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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황홀한 꿈처럼 펼쳐지는 풍경들, 걷다보면 더 아름다운…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풍광과 매력에 취해 천천히 걷다보면 우리 귀에 익숙한 사극들이 촬영된 문경새재오픈세트장과 만날 수 있다. 여기를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또한 매년 봄 문경새재에선 전국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화려한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문경시 관계자들은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볼거리와 즐길거리, 다양한 먹을거리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가 훌쩍 다가온 봄을 즐기고자 하는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각종 사극이 촬영된 문경새재오픈세트장문경새재 제1관문을 지나 500m 가량 이동하면 2만1천평 부지에 자리한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이 위치하고 있다.문경새재오픈세트장에 도착 전 탐방로 우측에는 조선시대 관찰사나 현감 등의 선정비 와 불망비 20여 기가 위치하고 있어, 관람객들은 옛 선조들의 백성을 향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은 2000년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조성돼 운영되어 오다가 2008년 조선시대 궁궐과 양반집 및 초가집 130동으로 재건축해 각종 사극촬영의 명소로 이름이 높다.‘해치’ ‘왕이 된 남자 ’‘킹덤2’ 등 각종 드라마와 ‘기방도령’ 등 영화를 촬영한 세트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환하게 웃으며 이곳을 즐긴다.또한 세트장 내에는 조선시대 임금 복장을 대여하고 촬영한 사진을 제공하는 용상체험장을 운영해 특색있는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옛길박물관에서 문경새재오픈세트장까지 1.2km 구간에는 이동이 불편한 관광객을 위해 전기자동차를 왕복 운행함으로써 관광객의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문경새재오픈세트장을 지나 탐방로를 따라 1km 정도 오르다 보면 조령원터와 마당바위가 반기고 곧이어 주막과 용추를 지나 교귀정을 만나볼 수 있다.교귀정을 지나면 조선 정조 때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됴심비’를 볼 수 있으며 조금 위에 위치한 조곡폭포에서 인생 샷도 촬영이 가능하다.이어 제2관문을 지나 조곡약수에서 시원한 약수를 들이키고 오르다 보면 ‘문경새재 아리랑비’를 만나 아리랑 한자락을 부르는 여유를 즐기게 된다. 이어 색시폭포와 낙동강 발원지인 ‘초점’을 만나게 된다.초점을 지나 장원급제를 꿈꾸며 선비들이 올랐던 장원급제길을 옛 선비의 바람을 느끼며 걷다 보면 ‘새재 책바위’가 나타난다.조선시대 때 책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어 결국 장원급제까지 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현재는 입시철에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수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책바위를 지나면 어느새 여행의 종착지인 제3관문(조령관)에 도착하게 된다.제1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문경새재 탐방로 여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두 시간 가량이다.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최고의 힐링 코스다.특히 탐방로 주위의 경치는 전국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고 있으며, 계곡을 따라 흐르는 초곡천의 맑은 물은 마치 거울 같이 투명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탐방로 사이에는 다섯 곳의 휴게소가 자리해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문경새재 탐방로 좌우로는 명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우측으로는 주흘산(1천75m)과 영봉(1천106m), 부봉(917m)이 자리잡고 있으며, 주흘산 아래엔 아들을 기원하는 여인들이 소원을 빌었던 ‘꽃밭서들’이 자리하고 있다.좌측으로는 조령산(1천26m)과 신선암봉(937m), 마패봉(925m)이 문경새재를 감싸고 있다.문경새재는 백두대간(조령산~파매봉~부봉) 자락에 위치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찾게 되는 명소이기도 하다. 문경시는 매년 민관이 뜻을 모아 등산로를 보수해 등산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문경새재의 축제매년 4월 말부터 열흘간 열리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문경새재오픈세트장 내에서 개최되는 흥겨운 축제한마당이다.문경전통찻사발은 전통가마에 장작으로 가열해 제작하는 방식으로, 가스불로 제작하는 현대적인 방법에 비해 많은 노력과 열정이 수반된다.또한 축제기간 중에는 문경 출신 도예가가 만든 작품을 세트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도자기 빚기 체험 등 관람객에게 전통과 어우러진 풍부한 문화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전통도자기의 우수성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있다.지난해엔 문경전통찻사발축제 기간 동안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이 15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여름철에는 문경새재에 위치한 비포장 탐방로 6.5km 구간에서 맨발걷기대회를 매년 개최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완만한 경사지에 펼쳐진 탐방로를 맨발로 걸어가며 건강도 챙기고, 가족간 화목의 장을 마련해 참석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가을에는 특산품 문경사과를 홍보하고자 문경사과축제를 9월 말부터 문경새재 제1관문 광장에서 개최한다.전국 최다 생산량(80% 이상)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감홍사과 등을 시식하고 판매함으로써 전국에 문경사과의 뛰어난 품질을 홍보하고,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축제 기간 중에는 시식용 사과만 맛봐도 배가 부를 지경이고, 또한 가을철 절경을 자랑하는 문경새재의 풍경으로 인해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또한 뛰어난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문경약돌한우를 중심에 세운 축제를 사과축제 기간 중이나 직후에 열고 있다. 이를 통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문경약돌한우의 우수성도 홍보하고 있다.□ 문경새재의 먹을거리·편의시설“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다. 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은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문경만의 고유한 브랜드 약돌돼지로 만든 석쇠구이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또 백두대간에서 채취하는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도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 뛰어난 문경새재의 경치와 특산품의 맛이 어우러져 관광객의 미소를 부른다.이외에도 다양한 카페가 산재하고 있으며, 문경에서 채취하는 산나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내놓는 음식점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또한 문경관광호텔, 라마다호텔, 국민여가캠핑장 등 여행객을 위한 다양한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이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는 공간이다.□ 문경새재의 미래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문경새재만의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문경시는 자연생태공원 내에 ‘문경생태미로공원’을 조성하고 있으며, ‘e생태스포츠 체험관’을 유치할 예정이다.자연생태박물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4D가상생태체험실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확충하고 자연생태공원 내에 위치한 자연생태방문자센터는 리모델링을 통해 전시관으로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또한 옛길박물관은 전시관을 확충하고, 특별기획전을 개최해 조상들이 사용하던 유물을 다양하게 전시함으로써 세대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2023년 서울에서 문경까지 1시간30분이면 도착하는 ktx가 연결되면 관광객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문경시는 앞으로도 문경새재도립공원에 다양한 체험거리와 즐길거리를 확충하고, 시설 투자와 관리에 매진해 관광객들이 불편함 없이 문경새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9-03-18

‘새도 넘기 힘든 고개’를 아리랑 흥얼거리며 걷는 선비의 고갯길

‘새들도 힘에 겨워 쉬면서 넘는 고개’로 알려진 문경새재.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관광지이자 문경시가 으뜸으로 내세우는 자랑 중 하나가 됐다.문경새재의 역사와 그 안에서 새록새록 숨 쉬는 문화유적들, 관광객들이 가족과 더불어 즐길만한 문경새재의 명소를 2회에 걸쳐 상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문경새재의 유래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영남대로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사회·문화·경제의 유통과 국방상의 요충지였다.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며, 옛 문헌에는 ‘초점’이라고도 했다. 풀억새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의 새(사이)재, 새(新)로 된 고개의 새재 등의 뜻이라고도 한다.고려시대까지는 하늘재를 이용했으나 조선 태종 때 영남대로가 개척되면서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문경새재를 이용하는 선비들이 과거 급제를 많이 한다는 소문이 나고부터는 한양 가는 길은 주로 영남대로를 통한 문경새재를 이용하게 됐다. 문경(聞慶)이라는 지명 또한 ‘경사스런 소식을 듣는다’고 하는 문희경서(聞喜慶瑞)에서 유래됐다.□ 문경새재의 문화유적문경새재에 위치한 대표적인 문화유적으로는 제1관문(주흘관), 제2관문(조곡관), 제3관문(조령관)이 있다.조선시대 임진왜란(선조) 중 1594년 파수관 신충원이 적은 병력으로 적을 방비할 수 있는 지형을 찾아 제2관문(조곡관)을 축성했고, 100여년 뒤 왜구의 동란이 심상치 않자 1708년(숙종) 조령산성을 축성하고 제1관문(주흘관)과 제3관문(조령관)을 세웠다.또한 임진왜란(1592년) 당시 왜장 소서행장에게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다가 순국한 신길원 현감을 기리는 충렬비와 충렬사가 있으며,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에 신구(新舊) 관찰사(종2품 이상) 교인처(交印處)로 교귀정이 위치하고 있다. 지금의 여관과 같은 기능을 가진 동화원도 현재 조령원터에 자리하고 있다.□ 문경새재의 볼거리·즐길거리문경새재도립공원 초입에 2층 목재건축물(약1천200평)로 조성된 문경자연생태박물관은 2007년10월17일에 개관했다.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에게 우수한 자연환경과 생물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녹색생태도시 문경의 생태자원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기후 변화와 생물자원 기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목적으로 조성된 자연생태박물관.개관 시에는 단순한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다가 2015년 박물관으로 등록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자연생태박물관에는 수달, 수리부엉이, 삵과 같은 문경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희귀생물자원 등 1천200여점으로 표본과 전시물을 소장해 전시하고 있다. 문경새재의 뛰어난 경치와 어우러진 훌륭한 생태교육의 장이다.자연생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천200여 점의 표본 및 전시물은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경의 자산이다.특히 수달은 문경새재에 조성돼 있는 연못에 출현해 탐방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육하고 있는 잉어, 송어 등을 사냥해 골칫거리이기도 했다. 물 위를 헤엄쳐 다니면서 사냥을 하는 고양이와 비슷한 삵은 영강변 도로에서 로드킬 된 개체를 자연생태박물관에서 박제화해 전시하고 있다. 이 삵 박제는 방송에 나와 로드킬에 의한 교육용 자료로 활용된 바도 있다.또한 자연생태박물관은 4D 가상생태체험실을 운영해 관람객에게 즐거운 생태체험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문경자연생태박물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지역의 생태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7년과 2018년 영유아 생태문화교실과 ‘문경의 생태문화시설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지역민을 위한 식물표본 제작지도사 자격증반을 운영해 다양한 식물건조표본을 액자, 시계 등 장식품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케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또한 관광객에게 생태교육의 장을 확충하고 보다 더 많은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어린이 숲 체험 공간을 조성해 남녀노소 누구나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문경자연생태박물관에서 데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문경새재유스호스텔이 자리한 것이 보인다. 숙박시설 44실을 갖춘 유스호스텔은 전국 초·중·고등학생 5만 여 명이 매년 찾아오는 배움과 체험의 요람이다.유스호스텔 부속건물로 사계절 썰매장과 풋살경기장을 설치해 유스호스텔을 찾는 학생들과 문경새재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체험거리도 제공하고 있다.문경새재유스호스텔을 지나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선비상이 나오고 우측 편에는 1997년부터 개관한 옛길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옛길박물관은 조상들이 사용한 옛 유물 9천820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국가중요민속문화재 제254호인 문경 평산신씨묘 출토복식과 259호 문경 최진 일가묘 출토복식이 눈길을 끈다.옛길박물관은 관람객의 수요에 맞춰 해마다 유물을 구입해 유물 확충에 나서고 있다.한편 옛길박물관은 1999년부터 매년 특별기획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특히 ‘서예(書藝)로 담아낸 아리랑 일만 수(一萬 數)’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열어 문경이 아리랑의 본향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아리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로 각 지역마다 널리 분포돼 있다. ‘문경새재 아리랑’은 1896년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식 악보로 기록되었으며, 당시 엽서, 민요집 등에도 다양하게 실렸다.특히 올해는 ‘영남선비 여행을 떠나다’라는 주제로 타 지역 박물관과 함께 특별순회전시회를 개최해 관람객의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또한 박물관대학을 매년 운영함으로써 전시뿐만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올해는 3·1 만세운동 100주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과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박물관대학을 진행할 예정이다.옛길박물관 맞은편 관광안내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1만2천 평의 부지 위에 문경새재자연생태공원이 위치하고 있다.자연생태공원에는 120여 종 1만 본의 문경 특산식물자원이 식재되어 있어 관람객에게 유익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우리 생활에 먹거리를 제공하고 한약재로 이용되는 식물를 식재해 전시하고 있어 주목된다.또한,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문경새재 일원은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주흘산 일원에 서식하고 있는 개비자나무, 백리향, 바위기린초, 꼬리진달래는 문경새재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자연생태공원은 갯버들의 빨간 꽃망울을 시작으로 봄을 알리고 복수초, 생강나무, 목련, 할미꽃, 수수꽃다리, 붉은병꽃나무가 만개해 문경새재를 찾는 관람객에게 봄 향기를 선사한다. 문경 식물자원의 특성과 미적 아름다움을 알려 우수한 생태자원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관람객에게 생물자원의 가치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또한 생태공원 내에 조성된 조류방사장에는 공작비둘기, 백공작, 청공작의 자태와 봄꽃, 햇살이 어우러져 문경새재만의 독특한 정취를 제공하고 있다.생태공원 내에 조성된 생태탐방로를 따라 산책을 하다보면 초곡천에서 서식하고 있는 버들치, 갈겨니, 꺽지와 같은 물고기들과 초곡천으로 마실 나온 백로, 원앙이와 같은 물새도 관찰할 수도 있다.특히 올해는 보다 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고자 문경생태미로공원을 조성해 관람객에게 선보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옛길박물관에서 500m 가량 올라가면 드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고, 그 끝에 제1관문(주흘관)이 자리하고 있다.제1관문(주흘관)부터 자연 그대로의 흙길로 유명세를 떨친 문경새재 탐방로가 제2관문(조곡관)을 통과해 제3관문(조령관)까지 총 6.5km 구간으로 이어진다.폭이 넓고 완만한 경사지에 마사토를 사용해 관리한 탐방로는 누구나 맨발로 다닐 수 있는 옛길로 주위 경치가 빼어나 전국 제일의 탐방로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이곳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선정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9-03-17

1천500년 전 대가야의 사람들, 긴 잠 깨우러 떠나볼까…?

쉼 없이 달려온 자동차의 엔진은 휴식이 필요하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매일 이어지는 노동의 피로와 일상의 스트레스를 시원스럽게 풀어낼 시간과 공간이 절실해지는 봄이 왔다. 소설가 무라카미 류는 “새롭게 내일을 시작할 신명난 오늘의 에너지”라고 축제를 정의했다. 인간이 가진 ‘유희 욕구’를 적절하게 표현한 문장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획하고 준비한 각종 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지는 시기. 어느새 고령군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된 ‘대가야 체험축제’도 준비가 한창이다. ‘2019년 대가야 체험축제’는 어떤 매력으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고령을 찾았다.△ “대가야의 화합” 슬로건으로 진행될 올해 축제고령군은 서기 42년부터 520여 년간 대가야국의 왕도였다. 토기와 철기문화, 가야금 제작과 조선술 등이 발달해 일본, 중국과 대등하게 교류했다는 사실이 역사에 남아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2019 대가야 체험축제’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대가야의 과거,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는 자리다.“대가야의 화합”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될 축제는 오는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고령 대가야생활촌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등에서 펼쳐진다.대가야 체험축제는 1천500년 전 대가야시대 사람들의 삶을 테마로 해 대가야의 독특한 문화를 접목시킨 독특한 체험축제로 알려졌다.축제는 대가야생활촌에서 시작된다. 개막식이 진행될 대가야생활촌은 고령군의 주요 관광거점으로 성장할 공간이다.고령군청은 “대가야 생활체험과 대가야의 ‘철’ 그리고 4차 산업혁명시대 ‘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밀도 높은 프로그램을 구성해, 대가야의 과거·현재·미래를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2019 대가야 체험축제’의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령군의 지향하는 축제의 성격을 알 수 있다.체험을 중심이 되는 현대의 축제 경향을 반영해 대가야생활촌을 ‘과거존’과 ‘현재존’으로 꾸미고,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엔 토기·철기 체험, 용사 체험, 가야금 체험구역을 만든다. 여기선 투구, 방패, 금동관, 귀면화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악성 우륵의 고장답게 가야금 만들기 체험도 빼놓지 않았다. 대가야시대의 옷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예상된다.△ 폰 게임 ‘가야 레전드’와 고분군 야간 트래킹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주차장은 ‘미래존’으로 변신한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소재인 ‘철’이 과거 대가야에선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도 알려준다. 철의 과거, 현재, 미래상을 보여주는 ‘철의 역사관’과 로봇댄스, 로봇탑승 체험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VR체험관에선 항공, 우주,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 철기문화를 가상체험 할 수 있다. 드론 체험과 로봇 코딩은 어린이들이 관심을 가질 듯하다.대가야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든 3D 스마트폰 게임 ‘가야 레전드’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체험이라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축제 기간 밤에 진행될 ‘낭만 고분군 야간 트래킹’은 관광객이 직접 만든 등을 들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봄밤을 거닐게 된다. 연인이 함께 참여하면 좋을 듯하다.대가야 복식 패션쇼와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원하는 ‘대가야화합의 띠 행사’도 주목된다. 지난해 방문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던 뮤지컬 ‘가얏고’ 공연은 올해도 계속된다.2019년 관광도시사업으로 개발된 뮤지컬 ‘사랑, 다른 사랑’ 공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륵의 삶과 사랑을 기본 스토리로 세우고 가야금, 바이올린, 해금 등 다양한 현악기 연주와 퍼포먼스가 하모니를 이루는 공연이라 뮤지컬 팬들의 기대가 크다.개실마을, 가얏고마을 등 고령군 4개 마을이 참여하는 농촌체험도 흥미로운 프로그램. 고령군청은 “이제는 사라져가는 농촌의 소박한 정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의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대가야 체험축제의 피날레는 ‘대가야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테마로 한 시가지 행진이 장식한다. 고령군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해 화합의 장으로 펼칠 행진은 가야국을 탄생시킨 천신과 가야산신의 행차를 재현하는 동시에 대가야 고령의 미래까지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가야생활촌, 숙박동·체험 시설 완비축제의 주요 행사가 진행될 대가야생활촌도 주목받고 있다. 가야문화의 거점관광지이자 고령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는 이곳에 5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숙박동(기와마을·초가마을), 먹거리마을, 가야숲, 영상관, 전시관, 공방촌, 몰놀이장 등을 만들었다. “대가야인의 문화와 역사를 입체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게 고령군의 설명이다.이외에도 축제 기간 내내 대가야생활촌에선 ‘난닝구맨’ ‘대가야 킹덤’ ‘창현의 거리노래방’ 등 방문객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난닝구맨’에 참여하면 정해진 미션을 수행한 후 기념품을 받을 수 있고, 미로로 만들어진 숲을 헤매는 ‘대가야 킹덤’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유튜브 스타를 만나는 ‘창현의 거리노래방’과 주민과 여행객들이 같이 만들 ‘플래시몹’도 기대해볼만 하다.△ 대가야 체험축제를 찾는다면 이곳도 꼭!다채로운 체험을 즐긴 뒤에는 고령의 관광지를 돌아볼 것을 추천한다.지산동 고분군은 고령읍을 감싸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인 지산동 44·45호분을 포함해 크고 작은 수백 기의 고분이 관광객을 손짓해 부른다. 여기선 국보 138호인 가야금관이 출토됐고, 5~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와 철기, 말갖춤, 장신구 등이 나왔다.대가야 왕릉이 모여 있는 주산 기슭의 대가야박물관도 흥미로운 공간. 순장묘 지산동 44호분을 재현해놓았다. 순장자의 매장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대가야왕릉전시관과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대가야역사관으로 구성돼 학생들에게 유익한 공간이다.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의 생애와 음악을 확인할 수 있는 우륵박물관은 고령의 음악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테마박물관. 장인이 가야금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 가야금의 제작 과정도 볼 수 있다.고령은 ‘암각화의 고장’이기도 하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바위에 도형 등을 새겨 놓은 암각화는 당시 생활상과 신앙 등을 추정할 수 있는 유적이다. 고령읍 장기리 알터마을 입구 암각화와 쌍림면 안림천변의 안화리 암각화가 유명하다.이밖에도 영남학파의 종조인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사는 개실마을, 푸른 산을 가꾸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발자취가 생생한 대가야수목원, 토기와 철기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의 역사를 테마로 조성된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도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2019 대가야 체험축제’와 관련된 사항은 고령군관광협의회(054-950-6424)나 고령군청 관광진흥과(054-950-6652)로 문의하면 된다.대가야 체험축제가 펼쳐질 4월은 벚꽃의 개화 시기와 겹친다. 화사한 분홍빛으로 봄바람 속에서 난분분 하는 벚꽃잎을 보며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즐긴다는 건 재론의 여지없이 낭만적이다.고령에서 태어나 줄곧 살아온 어르신들은 “지천으로 핀 벚꽃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고향인 고령”이라며 “다른 벚꽃 명소와 달리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니기에 조용하고 여유롭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그들이 추천하는 고령군 최고의 벚꽃 명소는 덕곡면에서 시작해 성산면에 이르는 ‘100리 벚꽃길’이다. “아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숨겨진 장소”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대가야 체험축제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금산재(122m) 구간은 산림녹화기념숲으로 화사한 벚꽃길이 이어진다. 꽃의 빛깔로 물든 주변 풍경이 사람들의 감탄사를 부른다. 주민들은 이를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봄의 축복이자 선물”이라고 말한다.벚꽃 구경을 마친 후에는 ‘봄을 대표하는 과일’ 딸기를 만나러 가보는 게 어떨까. 고령에선 체험비용을 치르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 딸기를 따서 즉석에서 맛보는 것이 가능하다. 고령 딸기는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꿀벌로 자연 수정하기에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고령군 대가야읍에 사는 70대 할아버지는 “새콤달콤한 딸기를 서로의 입에 넣어주며 환하게 웃는 가족들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이외에도 고령에선 캠핑, 말 타기 체험, 한적한 시골길 산책 등이 가능하다. 가족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갖췄다는 이야기.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와 대가야생활촌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펜션과 영화관도 마련돼 있어 잠시잠깐 문화의 향기도 즐길 수 있다.고령군청 관계자는 “대가야의 역사를 체험하고, 벚꽃 아래서 상큼한 딸기까지 맛볼 수 있는 고령으로의 가족 여행을 계획해보면 어떨까요”라고 권한다.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며./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03-14

넓은 땅·사통팔달 교통·관광 인프라… 축구종합센터 최적지 상주시

경북도청과 혁신도시 유치에 두 차례나 차점 탈락이라는 뼈저린 경험을 맛본 상주시민들이 이번에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활화산 같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지난 2일 프로축구 상주상무와 강원FC의 홈 개막전이 열린 상주시민운동장은 관중석을 꽉 메운 시민들의 함성으로 운동장이 떠나갈 듯했다. 이날 경기장은 찾은 인원은 유료 관중만 5천327명이었다. 인구 10만 도시의 시민 중 5%가 자발적으로 축구를 관람한 것이다.일부 관중은 미리 준비한 피켓을 들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상주다”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위해 똘똘 뭉쳤고, 이는 개막전 열기로 이어졌다.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7일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신청한 24개 지방자치단체 중 상주시를 포함한 12개 지자체를 1차 서류심사에서 통과시켰다.오는 18일 대한축구협회 2차 심사(프레젠테이션)를 앞두고 시민단체와 각급 기관 등은 유치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시민들이 주도한 유치 염원 도심 퍼레이드도 열렸다.상주시민들의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내건 접근성, 용이한 부지 매입, 주민의 축구 열기, 지자체 지원 등 다양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상주시는 일찌감치 황천모 시장과 지역 정치권 및 각계 인사 등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막바지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주시의 탁월한 여건을 하나하나 짚어본다.대한축구협회 1차 서류심사 통과축구협회 구상 면적보다 넓은 부지 확보중부내륙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프로축구팀 운영으로 시민들 축구열기 뜨거워시, 20년 이상 또는 ‘영구 사용’ 부지 제공건립비용·시설지원 등 파격조건 제시▲센터 후보지, 국·공유지가 대부분이라 부지 확보에 용이상주시가 제시한 축구종합센터 부지는 사벌면 화달리와 엄암리 일원이다. 이곳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와 지방도 96호선 등 반경 5km 내 광역교통망과 간선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부지 면적은 43만㎡로 축구협회가 구상하고 있는 계획 면적보다 10만㎡가 더 넓다.특히 부지 대부분이 국·공유지(94.4%)이고, 사유지는 5.6%에 불과해 부지 매입이 용이하다. 농림지역이나 보전관리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에 제한이 많지만 이 지역은 용도가 계획관리지역이어서 개발 여건이 뛰어나다. 부지의 지질 또한 축구종합센터 조성에 적합하고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인 것도 강점이다.기후 조건과 의료 환경도 상주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상주는 태백산맥의 영향으로 일교차가 큰 대륙성 기후를 보이고 있다. 겨울에 삼한사온이 뚜렷하고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도 영하 1도 내외여서 체육시설 입지에 적합하다는 평이다.적절한 강수량과 풍부한 일조량, 연풍 수준의 풍속 등도 야외 구기 종목인 축구를 하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종합의료시설의 경우 상주성모병원, 상주적십자병원 등 2개의 지역 종합병원이 15~17분 거리에 있다. 경북대병원, 동산의료원 등 대구의 종합병원까지도 1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전국이 2시간권으로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상주는 대한민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중부내륙고속도로, 당진~상주~영덕간 고속도로, 상주~영천간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고속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그런 만큼 나들목도 6개에 이른다. 주요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인 상주는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경북도청, 대구, 대전, 청주, 안동 등은 1시간 거리다. 문경~상주~김천간 고속화 전철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항공편은 대구국제공항이 군위·의성군으로 이전할 경우 30~4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고 청주국제공항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황천모 상주시장은 “축구종합센터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에 들어서야 한다”며 “센터 공모 지자체 중 이처럼 접근성이 뛰어난 곳은 상주가 거의 유일하다”고 밝혔다.▲ 프로축구팀을 운영하는 ‘축구의 고장’ 상주인구 10만 명의 중소도시가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축구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열의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의미다. 스타플레이어와 국가대표를 포함해 군 복무 중인 상무 소속의 선수들이 상주를 연고로 K리그에서 경기함으로써 축구 붐 조성과 인프라 구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베트남 축구 영웅인 박항서 감독도 상주상무팀 감독 시절 상주 시민들의 축구 사랑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상주상무는 상주의 유소년 축구 인재 육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초중고 3개 팀의 상주 상무 유소년 축구단은 축구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축구 붐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또, 상주시민운동장 축구장, 시민체육공원 축구장 외에 낙동강변 중동체육공원에 축구장 3개 면을 조성해 생활축구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25면의 국제규격 축구장을 조성할 수 있는 낙동강 둔치도 있다. 상주는 경북대(상주캠퍼스)의 첨단과학과 연계한 스포츠 관련 연구, 전문 체육인 육성, 교육 기반 등의 이점도 갖고 있다.▲ 풍부한 관광 인프라의 신(新) 낙동강시대 관광 중심지축구센터 부지 주변에는 낙동강 제1경이자 국민관광지인 경천대와 상주자전거박물관을 비롯해 상주국제승마장,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낙동강자전거이야기촌, 도남서원, 상주보수상레저센터, 경천섬, 회상나루관광지 등 숱한 관광지가 있다.낙동강을 따라 산림, 승마, 자전거, 수상레저, 캠핑 등 레저 및 스포츠 활용이 가능한 관광자원이 풍부해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할 경우 스포츠와 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조용문 상주시 행정복지국장은 “상주는 지자체로는 드물게 축구 열기는 물론 스포츠와 레저, 관광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도시다”라며 “이는 상주에 축구종합센터가 와야 하는 명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조건 제시와 예산 지원상주시는 이번 축구센터 공모에서 20년 이상 또는 영구 사용(지상권 설정) 할 수 있는 부지를 제공하고 건립비용 및 기반시설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또 운영 지원 방안으로 축구종합센터 부지 매입 및 사옥 건립 때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하고 이전 재원 부족액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산업단지 수준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이와 함께 센터 부지 진입도로를 기존 2차로에서 4차로로 넓히고, 이전에 따른 행정업무도 신속하게 지원키로 했다.이외에도 지방세 및 농지 등의 전용부담금 감면, 주택 우선 분양 및 임대주택 우선 입주 지원, 주택자금 장기저리 지원과 주택 분양택지 우선 공급지원, 독신자 기숙사 건립 지원, 주택 구매 시 취득세 및 등록세 감면 등의 혜택도 내놓았다.축구종합센터 직원 가족을 위해 기존 학교의 교육 여건 개선 우선 지원, 이전기관 직원 자녀의 전·입학 지원, 직원 배우자 취업 알선 및 전보 지원, 이주 직원 정착금 및 전·입학 장려금 안내 등도 계획하고 있다.황천모 상주시장은 “여러 면에서 상주의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자신한다”며 “이를 통해 상주를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 도시로 우뚝 세우겠다”고 말했다./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9-03-13

