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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과메기 파스타에 샐러드… 외국인 관광객들도 ‘엄지 척’

1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천우각에서 개최된 포항구룡포과메기 서울 미디어설명회 및 홍보·시식 행사는 과메기 첫 출시일이어서인지 서울시민은 물론 언론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이날 참석자들은 ‘과메기, 스타 간식 되다’라는 슬로건에 주목했다. 과메기가 겨울철 별식이나 술안주로 인식되었던 것을 탈피했다. 2018년에는 ‘과메기, 밥상에 오르다’를 통해 밥상 차림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으로 새롭게 선보이고자 과메기를 이용한 ‘과메기 샐러드’, ‘과메기 루꼴라피자’, ‘과메기 카나페’, ‘과메기 파스타’ 등이 선보여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필리핀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과메기에 큰 관심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과메기를 맛본 뒤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판매부스와 시식코너를 돌아본 뒤 과메기 상품을 양손 가득 사들고 귀가. 과메기 판매 부스는 하루 종일 북적였고, 포항시가 과메기 제조, 유통 등 모든 과정에서 인증제도화했다는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더더욱 인기를 끌었다. 실제 이날 ‘포항 해선생’이라는 브랜드를 서울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해선생은 포항시가 수산물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도입한 브랜드다.○…이날 행사에서는 포항 과메기 홍보대사를 맡은 탤런트 김청 씨가 단연 인기를 끌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위촉식에서 “김청 씨는 평소에 구룡포과메기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면서 “영양과 맛이 뛰어난 과메기를 온 국민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함께 하게 돼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김청 씨에게 포항으로 이사할 것을 권유해 한바탕 웃음꽃이 피기도.○…행사가 끝난 뒤 이 시장과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경북매일신문 최윤채 대표, 탤런트 김청 씨가 과메기 홍보 방안을 놓고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청 씨는 “김치에 과메기, 그리고 밥을 싸먹으면 정말 맛있다”며 자신이 홍보대사로 있는 ‘평창고랭지 김장축제’와 포항 과메기가 만나면 좋겠다고 밝히고, 즉석에서 “평창-포항 간 자매결연 맺는 것은 어떠냐”고 즉석 제안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메기를 먹을 때 배추가 들어가지 않느냐. 찰떡궁합”이라며 이강덕 시장에게 강력히 요청했다.○…이날 초청된 파워 블로거들과 타지역 언론사 청와대 출입기자 등도 저마다 분주히 움직이며, 과메기에 큰 관심을 표명. 이 시장은 “일년 내내 과메기를 안 먹으면 못사는 분을 봤다. 건강이 나빠져 과메기를 1년 내내 먹고 거뜬하게 산을 오르는 분을 봤다. 그만큼 과메기 안에 좋은 성분들이 다 들어 있다”며 과메기 홍보에 열성을 보였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사진/이용선기자

2019-11-03

‘나만의 명소’ 찾아 떠나는 여행엔 먹는 즐거움이 최고

세월과 세태의 변화 속에 여행의 패턴도 바뀌고 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유명한 관광지로 우르르 몰려가 사진 한 장 찍고는, 또 다른 장소로 바삐 옮겨 다니는 천편일률적인 관광은 이제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가능하면 한 곳에 오래 머물며 꼼꼼하게 그 지역의 특색을 살피고, 남들은 잘 찾지 않는 ‘나만의 명소’를 발견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더불어 신세대들은 새로운 걸 ‘보는 기쁨’과 함께 독특한 음식을 ‘먹는 즐거움’까지 포기하기 않으려 한다.영덕은 볼거리와 더불어 먹을거리 또한 풍부한 여행지다.해 뜰 무렵 강구항에 나가보면 “바다는 인간의 식량창고”라는 말이 실감으로 다가온다. 새벽부터 항구에 모여든 어부와 상인들은 싱싱한 해산물 사이를 바삐 오가며 ‘살아간다는 것의 엄혹함’을 몸으로 보여준다.청정한 바다에서 잡아온 대게와 물가자미, 청어와 멍게 등의 수산물은 물론이고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에서 자라는 송이버섯과 복숭아 등은 영덕이 ‘미식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음을 구체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아래 ‘먹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싶은 관광객들을 위해 영덕군이 내세워 자랑하는 식재료와 그것들을 이용해 언필칭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식당을 소개한다.◆‘물가자미’와 ‘송이’는 빼놓을 수 없는 영덕의 먹을거리영덕군은 6개 읍면이 64km의 바다와 접해 있다. 다소 비싸지만 그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덕대게를 비롯해 다양한 해산물이 1년 내내 풍부하다. 대게와 함께 전국의 미식가들을 불러들이는 영덕 축산항의 ‘효자 생선’ 은 물가자미(미주구리)다. 영덕 해역에서 잡히는 물가자미는 수심 200m 이내의 모래와 뻘에서 주로 산다. “몸의 길이가 20~40cm 정도인 물가자미는 양식이 되지 않은 100% 자연산”이라는 게 영덕 어부들의 설명이다.영덕군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바다 목장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해산물 품질의 우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영덕의 수산물은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얻고자하는 목적도 있다. 물가자미는 회, 찌개, 구이, 조림 등 다양한 형태로 조리하는 게 가능하다. 얼마 전부턴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뼈 채로 발효한 ‘물가자미 밥식해’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영덕군청 관계자는 “생소하게 느꼈던 사람들도 한 번만 먹어보면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매료돼 물가자미 요리 마니아가 된다”며 웃었다. 다른 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갖춘 게 바로 물가자미다.물가자미의 뼈에는 칼슘이 풍부해 수술 직후 환자의 기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2010년에 이미 ‘한국의 8대 웰빙 해산물’에 선정된 물가자미는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권할만한 음식이다. 영덕군 축산항 인근에서 자란 물가자미는 타 지역에서 잡히는 것보다 갈색 무늬가 선명하고, 육질 또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예로부터 왕의 밥상에 오르는 등 귀한 대접을 받았던 송이버섯은 숲에서 소나무 뿌리에 공생해 만들어진다. 지구 위에서 생산되는 송이의 95%가 한국, 일본, 중국에서 나온다.송이는 강원도 인제, 삼척, 강릉 등지와 경북 영덕, 울진, 봉화 등에서 주로 자란다. 이중 영덕군의 송이 생산량은 전체의 3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얼마 전부턴 중국에서 수입된 송이가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지만, 씹히는 맛과 향에서는 국내산을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 요리사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영덕군은 ‘송이 환경 개선사업’과 ‘솔잎 혹파리 방제사업’ ‘소나무 재선충 예찰 강화’ 등으로 영덕 송이의 명성 유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식물 생장에 적합한 토질이 영덕 송이버섯의 맛과 향기를 만들어낸다”고 영덕군청은 말한다.단백질은 높고 칼로리는 낮은 영덕의 송이는 건강 식품인 동시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송이버섯은 비타민 B가 풍부하고, 구아닐산이 다량 함유돼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동맥경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식재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좋은 송이를 고르려면 “유백색 몸체에 짙은 갈색의 갓을 먼저 살피라”는 것이 요리사들의 조언.영덕군산림조합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송이의 품질 향상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이미 오래 전 ‘영덕송이 지리적 표시 등록’을 완료했다.◆‘입이 즐거운’ 영덕 여행을 위해 노력하는 식당들사람들의 입맛은 각기 다르다. 그렇기에 몇 군데를 선별해 “이곳이 맛집”이라 말하는 건 언제나 조심스럽다. 아래 소개하는 식당 외에도 영덕군에는 다양한 맛집이 존재한다. ‘맛집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자의 취향과 기호에 따르는 것이다. 보리밥을 좋아한다면 ‘수석분식’에 들러도 좋을 것 같다. 제철 채소로 만든 나물과 보리밥을 내놓는다. 나물과 밥이 따로 제공돼 자기 입맛에 맞춰 스스로 비빔밥을 제조하는 재미가 있다.‘풍경시골’은 양기를 살려주는 음식으로 알려진 들깨칼국수를 낸다. 주재료가 모두 국내산이라고 한다.어린 시절 특식으로 먹던 불고기의 맛을 재현한 식당은 ‘이가네 옛날불고기’다. 한우를 사용하고, 함께 먹는 깻잎 장아찌도 맛있다.다양한 생선초밥과 함께 한우불초밥을 맛볼 수 있는 ‘해동초밥’은 재료가 신선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야성 숯불가든’은 무청과 재래식 된장이 하모니를 이루는 시래기정식이 인기다.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좋은 품질의 풋고추, 마늘, 멸치 등을 사용한다.미주구리찌개를 맛보려면 ‘나비산 기사식당’에 가면 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물가자미에 채소와 고추장 양념을 올려 끓인다.‘낙원 보쌈식당’에선 여러 가지 한약재를 더한 보쌈을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의 기름기를 잘 제거한 담백한 맛이 방문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돌솥에 지은 따끈한 밥에 정갈한 반찬이 차려지는 ‘토박이 돌솥밥’은 마지막에 먹는 누룽지도 좋다. 아이들을 위한 메뉴도 준비하고 있다.시원한 대구지리탕이 먹고 싶다면 ‘별미식당’을 찾으면 된다.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손님을 위한 정성은 언제나 잊지 않는다고 한다.◆청년이 운영하는 독특한 카페도영덕군 강구면 금호리에 들어선 카페 ‘커피 앤 스프’도 흥미로운 공간이다.보통의 젊은이들은 꿈을 찾아 ‘도시’로 간다. 하지만, 이 카페의 운영자는 반대의 방법을 선택했다. 대도시 서울 출신임에도 자신의 꿈을 소도시 영덕에서 키워가고 있는 것.김수빈 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공부했고, 광고디자인 회사에 입사해 3년간 일했다. 야근이 잦았고 스케줄은 타이트했지만 즐겁게 일하려 애썼다. 하지만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퇴사한 김씨는 평소 동경해온 ‘조용하고 아늑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 영덕에 정착할 계획을 세웠다. 물론 이전에도 영덕 여행을 수차례 다녔다.영덕의 특산물인 송이와 대게 등은 김수빈 씨가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줬다. 좋은 식재료를 구하는 건 카페 운영의 기본이다. 또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그가 가게를 창업하는데 적지 않은 힘이 됐다.서울에서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으로 커피 만들기와 요리를 공부한 김씨는 외국에선 버섯커피를 마신다는 것에 착안해 송이를 활용한 ‘번영커피(송이 크림라떼)’와 송이 스프, 송이 마들렌 등을 개발해냈다.7년 동안 비어있던 공간을 리모델링 해서 지금의 카페를 만든 김씨는 직접 바닥 공사를 하는 등 힘겨운 육체노동도 피하지 않았다고 한다.“관광객과 주민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젊은 창업자의 꿈이 영덕의 바다 빛깔처럼 맑고 푸르게 커나가길 기대한다./홍성식·박윤식기자

2019-10-31

힘 모아 태풍 이겨낸 영덕으로 가을 여행을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영덕군에도 가을이 성큼 와 닿았다. 주민과 군 관계자의 노력, 여기에 국민들의 크고 작은 지원에 힘입어 ‘동쪽 바닷가 아름다운 관광도시’로서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영덕.자연 재난으로 인해 아픔을 겪은 지역을 찾아가는 것은 거기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줄 수 있다. 영덕을 여행하며 그곳 숙박업소와 식당을 이용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보탬을 주고, 태풍으로 인한 군민들의 상처를 다독여주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영덕의 가을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한다.◇아름다움 뽐내는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과 해맞이공원영덕읍 창포리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은 1997년 큰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 만들어졌다. 영덕군은 버려진 땅을 희망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2008년부터 7년간 104ha 규모의 근린공원을 조성했다.이를 통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희망의 재생산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공원은 근사한 자연 경관과 맑은 공기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있다.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은 조경시설, 휴양시설, 교양시설, 편의시설로 나눠 형성됐다. 출렁다리, 인공 계류지, 자연형 계류지, 모래연못, 데크 로드, 관찰식물원은 여행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나이테 쉼터, 갈림길 쉼터, 통나무 쉼터 등은 편안한 휴식을 선물한다. 숲속음악당과 국립 청소년환경센터는 교양시설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주변에선 전국적으로 유명한 영덕대게와 동해 청정해역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예술의 향기 가득한 해맞이예술관과 목공예체험장도 인기다.영덕군 시설관리사업소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붉은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꽃무릇과 핑크빛 추억을 안겨주는 핑크뮬리를 심어 낭만을 더했다.해맞이공원은 울창한 해송으로 둘러싸인 창포리 일대 해안선을 따라 조성됐다. 만들 당시 “자연 그대로의 공원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산불로 인해 쓰러진 나무가 침목 계단이 됐고, 산책로의 주요 재료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 촬영과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데크가 마련됐고, 파고라도 생겼다.해맞이공원 전면엔 갖가지 야생화가 심어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1천500여 개의 나무 계단이 바다까지 엮여 내려간 산책로도 멋지다.영덕대게의 집게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의 높이는 24m. 그 아래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1년 내내 볼 수 있다. 이곳은 일출 풍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이색적 경관조명이 장관을 이루는 해맞이공원 산책로도 멀리서 영덕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빛의 축제가 펼쳐지는 ‘루미나리에 길’은 해맞이공원의 밤을 휘황하게 수놓고 있다.◇드라마 촬영지의 낭만 느낄 수 있는 삼사해상공원영덕군이 “동해의 맑은 정기가 곳곳에 서린 곳”이라 설명하는 삼사해상공원. 청정한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해와 근사한 하모니를 이루는 주위의 경관 또한 일품이라는 평가다.아이들의 손을 잡은 젊은 부부들은 주말만이 아닌 평일에도 이곳을 찾아 낭만을 즐기고 추억을 만든다. 영덕 군민들은 삼사해상공원을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북한이 고향인 이들의 서러움을 달래주는 망향탑과 경북대종, 공연장과 폭포 등이 흥미로운 볼거리다. 1997년 1월 1일 처음 개최한 ‘해맞이축제’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공원 광장에는 500대의 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시설이 완비돼 있다. 인공폭포 역시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게 영덕군청의 부연이다.이곳은 오래 전 큰 인기를 끈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영덕은 대게의 명성과 아름다운 풍광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었다.인근 골프장과 산책로, 해안 드라이브 코스는 비단 여름철만이 아닌 지금도 사람들이 적지 않게 방문해 영덕이 주는 즐거움과 치유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정크트릭아트·신재생에너지·어촌민속전시관각종 전시관은 영덕군이 내세우는 또 다른 ‘행복한 여행 공간’이다.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은 일상생활 속 폐품을 소재로 만든 정크 작품과 평면 그림으로 착시효과를 주는 트릭아트 작품을 융합해 연출됐다.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개관했다. 1층엔 서바이벌 로봇레이싱, ‘내가 홈런왕’ 등 정크아트가 전시됐고, 2층엔 ‘손오공 VS 헬보이 빅매치’, ‘헐크와의 결투’, ‘아슬아슬 폭포’ 등의 트릭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팬더동산이 아동 관광객을 반긴다.“트릭아트를 제대로 즐기려면 포인트를 잘 잡고, 정면보다는 비스듬한 각도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조언이다. 주위엔 신재생에너지 전시관, 풍력발전단지, 바다숲 향기마을, 해맞이캠핑장도 자리했다.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은 영덕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천혜의 자연과 해맞이공원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의 중심지인 이곳 1층엔 휴게 카페와 편의시설, 2층엔 태양·바람·물·지열 등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의 생성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시설이 들어섰다. 빛을 이용한 프리즘 체험 코너와 동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고성능 망원경은 부모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은 태양광 자동차, 해바라기 에너지정원, 수소자동차, 바이오매스 원료, 파력발전 등 풍력, 태양열, 수소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종류와 원리도 알기 쉽게 체득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전시 코너와 체험 코너를 갖추고 있어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질적인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시관을 중심으로 바람개비공원, 항공기 전시장 등의 볼거리도 적지 않다.어촌민속 전시관은 사라져 가는 바닷가 마을 전통과 문화를 발굴하고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업문화의 계승·발전은 물론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북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가족단위 체험·놀이공간이기도 하다.전시시설, 체험시설, 3D 입체영상관, 옥외조형물 등을 갖춘 이 전시관은 지난 2005년 말 문을 열었다.영덕군은 “동해 강구항과 풍력발전단지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며 “동양의 나폴리라 칭해도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제1전시실에선 영덕의 삶과 의식주, 어촌의 놀이 및 문화, 동해안 별신굿, 어선의 제작 과정, 대게 잡이 당두리배, 영덕의 다양한 어구·어법 등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제2전시실에서는 각종 유물과 영덕 바다의 비경을 볼 수 있고, 해녀들의 삶도 잠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빼놓으면 아쉬운 산성계곡 생태공원지난 21일 개장한 ‘영덕 산성계곡 생태공원’은 아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보존된 ‘특별한 관광지’다.달산면 옥산리 숲에 그 모습을 드러낸 공원은 경관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맞닿은 옥계계곡의 비경이 관광객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영덕군청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유익한 자연 쉼터가 돼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산성계곡 생태공원에 설치된 체험시설인 ‘네트 어드벤처’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만들었다. 영덕군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이를 운영한 후 관광객들의 반응을 살핀 뒤 체계적 운영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네트 어드벤처’는 통상의 숲 체험시설과 달리 맨몸으로 숲의 기운과 향기를 맛볼 수 있어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들에게 제격이라고 한다.영덕의 대표적인 산림 체험공간으로 자리 잡을 이 공원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과 버려진 농지를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한 것이며, 환경부가 조성 예산을 지원했다./홍성식·박윤식기자

