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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오르면 끝⋯서비스 물가의 ‘역주행’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4-29 15:47 게재일 2026-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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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 씨(44·대구 수성구)는 최근 동네 세탁소에 겨울옷 드라이클리닝을 맡겼다가 뜻밖의 청구서를 받았다. 패딩과 코트 등 4벌 세탁비로 9만 원이 넘는 금액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 씨는 “사장님이 기름값과 용제값이 올라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해하시는데 더 할 말이 없더라”며 “의식주 중 하나인 세탁비까지 이렇게 뛰니 가계부 정리가 무서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2%대에 진입하며 지표상으로는 안정 가도에 들어선 모양새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서비스 물가는 전국적으로 거꾸로 치솟고 있다.

29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1%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치다.

조사 대상인 116개 개인서비스 품목 중 무려 105개(90.5%)가 전년보다 올랐다. 10개 중 9개꼴로 가격표가 바뀐 셈이다.

김밥(4.2%), 자장면(4.8%) 등 39개 외식 품목은 단 하나도 빠짐없이 올랐다. 인건비와 부품값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가전제품 수리비(14.3%)와 컴퓨터 수리비(10.4%)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현장의 상인들은 인상이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구 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유모 씨(32)는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파마약이나 염색제 등 필수 재료비가 한 달 새 10% 이상 뛰었다”며 “여기에 상가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아 단골손님들의 눈치가 보이지만 지난달부터 커트비를 2만 8000원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교육 현장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대구 달서구의 학원장 최모 씨(45)는 “강사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이 매달 불어나는데 코로나19 이후 수년간 학원비를 묶어두다 보니 한계에 봉착했다”며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알기에 지난 3월까지 버티고 버티다 결국 수강료를 10%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탁료(7.1%), 이발료(3%), 산후조리원비(5.2%)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일제히 오르며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갉아먹고 있다.

문제는 서비스 물가의 특성인 ‘하방 경직성’이다. 한번 오르면 원재료값이 내려가도 요금은 요지부동인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서비스 요금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져 내수 위축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특정 품목의 가격을 억누르거나 추경을 통해 수요를 자극하는 방식은 물가를 다시 자극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라며 “유통 수급 구조의 효율화와 플랫폼 수수료 체계 정비 등 공급 측면의 근본적인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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