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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취한 관행, 그게 내로남불이다

지난 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열렸다.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역설이 벌어졌다. 경주에서 가장 조명을 받은 건 역시 이 사태를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김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세전쟁을 휴전했다. 한국에 대한 관세도 합의했다.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없던 문제를 만든 협상이니, 만족스러울 리 없다. 그렇지만 힘이 좌우하는 국제 관계에서 더 이상 요구하기도 어렵다. 할 만큼은 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궁화대훈장과 천마총 신라 왕관 모조품을 선물 받고, “그 들이 나를 그런 식으로 존중한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만족감을 보였다. 왕관도,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도 흡족했던 것 같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아부했다고 조롱했지만, 광인을 흉내 내는 트럼프의 횡포를 막으려는 영리한 선택이었다. APEC이 열린 경주는 천년 왕국 신라의 수도다. 고려와 조선 500년. 최대의 제국으로 이름을 떨친 로마도 500년이다. 중국의 수많은 왕조도 이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나라를 유지하기가 그렇게 힘들다. 신라는 여섯 부족의 연합체로 출발했다. 나중에 단일 왕조가 되었지만, 그 바탕에는 부족 간의 협력, 협치와 공동체 정신이 깔려 있다. 안정적인 권력체제와 유연한 외교가 힘이 됐다. 아집과 독단이 심한 군주가 등장해 국정을 흩트리고, 권력투쟁으로 자멸한 나라들과 대비된다. 권력을 쥐면 그 권력이 천년만년 갈 것으로 착각한다. 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고려 무신들은 그 권력이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죽고 죽였다. 정중부는 정변 동지들을 모두 제거했지만, 9년 만에 경대승에게 살해당했다. 경대승은 4년 만에 병사했다. 이의민이 정권을 독점했지만, 그 역시 최충헌에 게 살해당했다. 적은 밖에만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탐욕이 더 무섭다. 필자가 청와대 취재를 담당할 때 한 대통령 수석비서관이 창밖의 벚꽃을 가리키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권좌에 앉아서도 그 이후의 일을 걱정했다. 그런데 대개는 그 끝이 없는 줄 안다. 권불십년(權不十 年)이다. 갑신정변을 일으킨 개화파인들 그것이 삼일 천하로 끝날 줄 알았겠는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트럼프도 임기를 늘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권좌에 있는 사람들은 그 권력의 끝이 없다고 착각한다. 지난 주말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서울의 민심이 흔들렸다.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32%로 민주당 31%보다 높다. 미디어 토마토가 서울시장 가상대결을 조사한 결과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 박주민·박홍근· 서영교·전현희 의원과의 일 대 일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내년 6월 3일 지방선거다. 영호남에서는 큰 이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선거다. 가장 큰 전장이 수도권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가 승패를 가른다. 비상계엄이라는 패착으로 정권을 넘겨준 뒤 여론은 일방적이었다. 그런데 흐름을 바꾸는 건 민주당이다. 선거는 상대방 실수에 좌우된다. 민주당이 굴러온 복을 발로 차고 있다. 과욕이 참사를 빚고 있다. 국회에서 일당 독재가 뭔지 보여주고 있다. 가진 자의 여유도 관용도 없다. 지독히 ‘못된 말’만 찾아내 쏟아낸다. 당 대표가 앞장섰다. 집권당은 국정의 책임자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있다. 이념에 매달리다 망쳐도 자기 책임이다. 그런데 이념도 아니다. 내 편은 무조건 옳다는 사이비 진보를 ‘노무현 정신’이라고 한다. 서민이 서울 아파트 사는 걸 철저히 막았다. 그 정책을 입안한 경제 관료, 정치인들은 이미 강남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 피감기관이 벌벌 떠는 국감 기간에 국회에서 결혼식을 해놓고도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다. 그들이 맞서 싸운 과거 정부의 부패도 당사자들에게는 ‘관행’이었다. 민란을 일으킨 탐관오리의 가렴주구도 당시에는 만연한 ‘관행’이었다. 그래도 과거에는 부끄러운 줄은 알았다. 무엇을 위한 싸운 건지 잊어버렸다. 권력에 취했다. 그게 내로남불이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2025-11-02

제17회 앞산사랑 가족건강 등산대회 성황리 개최

가을바람이 불어온 11월 1일 오전, ‘제17회 앞산사랑 가족건강 등산대회’가 남구 앞산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남구체육회(회장 권복만·복만네식품 대표)가 주최·주관하고 남구청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구민의 건강 증진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시의원, 구의원, 구청 직원, 체육회 임직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참가자들은 율동으로 몸을 푼 뒤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행사장인 남구구민체육광장에는 ‘물고기를 잡아라’, ‘심폐소생술 체험’, ‘감염병 예방 및 손 씻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약 2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남구구민체육광장을 출발해 맨발산책로–고산골 관리사무소–대덕산 토굴암–용두토성–메타숲길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4.5km 코스를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산길 곳곳에는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안전사고 예방에 힘썼다. 이날 등산에 참여한 김진근(효명초 1학년) 군은 “이런 산행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복만 남구체육회장은 개회사에서 “화창한 날씨에 여러분을 만나 기쁘다”며 “오늘 하루 멋지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조재구 남구청장은 격려사를 통해 “밤새 궂은 날씨로 걱정했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해 감사하다”며 “산행 후 경품도 챙기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장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생수와 간식이 제공됐으며, 산행을 마친 뒤에는 기념품과 함께 다양한 먹거리, 초청가수 공연, TV·김치냉장고·태블릿PC 등 푸짐한 경품 추첨 행사가 이어졌다. 최효정 남구체육회 사무국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완만하고 걷기 좋은 코스로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주민 건강과 화합을 위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02

