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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자연·문화 어우러진 다양한 콘텐츠가 만든 `낭만 여행지`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 中)가을밤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서정적인 노래 가사에 나오는 전라남도의 도시 `여수`는 많은 이들의 낭만을 자극하는 꿈같은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여수는 국내해양관광에도 새로운 획을 그었고 체험형 관광상품, 교통·숙박시설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난 한 해 관광객 1천30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 30만의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국내 최고의 해양관광도시로 자리 잡은 여수. 이 도시가 오늘날의 명품관광지로의 영광을 이룩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살펴본다.2012년 세계박람회 성공 개최로4년째 연 1천만명 방문 `쾌거`예술인거리·버스커 특화마을마리나항·해양레저스포츠타운 등체류형 관광도시 조성 대성공□ 지난해 1천300만 관광객 달성`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이란 주제로 지난 2012년 여수에서 열렸던 세계박람회는 여수시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했다. 개최 당시 800만이상의 방문객이 여수를 찾았고, 박람회 유치로 인한 경제적 기대효과는 전국적으로 약 12조 2천억원의 생산, 약 5조 7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해양관련 기구·기관 유치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며 청소년해양교육원 및 복합해양센터 건립 등 박람회장을 해양 문화·학술·스포츠 메카로 육성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이에 박람회 종료 후 4년째 평균 1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됐으며 지난해는 1천300만명이 여수를 방문하는 쾌거를 이뤘다.□ 문화기반시설 구축 등 다각도의 노력흔히 `여수`하면 아름다운 바다, 야경, 섬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수시는 이러한 자연환경에만 의존하면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이 실현되지 않는다고 판단,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우선 문화기반시설 구축을 위해 중앙동·종화동에 예술인거리를 조성하고 버스커 특화마을과 도립미술관 등을 유치했다. 이와 함께 체류형 관광을 늘리고자 생태관광을 개발해 여자만 연안생태 휴양마을 및 갯노을길, 소호해변공원, 백야도 별자리 테마공원, 개도 생태탐방로 등 체험과 휴양의 기능을 하는 다양한 관광지를 조성했다. 또 해양도시에는 풍경 감상 외에 즐길 거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해안 포장마차촌, 국내 최초 해상 케이블카·해상 시티투어 운영, 여수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거북선유람선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해 주목을 받았다.실제로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여수에는 전체 관광숙박업소가 838곳 9천764실에 이르며,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0곳 1천319실에 이르는 숙박업소 신축 바람이 불고 있다. 여수시는 관광객 증가로 인한 숙박업소 호황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국제 해양레저·스포츠 산업에도 초점여수시는 체류형 관광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해양레저스포츠 참여인구 증가에 발맞춘 관련 분야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호·웅천 등 대규모 마리나항 조성과, 해양레저스포츠 타운(웅천) 및 돌산해양낚시공원 조성 등이 있다. 또한 해양레저스포츠 거점도시 이미지를 굳히고자 전국해양스포츠제전 개최, 전국단위 요트대회 및 비치발리볼대회 유치 등 전국단위 해양레저대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중이다.이와 더불어 시에서는 딩기요트, 윈드서핑, 카약 등 해양레포츠 체험 프로그램 운영시간을 확대해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광객이 웅천친수공원·박람회장·만성리해수욕장·소호요트경기장을 찾으면 각종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을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 이에 여름 휴가철에는 대학생과 중·고등학교 단체 체험 인파가 줄을 잇고 있으며 주말에는 하루 1천명이 넘게 이용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수학여행단·외국인 등 단체관광 유치도여수시는 해외 관광객과 수학여행단 등 단체 관광객 유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중이다. `K-Travel Bus`는 서울 등 수도권을 주로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의 우수한 관광 및 체험 콘텐츠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버스는 서울을 출발해 여수의 유명 관광지를 등을 돌아본 후 여수에서 하루를 묵는 1박 2일 여정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인 맞춤 관광상품,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를 찾는 관광객이 여수에서 하룻밤을 머무를 수 있도록 셔틀버스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아울러 대규모의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세계 최대의 크루즈산업박람회에 참가해 여수가 가진 천혜의 자연경관과 15만t급 크루즈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여수항 크루즈부두를 홍보했다. 이는 크루즈선박들이 대개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는 2년 전에, 아시아지역은 1년 전에 기항지를 확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 수학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한 관광시책과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학생들이 생생한 현장학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적의 코스를 준비해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 리조트 등 4천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최고급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어 전국 초·중·고 학교를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해양스포츠=여수` 브랜드 만들기 주력… `아름다운 여수밤바다` 문화콘텐츠도 잘 활용” 김재일 여수시 관광과장-지난해 여수 관광객이 1천300만명을 돌파했는데 비결은.△여수시가 지난해 관광객 1천358만 명을 기록했다. 이런 기록은 서울시와 제주도, 경기도 용인시를 제외하면 중소도시에서는 전례가 없는 놀라운 기록이다.여수 관광의 비결은 천혜의 관광자원과 여수만의 관광 상품 그리고 시민들의 열정이라 생각한다.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 해양레일바이크, 여수밤바다와 낭만 버스킹 공연, 시티 투어버스와 야간 유람선 등 여수만이 가진 관광 상품도 최근 많이 생겼다.-올해 여수 관광객의 유치 상황은 어떤가.△9월 말 기준 여수를 찾은 관광객 수가 1천20만명을 넘었다. 올해도 1천300만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감소 추세이지만, 단체관광보다 가족단위 관광과 섬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관광 패턴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주말 숙박업소의 투숙률은 큰 변화가 없다. 가족단위 체험관광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은 관광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여수시에서는 어떤 관광산업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나.△여수의 미래비전은 해양관광에 있다. 하지만 레저스포츠가 결합해야 지속적인 해양관광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해양레저스포츠를 여수관광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시키고 있는데, 우선 웅천에 150선석 요트마리나를 올해 개장한 데 이어 300선석 규모의 정부 거점형 마리나를 건설해서 국내 최대 마리나항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매년 4월부터 9월 말까지 4개 장소에서 스쿠버와 딩기요트, 원드서핑과 카약 등 9개 종목의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다양한 해양스포츠 대회도 개최해 `해양스포츠는 여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여수의 인기 관광 프로그램은.△여수에는 `아름다운 여수밤바다`라는 문화콘텐츠가 있다. 종포 해양공원 앞에 펼쳐진 돌산 섬과 야경, 그 앞을 오가는 야간 해상유람선, 해상케이블카는 여수만이 가진 인기 상품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낭만버스커` 거리 공연이 인기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17만여명이 관람했다. 낭만버스커 거리공연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상품으로 해외 홍보도 시작했다. 내년에는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로 확대해 여수를 세계적인 버스킹의 메카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2층 야간 시티투어버스와 해양레일바이크, 올해 개장한 `낭만포장마차`도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인기 상품이다.-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여수는 청정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하다. 특히, 게장백반과 서대회무침, 장어탕과 구이, 해산물 삼합과 싱싱한 회는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관광객이 밤바다를 보면서 낭만을 즐기고 술 한 잔을 할 수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여수밤바다 중심 해안가에 `낭만포차`를 마련했다. 수산시장에는 `바이킹 야시장`도 개장했는데 지난 여름휴가철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2016-10-24

해병대의 역사와 함께한 옛 포항역

해병대가 포항에 자리잡은 1950년 이후 해병대를 거쳐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스쳐갔을 법한 장소.장병들 입영·휴가 등 추억의 관문베트남 참전 애환 서린 공간으로도KTX개통에 따라 이전된 역사도로개통으로 철거 `진한 아쉬움`“기념비로나마 후세에 기억 남기길”해병인과 포항시민의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남겨진 그곳.KTX개통으로 흥해읍 이인리 현 부지로 역사(驛舍)가 이전되면서 2015년 4월 1일을 마지막으로 역할을 다하고 폐역된 `옛 포항역`을 일컫는 수식어다.지금은 사통팔달(四通八達)에 가까운 뛰어난 교통인프라를 자랑하는 포항이지만, 불과 12년전까지만해도 고속도로 하나 없는 낙후된 상황으로 인해 철도교통은 포항의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 역할을 했다.해병대 장병들도 입영을 하거나 휴가를 얻어 고향으로 향할 때면 옛 포항역을 관문으로 삼았다.1960~70년대 해병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퇴역군인들은 옛 포항역과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 한가지 더 있다.옛 포항역은 대한민국이 건국 이래 최초로 국군을 해외에 파병한 베트남 전쟁 당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해병 청룡부대의 출발지였다.1965년 6월 1일 응우옌까오끼 월남 수상의 전투 전력 파견의 요청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는 7월 20일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1개 사단과 지원 부대를 베트남으로 파병키로 결정했다.당초 1개 연대로 파병할 예정이었으나 해병대 사령부의 계획 변경으로 해병대 제1상륙사단의 제2해병연대를 기반으로 같은 제1상륙사단 11해병연대에서 일부 부대를 차출해 여단으로 증편했다.이들은 포항에 위치한 해병대 훈련소에서 6월 4일부터 약 3개월간의 파병에 앞서 현지 적응을 위한 훈련을 마친 후 포항역에 집결해 임시특별열차를 타고 병력수송선이 기다리고 있는 부산항 3부두에 도달해 가장 먼저 파병됐다.이렇게 선봉대가 출발한 이후 해병 청룡부대는 월남에서 철군한 1972년 2월까지 약 6년 4개월간 수만명이 월남전에 투입돼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2차례 월남파병을 다녀온 한 퇴역군인은 “당시 파병군인에 대한 대우가 좋아 베트남에 2~3차례 다녀온 사람도 꽤 많았다”며 “한 장교는 중위 계급장을 달고 파월돼 약 6년간 근무한 뒤 한국에 돌아와 소령으로 쾌속 진급하기도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당시 월남파병에 앞서 출병식이 열리는 날이면 옛 포항역 앞 광장은 어린 나이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먼 이국땅으로 향하는 장병들의 눈물로 가득찼다.월남참전용사 김모(77)씨는 “군용트럭을 타고 포항역 앞 광장에 다다랐을 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가족의 모습을 보기 위해 찾은 수천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도 없었다”며 “혹시라도 가족이 와있지 않을까 두리번거리다보니 우연히 먼발치에 있는 여동생과 눈이 마주쳤는데 저절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교복을 입은 여학생들도 출병식이 열리는 날이면 포항역 앞 광장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장병들의 임무완수와 무사귀환을 기원했다.또 다른 참전용사 최모(74)씨는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장병들을 응원하기 위해 역 앞에 나와준 여학생들 덕분에 많은 힘이 됐다”며 “장병들 중에서는 베트남 현지에서 여학생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싹틔워 결혼에 골인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이렇듯 수많은 추억이 남아있는 옛 포항역이 도로개통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한 해병인들은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한 해병대 출신 퇴역군인은 “해병대와 포항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포항역이 철거됐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아쉬운 마음이 매우 컸다”며 “이미 철거된 역사(驛舍)는 어쩔 수 없지만 역이 있던 자리에 기념비를 마련해 옛 포항역에서 열린 가장 큰 행사인 월남파병 출병식을 후세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10-24

인도인의 도저한 낙관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기차에 오른 대부분 승객들이 짐이 엄청나게 많다. 평균 4~5개씩은 돼 보였다. 아, 그렇구나. 한국에서야 기차로 여행할 수 있는 가장 긴 구간이 서울-부산이고, KTX를 탄다면 이동에 3시간이 채 안 걸린다. 하지만, 인도는 2~3일을 기차 안에 머물 수도 있으니 `살림을 통째 옮겨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 같았다. “아, 인도는 크구나. 크고도 넓구나.” 새삼스런 깨달음이 허탈한 웃음을 불렀다.뭄바이를 출발한 기차는 해가 저물 때까진 별문제 없이 달렸다. 브라만 아줌마와 함께 기차 안을 오가는 차이 장수를 불러 차(茶)도 마시고, 먼지와 쓰레기를 치우며 기자의 발밑을 수시로 걸레질하는 아이에게 “고맙다”며 작지만 팁도 줬다. 그 소문이 어디서 어떻게 퍼졌는지 자리로 찾아오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지 않았고, 대략 4~5명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돈을 줬던 것 같다. 누웠다가, 앉았다가,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다가, 승강장 난간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다가를 반복하며 10시간쯤 달렸을까? 멈춰선 기차가 1시간이 넘도록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이거 큰일이네. 티빔역(驛)에서 호텔로 나를 데려다줄 사람이 이제나 저제나 목을 빼며 기다리고 있을 텐데”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켜둔 조명이라곤 깜빡거리는 낡은 형광등 서너 개가 전부인 조그만 간이역에서 멈춘 기차의 연착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에 가까워지니 심사가 조급해졌다. 그런데 이것 봐라. 안절부절 못하며 밖을 내다보며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사람은 기자 하나뿐이다. 승객 대부분이 멈춰버린 기차에는 관심이 없는 듯 콧노래나 부르고 있었다.이 `괴이한 낙관`을 한참동안 지켜보자니 놀랍게도 기자의 마음까지 느긋해졌다. 기차 난간을 내려가 웃는 얼굴로 모여 웅성대는 사람들 틈에 끼어 기차가 멈춰선 이유를 귀동냥했다. 10여 명의 인도인이 기자를 둘러싸고 그 연유를 설명해줬다. 기차의 엔진이 고장 났고, 그걸 고치다가 여기에선 수리가 불가능하단 걸 알고는 고장난 엔진을 실은 기차 한 량을 새로운 엔진이 있는 도시로 보냈다는 것. 이곳에서 그 도시까지는 편도 2시간 거리. 기차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합하면 4시간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2시간은 더 기다려야 기차가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발을 동동 굴러봐야 소용이 없을 터였다. 에라, 모르겠다. 낮게 코를 골며 잠든 브라만 아주머니처럼 기자도 기차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새벽은 어두운 밤을 인내하며 기도한 사람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내처 엎드려 잔 사람에게도 공평하게 왔다. 갑자기 이성부(1942~2012)의 시 `봄`이 떠올랐다. 시인은 봄을 기다렸고, 기자는 `새로운 엔진`을 기다렸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그렇게 뒤척이다 얼핏 잠이 들었는가싶었는데 눈을 떠보니 수리를 끝낸 철마(鐵馬)가 언제 멈춰있었냐는 듯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승무원에게 “여기가 어디냐? 티빔역은 아직 멀었느냐”고 물었다. 바로 다음이 목적지인 티빔이란다.늦어진 열차 도착시간 때문에 마중 나온 사람이 가고 없을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었다. 100여 명의 노숙자가 몸을 포개가며 누워 있는 새벽의 티빔역 대합실. 기자의 영문 이름을 쓴 피켓을 든 청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늦었는데 왜 안 가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당신을 기다려 목적지로 데려가는 게 내 책무”라고 답한다. 인도 사람들이 책임감 없고, 약속을 안 지킨다는 이야기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이 사람만을 놓고 보자면 말이다. 청년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해변 근처 호텔로 갔다. 곤히 자던 종업원이 눈을 부비며 여권을 받아들고 숙박부를 가져온다. 호텔은 썩 괜찮았다. 침대 시트와 커튼이 깨끗했고, 욕조까지 있었다. 미지근한 물을 받아 몸을 담그곤 인도산 `킹피셔 맥주`를 한 병 급하게 들이켰다. 라벨에 새겨진 물총새가 귀여웠다.인도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틀간 수천km의 거리를 비행기로 날아오고, 기차로 달려왔다. 그 고단함은 `지상에서 석양이 가장 아름답다`는 아라비아해가 보상해 줄 것이다.샤워를 하고, 어슬렁어슬렁 해변 산책을 나선 게 오전 10시쯤이었다. 해변은 노천카페로 몰려든 인도인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했다. 태국의 푸켓이나, 필리핀의 보라카이와 별 다를 바 없는 풍경이었다. 이제 겨우 날이 밝았건만 벌써부터 해질녘이 기다려졌다. 독특한 인도 음식들저마다의 특성을 지닌 음식을 맛본다는 건 한 나라의 문화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인도 역시 음식을 통해 기후와 관습, 종교적 특성과 금기까지를 짐작할 수 있다. 힌두교도들은 쇠고기를 먹지 않고, 무슬림은 일생 돼지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다.종교적 금기이기 때문이다. 덥고 습한 날씨는 다양한 향신료를 즐기는 인도의 음식문화를 만들어냈다. 많게는 하루에 10잔 이상 차(茶)를 마시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게 인도다.■ 카레 (Curry)사전적 의미로는 `강황과 생강, 후추와 마늘 등의 향신료를 섞어 만든 매콤한 음식물`을 뜻한다.인도 사람들은 `커리`라고 발음한다. 카레의 재료가 되는 향신료는 앞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수천 종에 이른다.인도인들은 갖가지 채소와 각종 고기류, 여기에 수십 종의 향신료를 섞어 카레를 만든다.이렇게 요리된 것을 밥이나 빵에 곁들여 먹는 게 인도인들의 주식이다. 한국에서는 다소 걸쭉하게 만들지만, 인도의 카레는 묽고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 인도를 처음 방문한 여행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향기 탓에 질색하는 경우도 있다. ■ 차파티 (Chapati)품질 좋은 인도의 밀을 빻아 가루로 만들어 둥글게 반죽해 화덕에 구운 빵이다.인도 북부사람들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차파티를 먹는다. 여행자들 역시 이 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재래시장 허름한 점포에서 차파티를 굽는 상인들은 거의 `서커스`에 가까운 기술로 반죽을 하고, 뜨거운 화덕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빵반죽을 척척 붙여낸다.관광객들에겐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효모나 팽창제를 사용하지 않고 밀가루와 물, 소금만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차이 (Chai)인도만이 아니라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남부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음료다. 뜨겁게 끓인 홍차에 소나 양의 젖을 섞은 것으로, 지역에 따라선 생강과 계피 등 각종 향신료를 첨가해 만들기도 한다. 인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최소 하루에 수십 번은 차이를 마시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자신의 카스트에 자부심을 가진 브라만(Brahman)에서부터 세탁업이나 청소업에 종사하는 가장 낮은 카스트 계급의 사람들까지 차이를 즐기는 것은 똑같다. 가격도 마시는 곳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호사스런 호텔에서는 1만원을 받기도 하지만, 조그만 토기에 담아 거리에서 판매하는 차이는 한 잔에 100~200원이면 맛볼 수 있다.사진제공/송선호/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10-21

사람이 있는 곳에 만들어진 숲, 녹색혁명을 일으키다

공장 굴뚝과 회색연기, 각종 자재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 많은 사람들이 구미를 생각하며 떠올렸던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구미에서 반나절만 머무르면 전혀 다른 구미를 느낄 수 있다. 회색의 이미지보다 녹색의 이미지가 더욱 각인될 것이다. 구미는 지난 10년간 추진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도심 곳곳에 숲과 공원이 조성돼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고 있다. 특히, 남유진 구미시장은 시민들이 걸어서 5분안에 녹색쉼터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념으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구미에서는 사람이 숲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곳에 숲이 만들어졌다. 시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들로 인해 현재 구미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가장 성공적인 녹색혁명이 일어났다. 구미시가 10년간 장기 추진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면서 `녹색도시 최우수상`을 비롯한 각종 환경 관련 상을 수상하고, 전국 40여개의 시·군·구에서 80여차례에 걸쳐 벤치마킹을 해가기도 했다.1인당 평균 도시숲 면적 10㎡WHO 권고 기준 9㎡보다 넓어녹색도시 최우상 등 수상경력 `화려`40여개 시·군·구서 벤치마킹 하기도공기질 정화 등 순기능 재조명 받아□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환경상 휩쓸다구미시는 2006년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한 뒤 도시가 녹색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전국의 각종 환경 관련 상을 휩쓸기 시작한다. 그 중 첫번째 상은 2007년 11월 20일 TBC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동주최한 제9회 대구·경북환경 문화상 `대상`이었다. 구미시는 시청 담장을 허물고 공원을 만든 `시청공원화` 사업으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한지 1년 2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다음해인 2008년도에는 산림청에서 실시한 전국 녹색건전성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3년간 쉼없이 공원과 생활주변의 녹지쉼터공간을 조성하고, 생활주변에는 아름다운 꽃을 식재하는 꽃밭 속의 구미가꾸기사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이때부터 회색의 도시 이미지가 녹색의 물결이 넘치는 도시 이미지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2010년 국토해양부, (사)한국조경사회가 주관한 제1회 녹색공간대상에서는 개발과 조화의 시대적 현황에 맞춰 환경·생태·문화적으로 우수한 조경설계와 시공사례를 발굴해 녹색산업을 발전시킨 인동 도시숲 조성으로 `특별상`을 수상한다.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의 대표작인 인동 도시숲은 교통위험이 있는 대로변(8차선 도로)의 인도를 녹지대 중간으로 옮기고, 대왕참나무 터널숲을 조성하는 문제해결기법으로 특별상으로 수상했다. 또 2012년에는 제6회 대한민국 조경대상(문화관광부분) 특별상(한국조경학회장상)과 산림청 주관 `지자체 녹색도시 우수 공모` 장려상을 받는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일천만그루나무심기 대표작인 3대 도시숲인 인동도시숲 대왕참나무 숲길, 송정 철로변 느티나무와 왕벚나무숲길, 해평 송곡리 느티나무 숲길이 산림청의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 62선`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특히, 2013년도와 2014년도에는 산림청이 주관한 `전국 도시녹화운동 사례공모`와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평가`에서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구미가 녹색도시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혔음을 입증했다.`전국 도시녹화운동 사례공모`에서 구미는 나무사랑 분위기 조성 및 도시숲 저변확대에 기여한 점과 한국전력공사와 저수고 가로수 바꿔심기 협약체결, 학교·기업·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로 그린오너제 운영, 나무사랑시민연합회의 나무 및 꽃묘 나누어주기, 1인 10그루 나무심기 서명운동 등의 다양한 홍보활동을 추진해 타 지자체에 비해 지역단체의 활동지원이 높은 점이 우수하게 평가받았다.또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평가`에서는 인동 대왕참나무 가로수 숲길과 광평동 철로변 도시숲을 지역 여건에 맞게 조성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휴식공간 및 문화체험 공간으로 적극 활용토록 한 것이 현지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각 분야별(지표 13개)로 심사 자료를 치밀하게 준비한 점도 높게 평가 받았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도시품격 높이다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머서 휴머리서치에 의뢰한 삶의 질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비엔나, 스위스 취리히, 뉴질랜드 오클랜드, 독일 뮌헨, 캐나다 밴쿠버 등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나타났다.전 세계 230개 도시를 대상으로 경제, 건강, 교육, 주거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한다. 이들 살기 좋은 도시들은 여러 공통점이 있겠지만, 그 중 우리는 특별한 공통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600만㎡의 도시숲 `프라터`로 유명한 비엔나, 전체 도시면적의 4분의1을 도시숲이 차지하는 취리히, 도시 속 정원 면적이 373만㎡에 달하는 뮌헨. 이들 도시에는 잘 조성된 도시숲과 정원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숲과 정원은 삶의 질 향상에 꼭 필요한 기본요소다. 이런 점에서 구미시는 국내에서 가장 도시숲이 잘 가꾸어진 도시이다. 특히, 우리나라 국내 1인당 도시숲 면적이 평균 8.32㎡데 반해 구미시는 10㎡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9㎡보다도 많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구미시가 국내 최고의 도시숲 면적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진행하면서 생활권 주변의 자투리 공간을 녹색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시는 그동안 버려져있다시피 했던 시설녹지 공간과 자투리 공간 등에 나무와 꽃을 심고, 간이체육시설과 산책로를 조성해 녹색 쉼터로 조성했다.이러한 노력으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푸른녹지로 조성된 시설녹지 면적은 42곳 27만254㎡나 된다. 여기에 구미의 대표관문인 구미IC의 녹지에 소나무, 배롱나무, 메타세콰이어 등을 심어 일년 내내 싱그럽고 상큼한 분위기를 만들고, 한국 최고의 전자도시답게 LED 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야간경관까지 갖췄다.산업도시에서 국내 최고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을 보유하게 된 구미시는 이제 명실상부한 녹색도시가 되었다. 도시숲의 혜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미세먼지 흡수와 이에 따른 대기정화 기능은 여타의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최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1㏊(축구장 1개 크기 정도)의 숲은 미세먼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PM-10을 46㎏ 가량 흡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이 잎으로 흡수되면서 대기질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미세먼지 등 공기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도시숲의 가치가 다시 재조명을 받으면서 구미시가 10년간 추진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 국내 도시숲 조성의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특히, 깨끗한 자연환경이 도시 지속성장의 기본조건으로 인식되어진 만큼 녹색도시 구미는 첨단산업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명품도시로 명성을 높이기 됐다.남유진 구미시장은 “우리가 심는 나무 한 그루, 가꾸는 숲 한 평이 다음 세대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망이 될 것”이라며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펼쳐 명품도시 구미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6-10-20