2019-10-24

성주군 ‘일자리 창출’로 최고 복지 실현 ‘성큼’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선 이 말이 가진 의미가 더욱 크게 가슴을 친다.2019년 오늘의 한국.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주군도 다르지 않다. ‘좋은 일자리가 삶의 조건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건 어린아이도 아는 명백한 사실.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인들이 생산과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자체와 기업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를 만드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성주군은 지역 발전과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 안정적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올 한해 멈춤 없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노력들이 어떤 구체적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되었는지 살핌으로써 향후 성주가 열어갈 경제적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지역 일자리 창출과 기업 지원 방안 다양하게 모색성주군은 올 하반기 군청 소회의실에서 산업·농공단지, 개별공단, 기업인단체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먹·자·쓰·놀 운동(성주에서 먹고 자고 쓰고 놀자는 뜻)’ 추진과 사업하기 좋은 성주를 위한 기업인 간담회를 가졌다.이는 지역 발전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심과 고뇌에서 만들어진 자리였다.여기서 성주군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추진 중인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 일본 수출규제 합동대응반 운영,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등 기업 지원시책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 이를 기업 관계자들과 공유했다.이와 더불어 성주군 역점시책 사업인 ‘먹·자·쓰·놀 운동’의 기업인 동참을 위해 상호협약체결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협약을 통해 ‘성주군 특산품과 공산품 이용을 적극 실천하자’, ‘각종 행사 및 모임 때 관내 음식점을 이용하자’, ‘기업 소유 차량은 관내 주유소 이용을 활성화하자’, ‘소속 직원들의 관내 주소 이전 등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는 것에 상호 합의했다.또한, 군의 역점시책 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눴고, 사회적 분위기로 자리 잡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피해 예방과 상호협력체계 구축 방안도 덧붙여 의논했다.성주군 관계자는 “협약 체결식에선 합동대응반 운영을 통한 정보의 적극적 교환 등이 집중적으로 이야기됐다”고 전했다.성주군은 일본 수출 규제조치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기업의 피해 사례를 접수받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된 상담을 원하는 기업은 성주군청 기업지원과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054-930-6433)로 해당 사항을 문의하면 각종 지원책을 안내받을 수 있다는 게 성주군의 이어지는 설명이다.◇‘먹·자·쓰·놀 운동’으로 지역 경제 생태계 선순환을이와 함께 성주군청은 “먹·자·쓰·놀 운동의 동참해주신 기업체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성주군 기업체들을 돕고자 합동대응반을 꾸려 행정·재정적인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업인 단체, 대표와 협력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고 있다.이에 따라 무더위와 폭우가 한창이던 지난 8월 말에도 성주군 기업지원과는 선남면 도성공단협의회 월례회에 참석해 ‘성주에서 먹·자·쓰·놀 기업이 함께 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개별 공단협의회와의 ‘릴레이 간담회’의 일환이었다.이 간담회는 앞서 진행된 산업·농공단지, 개별공단, 기업인단체 대표와의 간담회를 통한 상호 협약체결 이후, ‘먹·자·쓰·놀 운동’의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열렸다는 게 성주군청 기업지원과 관계자의 부연이다.◇기업과의 ‘릴레이 간담회’ 통해 일자리 만들기 노력성주군이 14곳 개별공단협의회 기업인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생산과 소비의 효율적인 맞춤은 물론, 지역의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이날 간담회의 주요 내용은 각종 기업 지원시책 안내, 일본 수출규제 합동대응반 운영, 기업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수렴, ‘성주에서 먹·자·쓰·놀 운동’의 기업 동참 유도 등이었다고 한다.참석한 기업 지원 관계자와 도성공단협의회 회원들은 “먹·자·쓰·놀 운동에 기업이 참여한 것이 지역에 대한 사랑과 지역 기업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데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며 “릴레이 간담회가 기업 지원 서비스와 개별공단과의 소통 강화로 연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이번 달에도 성주군청 기업지원과의 릴레이 간담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군은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이를 진행 중이다.간담회는 올 여름 산업·단지, 개별공단, 기업인단체 대표와 간담회를 통한 상호 협약체결 이후, ‘먹·자·쓰·놀 운동’ 분위기를 계속적으로 이어가고자 펼쳐지고 있다.성주군은 이미 지난 9월에도 선원공단협의회, 대산공단협의회와 상생·소통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자리를 함께 한 기업 지원 관계자와 도성공단협의회 회원들은 “먹·자·쓰·놀 운동의 참여와 성주군의 기업지원 서비스가 가까운 시일 안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 같다”며 “성주군과 개별 공단과의 상생·소통 강화는 지역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런 시책이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돼 범군민 운동으로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여성기업인협의회와 힘 모아 지역 현안 해결을지난 여름 성주군은 여성기업인협의회(회장 김점열)와 지역 한 식당에서 월례회를 열고, 성주 100년 미래 발전의 초석이 될 남부내륙철도 성주역 유치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시간도 마련했다. 군정에 대한 지역민의 협조를 부탁하고, 군정 방침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월례회 후에는 당시 열리고 있던 성주군 축제 행사장을 방문한 수많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군내 기업인들의 염원인 남부내륙고속철도 성주역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며, 시원한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이런 활동은 지방자치단체와 관내 기업이 힘을 합친 홍보 활동의 좋은 사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성주군 여성기업인협의회는 “남부내륙철도의 성주 노선 통과와 역사 유치를 위해 앞으로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지속적으로 말해왔다.이날 자리를 함께 한 이병환 군수는 “지역의 숙원사업을 위해 기업인들이 솔선수범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침불안석(寢不安席), 식불감미(食不甘味)란 고사성어가 있다. 누워도 편치 않고,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성주역에 내려 물 한잔 마실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좋은 일자리 늘어나고 기업하기 좋은 성주로지역에서 고용 창출과 생산성 향상에 땀 흘리고 있는 중소기업을 격려·고무하고,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짊어진 주요한 책무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성주군은 최근 (주)거산알루미늄(대표 홍정호)과 ‘사업장 확장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거산알루미늄은 지난 2012년 그 출발을 알렸다. 이후 2018년엔 25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알루미늄 창호를 생산하는 업체다. 당시 투자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성주군과 거산알루미늄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산업단지 내 4천200평 부지에 80억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을 세웠다.이와 관련해 임현성 성주부군수는 “성주군민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린 거산알루미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향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민선7기가 시작을 알릴 때부터 “효율적 지원과 상생의 마음을 바탕으로 기업이 발전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살기 좋은 지역’을 지향해온 성주군의 발걸음에 밝고 환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를 기대 가득한 눈길로 살펴보는 군민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10-17

밤바다 수놓는 야경 한눈에… 낭만 찾는 관광객 발길 이끌어

‘전남 대표 도시’인 여수시는 거북선과 밤바다로 잘 알려진 남해안의 대표적 관광 물류 도시다. 인구가 28만여명으로 전남 지자체 중 순천시와 함께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회·문화·경제 등 모든 지표에서 전남을 넘어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해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얼핏 경북 제1의 도시 포항과 많이 겹치는 모습이지만 그 내실은 더욱 탄탄하다.우선 경제적인 면을 살펴보면 국가 경제의 토대인 여수산단과 율촌산단이 입지한 임해공업도시로 포스코를 보유한 포항시와 그 성격이 유사하며, 인근 광양시와 함께 해운 중심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여수·광양항의 경우 총 물동량이 지난해 3억300만t(수출·입 물동량 2억2700만t)을 달성하는 등 대한민국 1위 수출·입 관문항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전남 경제의 토대 역할 외에도 여수시는 거북선과 이순신을 연계한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여수가 전라좌수영의 본영(本營)으로 불리게 된 것은 1479(성종10년)에 순천(順天) 내례포의 수군만호영(萬戶塋)을 설치하면서 기존에 있던 해남의 수영을 전라우도수영, 순천(지금의 여수)의 신설수영을 전라좌수영이라 하면서부터다.1593년부터 1601년까지는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의 본영이기도 했던 전라좌수영 여수는 조선시대 400년간 조선수군의 본거지로서 이순신 장군의 기백과 충정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업적 중 하나인 거북선도 여수와 관련이 있다. 여수 굴강에서 이순신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총지휘선)을 건조해 이곳 앞바다에서 진수했다.천혜의 해양관광 자원을 보유한 관광휴양도시로서의 그 매력이 더욱 배가된다.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로도 잘 알려진 여수시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전국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에서 1천508만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전남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다. 올해는 (사)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수여하는 ‘2019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부산과 제주를 제치고 해양관광도시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여수해상케이블카여수 관광 산업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추진됐던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전국 최초로 바다 위를 통과하는 케이블카’라는 수식을 앞세우고 건설됐다. 여수시 수정동 및 돌산읍 우두리 일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2만7천858㎡, 연장은 여수 돌산과 자산공원을 잇는 1.5㎞로 50개의 캐빈을 보유하고 있다.2012년 2월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그해 9월 궤도사업 허가가 났으며 이듬해인 2013년 3월 착공식을 열었다. 이후 3년만인 2016년 5월 최종적으로 사업 준공을 승인받아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다.연중무휴로 운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며, 속도는 2∼3m/s로 왕복에는 20분이 걸린다. 사천 케이블카 등 유명 케이블카와 마찬가지로 일반캐빈(35대)과 크리스탈캐빈(15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수시민에게는 4천원의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총 사업비는 360억원으로 여수포마(주)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케이블카 준공으로 인한 고용창출은 130명, 케이블카가 임시사용 운행에 들어갔던 2014년 12월 2일부터 지난 2018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방문객은 827만8천여명에 달한다.하루 평균 5천670명이 다녀간 셈이다. 여수시가 추산하는 주변상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금액도 연간 1천500억원 가량이나 된다.여수해상케이블카의 장점은 앞서 말했듯 바다 위를 지나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라는 점이다. 아시아로 따지면 바다 위를 통과하는 해상케이블카로 홍콩, 싱가폴, 베트남에 이어 네번째인 셈이다. 일단 여수해상케이블카에 탑승하면 박람회장과 오동도 중심으로 다도해의 탁 트인 전망을 관람할 수 있다. 시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내뿜는 풍광 역시 여수해상케이블카만의 장점이다.여수시에 따르면 여수해상케이블카는 거북선 대교의 옆으로 지나고 지상에서 보는 여수 앞바다와는 다르게 흔히 항공 촬영된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아름다운 풍광을 직접 볼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케이블카를 이용한 관광에는 3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우선 한낮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볼 수 있으며, 이 시간대에 크리스탈 캐빈을 타면 마치 바다 위를 걸어가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이어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더욱 아름다운 빛으로 물드는 여수의 바다를, 마지막으로 해가 진 후에는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장군도와 해양공원의 아름다운 밤바다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빅오쇼로 유명한 여수세계박람회장.□ 여수해상케이블카와 여수 밤바다여수해상케이블카와 함께 여수 10경에 해당하는 ‘여수밤바다/산단야경’은 여수 관광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케이블카를 통한 야경 감상도 좋지만, 케이블카에서 내려 사람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야경 또한 일품이다. 낭만과 황홀함이 넘치는 여수 도심 야경은 대중가요로 불릴 만큼 낭만과 황홀함을 더해준다.여수의 도시 곳곳에는 화려한 조명이 밤바다를 수놓고 있어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 우선 경관 조명 시설이 설치된 진남관이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아름다운 야경으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여수의 상징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또 오동도에서는 동방파제의 야간 조명과 황홀한 음악분수가 조명들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고, 여수해양공원에서는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장군도를 조망권 내에 두고 있어 산책을 하면서도 한눈에 아름다운 밤바다를 볼 수 있다.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밤의 돌산대교와 장군도는 빛의 도시 여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광경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돌산대교는 밤마다 50여 가지 색상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여수의 밤바다를 보석으로 치장하고, 여기에 장군도의 아름다운 불빛이 더해져 여수항 앞바다는 이국적 정취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오동도 동방파제 야간 조명 시설이 빛을 더하며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박람회장 전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야경을 선물한다.케이블카 자산탑승장 바로 오른편에 오동도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방파제 길을 따라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오동도 안에는 오동도 앞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등대가 있으며, 음악분수대, 맨발산책로 등이 있다.근사한 리듬에 맞춰 화려한 불빛과 하얀 물줄기를 뿜어내는 오동도 음악분수는 고요함과 화려함이 어우러져 한밤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형형색색의 야경이 아름다운 여수국가산업단지도 또다른 매력이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웅장한 기계설비에 설치된 수만 개의 조명으로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야경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오동도.□ 케이블카 인근 여수 관광지여수시 거북선대교 하부공간(종화동 300-3)에 자리를 잡은 여수 낭만포차는 아름다운 밤바다와 바다 냄새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16년 종화동 해양공원에서 시작한 낭만포차는 전국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대한민국 최고 관광지로 떠올랐다. 올해 10월 1일부터 현 부지에 새로 자리를 잡았으며, 옛 자리의 명성을 이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2012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여수세계박람회도 해양레저관광지로 새롭게 개장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여수박람회장은 지구촌 단 하나뿐인 화려한 빅오쇼를 비롯해 스카이타워, 아쿠아플라넷 등 박람회 시설물과 역동적인 해양레포츠 프로그램, 바다와 맞닿은 수변공원을 거닐며 산책하는 이들로 항시 인기를 끌고 있다.조선수군 구국역사의 상징인 진남관은 화려한 여수 관광 속에서 야경을 제외하고서라도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국보 제304호인 진남관은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해에 세운 단층목조 건물로 구국의 상징이자 역사의 현장이다. 진남관 정문 역할을 하고 있는 2층 누각 망해루는 일제강점기에 철거됐으나 재복원된 바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삼았던 진해루가 있던 자리에 1599년 충무공 이순신 후임 통제사 겸 전라좌수사 이시언이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진해루터에 75칸의 대규모 객사를 세우고, 남쪽의 왜구를 진압해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진남관(鎭南館)이라고 이름 지었다. 건물 규모가 정면 15칸, 측면 5칸, 건물면적 240평으로 현존하는 지방관아 건물로서는 최대 규모다. 이 정도 규모의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사찰이나 화랑, 궁전의 행랑, 종묘의 정전 같은 건물을 제외하고는 합천 해인사의 경판고와 진남관 단 두 곳뿐이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2019-10-14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성주군… 도농복합 행복성주 건설 추진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현대사회에선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많은 나라가 건강한 경제구조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기술력과 미래로의 발전 가능성을 지닌 중소기업의 육성은 어느 국가에게나 중요한 문제다.지방자치단체에게도 마찬가지. 지역에 양질의 중소기업이 다수 존재한다면, 당연지사 지역 경제의 청사진도 환하게 밝을 것이다.성주군은 올 한 해 중소기업 지원에 아낌없는 노력을 투여했다.아래에서 성주군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지원책과 소통간담회로 ‘중소기업 살리기’ 나서먼저 성주군은 올 상반기에 지역 중소기업 경영에 도움을 주고자 ‘2019년 중소기업 지원시책’ 안내 책자를 만들어 성주의 중소기업 900여 개 업체에 배부했다.책자에는 성주군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 안내,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 사업, 지역 발전 우수기업 선정 지원 안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추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또한 성주군이 힘을 쏟아 추진하고 있는 ‘먹·자·쓰·놀(성주에서 먹고 자고 쓰고 놀자는 의미) 운동’,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남부내륙철도 성주역사 건립추진에 대한 협조도 중소기업 측에 부탁했다.“경상북도에서 지원하는 정책자금 지원, 기술·경영혁신 지원, 수출·판로 지원 등 도의 시책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는 것이 이어지는 성주군청 기업지원과의 부연이다.성주군은 중소기업 지원시책 책자를 군 홈페이지 사이버 기업지원센터(http://www.sj.go.kr/giupsos)에 게시했다. 누구나 쉽게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책자는 기업 활동을 위한 안내서인 동시에 ‘기업하기 좋은 도농복합 행복 성주’를 알리는 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이와 함께 성주군은 기업 투자의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소통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군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을 벗어난 내용 위주의 소통간담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성주군청의 판단이다.이런 맥락 속에서 선남면 공단 진입로 인근의 주민 불편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명관로 공단 주변 가로등 설치 필요성 등을 찾아냈다.문제점을 발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경북도청을 방문해 성주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고, 관련 예산도 3천만 원 확보했다는 것이 군청 기업지원과의 설명이다.경북도와 함께 성주 산업단지 및 농공단지 기업체 2곳(영창케미칼, 금성산업)을 찾아 진행한 ‘현장밀착형 릴레이 소통간담회’도 중소기업인들의 눈길을 끌었다.기업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직접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소통간담회에선 연결로와 진입로 등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 조성 등이 건의됐다. 성주군은 이런 의견을 적극 수용해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이와 관련 배성호 성주군 기업지원과장은 “기업이 안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점을 찾으려면 언제나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군 중소기업의 가려운 곳을 시원스레 긁어주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발전 우수기업’ 선정하고, 해외 마케팅 지원‘지역발전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것도 성주군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다. “성주군 발전에 기여한 우수한 중소기업을 선정해 기업인의 자긍심과 사기를 높이겠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일자리창출 증가 실적, 관내 거주비율 및 증가율, 지역발전 공헌도, 사회봉사활동 실적 등이 선정의 주요 기준이다. 기업 관련 단체와 기관 등이 추천하고 심사를 진행한다.‘지역발전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환경개선정비비(직원 복리후생 사업·위험시설 개보수) 1천만원 △중소기업운전자금 지원 우대(5억까지 융자 추천) △중소기업 인턴사원제 우선 지원 △지방세무조사 3년간 유예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병환 성주군수는 “우수 중소기업 육성책이 기업인의 긍지를 높여 실질적인 고용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도 성주군이 세운 2019년 주요사업의 하나다. 이를 위해 성주군은 지역 중소기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했고, 기업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운 뒤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은 외국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분야 위주로 성주군 소재 수출 중소기업 8~10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현지 바이어 섭외와 수출상담회 개최, 차량 임차, 항공료와 통역원 지원, 현지 간담회 개최 등을 지원한다.“국내 경기 침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어려운 국내외 여건 속에서도 시장 다변화와 수출 증대를 통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발걸음을 함께 하겠다”는 것이 성주군청의 의지다.◇ 현장 찾아 ‘중소기업’ 애로사항 듣고 해결책 고민지난 근로자의 날 이병환 군수는 선남면에 자리한 장갑 제조업체 송죽글러브(대표 정선희)를 찾았다. 이날 이 군수는 기업의 현황과 애로사항을 들은 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는 ‘민생 현장 챙기기’인 동시에 ‘중소기업 기 살리기’를 위한 행보였다.이를 성주군청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국제 경기와 국내 경기가 더불어 침체된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송죽글러브는 PU코팅 장갑, 라텍스코팅 장갑, 특수 장갑 등을 제조하는 성주군의 중소기업으로 2017년 ‘지역발전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재는 약 50억 원 정도의 매출액을 보이고 있다.평소에도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하는 이병환 군수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지역 발전에 노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기업을 방문함으로써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직접 듣고, 군정 목표인 ‘경제가 발전하는 희망 성주’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성주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카펙발레오(대표 김상태 외 1인)도 성주군이 방문한 기업 중 한 곳이다. 군청은 중소기업을 찾는 것이 “기업과의 소통을 위한 즐거운 강행군”이라고 말한다.대구에 본사를 둔 카펙발레오는 자동차용 동력전달장치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며 매축액은 7천억 원 정도다. 관련 업계에선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지역의 중소기업이 살아야 성주군도 즐겁다. 경제 발전으로 희망이 커가는 성주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기업이 성장하고 있는 현장 속으로 달려갈 것”이라는 게 성주군청의 다짐이다.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에도 성주군의 중소기업 방문은 쉬지 않고 이어졌다. 민선7기 1주년을 맞이해 성주군 발전에 힘을 보탠 우수 중소기업 2곳을 방문한 것.이 자리에선 지역발전 우수기업 인증서를 수여했고, 중소기업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각종 정책을 알렸다. 물론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도 들었다.이날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부건니트(대표 윤정환)와 가천산업사(대표 신용근)는 지역 일자리 창출, 생산 매출액 증가, 종업원의 관내 거주, 지역사회 공헌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부건니트는 2004년 설립됐다. 니트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엔 연매출액 110억 원을 달성했다. 윤정환 대표는 성주군중소기업협의회장으로 재임 중이며, 지역 발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가천산업사는 2000년 12월 생산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콘크리트 플룸 및 벤치플룸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연매출액은 37억 원. 신용근 대표는 성주군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로 성주 지역에 도움을 주고 있다.이병환 군수는 “인구 7만의 ‘도농복합 행복 성주 건설’을 위해선 무엇보다 우수기업의 관내 유치가 중요하다.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성주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기업 애로사항 제로(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3차 산업단지 조성, 기업운전자금 지원, 우수기업 환경개선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기업인들을 격려했다.‘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성주군’이라는 슬로건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10-10