그 어떤 색채가 이 웃음보다 고울까

‘국경(國境)’이란 단어를 발음하면 이상스레 어둡고 탁한 느낌이 몰려온다.이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국경이라고 하면 정치·이념적 적으로 규정된 북한을 먼저 떠올리는 탓이 아닐까?누구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금지된 선(線)’인 남한과 북한의 국경.하지만 유럽이나 인도차이나 반도를 여행하다 보면 생각이 바뀐다. 그곳에서 국경을 넘는다는 건 공무원에게 여권을 내밀고 조그만 도장 하나를 찍어 달라 청하는 ‘수월한 요식 행위’ 정도에 불과하다.기자의 경험에 의하자면 오스트리아에서 슬로바키아, 헝가리에서 슬로베니아, 터키에서 이란, 라오스에서 베트남으로 국경을 넘을 때 모두 그랬다. 어려울 게 없었다.국경을 지키는 경찰들과 웃으며 담배를 나눠 피울 정도로 긴장감이라곤 생기지 않았다. 이래서 “경험이 무섭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 그렇지만 어렵지 않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의 월경(越境)과는 별개로 어느 지역이건 국경 인근 마을은 무언가 스산하고 우울한 풍경을 지녔다.무엇 때문일까? 인종과 문화, 종교와 생활양식이 다른 나라와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들 특유의 표정을 지닌 국경 마을 사람들. 슬로바키아와 터키, 이란과 베트남, 헝가리와 라오스 국경 인근 주민들이 모두 비슷했다. 몸짓과 말투, 표정까지 닮아 있었다.▲ 쓸쓸한 풍경의 국경에서 만난 ‘희미한 미소’이미 100여 년 전부터 캄보디아와 태국 사이에서 영토 분쟁을 겪어온 포이펫( Poipet)은 미려한 석조 건축물이 즐비한 세계적 관광지 앙코르 와트(Angkor Wat)를 찾는 사람들이 거쳐야 하는 조그만 국경 마을이다.경제적으로 열악한 캄보디아의 여타 마을들처럼 포이펫 역시 먼지 날리는 도로 위를 오가는 걸인이 적지 않고, 상하수도와 전기 등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편하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이라곤 중국과 태국에서 무시로 드나드는 도박꾼을 위한 고층 카지노 건물 정도가 전부인 황량한 풍경의 마을.소녀를 만난 건 바로 그 포이펫에서였다. 사진작가인 선배와 함께 앙코르와트로 가는 택시나 버스를 알아보기 위해 주변 상인들에게 정보를 구하고 있던 때였다.갑작스레 열대성 소나기인 스콜(Squall)이 쏟아졌다. 무시무시할 정도의 기세로 퍼붓는 엄청난 비.짧은 순간에 사람들의 바짓단으로 흙탕물이 튀었다. 배낭을 둘러멘 젊은 여행자들은 빠른 걸음으로 스콜을 피해 처마 아래 몸을 숨겼다. 그런데 이건 뭐지. 열두어 살쯤이나 됐을까? 조그만 소녀 하나가 빗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며 노래를 부르다가 우리 일행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흠뻑 젖은 채로. 그리고는 웃었다. 선배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소리를 내거나 잇몸이 보이는 커다란 웃음이 아닌 희미한 미소. 갑작스레 흑백 사진처럼 보였던 주위 풍경이 컬러 사진인양 환해졌다.소녀의 미소가 너무나 맑고 순정해 보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욕심 없는 웃음이었다.그 순간, 10여 년 전 감탄하며 읽었던 정희성(74) 시의 주인공 ‘민지’가 떠올랐다. 민지의 웃음도 포이펫 소녀의 미소 같았을 것이 분명하다. 환하고 순박해서 꾸밈이 느껴지지 않는 아이의 웃음.▲ 모든 소녀들이 꿈을 잃지 말기를…비단 정희성의 노래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 아이들은 세상의 때가 묻은 어른들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살피고 해석할 줄 안다. 그네들은 어른에겐 없는 ‘순정한 눈’이라는 강위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시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멀리 산골로 귀농한 제자를 찾아간 노시인. 그는 거기서 꼬마 숙녀 민지를 만난다. 꽃과 풀도 사람들처럼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고 믿는 맑은 눈망울을 가진 조그만 아이.잡초에게도 인사를 건네며, 생명을 가진 것들 중 하찮은 것은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알려주는 민지는 어떻게 보면 어른들의 스승이 아닐까.‘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는 ‘풋풋함’을 가졌으며, 순수한 ‘말 한마디’로 우리의 편견과 무지를 꾸짖는 당돌함. 그 당돌함 안에 오롯이 담긴 소녀 특유의 선량함.정희성은 어려운 단어 하나 없는 작품 ‘민지의 꽃’을 통해 어른들이 잊고 사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진정한 순수함에 닿으려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를 독자들의 귀에 대고 가만히 속삭이고 있다.이제 시의 무대인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에서 다시 캄보디아의 가난한 국경 마을 포이펫으로 돌아가 보자.초라한 옷차림과 검게 탄 얼굴의 포이펫 소녀. 한빈함 속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음이 분명한 그 아이의 현재가 구구한 설명 없이도 느껴진다. 과거 또한 마냥 밝지만은 않았을 것이다.그렇다고 소녀의 미래까지 흑백 사진 속 그림자처럼 어둡고 우울하기만 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부끄럽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소녀건 소년이건 세상 모든 아이들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누가 함부로 이 문장을 부정할 수 있을까.아래 졸시는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작은 행복을 느낀 날 세상 밖으로 ‘사라진 소녀’가 세상 속 ‘희망’으로 부활하는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쓴 졸시다.한국 산골 마을에 사는 다섯 살 민지도, 캄보디아 국경 마을 포이펫에 살고 있을 사진 속 소녀도 그 미래가 찬란한 무지개 빛깔로 빛나기를 진심으로 빈다.그 강, 소녀를 찾았다희망은 기어이 등을 돌렸다만취한 목소리의 사랑노래마주 걸면 따숩던 어깨의 기억을 뺏긴 우리돌아서 안타까워했을 따름이다겨우 꽃들만이 제 빛깔 지킬 뿐인추방자의 도시질척질척 비가 내리고한 치 앞도 분간 못할 안개다어둠의 혓바닥이 삼킨 작은 아이들우울하게 잦아드는 목쉰 속삭임이제는 피라미 한 마리까지 떠나버린검은 기침 쿨럭이는 강상한 가슴으로 그 앞에서면기억은 천식처럼 발작하건만팔이 아프게 돌을 던져도둥근 파문은 말이 없다십수 년 전 안개 속으로 사라진 소녀는목 메인 세상 넋두리에도 대답이 없고하지만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부활했다던 그 옛날 선지자인 듯우리들 어설픈 믿음과 속삭임 속에그 소녀, 가라앉은 잿빛 하늘 찢으며절절한 몸부림으로 돌아올지도./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3-07

영주서 최초 결성 무장 독립운동단체 ‘대한광복단’ 뜨거운 의기 기리다

1910년 경술국치 후 국권 침탈과 민족성 말살, 인권 유린, 민족의 정통성과 문화 말살 등 일제 강점기 기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제국주의적 오만함과 악독함,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암흑의 시대였다.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국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독립된 국가로서의 위치를 찾고자 피로써 항일 투쟁을 이어나갔다. 이런 항일 투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불꽃처럼 번져나갔고, 현재의 대한민국과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근본이 됐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로 현 영주시 풍기읍에서 결성된 무장독립단체인 대한광복단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대한광복단의 결성대한광복단은 1913년 경상북도 풍기(현 영주시 풍기읍) 서부 한림촌의 채기중을 중심으로 유림, 의병, 대종교 출신, 애국 청년 등 8개 지역 10여 명의 단원들이 조직한 비밀결사대로 전국 규모의 최초 무장 항일투쟁 조직이다.1915년 대구의 박상진을 중심으로 한 조선국권회복단과 통합하면서 대한광복회로 개칭되고, 1916년 노백린, 김좌진 등 애국투사들이 합류하고 1917년 기호, 호남, 관동, 관서지방의 애국지사들이 모여 거국적인 독립운동단체로 자리매김했다.대한광복단은 국내에서는 대구, 광주, 예산, 인천, 해주, 옹천, 충북 등지에서 주로 군자금 조달과 친일파 암살 활동을 하고, 1920년대에는 만주 지역까지 지역망을 갖추고 3.1만세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1910년 대한제국을 강제병탄한 일제는 헌병, 경찰을 이용한 야만적인 무단통치체계를 한반도 전역에 구축했다.대한광복단은 국내 항일운동에 대한 일제의 감시와 노출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비밀결사 형태로 추진되고, 이러한 비밀결사 중 무장투쟁의 노선을 일관되게 견지한 선구적인 단체였다. 대한광복단의 결성은 환경·지리적 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풍기는 한말 팔도 이주민의 출입이 잦아 국권회복에 뜻을 둔 애국지사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결성을 주도한 채기중은 경북 함창(상주) 출신으로 을사조약을 당하자 국권회복운동에 투신하기 위해 1906년 풍기로 이주했다.채기중은 풍기에 정착한 후 외지에서 유입된 인사들을 규합해 1913년 대한광복단을 조직했다.대한광복단 최초 구성원들은 참전 사실이 확인되는 의병 출신과 독립운동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던 지사 집단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생업에 종사하며 비밀숙의나 화합을 통해 투쟁계획을 수립했다.대한광복단은 국권상실 이후 국내에서 결성된 최초의 무장독립운동단체며 이후 여러 계층의 애국지사들을 흡수하고, 전국적 조직망을 갖춘 항일단체로 성장해 1910년대 국내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다.당시 대한광복단의 정신은 비밀, 폭동, 암살, 명령의 4대 행동 강령과 △부호의 의연 및 일본인이 불법징수하는 세금을 압수하여 이로써 무장을 준비한다 △남북만주에 사관학교를 설립하여 독립전사를 양성한다 △종래의 의병과 해산군인과 만주 이주민을 소집하여 훈련한다 △중아제국(중국·러시아)에 의뢰하여 무기를 구입한다 △본회의 군사행동·집회·왕래 등 일체 연락기관의 본부를 상덕태상회에 두고 한만요지와 북경·상해 등에 여관 또는 광무소를 두어 연락기관으로 한다 △일인 고관 및 한인반역자를 수시 수처에서 처단하는 행형부를 둔다 △무력이 완비 되는대로 일본인 섬멸전을 단행해 최후의 목적을 단행한다는 7대 투쟁 방향을 정했다.대한광복단이 외치는 바는 광복이다. 하늘과 사람이 도리에 일치된다. 너의 큰 죄를 꾸짖고 우리 동포에게 경고를 주노라. 꾸짖고 경고하는자, 광복회(曰維光復, 天人是符, 聲此大罪, 戒我同胞, 聲戒人, 光復會)란 격고문과 ‘우리는 대한의 국권을 회복하기 위하여 죽음으로써 원수 일본을 완전히 몰아 내기로 천지 신명에게 맹세한다’는 내용의 광복단 선언문을 내놓았다.1913년에 결성된 대한광복단은 비밀결사 조직이었기 때문에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위상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독립투쟁사 연구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채기중과 함께 대한광복단을 설립한 ‘광복단 약사’의 저자 한훈(1889~1950)은 계축년(1913)에 소몽 채기중 선생을 중심으로 유창순, 유장열, 한훈, 강병수, 김병연, 정만교, 김상오, 정운기, 정진화 등과의 협의로 경북 풍기에서 대한광복단을 조직하였는데 참여했으며, 1913년 풍기에서 결성된 비밀결사 단체의 이름은 대한광복단이라 밝히고 있다.‘광복단 약사’의 저자 한훈은 채기중과 함께 광복단을 설립하고 형 한태석과 대한광복단에서 활동했으며,적에게는 호랑이 같고 동지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사람, 누구보다도 담대하게 독립운동에 매진한 사람이었다. 또 해방 후까지 살아남아 대한광복단의 역사를 증언해준 인물이다.□ 대한광복단 기념공원 조성국내 최초·최대의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대한광복단은 광복의 초석을 이룬 영원한 역사의 빛이요, 고장의 크나큰 자랑이다.그럼에도 광복을 맞은지 반세기에 이르도록 독립운동사에 빛나는 광복단의 고향이자 독립운동의 진원지인 영주 풍기에 그들의 숭고한 자취를 기릴만한 표지조차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죄스러움이자 부끄러움이다. 이에 지역민의 열망으로 대한광복단기념공원의 조성이 시작됐다.1985년 지역 인사였던 김계하 씨는 기념비를 사비로 마련하는 등 일을 진행했지만 어려움이 뒤따라 사업을 미뤄 오다가 1993년 뜻있는 인사들이 모여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1995년 1월 광복공원 부지매입을 시작으로 같은 해 5월 한신장학재단 권기호 이사장이 상징탑 건립비 1억원을 헌납하고, 안동대 송기석 교수에게 상징탑 제작을 의뢰해 11월 이의근 도지사를 비롯한 독립유공자, 유공자 가족 등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막식을 가졌다.권기호 이사장은 당시 풍기우체국 2층에 있던 한여울회관에 들렸다 벽에 걸린 채기중 씨 등 무장독립군 결성 기록물을 보고 감명을 받아 고 송지향 선생과 협의해 상징탑 건립비를 헌납하게 됐다. 또 광복공원 조성 명예회장직을 수락해 전 김진영 시장, 김형국 씨 등 동문들과 지역민들의 도움을 받아 오늘날 광복공원의 기초가 되는데 힘을 보탰다. 대한광복단기념공원은 항일독립전선에 나섰던 선조들의 거룩한 위훈을 기리며 아프고 어두웠던 그날의 역사를 되새겨 우리 삶을 가다듬게 하는 경각의 표상이다. 기념공원은 독립운동의 진원지로 역사에 빛날 자랑스런 고장 풍기의 역사와 나라 사랑의 상징적인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대한광복단 주요 활동사▷ 1913년 풍기에서 대한광복단 최초 조직 결성▷ 1914년 충남 직산 금광 잠입 군자금 모집▷ 충북 근북면 사무소 습격▷ 1915년 대구에서 대한광복회로 조직확대▷ 영주 대동상점 개설▷ 경주 광명리에서 일제 세금수송마차 습격▷ 1916년 만주사령관에 이석대(본명 진룡) 임명, 김좌진,노백린 합류▷ 보성 벌교의 친일파 양재학, 서도현 처단▷ 오성헌병대 습격 무기 탈취▷ 조선총독 데라우치 암살기도▷ 대구 부호 서우순으로부터 군자금 수합▷ 평북 영변에서 동양금광회사 소속 현금마차 습격▷ 강원도 영월 중석광산 잠입 군자금 모집▷ 우수리스크 니콜리스크에 기지건설 추진▷ 1917년 만주 사령관 이석대의 후임으로 김좌진 임명▷ 장춘에 독립운동 연락기지 상원양행 설립▷ 길림에 조선독립기관본부 설치 추진▷ 군자금 모집을 위해 전국의 부호들에게 통고문 발송▷ 경북 칠곡의 친일지주 장승원 처단▷ 충남 아산의 친일 면장 박용하 처단▷ 1918년 일제에 의해 조직 발각, 지도부와 단원들 연이어 검거▷ 1919년 경성고법 박상진, 채기중, 김한종, 임세규, 유창순에게 사형 선고▷ 1920년 생존단원들 서울에서 광복단결사대 암살단 조직▷ 광복단결사대 군산, 김제, 광주에서 군자금 모집▷ 광복단결사대 미국의원단의 방한에 맞춰 총독 및 고관 암살계획 실패▷ 1945년 대한광복단 재건▷ 서울 연지동에 본부 설치, 재건 선언문, 강령, 단규, 단칙 발표▷ 광복의숙 설립 추진▷ 1950년 한훈 6.25전쟁 중 논산에서 인민군에 의해 학살, 재건 대한광복단 해체

2019-03-05

오래된 책의 푸근한 냄새, 누군가는 그 안에서 나무향을 맡는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엔 교보문고라는 한국에서 가장 큰 책방이 있다. 하루에 수만 명이 지나다니는 그 서점의 바로 앞엔 아래와 같은 문구를 새긴 커다란 석비(石碑)가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가끔 서울에 가서 그 앞을 지날 때면 이상하게 우울해진다. 이제는 누구도 감동시키거나 설득시키기 힘든 낡은 레토릭(Rhetoric)이기 때문이다. 책과 인간의 관계를 명료하게 요약한 글귀.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 문구를 눈여겨보지 않는다. 그저 못 본 척 스쳐 지날 뿐. 이는 ‘책의 시대’가 망해버렸음을 실감케 해준다.하지만 세상 어디에나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소수가 있기 마련이다. 아직도 책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 안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축적된 인류의 문화적 유산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을 종교처럼 믿는 이들이 그렇다.“21세기 한국인들은 책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그렇지 않다”고 당당히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을까? 아마 드물거나 없을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도서관에서 떠올린 시(詩)3년 전쯤 프랑스 파리를 여행했다. ‘책 속에서 길을 찾고자 했던’ 청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프랑스 국립도서관(Bibliothque Nationale de France)과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를 찾았다.프랑스 국립도서관은 650여 년 전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민간도서관. 한국 사람들에겐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빼앗긴 ‘외규장각 도서’가 보관된 곳으로 아프게 기억되는 장소이기도 하다.“모든 이들이 가장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도서관”을 지향하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공간이 아닌 수천 년 축적된 프랑스의 문화가 교육과 결합되는 공간이다.건축 디자이너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건물은 규모와 미려함 모두에서 사람들을 매혹한다. 나무와 쇠, 흙과 유리가 빼어난 교향곡처럼 하모니를 이루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보유한 3천500만 권의 장서(藏書)로도 유명하다.1977년 개관한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 내부엔 도서관이 있다. 얼핏 보면 투박한 공장처럼 생긴 외관이지만, 그 안에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보물창고’라 할 도서관과 영화관, 갤러리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것. 철골과 배관이 외부로 노출된 독특한 디자인의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는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 이상으로 미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되기도 한다.파리 시민들은 이곳을 “책, 음악, 미술 등 모든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이라 자랑하고 있다.새롭게 출간된 소설과 시집, 미술과 음악 관련 신간들로 가득 채워진 퐁피두도서관은 프랑스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도서관에 입장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수백 미터의 줄을 만드는 풍경이 거의 매일 연출될 정도다.프랑스 시인 로트레아몽(1846~1870)은 책을 만드는 재료인 ‘나무’를 향해 “스스로는 위대함을 모른다”고 노래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작가들은 책 속에 스며있는 나무의 향기를 어떻게 작품 속에 녹여냈을까? 기자가 떠올린 시인은 오세영(77)이었다.▲ 책에서 ‘삶의 길’을 찾는 시대는 끝난 것일까오세영은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추위를 이기며 어울려 살아가는 나무의 선량함을 보며, 인간들 또한 ‘맑은 하늘을 우러러’ 순정하게 살아가자고 권하고 있다.기꺼이 베어져 사람들에게 필요한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나는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요구하고 있을까?아마도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버티며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지.나무와 책의 가치가 한없이 평가 절하되는 안타까운 시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기자는 책에서 ‘사람이 걸어야 할 마땅한 길’을 찾던 옛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또한 이제는 사라진 한국의 몇몇 서점을 아프게 기억하고 있었다.한국에 문학청년이 지천이던 1970~80년대. 기자 주위에도 책 읽기를 맛있는 요리 먹는 것 이상으로 좋아하던 세칭 ‘문학청년’이 여럿이었다. 매번 새로운 책을 사 읽을 돈이 없었던 그들은 도서관과 헌책방을 무시로 드나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즐겨 다니던 서점과 도서관에 얽힌 사연이 없을 수 없다.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은 몰려다니던 문예반 친구들이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를 만난 해다. 남부 바닷가 도시의 번화가에 자리 잡았던 H서점에서 용돈을 쪼개 불문학자 김현이 번역한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랭보의 시집을 샀다.아까워 야금야금 읽으며 결심했다. ‘나도 시인이 되겠다’고. 예민한 영혼으로 상처 받은 심장을 안고 문명의 절정 파리를 떠나 아프리카를 향한 랭보의 역마살. 뒤늦게 닥친 사춘기에 어떤 것에도 열망을 느끼지 못했던 열여덟 살 소년은 ‘정주(定住)를 거부하고 떠도는 시인’에게 사로잡혔다.세계명작동화나 위인전에서 벗어나 단행본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진 것도 그즈음이다. 그랬기에 추억의 공간이었던 H서점이 경영난으로 폐업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섭섭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리운 ‘문학청년의 시대’20대 초반 자주 찾았던 D서점도 잊을 수 없다. 카페와 술집이 늘어선 부산 한복판에 돌올하게 존재했던 거기서 ‘루드비히 포이에르 바하와 독일고전철학의 종말’ ‘프랑스 혁명사 3부작’ ‘문학과 변증법’ 등을 구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칼 마르크스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폼’이 나던 시대였다.그 시절 혁명을 꿈꾸던 청년들은 세상을 낙관했다. 그 낙관은 독서의 힘에서 온 게 분명했다. 그랬는데…. D서점 역시 경영난으로 2010년 문을 닫았다고 한다.동네마다 조그만 책방 하나 정도는 있던 1980년대는 이미 오래 전 기억이다. 헌책방에 서서 몇 시간이고 주인의 눈치를 살피며 책을 읽던 학생들은 사라졌다. 이제 몇몇 대형 서점만이 겨우 살아남아 ‘한국에도 서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오늘.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부끄러움이 될 수 없는 시대가 서글프다.“세상 가장 좋은 향기는 오래된 책 냄새”라고 말하던 한 스승의 말이 떠오르고, 가난했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았던 그 옛날 문학청년의 시대가 그리워진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조용한 파리의 도서관에서 몇 달쯤 책만 읽으며 살아보고 싶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이준성

