체류형 마이스를 통해 지역 상권으로의 파급 효과를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송남운 POEX 대표이사는 “행사 참가가 단순한 전시장 방문에 그치지 않도록 포항의 산업 현장과 관광 자원을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기획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방문이 체류로, 체류가 지역 소비와 산업 이해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마이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단계 확장, 도시 전략 과제 POEX 2단계 확장 논의는 단순한 시설 규모 경쟁을 넘어서 국제행사 수요 증가와 마이스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도시 전략 과제다. 1단계 개관 이후 포항이 산업 전시·국제회의 유치 성과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더 다양한 분야의 국제·국내 행사를 수용하고 포항형 마이스 콘텐츠를 확장하기 위한 시설 공간 확보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2단계 확장을 위해서는 인접한 동부초등학교가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소관기관인 포항교육지원청과 협의에 어려움이 있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됐지만, 동부초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2단계 추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포스코 HyREX의 사령관 배진찬 전무 인터뷰

포스코 수소환원제철(HyREX) 개발센터장을 맡고 있는 배진찬 전무로부터 철강산업의 당면 과제와 HyREX의 경쟁력, 향후 계획을 들었다. ― 최근 철강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보나. 철강산업의 핵심은 시장을 지키는 것이다. 과거에는 품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이 경쟁력이었지만, 지금은 넘어야 할 장벽이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관세장벽, 둘째는 저탄소·탈탄소 장벽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철강 생산 기술을 요구받고 있다. 셋째는 철강 생산에 필요한 청정에너지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확보하느냐다. 미국과 유럽 등 보호무역 기조가 강한 시장에 진출하려면 저탄소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철강은 선박·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강 생산 단계부터 저탄소 기반을 구축해야 산업 전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산업의 쌀’인 철강도 이제는 ‘저탄소 산업의 쌀’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 HyREX 공법의 강점은 무엇인가. 유럽이나 중국에서 개발 중인 공법은 주로 샤프트로 기반 기술로, 고품위 철광석이 필수다. 하지만 고품위 철광석은 전 세계 유통량의 약 4%에 불과하고, 정제·가공 과정까지 필요해 비용과 환경 부담이 크다. 반면 HyREX는 전 세계 유통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저품위 철광석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또 HyREX 공정에서 생산된 쇳물은 기존 제강 공정과 바로 연계할 수 있어, 포스코가 축적해온 고급강 생산 기술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고급 제품 생산에 제약이 있는 다른 공법과의 중요한 차별점이다. ― 향후 계획은. 현재 연산 30만t 규모의 HyREX 데모플랜트를 준상용화 단계로 개발 중이다. 포스코가 축적해온 기술 인력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로 연구진들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철강산업과 제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과제라는 사명감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포항 철강과 한국 제조업의 미래, 수소환원제철

2026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제조업은 ‘탄소 비용’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다.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각국의 강화된 NDC, 배출권 총량 규제는 고탄소 생산방식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철강은 전체 산업 배출의 7%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기초소재 산업으로, 탈탄소 전환의 성패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다. 한국 철강산업의 핵심인 포스코 역시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고로(용광로) 공정은 효율성이 뛰어나지만 석탄 기반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탄소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과 주요 수요 산업은 이미 ‘그린스틸’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HyREX)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 기획은 수소환원제철이 일개 철강제조기업의 기술 개발 차원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정책과 산업 인프라, 국제 통상 질서, 그리고 포항 경제의 구조적 전환까지 동시에 요구하는 국가적 과제임을 짚어보고자 한다. ◇철의 미래가 바뀐다…포스코 HyREX, 탄소중립 향한 승부수 고로 중심 생산체계의 구조적 한계···기술·전력·수소·부지, 국가 역할이 성패 좌우 세계 철강산업은 탄소 규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고로 공정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HyREX는 가루 철광석을 수소로 환원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들고, 이를 전기로에서 쇳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배출물이 이산화탄소(CO₂)가 아닌 물(H₂O)로 전환된다. 문제는 기술 자체보다 상용화 여건이다. 글로벌 경쟁국들은 이미 조 단위 정부 지원 아래 대규모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전력·수소 공급과 부지 조성 등 정책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 지금 수소환원제철인가…탄소규제가 철강을 다시 설계한다 철강, 국가 감축 목표 달성의 핵심 산업···수요 산업의 저탄소 요구 본격화 한국은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2~61%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출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에는 감축 압력이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EU CBAM과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저탄소 요구가 겹치며 기존 고로 체제의 한계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업계는 고로 효율 개선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본다. 수소환원제철은 감축의 ‘질적 전환’이자, 글로벌 시장에 남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는 평가다. ◇HyREX는 무엇이 다른가…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 만든다 FINEX 기반 유동환원 기술의 확장···배출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HyREX는 포스코가 보유한 FINEX 유동환원 기술을 수소 기반으로 확장한 공정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면서 CO₂ 배출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 전 세계 유통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루 철광석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 기존방식은 Fe₂O₃ + 3CO에서 2Fe + 3CO₂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HyREX공정에서는 Fe₂O₃ + 3H₂에서 2Fe + 3H₂O로, 다시말해 CO₂가 사라지고 배출물이 물로 바뀌는 것이다. 