“풍류는 한민족 태동 시점부터 있었던 사상적 기반”

지난 5일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에선 풍류도(風流道)의 개념과 사상적 변화 과정, 화랑의 역할 등을 토론하는 학술발표회가 열렸다.이날 정형진 신라얼 문화연구원장은 ‘풍류의 개념과 풍류도의 역사성’, 풍류연구가 한지훈 씨는 ‘풍류도는 한국음악의 뿌리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는 강석근 국제언어문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이형우, 김봉률, 서정매, 박남수씨가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주제발표 및 토론회 내용을 요약했다.정형진·신라얼 문화연구원장정형진 ‘풍류의 개념과 풍류도의 역사성’풍류도가 삼교를 포함할 정도로 훌륭하다면그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풍류의 정확한 개념과 역사적 연원에 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최치원이 남긴 ‘난랑비서’에 의존한다. 하지만 최치원은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는데 그것을 풍류라 한다’고 규정했을 뿐 ‘풍류’의 사상적 개념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상고의 역사 흐름 속에서 풍류도의 이념이 어떻게 작동되어 왔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또 풍류도가 어떤 맥락 하에서 신라로 들어왔고, 부활했는가를 설명하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문제.최치원은 ‘풍류도’를 ‘현묘지도’라 했다. 현묘한 도로 규정한 풍류도의 핵심 개념은 과연 무엇일까. 풍류의 개념에 대한 해명과 풍류도가 공동체의 이념으로 작동했던 역사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조상들이 만들어 온 역사공동체가 어떤 이념과 가치를 추구했기에 풍류도와 같은 위대한 사상을 잉태하고 전달해 왔을까? 그들이 펼치던 공동체가 삼교(유·불·선)를 다 포함할 정도로 훌륭한 이념과 가치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현재 우리 주변에 민족공동체의 역사 여정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풍류’는 한민족이 태동하는 시점부터 있었던 사상적 기반이었다. 우리 고유의 자랑스런 문화 전통이다.풍류도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사상이라면 그것의 고대 언어는 순순한 우리의 토착어였을 가능성이 높다. 풍류는 그 토착언어의 한자식 표현일 것이다.풍류라는 개념을 표현했던 원래의 토착어가 무엇이고 그 핵심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는 언어학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상적·철학적으로 접근해 분석하는 것이다.풍류도의 역사적 연원에 대한 의문은 한국학 연구에 있어 핵심적인 사안이다. 풍류도의 이해는 학계의 일반 통념과 전형적인 동아시아 문화사의 흐름을 설명하고 이해함에 있어서도 큰 파괴력을 지닌 사안이다.‘풍류’는 무소부재(無所不在)한 성령(聖靈)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그 흐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생명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것을 화랑의 삶으로 인식했다. ‘풍류도’는 근원적인 우주와 현상계 상호간의 작용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도였다. 풍류는 근원적인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기(氣)인 동시에 마음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차용된 한자어라고 생각한다.한지훈·풍류연구가한지훈 ‘풍류도는 한국음악의 뿌리인가’우리는 독자적인 음악예술을 발전시켜 왔다그 음악철학과 미학의 바탕이 ‘풍류도’ 아닐까음악에 대한 본질 탐구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이미 고대로부터 출발했다. 그러나 서양의 경우에는 19세기 후반 음악학(音樂學)이 정립되면서 근대적 의미의 학문으로 태동되었지만, 동양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중국의 경우 서양 못지않게 나름대로의 정치(精緻)한 철학적·미학적 음악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음악문화 영향을 삼국시대부터 받아왔고, 그들의 음악사상이 우리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독자적인 음악철학·미학을 바탕으로 음악예술을 발전시켜 온 것이 분명하다. 그 바탕이 바로 우리의 전통사상인 풍류도라고 생각한다.풍류도는 천년왕국 신라 고유의 종교, 예술, 철학, 문화의 근거이자 결정체다. 표면적으로 신라 왕실을 지배한 것은 유교·불교지만, 대다수 신라인들의 심성과 세계관, 가치관을 심층에서부터 널리 지배한 것은 풍류도다. 풍류도는 도교와 유교,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그런 요소를 품고 있었던 신선사상과 샤머니즘이 하나로 융합된 신라의 독특한 세계관이다.‘풍류’라는 말은 예술, 그 가운데서도 한국의 전통음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풍류라는 용어는 삼국시대 이후 줄곧 사용돼 왔다. 이토록 오랜 동안 풍류 개념이 한국인의 심성에 이어져 왔다는 것은 한민족 특유의 어떤 심미관 형성 근거이기도 하다는 걸 의미한다. 동시에 한국 전통음악의 철학적·미학적 단서임을 뜻하지 않을까?‘풍류도’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면, 풍류라는 용어가 현재도 일상적으로 쓰이는 전통음악의 철학적·미학적 배경임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풍류도는 고대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했던 철학이자 신앙의 바탕이었다. 한국음악의 뿌리 역시 그것에서 오지 않았을까란 가설을 세워본다. 그리고 이를 풍류, 향가, 무교, 금도 등과의 연관관계를 통해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했다.풍류도는 철학사에서 사라졌지만 그와 별개로 ‘풍류’라는 용어가 한국 전통음악계에서는 지금도 상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상용되는 풍류라는 용어가 풍류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주장은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한국음악의 뿌리는 풍류도라고 본다.다만 음악적 측면에서의 풍류와 달리 전통사상으로서의 ‘현묘한 풍류도’는 무교(토속신앙)적 요소를 통해 ‘접화군생’의 경지까지 도달하려 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고 하겠다.종합토론“고대에 한정되지 않고 풍류도의 흔적 찾아주길”△이형우(한양대 교수)풍류에 관한 논문 대부분이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풍류라는 용어풀이에 우위를 두고 어원적 정의에서 시작해 문화적 맥락을 파악하려 한다. 하지만 관련 자료와 근거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해석이 분분하다.풍류(風流)에서 바람은 우주의 기운이자 생명력을 말한다. 없는 듯하지만 있고, 끊긴 것 같지만 이어지며 약한 것 같아도 강하다. 바람을 가장 먼저 느끼는 대상은 나무와 새다. 신라 왕관도 나뭇가지와 나뭇잎의 조합으로 만들어져 흔들림, 곧 바람을 상징한다.‘풍류의 개념과 풍류도의 역사성’ 발제는 포괄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역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논지를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사실 이를 뒷받침할 사료는 충분치 않다. 주장에는 반드시 근거가 있어야 한다.이 논문에서는 풍류를 우리 민족의 자부심으로 평가했다. 함께 모여서 음주가무하며 평등사회를 구현해 간 우리 민족의 진면목이자, 오늘날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한류의 뿌리로 본다. 그러나 신화와 역사를 구별하지 않거나 사실과 의견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문헌상의 맥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위험하다는 뜻이다. 개념 혼동은 사고 체계의 무질서로 이어질 수 있다.△김봉률(동국대 교수)서양문학 전공자로서 풍류도에 대한 문헌적, 고증적, 민족고유성보다는 인류 보편적인 차원에서 접근해봤다.어원적으로 보면 풍류도란 인간의 육체와 구별되는 것으로 영혼에 대한 관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추상적 개념이 생겨나 종교가 태동하던 시기라 할 수 있다. 바람이나 숨결에서 비롯된 정신은 감각적 인지능력과 이성적 사고로 이뤄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직관적이고 영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전자는 육신에, 후자는 영혼에 뿌리를 두고 있다.살아간다는 것은 곧 영적인 성장을 말한다.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스스로 얼마나 성장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하지만 문명이 발달하면서 차츰 직관적이고 영적인 지혜보다 감각적 인지능력과 이성적 사고가 중심이 되면서 영성을 잃어버리고 영혼 없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풍류도는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과도 같다. 연구자들이 고대에 한정되지 않고 동학, 대종교 등에서도 그 흔적을 적극적으로 찾아주길 바란다. 특히 가부장 이전의 사회에서 풍류도에 관한 중요한 하나의 축으로 여성의 영성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것이 필요하다.△서정매(동국대 외래교수)풍류도를 한국음악의 뿌리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풍류도에 대한 해석이 지금도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고 명백한 논증이 없는 것과 결부된다.음악은 관념이 아니라 실체다. 음악에는 멜로디가 있고 리듬이 있다. 귀로 선율을 듣고 심장으로 리듬과 장단을 감지하며 가슴으로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한국음악과 미학’이라는 발제에서는 한국음악에 담긴 정신적, 철학적, 사상적 측면을 밝히고자 했다. 그렇다면 유교와 불교, 도교, 무교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요소들을 풍류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아울러 화랑도에서 수용한 유교와 불교, 도교, 무교에 어떤 공통적 요소가 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풍류적인 것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내재된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박남수(동국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풍류도와 한국음악의 연관성을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접근해 볼 수 있다.화랑도는 신라 사회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문화현상으로, 상열가악(相悅歌樂)에서 향가를 노래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근거로 한국음악의 기원을 풍류도에서 찾는 것은 어느 정도 유효하다고 본다. 하지만 풍류도를 삼교가 유입되기 이전의 고유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아울러 향가에는 주술적인 성격이 보이는데 이를 무교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화랑도에 무교적인 성격이 더해진 것은 조선 전기 유학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과 해석이 요구된다.마지막으로 옥보고가 지은 30곡 가운데 국가 이데올로기로 여길 만한 곡명은 보이지 않는다. 옥보고가 금도(琴道)를 전승한 측면은 인정되지만, 오히려 진성왕 2년에 경문왕대 국선들이 왕의 미덕을 칭송한 노래를 짓고 대구화상(大矩和尙)이 곡조를 붙여 향가로 지은 ‘현금포곡’, ‘대도곡’, ‘문군곡’이 오히려 당대 국가적 이데올로기에 적합하다고 본다./홍성식·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19-10-06

보고 듣는 단순관광은 가라… 축제·체험 가득한 고령으로

축제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흥겨움의 시간’을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우리들은 이 흥겨움의 시간을 통해 다시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고령군은 경상북도의 유교문화권, 경주 일대의 신라문화권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작지 않은 ‘가야문화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대가야의 도읍지였던 고령은 색다른 축제와 여기에서 펼쳐지는 각종 전통·생활체험으로도 유명한 곳이다.해마다 적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고령을 찾아 엿 만들기, 딸기 따기, 두부 만들기, 도자기 빚기 등을 경험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고령군청은 “역사와 문화, 관광과 체험을 결합시킨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을 더욱 많이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을 세운 것이다. ‘보고 듣는 단순한 관광’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진력하고 있는 고령군의 축제와 깔끔한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기다리는 대가야의 대표적 관광지들을 아래 소개한다.◇ 가을과 봄, 고령을 화려하게 수놓는 축제올해로 9회를 맞는 ‘왕릉길 걷기 대회’는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찾고자하는 현대인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행사다. 또한 무르익은 가을을 맞이하는 즐거운 축제다. 쌀쌀한 바람이 조금 불어온다 해도 참석자들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수백 기의 고분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솟아있는 지산동 고분군을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낭만을 느끼려는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즐겨 찾는다. 그날은 사람 또한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된다. 고령군은 이 행사를 “대가야로의 흥미로운 시간 여행”이라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올해 행사는 11월 9일 열릴 예정이다. 왕릉길 걷기 대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가야박물관과 왕릉전시관도 둘러볼 수 있고, 3대째 장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대장간에 들러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진 농기구도 살펴볼 수 있다. 메마른 도시 생활에 지친 가족이 함께 찾는다면 의미가 더 커질 듯하다.여기에 하나 더. 해마다 4월이면 고령군의 봄을 알리는 행사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바로 대가야읍 일원에서 열리는 ‘대가야체험축제’다. 고대국가 대가야의 생활상과 문화·예술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는 이 축제는 대가야 사람들의 삶을 테마로 독특한 문화까지 접목시킨 차별화된 체험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엔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지정됐으며 이른바 ‘고령을 대표하는 봄 축제’이기도 하다. 매년 주제를 달리해 전개되는 대가야체험축제에서는 다채로운 문화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성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세계 현 페스티벌’ 뮤지컬 ‘가얏고’, 악성 우륵의 사랑을 재미있게 스토리텔링화 한 ‘사랑, 다른 사랑’ 공연 등이 특히 방문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 고령군청의 이어지는 설명이다.축제가 열리는 기간엔 개실마을과 가얏고마을 등이 농촌체험 부스를 마련해 고령의 소박한 정을 한국인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전하고 있다.◇ 그냥 지나치면 아쉬운 고령의 관광 명소들고령을 찾았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들이 여러 군데 있다. 가야시대 최대의 고분군인 ‘지산동 고분군’도 그 중 하나다. 주산의 남동쪽 능선 위엔 한국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 지산동 44·45호분이 자리하고 있다. 인근 대가야박물관에선 대가야와 고령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왕릉전시관은 지산동 44호분의 내부를 재현해 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불러 모은다.가야금을 만든 우륵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전시하는 우륵박물관은 음악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테마형 박물관으로 알려졌다.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는 토기와 철기, 가야금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의 역사를 바탕으로 조성된 관광지다. 대가야 농촌체험특구에선 30여 종의 농작물을 재배 중이다. 원두막 체험과 고상가옥 체험도 해볼 수 있다.도도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끼고 들어선 ‘개경포 기념공원’은 선조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며 시조를 읊던 공간에 만들어졌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의병장 송암 김면(1541~1593)이 일본군 1천600여 명을 격퇴시킨 곳이기도 하다.“자연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낫질신리마을을 찾아보라”고 고령군청은 권한다. 오염되지 않은 산과 계곡이 방문자들을 반기는 이 마을에서 재배되는 무농약 쌀은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낫질신리마을에서 채취된 산나물과 송이버섯은 누구나 좋아하는 별미다. 계절별로 벌꿀 채밀 체험, 모내기 체험, 고구마 캐기 체험, 메뚜기 잡기 체험 등이 진행된다.‘전국 최우수 체험마을’로 선정된 개실마을엔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엿 만들기와 떡 만들기는 물론, 한국 전통방식의 혼례 체험을 할 수 있어 유럽과 북미에서 고령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여기선 한옥 숙박도 가능하다. 외국인들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은다.곽용환 고령군수 인터뷰고령 역사·문화의 향기 전달‘일상 탈출’ 치유의 공간으로“고령의 힘은 대가야의 찬란한 역사·문화와 이를 효과적으로 발전시킨 관광산업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곽용환 고령군수를 최근 만났다.곽 군수는 고령군 관광의 현황에서부터 앞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까지를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들려줬다. 아래 그날 오고간 이야기를 가감 없이 옮긴다.-고령의 관광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고령군은 이미 1천600여년 전 독특하고 아름다운 고유의 문화를 꽃피웠다. 오늘날까지도 전해지는 대가야의 문화를 계승하고 이를 관광 활성화와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건 우리의 몫이다. 고령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자원을 테마로 특색 가득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가야문화특별시 고령군’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군민들과 최선을 다하고 있다.-향후 고령 관광산업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우리 군의 저력은 대가야의 빛나는 전통과 군민들의 단합된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령군관광협의가 ‘관광의 민간 중심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실제로 성공적인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대가야체험축제가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고령군관광협의회는 이 축제의 주축이 돼 주민주도형으로 행사를 이끌었다. 그 옛날 대가야 사람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객 참여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역사 교육형, 더 나아가 세대 통합형 축제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로 9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이뤘다.-그 외 고령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53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진행한 대가야생활촌 조성사업이 지난봄 완료됐다.고대국가 가야의 중심이었던 대가야 시대를 효과적으로 재현해 고령군민은 물론 우리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전하고,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난 치유의 공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더불어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는 축제의 중심공간이 돼 역사·문화·관광일번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경제 발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와 대가야생활촌 사이를 전기차가 운행 중이기도 하다. 이는 거점 관광시설간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그 자체로 새로운 관광상품이 돼주고 있다.-향후 고령 관광의 새로운 아이템이 될만한 건 어떤 게 있을까.△3월에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됐다. 2021년이면 최종 등재될 것으로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이곳 작은 무덤에서 출토된 직경 5cm의 작은 토제방울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이 방울은 문헌에 기록된 건국 신화가 유물에 투영돼 발견된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가야 역사는 물론 고대 한국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는 동시에 관광객들의 관심도 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체험관광의 활성화도 우리 군 관광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10-03

