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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민간·중소기업 주도, 단일산업 육성해 자생력 확보 관건

주제발표 1‘포항경제와 지역 철강기업 구조분석’박진혁 한국은행 포항본부 과장박진혁 한국은행 포항본부 과장포항시 경제성장률은 전국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지역 핵심산업인 철강산업은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8년 하반기 이후 다시 생산과 수출 모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이후 철강산업의 전방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업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규제 기조까지 강화된 데 기인하고 있다.포항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철강산업 매출액이 전체의 78.5%를 차지할 만큼 제조업 중에서도 절대적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포항지역 철강기업들이 제철·제강업체 및 가공업체로 구성된 1차 철강제품 제조업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기초소재 공급 및 소재가공 위주의 산업집적화는 잘 이뤄져있지만 최종수요산업까지 이어져 지역 내에서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생태계는 부재한 상황인 것이다. 소재가공 종사업체들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혁신에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포스코 등 안정적인 공급처를 배경으로 단순 임가공에 치중하고 있다.포스코의 경영여건이나 대외여건이 업황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올해 들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유입이 다시 늘어나면서 단순가공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반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지역 대기업 업황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판로 확대 노력 등에 힘입어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역 내에 철강재를 최종수요하는 산업을 육성해 진정한 철강생태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자동차, 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은 제품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품질 철강소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항은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임에도 포항산 철강소재를 이용해 만들어낸 포항산 완제품은 전무하다.만약 지역 내에 철강수요업체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제품기획단계에서부터 기존 철강단지와의 상호연계성이 강화된다면 물류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포항산 고품질 철강이라는 브랜드효과 등을 얻으며 수요업체와 공급업체가 동반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예컨대 압력솥, 프라이팬 등 주방용 금속제품의 경우 외국산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데 ‘메이드 인 포항’마케팅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외에도 국내 타지역의 수요산업과 경합되지 않으면서도 자체 순환적인 철강생태계 조성을 위해 한, 러 경제협력 등을 염두한 쇄빙선, 포항∼울릉간 위그선 제작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발굴, 육성 또한 병행할 필요가 있다.주제발표 2‘포항 주력산업 생태계분석·전략과제’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팀장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팀장경북의 2017년 지역내총생산(GRDP)는 93조6천617억원으로 전년대비 2.3%증가했다. 같은기간 전국 GRDP가 3.2%성장한 것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이같은 현상은 2011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경북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49.5%를 차지하며 그 중에서도 금속가공제품, 섬유제품, 기계 및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포항시도 전체 47.9%가 제조업이며 1차 금속제조업, 금속 가공제품,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의 비중이 매우 높다.대구·경북지역의 주력 제조업은 대기업 의존적인 후방산업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간 459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울산·부산지역의 국내 완성자동차 산업은 대구·경북지역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자리잡고 있는 울산은 경북산업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지역으로 주로 자동차부품과 도소매업의 연관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예를 들어 울산지역에서 자동차 매출액이 100억원이면 대구는 7억1천800만원, 경북은 23억4천9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이같은 배경을 지니고 있는 경북지역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중소·중견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자동차, 조선, 전자 모두 산업용섬유에 대한 수요가 높으므로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섬유산업의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기업입지가 유리한 경북지역은 생산증대, 정주여건이 좋은 대구지역은 소득증대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또한 포스트차이나(Post China) 시장개척 및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ASEAN) 10개국 및 인도시장에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신산업 기반구축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슈퍼이차전지 RBD 기반구축, 스마트 의료기기산업 육성, 경항공기산업 육성 등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포항 철강산업의 경우 구조고도화를 위해 △CPS-AI기반 철강 스마트공장 기술연구원 설립 △철강제조 스마트공정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스마트공장기술 개발지원 및 인증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아울러 포항 신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물류로봇 실증단지 구축 △타이타늄 첨단 신소재 글로벌 거점사업 △다기능성 그래핀소재 RD기반 구축 등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대구·경북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자동차부품 1차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구축이 절실하다.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조선업 구조조정이 지역 철강 업종 등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지역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종합토론 요약13일 열린 ‘포항의 자생적 철강생태계 구축전략’세미나에서는 주제 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국내 철강산업의 미래 방향 등에 대한 종합토론을 요약한다.“3천700억 규모 中企지원 계획”△ 최진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새로운 분야보다는 포항이나 경북에 기반이 있고, 비교우위가 있는 철강에 연관된 분야 위주로 완제품 기업단지를 구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도 타격이 크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다.정부는 포항시 등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생혁신철강생태계 조성사업을 2021년부터 7년간 3천700억원 규모로 기획하고 있다.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3D프린팅, 특수강 같은 이들 기업이 잘할 수 있는 특화된 분야를 지원할 계획이다. 철강 대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다 함께 참여해서 중소중견기업을 도와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이번 사업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포항이나 경북지역 산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철강 관련기업 유치에 최선”△ 정연대 포항시 일자리경제국 국장한국의 경제가 어렵다는데 특히 포항경제가 어렵다. 오늘 주제발표와 관련해 포항은 철강 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과 관련해 철강관련 최종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없다는 데 공감한다.지역 내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 생태가 부족한 것도 인식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완제품 공장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포항시는 우선 블루벨리공단, 영일만산업단지 등에 조선, 자동차 등 철강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투자유치재단을 설립해 집중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격적인 투자유치를 진행하겠다. 현재 시는 영일만산업단지가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 자유특구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신청한 상태다. 7월 말께 지정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로봇산업도 육성해 철강산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방향으로는 포항철강산업단지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현재 1·2산단은 상당히 노후화했다. 기업들도 자체의 투자와 노력으로 양질의 철강을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지역산업 전반적 구조분석 필요”△ 최상민 포스텍 RD 전략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포항이 이처럼 위기를 겪는 것은 산업습성과 기업의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포항시에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를 배치한다던지, 전문가들과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철강기업 구조 분석보다는 산업에 전반에 대한 구조 분석이 필요하다. 데이터 부족도 문제다. 분석을 하려고 해도 데이터가 없다. 다들 철강경기가 어려워 포항이 어렵다고 하지만, 해결책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오늘 주제는 자생력이다. 그런데 현재는 관련한 모든 논의나 사업 등이 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저는 민간이나 기업주도로 산업이 육성돼야 자생이 이뤄지고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생각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기업들이 활동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철강산업의 위기를 단기간 해결하기는 어렵다. 철강산업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현재는 중소중견기업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지하고 있다.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단일산업이 부족한 것과 차별화된 산업 생태계 육성 전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예를 들어 압력밥솥, 자전거 등과 같이 철로 만들어지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이러한 산업을 유치하려고 노력하지만, 배터리안에도 철이 들어간다. 그런 기업을 유치하면 자생적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국방 기업을 유치해도 큰 성과를 보일 수 있다. 탱크, 항공기 등을 만드는 방위산업도 눈여겨봐야 한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6-13

고령군 ‘내 주변부터 더 꼼꼼히…’ 군민 모두에 맞춤 복지서비스 실현

한 나라의 품격과 발전 정도를 알려주는 지표가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각종 경제 지표와 정치적 민주화의 유무가 개별 국가의 선진·후진성을 측정하는 가장 큰 기준이었다.하지만 ‘21세기형 선진국’은 여기에 몇 가지 요소를 더해야 한다. 보편적 인권이 어떤 수준에 있는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얼마나 존재하는가, 예술과 문화로부터 소외된 사람은 없는가 등이 바로 그 측정 요소.위에 언급한 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복지’다. 바로 이 복지의 실현 정도가 국격(國格)을 말해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예술가로서의 천재성과 휴머니즘을 두루 갖춘 20세기 최고의 독일 화가”로 불리는 여성이 있다.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1867~1945)다.농민과 노동자, 행려병자 등을 소재로 판화를 제작했던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은 ‘불행한 어머니’이기도 했다.하지만 콜비츠는 개인적 고통에 무너지지 않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사회운동을 이끌었다. 또한 베를린 거리를 떠도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와 무료 숙소를 운영했다. 따뜻한 휴머니스트였던 의사 남편과 함께였다.후대 사람들이 콜비츠를 높이 평가하는 건 그녀가 ‘빼어난 화가’인 동시에 어려운 시대임에도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며 활동한 ‘복지 전문가’였기 때문이 아닐까.20세기 초반과 달리 이제 ‘복지 실현’의 책무는 개인이 아닌 정부의 몫으로 넘어왔다. ‘지방정부(지자체)’의 역할이 막중하다.그렇다면 ‘선진화된 복지가 실현되는 지방자치단체’를 지향해온 고령군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고령군청을 찾았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시스템에 충실한 복지 실현“오늘날 사회보장의 기본 이념인 맞춤형 복지의 실현을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사회보장협의체의 활성화가 기본이 돼야 하겠죠.”고령군청 복지 담당자가 내놓은 첫마디다. 현재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군 대표협의체와 실무협의체, 읍면별 협의체 구성을 통해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사회복지시설 현장 봉사활동, 거동 불편가구 원격 LED 설치사업, 독거노인 안전 돌보미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협력의 구심점이자 사각지대에 놓인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지역 네트워크 기구”라는 게 담당자의 부연. 복지자원의 발굴과 서비스 제공기관간 연계·협력 방안을 연구하는 것 역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의무다.고령군은 국가유공자를 위한 지원 확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훈 관련 군 조례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난 5월부터 참전유공자에 대한 수당을 인상했고, 지급 대상도 확대했다.참전유공자 명예수당은 이전에 비해 3만 원이 인상된 13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상승분에는 고령군 예산이 투여됐다. 보훈예우수당을 지급받는 대상자의 범위도 넓혔다.“참전유공자의 미망인에게 월 5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보훈수당을 받던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위로금 3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한 고령군은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복지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령군은 3월부터 ‘청년복지 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사업은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복지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연결해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 현재 고령군 사회복지시설 중 이 사업에 참여한 곳은 들꽃마을, 고령지역자활센터, 성요셉재활원, 성요셉요양원, 성요셉직업재활센터, 대창양로원 등 6곳이다.“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안정적 시설 운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 관계자는 “복지 관련 자격증 소지자 발굴을 통해 맞춤형 청년인력 지원도 가능해졌다”며 흐뭇해했다.◆ 복지 사각지대 없애는 ‘대가야 희망플러스’높아진 평균 수명으로 인해 길어진 노후에 대한 걱정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 역시 지자체의 책무 중 하나. 고령군은 노인들의 빈곤 문제와 무관심으로 인한 소외감 등을 걱정스런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후생활의 안전판이 될 ‘노인 일자리사업’에 26억 원을 투입한다. 금전적 대책만이 아니다. 독거노인의 안전 확인 및 말벗이 돼줄 ‘노인 돌봄 기본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현재 726명의 고령군 독거노인들이 이 서비스를 받으며 외로움을 위로받고 있다. 고령군은 “노인들의 취미생활을 조력하고, 건강을 체크해주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장으로 찾아가 복지정책을 실천하는’ 맞춤형복지팀은 고령군의 복지체감도를 향상시키고 있다.이들은 취약가구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했고, 이장·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독거노인생활관리사·수도 검침원 등 평소 주민들과 자주 접하는 이들로 ‘인적 안전망’을 구축해 위험성을 내재한 주민을 보호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발굴된 고위험 가구는 공적 급여와 민간의 연계를 통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동모금회 개인 긴급지원’과 ‘대가야 희망플러스’ 등이 실질적인 사례다. ‘지역형 나눔 캠페인’이라 부를 수 있는 ‘대가야 희망플러스’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령군, 고령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MOU 체결로 만들어졌다.고령군 전용 통장을 개설해 후원자를 모집하고,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지원하는 1구좌 3천원의 정기적 기부를 받는 시스템이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이어져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춘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와 ‘아동·청소년 비전 형성 지원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는 노인성 질환자와 일반 사업장에 취업이 어려운 시각장애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 안마사 자격을 갖춘 시각장애인이 가정을 방문하거나 사업장에 찾은 노인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월 1만6천 원의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주차 편의를 제공하려는 고령군의 노력도 눈에 띈다. 고령군청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내 불법주차를 수시로 단속하고 있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우면 10만 원, 장애인 주차구역의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는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것이 기동단속반의 설명.이외에도 스마트폰 ‘생활불편 신고 앱’을 통한 단속을 병행하고, 장애인 표지 위조와 변조 등도 철저히 가려내 과태료 처분한다는 것이 고령군의 방침이다.말 그대로 ‘희망을 키워가는 저축’인 ‘희망키움통장’도 빼놓으면 안 될 복지 정책.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는 이들에게 근로장려금을 지원하는 희망키움통장 사업은 일을 하면서도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적극적 복지사업의 하나다.희망키움통장 가입자들은 통장을 유지하는 기간인 3년간 4회 이상 교육 이수가 필수다. 최근에도 가입자 40명이 자립역량교육을 이수했다. 자립역량교육은 저소득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저축·보험과 관련된 실용적인 교육으로 구성된다.이처럼 고령군은 다양한 복지 관련 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 중이다. 오는 28일까지는 사회보장급여 수급 자격과 급여액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정기 확인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그렇기에 “앞으로도 혼자서 고통 받고, 어려움을 호소할 친인척이 없는 분들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내 주변부터 꼼꼼하게 살펴 볼 것”이라는 고령군 이원근 주민복지과장의 약속이 믿음직하게 들렸다.복지시설 리모델링·신축 추진 어르신 복지욕구 충족에 최선‘고령화’ 문제는 한국 어느 지자체도 피해갈 수 없다. 그렇기에 고령화 시대에 맞춘 정책의 강화 역시 필수적이다. 고령군은 노인들의 복지 욕구 충족을 위한 시설 신축 및 활성화에 복지 정책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그에 따라 올해는 노인 복지시설 4곳을 전면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한다. 운수면 하법경로당, 성산면 노인회관, 개진면 노인회관, 쌍림면 대곡경로당 등이다.운수면 하법경로당은 신축을 완료해 5월 준공식을 가졌다. 성산면 노인회관은 6억 원의 예산을 들여 1층과 2층을 리모델링하게 된다. 신축한 개진면 노인회관은 7월 준공 예정이다. 쌍림면 대곡경로당 역시 9월이면 완성된다.이와 함께 경로당 환경개선사업과 공기청정기 보급도 추진한다. 고령군 내 12곳 경로당의 노후시설을 보수하고,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선물하자는 차원에서 경로당 203곳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것.여기에 더해 태양광 발전장치 사업을 진행해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전기요금 부담 없이 냉·난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경로당 책임보험 가입과 안전관리용 CCTV 설치, 경로당 운영비 지원 등도 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고령군의 정책이다.이와 관련 고령군청 복지 담당자는 “어르신들이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연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06-13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만난 황금빛 대구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섬세한 감각과 세련된 언어로 사물과 인간의 내면을 포착해온 시인 이병철(35)은 한국 문단에서 유명한 ‘젊은 낚시꾼’이기도 하다. 이병철 시인이 멀고 먼 노르웨이와 포르투갈에서 겪은 독특한 ‘낚시 체험’을 2회로 나눠 싣는다.낯선 이국의 강과 바다에서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는 꿈!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려볼 것이다. 꼭 낚시꾼이 아니더라도 허먼 멜빌의 ‘백경’이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감명 깊게 읽은 독자라면 망망대해에서 낚시하는 상상을 해봤을 테고,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본 사람들은 브래드 피트가 크고 아름다운 무지개송어를 잡는 장면에서 쾌감을 느꼈으리라.해외 원정 낚시는 책과 영화에서만 접하던 상상과 동경의 영역이지만, 이제는 그 미지의 안개가 꽤 걷혔다. 낚시 채널뿐만 아니라 공중파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알래스카, 뉴질랜드, 팔라우, 오키나와 등을 누비며 낚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문 낚시인들 중에는 오대양 육대주 곳곳을 탐험하며 대어와 괴어만을 골라 낚아내는 ‘헌터’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 전문성과 정보를 필요로 한다. 현지 가이드의 도움 없이는 시도하기 어렵고, 대상어종 공략에 적합한 장비를 구비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단순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애호가나 배낭여행객이 인도 히말라야 협곡의 골든마시르라든가 호주 오지 계곡의 머레이코드, 러시아 아무르강 전설의 물고기인 타이멘이나 아마존에 사는 세계 최대의 담수어 피라루크, 남태평양의 자이언트 트레바리 또는 옐로우핀 튜나를 잡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그렇다고 해서 해외 원정 낚시가 이룰 수 없는 꿈인 것은 결코 아니다. 물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물고기가 살고, 그 물고기를 낚는 방법은 보편적인 낚시의 기술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꼭 전문 낚시 여행이 아니더라도 약간의 의지와 부지런함만 있으면 외국 여행지에서 낚시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나의 체험을 바탕으로 외국 여행에서 물고기를 잡는 법을 슬쩍 귀띔해보려 한다. 물론 동남아 선상 체험 낚시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수월하게 이국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겠지만, 보다 이색적인 풍경은 유럽에 있다. 먼저 북극해가 파도치는 북유럽, 노르웨이로 가 보자.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미항(美港)인 베르겐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으나 오슬로에서 기차와 산악열차, 페리, 버스를 차례로 옮겨 타는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피오르드(fjord)를 지나올 수 있다. 빙하가 지반을 침식시켜 생긴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찬 에메랄드빛 협곡, 설산이 커튼처럼 겹친 피오르드를 통과하면서 나는 이 세계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내 종교는 자연이다. 자연이 내 안에 경이와 신비, 감사함을 불러 일으킨다”던 올리버 색스 교수의 말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한 것이다.베르겐에 오기 전, 노르웨이 최북단 도시인 트롬쇠에서 폭설에 덮인 해변에 텐트를 치고 양갈비를 구워 먹으며 느낀 것과는 또 다른 황홀감을 피오르드에서 만끽했다.여행을 앞두고 배낭을 꾸릴 때, 노르웨이에서 캠핑과 낚시를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닌 아웃도어 레저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여행자에게 ‘자연에의 접근권’을 허락한다.자연에의 접근권이란 노르웨이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산과 바다, 강, 호수, 공터 어디서든 야영과 취사, 트래킹을 허용하는 법적 보장을 뜻한다. 덕분에 트롬쇠 해변에 텐트를 치고 모닥불 피워 양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때 온통 흰 눈에 덮여 딴 세상 같은 해변으로 북극해의 파도가 엄숙한 성가처럼 밀려왔다. 어둠마다 얼음이 박혀 바람은 날카롭고, 유리 두드리는 맑은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 하룻밤은 이 세상에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다만 낚시의 경우 강이나 계곡, 또 바다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인 피오르드에서는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현장에서 일일 면허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귀찮은 일이다.반면 바다낚시는 라이센스 없이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베르겐 해안에서 루어 낚시(인조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생선으로 사람들은 흔히 연어를 떠올리지만, 정작 바이킹의 후손들이 가장 사랑하는 물고기는 대구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구를 스테이크나 스튜로 즐기고, 염장하거나 말려서도 먹는다. 어딜 가나 대구 요리가 있고, 대구 상징물을 볼 수 있다. 베르겐의 구시가지에는 나무로 된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있는데, 관광 명소로 사랑받는다.노르웨이에 사는 한 한국인이 인터넷에 “갯바위에서 낚시로 대구를 잡았다”고 올린 글이 나를 부추겼다. 그러나 그 한 문장이 유일한 정보였다. 어떤 장비와 미끼를 사용했는지, 낚시 방법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우리나라 동해에서 겨울철에 주로 이뤄지는 대구 낚시의 경우 배를 타고 나가 수심 100미터권까지 메탈지그(인조 미끼의 일종)를 내리는 방식인데, 나는 대구는 언감생심이고 갯바위 주변의 작은 잡고기들이나 낚을 요량으로 섬진강에서 쓰던 6.6피트짜리 쏘가리 낚싯대와 2000번 소형 스피닝 릴, 그리고 지그헤드와 웜 루어만을 간단히 챙겼다. 차를 몰아 베르겐에서 50km 정도 떨어진 뤼그라(Lygra)로 향했다. 포인트 정보는 물론이고 대구 외에 또 어떤 어종이 사는지, 주된 낚시 방법과 채비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 채, 뤼그라의 륑하이센터(Lyngheisentret) 앞 바다가 조류의 흐름이 원활해 낚시가 잘 되는 곳이라는 첩보만을 어렵게 입수했을 뿐이다.산비탈을 한참 걸어 내려가 해변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갯바위 몇 곳을 지나 낚시할 만한 장소를 정했다. 수심도 꽤 있어 보이고, 곶부리와 홈통이 이어지는 구간이었다. 무엇보다 발판이 편했다. 자리를 잡고 채비를 꺼냈다. 합사 0.8호 낚싯줄에 16파운드 쇼크리더, 4분의1온스 지그헤드와 4인치 그럽 웜. 첫 캐스팅과 함께 노르웨이에서의 낚시가 시작됐다.네댓 시간가량 부지런히 던지고 감기를 반복했다. 바닥을 긁어보기도 하고, 중층, 상층, 표층을 교대로 노려보기도 하고, 단순 리트리브부터 강한 저킹과 트위칭까지 액션을 다양하게 줘보기도 했다. 그러나 입질은 전혀 없었다. ‘그럼 그렇지.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지. 아무리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해도 나 같은 얼치기에게 잡혀줄 덜떨어진 물고기는 없을 거야’ 체념하면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에이, 한 번만 더 던져보고 집어 치우자’ 하고는 홈통 지형 깊은 물골 자리에 채비를 던진 후 바닥을 천천히 긁었다. 입질 없어 부아 치민 속까지 꽉 막히게 하는 답답한 묵직함이 또 느껴졌다. ‘이번에도 바닥에 걸린 모양이군’ 생각하자 이가 갈리는데, 손에 쥔 낚싯대 그립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곧 꾹꾹, 아래로 처박는 움직임이 내 손에 전해졌다.“왔구나, 왔어!” 낯선 이국 바다에 뭐가 사는지도 모르는 나는 어떤 녀석을 만나게 될지 무척 궁금하고 설렜다. 한국에서 짊어 메고 온 쏘가리 낚싯대로 노르웨이 물고기를 걸었다는 사실에 벌써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한참을 저항하며 힘을 쓰던 녀석이 마침내 수면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황금빛 대구였다. 70센티미터짜리 대물!그 순간이야말로 내겐 생의 환희이자 삶의 정수였다. 갯바위 위에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한 마리 잡은 기쁨에 취해 곧장 낚시를 접었다. 한 마리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흥분해선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먼 바다가 아닌 연안 갯바위에서 캐스팅 낚시로 대구를 낚았다. 그것도 쏘가리 전용 로드와 2000번 릴, 지그헤드와 웜을 사용해서 말이다. ‘노르웨이 빅 피쉬’를 들고 다시 산비탈을 걸어올라 차 세워둔 곳에 도착하니 뤼그라의 석양이 금빛 대구처럼 내 쪽으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 운전해서 베르겐으로 가는 차 안은 그야말로 광란의 1인 축제장, 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을 흔들어댔다. 신호에 멈춰 설 때마다 허공에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렸다.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거대한 대구를 공용주방으로 들고 가자 러시아, 영국, 중국, 스웨덴 친구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 낚시로 직접 잡은 것이라고 설명하니 박수를 치고 엄지를 세웠다.세계 각국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뒤로 하고 싱크대를 독차지한 채 대구를 손질했다. 석장 뜨기 한 대구살을 맥주와 통후추, 소금으로 밑간한 다음 올리브유 두른 팬에 구웠다. 레몬이 없어 오렌지즙을 뿌렸다. 대가리와 뼈, 내장은 마늘, 양파, 당근과 푹 끓여 스튜를 만들었다.자연산 대구 요리를 나눠 먹을 영광의 주인공으로 룸메이트인 마이크가 선택됐다. 모친은 러시안, 부친은 이탈리안이며, 이탈리아의 재패니즈 레스토랑에서 요리하는 친구다. 일식집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맛보인다는 게 부담됐지만, 다행히 그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뼈에 붙은 살점까지 쪽쪽 빨아대며 알뜰하게 대구 한 마리를 해치웠다. 여행 온 지 보름 만에 처음 제대로 된, 근사한 저녁을 먹었다며 고마워했다.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고 팔을 걷었다. ‘대박’,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말을 가르쳐줬더니 곧잘 했다.이병철 시인비록 한 마리지만 생애 가장 풍성한 조과였다. 나눠 먹는 기쁨도 누렸다. 밤늦도록 금빛 대구의 손맛이 살과 뼈와 피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룸메이트들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 속으로 환호하며 간신히 눈을 붙였다. 그날 밤에는 꿈도 꾸지 않았다. 이미 꿈을 다 살아버렸기 때문에.노르웨이는 몇 년 사이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깨끗한 대자연 속에서 피오르드 투어와 트래킹 등 레저 활동은 물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인천에서 오슬로까지는 보통 터키 이스탄불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경유해서 가는데, 대한항공이 6월 14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슬로 직항 노선을 연다고 한다.올 여름 노르웨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간단한 루어낚시 채비를 챙겨 떠나보자. 내가 사용한 낚시 장비는 다 합쳐봐야 2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낚싯대로 만끽하는 황금빛 대구와 고등어, 연어의 짜릿한 손맛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최고의 ‘액티비티(activity)’가 될 것이다.

2019-06-09

꽃다운 영혼과 뜨거운 구국혼,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1992년 로브 라이너(Rob Reiner) 감독이 연출한 영화 ‘어 퓨 굿맨(A Few Good Men)’은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의 다양성을 담은 흥미롭고도 감동적인 작품이다.쿠바 관타나모 해병기지에서 가혹행위로 사망한 한 병사를 둘러싼 각종 비밀과 의혹이 군사재판을 통해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을 담은 ‘어 퓨 굿맨’은 자신이 처한 위치와 신념에 따라 ‘애국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할리우드 인기배우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의 젊은 시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여러 평론가들이 지적하듯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톰과 데미가 아닌 관타나모 기지사령관 제셉 대령을 연기한 잭 니콜슨이 쥐고 있다.재판 과정에서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 등 젊은 장교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아무리 국가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폭력과 비합리성이 담겨 있다면 그건 애국이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반면 제셉 대령 역의 잭 니콜슨은 군사법정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한다. 이런 것이다.“조국, 충성, 명예, 희생이란 단어를 너희들은 농담할 때나 사용하지. 하지만, 나와 우리 병사들은 그 단어를 위해 목숨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군인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건 당연명제고, 그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녀야 할 애국심 역시 군인의 기본 중 기본이다.그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위의 형태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른 존재니까. ‘어 퓨 굿맨’은 이런 사실을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똑같은 ‘애국심’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던 ‘장사상륙작전’영화가 현실의 모든 부분을 담아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현실의 어떤 영역은 영화가 보여주는 ‘만들어진 리얼리티’를 훌쩍 뛰어넘는다.대부분이 10대였던 청년 139명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파탄지경에 이른 한국을 구해냈던 1950년 9월 ‘장사상륙작전(長沙上陸作戰)’이 바로 그런 경우다. 아직 이 작전이 생소한 이들을 위해 아래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다.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 초기에 남한 군대는 무기력했다. 지휘부와 군인들은 서울에서부터 남쪽으로 후퇴를 거듭했고, 병력 보충과 물자 보급 등이 원활하지 못했다. 전선은 갈수록 남하했다. 부정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전세(戰勢)를 뒤바꿀 작전이 절실했다. UN군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는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그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북한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이에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가 ‘또 다른 상륙작전’의 장소로 결정됐다. 양동작전(陽動作戰·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해 병력을 기동함으로써 적군을 속이는 작전)이었다.1950년 9월 14일 대부분이 중·고교생이었던 학도병 772명이 LST 문산호를 타고 부산항을 출발한다. 영덕 바다에 이른 그들은 1 5일 새벽 6시 변변치 않은 무기를 든 채 거친 파도를 헤치고 장사리 해변으로 상륙을 시도한다.뭍에 오르기도 전에 적지 않은 병사들이 북한군의 총탄에 전사했다. 하지만, 애국심과 신념으로 무장한 학도병들은 그 어떤 특수부대 못지않게 용감했다.애초에 3일로 예정된 작전이었지만, 병사들이 타고 온 문산호가 좌초되는 바람에 전투는 기약 없이 길어졌다. 총탄과 식량이 모자랐다. 그러나, 학도병들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상륙 목표지였던 ‘200 고지’를 점령했음은 물론이고, 7번 국도를 차단했고, 더불어 북한군의 주요 보급로까지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잘 훈련된 북한 보안부대와의 전투에서도 단 한 명 물러서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악전고투(惡戰苦鬪)를 통해 젊은이의 애국심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물론 이 과정에선 적지 않은 희생이 뒤따랐다. 눈물겨운 죽음이 계속됐고, 포로로 잡힌 병사들도 적지 않았다.미국의 군사전문가들조차 “성공할 확률이 5000분의 1도 되지 않는 무모한 행위”라며 반대했던 ‘장사상륙작전’. 하지만 772명 학도병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았다.오늘날 한국전쟁사(史)는 ‘장사상륙작전’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들었음은 물론, 경주와 부산을 사수하고 서울 수복을 돕는 등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결정적 계기였다”고 기록하고 있다.맥아더 사령관 역시 작전에 참여한 병사들의 영웅적인 행위에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놀라운 사실은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대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것이다. 고작 2주의 군사훈련만을 받은 학도병들이 북한군 정예부대에 밀리지 않고 저항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 작전의 성공은 젊은이들 모두가 한뜻으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처한 조국을 구하겠다는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가졌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영덕군은 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 남정면 장사리에 위령탑과 위패봉안소, 전시교육관과 승리의 광장 등을 만들어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을 조성 중이다.◆ 영화로 부활하는 ‘9.15 장사상륙작전’극적인 요소와 감동의 차원에서 보자면 ‘장사상륙작전’은 ‘어 퓨 굿맨’보다 훨씬 더 강한 영화적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생각이 기자 하나만의 독단이 아님을 증명하듯 현재 ‘장사상륙작전’의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영덕군과 경상북도,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봄 ‘장사리 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협약식에는 영화 ‘친구’와 ‘사랑’으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과 학도병을 연기할 최민호, 김성철 등이 참석했다.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류병추 장사상륙참전기념사업회장의 참석은 이날 협약식이 가진 의미에 무게감을 더해줬다.영화 ‘장사리 9.15’(가제)는 곽경택과 김태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명민과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 등이 출연한다.이 작품 속에선 전체 참전병사 772명 중 600여 명의 학도병들이 훈련 받는 장면, 태풍으로 인해 문산호가 좌초되는 장면, 북한군과의 전투 장면, 승선하지 못한 병사 39명이 포로가 되는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담기게 된다.‘장사상륙작전’을 기억하고, 거기에 담긴 나라 사랑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전승기념공원을 조성한 영덕군은 영화 ‘장사리 9.15’의 제작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호국(護國)과 의병의 고장’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덕으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이와 관련 이희진 영덕군수는 “혁혁한 전과를 올린 장사상륙작전이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며 “곧 선보이게 될 ‘장사리 9.15’를 통해 국민들이 772명 젊은 병사들의 숭고했던 정신을 오래도록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국가를 지켜냈던 139명 장사상륙작전 젊은 전사자들을 위해서라도 ‘장사리 9.15’가 ‘어 퓨 굿맨’을 넘어서는 완성도 있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6.25 한국전쟁의 ‘결정적 한 장면’인 인천상륙작전. 그 작전의 성공은 ‘장사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인천상륙작전은 장사상륙작전에 작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학도병들은 보급로를 차단해 북한군의 후방 활동을 마비시켰고, 적군 2개 연대와 전차 4대를 영덕으로 유인하는 교란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전투를 주도했던 이들이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어린 중·고교생이란 사실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아픔을 동시에 전해준다.현재까지 인천상륙작전은 영화, 드라마, 시와 소설 등의 소재로 많이 사용됐다. 이에 비해 장사상륙작전은 잊혀지고 소외됐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은 말이다.이런 상황에서 영덕군은 장사상륙작전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웹툰(Webtoon) ‘잊혀진 전쟁, 장사상륙작전’(김동연 원작·어랙군 그림) 제작도 그 사업의 일환이었다.완성된 웹툰은 장사리 해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772명 학도병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지난해 웹툰 전문사이트 코미카(www.comica.com)를 통해 20회에 걸쳐 연재된 ‘잊혀진 전쟁, 장사상륙작전’은 젊은 세대들에게 이 작전의 전개 과정에서부터 아직도 생생한 현장성까지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웹툰은 백발의 노인이 된 장사상륙작전 참전용사 윤동준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액자식 구성.이 작품은 LST 문산호에서 해안으로 연결된 로프를 타고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장면, 포탄이 쏟아지는 북한군 진지를 점령하는 전투,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과 뼈아픈 전우의 죽음 등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덧붙여 영덕군 문화관광과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사진제공 영덕군/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6-06