파리 명문 요리학교에서 공부하며 시민제과의 미래를 구상

시민제과를 포항의 시그니처로서 전국적 명성을 획득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진정하(45) 시민제과 3대 대표는 말한다.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명물을 만드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또한 거기에서 자부심을 창출하는 것, 이러한 것은 누구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일까? 진 대표는 포항시민의 참여와 성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이면에는 또 다른 역할이 포함되어 있다. 원도심의 쇠락을 걱정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깃들어 있다. 많은 사람이 시민제과의 소비자가 되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도 진 대표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동해바다와 구룡포의 풍경을 바탕으로 죽도시장과 포스코의 야경 그리고 불빛축제 등의 행사가 시민제과로의 ‘빵지순례’로 어울어진다면 자연스러운 관광상품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파급효과가 입소문으로, SNS로 연결된다면 전국적인 브랜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포항 ‘시민제과’ 3대 대표 진정하 씨 미국의 안정된 삶 포기하고 제빵 도전 파리 명문 제과과정 수료 후 가업 계승 프랑스·일본 등 해외출장에도 많은 투자 직원 연수·세미나·품평회로 노하우 공유 시민 참여와 성원 바탕 지속적 발전 기대 포항 명물로 전국적 브랜드 만들기 ‘총력’ 프랑스, 일본 출장 다니며 식견 넓혀 빵집은 의외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오븐 하나에도 수천만 원이 든다. 밀가루도 일본산을 수입해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춘다. 국내 밀가루도 사용하지만 각자의 제품에 적합한 맞춤형의 재료는 생산자가 직접 연구 개발하여 적용해야 한다. 이런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면 굳건한 의지와 확실한 목표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단기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한 투자로 확보한 인프라는 서서히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을 진정하 대표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소비자의 적극적인 소비를 유도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토대임을 그는 믿는다. 사람들의 입맛은 현란하고 변덕스럽기도 하다는 현실을 그는 직시하고 있다. 맛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각적이고 문화적인 취향까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매장에 깔리는 음악에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기본이 완벽하면 응용은 무한대의 힘을 발휘한다고 그는 믿는다. 투자는 기술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매장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법이다. 진 대표는 틈나는 대로 출장을 떠난다. 일본의 각종 세미나, 품평회, 신제품 발표회 때는 거의 빠지지 않으려 한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는 만큼 식견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제품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동행하기도 한다. 최고의 투자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라는 진 대표의 신념은 굳건하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연수를 제의하거나 각종 세미나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참여시키려 한다. 자체적인 품평회와 제품 개발회의도 수시로 열어 직원들의 중지를 모으려 한다. 오래 머물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도 많은 사람이 시민제과만의 경영 시스템과 제품 개발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업체로 만들고 싶다. 그들을 통해 시민제과의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작은 밑돌이 될 수 있게 인식의 발판을 확장하려고 한다. 이러한 일은 젊은 기업인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것을 진 대표는 절감하고 있다. 파리의 명문 ‘에꼴 페랑디’에서 제과 과정을 수료 포항이 그리웠다. 아버지의 그림자는 길고 깊었다. 아버지의 생업을 저렇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감할 것인지 고민스러웠다. 아직도 젊은 패기가 남아 있어서 과감한 도전의 유혹도 느꼈다. 나의 삶을 살자고 생각했다. 돌아왔다. 텅 빈 건물을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나의 뿌리가 지금 눈앞의 살아 있는 역사인데, 이것을 도무지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는가? 도전은 재미있는 일이지 억압이 아니다. 억압이라고 느낀다면 사업은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하 대표는 이른 나이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굴지의 기업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일한 샐러리맨이었다. 모자랄 것이 없는 인생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그럭저럭 살아도 부족함이 없을 삶이었다. 그러나 우연은 필연을 관통한다고 했던가. 그는 해운업 회사에서 원자재 운임 트레이드로 오랫동안 일했다. 그때 주로 맡은 업무가 밀을 비롯한 곡물의 대규모 거래였다. 그래서 그 한 부분인 밀 거래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 그 인연으로 제과점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거라며 그는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가 자못 흥미로웠다. 무엇이 되든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잘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이 어려운 일을 권하는 어른의 심중을 못 헤아릴 바는 아니었지만, 언감생심 막막하기만 했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은퇴를 조금 앞당겨 자신의 일을 한다는 것과 가업을 전승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일본에는 대대로 가업을 잇는 기업이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데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도 진 대표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문제는 현실적인 적응 능력과 실질적인 기업 운영 능력이었다. 세상일은 용기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본인이 제과와 제빵의 전문 기술자가 아니었므로 적재적소에 배치해 일할 사람이 필요했다. 지금도 그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돈 이상의 재산이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그때부터 알았다. 사람 없이 어떻게 사람의 일을 할 것인가. 평생의 친구는 도반(道伴)이라는 말을 그때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진정하 대표는 당장 실천에 옮겼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본원을 둔 세계적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서울분교에서 제빵 과정을 수료하고, 내친김에 1년 6개월이란 시간을 투자해 제빵의 본산인 프랑스로 날아갔다. 자처한 고통은 때로는 희열이 된다. 미래를 보장받을 수는 없지만, 인생의 방향은 스스로 설정할 수가 있다. 그는 파리의 명문 요리학교인 ‘에꼴 페랑디’에서 제과 과정을 수료한 후 제과 제빵의 기본기를 다지는 것은 물론 거기에 따른 디저트와 음료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수많은 책과 사진과 몇십 권의 노트가 그 시간의 고된 여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귀국해서도 전국의 유명한 제과점을 돌아다니며 견습생을 자처해 공부했다. 시작한 이상 끝을 봐야 하고 그 끝은 성공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고객 요구에 부응하려면 잠시도 멈출 수 없어 빵과 과자를 만드는 게 무슨 그리 대단한 일이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실상을 알면 기절초풍할 것이다. 수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나 제빵에 관한 인식의 폭이 넓어지면서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제과점의 삶은 전쟁의 연속이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고 깊을 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 요구에 부응하려면 잠시도 멈출 수가 없다. 쏟아지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흡수하는 고객들의 요구는 실로 다양하다. 그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는 없지만 판로를 개척하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고객의 입맛을 이끌어간다는 자세는 필수적이다. 늘 깨어 있고 도전적이어야 한다. 이익이 적더라도 다양한 제품으로 이목을 끌어들이고 맛과 영양, 시각적 효과, 특화된 서비스, 밝고 쾌적한 매장 환경에도 신경을 놓아서는 안 된다. 다만 필자는 아득하게 기억하고 있다. 너무 가난했던 때라 시민제과에는 잘 들르지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교지 편집을 맡아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문학회 간부들을 만날 때면 가끔씩 들러 고소한 빵과 우유를 음미하며 우쭐한 마음으로 배를 채운 기억이 있다. 그때의 냄새는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정말 아쉽고 미안한 것은, 내 첫사랑을 한 번도 시민제과에 데려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독하게 반성한다. 그러나 다시 오질 않을 날들을, 시민제과는 시민 개개인의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 그 넉넉한 가치를 오래 지켜줄 것이다. 그는 더 분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시민제과는 시민의 것이므로. 〈끝〉 글 : 이우근(시인) 사진 : 김 훈(작가)