“에티오피아의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칠곡군이 69년 전 신세 진 에티오피아에 보은(報恩)하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에티오피아는 6·25전쟁에 참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이 ‘고마운 나라’가 최근 내전 등에 의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칠곡군이 이 나라에 대한 빚을 갚기 위해 나섰다. 호국과 평화를 정체성으로 삼는 칠곡이기에 에티오피아 지원에 적극적이다.무엇보다 눈여겨 볼 점은 군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였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에티오피아에 보냈다. 에티오피아는 이 성금으로 도서관, 식수저장소, 마을 수도 등 여러 편의시설을 마련할 수 있었다.군민들은 “6·25전쟁에서 보여 준 에티오피아의 숭고한 희생에 결초보은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했다.군 관계자는 “첫 단계로 작으나마 경제적으로 지원했다”며 “이제부터는 문화·관광·보훈까지 영역을 넓혀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뉴부대를 기억하는 칠곡군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는 지구 반대편 낯선 나라의 전투에 자국 청년들을 파병했다. 황제의 명에 따라 6천37명의 에티오피아 청년들이 3주간의 항해 끝에 부산에 도착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청년들 중 122명이 전사하고 5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253차례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켰다.칠곡군은 이러한 에티오피아와 강뉴부대를 잊지 못하고 있다. 군민들은 에티오피아를 커피의 나라가 아닌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로 생각하며 결초보은의 부담을 안고 살아 왔다.이에 군은 2014년 지역 대표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에 ‘평화의 동전 밭’을 조성하고부터 본격적으로 에티오피아 돕기에 나섰다.이듬해인 2015년부터 코흘리개 어린이에서 백발의 노인까지 657명이 이 대열에 동참했다. 매월 최대 1천260만원의 성금을 모아 에티오피아에 보내 티조 지역의 초등학교 2개, 식수저장소 2개, 마을 수도 9개 등을 마련했다. 또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구한 새마을운동을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주에 전파했다. 티그라이주 새마을 시범마을에 새마을 조직 육성을 통한 주민의식 개혁과 새마을회관 건립, 마을안길 포장 등 환경개선, 소득증대사업도 지원했다.□ 디겔루나주 티조에 희망을 심다칠곡군 방문단은 2017년 에티오피아 디겔루나주 티조 지역을 방문해 칠곡 군민의 사랑을 전했다. 이들은 티조 워레다에 위치한 사구레초등학교를 방문해 칠곡군 유치원과 초등학생 5천여 명의 성금으로 건립한 ‘도서관 준공식’을 가졌다. 왜관초등학교 학생들이 고사리 손으로 만든 걱정을 사라지게 한다는 ‘걱정인형’과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준비한 색안경, 캐치볼, 제기 등의 장난감도 전달했다. 당시 방문단원들은 사구레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직접 걱정인형을 옷에 달아주고 한국의 전통 민속놀이인 제기차기를 선보이며 놀이방법도 가르쳐줬다. 이어 칠곡군 순심연합총동창회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식수 저장시설의 준공식을 갖고 물탱크에 연결된 마을 수도시설을 통해 주민들이 양질의 식수를 활용하는 것도 확인했다.백선기 군수는 “6·25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병사들은 월급으로 부대 안에 보육원을 만들고 두려움에 떠는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돌봤다. 이젠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군이 에티오피아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지켜줄 것”이라며 “칠곡군민은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메마른 티조에 희망을 심고 있다”고 했다.□ 아라토 마을회관 준공식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칠곡군 방문단은 티그리아주에서 ‘아라토 마을회관 준공식’을 가졌다. 이 준공식을 통해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마을회관의 준공으로 새마을위원회, 청년회, 부녀회 등의 새마을 조직과 영농조합 결성이 가능해졌다.에티오피아 측은 ‘경제적 도움’보다는 ‘주민 의식개혁’이 필요한 부분임을 인식하고 있었고, 새마을 운동이 에티오피아 국민에게 이러한 정신과 자신감이 이어지길 바라는 상황이었다.칠곡군의 방문은 메마른 땅에 단비와 같았다. 당시 방문단이 도착했을 때 아라토를 관할하는 티그라이주 지역 전체가 최대한의 예우를 보였다. 티그라이주 메켈레 공항에서는 아바이 월두 주지사의 경제고문과 고위 공무원이 방문단을 맞이했다. 메켈레 공항부터 아라토 마을까지 30여 대의 오토바이와 20여 대의 차량이 방문단을 호위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지역 최대 방송국인 티그라이주 방송은 공항 도착 순간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방문단을 취재했다. 또 백선기 군수와 직접 인터뷰하며 이번 사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방문단이 마을에 도착하자 주민 1천500여 명이 태극기와 새마을기를 들고 도열해 춤과 노래로 환영했다. 칠곡군과 티그라이주 메켈레 지역에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 등 지역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한 MOU도 체결했다.백선기 군수는 인터뷰에서 “아라토 마을에서 2020년까지 새마을 조직을 육성하고 생활환경개선과 소득증대사업을 실시해 자립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와 문화·관광·보훈 업무협약 체결지속된 교류와 인연으로 협력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지난달 30일 백선기 군수와 쉬페로 시구테(Shiferaw Shigutie) 에티오피아 대사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문화·관광·보훈 교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종 기념일은 물론 기념행사, 축제, 국제 교류행사 등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또 양 기관은 민간 교류를 적극 지원하고,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각뉴부대의 무훈을 재조명하며 참전용사 가족 지원에도 협력하기로 했다.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칠곡군에서 열리는 ‘제7회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 부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부스에서는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이 네렐라(Nerela)라는 전통 의상을 입고 생두를 작은 화로에서 볶은 뒤 다시 빻아서 주전자에 넣고 끓이는 ‘커피 세리머니(Coffee ceremony)’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이자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대축전 개막식에서 펼쳐질 ‘칠곡평화마을 자립 선포식’도 함께 하기로 했다.칠곡군은 2014년부터 에티오피아 오르미아주 디겔루나 티조 지역을 칠곡평화마을이라 부르고 초등학교 2곳을 신축하고, 초등학교 15곳의 책걸상과 기자재를 교체했다. 또 저축조합을 설립하고 식수 저장소 4기와 식수대 11기를 설치하는 등 칠곡평화 마을의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쉬페로 시구테 에티오피아 대사는 “2014년부터 6년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백선기 군수와 군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양 측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해 전략적인 파트너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백선기 군수는 “호국과 보훈이 도시의 정체성인 칠곡군은 69년 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고자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며 “양 기관이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상생 발전을 이끌어 내자”고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10-01

다양한 장소·다양한 공동체서… 차별화된 서비스 나선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경로효친사상이 많이 퇴색해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를 지탱해주고 있는 중요한 사회미덕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70살이 넘은 원로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해 나라에서 정기적으로 기로연(耆老宴)을 열기도 했다. 현재는 노인복지법 제6조에 따라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10월 2일을 노인의 날, 매년 10월을 경로의 달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조선시대 기로연은 없어졌지만, 정부는 노인의 날을 맞아 대한노인회 등 노인단체 관계자, 훈·포장을 수상하며 어르신 공경의 미덕을 이어가고 있다. 노인의 날을 맞아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포항시의 노인복지정책을 점검해 본다.□초고령사회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걱정에 앞서 우리가 현재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흔히 우리는 초고령사회와 관련된 문제를 얘기할 때 주로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이나 스웨덴과 같은 나라들의 사례 정도를 꼽을 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들 두 나라의 흔한 사례들을 통해서도 초고령사회가 단순히 도시가 처한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우선, 지난 2005년도에 초고령 국가가 된 일본의 경우, 공항에서부터 고층빌딩의 엘리베이터, 시골마을의 기차역, 동네 마트 진열대 앞까지 곳곳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스웨덴의 경우는 2016년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나 적극적인 인구정책과 노인세대에 대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오히려 경쟁성장률 면에서 EU국가의 평균인 2.0%보다 높은 2.4%를 기록했다.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노동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청년층의 비중 또한 크게 줄게 되고, 그 공백을 오히려 중·장년층들이 채워야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면서 정년연장은 물론 베이비붐 세대들에게는 재취업의 기회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우리 역시도 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민·관은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은퇴 후에 적합한 직종이 무엇인지, 어떤 직종이 얼마만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포항시 노인건강복지포항시는 지역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전직과 재취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롭게 고용이 증가하고 있는 산업군을 비롯해 생애경력을 고려한 일자리와 같은 고용특성에 따른 사업군을 파악하는 등 다변화된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포항시는 22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천4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양적인 면에서는 지난해 전국 최고의 노인일자리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포항시는 1일 노인의 날을 맞아 노인일자리 사업부문 보건복지부장관 대상을 수상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에 부합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를 찾아내고 맺어주는 것이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좀 더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틈새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포항시는 이와 관련해 일손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농어촌을 비롯해서 중소기업과 복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노인일자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공공근로 가운데 단순 노동에 그치는 일부를 소상공인이나 복지시설에 지원하는 방식이나,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는 식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활용하거나, 경력과 능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소그룹을 만들어 참신한 아이템을 제안하면 이에 대한 지원을 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와 함께 포항시는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 증가하는 노인들의 여가 공간 역시도 새롭게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간 나눔과 기능 혁신 등의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는 입장이다.현재 포항에는 1개의 노인복지회관과 616곳의 경로당, 12곳의 노인교실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여가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로 이미 시설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됐다.현재 8만명에 달하는 노인 인구 중 하루 1천100명 정도가 노인복지회관과 평생학습원을 이용하고 있다. 경로당은 2만2천명 정도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고, 이 회원 이상의 수가 노인교실을 이용하고 있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포항시는 이에 따라 두호동 노인복지회관의 경우, 지난 2016년과 올해 2차례에 걸쳐 증축을 하고, 2017년부터 경로당 8곳을 신축했다. 이어 흥해읍에 노인을 비롯한 전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체육관, 다함께돌봄센터 등 복합커뮤니티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경로당 1곳을 건립하는데 4∼5억원, 노인복지관 1곳은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등 지방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단순히 노인전용공간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 포항시는 노인여가시설뿐만 아니라 복지회관 등 지역전체의 여가공간을 베이비붐 세대와 지역민들을 위한 복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단순히 공간을 점유하고 시간을 보내는 여가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정해진 공간 활동 중심의 서비스 제공이라는 익숙한 틀을 벗어나 다양한 장소, 다양한 지역사회 공동체 내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지원으로 노인여가지원 사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낮에는 어르신들의 여가와 일자리, 나눔 활동의 공간으로 저녁과 주말에는 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의 공간으로 사용되며 지역민들이 함께 지역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공동체의 장으로 활용되는 복지공간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19-10-01

문경사과로 사랑을 전하세요

문경시는 백두대간의 태백산과 소백산을 거쳐 새재의 주흘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산줄기들에 에워 싸인 작은 분지로 형성돼 있다.한반도 내륙성 기후의 특징인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주야간의 큰 일교차,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등 천혜의 사과재배 적지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과즙이 많으며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고유의 향기와 맛 또한 일품인 문경사과는 전국제일의 사과로, 지역 으뜸의 특산품로 꼽히고 있다.◇ 재배 및 판매현황 변화1930년대부터 재배돼 온 문경사과는 2008년도 1천600여 농가가 1천645ha를 재배해 전국 10대 주산지에 머물렀다. 재배품종도 후지, 홍로, 쓰가루가 주를 이뤄 타 주산지와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 2018년 말을 기준으로 볼 때 문경사과는 2천여호가 2천44ha를 재배하며 연간 4만5천여t을 생산, 총 생산액이 1천200억원(추정치)에 이른다. 재배면적으로 전국 6대 주산지로 성장했다.재배품종 중 당도가 제일 높은 국내육성품종인 ‘감홍’은 전국제일의 주산지로 명성이 높다.문경사과의 유통·판매는 주로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문경APC), 문경농협, 지역농협, 안동공판장 등에서 이뤄진다. 최근 사과축제를 통해 소비자직거래(특판, 택배 등) 및 가공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문경사과연구소 설치 및 운영농업 개방화시대에 대비해 지역특성에 맞는 사과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문경사과의 명품화를 앞당겨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2009년 9월 마성면 외어리 769번지 2만2천438㎡부지에 과수포장(약 20,000㎡)과 농기계창고(230㎡), 퇴비사(165㎡), 저온저장고(100㎡), 관리사(130㎡)등 4개의 건물을 갖췄다.국내육성품종 현지 적응 검정, 경비절감 기술개발, 농업 특허개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공동연구, 현장평가회 등을 수행해 농가의 재배기술발전과 경비절감에 기여했다. 2019년 교육관을 신축해 농업인교육 및 문경사과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문경행복농업대학 사과입문과 운영문경행복농업대학 사과입문과는 앞으로 고품질 안전사과 생산만이 대내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사과재배 농업인의 기술수준 향상을 통해 변화하는 지역과수 산업의 선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수강대상은 귀농인, 여성농업인, 기존 과수재배인 등으로 수준별 맞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까지 1천190명이 수료했다.◇ 한·일 사과재배 기술교류 사업시는 문경사과 재도약의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에 적합한 새로운 기술 도입 및 정착을 위해 한·일 사과재배 기술교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야스마사씨와 오까다 오사무씨를 문경으로 초청해 지역에 적합한 사과재배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 현지과원을 방문, 시기별로 재배기술 교육 및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73차에 걸쳐 일본방문(645명), 문경초청 순회기술교육(1만3천524명), 세미나 19회(4천874명)를 실시해 농업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한·일 사과재배 기술교류는 우리지역 사과재배 농가들에게 인식 변화의 계기가 됐고, 선진기술의 조기정착으로 문경의 사과재배기술을 한 단계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과수 꽃가루은행 운영과수의 안정적인 결실 확보와 품질향상을 위해 2004년부터 2015년까지 과수꽃가루은행을 운영했다. 사과, 배 재배농업인 3천86호가 꽃가루 38만1천159g을 채취, 3천352ha에 인공수분을 실시했다. 2016년 270ha, 2017년 236ha에 인공수분을 실시해 정형과 비율을 높여 문경사과의 품질향상으로 농가 소득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문경사과발전협의회 생산자 단체 육성문경사과발전연구회를 ’96년도 신규 조직해 현재의 문경사과발전협의회 육성했으며 지역사과재배농업인 500여명(사과재배농업인의 약 25%)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산자단체와 매년 문경사과품평회를 개최해 문경사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고품질사과생산을 위한 병해충방제교육과 과원순회 현장지도 등으로 문경사과의 명성을 회복하는 기반도 구축했다.◇ 문경사과축제 및 사과학술세미나 개최문경에서 생산된 사과의 우수성과 소비자(관광객)와 함께하는 축제 육성을 위해 2006년부터 문경사과축제를 개최하고 있다.축제는 시민화합 유도 및 문경의 대내외 홍보,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하고 있다. 2018년에는 45만3천여명의 관광객에게 13억5천만원의 사과를 판매했다.2007년부터 국내·외 사과관련 전문가를 초청, 사과학술세미나를 개최 하는 등 농업인의 기술향상을 도모하고 있다.◇사과가공산업 현황·6차농업지도 성공모델농업인의 가공수요해결과 가공사업의 효율적인 지원체계 구축, 문경사과의 지속적인 소비창출 및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2009년부터 현재까지 농식품 특성화사업을 추진해 사과칩, 사과즙 등 가공농가 40호를 육성했다. 이 곳에서 사과생산량의 25% 정도인 8천400여t을 가공하고 있다.문경사과주스플랜트 운영을 통해서는 대량창업보육농 52호를 육성했으며, 지역 내 초중고와 유치원에 백설공주 사과즙을 공급, 급식시장을 개척했다.◇ 문경사과축제 내달 12일 개막올해로 14번째를 맞는 문경사과축제는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를 주제로 공식행사, 특별행사, 체험행사, 무대행사의 차별화된 컨셉으로 오는 10월 12일부터 27일까지 16일간의 긴 여정에 들어간다.올해 축제는 주 행사장을 문경새재야외공연장으로 옮겨 관람객의 동선을 최소화해 행사의 집중도를 높였다. 사과특판부스와 문경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특산물 판매부스도 같이 운영한다. 공식행사는 10월 12일 오후 3시 주 무대에서 개막식을 시작한다.특별행사는 문경사과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특별경매를 매일 진행하며, 문경사과 품평회에서 입상한 사과와 국내·외에서 재배되는 사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과 홍보관을 상설 운영한다. 주 행사장에서는 문경사과낚시, 문경사과 볼링, 사과활쏘기, 문경사과럭키박스게임, 사과 농구게임, 문경사과다트, 문경사과스텐실 등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이어진다.주무대에서는 문경국악대전, 전통가요 페스티벌, 낙동가요제 등 굵직한 문화행사를 비롯해 사과껍질길게깎기, 사과탑높게쌓기, 보이는 라디오, 텐덤노래방 등 관람객과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사과특판부스와 농·특산물 판매부스를 보행자의 통행이 많은 주요 통행로에 설치해 판매 부스참여자들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문경사과축제는 사과작황이 불안전한 가운데도 45만 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13억5천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려 사과재배농가에게 큰 도움이 됐다.문경시 관계자는 “올해 사과작황이 작년보다 좋아 30%싼 가격에 문경사과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과판매액은 지난해 축제보다 늘어난 15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19-09-29