청도 청정 에코 숲 속에서 짜릿한 속도와 스릴을 즐긴다

숲 속을 가로지르는 ‘친환경 루지(LUGE) 레저시설’이 국내 최초로 청도군에 들어선다.루지는 프랑스어로 ‘썰매’를 뜻한다.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 가운데 하나인 루지에 바퀴를 달아 사계절용으로 변형한 무동력 레저 스포츠다. 트랙 경사도는 5%에서 12% 이내로 비교적 완만하지만, 곡선 코스가 반복되는 트랙으로 인해 속도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루지는 출발 지점에서 설명하는 안전요원의 운전 방법(핸들을 밀면 가속·잡아당기면 감속)을 듣고 난 뒤 누구나 손쉽게 운전할 수 있다. 또 손쉬운 속도 조절, 곡선 부분의 안전쿠션, 50㎝ 거리마다 가속방지 시설을 설치해 최대한의 안전과 재미를 더한다.또 사고율은 통계상 1만분의 1로 사고를 겪은 사람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의 경미한 사고를 입었으며, 만약을 대비해 이용자를 위한 보험가입을 통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인증된 체험레저시설이다.지난 1985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루지는 31년간 운영을 통해 안정성 및 흥행성이 입증됐다. 2018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국내 5곳(통영·양산·강화도·홍천·대관령), 해외 5곳(싱가포르 센토사·뉴질랜드 로토루아·뉴질랜드 퀸스타운·캐나다 몽트렘블랑·캐나다 캘거리) 등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또 루지의 경우 빠른 회전율로 많은 인원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번에 청도루지에 투입되는 카트(Cart) 역시 심혈을 기울였다. 청도루지 측은 제품 및 품질과 안전에 관한 종합 시험인증기관인 FITI시험연구원과 KCL의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어 설계디자인, 금형제작, 주행 테스트, 생산, 안전 인증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을 들여 제작했다.수송수단인 리프트는 시간당 1천200여명의 이용객을 수송할 예정이며, 한 리프트에 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산 정산을 찾았을 때 청도소싸움장을 비롯해 청도프로방스, 청도군의 전경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며 장관을 연출했다. 또한 불빛을 이용한 야간개장도 계획돼 있기에 다른 지역의 루지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공이 완료되면 새로운 청도 관광의 메카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본지는 청도군을 눈에 담으며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청도 루지만의 매력과 정보에 대해 취재했다.□ 청도 루지, 9월 개장 목표로 공사 진행청도루지 시행 및 운영사인 ㈜청도루지(회장 김청현)는 총 사업비 140억원을 들여 사람의 손길이 닿은 적이 없는 청정 산악지역에 루지 트랙과 스카이 리프트를 조성 중에 있다.이들은 지난해 8월 청도군으로 부터 용암온천관광지구인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장 인근 산 10만여㎡에 ‘국내 최초 숲 속 친환경 루지 조성’을 위한 사업 및 건축허가를 받았다.이후 루지 썰매(300대)·스카이 리프트(620m·56대) 등 기반 시설과 함께 폭 4m·길이 1.9㎞에 이르는 루지 트랙 조성 설계를 완료했다. 지난 3월 시작된 공사는 현재 공정률 30%이며, 8월쯤 준공해 9월 중순 개장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숲 속 에코 루지로 탄생청도 루지는 타 지역의 루지와 차별화 전략을 시도한다. 바로 ‘친환경’을 사업의 핵심점으로 넣었다. 청도 루지 측은 대상지의 자연을 최소한으로 훼손하며 트랙을 개발하기 위해 2년이라는 장시간의 기획 및 설계기간을 가졌다.또 숲 속 트랙의 장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루지 운영과 동시에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도 준비했다. 이로 인해 자연을 그대로 살린 숲속 트랙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청도 루지를 찾는 관광객들은 청정의 숲 경관을 만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 정상 출발 지점에서 드넓게 펼쳐진 청도의 아름다운 풍경도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또 관광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은 물론 자연을 보존하고 더욱 건강하게 가꾸는 친환경 기능까지 가진 신개념 친환경 관광사업이 될 것이라 업계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야간 종일 이용 가능해전국에는 통영·양산·강화도·홍천·대관령 등 5곳의 루지가 있으며, 경북에서는 최초로 청도군에 루지 시설이 형성된다. 청도 외의 다른 지역의 루지 운영시간은 성수기 및 주말 기준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다.하지만 청도루지 측은 운영시간을 저녁 10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인근에 위치한 365일 빛 축제장인 ‘청도 프로방스’야간 주입장 시간의 영향도 크다.특히, 청도 루지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간에도 즐길 수 있도록 루지트랙에 형형색색의 화려한 LED조명이 가미된 불빛터널, 불빛조명 트랙, 테마형 트랙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청도프로방스의 화려한 조명과 청도 루지의 불빛 트랙이 일대를 환히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할 것으로 기대흔히들 ‘루지’를 대박 관광 사업아이템이라고 부른다. 이는 경남 통영 루지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통영 루지에는 개장 1년 만에 18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이와 함께 통영을 다녀간 관광객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청도군에 따르면 연간 군을 찾는 관광객은 350만~4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찾는 곳은 지역 축제와 청도소싸움장, 와인터널, 청도프로방스, 용암온천 등 이다.청도 루지가 위치한 곳은 위 관광지들의 인근이며, 젊은 층과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청도 루지를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청도루지 측 역시 개장 첫해 연 130만명의 이용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에 서로간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작용해 청도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주변 상권 활성화 및 지역 농특산물 소득 증대, 새로운 관광자원의 도입 역시 기대된다.인터뷰 ‘청도 루지’ 김청현 회장㈜청도루지 김청현(사진·55) 회장은 “무엇보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을 밝히며 청도 루지에 대해 소개했다.김 회장은 “경북에서 처음으로 탄생하는 청도 루지는 국내 최초로 자연을 그대로 살린 ‘에코루지’다. 특히 불빛 속을 가르는 야간루지와 루지트랙에 불빛터널 및 불빛조명, 각종 테마가 접목된 테마형 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현재 공정률은 30%다. 트랙 공사의 경우는 진척이 빨라 35%까지 진행됐고, 수송수단인 리프트의 경우 테마파크 특수장비회사인 스위스 BMF에서 주문 제작된 리프트 1차분이 5월 말 도착해 6월부터 공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며 “오는 9월 중순 개장을 위해 모든 공사 일정을 안전 속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그는 “나의 힘만으로 청도 루지 사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특히 청도군이 청도 루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 과정에는 이승율 청도군수와 문화관광과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경북도 역시 경북 최초 루지 투자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해 도왔다”며 “청도 루지가 완성되면 청도군과 업무협약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오는 9월 청도 루지가 계획대로 대상지에 조성, 운영되기 시작하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주·야간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청도의 레저관광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청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6-02

영덕의 들판 가득 횃불처럼 타올랐던 뜨거운 나라사랑

의병(義兵)이란 ‘국가가 외부의 적으로부터 침탈당해 위기에 처했을 때 통치권자의 명령 없이 스스로 뜻을 세워 외적에 대항해 싸우는 민간인 병사’를 의미한다. 의병이 된다는 것은 하나뿐인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이니 누구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은유와 상징을 통해 인간과 사물을 해석하는 문학가들은 이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심장으로 한 시대를 살아냈던 시인 김남주(1946~1994)는 자신의 시 ‘의병’에서 아래와 같이 노래한다.산맥을 달리는 말과도 같고/보이었다 사라졌다/령(嶺)을 넘는 바람꽃 같기도 하고/시위를 떠난 화살/바위에서 꽂히는 죽창 같기도 하는/당신은/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보이기 시작합니다…(중략)나타났어요 의병들이/무리 지어 동구밖에 나타나/가로질러 들판을 건너/큰 아우성과 함께 능선을 타고/사라졌어요/흰 눈에 덮인 길을 열고…(중략)당신은/한 시대의 유령입니까/타올라 들판 가득 횃불로 살아/삽시에 사그라지고 마는/타고 남은 재입니까…(중략)기우는 달 왕관도/왕관을 떠받드는 문무백관도/글줄이나 알아 오히려 우환인 식자들도/도망치듯 어딘가로 다 사라지고/나라의 그림자마저 보이지 않을 때/당신은 보이기 시작합니다/숲속의 대장간에서 이글대는 숯으로/숯불에 달구어지는 시련의 무기로/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일자무식의 나라사랑으로.◆ 영덕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 개최영덕군은 예로부터 ‘호국(護國) 의병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다.한국의 마지막 왕조 조선이 기울어가던 무렵부터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영덕에선 적지 않은 의병들이 떨쳐 일어나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상황에 있던 나라를 위해 사심 없이 싸웠다. 그들이 보여줬던 대의(大義)와 애국정신은 오늘날까지도 그림자 없이 선명하다.경북의 향토사학자들은 “그 시기 최초의 평민 의병장 신돌석(1878~1908)과 이름 없는 의병들이 보여준 견인불발(堅忍不拔)의 기개와 나라를 되찾고자 한 항쟁의식이 영덕 역사의 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바로 이 영덕에서 ‘2019년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영덕군은 행사의 포커스를 ‘의병장 신돌석’에게 맞추고 “신돌석 장군의 고향 영덕에서 다시 한 번 휘날리는 의로운 깃발을 전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매년 6월 1일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 이날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날(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것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6월 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해 각종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올해는 3.1독립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도탄에 빠진 조국과 백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 분연히 일어섰던 의병들의 고장 영덕.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호국 의병의 고장 영덕에서 ‘제9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을 열기로 결정했다. 6월 1일을 전후해 영덕군에선 기념식을 포함한 다양한 부대 행사와 전시·체험행사가 펼쳐지게 된다.영덕군청은 “이번 행사는 영덕 호국문화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성찰하고, 그 뜻을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신출귀몰’ 평민 출신 의병장 신돌석은…구한말.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의병 항쟁의 역사’를 자신의 온몸으로 써내려간 20대 청년 신돌석은 1878년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에서 태어났다.농민의 아들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부당한 일에 저항하는 태도가 남달랐고, 애국의 기개 또한 높았다고 한다.1905년 치욕적인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된 후 나라의 운명이 위험에 처하자 신돌석은 국권을 빼앗은 일본과 싸울 것을 결의하고, 1906년 영릉의병진(寧陵義兵陣)을 창의한다. 이후 동해안과 태백산맥을 거점으로 일본군과 다수의 전투를 벌였다. 당시 그의 나이 겨우 27세.신돌석은 일본군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신장군실기(申將軍實記)’ 에선 신돌석을 “그 모습이 장대하고 여력이 뛰어나 수십 길의 언덕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고 묘사했고, ‘의병대장신동유사’는 신 장군이 “전신주를 뽑아 일본 공병 5~6명을 무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고대 중국 초나라 호걸 항우의 ‘역발산 기개세(力拔山氣蓋世)’에 방불하는 신돌석의 풍모는 이런 기록으로도 남아있다. 다소 과장이 섞인 풍문일 수도 있겠으나 아래 그대로 옮긴다.“병정 40~50명이 사용하는 총검이 무더기로 세워져 있었는데 그걸 한 손으로 기러기 깃털 다루듯 가볍게 들어 올리자, 적군들 모두가 두려워 감히 일어나 맞서지 못했다.”신돌석은 영덕, 영해, 울진, 삼척, 경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조선의 농산물과 수산물을 약탈하는 일본군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해 그 이름을 높였다. 그러한 활약으로 1907년 경기도 양주에 전국 의병장들이 모였을 때는 교남창의(嶠南倡義) 대장(大將)으로 추대되기에 이른다.호국과 대의명분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했던 신돌석 장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1908년 12월 교활한 밀고자에 의해 살해된다. 불과 30년의 짧은 생애였지만, ‘호국 의병’의 진면목을 보여준 그에게 국가는 건국공로훈장을 추서했다.6월 1일 ‘대한민국 의병의날’최초 ‘평민 의병장’ 신돌석 장군 고향영덕에서 전국 대표로 기념행사 개최군 자체제작 ‘의병과 호국문화’ 영상물뮤지컬·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 진행‘호국의병의 고장’ 자리매김 기대◆ 다양한 의병 관련 행사 준비신돌석을 포함해 오늘날 한국이 있게 한 의병들의 정신을 기리는 ‘제9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은 6월 1일 신돌석 장군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숭모제(崇慕祭)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행사에 앞서 영덕군은 자체 제작한 ‘의병과 호국문화’를 다룬 영상물을 상영할 예정이다. 뮤지컬 ‘의병! 그 위대한 이름이여’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기념식 사회는 역사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맡았다. 서 교수는 SNS를 통해 모집된 ‘영덕군 항일역사 투어단’과 유적지도 찾게 된다.다수의 기관과 단체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군 신돌석함 부대는 잠수함 사진과 독립운동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시하고, 독립기념관과 현충시설 등에선 의병 시(詩) 따라 쓰기, 의병 사진 전시, 의병 그림 그리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영덕군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 홍보 CI 제작 △‘영덕의 의병과 호국역사문화’ 자료집 제작 △‘의병 아리랑’ 공연 △신돌석 장군 관련 물품 전시 △영덕 의병 역사 토크콘서트 △의병의 날 기념 ‘영덕군 항일역사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뜨겁고 숭고했던 의병 정신을 기억하는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영덕 바다에 스러진 또 한명의 의병 ‘벽산 김도현’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엔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영덕을 포함함 경상북도도 마찬가지다. 신돌석 장군과 함께 영덕군과 깊은 인연을 가진 또 한 명의 의병장이 있으니 바로 벽산(碧山) 김도현(1852~1914)이다.영양에서 태어난 그는 영양과 안동 지방에서 의병 봉기를 촉구했고, 영흥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1895년. 명성왕후가 살해되고 단발령이 내려지자 전국의 유생들이 분노한다. 이 의분(義憤)은 의병들이 결집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1896년 2월 봉화군 청량산에서 기병(起兵)한 김도현은 봉화와 영주를 거쳐 안동으로 진격한다.영덕과 영해, 청송과 의성에서도 열악한 무기와 수적 열세에 굴하지 않고 적군에 당당히 맞섰던 의병장 김도현. 하지만 신식 무기를 갖춘 일본군과의 전투는 갈수록 의병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이에 김도현은 산중에 은거하며 왕에게 상소문을 올린다.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변경하는 광무개혁은 부당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한다.1906년에 다시 의병을 모아 전투에 나서고자 했으나 좌절됐고, 이즈음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뜨거운 애국심을 구체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장부 김도현의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1914년 김도현의 아버지까지 세상을 떠났다. 나라 잃은 고통에 부친 상실의 슬픔까지 겹친 것이다.결국 김도현은 “망국의 한이 깃든 이 땅에는 내가 묻힐 곳이 없다”며 바다에 투신한다. 부정할 수 없는 순국(殉國)이었다. 1962년엔 그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다영덕군 영해면 대진리 바닷가에 위치한 도해단(蹈海壇)은 김도현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자리에 세워졌다. 영덕군은 그의 의로운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겠다는 뜻에서 매년 8월 도해단에서 제사를 올리고 있다. 만약 올 여름 영덕을 찾을 계획이라면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벽산 김도현의 ‘쪽빛 충절’도 함께 가슴에 담아보기를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 영덕군

2019-05-30

길 위에서 만난 젊은 연인들,그들은 더 이상 비극이 두렵지 않았을까

그간 여행했던 유럽 다른 나라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푸른 들판은 한국의 1970~80년대 시골 풍경과 닮아있었고, 빨간 지붕의 야트막한 집들이 정겨움을 불렀다.수도인 티라나(Tirana)는 물론 마을 앞을 평화롭게 흐르는 강이 인상적인 조그만 도시 베라트(Berat)에도 이슬람교 성당인 모스크(Mosque)가 높은 첨탑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익숙하고, 또 다른 면에선 생경한 모습들.동유럽 발칸반도에 자리한 알바니아는 1479년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았다. 그 영향 때문일까. 유럽 어느 국가보다도 무슬림(Muslim·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알바니아의 인구는 약 360만 명. 이중 70% 이상이 무슬림이다.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가톨릭신자는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 머리가 두 개인 독수리를 형상화한 국기와 이슬람 생활양식으로 여행자들에게 알려진 나라.▲ 잊을 수 없는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국경을 접한 마케도니아에서 티라나로 들어가 고풍스런 매력이 물씬한 베라트와 짙푸른 해변을 가진 사란다 등의 도시를 떠돌았다. 알바니아는 몇몇 국가들과 종교와 인종으로 인한 불화를 오랜 시간 겪었으나, 그와는 별개로 국민들은 친절하고 쾌활했다.시장에선 “이것 한 번 맛보라”며 낯선 여행자에게 큼직한 자두를 건네는 상인이 적지 않았고, 시골 마을 노인들은 자기 동네를 찾은 이들에게 달콤한 홍차 한잔을 내미는 것으로 여독(旅毒)을 달래주기도 했다.목가적인 풍경과 따스했던 사람들. 그것들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게 또 있다. 바로 알바니아에서 만난 연인들.모두가 알다시피 이슬람 국가에선 결혼하지 않은 남녀 사이의 연애를 어떤 형태로든 통제한다. 그 통제가 때로는 ‘명예 살인’ 같은 흉악한 양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자유연애’가 일상화된 국가에서 보기엔 끔찍한 일이다.중동이나 아랍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알바니아 역시 이슬람 생활양식이 보편화된 곳이니 미혼남녀의 연애가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 특히 종교와 인종이 다른 상대와의 사랑은 쉬운 일이 아닌 듯했다.그러나, 세상 어떤 규제와 제약이 심장으로 향하는 피가 펄펄 끓는 청춘들의 연애감정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겠는가.당연지사 알바니아 처녀, 총각도 사랑을 한다. 기자가 직접 봤기에 단언할 수 있다.베라트의 허름한 게스트하우스. 사흘을 머문 그곳에서 독일 사내와 알바니아 여자의 애틋한 연애를 지켜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인종과 종교가 모두 달랐다. 하지만 그 연인은 이미 세상이 강제한 금기를 훌쩍 뛰어넘은 것처럼 보였다.티라나에선 헤어지기 아쉬워 한참 동안 서로의 몸에 감은 팔을 풀지 못하는 또 다른 연인을 만났다. 자정을 넘긴 늦은 밤. 카페 뒤 어두운 골목이 둘이 뿜어내는 뜨거운 빛으로 환해지고 있었다.그 순간 보았다. 서른이 되기 전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시와 시인을 아끼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선 여전히 스물아홉 청년으로 살아있는 기형도(1960~1989). 그의 시 한 편이 칠흑처럼 검은 하늘에 새하얀 휘장으로 펼쳐지는 걸.▲ 아름다운 세상을 완성하는 건 결국 ‘사랑’이 아닐까‘질투는 나의 힘’을 접한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자신이 청춘을 되돌아보면서, 미래의 나는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희망은 다만 타인의 삶을 향한 질투뿐이었음을 깨닫고 있다”고 평했다.여기에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완성된 형태의 사랑을 가져보지 못했던 ‘청년 기형도’는 ‘탄식’과 ‘질투’로만 점철된 세상 속에서도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으로 비루했던 한국의 20세기 말을 견뎌내지 않았을까?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젊은이들의 사랑은 유사한 양식과 지향을 가진다. 스스로 제어하기 힘든 열망과 환희, 여기에 때때로 쓰라린 고통을 동반한다는 면에서 한국과 알바니아의 연애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게 분명하다. 베라트에서 만난 기독교도 독일 청년과 이슬람교 신자인 알바니아 여성의 연애는 언제 어디에서 돌팔매를 맞을지 모른다.하지만 그런 수난 또한 둘의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우리가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수많은 ‘러브 스토리’처럼. 오늘이 살아있는 마지막 날이 아님에도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들인양 격정적으로 포옹하던 티라나의 연인. 그들이 보수적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두려워할 까닭이 없다. 왜냐? 서로를 향한 둘의 사랑은 세상을 뒤엎을 용기도 줄 수 있으니까.20대 초반 풋풋하고 젊은 알바니아 연인들의 달콤한 입맞춤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본 그날 밤. 아주 오래전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새벽 무렵, 아래와 같은 졸시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다.1982년, 열두 살 그 소녀에게기억은 그믐밤 회랑 같은 것이라헛디뎌 계단을 구르는 경우가 흔했다삼십 년 전, 어둠에서 비를 맞고 섰던 게너였는지 혹은, 나였는지제 두려움에 떨던 우리 안 두억시니였는지그날 그랬듯 지금도 알 수 없지만실핏줄 내비치던 네 파리한 뺨을 꿈꾼 날이면아열대 스콜 속을 걷는 양 끼쳐오는 열기용기보다 변명을 먼저 배운 건 가난 탓이고코흘리개 어린 주먹도 거짓말은 싫었지만어떤 어른도 아이를 안아주지않던 시절억지 굴신을 가르친 군인에게선박하향 로션으론 가릴 수없는 죽음의 냄새비굴하게 웃던 선생들 모진매질 견디며꺾인 무릎으로 표류하듯살았는데허나, 너를 떠올릴 때만은터무니없는 동화처럼 눈부신초여름 빗줄기새빨간 양귀비꽃처럼 터지던웃음매혹에 중독돼 다시금 견뎌야 할 세상마흔이 돼서야 온전히 살아낸 열두 살.알바니아 여행에서 돌아온 지 벌써 몇 해가 흘렀다. 기자가 갔을 땐 동양인을 만나기가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상황이 변했다고 한다.TV 속 세계여행 프로그램이 “이제 알바니아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적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준다.어쨌건 알바니아는 아름다운 여행지가 분명하다. 초록빛 옥수수밭을 흔드는 부드러운 바람과 고요한 시골길, 모스크 지붕에서 흩어지는 눈부신 햇살은 쉬이 잊히지 않을 추억을 선물한다.여기에 하나 더. 인종과 종교, 국경까지 넘어선 연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사랑의 풍경’은 더 말해 무엇할까.사진제공/류태규/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5-23

구미시, 국비확보 전략적 행보… 제2 도약 발판 마련 총력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전국 모든 자치단체가 내년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유독 국비확보에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자치단체가 있다. 바로 구미시다.구미시의 올 상반기 국비확보 성적표는 눈이 부실 정도다. 구미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핵심부품 기술개발 공모사업을 시작으로 중앙부처의 각종 공모사업을 잇따라 따내면서, 올해 1분기 사상 유례없는 821억 원의 성과를 이뤘다.이는 구미시 상반기 역대 외부 예산액 중 최고치다. 시는 올해 중앙부처 공모사업에 적극 대처한 결과 14건 821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지난해 1분기 511억 원과 비교해 31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더 챙긴 셈이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의 국비확보 성과와 노력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구미시의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살펴봤다.□장세용 구미시장, 국비 확보에 총력장세용 구미시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국비확보를 위해 각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취임 전인 지난해 6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스마트 서비스 융합밸리 조성을 위한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그 결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반인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국비 180억 원(2019년 국비예산 4억 원)을 확보했다. 취임 이후에도 장 시장은 시간만 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방문하느라 새벽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국비확보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소관 실무부서들을 일일이 돌면서 자료를 전달하고 관심을 당부했다.지난해 11월 포항에서 열린 한-러 경제포럼 경제인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역 현안을 피력한 장 시장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방문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을 연이어 만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며 중앙부처와 국회의 문턱이 닳도록 뛰고 또 뛰었다.그 결과 구미시는 5G 테스트베드 구축과 전자·IT분야 국방 단종부품 시범사업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며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을 역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장 시장은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 의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특히 지난 22일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미시와 지역 국회의원은 정부예산편성 순기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2019년 상반기 확보한 주요사업구미시는 지난해 지역 정치권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비 3천218억 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신규사업 64건, 계속사업 57건 등 총 121건 3천914억 원의 국비확보를 목표로 신발에 열이 나도록 뛰고 있다.시는 2020년도 국비확보를 위해 부처 예산편성 초기 단계부터 발 빠른 총력전을 전개하고,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국비확보 T/F팀을 조기 가동해 국비 확보를 위한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의 이러한 노력으로 산업, 안전, 문화, 복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비를 확보했다.올해 선정된 국비 주요사업은 △5G 핵심부품 기술개발사업(90억 원) △5G 시험망 테스트베드 구축사업(128억 원)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420억 원) △문화적 도시재생 공모사업(2억5천만 원) △노사상생형 지역일자리컨설팅지원사업(1억3천만 원) △산학연융합촉진센터(6억4천만 원) △잡곡들녁경영체 지원사업(2억5천만 원) △자전거도시 브랜트화 지원사업(2억 원)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기반구축(6억 원) △전통시장 화재알림시설 설치사업(1억2천만 원) 등이다.□생활SOC사업 공모에 선제적 대응최근 정부의 ‘생활SOC 3개년 계획’발표에 따라 구미시는 시민들을 위한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발굴과 예산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정부가 2020년부터 3년간 30조원을 자치단체에 투입하는 이번 계획은 △공공체육 인프라 △생활문화공간 △기초인프라 등 3대 분야(8개 핵심과제)로 추진된다. 구미시에서는 국민체육센터 건립, 가족센터 건립, 로컬푸드통합센터 건립 등 생활밀착형 SOC 중점투자시설 사업 24건을 통해 국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본격 발주되면서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SOC가 접목되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생활 SOC 사업의 생활 개념을 시민의 생활로 확대해 시의 현안사업과 접목시키는 쪽으로 정부 정책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국가 제1산단 공단2동 일대 50만㎡에 진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1공단 도시재생사업)이 공모에 선정될 경우 총사업비 416억 원(국비 250, 시비 160)을 지원받게 되며, 2020년∼2025년까지 6년간 연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또 구미역 후면 선주원남동 일대 16만578㎡에서 추진되는 선주원남동 도시재생 사업은 공모에 선정될 경우 총사업비는 167억 원(국비 100, 시비 67)을 지원받아 2020년∼2023년까지 4년간 추진된다.시는 사업설명회와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 수렴을 거쳤으며, 도시재생대학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민 역량 강화에 힘쓰면서, 다양한 도시재생 전문가의 자문의견 등을 반영해 공모사업 선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국비확보 노력은 계속된다구미시는 구미공단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구미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전방위적인 혁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제, 일자리, 문화, 관광, 복지, 환경 등 시정 전 분야에 걸친 혁신으로 새로운 구미 100년을 계획하고 있다.시는 이를 위해 총 121건의 사업에 국비 3천914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확보한 국비 821억원에 이어 새로운 국비확보를 위해 잠시도 쉴틈 없이 발품을 팔고 있다.구미시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별 주요사업은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생활환경지능형 홈케어가전 혁신지원센터 구축사업(12억 원), 로봇직업혁신센터 구축사업(20억 원), 5G 기반 VR/AR 통합테스트베드 구축사업(20억 원), 전자·IT 분야 국방단종부품 시범사업(6억 원), 도시재생분야에는 구미제1국가산업단지 재생사업(70억 원), 1공단 도시재생사업(117억 원), 금오시장 일원 도시재생사업(45억 원) 등이다.또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구미 국가공단(1∼3공단) 연결교량 건설(10억 원), KTX 구미역 정차 및 북구미IC∼군위JC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 노후상수도 정비사업(109억 원), 여성가족나눔센터 건립사업(50억 원), 학서지 생태공원 조성사업(46억 원), 구미 천생산성 주변 정비사업(5억 원), 구미봉수지 복원정비사업(4억5천만 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시는 국비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중앙부처 세종시 이전 완료에 맞춰 4월 서울사무소를 확대 개편하고, 세종사무소를 새롭게 설치했다. 구미시는 서울사무소와 세종사무소를 통해 정부예산편성 순기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을 펼치고 있다.장세용 구미시장은 “올해는 구미공단 조성 50주년을 맞아 지역경제 활력 회복, 내년도 제101회 전국체전의 차질 없는 준비 등으로 구미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며 “중앙부처 방문 활동과 더불어 지역 국회의원과의 전략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해 주요 현안 사업에 국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5-23