2019-02-21

‘차세대 철강산업 클러스터’ 프로젝트 실현 사활 건다

□경북도, 포항에 철강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꿈꾸다경북도는 2019년 새해를 맞아 ‘경북 스마트-X 산업혁신 신전략 2022’를 발표했다.도는 7대 핵심분야 30대 프로젝트로 구성된 ‘신전략’가운데 11개 선도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키로 했다.11개 선도 프로젝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차세대 철강산업 클러스터’ 프로젝트다.경북도는 ‘경북 제1의 도시’포항시 산업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철강산업의 구조를 고도화와 신소재 산업 육성에 전략적으로 집중키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구체적으로는 포스코가 추진하는 미래철강산업 개발전략과 연계한 차세대 철강산업을 육성하고 기존 탄소, 알루미늄 등과 함께 인조흑연, 그래핀 등 신소재산업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다.앞서 지난 2017년 7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포항지역 과제로 ‘포항 철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정부는 철강제품과 관련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철강재·경량소재 조기개발을 위한 핵심기술개발·철강전문인력 양성, 활용방안을 찾기로 했다. 설비분야에서는 친환경 제철공법 개발과 스마트제철소 구축, 철강 신시장 개척 방안을 제시키로 했다. 경북도의 차세대 철강산업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이같은 정부 정책의 후속조치 성격을 띠고 있다.이를 위해 경북도는 총 사업비 3천억원 규모의 ‘미래산업 대응 철강혁신 생태계 육성사업’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에는 철강소재 개발 등 RD 지원에 2천억원, 현재 입주가 부진한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를 철강기업을 위한 실증 인프라타운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에 800억원 등을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경북도는 이 사업이 지난해 4분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아쉽게 탈락하면서 올 2분기께 재신청을 목표로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침체된 포항지역 산업이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차세대 철강산업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11개 선도 프로젝트에 포함됐다”며 “다양한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적용해 정책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고 구체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철강산업 클러스터, 꿈이 아닌 현실이 돼야차세대 철강산업 클러스터는 철강소재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하지만 철광석을 포함한 원재료를 중간재(철강제품)로 가공해 타 지역으로 공급하는 현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다. 철강제품을 소비하는 주 고객인 자동차, 조선 업계의 업황 변화에 따라 울고 웃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포항에 최초 철을 생산하는 단계부터 가공단계를 거쳐 소비자들이 직접 구입하는 최종재까지 자체적으로 생산 가능한 시스템을 모두 갖춰야 진정한 철강산업 클러스터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철강산업의 전방산업을 스스로 창출하고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는 클러스터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위그선, 요트, 손톱깎이, 자전거 등 중소규모 제조공정을 통해서도 생산이 가능한 시장 선도제품을 발굴할 수만 있다면 이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산업생태계를 포항에 조성한다면 물류비 절감, 동종산업 간 시너지창출 등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정부와 경북도의 정책적 지원 이외에도 포항시와 포항상공회의소,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등 포항지역 내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아울러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기업 이외에도 300여개가 넘는 지역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건전한 철강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쓴다면 포항에서 제2, 제3의 시마노(Shimano), 쓰리세븐(777)이 탄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포항지역의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포항지역의 산업생태계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며 “규모가 작은 업체도 2∼3개 이상 모여 컨소시엄 형태를 이룬다면 제품개발에서부터 생산 및 상용화에 이르는 복잡한 과정을 수행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해 포항, 울산 등 1970∼1980년대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이끈 바 있는 공업도시의 재도약을 돕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관련 내용을 ‘100대 국정개혁과제’에 포함시켰으며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통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강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여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오중기사진 전 청와대 균형발전 선임행정관을 만나 포항과 철강산업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철강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문재인 정부는 정부 출범 시 ‘철강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지원’을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키며 경북도와 포항시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포항에 방문해 “포항의 철강과 구미의 전자산업이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성장의 밑거름이었지만,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들을 마련하고, 특히 지역의 주력산업을 기반으로 한 핵심 성장산업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지원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포항만의 지역문제를 넘어 대통령의 관심 아래 국가적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특히 많은 산업 중 철강산업 분야를 지목한 까닭이 있다면.△우리나라의 철강 산업은 대한민국의 핵심 기간산업으로서, 특히 우리 포항 경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 산업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우리 주력산업의 대응전략)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등 주요 업종의 품질과 기술 격차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2012년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포항 철강산업의 수출량이 23.4% 줄었다고 한다. 게다가 전 세계적 철강수요 둔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등 외부적 위험요인이 늘어나고 있어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를 위해서 철강산업의 구조 고도화는 국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철강구조 고도화는 어떻게 추진돼야 하는지.△정부의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지원 정책의 핵심은 간단명료하다. 당면한 문제들은 특정 민간기업의 기술 개발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서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민간 기업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지자체가 지원함으로써 미래의 철강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해 경제적 파급 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항공기, 드론 등 경량화 소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철강의 소재 개발에 대한 혁신적인 전환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소철강기업의 경우 기술 개발과 연구(RD)에 있어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소재 개발이나 융합기술 개발 등 R&D에 대한 선도적 지원을 포함해 인력양성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철강산업의 자생력을 높이고, 기업 간 성과가 확산 연계되는 선순환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최근 장관급 인사를 만나 포항시가 추진하는 철강산업 혁신 사업에 대해 건의하기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얼마 전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포항시가 추진하는 ‘미래철강산업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란 STEEL 플러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등 포항의 철강산업 구조고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 역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저 역시 실질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박동혁·고세리기자끝

2019-02-20

붉은 껍질 뽀얀 속살 황홀한 겨울 맛 즐기시라 울진 대게축제

오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맛과 영양이 풍부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의 담백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됐다. 푸짐한 먹을거리와 즐거운 놀거리로 가득찬 ‘2019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가 바로 그것.‘숨쉬는 땅 여유의 바다’ 경북 울진군(군수 전찬걸) 후포항은 전국 최고의 대게·붉은대게 생산지이며 해양레저스포츠의 요람이다. 최근엔 국제 마리나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는 즐길거리가 풍성한 경북의 대표 힐링축제로 자리 잡았다.◆ 맛·문화 함께하는 신명나는 놀이판올해 축제 주제는 ‘울진의 맛과 문화를 만나다’로, 바쁜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주민, 관광객들이 직접 만드는 다채롭고 신명나는 놀이판이 한바탕 펼쳐진다.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위원장 민명강)는 “축제의 관광자원화·공동체문화 정착”을 축제의 기본 슬로건으로 정하고, 지역사회단체와 함께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연말부터 축제 준비에 들어갔다.울진의 대표적 명품브랜드를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인 만큼 관광객과 주민들이 대게와 붉은대게를 비롯한 후포항의 다양한 해산물을 푸짐하게 맛 볼 수 있도록 ‘먹거리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또 방송인 겸 쉐프인 홍석천씨의 레시피 콘서트를 비롯해 유명 BJ들의 실시간 방송, 대형 대게 자판기 등의 신설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다 알차고 풍성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대게경매·깜짝 할인 이벤트’강화지난해 축제에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방티페스티벌’과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경매 깜짝 할인이벤트’ 프로그램도 강화된다.‘방티페스티벌’은 아름다운 후포항을 배경으로 ‘회 마당’ ‘구이 마당’으로 나눠 운영한다. 후포항이 쏟아내는 다양한 해산물을 축제장 현지에서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킬러콘텐츠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또한 레크레이션과 다양한 게임을 통해 진행되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경매 깜짝 할인이벤트’는 당일 입찰가의 절반 가격에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관광객들의 참여도가 높다.톡톡 튀는 주전부리인 대게빵, 대게고로케, 대게장비빔밥, 대게국수를 비롯 바다커리, 해산물피자, 멍게비빔밥 등은 싱싱한 울진 해산물의 깊은 맛을 선사하게 된다.축제운영위원회는 ▷축제 조형물과 대게 등 포토존 운영 ▷관광객·주민 동시 참여프로그램 강화 ▷다양한 레크리에이션과 게임 등을 통한 먹을거리 접근성 강화 ▷대게장밥·대게원조마을 국수·대게묵밥 등 전통음식 체험 ▷대게빵, 대게고로케, 대게만두 등 축제 주전부리프로그램 강화 ▷붉은대게 2차 가공품 및 레시피 개발 등 관광객과 주민들이 쉽게 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대게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플래시몹3월 1일 오후 2시부터 펼쳐지는 월송 큰줄 당기기를 시작으로 도립국악단 공연, 대게춤 플래시몹, 초청가수 축하공연 등 화려한 개막식은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달군다.축제운영위가 울진대게축제를 주관하면서부터 선보인 ‘대게춤 플래시몹’은 축제의 변별력을 담은 대표 킬러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울진의 유아원생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계층의 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세련된 플래쉬몹을 연출함으로써 직접 참여하는 축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울진 지역의 대표적 전승놀이인 ‘월송 큰줄 당기기’와 ‘게줄 당기기’를 통해서는 볼거리와 참여성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의 전통놀이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족단위 놀이·체험프로그램 강화‘홍석천의 울진대게 레시피 콘서트’, 관람객과 소통하는 요리 콘서트로 울진대게만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은 맛을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울진대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또한 유명 BJ의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 축제장과 유튜브 2원화 송출로 온라인을 통한 축제홍보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대형 대게 자판기’는 축제 상징성 표출과 유쾌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에게 울진대게의 브랜드 가치를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 시그니처 조형물의 역할을 수행한다.축제에서만 진행되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경매 깜짝 할인이벤트’는 놓칠 수 없는 행사다.레크리에이션과 게임에 참여하면 경매와 깜짝 할인이벤트를 통해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직접 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또 축제 참가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바다의 보물을 잡아라! 해산물 잡기 체험’ 프로그램은 횟수를 늘여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한다. 축제참가 ‘밴드제’는 축제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유료화(개당 1만원)로 운영된다.깜짝 할인이벤트와 경매프로그램, 바다보물 잡기 맨손체험 등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참가 밴드를 축제장에서 구입해야 한다.◆ 야간 공연, 상설 놀이마당 진행축제기간 중에는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이 이어진다. 주민들은 수년째 대게춤 플래시몹과 월송 큰줄 당기기 참여를 통해 자긍심을 높였다.울진의 공연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울진군연예인협회와 울진국악협회 공연, 해동검도·태권도 시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들의 끼와 재능을 만날 수 있다.축제 첫날인 28일에는 대게 원조마을 거일리에서 풍어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번 축제에선 야간공연도 진행된다. 3월 1일에는 울진군연예인협회를 중심으로 지역민들이 만드는 공연이 펼쳐지고, 3월 2일엔 각종 문화공연 및 퍼포먼스공연, 초대가수 공연으로 아름다운 후포항의 밤을 달굴 예정이다.◆ 울진대게전시관 상시 개방나흘간의 축제기간 내내 외지 관광객과 주민들의 먹을거리를 위해 살이 꽉 찬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로 만든 다양한 게 요리와 울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토속음식을 장만해 선보인다.또한 축제 주무대가 위치한 왕돌초광장에 있는 대게전시관을 개방해 대게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해양생태계의 신비를 확인하게 해준다.후포항을 잉태한 등기산과 대게원조마을로 이어지는 ‘등기산 대게길 걷기’ 생태체험 프로그램은 벽화마을, 신석기 전기 역사문화유적, 등기산 팽나무 포토존, 스카이 워크 등 힐링 체험을 제공한다.민명강 울진군축제발전위원장은 “축제는 지역사회가 보유한 생태·문화적 자원의 결집과 구성원의 통합을 통한 문화향연의 결정체”라며 “울진의 대표적 수산물인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를 통해 ‘숨쉬는 땅, 여유의 바다’ 울진의 이미지를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전찬걸 군수는 “울진의 맛과 문화가 어우러질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를 풍성하게 준비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며 “찾아오는 분들이 울진의 청정자연과 축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9-02-19

‘나이듦’의 축복, 그 느긋한 아름다움

‘늙는다는 것’과 ‘사라진다는 것’은 어느 인간에게나 서글프고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누구도 노화와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우스개처럼 “불공평한 세상이지만 이 두 가지에서만은 평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는 염세주의자도 존재한다.죽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은 동양과 서양이 다르지 않았고, 남성과 여성의 공통된 바람이었으며, 시대가 바뀌어도 그 지향은 변하지 않았다.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秦始皇帝)는 나라 안팎으로 사람들을 보내 불로초(不老草)를 찾게 했다. 이 ‘불가능한 프로젝트’에 젊은 남녀 3천 명이 동원됐다.그들은 왕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어 멀리 한국까지 헤매 다니며 ‘먹으면 늙지 않는 풀’을 구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런 약초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음에도 진시황제는 겨우 마흔아홉에 죽었다.16세기 동유럽 귀족의 딸이었던 엘리자베스 바토리(Elisabeth Bathory) 역시 늙지 않는 삶을 원했다.40세를 넘어서면서 노화한다는 걸 스스로 느낀 그녀는 끔찍한 방법을 통해 젊음을 찾고자 했다. 10~20대 여성들의 피로 목욕을 한 것.‘불로불사(不老不死)’라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시녀는 물론 농부의 딸들까지 유인해 살해한 바토리. 수백 명에 이르는 젊은 여성을 죽인 그녀는 결국 재판을 받았고,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종탑에 갇혀 사망한다. 그때 나이 쉰넷.끔찍한 이야기가 길었다. 황당한 방법을 통해 영원히 살고자 했던 왕과 귀족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편안한 표정’이 보기 좋았던 노인들을 만나다당연한 말이지만 세상엔 늙음과 죽음을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인간만 있는 건 아니다. 적지 않은 이들은 노화와 그에 따른 소멸을 자연스런 세상사 순리로 받아들인다. 젊음과 늙음, 삶과 죽음 앞에 순명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후자의 경우엔 나이를 먹어갈수록 편안하고 넉넉한 표정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적당한 체념과 포기는 정신 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도 좋다.아무리 거부한다고 해도 노화는 피해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간 모두에게.태국과 프랑스를 여행했을 때 ‘온화한 얼굴이 아름다워 보이던 노인’을 몇 명 만났다.북적거리는 시장 노점에서 맥주 한 병을 앞에 놓고 그윽한 눈길로 젊은이들을 바라보던 방콕의 영감님, 카페에서 매력적인 피아노 연주를 들려준 파리의 할아버지, 환한 미소로 처음 만난 낯선 여행자에게 갓 구운 빵을 건네던 할머니들….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자가 젊은 시절 아껴가며 읽었던 황지우(67)의 시 한 편이 기억 속에서 불거져 나왔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라는 작품이다.▲ 늙는다는 사실은 시인도 견디기 어렵지만...앞에서 재롱을 떨던 어린 딸은 어른이 돼가고, 시인인 아버지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사람들을 피해 바깥을 거닐며’ 늙어간다. 부정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세월이 눈앞에 들이닥쳤다.늙음 앞에서라면 현명한 시인도 ‘옷걸이에서 떨어지는 옷처럼/그 자리에서 그만 허물어져버리고 싶다’.날렵하던 청년 시절의 몸은 어느새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몰골로 변해버리고, 그게 ‘어색해져서 견딜 수가 없다’고 노래하는 시인. 하지만 황지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왜냐? “시인은 전망을 만들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절망적인 노화를 지켜보면서도 아래와 같은 위로를 스스로에게 전하고 있지 않은가.더 늙더라도 세상에 항복하거나 일상에 투항하지 않고 ‘먼 눈으로 술잔의 수위만을/아깝게 바라볼 것’이라는 관조(觀照)와 낙관 말이다.청춘남녀가 깔깔거리며 오가는 여행자의 거리에서 하얀 수염을 바람에 날리며 말없이 앉아 있던 태국 노인과 현란한 손놀림으로 젊은 관광객들에게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들려준 프랑스 노인.황지우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이미 ‘견디기 힘든 아름다운 폐인’의 단계를 벗어난 게 아닐까?늙어가는 자신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늙음에 대해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죽음 또한 슬픔과 통곡으로만 오진 않을 듯하다. 진시황제와 엘리자베스 바토리가 이들을 봤어야 했는데….▲ ‘죽음의 향기’는 두렵기만 한 걸까?젊음을 떠나보낸 후 늙어가고 마침내는 세상에서 사라지는 인간의 일생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다. 바로 아버지.황제도 귀족도 아니었기에 그는 언감생심 불멸 따윈 원하지도 않았다. 회갑을 넘기면서는 자신이 늙는다는 걸 웃으며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노인들처럼 간과 위가 나빴고, 혈압도 높았지만 그로 인해 주눅 들거나 하지 않았다.마침내 일흔을 목전에 두고 죽음이 찾아왔을 때도 천명이거니 하며 여유롭게 받아들였다.자신의 존재가 사라져 식구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겐 머지않아 잊힐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고, 거창한 유언도 남기지 않았다.어디선가 박하향이 풍겨오는, 야단스럽지 않은 조용한 죽음이었다. 인간이란 자신도 결국엔 늙고 죽는다는 명백한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어른이 된다. 이제 기자도 어른이 돼가는 걸까? 아래는 11년 전 아버지의 상을 치르고 쓴 졸시다.아버지의 죽음에선 박하 향기가 났다도둑담배를 피우러 간 병원 계단실연한 동료를 안아주던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아버지는 여섯 달째 입원 중녹슨 목련이 오래도록 나무를 붙들던그해 봄은 지나치게 길었고마약성 진통제로 견디는 노인키가 큰 레지던트의 치마는 벚꽃 빛깔이다아버지는 여섯 달째 입원 중모래 섞인 바람이 창을 두드리면흐린 눈망울이 벚꽃을 찾고백년 같은 하루가 끝나가는 저물녘녹두죽을 끓여온 엄마가 운다아버지는 여섯 달째 입원 중손을 잡고 무슨 말인가를 하려면모진 힘으로 뿌리치며 자꾸만 돌아눕고샤워도 양치질도 잊은 지 오래행여 숨이 끊겼을까 호흡을 확인한다아버지는 여섯 달째 입원 중다른 세상에서 묻혀온 냄새인 듯머리칼과 목덜미에선 박하향이 났고./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2-14

‘포항시 경제살리기 범시민대책본부’ 출범

설 연휴 화두는 서민 경제와 일자리로 모아짐에 따라 포항시의 민생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포항시는 새해 들어 ‘민생경제·일자리에 희망이 있는 지속가능한 경제도시 건설’을 시정 목표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경제 활성화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산업구조 개편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항 지역경제 활성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해부터는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사적인 자리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강조해 왔다.이 시장은 앞서 2019년도 시정운영방향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민생경제와 일자리에 희망이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올해 시정 목표의 중심이 경제와 일자리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이 시장은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양호하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생각 이상으로 싸늘하다. 특히 소상공인과 영세 상인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역의 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대안을 찾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서 지역경제에 파란불이 켜질 수 있도록 모든 공직자가 시민들을 위해 힘을 모아야한다”고 강조했다.이 시장은 특히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를 차단하고, 지역의 모든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과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실제로 포항시는 지난 4년여 기간 동안 지속가능한 포항건설을 위해 지역의 산업구조와 도시환경, 복지여건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왔다.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장기침체 국면의 경기는 포항만을 비껴나갈 수 없었고, 특히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단일 산업구조는 더욱 불황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이런 이유로 포항시는 그동안 산업구조 다변화 등 지역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펼쳐왔고, 가시적인 결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불황의 그림자는 서민들의 생활에까지 드리우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포항시는 올 한해를 ‘지속가능한 경제도시 포항’을 기치로 민생안정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기침체로 계속되는 불황을 극복하는데 시정의 최우선을 두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시는 최근의 국내·외 경제 위기를 돌파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한편, 경제 살리기에 대한 포항시민의 강력한 의지를 하나로 모아 지역경제 상황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포항시 경제 살리기 범시민대책본부’를 출범시켰다.포항시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실업을 해소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한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적극 앞장서고,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적극 노력하여 철강산업 혁신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하여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또한 미래를 대비해 투자를 늘리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서 지역기업과 제품,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고 지역경기 활성화에 다함께 동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시는 이를 위해 노사가 상호존중과 상생협력의 정신으로 화합하여, 범시민적 지역경제 살리기 동참 분위기를 확산시켜나가기로 했다.시는 이와 함께 지역경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이강덕 시장과 김재동 상공회의소 회장을 공동본부장으로 ‘범시민대책본부’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읍·면·동별 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더욱이 시민대책본를 중심으로 소비촉진 등 경제 활성화 분위기 조성을 시작으로 투자 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우선 자금 순환속도가 빠른 ‘포항사랑상품권’을 올해도 1천억 원 규모로 발행해 상품권 제도를 더욱 활성화 시키는 한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시는 이미 지난 2017년 전국 최대 규모인 천300억 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천억 원 등 2년간 2천300억 원 규모를 발행했다. 각종 경제조사 결과, 사랑상품권은 발행가의 4배인 9천억 원 정도의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시는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체 예산의 65%인 6천700억 원을 올 상반기 중에 조기집행하기로 했다.이강덕 시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예산신속집행을 통한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사업들이 적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시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 만큼,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포항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시정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도내 최초로 ‘지역 업체 수주확대 및 보호지원 훈령’을 제정해 지역 업체 수주확대와 건설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훈령은 지역 업체 생산품 우선 구매와 공사 하도급 권장, 분할 발주, 지역 건설근로자 우선 고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이에 따라 포항시는 공사 발주, 설계 단계부터 지역 업체 생산 자재 구매를 의무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시가 구매하는 행정비품과 소모품도 지역 업체를 통한 우선 구매를 권장하고 있다.또한 포항시는 지역경기가 활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투자와 상권 활성화, 경기회복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아래, 기업에 대한 지원강화와 함께 투자유치 확대, 관광서비스 육성과 같은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그리고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상권지원 확대를 위한 상점가 등록 추진과 같은 중소 영세상인 보호 및 육성을 통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소비촉진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민참여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포항시는 소외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긴급복지지원제도와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의 공적급여 및 서비스 신청을 유도한다. 또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가구의 경우 통합사례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등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이밖에도 포항시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옛 포항역 개발, 블루밸리산단 기업유치, 경제자유구역 조기 개발, 중앙동·송도구항·신흥동을 비롯한 구도심의 도시재생 등 오랜 숙원사업들을 조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9-02-07

세상 모든 슬픔이 파리의 석양 속에 스며들었을까

자신 내부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람과 한 번도 그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앞의 경우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여행을 꿈꾸는 삶을 산다면, 후자는 아이들이 부르는 단조로운 동요와 같은 일상을 그저 견디고 있을 뿐, 안타깝게도 일탈의 용기를 내지 못한다. 세상에는 이처럼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있다.인생이란 단 한 번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부류의 인간이 되기를 열망해야 할까?이런 질문과 마주 섰을 때 시인과 여행가들은 이렇게 말한다.“한 번 뿐인 인생이니, 당신의 영혼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게 옳지 않겠는가.”높은 연봉과 창의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가끔은 그걸 포기하고 기꺼이 ‘가난한 떠돌이’ 혹은 ‘전망 어두운 여행자’의 삶을 택한다.인도네시아의 푸른 바다 또는, 네팔의 설산(雪山)과 푸른 하늘이 던져주는 매혹에 취해서.몇 해 전 기자가 만난 백경훈 씨가 그랬다. ‘잘나가는 광고기획자’였던 그는 촬영지로 적합할 지를 검토하기 위해 우연히 회사 자료실에 비치된 네팔 관련 비디오테이프를 본 후 인생을 바꿨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신비로운 풍경에 완벽히 매료되고만 것이다.이후 3년의 짝사랑 끝에 마침내 휴가를 얻어 수천 미터의 설산들이 줄을 지어 달리는 히말라야에 다녀온 백경훈. 이후 그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네팔의 주술’에 걸렸고, 마침내 직업과 일상의 고리를 호쾌하게 끊어버렸다. 이후 그는 고액연봉자에서 ‘가난한 여행 작가’로 직업을 바꾼다.▲ 프랑스 파리의 저물녘 풍경을 보다비단 백 씨만이 아니다. 누구나 제 마음 안에 간직한 ‘이상향’이 있다. “낭만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고 알려진 프랑스 파리도 많은 이들이 여행하거나 머물고 싶은 도시 중 하나다.바로 그 파리에 도착한 첫날. 그곳에 머물며 프랑스어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지인을 만나 가장 먼저 “에펠탑으로 가자”는 부탁을 했다. 유럽의 진홍빛 석양을 거기서 보고 싶었다. 그건 기자의 오랜 꿈이기도 했다.잘 정돈된 거리를 달려 파리의 랜드마크(Landmark)로 불리는 에펠탑에 도착했을 땐 마침 저물녘이었다.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탑의 위 혹은, 아래서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 말이 필요 없었다. 아름다웠다.하지만, 낭만과 아름다움 안에는 언제나 모종의 서러움과 눈물이 잠복해 있는 법. 한국에서나 프랑스에서나 마찬가지였다. 그때 기억 저편에서 소환된 노래 한 편이 있었으니, 허수경(1964~2018) 시인의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였다.▲ ‘슬픔’ 속엔 언제나 ‘희망’이 숨어있고지나온 날보다 앞으로 펼쳐 보일 시 세계가 더 기대되던 허수경 시인은 많은 독자들의 아쉬움 속에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아직은 창창한 54세의 아까운 나이에.“우리네 삶은 슬픔을 거름 삼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나아갈 것”이라 낙관적으로 전망했던 허수경의 빼어난 시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는 1988년 초겨울 출간된 동명의 시집에 수록된 작품.군사독재가 지배했던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고통과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당당히 살아갔던 서민들. 그들의 삶을 곡진한 문장과 진솔한 시어로 표현해낸 허수경의 시(詩)는 지금 읽어도 여전히 감동적이다.그렇기에 적지 않은 문학평론가들이 허 시인을 “선명한 역사의식과 시대적인 감각을 뛰어나게 형상화해, 민중에 대한 가없는 애정과 고향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고 상찬했다.‘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바람이 내려와/어린 모를 흔들 때’란 문학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읽더라도 ‘수난의 시절’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그런 상황임에도 절망하며 주저앉지 않고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을 다시 일어서는 힘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허수경 시인.맞다.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언제나 사람들을 일으켜 세운 건 기쁨보다는 슬픔의 힘이 아니었던가. 그걸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결국 진리란 소수의 깨달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시인만이 아닌 우리도 알고 있다.그래서다. 허수경이 말한 바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라는 짧은 문장은 30년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독자들의 심장을 아프게 때리고 예술적 자각으로 이끈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삶이란 없으니…다시 ‘꿈꾸는 삶’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사람은 어쩔 수 없이 위험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상을 산다. 체코의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가봐야 제대로 된 생을 산 것이라 조언했다.모든 것의 끝, 심지어 세상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많은 이들의 열망을 알고 있기에 전할 수 있는 말이다.그곳이 네팔이건, 프랑스 파리이건 낯선 땅은 오늘도 우리를 부른다. “영혼이 자유로운 자, 내게로 오라”는 목소리가 생생하다. 제 안에서 꿈틀거리며 맹렬하게 끓고 있는 ‘순정한 욕망’을 지닌 이들은 그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백경훈은 그 유혹을 기꺼이 받아들여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만났고, 기자는 아름다운 도시 파리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과 악수할 수 있었다.마침내 수만 가지 유혹과 욕망이 끝나는 날, 꿈이 사라지는 날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으니 그 죽음이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니리라.아래 졸시는 이런 세상사 진리를 서툴게 표현해본 것이다.망자(亡者)의 명함먹은 귀로 걸어가는 어두운 골목한때 휘황하게 생을 밝히던 네온사인 모두 꺼지고어둑한 길의 끝머리에 선 낯선 사내손짓해 그를 불렀다두려움보다 반가움이 먼저 왔다사라진다는 것이 마냥 쓸쓸한 일이기만 할까즐거움만큼이나 버거웠던 고난의 무게물 먹은 솜을 짊어진 당나귀처럼 힘겨웠다춤추며 노래하는 장미의 나날이 저 너머에 있다면어찌 신(神)의 부활만 아름다울 것인가노래가 아무 것도 될 수 없는 지상에서노래가 모든 것이 되는 천상으로그는 떠나갔다. 총총한 걸음소리 높여 콧노래 부르며 사라진 가난한 사내흔들리고 때론 술렁였던 생애망자가 지상에 머문 흔적을명함 한 장만이 또렷이 증언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2-07