웃음 가득한 ‘예주문화예술회관·영덕 해변’… 명품 공연장으로 자리매김

인도 남부 도시 알라푸자(Alappuzha)를 여행했을 때다. 수로가 예쁜 조그만 마을에서 이틀을 묵었다.첫날 밤. 영국에서 왔다는 나이 지긋한 관광객의 권유로 소규모 극장에서 까따깔리(Kathakali)를 관람했다. 대사 없이 몸짓과 춤, 타악기 연주만으로 인간의 환희와 고통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인도 전통 무용극. 기자를 포함한 수십 여 명 관객들 모두가 보는 내내 즐거워했다. 낯설고 새로운 것은 언제나 인간을 크게 매혹하는 법. 좋은 공연은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매력적인 관광상품도 될 수 있다. 이런 간명한 사실을 한국의 지방자치단체가 모를 리 없다. 그렇기에 양질의 문화·예술 공연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리고자 고심하고 있다. 영덕군도 마찬가지다. 그 현장을 확인하고 싶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을 위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예주문화예술회관과 ‘최고의 야외 공연장’이라 할 수 있는 영덕의 해변을 찾았다.◆영덕 아이들에게 즐거움 준 ‘번개맨’과 ‘로봇 SW 페스티벌’예주문화예술회관은 양질의 공연에 목말랐던 영덕 주민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매력적인 공연이 열릴 때마다 많은 주민들이 회관을 찾는다. 이곳에서 펼쳐진 ‘로봇 SW 페스티벌’ 뮤지컬 ‘번개맨’ ‘코미디 리사이틀’ 등은 장르의 다양성은 물론 기획력까지 돋보였다. 자녀를 동반한 부모, 노인과 청년들이 모여 앉은 공연장은 세대간의 간극을 메워 주기도 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예주문화예술회관이 브로드웨이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영덕의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던 작품은 모두가 예상하듯 ‘번개맨’. 아동을 위한 공연이 드문 현실에서 ‘꼬마 관객들’의 환호성을 부른 무대였다. ‘번개맨’이 영덕에 나타난 날은 예주문화예술회관 주차장이 밀려드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다.‘번개맨’은 18년 동안 이어져온 한국의 대표적인 유아 공개방송. 부모들은 휴가를 내면서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공연장을 찾았다고 한다.영덕의 공연기획 실무자들은 EBS를 설득해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의 3회 공연을 성사시켰고, 3번의 공연 모두 만석을 이뤘다.‘번개맨’ 출연진과 스태프 200여 명은 영덕에서 3일간 머물며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이용했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3천200명의 관람객이 몰린 ‘로봇 SW 페스티벌’도 영덕의 아이들이 즐거워한 행사였다. “콘텐츠가 색달랐고, 진행도 매끄러웠다”는 평가를 받은 이 페스티벌은 영덕문화체육센터에서 열렸다.행사장을 찾은 아동들은 커다란 로봇과 마술사가 펼치는 특별한 이벤트에 박수를 보냈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며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아들과 함께 온 30대 아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애들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며 환하게 웃었다.◆새롭게 단장한 예주문화예술회관 ‘웃음 가득한’ 각종 공연예주문화예술회관은 얼마 전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유아를 데리고는 공연 관람이 어려운 부모의 입장을 감안해 유아실을 새로 만들었고, 분장실도 넓혀 출연자들의 불편을 해소한 것. “객석도 기존 531석에서 679석으로 늘어났고, 로비의 디자인도 세련되게 바꾸었다”는 게 이어지는 영덕군청의 설명이다.새로운 모습을 갖춘 회관에선 ‘코미디 빅리그’와 ‘웃찾사’ 등 TV 코미디 프로에서 활동한 개그팀 졸탄과 DJ 쥬쥬, 개그맨 박수홍, 손헌수가 무대에 섰다.애초엔 주로 젊은층이 올 것을 예상했으나, 의외로 적지 않은 어르신들이 객석을 찾아 즐거워했다. 이날 관객은 1천100여 명. TV에서 보던 연예인들을 가까이서 만난 관객들은 공연진이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크게 웃었다는 후문이다.앞으로도 예주문화예술회관의 공연 스펙트럼은 계속 넓어진다. 뮤지컬과 코미디에서 마술쇼, 발레, 비보이 공연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마술사 최현우의 ‘매직 블록버스터’는 모든 세대가 흥미롭게 관람했다. 익스프레션 크루의 퍼포먼스 ‘마리오네트’ 무대 또한 호평을 받았다. “공짜로 이런 공연을 보는 게 미안할 정도”라고 말한 관객도 있었다고 한다. 가수 홍진영과 조항조의 콘서트는 중장년층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의 연주회와 명창 박준형의 ‘상생 비나리’, 박금희 발레단의 춤 공연 역시 “영덕 주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신장시 켰다”는 평가다. 지난해 예주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객은 모두 2만2천193명.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오는 10월 29일엔 태권도와 발레, IT융합기술이 결합된 특별한 공연 ‘LED 비바츠 태권·발레’가 무대에 오른다. 한국의 대표적 국기(國技)인 태권도와 서양 예술 장르인 발레에 디지털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첨단 기술까지 더해져 아이들은 물론, 성인 관객도 충분히 매혹할 작품이다.또 12월 19일에는 아날로그 세대의 감수성을 민감하게 자극할 영덕군 송년콘서트 ‘015B김형중 메모리즈’가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영덕 해변’은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공연장사시사철 푸른 파도가 매혹하는 영덕의 바닷가도 예주문화예술회관 못지않은 ‘최고의 공연장’이 돼주고 있다. 해변은 영덕군이 가진 또 다른 ‘명품 공연장’이다.‘썸머뮤직페스티벌’은 영덕 해변에서 펼쳐지는 흥겨운 문화·예술 행사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관광객과 군민이 모이는 곳에 직접 찾아가 그들과 즐거움을 나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 김범수와 금잔디, 걸그룹 ‘여자친구’ 등이 이 공연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다.지역의 음악 동호인들도 평소 갈고 닦은 솜씨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영덕군 여성합창단과 영덕 색소폰동호회, 예주줌마난타팀, 통기타 동호회 ‘들꽃’ 등은 부정할 수 없는 영덕 해변의 스타다. 이들 외에도 ‘영덕 최고의 관광지’로 이름 높은 고래불해수욕장, 대진해수욕장, 장사해수욕장엔 걸그룹 모모랜드, 가수 김연자, 부활, 휘성 등이 찾아와 팬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했다.대중음악 공연과 함께 테너 류정필과 소프라노 한경미 등은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영덕군민들에게 선보였다. ‘뮤지컬 갈라쇼’를 통해서다. 강구정보고등학교 치어리더들의 깜찍한 율동도 어르신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청춘버스킹 공연’이란 제목으로 열린 김창기밴드와 ‘자전거 탄 풍경’의 콘서트, 재즈 팝 밴드 ‘클래시 도미넌트’ 콘서트도 주목받은 공연들이다.◆‘장사리-잊혀진 영웅들’과 함께 한 썸머 뮤직 페스티벌얼마 전 개최된 올해 ‘영덕 썸머뮤직 페스티벌’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를 영화로 제작한 ‘장사리-잊혀진 영웅들’과 함께 한 의미 깊은 자리였다.‘자유의 함성: 장사 여름 상륙작전’이란 헤드카피가 행사장을 찾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수 DJ DOC와 오마이걸, 위키미키, 핑크레이디, 왁스 등이 영화의 무대가 된 장사해수욕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해상 불꽃놀이도 관람객의 탄성을 불렀다. ‘물총 페스티벌’과 모래 조각전도 동시에 열려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시켰다.대진해수욕장에서는 청춘버스킹 방송 녹화가 진행됐고,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선 미니콘서트도 펼쳐졌다.축제 현장을 찾은 이희진 영덕군수는 “우리 군을 찾아준 관광객, 군민들과 의미 있는 행사에서 기쁨을 나눌 수 있어 더없이 즐겁고 영광스럽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영덕군청 또한 “앞으로도 실력 있는 뮤지션과 예술가들을 초청해 여행자와 주민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으로 향후 축제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증폭시켰다.예주문화예술회관과 영덕 해변에선 앞으로도 각종 콘서트와 문화·예술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9-26

낙동강,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다

‘제7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하 낙동강 대축전)’이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칠곡보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낙동강 대축전은 낙동강이 가지는 역사, 기억, 호국을 바탕으로 ‘칠곡, 평화로 흐르다’를 주제로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했다.육군 제2작전사령부 주관의 ‘낙동강지구 전투전승행사’와 3년 연속 통합 개최돼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낙동강지구 전투전승행사’의 경우 지난해까지 각각의 공간에서 킬러 콘텐트 구축의 축전과 전투 전승행사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올해는 이전의 경험이 어우러져 각각의 공간에서 융복합 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낙동강 대축전은 특산물을 활용해 먹고 즐기는 ‘그저 그런’ 축제가 아니다. 6·25전쟁의 마지막 보루로써 역할을 하며 전쟁의 아픔을 일깨우고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를 위해 지역의 정체성과 축제를 홍보하고자 백선기 칠곡군수를 비롯한 공직자 및 군민들이 자발적인 홍보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낙동강 대축전 홍보에 동참하며 경북 대표축제 품앗이 홍보까지 이끌어냈다.본지는 1년 간의 준비 끝에 새롭게 펼쳐질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을 소개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올해 낙동강 대축전은 칠곡보생태공원을 중심으로 평화 테마파크와 강 건너 오토캠핑장에 위치한 호국 테마파크로 공간이 분리된다. 각 테마파크를 잇는 ‘파크 브릿지’를 행사장 중앙 430m 부교로 설정해 공간을 완성도 있게 연결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으로는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기억을 미디어 아트 왜관철교를 통해 만나는 ‘왜관철교 속으로’ △직접 그린 그림을 움직이는 AR영상으로 만나는 55일의 이야기와 낙동강을 한눈에 담아 보는 평화 전망대가 놓인 ‘평화의 숲’ △신나는 음악과 현란한 조명 아래 롤러를 타며 평화를 만끽하는 문화놀이 공간인 ‘평화야 롤러와’ △대한민국 군 최신 무기 전시와 훈련병 체험 등을 통해 만나는 ‘호국 테마파크 등 7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선 보이는 ‘평화야 롤러와’는 옛 추억을 담은 롤러장을 현대적인 무드로 해석한 공간이다. 신나는 음악과 현란한 조명, 롤러를 타며 평화를 만끽하는 문화놀이 공간이다. 평화야 롤러와는 롤러스케이트장, DJ박스, 포토존, 오락실, 푸드존으로 구성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신나게 롤러를 타며 평화를 만끽할 수 있다.□ 실경 뮤지컬 ‘55일’6·25전쟁 당시 치열하게 전투가 펼쳐졌던 낙동강, 관호산성 등의 실경을 배경으로 파사드, 레이저 등의 최첨단 특수효과가 동원돼 펼쳐지는‘실경 뮤지컬 55일’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 예정이다. 이 공연은 실제 경치를 활용해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길이가 50m에 달하는 대형무대 △관호산성을 스크린으로 이용한 8m 대형 LED 스크린 2대 △실제 낙동강을 활용한 워터스크린 △3만 안시급 국내 최고해상도 빔 프로젝트 △공간전체를 커버하는 레이저와 특수조명 △다양한 폭죽과 특수 효과 등 다양한 연출을 활용해 40분의 러닝타임으로 한 편의 영화같은 퀄리티 있는 공연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전문 배우뿐만 아니라 40명의 칠곡 군민과 50명의 현역 군인이 함께 연출해 더욱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민배우는 계급장과 군번이 없이 탄약과 식량 등의 군수 물자를 지게에 짊어지고 운반했던 노무부대원과 책 대신 총을 들고 전투에 임한 학도병 역할을 담당한다. 50사단 장병으로 구성된 군인배우는 69년 전 북한군과 남한군이 돼 실감나게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재현할 계획이다.□ 특별한 보훈6·25전쟁 당시 마산·왜관·영천·포항 일대를 잇는 ‘워커 라인’을 성공적으로 사수했던 미 육군 워커(Walker) 중장의 손자인 샘워커 2세가 이번 대축전을 찾을 예정이다. 대를 이어 한국을 사랑했던 워커 가문의 특별한 감동은 물론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쉐페로 쉬구테 월라사 주한에티오피아대사 역시 칠곡군을 찾을 계획이다. 호국을 도시 정체성으로 삼고있는 칠곡군은 2014년부터 에티오피아 오르미아주 디겔루나 티조를 칠곡평화마을이라 부르고 식수와 교육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또 티그라이주 아라토 셈하에서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구한 새마을 운동의 정신을 전파했다. 군은 쉐페로 대사와 함께 낙동강 대축전에서 ‘칠곡평화마을 자립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인터뷰: 백선기 칠곡군수참전용사·호국영령에 보은전후세대엔 안보교육 현장“호국과 보훈, 평화와 통일의 가치를 올곧게 세우고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호국평화 축제를 맛깔스럽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합니다.”백선기 칠곡군수는 다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공직자들과 함께 1년 간 쉼 없이 축전 준비에 열중했다.그가 낙동강 대축전에 대해 열정을 쏟아붓는 것은 다름아닌 칠곡군의 정체성과 전세계에 평화의 메세지를 전파하기 위함이다.백 군수는 “칠곡의 역사와 도시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은 문화행사가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다. 낙동강대축전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과 참전용사에게는 보은(報恩)의 장이요, 전후세대에게는 안보를 교육하는 현장학습의 무대이다”며 “낙동강 대축전을 통해 호국과 보훈이 6월 같은 특정한 시기와 현충시설과 같은 제한된 장소에서만 실천하는 의전행사가 아닌 일상의 삶 속에서 향유하고 실천하는 문화행사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실제 낙동강 대축전은 진화 중이다. 지난해 30만 명의 구름과 같은 관람객을 불러 모았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지침에 따라 실시한 평가에서도 5점 만점의 만족도 중 4.28점을 얻었다. 이는 문화관광축제 평균 점수인 3.47점을 크게 상회하는 점수다.올해 낙동강 대축전에서 펼쳐질 각종 공연에는 관람석 두 자리가 비워 있을 예정이다.그는 “올해부터 각종 공연이 열리는 무대에는 관람이 가장 용이한 VIP 좌석 두 곳을 전몰장병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종 장병을 위해 비워둘 예정이다. 국화꽃을 올려두고 정복을 입은 부사관 후보생이 미동도 않고 옆에서 지킬 예정이다. 비어있는 자리는 낙동강 대축전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잘 전달하는 상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에서 비롯됐다. 올 가을에는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인 칠곡군에서 자신의 모든 것과 가족의 행복까지도 포기했던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존경과 감사를 보냈으면 한다. 역사의 이름으로 당신을 초대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함께 고생한 공직자 및 군민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백 군수는 “이번 축전을 준비하느라 1년간 고생한 공직자와 자발적으로 홍보에 참여한 군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또 경북 대표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나서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및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9-25