‘기업이 몰리는 김천’ 비결은 사통팔달 교통망과 아낌없는 지원

김천으로 기업과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국 모든 광역단체와 지차체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유독 김천시의 기업유치 성과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지리적 특수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김천은 남한의 정 가운데에 위치한 도시로,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였다. 특히,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KTX김천(구미)역과 경부선 김천역이 자리잡고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다. 여기에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가 만나는 곳에 있어 전국 어디든지 3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이러한 교통 편리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김천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천시의 다양한 지원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기업 유치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김천시의 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김천과 경북의 경제활성화를 모색하고자 한다△교통의 요충지 김천김천시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경유하고, KTX김천(구미)역이 입지해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로, 경상도·충청도·전라도가 마주한 곳에 위치해 전국 어디든지 3시간 안에 이동이 가능한 곳이다.지난 1월 29일 김천시민의 50년 숙원사업이었던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되면서 사업추진에 큰 탄력을 받고 있으며, 김천∼문경간 전철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됐다.이렇듯 교통의 요충지로 손꼽히는 김천에서도 가장 교통이 편리한 어모면·대광동·응명동 일원에 김천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해 경제의 중심인 제조업 공장들이 앞다투어 들어와 있다. 이 곳은 경부고속도로 동김천 IC와 김천시청에서 차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KTX김천(구미)역에서는 10분이면 접근이 가능다. 이처럼 편리한 물류교통은 김천일반산업단지가 가지는 최적의 장점으로,현재 분양 중인 3단계 사업부지에 분양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김천일반산업단지 3단계 분양 순항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2단계 사업은 준공도 하기 전에 모두 조기 분양을 완료한 가운데 3단계 사업이 지난 3월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타 지방자치단체들이 낮은 산업단지 분양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2단계 조기 분양은 김천의 산업단지가 얼마나 경쟁력이 높은 곳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으로 3단지에도 기업들의 분양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특히, 3단계 사업은 최근 제조업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조성원가보다 25%나 저렴한 전국 최저 수준 분양가로 인해 투자기업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낮은 분양가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전체가 경북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돼 다양한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2018년 11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국가혁신클러스터 지구가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신규로 김천 소재 산업단지나 농공단지 및 김천혁신도시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세제혜택, 금융지원, 규제특례, 혁신프로젝트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다.이로 인해 산업단지 투자유치기업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의 보조금액을 최대 10%까지 더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튜닝 관련 업종일 경우 각종 규제 특례, 및 금융·재정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 입주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김천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김천시청 투자유치과(054-420-6233)로 문의하면 된다.△철도 산업의 메카, 김천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29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진행하는 23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고, 그 중 김천시민의 염원이었던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이 핵심사업에 포함돼 사업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김천시는 철도산업 관련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철도기업 유치에 성공하면, 김천시에 소재하는 철도차량 및 관련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지속적인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광역 교통의 요충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김천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발표 전부터 이미 철도 관련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국내 3대 철도 차량 제작업체인 (주)다원시스가 김천일반산업단지가 있는 김천시 어모면에 위치해 있으며, (주)에이치티엘, (주)베스트엔지니어링, (주)은성테크, (주)케이에스엠테크 등 관련 협력업체들도 김천일반산업단지와 그 인근에 모여 있다.또 김천시는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뿐만 아니라, 김천∼문경선 사업,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에 포함돼 있는 김천∼전주선 등 여러 철도 관련 사업의 시종착 지점에 해당된다.철도 관련 기업이 김천시에 입주하면 토지매입비 뿐만 아니라 물류비용 절감에도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기업하기 좋은 도시 김천김천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찾아오는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발로 뛰는 기업유치와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점차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독자적으로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운영해 투자기업에 대한 보조금 및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기반시설 조성 등에 현재까지 225억여 원을 투입했다.올해는 투자유치진흥기금 100억 원을 추가 조성해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 분양 공고와 더불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여기에 기업유치 뿐만 아니라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들 중에서도 자금이나 인력 부족 등으로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시책도 펼치고 있다.428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운전자금은 김천에 사업장을 둔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설 및 4월 수시분으로 290억원 규모의 자금이 지원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수시분으로 중소기업 운전자금이 지원될 당시 김충섭 김천시장은 “지역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중석몰촉(中石沒鏃)의 심정으로 해외수출 지원사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사업, 기술성장 디딤돌 사업 등 김천시가 지역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해외수출 지원사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김 시장의 공약사업에 해당할 만큼 김천시의 기업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뿐만 아니라, 김천시은 김천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최대 10% 우대 지원,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최대 70%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김천시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일자리 친화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일반산단 3단계 부지를 조성 중에 있다.김충섭 시장은 “김천시는 일반산단 3단계 사업부지를 타 시·군에 비해 싼값으로 용지를 공급하면서 준공 전 100% 분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입주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수요조사를 통해 분양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5-19

“제 휴대폰에는 가족사진보다 민생현장 사진이 더 많지요”

“빛나는 내일을 원한다면 열정적으로 오늘을 살아야 한다.”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라면 이 말에 담긴 뜻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하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군민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관광과 농업이 강한 도시’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청송군. 최근에는 주왕산 인근에서 펼쳐지는 각종 스포츠 행사로도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청송이 그려 나갈 청사진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이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여름의 초입에서 윤경희 청송군수를 만났다. 윤 군수는 관광과 농업 관련 정책에서부터 복지 정책,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 주민들과의 소통 노하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아래는 그것들을 요약한 것이다.-최근 ‘공약실천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어떤 심정이신지.“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이번 평가는 지자체장 선거 공약의 철학과 비전, 이행 로드맵과 재정계획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지 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 청송군 공약사업의 실행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인정받은 것이라 대단히 기쁩니다. 앞으로도 공약을 잘 이행해 ‘살기 좋은 청송, 살맛 나는 청송’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해야지요.”-향후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군정을 추진하실 것인지요.“청송의 주산업은 농업과 관광입니다. 농특산물 품질보증제 시행, 농산물 택배비 지원사업 등을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자 합니다.아울러 고속도로 개통으로 향상된 접근성, 대명리조트와 임업인종합연수원 같은 우수한 숙박 인프라를 바탕으로 교육과 체험을 연계시켜 청송을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할 것입니다.”-‘청송’ 하면 ‘사과’가 떠오릅니다. 청송사과의 홍보 방안과 지원책은 무엇입니까.“청송사과는 2013년부터 7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입 과일 소비 증가로 인해 국내산 과일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일의 주요 소비처인 대도시 대형마트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가 모여드는 스포츠 행사장 등에서 청송사과의 우수한 맛을 알리고, 각종 SNS 홍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계획입니다. 소비 촉진과 거래처 다변화를 위한 직거래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펼쳐갈 겁니다.”-사과 외에 다른 농산물 육성책도 있습니까.“자두, 플럼코트, 토종 다래 등 다양한 작목을 지역 특산물로 키워갈 예정입니다. 특히 청송자두의 경우 매년 재배 면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생종인 ‘추희’는 9월 중순경에 수확해 10월까지 판매되고 있지요. 자두의 품질 향상을 위한 GAP인증을 실시하고, 자두 품질 규격화를 위해 공동선별장도 운영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이미 플럼코트와 토종 다래, 비타민나무, 야생화, 다육식물 등 다양한 작목을 시범 재배 중입니다.”-청송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청송 관광의 매력은 뭘까요.“지난해 관광객 수는 543만 명입니다. 2017년에 비해 20%가 증가했지요. 가족단위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입니다. 잘 지키고 보존해온 자연 경관이 청송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특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등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체험과 학습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려는 가족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관광도시라는 이미지가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청송은 많은 관광자원을 지닌 도시입니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도 다수 유치한 것으로 압니다. 향후 ‘관광 진흥’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요.“청송군은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의 고장입니다. 주왕산, 주산지, 덕천민속마을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관광자원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요. 또한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전국 MTB대회, 모터사이클대회, 청송 트레일런 등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말끔하게 단장된 새로운 숙박시설과 청송만의 먹을거리로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아울러 민자사업을 통한 골프장 건립도 추진하게 됩니다. 레저시설 증설로 관광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 역시 고민 중이지요. 이를 통해 주민 소득이 높아진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청송의 관광 포인트’와 ‘청송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하나씩을 추천해주세요.“최고의 관광 포인트는 주왕산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2019∼2020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국립공원 주왕산은 석병산, 대둔산, 주방산이라고도 불리며 6개가 넘는 산봉과 주왕굴, 연화굴, 용추·절구·용연폭포, 주산지, 절골계곡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명산입니다. 등반 코스도 다양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가을 주말이면 주왕산을 찾는 관광객이 10만 명 이상입니다.음식으로는 ‘약수 닭백숙’을 권합니다. 신비의 물이라 불리는 청송약수를 이용한 백숙으로 황기, 대추, 엄나무, 두충, 녹두 등이 들어갑니다. 약수의 탄산과 미네랄이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고 고기 맛을 담백하고 쫀득하게 해줘서 일품입니다. 원기 보충에도 좋다고 하더군요.(웃음) 닭불고기도 별미입니다. 닭 가슴살을 다져 고추장과 간장 등 10여 가지의 양념에 버무린 후 숙성시켜 석쇠에 구워 먹는데,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청송군이 주요하게 추진 중인 주민 복지 정책도 궁금합니다.“청송의 노인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 정책의 하나로 ‘천원 목욕탕’ 사업을 마련했습니다. 만70세 이상 청송군 거주 노인들이 본인부담금 1천 원으로 관내 목욕업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청송군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입법예고를 거쳐 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으며, 7월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또 청송군 내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는 교복 구입비를 1인당 30만 원 가량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온 이 사업은 상위법령 검토,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완료 등 조례 제정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올해 안에 교복구입비를 신청·접수 받아 지급할 예정입니다.-현재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타개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입니까.“요즘 대한민국 어디를 가더라도 지역경제와 일자리가 숙제입니다. 이는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현재 체류형 스포츠관광지 조성을 위한 골프장 건립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송은 대명리조트, 임업인종합연수원, 민예촌 등의 숙박시설과 수려한 자연경관, 그리고 좋은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유치하면 청송에 머물면서 스포츠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될 것이라 믿습니다. 자연히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또 한 가지 준비하고 있는 것이 한국산림사관학교 유치입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로 산림 분야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고, 이를 반영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필요한 때입니다. 다행히 우리 군엔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인종합연수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미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있기에 연간 1만 명 정도의 산림 관련 교육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주왕산을 중심으로 한 현장 교육도 가능하기에 입지가 좋습니다. 이처럼 많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니 반드시 한국산림사관학교를 유치해 산림산업을 진흥하고, 전문 인력도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또 다른 지역경제 발전 방안도 있나요.“지난해부터 사과축제 행사장을 청송 읍내에 있는 용전천으로 변경하고 야간축제장도 개설했습니다. 그 결과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의 축제 참가율이 현저히 높아졌고 이는 곧 지역경기 활성화로 이어졌습니다. 축제기간 음식점과 편의점, 상점의 매출도 크게 늘었지요.여기에 더해 전국 단위, 시·도 단위의 체육행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체육행사가 열리면 선수, 관계자 뿐 아니라 선수들의 가족까지 오는 경우가 많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큽니다. 지난해 대교 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전국 가을철 중고배드민턴대회, 도 단위 탁구대회·족구대회·게이트볼대회, 산악자전거대회 등을 개최했습니다. 올해도 각종 스포츠 대회가 청송에서 열리고 있으니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군민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제 핸드폰에는 가족사진보다 우리 군의 민생 현장을 찍은 사진이 더 많이 저장돼 있습니다. 지역 행사의 현장 관련 사진들도 많지요. 휴일에도 군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민생을 살피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때 현장 사진이나 인상 깊은 장면들을 찍어 둡니다. 물론 청송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도 포착해 두고 시간이 날때면 들여다 봅니다. 이런 사소한 노력들이 ‘소통과 화합’이라는 큰 물줄기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행정적 차원에서도 주민 밀착형 지역 개발사업과 생활환경 개선사업 등에 대한 공청회를 활성화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각종 민원을 빅 데이터로 분석해 신뢰 높은 스마트행정도 구현할 것입니다.”-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10년 후 청송의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결국 지자체의 역할은 주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계획과 방침들 모두가 청송군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실용적이고 내실 있는 정책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민생을 보듬고 지역민들이 먹고 사는데 집중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청송이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청년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어르신들이 행복한 도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5-16

2019 경북 어린이 백일장 · 사생대회 (경주 · 안동)

경북매일신문이 주최한 ‘2019 경북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경주·안동)’ 입상자가 12일 발표됐다. 지난 5일 경주 황성공원과 안동 탈춤공원에서 각각 열린 대회에는 지역 어린이 5천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이번 경주·안동 대회의 백일장 운문 부문에서 김재명(용강초등 6년) 어린이의 ‘우리 아빠’와 이서하(안동강남초등 5년) 어린이의 ‘주름 요정, 우리 아빠!’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각각 안았다. 산문 부문에서는 김예지(금장초등 5년) 어린이의 ‘우리 아빠’와 김명지(송현초등 2년) 어린이의 ‘아빠 배’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각각 차지했다. 또 백일장 우수상에 최인재(동방초등 2년) 어린이 등의 작품 148점이 선정됐다.사생대회 부문에서는 오자영(금장초등 6년)·성유정(용강초등 3년)·이지민(나원초등병설유치원)·김도희(송현초등 6년)·김서연(서부초등 2년)·이경미(경북경찰청어린이집) 어린이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수진(나원초등 5년) 어린이 등 244명은 우수상을 수상했다.이밖에도 이날 참가한 어린이들은 모두 기념품 게임기를 선물받는 기쁨을 만끽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우리 아빠’나중에 우리 아빠처럼 되지 말아야지어리바리하게 잘못한 내게귀엽다며 큰 소리로 웃어괜한 무안함에 되려 아빠가 원망받는 일.놀이동산 인기 기구 앞에서폭염에 혼자 줄 서 있다가그늘에 쉬던 나를 불러 태워주는 일.내가 고열 감기 하던 날종일 일하고 와서는 밤새 열재며한숨도 안자고 곁에 있는 일.시험 문제 하나 틀려서속상하고 힘 빠져 있는데초울트라 천재라며 엄지 세워주는 일.머리 빠지기 시작한 아빠랑절대 안 닮았다며 우기는 내게아빠 어릴 때 사진 보여주며 장난치는 일.나는우리 아빠처럼 되지 말아야지.입상자 명단□백일장◇운문부◆최우수상 김재명(용강초 6-3)◆우수상 최인재(동방초 2-1) 진시후(유림초 3-8) 임서연(금장초 5-4) 권태우(금장초 6-6) 김민준(유림초 3-5) 이송륜(유림초 5-5) 박서영(경주초 4-3) 김민혁(유림초 6-6) 김은유(항도초 2-1) 임채익(현곡초 4-1) 김재윤(용황초 6-3) 이서윤(용황초 3-4) 유현주(금장초 6-4) 정예준(구미해마루초 2-7) 김채민(경주초 5-3) 조수민(용황초 3-3) 김민예(황남초 2-2) 윤도원(황남초 2-1) 백효림(용황초 1-2) 백선우(황성초 2-2) 조현호(경주초 1-4) 최소영(황남초 3-1) 김예령(용황초 2-3) 신아영(용황초 3-2) 최산(전남장성사창초 2-3) 황채윤(근화유치원) 박주원(황성초 1-3) 서진혁(황남초 1-3) 김서연(유림초 2-8) 이서영(황성초 4-2) 이서경(포천시영복초 5-2) 정송현(유림초 5-7) 최다윤(동천초 5-4) 정지환(용강초 2-1) 김보민(황성초 1-1) 오승은(유림초 1-4) 조진우(용황초 1-1) 최소정(경주초 2-2) 김범진(유림초 3-8)◇산문부◆최우수상 김예지(금장초 5-4)◆우수상 송소윤(월성초 3-1) 김선(모아초 6-1) 김하은(유림초 3-4) 이한결(용황초 5-4) 백종훈(용황초 3-3) 이유성(황성초 5-6) 이지훈(유림초 3-1) 서연수(황남초 4-2) 신재율(유림초 2-3) 김서경(황성초 6-1) 최민지(용황초 3-3) 김태경(황성초 4-4) 정서율(현곡초 2-1) 김수현(황남초 5-5) 손유찬(흥무초 3-3) 서빈(용황초 4-4) 윤정서(금장초 3-2) 박경환(금장초 6-4) 함승효(금장초 3-5) 조현준(경주초 5-6) 박유정(용강초 6-3) 최윤서(나원초 2-2) 이수연(용황초 4-4) 조민서(황성초 4-5) 황설빈(현곡초 4-1) 김규원(황남초 4-2) 이수진(유림초 4-7) 이지은(용황초 5-5) 정소은(유림초 5-4) 김다은(유림초 3-1) 허신비(유림초 3-4) 김아영(유림초 3-1) 허린(황성초 2-3) 김혜담(유림초 2-3) 박세빈(경주초 2-2) 허은서(흥무병설유치원) 박선영(황남초 3-6) 최우영(용황초 5-3) 이동훈(황성초 2-1)□사생대회◇고학년부◆최우수상 오자영(금장초 6-5)◆우수상 김수진(나원초 5-1) 배상기(금장초 6-6) 이효은(금장초 6-3) 정해원(황성초 4-1) 정지유(금장초 5-1) 최예지(금장초 5-7) 정다윤(경주초 4-2) 박지홍(황남초 5-3) 박솔희(나원초 5-1) 김예진(용황초 5-4) 문채윤(흥무초 5-4) 홍수진(경주초 4-1) 김윤해(계림초 4-1) 최성윤(황남초 4-2) 신주하(황성초 4-5) 김현범(황성초 4-2) 김규리(황성초 4-2) 김혜승(유림초 5-4) 김미주(용강초 6-2) 한채아(금장초 5-3) 최가은(용강초 4-4) 박보성(황성초 5-2) 김주하(금장초 5-1) 이고은(황성초 4-4) 송수진(황남초 4-3) 신유성(유림초 5-2) 김서진(황성초 5-5) 서미경(유림초 4-2) 김서연(흥무초 4-3) 이다빈(산대초 4-4) 박선영(용강초 5-3) 고민규(용황초 4-2) 이효은(유림초 4-4) 정진영(황성초 5-4) 김교은(양덕초 5-4) 최은정(경주초 5-5) 정우찬(모덕초 4-2) 백민지(금장초 5-7) 송윤석(계림초 4-1)◇저학년부◆최우수상 성유정(용강초 3-1)◆우수상 윤혜주(현곡초 2-1) 김규리(용황초 2-2) 이고은(금장초 2-3) 김나연(용강초 1-1) 정연서(용황초 1-4) 김태형(유림초 3-7) 김종운(황성초 2-3) 이지현(금장초 3-3) 서정현(길주초 1-2) 한소정(유림초 2-5) 최지아(유림초 3-8) 김도빈(금장초 3-5) 손혜민(용황초 2-2) 정다연(유림초 3-4) 이하엘(흥무초 1-3) 김서영(나원초 2-2) 이정민(금장초 1-3) 김두현(용황초 2-2) 박연경(금장초 2-7) 홍서윤(유림초 3-7) 양서현(유림초 1-3) 조서희(흥무초 2-3) 신유리(유림초 2-4) 박예령(동방초 1-2) 임지원(금장초 2-3) 안현준(용강초 2-2) 김로건(유림초 1-4) 윤석현(흥무초 1-3) 전혜원(황성초 2-2) 한지완(금장초 2-2) 김유경(용황초 2-3) 김경남(유림초 1-7) 박유비(황성초 2-2) 이나린(황성초 1-2) 김혜나(금장초 2-7) 김민수(황남초 3-5) 서정림(길주초 3-2) 이예원(동부초 3-4) 허정훈(흥무초 2-1)◇유치부◆최우수상 이지민(나원초병설유치원)◆우수상 민서윤(충남계룡시숲속반디어린이집) 김산욱(불국유치원) 최시원(근화유치원) 김수민(경주유치원) 정지우(용강초병설유치원) 이가영(울산청상잔디유치원) 이수빈(경주제일어린이집) 김이린(현대유치원) 홍은서(현대유치원) 이은서(나원초병설유치원) 임지민(나원초병설유치원) 김재훈(경주제일어린이집) 박도은(아이마을어린이집) 최유준(원더랜드영어유치원) 김우림(동국유치원) 최유은(경주근로복지공단어린이집) 최이서(현곡초병설유치원) 오나윤(동국대학교부속유치원) 정채은(불국유치원) 이도현(계림초병설유치원) 이수연(다린어린이집) 최이서(로렌츠어린이집) 우다은(아이꿈터어린이집) 백제우(동국대학교부속유치원) 신민아(동국대학교부속유치원) 이연우(금장초병설유치원) 김규빈(금장초병설유치원) 옥정민(경주초병설유치원) 황다윤(동그라미유치원) 류서윤(YMCA어린이집) 최가윤(동국대학교부속유치원) 백시우(동국대학교부속유치원) 이혜원(우주유치원) 정단아(계림초병설유치원) 황민서(불국유치원) 옥승민(경주초병설유치원) 김다해(용강초병설유치원) 정수아(동도유치원) 김효림(현곡푸르지오어린이집)‘아빠 배’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 아빠 배는 요술 배다. 밥을 많이 먹고 운동 안하면 한라산, 백두산처럼 커지고 쉬는 날 집에 있으면서 늦잠 잘 때는 물웅덩이처럼 푹 들어가 있다. 가끔 집에서 놀이공원처럼 아빠가 비행기를 태워 줄 때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데 그때 아빠 배는 내가 떨어져도 안전한 매트처럼 보여 비행기가 더 높게 올라가도 겁나지 않고 너무너무 즐겁다. 하지만 TV에서 보면 배가 커지면 안 좋다고 했다.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아빠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입상자 명단□백일장◇운문부◆최우수상 이서하(안동강남초 5-3)◆우수상 권예송(풍천풍서초 4-4) 김한선(용상초 3-2) 김사랑(송현초 5-1) 편정예(영호초 5-7) 서효령(영가초 1-1) 김규연(풍천풍서초 2-2) 김현준(청주소로초 1-2) 이승후(영가초 4-3) 권려원(송현초 5-1) 안지인(서부초 2-1) 김라윤(안동어린이집) 남지원(송현초 5-6) 권도훈(영호초 1-6) 우지윤(풍천풍서초 2-4) 남지민(송현초 3-5) 안재민(영가초 5-3) 권연우(복주초 2-4) 안동영(영가초 2-1) 송민교(길주초 1-1) 권소휘(영가초 3-1) 서효원(영가초 4-3) 권민정(송현초 4-5) 이다윤(영가초 1-3) 류채현(예천호명초 1-1) 황기민(송현초 2-2) 황수민(송현초 5-6) 권현준(송현초 3-6) 임수민(송현초 5-2) 권나연(송현초 5-2) 김다희(송현초 4-6) 박창희(영남초1-1) 엄지윤(송현초 3-4) 최경현(영호초 5-3) 박정진(송현초 1-3) 최윤호(영호초 3-3) 권민지(예천호명초 3-5) 이상훈(정평초4-1)◇산문부◆최우수상 김명지(송현초 2-4)◆우수상 이가영(길주초 6-1) 김설아(송현초 4-5) 권기돈(송현초 6-2) 이예진(송현초 6-3) 김현아(청주소로초 3-2) 강민정(영남초 4-2) 권규민(송현초 4-3) 강다한(복주초 3-1) 임수연(안동강남초 6-2) 장태인(송현초 3-3) 임수진(안동강남초 1-3) 장여원(길주초 5-3) 송지민(서부초 5-4) 조예준(서부초 5-1) 최승은(영호초 5-3) 최재연(복주초 4-2) 박세아(안동강남초 3-4) 권현주(영호초 4-4) 송소원(서부초 1-5) 박서현(서부초 3-4) 최재윤(복주초 3-1) 이석현(복주초 2-2) 김민서(용상초 4-3) 손윤이(송현초 4-6) 천유나(복주초 4-4) 유단아(영가초 3-2) 최원준(영호초 3-6) 박주연(서부초 5-3) 김채윤(영호초 2-1) 조문경(서선초 5-1) 정태윤(영가초 3-2) 배가은(복주초 3-3) 정승훈(울산방어진초 3-5)□사생대회◇고학년부◆최우수상 김도희(송현초 6-6)◆우수상 임현수(강남초 6-2) 김규리(송현초 4-6) 임수연(강남초 6-2) 권도희(영가초 6-1) 최민석(서부초 4-4) 조성연(안동부설초 4-1) 강민주(길주초 6-4) 최주빈(영호초 4-3) 서은성(서부초 6-2) 박서연(길주초 5-2) 이준호(서부초 6-2) 오채윤(대구한샘초 5-2) 이지효(영가초 4-4) 이하람(이천단월초 4-1) 최주은(영호초 6-1) 권승휘(영가초 5-3) 김태현(풍천풍서초 4-5) 김수현(송현초 5-2) 황수빈(영호초 5-4) 박정환(염리초 4-7) 강온유(길주초 6-4) 김형준(길주초 4-4) 권나휘(영가초 5-2) 이수진(강남초 5-3) 김상연(송현초 4-6) 박현진(길주초 5-5) 유현정(송현초 6-1) 조예슬(영가초 5-2) 김민규(예천초 4-3) 이현숙(길주초 6-3) 권윤하(길주초 5-2) 권가론(송현초 6-2) 김지훈(서부초 4-4) 김희원(길주초 6-4) 김민건(대구달산초 6-4) 정연우(가평초 4-4) 권민혁(용상초 4-3) 권도영(안동부설초 5-2) 류은율(영주남산초 4-1)◇저학년부◆최우수상 김서연(서부초 2-3)◆우수상 김도현(영가초 1-3) 엄지윤(송현초 3-4) 유지민(용상초 1-1) 이수연(본리초 3-5) 오채은(송현초 3-5) 권대현(길주초 3-4) 윤이담(풍천풍서초 2-5) 유현선(송현초 2-2) 황기민(용상초 1-2) 심현아(서부초 2-1) 유승찬(영가초 2-1) 반재은(호명초 3-2) 윤현서(길주초 3-1) 정지윤(영가초 2-2) 유승민(송현초 3-5) 김도현(송현초 1-3) 강지연(북후초 1-1) 이수빈(영호초 1-3) 김인영(강남초 2-1) 김규민(영가초 1-1) 이희준(용상초 1-1) 이수현(영가초 1-2) 손예담(서부초 2-3) 이경민(용상초 3-3) 김민희(예천초 2-1) 최아인(풍천풍서초 2-3) 김윤진(풍천풍서초 1-4) 유지민(영호초 1-6) 박수민(길주초 1-1) 송도훈(길주초 1-3) 권나애(안동부설초 2-1) 윤아란(서부초 1-2) 권단비(길주초 1-4) 손민정(송현초 2-6) 이수민(송현초 2-1) 황수민(용상초 2-1) 이하윤(풍천풍서초 2-2) 장준태(서부초 2-1) 최민경(영가초 3-3) 김서연(영가초 3-3) 주수빈(강남초 2-4) 윤서윤(영가초 1-2) 하윤솔(풍천풍서초 2-2) 신유림(영가초 3-3) 이수현(안동부설초 1-2) 박소현(영호초 3-5) 조민경(서부초 1-4) 김민서(길주초 1-1) 김지현(영호초 3-5)◇유치부◆최우수상 이경미(경북경찰청어린이집)◆우수상 오형식(오상유치원) 권순우(호명초등병설유치원) 손민서(안동유치원) 권수현(꿈터유치원) 최아름(제비원어린이집) 유예은(상지유치원) 송주아(해동사유치원) 김병준(새벗유치원) 김현준(오상유치원) 권예나(안동유치원) 김은수(꿈빛유치원) 최유빈(용상초등병설유치원) 이예진(꿈터유치원) 오승미(풍천풍서초등병설유치원) 홍채원(오상유치원) 김부성(영호초등병설유치원) 배수현(오상유치원) 권민서(송현초등병설유치원) 신이현(율빛유치원) 박라희(영남초등병설유치원) 이지민(성심유치원) 송예주(서부초등병설유치원) 이도연(송이어린이집) 강다해(꿈빛유치원) 권승희(성심유치원) 나하영(꿈터유치원) 최아영(제비원어린이집) 주수민(성심유치원) 류은채(오상유치원) 정원준(해동사유치원) 손다윤(길주초등병설유치원) 김현수(안동유치원) 정성윤(성심유치원) 김재연(서부병설유치원) 황지우(오상유치원) 우서진(상지유치원) 김도희(예담어린이집) 조승원(꿈터유치원) 심승현(해동사유치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5-12