우수한 철강제품 활용할 신사업에 눈을 돌려라

포항시는 철강산업이 성장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부터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포항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철강생태계 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들이 그동안 초점을 맞춰온 것은 철강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보다는 행정·재정적인 지원을 어떻게 더 많이 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정도였다.이는 포항철강공단에 입주한 업체 대부분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일부 대기업의 철강소재를 납품받아 반제품, 구조물 등을 생산하는 구조적 한계를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포항제철소에서 약 1천440만t의 철강제품이 생산돼 이 중 30.9%인 약 445만t이 포항지역 업체로 공급됐다. 수출품을 제외하더라도 포항제철소에서 국내시장에 공급한 제품 중 포항에서 소비되는 비율은 절반(45%)도 채 되지 않는다.포스코 등 철강소재 업체 특성상 고객사의 주문 여부에 따라 생산량이 높아지거나 줄어들 수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우수한 철강제품을 보다 많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산업생태계 구조에 과감한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이를 통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제조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이와 별개로 선진국의 산업클러스터와 마찬가지로 혁신과 경쟁을 통해 스스로 성장·도태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특정업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공정을 처리할만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는데 포항은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앞서 언급된 일본 자전거업체 시마노, 국내 손톱깎이업체 쓰리세븐(777)처럼 철강소재를 활용한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포항지역 산업구조에 대한 명확한 실태조사가 요구된다.무엇을 갖추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철저히 분석해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물 위를 나는 배 ‘위그선’은 철강소재를 바탕으로 생산가능한 고부가가치 최종재 중 하나로 꼽힌다.위그선은 일반 배와 같이 수면 위를 떠다닐 수도, 새처럼 물 위를 날아갈 수도 있다. 수면에 가까이 떠서 사이에 갇힌 공기를 이용해 양력(揚力)을 키우는 점에서 비행기와 차별화된다.국내에서는 경남 사천에 소재한 중소업체인 아론비행선박산업(주)이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고 시속 200㎞로 운항하며, 장애물을 만나면 수면 위 150m까지 상승하는 이 위그선은 연내에 포항∼울릉간 정기노선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여객선으로 3시간 20분 이상 걸리는 포항∼울릉 구간을 1시간 10분에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론비행선박산업은 양산체제가 본격가동되면 연간 200척의 위그선을 생산하고 매출액이 1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그선을 포함한 선박의 선체는 일반적으로 두께 6㎜ 이상인 고강도 선박용 후판을 활용해 만들어진다.국내에서는 철강 빅3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후판시장을 이끌고 있다.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기준 후판 내수 출하량은 358.9만t으로 전년 동기대비 23.2%가 증가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조선업계가 지난 2015년 최악의 ‘수주 절벽’을 겪으며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계도 동시에 위기에 빠졌으나 지난해부터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생산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포스코를 포함한 3사가 생산하는 후판은 대부분 포항이 아닌, 타지역(부산, 창원, 거제 등)에 자리잡은 대형 조선사로 보내지고 있다.이 때문에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으면 철강산업도 덩달아 불황을 겪고, 호황이 시작되면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의존적인 산업구조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그렇다면 포항에 철강사와 조선사가 함께 자리를 잡고 철강사에서 생산한 후판을 조선사에서 활용해 선박을 만들어내는 생산체계를 갖춘다면 어떨까.운송비를 대폭 절감하고 공급사와 고객사간 상호 협조를 통해 생산량 조절도 얼마든지 가능해져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현실적으로 대형조선사가 포항에 조선소 이전 및 신설을 시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이러한 이유로 위그선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상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모든 생산시설을 갖춘 기존업체를 포항으로 유치하거나, 기술개발 의지를 지닌 포항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한계를 정확히 인식하면 극복할만한 방안을 찾는 것도 쉬워진다.포항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산업구조 재편에 나서기 위해서는 각 기업별 전문분야, 생산품목, 주요공정, 시설 및 인프라 등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위그선 업체를 유치할 것인지, 손톱깎이 업체를 유치할 것인지에 앞서 전공정(全工程)체제를 갖추기 위한 제반 조사부터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포항시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현재 포항철강공단 내 업체에서 1차 철강소재를 생산해 중간재까지 이르는 가공과정을 마치면 대부분 제품이 포항 밖으로 보내진 후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수요산업에 의해 최종재로 완성돼 시장에 보내진다.과거에는 운송비 절감 등을 이유로 완제품이 납품되는 주문처인 소비시장과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입지조건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전 세계를 상대로 제품판매가 가능해진 오늘날, 시장 접근성은 공장 입지를 제한할 정도의 요소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포항시와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남북관계가 평화무드로 변화하면서 자칫 ‘레드오션’이 될 위기에 처해있는 군수산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 군수업체들은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이후 통일국가 독일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서독의 군수업체들이 군비축소 여파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서독 군수업체들은 판매시장을 해외로 돌렸고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며 세계적인 군수업체들과 경쟁에 돌입했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전 세계 방위산업 제품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세계 4위의 방산제품 수출국으로 자리잡고 있다.우리나라가 운용하는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유도미사일과 지상무기에 탑재된 엔진 및 파워팩이 독일에서 온 제품들이다.독일 군수업체의 사례는 남북통일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에 곧바로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시장에만 의존하던 군수산업이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우리나라는 무기를 구입하는 국가에서 판매하는 국가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군수산업 팽창되기 전 포항에 중소 군수업체를 유치하거나 설립할 수만 있다면 기존 철강업체들이 공급하는 최고급 철강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무기개발에 나설 수 있다.이와 관련,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은 “포항지역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경영 다각화를 모색하고자 할 경우 철강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생산이 가능하도록 포항시 등 유관기관이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발전에 따라 국내에서 예전에는 널리 활용됐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 중 동남아·남미 등 해외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는 철강제품이 있다면 이를 공략하는 것도 새로운 시장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2-06

노인은 아버지를 믿었다… 자식이어서가 아니라 진실이었기에

1.노인은 괴상한 전화를 받았다. 아무리 공권력을 우습게 아는 세상이라지만, 법 무서워하는 사람은 ‘경찰’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 떨리기 마련이다.“경찰이라고요? 아니 왜 경찰이 나한테 전화를 한대요. …. 경찰만 오는 게 아니라 더 높은 데서도 와요? 왜요? 누굴 잡으러 오는 데요? …. 자식들 다 모이냐고요? 당연하죠. 설날이니까 다 모이죠. 내가 가진 재산은 없지만 명절에 코빼기도 안 비치는 녀석한테는 밭 한 뙈기 안 나눠줄 겁니다. 꼭 그래서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자식들은 잘 키웠다고 자부합니다. …. 뭐요, 제 자식이 사고를 쳐요? …. 사고 쳤다면서요? 경찰 찾아오게 만들면 사고 친 거지. …. 뭐가 밝혀져요? 사실은 내가 귀가 어두워서. …. 동네 사람들도 다 모으라고 했나요? 대체 뭘 잘못했는데요? …. 다른 사람 바꿔보라고요? 우리 마누라는 나보다 더 못 알아먹을 텐데. ….”귀가 어둡기도 했고, 처음 들어보는 말도 많고, 무슨 소리인지 당최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 저질렀냐고 물었다. 자식들이 하나같이 말했다.“그거 보이스피싱이네요. 암튼 별의별 사기꾼들이 다 있다니까.”그런데 그와 비슷한 전화가 몇 군데서 더 왔다. 분명히 자식 중에 하나가 무슨 일을 저질렀고 그것 때문에 무슨 일이 밝혀졌고 그래서 온다는 것이었다. 하도 답답해서 면사무소 옆 지구대를 찾아갔다. 지구대장도 무질렀다.“보이스피싱 맞네요. 그것들 수법이 빤합니다. 결국 어디로 돈 부치라는 거거든요.”“내가 바보여. 그런 거 당하게.”“제가 이 면 파수꾼으로 염치가 없는 말씀입니다만, 2018년에만 우리 면에서 보이스피싱 당한 분이 열세 분이십니다. 이건 우리가 어떻게 막을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어요. 가급적 전화 안 받으시고, 받더라도 돈 부치라고 하면 얼른 끊어야 돼요. 설령 그게 자식 목소리랑 똑같더라도. 진짜 자식 목소리로 착각하고 당한 어르신이 한둘이 아니에요.”경로당 늙은이들한테 말했더니 새로운 의견이 나왔다.“누가 사채 썼구먼.”“사채라니. 내 자식들은 사채의 사 자도 몰라.”“자네가 아직 안 당해봐서 그런 말 하는 게지. 나도 내 자식이 그리 간덩이가 큰 줄 몰랐네.”“우리 자식들은 안 그래.”“자네 자식들한테 물려준 거 아니면 물려줄 거 있나?”“없네. 알면서.”“그럼 제 밥벌이 제가 알아서 하는 은수저 아니면 흙수저인데, 요새 젊은 사람들 사는 게 녹록지가 않아. 돈 들어갈 데가 쌔고 쌨다고. 부모형제한테 손 안 벌리고 급한 돈 쓸려면, 사채 쓸 도리밖에 더 있어?”그냥 장난전화일 거라고 말해주는 이도 있었다. 요새 실업자가 하도 많아서, 할 일 없고 심심한 나머지 그런 이상한 전화질로 시간 때우는 사람들 허다하다고.설 전전날에 또 전화가 왔다. 설날 오후 세 시에 방문하겠다고. 영감님 집에 꼭 있으셔야 한다고. 자식들도 다 있어야 한다고.2.차례 마치고, 노인이 을렀다.“한 녀석도 급히 도망갈 생각을 마라. 너희 중에 사고 친 녀석이 분명히 있다. 죄를 졌든 사채를 썼든. 알고 대처했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모르고 멍하니 있다가 당하는 아비어미로 만들지 말아다오. 혹시 너희 형제끼리는 알고 있는 것 아니냐? 이 아비만 모르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오늘 아비가 숨넘어가는 꼴 보고 싶지 않거든 어서 이실직고 하거라. 무슨 사정이 있는지 알기 전엔 세배 못 받겠다. 당신도 세배 받지 마.”“아버지, 그거 보이스피싱 아니면 장난전화라니까요. 그걸 왜 자꾸 신경 쓰고 그러세요.”“진짜 생사람 잡으시네. 엔간히 염려하시라고요.”“몇 번이나 말씀드려요. 아무 일 없다고요.”노인은 정말로 세배를 받지 않을 모양이었다. 이따가 딸·사위들이 온 다음에 받아도 될 터였다. 자식들이 일어섰다.“일단 성묘하러 가시지요.”“정말로 할아버지한테 부끄러움이 없는 녀석만 다녀오너라. 나는 거시기해서 너희랑 못 가겠다.”노인은 자식들 데리고 아버지 무덤 앞에 섰을 때가 가장 뿌듯했다. 아무도 아버지의 행적을 믿지 않았지만, 노인은 믿었다. 자식이라 믿는 것이 아니라 진실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 때문에 평생 원통했다. 자기 힘으로는 풀 수 없는 억분이었다. 평생 힘없이 살아왔다. 힘이 있어야 밝힐 수 있는 진실이었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기대했다. 자식들을 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했다. 자식들이 아버지를 대신하여 진실을 밝혀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자식들은 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노인은 자식들이 원망스러웠다.노인은 금방 자식들에게 미안해졌다. 자식이 못 되면 부모 탓인 세상이다. 옛날엔 대학까지 가르쳐주면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준 것이었는데, 요새는 그것만으로 부족한 모양이다. 요새 기준으로 치면, 큰딸한테는 당연하고, 고등학교까지 보낸 큰아들 작은아들은 물론이고, 대학까지 가르친 셋째 넷째 막내딸한테도 해준 게 없는 아버지다. 그나마 다행이다. 남들이 복 받았다고 하지 않나. 자식들이 부모한테 손 안 벌리고 제 가족들 건사하며 살아준다고. 개천에서 용은커녕 용 발가락도 못 나는 세상에 그 정도면 개천에서 난 미꾸라지 푼수는 된다고.3.큰아들은 37년 전 고졸 특채로 대기업에 입사했다. 웬만한 대학교 들어가는 것보다 고졸 대기업 입사가 더 자랑이던 시절이었다. 대기업에서 인맥 없는 시골 출신 고졸학력으로 버티자니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했고 남이 가기 싫어하는 오지 일터를 전문으로 해야 했다. 중동 근무만 28년이었다. 당연히 명절 때조차 어버이를 뵐 수 없었다. 용돈도 많이 드리지 못했다. 이러저러해서 아버지가 평생 번 돈보다 큰돈을 두 번이나 말아먹은 일을 이제라도 아신다면 기절초풍할 것이다. 비로소 국내에 자리 잡게 되었다고, 부장이 되었다고, 이제 명절은 물론 달에 한 번씩 찾아뵙겠다고, 용돈도 많이많이 드리겠다고 큰 소리 땅땅 친 게 불과 1년 전이었다. 그런데 정든 직장을 나가게 되었다. 아직 쉰여섯인데 백수가 되고 말았다. 큰아들은 차마 아버지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작은아들은 바람을 닮은 영혼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가출을 일삼았다. 유일하게 아버지한테 맞고 큰 자식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딴 게 기적 같았다.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면서 극한직업에 나오는 별의별 일들을 섭렵했다.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만 하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아비어미 속을 새까맣게 만든 주범이었다. 결혼이나 할까 싶었던 작은아들이 마흔 살 때 자식 딸린 여자를 데리고 왔다. 다행히 그 자식이 작은아들의 씨라고 했다. 어쨌든 처녀장가가 아니므로 처음엔 싫었지만 시나브로 작은며느리를 딸보다 아끼게 되었다. 작은아들은 정착했으며 형을 대신해 효자 노릇까지 했다. 차로 30분 거리에 살며 어버이가 호출하면 즉시 달려가 어디든 달려 가주는 자식이 되었다. 작은며느리의 내조가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작은아들은 어버이께 차마 말할 수 없는 사실이 있었다. 그 자식이 사실은 자기 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셋째아들은 공부를 잘했다. 대학도 모자라 대학원까지 다녔다. 대학원은 자기가 벌어서 다녔다. 금방 교수가 될 줄 알았다. ‘교수아들’은 노인의 가장 큰 소원이었다. 큰아들이 대기업의 ‘임원’이 되기를, 작은아들이 자기 가게를 가진 어엿한 ‘사장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그것은 비현실적인 바람 같았다. 연줄도 없고 보태줄 돈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만 셋째아들이 교수가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다. 교수는 연줄이 없어도 돈이 없어도 오로지 실력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가문의 영광’을 학수고대했다. 십 년이 넘도록 교수가 되지 못했지만 곧 될 거라고 확신했다. 셋째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자기는 절대 교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박사 학위가 없다는 것을. 큰딸은 중학교를 마치고 산업체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말이 고등학교였지 공장살이였다. 노인은 큰딸에게 평생 미안했다. 그때 너무 어려워서 일반고등학교에 보내지 못했다. 인문계 아니어도 좋다, 제발 상고에만 보내달라고 철철 울던 중학교 때 딸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메어진다.5년 전 큰딸이 자랑했다. 대학에 들어갔다고. 비록 디지털대학교지만 그래도 대학은 대학 아니냐고. 공부하는 재미에 산다고. 미안하다, 그때 네 엄마가 너무 아팠다. 엄마를 살려야만 했다. 늦게나마 네 소원을 스스로 이뤄서 너무 고맙다. 딸에게 용서를 비는 심정으로 고백한 적이 있었다. 그때 큰딸이 해준 말. 아빠, 다 알고 있었어요. 근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 얘기를 들으니까 아빠처럼 근사한 분이 없더라고요. 큰딸은 아버지 얘기를 글로 써서 무슨 상을 받은 적도 있다. 상금으로 등심을 사다주었다. 맛나게 먹으면서도 자꾸 눈물이 나는 바람에 무슨 맛인지 몰랐다. 큰딸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올 추석엔 아버지 어머니를 못 볼 수도 있다는 것을.막내딸은 두어 달 일하고 한 달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투플러스 원 아줌마’로 살아가는 중이었다. 남편이 버는 돈으로는 부족했다. 재벌2세인 줄 알고 결혼했던 남편은 평범한 노동자였다. 생활은 할 수 있었지만 아이를 가르칠 수는 없었다. 처녀 때 경력을 살려 취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트 계산원, 병원 간병인, 청소 아줌마를 전전했다. 남편 직장에서 몇 달 째 월급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돈 좀 빌려달라고 말해볼 참인데, 입이 떨어질는지 갑갑했다.4.딸과 사위들이 왔다. 아들며느리 세 쌍, 딸사위 두 쌍, 손자손녀 아홉. 빠짐없이 다 모였다. 명절 때마다 맛보는 기쁨이다. 아버님, 보고 계십니까? 아버지가 퍼트린 씨앗들 볼 만하지요.아내는 누구를 바보로 안다. 아내와 자식들 저희들끼리만 속닥거리면서, 아버지는 끝까지 모르게 하자고 쉬쉬한다고 해서 모르겠는가. 정녕 모르게 하고 싶다면 지 어머니한테도 말을 하지 말아야지. 무슨 대단한 능력이 있어서 안 건 아니고 아내 일기를 몰래 훔쳐보고 알게 되었다. 이상한 전화를 여러 통 받고서 아내를 닦달해보아도 나오는 것은 없고, 혹시나 해서 집안을 샅샅이 뒤진 끝에 아내의 비밀일기를 찾아낸 것이다.요즘 그 정도 근심걱정 없이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쉰여섯 살 먹은 큰아들이 평생 다니던 직장 그만 뒀다는 게 별 대수인가. 직장 잘리는 사람이 한둘도 아니고. 앞으로 새 길을 잘 찾으면 될 테다. 둘째아들 자식놈이 다른 씨라는 것은 얼추 짐작하고 있었다. 하나도 안 닮았으니. 셋째아들아, 교수 못 되도 좋다. 교수 자리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거 안다. 막내딸한테는 돈을 얼마나 해줘야 하는가. 다른 자식들 몰래 해줘야 할 텐데. 까짓것 얼마나 됐든 해주면 될 일이고. 무슨 암이라는 큰딸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그저 요새 의술을 믿어볼 뿐이다. 믿고말고.진심으로 바란다. 모두들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잘 살기를.“내가 너희들에게 할 말이 참 많다만, 꾹 참는다. 겨우 그런 일들 때문에 그런 전화가 왔을 리는 없고, 너희들이 기어이 아무 말도 않겠다니 할 수 없구나. 얼른 올라가봐라. 우리 집 딸들은 벌써 왔는데, 남의 집 딸들은 아직 출발도 안 했으니 사돈댁들에게 미안하다.”5.아들네들이 두 시가 되도록 꿈쩍도 안한다. 며느리들도 친정 가자고 재촉하지 않는다. 이것들이 무슨 일이 있구나.동네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온다. 명절 때 동네사람이 서로 집 찾아다니지 않게 다닌 지 오래되었다. 걸어 다닐 힘도 없거니와 회관서 날마다 본다. 근데 왜들 오는 거야? 아내와 자식들이 당연한 손님을 맞이하듯 한다. 그러고 보니 음식을 많이도 했다. 차들이 몰려온다. 면장과 주무관들, 지구대장과 경찰들, 소방대장과 대원들, 군의원. 여기까지는 그나마 낯익은 공무원들인데 그 다음부터는 잘 모르는 높은 공무원들…. 이거 뭐지? 누구를 잡으러 오는 건가? 자식들이 나한테 숨긴 게 분명히 있다.노인은 괜히 무서워서 달아난다. 아버지에게로 간다. 고갯마루에서 보니 집 앞에서 저 멀리 정류장까지 별의별 차가 다 모이고 있다. 도대체 우리 집에 왜? 자식놈 중에 누구 하나가 큰일을 내도 크게 낸 게 틀림없다. 아내가 일기에 써놓은 일 말고, 필시 더 큰 일이 있다. 그 꼴을 볼 수 없다. 아버지 앞에 무릎 꿇는다.아버지, 저 왔습니다. 무섭습니다, 정말 무서워요. 누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걸까요. 다른 사람은 아무도 아버지 얘기를 믿지 않았지만 저는 믿었습니다. 한 번도 안 믿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아버지 같은 분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있는 거고 우리 자식들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하면서 살고 있는 거 아닙니까. 아버지 앞에 정말 자식들 부끄럽지 않게 키우려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어도 단단히 있는 모양입니다. 저 안 놀랄 테니까, 아버지도 놀라지 마세요.“할아버지, 저도 믿었어요.”작은아들의 아들, 그러니까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손자였다. 피가 섞이지 않은 것 빼고는 나무랄 데 없었다.“뭘 말이냐?”“증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다는 걸요.”“네 아비가 얘기해주더냐? 자식, 내가 말할 때는 믿지 않더만. 아무도 안 믿는 얘기 밥 먹을 때마다 한다고 성질을 부리던 녀석이. 네 애비가 나한테 특히 맞은 이유가 있다. 다른 자식들은 안 믿겨도 믿는 척하는데 혼자서 못 믿겠다고 대드니 어느 아비가 참겠느냐.”“근데요, 아빠가 저한테 그랬어요. 네가 할아버지의 믿음과 증조할아버지의 진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아빠는 믿지 않은 게 아니었어요. 독립운동가 자손임을 너무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독립운동가 아들인 할아버지도 너무 자랑스러워하셨고요.”“못 믿겠다.”“할아버지 그거 아세요? 독립유공자 훈장을 받은 분이 만오 천 분에 가깝대요. 그런데 아직 주인에게 가지 못한 훈장(건국훈장,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이 5천400개도 넘는대요.”“나도 안다. 나처럼 억울한 분을 한둘 만난 게 아냐. 증명을 하래. 내가 그분 아들이라는 것을. 독립운동 하는 사람이 가족관계 다 밝혀가면서 운동 하냐? 자식들 살리려면 숨기면서 할 수밖에 없잖아. 니 증조부가 살아생전에 그런 거 내세우는 분도 아니었고……”“저랑 숙부님이랑, 그밖에 많은 분들이 함께 찾아냈어요. 증명해냈다고요.”허다한 양복쟁이 제복쟁이들이 텔레비전에서 가끔 보던 국립묘지 참배 분위기로 다가오고 있었다. 번쩍번쩍 빛나는 것을 들고.“저희는 국가보훈처에서 나왔습니다. 오래 전에 아무개 의사(義士)님께 훈장을 추서(追敍)했는데, 이제야 자손을 찾게 되었습니다. 늦어서 송구합니다.”“이제서 찾아오면 뭘 하냐고!”“송구합니다. 훈장을 받아주십시오.”“내가 얼마나 억울했는데. 아무도 안 믿어주고. 으이구 자식놈들아, 동네사람들, 높으신 분들, 이제는 내 말을 믿어준다는 거요? 우리 아버지를 믿어준다는 거요?”모두가 무덤을 빽빽이 둘러싸고 절을 올렸다. 대한제국기에 마지막 의병이었으며, 1910년대에 은거하다가 3·1만세운동에 앞장섰던 그 사람. 일본헌병에게 끌려가 무자비한 고문을 받고 겨우 살아나왔던 사람. 죽을 때까지 한 푼 두 푼 모았던 돈을 상해 임시정부에 보냈던 사람. 어린 아들에게 말할 기운이 있으면,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비겁하지 마라!”라고 했던 사람, 그 사람의 오래된 무덤 앞에 훈장이 번쩍거렸다.노인이 울먹였다.“다들 감쪽같이 늙은이를 속여 먹였구먼. 너무 놀라서 죽어버릴 뻔 했구먼. …. 이제라도 알아주니 고맙소. 우리 아버지가 이런 거 바라고 독립운동한 분이 아니외다. 하지만 알아주니까 얼마나 좋아.”무슨 기자도 온 모양이다. 심경을 말해달란다.“설마 이게 다 꿈은 아니겠지요. 꿈이든 생시든 믿고 싶소. 우리 손자 말이 아직 훈장 못 찾아간 분이 오천사백이랍디다. 한 분이라도 더 자손을 만났으면 좋겠소.” 끝김종광(金鍾光)1971년 충남 보령 출생. 1998년 계간 ‘문학동네’로 데뷔.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가자고요’와 장편소설 ‘똥개행진곡’ ‘조선통신사’ 등이 있다.