대구시, 물산업 선도도시 힘찬 걸음…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 지속적 인구 증가, 인구 집중화에 따른 메가시티 형성으로 물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물산업은 21세기 블루골드(Blue Gold)로 불릴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지난 2015년 4월 제7차 세계물포럼을 성공리에 개최하고 국내 물산업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한 대구시는 세계적인 물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클러스터 내 기업의 RD, 검·인증, 기술이전 등 기업지원 시스템을 원스톱으로 구축하기 위해 물 관련 공공기관을 유지·집적화해 기업의 신기술 개발을 원활하게 지원하고 중국·동남아·아프리카 등 신흥국과 유럽·미국 등 선진국을 타깃으로 물 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대구시는 포스트 물포럼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단계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을 열어 세계물위원회와 세계물포럼 개최국의 대표 정부기관 및 주관기관 모임인 월드 워터 파트너십을 마련해 싱가포르 국제물주간, 스톡홀름 국제물주간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물주간 행사로 발전시켜 국제사회 물 이슈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내 물산업의 해외 진출 확대 등 국내외 물산업 플랫폼을 구축·운용하게 된다.22일 제1회 대한민국 국제물주간비즈니스·학술·파트너십 등물관련 전분야 망라 워터 이벤트세계적 물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적극지원물 기술개발·해외진출 지원시스템 절실물기업 육성정책 수립해 조기활성 필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국토부·환경부·대구시·경북도·한국수자원공사 등 5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물포럼이 주관하는 `제1회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이 열린다.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지난해 세계물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 국제물주간 창설을 제안하면서 대한민국국제물주간(대구)과 낙동강물주간을 통합해 창설돼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행사로 `Water Partnership for Sustainable Development`를 슬로건으로 비지니스와 학술, 워터 파트너십 등 물관련 전 분야를 망라하는 국내 유일의 워터 이벤트로 열리게 된다.행사는 물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단계로 고위급(리더스라운드테이블과 월드워터파트너십 등), 주제별, 특별주제, 문화·시민참여, 엑스포(총 250개 부스), 부대행사 등 세계 30여개국 1만여명이 참가해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 공유와 물 산업 발전을 위한 비즈니스·학술·워터 파트너십 등 물 관련 다채로운 행사를 4일간 펼친다. 국토부는 세계물포럼 개최국 고위급 및 실무급 회의를 통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게 되는 월드워터파트너십과 물관련 이해당사자들간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물관련 전시, 세미나, 비지니스 미팅 등이 열리는 워터비지니스포럼, 물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과학·기술의 리딩사례를 공유하는 월드워터챌린지, 제7차 세계물포럼 실행로드맵을 점검 및 공유하고 실행방안 및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세계물포럼 실행로드맵 점검회의, 각국 장·차관 30여명이 참석해 지속가능한 물정책을 논의하는 워터 리더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진행한다.또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물문화 시민포럼과 물전문가 양성을 위한 워크숍인 제3차 아태지역 융합형 물전문가 양성 워크숍, 국토부와 K-water가 주최하는 한국의 지속가능한 물관리 전략수립을 위한 정책세미나 등이 펼쳐진다.환경부는 한국물산업협의회와 함께 국제 워터 파트너십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각 국가와 기관의 물시장 전망 및 정책, 이슈를 논의하는 물산업클러스터 및 파트너십 리더스 포럼과 2016 대학생 물환경정책 및 기술공모전, 한국상하수도협회와 공동으로 물산업클러스터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국내 물산업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물산업정책을 소개하는 우수물기술 현장 적용 사례 공유 세미나, 대한환경공학회 등 9개 물환경학술단체와 공동으로 건강한 물공급 방안을 주제로 하는 물환경정책포럼, 국가 및 지역차원의 물관련 지속가능발전 실행방안을 소개하고 물재난 대응기술을 논의하는 기술워크숍 등을 연다. ◇ 대구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대구시는 미국 오렌지카운티와 프랑스 몽펠리에, 네덜란드 레이와르덴, 일본 나고야, 베트남 호치민, 중국 이싱과 심천 등 물산업 관련 10개 도시정부와 IWA(국제물협회, 인도) WEF(미국물환경연맹) IFTS(국제필터테스터연구소) 등 3개 기관 간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월드워터시티포럼, 지방정부 차원의 World Water Partnership 기반 구축으로 물 분야 정보교류 및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물산업 분야 공동발전 및 국제적 물분야 문제에 대해 공동 대처를 논의하는 국제 물산업 컨퍼런스를 가진다.지난해 미국 밀워키와 이스라엘 등 물산업 선진 4개 국가 5개 도시가 참가한 가운데 월드워터시티포럼(WWCF)과 제1회 국제물융합 컨퍼런스를 통해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대구시는 이번 물주간 행사 기간 중 금강, 진행워터웨이 등 2개사와 물산업클러스터 투자 MOU를 체결하고, 중국 심천시의 상하수도 시설을 담당하는 수무그룹과 대구환경공단은 물산업 분야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대구시는 이번 국제물주간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물 중심도시 대구를 세계에 알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인사를 초청해 대구를 소개하는 워터 리더스 갈라 디너를 열고 세계물도시 포럼 초청자를 대상으로 대구 시내 사이드투어를 실시한다.경북도는 새마을 세계화와 물산업 세미나, 물산업 육성 산학연 심포지엄을 열며, 한국수자원공사는 한국환경공단 등과 공동으로 물주간 관련 세미나와 워크숍, 패널토의, 저개발국 공무원과 다자간 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와 물관리 등 10개 주제별 세션을 진행한다.비즈니스 분야인 물산업 전시회에는 우진, PPI평화, 엔바이오컨스 등 물기업 80여개사 250부스(5,171㎡)로 참가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국내외 물 관련 기업들이 참가하고, 비즈니스포럼에서는 80여개 물기업이 기술설명회, 물산업의 해외 진출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 물산업 중심도시 위상 제고대구시가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을 싱가포르 국제물주간과 스톡홀름 국제물주간과 함께 세계 3대 국제물주간으로 육성하려고 하는 것은 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세계 물산업 선도도시로 자리매김 하는 것은 물론 물산업을 새로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2013년 기준으로 세계 물시장은 약 5천568억 달러 규모로 매년 4.6%씩 성장해 2025년까지 8천6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상수도가 2천772억 달러(49.8%), 하수도가 2천206억 달러(39.6%), 해수담수화가 61억 달러(1.1%), 산업용수가 529억 달러(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자원 인프라 규모는 2020~2030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하지만 국내 물시장은 100억 달러 규모로 세계 물시장의 점유율이 3.2%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고 첨단 물산업 소재 및 기자재 개발과 고도 수처리 관련 핵심 원천기술은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규모가 가장 큰 운영분야에서도 진출은 전무한 실정이다.싱가포르와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물 기업의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국가나 지방정부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으면 향후 세계 물산업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따라서 2018년 물산업클러스터가 가동되기 전에 대구시와 중앙부처는 물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하고 클러스터를 조기에 활성화할 수 있도록 물 기업 육성정책을 수립해 국가 물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준비를 마쳐야 할 것이다. 대구시가 물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한다. 글로벌 물산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물산업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세계적인 물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본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6-10-18

가을 노래에 낭만 만끽하고… `팡팡` 튀는 고무공에 스트레스 날려

완연한 가을을 느끼게 하는 10월 두 번째 주말, 경북지역에서 문화와 스포츠 축제가 한데 어울어져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예천군에서는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공연이 펼쳐져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가을의 멋과 낭만을 선사했다. 포항에서는 전국 정구 동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구 시합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특히 한·일 친선 스포츠교류를 목적으로 일본 미야자키현 정구연맹 선수단이 초청돼 의미를 더했다. 인기가수들 개성 무대에 시민·관광객 열광日 미야자키현 정구연맹 선수단 등 500명 출전◇예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예천군은 16일 오후 4시 30분 한천체육공원 특설무대에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을 열었다. 군민의 화합을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의 열기는 뜨거웠다.예천군이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이현준 군수를 비롯해 조경섭 군의회의장, 경북매일 최윤채 대표, 기관단체장, 주민과 관광객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이션 댄스공연과 MC 조영구와 소란의 오프닝으로 화려하게 시작됐다.이날 무대엔 송대관, 구창모, 문연주, 최석준, 강민주, 유해모, 서지오, 박미영, 이병철 등 인기가수들이 올라, 저마다 개성 넘치는 무대로 축제장을 찾은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흥겨움과 즐거움을 선사했다.낙동 7경 문화한마당 공연에 앞서 `2016 곤충나라 Clean 예천농산물대축제`에 참여한 작목반의 우수 농·특산물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시상식이 펼쳐졌다.축제에 참여한 이들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공연의 열기 덕택에 가을 저녁 쌀쌀한 날씨를 잠시나마 잊고 웃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한편,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홍보를 위해 예천군을 포함한 낙동강 주변 7개 시·군인 구미, 칠곡, 의성, 고령, 상주, 안동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경북매일신문사장기 전국 정구대회`제15회 경북매일신문사장기 전국 정구대회`가 이틀간 열전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경북매일신문(사장 최윤채)이 주최하고 포항시정구협회(회장 김호연)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지난 15∼16일 포항 해맞이정구장에서 펼쳐졌다.15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정구의 저변확대와 동호인 간 친목도모, 국민 건강증진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매년 열리고 있으며, 전국 최고의 동호인 정구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올해는 대구, 부산, 경남, 강원 등 전국 동호인클럽과 협회소속 5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한·일 친선 스포츠교류를 목적으로 일본 미야자키현 정구연맹 선수단이 참가해 더욱 뜻깊은 대회로 거듭났다.대회는 신인부, 청년부(만 39세 이하), 남자 40·50·60대부, 남자 70세 이상부, 여자1부(만 30∼49세), 여자2부(만 50세 이상) 등 남·여 단체전 8개 부문으로 나눠 조별리그 방식으로 진행됐다.17일 오전 열린 개막식 행사에는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과 이강덕 포항시장, 장경식 경상북도의회 부의장, 문명호 포항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김유곤 포항시체육회 상임부회장, 데라조노 일본 미야자키현 정구연맹회장, 이동훈 경북정구협회장 등 내빈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날 개회식에서는 포항시 체육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경북매일신문사장기 전국 정구대회가 우수대회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황병기 포항시 건설과장(전 체육지원과장)과 박종임 포항시정구협회 부회장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도 함께 진행됐다.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올해 일본 미야자키현 선수단 참가는 앞으로 상호 민간외교 역할은 물론, 국제외교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정구 동호인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대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일본 미야자키현 선수단 초청을 시작으로 일본과 교류·협력을 지속하고, 나아가서는 중국 연해주 정구동호인들까지 초청해 정구를 통한 교류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해맞이정구장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가족들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서툰 한국말로 인사말과 자기소개를 건네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은 데라조노 일본 미야자키현 정구연맹회장은 “올해는 13명이 참석했지만, 정구를 통한 우호친선교류를 확대해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예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 경북매일신문 사장기 전국 정구대회 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안찬규기자 ack@kbmaeil.com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16-10-17

`함께 즐기는` 입영문화… 모두에게 감동의 장

지난 10일 해병대 교육훈련단 대연병장.대한민국에서 가장 강인한 남성으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희망하는 20대 청년 1천1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10월의 푸르른 하늘 아래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입영문화제에 참석한 해병대 1215기 신병들의 눈빛에는 결연한 의지와 기대가 동시에 보였다.軍 매년4회 입영문화제 개최1215기 신병 1천100명 입소전차 전시·장비 체험행사 등볼거리 풍성…방문객 줄이어지역홍보 등 시민축제로 거듭또 이들은 2년 뒤 늠름한 아들이, 멋진 남자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1215기로 입대한 김호준(19)씨는 “가족이 모두 해병대를 전역했다”며 “안다치게, 건강하게, 사람되서 돌아오겠다”며 입대 소감을 밝혔다.이날 입소식은 평소 김성은관과 강당 등에서 진행된 것과 달리 대연병장에서 진행됐다. 대연병장 한쪽으로는 6개의 홍보 부스가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었고, 연병장 주변으로는 K-1전차, K-55자주포, 155㎜견인포, 상륙장갑차 등 평소 볼 수 없었던 전차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이날은 해병대 교육훈련단이 매년 4차례에 걸쳐 개최하는 입영문화제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해병대 교육훈련단은 입대 장병들만의 입소식 행사를 벗어나 부대를 방문하는 모든 시민들의 축제를 만들어보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본 행사가 시작되기 이전,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반가량 진행되는 입영문화제는 이미 많은 시민들로부터 소문이 나 있다. 포항시와 해병대 교육훈련단, 병무청과 해병대전우회 등이 각각 운영하는 홍보 부스에는 이를 입증하듯 시민들의 방문으로 북적였다. 포항시는 포항시 관광해설사 2명이 포항시 관광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포항시의 시정을 홍보하고 포항시 관광을 안내하고 있다. 또 교육훈련단을 방문한 군장병들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포항 시티투어(City tour)를 연계해 운영한다. 포항시는 매달 해병대에 입대하는 입영장병과 장병의 가족, 친구, 연인 등 6천여명 이상의 부대 방문객들에게 지자체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해병대에서는 해병대 홍보 및 부사관, 병 지원 관련 상담과 함께 전투복, 전투화 등 신형 장비 체험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군 입대 장병과 장병 아버지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군 장비에 생소한 입대 장병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고, 장병 아버지들은 자신의 군생활을 다시금 추억해 볼 수 있어 많이 찾고 있다.입대 장병들의 친구와 연인에게는 병무청이 운영하는 추억의 포토존이 가장 인기가 많다.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데다 현장에서 바로 현상해 제공하기 때문에 입대 전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는 젊은 층들이 주로 이곳을 찾는다. 현재의 내가 7주 뒤의 나에게 쓰는 타임캡슐도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7주간의 고된 훈련을 마친 뒤 받는 자신의 편지는 입대 당시의 다짐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타임캡슐을 마련했다.이외에도 △공정한 병역이행을 다짐하는 스크레치-보드 편지쓰기 △해병대 가족을 찾는 해병 선·후배 부자를 찾아라 등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해병대 교육훈련단 관계자는 “해병대 입영문화제는 단순한 입소행사가 아닌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입영축제가 될 수 있도록 행사를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해병대와 포항시 등이 지니고 있는 역량을 집중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행사를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이바름기자bareum90@kbmaeil.com

2016-10-17

마케팅·컨벤션·방문서비스 등 `비짓브라이튼`의 대활약

지난 상편에서는 브라이튼이 유럽에서 손꼽는 해양관광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현재 관광산업의 실태를 짚어봤다. 하편에서는 브라이튼의 공식관광기구인 `비짓브라이튼`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홍보담당관 샬럿 배로우(Charlotte Barrow)씨와의 인터뷰와 함께 브라이튼 시의회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살펴본다.지난 한해 60여개 컨퍼런스·이벤트 행사 성사대리 숙박시설 예약제로 계약 1만개 이루기도해안가 복원·재생 프로젝트 가동, 홍보에도 심혈□ 비짓브라이튼(VisitBrighton)`비짓브라이튼(VisitBrighton)`은 브라이튼호브(행정구역통합)의 공식 관광기구다. 브라이튼이 오늘날의 해양관광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역사적·지리적 장점과 더불어 비짓브라이튼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구는 브라이튼의 홍보를 담당하는 `브라이튼 마케팅` 부서, 컨퍼런스·회합 및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도시를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컨벤션`부서, 브라이튼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방문자 서비스` 부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비짓브라이튼은 90개 이상의 신문이나 미디어의 방문을 주도했으며, 이를 통해 760만 파운드를 초과하는 보도자료와 언론 광고 효과를 달성했다.또한 비짓브라이튼을 통해 지난해 브라이튼은 167개의 컨퍼런스와 이벤트 문의를 받았고, 이 중 64개가 성사됐다. 덕분에 4천500만파운드의 경제이익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비짓브라이튼에서 시행 중인 컨퍼런스 대리 숙박시설 예약 제도를 통해서는 총 94만6천파운드 가치를 지닌 1만개의 숙박계약이 이뤄졌다.또한 이 기구는 영국뿐만 아닌 인근 유럽 등의 관광 추세를 분석하고 새로운 잠재적인 고객 확보를 위해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등 `브라이튼`을 하나의 기업처럼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 도시 전체에 걸친 개발 프로젝트브라이튼시의회는 브라이튼의 해안가 시설 인프라에 대한 `복원 및 재생 사업`이 긴급하다고 진단하고, 현재 장기적인 투자 프로그램의 첫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해변 한 가운데에 있는 쉘터홀(Shelter Hall)에 대한 보강공사에 착수했다. 쉘터홀은 과거부터 해일, 폭염 등의 기상악화에 대비한 피난처의 기능을 담당한 건물이다. 하지만 낡고 보수가 필요함에 따라 시의회는 이 건물의 피난처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상가를 형성해 새로운 형태의 통합 쇼핑·비즈니스센터로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 브라이튼 마리나 신규 주택 건설과 함께 시 외곽의 개발로 지역 교통 프로젝트를 재정립하는 계획, 오래된 씨 라이프 센터(Sealife Centre) 위의 수족관 테라스 재개발을 통해 일자리와 교육을 포함한 자금 조달 방침, 해안가에 기업을 유치하고자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이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과 도시재생을 목표로 새로운 교육 및 연구 시설을 형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브라이튼은 학생의 숙박 시설 공급을 통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댄스 스튜디오와 작업 공간 등 예술거리 형성으로 스타트 업 기업 및 예술가, 대기업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 브라이튼의 새 상징 i360브라이튼이 18세기 이후 영국 왕실의 휴양지, 오래된 피어(piers, 교각) 등을 통해 고전적인 느낌의 관광지로 이름을 떨쳐왔다면, 지난 8월 4일 문을 연 전망대 `i360`은 브라이튼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다.브라이튼은 이 전망대를 통해 440개의 정규직 및 부가적인 일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축제나 행사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이 약 162m 이르는 이 전망대는 강한 폭풍으로 폐쇄된 `웨스트 피어`가 있던 자리에 건설됐고 브라이튼의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전망대에 함께 설치된 세계 최초의 수직상승 케이블카는 지상 138m까지 올라가며 아름다운 브라이튼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이미 소문을 타고 유럽 곳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영국항공이 투자해 설치한 i360은 아름다운 바다와 문화유산 등에 그치며 그동안 특별한 상징성은 없었던 브라이튼에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브라이튼 관광기구 `VisitBrighton` 홍보담당 샬럿 배로우연중 즐기는 이벤트·쇼핑·문화 등다양한 분야서 관광객 충족시켜야브라이튼 관광기구 `VisitBrighton` 홍보담당 샬럿 배로우-브라이튼이 오늘날의 관광지로 자리 잡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있었나. 시에서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간단히 설명해달라.△정부가 브라이튼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주도한 역할은 없다. 그러나 `비짓브라이튼`에서는 브라이튼과 호브의 방문객, 특별히 체류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항상 모색하고 있다. 또한 컨퍼런스 담당부서에서는 컨퍼런스와 비즈니스 회의, 전시 또는 기업의 사회적 기능 부문들을 브라이튼에서 할 수 있도록 기업을 장려해 비즈니스 관광을 증가시키고 있다.-해양관광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거쳐온 과정 중 어려운 부분은.△브라이튼은 항상 관광지로 알려졌었으나, 우리가 직면하는 유일한 어려움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브라이튼을 찾을 수 있는지를 홍보하는 문제다. 이와 함께 브라이튼이 단지 여름 한 철만 찾는 곳이 아니라 1년 365일 방문하기에 좋은 곳인지를 인식시키는 일이다.-브라이튼의 주요 관광시설은 어떤 것이 있고 이용객은 점차 늘고 있는지.△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큰 교각 중 하나인 브라이튼피어를 가지고 있으며, 로얄파빌리온과 박물관, 극장, 영국항공의 전망대 i360 등이 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이 전망대는 2017년에 `세계에서 가장 높고 날씬한 타워`로 기네스북에 등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브라이튼은 1천50만명이 방문했다. 이 수치는 850만명이 찾아왔던 지난 2010년보다 많이 증가한 것이다.-각종 축제도 많이 열리는 것 같은데, 지역 경제에 얼마나 보탬이 되나.△브라이튼에서는 모든 분야의 축제가 열린다. 예술, 음악, 코미디, 사진, 문학, 디지털, 음식·음료, 문신, LGBT(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맥주, 고추, 자동차, 스포츠 등 무슨 축제든 항상 열린다. 비짓브라이튼의 담당부서는 브라이튼에서 열고자 하는 모든 축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축제가 더 많은 방문객 유치 효과가 있으므로 경제효과도 당연히 따라온다. 지역의 가장 큰 축제인 `브라이튼 프라이드(Brighton Pride)`는 지역 경제에 1천300만파운드(약 184억원)의 수익을 벌어다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올해 혹은 몇 년 사이 브라이튼의 발전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많은 개발 계획이 있다. 현재 해안 산책로 개선을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이 있으며 오는 2018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브라이튼 해안 개발 사업 및 도시 구석구석의 발달을 위한 많은 계획이 논의 중이다. 하지만 검토중인 단계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해양관광도시로의 새로운 꿈을 키우는 포항시를 위해 조언하고 싶은 것은.△브라이튼에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축제나 이벤트들이다. 만약 포항시에서도 지금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장려할 수 있다면, 해양관광도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포항에 방문자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접근성도 고려해야 하며, 지역 내 주요 관광지에 대한 교통 여건 개선 등도 필요하다. 아울러 `바다`라는 자연환경이 브라이튼에게 좋은 관광상품이긴 하지만, 우리 시에서는 바다가 브라이튼의 전부라고 인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단지 브라이튼이 따뜻하고 햇볕 좋은 여름 한 철에 찾기 좋은 관광지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포항시도 단순히 `바다`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연중의 다양한 이벤트와 쇼핑, 문화 등 관광객을 다양한 분야에서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2016-10-17