포항시민의 목소리로 ‘지진특별법’ 제정 의미 있는 첫발

포항지진특별법안 시민공청회는 이국운 한동대교수의 사회로 총 11명의 패널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공청회에는 김홍제 피해지역 주민대표, 양만재 11·15포항지진 공동연구단 시민사회분과장, 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공봉학 변호사, 김상민 포항시의회 의원, 이국운 한동대학교 교수, 신봉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민정 포항시의회 의원, 이재춘 전 경북도관광공사 사장, 김경대 포항시도시재생위원장, 유한종 피해지역 주민대표가 참여했다.△이국운 한동대학교 교수지난 2017년 11월 15일 이후 1년 반이 흘러가고 있다. 포항시민 모두가 다 잘 견디셨다. 아직 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신 직접적인 지진 피해자 여러분께는 지역 주민으로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이 공청회는 시민 공청회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하는 공청회다. 또 중요한 점은 특별법이 우리가 합의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만들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오늘 이 공청회는 냉정한 관점으로 현재 제출된 법안의 장점과 단점을 따져보고, 법안을 어떻게 더 잘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지 전략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신봉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포항지진의 개념을 단순히 지역, 날짜로 정해두면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의 구분이 어려워진다. 포항지진 피해의 심각성을 특화시킬 일종의 기준이 필요하다.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주택 파손 정도, 피해자 수 등과 같은 구체적인 설정으로 포항지진 특별법만의 차별성을 둘 필요가 있다.피해구제법은 11·15포항지진만을 위한 특별법으로서 신속한 입법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상조사법은 향후 다른 지진 발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일반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의견이다.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에 보상은 주택에 한정하고, 전파주택피해에 대한 보상 규모나 평수에 관계없이 900만원 정도의 지급에 그쳤던 극히 미미한 수준에서 나아가 주택피해에 대한 보상도 증대되고 제외됐던 공장이나 상가 등 민간인 보상도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보상, 세제혜택 등도 함께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도시재건의 한 방법으로는 흥해읍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새로운 신도시로 만드는 방식도 있다. 흥해읍을 철거 후 재건하는 비용보다는 새로운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특히, 앞으로 주민간의 갈등을 막으려면 주택의 종류나 피해의 정도, 정신적 피해 평가 등에 있어서 보·배상 기준이 설정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동일한 피해자로서 한 집단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까지 사안이 진행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주민 간의 갈등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막기 위해 포항시든 대책위든 준비를 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 마지막으로 본 법안의 적용 범위를 포항시로 하는 것보다 제일 심각한 흥해읍 일대를 직접피해지역으로 하고, 이외 지역을 간접피해지역으로 해 이원화하는 형태로 하는 방안이 어떨까하는 의견을 제시한다.△공봉학 변호사배·보상 문제는 배상과 보상으로 돼 있다. 정신적 위자료와 재산적 피해에 관한 개인적 손해배상 부분과 영업보상, 이주보상 등 손실보상으로 나뉜다.배상의 문제에서 정신적 위자료는 보편타당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재산적 피해액이나 영업손실에 관한 손실보상에 관해서는 개별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 입법과정에서도 갑론을박이 예상되고 이후 안 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 소송으로 가려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충분한 자료를 모아둘 필요가 있다.또한, 포항시 안에서는 재건위원회, 김정재 국회의원 발의안에는 심사위원회라고 표현이 있는데 제안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포항시에 거주하는 시민 대표나 관계 전문가를 위원회의 1/3 정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또한, 배상금·위로지원금 및 보상금 지급신청과 관련해 포항시 안에서는 2년 이내, 김정재 의원 안에서는 6개월 이내로 돼 있는데, 피해자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충분히 준비, 신청할 수 있도록 2년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김홍제 피해주민 대표흥해지역은 노령화지수가 138로 아주 높다. 수급자도 34%나 되는 서민 밀집지역이다. 특히, 집값이 포항시 평균보다 훨씬 낫다. 주택 가격만 단순히 손실보상해서 지급해주면 흥해주민 대다수는 길거리에 나앉아야 한다. 정부지원금으로는 포항시 도심에 전세를 못 얻는다. 이 때문에 흥해 피해주민들은 흥해에 살 수밖에 없고, 결국 흥해는 도시를 재건할 수밖에 없다. 촉발지진으로 밝혀졌으니 국가가 책임지고 흥해읍 내에 신도시를 지어야 한다.더불어서 지진 피해를 입은 흥해 외곽지역이나 마을에도 특별법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주민들 사이에서 소멸시효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번 특별법에서 소멸시효 연장에 대한 규정도 반드시 제정해서 주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진상조사에 관해서는 오는 6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고 첨언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김상민 포항시의회 의원특별법 제21조 포항시에 대한 경제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항이 추상적이다. 종합적인 포항시의 도시재건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에 필요한 국비 보조금 비율을 올리거나 지방세 감면 등 특례조항 등도 함께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시재건 사업의 실효성을 올리기가 어려워 보인다.또 지열발전과 관련된 안전성 조치에 대한 법적 책임 의무규정이 없다. 신설조항을 만들어 포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재건계획에서 해당 지자체 단체장의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는 규정과 도시재건의 주체를 포항시민들로 하는 참여 보장 성격의 조항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가장 중요한 건 특별법이 발의되는 속도경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특별법의 경제적인 내용을 보면 배·보상 지원금 등의 내용이 나와있는데, 기금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울진과 경주 원전 주변지역과 관련한 보상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금을 통해 재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속성을 위해서라면 기금을 통한 지원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이와 함께 외국사례를 보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70여개의 관련 법령이 재개정됐다. 이 역시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또 법리적으로 조금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특별법에 경제지원과 관련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 넣어야 한다. 국고 보조금 인상 지원, 지방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조성보조금 면제, 각종 주택재개발 등 개발사업에서 부담금과 조세 면제 등은 기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의 방안으로 보인다. 이 부분을 모두 특별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가에서 지역균형발전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나 공공기관 이전 등도 정부에 요구하면 좋겠다.△양만재 11·15포항지진 공동연구단 시민사회분과장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 재난피해를 당한 사회적 약자다. 이들 입장에서 재난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노약자와 장애인들은 재난을 맞닥뜨렸을 때 아주 취약하다. 이들을 위한 내용이 법안에 더 상세하게 담아 보강했으면 한다.또 다른 지자체에 지열발전과 같은 관련 시설이 건설될 경우, 일반법으로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지열발전이 건립되고 운영될 때, 규제법안을 근거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포항지진을 계기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관련 사례가 발생할 경우, 명문화된 법으로 관리해야 한다.△김민정 포항시의회 의원먼저 자유한국당 김정재 국회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은 신속한 대응에 있다. 이 부분에서 많은 시간을 단축했다. 또 하태경 의원이 지난 10일 발의한 특별법안 23조를 보면 ‘포항지진과 관련해서 피해지역 일부를 혁신산업단지 또는 국가혁신융합복합단지로 지정할 수 있다’거나 ‘공공기관을 피해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등의 구체적인 도시재건 안이 담겨 있다. 오늘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온 만큼 20대 국회 안에서 꼭 특별법이 통과됐으면 좋겠다.△유한종 피해주민 대표재건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무너진 건물을 다시 짓는다는 의미다. 다른 무엇보다 우리 동네인 ‘흥해를 재건한다’는 문구가 특별법에 들어갔으면 좋겠다.특별법 심의위원회 조항을 보면 구성원 중 피해주민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전혀 없다. 피해주민 2명과 피해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 2명을 심의위원회에 포함했으면 한다. 또 보상이나 재심 등에서도 기간이 너무 짧다는 주민 의견이 많이 이를 늘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특히, 주거와 생활, 의료에서 국가가 지원한다는 지원금의 개념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을 지는 배상금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다른 법률보다 특별법을 우선해서 시행했으면 한다. 다른 법률에 의해 특별법이 규제받을 경우 연속성이 떨어지게 된다.마지막으로, 제정되는 특별법으로 피해 주민이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릇에 특별법을 잘 담아서 포항시민, 흥해주민들이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김경대 포항시도시재생위원장인근 도시 경주에서 고도발전특별법 승안한 적이 있는데, 법안 승안하는데 반대에 걸려 3년 걸렸고, 특별법 만들고 10년째 되는 해에 약 1조 정도 예산이 지원됐다. 당시 경주시민들이 계산한 30조 중 내려온 예산이 1억이었다.직·간접적인 피해액을 어떻게 포항시가 계산할 지가 큰 의문이다. 정부 예산 지원을 위해서는 반드시 SOC 등 간접적인 피해액을 추계할 필요가 있지만, 피해액을 추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특별법 발의가 되면 정부 등 관계부처에서 해당 지역을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해 예산이 투입된다. 피해액에 대한 구상권을 위해서 반드시 정확한 피해액 산정이 필요하다.포항지역 부동산 가격을 보면 기준지가보다 포항은 아래로 실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피해가 막대하다는 의미다. 20만명 주거에 평균적으로 2천만원 하락했다고 보면 약 4조원에 해당하는 간접피해액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을 사전에 우리가 추계해낼 수 있어야 한다.△이재춘 전 경상북도관광공사 사장대행전문가들이 좋은 의견을 많이 내주셨기 때문에 저는 우선 이 자리에서 정부를 비판하겠다. 지진의 원인이 촉발지진임이 밝혀졌는데 관련부처에서는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지난 3월 20일 정부연구조사단에 의해 밝혀졌는데, 당연히 정부가 법안을 만들고 로드맵을 발표하는 게 정상 아닌가. 정치인들이 하기 이전에 책임이 있는 관련부처에서 해야 할 일을 왜 아무도 안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삼풍백화점이 1995년 6월 붕괴됐는데, 당시 관련 법이 없었다. 정부가 백화점 붕괴 이후 20일만에 재난관리법을 만들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했다. 또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가 발생한 이후 약 20일만에 정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특별법을 제정했다.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정부 입법으로 한 달만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게 국가의 책무인데 가만히 앉아있는 정부가 온당한지 되묻고 싶다.일본에서는 1995년 고베지진 이후 정부 차원에서 각종 공모사업에 고베시를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지진과 같은 대형 재난에 지자체만의 힘으로는 절대 안 된다.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바름기자

2019-05-12

푸르른오월의 동심꿈과 희망 담은상상의 나래 펴다

경북매일신문이 주최해 지난 4일 포항환호해맞이공원에서 열린 ‘2019 경북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포항)’가 지역 어린이 8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대회의 백일장 운문 부문에서 김가은(제철초등 2년) 어린이의 ‘이상한 동물원’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산문 부문에서는 박수빈(효자초등 5년) 어린이의 ‘신호등’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백일장 우수상에 류영찬(양덕초등 2년) 어린이 등의 작품 118점이 선정됐다.이밖에도 이날 참가한 어린이들은 ‘신호등’‘우리 아빠’등의 글감으로 어린이 특유의 맑고 천진한 심성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저마다 정성껏 다듬어 선보였다.이번 대회의 사생대회 부문에서는 박서하(대한어린이집)·김단비(연일초등 1년)·박서영(장량초등 5년) 어린이가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오강헌(흥해남산초등 1년) 어린이 등 177명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생대회 참가 어린이들은 이번 대회가 열린 포항환호해맞이공원을 중심으로한 현장 사생과 ‘내가 꿈꾸는 세상’‘내가 어른이 되면’등을 주제로 순수한 그림작품을 빚어 놓았다.경북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주고 창의성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올해 26회째 열린 본사의 백일장 및 사생대회는 명실공히 경북 최대규모의 어린이 예술대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특히 이번 백일장 및 사생대회는 애완곤충 및 휘귀 애완동물 소개·드론 체험, 아빠와 함께 김밥만들기 등 50여 개의 홍보 및 체험 부스가 마련돼 모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체험학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이밖에도 솔찬소리의 25현 가야금 공연, 합기도 호신술 시범, 퓨전댄스 등의 축하 행사와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와 자전거, 축구공 등 경품행사가 마련돼 어린이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운문 최우수상-김가은(제철초등 2년)이상한 동물원우리 아빠는재미있는 동물원이다.우리 아빠는코끼리가 돼서씽씽쌩쌩미끄럼틀을 태워준다.우리 아빠는긴팔 원숭이가 돼서흔들흔들그네를 태워준다.우리 아빠는조랑말이 돼서아슬아슬목마를 태워준다.우리 아빠는독수리가 돼서빙글빙글비행기를 태워준다.그런데이 동물원은어린이날에문을 열지 않는다.눈물나게 신나는오늘도우리 아빠는일하러 가셨다.이상한 동물원이다.신호등우리 집 아파트 앞에는 커다란 도로가 있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다. 차가 내 앞을 쌩 지나가면 가슴이 철렁거린다. 양쪽에서 차가 올때는 눈을 질끈 감을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이 도로에 신호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등교할때 마다 엄마는 차조심 해야해!라고 걱정스럽게 말씀 하신다. 하지만 나는 걱정 안한다. 등교시간, 우리 아파트 앞 도로에는 신호등 대신 우리의 안전을 위해 나와 계시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이 있기 때문이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날씨가 푹푹 쪄도 칼바람이 불어도 늘 그곳에 계신다.도로 중간까지 걸어 나가서 우리를 위해 차를 막아 주시는 모습을 보면 걱정도 되고 마음이 아플때도 있다.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 경비 아저씨께서 나와 계시는 도로는 가슴 철렁거리는 무서운 도로가 아닌 따뜻하고 안전한 도로가 된다.가끔 아저씨께서 “오늘 옷이 예쁘네.”“밥은 먹었니?”같은 안부의 말씀도 해 주시는데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대답을 얼버무렸는데 이제는 웃으면서 “네. 감사합니다”하고 가는 여유도 생겼다. 그러면 아저씨는 “아이고, 인사도 잘 하네.”하며 칭찬도 해 주신다.신호등 대신 큰 도로에 계시는 우리의 멋진 지킴이 아저씨! 비록 신호등은 없지만 따뜻한 미소로 안부의 말도 해주시는 아저씨가 계셔서 정말 좋다.언제나 저희가 안전하게 등교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는 아저씨! 아저씨는 제 마음속 멋진 신호등이에요. 감사합니다.□백일장◇운문부◆최우수상 김가은(제철초 2-4)◆우수상 류영찬(양덕초 2-6) 박수혜(해맞이초 1-4) 최유주(효자초 3-1) 박다은(해맞이초 3-3) 정원빈(양덕초 6-5) 박가연(송곡초 1-5) 김나원(양덕초 2-4) 전지은(연일초 6-6) 우주형(제철지곡초 5-3) 강다율(이동초 2-1) 김소윤(포항초 5-2) 김승현(대흥초 1-2) 박민주(연일초 6-3) 김다경(양덕초 1-7) 김하람(해맞이초 5-2) 최서빈(이동초 4-3) 백하늬(장성초 6-3) 이도원(양덕초 6-5) 정지율(양학초 5-2) 김소민(포항초 3-2) 손병성(대흥초 6-5) 이예승(양덕초 6-3) 김수영(제철지곡초 4-3) 안재형(장흥초 1-1) 김정훈(포항초 6-1) 안준하(장흥초 3-1) 이소영(해맞이초 2-3) 이준영(해맞이초 4-1) 박승범(해맞이초 3-1) 차예진(양덕초 6-5) 이지형(송곡초 2-4) 정수진(양덕초 5-6) 백지안(신흥초 5-2) 하예린(해맞이초 5-1) 김예원(양서초 1-3) 전승우(제철지곡초 1-3) 곽지수(제철지곡초 6-1) 홍예원(송도초 5-1) 서유민(해맞이초 2-1) 김혁준(초곡초 1-1) 황지유(항구병설유치원) 정온유(장량초 3-5) 김민형(장흥초 2-2) 강세윤(연일형산초 1-2) 김도연(장흥초 3-2) 조온화(해맞이초 2-3) 권세은(장성초 3-1) 최승욱(두호남부초 4-4) 이진혁(장흥초 1-1) 이석형(대흥초 4-6) 편시윤(상대초 3-2) 김다예(유강초 2-4) 김주아(송림초 5-2) 김리아(달전초 5-1) 김민서(송곡초 2-4) 박지현(이동초 3-2) 이서윤(해맞이초 2-2) 안서정(양덕초 3-1) 하승헌(해맞이초 1-2)◇산문부◆최우수상 박수빈(효자초 5-4)◆우수상 이지유(장량초 3-1) 최현성(흥해초 4-3) 진민주(연일형산초 1-2) 최가인(해맞이초 5-3) 황은율(송곡초 3-2) 안서진(양덕초 5-7) 이윤지(이동초 3-2) 홍서희(원동초 5-3) 민채영(제철지곡초 3-4) 김나경(초곡초 4-1) 김민지(유강초 3-1) 이하윤(해맞이초 4-3) 홍도경(원동초 2-9) 이정연(송림초 5-1) 이채영(중앙초 3-2) 김예린(장량초 6-6) 고민주(양덕초 3-6) 최효은(제철지곡초 6-2) 김민서(양덕초 3-1) 홍수연(제철지곡초 6-2) 박주빈(양덕초 3-2) 이하진(해맞이초 5-1) 손유진(유강초 3-1) 최가윤(포항초 6-2) 권효서(장원초 2-3) 전유빈(동해초 4-1) 이윤건(양덕초 3-6) 권다은(장성초 6-3) 서지호(해맞이초 2-3) 최강민(이동초 6-1) 이정민(두호남부초 3-4) 김도영(원동초 5-10) 강우빈(대해초 1-2) 최지유(흥해초 2-2) 박은서(원동초 4-3) 정지원(대흥초 1-1) 손윤지(유강초 1-2) 김성훈(포항초 4-1) 이수정(죽도초 1-1) 도서윤(해맞이초 4-2) 최승현(이동초 1-4) 장소윤(양학초 6-3) 이빛나(송림초 3-1) 김영은(장흥초 5-1) 권서연(송림초 3-2) 백하랑(장성초 4-1) 박나현(송곡초 3-5) 이나민(송곡초 4-6) 허예서(장원초 2-2) 김민서(해맞이초 5-1) 허예나(장원초 2-2) 최성원(대흥초 4-6) 정다인(양덕초 3-3) 황서영(양덕초 4-2) 최슬아(양덕초 3-8) 성시연(해맞이초 2-2) 박주현(송림초 5-2) 최규성(두호남부초 3-3) 김지원(흥해서부초 6-1)□사생대회◇고학년부◆최우수상 박서영(장량초 5-6)◆우수상 정유정(제철초 4-4) 이은찬(흥해서부초 6-1) 박수빈(양덕초 4-2) 주이솔(양서초 4-1) 허지유(오천초 5-3) 이가연(두호초 4-2) 조윤빈(효자초 5-3) 최동현(이동초 6-1) 배지안(인덕초 5-1) 이현영(양덕초 4-7) 신승빈(제철초 4-2) 하지혜(장량초 6-2) 주혜린(인덕초 5-2) 정세빈(구정초 5-2) 허유리(중앙초 4-1) 김하윤(장량초 4-1) 조혜림(효자초 6-3) 이려원(효자초 6-4) 김가인(초곡초 5-2) 이다윤(양학초 6-4) 최예원(중앙초 4-5) 임수연(창포초 4-1) 유초비(원동초 4-4) 김민지(효자초 4-2) 최수민(해맞이초 4-3) 권윤서(양덕초 6-3) 이수현(해맞이초 4-2) 우시연(양덕초 4-2) 김동혁(창포초 4-3) 최현수(장량초 6-3) 김민서(장량초 4-3) 황다은(인덕초 5-1) 문채원(해맞이초 5-4) 임경민(인덕초 4-2) 박서현(송곡초 6-3) 김하영(대흥초 6-6) 전예은(해맞이초 5-1) 엄채원(이동초 6-1) 김나혜(양덕초 4-7) 최지원(양덕초 4-3) 조예원(대구신암초 6-3) 전연우(제철지곡초 4-7) 김윤서(양덕초 5-2) 이나희(양덕초 5-4) 김지유(송곡초 4-2) 임채경(이동초 6-1) 서지우(해맞이초 6-1) 이호성(양덕초 4-4) 이승원(제철지곡초 5-1) 김서경(장량초 4-5) 황윤호 (흥해초 4-3) 문재현(해맞이초 4-1) 곽선경(장량초 5-2) 이수빈(해맞이초 4-2) 박귀훈(이동초 6-5) 임주연(양덕초 5-4) 오지민(송곡초 4-5) 박현민(양덕초 4-1) 석서윤(양서초 5-2)◇저학년부◆최우수상 김단비(연일초 1-3)◆우수상 오강헌(흥해남산초 1-2) 최신애(두호남부초 3-3) 김한결(대이초 3-1) 이가민(장원초 2-1) 계유림(이동초 3-5) 김정연(두호남부초 1-4) 조윤서(효자초 2-2) 이서율(대이초 3-2) 오윤서(연일초 1-1) 황인영(흥해초 1-2) 김윤서(양서초 1-4) 허지호(양덕초 1-5) 김주혜(동해초 1-1) 황현서(양덕초 2-3) 정지아(양학초 1-1) 황지유(연일초 1-1) 이찬서(장흥초 1-2) 황도담(대흥초 2-4) 이석훈(해맞이초 3-2) 고은서(장량초 1-3) 윤동준(효자초 3-6) 장시현(초곡초 1-3) 오윤서(양덕초 1-3) 박윤성(연일초 2-4) 박희성(흥해남산초 1-2) 김규리(양서초 2-6) 이주안(송곡초 1-4) 손예준(양덕초 2-3) 김채영(초곡초 1-3) 김예원(양덕초 2-6) 정유담(중앙초 3-1) 오나현(대이초 3-1) 노윤서(양서초 1-3) 김소윤(양덕초 3-8) 안보민(해맞이초 2-2) 신승욱(제철초 2-4) 이규리(제철지곡초 1-4) 전지은(대흥초 3-3) 김민서(중앙초 1-5) 김민설(이동초 1-1) 조민지(송곡초 2-4) 황윤슬(효자초 2-5) 김나영(대잠초 2-2) 이가윤(흥해초 3-3) 김건(해맞이초 3-5) 박준서(양덕초 2-6) 김민경(연일초 1-2) 김현우(효자초 1-3) 김지아(양서초 1-4) 진가은(중앙초 3-5) 이지민(양덕초 1-1) 이규민(이동초 3-1) 최다연(양서초 2-1) 황지유(양덕초 2-5) 정다교(장성초 3-4) 황나윤(중앙초 1-4) 이정찬(양덕초 3-4) 정지안(양덕초 2-6) 윤세빈(두호남부초 1-1)◇유치부◆최우수상 박서하(대한유치원)◆우수상 김민석(예원유치원) 신연재(포항대학교부속유치원) 최해아(시립니하오어린이집) 박서윤(초곡병설유치원) 오시은(키즈새샛별어린이집) 설진유(성심유치원) 김서영(이동한빛유치원) 박윤서(성바오로유치원) 장라원(자연과아이유치원) 고민서(시립니하오어린이집) 김성협(초곡초병설유치원) 김수안(세이유치원) 배서윤(SLP유치원) 김푸른(리라유치원) 김정윤(자연과아이유치원) 문채원(성모어린이집) 이서원(동산유치원) 정수호(가람유치원) 백동훈(꽃동산유치원) 박하랑(행복한유치원) 조서준(감사해요어린이집) 박다빈(아름다운유치원) 김하민(포항대학교부속유치원) 황유라(포항제철유치원) 황인준(포항제철유치원) 김시현(포항제철유치원) 이준서(꽃동산유치원) 선하윤(산내들유치원) 최서윤(자연과아이유치원) 배세빈(행복한유치원) 김다은(산내들유치원) 우하율(꽃동산유치원) 김서유(폴리어학원) 차예린(숲속꿈의유치원) 조윤지(키즈새샛별어린이집) 조예서(해맞이초병설유치원) 정지민(행복한유치원) 고연서(중앙유치원) 한결(해맑은어린이집) 정승원(행복한유치원) 박현준(민들레유치원) 안서준(자연과아이유치원) 송주원(행복한유치원) 김근아(세이유치원) 채서연(상지아이들유치원) 이강우(양서초병설유치원) 김희상(창포초병설유치원) 방예준(이동한빛유치원) 김도연(연일백합유치원) 송원석(자연과아이유치원) 서유나(민들레유치원) 홍현준(이동유치원) 김정훈(서머힐유치원) 손지훈(해맑은어린이집) 한현수(양덕초병설유치원) 김지유(자연과아이유치원) 노지유(유강유치원) 김건휘(꽃동산유치원) 정지훈(두호초병설유치원)

2019-05-12

‘쩍’ 쪼개는 소리부터 맛있다… 고령 수박이 전하는 달콤한 초여름

기후와 토양에 따라 지역별로 자라는 과일은 천차만별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과일을 먹는 건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하지만 아시아와 유럽, 중동 모두에서 예외 없이 공통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 있으니 바로 수박이다.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선 수박에 얼음을 섞어 믹서(mixer)로 갈아 만든 주스를 마시는 관광객들이 거리마다 흔전만전이다.세르비아와 불가리아 같은 동유럽 국가의 전통시장에서도 수박은 인기가 높다. 특유의 청량함과 달콤함 때문. 심지어 사막의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이란에서도 수박을 먹는다.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이란의 고색창연한 도시 이스파한(Esfahan). 거기서 만난 이슬람 성직자가 기자에게 건네던 시원한 수박 한 조각의 맛이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이처럼 동서양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수박. 바로 그 수박이 향기롭게 익어가는 계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고령군은 ‘한국 최고의 수박 산지(産地)’ 중 하나로 이름이 높다. “초여름 더위가 곧 시작된다”는 보도를 접한 주말. 우곡수박의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을 잊지 못해 고령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천혜 자연 환경과 축적된 기술력 결합된 고령 수박“반으로 가르는 소리부터 맛있고, 빨간 속살이 유혹하는 수박을 우리도 좋아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비타민 A와 C를 다량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이니 건강에도 좋지 않겠어요.”고령군청 농업정책과 사람들 역시 고령 우곡수박 자랑에 입을 모았다.수박에는 항산화물질인 리코펜(Lycopene)과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시트룰린(Citrulline)이 많이 담겼다. ‘건강을 생각해서 먹는 과일’이라는 세간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수박을 두드릴 때 나는 경쾌하고 맑은 소리, 선명한 호랑이 가죽 무늬와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고령수박이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고 있다. 우곡면이 주산지인 고령의 수박은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토양이라는 자연 조건 아래 축적된 기술력과 친환경적 재배 환경 조성 노력까지 더해져 전국에서 명성이 자자하다.수박은 서과(西瓜) 혹은, 시과(時瓜)라고도 불린다. 긴 줄기가 땅 위에 얽혀 가지가 갈라지며 자란다. 4월 말이나 5월 초순이면 노란색 꽃이 피고 화관 5개가 형성되면서 제대로 된 과일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한다.문헌에 의하면 수박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고대 이집트에서 재배가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한국에선 1500년을 전후해 길러 먹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관련된 기록이 조선시대 ‘연산군일기’에 담겼다.시설 원예를 통한 상시 재배가 가능해진 오늘날엔 ‘씨 없는 수박’을 포함한 다양한 품종을 맛보는 게 가능하다. 약재가 귀했던 옛날엔 수박을 방광염 치료제와 강장제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고령군은 최고의 토질 환경에서 수박을 기르기 위해 1기작 후에는 유기질 퇴비를 충분히 섞고 담수 처리 후 벼를 재배하는 방식을 일찍부터 시작했다.여기에 매년 토양 검정에 의한 맞춤비료로 비료 성분의 과부족을 개선하고, 미생물을 적절히 사용하는 등 토양 개량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그 결과로 고령 우곡수박은 재배되는 땅의 영양분을 최대한 흡수해 아삭아삭한 육질을 가지게 됐다. 달콤함 또한 다른 지역 수박보다 뛰어나다. 이는 고령군의 남다른 노력이 가져온 보너스로 보면 될 터.◆ ‘명품’이 되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오래 전부터 노지에서 키우던 고령 우곡수박은 1963년 ‘터널식 수박 시험재배’를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본격적으로 시설하우스 재배 방식으로 키워진다.고령군청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우곡수박은 단기간에 최고의 브랜드가 된 게 아니다. 재배농가들의 숱한 시행착오와 고생 끝에 오늘날의 명성을 얻은 것”이라며 “최상의 품종을 선정하고, 숙기 역시 최적으로 맞춰 가려는 지난한 노력이 있었기에 우곡수박이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그 구체적 결과물이 바로 ‘우곡 그린수박’의 상표 등록과 농산물 최초로 KBS TV ‘신화창조의 비밀’ 방영, 대한항공 기내지(機內誌) ‘모닝 캄’ 게재 등이라는 게 고령군의 이어지는 부연이다.여기에 더해 고령의 수박 재배농가들과 농업 전문가들은 벌을 이용한 친환경 수정 방식을 개발해 우곡수박의 고품질화를 꾀했고, 유통과 마케팅에서도 최선의 방식을 찾기 위해 토론과 고민의 시간을 이어갔다.고령군청 역시 수박이 훼손 없이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배송될 수 있는 박스를 개발하고,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 유통센터를 통해 유통 마진을 줄이는 길을 찾았다. 뿐 아니라 규격화된 출하 시스템과 직판장 운영 등에도 힘을 쏟았다.하나의 ‘명품’이 탄생하기 위해선 이처럼 여러 분야 사람들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했던 것이다.◆ 농촌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한 ‘인력 지원’ 절실큼직한 고령 우곡수박 하나를 쪼개 먹고나니, 이것을 재배하는 영농 현장 사람들이 궁금해졌다.고령군 우곡면 봉산리에서 30년 넘는 기간 동안 수박을 길러온 박해동(58)씨가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반겼다.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 자식을 낳을만한 긴 세월을 수박과 함께 한 박씨의 첫마디는 “올해는 평년 대비 일조량이 썩 좋아서 첫 번째 수박을 지난해보다 보름 정도 빠르게 출하할 수 있었다”는 것. 얼굴에서 농부의 기쁨이 읽혔다.“당도가 13Brix(브릭스·달콤함의 정도를 표시하는 단위) 이상으로 매우 좋습니다. 말만 하는 것보다 우선 한 번 드셔보세요”라며 넉넉한 인심을 보여주기도 했다.“내가 키우는 수박이 병 없이 튼튼하게 자라 품질을 인정받고, 좋은 가격에 팔려나간다면 더 바랄 게 없지요”라는 말로 농사짓는 사람의 보람을 말한 박씨가 힘겨웠던 일도 어렵게 떠올렸다.“몇 해 전에는 육묘장에서 가져온 모종에 병이 들어 재배한 수박 전체를 못 쓰게 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참…”좋지 못한 기억을 떨쳐 버리라고 유쾌함을 부를 질문 하나를 던졌다.“고령 우곡수박이 타 지역 수박보다 맛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박씨의 답은 금방 돌아왔다.“우곡면은 낙동강변의 사질양토 덕택에 배수가 잘되고, 밑거름 조성 때 유기물퇴비를 섞어 넣어 토양의 성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좋은 수박이 생산되는 게 당연하겠지요. 아마도 육질과 당도 면에서 우리 지역 수박을 따라올 게 없을 겁니다.”대부분의 농촌지역은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고령군도 예외일 수 없다. 2월에서 4월까지는 수박의 순(筍)을 쳐야하는 시기인데 작업을 할 농민이 항상 부족한 실정. 인건비를 높여도 사람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게 수박 재배농가가 호소하는 어려움이다.이에 대해 박해동 씨는 “마늘과 양파를 수확할 때는 농협을 통해 적절한 인력 지원이 되는데, 수박의 경우엔 그만큼의 지원이 안 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 개선해줬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농민의 부탁이니 고령군 관계자들도 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현재도 고령군청은 재배농가가 균일한 크기와 당도를 가진 수박을 키워낼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해 제공하고, 지역 특산물인 수박의 상품성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알리는 홍보·마케팅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농민과 군청, 농업전문가들의 땀이 합쳐지고 있기에 ‘고령 우곡수박’의 명성은 오래 이어질 듯하다.수박 하나만을 말하면 서운해 할 과일이 있다.고령군은 ‘멜론의 고장’이기도 하다.전국에서 생산되는 ‘파파이야 멜론’의 60%가 고령에서 키워진다.성산면에서 주로 재배되는 고령 멜론은 사질토양과 긴 일조량 덕분에 빛깔이 좋고 당도 또한 높다.덩굴성 한해살이 식물인 멜론은 중앙아시아와 인도에서 처음으로 길러 먹기 시작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껍질을 벗겨 먹는 과육은 흰색·담녹색·황등색 등을 띄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과 주스 등의 원료로도 흔히 사용된다.고령에서 나오는 멜론은 표면에 그물 무늬가 없고 매끄러운 타원형에 얼룩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대부분이 고령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비파괴 당도 측정과 공동선별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를 통해 균등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또한 고령 멜론은 다양화된 소비자들의 구매 취향에 맞춰 포장 단위를 2kg, 5kg, 10kg 등으로 달리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런 발 빠른 시장 대응이 인기의 한 이유다.전국 대형 유통업체에선 ‘K-멜론’이란 상표를 단 고령 멜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령군 농업정책과는 “멜론이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 풍부하게 함유된 멜론은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과일”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멜론은 고령군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선정한 ‘5대 농산물 품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농업 생산 기반시설의 현대화와 통합마케팅 주체의 육성, 농산물 유통 집중화 및 고도화는 고령군이 추진하는 농업정책의 주요 방향이다.고령군청은 앞으로도 대형 유통업체를 통한 직거래 물량 확대와 거래처의 다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 여건에 맞는 멜론 품종의 확대 생산으로 농가 소득을 높인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05-09