생산된 DRI는 기존 전기로 공정과 바로 연계할 수 있어, 포스코가 축적해온 고급강 생산 체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전력과 수소 확보가 상용화의 핵심 조건이다. ◇포항이 승부처다…HyREX 부지 확보의 의미 생산 공백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전환 필요···수소환원제철은 포항경제의 생존 문제 HyREX 도입을 위해서는 기존 고로의 순차적 폐쇄와 신설 설비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포항제철소 내부에는 추가 부지가 거의 없어 인접 공유수면 매립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만약 이 과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포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포항 철강산업과 지역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환경 이슈를 넘어 지역 산업의 존속과 직결된 사안이다. ◇전력 25GW·수소 320만t…국가 인프라 없이는 불가능 고로 대비 전력 의존도 급증···제도 개선 없이는 상용화 한계 HyREX 전환 시 포스코 전체 조강 생산에는 약 25GW 규모의 무탄소 전력이 필요하다. 연간 수소 수요도 320만t에 달한다.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만으로는 비용 부담이 커 원전 기반 핑크수소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송전 거리 제한 등으로 실질적 활용에 제약이 있다. 업계는 전력과 수소를 국가 기반시설로 인식하고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는 이미 국가전이다…철강 탈탄소는 정부가 뛴다 주요국, 조 단위 재정 투입···기술 경쟁 넘어 정책·인프라 경쟁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국은 철강 탈탄소를 국가 주도 산업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대규모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통해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 탈탄소 경쟁이 이미 ‘국가 프로젝트’ 단계로 넘어갔다고 진단한다. 한국이 대응에 뒤처질 경우 산업 경쟁력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yREX는 포항의 미래 산업이다 에너지·수소·첨단소재 산업과 결합, 지역경제 구조 전환의 분기점 HyREX는 공정 전환을 넘어 포항과 한국 제조업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동해안 에너지 벨트, 수소 인프라, 이차전지·첨단소재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크다. 결국 포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수소환원제철의 중심 도시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이 기회를 다른 지역에 내줄 것인지에 따라 포항의 미래와 한국 철강산업의 산업지도는 달라질 것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대구취수원 이전 문제 해법으로 떠오른 ‘강변여과수·복류수’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이후 30여 년간 해결하지 못한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최근 ‘강변여과수·복류수’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지자체 간 갈등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했던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변여과수·복류수’라는 새로운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지역 시민사회단체 또한 강변여과수가 해묵은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본지는 ‘강변여과수·복류수’ 방안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해묵은 대구취수원 이전 해법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편집자 주>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 해법으로 떠오른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강변여과수’와 ‘복류수’가 공식적으로 언급이 된 건 지난해 10월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에서다. 이날 이 대통령은 “대구취수원이 구미 해평으로 이전을 추진하다 잘 안되고, 안동댐 이전으로 변경됐다가 다시 해평으로 논의된 상태로 알고 있다”면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취수 방식을 언급했다. 이는 지자체 간의 갈등으로 해결되지 못했던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강변여과수’와 ‘복류수’의 가장 큰 장점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나 공장 설립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없어 지역 간 갈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달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도 “낙동강 인근 복류수나 강변여과수를 쓰는 게 더 현실적이고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 같다. 학술적·과학적으로도 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비슷하지만 다른 방식인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는 하천 인근의 충적층을 이용해 물을 취수하는 간접 취수 방식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취수 방식이다. 강변여과수는 하천에서 20m 이상 떨어진 지점에 깊이 20~50m의 우물을 설치해 하천 바닥의 여과수를 취수하는 방식이다. 하천의 원수가 하천 바닥의 모래·자갈층으로 구성된 필터(Filter)층을 통과하며 토양흡착, 미생물분해 등이 이뤄져 양질의 원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강변여과수를 이용해 취수할 경우 문산·매곡 정수장보다 TOC(총유기 탄소량)가 약 60%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하천 바닥에서 모래·자갈층으로 구성된 필터(Filter)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과 충분한 수량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하천 지하수위 저하로 인한 인근 지역 반발도 우려된다. 이에 반해 복류수는 하천 바닥에 모래·자갈층으로 구성된 매트리스를 인공적으로 깔아 취수하는 방식이다. 하천 깊이 5m 내외 지점에 매트리스를 매설하는 방식이기에 강변여과수보다 상대적으로 시공 난도가 낮다. 또 하천 지하수위 저하가 미비해 인근 지역 반발 우려도 없다. 다만, 강변여과수보다는 수질이 조금 낮은 편이다. 실제 복류수를 이용해 취수할 경우 문산·매곡 정수장보다 TOC(총유기 탄소량)는 30~40% 정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도 지난달 17일 업무보고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필터링하면 거의 1급수 수준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타 지자체 적용 사례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는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방식이다. 복류수는 국내 대부분의 수계 중·상류 지류 하천에서 2만t 미만의 소규모 시설(116개소)에서 운영 중으로 평균 취수율은 70.3%이다. 낙동강 62개소, 한강 56개소, 금강 13개소, 영산강·섬진강 11개소 등이다. 이중 경북지역에서는 안동, 포항, 김천, 경주, 문경, 영주, 상주, 예천 등이 복류수로 취수하고 있다. 강변여과수는 수질이 낮은 낙동강 본류 중·하류에서 주로 운영되고 있다. 창원(4곳 취수장), 김해, 함안, 의령 등이 강변여과수로 취수하고 있으며, 평균 취수율은 54.3%이다.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로는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로는 대구시가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예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에서는 하루 30만 t의 물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추진됐고, 안동댐으로의 이전에서는 하루 46만 t의 물을 공급받는 방안으로 추진됐다. 