‘달성 100대 피아노’ 선율… 가을 정취에 흠뻑 젖는다

깊어가는 가을을 알리는 피아노의 선율이 대구 달성군에서 울려퍼진다.‘2019 달성 100대 피아노’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달성군 사문진에서 개최된다.8년째 맞는 이번 축제는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블록버스터 공연의 새로운 경지를 선사한다.예술감독은 2012년~2016년까지 총 5번의 100대 피아노와 함께 해 온 임동창씨가 맡는다. 임 감독은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평의 100대 피아노의 향연을 펼친다.지휘봉은 ‘2018 달성 100대 피아노’의 총 연출을 맡았던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잡는다. 품격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킨다.감성 보컬 가수 백지영씨와 7080의 우상 쎄시봉(송창식, 조영남, 김세환)도 출연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달성 100대 피아노의 역사2012년 ‘달성 100대 피아노’는 달성군 개청 100주년을 앞두고 대구 사문진으로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유입된 것에 착안해 처음 개최됐다. 이후 달성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은 이 축제는 해를 거듭하며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지역적 사회적 특성과 문화적 기획력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첫 축제 당시 8천명이던 관람객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2017년 5만명, 2018년 6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간 본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만 해도 1천명이 넘는다.이러한 축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최초 피아노가 유입된 장소라는 역사적 사실에 피아노 공연이라는 옷을 입힘으로써 문화향유를 갈망하는 주민 욕구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달성 100대 피아노’는 지역의 특색을 결정짓는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또 달성을 넘어 시민들이 사랑하는 대구의 문화자산으로도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다.2017년 10월 유네스코 음악창의 도시로 선정된 대구광역시는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교류와 창의산업·관광 등 다양한 갈래로 국제 문화도시로의 발돋움을 하는 시점에서 ‘달성 100대 피아노’는 중요한 음악적 자원으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는 역량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축제의 성장달성문화재단은 지난 8년간 다양한 시도로 ‘달성 100대 피아노’를 성장시켜 왔다. 이탈리아 ‘피아노 시티 밀라노’와 MOU를 체결한 뒤 연주자를 초청한 바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소프라노 신영옥, 피아니스트 이루마, 유키 구라모토 등 수준 높은 아티스트들도 초청해 지역주민들의 목마른 문화 갈증을 해소시켰다. 지역민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들의 성원 속 기부도 이어졌다. 지난해 달성군 가창면의 한 교회 목사가 130년 전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대구로 들어온 피아노를 달성군에 기부했다.당시 국내에 들어온 피아노는 미국산과 유럽산으로 구분되는데, 미국에서 들어온 피아노는 낙동강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들여왔다고 전해졌다. 피아노를 기부한 배진형 목사는 “사문진을 통해 들어온 피아노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이 피아노는 지역 피아노의 역사성을 보여주며 군민들의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피아노는 달성군청 2층에 전시돼 있다.□ 달성 문화의식·주체성 이끌다대구시와 달성군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은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비단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탄탄대로의 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지난해 사업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공연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수차례의 추경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지역 대표 공연의 연속성을 깨뜨려선 안된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역민들은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 개최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금에 동참했고, 개인 뿐 아니라 지역의 기업들도 함께했다. 이들의 열정에 감동한 군의회가 힘을 보탰다. 그래서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지역민들의 문화의식과 주체성이 눈여겨 볼 만하다.□ 올해 공연의 주안점6번째 예술감독을 맡은 임동창씨는 어느 해보다 100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임씨는 100대 피아노의 웅장하고 장엄한 선율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 세계 유일의 블록버스터 피아노 축제인 ‘달성 100대 피아노’의 확고한 정체성을 선포한다.또 특별기획으로 ‘2019 달성 100대 피아노’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한다. 이들은 피아노·판소리·보컬(가요, 성악 등) 분야의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예년과 차별된 프로그램을 주도한다. 이들에게는 예술적 에너지를 증폭시킬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첫 날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씨가 지휘 한다.사회는 배우 김태우가 맡아 관객과 친근한 소통으로 음악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21세기형 클래식 뮤지션이라 불리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피아니스트 지용, 색소폰으로 영혼을 만지는 뮤지션 소울 마에스트로 대니정, 파워풀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 국내 최정상 피아니스트 김영호, 김재원, 유영욱, 윤철희로 구성된 피아노 앙상블과 지역의 대표 소프라노 이윤경이 출연해 풍성하고 품격 높은 무대를 펼친다. 이 밖에 첼리스트 예슬과 아코디어니스트 임슬기가 출현해 피아노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둘째 날에는 임동창 예술감독이 획기적인 연출을 선사한다. 먼저, 100인 피아니스트의 웅장함에 100인 설장구와의 협업을 더해 장대한 선율을 배가시켜 관객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올해의 새로운 시도인 협연자 12인(피아노, 판소리, 성악)이 주축 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 이들과 100대의 피아노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든다.김문오 달성군수는 “올해의 100대 피아노 향연은 기대해도 좋다. 군민은 물론 대구시민들이 사문진나루터를 찾아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 보기를 권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평소 힘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힐링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9-22

풍경과 역사 어우러진 “성주로 떠나볼까”

오래 전 한 시인은 “길은 길 위에서 끝이 없다”고 썼다. 문인다운 표현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 모두가 시인이 될 수는 없는 법. 다소 어렵고 추상적인 이 문장을 유쾌하고 즐겁게 이해하기 위해 붉은 단풍 물든 아름다운 ‘길’을 직접 걸어보면 어떨까? 달콤한 참외의 생산지로 유명한 성주군엔 가을을 만끽하며 유유자적 산책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길’이 적지 않다. 역사의 향기가 깃든 길에서부터 향긋한 꽃차가 유혹하는 길, 여기에 등산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길까지.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라면 물론 좋고, 혼자 떠나도 외롭지 않을 여덟 갈래 ‘성주의 길’을 아래 소개한다.◇정견모주길에선 향긋한 꽃차 한 잔을가야산신 ‘정견모주(正見母主·가야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길’은 국립공원 가야산 속에 ‘조용히 숨어있는 진주’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어릴 적 읽었던 신화에서 만난 신비로움을 간직한 길과 무척이나 닮았다. 서늘하고 쾌적한 그늘이 한참 계속되는 숲길에서 느끼는 청량함이 좋고,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역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달래준다.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는 길을 따라 숲속 곳곳에 위치한 정자와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는 가족과 연인들이 적지 않았다.바로 옆에 자리한 야생화식물원에는 짚라인 등 아이들이 환호성을 내지를 놀이시설이 완비돼 있어 언제나 환한 웃음꽃이 핀다. 소규모지만 아기자기한 만물상과 조그만 꽃길은 식물원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여기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아버지는 야생화로 만든 꽃차 한잔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향긋한 차의 향기는 고단한 일상을 살아온 이들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선물이다.◇ 성밖숲과 별고을길에선 눈과 귀가 모두 행복성밖숲은 가족 모두가 함께 성주를 찾은 이들에게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역사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간이다. 여기에선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별고을길 탐방단’이 성주 여행을 떠난다.이들은 성주에 관한 전문적 역사 지식을 갖춘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성주군의 주요 사적지를 돌아보며 ‘숨겨진 보물’이 가득한 별고을길을 여행하게 된다. 성밖숲에서 출발해 읍내에 있는 쌍충사적비, 성산관, 심산기념관, 봉산재, 독산 등을 지나며 역사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의미가 적지 않을 것 같다.오순도순 모여 앉아 점심을 먹은 후에는 참가자들을 기다리는 ‘성밖숲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여기선 맨발 걷기와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이 진행된다. 이후 이어지는 ‘숲속 힐링 음악회’는 2시간 동안 여행자들을 치유의 시간으로 이끈다. 음악회에선 클래식, 통기타, 퓨전 국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연주된다. 이른바 ‘눈과 귀가 모두 행복한 문화행사’다. 음악회는 21일과 28일, 오는 10월엔 12일과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역사의 향기를 따라 세종대왕자태실과 감응사로성주군 생명문화공원 주차장에서 세종대왕자태실문화관으로 들어서면 실감나는 조선시대 역사 스토리가 전개된다.이곳에선 배아 모양으로 만든 조선 왕조의 태실 모형과 만날 수 있다. 태실의 수호 사찰인 선석사에 올라 태봉을 바라본 후 태실로 향하면 ‘모든 생명은 우주처럼 소중한 것’이란 세상사 진리와 새삼 마주치게 된다. 세종대왕자태실에선 세종대왕의 열여덟 왕자와 더불어 세종의 원손인 단종의 태실도 확인할 수 있다.한개마을은 한국을 대표하는 7개 민속마을 중 하나다.물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숨겨진 보석은 바로 ‘감응사 산책길’. 전통 한옥과 토담은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산의 나무가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가을에 특히 아름다움을 빛낸다. 그렇기에 적지 않은 사진작가들이 이 계절을 기다려 감응사를 찾는다. 마을 북쪽 전망대에서 절로 향하는 산길은 여행자들의 감탄사를 부른다. 아직은 덜 알려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이 길의 장점이다.성주군청 관계자는 “조용함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가을의 감응사 산책길이 최고”라며 엄지를 세운다. 이와 더불어 수많은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영취산 아래 한개마을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지친 다리를 쉬며 마시는 감응사 옥류정의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는 성주 여행이 주는 반가운 선물 중 하나다.◇ 회연서원과 청천서원,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걸었던 길성주는 조선 선조 때의 대학자 2명을 배출한 고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양강(兩岡) 선생’으로도 불리는 두 사람은 동강(東岡) 김우옹과 한강(寒岡) 정구. 동강의 경우엔 대가면 칠봉리 청천서원에 배향(配享·학식과 인품이 높은 사람을 기려 서원에 모시는 것)됐고, 한강 정구는 수륜면 수륜리 회연서원이 배향하고 있다.회연서원 뒤쪽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대가천 맑은 물과 함께 기암괴석과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들이 기가 막힌 경치를 그려낸다. ‘무흘구곡 제1곡’으로 불리는 봉비암이 대표적이다.봉비암에선 반대편 ‘무흘구곡 제2곡’인 한강대가 내려다 보인다. 서원에서 한강대로 뻗어난 하천의 양 옆에는 ‘선비의 꽃’으로 불리는 매화가 심어져 경관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라도 수성리 중매댁을 들러 돌아오는 코스는 걷기에 힘들지 않다. 대가천의 물소리와 소슬한 바람 소리가 가을이 바로 곁에 왔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이곳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풍경과 역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선현들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선 오는 10월 5일부터 ‘황금들녘 가야산 메뚜기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독용산성에서 일출을 보고, 가야산 선비산수길로성주 독용산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 줄기에 위치했다. 해발 955m의 정상부에는 독용산성이 들어서 있다. 이는 가야시대의 토성으로 둘레가 7.7㎞. 영남지역 산성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아름다운 산세와 완만한 등산길을 갖춘 독용산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관광지다. 자동차나 자전거로 산 중턱까지 갈 수 있어 전문 등산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자들이 좋아할 듯하다.독용산성 자연휴양림은 해가 뜨기 전 걸어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웅장하게 복원된 아치형 동문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낭만과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 다녀온 이들이 전하는 평가. 아쉽게도 숙박 시설은 보수 공사로 인해 12월이 돼야 다시 열린다.걷기에 어렵지 않고, 넉넉하고 미려한 풍경을 눈에 담으려는 사람들에겐 ‘가야산 선비산수길’(1코스 성주호둘레길 23.9㎞·2코스 가야산에움길 11.3㎞)을 권한다.1코스는 데크 로드와 호수 위를 지나는 길이다. 아라월드에서 전망대로 올라가 성주호를 조망할 수 있기에 “장쾌한 호연지기를 온몸으로 발산하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린다”는 것이 성주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의 말. 죽전폭포를 거쳐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제2코스는 폭포의 맑고 시원한 물소리가 일품이라고 한다.◇ 만물상의 아름다움과 만날 수 있는 가야산 산행대회가야산은 ‘조선 8경’의 하나이자 ‘한국 12대 명산’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색채를 보여주며, 신묘한 형태의 기암과 절벽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재론의 여지없는 ‘천혜의 자연환경’이기에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해발 1천433m)은 성주군의 자랑이다. 가야산 만물상은 정견모주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그곳 바위들이 1만 가지 형상을 이루고 있기에 ‘만물상’이라 불린다.2010년까지 대략 40년간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라 원시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성주군은 “(북한) 금강산 만물상과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이에 더해 “천년고찰 심원사의 고요하고도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길을 걷다보면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동화되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바로 여기에서 오는 10월 26일 ‘가야산 산행대회’가 개최된다.앞서 언급한 성주의 ‘아름다운 길’과 그 길 위에서 진행될 각종 축제에 관한 궁금증이 있다면 성주군청 문화관광과(054-930-8372)로 문의하면 된다./전병휴·홍성식기자

2019-09-19

찬 바람 조금씩 불어 오면은, 별 보러 갈래한약 내음 가득한 ‘한방 힐링명소’로 갈래

그악스럽던 2019년 여름이 물러가고 있다. 새벽녘 불어오는 바람에서 북쪽 벌판의 시원스러움이 느껴져 달력을 보니 어느새 9월 중순. 추석을 보낸 독자들은 결실의 계절을 대비하고 있을 터. 영천시 역시 찾아올 관광객과 여행자를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가을의 문턱. 한약 내음 가득한 한의마을, 아직도 호국의 함성이 선명한 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 ‘꿈’의 메타포인 ‘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한 보현산천문대 등 영천 여행의 핫 플레이스를 돌아보았다.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 하고플 땐 한의마을다양한 약선음식·한방차 등 맛 봐전문의가 운영하는 한의원도 자리조용한 평일 오후. 영천시 화룡동으로 차를 몰았다. 깔끔하게 조성된 한옥 위 날렵한 검은 기와가 인상적인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에 들어서니, 자연스레 시 한 편이 떠올랐다. 한의원 혹은, 한의사를 접할 때면 예외 없이 기억나는 백석(1912~1996)의 ‘고향’이다.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누워서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그러면 아무개 씨 고향이란다그러면 아무개 씨를 아느냐 한즉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쓴다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손길이 따스하고 부드러워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젊은 시인이 타향에서 몸이 아파 한의원에 갔다. 거기서 긴 수염을 기르고 온화한 표정을 가진 한의사를 만났는데, 고향 어르신의 친구였다. 그의 위로와 진맥에 앓던 몸은 물론, 마음까지 편안해졌다는 내용을 담은 시. 영천한의마을과 썩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한방 약재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약선음식관, 다양한 한방차를 준비하고 있는 찻집,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숙박이 가능한 한옥체험관을 갖춘 영천한의마을 안엔 전문의가 운영하는 한의원도 자리하고 있다.“이곳 건물들은 인간의 몸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순환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오장육부를 모티프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한국 한의학의 발전 과정과 다양한 약초·약재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의기념관에선 한방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한의마을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 또한 대부분 ‘기(氣)의 순환’을 통해 인간의 몸을 보호한다는 주제로 제작된 것들이다.‘한방 테마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족욕 체험과 한방비누 만들기는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인기다.6천원을 지불하면 컴퓨터와의 문답을 통해 자신의 체질을 파악할 수 있고, 체질에 따른 건강 상식도 알려준다. 이후 한약재가 들어간 따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15분쯤 편안한 휴식을 만끽하게 된다. 어성초 등 한약재를 이용하는 한방비누 만들기 체험(1만원)에 참여한다면 자신이 직접 만든 비누 3개를 가져갈 수 있다.영천시는 1960년대부터 한약재의 집산지이자 유통 중심지로 이름이 높았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약재만도 500종에 가깝다. 이런 지역적 특수성에 착안해 매년 열리는 ‘영천한약축제’는 건강 문제에 민감한 현대인들의 관심을 모은다. 올해 축제는 27일부터 29일까지 한의마을에서 개최된다.‘행복한 가을 힐링’이란 슬로건 아래 펼쳐질 제17회 영천한약축제에선 한방명의 진료관, 사상체질 체험관, 한방뷰티 체험관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건강·치유 체험’과 함께 한약재 전시장, 야생화 전시관, 약초동산·약초터널도 만들어져 방문객들과 만난다. 행사장에선 각종 한약재와 영천 특산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 홈페이지 www.yc.go.kr/toursub/ycherb□ 영천한약축제 관련 문의: 054-339-7247보현산천문대반짝이는 별빛 아래 낭만을 찾아서동양서 가장 큰 1.8m 광학망원경해발 1천124m 산 정상에 설치기자의 몸무게는 약 85kg. 하지만 이건 지구에서 측정했을 때다. 달이나 태양에서 몸무게를 잰다면 얼마나 될까? 이 궁금증은 보현산천문대에 설치된 체중계 위에서 풀렸다.영천은 ‘별의 도시’다. “별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라는 보현산이 있고, 해발 1천124m 산 정상엔 동양에서 가장 큰 1.8m 광학망원경이 있다.영천시 화북면에 자리한 보현산 천문과학관은 드넓은 우주와 빛나는 별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 각종 천문과학 학습 시설을 마련했다.“어린이들이 무한한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보며 다가올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것이 천문과학관 측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 ‘게임으로 배우는 우주 훈련’ ‘가상 태양계 행성 탐험’ ‘우주에서의 적응 방법’ 등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박2일로 진행되는 ‘천문과학 캠프’도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시간이 넉넉한 여행자라면 천문과학관을 둘러본 후 보현산천문대로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산꼭대기가 지척인 곳까지 올라가면 주차장이 있다. 거기에 차를 세우고 20분쯤 쉬엄쉬엄 걸어가면 보현산천문대가 나온다. 산새의 울음소리만이 청아한 조용한 숲길은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그저 그만일 듯했다. 평소엔 해가 진 이후 출입이 제한되지만, 매년 과학의 날(4월 21일)을 전후해서는 야간 공개행사가 열린다.마지막으로 재밌는 정보 하나. 지구에서 85kg인 사람이 달에 가면 몸무게가 13kg으로 줄어든다. 태양에 가면 기자의 몸무게가 놀랍게도 2천364kg이 된단다.□보현산 천문과학관 홈페이지 www.yc.go.kr/toursub/starsm/main.do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생생한 한국전쟁 현장 속으로가상전투 체험장서 영상 감상야외선 서바이벌 게임도 즐겨영천시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진 지역 중 하나다. 그해 9월 5일부터 13일까지 남과 북의 군인들은 영천 일대에서 향후 전개될 전쟁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그랬기에 이 전투를 ‘조국의 명운을 건 영천 대혈투’라고도 부른다.북한군은 영천 동북쪽 방향에서 공격을 해왔고, 국군은 이에 맞서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 만약 이 전투에서 밀렸다면 낙동강 동·서 보급로가 모두 차단되는 것은 물론, 남한의 마지막 방어선 전체가 흔들리게 됐을 것이다.이를 잘 알고 있던 국군 8사단은 부대원 전체가 목숨을 건 호국 의지를 다지며 영천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영천시 창구동에 들어선 ‘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는 한국전쟁의 전세를 극적으로 뒤집은 영천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영천이 ‘호국의 도시’임을 잊지 말자는 뜻도 담았다고 한다. 메모리얼파크는 전망타워와 전시관, 가상 전투 체험장 등으로 이뤄졌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에선 임진왜란 당시 영천 지역 의병들의 활약상과 일제강점기 의병 활동, 앞서 언급한 영천전투와 관련된 생생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실 ‘1950, 영천 대혈투 속으로’에서는 대형 화면을 통해 상영되는 역동적인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다. 한국 현대사에 관심을 가진 10대 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시원스레 펼쳐진 야외에선 시가전과 고지전 전투에 참여해볼 수 있다. 20~30대 관광객들에게 인기인 ‘서바이벌 체험’이다. 이곳에선 페인트 총과 디지털 헬멧, 보호용 장갑을 착용한 사람들이 지휘통제소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전투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영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타워를 통해 바깥으로 나가면 ‘영천지구 전적비’가 방문객을 맞는다. 그 앞에 서면 숭고한 자기희생을 통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젊은 군인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 홈페이지 www.yc.go.kr/memorial/main.web/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9-18