2025-11-02

유기 접시 산 날

모처럼 긴 연휴였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서울로 향했다. 연로한 부모님을 뵙고 그간 만나지 못한 친구들,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인사동이나 청계천을 가고 싶다는 동생의 말을 듣고 하루 인사동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다행히 집 앞에서 그곳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주로 지하철로만 다니던 길을 버스 타고 가니 풍경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길 가 오래 된 가게의 눅진하게 쌓인 시간의 흔적들이 눈길을 끌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대로인 길 가의 종묘상들, 음식점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대도시에서 옛 모습으로 남아 있는 건물과 가게를 보는 일이 즐거웠다. 마치 어린 시절 보물찾기에서 작은 보물 하나를 찾아낸 것처럼. 옆에서 말을 붙이는 동생의 물음에 건성으로 답하며 내 눈은 바깥의 모습을 담기 바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총총히 머릿속에 되돌아와 박히면서 나는 버스 속에서 세월을 하나씩 거슬러 가고 있었다. 길옆으로 낙산공원의 성벽이 보였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애니메이션의 배경 중 한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보기 위해 온다고 한다. 낯선 말과 낯선 복장의 여성들이 버스 정류장을 배경으로 한껏 행복한 웃음을 폰에 순간 포착하고 있다. 여러 명의 다른 외국인들도 보인다. 저들의 기억 속에 오늘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버스는 어느덧 종로3가였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인사동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한적했던 길을 벗어나니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한국어에 섞여 들리는 여러 언어가 이곳이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거리임을 더욱 실감 나게 해 주었다. 몇 년 전만 하여도 인사동에 오면 실망을 하고 발길을 돌리곤 했었다. 한국적인 물건을 전시, 판매하는 곳도 있었지만 조잡한 외국의 물건을 가져다놓고 파는 노점들이 종종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랜 만에 보는 인사동은 그야말로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독특하면서도 한국적인 냄새가 가득 나는 물건들이 좁은 골목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조그마한 부스들이 모인 곳에서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찾아냈다. 놋으로 만든 물고기 모양의 접시와 숟가락, 포크였다. 한 외국 어린이가 물고기 접시를 붙잡고 엄마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접시를 구입하였다. 온 김에 삼청동쪽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길을 건너니 악기 소리가 우리를 부른다. 두 명이 버스킹을 하고 있다. 맞은 편에는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색소폰 소리가 부슬부슬내리는 빗줄기를 타고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빗속에서도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채롭다. 저절로 리듬에 흔들리는 몸을 추스른다. 삶의 자그마한 여유가 쉼을 가져다주는 시간이었다. 빗줄기가 조금씩 거세지고 있어 카페를 찾아 들어가기로 했다. 특색을 가진 음식점, 문구점, 옷가게 등이 보였다. 개성을 내보이는 가게들을 보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고 즐거움이었다. 한동안은 내국인이나 외국인들이 즐겨 찾던 삼청동 거리도 찾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가끔씩 임대를 붙여 놓은 가게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예전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K-POP이 세계를 흔들고 뒤이어 한류라는 이름으로 문화가 수출되고 있다. 그 흐름을 타고 관광객의 수효가 늘어나는 때에 인사동이나 삼청동은 고유한 우리의 문화를 보여줄 많은 장점을 가진 곳이라 생각되었다. 한국적인 특색을 가졌지만 현대화된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물과 음식들. 비싼 임대료에 밀려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오늘의 이 보고 들은 일도 내 기억의 한 페이지에 얌전히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많은 것을 보고 담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경복궁 옆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 서로의 자태를 돌아보는 외국인들 사이로 연휴의 마지막 자락이 가랑비와 함께 접히고 있었다. /전영숙 시조시인

2025-11-02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2)

<문> 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취약계층 근로자를 위한 생활안정자금 융자사업 종류에 대해 궁금합니다. <답> 융자종류별 신청요건 및 융자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혼례비는 근로자 본인이나 자녀의 결혼에 드는 비용으로 혼인신고일로부터 1년 이내에 1250만 원까지 융자받을 수 있습니다. 장례비는 근로자 본인, 배우자 또는 부양하는 (조)부모의 사망 시 사망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최대 1000만 원까지 융자받을 수 있습니다. 의료비는 근로자 본인이나 가족의 치료·산후조리·요양시설 이용 등에 실제 발생한 금액 한도 내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의료비 납부일(요양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접수해야 합니다. 또한 65세 이상 (조)부모를 부양하는 경우에는 1인당 500만 원, 여러 명을 부양할 경우 최대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요양비 융자가 가능합니다. 7세 미만 자녀의 양육비 역시 자녀 1인당 500만 원, 총 2000만 원 한도로 신청이 가능합니다. 이 밖에 휴업·휴직이나 계절사업 등으로 월소득이 직전 달보다 30% 이상 줄어든 경우, 최대 200만 원의 소액 생계비를 융자받을 수 있습니다. <문> 융자 신청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답> 근로복지넷(welfare.comwel.or.kr)의 ‘일반근로자 생활안정자금’ 메뉴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근로복지공단 각 지사를 직접 방문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경영복지부(054-288-5251)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11-02

지역 뿌리 찾기와 보존의 중요성

사람과 지역, 기업 등은 시작의 중요성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성장 과정에 자존감과 만족감을 느낀다. 1976년, 미국에 정착하게 된 흑인 노예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찾아가는 영화 ‘Root’가 상영돼 전 세계의 심금을 울리며 뿌리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처럼 자기 뿌리를 알고 보전하는 일이 현재에도 지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북의 3대 도시로 성장한 경산(慶山)도 깊은 뿌리, 그것도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고대 국가인 ‘압독국(押督國)’과 역사를 같이한다. 지금의 임당동과 옥곡동, 압량읍 신대리 일대에 임당동을 거점으로 국가 형성 이전 단계의 정치·사회집단인 강력한 읍락국가인 압독국이 지배했다. 757년(경덕왕 16) 행정 체계가 대대적으로 개편되며 압독군이 장산군(獐山郡)으로, 고려 태조 때인 940년 장산군(章山郡)으로, 1308년 충선왕의 이름인 ‘장(璋)’을 피하고자 고을 이름을 경산으로 개칭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경산에는 압독국의 생활문화 공간을 보여주는 임당·조영동 고분군 등에 20기 봉분이 존재하며 15기의 봉분이 발굴되었다. 지금까지 1700여 기의 고분과 마을 유적, 토성, 소택지 등이 발굴돼 금동관과 금동 장식, 은제 허리띠, 고리자루칼(環頭大刀) 등 최고 지도자를 상징하는 유물들에 당시 사람을 복원할 수 있는 인골 자료와 동물과 생선의 뼈, 어패류 등 2만 8000여 점의 유물로 한국 고대사회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하다. 경산시는 이렇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우수한 유산을 정리해 시민과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임당유적전시관을 임당 고분군 인근에 지난 5월 개관했다. 고분 토층의 단면을 형상화해 고분군과 주변 자연환경을 이어주는 조화로운 건축물인 임당유적전시관은 타 전시관 달리 고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생활유적)과 죽음의 관념(무덤 유적)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복합 유적전시관이다. 시는 임당유적전시관의 개관에 만족하지 않고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상생 국가 유산 사업’ 선정으로 지역의 최대 역사 문화자산인 압독국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문화유산을 단순한 관람 대상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재구성해 지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였다. 임당유적전시관의 진정한 매력은 유물을 중심으로 연구·공개되고 이 유물을 사용한 옛사람의 연구(풍습, 생활)를 다른 유적과 유물의 사례를 통해 추론하던 것에서 국내 최대 인골 개체 수(359개체)와 가까운 시대가 아닌 1500여 전의 실제 무덤의 주인공과 순장자의 인골 분석과 연구에 여러 학문의 학자들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지난 30일과 31일, 임당 유적전시관에서 ‘경산 임당 유적, 고고학에서 과학으로’를 주제로 개최된 국제 학술 세미나다. 임당 유적전시관 개관을 기념하기도 한 국제 학술 세미나에는 사람 뼈 연구와 전시에 있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의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폴 테일러 박사, DNA 분석과 고유전학의 선두 주자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로드리고 바르케라 박사, 영국의 얼굴복원 대표 연구 기관인 리버풀 존무어스대 Face Lab의 제시카 리우 박사, 미국 UC데이비스대의 정현우 교수 등이 발표자로 참가해 압독국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했다. 폴 테일러 박사는 “임당유적에서 출토된 고인골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보존상태와 개체 수가 탁월하고 남녀노소, 계층이 다양하게 확인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가계의 뿌리를 잘 알고 그 후손들이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역사를 잘 알고 보존해 후손에게 넘기는 것은 더 중요하다. 경산시는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유산의 보존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이를 시민과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과거는 현재에 사는 우리에게 추억으로, 미래는 현재의 우리가 거는 기대라는 말처럼 경산 문화유산의 미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조현일 경산시장