실제 취수원 이전으로 대구시가 필요한 수량은 하루 60여만 t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로는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강변여과수’와 ‘복류수’의 물의 양이 3만~8만여 t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각 지자체가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의 물만 취수하고 있는 것으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취수로 필요한 수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재욱 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 추진단장은 “현재 정부가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강변여과수’와 ‘복류수’의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며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과 가까운 지역에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류수는 충분한 수량을 위한 것이고, 강변여과수는 수질을 위한 방안으로, 이 두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면 수량과 수질 면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변여과수’와 ‘복류수’가 추진되지 않았던 이유는 ‘강변여과수’와 ‘복류수’가 최근 대구취수원 이전의 해법으로 제시되면서 그동안, 이 방안을 추진하지 않았던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여 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검토하지 않았던 이유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장재욱 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 추진단장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이후 취수장을 구미공단 위로 옮겨야만 제2의 페놀 유출 사고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판단은 대구시가 한 게 아니라 낙동강 수계를 관리하는 정부가 여러 방안을 강구했고, 사고로부터 안전한 곳이 구미 해평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변여과수’와 ‘복류수’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 당시 타 지자체의 운영 사례를 봤을 때 대구시가 필요한 만큼의 많은 수량을 취수하는 지역이 없었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강변여과수’와 ‘복류수’가 수질과 수량에 있어선 매우 적합한 방안이긴 하지만, 낙동강 페놀 유출과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말 안전한가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검토해 봐야 할 사안”이라며 “구미 해평 이전, 안동댐 이전,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취수 등 여러 방안을 두고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타당성 및 기본계획 용역을 정부가 올해 초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취수원 이전 앞으로의 과제는 이재명 정부에서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면서 기대도 커지고 있긴 하나, 우려의 목소리도 뒤따르고 있다. 30여 년간 해결되지 못한 큰 이유 중 하나가 ‘정치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극적으로 체결된 ‘대구-구미 맑은물 나눔과 생생발전 협정’도 다음 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구, 구미 단체장이 바뀌면서 결국 무산된 사례가 있다. 물론 현 정부가 추진하는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는 타 지자체와의 마찰이 없다. 하지만, 기존 ‘맑은물 하이웨이’ 추진을 위한 특별법을 추진한 정치권의 입장과 내년 지방선거로 선출되는 새로운 대구시장이 누구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오롯이 대구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명분으로만 추진되어야 한다”며 “명분에 벗어난 정치적 잣대가 드리워진다면 시민과 국민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포항 일제강점기 인공동굴, ‘다크투어리즘 역사 관광지’로 거듭난다

올해 포항시는 남구 오천읍 일대에 방치된 일제강점기 인공동굴을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전쟁과 같은 비극적 역사현장 탐방을 통해 교훈을 얻는 ‘다크투어리즘’ 역사 관광지로 활용하는 데 나선다. 현재 오천읍 세계리와 광명리 일대에는 20곳의 인공동굴이 확인됐지만, 군부대나 사유지에 있는 데다 사실상 방치 수준으로 남아 있다. 다행히 포항시가 용역을 통해 인공동굴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학술조사와 더불어 동굴의 수·규모·위치를 정밀 조사한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해 5~10년 단위의 단계별 정비계획도 세운다. 포항에 산재한 인공동굴이 전쟁의 상흔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소재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끈질긴 조사를 통해 인공동굴의 존재를 널리 알린 향토사학자 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과 사현지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을 통해 인공동굴이 지닌 가치를 살펴보고 가장 효과적인 활용방안과 이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봤다. 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 “집단유산 인공동굴, 전쟁이 무얼 남겼는지 보여주는 증거" 포항시가 남구 오천읍 일대 인공동굴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학술용역에 착수하기로 한 것은 한 향토사학자의 끈질긴 노력에서 출발했다. 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은 오랫동안 ‘존재는 알려져 있지만 설명되지 않았던 공간’으로 남아 있던 인공동굴의 성격을 문헌과 현장 조사를 통해 추적해 왔다. 오천읍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인공동굴 20여 곳이 있다. 이중 절반은 해병대 1사단 부지 안에 있고 나머지는 농지와 민가 담장 사이에 흩어져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본이 파놓은 동굴”이라는 말이 전해졌으나 조성 시기와 용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설명이 없었다. 이상준 부원장은 이를 두고 “말은 있었지만, 기록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사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이 동굴들을 알게됐다며 “군이 팠다는 주장부터 해방 이후 시설이라는 말까지 주민 증언이 있었고 문헌이 없다는 이유로 수십년간 방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환점은 일본 아시아역사자료센터에서 확보한 일련의 문서였다. 특히 1945년 9월 9일 일본 해군 진해경비부사령장관이 미군 제7함대 사령장관에게 제출한 무장해제 보고 문서는 영일해군항공기지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였다. 해당 문서에는 기지 면적 313만㎡, 활주로 길이 1500m·폭 50m, 격납고, 폭탄고, 어뢰 격납고, 특설견장소(레이더 관측소)까지 갖춘 종합 전쟁기지의 구조가 기록돼 있다. 이 부원장은 “이 문서를 통해 포항이 단순한 지방 비행장이 아니라 전쟁 말기 남부조선 해군 항공작전을 총괄하던 핵심 거점이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해군은 1945년 7월 17일 부산에 있던 해군항공기지 사령부를 영일해군항공기지로 이전한 기록도 남아 있다. 전쟁 말기 남부조선 해군 항공작전의 중심이 포항으로 옮겨졌다는 의미다. 문헌 분석은 현장 조사로 이어졌다. 오천읍 세계리 일대 인공동굴 내부에서는 바닥에 레일 설치 흔적이 확인됐다. 