손바닥과 눈동자만 하얀 인도인들, 미소는 순도 100% 순백색

뭄바이를 향하는 비행기 안. 수천 미터 상공에서 마신 포도주 2병의 취기는 헛된 상념을 불렀다. 그 잡스런 생각을 깨뜨린 건 “곧 뭄바이 국제공항에 착륙한다”는 기내 방송이었다. “아, 드디어 인도구나.” 인천공항에서부터 4시간을 늦게 이륙한 에어인디아 항공기는 사위를 분간할 수 없는 새벽녘에 인도에 내려앉았다. 뭄바이공항은 1970년대 후반 한국의 조그만 도시 버스터미널인양 괴괴했다. 게다가 내리는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다.한국인 한명도 없는 낯선 인도 뭄바이공항 도착호텔로 가는 길, 수백명 노숙자들 모습에 충격과 공포인도여행 포기하고 파리·시드니로 도망가고픈 충동도다음날 아침 한국과 같은 일상 모습에 다시 인도 품으로 스스로 외로움을 느끼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라고 믿어왔는데 그건 틀린 생각이었다. 외로웠다. 한국 땅에서 발 뗀지 겨우 10시간 남짓임에도. 그러나, 시인 정호승(1950~)이 그랬던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그래 나도 사람이구나`라는 혼잣말로 가슴 속에서 슬금슬금 고개를 내미는 고독을 토닥였다.찾아야할 큰 짐이 없어 바로 입국수속대에 섰고, 세관 검사까지 통과하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입국심사대에 선 공무원은 할리우드 배우 덴젤 워싱턴과 사무엘 잭슨을 섞어놓은 듯한 얼굴의 미남이었다. 그가 입국 도장을 “쾅” 소리 나게 찍어주며 웃음 섞어 “웰컴 투 인디아”라고 말해주는 게 고마웠다.공항 픽업을 위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도인이 기자를 마중 나왔다. 그가 묻는다. “짐이 이게 전부인가요?” 다른 여행객에 비해 터무니없이 조그만 가방을 보며 하는 소리다. “네. 심플하죠?” 어깨를 들썩이며 그가 씨익 웃는다.어떤 이물질도 섞이지 않는 순도 100%의 웃음. 그 웃음이 그만의 전매특허인 줄 알았는데, 지내고보니 인도 사람 대부분이 그처럼 순한 소처럼 웃었다. 여행 내내 그게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었다. 웃음은 때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주는 삶의 에너지로 역할한다.그를 따라 승합차에 타고 뭄바이 시내를 달렸다. 숙소인 헤리티지호텔로 가야했다. 한 10여분을 달렸을까. 이게 뭔가? 손바닥과 눈동자만 하얀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 시커먼 사람들 수백 명이 아스팔트 가장자리에 이불도 없이 누워있다. 그랬다. 한국에서 이미 책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것처럼 뭄바이엔 동양에서 가장 거대한 슬럼이 똬리를 틀고 있다. 허나, 책을 통해 알게 된 간접지식은 그 실체를 목격하는데서 오는 놀라움을 완화시켜주지 못했다.2차 이라크전 당시 조지 부시와 도널드 럼스펠드 등 미국 국방지휘부가 바그다드에 수십 만 톤의 폭탄을 쏟아 부은 작전명이 절로 떠올랐다. 그 작전의 이름은 `충격과 공포`. 기자의 머릿속에서 스커드 미사일과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굉음을 뿜으며 충돌하고 있었다. 인도 첫날의 체험이 안겨준 `충격`과 `공포`였다.그 충돌의 굉음은 헤리티지호텔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울 때까지 귀를 먹먹하게 했다. 산다는 것 혹은, 견딘다는 것은 무엇이고 인간의 존엄과 최소한의 사람다운 생활이란 또 뭐란 말인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편치 않은 건 마음만이 아니었다. 도로를 달려올 때부터 코끝에 묻어온 생선 비린내와 무언가가 썩는 냄새가 아침까지 떠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적지 않은 여행경비가 가방 안에 그대로 있으니 인도여행을 포기하고, 내일 당장 파리 또는, 시드니행 항공권을 알아봐야하는 게 아닌가라고 아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민 속에 아침은 밝았다. 환해져서 사물과 사람을 제대로 분간하게 되니 캄캄절벽 같았던 밤보단 마음이 훨씬 나아졌다. 오전 9시 정도면 새벽에 공항에서 만난 픽업맨이 뭄바이역으로 기자를 안내해주러 올 것이다. 한시바삐 아라비아해의 석양과 만나고 싶어 뭄바이-티빔(해변이 있는 인도의 도시)간 기차표도 한국에서 예약을 해둔 터였다. 커피 한잔 마시는 것으로 조잡한 호텔 조식을 포기하고 환해진 바깥을 1시간쯤 산책했다. 그런데, 이것 봐라. 사람 사는 모습이 한국이나 인도나 별 다를 바 없다. 분주한 출근길을 서두르는 양복 차림의 사람들,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인도 전통복장의 여성들, 신문과 담배를 파는 가판대 역시 활기가 넘친다.피부색과 옷차림만 달랐지, 서울이나 포항의 아침과 다름없는 풍경이다. 갑자기 몇 시간 전의 고민이 우스워졌다. `그래, 파리나 시드니는 무슨 얼어 죽을…`. 바깥으로 전화기를 꺼내놓은 구멍가게에서 엄마에게 인도 도착을 알렸다. 국제전화 치곤 무척 싸다. 음료수와 담배도 샀는데 그렇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바가지도 없다.약속시간에 30분이나 늦은 픽업맨은 “기차 시간에 늦지 않겠냐”는 우려를 딱 한마디로 일축했다. “노 프라블럼!” 그의 말처럼 기차 시간엔 늦지 않았다. 생수와 비스킷을 사서 열차에 올랐다. 픽업맨이 좌석까지 따라와 “즐겁게 여행하라”고 인사를 한다. 대략 12시간이 걸린다는 고아주(州) 티빔까지의 여정. 2-2 좌석 시스템인 한국과 달리 영국풍으로 설계된 인도의 철로는 폭이 넓은 광궤(廣軌)라 3-3의 형태를 가진 기차가 많다. 기자가 예약한 좌석 타입은 2A(한 칸에 2개의 침대가 있는 형태). 인도에서의 첫 번째 열차여행이고, 처음부터 체력을 고갈시키지 말자는 생각에 편한 걸 선택했다. 위쪽 침대칸에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브라만(Brahman·인도 카스트의 최상위 계급) 아주머니가 탔다. 그녀는 자식이 둘인데 아들은 대학 졸업 후 뭄바이에서 IT 계통의 일을 하고, 딸은 대학생이란다.인도에선 카스트가 없는 외국인을 무시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괜히 기죽기 싫어서 “내 할아버지는 철학자”라고 말했다. 약간의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조부가 읽었던 중국의 철학서 `논어`와 `시경`이 아직 집에 있으니.그런데, 깨를라(뭄바이에서 기차로 약 40시간이 걸리는 인도 남부지역) 간다는 이 아줌마가 챙겨온 짐을 보곤 기절할 뻔했다. 커다란 보온병에 짜파티(인도인들이 즐겨 먹는 밀가루 부침개) 20여 장, 짜파티에 싸먹는 각종 소스가 7~8가지, 거기에 속에 든 것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짐 보따리 3~4개까지. 그 양이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로 이민 가는 사람의 짐을 방불케 했다. 아예 살림을 다 떠메고 온 듯 보였다. “이게 인도 사람들의 기차여행 스타일인가”라는 혼잣말을 했다.매력적인 인도의 해변통상 인도라고 하면 고대의 힌두 유적과 이슬람 유적,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의 독특한 생활풍습을 가장 큰 관광 메리트로 꼽는다.하지만, 인도에는 푸른 파도 출렁이는 아름다운 해변도 많다.특히나 아라비아해의 석양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아래 소개하는 해변들을 찾아본다면 인도여행이 보다 즐거워질 것이다.◆ 안주나 해변`고아(Goa·바다에 인접한 인도 서부지역)의 보석`으로 불리는 곳이다. 196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의 히피들이 찾기 시작해 유명세를 탔다. 일 년 내내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으로 매주 열리는 `벼룩시장`이 유명하다.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인도에 머무는 장기여행자들이 자신에게는 쓸모없어진 다양한 물건들을 거래한다. 비단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만이 아니라, 여행정보를 주고받고 젊은이들의 불꽃 튀는 연애(?)가 이뤄지는 곳으로도 이름이 높다.◆ 팔로렘 해변고아의 해변들 중 가장 늦게 개발돼 비교적 `문명의 때`가 덜 묻은 곳이다. 하늘을 향해 팔을 뻗어 올린 늘씬한 야자수.그 나무그늘 아래서 맛보는 파인애플 주스 한 잔은 더운 날씨에 지친 여행자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해 뜰 무렵 넓은 모래밭을 달리다보면 인근 동네에서 수영하러 온 인도 아이들의 환한 미소와 만날 수 있다.야외 테이블을 갖춘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어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다.◆ 바르칼라 해변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해변.깎아지른 듯한 모래언덕 아래로 펼쳐진 거대한 원시의 바다가 인상적이다.대부분의 숙소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이 해변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역설적이게도 태풍이 몰려오는 5~6월. 거친 몬순(monsoon·계절풍)이 불어오는 바르칼라의 바다를 마주하고 있으면 수백 만 년 전 석기시대로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사진제공/송선호/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10-14

경북도, 청년 눈높이-맞춤 일자리 `매칭 플랫폼` 역할 톡톡

청년채용을 늘이기 위한 일종의 사전 프로모션이다. 조사시점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고용수준(인원)을 유지하면서 청년근로자 순증가 고용실적이 20인 이상이거나 2016년 청년고용계획이 20인 이상 예정되어 있는 기업에 대해 재정적 인센티브로 기업당 2천만원이 지급되는 사업이다.`1사 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으로 지난 2분기 기준으로 15세 이상 29세 이하 경북의 청년실업자는 2만명으로 경북 도내 10개 상공회의소 소속 3천900여개 기업들이 청년 한 명만 더 채용한다면 경북 청년실업자를 20% 정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아울러, 경북청년 창업가에 대한 지원도 챙기고 있다. 지난 추석을 맞아 9월 8일부터 14일까지 홈플러스 칠곡점에서 처음으로 청년창업 우수제품 특별 판매전을 가졌다.특판전에서는 25개 청년창업기업이 참여해 들기름, 발효초, 밀기울쿠키 등의 식품을 비롯 홍삼, 마, 오미자를 활용한 농특산물 가공품, 이미용 제품 등 200여종의 제품이 판매돼 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도는 시장반응 분석을 통해 창업기업의 제품 개선 및 판매전략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며, 지속적인 특판행사를 열어 고객의 호응도와 판매실적이 우수한 제품에 대해서는 향후 마케팅 지원과 더불어 대형마트 입점과 홈쇼핑 진출까지도 확대할 계획이다.경상북도 조성희 청년취업과장은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창업 후에도 판로 확보가 어려워 폐업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지속적인 특판전 개최와 더불어 대형마트 내 상설 판매 공간을 조성해 청년창업기업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도내 10개 상공회의소·기업들`1사-1청년 채용 릴레이 운동`청년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위해쳥년·지역기업간 정보 소통 주력◇ 경북도, 청년일자리 늘리기 위해 올인최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중국경제 침체 등 세계경제의 악재와 북핵 리스크, 해운·조선업의 부도 등 국내 사회·경제적인 위기 상황에서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답답함이 절로 묻어나고 있다.청년실업 문제는 최우선적으로 기업의 청년 고용 의지가 선행되고, 이와 함께 정부나 지자체의 청년고용 우수기업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확대, 마지막으로 대기업만 바라보는 청년들의 의식 전환이 순환의 고리로 연결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경북도는 최근 청년고용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영천시 소재 ㈜한스인테크(대표 한명동·플라스틱 필름 생산·직원 97명)를 방문해 경영혁신과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함께 땀 흘려준 직원을 격려했다. 이와 함께, 올해 취업한 고졸 청년 4명에게 4년제 대학 학사학위 취득 지원증서를 수여했다. 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소 학업의 열망은 높았으나 어려운 환경으로 선뜻 진학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들에게 꿈을 펼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 청년행복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챙긴다4년제 대학 학사학위취득 지원은 지역 중소기업체에 취업한 특성화고 졸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인근 대학교에 계약학과를 개설·운영과 함께 도와 기업, 대학이 서로 협업을 통해 고졸 근로자의 수업료를 지원해 학사학위 취득기회를 제공·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도는 청년실업 문제는 기업의 참여 없이는 풀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도내 10개 상공회의소와 기업이 함께 `1사-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을 9월부터 본격 시작했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 영천상공회의소에서 1사-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성공 다짐대회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지역 경제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10개 상의에 청년 고용을 더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 각 3천만원 등 총 3억원의 지원 증서를 전달했다. 경영과 기술혁신을 통해 창조 경제 실현에 기여함은 물론, 경북도의 최대 현안인 청년일자리 1만2천개 창출, 청년 고용률 45% 달성 시책에 적극 참여한, 영천 소재 기업 ㈜금창(대표 송재열)에 대해 청년고용 우수기업 증서를 수여하고, 근로자 고용환경개선비(각 2천만원)도 지급할 예정이다.◇ 취업에 대한 청년의 눈높이 변해야경북도는 청년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해 더 많은 청년들이 자신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의 취업역량 강화와 청년과 기업과의 소통을 위해 지난 4월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경북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지원사업비 2억원을 확보했다.이 사업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로 지정된 대학을 포함해 4개 권역별로 추진된다. 동부권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와 한동대학교, 서부권은 구미대학교, 남부권은 대구대학교, 북부권은 동양대학교가 거점 역할을 맡아 권역별 타 대학교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주요사업으로는 거점별 주관대학이 타 대학과 손 잡는 지역기업 바로알기 현장투어와 이러한 탐사를 통해 학생들이 리포트를 작성하고 이를 심사해 시상하는 지역기업 탐사 레포트 콘테스트가 있다. 그밖에 거점별 타 대학들과 연합해 취업캠프를 개최하여 취업시장에서의 선의의 경쟁과 학생들 상호간 정보를 교류하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또한 취업스터디 활동 등으로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있다.4개 권역 중 남부권에서 먼저 지난 6월 `경산지역 5개 대학 연합 취업캠프 및 지역 우수기업 탐방`을 실시했다. 남부권 취업캠프는 5개 대학(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대구한의대·영남대) 연합으로 실시해 자신의 실력이나 준비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타 대학 학생들과의 비교·점검을 통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됐다.앞으로, 남부권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권역에서도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지역기업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들의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특히 올해부터는 지난해 대학생 위주의 사업과 달리 고교기술인재 지원사업과 통합돼 실시된다. 주요사업으로는 탐방프로그램, 취업동아리, 취업연계전략(캠퍼스 리크루팅·취업캠프·채용박람회 등), 경북지역 희망이음 서포터즈 운영 등 취업희망자에게 취업과정과 실질적으로 관련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탐방프로그램 운영은 기업의 선호에 의한 맞춤형 탐방, 학생들이 희망하는 지역의 기업을 탐방하는 희망탐방, 다양한 컨셉을 통한 기획탐방,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창업보육센터를 탐방하는 창조탐방 등이 있으며,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34개 기업 및 기관에 746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기업탐방에 참여한 서울지역 김영완 학생(서울과학기술대 기계자동차공학과 4학년)은 “대구·경북 지역기업의 규모에 놀랐으며 현장을 직접 보고 담당자와 얘기할 수 있어 유익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지역 기업-청년 교류활성화 사업을 통해 무조건적으로 수도권에 취업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에 있는 건실하고 유망한 기업을 알고 취업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경상북도 장상길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서울 등 수도권 외의 지역에도 대기업 못지 않게 급여나 복지가 좋은 중소기업이 많이 있다. 이런 기업의 정보를 청년들에게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청년들 자신의 눈높이 조절이 선행되고 지역에도 좋은 기업들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에게도 우수한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청년일자리 미스매치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6-10-13

“해병인만의 공간에서 지역민 모두의 공간으로”

훈련과 근무에 지친 장병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 포항 청룡회관의 역사는 2000년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73년 포항시 북구 죽도동 45-1번지 2천211.5㎡부지에 건물 3동, 연면적 2천89.2㎡규모로 문을 연 청룡회관은 1970~80년대 포항 해병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한 기억이 있는 해병인의 성지다.장병들 휴식·복지시설 갖춰숙소·면회장소 등으로 각광죽도동서 임곡리로 신축이전24년만에 현 청룡회관 탄생최신시설에 일반인도 이용가능포항지역의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청룡회관은 휴가갔던 장병들이 귀대할 때면 집결장소로, 병영생활에 시달린 장병들의 외박때는 숙소로, 고향에서 찾아온 부모나 친구, 형제들의 면회장소로 이용되며 각광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포항시내에는 장병들이 외박 또는 휴가를 나오면 휴식과 놀이를 즐길만한 장소가 많지 않았고 식당, 다방, 객실, 목욕탕, 이발소, 당구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청룡회관은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특히 1980년대 경북 동해안에서 지속적으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훈련이 실시되면 한·미연합사령관이나 공보담당 장교가 국·내외 기자들을 초청해 훈련상황을 브리핑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이렇듯 100만 해병대 예비역들에게 청룡회관은 아련한 군대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전역한지 수십년이 지난 전우들까지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만큼 숨은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다. 그런데 죽도동 청룡회관은 도심지 한복판에 있어 부대와 거리가 멀고 건물마저 노후화돼 신축이 불가피하다는 해병대 사령부의 결정으로 24년간 해병인들과 추억을 나눈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됐다.해병대 사령부는 1997년 청룡회관의 이전을 결정하고 1998년부터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 225번지 현 위치에 신축을 시작해 2000년 12월 새 청룡회관의 문을 열었다.청룡회관은 1만9천834.7㎡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6천611.5㎡인 종합복지시설로 마련됐다. 지하 1층에는 볼링장, 실내골프연습장, 커피숍, 슈퍼마켓, 목욕탕, 노래방, 이발소, 미용실, 지상 1층에는 예식장, 연회장, 식당, 지상 2~4층은 34개의 한·양식 객실을 갖추고 있다.당시 최신식 시설로 만들어진 청룡회관은 호텔같이 정갈하고 쾌적한 분위기로 일반적인 군 복지시설에 대한 편견을 탈피하며 장병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이 가능한 시설로 변모했다.해병대에 따르면 청룡회관은 동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멋진 경관과 쾌적한 환경으로 평일 150여명, 주말 500여명이 넘는 이용객들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 2010년에는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해 경주, 포항, 안동, 수원, 서울 등 4박5일간 전국을 일주를 하고 돌아가기도 했다.당시 청룡회관을 방문한 일본인들은 현직 군인들이 싱싱하고 풍성한 해산물요리를 선보이는 다소 생소한 광경에 “스데키나! 스데키나!(멋지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해병대 관계자는 “시설 이용을 희망하는 주민들께서는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렇듯 성공적인 이전으로 더욱 빛나게 된 새 청룡회관과는 달리 옛 청룡회관은 한동안 어두운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해병대는 청룡회관이 빠져나간 이후 수차례에 걸쳐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실시했으나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오랜기간 동안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포항시가 매입의사를 밝혔고 2006년 1월 38억6천505만원에 국공유지 매입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이 땅의 새로운 주인은 포항시로 바뀌었다. 포항시는 상습침수지역인 이곳에 18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70마력 펌프 3대, 180마력 1대, 집수정 1대(3천500㎥)가 설치된 죽도빗물펌프장을 건립해 가동하고 있다./박동혁기자