형제애로 자애롭게 품어 생명의 물길을 내다

2019년 ‘기해년’은 포항시가 시(市)로 승격한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1949년 포항시로 승격해 대한민국 근대화의 중심으로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다. 포항시는 지난 1914년 옛 연일읍 북면과 흥해읍 동산면 남쪽 일부를 합병해 독립된 행정영역인 포항면으로 출발했다. 1931년 포항읍, 1949년 8월 15일 포항시로 승격됐다. 1968년 포항제철 설립 이후 세계적 철강산업도시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했다. 1995년 영일군과 포항시를 통합해 인구 51만의 통합 포항시로 출범해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로 오늘까지 성장과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 204㎞에 달하는 해안선을 비롯한 보현산, 운제산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대한민국 산업화의 원동력이 됐던 포항시는 명실상부 ‘경북 제1의 도시’이자 ‘동해안 최대 도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동해안 최남단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의 개항을 디딤돌로 삼아 환동해 물류중심이자 북방교류의 핵심도시로 비상하는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시의 과거의 발자취와 변화와 성장, 미래의 발전상을 특별기획 연재한다.□ 형산강과 포항신라 천 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형산강은 70년의 포항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발간한 종합적 역사문화지리지(誌)인 단행본 ‘형산강’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하천인 형산강의 발원지는 경주시 서면으로, 공인된 유역면적은 약 1천132㎢이고, 길이는 약 63㎞다. 형산강은 신라시대에는 ‘굴연’(掘淵) 또는 ‘굴연천’으로 불렸으며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에는 ‘형강’(兄江)으로 기록됐다.현재의 형산이라는 이름은 경주시와 포항시의 경계에서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형산(兄山)과 제산(弟山)에서 유래됐다. 이와 관련된 설화도 있는데, 신라시대 전설에 의하면 형산과 제산은 형제산으로 서로 붙어 있었고 당시 남천, 북천 기계천의 물이 안강 일대에 모여 호수를 이루고 있었으며 이 호수가 자주 범람해 피해가 심각했다고 한다.이를 위해 경순왕의 아들 태자 김충이 용이 돼 꼬리로 형제산을 내리쳐서 형산과 제산으로 갈라지게 됐고, 그 틈으로 안강 호수의 물이 강을 이뤄 영일만으로 흘러들어가 지금의 형산강이 됐다고 한다. 형산강 자체로만 보면 하천으로서 크지도 않고 지류도 많지 않으나, 강을 따라 교통이 발달해 있고 유역에 비옥한 지구평야가 발달해 포항의 발전과 그 역사를 함께해 왔다.□ 잊혀져 간 형산강형산강이 포항에서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항상 좋은 모습으로 함께해 온 것만은 아니다. 경주와 포항을 관통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두 지자체 사이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수질문제도 쉽사리 해결하지 못했다. 즉 70∼8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오염과 시민의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것이다.그러나 경주와 포항 사이에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두 지자체가 힘을 모아 형산강을 살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형산강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전국 최초의 광역(도)-기초(포항·경주시) 자치단체간 3자 협력 사업으로 포항과 경주 간 상생발전을 위해 추진 중이며 우리의 젖줄이기도 한 형산강을 옛것과 현대를 아우르는 생태, 문화체험형 관광명소로 만들어가는 야심찬 구상이다.현 시점에서 포항·경주 행정협의회의 핵심사업인 ‘형산강프로젝트’는 에코생태탐방로, 형산강 상생문화숲길 등 24개 사업(포항 12, 경주 12)을 완료했으며, 향후 신규사업 발굴과 내년도 국·도비 확보를 위해 두 도시가 힘을 모으고 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7기 두 도시는 환경과 상생이 공존하는 시민체감형 사업발굴로 양 도시 시민들의 기대를 부응해 나가자”고 밝혔고, 주낙영 경주시장 역시 “양도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들이 끝없이 이어지도록 형산강 환경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들을 챙겨가겠다”고 사업에 대한 열의를 나타냈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형산강형산강 프로젝트를 통해 형산강은 다시 우리 품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다양한 철새들이 날아들고, 숭어들이 물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자연 그대로의 형산강이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완료된 사업을 보면 우선 대표적으로 형산강 상생로드가 있다. 형산강 상생로드는 형산강프로젝트의 첫 신호탄으로 포항시와 경주시의 상생발전을 위해 추진됐다.경주로 이어지는 관문 구역인 포항 유강IC∼경주시 경계까지 2.3㎞ 구간이며 형산강의 뛰어난 경관 여건을 활용한 상생로드(자전거 로드)는 지역민들의 교류 확대와 시민들의 여가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상생인도(공도)교도 추진 중이다. 포항시 유강리와 중명리를 연결하는 상생인도교는 형산강 물길을 넘어 농어촌마을과 도심마을을 잇는 친환경 교량 건설 사업이다. 2021년 완공될 예정이며 포항취수장의 콘크리트보를 홍수 때 전도되는 가동보로 개선하고 그 위에 길이 380m, 폭 5m의 인도교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여기서 포항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형산강변에 요트를 본뜬 에코생태 전망대와 생태탐방을 할 수 있는 트레킹코스 에코생태 탐방로가 있다. 에코생태 전망대는 철새를 주제로 한 증강현실(AR) 영상관과 가상현실(VR)관, 철새 전시실, 다양한 철새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시설 등 생태 체험 학습의 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에코생태 탐방로는 형산강의 철새들을 가까이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망대 주위에 조성된 분수대와 스틸 조형물, 쉼터로 생태체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수변 친수레저파크와 신부조장터공원 및 뱃길복원사업 역시 진행 중이다. 수변 친수레저파크는 사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물놀이 시설을 제공하고 봄·가을에는 카약·카누체험 및 야외놀이 체험이 가능하도록 남구 연일읍 형산강변 8천㎡ 부지에 조성되고 있다. 또한, 겨울에는 야외 스케이트장 및 눈썰매장이 운영될 예정이어서 사시사철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오는 2020년 준공 예정이다. 또 신부조장터공원 및 뱃길 복원을 통해 조선 3대 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포항 형산강 부조장터가 2020년까지 부활한다. 형산강 옛 부조장의 전통과 문화적 의미를 살린 보부상 장터와 전통장터길, 나루터와 뱃길을 복원하며 이를 통해 옛것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체험형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수변 친수레저파크 건너편에는 수변테마 꽃길이 있다. 여기에는 형산강의 쾌적한 하천환경과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형산강 둔치 일원에 장미원을 1천760m2 규모로 조성하고 루지 메이양 등 장미 품종 30종 4천주를 심었다. 장미꽃이 피는 5월이면 꽃향기와 오색빛깔 아름다움으로 가족 단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여가 및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마지막으로 볼 곳은 수상레저타운이다. 이곳은 수상 레포츠의 저변 확대와 수상 레포츠 교육 및 체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 해양문화관광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마련됐다. 수상레저타운은 ‘형산강 물빛마루’로 이름 지어진 부유시설과, 지상 4층 규모의 건물과 보행교 등이 설치돼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쾌적하고 깨끗한 시설을 갖춘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시험장이 운영되고 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19-05-08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청송서 1억년전 시간여행

사과와 자두 등 새콤달콤한 과일이 유혹하고, 달기약수로 요리한 닭백숙이 맛있는 청송. 관광객들은 청송 특유의 먹을거리에 감탄한다.하지만 과일과 요리보다 먼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청송의 수려한 자연환경이다.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오른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맑고 깨끗한 물, 여기에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한 풍경까지.교육·과학·문화의 교류를 매개로 세계 국가들의 협력을 촉진하겠다는 취지에서 1946년 만들어진 유네스코(UNESCO)는 국제연합 전문기구다. 보존할 가치가 있는 자연과 문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는 유네스코는 지난 2017년 청송을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으로 등재 확정했다. 지질공원은 생태와 역사, 문화적 가치까지 지닌 특별한 지역을 보전하는 동시에 연구·교육·관광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정되고 있다.“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우리 고장이 과학적 중요성과 희귀성, 그리고 아름다움까지 지녔다는 걸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청송군청은 설명한다.현재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은 전 세계 35개 국 127곳에 흩어져 있다. 이 가운데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화성암·변성암·퇴적암이 모두 분포하는 지역이다. 또한 암석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지질학적 특성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각각의 매력을 뽐내는 화성 명소, 퇴적 명소, 수리 명소, 고생물 명소, 지형 명소 등 24개의 지질 명소를 품에 안고 있는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환하고 부드러운 5월 햇살을 받으며 탐험가의 마음으로 이곳들을 돌아보는 건 분명 흥미롭고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다.□ ‘기암단애’를 출발해 ‘주상절리’로청송의 상징으로 불리는 주왕산. 그 일대에선 9번 이상의 화산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고 엉겨 굳어진 것이 용결응회암이다. 청송의 기암단애(旗巖斷崖)가 바로 이 용결응회암으로 이루어졌다. 급경사를 이루는 절벽이 아찔하고 장엄하다.주왕산국립공원엔 급수대 주상절리(柱狀節理·빠르게 식은 암석이 기둥 모양으로 솟은 것)도 기묘한 형상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지금으로부터 1억 년 전쯤엔 청송 지역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했다. 그로 인해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도석(陶石)이 생성됐고, 청송에선 지금도 도석으로 백자를 굽는 곳이 적지 않다.병풍 모양으로 넓게 펼쳐진 절벽인 ‘병암 화강암 단애’도 빼놓으면 서운한 볼거리다. 청송의 할머니들은 “옛날에 저기서 호랑이가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를 손자들에게 들려준다. 그렇기에 이 절벽을 ‘범덤’이라고도 부른다. 뒤편에 자리한 범덤숲은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발길을 재촉해 근처 병암서원도 찾아가보자.칼데라(Caldera)는 화산이 분출한 뒤 지하의 빈 공간이 내려앉아 형성된 분지. 중생대의 화산지대였던 현동면엔 그 흔적이 ‘면봉산 칼데라’로 고스란히 남았다. 가파른 산들이 남북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은 산세는 험하지만, 절경으로 유명하다. 수락교에서 올려다보는 응회암 돌기둥 ‘수락리 주상절리’도 장관이다. 화산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직각의 바위가 마치 줄을 선 병사들처럼 보인다. 광물이 중심부에서 밖을 향해 동심원상으로 성장한 독특한 바위인 ‘파천 구상 화강암’과 둥근 모양의 알맹이가 돌 속에서 꽃을 피운 듯한 ‘청송 구과상 유문암’을 만나는 것도 청송 세계지질공원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자연휴양림을 지나면 ‘감입곡류천’과 ‘주산지’가청송자연휴양림에선 아이들에게 퇴적암층의 구조를 보여줄 수 있다. 자연을 통한 학습효과를 누린 후에는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상쾌한 공기 속을 거닐어보자. 이른바 ‘일석이조’의 산책이다.물빛 맑은 신성계곡 인근에 위치한 방호정은 오래된 정자다. 1619년 조선의 학자 조준도 선생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세웠다고 한다. 모양이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절벽 가까이에서 흐르는 감입곡류천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신성계곡은 또 다른 최고의 경치도 방문자들에게 선물한다. 붉은색 바위가 병풍처럼 화려하게 펼쳐진 ‘만안 자암 단애’가 바로 그것. “지표면에서 오랜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을 겪으며 절리를 따라 쪼개지고 강물에 의해 깎여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지질학자들은 말한다.18세기 초에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어떤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주산지’의 신비한 경치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왕버들로도 이름 높은 이 저수지가 풍부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층이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흘려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무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는 ‘청송 얼음골’을 돌아봤다면 위장병, 부인병, 눈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달기약수를 마시러 가보자. 톡 쏘는 달기약수탕의 물맛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청송군청 관계자가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고, 지하 깊은 곳의 마그마에서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가 이 물과 결합해 탄산수로 바뀌는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청송 세계지질공원엔 ‘공룡 발자국’도 있다2003년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낸 ‘신성리 공룡 발자국’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상상력까지 자극한다. 중생대 백악기에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 400여 개의 발자국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 옛날 청송엔 초식을 했던 용각류 공룡과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했던 수각류 공룡이 공존했을 것으로 짐작된다.주상절리와 판상절리, 여기에 불규칙절리까지 관찰이 가능한 ‘연화굴’도 자연이 만들어낸 학습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청송 사람들이 “속세와 천상을 가르는 공간”이라 부르는 ‘용추협곡’엔 용이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용추폭포가 있다. 폭포 아래로는 선녀탕과 구룡소가 빼어난 경치를 보여준다.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마치 신선이 사는 세계 같다”며 찾아오던 곳으로도 유명하다.주왕산에서 가장 큰 폭포인 ‘용연폭포’는 두 줄기의 물이 떨어진다고 해서 ‘쌍용추폭포’라고도 불린다.깔끔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절골 협곡’에선 추억 속에 자리한 징검다리를 건너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백석탄 포트홀’은 청송 세계지질공원의 백미(白眉)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계곡의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 풍화되고 침식된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이 생긴 백석탄 포트홀. 희다 못해 푸른빛이 감도는 암석지대 위로 청정한 물이 흐르고 있다.비현실적일 정도로 예쁜 풍광이다. 달기폭포와 만날 수 있는 ‘노루용추 계곡’은 그 수려함으로 사람들의 메말랐던 감정을 촉촉하게 적신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즐기는 방법독특한 자연 환경에 문화와 역사의 향기까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둘러보기 위해선 조언이 필요하다.청송군청은 당일 코스와 1박2일 코스로 나눠 가볼만한 곳을 설명하며 “언제라도 찾아와 청송의 진수를 맛보라”고 권했다.먼저 당일 여행이라면 ‘청송꽃돌 채굴 체험장-신촌약수탕-야송미술관-주왕산 탐방로’로 이어지는 코스나, ‘백석탄-신성리 공룡 발자국-방호정과 신성계곡-얼음골-주산지’의 코스가 적당하다.좀 더 시간을 낼 수 있는 여행자라면 하룻밤 청송에서 머물며 ‘청송 양수발전소-백석탄-신성리 공룡 발자국-방호정과 신성계곡-청송자연휴양림-주산지-주왕산 절골계곡’ 등을 골고루 돌아보면 된다.청송은 자연 속 휴양은 물론 역동적인 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 도시다.산악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은 최근 화사한 청송의 봄 길을 달렸다. ‘청송군수배 전국 산악자전거(MTB) 대회’와 ‘2019 청송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 대회’가 잇따라 열린 것.청송군이 주최하고 한국산악자전거연맹이 주관한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는태행산 MTB 코스에서 ‘다운힐 경기’와 ‘크로스컨트리 경기’로 나눠 이틀간 펼쳐졌다.대회에 참여한 선수들은 봄꽃 만발한 청송의 매력적인 경관을 몸으로 느끼며 페달을 밟았다. 과수원에 접한 시원스런 임도 코스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들을 반겼다. 경기를 마친 사람들은 달기약수탕 인근 식당에서 맛깔스런 음식을 즐기며 서로간의 우정을 다졌다.이어 열린 2019 청송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 대회는 한국엔듀로연합회가 주최하고 청송군 모터스포츠연합회가 주관했다. 산악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종목 개인전이 진행된 경기장은 함성과 오토바이 엔진 소리로 가득했다. 험난한 코스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크로스컨트리는 순발력과 테크닉이 필요한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다. 전국에서 모여든 모터사이클 선수들은 자신만의 멋진 기술을 선보여 자리를 함께 한 관광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전야제 행사로 펼쳐진 이벤트 경기와 노래자랑 등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수백 대의 모터사이클이 달기약수탕 주차장에서 파천면 옹점교까지 퍼레이드를 진행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두 경기를 지켜본 윤경희 청송군수는 “앞으로도 다양한 경기를 유치해 청송을 레포츠 메카로 만들고, 대회 기간엔 지역의 농·특산물도 적극 홍보하겠다”고 약속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5-02

친환경 기업 ‘벡셀’ … 세계를 향한 도전에 한계는 없다

40여년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전지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 벡셀(Bexel)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벡셀의 주력 생산품인 전지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으로 전동보더, 전기자전거 상품을 시장에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보건용 황사마스크, 안전용 코팅장갑, 무선청소기, 음료, UHD TV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벡셀이 이러한 끊임없는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은 노사의 화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05년 벡셀이 SM그룹에 합병된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노사분규 한 번 없이 대화로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벡셀의 노사 관계와 한계를 모르는 도전정신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벡셀의 미래를 조명하고자 한다.△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 벡셀에너지의 원천은 한계를 정하지 않는 도전정신에서 나온다고 믿는 기업이 있다. 바로 벡셀이다.1978년 구미에 (주)서통 전지공장 설립해 전지를 생산하기 시작한 벡셀은 1991년 무수은전지 개발(망간), 1997년 알카라인 생산설비 중국 수출, 1998년 전기자동차용 전기 개발, 2002년 (주)벡셀 전지 전문회사로 분사, 2005년 SM그룹 벡셀 합병(MA)을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합병 이후 벡셀은 2008년 특수용 리튬 이차전지팩 국내 첫 개발, 핵심부품기술개발 우수기업 선정, 2010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선정, 2011년 국방품질경영시스템인증, 2012년 녹색경영우수중소기업(우수Green Biz-S등급) 인증, 2013년 CCM(소비자중심경영) 인증, 2014년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대상 3년 연속 수상 등으로 국내 전지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또 국내 전지업체 최초로 녹색경영인증과 ISO9001/14001 획득을 통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미래차세대 성장 동력인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꾸준한 RD 투자를 통한 각종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술특허를 획득해 환경과 기술을 생각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기술과 품질로 승부하다벡셀의 주력사업인 전지제품은 40년 전통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1등급 친환경 품질을 자랑한다.알카라인, 망간 등 소비자형 건전지, 산업용 특수기계용 OEM및 대랭주문전지에 니켈카드뮴전지 니켈수소전지, 군수산업에 적용되는 맞춤형 팩 전지, 전세계 42개 국에 수출되는 해외수출용 전지 등 벡셀의 친환경 소재와 우수한 품질은 전세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었던 건 바로 기술력이었다. 벡셀은 국내 최초로 ‘안전링’을 삽입해 외부 쇼트로 내부 물질이 새어 나오는 ‘누액 현상’을 방지했다. 또 2010년 세계 전지 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했다. 당시 대부분 폴리염화비닐(PVC)로 제품을 포장했으나, 벡셀은 환경호르몬 다이옥신을 발생시키는 폴리연화비닐 대신 안전한 폴리에스트(PET)를 사용했다. 또 벡셀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포장지는 모두 재생지를 이용해 천연 펄프의 무분별한 사용도 막았다.벡셀의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들의 신뢰로 이어져 최고의 기술을 가진 친환경 기업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특유의 파워풀한 이미지로 관심 받아국내 전지산업을 선도하는 벡셀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전지 뿐만 아니라 TV, 무선청소기, 황사마스크, 전동 보드, 전동 스쿠터, 전기 자전거 등의 제품들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것.지난해 8월에는 동화약품과 협업해 편의점 CU에 에너지 드링크 ‘벡셀 에너지 드링크 지파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디자인으로 에너지의 속성을 표현해 벡셀 특유의 파워풀한 이미지를 에너지 드링크에 담아 젊은층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또 벡셀의 야심작 UHD TV는 100% 국내 생산을 통해 엄격한 품질 기준과 정확한 생산 공정을 거쳐 믿을 수 있는 품질을 완성했다. 이 TV는 기존 Full HD 화질보다 4배나 더 선명한 UHD(3840ⅹ2160) 화질을 구현한 제품으로, 49인치·55인치·65인치의 다양한 크기로 구성돼 있다. 국내 대기업 패널을 사용해 리얼컬러와 몰입감을 구현했다.또 최신 UHD 전용칩을 적용해 대용량의 UHD 화면을 빠르고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다. 66㎜의 슬림한 두께와 심플한 디자인은 고객 거실의 가치를 높이고, 178도의 광시각 각도를 확보해 다각도에서도 왜곡 없이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또 HD 및 FHD 화질의 수신 영상물도 UHD해상도에 맞게 색상과 노이즈를 최적화 시키고 6m/s(G-TO-G)의 빠른 반응속도를 통해 스포츠를 잔상 없이 또렷한 화질로 시청이 가능하다.MHL 기능이 탑재돼 모바일 기기의 화면을 TV에 공유해 볼 수 있고, 이외에도 HDMI 2.0, USB 연결지원, HDCP 1.4/2.2지원을 통해 보고싶은 영상을 필요한 단자와 기능을 통해 즐길수 있다.또한 고객 만족도 100%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고객관리 시스템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1년 동안 무상 및 가정방문 A/S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벡셀은 최근 미세먼지 마스크 ‘슈퍼가드’와 300W 용량의 무선청소기 ‘BHV-3001S’를 출시해 관심을 받고 있다모든 것 공유·협의하는노사의 단단한 신뢰로쟁의할 필요성 없어서로의 믿음으로다 함께 어려움 극복“회사가 쟁의 활동을 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벡셀 구미공장 노동조합 안효용(51·사진) 위원장의 첫 마디다.안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노조위원장이 이런 말을 하면 농담인 줄 아는데 벡셀은 진짜 쟁의를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노사가 서로에게 보여준 믿음이 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데 어떻게 쟁의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안 위원장은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더러 이상한 회사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가 정상적이고 그렇지 못한 회사가 이상하다”라며 “정상적인 회사는 노사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벡셀은 항상 모든 사안을 공유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벡셀 노사는 한 달에 한 번 조합간부 회의를 열어 회사 경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회사 자금 상황 등을 공유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다. 이러한 노력으로 벡셀은 10여년 동안 쟁의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안 위원장은 “벡셀은 IMF 이후 법정관리에 있을 당시에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은 기업”이라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 70%가 예전부터 일을 해온 사람들이다. 스스로 사직서를 낸 사람들 이외에는 회사를 떠난 사람이 없기에 애사심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직원들의 애사심은 정원에서도 드러난다. 벡셀 구미공장은 아름다운 조경으로도 유명하다. 직원들이 잘 가꾸어 놓은 조경에 반해 SM그룹 회장이 합병을 결정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다.회사측도 직원들의 애사심에 대한 보답으로 전 직원이 참가하는 단합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벡셀의 단합대회는 다른 회사의 단합대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장의 모든 공정을 정지하고 구미공장, 서울사무소, 영업사원, 식당직원 등 160여명이 같은 날 제주도로 2박3일 단합대회를 떠났다.안 위원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와 최저임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벡셀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서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면서 “노사가 당장 눈앞의 돈보다 장기적인 회사 안정을 위해 서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벡셀 노사는 지난해에 이미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합의를 하고, 주 52시간 근무도 지난해 말부터 조기시행 했다.안 위원장은 “정부가 정한 정책인 만큼 따라가야 할 수밖에 없으니 어떻게든 회사와 근로자 모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면서 “공청회를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한 노사의 입장을 듣고 논의를 거친 끝에 근로자의 부족한 임금은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채우기로 하면서 모두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게 됐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노사가 서로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4-30

영양군 청정 산 속의 그윽한 산나물 향취… 입 속에서 봄이 활짝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다.아침, 저녁과 달리 따뜻한 햇빛을 받은 산나물도 영양의 도처에서 자라고 있다.일찍이 얼음장 밑에서 파릇파릇 돋아났던 냉이 같은 봄나물이나 화려한 봄꽃이 가득하고,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 다가왔다. 경북 북부 태백산맥 남단에 위치한 영양군은 서울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크기임에도 인구가 1만8천명에 미치지 못해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영양엔 청정 자연이 주는 맑은 공기와 바람, 강한 태양빛으로 빚은 고추와 사과 같은 농산물이 가득하다.낙동강의 상류 지류 반변천의 발원지인 일월산의 청정 자연 속에서 탄생한 산나물의 향연이 5월 2일부터 5일까지 영양군청과 영양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5번째를 맞이하는 영양산나물축제는 지난 2월 ‘2019 경상북도 우수축제’로 선정돼 도비지원금 4천만원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우수축제 2회, 우수축제에 8회 선정됨으로써 영양뿐만 아니라 경북도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영양산나물축제는 영양군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외면했었던 산림, 그리고 산림 도처에 널려 있는 ‘산채’에 주목하면서 시작됐다. ‘산채’라는 소재의 특이성과 발전가능성에 영양의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극복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영양산나물축제. 이제 산채의 무한한 가능성이 하나씩 발견되고 있다.△제15회 영양산나물축제, 초심으로 돌아가다15회를 맞이하는 영양산나물축제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영양군청, 영양읍 복개천, 영양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된다.이번 축제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작년까지 행사를 진행하던 영양공설운동장에서 영양읍내로 장소를 이전한 점이다.지난 2016년 12회 영양산나물축제를 개최하면서 기존에 군청전정 개최로 인한 좁은 행사장 여건으로 발생한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메인 행사장을 영양공설운동장으로 이전했다. 보다 넓은 공간에서 행사장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마련해 지난 3년간 축제를 개최했다.하지만 축제장 접근성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편함이 꾸준히 제기되고, 특히 민선7기 출범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산나물축제장을 영양읍내로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이에 오도창 영양군수는 공약사항인 축제장 읍내 이전을 실행해 제15회 영양산나물축제는 영양군청과 영양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하게 된다.△먹GO 보GO 즐겨라!작년 산나물축제는 산나물 판매, 일월산 산나물 채취체험, 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 산채 가장행렬, 1천219인분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원놀음공연, 읍면풍물경연대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는 관광객이 행사장을 방문해 진정으로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준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승부할 계획이다.차별화의 시작은 지난 축제에 선보인 산촌먹거리촌이 업그레이드 돼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산나물, 약초와 고기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산촌먹거리촌은 축제장 내에 있는 축협판매장에서 구매한 고기를 굼터에서 산나물과 같이 구워먹을 수 있게 운영한다. 이를 위해 항아리 참숯 바비큐 10곳을 마련해 바비큐와 산나물의 절묘한 맛의 조합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특별하고 색다른 맛을 느끼다유명 셰프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한 고등어육개장은 찾아보기 힘든 경상도 내륙지방 요리다.영양은 울진, 영덕처럼 항구와 가까워 예로부터 생고등어를 활용한 육개장을 만들어 먹었다.맛이 최고로 오른 대파와 고등어뼈로 육수를 내고 살을 찢어 넣어 고명을 낸 뒤, 고추기름을 뽑아 얼큰하게 만든 영양의 별미가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관광객들이 구입한 산나물을 무치고, 삶고, 포장도 해주는 ‘산나물 요리보고 조리보고’ 부스도 관광객을 기다린다.많은 관광객들이 산나물을 구입하지만 어떻게 요리해야 최고의 맛을 내는지, 적합한 요리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모른다.이를 감안해 산나물 조리사가 친절하게 요리 방법 등을 알려주고 보여준다.△영양산나물축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15살 생일을 맞는 영양산나물축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된다.지난 1회부터 축제의 역사와 배경을 관광객들이 알 수 있도록 역대 축제포스터와 사진을 전시할 계획이다.지금까지 흘러온 산나물축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옛 사진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전시장은 지금까지의 흔적과 앞으로 산나물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소중한 시간여행의 공간이 될 예정이다.△복고를 즐긴다이번 영양산나물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영양축제관광재단은 복고풍 스타일로 제작된 홍보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영양 버스정류장을 배경으로 1970~80년대 복장, 그리고 이름조차 생소한 이용소와 여인숙 그리고 목욕장을 배경으로 과거의 감성을 끌어내는 홍보물로 영양군을 알리고 있다. 또한 이를 페이스북에 게시해 10만 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이런 흐름에 맞춰 영양산나물축제 기간에도 ‘Back to 1988’이라는 주제로 복고 의상과 소품을 렌탈하고, 관광객들이 홍보 영상에 등장했던 오래된 이용소와 여인숙, 목욕장을 소개하며 사진을 찍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색다른 재미와 옛 추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산나물축제와 조지훈예술제의 앙상블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한 청록파 시인이자 논객으로 ‘지조론’의 저자인 조지훈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자 그의 고향인 영양군 일월면 주실마을에서는 산나물축제 기간인 5월 4일부터 5일까지 ‘제13회 조지훈예술제’를 개최한다.작년까지 ‘지훈예술제’로 불린 축제에서 선생의 이름을 모두 넣은 명칭으로 축제명을 바꿔 의미를 더하고, 한 단계 더 발전된 축제로 나아갈 방침이다.올해 조지훈예술제의 주제는 ‘한국의 지성(知性)’이다. ‘지조는 선비의 것이고 교양인의 것이며 모름지기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갖추어야할 덕목’이라는 문장을 ‘지조론’에서 발췌해 예술제의 의미를 부여했다.이번 제13회 조지훈예술제는 백일장, 사생대회, 지훈 시 낭송 퍼포먼스, 강연, 공연 등 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예술제로 구성해 모든 연령층이 재미있게 즐기며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영양축제관광재단은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영양군의 친절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관광객들에게 음용수와 화장실을 제공하는 ‘축제참여 착한식당’을 선정한다. 또 기존의 산나물 판매 위주에서 탈피해 영양이 자랑하는 다양한 산촌문화를 체험하고, 특화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 영양산나물축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산나물축제가 주민들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고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관광객들이 다시 영양을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변화의 흐름에 맞춘 다양하고 독특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9-04-29