2019-01-31

품 밖 날아 훨훨 내 새끼들 ‘언제오나’… 주름보다 더 깊은 기다림

20대 후반부터 홀로 떠나는 여행을 오랫동안 즐겨왔다. 그 여정에서 만난 바다와 호수, 석양과 일출은 ‘인간이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란 존재론적 질문을 떠올리게 했다. 그 질문 속에서 기자의 정신은 커왔다.한적한 어촌이나 조용한 농촌으로의 여행에선 드물지 않게 ‘늙은 어머니들’을 만났다. 너나없이 처음 보는 사람의 손을 잡고 “반찬은 없지만 내 집에서 점심이라도 먹고 가라”며 청하는 순박한 존재들.세파에 시달린 주름진 얼굴과 고생의 흔적이 역력한 쭈글쭈글한 손. 그럼에도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어떤 영화배우보다 아름다웠다. 그네들의 넉넉하고 다사로운 마음씀씀이 때문이다.일흔을 훌쩍 넘긴 한 ‘늙은 어머니’로부터 달콤한 감을 3개나 얻었던 지난해 바닷가 여행에서 기자는 역시 일흔을 넘긴 ‘내 엄마’를 떠올렸다.▲ 삶이 아플 때마다 떠올린 ‘엄마 얼굴’서울에서 생활했던 20~30대. 고향의 엄마와 1년에 두어 번밖에 보지 못했다. 짧디짧은 만남을 엄마는 늘 아쉬워했다.기자 역시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을 때 수화기 너머로 환하게 미소 짓는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안타까움을 달래야했다.그러던 어느 겨울날. 아들이 좋아하는 생선구이와 된장찌개 재료를 싸들고 엄마가 서울에 왔다.KTX가 생기기 전이었으니 자그마치 6시간이나 기차를 타고.연락을 받고 일찍 집에 도착하니 이미 밥상 위엔 군침 도는 성찬이 차려져 있었다.“같이 먹어요”라는 권유도 없이 바쁘게 수저를 놀리다가 문득 고개 들어 엄마를 봤다. 어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준 어미 짐승의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기자가 밥을 먹는 내내 그런 눈빛이었을 것이다.그 순간 돈오(頓悟)가 왔다. 세상 모든 아들은 쓸쓸하면서도 환한 엄마 얼굴을 떠올리는 것으로 생의 힘든 고비를 넘겨왔고, 엄마의 눈빛이 우리를 복마전의 세상에서 지켜줬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갖은 풍파와 세파에 찌든 엄마 얼굴이 예뻐 보일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알았다. 자연스런 수순처럼 ‘애틋한 엄마의 정’이 행간마다 묻어나는 이성부(1942~2012)의 시 ‘어머니’가 떠올랐다.▲ 어머니란 언제나 ‘기다리는 존재’조건 없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식 향한 어머니의 애정’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다. 이성부 시인이 젊은 시절을 보냈던 50년 전이나, 2019년 오늘이나 다를 바 없다. 앞으로 100년이 흘러도 그럴 게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곤궁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1960년대. 잘 먹이지도 잘 입히지도 못했던 아들을, 제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군대로 보내야하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훈련소로 떠나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아들의 책상머리에서 울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성부의 어머니. ‘어머니가 돼 보지 못한’ 독자들이라면 그 서러움에 완벽히 공감하기 어려울 듯하다.‘흰 눈에 각혈 한 번 하고/한세상 가슴앓이 눈 들어 먼 산을 바라보는’ 한 세대 전의 어머니들. 지금도 마찬가지다. 세상 어머니들이란 언제나 ‘어떤 불행으로도 빼앗길 수 없었던 질긴 목숨’으로 떠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사람.기자의 어머니도 그랬다. 언제나 아들을 기다렸다. 군대에 갔을 때도, 먹고 살기 위해 타향을 떠돌 때도, 늦은 밤까지 술독에 빠져 있을 때도, 연인에게 매혹돼 아들이 자신을 잠시 잊었을 때도 기다림은 한결같았다. 엄마 앞에서라면 아들은 철들기가 쉽지 않다. 곧 쉰 살이 되지만 기자 또한 그렇다. 부끄러운 에피소드 하나가 기억된다.▲ 늙어가는 어머니의 힘이 되는 자식으로...몇 해 전 여름이다. 퇴근길에 맥주 한잔으로 피로를 씻어내던 저녁 무렵.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낡은 냉장고가 고장났으니 새 걸 하나 사야겠다”는 이야기.돈을 보태줄 것도 아닌데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래? 그럼 사야지”라는 건조한 대답을 돌려줬다. 그때 엄마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엔 좀 크고 좋은 걸 살란다. 내 인생 마지막 냉장고인데….” 그 말이 중년이 된 아들을 유년의 기억 속으로 데리고 갔다.우리 식구가 살던 조그만 집에 냉장고가 처음으로 들어온 건 1979년 여름. 금성사에서 만든 180리터짜리 소형 냉장고였다. 그때 엄마 나이는 서른셋.엄마는 작은 냉장고 하나에도 크게 행복해했다. 얼음 띄운 콩국수를 상에 올리고, 차가운 보리차를 꺼내오며 자주 웃었다. 냉장고는 엄마의 ‘친절한 파트너’였다.한국 가전제품은 튼튼하고 오래 쓴다. 엄마의 첫 냉장고는 15년을 우리 집에 머물다 고물상으로 갔다.1994년엔 엄마의 동생이 “이사를 축하한다”며 450리터짜리 냉장고를 선물했다. 커진 냉장고의 용량만큼 엄마의 기쁨도 커졌다. 생애 두 번째 냉장고에 채워 넣을 것들을 사며 미소 짓던 마흔여덟의 엄마.다시 20년 가까운 세월이 쏜살처럼 흘렀다. 그 시간 속에서 냉장고와 엄마는 함께 늙어갔다. 엄마가 전화했던 날은 두 번째 냉장고가 ‘사망 선고’를 받던 날이었다.“큰 냉장고를 사고 싶다”는 말을 듣는 순간 왜 목이 메어왔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엄마도 결국 여자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미안함 탓이었을까?11년 전 남편을 하늘로 보내고 홀로 남은 엄마. 이제는 세 번째 냉장고의 속을 음식으로 가득 채우고 떠났던 아들이 돌아오는 명절을 기다리며 산다.이성부 시인의 어머니가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군대 보낸 아들을 기다렸던 것처럼.엄마의 전화를 받았던 그날. 터무니없이 써대는 술값을 아껴 냉장고 값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일흔셋 엄마를 둔 마흔아홉 아들은 언제쯤이면 철이 들 것인지.새해 벽두. ‘올해는 속절없이 늙어가는 엄마의 힘이 되는 아들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 약속 또한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주름이 늘어가는 엄마를 보자면 더 늦출 수 없는 다짐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1-31

설 명절엔 한복을 꺼내 입자

돌아오는 설날에는 장롱에 고이 모셔놓은 한복을 꺼내 거풍하는셈 치고 입고 나들이를 해보자. 색깔부터 고운 우리네 한복이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할 것이고, 어른들께 곱다는 덕담도 듣게 될 것이다. 덤으로 세뱃돈도 받게 될지 모르니 복주머니도 꼭 지참하길 바란다. 설 연휴 동안 한복을 입으면 어지간한 궁이나 옛 건물은 입장료가 무료이니 이 또한 덤이 될 수 있다. 포항 한복전문점 소예의 추은월 대표는 “한복은 품위와 격식이 생명인만큼 단정하고 우아하게 입는게 중요하다”면서“돋보이는 한복 스타일을 완성하려면 속옷을 꼭 갖춰 입고 제대로 입어야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자한복 입는 법여성들의 경우 한복을 예쁘게 입으려면 겉옷 못지 않게 속옷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여자 한복은 여성들의 몸매를 속옷에 감추고 그 흐르는 듯한 선을 강조하는 의상이므로 맵시있게 입으려면 속옷을 반드시 갖춰 입어야 한다.속바지, 속치마를 갖춰 입는다. 속치마는 겉치마 보다 2~3cm 짧게 입어 겉치마 밑으로 빠져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옷맴씨가 곱다. 또한 실루엣을 과장시킨 페치코트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곡선을 흐트리므로 평상복에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복을 입을 때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한복자태를 나타낼 수 있다. 치마는 겉자락이 왼쪽으로 여며지도록 입는다. 이때 치마 오른쪽 겉자락이 왼쪽으로 여며지도록 입는다. 이때 치마 오른쪽 끈을 치마 말기 안쪽으로 빼면 흘러내리지 않고 잘 고정돼 단정하다. 그다음 저고리를 입고 고름을 맨다. 저고리는 먼저 동정니를 맞추고 깃 고대와 어깨 솔기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약간 앞으로 당겨 입어야 제 멋이 나며 이때 속적삼과 치마허리가 저고리 도련 밑으로 삐져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버선을 신는데 수눅(발등쪽 바느질 한 솔기)의 시접방향이 오른발은 오른쪽으로 왼발은 왼쪽으로 가도록 양쪽을 잘 잡아 중앙으로 마주보도록 당겨 신는다. 두루마기를 입었을 경우에는 치마자락의 앞폭을 여며 잡고 뒷자락을 여민다음 활동하기 좋게 허리띠를 맨다.□ 남자한복 입는 법남자의 한복은 바지-저고리-조끼(배자)-마고자-두루마기 순으로 입는다. 바지와 대님 매는 것만 신경쓰면 그리 어렵지 않다. 바지는 작은 사폭이 왼쪽으로 가도록 입고 큰 사폭을 허리 중앙에 접어서 왼쪽으로 주름이 가게 포갠다.대님은 안쪽 복사뼈에 바지의 사폭 시접선이 닿게 한 후 발목을 감싸 듯 바짓부리를 돌려 바깥쪽 복사뼈에 접은 선이 닿도록 하면 된다. 대님을 대고 두 번 돌려 안쪽 복사뼈에서 한 번 묶는다.매듭은 리본 모양으로 묶되 발목 안쪽에 오게 한다. 외출시에 마고자 차림은 예의에 벗어나므로 반드시 두루마기를 갖춰 입고 마후라를 단정하게 매는 것이 예의다.□ 한복에 어울리는 장신구△노리개노리개는 외형상 섬세하고 다채로우며 호화로운 장식이기도 하지만 정신적인 배경으로 ‘부귀다남’‘불로장생‘백사여의’등 행복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어느 장신구 보다 귀중히 여기고 아꼈다. 철에 따라 또 만드는 재료나 크기에 따라 위치나 방식이 다르다. 금·은 노리개는 주로 가을과 겨울에 사용하고 5월 단오부터는 옥노리개나 비취노리개, 단작노리개, 삼작노리개, 백옥, 비취, 당초, 십장생 등의 길조나 `아(亞)`자 모양을 새겨 여인들의 가족을 위한 염원이 담겨 있다. 자손만대의 뜻인 표주박 삼작이나 박쥐, 고추모양, 매미, 나비 모양의 노리개도 잘 어울린다.△반지반지는 많은 장신구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가락지는 예나 지금이나 부부언약을 의미해 정절을 나타내기도 한다. 겨울에는 금지환, 봄에는 옥가락지, 마노지환, 가을에는 칠보 가락지 등이 잘 어울린다.△귀걸이귀에 착 달라 붙는 형태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 칠보, 금, 은, 옥, 수정 등 계절에 맞게 사용한다. 어떠한 한복에도 목걸이는 절대 착용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머리는 업 스타일이 누구에게나 가장 잘 어울리며 긴머리는 단정하게 모아서 뒤로 넘겨 묶는다든지 뒤꽂이 같은 머리 장신구를 사용해서 멋을 내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한복의 관리 및 보관한복은 올바른 세탁법과 보관법, 간단한 손질법을 알아두면 언제나 정갈하게 입을 수 있다. 한복은 큰 행사나 명절에만 입기 때문에 자칫 손질을 소홀히 하면 다시 해 입어야 하는 손실이 따르기에 정리 보관하는 법을 제대로 알아두면 편리하다.평상시 한복을 자주 입는다면 꺼내기 쉽게 옷걸이에 걸어둬도 무방하지만 자주 입지 않는 한복을 구겨진다고 옷걸이에 오래 걸어두면 색이 바래고 올이 늘어져서 옷의 형태가 일그러진다. 그러므로 되도록이면 큼직하게 잘 개켜서 장롱에 보관하거나 넓직한 상자에 넣어 보관하도록 한다. 입을 때는 개켜진 부분의 고름, 소매, 치마폭 등은 꼭 다림질 해 입도록 유의한다. 한복은 소재가 얇고 섬세한 깨끼 바느질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잦은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탈색되거나 바느질이 상할 우려가 많다. 음식물 얼룩이 생기면 마른천을 얼룩 뒤쪽에 대고 벤졸을 묻힌 후 젖은 천으로 가볍게 여러번 툭툭 두드리면서 얼룩을 지우도록 한다. 이때 손으로 얼룩 부위를 문지르거나 비벼서 천이 상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천연섬유인 명주나 자연염색 원단 등을 드라이 클리닝을 해야 하며 합성섬유는 손빨래를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손빨래를 할 경우 세탁기를 사용하면 옷감의 올이 튀거나 모양이 손상되기 쉬우므로 손바닥으로 살살 비벼서 빨아야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도움말 = 추은월 포항 소예 대표

2019-01-31

설연휴 건강한 보양식겨울철 가족 기력 ‘UP’

이번 설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명절음식으로 더 건강한 보양식을 만들어 추운 날씨에 지친 가족의 기력을 북돋워 주자. 우리 명절 상의 단골메뉴인 떡국과 갈비찜, 식해의 건강하고 쉽고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메생이 떡국떡국은 설날에 먹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으로 조선시대 이전부터 떡국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맑은 국물에 쇠고기와 김 가루, 계란지단을 넣은 떡국을 즐겨 먹었다면 이번 설은 바다향 가득한 겨울철 별미인 메생이 떡국을 만들어보자.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매생이는 5대 영양소가 고루 든 식물성 고단백 식품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재료: 매생이한묶음, 떡국떡 600g, 굴한컵반 정도, 국간장1술반, 다진마늘1술, 소금, 해물육수10컵(종이컵과 밥숟가락으로 재료를 계량한다)△만드는법1. 냄비에 멸치를 살짝 볶아 건새우와 다시마 1토막을 넣고 끓여서 만든 해물육수에 국간장과 떡국 떡을 넣고 센 불에서 떡이 떠오를 때까지 끓인다.2. 매생이는 체에 얹어 살살 흔들어 2∼3번 헹군 뒤 물기를 빼고, 굴은 소금을 넣고 살살 흔들어 씻어서 넣고, 다진 마늘을 약간 넣은 뒤 중불로 낮춰 2분정도 더 끓여 소금으로 간한다.□ 전복갈비찜명절에 가족이 모여 푸짐하게 차려진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을 때 단연 최고의 메뉴는 갈비찜이 아닐까. 타우린이 풍부하고 기력회복에 좋으며, 허약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고 소고기와 궁합이 좋은 전복을 넣어 색다르면서도 건강까지 챙기는 전복갈비찜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재료: 소갈비1kg, 전복5마리, 밤10개, 대추10개, 무1토막, 당근1개, 잣1술, 은행15개, 불린 건표고버섯, 양파1/4개, 대파1/2대, 통마늘5개, (종이컵과 밥숟가락으로 재료를 계량한다)△만드는법1. 소갈비1kg을 찬물에 담가 3시간 정도 핏물을 빼 준비해서 기름기를 떼어내고 칼집을 낸뒤 끓는 물에 손질한 소갈비를 넣고 겉면이 살짝 익으면 통마늘5개, 양파 1/4개, 청주3술, 대파1/2대를 넣고 20분 정도 익혀서 건져내고 국물을 면포에 걸러 육수를 만든다.2. 솔로 문질러 씻은 전복5개는 내장을 잘라내고 밑면에 바둑판 모양으로 칼집을 낸다.3. 진간장8술, 다진마늘2술, 다진파2술, 설탕2술, 배즙6술, 조청3술 참기름3술, 깨소금1술, 청주2술, 후추 약간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1/2에 갈비를 버무린 다음 20분정도 재운다.4. 무는 큼직하게 썰어 모서리를 둥글게 돌려 깎고, 당근은 밤 크기로 썰어 모서리를 둥글게 돌려 깎는다. 불린 마른 표고버섯은 이등분 한다.5. 재운 소갈비에 육수4 1/2컵을 붓고 뚜껑을 닫아 센 불로 한소끔 끓인 뒤 중불로 낮춰 10분~15분 정도 더 끓인 후 무, 당근, 밤, 표고버섯, 돌려 깎아 씨를 뺀 대추를 넣는다.6. 남은 양념을 넣고 뚜껑을 닫아 센 불로 한소끔 끓인 뒤 중불로 20~30분정도 졸인다.7. 은행, 잣을 넣고 국물을 끼얹어가며 윤기 나게 졸여서 색깔 맞춰 푸짐하게 그릇에 담아낸다.□ 횟대기 밥식해전, 나물 등 명절 음식이 칼로리 높고 고소하고 맛있지만 계속 먹다보면 질린다면 우리의 향토음식 밥식해를 준비하면 어떨까. 새콤달콤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무와 비린내 없이 쫀득한 생선과 잘 발효된 밥알이 입맛 돋우는데는 최고다.△재료: 홍치500g, 고춧가루150g, 고운고춧가루150g, 무1개, 설탕3T, 매실액2T, 엿기름가루4T, 멥쌀300g, 다진마늘3T, 다진생강1T, 소금(종이컵과 밥숟가락으로 재료를 계량한다)△만드는법1. 횟대기는 내장을 제거하고 머리 잘라내고 다듬어 뼈째 알맞은 크기로 썰어 물기를 제거해서 소금과 엿기름가루에 버무려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시킨다.2. 멥쌀로 고슬하게 밥을 지어 식혀둔다.3. 무는 나무젓가락 굵기로 채썰어 소금에 절여둔다.도움말= 김미옥 포항시여성문화회관 요리 강사4. 절인무에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서 양념과, 식힌밥, 숙성시킨 생선을 넣고 살살 버무려서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은 뒤 이불을 덮어 따뜻한 곳에서 3일 정도 두면 설 명절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다.5. 명절 후에는 냉장고에서 보관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1-31

새해 첫 황금연휴 설 명절엔대구·경북서 제대로 즐겨보자

경북도는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넓다. 단순히 면적만 넓은 것이 아니다. 가장 길고 역동적인 동해안, 최고의 힐링과 웰니스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백두대간, 그리고 수많은 문화유산이 곳곳에 널려 있다. 한마디로 경상북도 전체가 관광지며 어딜 가든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경북도는 5일간 이어지는 기해년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즐기며 보낼 수 있는 민속놀이와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설을 맞아 특별히 관광객들에게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 많은 관광지를 무료로 개방하거나 입장료를 할인해 운영할 계획이다. 도청 이전 후 경북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북부권, 울진에서 시작해 경주까지 800리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동해안권, 그리고 중서부권과 남부권까지. 설 명절 기간 방문하면 좋을 경북의 관광지를 권역별로 소개한다.안동과 영주를 중심으로 한 경북 북부권은 우리나라에서 전통문화유산이 가장 잘 보전된 곳이다. 하회마을과 무섬마을 같은 전통마을이 가장 많은 곳이며,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소수서원, 선비촌 등 유교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다.이번 설날에도 안동에서는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봉정사 그리고 영주 소수서원과 선비촌 소수박물관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제기차기, 굴렁쇠, 연날리기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체험도 빠지지 않는다. 영양의 대표적 전통마을인 두들마을에 있는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은 조선시대 전통음식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하지만 전통문화만 있는 북부권이 아니다. 안동 문화관광단지에 조성된 유교랜드는 유교문화를 콘텐츠로 하는 테마파크로서 이번 설 연휴기간에는 20% 할인된 가격으로 운영한다.추운 겨울에 맞춰 운영되는 재밌는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도 눈에 띈다. 안동 암산유원지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꽁꽁 얼어버린 얼음 위를 썰매와 스케이트를 타며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암산얼음축제 때 만들어 놓은 이글루, 북극곰 등 신기한 얼음조형물도 그대로 있다. 청송 부동면 얼음골에는 국제아이스클라이밍이 열렸던 62m 대형 빙벽 아래에서 아이들과 함께 얼음조각을 공으로 놓고 하는 얼음축구를 즐겨 볼 수 있다.지난해 12월 23일 개장해 현재까지 7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도 대표적인 북부권 겨울 여행지이다. 그리고 겨울에 추울수록 건강해지는 것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는 온천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바데풀과 수영장을 갖추고 있는 영주 소백산풍기온천리조트, 주왕산 등산과 함께 이용하면 더욱 좋은 청송 대명리조트 솔샘온천, 경북 최초 보양온천으로 지정됐고 국내 유일의 100% 자연 용출수로 이뤄진 울진 덕구온천도 꼭 한번 이용해 볼만하다.대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우선 많은 시민들과 귀성객들이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해 생각해 보고 대구의 원로작가와 신예작가의 작품도 감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회가 준비돼 있다.방짜유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근대의 다양한 계층 여인네들 모습을 전시한 ‘근대의 우리네 여인들’이 열리고 있다. 또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근대 여성의 한복을 재조명하는 전시회와 ‘영주 금강사터에서 만난 보물’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또 대구미술관은 3·1운동 정신의 현재적 계승을 예술적 발현으로 살펴보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전’과 대구의 대표적인 원로작가인 전선택화백의 회고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설 연휴 동안은 무료로 개방되며, 돼지띠 관람객에게 기념품 증정 이벤트도 실시한다. 국립대구박물관과 문화예술회관 등에서는 팽이, 제기차기, 굴렁쇠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와 체험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설을 맞아 미술관을 무료 개방한다. 전시관람과 함께 미술관 앞 광장에서는 전통놀이 체험도 가능하다.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며, 설날 당일인 2월 5일에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전통놀이 체험은 미술관 앞 야외광장에서 가능하며 2월 4일부터 6일까지 매일 12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이외에도 대구 중구의 ‘근대문화체험관 계산예가’에 방문하면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한복 및 근대의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근대문화체험관 계산예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쌈지공원·김광석길 관광안내소는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개방(설 당일 제외)해 관광객의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김광석 스토리하우스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월 휴관, 설 당일 제외)해 운영한다.경북남부권에 있는 경산, 영천, 청도, 고령, 성주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경북관광의 핫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대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대구시민들의 방문이 특히 많은 곳이기도 하다. 경산 갓바위는 연중 많은 불교 신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평소에 찾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설 연휴에 꼭 한번 찾아가 보자.영천에는 보현산 가는 길에 별빛마을에 들러 보아야 한다. 이 마을에는 천문대 관측을 돕기 위해 가로등마다 갓이 씌워져 있고 골목길 돌담에는 어린왕자 이야기가 그려져 있어 동심을 한없이 자극하고 있다. 청도에는 이국적 이름과 분위기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방스 포토랜드와 와인터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화려한 조명과 색색의 빛깔이 함께 하는 산타마을 크리스마스 빛 축제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꿈꾸는 연인들에게 최고의 데이트 코스가 돼줄 것이다.고령과 성주에는 가야문화 탐방을 떠나 볼만하다. 고령에는 지산동 고분군 성주에는 성산동 고분군과 대가야박물관에서 옛 가야문화의 웅장함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성주 세종대왕자태실은 전국 최대 규모의 태실지로서 수양대군을 비롯한 세종의 왕자태실 18기와 왕손인 단종의 태 등 총 19기가 안장돼 있는 곳이다.푸른 바다와 함께 시원한 파도소리는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 줄 수 있다.경북의 동해바다를 걸으면 한국의 진짜 바다를 만날 수 있다.동해안 해파랑길 770㎞ 중 경북은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영덕 블루로드 등 총 4개 구간(경주, 포항, 영덕, 울진) 18개 코스 약 295㎞를 차지하고 있다.경주에서는 주상절리와 대왕암, 포항에서는 호미곶과 영일대해수욕장, 영덕에서는 축산항과 괴시리 마을, 울진에서는 월송정과 망양정, 후포 등대 등을 따라 걷기를 추천한다.바닷길 따라 여행을 하며 겨울철 대표 먹거리 과메기와 대게, 물곰탕을 먹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경북에서 가장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경주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이번 설연휴에도 보문관광단지 보문호반광장에서는 레크레이션, 마술쇼, 통기타 공연이 포함된 특별행사와 민속놀이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버스킹 공연도 예정돼 있다.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역사문화유적이 도시 곳곳에 펼쳐져 있다.이번 설을 맞아 양동마을, 대릉원, 동궁과 월지, 포석정, 오릉 등에서는 한복착용자에게 무료입장의 혜택을 제공한다.그리고 실질적으로 기해년의 첫날인 설날 아침에 감포 문무대왕릉을 찾는다면 최고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다.경북 중서부권에 위치한 의성, 군위, 문경, 상주, 김천, 구미 등은 동해안권이나 북부권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지만 그래도 지나칠 수 없는 관광지가 적지 않다.의성 조문국박물관에서는 제기차기, 투호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이 준비돼 있다. 군위에서는 작지만 더없이 한적한 대율리 돌담마을과 화본마을, 그리고 사라온 이야기 마을을 만날 수 있다.해마다 걷기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문경새재 옛길, 김천 청암사 인현왕후길 등은 걷기 좋은 길로 추천할 만하다. 또한 김천 부항댐에서는 국내 최대 높이 93m의 짚와이어와 스카이워크를 즐길 수 있다. 상주에서는 낙동강 1경 경천대에 오른 후 상주자전거박물관에 들러 자전거로 낙동강을 달릴 수도 있다. 연휴기간에는 무료입장도 가능하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19-01-31