찬란한 천년 신라, 빛으로 되살아나다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오는 10월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Culture, the key to our future)’을 주제로 신라문화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킬러콘텐츠를 대거 선보인다. (재)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0월 11일부터 11월 24일까지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한다.□ 특별한 역사·문화·체험 프로 인기전시, 체험, 공연, 영상 등 4개 분야에서 경주엑스포만의 특별한 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전시 분야에서는 △경주타워 맨 위층 선덕홀에서 펼쳐지는 ‘신라천년, 미래천년(이머시브 스크린)’ △최첨단 미디어 아트인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 △솔거미술관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展’이 대표적인 콘텐츠이다.체험 분야에서는 △전국 최초 맨발전용 둘레 길인 ‘비움 명상길’과 이곳에서 야간에 진행되는 숲속 어드벤처 프로그램 ‘신라를 담은 별’(루미나 나이트 워크)이 관광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공연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로봇팔(Robot Arm)과 3D 홀로그램을 공연에 도입해 최고의 판타지를 보여줄 ‘인피니티 플라잉(Infinity Flying)’ △국내외 예술단의 ‘공연 페스티벌’ △경주가 낳은 한국대표 문학가와 작사가를 처음으로 콜라보하는 ‘동리·목월·정귀문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가 화려한 무대를 선사한다.영상 분야에서는 △관람객 누구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포토와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실감 VR스튜디오’가 관광객을 기다린다.□ 전시회·공연 등 볼거리 풍성‘신라천년, 미래천년(이머시브 스크린)’ 전시는 경주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경주타워 전망대(선덕홀)의 전면유리를 활용한 신라체험 가상현실 콘텐츠이다. 관람객이 마치 8세기 융성한 서라벌로 시간 여행을 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는 전시 미술에 최첨단 과학기술을 결합시켜 신기하고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미술 전시이다. 경주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을 빛과 미디어아트로 체험하는 ‘오감만족’ 전시로 꾸며진다.‘경주의 핫플레이스’인 솔거미술관에서는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인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展’이 열린다. 한국화단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한반도 주요 비경과 공성환, 김상열, 안치홍, 오동훈 등 경북 출신 유명작가 4명이 참여해 시선을 끈다.야간에 빛을 따라 모험을 펼치는 ‘신라를 담은 별’(루미나 나이트 워크)은 경주타워 뒤편 ‘화랑숲’에 만들어진다. 전국 최초의 맨발전용 둘레 길인 ‘비움 명상길’에 황톳길과 조약돌길 등 경주 8색(적, 홍, 황, 녹, 청, 자, 금, 흑)을 주제로 코스가 조성된다.경주엑스포 상설 공연인 ‘플라잉’은 ‘인피니티 플라잉(Infinity Flying)’으로 진화해 컴백한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날아다니던 플라잉 시스템을 객석까지 확장하고, 로봇팔과 3D 홀로그램은 배우의 퍼포먼스를 더욱 다채롭게 해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인다.국내외 저명한 공연단의 화려한 무대는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흥을 돋운다. 공연 페스티벌은 △경주엑스포 해외 개최국 공연단(베트남, 캄보디아) △경북도, 경주시 자매도시 공연단(인도네시아, 이집트, 중국) △지역 예술단 초청 공연 △탱고 페스티벌 등이 펼쳐진다.특히 경주 출신 시인, 소설가, 작사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동리·목월·정귀문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정귀문 선생은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배호의 ‘마지막 잎새’ 등 1천여곡을 작사한 우리나라 대중가요사의 거목이다. 노래는 유명 성악가들과 경주출신 가수 장보윤씨가 부른다.연계행사로는 경북국제식품박람회, 공예바자르, 경북예술제, 도자기 명인전, 세계시민으로 사는 경북인 2019 등이 열린다. 기존 상설 콘텐츠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기념관, 새마을관, 쥬라기로드, 또봇 정크아트 뮤지엄, 에밀레 공연도 새 단장 해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와 목공예, 금속공예, 도자기공예 등 체험장도 마련된다.□ 올해 엑스포 의미와 특징1998년 처음 시작한 경주엑스포는 올해 10회째를 맞는다. 이번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기존의 ‘단기간 집중형 문화박람회’에서 벗어나 ‘연중 축제화’를 선포할 계획이다.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시즌별로 차별화한 축제를 선보이며 방문객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0월 본격적인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5월 ‘봄축제-넌버벌 페스티벌’과 7~8월 ‘여름축제-핫 서머 버블 페스티벌’을 연계, 사전행사로 열어 엑스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류희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22년간 쌓아온 하드웨어와 올해 엑스포를 위해 개발한 지속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명실상부 종합문화테마파크를 구축한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달라진 점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경주타워 전망대(지상 82m, 선덕홀) 옥외공간은 ‘오아시스 정원’으로 꾸민다. 경주의 가장 높은 곳에 ‘스카이 워크’를 만들어 짜릿한 이색 추억을 선사한다.경주타워 전시실(지상 65m)은 전체를 ‘카페 선덕’으로 꾸민다. 경주 최고(最高) 높이에서 압도적인 뷰를 자랑하는 휴식공간으로 변한다.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경주엑스포공원을 순환 운행하는 전기자동차 ‘천마차’도 운영한다. 관람객들은 원하는 정거장에 내려 관람 후 다시 탈 수 있으며 가격도 낮췄다.(1인 2천원)□ 주목받는 킬러콘텐츠 Big4△신라천년 미래천년경주엑스포는 선덕여왕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이었던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 해 2007년 경주타워를 만들었다. 준공 13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한다. 경주타워 지상 82m 높이에 위치한 ‘선덕홀’에는 ‘신라천년 미래천년’ 전시관이 들어선다. 동서남북 네 방향 전면 유리 위에서 30분에 한 번씩 4면 가득 스크린이 내려온다. 몰입형 입체영상인 ‘이머시브 스크린’이 관람객들에게 천 년 전 서라벌 속을 새처럼 날아다니고 왕처럼 거니는 듯 한 경이로운 감동을 전한다.△찬란한 빛의 신라‘찬란한 빛의 신라’는 눈부신 신라의 아름다움을 입체적인 ‘타임리스 미디어 아트’로 표현해 경주의 위상을 알리고 가치를 공감하는 전시관이다. 첨성대, 금관, 석굴암, 성덕대왕신종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들이 첨단기술로 되살아나 영원한 신라로 안내한다.△신라를 담은 별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루미나 나이트 워크’ 콘텐츠인 ‘신라를 담은 별’은 최첨단 디지털 아트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어트랙션이다. 경주엑스포는 경주타워 뒤편 화랑숲에 ‘전국 최초 맨발전용 둘레 길’인 ‘비움 명상길’을 조성중이다. 이곳에서는 밤이 되면 신라의 신화와 전설이 이끄는 황홀한 빛의 탐험이 시작된다.△인피니티 플라잉올해 ‘인피니티 플라잉(Infinity Flying)’은 무대에 3D홀로그램을 입혀 관람객들이 실제 공연의 배경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로봇팔(Robot Arm)이 배우를 매달아 상하, 좌우, 앞뒤, 360도 회전시킨다. 로봇팔과 배우가 펼치는 합은 화려한 연기의 극치를 보인다. 무대 위를 날아다니던 와이어 장치의 영역을 객석까지 확대시켜 관람객들의 ‘와우’ 포인트를 늘린다. 로봇팔과 3D 홀로그램 기술이 상설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최초이다.□ 기대효과그동안 경주엑스포는 △한국문화와 세계문화의 융합 △문화이벤트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국제교류를 통한 문화외교 △문화예술의 진흥 및 문화가치 확산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이러한 가치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경북문화자원의 융·복합적 역량 강화로 경북 문화자산을 세계화하고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문화산업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경주엑스포 홈페이지 및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예매권 판매에 들어갔다. 입장권은 대인 1만2천원, 소인 1만원이다. 엑스포 개최 하루 전인 10월10일까지 예매하면 대인 1만원, 소인 8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19-09-18

퇴계와 서애의 정신 깃든 안동 도산서원·병산서원을 가다

서원(書院)은 주자학의 이념을 배우는 조선 시대 사설 교육기관이다. 교회와 기독교, 사찰과 불교의 관계와 같다.서원은 지방의 공립학교인 향교처럼 과거 급제나 관료 양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인격의 완성에 목적을 뒀다. 서원이 심신을 수양하기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이유다.서원에서는 지역의 유교 선현을 기리고 그들의 사상과 학문을 계승할 인재를 키웠다. 도서를 간행해 보관했고, 미풍양속을 장려하고 백성을 교화했다. 서원은 조선 정치·사회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우리나라 서원 9곳이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는 것이 세계유산회원회가 서원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린 이유다. 특히 이 9곳은 인격 완성과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민했던 유학자들의 사상이 구현된 곳이다.일본의 경제 침략, 북한의 도발, 미국의 압박,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 등 각종 위기에 직면한 시기, 선현의 참된 정신이 깃든 9곳의 서원 중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을 찾아가 봤다.◇ 추로지향의 성인을 찾아가는 길경북 안동은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 불린다. 맹자의 출생지인 추(鄒)나라와 공자의 고향인 노(魯)나라에서 따온 말로, 바로 안동이 유학의 고향이란 뜻이다.안동은 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유교의 전통이 가장 잘 이어져 오는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서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도산서원(陶山書院)과 가장 아름다운 병산서원(屛山書院) 등 두 곳이나 있다.도산면에는 토계(兎溪)란 이름의 작은 개울이 있다. 개울가 비탈에는 작은 건물 세 채가 복원돼 있는데 이 중 ‘溪上書堂’(계상서당)이란 현판이 걸린 초막은 퇴계 이황(1501∼1570)이 1546년 낙향해 머물며 제자들을 가르친 곳으로 알려졌다. 퇴계는 개울의 이름에서 따온 ‘퇴계’(退溪)로 호를 삼았다고 한다.퇴계는 계상서당이 비좁아 제자를 더는 받지 못하자 1560년 산 너머 낙동강 변에 서당을 짓고 살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 도산서당은 퇴계 사후 제자들이 세운 제향(祭享) 영역과 함께 도산서원을 이룬다.도산서원은 1575년 사액(賜額)서원이 됐다. 사액서원은 왕으로부터 편액(扁額), 서적, 토지, 노비 등을 받으며 그 권위를 인정받은 곳을 말한다.도산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9개 서원 중 유일하게 제향자가 직접 짓고 생활한 곳이다.도산서원으로 향하는 길 한쪽에 ‘鄒魯之鄕’(추로지향)이 새겨진 비석이 놓여 있다. 공자의 77대 종손이 1981년 도산서원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오른편으로 초록빛 들녘을 배경으로 안동호로 유입하는 푸른 물줄기가 휘도는 풍광을 감상하며 조금 걷자 도산서원 앞으로 커다란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그늘을 짙게 드리운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강변 그늘에 강줄기를 향해 놓인 벤치에는 햇살과 더위를 피해 찾아든 방문객들이 시원스러운 풍경을 마주하며 여유를 즐긴다.벤치 양옆으론 절벽이 강을 향해 돌출해 있다. 동쪽은 천연대(天淵臺), 서쪽은 운영대(雲影臺)라고 부르는데, 천연대는 시경(詩經)의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노네’[鳶飛戾天(연비려천) 魚躍于淵(어약우연)]에서, 운영대는 주자의 관서유감(觀書有感) 중 ‘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돌고 돈다’[天光雲影共排徊(천광운영공배회)]라는 구절에서 인용했다.강 건너 둥그런 축대 위에는 시사단(試士壇)이란 이름의 비각이 하나 서 있다. 정조는 1792년 퇴계를 추모해 관원을 보내 제사를 지내게 하고, 송림에서 과거를 열었는데 응시자가 7천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비각은 바로 이를 기념해 세운 것이다. 옛 건물과 비는 1974년 안동댐이 건설될 때 지상 10m 높이로 쌓아 올린 축대 위로 옮겨졌다.도산서원 입구 바로 옆에는 ‘冽井’(열정)이라 새겨진 우물이 있다. 세월의 떼가 덕지덕지한 우물은 도산서당 식수로 사용한 것으로, 아직도 맑은 물이 담겨 있다.열정은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내듯 부단한 노력으로 심신을 수양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소박한 공간에 담긴 퇴계의 마음서원은 일반적으로 경사면에 들어선다. 전체적으로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은 전저후고(前低後高)의 형태를 띤다. 또 제향 공간은 뒤쪽에, 강학 공간은 앞쪽에 배치된다(前學後廟).도산서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산서원은 퇴계가 지은 서당 영역이 맨 앞쪽에 있고, 사후에 세워진 강학과 제향을 위한 건물이 뒤쪽에 배치돼 있다.정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서원의 중심 건물인 전교당(典敎堂, 보물 제210호)을 향해 계단이 곧게 이어진다. 정문 바로 오른쪽엔 도산서당이, 왼쪽엔 기숙사인 농운정사가 자리한다. 도산서당의 사립문은 유정문(幽貞門). 은둔하면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서당 마당에는 연꽃을 심은 작은 연못인 정우당(淨友塘)이 있다. 퇴계는 진흙탕에 살면서도 몸을 더럽히지 않는 연꽃을 꽃 중의 군자라고 했다.서당 건물은 3칸으로 검소하고 소박하다. 오른쪽에 대청인 암서헌(巖栖軒), 중앙에 침소인 완락재(玩樂齋), 맨 왼쪽에 부엌이 있다.하지만 3칸 집으로 보기는 어렵다. 완락재는 반 칸 정도 크고, 암서헌은 1칸 정도를 늘려 지붕까지 달았다. 공간의 쓰임새에 따라 크기를 달리 설계했기 때문이다.완락재는 퇴계의 침소이자 독서 공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몸을 누일 정도로 비좁다. 퇴계는 부엌 쪽으로 공간을 내어 서가를 마련하고 책 1천여 권을 놓아두었는데 서가 앞에서 잠을 자거나 서가를 등지고 앉는 것을 불경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제자들이 거처하며 공부한 농운정사는 도산서당 건축 이듬해 세워졌다. 퇴계는 제자들이 공부에 열중하기를 권장하는 뜻에서 ‘工’(공) 자 모양으로 건축했다. 8칸 규모 건물은 정면에서 보면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풍전등화의 조선을 지킨 정치가도산서원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에는 서애 류성룡(1542∼1607)을 기리는 병산서원이 있다. ‘서원 건축의 백미’로 알려졌듯 건축 답사지로 유명하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건물이 하나도 없다. 이곳의 가치는 바로 자연환경과의 조화, 평범한 건물들이 이룬 공간과 구조에 있다.병산서원을 이해하려면 우선 류성룡을 알아야 한다. 서애는 경북 의성에 있는 외가에서 태어나 이곳 하회마을과 한양에서 성장했다.퇴계 문하에서 수학했는데, 퇴계는 “마치 빠른 수레가 길을 나선 듯해 매우 가상하다”고 평했다고 한다.서애는 25세에 관직을 시작해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수습했다. 서애를 얘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이순신 장군이다. 1591년 좌의정이었던 서애는 종6품 정읍현감 이순신을 무려 7계단 높은 정3품 전라도좌수사에 천거했다. 그의 천거는 적중했다.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서애는 병조판서 겸 도체찰사로 전시 정국을 이끌었다. 왜군의 수급을 베어오면 노비를 면천했고, 대동법의 모태인 ‘작미법’(作米法)을 시행했으며, 속오군을 만들어 양반에게도 병역의무를 지웠다.전란이 끝난 후에는 하회마을에 은거하며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을 기록한 ‘징비록’(懲毖錄)을 썼다. 지난 일을 경계해 후환을 삼가라는 뜻이다. 이렇듯 그는 뛰어난 정치인이자 학자였다.병산서원은 가파른 병산 절벽이 앞을 막고 낙동강 줄기가 휘도는 곳에 자리한다. 병산서원 정면에 서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마침 서원을 향해 열을 지어 선 배롱나무가 붉은 꽃망울을 터뜨려 화려함을 더한다.서애는 1572년 병산서원의 모체인 풍산읍의 풍악서당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풍악서당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607년 재건됐다. 풍악 서당이 서원으로 바뀐 것은 1614년 서애의 위패를 모시면서부터다.◇ 숨 멎을 듯 아름다운 자태팔작지붕을 얹은 3칸 정문인 복례문(復禮門) 뒤로 만대루(晩對樓)의 기와지붕이 가로로 넓게 펼쳐져 있고, 그 뒤로 진초록의 화산 줄기가 너울거린다.복례는 논어의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에서 따온 것으로,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仁)이라는 뜻이다.복례문을 지나면 왼편으로 광영지(光影池)란 이름의 연못이 자리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우주관에 따라 배롱나무 그늘이 드리운 네모난 연못 속에 둥근 섬을 조성했다. 섬에는 조그만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복례문 정면으로 계단 위에는 둥근 나무 기둥 18개를 세워 올린 만대루가 펼쳐져 있다. 나무 기둥은 휘어진 모습 그대로다. 커다란 돌을 받친 기둥도 보인다.만대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백제성루’(白帝城樓) 중 ‘푸른 절벽은 오후 늦게 마주하기 좋으니’(翠屛宜晩對)란 구절에서 따왔다. 만대루 기둥 사이로 강학 영역이 들여다보인다.만대루는 휴식과 강학의 복합 공간이다. 기둥 사이를 빠져나와 만대루에 오르자 넓은 누각이 시원스럽다. 기둥과 난간을 제외하고 어떤 것도 주변 경치를 가로막지 않는다. 복례문 뒤편으로 낙동강 줄기가 유유히 지나고 그 뒤로 푸른 병산이 우뚝 솟아 있다. 두보의 시처럼 해 질 녘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반대편으론 강학 영역이 정갈하게 내다보인다. 유생들은 이곳에 올라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피로를 풀었다고 한다. 만대루 한쪽에는 북이 걸려 있다. 서원의 금기인 여자, 사당패, 술이 반입됐을 때 울렸다고 한다.안동/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9-15