스치는 곳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곳… 김천, 관광도시로 거듭난다

사방으로 통하고 팔방으로 닿아 있다는 뜻의 ‘사통팔달(四通八達)’ 하면 생각나는 도시가 있다. 바로 김천시다.김천이 한반도 남한의 가장 중간 지점이기에 옛부터 모든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경부고속도로의 중간인 추풍령 휴게소가 김천에 있고 ‘김천 로맨스’라는 신나는 노래에 나오는 경부선 김천역이 또 도심 한가운데 있다.하지만, 김천으로 통하는 길들이 오히려 김천의 진면목을 가리는 역할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김천은 충청도의 추풍령 밑에 있는, 또는 대한민국 근대산업의 성지 구미 옆에 있는 도시, 지나가는 길에 있는 도시로 기억했다.하지만, 최근 김천이 관광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 그냥 지나치는 곳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관광도시로서의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1천600년의 역사를 지닌 직지사를 품은 김천시가 어떻게 한국 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 ‘직지사’번성했던 감문국은 주변국을 하나 둘씩 통합해 강력한 국가로 발돋움 하려는 사로국에 의해 서기 231년에 통합된다. 이 사로국이 후에 ‘신라’가 되고 신라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사찰이 바로 김천 황악산 자락에 있는 동국제일가람 ‘직지사(直指寺)’다.‘팩트’로만 보면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418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로 조선 2대 정종대왕의 어태가 안치돼 있고 임진왜란 때 국운을 되살린 사명대사가 출가한 사찰로도 유명하다.반면에 ‘흥미있는 허구’로 보자면 아도화상이 절터를 손으로 가리켜서 ‘직지’라는 이름이 비롯되었다고도 하고, 손으로 한뼘 한뼘 절터를 측량해서 절을 지었다고 해서 역시 ‘직지’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그런가 하면 비로전의 문을 열어 1천불의 불상 중 벌거숭이 동자상을 바로 찾아내면 아들을 가진다는 이야기와 같이 사실(fact)과 허구(fiction)가 공존하는 스토리텔링이 직지사에는 넘쳐난다.더군다나 철따라 피는 꽃과 붉게 물든 단풍, 그리고 억새가 상쾌한, 김천의 명산 황악산이 있는 백두대간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일찍부터 전국의 많은 산악인들이 ‘좋은 길’을 타고 이곳으로 찾아오고 있었다.이렇게 관광도시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역사·문화콘텐츠로서의 직지사를 김천시가 새롭게 다듬고 있는데 그게 바로 ‘직지문화공원’이다.직지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대자연이 주는 힐링을 체험하고 잠시나마 삶의 쉼표를 찍어 여유를 찾을수 있게 한 직지문화공원에는 170m에 이르는 전통 성곽과 담장이 공원을 감싸고 있어 그 자체가 명소로 훌륭한 포토존이 된다.또 공원에 설치한 원형음악 분수는 음악에 맞춰 화려한 분수쇼를 연출해 이미 오래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더불어 여러 조각품과 좋은 글을 적어놓은 시비 80여 점이 전시돼 있고, 각종 문화공연을 2천 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는 야외 공연장까지 자리하고 있다.김천시는 추가로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야간 경관개선사업인 ‘빛과 풍경 조성사업’을 추진해 여행객들에게 더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직지문화공원의 수변공간과 어우러지는 야간 경관조명은 오는 2021년 말 완공 예정이다.좋은 역사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간직한 직지사 주변의 문화관광시설 구축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직지사 관광권역’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이는 SNS에서 좋은 후기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김천은 ‘스쳐 지나가는 곳’에서 ‘찾아가고 싶은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이야기를 간직한 ‘괘방령’여행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 좋은 스토리텔링의 역사콘텐츠는 직지사 주변에서도 찾아볼수 있다.직지사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괘방령’은 김천시 대항면 향천리와 영동군 매곡면을 잇는 약 5㎞의 고갯길로 조선시대 등용문이었던 ‘과거(科擧)’에 합격한 사람의 이름을 써 붙인다는 괘방(걸 괘掛, 방 붙일 방榜)의 의미로 영남의 유생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괘방령으로 넘어 가면 장원급제하고, 추풍령으로 넘어 가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김천시는 이러한 괘방령의 이야기로 ‘괘방령 장원급제길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총 면적 1만7천200㎡ 부지에 30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나들마당, 장원급제 기원쉼터, 장원급제 광장과 상인들과 과거 유생들이 들렀던 주막촌을 재현해 괘방령에 켜켜이 쌓여있는 오래전 시간의 느낌을 관광객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또 합격기원탑과 기원나무, 장원급제 포토존, 금의환향길 등을 조성해 각종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힐링과 행운이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근대역사의 중심 ‘추풍령 휴게소’김천에는 경부고속도로 최초의 휴게소인 ‘추풍령 휴게소’가 위치해 있다.김천시는 직지사 관광권역의 한축을 담당할 거점지역으로 추풍령 휴게소를 테마로 한 ‘추풍령 관광자원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추풍령 휴게소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기폭제였던 경부고속도로의 중간기점에 위치해 있어 질곡과 환희가 물들어 있는 근대역사의 향기가 짙게 묻어있다.시는 총 사업비 170억원을 투입해 역사로서의 추풍령 휴게소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는 한편, 7만7천500㎡ 부지에 짚코스터, 전망대, 숲속놀이마당, 발물놀이터 등을 설치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잠시 들르는 휴게소가 아닌 ‘다시 찾아가고 싶은’ 명소로 재탄생 시킬 계획이다.또 한국도로공사에서도 노후화 된 추풍령휴게소(상·하행)를 새로운 테마로 신축할 예정으로, 상하행선 휴게소 연결을 위한 보행로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는 등 지자체와 공사간의 상생협력 추진으로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관광도시로서의 김천, ‘하야로비’로 날아오르다관광도시로서 면모를 갖춘 김천시를 날아오르게 할 사업이 바로 국가균형발전 전략사업 계획에 따라 3대 문화권 사업에 선정된 ‘황악산 하야로비 공원 조성사업’이다.‘하야로비’는 김천시 시조(市鳥)인 왜가리의 옛말로 대항면 운수리 일원에 14만3천㎡ 부지 위에 총 사업비 930억원을 투입해 문화·생태체험형 복합휴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직지사관광권역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공원 내에는 지하1층·지상2층 규모의 김천의 역사·문화를 한공간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건립된다. 또 건강문화원, 솔향다원과 같은 건강 관련 인프라와 다도체험 등의 다양하고 색다른 체험을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특히, 공원에 세워질 한국의 전통 목탑 형식의 ‘평화의 탑’은 높이 41m의 웅장함으로 하야로비공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지난 2016년 12월 기반공사와 조경공사가 마무리 돼,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이미 조성된 ‘친환경 생태공원’, ‘백수 정완영 문학관’, ‘세계도자기 박물관’과 함께 가고싶은 관광도시 김천의 명성을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김충섭 김천시장은 “다가오는 2030년에는 세계적으로 관광객 수가 18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굴뚝없는 공장인 관광산업의 미래는 김천시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면서 “김천에 녹아 있는 풍부한 관광자원의 블루오션을 찾아 각종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전국 어디서든 오고싶고, 다시 찾고 싶은 체류형 관광도시 김천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김천/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4-28

영주 선비의 삶에 녹아 있는 한국전통문화

우아한 걸음과 날갯짓, 순백색의 순수함과 고결함, 도도하리만큼 고고한 학은 선비의 품격에 비유된다. 선비는 학문을 통해 자신을 수양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존감, 삶의 근본을 깨우치고 물욕과 속세의 직위를 멀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조선 500년의 역사를 지탱한 근본 또한 선비문화와 정신이 그 바탕이라 볼 수 있다. 선비정신은 오늘날에도 우리의 생활과 정신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영주시는 선비정신과 선비문화의 중심지임을 확인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 정신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기 위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를 이어오고 있다.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를 통해 선비정신이 이 시대의 기본 가치임을 부각시키고, 영주시가 현대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인성 회복의 중심이라는 이미지 제고 확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선비의 의미선비는 순수한 우리말로 어원을 두고 다양한 설이 있지만, 신채호가 ‘조선상고사’에서 삼국시대에 수두 교도의 일단을 선배, 선비라 일컫고 이를 이두로 선인(仙人) 혹은 선인(先人)이라 기록됐다고 주장한 것이 선비 어원의 일반적인 추론이다.선비는 인격과 학문을 갖춘 유교사회의 이상적 인간상을 말한다. 사욕을 극복하고자 철저한 자기 수양에 힘쓰고 잘못된 정책에 대한 상소, 부패한 조정과 관리에 대한 견제, 외적에 대한 의병 활동과 저항 운동 전개 등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했다.선비정신의 본질은 절개(節介)와 의리(義理)로 인간의 도리를 지키고 지조 있게 행동하며, 근검·절약정신을 바탕으로 청렴한 생활과 안빈낙도의 자세를 유지했다.선비라는 단어는 조선시대에 들어 사용된 용어지만 선비정신이란 말은 오래되지 않은 용어다. 선비는 긍정적인 면만 있는 용어가 아니지만, 선비정신은 계승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그러나 선비정신에 대해 단적으로 표현하고 그 뜻을 명확히 하기는 쉽지 않다. 절의, 염치, 숭검 등으로 요약되는 선비정신은 현대사회에서 다시 새겨봐야 할 부분이다.선비정신은 특정시대 과거의 문화적 요소가 아닌 전통성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 감각에 맞는 변화와 새로운 가치 기준의 접목을 통해 해석하고, 문화적 자산으로 지속적인 계승과 계발의 가치가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선비 배출의 요람 소수서원소수서원은 최초로 국학의 제도를 본떠 선현을 제사 지내고 유생들을 교육한 서원이다. 풍기군수 주세붕이 유학자인 안향의 사묘를 설립한 후 1543년 유생교육을 위한 백운동서원을 설립한 것이 시초다.이후 경상도 관찰사 안현이 서원의 경제적 기반을 확충하고 운영방책을 보완했다. 이 시기의 서원은 사묘의 부속적인 존재로 과거공부 위주의 학교로 인식됐다.풍기군수로 부임한 이황은 교학을 진흥하고 사풍을 바로잡고자 서원 보급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사액과 국가의 지원을 요청해 1550년 소수서원이라는 현판을 하사받았다. 소수서원은 1868년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도 존속했다.소수서원은 사적 제55호로 지정되고 보물 제59호 숙수사지당간지주, 국보 제111호 회헌영정 등과 141종 563책의 장서가 남아 있다.□ 2019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2019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영주시 순흥면 소수서원 및 선비촌 일원에서 개최된다. 시는 선비정신과 한국전통문화를 재조명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 정신문화 축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영주시의 정체성인 선비문화와 정신을 바탕으로 한 선비문화관광축제는 도시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관광객 유치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또, 축제 기획 및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 참여로 시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로 추진할 방침이다.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인 영주시는 축제기간 중 어린이날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아동 중심의 프로그램 확대로 선비문화 체험을 통해 미래 주역들이 선비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2019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는 개최 장소를 소수서원과 선비촌으로 일원화 해 축제의 집중화와 선비문화의 정체성 확립 및 실천정신을 축제를 통해 재조명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의 신설과 1020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또, 소수서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플래시몹, 한국테마파크 개장을 위한 선비세상 전시체험, 편의시설 보완 등 축제의 수준 향상을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2019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는 2020년 개장하는 ‘한국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과의 연계, 소수서원의 유네스코 등재시 세계문화관광도시로의 도약, 관광 산업 발전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의 볼거리3일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영주시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고유제가 죽계루 주무대에서 열린다. 같은 날 선비촌 만죽재에서 열리는 ‘우리 모두가 선비다’는 회헌 안향 선생의 육훈인 효, 충, 예, 신, 경, 성 덕목이 실천될 수 있는 내용을 공연과 체험행사를 통해 관람객에게 선보인다.450여 년 전 시행되었던 ‘소수서원 사액 봉안례’ 재현 행사는 선비의 고장 영주의 정신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퇴계 이황이 백운동서원에 대한 사액서원 요청으로 명종이 낙점하는 과정과 대제학 신광한이 지은 ‘소수’라는 서원의 이름이 가진 의미를 재조명한다.5월 어린이날 및 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을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선비문화 어린이 인형극, 선비가 되고 싶은 아기돼지 이야기 등은 어린이들에게 선비문화를 쉽게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소수서원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소수서원이 가진 매력과 선비문화를 홍보하는 참여형 야간 콘텐츠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2019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 및 제33회 소백문화제 행사 일정- 2019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 일정△5월3일: 고유제, 마당놀이 덴동어미 화전놀이, 대구 뮤지컬 갈라쇼, 우리 가락 국악 한마당, 소수서원 사액 봉안례 재연행사, 유네스코 소수서원 등재 기원 음악회, 이석간 식치 경험방.부대행사: 선비촌 전통 떡메치기, 선비촌이 살아있다, 우리 모두가 선비다, 선비 어린이 인형극.△5월4일: 전국 한시백일장, 선비 세상을 울리다 청소년 선비문화공연, 영광중학교 세라토닌, 국가대표 용인태권도단 시범, 소수서원 야행 밤을 걷는 선비, 세계유교문화재단의 힐링콘서트, 제16회 전국학생 그리기 대회.부대행사: 어린이 마술공연, 회헌 선생 전국휘호대회, 전국 죽계백일장, 민속사진 촬영대회, 제2회 영주시장기 경북 남녀 궁도대회.△5월5일: 미래 선비 선발대회, 선비 세상을 울리다, 선비촌 가정의 달 음악회, 전국 한자경시대회, 선비정신과 힙합의 만남 선비문화 랩배틀, 선비건강 음식체험.△5월6일: 어르신 선비문화 골든벨, 대동단결 순흥 초군청 줄다리기, 선비문화 국악공연, 선비고을 민속장기대회, 폐막식.- 제33회 소백문화제 일정△4월26일~29일: 제19회 도우회 생활자기전시회(영주시민회관).△5월2일: 제11회 유계학술발표회(소수박물관 강당)△5월4일: 제7회 전국 회헌 선생 휘호대회(한국선비문화수련원), 제17회 유향영주 전국한시 백일장 및 제2회 대학생부 전국한시백일장(죽계루 주무대).△5월3일~6일: 서예작품전시 및 가훈 써주기, 자수, 향초, 천아트, 매듭, 야생화, 부채, 민화, 꽃차, 인견 천연염색, 솟대, 천연기념물, 은장도, 비누, 가죽공예, 사진, 도자기, 휘호대회 및 한시백일장 입상작 전시회, 제16회 선비고을 민속장기대회(소수서원 솔밭)./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9-04-25

파란 그림 속에 빠진 듯… 맑은 호수 위를 거닐 듯눈부신 황홀함, 마케도니아

“사람들은 일상이 가장 큰 행복이란 걸 모르고 산다”고 말한 게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였던가? 아니면 발레리(Paul Valery)인가?사실 ‘여행’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길고 먼 여행을 떠나본 이들은 알게 된다.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결국 여행도 ‘일상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한국인들에겐 이름도 낯선 ‘마케도니아’라는 나라의 조그만 마을 오흐리드(Ohrid)에서 한 달쯤 머문 적이 있다. 수백만 년 전 생성된 맑고 투명한 호수가 여행자의 심장을 설레게 하는.느긋한 마음으로 오래 전에 축조된 정교회성당 주변을 거닐며 발칸반도의 비극적인 역사를 떠올렸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오흐리드 호수를 바라보며 요즘 말로 ‘멍때리기’를 했다. 숙소 주변을 떠돌아다니던 귀여운 고양이와 한나절 놀아준 기억도 난다.▲ 한국이나 유럽이나 ‘사람살이’의 풍경은 비슷하고…익숙한 한국에서의 일상이 아닌 낯선 공간에서 보내는 일상이 지속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란 세계 어느 도시나 유사하다는 걸 깨달았다.오흐리드에서 만난 젊은 친구들도 포항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미래와 연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그 문제들 때문에 울고 웃었다.시장에서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인들의 부지런함 역시 한국과 마케도니아가 다르지 않았다. 거리에 펼쳐진 좌판 주위 왁자지껄한 소음도 판박이였다.한국의 육개장과 흡사한 맛을 내는 스튜(Stew)가 맛있었던 식당의 주인 할머니는 50년을 함께 살아온 할아버지의 지나친 음주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 고민 역시 우리네 옆집 노부부가 다투는 이유와 똑같았다.그랬다. 프랑스 시인이 간파한 것처럼 일상은 여행 이상의 웃음과 행복감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이의 일상이 때마다 행복할 수는 없는 법. 가끔은 서글픔과 눈물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기도 한다.따스한 햇볕 아래서 오흐리드의 평화로운 풍경 속을 걷던 어느 날. 갑작스레 기억 속에서 소환된 시 한 편이 있었다. 문학의 촉수를 일상으로 뻗어 독자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한 박철(59) 시인의 절창(絕唱)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였다.▲ 연애편지를 잘 쓰던 병약한 소년, 시인이 되다시를 쓴 박철과는 가끔 만나는 사이다. 그래서였다.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몇 해 전 시끌벅적한 술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어려서부터 병약했던 한 소년. 공부도 운동도 시원찮았다. 하지만 그의 낭랑하고 물기 젖은 문장은 또래 소녀들을 노란 우산 쓰고 논둑길에서 서성이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박철은 이렇게 고백했던가.“나도 한때 사랑을 했다. 그러나 그 사랑의 절반은 연민이었음을 안다.”소년은 나이를 먹어가며 연애편지가 아닌 시를 쓰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렀다. 변두리 극장에서 여고생의 손목을 수줍게 잡던, 그 떨리는 손으로 쓴 몇 편의 시가 문예지 ‘창작과비평’에 실린다. 스물여덟이었다.그 나이가 되도록 세상과 화해하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던 박철. 절망과 술로 탕진한 청춘이 헛되지 않았음을 아버지에게 자랑하고 싶었다.“아버지, 제가 시인이 됐습니다.”이 땅의 아버지들이란 아들에게 친절한 경우가 별로 없다. 박철의 부친은 기쁨을 숨긴 채 속에 없는 타박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믿으라고? 사실이면 ‘시인 증명서’를 가져와 봐라.” 알다시피 ‘시인 증명서’라는 문서는 세상에 없다.청년시인 박철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불혹(不惑)을 넘겼다. 돈 버는 능력에 관계없이 남편을 아끼는 착한 아내와 눈매가 고운 두 딸을 얻었다. 가난이 불행의 동의어는 아니라며 일부러 소리 높여 웃었다.▲ ‘눈물’과 ‘낭만’이 뒤섞인 인간의 일상어느 날 시인의 집 하수구가 막혔다. 세상엔 못 하나 박지 못하는 사내들도 많다. ‘영진설비’ 아저씨가 수리를 나왔다. 출장비와 노임은 도합 4만 원. 박철의 아내가 말했다. “며칠 안에 인편으로 보내드릴게요.”꼬깃꼬깃 4만 원을 챙겨 넣고 시인은 아내의 심부름을 나섰다. 삐걱거리는 자전거 위로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졌다. ‘목이나 축이고, 잠시 쉬었다 가지 뭐.’럭키슈퍼 평상. 쑥국새가 우는 환청 속에 노임은 내처 마셔버린 맥주 값이 되고. 시인의 첫 번째 영진설비 행은 무산된다.그리고 두 번째. ‘이번에는 한눈팔지 말아야지.’ 럭키슈퍼 맥주의 유혹을 뿌리치고, 포장마차 소주 한잔의 손길도 떨쳐내며 시인의 자전거가 달렸다.그러나 아차! 바로 그때 조그만 화원 앞 쓸쓸히 서있는 자스민 한 그루가 시인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게 뭐람. 짐작처럼 노임은 자스민 화분으로 바뀐다. 다시 영진설비 행은 무산.참다못한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온다. “대체 난 뭘 먹고 살라는 겁니까?”아내가 슬픈 눈으로 시인을 돌아본다. 박철은 말없이 웃으며 엄마의 손을 꼭 쥔 채 ‘시인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딸의 고운 눈썹만을 쳐다본다.끝끝내 시인은 “쑥국새가 울었기 때문이야” 혹은,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가 쓸쓸해 보여서 그랬어”라는 변명을 아내와 딸에게 하지 못했다.박철의 문단 선배인 신경림(83)은 눈물겹지만 낭만 가득한 시인의 일상이 담긴 이 작품을 읽고는 “밀린 노임을 갚으러 가다가 그 돈으로 자스민을 살 수 있는 박철은 꿈꾸는 사람”이라며 어깨를 다독였다고 한다.사실 시인만이 아니다. 쉽지 않겠지만,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꿈’을 발견하며 살고 싶다. 한숨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고, 절망의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빛나는 내일을 설계하는 인간으로.멀고 먼 동유럽 마케도니아 오흐리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 두 도시 사람들 모두의 일상이 불행보다는 행복에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져본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류태규

2019-04-25

경북 균형발전과 新 해양시대 이끌 컨트롤 타워 ‘책임 막중’

경북도 환동해본부는 내년 근대항만 개항 100주년을 맞아 동해안 5개 시·군별 장점을 특화해 장기적으로 거점 육성하는 ‘불가사리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100년을 대비해 동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환동해에 새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마련됐다.구체적으로 울진(Science)을 환동해 해양과학 거점으로 육성하고, 울릉(Trekking)은 세계적 생태휴양 트레킹 천국으로 개발한다. 경주(Activity Academy)는 아시아 해양체험교육 거점으로 육성하고 포항(Recreation Convention)은 친해양 휴양 컨벤션 도시로 재정립하는 한편 영덕(Smart Fish)은 스마트 수산물 첨단양식 및 수출산업 전초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경북도환동해지역본부(이하 환동해본부)가 다음 달 15일 포항시 북구 용흥동 소재 옛 용흥중학교로 이전한다. 환동해본부의 이전을 계기로 이 기관의 주요 조직과 업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항테크노파크 제2벤처동에 자리하고 있는 현 임시청사는 지난해 1월 15일 개청했으나 좁은 공간에다 주민들이 접근하기에 불편하다는 등의 지적 때문이다. 환동해본부가 이전하면 공간 부족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민원인도 한결 환동해본부를 쉽게 찾을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경북도는 오는 2021년 환동해본부의 임시청사 시대를 마무리하고 포항시 북구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내로 청사를 신축해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착착 준비하고 있다. 이 부지는 포항시가 구입한후 도에 기부하고 청사 건물은 도가 250억원을 들여 건축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부지 1만평에 건축 연면적 2천900평 달하는 규모다. 환동해본부는 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발족됐다. 경북 도내 인구는 2018년 말 기준 273만명. 포항시가 52만여 명으로 가장 많다. 경주는 27만여 명. 도내 인구의 29% 정도가 이 두 지자체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도청이 내륙의 안동으로 이전되면서 포항과 경주가 거리상 가장 멀리 떨어지게 됐다. 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경북도는 포항에 환동해본부를 설치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관할 구역은 포항시와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등 동해안권 5개 시·군. 업무는 해양개발을 비롯해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해양수산 등 동해안권 관련 행정을 맡고 있다.또 안동의 도청까지 가야 하는 불편 해소 차원에서 지난해 9월 종합민원실도 문을 열었다.경북도는 특히 본부장 자리에 도청에서 3명뿐인 2급 중에서 한자리를 배정, 위상을 높였고 2국 1실 7과 2사업소 규모의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180명이 근무하고 있다. 조직은 동해안전략사업국과 해양수산국을 틀로 하고 있고 외청으로 기존에 개설돼 있던 어업기술센터와 수산자원연구소가 있다. 총무과와 환동해종합민원실은 신속한 업무 지원차원에서 본부장 직속으로 두고 있다.도청에서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김남일(행정 2급) 본부장이 지난 1월 1일 부임했다. 김 본부장은 상주 출신으로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국정홍보처, 국무총리실 등 중앙부처 근무를 두루 거쳐 1996년 경북도에 왔다. 그동안 도청에서 주요 핵심 부서를 관장, 도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장 부임 후 경북 동해안의 미래먹거리 발굴에 심혈을 쏟고 있다. 3급이 맡는 동해안전략산업국장에는 전강원 씨가, 해양수산국장에는 포항 출신인 김두한 씨가 최근 인사를 통해 각각 보임됐다.□ 환동해본부의 실과별 업무와 주요 역점사업환동해본부의 2국 8과 2사업소 모든 업무가 포항시와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과 밀접하다. 본부가 대구나 안동에 있던 종전과 달리 가까이 있다 보니 5개 시·군과 업무 협의도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도 업무는 동해안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을 비롯해 예산 확보, 지원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동해안전략산업국과 해양수산국 2개국에는 각 3개 과씩, 모두 6개 과가 속해 있다.△총무과최현한 과장(행정 4급) 중심으로 행정지원·회계·홍보 등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13명이 근무 중. 지역본부의 총무와 예산회계 그리고 언론을 비롯한 대외업무 등이 주요 역할이다. 신청사 건축 업무도 소관하고 있다.△환동해종합민원실민원실은 지난해 9월 1일에 문을 열었다. 행정 4급의 김승욱 실장 밑에 행정경제팀, 환경산림팀, 건설농지팀 3개 팀이 있다. 현재 11명이 근무 중이다. 동해안권 주민들을 위한 원스톱 민원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경북도 소관 인허가, 등록 및 각종 제증명 민원서류 발급이 주요업무다. 도 본청에서 접수·처리하는 것과 똑같이 처리하고 있다. 고충민원과 국민신문고 민원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처리를 위한 현장 방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동해안전략산업국동해안정책과, 에너지산업과, 원자력정책과 모두 3개 과로 이뤄져 있다. 직원은 39명. 동해안권의 장기적인 발전 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고 해양신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해양관광·레포츠 문화 발굴도 맡고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원자력해체연구소 유치 등 원자력 관련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현안이 많은 관계로 이철우 경북지사가 가장 자주 찾는 부서중 하나다.△동해안정책과동해안 지역의 발전정책을 이끄는 책무가 주어져 있다. 정현표 과장(행정 4급)을 중심으로 정책기획팀, 해양신산업팀, 해양관광개발팀, 남북경협팀 모두 4개 팀, 16명이 근무 중이다. 주요 업무로는 해양관광·문화개발, 레져·스포츠산업의 기획과 육성 등을 비롯해 향후 통일시대를 대비, 도의 역할 등 남북경협 미래사업 전략도 담당하고 있다.경북도는 동해안의 미래를 위해 동해안권 발전 종합계획 수립했다. 이 계획은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앞서 정부가 2010년 울산광역시, 강원도와 함께 묶어 발표됐다. 지난해까지 영덕 고래불 해양복합타운 조성 등 32개 사업에 2조5천900억원이 투입됐다. 올해는 포항 영일만항 건설사업 등 11개 사업에 1천18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동해안 관광인프라 조성 차원에서 경북·울산 연계 협력형 지역계획 수립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도출된 20여 개 사업도 중앙부처에 적극 건의하는 동시에 환동해블루파워 신성장 계획수립 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에너지산업과청정 동해안의 자연자원을 활용해서 이를 산업화하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산업과장은 김준호 씨(행정 4급)로 에너지정책팀, 에너지신산업팀, 신재생에너지팀 3개 팀 12명이 근무 중이다. 에너지산업 정책을 개발하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 및 보급, 그리고 산업화에 집중하고 있다.이 과는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포항 수소연료전지 파워밸리를 비롯해 경주 지능형에너지 자립기반단지, 영덕 풍력클러스터, 울진 해양바이오에너지단지, 울릉 친환경 녹색섬 등의 조성 등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산업을 육성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신재생 에너지의 수요 증대에 발맞춰 조기에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원자력정책과경북에서 원자력산업은 핵심 중 하나다. 그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부서가 원자력정책과다. 김승열 과장(공업 4급)이 큰 짐을 맡고 있다. 원자력정책팀, 원자력산업팀, 원자력안전팀 등 3개 팀 12명이 일하고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업무에 대한 의욕은 넘친다. 전 직원들이 합심해 원자력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원자력 안전연구단지 조성에서부터 원자력 인력양성, 원자력 해체 및 방폐장 관련 등의 일에 매진하고 있다.경북 동해안은 국내 원전 24기 중 12기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원자력 생산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다. 국가 에너지 공급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 온 곳이 경북이다.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일자리 감소, 세수 감소, 지역경제 위축 등 직간접적인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는 국가에서 피해지역에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하라는 ‘탈원전 피해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해양수산국해양수산과, 항만물류과, 독도정책과 3개과와 산하에 수산자원연구소, 어업기술센터를 두고 있다. 구성인원은 모두 118명. 현재 환동해본부 상주 직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그만큼 업무 범위가 넓고 할 일 또한 많다. 해양수산 정책 개발과 어촌어항 사업, 수산물 유통, 연근해어업 관리 등이 주요 업무다. 연안항을 비롯해 특성화 거점 항만, 해양자원 연구개발도 역점사안. 우리 땅 독도를 수호하는 일도 관장하고 있다. 독도수호 종합대책 추진 부서이기도 하다. 도내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고부가가치 어패류를 양식해 방류하고 기술을 개발·보급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해양수산과경북의 5개 시·군 해안선은 334.5㎞에 달한다. 경남도와 닿아있는 경주부터 강원도를 경계로 하는 울진까지다. 도내 수산정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과는 허필중 과장(해양수산 4급)이 이끌고 있다. 해양수산정책팀, 수산물유통팀, 수산자원팀, 어촌개발팀, 어업관리팀 5개 팀 30명이 근무하고 있다. 어촌어항을 개발하고 수산물 유통, 가공, 연근해어업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수산업은 잡고 기르는 어업도 중요하나 이제는 그 범주에서 벗어나 수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창출하는 6차 산업화가 핵심과제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264억원을 투입해 관련 기반조성에 나선다. 산지 가공시설을 확충하고, 2023년까지 수산물 수출거점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항만물류과연안항 개발과 특성화 거점 항만 육성을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1월 해양수산부에서 경북도로 파견 온 김종인(행정 4급) 과장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해운정책팀, 연안관리팀, 항만개발팀 모두 3개 팀 12명이 근무 중. 해양자원을 연구·개발하고 동해안 연안정비 및 해양환경 보전, 항만물류 유치 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대한민국의 경제권이 미래 개척지로는 북방지역이 손꼽힌다. 현재는 남북교류협력이 지지부진, 북방경제 영토 확장에 한계가 있지만 언젠가 문이 개방되면 지금과는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이에 대한 기대로 중국 동북지역과 극동러시아를 포함하는 북방물류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경북도는 북방미래를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도내 유일한 무역항인 포항영일만항을 북방교역의 중심항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특히 앞으로 북한과 중국의 동북3성, 극동러시아 등의 시장이 엄청 커질 것으로 보고 북방 항로 추가 개발 등 정책 수립이 한창이다. 영일만항 인입철도 개통과 배후산업단지 조성, 국제여객부두 건설 등 인프라 구축사업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 북방경제의 문이 열리면 영일만항이 명실상부한 전초기지로 자리 매김하기 위한 선제조치다.△독도정책과독도 보존 관리가 주 업무다. 원창호 과장(행정 4급) 이 중심을 잡고 있다. 독도정책팀, 독도홍보팀, 독도연구팀 등 3개 팀 12명이 각자 우리 땅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 독도수호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독도 정주기반 구축, 국내·외 홍보, 독도 사료 조사·연구 등이 소관 주요 사항이다. 독도는 경북도가 독도정책과를 개설할 만큼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 이에 도는 독도정주여건 개선에서부터 국제홍보, 현지 문화행사, 독도재단 운영, 독도연구 및 교육 등 각종 영토주권 강화사업을 강력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IOST(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과 협력,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사업도 추가로 발굴·시행할 예정이다. 독도의 모섬인 울릉도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울릉도의 육상과 해저의 고유 특산물을 활용한 생태관광·산업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이외에도 영덕에 위치한 수산자원연구소(소장 박성환)와 포항의 어업기술센터(소장 김진규)도 환동해지역본부에 속한 기관으로서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치어를 길러 방류하는 일과 어업에 관한 다양한 기술을 어민들에게 전파하는 사업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환동해본부의 미래 100년을 대비한 프로젝트환동해본부는 내년 근대항만 개항 100주년을 맞아 동해안 5개 시·군별 장점을 특화해 장기적으로 거점 육성하는 ‘불가사리 프로젝트’를 수립했다.이 프로젝트는 향후 100년을 대비해 동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환동해에 새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울진(Science)을 환동해 해양과학 거점으로 육성하고, 울릉(Trekking)은 세계적 생태휴양 트레킹 천국으로 개발한다. 경주(Activity Academy)는 아시아 해양체험교육 거점으로 육성하고 포항(Recreation Convention)은 친해양 휴양 컨벤션 도시로 재정립하는 한편 영덕(Smart Fish)은 스마트 수산물 첨단양식 및 수출산업 전초기지로 육성한다.이를 위한 10대 중점 전략으로 △진취·도전·탐험의 신라 해양 정신 계승 △새로운 동해안 100년 준비 △2020년 ‘동해 방문의 해’지정 △해양 과학기술산업 육성 △울릉도·독도 접근성 강화 △이웃어촌 프로젝트 추진 △지속가능한 원전 및 에너지 사업 육성 △해양수산의 6차 산업화 △통일시대 대비 남북경협 △내수면 마리나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특히 2020년 포항 구룡포항, 경주 감포항, 울릉항 등 경북 항만 100년을 맞아 전문가 자문 및 공모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올해에는 한국해양학회 기념세미나 개최, 한국해양소년단원 동해 탐방, 동해바다 선포식 등 붐업 행사를 개최한다. 내년에는 경북 항만 100년 국제세미나, 문무대왕 청소년 해양학교 운영, 울릉도 선언, 아시아 청소년연맹 독도캠핑을 추진하는 등 동해바다를 알리고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는다는 복안이다./손병현기자why@kbmaeil.com