올해 설 선물은영주 농·특산품으로 정성과 마음 한가득품격과 실속 한방에

소백산을 감도는 500년 인삼 향이 가득한 고을 영주. 높고 푸른 소백산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는 선비의 고장 영주.넓고 높게 솟아오른 소백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환경을 배경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간직한 도시 영주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은 농부의 정성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우리나라 최초 재배인삼의 시효지인 영주시는 인삼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밖에도 소백산록의 자연적, 환경적 요소를 바탕으로 우수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다.소백산록의 청정지역이 만들어낸 영주의 특산물은 풍부한 유기물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로 재배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이어져 생산되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은 차별화된 제조방법과 선별된 원료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많은 소비자로부터 명절 선물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계절별로 다양한 농특산물이 생산되지만 설을 맞아 선물 및 제수용품으로 많이 사용되는 영주의 농특산물을 소개한다.◇풍기인삼국내 최초 재배삼의 시효지인 영주 풍기 지역은 500여 년의 재배인삼 역사를 통해 우수한 삼을 생산하고 있다.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풍기인삼은 타지방 생산 인삼에 비해 내용 조직이 충실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다.특히, 다양한 홍삼제품은 웰빙건강 식품 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항당뇨, 피로회복,식욕증진, 면역력 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문의: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 054)638-2304풍기인삼협동조합 054)636-2714◇영주사과산록지대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 속에서 생산 되는 영주사과는 풍부한 일조량,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숙기에 밤낮 기온 차가 커서 사과 향과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국 사과 생산의 14.7%를 차지하는 영주시는 사과 최대 생산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과는 피로회복, 피부미용, 위장장애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문의: 영주농협공판장 054)636-8594풍기농협공판장 054)636-3209영주농산물유통센터 054)630-9000◇영주 한우영주한우는 한우 사육에 최적의 기온 및 습도, 맑은 물과 공기, 양질의 풀을 먹고 자라 전국에서 가장 좋은 육질의 한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영주한우는 최신 시설의 도축장에서 위생적으로 처리한 순수한 우리 한우로 축협서울공판장에서 전국에서도 육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은 한우고기다.문의: 영주축협본점직판장 054)645-4342횡재먹거리한우 054)638-0094◇풍기 인견풍기 인견은 천연섬유라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 된다. 그런 이유로 땀띠가 예방되고 촉감이 좋아 냉장고 섬유, 에어컨 섬유라고도 불린다.인견은 땀 흠수력이 탁월하며 정전기가 전혀 없고 부드럽다. 식물성 자연섬유로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사람들에게 좋은 건강섬유다. 가볍고 얇아서 여름 실내복, 반바지, 잠옷, 침구류, 천연염색을 한 외출복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문의: 풍기직물조합 054)636-2331풍기인견발전협의회 054)631-8866◇상떼마루천혜의 자연 속에서 재배된 지역 특산물인 영주사과로 만든 100% 순수 천연제품으로 설탕과 알코올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이다. 상떼마루 아이스와인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품평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지역 특산품이다.◇한과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영주한과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인 인삼, 마, 하수오 및 자연식품인 쑥, 솔잎 등을 이용해 생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주한과는 달지 않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으로 이름 높다. 제수용, 선물용, 혼수용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생산한다. 문의: 선비촌 한과 054)638-8900◇영주 쌀‘선비 숨결 영주쌀’은 친환경인증, GAP, 이력추진제인증을 획득하고 백찰은 찰기, 날씬미는 식이섬유, 깜찰은 안토시안이 다량함유된 기능성 제품으로 잘 알려져있다.◇소백산 오정주옛날 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서 소백산 청정약수, 우리 쌀, 우리 밀로 만든 누룩,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다. 저온에서 100일 이상 장기 숙성해 뒤끝이 깨끗하다. 오정주는 영주시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비법을 전수해 오고 있다.문의: 소백산오정주 054)633-8166◇순흥기지떡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한다.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수 있으며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 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하고 오랜 시간 저장이 가능한 조상들의 지혜가 스며든 고품격 떡이다.문의: 054)631-2929◇고구마 빵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영주에서 재배 가공한 자연 웰빙 건강제품이다. 고구마는 칼륨 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화촉진, 변비해소, 노폐물 배출, 간의 신진대사 촉진, 피부노화 방지, 체내지방 분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빵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고구마 빵이다.문의: 미소머금고 054)636-1599고구 맘 054)638-5955◇정도너츠영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로 지역의 특산물인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등을 재료로 만든 웰빙 식품이다. 찹쌀을 주재료로 하기 때문에 밀가루로 만든 도너츠보다 영양 성분검사를 해보면 적게는 7배 많게는 10배 이상 지방 함량이 낮게 나온다. 콜레스테롤과 트렌스지방이 0%로 최고의 먹을거리고,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문의: 054)636-0043◇영주계란‘선비 숨결 영주계란’은 친환경 인증 또는 1등급 이상 등급 판정된 계란으로 위생적으로 세척, 코팅, 선별된 명품이다.◇부석태부석태는 영주에서 오랜 세월 동안 재배해 온 토종 콩으로 1960년에 ‘경북장려 품종’으로 선정됐다. 사람을 살리는 산 소백산의 정기와 맑은 물로 정성스럽게 키운 명품 콩이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9-01-30

곳곳서 ‘형님·동생·언니’… 서울 한복판 포항 사랑방으로

2019 재경 포항향우인 신년인사회가 24일 오후 7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인사회에 참석한 재경 출향인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그간 묻어뒀던 고향 얘기로 즐기운 시간을 보냈다.‘형님, 동생, 아우, 언니’소리가 곳곳에 퍼지며 서울 한복판의 모임공간이 일순간 포항 고향땅의 사랑방이 됐다.“낯선 서울에서도 선배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포항학사 명패가 걸린 테이블에 10여명의 포항 출신 대학생들과 출향인들이 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다. 이 자리에 김정재 국회의원과 이강덕 포항시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등 각계인사가 방문해 일일이 악수하며 “학업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김가인(21·여) 학생은 “포항시를 대표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새내기로서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며 과대표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인사했다.이어 이 학생은 “받게 된 장학금을 학업 발전을 위해 해외연수 등 필요한 곳에 쓸 예정”이라며 “나중에 건강공단과 같은 공기업에서 일하며 고향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신토불이를 넘어선 고향특산물 사랑○…행사장 입구에 위치한 내고향 포항시 우수농특산물 전시 코너도 포항 출신 출향인들의 발길을 머물게 했다. ‘해선생’이라는 포항시 품질인증 프리미엄 수산물로 해마다 발전하는 과메기는 물론, 죽장연(된장·간장), 한터식품(잼), 범촌식품(장아찌) 등 다양한 지역특산물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냈다.“포항 더욱 발전하는 모습 보았으면 좋겠다”○…향우회마다 향우회 이름을 크게 외치는 건배사도 잇따랐다. 읍면동별 향우회 회원들은 지난 한해 있었던 일과 가슴에 묻어뒀던 고향이야기로 정담을 나누며 술 한잔으로 회포를 풀었다.김일권 재경기북향우회(69)는 “고향사람들을 만나 반가웠고 새해 덕담하는 자리가 돼 기쁘다”며 “포항의 지진과 지역 경기불황 소식을 듣고 걱정이 많았는데 포항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3선 의원의 겸손한 행보○…강석호 국회의원은 “91년도 포항시의원과 92년도 경북도의원을 거쳐 2000년 포항 남구 총선에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끝내 정치인의 꿈을 이뤘다”고 인사를 했다. 강 의원은 “영양·영덕·봉화·울진에 지역구를 두고 있지만, 정치인으로 꿈을 키웠던 포항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남다르다. 포항을 비롯한 영덕과 울진 등 경북동해안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고향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포항북구 지역위원장은 24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워크숍이 열리는 바쁜 일정속에서도 재경 포항출향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다.오 위원장은 “고향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고향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는 고향사람들의 부탁을 꼭 새겨듣겠다”고 말했다.“국무총리상보다 더 뜻깊어요”○…이날 적극적인 애향활동으로 표창을 받은 허원하 흥해향우회 부회장은 “고향 선·후배 앞에서 받는 상이어서 더 떨리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008년 우수 기업인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을 때도 전혀 떨리지 않았었다는 그는 “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이 좋아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면서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고, 포항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황영우기자 hyw@kbmaeil.com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2019 재경 포항향우인 신년인사회 빛내주신 분무순△이정섭 재경포항향우회 명예회장 △최종태 일월미디어 대표 △최성해 광화문포럼 회장 △이종칠 前 재경포항향우회 회장 △강석호 국회의원 △박명재 국회의원 △김정재 국회의원 △정태옥 국회의원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포항북구 지역위원장△장경식 경상북도의회 의장 △윤종진 경상북도행정부지사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 △이석윤 포항시의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김상원 포항시의회 지진피해대책특별위원장 △최용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정승교 감사원 감사관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안승대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획조정관 △배상원 행정안전부 장관 비서실 △이영팔 소방청 혁신행정감사담당관 △이상진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장 △김성진 청와대 前 사회혁신비서관 △김태군 한국소방시설협회 회장 △김외철 경상북도 서울본부장 △장삼식 대구은행 경북동부본부 대표 △정형식 국회방송 방송기술감독 △서정욱 국회 입법조사관 △권순조 국회 입법조사관 △백경엽 국회 추계분석관 △전용수 국회방송 PD △박철근 서울시티클럽 대표 △김종훈 (주)쓰리프리딕스 △류재석 한화탈레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원영호 국가기술표준원 △김동하 문화일보 △최선호 불교방송 △조용석 국민대학교 교수 △박대기 최연혜 국회의원 보좌관 ▷재경포항향우회 △유지연 부회장 △이재관 사무처장 △박태구 홍보국장 △박영식 대외협력국장 △김숙이 재무국장 △이경숙 조직국장 △허외숙 사업국장 △서두련 특임국장 ▷재경포항송라향우회 △윤복영 △김명광 △이장우 ▷재경송라중학교동창회 △김부조 △강도경 △이웅형 ▷재경흥해향우회 △이재원 회장 △허원하 수석부회장 △김석주 사무총장 △서정열 사무처장 △정수환 △이현규 △최재은 △김성곤 이사 ▷재경호미곶향우회 △김동택 회장 △권형근 사무국장 ▷재경청하향우회 △오창근 △이원우 △손무줄 △박상호 △이종남 △김진수 △김경아 △김상준 ▷재경구룡포향우회 △심상렬 △이규활 △김덕수 △임창호 △김종순 △김광진 ▷재경기북향우회 △김일권 △변칠석 회장 △정연도 △이희철(한양증권 광진금융센터 이사) △김대업 △이상선 △신정미 △김욱표 △정소연 △양정직 △이희철 ▷재경장기면향우회 △김헌수 △이의남 △이민홍 △임충자 △윤석진 △엄기찬 △김민석 △김경룡 △김옥자 △김춘화 △김달오 △최춘자△김현철 △박헌수 △김경이 △김영덕 △박병운 △정종기 △김종극 △김상수 △이동섭 △김창기 △류영란 △성정화 ▷재경포항향우회 여성회 △한선 △엄은옥 △이상자 △최명자 △김휘향 △박명숙 △김미정 △김순희 △이경미 △최정숙 △장영숙 △김순이 △손애경 △배순득 △조애희 △이규진 △전양희 △금옥순 △김미선 △신명숙 ▷재경포항여중·고총동문회 △이재희 △김선희 △김옥진 △최옥남 △최은실 △임은희 △임명희 △정수현 △김인애 △윤혜영 △주순희 △설외숙 △정칠성 △김성숙 △김혜경 △최수화 △권영희 △강영화 △김용희 △장경욱 △이복순 ▷재경포항중·고총동문회 △이동필 △김형록 ▷재경영일고동문회 △김상근 △오창식 △홍명호 △조준현 △전용철 △진선철 △주태석 △박귀현 △정의정 △유종호 △권종환 △송용준 △황현수 ▷재경동지산악회 △이상재 △정춘택 △최충남 △이능만 △편현우 △장지만 △김훈 △김완준 △정영주 △김동운 △정만봉 △권형근 △임동재 △김정규 △박상호 △장경용 △김성대 △박태룡 △박용주 △김봉기 △김남규 △이창영 ▷재경대동고동문회 △차길환 △박정민 △방귀철 △정형식 △윤헌수 △이희석 △최창호 △최용규 △손원식 △권희준 △임성학 △김동길 △최익봉 ▷포항학사 △박지훈(고려대학교) △이유정(연세대학교) △신유원(이화여자대학교) △권은령(경희대학교) △김가인(연세대학교) △강시원(경희대학교) ▷포항시 △이원권 정무특보 △김종식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 △정연대 일자리경제국장 △정기석 복지국장 △하영길 환경녹지국장 △이상달 도시안전국장 △정경원 자치행정국장 △허성두 지진대책국장 △도성현 포항시의회사무국장 △최규진 농업기술센터소장 △이영두 건설교통사업본부장 △정철영 맑은물사업본부장 △허윤수 평생학습원장 △권혁원 정책기획관 △황병기 홍보담당관 △김정용 투자기업지원과장 △김복조 자치행정과장 △라정기 예산법무과장 △이창우 서울사무소장□ 표창패수여△허원하 흥해향우회 부회장 △이장우 송라향우회 부회장 △김욱표 기북향우회 사무국장□ 화환 보내주신 분△재경장기면향우회장 김헌수 △대구은행 경북동부본부 대표 장삼식 △인천항운노동조합 위원장 이해우 △OCI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우현 △DGB금융그룹 회장 김태오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나주영 △농협중앙회 회장 김병원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김재동 △조선내화㈜ 대표이사 이금옥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동국제강㈜ 대표이사 장세욱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병준 △현대제철㈜ 인천 포항 담당 부사장 이형철

2019-01-24

그 먼 바다, 슬픔에 빠진 시인의 기억을 건져내다

짙푸른 물빛과 투명하게 빛나는 햇살. 태국의 바다는 문학으로 세상의 중심이 되고자했던 청년들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그들 사이에선 ‘전설’로 떠도는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1854~1891). 그가 만약 살아 푸켓과 파타야의 파도를 보았다면 어떤 절창을 만들어냈을까?일 년 내내 더위만 지속되는 남국. 태국에선 가만히 있어도 줄줄 흐르는 땀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 거기에다 폭염과 잠복한 게릴라처럼 일상을 습격하는 스콜(Squall). 사람을 축축 늘어지게 만드는 눅눅한 습기에 두 손 들고 항복해야 하는 나라.여행 기간 대부분 하늘은 물에 젖은 담요처럼 내려앉고 바다는 길 잃은 아이처럼 울어댔다. 흩뿌리는 소나기를 보며 방파제에 서서 듣는 파도소리는 흡사 천둥소리처럼 두렵고도 장엄했다. 낯선 나라의 익숙지 않은 날씨처럼 심란해진 마음은 쓸쓸함을 부르고, 그 쓸쓸함은 아주 먼 기억을 느리게 소환했다. 빛나는 태양 아래서의 우울증이라니….어울리지 않았지만 닥쳐온 진솔한 감정을 떨쳐낼 이유 또한 없었다.소설가 김훈(71)의 말을 빌리자면 시인이란 “누런 해가 뜨는 곳에서 다시는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슬픈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다.유럽과 중국 관광객이 하나 둘 빠져나간 황량한 해변, 서늘하고 푸른 바다의 적막감이 마구잡이로 밀려왔다.그것들과 만났으니 술 한 잔이 간절해질 수밖에. 나무로 만든 계단이 삐걱거리는 항구의 조그만 카페에 홀로 들어섰다. 오징어회나 우럭매운탕처럼 눈에 익은 안주는 없지만, 큼직한 게와 새우를 튀겨 독한 태국산 버번(bourbon) 위스키를 몇 잔이고 들이켰다.▲ 낯선 해변 술집에서 떠올린 ‘한국의 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달콤한 취기가 밀려왔다. 다시 방파제를 향했다. 철썩대며 밀려오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깔깔거리며 반기는 얼굴, 푸른 눈동자의 연인들이었다.5~6살로 돼 보이는 딸을 무등 태워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젊은 아버지의 환한 웃음도 참으로 보기 좋았다.가득한 부러움으로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다 오래 전 인류학자들의 전언을 떠올렸다. “지구 위 모든 생명은 바다에서 왔다.”그 바다가 선물하는 새하얀 파도가 무람없이 밀려드는 조용한 이국의 해변.낯선 바다에서 익숙한 한국의 동해안이 갑작스레 떠오른 건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더불어 시인 최영미(58)의 가슴 아픈 문장으로 채워진 시 한 편이 눈앞으로 흘러가는 걸 봤다. ‘속초에서’다.▲ 아름다운 세상이란 ‘기댈 사람’이 곁에 있는 것새하얀 살결을 가진 어린 자식의 어깨를 안아주는 아버지의 듬직한 팔뚝이 없다면, 밀려오는 파도에 새파랗게 질린 입술에 가 닿는 연인의 입맞춤이 없다면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그 애정과 연민의 힘이 세상을 이어가는 것이 아닐지.마침내 태국의 바다에서도 까무룩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들었다. 몇몇 여행자들은 어두운 길을 걸어 다시 한 번 방파제로 가거나, 좀 더 농밀한 취기를 위해 또 다른 술집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난바다로 불빛을 비춰 길 잃은 배를 항구로 귀환시키는 등대와 느닷없이 찾아온 슬픔과 물기 어린 비애를 안고 산책에 나선 사람들의 앞을 밝혀주는 가로등만이 쓸쓸하게 불을 밝히는 밤.세상과 인간의 비애를 남들보다 일찍 깨달은 최 시인은 ‘일렁거림이 파도라고 배운 일곱 살’을 서럽게 기억하며 ‘하얀 거품 쏟으며’ 제 곁을 떠나간 것들을 그리워했다.하지만 최영미의 그리움은 마냥 아래로만 침잠하지 않았다.‘더 이상 무너질 것도 없는’ 삶이고 세상이지만 희망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환하게 불 켜고 꼬리 흔들며 달려드는 죽음’ 앞에서도 이렇게 노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네가 내게 기울기 전에 내가 먼저 네게로 기울어가리”라고.맞다. 제 곁에 기울어가거나, 기댈 사람이 있는 이들은 외롭지 않은 법. 그 따스함이 인간을 무엇보다 큰 힘으로 위로하니까.▲ 막막한 바다를 항해하는 게 인간의 삶이지만…태국에서나 우리나라 동해에서나 마찬가지로 우뚝 서 뱃사람들의 길잡이 역살을 하는 등대를 봤다. 제 안에 간직한 안타까운 빛으로 세상의 막막한 어둠을 잠시 잠깐이나마 비추는 등대의 몸부림에 심장이 서늘해졌다.생명이 없는 등대지만 그것에서 ‘착하고 믿음직한 향기’가 풍겨왔다. 소리 내 말하지 않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엔 등대만큼도 선량한 인간이 드물다”는 엄정한 사실을.바다와 파도를 처음 만난 것처럼 설렘 가득했던 그날. 기자는 ‘환하게 불 밝힌 죽음이 꼬리 흔들며 달려들기’ 전에 나의 아픔보다 타자의 슬픔 속으로 먼저 기울어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아래 졸시는 그 결심을 주절주절 표현한 것이다. 아무리 부정해도 우리는 결국 자신의 존재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그저 ‘떠도는 사람’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내가 누군지’ 알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바다, 출생의 비밀범선으로 요하네스버그를 떠나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한 아버지는 목덜미에 나비를 문신한 인도계 아프리카인. 파타고니아에서 태어나 해변으로 밀려온 혹등고래를 치료해준 엄마는 마드리드 뱃사람과 아르헨티나 원주민의 피가 섞인 붉은 얼굴의 메스티소였다.바나나를 따서 남태평양 폴리네시아 군도를 오가던 아버지는 초록빛 빙산을 타고 보라보라섬 사촌언니를 찾아온 엄마를 에메랄드빛 산호초가 꺼이꺼이 우는 타히티 북부 갈대숲에서 만났다. 1871년 여름이었다.엄마는 망고스틴 여섯 개를 건네는 아버지의 흙 묻은 손바닥을 얼굴로 가져가 달콤하게 핥았다. 둘이 몸을 섞은 얕은 바다에선 일만 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맹그로브 사이로 뜨거운 바람이 웅얼거렸다. 원주민들은 뜨지 않는 달을 기다렸다.여섯 달 후. 아버지는 이슬람양식으로 만들어진 바닷빛 타일을 실은 목선을 타고 바그다드로 떠났다. 움직이는 섬에 오른 엄마 역시 북서쪽으로 흘러갔다. 외눈박이 숙부가 야자유 일곱 병을 들고 나와 배웅했다. 동아시아 낯선 항구에 도착한 엄마는 백년 후 사내아이를 낳았다. 나는 1971년 부산에서 첫울음을 터트렸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1-24

“시민 모두 행복한 안전 문화관광 힐링 도시로 역량 결집”

장욱현 영주시장이 최근 새해 구상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희망의 열매를 안겨 드리는 한 해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영주시는 올 한 해를 그동안 뿌려온 희망의 씨앗을 키워 시민들에게 희망의 열매를 안겨드릴 수 있도록 시정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는 방침이다.시는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인 첨단베어링산업 국가산업단지의 후보지로 확정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자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은 전국 지자체에서 주목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민의 삶을 보듬는 생활밀착형 복지와 아동친화도시 정책은 행복도시 영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결과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또, 부석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혁신 농업정책 추진으로 농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장욱현 영주시장은 2019년 새해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를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첨단 베어링산업, 지역 대표 혁신산업으로 육성올해 영주시는 베어링 산업의 첨단화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지역 대표 산업으로 육성한다. 또 철도, 산림산업과 전통시장 활성화로 지역경제 부흥을 이끌어 간다고 밝혔다.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인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확정되는 쾌거를 이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영주 경제는 도약과 성장의 길을 걸어야 한다.지난해 11월 하이테크베어링 시험평가센터를 준공한데 이어 국가산업단지가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해 성공신화를 이뤄 내겠다는 구상이다.영주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중앙정부, 경상북도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시민추진위원회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시청 내 베어링산업 전담조직 신설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나가게 된다. 또, 중부권 동서내륙철도건설사업에 대한 국가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해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하고, 중앙선 복선전철과 영주역사 신축을 조속히 완공해 철도 물류 중심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영주의 심장인 소백산을 중심으로 친환경 산림자원과 산양산삼·산약초 홍보교육관, 국립산림약용자원연구소 등을 연계해 백두대간 산림과학벨트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치유·힐링산업을 창출하겠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생산에서 판로까지 걱정 없는 부자농촌 영주 건설직거래를 통한 수도권 시장 확보를 위해 서울 청계산 한우프라자, 석촌역 농특산물 직판장, 인천문학경기장 영주한우 셀프정육식당과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영주 농산물 소비지유통센터를 열었다.광역로컬푸드 매장을 중심으로 수도권 소비자를 공략하는 등 유통 구조를 개선해 영주의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게 된다.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베트남 호찌민, 미국 LA에 농특산물 홍보전시 판매장을 개장하고, 싱가포르 한인외식협회와 부석태 수출 MOU를 맺는 등 지금까지의 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수출 마케팅을 펼친다. 또 수출기업협의회와 통상전담조직을 통해 지역 농·특산물의 새로운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세계 속의 선비문화·힐링관광도시 영주부석사가 한국에서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국·내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부석사 정비사업, 한국문화테마파크 등을 조기에 완공하고, 차별화된 관광프로그램 개발로 글로벌 관광도시로 거듭날 기반을 조성한다.또 웰니스 관광 25선에 선정된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과 국립공원 힐링로드 10선에 선정된 죽계구곡,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된 선비코스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근대 건축물이 집적되어 있는 관사골·광복로 일대가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 문화재로 등록됨에 따라 역사문화콘텐츠 자료 수집과 6개 등록문화재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해 새로운 도시관광 테마로 만들어가게 된다.◇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시민 모두가 행복한 영주노인복지관, 장애인종합복지관, 영주치매안심센터, 유아숲 체험원을 개원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시설을 확충한데 이어 경북북부지역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영주적십자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토록 할 방침이다. 치매안심센터 운영에 내실을 기해 영주시민 모두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경북에서 최초로, 전국에서 19번째로 인증받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에 걸맞게 국내·외 선진사례 등 영주시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아동의 권리와 참여가 존중되는 영주를 만들어 나간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24시간 어린이집, 열린 어린이집, 아이돌봄사업 등의 보육환경 개선 시책추진을 통해 보육문제도 해결해 나가게 된다.◇바른 인성과 선비정신을 겸비한 미래 인재 양성선비정신에서 인성회복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영주를 대표하는 선비정신의 가치를 시대에 맞게 새롭게 정립해 현대적 인성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2017년 전국 최초로 정규 교과에 초·중학교 선비인성교육을 실시하는 등 그동안 추진해 온 영주만의 특색 있는 교육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고, 선비도서관, 초등학교 무상급식, 인재육성장학금, 영유아 선비 꿈 틔움 교육 등 미래 인재육성 기반을 확고히 다질 예정이다.국립인성교육진흥원 설립, 세계인성 포럼 개최, 대한민국 선비대상 시상 등을 통해 영주를 인성 교육의 요람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비문화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특히, 전국 최초로 ‘영주시 대한민국 선비대상조례’와 ‘영주시 선비도시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대표 정신가치인 선비정신을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천명했다.◇시민의 행복한 삶과 일터를 지키는 안전특별시 영주영주시는 경북도 최초로 시민안전보험과 자전거보험 가입, 여성 안심 귀가거리 조성, 재난대응훈련, 재난특보 알림 등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쳐 지역안전도 평가에서 3년 연속 상위 10%에 포함되는 재난 없는 안전행복도시로 성장했다.올해는 더 안전한 영주를 위해 지역의 산업시설 및 안전시설을 원점에서부터 치밀하게 검토하고 검증해 완벽한 안전영주 플랜을 수립·시행한다는 방침이다. CCTV 스마트 관제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안전거리 확대, ICT 기반 방범용 CCTV 설치, 미세먼지 예·경보제 등 환경공시제도를 운영해 여성·아동 안전도시를 구축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시민이 주인인 섬김 행정 지속적 추진‘대한민국 지방자치 행정대상’ 2년 연속 수상, 2018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 경북도 내 1위라는 명성에 걸맞도록 섬김 행정 추진을 강화한다. 공무원 친절문화 정착, 야간 민원실 운영, 원스톱 민원처리를 위한 허가과 신설 등 민원행정의 혁신으로 민원 만족도를 향상시켜 나가고, 시민 민원담당관제를 운영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시정을 추진한다.수요행복 민원실, 시민과 소통·만남의 날을 확대·운영하며 주요정책 추진과정에 수요자인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관협력네트워크 운영을 활성화함으로써 시민의 소리를 시정에 적극 반영한다.한국문화테마파크, 무섬 지리문화경관, 영주 실내수영장, 주차장 등 공공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인 종합관리와 경영 합리화를 위해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영주시는 시민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과 시민이 원하는 시책을 견실히 추진해 ‘힐링 중심 행복 영주’를 완성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천을 통한 성과를 꿈꾸는 영주의 미래가 주목된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9-01-24