2016-10-10

작은 해변도시에서 `바닷가의 런던`으로 화려한 변신

브라이튼(Brighton)은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해양 관광도시이다. 과거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 도시는 18세기부터 차츰 휴양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국 남부 해안가의 작은 도시인 브라이튼은 `바닷가의 런던`이라고 불리며 현재 최고의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여름마다 유럽 여행객들이 넘쳐나고 사계절 내내 지역 명소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며 연중 큰 해양 이벤트와 각종 축제 등도 마련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본지는 2회에 걸쳐 브라이튼의 발전 과정과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기까지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소개해 본다.1759년 웨일즈왕 왕궁 `로얄 파빌리온` 지으며 귀족 휴양 관광지로 급성장1806년 극장 `로얄` 건립 ·호텔·철도 개통으로 연간 방문객 25만 러시20세기 들어 제1,2차 세계대전 등으로 휴양지 기능 상실하며 내리막2000년 문화·예술 분야 활성화로 영국에서 가장 세련된 해변 중 하나로 재도약해마다 열리는 브라이튼 페스티벌·브라이튼 프린지, 연극·무용·콘서트 등 풍성한 축제매년 800만명 이상 관람객 방문 관광지출 5천700억원 발생□ 외딴 어촌마을이 영국 여왕의 휴양지로브라이튼은 런던에서 기차로 약 50분, 버스로는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가까운 위치의 작은 해변 도시다. 이 도시에서의 본격적인 관광은 지난 1759년 의사였던 `리처드 러셀`이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해수욕과 바닷물을 마시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한 해수치료법을 주장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유래된다. 당시 영국 귀족들은 수영을 즐기고자 브라이튼 해변으로 몰려들었다.이후 1783년에 웨일즈의 왕(후에 황세자가 되고 조지 4세 왕이 된다)의 방문으로 브라이튼시의 운명이 바뀌었다. 그는 처음엔 작은 농가를 임대해 지내다가 결국은 소유지를 구매해 그 자리에 헨리 홀랜드에 의해 디자인된 고전주의 양식의 첫 번째 궁전 `로얄 파빌리온`(오늘날 로얄 파빌리온은 존 내쉬에 의해 디자인되고 오리지널 건물을 중심으로 지어진 것) 을 지었다. 이에 브라이튼은 사람들을 모으며 더욱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조지 4세는 브라이튼을 왕실의 거주지로 삼았으나 이후 빅토리아 여왕의 취향에 맞지 않아 그녀는 이곳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후 관광지로 본격적으로 개발되며 극장 `로얄`이 1806년에 로얄 파빌리온 맞은 편에 지어졌다. 이어 지역 내 유명 호텔도 들어서기 시작했다.또한 지난 1841년에는 런던과 브라이튼을 이어주는 철도가 생겨 이후 수많은 당일치기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곳이 됐다. 이어 1860년 브라이튼은 1년에 기차를 타고 찾아오는 방문자의 수가 25만명에 다다랐다. 철도는 또한 중공업의 발전을 이룩했고 기관차 관련업무는 마을에 일자리를 창출했다.이와 함께 브라이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인 `피어(piers, 교각)`도 지어졌다. 오늘날 브라이튼에는 브라이튼 피어와 웨스트 피어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세 개의 피어가 있었다. 영국 제도에서 첫 번째로 특수제작된 유흥지 피어가 브라이튼에 지어졌었고, 이는 1823년에 선보인 로얄 서스펜션 체인 피어다. 그러나 1896년 강풍에 의해 파괴된 바 있다.지난 1970년 강한 폭풍으로 웨스트 피어 역시 심하게 손상돼 결국 1975년에 폐쇄됐다. 하지만 이 장소에 돛대 모양의 관망대인 `i360`이 지난 8월 새롭게 문을 열었고, 캐나다 토론토의 CN타워처럼 i360도 브라이튼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이와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큰 교각인 브라이튼 피어는 식당과 유흥시설, 놀이기구 등을 도입해 현재는 매해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 휴양지로서의 영광-몰락-재기20세기에 들어서자 영국 조간신문 데일리메일(Daily mail)이 브라이튼을 `비진취적이며 매력적이지 않고 구식이 된 휴양지`라고 주장할 만큼 관광지로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었다. 여기에 영국의 세계 1, 2차 세계대전 참전 등으로 휴양지의 기능이 어려워졌던 브라이튼은 1950년대 중반부터 피쉬앤 칩스, 유리구슬점 등으로 다시 인기를 조금씩 회복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980년대에는 레저를 즐길만한 관광지로의 가치가 떨어졌고 다행히 1977년 브라이튼 센터의 개통이 이 도시를 국제적인 회의 장소로 만들어 놓았다. 남쪽 해안의 첫 번째 컨퍼런스 센터 중 하나인 브라이튼 센터는 대규모의 정당 컨퍼런스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어 지난 200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브라이튼과 인근의 호브(Hove) 지역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했다. 이후 시에서는 새로운 해안 개발을 시도하며 쇠퇴하는 지역을 되살리고자 노력했고, 새로 만들어진 예술가의 분기, 클럽, 바, 식당들은 지역을 활성화하며 영국에서 가장 세련된 해변들 중의 하나로 돌아오게 했다.또한 브라이튼의 관광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시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07년 6월 브라이튼의 극장 `로얄`은 200주년을 기념했다. 오늘날 이곳은 예술가들과 극장 관람객들에 의해 높이 평가되며 많은 유명한 웨스트 앤드 런던 작품들을 초연해왔다. 고전연극, 무용, 콘서트, 뮤지컬 그리고 서커스에 구색을 갖추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무언극이 이어지고 있다.또한 브라이튼 페스티벌(Brighton Festival)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큰 이벤트로, 5월 3주간 연극, 무용, 음악, 서커스, 문학 등의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과 어린이 축제 등이 마련된 행사다. 영국과 해외의 혁신적인 예술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고 제작하고 있다.브라이튼 프린지(Brighton Fringe)도 5월 한 달 동안 열리는데, 이는 `오픈 액세스(open access)` 예술 축제이다. `오픈 액세스`는 저자의 비용 부담, 이용자의 무료 접근, 시공간을 초월한 상시적 접근, 저자의 저작권 보유 등의 4대 원칙을 강조하는 정보 공유 체제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열린 축제이며 예술가와 즐기는 이들 모두에게 꿈같은 기회의 장이다. 이와 비슷한 축제로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Edinburgh) 프린지 페스티벌이 있다. 이 페스티벌이 불러들이는 경제유발 효과도 한화로 1천500억원에 가깝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브라이튼은 런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쇼핑이나 예술적인 감각을 충족시키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문화·관광` 도시로도 자리 잡을 수 있었다. □ 오늘날의 `브라이튼`이 되기까지세계적인 여행상품 판매사이트인 라스트미닛(lastminute.com)에 의하면 브라이튼은 영국을 방문하는 해외 방문객 상위 10위권, 가장 인기있는 영국의 도시로 상위 5위권에 선정된 바 있다.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30분, 런던 시내에서는 1시간이 걸리는 교통적 이점으로 해마다 브라이튼에는 8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많은 레저 관광객과 각종 국제회의 관계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호텔도 도시 주변에 속속 생겨나고 있다. 브라이튼 지역에서만 해마다 4억 파운드 (한화 약 5천 7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관광지출이 발생하는 등 경제창출에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이와 더불어 브라이튼은 해변과 바다의 조화가 아름답고 요트를 즐기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브라이튼이 기존의 피어(교각)와 함께 아름다운 해변, 역사를 자랑하는 각종 박물관 및 유적, 문화·예술의 장 등을 토대로 유명세를 떨쳤다면, 여기에 영국 최대 마리나항인 `브라이튼 마리나(Brighton Marina)`도 해양 관광에 한 획을 그었다.이곳에 정박한 요트 규모는 1천600여척으로, 마리나항에 주거단지와 상업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조성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11개의 마리나 밸리지에 853개의 아파트, 상가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각 주거단지 전면에 전용 계류장 배치를 계획했다. 편의성을 높이고자 워터프런트 호텔과 영화관, 쇼핑몰, 볼링장, 카지노 등을 도입해 해마다 꾸준한 방문객 유입 효과도 누리는 중이다. 다음 편에 계속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2016-10-10

축제로 물든 경북 가을… 관광객·시민 곳곳서 웃음·탄성 가득

경북매일·상주시·고령군·의성군 주관공연·전시회·경연대회·각종 체험 풍성완연한 가을 날씨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10월의 첫 번째 주말.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을 비롯한 각종 축제가 경북 지역 곳곳에서 펼쳐져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상주에서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을 비롯해 `2016 상주이야기축제`와 지역 예술인 공연, 시민 노래자랑 등이 북천시민공원과 시내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상주이야기축제는 자전거 도시 상주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행사에는 서울 송파구 자전거연합회를 비롯한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과 시민 등 3천여명이 참가해 시내 5㎞를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했다.또한, 자전거 묘기 공연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자전거 탄 빨간 토끼`, `깜장이`, `해님달님` 등의 인형극이 3일간 진행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본지가 주관한 낙동강 7경문화한마당과 예술공연, 노래자랑 등도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나와 자전거 이야기 경연대회`는 인천광역시, 충청북도, 경산시 등 전국의 초등학생과 일반인들이 예심을 거쳐 본선무대에서 입담을 뽐냈다.또 축제기간 매일 남녀노소가 참여할 수 있는 자전거 경주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에게 기념품과 상품을 제공했으며, 쌀농사 체험, 잠업 체험, 곶감 만들기 체험 등 상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도 마련됐다.연계행사로 개최된 상주시장배 전국 챌린저 MTB대회와 국화 전시회에도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이정백 상주시장은 “이번 축제는 시민과 관광객이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장이 됐다”며 “내년에는 더욱 알찬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령에서도 6일부터 9일까지 대가야문화예술제가 펼쳐져 사람들을 흥겹게 했다.대가야문화누리와 다산면 좌학공원 등에서 열린 제43회 대가야문화예술제는 개막식, 미술품 전시회, 문화의 거리 버스킹, 악극 공연, 대가야 장기대회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문화예술의 향기를 참석자들에게 선사했다.특히 8일 다산면 좌학공원에서 예술제와 함께 진행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에는 가수 구창모, 최석준, 김양 등이 출연해 2천여명의 지역민들과 함께 어울림의 시간을 펼쳤다.이와 함께 7일 대가야문화누리 공연장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에도 10여명의 유명 성악가와 센트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무대가 행사장을 찾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의성군에서도 7일 의성문화회관 앞마당에서 `2016 의성군민 한마당큰잔치`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이 진행됐다.이날 행사는 방송인 조영구의 사회로 신유, 남궁옥분 등 인기가수가 열정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관람객들은 박수로 이에 화답하며 즐거워했다. 행사에는 김주수 의성군수와 각급 기관장, 사회단체 대표와 본지 최윤채 대표, 군민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    /제2사회부 종합■ 의성지역 축제 ■ 상주지역 축제 ■ 고령지역 축제

2016-10-10

`인식의 색맹`을 치유하러 가는 길

마침내 인도행 비행기를 타는 날이 왔다. 그날 아침도 사람들은 출근버스 혹은, 전철을 기다리며 어젯밤의 숙취와 피곤이 덜 풀린 얼굴로 정류장과 플랫폼을 서성이고 있었다. `사는 게 별 게 아닌데 다들 저렇게 도살장 끌려가는 소같은 표정으로 겨우겨우 삶을 견디고 있구나`라는 것에 생각이 이르자 괜히 쓸쓸해졌다. 동시에 이성복(1952~) 시 `그날`의 몇 구절이 떠올랐다.나는 보았다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삶까지 솎아내는 것을집 허무는 사내들이자기 하늘까지무너뜨리는 것을...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몇 사람이 죽었고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여전히 붐볐지만아무도 그날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했다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모두가 병들었는데 병들어 아프다는 사실조차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세상. 시인의 예민한 촉수는 현대사회의 병들어 곪은 환부를 이처럼 담담하게 더듬어 노래하고 있었다.동시에 밀려오는 자괴감. `나는 내가 병든 걸 알고 있는 사람인가?` 답하기 쉽지 않았다. 인도여행은 그 답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인도여행 준비물에 문고판 이성복 시집도 포함시켰다.가방을 열어 빠진 여행용품이 없나 체크하고, TV와 DVD 플레이어 전원을 뽑고, 도시가스 밸브를 확인하고 문을 나섰다. 드디어 `유사 타임머신`인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 번 시간을 넘는다.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한 걸음 떨어져 객관화시켜 볼 수 있는 인도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시인 김수영의 진술처럼 “멀리서 먼 곳을 볼 수 있는” 시간. “무지보다 경계해야 할 건 인식의 색맹이다.” 근사한 문장이다. 지금은 고등학생 딸을 키우며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친구 L. 30여 년 전 그는 정열과 광기를 가진 문학청년이었다. 열여덟 살 때던가? 늦은 밤 L이 보여준 습작소설 속에서 저 문장을 발견했고, 이후 수십 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문장이 주는 현재성은 기자에게 여전하다. 인도를 향하던 기자는 이 글귀를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새삼 다짐했다. `자신이 아는 것만을 전부로 생각하는 바보가 되지 말자`고. 인식의 색맹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다양성의 통로를 열어놓고, 존재하는 사물 자체의 이면까지를 들여다보려는 노력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가 비록 사르트르(Jean Paul Sartre·1905~1980)의 전언처럼 “우연히, 무상히 이 땅에 털어진 피투성의 존재”일지라도. 이제껏 책과 풍문을 통해 체득한 인도에 대한 사전 정보 모두는 여기, 이 땅에 두고 마음을 비운 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인도를 먼저 여행한 몇몇 사람들이 글과 말을 통해 유포하는 편견과 선입견은 인식의 색맹을 부르는 무서운 부젓가락이다. 제 눈을 찌르기에 딱 좋은. 한국어판 인도여행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과 이성복 시집, 반바지 하나에 반팔 티셔츠 2개, 조그만 디지털카메라, 여권과 환전한 달러가 인도여행 한 달을 위한 준비물의 전부였다. 수천km 떨어진 외국이 아닌 뒷동네로 산책 가는 모습이었다. 마침내, 탑승 안내방송이 귀에 들려왔다. 에어인디아 승무원은 한국 스튜어디스와는 전혀 다른 편안한 복장과 푸근한 몸피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인도의 향기(?)로 가득한 기내식도 먹었다. 첫 번째 경우지인 홍콩까지는 대략 2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그제서야 주위를 꼼꼼히 둘러봤다. 인도로 가는 한국 여행객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기자보다 10살 이상이 어린 친구들로 보였다. 놀라웠던 건 남자보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는 것. 그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밝고 맑아서 참 보기 좋았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왜 고민과 방황이 없겠는가. 사람이란 다들 평생을 살아도 해결할 수 없는 내밀한 비밀과 수수께끼 하나쯤은 지니고 사는데. 다만, 그 비밀과 수수께끼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 그들 또한 청년실업과 20:80사회, 88만원 세대와 비정규직 등의 단어가 주는 중압감에 매일같이 시달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홍콩을 출발해 두 번째 경우지인 델리에 도착한 비행기는 다시 한 시간 남짓 급유와 안전 점검을 마친 후 최종 기착지 뭄바이를 향해 엔진소리를 높였다.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델리에서 내렸다. 그들은 거기에서부터 인도여행을 시작할 터였다. 젊기에 더 큰 가능성이 열려있는 20대 청년들에게 소설가 황석영(1943~)을 흉내내 이런 응원을 마음속으로나마 전했다.“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너를 욕하는 어른들의 손가락질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들은 네가 무얼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네가 하고 싶은 일만 하기에도 생은 턱없이 짧다. 지상에 유토피아는 없다. 네 영혼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를 따라가라. 결국 낙원이란 네 바깥이 아닌 내부에 있는 것이다.” 인도의 독특한 교통수단 `릭샤`를 타보셨나요오로지사람의 힘으로 끄는자전거 개조한 인력거도움 주고싶지만힘겨워하는 모습에맘 편히 타지는 못해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교통수단이 있으니 바로 릭샤(Rickshaw)다.통상 `인력거`라고 번역되지만, 방글라데시와 태국,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지에서는 사람이 끄는 힘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 오토바이를 개조한 형태의 릭샤들이 주를 이룬다. 택시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에 익숙한 한국이나 일본 관광객들에게는 `릭샤`로 이동하는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방콕, 프놈펜, 비엔티안, 시엠립, 다카 등의 도시엔 오늘도 수천 대의 `오토 릭샤`(auto-rickshaw·오토바이를 개조한 교통수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사람이 끄는 인력거 형태의 릭샤와 자전거를 개조한 `싸이클 릭샤`(Cycle-rickshaw)는 이제 인도가 아니면 보기 힘들어졌다.처음 인도에 도착한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얼씨구나 릭샤에 오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는 이들이 많다. 조그만 체구에 야윈 다리로 릭샤를 끄는 릭샤왈라(인력거꾼)의 등이 온통 땀으로 젖어드는 것을 보는 순간부터다.기자의 경우도 인도 남부의 한 도시에서 싸이클 릭샤에 올라 1km쯤을 간 적이 있다. 평지에서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릭샤왈라가 오르막길이 나타나자 숨을 몰아쉬며 종아리 근육이 불거지도록 페달을 밟는 걸 보며 가슴 한구석이 뭉클했던 경험이 있다. 낡은 자전거와 낡은 슬리퍼, 늙은 릭샤왈라가 지나온 만만치 않았을 세월이 자연스레 상상됐기 때문이었다. 사실 인도에서 인력거나 싸이클 릭샤를 타느냐, 마느냐는 복잡한 문제다. 릭샤왈라의 육체적 힘겨움을 생각하면 타지 않는 게 옳지만, 그들은 릭샤를 타는 손님이 지불하는 푼돈으로 그날 가족들이 먹을 밥과 반찬거리를 구한다. 릭샤에 오르자니 마음이 아프고, 외면하자니 릭샤왈라의 애절한 손짓을 외면하기가 힘들다. 이런 게 바로 인도여행의 딜레마(dilemma) 중 하나다. 다행히 최근엔 인도 정부에서도 릭샤를 비인간적인 교통수단이라 판단해 이를 차츰 없애고 오토 릭샤 등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한다.그런 이유로 앞으로는 인도의 인력거꾼인 릭샤왈라들을 보기가 힘들어질 듯하다. 현재 남아있는 릭샤왈라들은 그 희귀성 탓에 해외 여행지의 독특한 문물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10-07

“10년간 시민 자발적 참여 없인 결코 이룰 수 없었던 大業 ”

구미시가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동안 추진해온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구미의 이미지를 산업도시·공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남유진 시장의 취임 직후 시작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도시 생활권에 녹색공간을 확충시켜 쾌적한 정주여건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2006년 8월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시정 최역점 시책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생활권주변 공원·녹지공간 조성, 가로수 식재, 담장 허물기, 벽면 녹화, 수벽 조성, 장미 식재, 다년생꽃길 조성, 아파트(가정) 식수, 시민 헌수 등 10대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시민들과 함께 추진한 이 사업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일천만그루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지난해 11월 4일 일천만그루나무심기 달성 기념행사를 가졌다. 10년 동안 심어진 나무의 수는 1천21만 그루였다. 구미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성공할 수 있도록 강한 추진력을 선보인 남유진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공단도시·회색도시 이미지 벗어나려`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전개전국 최초 `탄소제로 도시` 선포우수기관상 8차례 수상 등 쾌거 이뤄지난해 목표 초과달성… 제2운동 시작민간단체 주도 `그린오너제` 활발6차산업 연계 경제적 가치창출 위해선산지역 돌배나무 특화숲 조성 나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성공리에 마친 소감과 평가를 한다면.△지난해 11월 4일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목표 달성 기념식을 개최했으니 어느덧 기념식을 한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이 프로젝트는 10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한 사업이기에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시책이다.10년 동안 43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었던 사업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구미시민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의 걱정이 많았다. 일천만이라는 수적인 부담이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러한 우려는 사업이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이 되면서 점점 확신으로 변해갔다. 43만 구미시민들과 함께 이룩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구미의 이미지를 산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바꾸고, `도시 속의 숲, 숲 속의 도시`를 실현시켰다.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최첨단 산업과 어우러져 `명품도시 구미`를 실현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시작한 계기와 이 운동이 앞으로 구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10년 전 시장에 처음 부임하면서 구미의 회색도시, 공단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싶었다. 사람이 아프면 약을 먹고 치료를 하듯, 구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하게 됐다.내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 사마천 `사기` 중 `화식열전`에 나오는 “1년을 대비하기 위해선 곡식을 심고, 10년을 대비하기 위해선 나무를 심고, 100년을 위해선 덕(인재)을 베풀어라”이다. 공무원들은 시민과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일보다 앞을 내다보는 시각을 갖춘 공무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말을 자주한다.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도 구미의 미래를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10년동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도시의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많은 외지인들이 “구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인 줄 몰랐다”, “도시 곳곳에 꽃과 나무가 우거진 숲이 많아 놀랐다” 등의 말을 많이 하고 있다. 또 도시 경관이 바뀌면서 전국 40여개 시·군·구의 벤치마킹도 줄을 잇고 있으며, 2014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평가 최우수상 등 총 8차례에 걸쳐 우수 기관상을 수상하며 구미는 전국 최초로 `탄소제로도시`를 선포한 도시답게 녹색도시, 친환경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녹색도시와 친환경도시의 이미지가 지속가능한 도시를 조성하는 기본 조건이 되는만큼 이러한 조건들은 결국 기업유치와 지역인재 유입으로 이어져 한층 더 발전하는 구미를 만들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나무심기 운동은 어떻게 되나.△도심을 중심으로 전개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지난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현재는 제2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제2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나무를 심기보다는 이미 심어진 나무를 잘 가꿔 가는 사업으로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현재 17개의 단체가 그린오너로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는 그린오너제를 통해 나무를 관리하고 있다. 나무는 심는 것도 힘들지만 가꾸는 것은 더욱 힘들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10년간 나무를 심어 온 만큼 잘 가꾸어 줄 것으로 믿는다.구미는 도농도시이다. 도시와 공단에는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통해 도시숲과 공원, 녹지공간을 만들어 녹색의 물결을 이뤘다. 농촌지역은 보통의 나무심기 운동보다는 돈이 되는 산림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산주들이 산에 나무를 심었지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는 못했다. 이제는 산림과 숲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기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6차 산업과 연결해 숲을 소비자가 요구하는 상품으로 만들어 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최근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숲에 치유프로그램을 접목한다든지, 숲 속 야영장이나 산림 레포츠 시설을 조성하는 등의 사업이 그것이다. 구미시도 많은 고민 끝에 선산지역에 `무을 6차림 돌배나무 특화숲 조성사업`을 올해부터 10년 동안 진행한다. 이 사업은 무을면 전역(면적 44.6㎢·임야 28.6㎢)에 지역 향토수종인 돌배나무를 집중 식재해 산림경영 특화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특히, 총 사업비 150억원(국비 76·도비 22·시비 52)을 들여 180만평(600㏊)에 돌배나무 100만본을 식재하고, 인근에 임도 4㎞, 가로수 30㎞, 명상숲 3개소, 숲길 20㎞ 등 관광기반을 조성하게 된다.이 사업이 마무리가 되면 무을면은 고려 후기 이조년이 배꽃이 활짝 핀 달밤에 봄의 정취에 빠져 있음을 노래한 `이화에 월백하고`라는 시조가 가장 잘 어울리는 지역이 될 것이다.- 나무와 숲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 바로 녹색이라고 생각한다. 살기 좋은 도시 구미를 만들기 위해 숲의 도시, 녹색도시를 만들고 싶었다. 거창하게 철학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무와 숲은 사람들이 숨을 쉬고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조건이다. 여기에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이뤄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도시숲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이다. 도시숲의 다른 말은 생명의 숲이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꼭 알았으면 한다.또 나무와 숲은 이제 도시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도시 지속성의 필수요건이 되었다. 이러한 정주여건이 갖춰져야만 기업들이 유치되면서 인재들도 함께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은 비록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구미는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비롯해 여러 역점시책들이 함께 상호작용을 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도시가 될 것이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6-10-06