2019-04-21

억겁 세월 솟은 주왕산 바위에도 어느새 봄꽃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다양한 별미가 여행자를 반기는 청송. 여기에 문화와 역사의 향취까지 만끽할 수 있으니 봄날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이번 주말엔 ‘여유로운 산책자’가 돼 주왕산 아래를 걸어보는 게 어떨까.여행에 투자하는 돈을 아끼지 않고,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세대들이 사회의 중추로 성장하면서 ‘관광’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겨우 일주일 안팎의 짧은 기간에 비행기로 12시간을 날아가 영국의 빅 벤(Big Ben), 프랑스의 에펠 탑, 스위스의 설산(雪山), 오스트리아의 슈테판 성당 앞에서 ‘인증 샷’을 찍는 바쁘고 숨 가쁜 유럽 일주 여행 따위는 더 이상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기 힘들 듯하다.이런 패턴의 여행으로는 관광을 떠나는 본래 목적인 휴식과 재충전이 불가능하다. 여행은 노동이 아니며,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가는 것도 아니다. 쳇바퀴 돌았던 일상을 탈출해 자유로움을 누려야 할 시간에 육체적 힘겨움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서야 되겠는가.이런 문제의식에 동조하는 이들은 이제 가능한 오랜 시간 한 도시에 머물며 그곳의 독특한 문화와 볼거리를 꼼꼼하게 살피는 관광객으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외국 여행을 할 때나 국내 관광에 나설 때나 마찬가지다.청송군 또한 사람들의 관광 스타일 변화에 맞춰 ‘보고 즐길 것 많은 머무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모두가 행복한 관광 청송’은 2019년 청송군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관광 정책이다.‘품격 높은 문화관광’이라는 군정 목표을 세운 윤경희 청송군수는 “우리 군의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결합해 체류형 관광지로 도약할 것”이라며 “창의성 가득한 문화공간 조성으로 다시 찾고 싶은 청송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는 주왕산과 주산지, 그리고…주왕산(周王山)과 주산지(注山池)는 여행자들이 빼놓으면 안 되는 청송의 보석 같은 관광자원이다.주왕산은 1976년 한국에서 12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으로 많은 이들이 “경북 최고의 명산”이라 부른다.산의 형상이 거대한 바위로 병풍을 친 것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이전에는 석병산(石屛山)이라 불렸다.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3대 암산(岩山)으로 불리는 주왕산은 병풍바위, 시루봉 등 기암괴석과 용추폭포, 절구폭포 등이 어우러져 사철 내내 아름다움을 빛낸다.유네스코에 의해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아 지질학적 가치 또한 높다는 게 청송군청의 설명. 관광객들은 장엄하고 신비한 풍경에 압도돼 “주왕산은 신이 만든 미술관”이라고 입을 모은다.주산지는 조선 경종 때 만들어진 농업용 저수지다. 3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떤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이곳엔 수령(樹齡)이 150년에 이르는 왕버들이 자생하는데,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경치가 감탄을 자아낸다. 물과 나무, 그리고 바위가 만들어낸 풍경화라 불러도 좋은 주산지는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됐다.주왕산관광지에는 한옥 숙박시설인 민예촌, 수석과 희귀한 꽃돌을 전시한 수석꽃돌박물관도 자리했다. 더불어 청송백자전시관도 인근에 있으니 주왕산을 오르는 길에 들러보기를 권한다.민예촌은 8채(28실) 규모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문화·예술공연과 전통공예 체험도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체류형 문화체험 공간’이라 할 수 있다.타 지역과 달리 ‘도석’이라 불리는 돌을 빻아 만든 도자기를 만날 수 있는 청송백자전시관은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다.한국 도자기 역사의 소중한 자료로 평가받는 청송백자는 눈처럼 하얗고 가벼운 게 특징이다. 백자는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던 생활 자기로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420년 전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서도 청송 심씨 성을 버리지 않고, 현재까지 선조들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심수관가(沈壽官家)’의 도자기 30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심수관도예전시관도 청송의 자랑거리다.◆ 송소고택과 객주문학관을 거쳐 달기약수탕에서 물 한 잔수석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수석꽃돌박물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는 수석들과 함께 희귀한 ‘청송꽃돌’이 방문자들에게 인사를 건넨다.박물관 관계자는 “기나긴 세월이 빚어낸 아름다운 수석과 신비한 꽃돌을 보고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이제 국가지정 중요 민속문화재 250호 송소고택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이 집은 조선 영조 때의 거부 심처대(沈處大)의 7세손 송소 심호택(沈琥擇)이 1880년경 건축한 99칸 고가옥(古家屋)이다.살림 공간, 휴식 공간, 작업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안채와의 구분이 뚜렷한 전통적 양반가의 형태를 보이는 송소고택은 2011년 문화관광부 지정 ‘한국관광의 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유장한 문체와 토속적인 정서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이 된 김주영의 문학적 업적을 기념해 만든 객주문학관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건립됐다.문학을 필두로 미술 등과 관련된 각종 문화 프로그램과 국제 교류가 진행되는 객주문학관은 “전시관과 소설도서관, 창작스튜디오와 연수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작가를 꿈꾸는 문학청년들이 자주 찾는다”고 청송군청이 부연했다.청송야송미술관은 동양화가 야송 이원좌의 작품 36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청송 출신 화가가 걸어온 예술의 행적을 더듬어 살필 수 있으며, 다른 미술가의 기획전시도 관람이 가능하다. 주위에 별도로 만든 청량대운도전시관엔 세계에서 가장 큰 동양화 ‘청량대운도’(46mx6.7m)가 걸려 있다.지친 다리와 갈증을 달래줄 달기약수탕에선 시원한 물 한 잔을 들이켜 보자. 탄산과 철 성분이 함유돼 물맛이 독특하다. 위장병과 피부병에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에 연거푸 몇 잔을 마시는 이들도 적지 않다.조선 철종 때 금부도사를 지낸 권성하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달기약수탕에선 매년 음력 3월 30일 달기약수령천제가 열린다. 이곳 약수로 끓인 삼계탕은 오묘한 빛깔과 색다른 풍미를 지녀 청송을 찾는 맛객들을 유혹한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도 성장사실 청송은 이미 잘 알려진 ‘작지만 강한’ 관광도시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숙박과 스포츠·레저 분야의 인프라도 보강하고 있기에 ‘체류형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청송군은 세부적 사업 계획도 세웠다.주산지 테마파크 건립, 병풍바위 지질명소 관광자원화, 얼음골 클라이밍지구 주차장 조성, 솔누리 느림보세상 건설, 객주문학마을 경관거점 확보 등이 그 생생한 사례다.민선7기 공약인 △진보면 문학마을 △파천면 힐링 치유마을 △청송읍 주민 창조마을 △주왕산면 경관·휴식마을 △부남면 미술마을 △현동면 농업체험마을 △현서면 동화마을 조성 등으로는 읍·면별 관광 특성화도 도모하고 있다.“단순히 들렀다 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물다 가는 체류형 여행지로의 전환을 통해 관광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윤경희 군수의 약속과 청송 관광의 미래에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경직된 공직문화로 운영됐던 지난 시절과 달리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관광’과 ‘복지’에 행정의 방점을 찍고 있다.부가가치가 높은 관광·문화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주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켜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청송 역시 바뀐 시대의 변화한 추세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다.지난해 청송군은 관광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청송군청 관광정책과는 “빅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조사한 결과 지난 한 해 군민의 200배가 넘는 543만 명의 관광객이 청송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통계치는 경상북도 시·군 중 최고의 성장률”이라는 게 관계자의 부연.2017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관광객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6년 개통된 동서4축 고속도로로 청송으로의 접근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임업인종합연수원과 대명리조트 등으로 인해 숙박 환경도 개선된 것이 관광객을 매혹하고 있다는 게 청송군의 해석이다.“동서4축 고속도로는 시간 단축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리적 여건으로 상호간 교류가 어려웠던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의 관광객들을 청송으로 불러들이는 효과까지 가져왔다”고 말하는 청송군.“앞으로는 현재 갖춰진 관광 자원과 인프라에 청송만의 차별적인 요소를 찾아내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는 게 청송군의 청사진이다.여기에는 가족, 연인, 친구 단위의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과 특산물을 이용한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의 개발까지가 포함됨은 물론이다. 현재도 청송은 사과와 자두는 물론, 맛깔스런 산나물로 차려낸 산채정식으로 유명하다.‘국제 슬로시티 재인증’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인이 주목할 독자적인 관광 브랜드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청송군. 그렇기에 관광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아 보인다.박물관을 포함한 각종 문화시설을 갖췄으며 백자 체험, 한지 체험, 옹기 체험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청송을 향하는 사람들이 올해도 많을 듯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4-18

고분 위 흘러가는 바람… 대가야의 신비한 기운 걸음마다 흠뻑

지금으로부터 1천500년 전. 강위력했던 고대 왕국 신라와 백제 사이에서 특유의 철기문화를 형성하며 독자적인 문화와 예술을 화려하게 꽃피운 대가야.현재의 고령군은 바로 그 대가야의 중심지였다.완만한 산 위로 높이를 달리하며 솟아오른 고분과 봄꽃 휘날리는 하천 산책길, 아직도 농촌의 인심을 잃지 않은 선량한 미소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고령은 몇 해 전 여행한 인도 중남부의 고도(古都) 함피(Hampi)와 유사한 분위기를 풍긴다.600년 전 비자야나가르 왕조의 수도였던 함피는 힌두 왕국과 이슬람 제국이 번갈아가며 통치했다.그 독특한 역사가 힌두 양식과 이슬람 양식의 사원을 공존하게 만들었고, 이는 현대에 와서 전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매력적 요소가 됐다.고대의 인도인들이 현재 인도 사람들에게 준 선물 같은 것이다.함피를 방문했을 때 수많은 사원을 돌아봤다. 15세기 궁궐 인근에 세워진 라마찬드라 사원, 정문의 높이가 50m에 육박하는 비루팍샤 사원, 벽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각들로 유명한 하라자라마 사원….하지만 정작 기자의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들었던 건 함피의 사원이 아닌 길을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조그만 박물관이었다.입장료가 우리 돈으로 500원에 불과한 함피의 소규모 박물관엔 조선시대 엽전이 전시돼 있었다. 수백 년 전 한국을 출발해 중국을 거쳐 인도의 조그만 도시까지 찾아갔던 옛사람들의 희미한 그림자가 느껴졌고, 이상스레 가슴이 뛰었다.대가야체험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이번 주말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령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축제의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푸짐한 먹을거리를 즐긴 후엔 아래 소개하는 ‘고령군의 보물들’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노련한 탐험가들은 “여행은 길을 잃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역설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없을 터.느린 발걸음으로 고대 대가야의 도읍지를 ‘길을 잃으면 어때’라는 심정으로 둘러보자. 거기서 색다른 경험과 놀라운 발견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산동 고분군을 거쳐 대가야박물관에 가면…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에는 가야시대 최대의 고분군이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낸 채.대가야읍을 감싸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을 따라 700여 기의 크고 작은 옛사람들의 유택(幽宅)이 자리했다.한국에서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 지산동 44호와 45호분을 포함해 이곳 고분들에선 대가야시대의 생활상을 짐작케 하는 철기와 토기, 금관과 금동관, 말갖춤과 각종 장신구 등이 출토됐다. 이것들은 5∼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분과 고대 유물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이라면 발길이 자연스레 대가야박물관과 연계된 왕릉전시관으로 향할 것이다. 왕릉전시관은 순장무덤인 지산동 44호분의 내부를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관람객들은 실물 크기로 복원된 44호분 속으로 들어가 고분의 구조와 축조 방식, 매장된 사람과 순장된 이들이 묻힌 형태, 발굴 때 출토된 여러 가지 부장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어린이 체험학습실로 나눠진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와 고령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꾸민 상설전시실은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역사·문화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평소 보기 힘든 유물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기획전시실은 연간 1∼2회 특정한 주제를 설정해 기획전을 여는 공간이다.“대가야 토기 퍼즐과 탁본 및 인쇄, 흥미로운 민속품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체험학습실은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대가야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빼놓을 수 없는 개경포공원·역사테마관광지농민들의 젖줄 역할을 해온 낙동강으로 통하는 관문인 개경포공원은 팔만대장경을 강화도에서 낙동강을 거쳐 해인사로 이운(移運)한 것을 기념해 조성됐다. 대가야박물관을 다 봤다면 이곳으로 가보길 권한다.고령군청 관계자는 “개포나루의 역사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팔만대장경 이운 조형물과 낭만적인 주막촌이 자리해 있어 쉼터와 역사 교육장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다시 걸음을 옮겨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즐겨보자.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는 토기와 철기, 가야금 문화를 화려하게 꽃피웠던 고령의 지난 역사에 포커스를 맞춰 조성한 공간. ‘신비한 나라 대가야 역사문화체험’ ‘대가야 탐방숲길’ ‘대가야 시네마’ 등 깔끔하게 단장된 시설과 양질의 프로그램이 외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을 반긴다.통나무로 만들어진 왕가마을펜션과 캠핑장, 세미나실이 있어 ‘머무는 관광을 지향하는 고령’의 문화정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30여 종의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대가야 농촌체험특구도 눈에 띈다. 여기서는 도시에서만 살아온 아이들을 위해 원두막·옛날가옥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농촌 풍경이 자리를 함께 한 어른들에겐 향수를 선물한다.최근 개장한 대가야생활촌은 첨단장비를 이용해 대가야 사람들의 일상을 직접 경험해본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등의 영상미디어를 통해 대가야인의 생활을 몸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고 관계자는 부연한다.대가야생활촌은 발굴 체험장과 대가야 먹거리촌, 숙박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 향후 가야문화권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성장할 전망이다.◆ 발길은 대가야수목원, 부례관광지, 개실마을로대가야수목원이 조성된 고령 금산재. 이곳은 ‘낙동강 유역 산림녹화비’가 세워진 살아있는 역사 현장이다. 수목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장비와 인력 수급 등이 여의치 않았던 상황에서도 푸른 산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들의 피와 땀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산림녹화 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한 여기엔 대가야수목원 외에도 산림녹화기념관, 수석·분재관, 어린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이 자리했다. 고령을 찾는 여행객들은 “푸른 색채가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대가야수목원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어울리는 치유의 장소”라고 입을 모은다.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녹색성장시대’의 새로운 강변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부례관광지도 빼놓으면 서운할 고령의 명소 중 하나다.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이라면 부례관광지에 마련된 카라반(caravan·이동식 주택)과 바이크텔에서 하루쯤 숙박하며 포레스트 어드벤처와 풋살, 농구 등을 즐겨보길 권유한다. 고령군민들 역시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곳”이라며 부례관광지를 즐겨 찾는다.다산면과 대구 달성을 잇는 강정고령보는 대가야시대 토기와 가야금을 콘셉트로 독특하게 설계된 예술적 가치 높은 건축물이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강변의 운치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꼭 가봐야 한다.조선시대 영남 사림학파의 종조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개실마을은 ‘전통문화 체험 1번지’로 불린다. 마을의 80% 정도가 한옥이라 전통미와 운치가 넘친다. 전국 최우수 체험마을로 선정된 바 있는 개실마을에서는 엿 만들기, 떡 만들기, 전통혼례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한옥 스테이도 가능하다.마지막으로 유럽의 향기가 느껴지는 집들과 잔디광장이 하모니를 이루는 예마을을 찾아가 보자. 균형미와 조형미가 빼어난 여러 건축물이 방문자를 웃음으로 맞는 예마을은 숙박시설과 야외 물놀이장, 오토캠핑장 등도 갖추고 있다.이처럼 고령군 곳곳엔 숨겨진 매력적인 관광지가 적지 않다. 봄을 맞은 고령의 ‘즐거운 보물찾기’가 당신을 기다린다.가야금과 거문고에 얽힌 역사와 두 악기의 연주에 무심한 사람일지라도 ‘우륵’과 ‘왕산악’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터.4세기 무렵 고구려에서 태어난 왕산악은 중국 진나라에서 들여온 악기 칠현금(七絃琴)을 자신의 스타일로 개량해 거문고를 만들었다. 물론 연주로도 이름이 높았다. 그가 거문고를 뜯으면 학이 날아와 춤을 추었다는 설화가 전할 정도다.고령군 쾌빈리 인근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우륵은 가야금 연주와 함께 자신이 살던 나라를 떠나야했던 비극적 삶으로도 기억되는 인물.대가야국(大伽倻國) 가실왕의 권유로 가야금을 만들었고, 제자들에게 노래와 춤도 가르쳤던 그는 악성(樂聖)으로 불릴 만큼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뤘다.그가 기울어가는 대가야국을 떠나 신라로 갔고, 진흥왕의 총애를 받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호화롭게 살았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노년을 보낸 우륵의 삶이 마냥 행복했을까? 이는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의문이다.고령군 대가야읍 가야금길에 위치한 우륵박물관은 우륵의 삶과 예술세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공간이다.“고령군의 자랑인 우륵의 업적을 기억하고, 우리 전통음악의 높은 수준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 박물관측의 설명.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우륵의 생애와 가야금의 기원에 관한 영상을 볼 수 있고, 가야금 외에도 아쟁과 해금 등의 전통 현악기와 만날 수 있다.전시된 각각의 악기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도 직접 들어볼 수 있어 음악을 아끼는 이들에게 만족감을 선물한다.고령군 대가야읍 정정골길에 마련된 ‘가얏고 마을’에선 가야금과 관련된 각종 체험을 즐겨볼 수 있다. 지역의 역사학자들은 “이곳은 가실왕의 명을 받아 우륵이 가야금을 제작한 곳”이라고 말한다.가얏고 마을은 가야금 연주와 미니 가야금 만들기 등의 문화체험은 물론, 딸기 따기와 김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봄을 즐기려는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04-11

인생 2막 귀농귀촌 꿈 이뤄지는 문경 핫 플레이스로 뜬다

◇ 문경만의 맞춤형 정착 프로그램 운영2019년 문경시가 야심차게 꺼내 든 카드는 바로 ‘맞춤형 정착지원 프로그램’이다. 맞춤형 정착프로그램의 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경시가 책임진다’이다. 문경은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버려진 농지나 시설물이 늘어나고 있어 농지의 효율성을 높이고 귀농 초기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귀농인 체험농장을 운영한다.귀농인 체험농장은 영농 포기 의사가 있는 농업인이 읍면동사무소나 농업인상담소에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면 읍면동 산업부서와 농업인상담소장은 영농을 희망하는 귀농인과 매칭을 시켜주고, 임대차 계약을 도와준다.그 다음 영농기술 교육은 농업기술센터와 농업인이 직접 실시하고, 귀농인이 하기 힘든 고난도의 농작업도 처음에는 농업인이 대신 해주고 숙련되면 귀농인이 직접하게 된다. 시에서는 임대료(1년차 70%, 2년차 50%, 3년차 30%)를 1천만원 한도내에서 지원하며, 생산된 농산물은 귀농인 소유가 된다.또 문경시는 임산버섯 스마트팜 재배단지를 조성해 귀농인들의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사업은 사람의 노동력을 최소화 한 60평 규모의 첨단 표고버섯 재배시설 40동을 설치해 재배를 희망하는 귀농인에게 우선 임대할 계획이다. 임대기간은 최대 2년을 계획하고 있다.재배 기술교육은 전문 강사가 담당하게 되며, 생산된 버섯은 공동판매가 가능하도록 포장재와 물류비를 지원한다. 시설관리도 전문기술자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돼 버섯재배 귀농인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미나리나, 애호박, 오이 등 다양한 농산물 재배가 가능한 시설하우스 설치 사업에도 전체 사업비의 50%를 지원해 계절적 제약에서 벗어나 1년 내내 고소득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돕는다.◇ 도시민 유치 톡톡 튀는 전략 구사귀농귀촌 시책의 성공은 도시민 유치에서 시작된다. 문경시는 이를 위해 톡톡 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첫 번째가 퇴직을 앞둔 대기업과 공기업 임직원, 전역 예정 군인, 퇴직공무원을 상대로 한 농촌체험 프로그램 운영이다.농촌체험 프로그램은 1박2일 동안 문경에 머물면서 귀농인 농장과 가공업체를 방문하고, 농기계 임대사업장, 농산물 유통시설, 고요전원마을 등 다양한 시설을 둘러봄으로써 귀농에 대한 두려움을 잠재우게 된다. 밤에는 선배 귀농인들을 초청해 귀농 과정의 애환과 에피소드도 나눈다. 특히 선배 귀농인과의 대화 시간은 계획을 넘겨 밤이 늦도록 이어지는 경우가 잦아 인기 코너로 자리 잡았다.‘농촌체험 프로그램이 귀농귀촌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농촌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병행해 문경시에서 공을 들이는 또 다른 도시민 유치 전략이 대도시에서 개최되는 귀농귀촌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경의 우수성을 전방위로 홍보하고 있다.박람회는 서울과 일산, 대구, 부산 등 귀농귀촌 수요가 많은 대도시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5회 이상 참가한다. 대도시 박람회는 귀농귀촌 홍보 외에도 문경의 농특산물을 홍보하는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 적극적 보조 프로그램 운영일단 문경으로 귀농귀촌하기로 마음 먹은 도시민은 문경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예비 귀농인이 주택신축과 농지구입 등 영농기반 확보와 영농기술을 습득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경시는 귀농인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농촌의 소중한 자원인 빈집을 리모델링 해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임대하는 것이다.현재 6동을 운영하는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조기에 임대가 완료돼 18명이 입주해 문경을 배우고 있다. 귀농인 보금자리의 1년 임대료는 주택의 상태에 따라 50만원에서 70만원을 받고 있어 부담이 없다. 올해 안에 10동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예비귀농귀촌인은 귀농인 보금자리에서 최고 1년 동안 편하게 머물면서 교육 이수와 주택 신축, 농지구입 등 영농기반을 확보해 농업에 종사하면 된다. 그래서인지 2018년 귀농인 보금자리 입주자의 문경 정착률은 80% 이상이다.문경에 정착하게 되면 본격적인 영농기반 확보를 위한 지원이 시작된다. 먼저 주택수리비를 최고 56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신축 3년 이상된 귀농인 소유의 주택 수리를 희망할 경우 지원대상이 된다. 이 사업을 통해 지붕, 화장실, 보일러, 씽크대, 장판 등을 교체해 주거환경이 눈이 띄게 향상됐다.주택문제가 해결되면 농지구입과 시설설치, 동물사육시설 설치에 3억원의 귀농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문경만의 비장의 무기인 문경농업현대화사업융자금을 최고 3억원까지 융자지원 받을 수도 있다. 문경 현대화사업은 최고 8년까지 이자를 지원받기 때문에 영농 초기비용 부담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 있다. 융자가 부담된다면 소득지원사업을 신청해 보조 지원을 받으면 된다.◇ 잠재적 귀농귀촌 고객 확보문경시는 지난해 12월 퇴직공무원들의 귀농귀촌을 지원하기 위해 공무원연금공단과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두 기관은 퇴직공무원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사업이 바로 은퇴자 공동체마을 운영이다. 문경시는 운영이 저조한 농촌체험마을 4곳을 일부 리모델링 해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3개월간 일시적으로 머물며 문경을 체험하는 체험형은 2개 마을 12세대 24명이 동시에 거주가 가능하며 전체 계획인원은 72명이다. 10개월간 장기 체류가 가능한 정주형은 2개 마을 4세대이며 8명이 입주해 문경을 맛볼 수 있다. 이번 체험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의 퇴직 공무원들이 지원해 6.5: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임대료는 연금공단에서 일시불로 마을로 불입한 후 입주자는 매월 공단에 납부하면 되고, 체류기간 중 발생하는 모든 공과금은 입주자가 부담하게 돼 마을로 봐서도 큰 도움이 된다.입주자들은 공동체마을에 머물면서 기본적인 건강 체크를 시작으로 문경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문화체험, 농업교육,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봉사 활동을 전개해 도농상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문경시는 분야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도시민이 문경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문경시의 귀농귀촌인구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600명 선을 유지해 왔다. 다양한 귀농·귀촌·귀향 시책에 힘입어 문경시의 인구 감소가 눈에 띄게 줄었다.문경시는 획기적인 귀농·귀촌·귀향 시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70여억 원의 예산을 추경에 확보해 통 크게 보따리를 풀 계획이다.문경시 공무원들은 “문경이 추진하는 귀농귀촌 시책을 타 시·군이 흉내낼 수는 있지만 열정만큼은 흉내낼 수 없다는 신념으로 뭉쳐 일한다”고 입을 모은다.매 분기 아이디어 발굴대회를 개최해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는 담당부서 업무에 바로 적용하고 있으며, 아이디어를 제공한 공무원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귀농·귀촌·귀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사회적 현상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면 언젠가는 도시 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문경시의 공무원들은 문경의 미래를 위해 오늘도 도시민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9-04-07