규제 완화·인센티브 확대로 강소기업에 ‘러브콜’

포항에 전공정에 입각한 철강 관련 기업을 유치하려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우대정책이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는 있어도 국내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은 기업인들이좀처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쉽지 않은 과제다. 철강을 기반으로 한 기업 유치 우대정책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가포항 지역사회가 당면한 현안인 셈이다. 한계에 부닥친 포항의 미래를 위해 기업유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시민 여론조사에서도 바로 나타난다.포항시가 공개한 ‘2017년 경상북도 및 포항시 사회조사’에 따르면, 포항시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필요한 시책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로 나왔다.고용 창출과 더불어 지역 경제의 안정, 산업경쟁력과 세수확보 강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유치’를 떼놓고 말할 수 없다.□ 외국계 기업의 자본 유치만이 답일까우선 ‘어떤 기업을 유치해야 하나’라는 문제다. 포항 뿐만 아니라 경북, 나아가 전국 지자체가 지역에 없는 ‘신산업’의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지역의 장점을 고려하지 않은 외국계 기업의 자본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 때 외자유치라면 만사형통인 시절도 있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외국계 자본의 유치에만 집중하는 것이 과연 지역 경제에 유리하기만 한 것인지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1만여 곳이 넘는 외국계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은 우리나라 기업 혹은 국민들을 상대로 다양한 사업을 벌여 수익을 올리고 있다.문제는 인센티브와 더불어 면세를 비롯한 각종 특혜로 호황을 누리다 슬그머니 발을 빼거나 공적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등의 부정적인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점이다. 그나마 외국계 기업의 큰 장점으로 꼽혔던 세수 기여도마저 이제 점차 감소하고 있어 외국계 자본 유치에 대한 신중함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외국인 투자법인, 외국법인 국내지점)은 지난 2013년 1만1천267곳, 2014년 1만1천463곳, 2015년 1만1천903곳, 2016년 1만2천85곳 등으로 증가했다.같은 기간 외국계 기업의 법인세는 2013년 6조1천534억원, 2014년 5조2천608억원, 2015년 5조2천688억원, 2016년 6조3천87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2015년은 법인 수가 더 늘어났음에도 2013년보다 법인세를 오히려 적게 냈다.거대 자본을 투자받아 지역에서 기업 의존도가 높아진 이후 경쟁력 약화 등으로 사업 철수가 불가피해지는 경우에도 지역에 미치는 충격이 작지 않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5월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이후의 군산을 보면 알수 있다. 당장 2천여 명의 근로자가 실직했고 164개 협력업체도 생계곤란이나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1만2천여개의 지역 일자리가 손실을 입었으며 이는 4인 가족 기준 군산시 인구의 25% 가량이 생계에 위협을 받게됐다. 당장 세수 감소부터 고용 문제까지 한순간에 지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 우선시해야이에 세수 확대나 사회 환원 측면에서도 유리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우선시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가격이나 품질 경쟁력이 높은 외국계 기업의 선호도와 견줄 수 있도록 국내 중소기업을 유치하고 발굴·육성해 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긍정적인 사례가 포항시에 존재하고 있다. 주인공은 의약품원료, 화장품원료, 기타정밀화학, 수처리 등의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포항의 중소기업 ‘(주)프로그린테크’이다. (주)프로그린테크는 철강관리공단 내 지난 2010년 설립된 기업으로, 지난 2016년 포항시 유망 강소기업으로 선정됐고 2017년에는 경북 프라이드 100대 기업에 선정된 지역의 유망기업이다.포항시는 지난 연말, 투자유치를 통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프로그린테크와 4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국내기업에서는 (주)프로그린테크를 제외한 친환경 화장품 첨가제의 자체 생산시스템을 보유한 제조사는 거의 없는 상황이며, 해외에는 독일 및 일본 2개사만이 친환경 화장품 첨가제(HDO)를 제조하고 있는 점에서 관련 제품의 국산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포항시에서는 이 업체의 추가 투자를 통해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에 활력과 더불어 2020년까지 50명에 달하는 지역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프로그린테크의 사례는 지역에서 출발한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다시 지역 사회에 일자리 창출 등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기존 철강 산업 인프라 활용에도 초점을포항, 나아가 경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 받으려면 무엇보다 지역의 장점, 지역의 주력산업과 융합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의 선택과 집중이 우선돼야 한다. 철강분야를 대상으로 제2, 제3의 (주)프로그린테크와 같은 기업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포항시는 철강 위주의 산업 여건을 보완하기 위해 수년째 지속적으로 산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소재 기업, 첨단의료기기 생산 등 4차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 위주로 적극적인 투자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특히, 오는 2022년까지 1조 원대, 2천500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이차전지 소재 생산 기업인 (주)에코프로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의료기기 기업인 지멘스헬시니어스(주),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주), 베페사징크포항(주) 등 외국계 기업들과 잇따라 투자 협약을 맺는 등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도 얻고 있다.이는 지난 2016년 1월 ‘포항시기업및투자유치촉진 조례’를 전면 개정해 인센티브 수준을 최대한 높인 효과이기도 하다. 포항시의 이러한 노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으나, 기존 주력산업인 ‘철강 산업’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업 발굴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산업 발굴로 새로운 동력을 개발하는 것은 좋지만 지역 내에 갖춰져 있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철강 관련 분야의 중소기업 또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전국에 산재한 철강분야 중소기업 가운데 한계에 부딪혀 있거나 사업 확장, 투자 계획 등을 갖춘 업체들을 파악하고 ‘러브콜(love call)’을 보내야 한다.아울러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와 행정적인 지원은 필요조건이다.포항은 철강공단과 더불어 4차 산업의 기반인 우수한 RD, 사통팔달의 교통 등 기업에게 최적의 환경을 지니고 있으나 실제 기업의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사실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2018년 기업 환경 우수지역 평가’에서도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평가는 각 기업으로부터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별 규제환경과 만족도를 조사하는 ‘기업체감도’와 지자체별 조례 및 규칙 등을 분석한 ‘경제활동친화성’ 부문으로 나눠 실시됐다.포항시는 규제합리성, 행정시스템, 행정행태, 공무원평가, 규제개선의지 등에 대해 지역 기업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체감도 부문’에서 102위에 올랐다. 특히, 5개 조사 부문 중 가장 순위에 뒤처진 것은 ‘규제합리성’으로, 총 68.9점을 받아 135위를 기록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간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규제가 많아 까다로운 지역이라는 의미다. 경북에서는 청도군이 74.6점으로 전체 7위를 달성하며 도내 1위를 기록했다.또한 공장설립, 부담금, 지방세정 등 기업활동 관련 지자체별 조례를 대상으로 상위법 위반, 법령 제·개정사항 미반영 여부 등을 분석해 평가하는 ‘경제활동친화성’ 부문에서도 포항시는 130위라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안았다.여기에서는 성실납세자인센티브조례, 납세자보호관제도, 자동이체감면, 자동이체 전자송달 감면 등에 대해 평가하는 지방세정이 C등급(전체 S-A-B-C-D)을 받아 182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고, 공유재산을 임대할 때 내는 대부료 요율과 감액 기준 등을 평가하는 ‘공유재산’은 189위에 불과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포항시가 기업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라는 증거다.이에 대해 상공계 관계자는 “전남 여수시가 기업체감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비결은 지역 맞춤형 규제 개혁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여수는 기업들이 공장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 및 도와 협업해 개발 계획을 변경했고 대규모 산업단지 시설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면서 “영일만 산단이나 포항블루밸리 등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활용하지 못하는 포항시는 기업들에 현실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다. 분양가를 인하하거나 장기간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등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2019-01-23

“시 승격 70주년, 한단계 더 큰 성장 이룰 토대 마련”

2019년은 김천시가 시로 승격된 지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김충섭 김천시장과 김세운 김천시의회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계획과 포부를 밝히고,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 만들기에 시민 모두가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김충섭 시장은 “황금 돼지의 해는 갈등과 대립,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공존, 배려가 우선시 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며 “과거의 경륜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70년을 여는 시정을 펼치기 위해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전례답습적인 행정 행태와 권위주의를 과감하게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세운 의장 역시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시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시민과 널리 소통하고 신뢰받는 의회가 될 것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시 승격 70주년을 맞는 지금, 김천은 더 큰 꿈을 꾸고 한 단계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예술·체육이 번창하는 도시, 미래 경제 성장 기반을 갖춘 도시,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관광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래 김충섭 시장과 김세운 의장의 올해 청사진을 요약했다.“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을 위해 화합과 공존, 배려가 우선시 되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김충섭 김천시장은 2019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이같이 말했다.김 시장은 “최근 미·중 간의 무역갈등으로 대외 수출여건이 불투명해지고 투자·고용 등 내수경제 지표까지 부진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만성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시기이지만, 모두가 합심해 의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과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시장은 올해 혁신도시 시즌2, 15만 인구회복, 일반산업단지 3단계 조성, 남부내륙철도 건설, 원도심 균형발전 등을 시정 주요사업으로 꼽았다.특히,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추가이전은 김천발전에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되는 큰 호재라고 말했다.그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발표한 뒤, 혁신도시가 위치한 도시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추가 이전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김천시도 추가 이전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추가이전 공공기관 유치 TF단’을 구성하고,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122개 대상기관 중 현재 김천혁신도시에 이전된 공공기관과 연관성이 있는 기관에 대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어려움도 많다.이해찬 대표가 대상기관을 122개에서 2007년 이후 신설된 공공기관 60여개 정도로 축소해서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수도권의 반발을 의식하고 있고, 아직 정부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김 시장은 “앞으로 정부의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경상북도와 협력해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하고, 혁신도시 이전 기관 기능과 연계된 가능한 많은 공공기관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또 김천 일반산업단지 3단계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 부품소재 산업벨트 및 자동차 튜닝산업육성, 초소형 전기차 및 국가혁신클러스터 조성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김천 청년일자리센터 설립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더불어 시티투어 등 문화·관광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확충해 김천을 ‘1박2일 체류형‘ 관광도시로 만들고, 청소년대회와 전국대회, 전지훈련 등 실속 있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중·남부내륙철도 개설에 대비한 철도기반을 연계한 장기발전계획 수립과 대신지구(舊삼애원) 도시개발 타당성 용역 등 대형 SOC 확충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농산물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포도 신품종 수출전문단지와 무가온 촉성 재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김 시장은 모든 시정을 시민 중심의 행정으로 추진할 것임을 천명했다.그는 “올해 시정운영은 시민 중심행정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행정편의 주의, 권위의식을 과감히 타파하고,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을 전개해 선진 시민의식을 고취해 친절하고, 깨끗하고, 질서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그는 또 “갈등과 대립,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공존, 배려가 우선시 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미래의 꿈을 키우고, 새 희망을 일깨워 힘차게 비상하는 한 해, 행복한 나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예산 1조원 시대를 맞아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는 의회가 되겠다.”김세운 김천시의회 의장이 기해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전한 첫 마디다.김 의장은 “올해는 김천시가 시로 승격된 지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자 당초 예산 1조원 시대를 시작하는 역사적인 해”라며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을 위해 집행부와 끊임없이 논의하고 협력하는 의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김천시의 재정자립도가 27.6%로 열악한 상태이긴 하지만 어렵다고 무조건 움츠려 있을 순 없다”면서 “집행부와 끊임없는 논의와 소통을 거쳐 김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모든 역량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추진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김 의장은 올해 예산 편성에 있어 불필요한 경상적 경비지출은 줄이고, 과다한 재정부담을 유발하는 투자사업은 심사를 강화해 내실을 다졌다고 밝혔다. 과시보다는 실속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다.김 의장은 김천시의회의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일자리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만큼 이를 해결해 삶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특히,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 도시 김천 건설을 위해 일반산업단지 3단계 조성사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 4차산업 맞춤형 혁신 인재 양성 및 ICT 융복합 사업 육성 등에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모색하겠다는 방안이다.또 지역주민의 다양한 문화 수요 충족을 위해 각종 공연·행사 지원사업과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건립 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김천의 문화향유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기에 주목하는 이가 적지 않다.체류형 관광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감문국이야기나라 조성사업, 황악산 하야로비공원 조성사업등 관광산업 육성사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이밖에도 시의회가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방침이다.김천시의회는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의회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지난해 2차례의 정례회에 앞서 시민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으며, 청사 내 공간을 활용, 사진과 그림 등을 전시함으로써 의회의 문을 낮추고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쉽게 의회를 다녀갈 수 있도록 했다.김 의장은 “김천시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시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시민과 널리 소통하고 신뢰받는 의회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시민 한분 한분의 어려움을 귀담아 듣고 시민 여러분의 바람을 소중히 받들어 우리의 삶의 터전인 김천시가 70년의 역사를 발판으로 삼아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영남의 관문이자 교통의 요충지로서 상업의 중심지였던 김천은 70년대 이후 산업화를 통한 성장의 과정에 편승하지 못해 포항, 구미 등의 산업도시에 밀려 한동안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지금, 김천은 더 큰 꿈을 꾸고 한 단계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를 통해 김천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고, 제8대 김천시의회도 그 변화의 바람을 안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시민 여러분과 더욱 친숙한 의회,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김천/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1-21

황홀한 빛으로 세상을 껴안은 청춘을 추억하다

아주 먼 옛날이 아니다. 겨우 20~30년 전 청춘들은 아래와 같은 문장에 매혹됐다.“꿈을 꾸는 자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시간을 좀 더 뒤로 돌려보자. 16세기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청춘은 불안전한 주식에 투자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젊은이들을 고무시켰다. 이와 유사한 말을 한두 가지만 더 인용한다.“청춘은 누가 부추기지 않아도 제 가슴 안에서 스스로 모반을 꿈꾼다.”“젊음, 그것은 빛이 없어도 스스로 반짝이는 보석에 다름없다.”가장 빛나는 생의 한때, 다시는 되돌릴 수 없기에 아름다운 시절.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청춘을 예찬하는 문장은 고금과 동서양을 불문하고 어디에나 가득하다.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그 단어의 배후에 ‘꿈’과 ‘모험’이 있기 때문이다. 도전과 모험, 새로운 시도와 시행착오가 없는 청춘이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안정적인 일상과 충분히 예측 가능한 미래를 은유하는 ‘안전한 주식’은 언제나 모반을 꿈꾸는 청춘과 어울리는 단어가 될 수 없다.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 반짝이는 보석이 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것. 이게 바로 ‘불안전한 주식’이고 젊은이는 그 주식에 투자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태국 ‘여행자의 거리’에서 만난 청년들동남아시아 여행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카오산 로드’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태국의 수도 방콕에 자리한 ‘여행자들의 거리’ 카오산 로드. 한 해 수백만 명의 젊은 배낭여행자들이 이곳에 모여 정보를 나누고, 친구를 만들며, 스스로의 빛나는 청춘을 확인한다. 20대 초중반 청년들의 환호와 웃음소리가 가득한 공간. 지난해 여름 카오산 로드를 찾았다. 다섯 번째 방문이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엔 여행자가 정말 많다. 자정을 넘긴 시간임에도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앞서 언급한 ‘불안정한 주식’에 투자한 청춘들이 절대다수였다.영국에서 왔다는 친절한 여대생들은 즐거움에 겨워 낯선 사람의 사진기를 바라보며 거침없이 웃어보였고, 흥겨운 댄스뮤직이 흘러나오는 카페 앞에선 신나는 즉석 춤판이 벌어지고 있었다.밤의 거리에서 만난 청년 넷은 캐나다와 독일에서 왔다고 했는데, 그날 처음 본 사이임에도 이미 ‘절친’이 돼있었다. 그들의 밝은 표정과 넘치는 기운이 부러웠다. 윤동주(1917~1945)가 쓴 시 ‘사랑스런 추억’의 마지막 구절이 절로 떠올랐다.▲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아야 청춘많은 한국인들이 아픔과 아름다움으로 기억하는 시인 윤동주는 ‘청춘을 살다가’ 스물여덟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보낸 젊은 날은 일제강점기와 겹쳐 있었고, 분명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터.투명하고 뜨거운 영혼을 지낸 채 짧게 지상에 머물다 간 윤동주는 자신 앞에 닥쳐온 수난과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어둡고 습하며 빈곤한 생활 속에서도 삶과 철학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던 청년 시인은 자신과 더불어 나라를 끌어안고자 했다. 주위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 또한 버리지 않고 살았다. 그러한 삶의 태도는 그가 남긴 작품들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그래서였을 것이다. ‘사랑스런 추억’ 속에선 눈물과 웃음, 희망과 절망이 동시에 느껴진다. 고뇌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사람의 그림자가 읽힌다.‘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있는 서글픈 상황임에도 눈부신 햇빛 속을 날아가는 비둘기를 바라보며, 미래를 은유하는 기차를 기다리는 ‘청년 윤동주’.그렇기에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버리지만’ 시인은 이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새롭게 떠오를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며 이렇게 조용히 노래할 뿐.“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다시 사랑과 여행이란 ‘젊음의 단어’를 찾아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유럽과 북미의 젊은이들도 청춘시절의 윤동주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걱정 하나 없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처럼 낯선 도시의 여행자가 돼 밤새 떠들고 마시지만, 그들의 삶 속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을 게 분명하다. 인간 모두는 저마다의 고민과 아픔 하나씩은 가지고 산다.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럽 전체를 휩쓸고 있는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은 청년들을 낭떠러지로 몰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곳 청년들 또한 도전과 모험보다는 안정과 안락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하지만 그런 ‘어둠의 터널’을 제 힘으로 빠져나와 밝은 빛과 만나려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청년들 또한 많다.또래들 다수가 안정된 직장과 편안한 삶에 매달릴 때 자신은 ‘불안전한 주식’에 과감히 투자한 용기 있는 이들을 만난 방콕 카오산 로드.그들이 청춘을 걸어 투자한 것은 다름 아닌 거침없는 모험과 때론 무모해 보일 수 있는 꿈이었다. 여행 또한 모험과 꿈의 일부인 것이 분명하다.아래는 기자가 ‘꿈’과 ‘모험’이라는 불안전한 주식에 투자했던 청춘을 기억하며 쓴 졸시다. 우리들 젊은 시절엔 사랑을 향한 에너지 또한 뜨겁고 선명했다.보잘것없는 문장이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번민하는 오늘날의 청춘들에게 작은 위로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진심을 다해 세상 ‘모든 청춘들’을 응원한다.동백을 보며구차히 살아온 내게도우리라는 단어 유효할 때 있으니손톱 끝마다 멍울지는 그리움비 내리지 않아도스스로 목을 꺾어온 세월주름 잡힌 어머니의 눈가에 피는 꽃신도 시기할 순홍(純紅)의 정염으로좋다. 지루했던 겨울 서성거림의종지부를 찍고순결한 걸음으로 오라여윈 가슴 모두 벌써 울컥이고 있다붉게 맺혀 떨어지는 선혈의 기억들이미 지쳐버렸을지 모를나를 기다리는쉬이 꺾어지는 모가지로참지 못할 그리움 견뎌내는스무 살피 흘리는 사랑이여.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1-17

“화합·협치·안정 속에 역동적인 청도 건설 앞장”

지난해 6·13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 1위의 높은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한 이승율 청도군수와 전원이 초선의원으로 구성된 제8대 청도군의회를 이끌고 있는 박기호 의장이 이끌어갈 2019년 청도 군정.두 사람은 ‘안정 속에 역동적인 청도 건설’이라는 슬로건 아래 힘을 모으고 있다. 이승율 군수는 “그동안 준비하고 설계한 기초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할 시기”임을 강조하고 있고, 박기호 의장은 “화합과 협치의 의정활동”을 통한 청도군 발전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청도군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양 기관의 수장은 ‘군민들의 화합과 소통’을 통한 내실있는 행정을 기반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결의를 다잡고 있다. 2019년 청도군에선 어떤 발전과 변화가 있을까. 이승율 청도군수와 박기호 청도군의회 의장의 새해 구상을 살펴본다.“지난해 민선 6기까지는 청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든든한 초석을 다진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그 동안 준비하고 설계한 기초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이승율 청도군수는 “2018년 군정은 군민들의 화합과 소통으로 함께 다져져 그 어느 해 보다 내실있는 군정을 펼친 한 해 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해 군정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이 군수는 “꿈과 희망이 넘치는 활기찬 청도건설과 미래지향적이고 역동적인 발전과 도약을 위한 군정을 펼칠 때”라며 “민선 7기 2년차로 600여 공직자와 함께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지역발전과 군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군정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이 군수의 이런 다짐은 2019년 청도군의 사자성어인 ‘마부정제’(馬不停蹄)에서도 드러난다. 마부정제는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청도의 새로운 발전과 5만 군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더욱 정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올해 청도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할 시책과 군정운영 방향은 다음과 같다.첫째, 경쟁력을 갖춘 농촌을 만들어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활기찬 청도를 만들겠다. 우리 군만의 특화된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과학적인 영농, 고품질, 고품격, 친환경 농산물생산 등 농업인프라를 구축하겠다. 또 현장중심의 과학적인 영농교육, 신규농업인과 예비 귀농·귀촌학교 운영, 농기계임대사업소 확대 운영, 농촌인력지원센터 운영 등 미래 농업농촌의 기반을 갖춘다.둘째, ‘포용적 복지구현’으로 행복하고 따뜻한 복지공동체를 실현하겠다. 장애인 복지관 운영으로 장애인들에게 심리· 직업·언어치료 및 상담 등 최적의 서비스 제공으로 사회복귀의 기회확대를 도모하고, 또한 장애인의 생활안정지원, 최저생활 보장을 구현할 방침이다.셋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에 군정역량을 집중한다. 일자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일자리 박람회 개최, 사회적 경제기업 일자리 창출사업 등 우리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 특히, 산동지역과 산서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산동지역에 지역 여건과 부합하는 농공단지 조성에도 관심을 갖고, 기업유치에도 행정력을 모은다. 청도시장에는 주차장을 추가 확보하고, 풍각시장에는 시설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넷째, 차별화된 고품격 문화·관광산업육성으로 새로운 문화의 가치를 창출한다. 한국코미디타운, 신화랑풍류마을, 레일바이크, 새마을발상지, 청도읍성, 소싸움축제, 반시축제, 대보름민속문화축제 등 차별화되고 경쟁력있는 관광자원을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관광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펼쳐갈 계획이다.다섯째,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주민생활과 밀접한 숙원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 농어촌도로, 군도, 도시계획도로 사업, 청도온천 및 종합스포츠파크 접근로 개설사업, 청도 관문정비사업, 문화소리마당 조성사업 등을 진행한다.여섯째, 청도의 미래비전과 발전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데 집중할 예정이다.이 군수는 “지역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다져온 튼튼한 기초와 청도군 공직자들의 우수한 능력은 청도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새해 붉게 타오르는 태양과 같은 열정으로 5만 군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웃음소리가 나는 집에는 행복이 와서 들여다 보고, 고함소리가 나는 집에는 불행이 와서 들여 본다’는 말이 있다”며 “올해는 황금돼지의 복된 기운을 받아 가가호호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도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지난 한 해 동안 청도군의회가 안정된 바탕 위에서 한층 더 발전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린다.”박기호 청도군의회 의장은 “의원 모두가 초선인 만큼 그에 맞는 패기와 열정을 바탕으로 ‘화합과 협치’의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박 의장은 “청도군의 주인은 군민이다. 이제는 군민이 의정과 군정활동에 단순히 의견을 제시하는 단계를 넘어 함께 정책을 풀어나가는 협치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집사광익(集思廣益)의 마음으로 청도군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항상 소통하며 문제점 해결의 중심에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어 그는 현재 청도군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청도군은 현재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점을 큰 문제로 삼았다. 이에 대해서 출산장려금이나 전입축하금 등 단기적으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성과에만 매달리지 말고 젊은이들이 농촌에 이주해 실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특히 FTA확대, 지구온난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청도군의 근간 산업인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농업환경 기반을 개선하는 지원책 모색이 필요한 점을 강조했다. 이는 청도의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편이기도 할 것이다.이를 위해 농업인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유통은 행정이 주도할 수 있도록 통합 마케팅 활성화와 판로 다변화 및 읍면별 고부가가치 특화 작목 육성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이어 전국 유일의 씨 없는 감 청도반시의 가격 안정과 품질 향상 및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청도반시 자조금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는 청도 농민들의 간절한 요구사항이기도 하다.또 청도 밀양구간과 매전~건천간 시설개량, 마령재터널, 운문령터널사업 청도시가지 전선지중화 2차 착공, 청도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삼거리 청도교간 도시계획도로 확장 등 당면 현안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집행부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하며 의원들에게는 협력과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부탁하기도 했다.박 의장은 “개원 당시 군민들께 약속드렸던 ‘소통하는 열린 의회’, ‘전문성을 갖춘 의회’,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충실한 의회’,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청도군의회는 집행부와 힘을 모아 군민들의 바람을 현실로 실현시키고, 보다 살기좋은 미래를 향해 최선을 다하며, 언제나 지역민과 함께 하는 것으로 군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쌓아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이어 박 의장은 “농업·농촌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농업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 수 있도록 군민의 대변인으로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하며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해 집행부에 대해서는 견제와 균형은 물론, 모든 의정활동에서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모범적인 의회상을 정립하고 성실한 의정으로 군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의회가 되겠다”는 올해 의정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마지막으로 박 의장은 “기해년 새해에도 청도군의회는 낮은 자세로 군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크게 귀기울여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다’라는 말을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민의의 대변인으로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며 “새해에는 농가마다 풍년 농사로 부자되시고, 직장마다 가게마다 일거리가 넘쳐나고 각 가정마다 웃음소리 가득한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황금 돼지의 우렁찬 기운을 듬뿍받아 군정에도 새로운 도약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는 말을 전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1-17