과거의 풍경을 찾아 `유사 타임머신`에 오르다

초등학교 6학년 때쯤으로 기억된다. 엄마를 따라 놀러간 경상남도 삼랑진 작은 마을에서 외갓집 구들장을 해체하는 작업을 우연찮게 지켜봤다. 1983년 혹은, 1984년 무렵이다. 황토와 볏짚으로 잘 반죽한 단단한 흙덩이들이 몇 번의 곡괭이질과 삽질에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말 그대로 무너지는 흙바닥. 묵은 먼지가 공중으로 비산했다. 콩나물해장국의 감칠맛을 위해 할머니의 손바닥에서 “바스락” 부서지던 새빨간 마른고추 분말처럼.시간을 뛰어넘는 타임머신 타 듯`옛날식 정취` 찾아 떠난 인도큰 땅덩어리·낙후된 교통수단마음·욕심 다 비우고거대한 인도여행을 시작하다외가는 엄마가 멀고 먼 바닷가 도시로 시집가기 전 23년 하고도 몇 개월을 더 머문 곳이다. 그 구들장 위에서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유년을 보낸 엄마와 30대 초반에 남편을 잃고 홀로 5남매를 키웠던 외조모의 가파른 생을 떠올리니 백석(1912~1996)의 시 한 구절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여승(女僧)`이다. 섶벌같이 집 나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산(山)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산(山)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고향마을에서 자신이 살았던 집의 따스한 아랫목이 허물어지는 걸 지켜보며 엄마는 말이 없었다. 눈망울이 허했다.하지만, 아무리 돌아가고 싶어도 과거는 과거일 뿐, 그리움만으론 추억이 실체로 복원되지 않는다. 풀 뜯어 염소 먹이고, 차가운 개울에서 기저귀 빨며, 일 나간 외할머니 대신 갓 돌 지난 막내를 업어 키우던 엄마의 추억이 먼지처럼 혹은, 마른고추 분말처럼 흩날리는 그곳에서 기자는 그녀에게 과거를 돌려주고 싶어졌다. 가난과 슬픔의 힘으로도 결코 지워낼 수 없는 명백한 기억.사람은 인정하건 부정하건 기억 속을 산다. 엄마는 일찌감치 그걸 알아차린 사람이다. 하여, 그녀의 아들인 기자는 현재나 미래보단 과거를 흠모하는 사람이 됐다. “나는 과거를 돌아보며 한숨짓는 걸 체질적으로 싫어해!”라고 일갈한 고은(1933~) 시인이 보자면 혀를 찰 일이지만, 어쩔 것인가.엄마를 닮은 `과거를 흠모하는 소년`은 자랐다. 소금기 가득한 바닷물에서도 겁 없이 뿌리를 내리는 맹그로브처럼. 서른이 넘기 시작하자 소년은 자신이 사랑하는 `과거`의 풍광을 지닌 곳으로 떠나기 위해 해마다 한두 번 혹은, 1~2년에 한번쯤 여행 가방을 꾸렸다. 여타의 여행자들처럼 대형배낭도 아니었다. 중고등학생들이 책가방으로 이용하는 가로 30cm 세로 50cm가 넘지 않는 그야말로 `조그만 보따리`.그것 하나 달랑 메고 `과거의 아름다움`을 아는 엄마가 가지 못한 길을 홀로 짚어가며 `과거의 풍광`을 찾아다녔다. 그곳이 바다이건, 강이건, 호수이건. 모자(母子)는 `물`을 좋아하는 것까지 닮아있었다. 그렇게 다녀온 곳이 태국과 라오스, 베트남과 캄보디아, 일본과 이란, 필리핀과 몽골, 터키와 불가리아 등이었다.거기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이 좋았다. 온종일 해먹에 누워 원시의 풍광을 지닌 바다와 강을 바라보며 자신이 처한 팍팍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선량하게 웃을 줄 아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즐거웠다. 그 즐거움이 여행 취향을 고착시켰다. 그 `고착`이 싫지 않았다.인도여행을 결정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두 군데 직장을 거쳐, 인터넷신문에서의 기자생활이 6년에 이르던 시점. 1개월간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감성 가득하고, 관용 넘치는 사람들이 산다는 프랑스 파리에서 문학청년 시절 그토록 닮고 싶어 했던 아르튀르 랭보(1854~1891)처럼 한 달만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은 `과거 흠모`의 지향을 이기지 못했다. 기자가 여행한 어떤 나라, 어느 도시보다 `옛날식 정취와 인정`을 볼 수 있는 곳이 인도라고 생각했다.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 우리의 현재는 인도의 과거보다 아름답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에 관해선 설명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살아오는 내내 기자는 1983년 혹은, 1984년 외갓집 구들장이 무너지는 장면을 엄마와 함께 바라본 바로 그 시간, 우울하고 먹먹했지만 또한 한없이 따스했던 기억 속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못 말리는 과거지향”이라 욕을 먹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국경을 오가는 비행기란 `시간을 뛰어넘는 유사 타임머신`이다. 여기에 몸을 싣고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10시간쯤의 지겨움을 견뎌준다면 그 `유사 타임머신`은 기자가 살아보지 못했던 1960년대 혹은, 더 이전의 시간들 속으로 나를 데려가준다. 비행기란 분명 매력적인 `문명의 선물`이다.우여곡절 끝에 인도여행을 결정했지만, 문제는 거기부터 시작이었다.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수십 배가 더 큰 땅덩어리, 게다가 교통수단도 낙후된 탓에 도시 사이를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정보. 여기에 “인도에서의 한 달 여행은 한국의 2박3일 벼락치기 관광보다 짧게 느껴진다”는 풍문을 어렵잖게 얻어들을 수 있었다.심플해지기로 했다. 평생을 투자해도 모두 다 눈에 담을 수 없는 거대한 나라의 풍광 전체를 한 달 만에 보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인도여행은 시작됐다. 인도는…01세기 동안 영국의 식민지, 1947년 독립힌두어·영어 공용화폐 단위는 루피… 우리 돈 1천원은 약 60루피남부 아시아에 위치한 국가로 1857년 무굴제국이 멸망한 후 영국의 식민지로 편입됐다. 한 세기에 가까운 기간을 영국의 정치·경제적 지배를 받다가 1947년에야 독립했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영국식민지 시절의 모습이 사회 각 분야에 적지 않게 남아있다.정식 명칭은 인도공화국(Republic of India). 힌디어로는 바라트(Bharat)라고 표기한다. 서쪽엔 파키스탄, 북동쪽엔 중국과 네팔, 동쪽엔 방글라데시와 미얀마가 자리하고 있다. 인접국인 중국과 심각한 국경분쟁을 겪었고, 1962년엔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종교가 다른 파키스탄과도 카슈미르 지역 영토분쟁을 포함한 갈등을 겪고 있다.불교가 태동한 지역이며, 예전엔 천축(天竺)이라 불리기도 한 나라다. 국토 면적(328만7천263㎢)이 세계에서 7번째로 넓고, 인구(12억 명)도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행정구역은 28개 주(state)와 7개 연합주(union territory)로 구성됐다.수도는 델리. 또 다른 대도시인 뭄바이는 `인도의 경제수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도 아리아족이 인구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숫자에 있어서는 드라비다족과 몽고족이 뒤를 잇는다. 힌두어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80%가 넘는 사람들이 힌두교도며, 이슬람교(13.4%)와 기독교(2.3%)를 믿는 이들도 있다. 화폐단위는 루피(Rupee)로 한국 돈 1천원은 약 60루피. 외교적으로는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으나, 최근엔 국력과 경제적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식적인 한국-인도간 외교관계가 수립된 것은 1973년. 한국에서 철강과 시멘트 등의 중간재를 수입하고, 철광석과 원면, 피혁제품 등을 수출한다.나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힌두사원과 이슬람교당, 석굴사원과 고대 문명의 흔적은 인도를 `신비롭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여행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드넓은 땅덩어리로 인해 남부와 북부, 동부와 서부간의 문화 차이가 크다. 그것이 관광객들에겐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 나라에서 여러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것.순박하고 세파에 찌들지 않은 대다수의 인도 사람들은 외국인을 호의적으로 맞아준다. 환한 웃음으로 베푸는 친절과 배려는 낯선 환경에 곤혹스러움을 느낄 이방인들을 따스하게 위로한다.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또한 여행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류태규

2016-09-30

`鐵의 정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鐵의 도시 포항`

포항은 영일만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제철의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근대화를 견인해 온 도시다. 포항시민들은 그런 점에서 언제나 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지도 모른다. 한반도를 밝히는 신성한 새해를 맞이할 때도, 고장 포항과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 용광로의 검은 연기를 바라보면서, 연기 색깔의 검기보다 더 큰 자부심을 무럭무럭 피워 올리곤 했을 것이다. 포항에서는 다음달 이같은 포항의 정체성을 담은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 축제가 열린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스틸을 예술작품으로 창작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작가와 관객이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활기 넘치는 축제로 꾸며지는 이 축제는 전국 각 지자체에서 열리는 3천 여개 중의 하나이지만 단순히 숱한 축제 중의 하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도시 공간의 창조적 재생과 예술과 삶의 공존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차별화된 축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도시 역사·문화 융합…세계 유일 스틸아트페스티벌베스트 도슨트 해설 투어 `미술관을 품은 바다` 선사국내외 유명 조각가·공단 근로자 작품 등 50여점 설치아트웨이 투어·대장간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 다양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다음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지난 2012년부터 열린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산업화의 대표적인 상징인 `철`을 매개로 포항의 문화와 철학을 담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스틸아트축제를 표방하고 있는 축제로, 올해 5회를 맞이한다.그동안 철의 도시인 포항의 역사를 철과 문화로 융합해 축제로 풀어내는 세계 유일의 스틸 축제를 표방해 포항의 도시 공간의 창조적 재생과 예술과 삶의 공존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차별화된 축제로 평가받았다. 철강근로자, 예술인, 학생 등 시민이 주체가 되는 시민중심형 축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철(鐵)의 정원`으로, 이에 부합하는 특색 있는 축제 콘텐츠를 구성한다.`철의 정원`은 포항의 특화자원인 스틸아트를 기반으로 첨단과학과 해양관광자원의 융복합 산업화를 지향하는,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의 미래 비전을 담고 있다. 페스티벌은 10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주제에 부합하는 유명 조각가의 스틸작품 30여 점과 철강공단 근로자의 스틸작품 20여 점을 영일대해수욕장 스틸아트웨이 구간에 설치한다. 올해는 이탈리아와 중국 작가 2명이 외국작가로 참여해 영일대해상누각 가까이 바다 표면에 형광색 꽃 모양의 작품과 다산과 풍요의 기쁨에 수반되는 삶의 고뇌를 표현한 스테인리스 스틸미러 목조연인상을 설치한다. 또한 철저한 세미나와 현장교육을 통한 `베스트 스틸도슨트(Best Steel-Docent)`의 작품해설 투어에 이르기까지 `미술관을 품은 바다`를 더욱 생생하게 안겨 줄 것이다. 또한 도보·버스·크루즈를 활용한 아트웨이 투어, 그리고 대장간 체험·영일대 미로찾기·드럼통 아트 등 체험 프로그램 30여 종, 예술강사 파견을 통한 유치원·학생·일반시민 등의 참여작품 부스전시, 공무원· 참여기업 ·경북예총 등 전국 대학생 단체 관람 등`관람의 날`을 운영하는 등 시민과 외부 관람객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는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외에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회 중점사업으로 올해 처음으로 포스텍과 한동대와 협력 사업으로 개최한 2016 포항스틸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41점 중 7점 시제품 전시 부스와 스틸마켓 부스를 `움직이는 미술관`형태로 야외에서 열어 포항의 문화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상작 외 우수작 10편은 개막식에서 시상식을 갖고 향후 포항 브랜드 문화상품으로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해 창조경제의 실질적인 싹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해부터 예술가 중심의 축제에서 벗어나 시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축제로 성장해 포항을 그린아트웨이 시티로 만들어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영재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장은 “올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작년에 이어 우리나라 근대화에 중추적 역할을 한 포항철강공단의 기술력과 예술이 만나 포항의 새로운 문화산업을 이끌어가는 비전을 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며,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참여해 예술의 바다와 스틸조각품이 풍성한 `철의 정원`을 만끽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30

`꿈의 빛` 세계 3번째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 본격 개막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 빛을 발생시키는 빛 공장이다. 원자, 분자 수준의 근원적 구조를 규명할 수 있는 장치로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의 구조를 볼 수 있는 거대한 최첨단 현미경이라고 할 수 있다. 첨단과학연구와 첨단산업육성을 위한 필수 연구시설로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독자적인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 4월 포스텍(당시 포항공과대학교) 내에 포항가속기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뛰어들었고 설립 6년여만인 1994년 12월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준공한 데 이어 마침내 `꿈의 빛`으로 불리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를 열었다. 포항 방사광가속기 시운전 2개월만인지난 6월 새 `X-선 레이저` 관측 성공물질현상 10의 15 제곱분의 1초까지 분석국내기업 주요장치 70%이상 국산화국비 1천960억 절감 등 경제효과 전망생명과학·신약개발 비약적 발전도 기대□ 방사광가속기, 1세대에서 4세대까지방사광가속기는 세대별로 구분되는데, 1897년 전자가 발견된 후 하전입자가 원운동을 할 때 전자파가 발생되는 현상인 싱크로트론 방사에 대한 이론이 정리됐다.1세대 방사광가속기 시절에는 방사광이 고에너지 입자가속기의 에너지 손실의 주요원인으로 초기에는 입자가속을 저해하는 존재로 인식됐다.이후 방사광가속기는 전자기파로써의 순수 과학과 응용기술 분야에 유용함이 인식되면서 1970년대 들어 방사광을 만들기 위한 가속기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휨 전자석에 의해 나오는 방사광을 사용하면서 많은 수의 빔라인을 가지고 이용자들이 동시에 실험이 가능한 설비가 건설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2세대 방사광가속기라고 한다.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2세대 방사광가속기에 비해 에너지가 높고 전자 밀도를 높여 빔의 크기를 작게 했고 삽입장치를 저장링에 많이 설치해 적외선에서 X-선에 이르기까지 넓은 파장과 많은 양의 방사광을 발생시키고 이 방사광의 세기는 태양빛의 1억배에 이른다.우리나라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방사광가속기 개발에 착수했으며 현재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31기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다.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로 관찰할 수 없었던 수많은 현상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세포의 실시간 관측, 비결정 상태의 단백질 구조 및 반응과정 실시간 분석, 초거대 분자 분석, 초고속 화학반응 과정규명 등이 있다. 특히 결정상태의 단백질만을 분석할 수 있었던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단백질의 기작을 실시간으로 관측함으로써 생명과학분야 및 신약개발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국내 방사광 분야 성장 주도, 포항가속기연구소정부는 방사광가속기를 기초·응용과학 및 산업기술 분야의 최첨단 연구에 범국가적 공동연구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1988년 4월 포스텍(당시 포항공과대학교) 내에 포항가속기연구소를 설립했다.포항가속기연구소는 설립 6년여만인 1994년 12월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준공하고 약 9개월간의 시운전 과정을 거쳐 1995년 9월 이용자 제공을 개시했다.1천500억원(국비 596억원, 포스코 904억원)의 초기건설비로 빔라인 2기를 구축한 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지난 2012년까지 매년 1~3기씩 증설이 진행돼 현재 총 32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31기가 정상가동 중이다. 대지 65만1천48㎡에 건물 19개동 4만3천77㎡로 구성돼 있으며 선형가속기(3.0 GeV), 저장링, 빔라인, 공통지원설비(LCW, 154kV 수전설비 등) 등을 보유하고 있다.1995년 이용자들에게 개방된 이후 최근까지 약 3만9천명이 약 1만2천개 과제를 수행해 약 4천900편의 SCI 논문을 발표, 20여년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방사광 연구분야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대구테크노파크, 포항테크노파크 ㈜쎄크, ㈜LG화학과 기술 협력 체결을 통한 산업체 지원 체계 확충하고 삼성전기, ㈜유니벡, 삼성전자, 고려제강, LS전선 등 기업에 방사광을 이용한 분석기술 지원으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지난 2011년부터는 4천298억원(국비 4천38억원, 시·도비 26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업비를 투자해 세계 3번째 초대형 프로젝트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추진해 지난해 말 시설 준공을 완료했으며, 지난 4~6월 1차 시운전을 거쳐 지난달부터 2차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 짧은 기간에 `꿈의 빛` 이룬 4세대 방사광가속기지난 6월 14일 새벽, 포항에 위치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새로운 X-선 레이저가 관측됐다.이 레이저는 권면 위원장 등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외부전문가검증위원회가 같은달 29일 현장을 방문해 X-선 레이저의 에너지 스펙트럼, 파장, 펄스 등 기본 성능을 검증함으로써 최초의 X-선 레이저임이 증명됐다.이와 함께 전문가검증위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모든 장치가 성공적으로 정상 작동함을 공식 확인했다.시운전 시작 후 자유전자레이저 발생까지 미국(LCLS)은 2년, 일본(SACLA)이 4개월이 걸린데 반해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단 2개월 만에 이를 성공하는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당시 권면 위원장은 이처럼 짧은 시간에 극한의 정밀도를 요하는 0.5㎚ X-선 레이저 발생에 성공한 것으로 비춰볼 때 에너지를 서서히 올려가면서 최적화하는 2차 시운전을 잘 진행한다면 연말까지는 최종 목표하는 10GeV/0.1㎚ 파장 X-선 레이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선형가속기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원형가속기인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는 방사광 생성 원리가 전혀 다르다. 3세대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하고, 가속된 전자의 방향을 바꿔서 발생하는 강한 X-선인데 반해 4세대는 3세대와 전자들의 궤도와 주기가 정확히 일치해 레이저로 증폭돼 3세대 보다 1억배 밝은 빛을 발생시키는 X-선 레이저다.X-선 자유전자레이저는 기존 3세대 방사광보다 1억배 밝아 물질의 미세구조를 나노단위까지 관측할 수 있으며 물질의 현상을 펨토초(10의 15 제곱 분의 1초)까지 분석할 수 있다.720m 길이의 가속장치 전자궤도 오차를 2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낮추는 장치정밀도, 820m 길이의 장치를 머리카락의 절반 수준인 정렬오차 5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낮추는 정렬정밀도, 삽입장치 건물 내 온도를 25±0.1℃로 맞추는 온도정밀도 등의 기술적 향상이 기대된다.이를 바탕으로 기존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공동활용을 통해 국비 1천957억원을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와 함께 국내기업 주요장치를 70% 이상 국산화하면서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초과학에서 응용과학까지, 다양한 분야서 활용방사광가속기는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에서부터 반도체 개발 등 응용연구까지 고루 활용할 수 있다.생체나 세포를 자르지 않고도 암세포 등을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다. 에이즈 증폭 차단 단백질 구조를 규명해 신약개발, 신물질, 신소재, 반도체, 마이크로 로봇제작 등 첨단과학연구와 첨단산업 육성이 가능한 필수 연구시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간 공유를 하지 않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영국·프랑스·중국·스웨덴 등 세계 각국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독자 기술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포항가속기연구소는 오는 12월 국제 수준의 성능 검증을 위해 국내 연구진을 중심으로 X-선 레이저 활용 데모실험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이용자 실험 지원에 착수할 예정이다.또한 우수한 성과를 이른 시일 안에 이끌어내고자 중점 활용 분야를 도출해 새로운 연구를 선도하는 소수과제와 해외 석학과의 공동연구 등에 4세대 가속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포항가속기연구소 주요 연혁● 1988. 04 포항가속기연구소 설립● 1994. 12 포항방사광가속기(PLS)준공● 1995. 09 포항방사광가속기 이용자 제공 개시● 2009. 01 방사광가속기 성능향상(PLS-II) 사업 착수● 2010. 12 포항방사광가속기(PLS) 이용자 지원 종료● 2011. 04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착수● 2012. 03 PLS-II 이용자지원 재개● 2013. 05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기공식 개최● 2015. 02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물공사 완료 및 승인허가 취득● 2016. 06 4세대 방사광가속기 1차 시운전 완료● 2016. 09 현재 4세대 방사광가속기 2차 시운전 진행 중/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9-29

땅심 깊은 안동에 뿌리내린, 산약 精氣 캐는 젊은 농부

안동은 농산물의 백화점이라 불릴만큼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생산자들 역시 FTA 등에 따른 가격 하락과 판로 확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획기적인 유통망 확보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 육상 사상 최초로 3회 대회 연속 3관왕 달성의 기염을 토한 `우사인 볼트(30)`가 산약(마)를 섭취하고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사실이 외신에 의해 알려지면서 `안동산약`은 또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됐다.전국 생산량 70% 차지하는 안동 마충적토·사질토양으로 뿌리식물 최적조건`마 캐는 젊은 농부` 부용농산 유화성 대표안동시 지원받아 공장부지 등 마련해마·분말·즙 등 소포장 판매 도전지역 경제활성과 더불어 젊은 꿈 이뤄내□ `안동산약(마)`의 유래안동이 최대 주산지로 국내 농산물 가운데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손꼽힌 안동마는 강장·강정에 효과가 탁월한 약용작물로 재배돼 왔다.`삼국유사` 서동요에 마 캐는 아이가 나오는 걸 보면 마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식용으로 활용돼 왔던 것을 알 수 있다. 안동의 마는 100여 년 전부터 북부지역인 학가산 자락에서 약용작물로 재배돼 왔다. 이곳은 물 빠짐이 좋고 땅심이 깊은 곳이라 마 재배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최근에는 신도청지역인 풍천 쪽의 낙동강 연안에서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전해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옛날 안동지역의 남정네들이 먼 길 떠날 때 식사대용으로 봇짐 속에 아내가 마를 싸줬다고들 한다. 교통이 불편하던 옛날 굶고 다니지 말고, 든든히 배를 채우라는 아내의 사랑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안동산약(마)`의 기능보통 4월 초에 파종해 10월 말부터 이듬해 봄까지 수확하는 뿌리작물 마는 지난해 안동에서 885농가에 500ha, 8천383t이 생산됐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품질의 우수성 역시 최고를 자랑한다.안동마가 우수한 것은 풍부한 일조량과 연평균 1천200~1천300㎜의 적정 강수량 그리고 평균기온 11.9℃가 마 생육 최적의 기후조건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안동마는 사포닌, 뮤신, 아르기닌, 콜린, 칼륨 등 약용성분이 높고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의 필수 영양성분이 풍부한 알칼리성 건강식품이다. 마는 생마와 분말, 가공품으로 부용농산, 북안동농협, 안동산약(마)연합회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마를 깎거나 잘라보면 끈끈한 점액질이 나오는데 이는 `뮤신`이란 성분으로 소화를 돕고 위장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산속의 장어`라고 불릴만한 스테미너 식품이다. 이 물질은 위장을 보호하고 꾸준하게 복용할 시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한다. 이외에도 면역력 강화와 성인병 예방에 좋은 효능을 보이고 있으며, 요통, 현기증을 낫게 하는데다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산약(마)`을 알리기 위한 노력안동마는 2009년 7월 특허청에 지리적표시단체표장 등록으로 상표권에 대한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웰빙식품으로 인기가 높아 여성소비자가 뽑은 프리미엄브랜드 대상에 2008~2012년 5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3~2016년 4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에 선정됐다.이에 따라 안동시는 마 재배를 위한 농자재 지원사업과 유통을 위한 포장재 지원사업 등에 매년 10억 정도를 투입하고 있다.또 마를 활용한 1차 가공사업과 복합자원화 사업에 50억원을 투자해 참마보리빵, 참마국수, 마소주, 마김치, 마음료, 마분말, 음료수, 마제리, 마죽 등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출하되면서 6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안동산약(마)` 지역기업을 일으키다.안동마로 새 인생을 시작한 젊은 농부가 있다. 바로 부용농산 대표 유화성(34)씨. 유씨는 낙동강 충적토와 사질토양(입자가 큰 모래가 많은 땅)이 뿌리식물을 재배하기 좋다는 것에 집중했다.처음엔 결과물이 좋지 않아 상품등급이 낮은 하품(下品)이나 판매 불가한 등외 품질의 마가 생산됐다.좌절하기 쉬운 상황이었지만 유씨는 소비자들을 관찰했다. 소비자들은 자양강장에 좋고 면역력 형성에 좋다는 `마`를 구매하고 싶었지만, 비싼 값 탓에 쉽게 구매하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또 도시의 젊은 소비자들은 큰 덩이로 판매되는 마가 아닌 소포장된 소량의 상품을 원했다. 유씨는 자신이 재배한 마를 작게 잘라 소포장해 판매했다.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은 내렸다. 약 1만원 정도에 마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낮은 상품성은 감추면서 저렴한 가격의 강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알뜰마`로 정했다.다음으로 판매시장을 탐색했다. 유씨는 온라인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판매수수료만 부담하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오픈마켓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포장을 하고 사진을 잘 찍어 상품을 게시했다. 결과는 대성공, 웰빙 열풍에 힘입어 소비자들은 마를 저렴한 값에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유씨의 판매전략이 잘 들어맞은 셈이었다.□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전략 세워야알뜰마의 인기에 힘입은 유씨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마의 모양에 따라 작은 스토리를 담아 팔기 시작했다. `못난이`나 `꼬마` 같은 이름의 마가 오픈마켓에 등장, 맛과 건강 그리고 재미가 더해진 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그러나 장애물들이 생겨났다. 우선 오픈마켓의 비싼 판매수수료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고 주변 농가들의 견제와 시장의 선입견이 나타났다. 좋지 못한 하품을 포장만 잘해서 판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2006년 유씨는 홈페이지 개설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로 했다. 10만여 명이 회원가입을 하고 구매를 해갔다. 이야기를 담은 마 판매 방식의 신선함이 떨어지자 또 다른 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마캐는 젊은 농부`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다 유씨는 `가공`을 통한 판로에 주목했다. 유씨는 인근 공장을 찾아가 계약을 맺고 OEM방식으로 분말과 즙을 만들기 시작했다. 분말과 즙도 소비자들의 요구와 잘 맞아 떨어져 한동안 문제없이 팔려나갔다. □ 미래를 점친 안동시의 선견지명안동시는 유씨에게 1억3천만 원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유씨는 약 330㎡(100평) 규모의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비용을 더 끌어와 가공기계를 마련했다. 2차 산업인 가공까지 도맡게 된 것이다. 이후 유화성 씨의 사업은 계속 확장세를 보이다가 2014년 현재 부용농산이 들어선 풍천면 하회리에 6천600㎡ 규모의 제조공장을 인수하면서 더욱 큰 기업으로 거듭날 기틀을 마련했다. 부용농산은 2014년 10월 TV홈쇼핑에 진출했고, 2015년 3개 홈쇼핑 방송국에서 매진기록과 함께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쾌거를 기록해냈다.□ `안동산약(마)`의 미래 유화성씨`마캐는 젊은 농부들`이란 문구를 2013년 특허청에 상표등록해 브랜드화 할 정도로 유씨는 젊음을 강조했다.“중요한 것은 바로 젊음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는 젊음 그것이 중요하죠. 저희 회사는 매달 하루 정도 `초심의 날`을 정해 밭으로 나가 일을 합니다. 직접 흙을 밟아보며 우리가 파는 상품을 몸으로 체험해보는 행사죠. 직원들도 농업고등학교와 농업대학을 나온 인재들이 대부분이기에 다들 열심히 참여를 합니다. 직접 흙을 밟아본 사람들만이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죠. 그렇기에 부용농산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유씨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농업에 종사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고, 현재의 농촌이야말로 젊은 인재들이 꼭 필요한 시기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