이 부원장은 “동굴 규모와 구조, 레일 흔적을 종합하면 단순 탄약고로 보기는 어렵다”며 “병사 1명이 탑승해 적함에 돌진하는 자폭 병기인 가이텐 10기가 세계리 일대 어뢰 격납고에 보관돼 있었다는 문헌 기록까지 함께 보면 관련 시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포항 오천 인공동굴의 가치를 개별 시설이 아닌 ‘집단 유산’으로 본다. 하나의 군사기지를 중심으로 다수의 인공동굴이 함께 남아 있는 구조 자체가 전국적으로도 드물다는 것이다. 그는 “동굴 하나만 떼어 놓고 보면 의미가 약해 보일 수 있지만 항공기지와 함께 보면 전쟁 수행 구조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전쟁기지 기능과 식민지 수탈 구조가 한 공간에 중첩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경기도 광명동굴이나 제주 가마오름 일제 동굴 진지가 군사 또는 산업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오천 인공동굴은 전쟁 수행과 식민지 노동 구조가 동시에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이 부원장은 이 유산의 성격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동굴들은 일본을 미화하기 위한 유산이 아니다”라며 “전쟁이 이 지역과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이어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이 역사를 아예 접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현지 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전쟁·식민지 지배 흔적 어떤 관점으로 설명하느냐가 중요” 일제강점기 인공동굴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크투어리즘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사현지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포항 인공동굴을 단순한 군사시설이나 관광자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흔적을 어떤 관점으로 설명하느냐가 향후 활용의 방향을 가른다는 지적이다. 사 연구위원은 인공동굴 관광자원화 논의에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보다 이 공간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동굴을 체험형 관광시설로 소비하려는 접근에 대해 “이곳은 즐거움을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쟁과 강제노동, 식민지 구조의 흔적이 응축된 공간인 만큼 흥미 위주의 체험이나 과도한 재현은 역사적 맥락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간 연출에 대해서도 ‘최소화 원칙’을 제시했다. 사 연구위원은 인공동굴을 전시물처럼 꾸미기보다는 과도한 연출을 덜어내고 공간이 지닌 조건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전쟁의 비극을 크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조명과 음향을 최소화해 공간이 주는 긴장감과 침묵의 울림을 살리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사 연구위원은 다크투어리즘의 핵심을 ‘공감과 성찰’로 정리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이 동굴이 왜 만들어졌는지 누가 이 공간을 파야 했는지”라는 질문이 방문자에게 남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 질문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사의 중심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 연구위원은 동굴을 파던 노동자와 당시 지역 주민의 삶이 해석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봤다. 개인의 비극을 나열하는 데 그칠 때 이 공간이 다시 군사시설로 소비될 수 있다며, “식민지라는 시대적 구조 속에서 왜 이런 시설이 필요했고 그 부담이 누구에게 전가됐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존 방식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졌다. 사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일부 동굴에 대해서는 ‘핵심 유산’ 개념을 적용해 더욱 엄격한 보존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역사적 희소성, 원형 보존 상태, 전국적·학술적 가치가 함께 고려돼야 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체 불가능성’이라고 짚었다. 포항 인공동굴이 전국 단위 사례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관리의 ‘방식’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사 연구위원은 전면 개방이 아닌 단계적·선별적 활용을 전제로, 접근이 어려운 공간은 디지털·가상 탐방으로 보완하고 군부대·사유지 소유주와의 협력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봤다. 이런 조건이 갖춰질 때 포항 사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근대 군사 유산 관리에 있어 하나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 띠풀이···영혼과 수호신의 승용동물

“나를 따르라!” 세계사에 있어 위대한 영웅들은 말과 운명을 함께 했다. 알렉산드로스가 동방 원정이라는 미증유의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동갑내기 검붉은 말 부케팔라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여포의 붉은 적토마, 위기에 처한 나폴레옹을 수차례 구해낸 아라비안 종마 마랭고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 역시 평생을 말과 함께 전장을 누볐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병(丙)’은 불의 기운을 갖고 있으며, ‘오(午)’는 12간지 중 일곱 번째 동물인 말을 나타낸다. 고래로부터 붉은색은 태양을 상징하며, 영원불멸의 힘, 열정 등 생명력과 재앙과 질병을 물리치는 이미지로 각인돼왔다. 말은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도전하는 상징적 힘의 이미지로 인식된다. 말은 시간으로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계절로는 양기(陽氣)가 왕성해지는 여름의 문턱에 해당한다. 말이 지닌 생동감과 박진감, 질주 본능은 단순한 생태적 특징을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확장돼왔다. △영혼과 수호신의 승용동물 말, 하늘과 인간을 잇는 신성한 존재 고대 문헌과 유물 속에서 말은 신성한 동물로 그려진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는 왕의 탄생, 나라의 흥망을 예시하며, 죽은 자의 혼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신화 속 신라 시조 박혁거세는 백마가 남기고 간 붉은 알에서 태어난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보듯이 말은 속도전에 없어서는 안 될 전쟁의 무기이자 영혼을 태우고 하늘로 오르는 신성한 매개체였다. 안악3호분, 무용총, 쌍영총 등에 그려진 말은 사자의 혼을 태우고 저세상으로 향하는 ‘천마(天馬)’의 모습이다. 특히 고구려 고분벽화 개마총 벽화의 장식된 말은 ‘묘주가 탄 말’이라는 묵서(墨書)가 남아 있어 말 위에 영혼이 타고 있음을 상징한다. 신라의 마문·마형토기의 특수한 성장마(盛裝馬)는 등자가 달린 안장만 있고 사람은 타지 않아 말의 영매체(靈媒體) 기능을 한층 더 분명하게 나타낸다. 말 앞에 ‘총주착개마지상(塚主着鎧馬之像)’이라는 묵서가 있어 주인공이 말을 타고 있는 그림이라는 뜻이 된다. △무덤 속 말, 저세상으로 가는 탈것 신라와 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마각문토기, 마형토기, 기마인물토기는 이런 관념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항아리 어깨에 새겨진 달리는 말, 아예 말 형상으로 빚어진 토기, 사람을 태운 기마 인물 토기까지 표현 방식은 달라도 의미는 하나다. 죽은 이가 말을 타고 저세상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천마도는 이 상징의 정점이다. 백화나무 껍질에 그려진 하늘을 나는 백마는 왕의 영혼을 태우고 천상으로 오르는 존재로 해석한다. 말은 더 이상 땅의 동물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영물로 격상된다. 이러한 사상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왕이나 왕비의 장례에 사용된 ‘죽안마’는 몸체는 대나무로, 다리는 나무로 만들고 안장까지 갖췄다. 