2025-11-02

자연과 인생을 시로 엮다… 김선암 시인 첫 시집 출간

2017년 계간 ‘한국문학작가’로 등단한 김선암(62) 시인의 첫 시집 ‘역사가 걸어가네’(시산맥)‘가 나왔다. “어느 날 문득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보니 아득하게 멀리도 왔다. 지나간 일들이 떠오른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성찰적 시선들로 꽉 차 있다. 시집은 ‘역사가 걸어가네’, ‘홍매’, ‘물의 정신’, ‘초가’, ‘나무’ 등 총 5부로 구성되며, ‘돌아올 수 없는 여행’부터 ‘나무의 삶’까지 60여 편의 작품이 실렸다. 저기 한 할머니/쉼표를 짚고 걸어가시네/한평생 연인같이 지내 온/논밭 길을 옆에 두고 백조처럼/지나가시네 우아하게//저기 한 할아버지/물음표를 들고 지나가시네/한평생을 친구같이 지내 온/한 많은 지게를 벗어 놓고 학처럼/걸어가시네/고고하게//매끈하던 이마에는/지난 세월의 흔적들을/주상절리처럼 곱게 새기시고/거북이 마실 가듯/지나가시네/쉬엄쉬엄“(‘역사가 걸어가네’ 전문) 시집 첫머리 시 ‘역사가 걸어가네’는 흙길을 걷는 노인의 모습에서 개인의 역사가 공동체의 기억으로 확장됨을 은유한다. 할머니의 ‘쉼표’와 할아버지의 ‘물음표’는 삶의 완결과 미완을 상징하며, 백조와 학의 걸음은 논밭과 지게를 내려놓은 노년의 품격을 드러낸다. 세월의 흔적이 새겨진 이마와 느린 걸음은 역사의 점진적 흐름을, 주상절리를 빌려오는 행위는 공동체적 연대를 떠올리게 한다. 김선암의 시 세계는 자연경관, 가족 관계, 불교적 사유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시인은 연꽃, 단풍, 억새 등 자연의 풍경을 감각적 이미지로 묘사하면서도, 이를 인간 내면의 풍경이나 사회적 맥락과 연결짓는다. ‘침수정’에서는 고향 영덕의 정자 주변 풍경을, ‘숲의 고민’에서는 숲 속 생태계를 인간 사회에 빗대어 표현한다. 또한 ‘불 꺼진 방앗간’에서 유년 시절의 추억을, 참기름 기계에서 떨어지는 “엄마의 동동구리무 냄새”로 환기시키는 등, 일상의 사물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겹쳐 놓는다. 시집 곳곳에는 불교적 세계관이 짙게 깔려 있다. 시인은 ‘현재’, ‘과거’, ‘미래’, ‘천년’을 넘나드는 시간 개념을 활용해 생명의 지속성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한다. 동시에 ‘하염없이 가던 길을 간다’는 ‘시인의 말’에서는 삶의 여정에 대한 묵묵한 수용이 읽힌다. 공광규 시인은 해설에서 “김선암의 언어는 화려함 대신 침묵의 여운을, 직설적 표현 대신 이미지의 중첩을 선택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각자의 답을 찾도록 이끈다”며 "그의 시가 전하는 것은 결국 ‘걸어가네’라는 현재 진행형의 동사처럼, 끊임없이 나아가는 생의 리듬일 것“이라고 평했다. 경북 영덕군 달산면 출신인 김선암 시인은 부산에서 학업을 마친 후 삼성전자와 한국후지제록스에서 근무하다 현재 대구에서 사무기기 업체 ㈜대경사무기를 운영하며 문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팔거백일장 운문 부문 우수상, 2024년 곰솔문학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제41회 영남서예대전 특선을 받는 등 전통 서예 분야에서도 예술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토벽문학회, 대한수묵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2

지역 주민과 함께한 온정의 ‘사찰음식 나눔’

포항지역 불교 포교의 중심 도량 대한불교 천태종 황해사(주지 개문 스님)가 창립 55주년을 맞아 지역주민들과 불자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사찰음식 나눔’ 행사를 개최해 눈길을 모았다. 2일 황해사 경내 앞마당에서 개최된 사찰음식 나눔 행사 ‘제15회 황해사 전통음식 문화축제’에서는 사찰 방문객들이 유심 전통요리연구가가 만든 밤튀김, 국화김치, 미나리강회, 방아장떡, 유부 전골 등 사찰음식을 감상하고 무료로 시식할 수 있었다. 또한 황해사는 그동안 선보인 전통음식 조리법과 사진 등을 담은 책자도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배포해 호응을 얻었다. 황해사는 이날 오전 재무부장 설해 스님 등 천태종 대덕 큰스님들과 김정재 국회의원, 김일만 포항시의회의장, 서재원 포항시 정무특보, 이칠구 경북도의원 등 기관단체장, 신도 등 1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5주년 기념 법회도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지난 1971년 죽도시장에서 포항지회로 시작해 지역 최대 사찰로 거듭나기까지 반세기를 넘어선 역사를 되돌아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법회에서는 양학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증서 수여식도 열렸다. 개문 주지 스님은 “포항 시민들이 사랑하고 자주 찾아오는 마음의 고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전통음식 문화축제장을 계속해 열어나가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한국의 전통을 나타내는 동시에 아름답고 정갈한 음식을 감상하시고 함께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해사는 매년 전통 사찰음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자연에서 찾은 건강한 먹거리를 활용한 전통음식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글·사진/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2