2016-09-28

일정규모 이상 지진 대비해 全 원전에 `지진 자동정지시스템` 구축

지난 12일 저녁 경주 지역에서 규모 5.1과 5.8 지진과 이에 따른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규모 5.8 지진은 기상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서 과연 한반도가 지진에 안전한지, 원전 등 위험시설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경주지역에 위치한 월성원전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원전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도록 건설되었으며, 지진에 대응하는 시스템은 어떻게 갖추고 있는지 등을 알아봤다. 일반의 두배 강도 1.2m 두께 특수 콘크리트 건물원전·방폐장 저장고 등 6.5수준 내진설계 구축총 16대의 지진계측기로 지속적 내진성능 강화내진의 50% 충격 오면 수동정지 후 안전점검90% 넘지않는 6.0 지진엔 자동으로 안전정지컨트롤타워로 전 원전 골든타임 확보 시스템 구축△검증된 부지 위에 튼튼하게 건설우리나라 원전의 입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원전 입지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다량의 물을 냉각수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원전 가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단단한 지반에 건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단단한 지반을 찾는 일이 어렵다.원전 건설 후보지를 결정할 때는 부지의 지리적 특성, 주변산업·수송·군사시설, 기상·해양 특성, 지질·지진 및 지반 공학 특성 등을 검토해. 부지 적합성을 평가한다.원자력안전법 규정에 따라 발전소가 세워지는 부지의 반경 320km 지역은 문헌조사, 인공위성 및 항공사진 판독 등 광역조사를 수행하며, 40km, 8km, 1km 이내의 지역은 기존 자료를 수집·검토한다. 또한 지질의 구조, 단층 분포, 암반 특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구물리학적 조사, 야외 지질조사, 단층 연대 측정, 해양물리탐사, 시추조사, 탄성파 활용 물리탐사, 트렌치조사 등 단계적 정밀 조사를 수행한다. 이 검사들을 통과하면 비로소 원전 건설에 적합한 부지로 선정될 수 있다.부지에 단단한 암반이 확인되면 약 2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서 단단한 철근을 조밀하게 설치한다. 건물을 암반에 고정시키려는 공정으로, 원전에 사용하는 콘크리트도 일반 건물에 사용하는 것보다 두 배 정도의 강도를 지니는 특수 제품이라 지진에도 튼튼하게 버틸 수 있다. 조밀하게 배치한 철근을 고강도 콘크리트로 둘러싼 벽이 자그마치 1.2m 두께에 이르도록 단단하게 건설한다.△ 일본 등이 사용하는 지진자동정지시스템 구축내진설계는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지진을 예측해 넣고 여기에 여유도를 추가해 결정한다. 이에 맞춰 원전은 지진가속도 0.2g(리히터규모 6.5수준)로 내진설계를 했다. 여기에다가 일본과 대만 등 세계 지진 빈발 국가의 경험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지진 안전성을 보완하고 있다.윤청로 한수원 품질안전본부장은 “원전은 건설시 내진설계로 지진에 대비하는데다 추가적으로 지진 안전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원전 주요설비의 내진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시설과 방사성폐기물 임시저장고의 내진성능도 강화했다. 또 지진감시 능력을 높여 일정규모 이상의 지진이 감지될 경우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는 지진 자동정지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설비는 세계에서 대규모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원전과 대만원전, 미국의 디아블로 캐년 1호기에만 구축되어 있으며, 한국원전의 경우 전 원전에 설치되어 있다. 월성원전의 경우 월성1호기와 2호기에 각각 5대, 신월성1호기에 6대 등 총 16대의 지진계측기가 설치되어 있어 원전부지뿐 아니라 원자로건물이나 보조건물 기초와 외벽 등이 받는 지진을 세밀히 측정한다.△ 매뉴얼 따른 수동정지, 처음인데도 착착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과 8시 23분 지진이 발생하자 한수원은 지진에 따른 A급 비상을 월성본부 오후 8시, 본사 8시20분, 고리본부 8시34분에 잇따라 발령했다. 사상 첫 A급비상에 대부분의 직원이 복귀했고 매뉴얼에 따른 대응시스템이 가동되었다.진앙지에서 27~28km 정도 떨어져 있는 월성원전의 경우 지진최대가속도 0.2g(규모 6.5)로 내진설계가 되어 있고 이에 따른 원전운영절차를 마련해놓고 있다. 이에 따르면 SSE(안전정지지진 Safe Shutdown Earthquake)는 0.2g(규모 6.5)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도 안전하게 정지될 수 있는 기준이며, OBE(운전기준지진 Operating Basis Earthquake)는 0.1g(규모 6.0)의 지진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전 가능한 기준이다.이번 지진의 경우 지진가속도 기준 0.1g를 넘지 않았지만 지진파동을 분석한 응답스펙트럼 값이 기준치를 넘어 정지에 따른 준비 및 후속조치를 취한 뒤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월성1·2·3·4호기가 12일 밤 11시 56분부터 수동정지에 들어갔다.전휘수 월성원자력본부장은 “발전소 설비는 안전운전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안전최우선 원칙에 따른 절차서 기준대로 수동정지를 했다”면서 “지진에 따른 수동정지 절차서 수행이 처음이었지만 방재훈련을 주기적으로 철저히 하고있기 때문에 잘 대응했으며 월성1~4호기는 정밀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내진설계치 다다르기 전에 안전조치원전 주요기기가 받는 충격에 따른 지진대응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지진경보 발생, 데이터 분석 후 내진설계의 50% 수준에 도달하면 수동정지 후 안전점검, 90% 수준 도달하면 자동정지되도록 설계한 것.지진계측기에 측정된 값이 지진가속도 0.01g(규모 2~3)가 넘으면 지진자동경보가 울린다. 경보에 따라 원전 현장에서는 지진상황에 대비하고 주요 안전설비와 구조물 등을 점검한다.내진설계(0.2g)의 50%인 0.1g 이상이 되면 원전은 수동정지하게 되어 있다. 내진기준에는 한참 못미치기 때문에 원전을 돌리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일단 수동으로 정지시킨 후 정밀 안전점검을 하는 게 매뉴얼이다. 내진설계(0.2g)의 90% 수준이 넘지 않는 0.18g(규모 6.0)가 되면 원전은 자동으로 안전정지된다.원전에서의 지진 감지 및 대응 상황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산업부, 전력거래소, 소속 지자체 등에 자동통보시스템(ACS), 전화, 팩스 등을 이용해 정보가 공유된다. △ 스트레스 테스트로 건전성 확인그렇다면 설계기준을 넘는 지진이 발생할 때는 어떻게 되는가가 국민들의 관심사이다. 우리나라에서 올 수 있는 최대의 지진을 예측한 뒤 여유도를 넣어 내진설계를 했다하더라도 만에 하나 예측불가능한 대형지진이 올 경우 속수무책이라면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이를 대비해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 등 오래된 원전을 중심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설계기준 이상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원전 주요기기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지진가속도 0.3g(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도 기기의 건전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해일 및 침수 등 최악 시나리오까지 대비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우리나라 원전에는 타산지석이 되었다. 2011년 3월 규모 9.0이라는 지진에다가 10m의 쓰나미가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원전의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자 핵연료가 녹아내려 방사능이 누출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원전은 지진과 해일 대비 설비를 대폭 확충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안전시설을 강화했다. 사고 직후 국내에서는 국내 원자력시설 안전점검이 이뤄졌고 구조물 안전성을 확인한 후 침수 가능성을 대비한 전력 및 냉각계통을 강화했다.모든 원전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지 않도록 방수문을 설치하고 부지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리원전에는 해안방벽을 구축했다. 비상발전시스템이 무력화되는 등 최종 열제거원이 상실될 때를 대비하기 위해 4개 원전 본부에 이동형발전차도 도입했다.덧붙여 최악의 시나리오를 짠 후 대비책을 만들었다. 노심이 용융되는 중대사고로 진전되더라도 방사능 누출이 없도록 전원 없이도 격납건물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피동형 수소제거설비를 모든 원전에 설치했다. 또 압력이 높아져 격납건물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격납건물 여과배기계통을 설치하고 있으며,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원자로 비상냉각수 외부 주입유로를 설치했다.△ 골든타임 확보 위해 발전운영종합센터 신설한수원은 본사에 발전운영종합센터를 신설해 사고시 전 원전에 대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원전을 실시간으로 통합 감시하고 원전의 고장 징후를 조기 감지해 발전정지를 예방하는 기능을 하며 방사선 유출이나 테러상황 같은 비상시에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해 적기에 비상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국내 원전은 설계 단계에서 충분한 여유를 갖도록 내진설계를 하고, 지진의 발생부터 중대사고를 완화하는 모든 단계에서 취약한 요소를 찾아내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IAEA 검증단은 한국 원전의 지진과 해일 대비에 대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취한 조치가 신속성과 양에 있어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16-09-27

철강도시 이미지 털고 해양레저스포츠 도시로 `비상`

최근 세계에서 해양레저 등 관광산업은 미래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웰빙 및 힐링 욕구 증대, 주 5일제의 정착 등에 따라 국내 해양관광활동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북미와 유럽은 마리나 산업, 크루즈 시장 등으로 해양관광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등 기타지역도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국내 각 지자체에서도 해양관광산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포항 역시 기존의 철강산업도시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2012년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명실상부한 최고의 해양도시로 자리 잡은 여수시와 작은 규모의 어촌에서 영국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난 브라이튼 시의 사례를 참고해 앞으로 포항이 해양관광산업을 위해 나아갈 길을 5회에 걸쳐 살펴보기로 한다.200㎞ 해안선 따라 아름다운 해수욕장 등 천혜비경 갖춰KTX·포항~울산 고속도 개통 더불어 포항공항도 재개항두호마리나 복합리조트·여남지구 해양문화공간 조성 등환동해 해양관광 거점도시로의 기반 마련 `착착`□ 해양관광의 중요성관광산업의 중요성은 급속한 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내륙 중심형 관광에서 해양관광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여기서 `해양관광(Marine tourism)`은 해양과 도서, 어촌, 해변 등을 포함하는 공간의 자원을 이용해 일어나는 관광 목적의 모든 활동을 뜻한다. 쉽게 말해 바다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관광 활동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스포츠와 레저활동 등도 포함되며 해양의존형의 스포츠(윈드서핑, 보트, 제트스키, 다이빙 등)·휴양(해수욕, 낚시 등)·유람(해상유람, 크루즈 등) 등과 해양연관형과 같은 해양문화관광, 경관감상, 생태관광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해양관광은 국내 관광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수욕장과 낚시 등 전통적 강세분야와 함께 도보여행, 서핑과 스킨스쿠버 등의 스포츠 같은 신규 분야의 인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제의 정착과 교통여건 개선 등으로 국내 관광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지자체마다 경제창출의 새 원동력으로 관광을 주목하는 만큼, 포항도 지리적 강점을 해양관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아울러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세계 관광시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4.3%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기준 세계관광객 규모는 10억명, 시장규모는 1조2천억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권역별 관광객 비중은 미국·유럽시장이 13%p 감소한 반면, 아시아·태평양시장은 1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체 관광시장에서 해양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추산되고 있으며 세계관광기구가 발표한 미래 `10대 관광트렌드` 중에도 해변, 스포츠, 크루즈 등 6개 분야가 해양관광과 관련돼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관광에서 해양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적 측면이 아닌 국가적 측면에서도 왜 `해양관광산업`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 포항, 해양관광으로 답을 찾아야포항은 동해안의 풍부한 해양자원을 지닌 천혜의 도시다. 200여㎞의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갖춰져 있고 곳곳에 관광 명소가 분포돼 있다. 영일대해수욕장과 죽도시장, 포항운하, 호미곶 등 인접한 관광지를 찾는 이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시에서도 전국 최고의 해양관광도시를 꿈꾸며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포항은 지난 6월 개통한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와 더불어 올해 포항공항도 재개항하면서 과거보다 교통 접근성도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포항과 울산, 경주의 연합체인 `해오름동맹`도 함께 맺어져 세 도시가 공유하고 있는 해양자원을 이용한 해양관광분야도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또 그동안 `교통 오지`로 불렸던 포항은 지난해 포항~서울 KTX 개통 이후 동해안의 교통·관광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연평균 1천700만여명이던 포항시 관광객은 KTX가 개통한 지난해 1천800만여명으로 100만명가량이 늘었다. 또한 포항에 KTX가 운행된 이후 영덕, 울진 등 인근 동해안 관광객도 더불어 증가하는 등 연계 효과를 누리고 있어 잠재적인 영향력이 충분하다. 아울러 오는 2018년에 예정된 `동해안발전본부`의 이전도 포항 및 경북동해안지역의 해양관광을 한층 고급화시킬 수 있는 기회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동해안발전본부는 경북도청의 안동 이전으로 공백이 예상되는 경북 동남권 행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조직으로, 행정 기능과 함께 향후 도내 다양한 산업·관광분야 등의 육성을 맡을 예정이다.이와 함께 경북도가 동해안의 대표적인 섬 울릉도를 동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개발하는 계획 역시 포항 해양관광에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는 향후 울릉공항 건설과 대형여객선 취항 등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제적인 해양관광·휴양지를 조성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포항은 울릉도·독도의 주요 관문으로, 울릉공항이 개장하게 되면 포항공항과 함께 이용객이 늘고 내륙에서 독도 관광의 주요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수십년간 국내 철강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아왔던 포항이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새로운 먹거리`가 현재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 이에 포항도 지금보다 강화된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익성과 고용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로봇연구, 타이타늄 등 각종 신산업과 더불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해양관광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필수다. □ 포항의 해양관광 현주소현재 포항 하면 떠오르는 관광 요소는 역사·문화자원과 해수욕장, 죽도시장과 포항운하, 영일대해수욕장 등이다. 대표적인 볼거리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국가우수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있다. 올해 열렸던 제13회 포항국제불빛축제에는 187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람객을 유치했다. 하지만 관람객 수와 명성에 비해 인근상가 등 일부만 수혜를 입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지역 전체 체감도는 낮아 실익으로 연결되는 축제로 전환하기 위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해양관광의 한 부분인 레저산업은 지역에서 인기가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이에 포항시도 해양스포츠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는 두호마리나 복합리조트 조성을 시작으로 북구 환여동 여남지구 일대를 오는 2018년까지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한 형산강 일원에 경북수상조종면허 시험장을 유치해 해양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라문화탐방 바닷길과 호미반도권 해안둘레길, 동해안 연안녹색길 등 해양관광 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하는 등 환동해 해양관광 거점도시로의 기반 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딩기요트와 윈드서핑,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해양스포츠아카데미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말께 열린 `2016 전국 제트스키 챔피언십`등 각종 해양 대회들을 유치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및 각종 대회의 성공 여부를 벗어나 관광객이나 시민들의 실질적 `해양관광도시`로의 체감은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지난 2014년 포항테크노파크가 실시했던 관광객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이 시급함과 동시에 포항에 대한 이미지가 여전히 철강도시로의 이미지가 강한 부분도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민자유치를 통한 복합리조트 조성, 마리나 항만의 성공적 개발 활용, 스토리텔링 관광자원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2016-09-26

무적 해병들의 아련한 추억 `西門`

`무적해병`이 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100만 예비역 해병들의 아련한 추억이 살아 숨쉬는 공간.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덕리 일원에 위치한 해병대 제1사단 서문에 붙는 수식어들이다.입소 날엔 가족 등 외지인 `북적`100만 예비역들의 어울림 공간2007년 교육훈련단 정문 개장 등문덕 활성화로 상권 쇠퇴기 맞아빈 점포 늘어 한산한 거리로 변해해병대 서문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에도 해병대 제1사단의 존재로 동, 서, 남, 북 4개문이 오천읍과 동해면, 청림동에 걸쳐 존재했다.그러나 신병훈련소와 같은 외부인 왕래가 잦은 부대없이 현역병, 부사관, 장교들만이 드나드는 전투사단만 있다보니 서문 주변의 상권형성 속도가 더뎠고, 이는 서문 뿐만 아니라 나머지 3개 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1970년대 후반.해병대는 1949년 창설 이후 경남 진주와 제주도에서 해군과 뒤섞여 기초군사훈련 및 각종 특기훈련을 실시했는데 고유의 양성교육을 계승해 최강 해병대원을 자체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1977년 1월 1일 해병대 교육훈련단을 포항에 창설한 것이다.교육훈련단은 2007년 정문개방 이전까지 출입문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던 터라 30년간 한 달에 1~2기씩 선발하는 신병들의 입소식이 열리는 날이면 입영장정과 가족 수천여명이 서문을 드나들었다.이렇듯 외부인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서문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됐고 이는 포항공항 인근에 위치한 동문이 폐쇄되면서 더욱 가속화 됐다. 여기에 주말과 휴일이면 외출, 외박을 나온 현역병들과 직업군인들이 무리지어 쏟아져 나오면서 인근 상가들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가까운 주점은 밤마다 불야성을 이뤘다.한 부사관 출신 퇴역군인은 “서문이 호황기를 이뤘던 1980~90년대에는 평일 저녁에도 술집에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며 “당시에는 직업군인들의 월급이 적었지만 나중에 힘들어지더라도 우선 먹고 보자는 분위기라 서문 앞 술문화가 더욱 발달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서문 일대에서 술을 마시는 군인 숫자가 늘어나다보니 폭력사건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일이 간혹 발생했고, 이는 부대 주변에 거주하는 민간인들로 하여금 부대 이미지를 떨어뜨리게 했다.서문 앞에서 30년간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서문에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모든 것이 군인 탓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면서 부대에서는 부대원들이 민간인들과 엮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한동안 휴가시 부대원을 버스에 태워 터미널 또는 역으로 내려주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했다”며 “서문 앞 상인들이 이를 알고 크게 반발하면서 최근에는 예전처럼 각자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병대 서문 앞 상권은 2000년대에 들어 쇠퇴기를 맞았다. 2007년 7월 교육훈련단이 정문을 개방하면서 더이상 서문을 통해 신병이 입소하는 일이 사라졌고, 비슷한 시기에 포항의 신도시인 문덕단지 활성화가 시작되면서 상권이 크게 요동을 치게 된 것이다.문덕단지는 인근 공단 근로자들의 주거지로 원룸이 각광받으면서 1만여세대가 넘는 원룸촌이 형성됐고 음식점, 주점, 숙박업소 등 번화가가 형성되면서 해병대원들까지 자주찾는 장소로 발전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병대 서문 앞에는 문을 닫는 점포가 크게 늘었고 현재까지도 새로운 임차인을 찾지 못한 빈 점포들이 수두룩한 상황이다.3년전까지 서문 앞에서 고깃집을 운영했다는 한 상인은 “이곳에서 10년 넘도록 장사를 했는데 손님이 크게 줄면서 장사가 힘들어져 3년 전에 끝내 문을 닫고 말았다”며 “마크사, 배달음식점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가들이 매출감소로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9-26