순장의 관습이 사라진 뒤에도 영혼을 태우는 말의 관념만은 끝내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생활 속으로 스며든 말의 상징 말은 교통수단이자 군사력, 농경과 생산의 중심 도구였다. 말의 갈기는 관모가 되고, 가죽은 신발과 주머니가 되며, 힘줄은 활을 만드는 재료가 됐다. 말과 관련된 지명만 해도 마장동, 마령재, 마이산, 천마산 등 전국에 740여 개가 넘는다. 대구 달성에는 마비정, 포항 구룡포의 말봉재도 있다. 민속신앙에서 말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도 등장한다. 전국 각지의 서낭당과 당산에는 목마·석마·철마가 봉안돼 있다. 어떤 곳에서는 호환(虎患)을 막기 위해, 어떤 곳에서는 풍요와 득남을 기원하기 위해 말을 모셨다. 재앙을 막고 복을 불러오는 존재로 여겨졌던 것이다. 속담과 놀이 속에서도 말이 빠지지 않는다. 윷놀이에서 ‘모’가 말에 해당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판을 바꾸는 힘이 말에 있었기 때문이다. 말과 관련된 사자성어는 50여 가지가 넘는다. 말은 우리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까닭이다. △‘말띠는 드세다’는 속설은 오해 말띠를 둘러싼 속설 역시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말띠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인식은 우리 고유의 전통이 아니다. 조선 왕실만 보더라도 말띠 왕비는 여럿이다. 정현왕후, 인열왕후, 인선왕후, 명성왕후, 순정효황후가 그들이다. 이 속설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민속 인식이 유입되며 굳어진 미신으로 보는 게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오히려 말띠가 상징하는 것은 강인함과 활력, 이동성과 개척성이다. 역마살 역시 떠돌 운명이 아니라, 새로운 문물에 대한 동경과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으로 읽을 수 있다. △오늘날 말은 어디로 달릴까 말은 힘차게 달릴 때 가장 말다워진다. 고대에는 하늘과 교통하는 영물이었고, 중세에는 제국의 확장을 이끈 동력이었으며, 근대에는 산업과 교통의 상징이었다. 오늘날까지 말이 주는 생동의 이미지는 영원하다. 소통과 확산, 변혁과 도약 등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 겹친다. 천금준마(千金駿馬)의 가치도 어떻게, 어디로 향하느냐에 달렸다. 영천혼을 태우고 하늘을 달리던 말은 이제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방향으로 달릴 것인지는, 결국 말을 탄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 새해 벽두 해맞이 여행 어디가 좋을까

새해 벽두 새벽은 유난히 조용하다. 어둠은 아직 세상을 감싸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동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경북 곳곳에서는 매년 이 시간, 저마다의 소망을 품은 이들이 모여든다. 바다와 산, 호수와 들녘, 성곽과 고찰까지, 경북의 새벽은 다양한 얼굴로 신년 일출을 맞이한다. □포항 호미곶-대한민국 새해의 상징 호미곶의 새벽은 늘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한다. 동해의 수평선은 아직 어둠 속에 잠겨 있지만, 바람은 이미 바다의 움직임을 전해온다. 상생의 손 조형물은 새벽빛을 기다리며 검은 실루엣으로 서 있고, 그 사이로 붉은 기운이 번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숨소리마저 잦아든다. 해가 손바닥 위로 정확히 걸리는 순간, 바다는 금빛으로 부서지고, 수천 명의 환호가 파도 소리를 덮는다. 새해의 시작을 가장 극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일출 후에는 스페이스워크의 곡선 위로 아침 햇살이 흐르고,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는 고요한 골목마다 새해의 빛을 머금는다. □경주 감포 주상절리·문무대왕릉-신라의 새벽 감포의 바다는 새벽이면 유난히 깊고 푸르다. 주상절리 절벽 아래로 파도가 부딪히며 내는 낮은 울림은 마치 오래된 북소리처럼 들린다. 그 위로 해가 떠오르면, 바위 기둥 하나하나가 붉은 빛을 머금어 자연이 만든 신전처럼 보인다. 문무대왕릉의 일출은 더욱 신비롭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바위섬이 붉은 빛을 받으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 신라의 전설이 눈앞에서 되살아나는 듯하다. 해가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를 때쯤이면 바다는 금빛 비단처럼 펼쳐지고, 그 풍경은 말없이 사람을 멈춰 세운다. □안동 안동호·월영교-물안개 위로 피어오르는 새해 안동의 새벽은 조용함 그 자체다. 안동호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모양을 바꾸며 흐르고, 그 사이로 해가 떠오르면 호수 전체가 은빛과 금빛이 섞인 몽환적인 색으로 물든다. 월영교는 그 풍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아내는 무대다. 다리 아래로 비친 반영은 실제보다 더 고요하고, 다리 위를 걷는 사람들은 누구나 말수가 줄어든다. 새해, 호수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 화려함 대신 깊은 울림이 남는다. □구미 금오산-도시와 산이 함께 깨어나는 순간 금오산 정상에 서면 도시와 자연이 동시에 눈을 뜨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아래로는 구미 시내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고, 위로는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든다. 해가 떠오르는 순간, 도시의 윤곽이 선명해지고 산 능선은 금빛으로 빛난다. 새벽 산행의 고단함이 단숨에 사라지는 장면이다. 특히 겨울의 금오산은 공기가 맑아 시야가 멀리까지 트여 있어 새해의 시작을 넓은 마음으로 맞이하기 좋다. □김천 수도산-조용한 새해의 첫 숨 수도산은 상업적 요소가 거의 없어 자연의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다. 직지사 뒤편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솔향기가 짙게 풍기고, 바람이 스치는 소리만이 새벽을 채운다. 일출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소박함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해가 산 능선 위로 천천히 떠오르면 숲 전체가 따뜻한 색으로 물들고, 새해 기운을 깊게 들이마시게 된다. □영주 소백산 비로봉-설경 위로 솟는 장엄한 해 소백산 비로봉 일출은 경북에서도 가장 장엄한 장면 중 하나다. 특히 눈이 쌓인 날, 산 전체가 흰빛으로 빛나며 해가 떠오르는 순간은 말 그대로 신년의 축복처럼 느껴진다. 구름이 낮게 깔린 날에는 운해 위로 해가 떠오르며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다. 강풍과 한파는 만만치 않지만, 정상에서 맞는 일출은 그 모든 고생을 잊게 만든다. □문경 주흘산·문경새재-옛길 위에서 맞는 해 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선비들이 넘던 길이다.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의 숨결이 남아 있는 듯하고, 새벽의 차가운 공기는 오히려 그 정취를 더 깊게 만든다. 주흘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산세가 깊어 더욱 웅장하다. 안개가 자주 끼지만, 안개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날에는 마치 옛 그림 속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상주 말티재-드라이브로 만나는 드라마틱한 일출 말티재는 굽이진 능선이 만들어내는 곡선이 아름답다. 차를 타고 올라가면 능선 위로 펼쳐진 하늘이 점점 밝아지고, 해가 떠오르는 순간 능선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드라이브로 접근할 수 있어 부담이 적지만, 그만큼 일출 직전에는 차량이 몰려 긴장감이 생긴다. 날씨가 좋을 때는 드라마틱한 일출을 사진처럼 담을 수 있다. □영천 보현산 천문대-별과 해가 만나는 새해 보현산은 밤하늘과 새벽하늘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천문대 주변에서 별을 바라보면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은하수 같은 별무리가 펼쳐진다. 그리고 새벽이 되면, 별빛이 사라지는 하늘 위로 해가 떠오르며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된다. 