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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고령군,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감동 복지 실현’ 박차

‘복지는 감동’이라는 목표로 탄탄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체감할 수 있는 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고령군의 올해 사회복지예산은 823억원. 이는 고령군 전체 예산의 19%에 해당된다.고령은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의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지원, 초고령화 사회의 활기찬 노후생활 지원 등 대상자별 맞춤형 복지를 통한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이는 인간다운 생활 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고령군의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아래에서 각 분야별로 고령군의 복지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과 노인복지 향상복지기획 분야는 복지·보건·고용·주거·의료 및 저출산·고령화 등 지역사회 전 분야에 걸쳐 복지정책을 수립 중이다. 특히, 지역사회 보호 체계 구축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역 내 복지자원 개발·연계 등에 주력하고 있다.민관협력 강화를 위해 유관기관과 전문가, 주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일촌보다 이웃사촌’이란 비전으로 군·읍면 협의체위원 200여 명으로 구성돼 활동 중이다.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사회 보장에 관한 심의·자문 및 복지서비스의 연계·협력추진과 지역 내 복지자원 개발 등 민관협력기구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 행복나눔공동체, 경북모금회사업, 기초푸드뱅크, 지역특화사업 등에도 노력한다.여기에 더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의 삶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참전명예수당, 보훈예우수당, 참전유공자 미망인복지수당을 지원해 그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에도 힘쓰고 있다.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어려운 저소득 군민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급여사례관리사를 통해 수급자의 자가 건강관리능력을 향상시켜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하는 것도 고령군의 역할이 되고 있다. 이는 군민 삶의 질 향상과 의료급여 재정 안정화에 기여한다.2023년 6월 현재 고령군은 노인 인구가 35%인 초고령화 사회다. 이런 인구구조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소득·일자리, 돌봄, 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노인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어르신들의 사회참여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을 벌여 1천336명의 어르신이 공익형, 시장형, 사회서비스형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이다.노후의 안정된 소득기반 제공을 위해 기초연금을 8천491명에게 지원 중이며, 경제적으로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위해 밑반찬 배달사업과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노인 건강증진과 기본적인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안전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독거노인 응급안전 서비스를 지원한다. 양로원과 요양원 9곳을 지원해 시설 입소 노인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노인 여가복지시설인 경로당 210곳에 운영비, 냉·난방비, 양곡 등을 지원하고 경로당 보수도 지원하며, 건강기구와 필요 물품 역시 제공 중이다. 행복경로당 운영을 통해서는 밑반찬 지원 및 경로당 입식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지난 2019년 10월부터는 경로당 행복선생님 지원사업을 실시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획일적이고 답습적인 여가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경로당별 이용자 욕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고령군의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 되고 있다. □ 소외계층 발굴과 지원책 모색희망복지 분야에서는 복지사각지대와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민관협력을 통한 지역단위 통합적 서비스 제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복합적 욕구를 가진 위기가구에 다양한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제공 및 지역주민의 복지체감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 이는 긴급지원, 공동모금회 긴급지원, 함께모아 행복금고 등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역시 필수다.또한, 희망복지지원단 운영으로 3명의 통합사례관리사가 8개 읍면을 3개의 권역으로 나눠 고난도 사례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공적서비스, 심신건강지원, 일상생활지원 서비스, 주거환경개선, 사회적 기능향상 서비스 연계 등의 활동을 통해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효율성과 주민의 복지체감도 향상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올해 고령군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함께모아 행복금고’ 사업을 통해서는 저소득계층 지원 및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긴급한 생계·주거·의료 문제는 적극 지원한다. 