코토르, 아름다움과 폐허의 공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나면 가방 몫으로 낸 차비(1유로)가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열 살 꼬마 차장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동양의 산수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장엄한 산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그 아래로 투명한 계곡물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몬테네그로의 풍광은 여행자를 부드럽게 압도한다.이끼 낀 성벽 품은 절경의 돌산고급 요트와 크루즈선박 풍경 뒤깨진 유리창과 폐건물이 방치오랜 식민지·큰 지진까지낭만과 폐허, 아름다움과 슬픔이공존하는 코토르의 추억코토르와 부드바의 해변 역시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멋들어진 백사장과 짙푸른 물빛을 태양 아래 드러내며 관광객들의 탄성을 불렀다.수평선 근처에 기기묘묘한 모양을 하고 선 기암괴석도 장관이었다. 오랜 여행에 지친 기자는 아드리아해가 준 선물인양 몬테네그로의 풍경을 끌어안았다. 조급한 마음이 푸근하게 가라앉는 듯했다.갖가지 우여곡절 끝에 몬테네그로 국경을 넘으니 일단 사용하는 화폐가 달라졌다. 이전 여행지 알바니아에선 `리케`라는 단위의 돈을 사용했는데, 몬테네그로는 `유로`를 사용하고 있었다.체감 물가가 3배는 높았다. 알바니아에선 600~700원쯤에 마시던 콜라가 몬테네그로 슈퍼마켓에선 2천원이 넘었다.하지만, 소시지나 햄 등의 육가공품이나 견과류, 향과 맛이 좋은 포도주는 비교적 저렴했다. 그게 긴 여정에 지친 술 좋아하는 여행자를 위한 배려처럼 느껴졌다.어쨌거나 셔츠가 온통 땀으로 젖는 고생 끝에 자정이 가까워서야 아드리아해와 접한 몬테네그로의 바닷가마을 코토르에 도착했다. 이제 몸을 씻고 머리를 누일 방을 구해야한다.다행히 숙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국제버스가 오가는 코토르 터미널 대합실에 키가 훌쩍 큰 모녀가 호텔을 예약하지 않고 그곳을 찾은 여행자들에게 다가서며 제 집에서 묵기를 청하고 있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민박집 호객`이었다.법이 없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착해 보이는 모녀. 엄마와 딸 모두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다.그랬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조그만 팸플릿과 사진을 통해 하루치 숙박비와 방의 상태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적힌 가격은 1박에 10유로(약 1만2천500원).기자가 별다른 흥정 없이 그 모녀를 따라가 그들의 낡은 아파트 방 한 칸을 3일간의 숙소로 삼은 건 20대 초반으로 짐작되는 딸의 부끄러워하는 미소가 너무 예뻤기 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 거대한 고성, 화려한 크루즈선박, 그리고 비극코토르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딸이 끓인 터키식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챙겨 먹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검은 산`이라는 나라 이름을 증명하듯 이끼 낀 거대한 성벽을 제 품에 안고 있는 가파르고 거대한 돌산이 절경이다.해변엔 어디에서 온 것인지 고급 요트 수십 척이 줄지어 정박돼있고, 항구에는 족히 1천명은 싣고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짐작되는 크루즈선박이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아드리아의 바다 색깔이야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재론의 여지없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그런데, 휘황한 관광지를 벗어나 시내 외곽으로 나오니 전혀 다른 풍광이 기자를 맞이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손님이 들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는지 가늠키 힘든 텅 빈 호텔과 관리가 전혀 안 돼 있는 수영장, 깨어진 유리창 뒤로 푸른 하늘이 그대로 올려다 보이는 폐건물, 거기에 무슨 이유에선지 조금은 주눅이 든 표정으로 해변을 서성이는 동네 사람들.몬테네그로의 요약된 역사는 포털사이트 검색기능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서 그걸 주절주절 인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직접 그 도시를 경험한 사람의 느낌이 앞으로 몬테네그로를 여행할 이들에게 더 유용한 정보가 아닐까.최근 독립을 이룰 때까지 너무나 긴 시간을 불가리아와 이탈리아, 오스만제국의 식민지로 지냈던 몬테네그로. 거기에 현재까지 이어지는 경제적 궁핍 때문일까?눈이 부신 바다와 입이 떡 벌어지는 웅장한 석산 아래 그림처럼 펼쳐진 도시임에도 코토르는 어딘지 모르게 `폐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그러나, 다시 역설적이게도 코토르에서 만난 석양은 터무니없이 낭만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온다.어차피 낭만이란 단어 속에는 `폐허`와 `퇴폐`의 이미지가 숨겨져 있으므로. # 자연재해가 입힌 상처의 깊이는…폐허의 느낌과 사람들의 우울한 표정에는 이유가 있었다.그 이유를 숙소 주인 모녀의 친척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었다. “오래 전 큰 지진이 우리 마을을 덮쳤어요.”그 이야기를 들은 후에야 기자가 감지했던 폐허의 냄새에 이유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느 민족에게 식민지 경험이 유쾌할 수 있겠는가?일본의 식민통치를 겪은 한국인이라면 그 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연재앙까지. 집단적 고통과 공포의 체험이 코토르 사람들의 마음속에 `폐허`를 만든 것이었다.지진은 미소가 예쁜 딸에게서 아버지를 뺏어갔고, 딸은 그때부터 말수가 적어졌다고 한다.아내는 생활을 유지해주던 남편의 월급이 사라진 후 아파트 방 한 칸을 여행자용 숙소로 내놓아야 했다. 역사와 자연재해가 이들 모녀에게 입힌 상처는 그 깊이가 쉽게 가늠되지 않았다.기자는 코토르를 아름다움과 슬픔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가끔 `불행 속을 살아가는 몬테네그로 코토르의 모녀`를 떠올린다. 그럴 때면 너나없이 인간 모두의 가슴 안에 자리한 황량한 `폐허`가 동시에 보이는 듯하다. 꼭 봐야할 몬테네그로의 보석 같은 도시들다녀온 사람이 드문 것은 물론, 나라 이름조차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몬테네그로. 하지만, 거길 여행한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몬테네그로는 동유럽의 숨겨진 보석”이라고. 가장 마지막까지 세르비아의 정치·경제적 지배하에 있었던 사연 많은 국가.아래 세 도시는 말 그대로 몬테네그로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들이다. 더 늦기 전에 배낭을 메고 둘러봐야 할.▲ 포드고리차(Podgorica)발음되는 이름이 조그맣고 예쁜 `포드고리차`는 몬테네그로의 수도다.로마가 그 위용을 떨치던 시기에는 듀클리아(Doclea)로 불렸고, 중세에는 리브니차(Ribnica)라는 이름을 얻었다.현재의 명칭으로 불리게 된 건 1326년. 오스만제국의 지배하에 있기도 했고, 세계 제2차대전 직후인 1946년엔 유고슬라비아연방국의 하나가 됐다.이처럼 드라마틱한 사연을 겪었기 때문일까?포드고리차엔 로마의 유적과 터키 지배 당시의 건물, 거기에 아직 채 걷히지 않은 사회주의의 향기까지 공존한다.그렇기에 다양한 사회문화적 유적과 흔적을 도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리브니차강(江)과 모라카강을 바라다보며 훈제된 연어를 안주로 맥주 한 잔 마시다보면 “역사란 무엇이고, 그 안에서 살아온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겨울엔 스키를 타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흔하다.▲ 부드바(Budva)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탓에 떠오르고 있는 몬테네그로의 `핫 플레이스`.연중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가 매력적인 도시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것이 `그리스신화`에도 등장한다.15세기부터 300년 이상을 베네치아공화국의 통치 아래 있었다. 불과 40여 년 전 `지진`이라는 크나큰 자연재해를 겪었으나, 신속한 복구로 오늘날 아름다운 모습을 갖췄다. 올드타운은 베네치아공화국 시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거기에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해변과 이반(St. Ivan)성당, 세인트 마리(St. Mary)성당의 장엄함이 매력을 더하는 도시다.▲ 코토르(Kotor)사파이어의 색채로 반짝이는 아드리아해와 중세에 축조된 거대한 성벽으로 이름 높은 도시. 로마시대부터 번성하던 곳이었고, 그때 지어진 요새가 아직 존재한다. 불가리아의 통치 아래 있던 시절이 있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지배도 받았지만, 식민지의 설움과 이민족의 폭정도 이 도시의 빼어난 자연환경까지 파괴하지는 못했다.1979년 해안에서 발행한 대지진으로 시가지의 절반이 파괴되는 아픔도 겪었다.그러나,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역시 아직은 세파에 찌들지 않은 환한 웃음으로 여행자들을 반긴다.사진제공/류태규/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9-23

“공원녹지-가로녹지-산림녹지 잇는 녹색 네트워크 만들어야”

우리나라는 동서남북으로 이어진 크고 작은 산들이 어우러져 금수강산을 이루고 각 계절마다 산천초목들에 의해 아름답게 채색되는 국토이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1960~70년대 이러한 금수강산을 즐길 여유도 없이, 우리민족은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도시와 공단을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10년간 꾸준히 펼친 나무심기, 도시숲조성 모범사례로단순히 녹색 색채 입히는 조경사업에 그치지 말고여기저기 파편화된 녹지 연결 방안 고민할 시기녹지관리 마스터플랜 수립, 지속적 예산 확보도 중요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자연환경의 중요성보다 국토개발이 우선시되는 정책으로 환경문제와 자연녹지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렇다고 정부는 자연녹지가 개발에 의해 무분별하게 파괴되는 행위를 방관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그린벨트를 설정하여 녹지를 보전하였고, 지금도 그린벨트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도시형성 과정에서 개발 압력에 밀려 녹지면적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에서의 녹지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정복 상징으로 알려져 왔다.녹지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거주공간, 도로, 주차장 등의 불투수(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경제개발에 의한 부의 상징으로 녹지공간보다는 불투수 공간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도 서로 묵인하는 녹지파괴의 방관자가 되어버렸다.이렇게 녹지 감소와 함께 늘어난 불투수 공간은 대기로부터 빛을 차단하고,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키기 보다는 급속한 유출을 유발시키고, 도시내 대기오염물질과 에너지를 축적시켜 열섬현상(열대야) 등의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위와 같이 녹지감소에 의해 발생하는 도시환경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나무심기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했다.특히, 서울시는 1980년대 초 `시민헌수운동` 천만그루 나무를 심는 푸른 서울가꾸기 사업을 시작으로 1988년 `생명의 나무 천만 그루 심기`를 추진하였으며, 이러한 시민참여 나무심기운동은 대구, 광양, 구미, 제주, 경주 등 전국의 도시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구미시는 회색도시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2006년부터 10년 동안 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녹색환경도시 및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제2의 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녹지 확충을 위해 10년 동안 공공기관과 학교의 담장을 허물고 그곳에 나무를 심었고, 자투리공간에는 꽃을 심어 쌈지공원을 조성하였으며, 도로변에는 도시숲을 가꾸는 등 도시나무심기운동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그 동안 구미시는 사라진 녹지를 복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나무심기운동을 추진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이 단순히 도시를 녹색으로 채색하는 조경사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 내 자투리 공간에 잔디와 일년생 꽃을 심어 치장한다든지, 도로변에 일정간격으로 모내기하듯 아무 생각 없이 나무를 심는다든지 단순히 천만그루 나무를 심기위한 실적위주의 사업은 지양하기를 바란다. 도시에는 녹지가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도로변과 도로 자투리공간에 나무를 많이 심고 있으며, 가로수 조성등급에 따라 도시의 녹지정책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에서는 녹시율(도로에서 촬영한 사진 안에서 녹색이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하여 도시녹지조성계획을 수립하는데 활용하고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서울시가 녹시율을 측정하여 가로수 관리정책에 활용한 바 있다.서울시와 구미시의 녹시율 측정결과(2005년)를 비교해 보면, 서울시 가로수의 녹시율이 평균 약 16%, 구미시가 약 12%로 나타났다.구미시가 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추진하기 이전에는 서울시보다도 낮은 가로수의 녹지비율을 보이고 있었으며,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구미시의 도로변 회색도시공간 면적은 서울시보다도 많았다는 것을 녹시율 지표로도 알 수 있었다.2005년 인동 도로변 녹시율 사진 1은 5% 정도로 낮은 값을 보이고 있었으나 구미시의 지속적인 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추진한 결과, 2015년 인동도로변 도시숲을 조성한 후에는 녹시율이 크게 증가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사진 2 구미시의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이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천만그루 나무가 심어졌다고 구미시가 바로 녹색도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10년에 걸쳐 심어진 나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러한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고, 지금까지 추진해온 사업들을 냉철하게 비판·분석하여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 정책결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는 도시에서 중요한 생물자원이다. 이러한 녹색자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도시녹지는 도로나 도시기반시설에 의해 고립되거나 파편화됨으로써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녹지들은 숲과 같은 큰 공동체(군집)를 이루거나 주변의 녹지와 서로 연결되었을 때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할 수 있다. 구미시도 여기 저기 파편화된 녹지를 어떻게 서로 연결할 수 있는가를 고민할 시기이다. 따라서, 공원녹지-가로녹지-산림녹지를 잇는 녹지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이와 함께 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을 병행하여 추진한다면 효율적이면서도 스마트한 녹지관리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끝으로, 구미시가 환경친화적 녹색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녹지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시민이 적극 참여하는 `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계승하여야 할 것이다.나무는 심기 쉬워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나무은행제`를 도입하여 적재적소에 식목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묘목 생산부터 성목이 되기까지 전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수목관리제도를 구축한다면, 앞으로 10년 후 구미시는 새로운 모습의 명품 생태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다.■금오공과대학교 환경공학전공 박제철 교수는 강원대학교에서 환경학을 전공해 학·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일본해양대학교(옛 동경수산대학교)에서 생태공학 수질관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환경부 환경공무원교육원 강사를 시작으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구미시 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국회환경포럼 정책자문위원, 한국자연환경보건협회 이사, 대구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들 역임했으며, 현재 환경부 블루그린 포럼 위원, 금오공과대학교 K-RC교육원 원장, 금오공과대학교 화학소재융합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외에서 환경과 관련한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45편의 인쇄본 논문도 발표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북도지사 표창, 금오공과대학교 금강대상, 환경부장관 표창, 국회환경노동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정리=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6-09-22

고향 애정으로 손 맞잡은 여야 “지역 위해 힘 모을 때”

20일 포항시·포항시의회·포항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포항출신 국회의원 초청 만찬회`에는 여야를 망라한 포항 출신 의원과 이강덕 포항시장, 문명호 포항시의회 의장, 윤광수 포항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간담회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강석호 최고위원·박명재 사무총장·김정재·정태옥 의원,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목을 받으며 참석해 꽃을 피웠다. 특히 간담회가 열린 이날은 공교롭게 김 전 대표의 생일이어서 포항 출신 의원과 이 시장 등 참석자들이 함께 생일 축하 이벤트를 갖는 등 예정된 시간을 1시간 가량 넘기기도 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진작 포항 출신 의원 모임을 추진하려 했는데 신문사에서 자리를 주관해 더 편안한 자리가 됐다”며 다음 모임은 자신이 주최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김무성 “포항인구 증가추세 맞춰 지역발전에 노력” 강석호 “어려운 시기 넘기는 포항, 함께 뒷바라지”박명재 “동향인 뜻 깊은 자리… 예산 적극 지원을”표창원 “어린시절 기억 그대로…선배 가르침 배워”김정재 “아름다운 도시 포항서 저의 50대 바칠 터”정태옥 “`영일`이란 지명에 애정…오래 기억됐으면”△김무성 전 대표= 5공 들어서 16대까지인가, 포항 출신 국회의원들이 11명인가 됐다. 그 당시 박태준 의원일 때다. 지금은 7명이다. 그 당시 내가 포항 있을 때는 5만 정도의 인구였지만 지금은 53만이다. 몇 만까지 갈 수 있나요?(이강덕 포항시장 “100만요”대답) 너무 욕심내는 거 아니냐? 다른 지역은 인구가 줄고 있다. 수도권, 충청남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인구가 줄고 있다. 포항은 철강 경기가 침체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도 고향이 포항 동빈동이다. 포항 출신으로서 고향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강석호 최고위원= 과거 포항이 시·군으로 통합되기 전에 포항시와 영일군으로 나뉘었다. 시·군 통합 전, 포항시의원을 했고 시의원을 마칠 때 포항과 영일군이 합쳐졌다. 그 사이 포항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려운 시기에 이강덕 포항시장이 맡았는데 잘 발전시키시고 있다. 포항이 잘 될 수 있도록 저희 역시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 과거, 포항시 남구와 울릉이 저의 지역구였다는 것 아시죠, 박명재 의원님. 제가 다시 거기 갈일은 없지만….(웃음)△박명재 사무총장= 지난번 20대 국회의원 당선되고 제가 처음 포항 출신들한테 문자를 보냈다. 최윤채 사장이 그걸 아시고 신문사에서 이렇게 해주셔서 좋다. 친목모임이면서도 공식적인 자리로 된 것 같다. 동향인들과 힘을 합쳐서 지속가능한 포항 철강의 발전이라든지…. 특별히 이 자리의 야당 표창원 의원, 고향사랑에는 여야가 없다. 포항 발전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달라. 경북매일신문이 포항 발전에 앞장서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다음에는 제가 한 번 할테니까 의원님들 모시겠다.(김무성 전 대표 “다음에 김영란 때문에 되냐.(웃음) 힘을 모아서 포항발전에 힘쓰자.) △표창원 의원= 저도 포항 동빈동에서 태어났다. 김무성 대표가 포항 출신인지 몰랐다. 같은 동향이라는 것을 알고 너무 가까움을 느끼고 있다. 저의 모친은 포항여고를 나왔고, 외가는 대대로 포항에서 어업을 한 집안이다. 부친께서는 6.25때 홀로 단신으로 내려와서 해병대 사령부에 근무할 때 모친 만난 것으로 안다. 포항에서 5살 때까지 살고 부친이 월남 참전하신 때라 포항에서 먹고 살 상황이 안돼 모친이 저와 동생이랑 서울로 왔다. 제가 어렸을 때 포항 동빈동 골목길과 바닷가에서 뛰어 놀던 기억들이 여전히 새롭다. 지난번 포항에 내려갔을 때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이더라. 개발이 안 됐기에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더라. 이렇게 야당에 있지만 언제나 김무성 전 대표님, 강석호·박명재 고향 의원님들 잘 모시겠다. 이강덕 시장님께서는 저의 경찰대학 4년 선배다. 고향후배라고 참 많이 챙겨주셨다. 지난 총선 때는 김무성 선배님이 절 따끔하게 가르쳐주셔서 많이 배웠다. 포항 발전을 위해서 야당 입장에서 열심히 하겠다. △김정재 의원= 저도 66년생 표창원 의원님이랑 동갑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제가 항상 막내인데, TK의원들이 만나면 표 의원이 저보다 생일이 늦다. 저는 표 의원님과 같은 동빈로 인근에서 자랐는데 제가 나온 학교 교가에서는 영일만이란 가사가 꼭 들어간다. 저도 사실은 대학교 때부터 서울 와서 30년 있었다. 서울시의원하면서 정태옥 의원님이 과장 때 같이 만났다. 귀한 자리다. 박명재 의원은 저희 어머니가 찍었다고 했다. 왜 그러냐. 앞집에 살던 천재였다고 했다. (박명재 의원 “그때 시골에서는 다 천재야.(웃음) 포항은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다. 저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직 엮지를 못했고 다 찾아내지를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시골을 다니면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제가 발견하지 못했던, 너무 아름다운 게 많은 도시 포항을 위해서 저의 50대를 바쳐볼 생각이다. 김무성 대표님 예산할 때 많이 도와주시고(김무성 전 대표 “난 힘 없다”(웃음)), 강석호 최고위원님, 예산통 박명재 의원님. 표창원 의원님은 반대하지 말아주시고(웃음).(강석호 의원 “야당에서 주장하면 더 힘이 쎄”).△정태옥 의원=저는 영일군이 고향이다. 아버지가 포항수산학교 나오고 포항 중앙초등학교 정년퇴임했다. 그래도 저는 포항보다는 아직 영일이 고향이라는 느낌이다. 우리 영일 정가 혈맥을 찾아보니까 신라 때부터 영일 지명이 있더라. 지금은 다 없어졌는데 이 시장님께서 영일이란 지명을 많이 살려줬으면 좋겠다. 역사가 오래된 지명이다. 그러면 더 포항에 대해 애정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정리/박형남 기자 7122love@kbmaeil.com

2016-09-21

교육품질인증 대학 선정 유지취업률 도내 최상위 명실상부 취업 명문대학

`취업명문` 선린대학교가 지난 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2017학년도 수시1차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이번 수시 1차에서 선린대는 4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간호학과에서 170명을 모집하는 것을 포함, 총 18개 학과에서 전체 입학정원 865명 중 87.5%인 757명을 모집한다.29일까지 수시 1차 신입생 모집47년 전통 간호학과 등 총 757명수시합격생 입학금 50만원 면제장학금 지급률 57% 반값등록금 실현학생 복지위한 지속적 투자로현대식·최신식 기숙사와 편의시설 갖춰교육부지정 한국간호평가원이 실시한 간호학사 학사과정 프로그램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인 `5년 인증`을 획득한 간호학과는 면접은 없으나, 수능최저 학력기준을 적용한다.영어영역(5등급이내)은 필수이며 국어, 수학, 과학(사탐/과탐 1개과목)영역 중 1개 영역 합계 10등급 이내이어야 하며 이 기준을 충족하는 지원자 중 고교내신 성적순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응급구조과(55명), 뷰티디자인과(48명), 보건행정과(28명), 물리치료과(36명), 안경광학과(18명), 방사선과(17명) 등 간호보건계열에서 372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제철산업계열(85명), 융합소프트웨어과(16명), 플랜트설계과(20명) 등 공학계열에서 121명을, 호텔외식경영계열(40명), 사회복지심리상담학부(주 34명, 야 11명), 세무회계정보과(주 20명, 야 12명), 유아교육과(31명), 경찰행정과(28명), 국제경영정보과(18명), 국방기술계열(47명) 등 사회실무계열에서 241명을, 예체능계열인 시각디자인계열에서 23명을 각각 선발한다.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은 전체 등록금 중 입학금 50만원이 면제되는 다양한 장학혜택도 누릴 수 있으며 전형료는 무료이다. 인터넷 접수(진학어플라이, 유웨이어플라이) 수수료는 본인 부담이다.수시모집 전형은 고교 전과목 내신성적을 반영하고 1·2·3학년 성적반영비율은 30·40·30%이며, 교과성적을 100% 반영하며, 간호학과를 제외한 학과에서는 면접점수를 반영한다.단, 2017학년도 졸업예정자일 경우 3학년 성적은 1학기 성적만 반영한다.선린대학교는 교육부에서 주관한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대학으로 5년 연속 선정된 바 있으며, 전문대학 기관평가에서 교육품질인증 대학으로 평가인증을 받았다.또한 제10회 국가 지속가능 경영 대상을 수상하여 명실상부한 교육 명문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선린대는 대구·경북지역 23개 전문대학 중 1차 유지취업률 93.7%로 3위, 2차 유지취업률 89.9%로 1위, 3차 유지취업률 84.3%로 2위, 4차 유지취업률 79.4%로 2위를 차지하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간호교육인증평가 및 교원양성기관평가 인증대학으로 선정됐고, `창의적실용인재육성`이라는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취업준비 프로그램,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 실전취업훈련 프로그램, 창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명문 강소대학으로 자리매김 했다.2015년 기준 장학금 지급률이 57.29%로 장학금 89억6천만원(1인당 수혜비용 320만원)을 학생들에게 지원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했으며, 현대식 기숙사와 각종 최신 학생 편의시설, 포항과 경주 전지역 통학버스 운행 등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선린대학교 강근영 입학학생처장은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겪고 있는 지금 시대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며 “취업명문 선린대에서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선린대 수시 1차 모집 원서접수는 입학 홈페이지(http://admission.sunlin.ac.kr/)를 통해 가능하며, 합격자 발표일은 오는 10월 13일이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학생처(054-260-5555, 5222)로 문의하면 된다. 유망하고 실속있는 교육 취업난 속 경쟁력 높이는 `이색학과` 여기 다 있네최근 불황이 지속되면서 청년취업난도 심화돼 4년제 대학교에 진학하기 보다는 전문대학의 유망학과, 이른바 실속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도 증가하고 있다. 학벌보다는 취업 경쟁력을 갖춘 대학과 전공을 찾으려는 시대의 트렌드와 맞물려 각종 이색학과들이 등장했고 취업을 위한 맞춤교육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춰 선린대학교의 취업맞춤형 이색학과에 대해 알아본다.△ 국제경영정보과국제경영정보과는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와 같은 4년제 대학 편입학을 위한 교육부 정규 교육과정이다. 이 학과의 최대 장점은 원어민 교수의 강의와 해외 자매대학과 학점인정 2+2 교육과정을 기초로 한 SAP(Study Abroad Program) 국제화교육프로그램이다.SAP 국제화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해외어학연수, 해외전공실습, 해외산업체 연수, 현장학습,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통합한 총 5단계 교육과정으로서, 해외 24개국 95개 대학, 25개 고교, 15개 기관과 자매결연을 통해 다양한 교육과정과 해외 학술체험 및 해외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시각디자인계열시각디자인계열은 28년 전통을 자랑하는 포항지역 유일의 학과로서 세부전공으로는 컴퓨터그래픽전공, 캐릭터디자인·애니메이션전공, 인테리어디자인전공이 있다.오늘날 최고 인기 유망직종이며,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학과로서 평생 직업이 보장되는 캐릭터디자이너, 애니메이터, 광고디자이너,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 이벤트디자이너, 게임제작사, 출판사, 신문사, 인터넷 및 웹디자이너, 팬시 문구디자이너, 포장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융합소프트웨어과24년 전통의 소프트웨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로 철강도시 포항의 강점을 살려 의료, 자동차, 건설, 에너지, 국방 분야 등 소프트웨어 융합이 필요한 모든 산업 분야에서 통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융합소프트웨어과는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개발, 웹 디자인 및 개발 분야의 `NCS기반 자격`을 비롯해 정보처리산업기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의 국가기술자격을 재학 중에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중심으로 설계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만으로도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출 수 있다. 국내 취업은 물론이고, 일본 IT기업과의 협약을 통한 해외취업자를 발굴하려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 플랜트설계과오늘날 산업체, 공장, 일반 건축물들이 대형화, 고층화 고도화, 전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보다 과학적이고 보다 전문적인 기술인 양성의 중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플랜트설계과에서는 이에 부응하는 플랜트 건축의 설계, 시공, 공정관리 및 감리분야의 전문적인 기술인을 양성하고 있다.따라서 현장실무형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는 학과로서 재학생은 누구나 전공 자격증을 1개 이상 취득을 목표로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컴퓨터 활용능력을 향상시켜 정보화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전공관련 프로그램인 CAD를 활용한 설계도서 제작을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9-20