‘경북 무형문화유산’ 포항·안동·예천 농요 한자리에

2024년 12월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포항흥해농요가 안동저전동농요, 예천공처농요를 포항으로 초청해 교류하는 농요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회장 박현미)는 오는 8일 오전 10시 안동저전동농요보존회 및 예천공처농요보존회를 포항시 흥해읍 북송리 북천수 야외공연장으로 초청해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 농요 교류의 장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는 이번 교류행사에서 ‘지게목발소리’, ‘어사용’, ‘망깨소리’,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물푸는소리’, ‘나물캐는소리’, ‘영감소리’, ‘치이야칭칭나네’ 등 흥해농요 10마당을 선보일 예정이다. 1980년 12월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저전동농요는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농요로 ‘모찌기소리’, ‘모심기소리’, ‘애벌 논매기소리’, ‘두불논매기 소리’, ‘타작소리’, ‘치야칭칭’ 등으로 이뤄진다. 1986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예천공처농요는 예천군 풍양면 공덕2리에서 전승돼온 농요로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걸채소리’, ‘벼타작소리’, ‘칭칭이’ 등으로 구성된다. 교류행사가 끝난 오후에는 흥해농요보존회 주최로 향토민요경창대회와 흥해농요시범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박현미 포항흥해농요보존회장은 “이번 안동저전동농요, 예천공처농요와의 교류행사를 통해 흥해농요를 널리 알리고, 흥해농요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2

공암풍벽(孔巖楓壁)

‘화양연화’(2000)로 우리 관객에게 친숙한 왕가위(王家衛) 감독은 ‘동사서독’(1995)에서 기막힌 대사를 남긴다. “나는 사막에 오래 살았지만, 사막을 보지 못했다.” 서독 구양봉이 지금까지 살던 객잔을 불태우고 그곳을 떠나면서 남긴 말이다. 오래도록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사랑의 아픔과 정념을 뒤로 하고 어디론가 먼 길 떠나는 남자의 선 굵은 서사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청도에 12년째 살고 있지만, 며칠 전에야 비로소 공암풍벽을 찾았다. 이른바 ‘청도 팔경’ 가운데 하나라는 공암풍벽을 이제나저제나 하면서 미뤄둔 게 벌써 십여 년 세월이 지난 것이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그곳을 다녀온 일이 마음속에 흐뭇한 흔적을 남긴다. 공암풍벽은 청도군 운문면 공암리에 자리한 높이 30여 미터의 반월형(半月形) 절벽을 일컫는다. 청도 하면 사람들은 ‘새마을 운동’과 ‘소싸움’ 그리고 ‘청도 반시’ 정도를 연상한다. 청도 곳곳에 거대한 크기로 새겨진 ‘새마을 운동 발상지’라는 푯말은 시대에 뒤지고 고색창연한 서글픈 느낌을 전한다. 산업화 시대의 낡은 구호를 써먹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시대를 앞서지는 못한다 해도 전체주의 시대의 유물을 아직도 들먹거림은 꽤 우울한 일이다. 나는 소싸움에 반대한다. 애초부터 순하고 선한 우리 소를 가지고 억지로 싸움질하도록 하는 게 뭐 그리 내세울 만한 것인지 모르겠다. 전통적인 투우의 나라 에스파냐에서도 투우는 이제 한물간 시대의 소산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우리 민간에서 소는 집안의 기둥이자, 아주 가깝고도 가족 같은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그런 소를 싸움판에 내몰다니! 해마다 벌어지는 청도 반시 축제는 그야말로 2박 3일 동안 외지인들과 청도 군민들을 들썩이도록 한다. 쟁반을 닮았다고 하여 ‘반시(盤柿)’라 불리는 청도 감은 굵기도 하거니와 씨가 없고, 당도 또한 상당히 높다. 요즘에는 상업성이 많이 떨어지고, 군민들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수확 자체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한다. 위기의 대한민국 농어촌 풍경이다. 공암풍벽은 공암리에 있는 단풍나무 절벽을 의미한다. 봄에는 진달래를 필두로 온갖 꽃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운문천의 맑고 푸른 물이 감돌아 흐르며,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절벽을 붉고 화사하게 장식하고, 겨울에는 송림의 푸르름이 웅혼한 기상을 웅변한다. 오늘날 공암풍벽은 1985년 운문댐 건설로 인해 상당 부분 수몰되어 있기로, 적잖은 아쉬움을 선사한다. 마을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거연정(居然亭)으로 방향을 잡고 걷다 보면 어느새 가을 정취에 흠뻑 젖게 된다. 왕복 2.7km를 느릿하고 여유롭게 걸으면서 지나간 시간과 사라진 자아를 돌아봄은 적잖게 유쾌한 노릇이다. 반환점이라 써진 풍벽 끄트머리 그곳에서 대를 이어가며 살아온 70세 중반 남성을 만나 수몰민(水沒民)의 애환을 들을 수 있었다. 불과 스무 사람 남짓 살고 있다는,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마을은 한 시대가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퇴락해가는 인구소멸지역 주민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애수가 묻어있었다. 공암풍벽을 지키며 살아가는 그에게 생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해본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5-11-02

세계가 주목한 경주문화, ‘K-컬처’ 주역되길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 동안 정상회의가 열린 보문단지와 경주박물관 일대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지만, 경주 시내는 해외 관광객들로 붐볐다. 신라천년의 고도(古都) 경주가 ‘K-컬처’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핫 플레이스’가 된 곳은 불국사와 황리단길이었다. APEC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30일 불국사를 찾았다. 그는 석가탑과 다보탑 앞에서 “어메이징”을 연발했으며, 대웅전에서 직접 향을 피우고 불상들을 보면서 신라 문화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경주민속공예촌도 찾아 물레판 위에서 점토가 빚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국은 역시 기술력의 나라”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불국사에서는 김혜경 영부인이 주재한 APEC 정상 배우자 초청 문화 행사도 열렸다. 캐나다 총리의 부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를 비롯해 뉴질랜드·필리핀·싱가포르·대만·태국 6개국 배우자와 자녀들이 참석해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신을 직접 체험했다. 이들은 불국사의 대표상징물인 청운교와 백운교를 배경으로 공식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대통령실은 “두 다리에 신라 석공예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첨성대와 대릉원이 위치한 황남동 ‘황리단길’은 행사 기간 내내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관광객들은 도심에 자리 잡은 고대 왕릉을 보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같다”며 감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과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보좌관도 이날 황리단길의 한 젤라또 가게에서 포착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레빗은 이날 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황리단길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화장품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문화창조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처음으로 명문화했다. K-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또 다른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경북도와 경주가 K-컬처 확산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5-11-02

관세협상에 빠진 철강···K-스틸법만이 해법

한미 양국 관세 협상이 극적인 타결을 보았지만 철강업만은 여전히 높은 관세율에 묶여 기업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산업계 전반에 안도의 기운이 돌고 있으나 지난 6월 미국의 50% 관세율을 적용받았던 철강은 이번 협상에서 논의조차 못한 채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APEC 기간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깜짝 인하를 기대했으나 우선순위에 밀려 논의조차 못 해 허탈해 한다. 구윤철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대미 철강 관세가 50% 유지된 것과 관련해 “미국에 더 요청할 사안”이며 “현재까지 조정이 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 서밋 특별연설에서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의 철강 관세 인하는 당분간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더 걱정이다. 그는 “미국의 철강산업이 재건하고 있고 제철소가 다시 문을 열고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연설에서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는 철강산업을 안보와 직결한 문제로 본다는 뜻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공업의 쇠락을 초래했던 러스트 벨트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미국의 경제 안보 측면에서 보면 철강의 관세 인하는 힘들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철강산업이 지역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포항지역 상공계는 철강이 관세 협상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지역경제에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포항시 등이 그동안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던 K-스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그나마 희망인데 K-스틸법은 3개월째 국회서 낮잠만 잔다. 업계는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포항산업의 절반 정도가 무너진다고 전망한다. APEC의 성공 개최 이후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커졌다. 지금은 경제가 국가경영의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 여야 106명 의원이 공동 발의한 K-스틸법은 22대 들어 유일하게 여야가 합의한 법안 아닌가. 모처럼 생기가 도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게 K-스틸법의 조속한 통과에 여야가 나서길 바란다.