“민선 7기 실질적 원년 선포, 대규모 사업 차질없이 진행”

칠곡군 최초 3선의 백선기 칠곡군수와 재선의 이재호 칠곡군의회 의장이 이끌어 갈 2019년 칠곡 군정은 발전의 가속도를 붙여야 하는 중요한 한 해를 맞이했다. 군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발전을 견인할 대규모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백선기 군수는 “올해를 민선7기 군정의 실질적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고, 이재호 의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민 복리증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안정 속에 핵심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양 기관의 수장은 ‘군민 중심, 군민 우선’의 신뢰행정을 기반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결의를 다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칠곡군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갈까. 백선기 칠곡군수와 이재호 칠곡군의회 의장의 새해 구상을 아래 정리했다.“지난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군정에 각별한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백선기 칠곡군수는 “민선7기가 출범한 지난 해는 소통과 화합으로 군민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고, 칠곡의 위상을 높이는데 행정력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해 군정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백 군수는 “올해는 민선7기 군정의 실질적 원년으로 군정발전의 가속도를 붙여야 하는 중요한 해다”며 “지난해 칠곡의 비전과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담긴 9개 분야 100대 공약을 제시했다. 군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발전을 견인할 우리 군의 핵심 사업인 만큼 책임지는 행동과 실천으로 군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또 그는 “지난 7년간 쌓아온 군민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과 도약의 희망찬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저를 비롯한 760여 공직자들은 보다 창의적이고, 더 열정적인 자세로 맡은바 소임을 완수해 ‘군민 중심, 군민 우선’의 신뢰행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백 군수의 이런 다짐은 2019년 칠곡군의 사자성어인 ‘신종여시’(愼終如始)에서도 드러난다. 신종여시는 일의 마지막에도 처음과 같이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올해 칠곡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할 시책과 군정운영 방향은 다음과 같다.첫째, 군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군정혁신 추진이다. 하루하루 혁신한다는 의미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변화와 혁신은 시대를 뛰어넘는 화두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둘째,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일자리창출에 행정력을 집중해서 인구유입을 유도하고, 군민소득을 높이겠다. 또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일자리의 양적 확대 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하겠다.셋째, 주민소득과 연계시키는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겠다. 가계소득 증대와 소비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관광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도시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침체된 지역경제의 돌파구를 관광에서 찾아나가며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또 인문학과 문화적 자산을 기반으로 ‘문화도시’ 지정에 나서겠다.넷째, 군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도시 칠곡’을 만들겠다. 체계적인 재난재해 대비태세를 갖춰 안전 확보와 예방위주의 안전시스템을 갖추겠다.다섯째, 안정적 영농환경을 조성해 농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이를 위해 농업경쟁력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체험, 관광으로 이어지는 농업 6차 산업화에 박차를 가해 농업의 현대화와 ICT 기반의 첨단·과학화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여섯째,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되는 희망복지를 구현에 앞장서겠다.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강화하고, 찾아가는 방문복지의 실천, 보훈사업 확대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백선기 칠곡군수는 “소통과 화합은 군정운영의 성공열쇠이자, 지역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다”며 “진심을 다해 군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따뜻한 가슴으로 배려하고 화합해 칠곡을 행복 공동체,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칠곡은 앞으로 후손들이 대대손손 번창하며 살아가야할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이 터전을 더욱 아름답고 살기좋게 가꾸어 가는 것은 우리들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칠곡의 희망을 설계하는 마음으로 ‘2030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잘사는 군민, 새로운 칠곡’을 만들기 위해 칠곡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군민들의 지혜와 역량, 열정과 에너지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2019년 기해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칠곡군의회에 베풀어 주신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이재호 칠곡군의회 의장은 “지난해 7월 군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 속에서 개원한 ‘제8대 칠곡군 의회’는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민생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군민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간담회를 통해 집행부와 소통하고, 각종 교육을 통해 의정지식을 쌓고,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이재호 의장과 칠곡군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를 통한 견제와 주민들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군민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현장의정 활동으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행정사무감사 등의 의정활동에서는 집행부의 개선되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해 변화를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주요사업과 관련단체 등에 대한 현지 확인을 철저하게 실시했다.매년 행정사무감사 시 지적됐던 일부 사항이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생각하고 지적을 거듭 했으며, 사업의 효과성이 미흡한 사업 또는 여러 해에 걸쳐 지적돼 온 사업 등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한 점을 인식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이 제시됐던 사항이나 제도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 능동적인 자세로 시정,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보여줬다.이어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지난해 당초 예산 4천569억2천만원보다 6.4%가 증가한 291억9천만원을 증액한 총예산 4천861억1천만원(일반회계 4천250억원·특별회계 611억 1천만원)을 의결하는 등 칠곡군의 예산 배분에 최적화를 기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또 의회의 기본 목표로 설정된 ‘동행 의정’을 항상 강조하는 것으로 군민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군민들에게 의회의 문이 항상 열려 있음을 지속적으로 알린 결과 지역의 각계각층 주민들이 의회를 방문했고, 평소 지역 발전과 관련된 주제로 대화를 하는 등 군민과 함께하는 의정활동을 실천하고 있어 대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태풍으로 수해 피해를 입은 영덕군을 찾아서는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활동을 함께 했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돕는 봉사활동에도 항상 앞장서기 위해 노력했다.이외에도 공무원들의 노고를 대화를 통해 이해하며 군정 업무를 논의했고, 힘들지만 함께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결과 군민들과 동료 공직자들은 지역별 의원들을 존중하고, 의원들 간 단합을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얻어내고 있다.이재호 의장은 2019년이 제8대 의회의 의정활동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한 해가 될 것임을 강조하며 아래와 같은 의정 구상을 전했다.첫째, 칠곡군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보다 생산적이고 성숙된 의정활동을 약속했다.둘째, 군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군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책임과 권한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이 의장은 “2019년에도 더욱 살기 좋은 칠곡을 만들기 위해 ‘군민에게 사랑받는, 군민과 함께하는, 동행의정’을 펼쳐나갈 칠곡군의회에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우리 의원 10명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소속된 당을 떠나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이어 “12만 군민들이 황금돼지의 활기찬 기운을 받아 소망하는 모든 일들 이루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칠곡/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1-16

“역세권 개발에 총력, 미래 성장동력·일자리 창출”

2019년 새해 고윤환 문경시장과 김인호 문경시의회 의장이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과 함께 문경시의 비전을 각각 제시했다. 고 시장은 역세권 개발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희망 가득한 농촌, 부자농촌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의장은 ‘찾아가는 의정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의정에 반영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소통·화합으로 함께 하는 의회를 만들어갈 것을 약속했다. 고윤환 시장과 김인호 의장이 제시한 상세한 신년 계획과 포부를 아래 요약했다.“모든 분들의 가슴에 꿈과 희망이 샘솟는 복(福)된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민선 7기가 출발한지 일곱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시민 여러분과 약속한 대로 문경의 변화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시민 여러분께 예산 9천억원 시대를 약속드렸습니다. 6천770억원! 지난해보다 570억 원이 늘어난 우리 시 올해 살림살이입니다.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1천848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도비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지방교부세는 2천82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고윤환 문경시장은 발전하는 문경을 위해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시장은 첫째 역세권 개발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창출에 진력한다. 2021년 중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강남에서 문경까지 1시간 19분이면 도착하게 돼 문경이 수도권 진입의 관문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이 대한민국 철도교통 중심지로 도약해 산업경제를 다시 한번 이끌 수 있도록 ‘고속철도 시대를 대비한 지역발전 대응전략’을 수립해 △이용객의 교통편의를 위한 대중교통의 연계 △종합유통물류단지 조성 △고속철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및 관광환경 조성 △문경의 대표음식 관광자원화 △문경사과·오미자 등 특산품 홍보·판매, △다양한 숙박시설 지속 확충 등을 준비하고 있다.둘째는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문경시는 20개의 우량기업, 979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2018 경상북도 투자유치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중부내륙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으로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청년을 돌아오게 하는 일자리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도시청년 유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 활력 추진사업인 ‘도시청년시골파견제’를 지속 추진 할 계획이다. 시내 상가나 음식점 등 화장실, 인테리어 등 시설을 개선할 경우 사업비 일부를 지원하는 등 골목상권 내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셋째는 희망 가득한 농촌, 부자농촌 건설이다. 문경 농업의 6차 산업화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체계적인 유통시스템을 구축해 돈버는 농업으로 변모할 것이다.넷째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건설에 매진한다. 출산·양육·교육 등 전 분야에 걸친 섬세하고 강력한 정책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간다. 먼저, 금년부터 출산장려금 지원이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첫째 340만원, 둘째 1천400만원, 셋째 1천600만원, 넷째 이상은 3천만원이 지원된다.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어린이집 시설 보강, 대체교사 지원 및 선생님 처우개선으로 보육서비스 수준을 높여갈 방침이다. 지난해 초등학생, 중학생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이어 올해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며, 장학금을 대폭 확대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7억원의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다섯째는 문경시 관광르네상스 시대 개막이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9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됐다. 문경읍 하초리 아리랑마을 조성, 모전들소리 전수관 건립, 문경하늘재 옛길 복원 등 문화강성도시로 더욱 더 나아갈 계획이다. 문경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문경에코랄라, 금년 개장을 앞두고 있는 문경힐링휴양촌, 오미자테마공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여섯째는 시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복지도시 건설이다. 흥덕종합사회복지관 건립, 장애인종합복지관 증축 및 리모델링 사업, 어르신들을 위한 통합건강증진센터 완공, 시민행복안전보험 가입 등 지역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이런 제반의 계획을 제시한 고윤환 시장은 “올해도 시민과 함께 더 나은 정책을 만들고, 더 많은 소통으로 더 잘 사는 문경을 만들어 가겠다”며 “희망찬 문경의 내일을 위해 모두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시의회에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가져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8년 제8대 의회가 개원하면서 시민과 소통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열린 의회라는 목표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제8대 의회 개원 때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시민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문경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겠으며, 시민과 소통하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문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뛰는 의회로 만들어 가겠습니다.”김인호 문경시의회 의장의 새해 각오다.김 의장은 “2019년 기해년 큰 꿈과 도전으로 시민 여러분들 하는 일마다 뜻대로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시의회가 한 걸음 더 앞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말도 전했다.김 의장은 올해 계획도 밝혔다. 첫째는 서민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것. 지역발전의 기반이 되는 산업단지 조성과 우량기업 유치에 힘을 바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며, 자연재해와 농산물 개방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데에도 역량을 모아나간다.둘째는 시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소통하는 의정의 실현이다. 초심불망(初心不忘)의 자세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약자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는 것. ‘찾아가는 의정활동’을 통해 소중한 의견을 청취하여 의정에 반영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소통과 화합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의회를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셋째 의정수행 능력을 함양해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각종 의정연수를 비롯한 전문가 초청 연찬회 및 세미나, 각급 단체와의 간담회, 다른 지역의 선진행정 우수사례 벤치마킹 등을 통해 시민을 위한 정책개발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다.넷째는 집행부와 의회가 상호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책임있는 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행정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효성이 없는 불필요한 규제 개선 및 지역 현안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균형과 견제를 바탕으로 상생관계를 공고히해 시민행복을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하는 책임 의회상 구현에 최선을 다한다.중부내륙 고속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미래의 성장 동력 발굴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집행부와 시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때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문경역세권 개발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및 소상공인들에게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등 경제 활성화 방안을 구축한다. 또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 자연재해와 각종 수입농축산물 개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각종 지원방안을 모색하는데 모든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 지난 의정활동 경험을 토대로 연구하고 노력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소신과 원칙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시민과 의원 모두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지난 6·13 선거 시 잠시나마 대립과 갈등이 있었다. 이는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소 중에 하나이며, 이에 시의회는 분열된 시민의 정서를 하나로 모으는 일에 최우선으로 앞장섰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시민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더불어 잘 사는 문경을 위하여 애향심을 발휘해 주시기 바란다.김 의장은 “지난 선거에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시의회 의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지난 6개월을 의정활동에 매진해 왔습니다”라며 “균형과 견제를 바탕으로 상생관계를 공고히 해 시민행복을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하는 책임 의회상 구현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9-01-14

“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 기여할 인프라 구축에 매진”

황천모 상주시장과 정재현 상주시의회 의장이 새롭게 밝아온 2019년 새해 다짐과 포부를 밝혔다. 황천모 시장은 “지난해 첨단농업 육성과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유치, 상주시 경제를 키울 일반산업단지 지정을 이끌어낸 성과가 있었다”며 “올해는 육군사관학교 등 공공기관 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신년 비전을 제시했다. 정재현 상주시의회 의장 역시 “언제나 시민 곁에서 함께하는 의회 구현에 노력할 것”이라는 큰 목표를 제시했고, “시민 모두가 행복한 주민복지 실현과 희망찬 상주 건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황 시장과 정 상주시의회 의장의 다짐과 포부가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를 요약했다.“취임 후 6개월간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덕분에 첨단농업을 육성할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유치하고, 상주시 경제를 키울 일반산업단지 지정을 이끌어내는 등 큰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를 잘 조성하고, 육군사관학교 등 공공기관 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황천모 상주시장은 새해의 화두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내세웠다. 우공이란 노인이 길을 만들기 위해 산을 옮겼다는 고사성어로 꾸준히 노력하면 안 될 것이 없다는 뜻이다.황 시장은 “2019년은 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에 기여할 인프라 구축에 매진할 것”이라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우직하게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대표적인 인프라 구축 사례가 육군사관학교와 수도권 대형병원 분원 유치다. 이들 기관을 유치하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인구가 늘어난다.대형병원 분원 유치는 상주에 주민 밀착형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고령자 증가로 의료 수요가 늘고 있지만 대형병원은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상주시가 대형병원을 유치하면 ‘의료 거점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시설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국토의 남부지역에 거점 병원을 구축할 경우 상주를 중심으로 경북 서북부권의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두 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한 상주를 비롯해 구미, 김천, 충청권 일부 등 1천300여만 명이 이용할 수 있다.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방침에 따른 공공기관 유치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상주시는 지난해 10월 상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지금까지 수차례 국회 및 관련 기관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다. 황 시장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기 쉽지 않지만 상주가 새로운 천년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스마트팜 혁신밸리와 상주일반산업단지 조성, 경북도농업기술원의 차질없는 이전도 올 한 해의 중요한 과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각종 인허가를 거쳐 하반기에 기반공사가 시작된다. 청년 농업인을 키우는 보육시설과 스마트팜 기술을 검증할 실증단지는 2021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경북도농업기술원 이전도 본궤도에 오른다. 올 상반기 중 시설 및 편입 부지를 결정하고 보상절차에 들어간다.시는 내년에 경북도농업기술원 이전 공사에 착공, 2021년 말 이전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황 시장은 “우리보다 먼저 농업기술원 이전에 나선 강원도나 경상남도에 비해 진도가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덧붙여 “기해년 새해가 민선 7기의 실질적인 원년인 만큼 상주가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열린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발로 뛰는 현장 행정을 실천하고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수렴해 시정에 반영함으로써 시민이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국공립 어린이집도 확충한다.어르신을 위해서는 경로당 시설을 현대화하고 특화된 노인 일자리 사업을 펴 어르신들이 활기차고 안정적으로 노후생활을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문화·관광분야의 경우 대한민국 한복진흥원과 상주 상징문 준공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천혜의 관광자원인 낙동강권에는 체류형 힐링 휴양단지를 구축한다.훈민정음 해례 상주본 보존 등 유무형 전통문화 유산의 계승·발전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정재현 상주시의회 의장은 “언제나 시민 곁에서 함께하는 의회 구현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먼저 지난 한 해 제8대 상주시의회가 시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2019년 기해(己亥)년은 황금돼지의 해다. “재물을 몰고 오는 황금 돼지처럼 올해는 이런 기운을 받아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고 상주가 새로운 천년의 중심으로 생동감 있게 재도약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중지를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지난해 7월 1일 출범한 제8대 상주시의회는 ‘일 잘하고 일 잘 아는 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우선 의원 개개인의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해 3회에 걸쳐 세미나 및 교육을 했고, 7명의 초선의원에 대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 상을 정립하고자 했다. 직접 보고 발로 뛰며 배운다는 자세로 태평성대 경상감영공원 등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장을 방문해 시정 현안을 파악하고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고심했다. 집행부와의 간담회는 물론 주요업무 보고 시 적극적인 정책대안 제시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노력했다.이러한 역량강화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 10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잘못된 정책집행에 대해 76건을 시정토록 했고, 105건의 정책대안을 건의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2019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는 22건의 세부사업에 대해 24억 원을 삭감해 시민의 세금이 올바로 쓰일 수 있도록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다.2019년도에도 1월부터 지방의회의원 합동 세미나에 전 의원이 참가해 관계 법령 및 의정활동에 관한 심도있는 교육으로 의원 역량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깊이 있는 적시적지의 안목으로 예산·조례안 심사, 행정사무감사 등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정책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의정 지식을 쌓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그리고 ‘언제나 시민 곁에! 함께 뛰는 상주시의회’의 의정 슬로건 아래 시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집단·계층 간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시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 갈 것이다.또한, 의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존중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각오다.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으로 시민들과 공감하는 의회 상 구현을 위해서다.지금 상주시에는 스마트팜밸리 조성사업 착공과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유치사업 등 대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할 것이며, 사업의 파급효과가 온전히 지역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부 진행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겠다. 특히, 올해는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소통을 통한 화합과 협치로 고된 시민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상주시의회가 될 수 있도록 의원 모두가 함께 뛸 생각이다.상주시의회는 언제나 시민 곁에 있는 만큼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다.상주시의회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시민 누구나 언제든 두드리면 즉각 열리도록 하겠다. 상주시의회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으로 바로잡아 주고 열심히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상주시의회에 보내주는 진심 어린 성원에 감사드리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책임감과 사명감 어린 의정활동으로 그 성원에 보답할 것이다./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9-01-13

소년의 눈동자가 빛난다…가난 속에서도 타오르는 生의 환희

‘가난은 실체가 아닌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 풍경’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빈자가 10가지 걱정이 있다면 부자는 100가지 걱정을 하고 산다”는 옛말에 기대 현재의 곤궁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면서 그런 느긋한 태도를 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왜냐? 가난이란 그 자체로 인간을 위축시키고 주눅 들게 하는 탓이다.각종 신문과 방송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가난한 이들의 슬픈 사연’은 우리를 서글픔으로 이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아래와 같은 소식을 보자.10~20만원의 단칸방 월세가 없어 노숙자로 전락한 중년의 실업자, 생활비로 고민하다 가족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가장(家長), 끝끝내 생을 버티려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결국엔 유서를 쓸 수밖에 없었던 모녀 가정….이처럼 가난은 치명적 고통을 품은 채 우리 곁에 웅크려 있다. 아무도 예기치 않은 가난의 ‘습격’을 바라지 않지만, 누구도 가난이 주는 ‘위협’에서 피해갈 수 없다. 안타깝지만 그게 엄연한 사실이다.아프리카와 동남부 아시아엔 대부분의 국민이 ‘보편적 가난’ 속을 살아가는 나라가 적지 않다.전기와 상수도 공급 등 인간적 삶을 누릴 최소한의 인프라조차 갖춰지지 않았고, ‘사회 복지’라는 단어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국가들. 거기다가 인종과 종교, 경제적 이해관계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으로 오랜 기간 지속된 끔찍한 내전(內戰)까지.▲ 캄보디아에서 만난 한 소년을 기억하다미려하게 조각된 10세기 전 석조 건물 앙코르와트,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숲을 가진 캄보디아 역시 가난한 국가다.수도인 프놈펜과 한 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시엠립과 시아누크빌을 잇는 도로 정도만 아스팔트로 포장됐을 뿐, 캄보디아 대부분의 길은 여전히 황토 먼지가 풀풀 날린다.외국에서 온 여행자를 위해 만들어진 호텔을 나와 30~40분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캄보디아 서민들의 마을. 그곳엔 전기가 제한적으로 공급된다. 가로등이 없는 밤은 캄캄절벽이다.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을 포함한 크메르 유적으로 이름 높은 ‘오래된 도시’ 시엠립. 거기엔 학교를 다니지 않고 거리에서 조악한 기념품을 팔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들이 학생으로 살아갈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가난 때문이 아닐지.세 번째로 시엠립 앙코르와트를 찾았던 때다. 1천 년 전 만들어진 웅장한 사원의 돌기둥 사이에 수줍게 서있던 한 소년과 만났다. 1~2달러짜리 나무피리와 장식품을 팔고 있는. 눈동자가 너무나 선량했고, 그랬기에 더 슬퍼보였던 아이.‘가난’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초월해 존재한다. 그랬기에 가난을 노래한 문학작품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어떤 시와 소설은 탁월하고, 또 다른 어떤 것들은 시원찮기도 하다.그날 캄보디아 시엠립의 노점상 소년을 보며 기자는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 한 편을 떠올렸다.가난을 노래한 탁월한 작품 ‘무등을 보며’다.▲ ‘빼어난 시’로도 완벽히 위로할 수 없는 고통한국 역시 아프리카나 동남아 국가처럼 대부분의 국민이 가난했던 시절을 지나왔다.한국전쟁의 포연이 채 걷히지 않은 1950년대 중반. 한 대학에서 박봉을 받으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서정주 시인 또한 가난하고, 또 가난했다.하지만 한 나라의 시인이 가난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던 듯하다. ‘무등을 보며’는 이런 상황에서 탄생한 노래다. 시에선 물질적 곤궁에 시달리지만 정신적 여유만은 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이 읽힌다.현실이야 끼니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지만 맑은 눈을 들어 ‘눈부신 햇빛 속 초록빛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산’을 바라보겠다는 시인.가난이 인간의 선량한 본질까지 파괴할 수는 없다 는 완곡한 메시지. 재론의 여지없이 절창이다.산은 자신의 품 안에서 향기로운 꽃과 풀을 기른다. 그처럼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기르며 오늘의 결핍을 이겨나가야 한다는 건 1950년대나 2019년 오늘이나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책무가 아닐까. 서정주는 이 사실을 미학적인 문장으로 설파하며 가난에 굴복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다.“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누일지라도/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라는 낙관적 세계관을 드러내며 ‘가난이 보편인 시대’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과연 뛰어난 시인답다.하지만, ‘시엠립의 소년’도 그럴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한다.예술가처럼 가난을 낭만으로 받아들일 여유로움을 갖추지 못한 10대 초반의 아이. 또래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돈벌이에 나서야하는 서글픈 현실. 소년에게 가난은 얼마나 크고 막막한 어둠일까?▲ 시련이 소년을 타락시키지 않았으면…가난한 나라를 여행한다는 건 사람의 심장을 흔드는 일이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결핍의 풍경을 바라보는 게 유쾌한 체험일 수는 없지 않은가.그럼에도 캄보디아와 만나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가난으로 인한 어떠한 형태의 고통과 시련도 인간을 완벽하게 파괴할 수는 없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기에. 아래는 그런 깨달음을 산문 형태로 쓴 졸시다.가난과 웃음, 그 불협화음을 철지난 훈장으로 주렁주렁 달고 사는 나라. 메콩강 지류가 잠시잠깐 머무는 동남아시아 작은 마을엔 스물두 살 키 작은 청년이 산다. 한 달을 일하면 월급으로 25달러를 받는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취객의 오만가지 주정을 받아내면서도 뭐가 좋은지 키들키들.열아홉, 아직 소녀인 그의 아내는 같은 술집에서 월 20달러를 받고 일한다. 한 달 내내 제 키보다 높은 테이블에 붙어 서서 스웨덴과 네덜란드,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 또래 애들의 술병과 술잔을 나른다. 인근 시장 좌판에 내걸린 중국산 청바지를 생일선물로 받은 날은 울었단다. 그 얘기를 전하면서도 어린 남편은 시종 깔깔대고.그들과 양귀비꽃 흐드러진 골짜기로 소풍을 다녀온 날 밤. 잠복했던 연민의 도화선이 뜨거워졌고, 새파란 불꽃이 넘실대는 보드카 여덟 잔을 들이켰다. 술이 아닌 불을 마셨다. 자정이 되기 전 정신을 놓아버린 날 부축해 호텔방에 눕힌 건 어린 부부였다고.멈췄던 기억의 회로가 겨우겨우 작동의 스위치를 켠 아침. 450달러가 든 지갑만이 아니었다. 여권과 비행기 티켓, 주머니 속 동전 하나 없어지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후 놀라움보다 먼저 찾아온 슬픔에 목구멍에선 휘발유 냄새가 났고.마을을 떠나던 날. 얼기설기 나무로 지붕을 덧댄 버스터미널에선 싫다는 그들의 손에 억지로 45달러를 쥐어주기 위한 승강이가 벌어졌다. 그 돈은 부부의 한 달 수입이었고, 태국의 하룻밤 화대였으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기차의 편도요금이기도 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9-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