이를 위해 특화사업비도 편성했다.생활이 어려워지는 위기가 닥쳤을 때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가구 여건에 맞는 지원을 위한 복지급여 대상자 조사 및 책정, 생활보장업무도 중요하다. 고령은 이를 위해 기초생활보장 급여지급, 정부양곡지원 및 저소득층 주거환경개선사업, 저소득주민자녀 장학기금 업무 등 생활전반에 걸친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직접 급여를 지급하는 업무이기에 공정하고 정확한 서비스로 수혜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고령군청의 부연.고령군 관내 기초생활수급자는 1천300여 가구. 이들을 대상으로 생계, 의료, 주거, 교육, 해산장제급여로 올해 72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집수리 사업은 자가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노후도에 따라 지붕 개량, 화장실 보수, 도배장판 및 주방 교체 등을 실시 중이다. 해마다 평균 40여 가구가 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또한 임차가구에게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급여를 지원하며, 2021년부터는 주거급여 수급가구원 중 취학, 구직 등을 목적으로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20대 미혼청년(만19세 이상 30세 미만)에게 별도 주거급여를 지급 중이다.2015년 맞춤형 급여체계로 개편 이후 수급자의 가구 특성과 소득인정액을 조사해 필요한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통합조사팀에서는 저소득층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고, 단계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장애인도 당당한 지역사회의 일원고령군의 장애인들과 저소득 주민을 위한 장애인복지업무(장애수당, 일자리, 바우처 등)와 자활시설 관리·지원도 주요하게 다뤄야 할 사업이다.고령은 관내 장애인들의 경제활동과 생활안정을 위해 장애인일자리 및 장애인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장애인일자리는 경북 내에서 포항 다음으로 많은 사업량을 확보했고, 현재 204명의 장애인들이 고령군청, 읍·면사무소, 장애인시설 및 단체에 배치돼 참여하고 있다. 또한, 근로능력이 상실되거나 줄어든 중증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장애인연금은 매월 450여명의 장애인들이 지원받고 있다.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로 인해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활동 보조,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96명이 지원받고 있는 중이다.기존에는 대가야읍에만 제공기관이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있었으나, 올해 초 다산면에 활동지원 제공기관이 추가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장애인거주시설(성요셉재활원, 성요셉요양원)에서는 중증장애인에게 거주·요양·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동아리활동 및 일상생활 촉진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단계별 자립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직업재활센터에서는 박스 제조업과 장갑 제조사업을 통해 고령군 관내 재가장애인과 시설생활인에게 직업재활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업을 통한 자활과 자립을 돕고 있다. 현재 11명의 계약근로자는 70~17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고, 35명의 훈련생은 월 평균 35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직업재활에 참여 중이다.수어통역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의 복지증진을 위해 수어통역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이동지원센터는 이동의 제약이 있는 장애인을 위해 차량 운행을 통한 이동서비스를 하고 있다.지체장애인협회는 주요사업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증진, 여성 자립, 장애인식 개선, 문화예술 체험, 주거환경 개선을 진행 중이다,또한, 장애인권익협회는 장애인의 권익신장 및 인권옹호 사업을, 장애인정보화협회는 컴퓨터 정보화 교육을, 한국교통장애인협회는 교통사고 예방교육 및 안전캠페인을, 시각장애인협회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초재활교육을, 농아인협회는 수어교실 운영을, 지적발달장애인협회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권익옹호·재활·복지증진을 도모하는 등 장애인의 사회참여 확대와 복지증진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되고 있다.저소득 주민을 위해서는 근로 기회를 제공하고, 자활기반을 조성을 위한 자활근로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대상자 43명은 공공건물 청소, 분식카페 근무, 식품 제조 분야 등에서 일하고 있다.근로소득이 있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자를 대상으로 한 자산형성지원사업도 추진된다. 3년 동안 본인적립금 10만원을 모으면 근로소득장려금 10~30만원의 매칭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저소득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41명이 이 제도의 지원대상자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3-07-18