해병대 본고장 포항서 母軍 사랑·끈끈한 전우애로 뭉친다

올해로 창설된지 67년이 지난 해병대는 긴 역사만큼 다양한 장소에서 수많은 역사의 기억을 지니고 있다.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인 1949년 4월 해병대가 출범한 경남 창원시 진해구 덕산비행장, 6·25전쟁 당시 치열한 공방전 끝에 승리를 이끌어 내며 `무적해병`의 칭호를 얻게 된 강원도 양구군 도솔산, 최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과 더불어 2대 상륙작전으로 평가받는 통영상륙작전이 펼쳐진 경남 통영시 등에서는 해마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창설 68주년인 내년 4월15일 맞춰 해병한마당 문화축제 준비 `착착`2014년 세계해병대축제 경험 살려국내외 150만 예비역 결속 이끌어강석호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현빈 등 연예인출신 예비역도 초청예비역 페스티벌·부대방문·포럼1박2일 병영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지역만의 고유행사 자리매김 기대그렇다면 해병대의 메카이자 본고장으로 불리는 포항에서는 어떠한 특색있는 축제가 열리고 있을까.아쉽게도 해병대 제1사단, 교육훈련단 등 부대 주도로 열리는 부대 내 행사 이외에는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는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10여년 전인 지난 2004년 7월 국내는 물론 전세계 최초로 시도된 세계 해병전우인 축제가 포항에서 열린 적이 있다. 당시 포항시가지 일원과 해병대 1사단, 영일대(당시 북부), 송도, 도구해수욕장 등지에서 열린 축제는 해병 씨름왕선발대회, 해병 의장대 공연, 조개잡이 체험 행사, 해병전우인 체육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구성됐다. 미국, 호주 등 30여개국에서 30만명에 달하는 해병대 전역자 및 가족이 참여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정기적인 축제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해병인을 넘어 포항시민들에게까지 관심받는 축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2005년과 2006년, 포항해병인축제라는 명칭으로 변경돼 2, 3회 행사가 연이어 개최됐으나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이 행사는 더이상 열리지 못했다. 이후 해병대를 상징하는 도시를 상징하는 행사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지닌 해병인들이 뜻을 모아 `포항 해병대 예비역 축제`라는 새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축제준비의 주축 중 하나인 해병대 특우회는 해병대 창설 68주년인 2017년 4월 15일 개최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차분히 준비과정을 밟고 있다.이는 포항시의회에서도 한차례 언급되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지난 3월 8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포항시의회 제227회 임시회에서 김일만 의원이 이강덕 포항시장을 상대로 날카로운 시정질문을 날린 것이다.김 의원은 당시 매년 해병대 수료 장병 1만5천명과 전역장병 6천여명을 대상으로 포항을 알리기 위한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에 대해 질문했고, 이에 이 시장은 `해병한마당 문화축제`(가칭)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후 해병대 특우회와 포항시는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쏟아지는 쇳물보다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조국근대화에 힘을 보탠 해병인의 강인한 정신을 소개하기 위한 행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포항시는 국내·외 150만명(포항 8만명, 국내 100만명)의 해병대 출신 예비역들이 모군(母軍)에 대한 사랑과 단단한 결속력으로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 행사에는 해병대 출신 연예인과 정치인들도 초청해 끈끈한 전우애를 느끼는 자리로 마련할 계획이다. `호랑나비`로 유명한 가수 김흥국(401기)과 그가 입대를 권유한 후배가수 이정(1080기), 해병대에서 가장 힘들다는 수색대에서 근무하다 훈련 이수를 위해 전역을 1개월 연기하며 찬사를 받은 가수 오종혁(1140기), 한류스타 현빈(1137기), 개그맨 임혁필(708기), 배우 최필립(903기), 정석원(995기) 등 해병대 출신 연예인은 알려지지 않은 이까지 포함하면 수십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정치계에서도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이우현(경기 용인갑) 국회의원 등 현역의원을 포함해 전현직 의원 20여명이 해병대에 몸담은 바 있다.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개막식, 입장퍼레이드, 축하공연, 고공낙하 등으로 구성된 `해병대 예비역 페스티벌`과 해병대 예비역의 사회역할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해병인의 정신 발전 포럼`, 축제 기간 중 가족, 연인과 함께 근무했던 모군부대를 방문하는 방문하는 `부대방문행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특히 MBC 진짜사나이에서 극한의 산악행군이 펼쳐진 장소로 유명해진 `포항 운제산 천자봉 행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1박2일 해병대 병영체험행사`를 준비해 예비역들이 옛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축제 준비에 참여하고 있는 해병대 특우회 관계자는 “경남 진해와 통영, 강원 양구, 최근에는 제주시에 이르기까지 해병정신을 알리고 이를 계승하기 위한 정기적인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포항에서는 유독 그러한 행사가 존재하지 않아 많은 해병출신 예비역들이 안타까워했다”며 “철저한 준비과정을 통해 이번 행사를 단지 해병인만을 위한 축제가 아닌 경기활성화, 일자리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항만의 고유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9-19

옛 도심 그대로의 아름다움에 새생명을 불어넣다

도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발전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쇠퇴하고 낙후되는 지역이 생기는 등 사람의 삶의 흔적과 같이 진화하고 변화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도시마다 신도심은 눈에 띄게 빠르게 발전하는 반면, 구도심은 활력을 잃어 슬럼화 되고 있으며, 지자체마다 구도심 재개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기자협회(협회장 김철우)는 도시 발달과 산업의 변화 등으로 인한 도심지역 내 낙후된 구도심을 어떻게 개발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지 알아보고자 대구·경북 회원사들과 함께 독일 등 유럽 도심재생 선도도시들을 8일간 둘러봤다. 편집자주에센의 버려진 탄광시설 쫄페어라인바우하우스 양식 탄광 제반시설 보존디자인 박물관·화랑·야외수영장 조성관람객 150만명…유럽관광 필수 코스뒤셀도르프 지하 터널미술관도로건설 공사자재 창고로 쓰이다 폐쇄뒤셀도르프 미대생 창작공간 활용 계기2007년 전문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회화·조각·사진 등 신진예술 교류의 장성당을 서점으로 활용한 도미니카넨 서점고색창연한 13세기 성당으로 들어가면10여개 장엄한 아치형 기둥이 병렬하듯`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 선정전세계서 매년 70만명 찾는 관광 명소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2000년대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유명무실해진 뉴타운, 재개발·재건축의 대안으로 낙후된 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의 새로운 제도를 제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각종 정책 공모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착되기 시작했다.도시재생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다양한 지역자원을 활용해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으로, 구도심의 슬럼화로 인한 다양한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도시재생을 중요한 정책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 도시재생은 현재 제도와 조직만 갖춘 실정이지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영국은 1980년대부터 정부기구와 보조금을 활용하고 있고, 독일은 1970년대 이후 구도심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제적 활성화와 공공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정책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1990년 이후에 주거부족, 빈곤, 위생 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며 최근에는 중심시가지 활성화 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다.이 가운데 독일 에센의 버려진 탄광시설인 쫄페어라인과 라인강변에 버려진 지하공간, 13세기 성당을 이용한 서점 등 구도심 내 폐허가 되고 버려진 산업시설을 문화·관광 인프라로 변모시켜 세계적인 명소로 부각되고 있는 독일의 도시개발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독일 에센의 버려진 탄광시설 쫄페어라인독일은 1970년대 이후 구도심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제적 활성화와 공공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정책화하고 있다.독일 서부지역 에센은 석탄산업 도시로 1950년대 중반 석탄 생산량이 1억2천500만톤을 기록했으나, 석유와 미국 석탄에 눌려 1980년에는 생산량이 6천910만톤으로 줄어드는 등 쇠락의 길을 걸었고 결국 1986년 문을 닫았다.지역 경제를 이끌어가던 석탄산업의 쇠락으로 65개에 이르는 건물, 200개가 넘는 설비, 약 2.7㎞ 컨베이어 시설과 13.2㎞인 파이프는 에센의 애물단지가 됐다.애물단지가 된 100㏊ 광산지대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해 고민에 빠진 주 정부는 독일 루르지방의 에펠탑이라고 불리는 쫄페어라인의 탄광 제반시설이 1930년대에 서양 현대 건축의 모태가 되는 바우하우스 양식으로 지어져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사실에 주목했다. 기능을 중시하고 단정한 형태의 새로운 건축 미학을 추종하는 바우하우스 양식은 당시에 대단히 진보적으로 평가됐다.이에 주 정부는 에센 주민의 자존심인 산업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았고 1989년 `용도 전환을 통한 보존`이라는 원칙에 따라 문화를 통한 변화에 눈을 돌렸다.에센의 대표적인 탄광시설인 쫄페어라인의 공장은 디자인 박물관, 화랑, 디자인 학교, 야외수영장 등 편의시설 등으로 변모했으며, 탄광 설비 일부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해 채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주 정부와 지역민의 노력으로 폐광은 세계적인 도심재생 명소로 변모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곳곳에서 매년 150만명 가량이 찾는 유럽 관광 필수코스가 됐다.쫄페어라인은 흉물로 변한 공장시설을 파괴하고 새로 만드는 변화가 아니라 재활용을 통한 세계적인 문화시설로 변모해 지역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고, 특히, 지역민들에게는 자부심을 주고 있다. △뒤셀도르프 지하 터널미술관독일 뒤셀도르프 시내를 가로지르는 라인강변 지하에는 뒤셀도르프 시내 지하를 관통하는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각종 공사 자재를 보관하던 창고를 미술관으로 변화시킨 터널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라인강과는 불과 40여m 떨어져 있는 터널미술관은 길이 144m, 면적 888㎡으로 상당히 특이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지상에 있는 카페로 들어간 뒤 긴 계단을 내려가 미술관에 들어서면 천장 높이와 공간 폭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갈수록 점점 낮아지고 좁아지는 모습을 하고 있다.1990년대 중반 뒤셀도르프 시내 지하를 관통하는 도로를 건설하며 각종 공사 자재를 보관할 창고 용도로 만들어진 이 공간은 지하도로를 완공한 뒤 사실상 버려졌고, 1990년대 후반 뒤셀도르프 국제공항 화재를 계기로 실시한 공공물 소방점검 직후 안전문제로 폐쇄됐다.그러나 폐쇄된 지하공간은 시간이 흐르며 인근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생들이 몰래 예술을 창작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이에 2006년 뒤셀도르프 시장은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을 높이 사 지하터널을 전시장으로 꾸미기로 하고 350만 유로라는 거금을 들여 전시공간으로 바꾼 뒤 2007년 문을 열었다.터널미술관은 뒤셀도르프 미대생들에게 공식적인 첫 전시회를 열 기회를 제공하고,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아트, 설치 등 장르를 망라해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신진 예술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인적 교류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신진미술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이 미술관은 매년 5만명 가량의 젊은 예술가와 관광객이 몰리며 독일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성당을 서점으로 활용한 도미니카넨 서점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시내에는 13세기에 지어진 성당을 개조해 매년 70만명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 독특한 서점이 있다.밖에서 보면 고색창연한 성당 모습 그대로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서점이 나타난다. 바로 도미니카넨 서점이다.건물을 떠받치는 10여개 기둥과 아치가 줄지어 있는 천장, 장엄한 느낌을 주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등은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이 건물은 1294년 도미니코 수도회가 고딕 양식으로 세운 성당으로 1796년에 문을 닫은 뒤 마구간, 자전거 보관소, 전시장, 파티장 등 주민을 위한 공공장소로 이용했다.그러던 중 2005년 네덜란드 최대 서점 체인이 이곳을 서점으로 바꾸겠다고 나섰고, 마스트리흐트 시 정부는 성당 내외부 모두를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서점으로 활용하는데 동의했다.옛 성당 내부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진행된 공사로 2006년 12월 14일 5만권의 장서를 갖춘 현대적인 서점으로 변모했으며, 영국 `가디언`이 2008년 이 서점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한 것을 비롯해 많은 언론매체가 앞다투어 소개하며 매년 7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옛것을 보존하는 가운데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은 행정당국의 노력으로 도미니카넨 서점을 찾는 사람은 책을 고르거나 커피를 마시며 17세기 초 프레스코화(1619년), 토마스 아퀴나스의 일대기를 묘사한 13세기 벽화(1337년) 등 지나온 역사와 만날 수 있게 됐다.이제 우리도 도시가 지니고 있는 역사와 문화는 물론, 살고 있는 지역민의 애환을 반영한 도심 재창조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6-09-13

오감이 즐거운 秋夕 나들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바쁜 도시생활에서도 늘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떠나 있어도 언제나 그립고 포근한 고향. 오랜만에 찾았지만 모두가 반가이 맞아주고 언제나 그랬듯이 엄마의 품처럼 아늑하다. 올해 추석은 최장 9일에서 최소 5일간의 황금연휴의 선물을 덤으로 받았으니 더 없이 풍성하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가족, 친지들을 뵙고 잠시 짬을 내 고향 나들이에 나서보자. 날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고향의 모습을 보며 어릴적 추억을 더듬어 보는 것도 멋진 추석 명절이 될 것이다. 힐링 포항한반도서 가장 먼저 해뜨는 호미곶동해안 최대 어업항 구룡포의 유혹동해안권 여행의 백미는 역시 시원한 바다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신라천년 고도 경주, 포항, 영덕, 울진으로 이어지는 동해안은 나들이 명소들이 즐비하다. 가는 곳에 마침 특별 이벤트 행사가 열리면 금상첨화이다. 포항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연중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해맞이 고장이다. 장엄한 일출과 탁 트인 동해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연인원 100만명이 방문하는 호미곶 새천년기념관에는 포항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문화, 산업, 미래비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바다화석 박물관, 수석 전시실, 옥상 전망대 등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추석당일인 15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동해안 최대 어업항인 구룡포를 들러면 근대문화거리와 과메기문화관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1일 정식 개관예정으로 현재 시범운영중인 구룡포과메기 문화관은 어린이와 관광객들이 해양생물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해양체험공간과 포토존, 구룡포의 문화, 관광, 먹거리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동해안 각종 수산물의 집산지인 구룡포에서 싱싱한 해산물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면 더욱 좋다.영일대해수욕장은 부산의 해운대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심 속 해수욕장으로 동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수욕장이다. 아름다운 포스코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전국최초의 해상누각인 `영일대`가 있다. 또한 우수외식업지구로 선정된 설머리 물회마을은 영일대 해수욕장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해안 청정바다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포항시민의 젖줄인 형산강에서 출발해 죽도시장과 동빈내항을 지나 영일만을 둘러보는 포항운하 크루즈 관광은 이제 포항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크루즈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시 운항하고 있으며, 연휴기간동안 정상운항 하며 추석당일은 오후1시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야간운항은 사전예약제로 17·18일만 정상운항한다. 문화향기 경주보문호반 달빛걷기·국악 공연 등역사 유적지 여행·다양한 행사 열려경주는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가 간직된 우리나라 최고 역사관광지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등 문화재의 보고이다. 역사 유적지 여행과 함께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어 하루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추석 당일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는 `보름愛는 보문愛 보문호반 달빛걷기`행사가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한가위를 맞아 전통민속놀이 체험과 호반길에 대금, 해금, 가야금 소리가 울려 퍼지는 국악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보문관광단지내 경주월드, 경주힐링테마파크, 신라밀레니엄파크에서는 국악과 마술 공연을 대명리조트, 스위트호텔, 정동극장, 경주월드에서는 전통 민속놀이와 떡메치기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특히 한복을 입은 관광객에게는 경주월드, 한국대중음악박물관과 바실라 공연 입장권을 할인받을 수 있다.관광공사는 5일간의 연휴기간동안 보문단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상황실 운영과 함께 호반길에 질서계도와 관광안내요원을 추가 배치해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흥겨움 안동하회마을·도산서원 추석 무료개방별신굿 탈놀이공연 `신명나는 한마당`안동시는 추석 명절 기간동안 `2016 한가위 문화여행주간`을 맞아 귀성객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와 체험프로그램, 관광지 할인행사 등을 진행한다.안동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은 추석 당일 무료로 개방하고,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상설갤러리도 무료로 개방한다. 유교랜드는 2천원 할인된 입장료로 관람할 수 있다.14~18일 추석연휴 동안 안동민속박물관 놀이마당 일원에서는 투호놀이, 제기차기, 윷놀이 등 8가지 민속놀이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특별 공연 행사로는 하회마을 탈춤 공연장에서 추석연휴 동안(추석당일 휴무) 하회별신굿 탈놀이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공연 후 관객들이 다 함께 탈춤을 추는 신명나는 어울마당도 열린다.추석 다음날인 16일 하회마을 일원에서 송편 등 세시음식 체험과 나눔 행사가 열리고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월령교 인근의 안동 민속마을 예움터에서는 16, 17일 식사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디너쇼형식의 퇴계이황을 소재로 한 퇴계연가 `육우원`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16~18일까지 하회동 탈박물관 인형극장에서는 탈인형극 `이매야 놀자`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탈 인형극 관람 후 관객들이 무대로 나와 인형을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체험행사도 함께 준비돼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관광객이라면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미 대구신비로운 조명과 분수의 수성못 야경음식테마거리에서 별난 먹거리 탐험대구시는 5일간의 추석 연휴 기간 가족, 친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구의 가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먼저 시원한 가을을 맞아 대구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서문시장 야시장, 앞산전망대, 수성못 및 디아크 등을 추석 연휴에 모인 온가족과 함께 대구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전국 최대 규모의 상설야시장인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익숙한 듯 특이한 삼겹살 김밥, 추억 속의 학교 앞 불량식품, 상상 초월 아스크림 튀김 등을 맛볼 수 있다.불빛이 수놓인 아름다운 대구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는 앞산전망대, 아름다운 조명이 투영된 분수 쇼를 온가족이 감상할 수 있는 수성못,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아크에서 여유로운 추석을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추석 음식에 질린다면 2015년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음식테마거리인 안지랑 곱창골목,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3대 음식테마거리로 지정된 평화시장 닭똥집거리를 비롯해 동인동 찜갈비와 들안길 먹거리 타운에서 대구의 맛을 즐길 수 있다.한가위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월드에서는 한가위 특별이벤트로 역사적인 영웅들과 민속놀이에 도전하는 조선영웅 `민속올림픽`, 일일 왕과 왕비 체험이 가능한 전통의상입기체험 `내가 왕이다`를 비롯해 25종의 놀이기구 및 아이들이 행복한 재미있는 동물농장 체험행사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2012년 한국관광의 별과 2015년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대구근대골목과 1950년대 우리 이웃과 더불어 살며 활동했던 문인과 예술인의 활동지였던 향촌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향촌문화관에서는 다사다난했던 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음악이 흐르는 영화 속 명장면을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여 재해석하는 `오페라 인 시네마`를, 문화예술회관에서는 남도굿거리, 소고무와 향발무, 경기민요, 풍물놀이 등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시립국악단 한가위 신명 한마당`을 연다.추석 연휴 동안 대구미술관은 무료로, 국립대구과학관은 50% 할인 가격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민간업체인 CGV, 메가박스 등 영화관은 연휴 중 관람료를 최대 40%, 이월드는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이용요금을 20% 할인해 제공한다./박동혁·황성호기자·손병현·이곤영기자

2016-09-13

“100만 해병대 예비역 자부심으로 화합·단결에 평생 바칠터”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지난 8일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노()해병이 건넨 명함에 시선을 사로잡는 문구가 적혀있었다.이는 미 해병대의 `Once a Marine, Always a Marine`에서 한국전쟁시 유래한 것으로 해병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 명예심을 잊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87년부터 해병대 정신의 표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해병대에 몸을 담은 현역, 예비역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도 `해병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1970년 서해구락부 영포지구로 태동한`해병대 전우회` 창설 멤버로 맹활약“美·호주 등 30여개국 30만명이 참가한2004년 세계해병전우인축제가 전성기내년 4월 개최 `포항 해병대 예비역축제`정기적 축제로 자리잡도록 힘보탤 것”그렇다면 자신의 명함에 이 의미심장한 문구를 새겨넣은 이는 어떤 사람일까.이제는 전국에 10여명만이 생존해 있는 해병대 전우회 창설멤버로서 이들의 모임인 해병대 특우회를 이끌고 있는 김상영(75) 해병대 특우회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병대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치고 싶다는 그는 지난 1962년 해병 137기로 입대해 일반병으로 3년간 근무하다 사회에 나온 뒤부터 가슴 속에 아로새긴 해병대라는 이름 석자를 50여년 동안 단 한 번도 지운 적이 없다.제대한 이후에도 고향인 포항에 남아 5년간 사회생활에 매진하던 김 회장은 1970년 2월 해군·해병대 예비역 장병들이 모여 만든 서해구락부 영포지구(영일군, 포항시)의 창설멤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창설초기 전우회 사무실로 활용할만한 건물이 마땅치 않았지만 모군(母軍)부대의 협조로 헌병대(당시 보안대) 사무실을 대여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다.이 곳을 무대로 10여년간 포항시민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서해구락부 영포지구는 1988년 6월 3일 해병대 전우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당시 전우회 발대식 행사가 개최된 옛 포항역 광장에는 해병대 전역자 1천500여명과 해병대 사령관, 해병대 제1사단장 등 현역 지휘관 및 참모들도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때부터 10여년 동안이 전우회의 최전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기동 봉사대를 발대시켜 관공서 직원들과 함께 방범활동도 펼치고, 포항시에서 개최한 각종 행사에서도 많은 전우회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죠.”1990년 9월에는 미국 하와이에 방문해 하와이 해병대 전우회와 특별한 만남을 갖기도 했다.하와이에 도착한 포항 전우회 회원 40여명에게 하와이 전우회는 융숭한 대접을 하며 피보다 진한 전우애를 과시했다.김 회장은 “당시 2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했던 하와이 전우회는 전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결집력을 자랑했다”며 “일례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하와이에 방문할 당시 하와이 경찰이 아닌 전우회 측에 경호를 맡겼을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2004년 7월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인 세계 해병전우인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포항에서 열린 이 행사는 미국, 호주 등 30여개국에서 30만명에 달하는 해병대 전역자 및 가족이 참여한 초대형행사였다.축제기간 동안 포항시가지 일원과 해병대 1사단, 영일대(당시 북부), 송도, 도구해수욕장 등지에서 다양한 체험행사와 풍성한 볼거리가 펼쳐지면서 해병대정신이 불꽃처럼 타올랐다.“세계 각국의 해병들이 한국 해병대의 메카인 포항에 모여 진행한 세계 해병전우인 축제는 해병대의 끈끈함과 응집력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세계적인 행사를 포항에서 열며 전성기를 누린 해병대 전우회는 최근까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좀처럼 대형행사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요즘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생업에 쫓겨 전우회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해병 후배들이 많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그는 이렇듯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하고 해병대 전우회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해병대 특우회 차원에서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해병대 창설 68주년인 2017년 4월 15일 개최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포항 해병대 예비역 축제는 전국에 있는 100만 해병대 예비역을 위한 화합의 장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김상영 해병대 특우회 회장이 해병대 전우모임의 역사를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김 회장은 “이번 행사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해마다 개최되는 정기적인 축제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축제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이강덕 포항시장이 공언한 해병 테마공원, 마린타운 조성 등 추가적인 사업진행도 착실히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라고 전했다.이제는 해병대 전우회에서 물러나 해병대 전우회 창설멤버의 모임인 특우회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김 회장은 후배 해병들에게 전하고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김상영 회장은 “해병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선배는 후배를 사랑하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며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전국의 모범 전우회가 됐으면 한다”며 “전국의 100만 해병대 예비역과 포항의 8만 예비역들이 해병대라는 자부심을 갖고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전우회가 다시 한 번 활성화되는 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