2025-11-02

경주 명물 황남빵

경주 황남빵은 1994년에 경주시가 향토전통음식으로 지정했지만 그 이전부터 경주의 명물로 잘 알려진 빵이다. 단팥소를 넣어 만든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팥빵이다. 처음부터 황남빵이라 부르지 않았다. 1939년 경주시 황남동에서 만들고 그 소문이 나면서 동네 이름을 따 황남빵으로 불렀다고 한다. 창업주는 지금 대표의 할아버지인 고(故) 최화영씨다. 3대째 가업이 이어지고 있다. 86년 전통의 노포집 빵인 셈이다. 창업주인 최씨는 경주 최씨 집안 자손으로 조상 대대로 팥으로 떡을 빚어온 전통 풍속을 잘 알고 있어 이를 제빵에 적용해 보려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전래되고 있다. 팥은 우리 민족 전통음식 대표 재료의 하나다. 건강에 좋은 영영가 높은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돕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어느 제과점에 가든 단팥빵은 기본이다. 길거리서 파는 붕어빵도 팥이 들어가야 맛이 있다. 동짓날 먹는 팥죽이나 팥을 넣어 만든 팥칼국수도 우리는 즐겨 먹는다. 특히 동짓날 먹는 팥죽은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보충하는 뜻도 있으나 다가올 새해의 액운을 막아준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팥에 대한 우리 민족의 유별난 사랑이다. APEC 행사가 치러진 경주에서 황남빵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CNN 인터뷰 중 “경주에 오시면 십중팔구는 이 빵을 드신다”고 소개한 것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맛있다”고 말한 빵이 황남빵인 것이 알려지면서 APEC 행사 기간 내내 경주 황남빵은 대박을 터뜨렸다. APEC 효과가 거창한 곳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황남빵에서 효과가 시작한 것 아닐까. /우정구(논설위원)

2025-11-02

상조가 미풍양속이 되려면

최근 여당 국회의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자녀 결혼 초대장을 피감기관에게까지 보냈다고 한다.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SNS에 자초지종을 상세히 밝혔지만, 뒤이어 이미 받은 축의금을 보좌관에게 시켜서 반환하도록 지시하는 사진이 의회에서 찍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정치인들의 이런 행태가 처음인 것은 아니다. 2023년 4월에도 이상호 강원 태백시장과 김성 전남 장흥군수가 직무관련자 100~200여 명에게 자신의 은행 계좌번호가 적힌 직계가족 부고장·청첩장을 보낸 사실을 국민권익위원회가 ‘공무원 행동강령’ 이행 실태를 긴급 점검하여 밝힌 일이 있다. 이런 뉴스를 보노라니 오래전 일이 생각난다. 대학원 동기가 지방대학에 교수로 부임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지역 유지들의 경조사에 불려가는 일이라면서 초임 교수 월급이 빡빡한데 부담이 크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크고 작은 학회에서도 경조사 단체 안내문이 수시로 온다. 동창회나 동호회에서도 단체 문자로 오는 경조사 소식은 빠지지 않는다. 요즘 내가 신청해서 듣는 강의에서 수강생이 교수 자녀의 결혼 소식을 전하며 청첩장을 먼저 청해서 놀란 일이 있다. 유전자에 상조 문화가 얼마나 뿌리박혀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들이다. 그래도 사적인 모임에서 청첩장이나 부고장은 조금만 용기를 내면 무시할 수 있지만, 이권이나 권력이 개입된 인간관계에서는 그러기 어렵다. 본래 주고받는 상조 문화는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다만, 그 미풍양속이 생긴 배경에는 생활 공동체, 경제 공동체, 나아가 정서 공동체 역할까지 하는 농경 사회라는 조건이 있다. 농사는 혼자 지을 수 없으니 두레를 만들어 품앗이로 서로 돕고, 결혼이나 장례 같은 인륜지대사 역시 가족만으로는 치를 수 없으니 동네 사람들이 힘을 보탤 수밖에 없었다. 농경 사회 특성상 평생토록 일정 공간에서 같이 살면서 형편껏 내놓으니 까다로운 손익 계산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노마드라는 말처럼 현대인은 떠돌아다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소속이 자주 바뀌니 주고받기가 보장되지 않고, 그러니 청첩장이나 부고장은 청구서 받는 기분이 든다. 상대가 상급자이거나 권력자라면 나의 의무만 있을 뿐 상대에게서 되돌려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1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평소, 아유, 알리지 그랬어요? 하는 말은 다 빈말이라면서 괜히 알려서 나중에 빚 갚으러 다니지 말라시며 가족끼리만 장례를 치러달라고 신신당부하셨다. 부모님의 뜻이 그러하니 부모님 장례는 물론, 딸들 결혼식에도 내 지인으로는 10명에게만 알렸다. 사회 관계에서 부조할 때도 받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최근 문형배 전 대법관이 ‘호의에 대하여’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호의’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이라고 하면서 호의를 악용하는 사람에게는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호의가 많을수록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호의의 정신을 장착하지 못하더라도 공과 사의 경계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억지 춘향으로 하는 상조는 줄어들지 않을까?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2025-11-02