추석 연휴엔 대구·경북 명소로 인생사진 찍으러 가즈아~

나이가 들수록 오늘이 어제 같고, 올해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일상에 묻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을 떠올리는데 사진만한 게 없다. 그날 옷은 뭘 입었고 머리 모양은 어땠는지, 사진은 빛바랜 추억에 숨을 불어 넣는다. 갈수록 ‘남는 건 사진뿐’이다. 계절은 돌고 돌아 어느덧 추석이 다가왔다. 해마다 명절은 찾아오지만, 작년과는 다른 올해 처음 맞이한 추석이다. 지난해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면 이번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사진 한 장 남겨보자.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만으로도 풍성한 한가위가 될 테니.특별한 장비도 기술도 필요없다. 막 찍어도 화보가 되는 ‘인생사진’을 건질만한 대구·경북지역 명소를 소개한다.□ 포항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영일만 한가운데 자리한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산과 바다 자연 그대로의 형형색색 경치가 빼어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다. 베스트 포토존은 대형 정자의 전망쉼터. 탁 트인 영일만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고 포항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별다른 조명 없이도 사진을 돋보이게 하는 비결은 자연조명 덕분이다. ‘철의 도시’ 이미지와 어울리는 반짝이는 은빛 바다 물결이 반사판 역할을 한다.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인생사진이 완성된다.공원은 꽤 넓은 편이다.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담긴 벽화와 신라마을, 일월대, 연오랑뜰, 쌍거북바위 등 곳곳이 사진에 곁들일 볼거리로 가득하다.□ 경주 솔거미술관경주 솔거미술관에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을 배경 삼아 사진찍기 좋은 그림이 있다.‘움직이는 그림’이라 일컫는 이 작품은 전시실 한쪽 벽면의 일부를 틔워 사방을 사진틀처럼 막아 놓은 통유리창을 말한다.액자 프레임 속에는 아평지 연못을 중심으로 나무와 숲, 하늘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사진 배경이 펼쳐진다. 매일 달라지는 풍경 속에서 나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연휴 기간 추석 당일만 제외하고 관람 가능하다.□ 영덕 카페 ‘봄’영덕에도 ‘핫(hot)’한 포토존이 있다.해안가에 위치한 카페 ‘봄’은 에스프레소 샷보다 ‘인생샷’으로 더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동해를 배경으로 착시 효과를 이용한 위트 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파도를 품은 잔’이라는 테마로 만든 대형 커피잔 조형물을 활용해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듯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영천 별별미술마을이번 추석 남들과는 다르게 뻔하지 않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영천 별별미술마을로 떠나자.화산면 가상리 화산 1·2리, 화남면 귀호리 등 총 4개 마을로 이뤄진 별별미술마을은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마을 미술 행복프로젝트로 선정됐다.골목을 따라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예술작품 40여점이 전시돼 있어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불린다.아기자기한 벽화를 배경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이색사진을 찍기에 제격이다.□ 군위 한밤마을·화본역‘내륙의 제주도’로 주목받는 군위 한밤마을은 아름다운 돌담을 배경으로 찍기 좋은 사진명소다. 수백년간 보존해 온 고택과 돌담이 한데 어우러져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한번 다녀온 사람들은 반드시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꼽는다는 화본역도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배우 김태리와 류준열이 주연을 맡아 빼어난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던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로도 알려졌다.영화 속 배경으로 이미 검증된 곳이니 믿고 찍을 수 있는 사진명소다.□ 문경 에코랄라·오미자테마터널개성 담긴 유쾌한 사진을 찍기엔 문경이 딱이다.문경시는 지난 2018년 10월 문화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873억원을 들여 가족형 테마파크인 에코랄라를 조성했다.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 에코타운, 자이언트 포레스트 등을 한 자리에 모으고 각종 전시실과 체험시설을 더했다.여기선 물이 흘러내리는 대형 수도꼭지 조형물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 것이 촬영팁. 익살스런 표정, 포즈는 과감할수록 촬영한 사진을 보는 재미가 커진다. 사진 속에 풍성한 색감을 담고 싶다면 문경 오미자테마터널이 안성맞춤이다. 폐철도를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해 오미자넝쿨, 별빛터널 등으로 꾸민 이곳은 카멜레온이 몸 색깔을 바꾸는 것처럼 주변 상황에 맞춰 소비공간으로 변신한 ‘카멜레존’이다.□ 대구 향촌동올해 추석에 최근 유행하는 복고풍인 레트로 감성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대구 향촌동으로 가보자. 6·25 이후 문인이나 예술인들이 주로 활동하던 곳으로 1970년대까지 대구의 중심지였다. 골목마다 근대문화 특색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당시 유행하던 다방이나 술집, 음악감상실 등 근대 건축물을 배경 삼아 셔터를 누르면 된다.추석 명절에 한복을 꺼내입으면 대구근대골목만큼 어울리는 곳도 없다. 동산선교사주택을 시작으로 3·1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약령시, 진골목을 거쳐 종로까지 총 1.7km의 골목길을 걸으며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복고 감성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다. 이번 추석에 찍은 사진이 내년엔 레트로가 된다.□ 경산 반곡지경산 반곡지에서는 누구나 셔터만 눌러도 ‘금손’이 될 수 있다.과거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었는데 최고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왕버들 고목이 저수지 둑 150m 구간에 심어져 있다. 이 버들 군락이 물가에 비쳐 마치 물속에 또 다른 버들이 있는 것 같은 데칼코마니 장관을 연출한다.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제2의 주산지’로 통하는 유명 포토존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되면서 찾아오는 발길이 늘었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19-09-10

고향 오가는 길 동행할 친구 챙기셨나요?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일을 하기 위해 수업 자료로, 때로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는 친구를 대신 하기도 한다. 연휴가 긴 추석에 고향을 오가는 긴 시간에 동행할 친구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책 몇 권을 소개해 볼까 한다. 운전하는 남편을 위해 시집을, 뒷자리에 앉은 자녀를 위해 소설을, 미래를 보는 안목을 높이기 위해 그림설명서를, 편지글과 수필 한 편도 함께 넣었다. 골라보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진달래꽃-김소월경성부 연건동 121번지에서 택배가 왔다. 누런 봉투에 경성우체국 우표와 직인이 찍혔고, 속달편으로 보낸다고 써 있다. 과거에서 현재의 내게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을 보내온 것이다. 소와다리 출판사의 초판본 디자인 시리즈의 이벤트였다. 시집 속에 경성시내 풍경이 찍힌 사진엽서도 한 장 들어 있다. 엽서에는 김소월의 손글씨체로 ‘제 시는 사랑을 받고 있나요 그때쯤은 독립을 했을런지요’라고 묻고 있다. 읽는 순간 목울대가 울렁 한다. 과연 우리는 소월이 원했던, 기다렸던 그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는가.1925년에 첫 출간된 진달래꽃은 김소월 사후에도 수많은 출판사들에 의해 꾸준히 출간되어 왔으나 국어 표기법이 정해지고 편집자들의 손을 거치며 최초 모습과는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다. 이 책은 여러 판본 중 정본으로 여겨지는 중앙서림 초판본을 내용과 표기는 물론 활자까지 그대로 복원한 책이다. 세로쓰기 및 우측 넘김으로 구성되어 있다.‘오늘도 어제도 안이잊고 먼훗날 그때에 잊었노라’싯구 ‘잊었노라’를 [니젓노라]라고 강조해서 적었다. 아직 잊지 않음이 분명하다. 우리 모두 소월을 잊지 않고 노래하고 있듯이.△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 뉴턴 펙누군가 읽을 만한 소설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다섯 권안에 들어가는 책이다. 2007년 아들의 중학교 필독서로 구입했지만 내가 더 사랑한 책이기 때문이다. 글의 배경은 1940년대쯤 미국이다. 편리한 문명을 거부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세이커교도 가족이야기이다. 세이커교는 공동생활을 강조하는 미국 기독교의 일파이다. 헤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 에는 아미쉬교도들이 나오는데 공동생활을 하고 있어 함께 보면 책 읽기에 도움이 된다.글의 주인공은 12살이다. 아버지에게서 삶의 중요한 모든 것을 배운다. 이웃집과 사이에 울타리를 치면서 아버지에게 사람들만 전쟁 같은 울타리를 치는 것 같다고 하자, 학교 교육을 한 번도 안 받은 아버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의 울타리 치는 법을 알려준다. 여우는 자기 영역에 오줌을 눠서, 울새는 지저귐으로, 나무는 자기 둘레만큼 뿌리를 뻗어서 알려준다는 것이다. 울타리는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만드는 것이지 싸우려고 쌓는 담장이 아니라고 찬찬히 일러준다. 남들이 하기 싫고 힘든 도축 일을 하는 아버지는 성자에 가깝다.이 책의 문체를 헤밍웨이 문체라고 한다. 읽기 쉽게 쓰였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는 쉽게 쓰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쉽게 차분히 알려주는 주인공의 아버지는 헤밍웨이의 생각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다.△오주석의 한국의 미(美) 특강-오주석한국의 옛 그림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옛 그림 감상의 두 원칙’, ‘옛 그림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 ‘옛 그림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와 문화’라는 세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다. 실제 강의를 기본으로 한 책인지라, 잘 읽히고, 내용도 충실하다. 옛 사람들의 풍류가 담긴 여러 그림을 마음으로 느끼도록 작가는 상세히 설명한다. 간송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다 2005년 지병으로 돌아가셔서 우리에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미술관에 자주 가면서도 그림과 조형물의 감상법을 잘 몰랐는데 이 책에 아주 자상하게 설명해 놨다. 그 대각선의 1내지 1.5배 정도를 유지해서 거리를 두고 왠지 마음이 끌리는 작품을 느긋하게, 천천히 마음을 집중해서 감상하면 좋다고 한다. 또 이 책은 옛 그림에 대한 이야기인데 현대그림과 가장 큰 다른 점이 세로쓰기이며 세로가 길다는 것.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쓰다듬듯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림읽기는 찬찬히 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 쫓기듯 제목과 화가이름만 확인한 후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며 후루룩 미술관을 나오기 일쑤다. 그림 한 점 앞에 자리를 깔고 멍을 때리기도 하고 따라 그려보기도 하며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오늘은 추사와 다음엔 김홍도와 노닐며 담소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체링크로스84번지-헬렌 한프서간체 문학이다. 글쓴이 헬렌 한프는 평생 뉴욕에서 글을 썼지만 그리 많은 명성을 떨치지는 못했다. 그의 이름은 영국의 한 헌책방과 주고받은 이 한 다발의 편지 덕분에 널리 알려졌다. 이 책방이 문을 닫을 때까지 2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그들이 편지를 통해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았기 때문이다.책을 살 때 주로 온라인 서점을 많이 이용한다. 먼저 책이름을 검색어로 치고, 중고 책이 있는지 확인한다. 가격이 새 책과 천 원 이상 차이가 나면 거의 헌 책을 산다. 나무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서 이고, 또 책의 전 주인이 책에 써 놓은 메모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책을 언제 샀는지 누구에게 선물 받은 것인지, 그날의 날씨와 기분이 써 있을 때도 있어서 그 사람의 추억도 덤으로 읽게 해 준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키다리 아저씨, 성경의 로마서·유다서 또한 편지글이다. 정약용도 유배지에서 보낸 글이 책으로 엮였고 고흐와 이중섭의 편지도 출판됐다. 요즘은 카톡과 문자로 간단히 마음을 표현하니 얼마 후에는 이렇게 짧은 메시지를 담은 책이 나올지 모를 일이다. 우리도 이왕 태어나 살고 있으니 마음을 담은 편지를 부모님께 또 군에 간 아들에게 띄워 보내는 가을이길 바란다.△돼지고기 반근-정성화여행길에 가장 읽기 좋은 글이 수필이다. 끊어 읽어도 감흥이 사라지지 않고, 누구나 부담 없고 마음만 먹으면 직접 쓸 수도 있는 가장 친근한 문학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수필의 전성시대이다. 작가 정성화의 글은 중학교 교과서에 두 편이나 실렸다. ‘동생을 업고’가 대교출판사에 ‘크레파스가 있었다’가 좋은책신사고에 수록되었다.책의 제목으로 쓰인 ‘돼지고기 반 근’은 작가의 대학입학시험에 떨어진 날이 배경이다. 짧은 수필 한 편을 읽으며 좋은 문장을 찾으려 하는데 이 글은 일부러 찾을 필요가 없다. 첫 문단부터 줄을 긋기 시작해 거의 모든 문장이 가슴을 울리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돈이 없어서 소고기도 못 사 먹이고 돼지고기를 그것도 한 근이 아닌 반 근만 끊어서 가슴에 품고 귀가하는 아버지의 슬픔이 무겁게 느껴진다.작가는 슬픔의 무게는 얼마일까 묻는다. 또 대답한다. 고작 반 근의 무게밖에 되지 않는다고. 신문에 엉겨 붙은 돼지고기 반 근과 슬픔을 맞바꾸었다고 되뇌인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한 손으로 들 수 없는 무게, 참으로 온전한 한 근 이었다며 아버지를 위한 별 하나를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린다. 이번 추석연휴에 그 별 하나를 발견하길 바란다./김순희(수필가)

201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