구수한 산나물, 웅장한 암벽, 향긋한 사과향… 고개드니 어느새 ‘청송’

당당하게 솟은 거대한 암벽에선 남성적인 기백이 읽히고, 자신의 품에서 수만 그루 나무와 갖가지 동물을 기른다는 면에선 여성적인 포용력을 보여주는 주왕산.청송의 주왕산은 백두대간을 따라 늘어선 웅장하고 신비로운 한국의 명산들 중 하나다. 청송군을 찾은 여행자들은 주왕산의 기암절벽에 한 번 놀라고, 철마다 바뀌는 미려한 자연의 색채에 다시 한 번 놀란다.1976년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사과’와 함께 청송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한지 오래다. 특히 가을철 주왕산의 단풍은 전국에서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하지만, 주왕산의 가을만 아름다운 건 아니다. 봄날의 주왕산 역시 길고 지루했던 겨울을 밀어내고 새로운 생명의 호흡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공간이다.4월에 청송을 찾는 사람들은 주왕산 인근 식당에서 독특한 맛의 산나물을 즐기며 감탄사를 토해낸다.청송군은 바로 이 주왕산 아래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를 이용해 비약적인 경제 발전과 문화·관광적 풍요로움을 꾀하고 있다.사과 재배와 관련된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사과축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여기에 더해 최근엔 새콤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청송자두’의 육성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청송군청의 설명이다.주왕산 아래서 향기로운 꿈을 간직한 채 커가는 사과와 자두.그것들과 만나러 청송을 향하는 차에 올랐다. 청송군이 추진하고 있는 사과와 자두 관련 정책의 방향과 전망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윤경희 군수 “청송사과 알리고 판로 개척하는 세일즈맨 될 터”윤경희 청송군수는 ‘지역의 특산물인 사과를 알리고, 판로를 개척하는 세일즈맨’을 자처한다.‘자연이 만든 명품 청송사과’라는 최상의 평가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가졌다.그렇기에 청송군민과 언론은 그를 일컬어 “세일즈 군수”라고 부른다.윤 군수를 포함한 청송군 농업 관계자들에 의하면 청송사과는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탁월한 자연조건에서 자라기에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닌다고 한다.청송군의 과수원들은 통상 해발 25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그렇기에 생육기간 중 일교차가 13.4℃로 매우 크고,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지리적 환경 자체가 사과 재배에 알맞다.청송군청의 설명에 따르면 “청송사과는 시대에 맞춰 품종을 갱신하고 있다”고 한다.관수와 지주 시설 등의 투자에도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품질 좋은 퇴비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교육으로 사과 재배기술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청송사과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이러한 이유가 배경에 있기 때문. “전국 최고의 사과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과 유통시설 확충,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로 농가의 수입을 창출할 것”이라는 게 청송군의 다짐이다.이와 관련해 취임 전부터 “군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최상의 행정이기에 청송 주민들이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세일즈 군수’가 되겠다”고 말해온 윤경희 군수의 행보는 눈여겨 살펴볼 가치가 충분하다.윤 군수는 2013년부터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청송사과의 재배 기술을 북한에 이전해 그곳에 청송사과원을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그는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청송사과가 통일의 사과이자 평화의 사과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청송사과의 해외 수출이 확대되는 것은 사업의 성공을 통해 얻어질 덤이다.이를 위해 청송군은 지난해 8월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부서인 ‘농업교류협력 TF팀’을 만들었다.현재는 남북관계가 다소 경색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 국면이 해소돼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윤 군수의 청사진도 더불어 구체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그 시기에 대비해 청송군은 교류협력기금 조성과 행정지원 방안을 담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과 ‘청송군 남북교류협력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통일 대비 역량강화교육’도 실시했다.◆ ‘청송사과축제’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청송군에서는 지난 2004년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청송사과축제’가 처음으로 열렸다.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모은 이 축제는 이후 청송군 부남면에 전해오는 ‘도깨비 석교’ 설화와 합쳐져 ‘사과·도깨비 퍼레이드’와 춤 경연대회가 펼쳐지는 ‘청송 도깨비·사과축제’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하지만 청송군축제추진위원회가 “한국 대표 사과 산지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는 것이 축제의 주요 포인트”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청송사과축제’로 다시 개명됐다.사실 그간 청송사과축제는 축제장 주요 현장인 청송사과테마공원 오토캠핑장의 효과적 활용이 어려웠고, 그곳이 도심과 떨어진 탓에 야간 활용도도 낮았다. 또한 대중교통의 접근성도 떨어졌다.이를 감안해 윤 군수는 청송사과축제를 군민이 주도하는 참여형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메인 무대를 용전천의 현비암 앞 수변공간으로 옮기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축제 참여자들의 호평을 받았다.‘젊은 세대의 국내산 과일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됐다. 사과의 소비층을 다양화하기 위해 청송군과 윤경희 군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현장에서 청송사과를 알리는 흥미로운 이벤트도 진행했다.무료로 사과를 선물 받은 야구장 관중들은 이 사실을 SNS를 통해 알렸고, 이는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윤 군수는 평소에도 “좋은 품질에 홍보와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청송사과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이런 홍보 활동의 일환으로 청송군은 지난해 겨울 국내 최대 농산물 매장인 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에서 지역 농협과 함께 ‘청송사과 홍보·판촉행사’도 펼친 바 있다.또 청송사과 GAP사업단, 농촌지도자 청송군연합회 등의 농민단체도 부산과 포항에서 청송사과 홍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으론 ‘청송자두’도 인기 높은 과일로 육성한편 청송은 사과에 이어 자두를 대표적 특산물로 키워갈 예정이다.“새로운 소득작물의 발굴과 육성으로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청송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군청의 설명.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6억6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송자두 명품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이 사업은 농업회사법인 주왕산자두와 자두 재배농업인을 대상으로 청송자두공동선별장 등에서 진행된다.최고 품질의 청송자두 재배단지 100ha 조성과 자두 생산을 위한 친환경자재 지원, 기술교육 지원, 병해충 방제체계 개발을 목표로 하는 청송자두 명품화 프로젝트.이 사업은 자두 공동선별과 출하를 위한 기반시설 확충과 비파괴당도선별기 설치, 청송자두 출하기준 정립 등 유통 분야에서도 전개된다.이와 함께 청송자두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노력이 투입된다.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리적 표시제 인증을 통한 이미지 제고는 물론 백화점·대형마켓과의 상호 협력관계 구축 등이 진행되는 것.청송군 농업 전문가들은 “유망 자두 품종을 분산 식재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시스템 구축 등을 열정적으로 추진한다면 청송자두 명품화가 보다 가까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이제 머지않아 주왕산 주변엔 청송사과와 함께 싱그러운 청송자두의 향기까지 그득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청송을 찾는 관광객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일제강점기 단순한 방위 개념에 의해 이름 붙여진 부동면이 3월 1일부터 주왕산면으로 바뀝니다. 이는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정리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또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간다는 21세기적 요구에도 부응하는 것입니다.”청송군 부동면이 최근 ‘주왕산면’이 됐다. 더불어 청송군 이전리도 ‘주산지리’로 이름을 바꾸었다. 위의 요약된 설명이 행정구역 명칭 변경의 이유다.그간 청송군청은 부동면을 지역적 특색을 살린 주왕산면으로 바꾸는 절차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는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찬반 조사를 진행했고, 압도적인 찬성 의견(조사 참여자의 99%)에 따라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명칭 변경이 완료됨에 따라 앞으로는 공문서와 지도, 관광안내문, 도로표지판 등에서 부동면과 이전리라는 명칭은 사라진다. 그 자리를 주왕산면과 주산지리가 대신하는 것.청송군은 주왕산면과 주산지리의 ‘새로운 생일’을 기념해 지난 3월 1일 주왕산면사무소에서 ‘주왕산면 선포식’을 열었다.또 새로운 명칭을 내외에 홍보하기 위해 최근엔 주왕산면사무소 특설무대에서 ‘주왕산면 선포기념 한마음 축제’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선 지신밟기, 풍물놀이, 인기가수의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고, 주민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명칭 변경의 의미를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윤경희 군수는 “주왕산과 주산지라는 청송의 대표 관광상품을 지역명으로 활용함으로써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겠다”며 “이를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한편 주왕산면은 고려시대엔 송생현으로, 조선시대 때는 청보군으로 불렸다. 근세 이후 1914년부터 지난 3월 1일 이전까지의 명칭은 부동면이었다.주왕산면에는 현재 1천112가구 1천95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왕산과 주산지, 절골과 얼음골 등 청송의 주요 관광지가 자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4-04

사랑으로 빚은 지구위 가장 아름다운 무덤

풍문을 통해 상상은 했었다. 그러나 마주한 실상은 조잡한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 눈처럼 새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건축물. 1cm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균형미와 완벽한 좌우 대칭. 거기에 미려한 곡선의 아름다움까지.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세계 최고의 석조 건물”이라 칭송받아온 타지마할(Taj Mahal) 앞에는 기자를 포함한 1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놀라움의 순간’을 사진기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타지마할은 외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건물이 만들어진 낭만적 내력까지 유명하다. ‘왕의 불멸하는 사랑이 만든 왕비의 무덤’인 타지마할은 고도(古都) 아그라(Agra)의 자무나강(江) 인근에 우뚝 서있다. 17세기 이곳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22년의 시간 들여 예술작품처럼 만든 왕비의 무덤무굴제국의 다섯 번째 황제였던 샤 자한(Shah Jahan)은 당시의 왕들 대부분이 그러했듯 자신이 통치하는 땅을 넓히고 싶어 했다. 그랬으니 이웃 나라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많은 날들을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터에서 보낸 샤 자한.그는 독특하게도 왕자들이 아닌 아내 뭄타즈 마할을 전쟁터에 데리고 다녔다. 다른 왕들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죽음의 위협이 곳곳에 도사리는 싸움의 현장에서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던 왕과 왕비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둘의 사랑은 전투가 아닌 의외의 사건으로 비극적인 파국을 맞는다. 샤 자한을 따라 데칸고원으로 간 뭄타즈 마할이 초원의 천막에서 14번째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 것. 왕은 절망스런 몸짓으로 오래도록 통곡했다.그 당시 최고 권력자인 왕은 대부분의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봤다. 군왕이 여러 여성을 취하는 게 흠이 되지 않았던 시절. 하지만 샤 자한은 달랐다. 오직 왕비 한 사람만을 영혼을 나눈 친구이자, 사랑의 대상으로 아꼈다. 둘이 결혼생활을 통해 14명의 아이를 낳은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아그라로 돌아온 왕은 왕비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사랑을 증명할 조형물을 만들기로 결심한다.‘이슬람 건축의 최정점’이라 평가받는 타지마할은 그렇게 현실로 성큼 다가섰다. 2만 명의 인부와 수천 마리의 코끼리가 22년에 걸쳐 축조한 ‘지구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지고지순한 사랑엔 ‘비극’이 개입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비극은 사랑을 완성하는 유용한 재료가 된다. 타지마할과 만났던 순간, ‘순정한 첫사랑에 끼어든 청춘의 비극’을 고통스럽게 형상화한 박남철(1953~2014)의 시 ‘첫사랑’을 떠올렸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비극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사랑은…포항 출신의 박남철은 형식의 파괴와 극단적 시어를 통해 독특한 세계인식을 보여준 시인.그는 순수함과 무구함으로 표현되는 10대의 통상적 사랑에 진원지 불분명한 폭력적 요소를 개입시킴으로써 그 안에 존재하는 비극성을 극대화시킨다.소년은 왜 좋아하던 소녀를 때린 것일까? 소녀는 어째서 가만히 맞고만 있었던 걸까? 소년의 분노와 눈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시 ‘첫사랑’은 독자들의 가슴에 여러 가지 질문을 새긴다. 어떤 문학평론가도 그 물음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앞서 말한 것처럼 “안타깝지만 사랑과 비극은 발을 맞춰 같이 온다”는 오래된 문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21세기를 사는 소년의 사랑이 ‘허연 분노가/면도칼로 책상 모서리를/나를 함부로 깎으면서’ 울먹이는 형태의 비극으로 왔다면, 400여 년 전 인도의 황제 샤 자한의 사랑은 어떤 비극으로 끝을 맺었을까?마침내 타지마할이 완성된 순간. 모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순백의 대리석이 햇살을 받아 휘황하게 빛났고, 사용된 돌의 육중한 무게와는 관계없이 건물은 공중에 솟아오른 듯 가벼워 보였다. 이탈리아, 프랑스, 이란에서 온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은 최고급 석재와 보석을 이용해 ‘다시 짓기 힘든 매력적 무덤’을 만들어냈다. 터키, 티베트, 미얀마는 물론 멀리 이집트에서도 주먹만 한 보석들이 상자에 담겨 공사 현장으로 조달됐다고 한다.매끈하게 조각된 아치형의 입구와 수만 송이 꽃으로 장식된 정원, 예술작품에 가까운 수로와 연꽃 모양의 수조까지….하지만 ‘보석 같은 왕비의 무덤’을 둘러싼 낭만적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타지마할은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불러왔다. 공사로 인해 국가 재정이 파탄을 맞은 것.그로부터 10년 후. 경제적 위기로 인한 혼란 끝에 샤 자한은 반란을 일으킨 자신의 아들 아우랑제브(Aurangzeb)에 의해 높은 탑에 갇힌다. 거기서 타지마할을 내려다보며 죽는 날까지 왕비를 그리워했다는 무굴제국의 왕.사랑하는 아내의 몸에서 나온 자식에게 배신당한 샤 자한은 얼마나 비통했을까? 그 심정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느린 발걸음으로 타지마할을 둘러본 뒤 아그라의 밤거리를 걸었다. 사랑을 비극으로 이끄는 인간의 욕망에 관해 생각했고, 욕망의 상징처럼 이야기되는 뱀을 떠올렸다. 아래 졸시는 그날 밤 불면에 시달리며 쓴 것이다.뱀에 관하여철로가 지나는 도시 외곽에 사는 나는밤마다 뱀을 꿈꾼다두 개, 혹은 네 개의 발로는 모자라온몸으로 지상에 어지러이제 흔적을 꿈틀거려 놓는거대한 자기학대뒷걸음질 모르는운명적 무모함을하얀 얼굴 가느다란 손가락의 사내들비대한 욕망을 잉태한 이미 늙은 소녀들이떠다니는 도심붉고 푸른 독을 품고제 살갗에 상처를 내는황홀한 쾌락으로피 흘리는 우주, 고통의 심연으로눈을 잃은 뱀이 간다밤낮 없이 배설되는끈적이는 밑바닥으로밤꽃향기에 끌려, 뱀이눈을 잃은 뱀이 숨 가쁘게 기어간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류태규

2019-03-28

청송사과, 100년 피어오른 향기로운 붉은 맛

옛날과 현재, 동양과 서양, 공업도시와 농업도시를 불문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은 언제 어디서나 있어 왔다. 때로는 그것이 한 도시나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니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 지방은 포도로 만들어진 술, 즉 포도주로 오래 전부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수많은 나라 애주가들의 혀를 매혹하며.일본의 스시는 애초엔 내륙지역에서 생선을 효과적으로 저장하던 수단으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뉴욕과 런던 등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도시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요리로 팔린다.스페인의 ‘하몽’도 마찬가지다. 돼지의 넓적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숙성시킨 독특한 햄(Ham)은 이 나라 축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고, 동시에 ‘이베리코 돼지’라는 이름까지 세계인의 기억 속에 각인시켰다.그렇다면 수려한 주왕산의 풍광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청송을 대표할 수 있는 특산물은 뭘까? 누가 뭐래도 ‘사과’가 아닐지.2018년 말 현재 3천339ha의 농지에서 6만2천606톤의 사과를 생산하는 청송군. 이 지역 농가소득의 50% 이상이 ‘새콤달콤한 청송사과’에서 나온다고 한다.전국의 많은 소비자들이 신뢰하며 구입하는 청송사과. 하지만, 청송군 사과 재배의 역사와 사과를 둘러싼 각종 정보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청송사과는 언제부터 생산됐고, 어떤 이유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봄이 기지개를 켜는 청송을 찾았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청송사과’청송사과의 ‘재배 기원설’은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지역에서 독립운동과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한 박치환 씨가 1924년 현서면 덕계리에 사과 묘목을 들여 온 것이 청송사과의 출발점이라는 주장이다.나머지 하나의 기원설은 안덕면 복리에 살았던 신인수 씨가 일본의 레코드 회사에서 일하던 중 인근에 있던 사과농장을 자주 출입하게 됐고, 그때부터 사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신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사과 재배기술을 익혔고, 1927년 한국으로 돌아오며 600여 주의 사과 묘목을 들여왔다. 이후 안덕면 복1동에 5천 평 규모의 사과밭을 조성했다고 한다. 이 2가지 재배 기원설을 종합해 볼 때 청송사과의 역사는 100년에 가깝다.청송군은 서쪽의 대륙성 기후와 동쪽의 해양성 기후가 만나는 지역이다. 해발 고도가 250m로 인근 안동, 영덕, 의성, 영천 등에 비해 높은 지역에 위치했다.여기에 낙동정맥의 서쪽에 위치해 연간 1천mm 정도의 비가 내려 강수량이 비교적 적다. “생육기간 중 연평균 일교차가 13.4℃로 매우 커 청송사과의 당도와 착색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농업전문가의 설명이다.그렇기에 청송군에서 사과를 키우는 농민들은 “우리 고향이 사과 재배의 최적지”라고 입을 모은다.청송군청 관계자 역시 “적절한 일조량으로 사과의 빛깔이 곱고, 사과 재배에 적합한 토질이라 과즙이 풍부하고 저장성도 뛰어나다”고 부연했다.◆ ‘키낮은 사과원’ 도입으로 재배 기술 한 단계 높여청송군은 1995년 전국 최초로 ‘키낮은 사과원’을 도입해 1999년부터 대묘 생산과 표준과원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의 사과대학 운영, IPM(친환경 병해충 종합관리) 단지 조성 등 선진 재배기술의 조기 도입으로 타 지역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재배기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1990년대 중반 국내 사과산업은 생산의 과잉과 소비 감소, 가격 하락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청송의 ‘키낮은 사과원’이 아래와 같은 과정을 통해 도입됐다.1995년 경상북도청에서 일하던 과수 관계자들은 미국 워싱턴의 사과산업 현장을 견학하며 선진 재배 시스템에 놀란다. 이에 자극받은 경상북도는 ‘신 경북형 사과’ 생산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게 된다.같은 해 안동대학교 원예육종학과 윤태명 교수의 주선으로 청송군 현동과수협업단지 관계자들이 이탈리아 북부 남티롤을 방문한다.그들은 연구기관과 판매조합, 유통 및 가공시설과 과수 묘목 컨소시엄 등을 견학한다. 그 경험을 통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이탈리아 남티롤을 벤치마킹하기로 한다. 한국에 ‘밀식 재배’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이 과정에선 우여곡절도 많았다. 공항에서 묘목을 압수당하는 등의 고충을 겪은 후에야 연구용으로만 활용한다는 조건으로 국내 도입에 성공하게 된 것.이후 이탈리아 남티롤의 M.9 대목(나무의 크기를 매우 작게 하는 특성을 지닌 대목으로 관리가 용이하고 생산성이 높다)을 이용한 ‘세장방추형 고밀식 재배체계’는 신 경북형 사과의 생산 모델로 자리 잡게 된다. 이때는 청송군의 사과 재배가 새로운 도약을 한 시기이기도 하다.청송군은 M.9 대목으로 ‘키낮은 사과원’을 확대했고, 1999년부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매년 10만 주에 가까운 M.9 대목 또는 이중 접목묘를 농가에 보급해왔다. FTA기금 과수생산시설 현대화사업도 ‘키낮은 사과원’ 조성에 큰 도움이 됐다.◆ 사과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노력 이어져청송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천혜의 자연환경에 전통과 문화가 하모니를 이루는 고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신비로운 전설이 함께 하는 주왕산 역시 청송군의 보물이다. 여기서 소박한 자태를 드러내는 사과꽃을 바라보는 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와 안정감을 준다.청송군은 여러 차례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받은 청송사과를 지역을 상징하는 특산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오늘도 계속하고 있다.최고 품질의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명품사과 재배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사과 재배농가가 늘어남에 따라 농가별 맞춤 방제와 제초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초망 등 친환경 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고품질 청송사과 재배 기반을 마련해 농가소득을 높인다는 것이 청송군의 복안이다.또, 날로 고령화되는 농촌 현실에 대응해 농번기 영농인력 확보와 사과 공급의 원활한 체계 구축을 위해 21억 원을 들여 청송군영농일자리지원센터를 건립했다. 이에 따라 농촌 일손돕기를 위해 청송을 찾는 사람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청송의 사과가공지원센터 운영은 지역 특산물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출하는데 기여 중이다. 센터엔 사과즙 생산라인, 동결건조기, 열풍건조기, 건식분쇄기, 습식분쇄기, 원통형 볶음솥 등 현대적 가공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2017년엔 가공식품 8종 100t을 생산해 농업 부가가치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청송농업의 미래를 위한 교육에도 투자청송군은 사과 재배를 포함한 미래 청송 농업을 이끌 전문 농업인 양성에도 땀을 쏟고 있다. 농업 종사자의 미래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품목조직 활성화 등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교육에 참가한 농민들은 이론과 실습, 사례 발표, 선진화된 현장 견학 등을 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최근 4년간 농업인실용교육 37개 과정 5천551명, 청송사과친환경대학 806명, 청송미래농업대학 214명, 경영마케팅 교육 112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여기에 사과 외에도 자두와 복숭아 등 지역 특화 분야의 교육 과정도 운영함으로써 청송의 젊은 농민들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관광객의 청송 유입을 위해서는 농촌 체험농장의 조직화와 체험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친절과 위생적인 환경,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중요하지만 고급화된 관광 프로그램 역시 필수다.이와 관련 청송군은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여가기 위해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표 체험 14종과 연계 체험 10종, 개별 체험 22종을 개발했고, 농촌 팜파티 프로그램과 지역 축제 체험부스 운영 등을 통해 관광활성화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인심 좋고 살기 좋은 도시 건설’은 모든 지자체의 꿈이다. 청송군 역시 사과 향기 그윽한 풍요롭고 행복한 고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청송군은 수입 과일이 대거 유입되는 등 과일 소비 형태가 다양화되고, 청년층의 사과 소비가 많지 않다는 현실을 감안해 청송사과의 다양한 홍보·판매촉진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그런 상황 속에서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열린 야구장에선 ‘청송사과 특별 홍보행사’가 펼쳐졌다.많은 수의 소비자층이 모이는 대규모 스포츠행사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청송사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계층의 다변화를 도모한 것이다.한국시리즈 개막전과 함께 열린 청송사과 특별 홍보행사는 입장객들에게 무료로 사과를 나눠주는 ‘청송사과 증정’과 시식 행사,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져 현장에 모인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이 홍보행사는 청송군의회와 청송군 농협, 사과생산자 조직 등이 대거 참여해 청송의 단합된 힘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았다.준비 과정에서부터 행사에 참여한 청송군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야구장에서 청송사과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었기에 기쁨이 컸다”며 “상대적으로 사과 구매도가 낮은 청장년층을 상대로 한 마케팅이라 여러 가지로 신경을 많이 썼는데 호응도가 높아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며 환히 웃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3-21

포스코강판, 컬러강판 업계 새로운 바람 일으킨다

표면처리강재 전문업체인 포스코강판이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개발로 신수요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현재 컬러강판 시장은 중국 저가 수입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기존과 다른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WTP)만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포스코강판은 이러한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잉크젯프린트 기술인 포스아트(PosART)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포스맥(PosMAC) 계열의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해 컬러강판 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내최초 강판 잉크젯프린트 기술 ‘포스아트’포스코강판은 지난해 ‘포스아트’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포스코그룹이 선도하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뛰어 들었다.포스아트는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고내식 강판에 일반 프린트 강판보다 4배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포스코강판의 잉크젯프린트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고객이 원하는 어떠한 이미지라도 구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며, 특수 제작된 잉크를 사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정형적 무늬를 반복해서 코팅하는 일반적인 프린트강판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사진액자, 기념패, 가전제품, 주방가전, 각종 표지판을 넘어 친환경 건축용 내·외장재로 각광받고 있다.지난 7일 열린 신제품 설명회에선 기존의 포스아트에서 한층 더 발전한, 고가의 대리석 무늬를 구현할 수 있는 포스아트 마블(PosART Marble)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인조대리석에서 포름알데히드 검출과 천연 대리석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라돈 등이 검출돼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가운데, 포스아트 마블 제품은 친환경 제품으로 천연 대리석 보다 50%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할 수 있어 고객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또한 당일 설명회에서는 고내식 강판인 컬러맥(Color MAC)도 함께 선보였다. 컬러맥은 기존의 포스맥(PosMAC)에 착색을 하여 표면광택 유지 및 흑점 발생을 개선한 제품으로 고객의 요구에 따라 블랙, 골드, 실버 등 여러 가지 색상 구현과 함께 각종 패턴을 적용해 맞춤형으로 생산이 가능하다.특히 컬러맥은 도금 공정에서 바로 착색을 하는 방식으로 별도 컬러도장 작업 없이 덕트, 파이프 등에 바로 적용될 수 있어 고객사의 원가절감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포스코강판에서는 이러한 컬러맥의 장점을 활용하여 건자재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에도 용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또 앞으로 포스아트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을 출시, 관련 분야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앞서 포스코강판은 지난 1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애국지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포스아트를 활용한 7천700개의 독립유공자 명패를 제작해 포스코와 함께 전달했다.□4컬러공장 개설로 철강재 연간 100만t 생산포스코강판은 지난해 12월 포항에 4번째 컬러강판 공장을 준공하면서 강건재 시장개척도 주도하고 있다.이번에 준공된 4컬러공장은 연산 6만t 규모로 강건재 시장수요에 대응하고, 고급 컬러강판의 수요대응을 위해 추진됐다.특히 4컬러 공장 준공 후 4-Coating(코팅) 4-Baking (건조) 공정을 통해 6개 색상이 조합된 프린트강판 생산이 가능해졌다. 강재를 갖고서 자연에 가까운 색상에다 나무를 만졌을 때 느낄 수 있는 질감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고급 건축재와 가전재 등에 널리 적용될 전망이다.포스코강판은 4컬러공장 준공으로 국내 용융도금공장 2곳, 컬러강판공장 4곳, 미얀마 컬러공장 1곳에서 연간 100만t의 도금·컬러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회사로 우뚝 올라섰다.또한, 현재보다 넓은 폭(1천600mm)과 두꺼운 두께(3.0T)의 컬러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성형가공 후 도장하던 공정을 간소화함으로써 대형 오피스건물 패널, 가드레일, 토목용 파형강관 등에서 수요확대가 기대된다.UV(자외선) 경화제품도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발생하지 않는 도료를 사용함으로 친 환경적이고, 선영성과 광택이 뛰어나 프리미엄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실내장식용 건축자재로 벌써부터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앞서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7월 공장 신설을 추진하면서 포항시와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신규직원 65명을 채용하고 연인원 3만3천여명의 건설인력을 참여시키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하대룡 포스코강판 사장은 4컬러공장 준공 당시 “4컬러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고급 건자재 시장과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포스코강판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해 컬러시장의 트랜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과 포항시 발전에 기여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장수사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쳐포스코강판은 자사제품을 활용한 독특한 사회공헌활동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포스코그룹의 일원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포스코강판은 지난해부터 독자기술인 포스아트를 활용, 지역사회로 바짝 다가가고 있다.2018년 4월 포스코강판은 자매마을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송리 어르신 50여명에게 포스아트로 만든 장수사진을 전달했다.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강판 위에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진 사진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처음보는 포스아트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색감에 매료됐고, 지금은 홍보 전도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포스코강판은 지난해 12월 열린 4컬러공장 준공식에서도 공장 인근지역인 포항시 남구 연일읍 대송리 주민들에게 포스아트를 활용한 장수사진을 선물, 박수갈채를 받았다.이 공장 정문에는 지난 1월 포스아트로 제작한 열린 화장실을 제작하는 이색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돼 눈길을 끌었다. 철판에 다채로운 컬러잉크를 입힌 공간 19㎡에 남녀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 포항지역을 방문하는 누구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열린 화장실은 자사 제품을 적극 활용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의미 있는 사례로도 꼽힌다.당초에는 회사 내에 장애인 이용 편의시설인 화장실을 만들려고 했지만,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 역할을 다하고자 계획을 변경해 포스아트를 입힌 열린 화장실로 완성했다. 몸이 불편한 주민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 문턱을 낮췄고, 열린 화장실 옆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까지 마련했다.앞으로도 포스코강판은 포스코1%나눔재단과 함께 포항지역에 포스아트를 활용한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포스코강판 제품의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기업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포스코강판은 1988년 2월 15일 포항철강공단 1단지에 연산 30만t의 능력을 갖춘 아연도금강판 및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업체로 설립된 포항도금강판을 모체로 출발했다.이후 1999년 3월 1일 컬러강판 제조업체인 포항강재를 흡수합병하고, 포항강판으로 상호를 바꿨다.1999년 5월 1일 포스틸의 냉연강판 가공공장을 인수했으며, 2004년 11월 15일에는 2컬러공장을 준공했다.포스코강판은 오늘날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재 등에 사용하는 알루미늄도금강판,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을 주력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도금강판 분야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알루미늄도금강판(ALCOSTA)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어 품질과 기술의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증받았다. 더 나아가 2015년에는 기존 대비 내식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고내식성 알루미늄도금강판(Super ALCOSTA)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컬러강판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Lami강판, 프린트강판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다색강판을 출시하여 컬러강판의 고급화를 선도하고 있다.지난 2014년 12월 미얀마 양곤에 미얀마 최초의 컬러강판 생산공장인 미얀마 포스코강판(Myanmar POSCO CC)을 준공함으로써 미얀마 내수 선점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 9천403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순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