고도가 높아 시야가 탁 트여 있고, 산 아래로 펼쳐진 구름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산 팔공산 갓바위-기도와 함께 맞는 새해 갓바위로 오르는 돌계단은 쉽지 않지만, 그 과정 자체가 마음을 다지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정상에 도착하면 거대한 바위불상이 새벽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고, 그 앞에서 해가 떠오르면 종교를 떠나 누구나 경건해진다. 신년에는 기도객이 많아 혼잡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간절함이 모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의성 금성산-소박하고 따뜻한 새해 금성산의 일출은 화려하지 않다. 대신 농촌 풍경과 함께 맞는 따뜻한 새해의 빛이 있다. 산 아래로 펼쳐진 들녘이 해를 받아 황금빛으로 변하면, 소박한 풍경 속에서도 큰 위로를 느끼게 된다. 정보가 적고 접근성이 좋지 않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여유로운 일출을 즐길 수 있다. □청송 주왕산-암벽 사이로 쏟아지는 강렬한 빛 주왕산의 일출은 바위 능선과 절벽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지형 덕분에 더욱 강렬하다. 겨울에는 결빙 구간이 많아 조심해야 하지만, 해가 바위 틈 사이로 쏟아지는 순간은 오래 기억될 만큼 인상적이다. 붉은 빛이 암벽을 타고 흐르며 산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양 일월산-해와 달의 이름을 가진 산 일월산은 빛공해가 적어 새벽까지 별이 선명하게 보인다. 별빛이 사라지기 시작할 때쯤 동쪽 하늘이 붉게 열리고, 해가 떠오르면 산 전체가 금빛으로 물든다. 청정 자연 속에서 조용히 새해를 맞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다. □영덕 고래불·관어대-푸른 바다 위의 일출 고래불해수욕장과 관어대는 해안선이 길고 시야가 넓어 일출이 특히 아름답다. 파도가 해안선을 따라 부서지며 반짝이고, 해가 떠오르는 순간 바다는 붉은빛과 푸른빛이 섞여 장관을 이룬다.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가 낮지만, 그만큼 바다의 생동감이 살아 있다. □울진 망양정·후포항-해돋이와 온천의 조합 망양정은 높은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이 압도적이다. 해가 떠오르면 수평선이 금빛으로 갈라지고, 아래로 펼쳐진 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후포항은 항구 특유의 정취가 있어, 어선과 갈매기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일출 후 덕구온천에서 몸을 녹이면 새해 여행이 완성된다. □봉화 청량산-구름 위에서 맞는 해 청량산 장인봉은 운해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구름이 산 아래로 가득 차 있을 때 해가 떠오르면,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섬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산행 난이도는 높지만, 정상에서 맞는 일출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신비로움을 준다. □예천 회룡포-강이 감싸 안은 황금빛 해 회룡포는 강이 마을을 감싸는 독특한 지형 덕분에 일출이 더욱 특별하다. 해가 떠오르면 강물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마을과 산이 함께 빛나는 장면은 새해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안개가 잦아 운에 맡겨야 하지만, 안개가 적당히 낀 날에는 더욱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청도 운문산-운무 속에서 맞는 몽환의 태양 운문산은 이름처럼 운무가 자주 낀다. 해가 떠오르는 순간 운무가 붉은빛을 머금어 산 전체가 부드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변한다. 안개가 너무 짙으면 일출이 보이지 않지만, 운이 좋은 날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신비로운 장면을 만날 수 있다. □고령 가야산 자락-조용하고 여유로운 일출 가야산 자락은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해를 맞기 좋다. 산 아래로 펼쳐진 고령의 소도시 풍경은 여유롭고 따뜻하며, 해가 떠오르면 가야산 능선이 금빛으로 물든다. 대가야박물관과 고분군까지 이어지는 동선도 새해 산행을 차분하게 채워준다. □성주 가야산 만물상-기암괴석 사이로 솟는 강렬한 해 만물상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해가 떠오르는 순간 바위 하나하나가 붉게 빛난다. 고난도 산행이지만, 정상에서 맞는 일출은 압도적이다. 바위 능선 위로 해가 걸리는 장면은 새해의 시작을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칠곡 가산산성-성곽 위로 떠오르는 묵직한 새해 가산산성은 호국의 역사를 품은 장소다. 성벽 위로 해가 떠오르면, 과거와 현재가 한 장면에 겹쳐지며 묵직한 감동을 준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고요하고, 새해의 의미를 되새기기 좋은 곳이다. □울릉도-울릉도 일출은 특별한 경험이 된다 울릉도의 새해는 고립된 섬만의 시간 감각을 가지고 있다.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아도, 그 거친 자연을 뚫고 떠오르는 해는 유난히 선명하다. 도동항에서는 항구와 절벽, 바다와 마을이 한 장면에 담기고, 성인봉 정상에서는 운해 위로 떠오르는 해가 마치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내수전 전망대에서는 절벽 아래로 펼쳐진 바다와 외로운 바위섬들이 붉은빛을 받아 반짝이며, 새해의 장면으로 손색이 없다. 이처럼 경북에는 바다에서 폭발하듯 솟아오르는 해도 있고, 호수 위에서 조용히 피어오르는 해도 있으며, 산 능선 위에서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도 있다. 새해 벽두의 해는 결국 어디서 보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그 마음을 담아낼 풍경을 찾는다면 경북의 새벽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2026년 6·3 경북지사 선거 누가 뛰나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가 18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TK 정치권의 최대 격전지인 경북지사 선거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이번 선거는 여야 모두 중량급 인사들이 출마를 저울질하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TK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불려왔지만, 최근 정치 지형의 변화와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역 차원의 경쟁을 넘어 전국적 의미를 지닌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이철우 지사의 3선 성공 여부가 겹치면서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이철우 현 지사는 일찌감치 3선 도전을 선언하며 선거판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8년간 도정을 이끌며 ‘2025 경주 APEC’ 성공 개최라는 굵직한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APEC 이후 후속 프로젝트인 ‘포스트 APEC’을 빈틈없이 추진하며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경북 김천 출신인 이 지사는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농업·문화·관광 분야에서 성과를 쌓아왔다. 그는 앞선 도지사들이 3선에 성공한 예를 기반으로 안정성과 경험을 무기로 삼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벌써 ‘이철우 지사의 독주 체제’라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철우 지사를 견제할 대항마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근 경북지사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다. 그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TK 지역에서 오랜 정치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국회 법사위 활동을 통해 사법개혁, 검찰개혁 등 굵직한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전국적 인지도를 확보했다. 방송 출연과 대중 친화적 발언으로 국민적 인지도를 높였고, 당내 전략가로서의 입지도 공고하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다른 언론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철우 현 지사(22.7%)에 이어 2위(18.