이제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엔비디아산 인공지능 보드 한 개가 약 3000W의 전기를 사용한다. 우리 가정에서 쓰는 소비전력과 비슷하다. 인공지능은 하루 24시간을 학습한다. 그만큼 전기를 많이 쓴다. 인공지능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 지 오래다.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만큼이나 전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지금의 4배인 40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을 다시 원자력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페르미 아메리카를 설립하며,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 및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지금의 100GW에서 145GW로 늘이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영국 정부는 약 71조 원의 비용이 드는 대형 원자로 2기의 추진을 결정했다. 스웨덴은 소형 발전기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여러 기를 세우는 계획을 수립했다. 태국 정부는 국가 에너지 계획(2024∼2037년)에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포함하고, 필리핀도 2030년대 초반에 원전 가동을 계획한다. 우리나라는 두산 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등에서 I-SMR 등 원자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AI 기반 예측 제어, 디지털 트윈 기술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SMR 수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 인공지능 시설 관련 전력 수요가 2024년 대비 2~3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치열한 인공지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소형모듈원전에 투자한다. 구글도 아마존도 오픈에이아이도 소형모듈원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 많은 기업이 원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너지원별 1kwh당 발전 원가는 원자력 54원, 액화천연가스 126원, 신재생에너지 264원이다. 또한 화석연료는 환경오염 문제, 태양광·풍력은 날씨에 크게 좌우되어 생산이 불안정하다. 원자력은 대용량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탄소 배출도 적다. 원전은 사고 시 위험하고, 핵폐기물 처리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원자력은 안정적인 전기공급과 단가에서 매력적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기를 소모한다. 전기가 없으면 인공지능도 인공지능이 가져다줄 풍요도 미래도 없다. 세계 각국과 기업은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원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원전은 건설에도 많은 시간이 든다. 재빠른 대처만이 인공지능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원전은 가장 위험한 에너지이나 지어진 원전은 계속 잘 쓰되 추가로 원전을 건설하는 데는 반대한다. 그가 내건 AI 세계 3대 강국 실현이라는 1호 공약은 원전 없이는 불가능하다. 말로만 하는 공약이 아니라면 사용할 정확한 전기량을 계산하고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이념을 떠나 현실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원전인지 친환경인지를. 원전 없이 나라의 미래를 설명할 수 있을까. 전기 없는 세상은 미래도 없다. /김규인 수필가

2025-11-02

여름(부분)

우리가 처음으로 행복했던 날들을 기억해 보세요. 우리가 얼마나 강했는지, 열정에 얼마나 취했는지, 좁은 침대에 하루 종일 또 밤새도록 누워서, 거기서 잠자고, 거기서 먹으며: 여름이었지요, (중략) 하지만 우린 한편으로는 길을 잃었지요, 그런 것 같지 않아요? 침대는 뗏목 같았어요; 우리가 우리 본성과 멀리 떨어져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는 먼 곳을 향해 표류하는 것 같았어요. (···.) 그러자 그 둥그런 것들이 닫혔어요. 서서히 밤이 서늘해졌지요. 버드나무 길게 늘어진 이파리들이 노랗게 변해 떨어졌어요. 우리 각자 안에서 깊은 고립이 시작되었는데, 이에 대해 또 후회 없음에 대해 우린 한 번도 말하지 않았지요. 우리는 다시 예술가가 되었어요, 여보. 우리는 여행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지요. ………… 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의 시. 여름은 열정의 삶을 상징하는 계절이나, 그 계절엔 도취에 빠져 길을 잃기도 한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운 침대는 뗏목처럼 표류하기도 한다는 것. 하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푸른 이파리들이 “노랗게 변해 떨어”지면, “깊은 고립이 시작”된다. 가을엔 이제 서로의 고립 속에서 “여행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고, “다시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2025-11-02

APEC 성공 개최 경주 ‘후끈’···신라 금관·황남빵·황리단길 ‘인기 폭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폐막한 다음 날인 2일 경주는 차와 사람으로 가득 찼다. APEC 행사로 인한 교통 통제가 풀리자 차량 행렬이 물결처럼 이어졌고, 형형색색의 관광버스 행렬은 아직 걷히지 않은 현수막이 덮인 거리를 점령했다. 이날 오전 8시 국립경주박물관은 개장이 2시간 남았는데도 500여 명의 인파가 북적였다.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이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날이어서다. 전시는 교동 금관, 황남대총 북분 금관, 금관총 금관, 서봉총 금관, 금령총 금관, 천마총 금관 등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오전 10시 입장이 시작되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유리 진열장 속 금빛 금관이 조명을 받아 찬란히 빛났다. 미국인 관광객 제임스 밀러(56)는 “금관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나와 꼬박 두 시간을 기다렸다”면서 “가까이서 마주한 순간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관람객이 예상보다 일찍 몰리면서 개장 전부터 대기 줄이 이어졌다”며 “안전사고가 없도록 전시 동선을 조정하고 인력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황남빵 본점은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황남빵을 선물하며 화제를 모은 영향이 컸다. 가게 입구에는 ‘2025 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사’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전광판에는 ‘현재 대기시간 1시간 30분’이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김도현씨(41)는 “여기가 시진핑 주석이 맛있다고 했던 그 빵집이라더라”며 “기념으로 한 번 사보려고 줄을 섰는데 생각보다 오래 기다려야 해서 놀랐다”고 했다. 매장 안에서는 직원들이 팥앙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빵을 빚느라 분주했다. 황남빵 직원은 “시 주석께 선물했다는 뉴스가 나간 뒤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APEC 홍보 효과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오늘 판매분은 오전 중에 다 팔릴 것 같다”고 웃었다. 보문단지·대릉원·첨성대·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에는 가족과 연인 단위의 방문객이 발길을 이었다. 거리 곳곳 식당가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한복이나 신라인 복장을 차려입은 사람들은 단풍길을 거닐며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십원빵과 쫀드기, 옥수수 같은 길거리 간식을 손에 든 사람들은 웃음꽃을 터뜨리며 늦가을의 경주를 만끽했다. 세계 정상들이 드나들던 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회의장은 철거 작업으로 분주했다. 곳곳에서 인부들이 구조물을 해체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이 현장을 찾아 APEC 준비 지원단 직원들을 격려했다. 두 사람은 3층 회의장과 라운지, 통역실, 기념 촬영 구역 등을 차례로 돌며 마지막 정리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장은 화이트와 베이지 톤으로 단정히 꾸며져 막바지 정리의 여운 속에서도 품위를 지키고 있었다. 천장에는 전통 문양이 새겨진 조명이 은은히 빛을 흘렸고 중앙의 원형 테이블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현장 모니터는 철거돼 케이블만 바닥에 흩어져 있었으며, 마지막 기념 촬영이 진행됐던 무대 위에는 각국 대표들이 서 있었던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묵었던 힐튼호텔과 코오롱호텔에도 호기심과 궁금증을 품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힐튼호텔 관계자는 “APEC 덕분에 보문단지 관광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행사 이후 예약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HICO에서 만난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경북과 경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며 “행사를 계기로 지역 관광과 산업이 함께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행사는 끝났지만, 경주의 새로운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APEC을 계기로 얻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관광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02

문경약돌한우축제 3일간 13만 명 몰려 ‘대성황’