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철우 지사와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철우 독주 체제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는 김재원”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최고위원의 강점으로는 중앙 정치와 지역 정치 모두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강한 발언 스타일이 호불호를 가를 수 있고, 지역 현안에 대한 깊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포항시장을 3선 연임한 이강덕 시장은 행정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경북지사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포항시를 이끌며 지진 피해 복구, 산업도시 재편, 해양관광 개발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는 등 행정가로서 안정적 이미지와 위기관리 능력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또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도지사 출마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포항이라는 TK 핵심 도시를 기반으로 한 지지세도 강력하다. 다만 포항시장으로서의 성과가 도 전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비전 제시가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7.4%의 지지율을 보여 행정 전문가로서의 안정적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예산 전문가라는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며 국가 재정 운용을 총괄한 경험이 있어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북도의 재건이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히며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최 전부총리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는 경북의 산업 구조 개편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예산 협상력을 무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 후 낙선한 경험은 정치적 입지 약화라는 약점으로 꼽힌다. 최 전부총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8.9%의 지지율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2.5%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의 경제·예산 전문가 이미지가 여전히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들 외에도 송언석 원내대표, 김석기·김정재·이만희·임이자 의원, 김주수 의성군수 등 다수의 인사들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임이자 의원 등 일부는 이철우 지사의 출마 선언에 사실상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K 지역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등식이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공천 경쟁 자체가 치열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민의힘 후보들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동안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군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TK지역이 워낙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중량급 인사들 조차 출마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역 정가에서는 오중기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임미애 현 의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이름이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여권 인사 중 가장 출마가 유력한 인물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선임행정관으로 활동한 오중기 전 행정관이다. 현재 민주당 포항북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18년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어 재도전 가능성이 높다. 포항을 기반으로 지역 활동을 이어가며 더불어민주당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카드로 청와대 출신이라는 경력과 중앙·지역을 아우르는 경험이 강점으로 꼽한다.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로 더불어민주당의 TK 전략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미애 의원도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경북도의원을 거쳐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임 의원은 TK 풀뿌리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지역 현안에 밝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경북지사 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다. 또 여성 정치인으로서 TK 지역에서 드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의 지역 기반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인물이다. 하지만 임 의원이 도지사 출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서도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어 사실상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지역 정가에서 계속 권 장관의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가 TK 출신으로 오랜 정치 경력을 쌓아왔고 여권의 흥행몰이를 위해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동향인데다 장관 출신이라는 상징성으로 TK 지역 내 더불어민주당의 입지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2026년 경북도지사 선거는 이철우 지사의 독주 체제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건강 문제와 장기 집권 피로감이라는 변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김재원 전 의원이 대항마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며 국민의힘 내부 경쟁 구도를 양강 체제로 재편하고 있다. 여기에 최경환·이강덕 등 중량급 인사들이 뒤를 받치며 3중 구도를 형성해 공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는 지역 내 변화된 민심에 주목하고 있다. ‘내란 청산’ 정서와 국민의힘 내부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미애 의원, 오중기 전 행정관, 권오을 장관 등 여권 후보군은 국민의힘의 분열과 피로감을 틈탄 돌풍을 노리고 있다. 이번 경북지사 선거는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하는 전국적 의미를 지닌 승부처로 TK 지역의 전통적 보수 결집력이 유지될지, 아니면 변화된 민심이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01

[신년특집]2026년 6·3 대구시장 선거 누가 뛰나

<편집자주>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로 차기 대구시장 선거는 말 그대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전통적인 보수정권 텃밭답게 국민의힘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예비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현역시장이 공석인 지금이 대구시장직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물밑에서 중량급 후보 선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수많은 예비후보가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대구가 처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는 사람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대구의 현실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발전 동력도 찾을 수 있는 차기 대구의 리더가 누가 될지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들 간의 리그전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시장 도전이다. 보수의 산실인 대구의 경우, 국민의힘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어느 때보다 현역 의원들간의 경선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현역 의원은 유영하(대구 달서갑)·윤재옥(대구 달서을)·주호영(대구 수성갑)·추경호(대구 달성군)·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가나다순)이다. 국회 최다선 의원 중 1명인 주 의원(6선), 그리고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윤 의원(4선)과 추 의원(3선)의 출마는 중진 간 대결이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새해들어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선언한 주 의원은 경북 울진 출신으로 경북도지사 후보군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20년 넘게 대구 지역구를 지켜온 만큼 대구시장 출마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국회 부의장부터 원내대표까지 주요 당직을 맡아 왔으며, TK신공항 특별법 등을 주도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역임한 윤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당내 영향력과 안정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출마설이 나왔었다. 추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직 대구발전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승부하겠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역임했다. 풍부한 행정·정치 경험으로 어려운 대구 경제를 타개할 인물로 꼽히고 있다. ‘12·3 비상계엄’ 특검 수사로 한 때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최근 법원이 그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 중 가장 먼저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최 의원은 “GRDP 전국 꼴찌인 대구는 대기업 출신의 시장이 필요하다. 초선이지만 경제 분야에선 3선 이상의 구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했던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를 했던 만큼 이번에도 출마 시 박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에 돌입하기 전 현역 의원들 간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이번은 해볼 만하다” 자신감 피력 최근 TK지역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대구시장 선거로까지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특히 정부여당이 TK신공항, 대구취수원 이전 등 대구의 주요 현안 해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 후보가 누가 될 지에 시민들의 관심도 크다.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중량급 인사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구윤철 경제부총리, 홍의락 전 국회의원이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부터 꾸준히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왔었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에서 네 차례 선거(총선 3번, 지선 1번)를 치렀고, 그중 20대 총선 때 수성구갑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인사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정작 김 전 총리 본인은 출마설에 선을 긋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현재 출마 설득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출신 구 부총리의 차출설도 힘을 얻고 있다. 대구시장의 임기가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와 거의 맞물려 있는 만큼 정부와 원활하게 소통되는 인물이 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구 부총리는 대구 영신고를 졸업했으며, 2023년부터 1년간 경북문화재단 대표직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대 총선 때 대구 북구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홍 전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지역 언론인 모임에서 “1월 중 공식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용성’으로 승부하겠다는 홍 전 의원은 “색깔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 삶의 문제, 성장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역임했다. ◇범야권과 전·현직 기초단체장도 출마 대구를 밑바닥부터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현직 기초단체장이나 전직 구청장, 지역 출신 정치권 인사 등도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거론되는 인물은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조응천 전 국회의원(개혁신당)도 유력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지난달 1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인 제36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벼랑 끝에 선 대구를 구하러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번도 대구와 당을 떠나지 않으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독재적 행태에 맞서 싸워왔다”면서 “보수의 정당성을 굳건히 지키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각각 지역 내 3선 기초단체장이어서 탄탄한 지역 기반과 풀뿌리 행정력을 기반으로 대구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자서전 ‘이태훈의 길’ 출판기념회를 연 이 청장의 행보는 시장 출마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배 청장은 출판기념회 대신 포럼 출범으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달 중 ‘굽은소나무 포럼’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0일 대구를 방문한 이 전 위원장은 “지금은 방미통위 설치법 가처분과 헌법소원만 생각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지만, 이재명 정부와의 충돌과정에서 높아진 인지도와 대구지역 지지도를 바탕으로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출마가 거론되는 조응천 전 국회의원(개혁신당)의 행보도 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지역 정치권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첫 선거인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며 “대구가 보수의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정권이 바뀐 시점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TK신공항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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