문경의 대표 먹거리 축제인 ‘문경약돌한우축제’가 ‘함께 가자 YES 문경, 함께 먹자 약돌한우’를 주제로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3일간 문경새재도립공원 일원에서 13만 명이 찾는 대성황 속에 마무리됐다. 올해 축제는 개막 첫날부터 흥겨운 공연으로 열기를 끌어올렸다. 31일 열린 개막식 무대에는 가수 박지현, 정서주, 영기, 윤윤서 등이 출연해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11월 1일에는 ‘토요음악회 IN 문경 3회’와 지역단체의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져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대형 한우 구이터였다. 한꺼번에 900여 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이곳은 문경약돌한우를 부위별로 구매해 직접 구워 먹는 방식으로 운영돼 연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서는 ‘약돌한우 특별 할인판매’ 행사도 진행돼, 평소보다 20~33%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 약돌한우 150마리가 완판돼 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한우오락실’에서는 타이머 맞추기, 골든볼 차기, 해머 오락실 등 게임형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가족 단위 참여가 가능한 레크리에이션과 현장 시식행사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팔씨름 국가대표 주민경을 이겨라 1vs100’ 이벤트와 같은 이색 프로그램은 젊은층의 관심을 끌며, 맛과 놀이가 결합된 축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교통 접근성 향상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 KTX 판교~문경선 개통으로 수도권 접근이 한층 편리해졌고, 시내버스 무료화 정책으로 교통비 부담이 줄면서 관광객 유입 효과가 극대화됐다. 문경시는 KTX 이용객에게 축제 경품 응모권과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새재의 아침’ 할인권 등을 증정해 방문객 만족도를 높였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약돌한우의 우수한 품질과 명성을 전국에 알릴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이번 축제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만큼, 내년에는 더욱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문경약돌한우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한우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문경약돌한우는 문경 가은읍에서 생산되는 거정석(페그마사이트)을 사료에 첨가해 사육한 한우이다. 거정석에는 홀(Ho)·게르마늄(Ge)·셀레늄(Se) 등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이 풍부해 ‘약돌’이라 불린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11-02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개관 20주년 기념 축제 성료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대구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진홍)에서는 복지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식을 포함한 제21회 달서구 시니어 힘 모으기 축제가 열렸다. 매년 3일간 진행되어 오던 축제였지만, 올해는 특별히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한 세대 통합 영어 캠프를 포함하여 나흘 동안 진행되었다. 식전공연은 복지관의 신생동아리인 골든보이스의 멋진 팝송 공연이 있었다. 행사 1일 차인 29일에는 복지관 1층 대강당에서 회원과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복지관 개관 20주년 기념식을 갖고 유공자 표창을 했다. 구청장상 수상자 8명(박진석, 이창자, 내일교회, 대구교통공사 참사랑봉사단 김진환, 서정자, 신성근, 강혜은) 구의장상 3명(유영화, 윤명이, 하경호). 국회의원 유영하 의원상(예종득), 윤재옥 의원상(장긍표), 권영진 의원상(노재천) 수여식이 있었고 가정복지회 대표이사의 감사패는 달서경찰서, 달서소방서가 각각 받았다. 김진홍 관장은 “지난 20년간 복지관은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노인의 복지관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지역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더 따뜻하고 활기찬 노년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제17회 달서 시니어 가요제를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한 20명의 노래 경연이 있었다. 행사 2일차인 30일에는 1층 강당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시니어 예능 경연 대회에 10개 팀이 참석 지금까지 갈고닦은 재능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고, 오후에는 300여 명이 참석 제2회 댄스 파스타 “내가 춤신춤왕 이다” 경연이 있었다. 복지관 앞마당에서는 2,000여 명이 참석 행복 나눔 장터 물품, 먹거리 나눔, 버스킹 공연, 이동 노래방 다채로운 행사도 함께 진행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 3일차에는 1층 강당에서 60여 명이 참석 제2회 시니어 골든벨(주제는 달서구, 스마트, 시니어, AI)을 벌였고, 복지관 앞마당에서는 행복나눔 장터 물품, 먹거리나눔, 버스킹 공연, 이동노래방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행사 마지막 날인 1일에는 온 세대가 함께하는 세대 통합 영어 캠프(Go Go English Festa)가 열려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세대 통합 캠프 진행은 부스별로 진행되었다. 축제 기간 동안 복지관 내에 전시되었던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한 서예, 사행시, 수기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은 못 본 회원들을 위하여 11월 7일까지 연장 전시가 된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11-02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2025년 지역 경제 현안 연구 공모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역의 경제 현안 분석과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한 외부연구용역 공모를 진행한다. 이번 공모는 지역 산업 구조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연구 주제는 △대구·경북 지역의 전통 산업 쇠퇴, 인구 유출, 신성장 동력 확보 △구미 지역의 전자·ICT 산업 성장 둔화 대응 등으로 구분된다. 연구 기간은 계약 체결 후 6개월 이내이며, 과제당 원고료는 2000만 원 이내다. 대구·경북 과제는 대학 교수, 연구기관 전문가 등 2~3인 팀이 응모할 수 있으며, 한국은행 직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구미 과제는 연구자 단독 수행으로 진행된다. 연구 결과물은 세미나 발표와 보고서 제출이 필수이며, 저작권은 한국은행과 연구자가 공동 보유한다. 대구·경북 분야에서는 AI,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봇,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 전략과 지역 협력 방안,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영향 분석 등이 제시됐다. 구미 지역은 반도체·방위산업 육성 전략과 산업경쟁력 분석, 투자 유치 방안이 주요 주제다. 응모 자격은 대학 교수 및 연구기관 전문가로, 연구계획서, 이력서, 개인정보 동의서를 오는 18일까지 이메일(daegu@bok.or.kr)로 제출해야 한다. 선정 결과는 12월 중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 연구 과제는 목적 부합도, 방법론의 타당성,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최종 결과물은 보도자료, 학술지 게재, 유관기관 공유 등에 활용될 방침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053-429-0253)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02

iM금융그룹, 5년간 45조 원 생산적금융 공급

iM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총 45조 원을 투입해 생산적금융과 지역금융을 확대 지원한다. 이는 그룹 총자산(2025년 2분기 기준)의 4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중소·혁신기업 및 지역 전략산업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 자생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iM금융그룹은 정부의 생산적금융 대전환 정책에 발맞춰 생산적금융 38.5조 원과 포용금융 6.5조 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생산적금융에는 대경권, 동남권, 중부권 등 지역금융 지원 금액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지역 특화 금융공급자로 도약하고,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조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하는 미래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등 5대 신산업과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에너지, 바이오,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혁신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 플랫폼인 ‘피움랩’을 고도화해 창업부터 투자·대출까지 연계된 통합 금융솔루션을 확대 제공한다. 공급계획의 효율적 이행을 위해 iM금융그룹은 ‘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신설했다. 협의회는 생산적금융 사업 추진과 성과관리를 통합하며,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산업 대전환과 지역균형 발전의 금융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황병우 회장은 “45조 원 공급계획은 산업 전환과 지역 균형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의 실현”이라며 “기존 지역금융 기반에 생산적 금융을 결합해 지역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iM금융그룹은 그룹 출범 이후 대구·경북 지역산업 기반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 및 지역 우수기업 투자 등을 지속해 왔으며, 이번 계획을 통해 지역금융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