백제 멸망은 신라 무열왕 김춘추의 복수극?

서라벌(현재의 경주)에서 황산벌(지금의 충남 논산시 연산면)에 이르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경부고속도로와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최단거리 노선도 대략 250km. 600리가 넘는다.2023년 오늘이라면 쌩쌩 달리는 자동차를 타고 3시간 만에 가닿을 수 있지만, 1천363년 전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황산벌전투에 동원된 신라군의 숫자는 5만여 명.그들 중 말을 탄 지휘관은 소수였다. 무장한 고대 병력이 하루에 행군할 수 있는 거리는 고작해야 50리 정도. 멈춤 없이 걸어도 최소 12일이 걸리는 거리다.황산벌전투가 벌어진 때는 660년 음력 7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 시기를 요즘 사람들은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는 염천”이라 한다. 옛사람들이라고 더위를 몰랐을까? 그럴 리가 없다. ‘개도 지쳐 혀를 한 자나 빼무는 여름’이었다.5월 말에 서라벌을 출발한 신라군은 무열왕 김춘추와 상대등 김유신의 지휘 아래 한 달하고도 보름에 걸쳐 낮에는 사람을 태워 죽일 듯한 땡볕 아래를 걷고, 밤엔 숲이나 들판에서 노숙을 한 끝에 낯선 백제 땅 황산벌에 닿았다.그게 여행이라면 ‘고생 끝 즐거움 시작’이었겠으나, 서라벌에서 황산벌까지의 행군은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는 소풍이나 원족(遠足)이 아니었다.곧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무시무시한 전투가 신라와 백제의 병사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최소 1만 명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사했다. ◆의자왕을 깎아내림으로써 신라의 백제 침공 정당화성골 출신이 이어가며 왕을 하던 신라에서 최초의 ‘진골 출신’ 왕에 오른 탁월한 외교전략가 김춘추(무열왕)는 백제와 고구려를 병합해 한반도를 하나로 묶으려는 큰 야망을 가진 사내였다. 660년 백제 침공은 그런 ‘정치·군사적 목적’ 아래 결행됐다.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백제의 최고 권력자는 의자왕(재위 641~660). 김춘추는 의자왕을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인식하고 있었다.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삼국사기-백제본기’와 ‘삼국사기-신라본기’를 보자. 이런 대목이다.“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은 초기에는 해동증자(海東曾子)로 불릴 정도로 영특한 군주였다. 재위 2년(642)에는 신라를 공격해 미후 등 40여 성을 빼앗았으며, 윤충(允忠)으로 하여금 대야성을 공격해 점령하게 했다. 당시 대야성주는 김춘추의 사위인 품석(品釋)이었는데, 윤충은 품석 부부가 항복을 하자 이들을 죽여 머리를 도성으로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춘추는 기둥에 기대어 서서 앞에 사람이 지나가도 알지 못할 정도로 심한 충격을 받았고, 백제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의자왕의 신하 윤충에게 목이 잘린 품석의 아내 고타소는 김춘추가 문명왕후(문희)에게서 얻은 딸이다. 그러니, 김유신의 생질이기도 했다. 고대 전투에선 항장불살(降將不殺)의 불문율이 있었다.그럼에도 항복한 사위 품석은 물론 전투와는 무관한 딸 고타소까지 죽이고, 소금에 절인 둘의 수급(首級)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했던 의자왕의 행위는 김춘추의 넋을 나가게 만들었다. 그의 분노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그래서였을 것이다. ‘승자의 관점’에서 쓴 역사 아래 의자왕은 정치적으로 무능하며 성적으로 타락한 왕이라 기록된다. 알다시피 660년 신라와 백제와 맞붙은 황산벌전투의 승자는 신라였다.전북대학교 박노석의 논문 ‘백제 황산벌 전투와 멸망 과정의 재조명’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백제의 멸망 원인은 승자인 신라에 의해서 기록된 것이다. 그렇다면 신라에서는 백제의 멸망 과정을 진실하게 기록하였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아래와 같은 서술이 등장한다.“의자왕은 삼천궁녀를 거느리고 주색에 빠져 정사를 소홀히 하였다. 백제의 군신들은 사치하고 음탕한 생활에 빠져 국사를 돌보지 않아 백성들의 원망이 가득하였고, 신이 노하여 변괴가 번번이 나타났다. 성충, 흥수와 같이 직언을 하는 신하를 감옥에 가두고 멀리하였다. 정부 내에 신구 세력간 권력투쟁으로 국정이 혼미하였다. 신료들이 신뢰하지 않는 왕비의 국정 개입의 도가 지나쳤다…(후략)”이처럼 백제 몰락 후 신라는 의자왕을 아름다운 궁녀에만 집착하고, 충신을 백안시하며, 영악한 왕비를 내버려둔 혼군(昏君·어리석은 임금)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백제의 관료들을 폄훼하고 ‘신(神)까지 백제를 버렸다’고 신랄하게 비난한다.이는 신라의 백제 침공을 ‘하늘의 뜻’으로 만들어 백제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고도의 ‘선전술’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메르 루즈(Khmer Rouge)의 악행을 막기 위해 우리가 캄보디아를 공격했다”고 말한 1970년대 베트남처럼. ◆멸망의 위기에 빠진 백제를 구하려 분투한 장군 계백(階伯)백제사(百濟史)를 전공한 역사학자가 아닌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 인식 속에 의자왕은 무능한 군주로 각인돼 있다.그렇다면 678년을 이어지며 31명의 왕이 통치한 백제를 떠올릴 때 가장 긍정적 이미지로 기억되는 사람은 누구일까.적지 않은 이들이 황산벌전투에서 겨우 5천 명의 병력으로 신라의 5만 대군에 맞서 발군의 전투 실력과 견인불발(堅忍不拔)의 꺾이지 않는 기개를 보여준 백제의 명장 계백(출생년 미상~660)을 지목할 것이다.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실린 계백에 관한 인물 소개를 인용한다.“계백은 삼국시대 백제의 황산벌전투에 참전한 장수다. 660년 김유신과 소정방이 이끄는 5만여 명의 나당 연합군이 요충지인 탄현과 백강으로 진격해오자, 결사대 5천 명을 뽑아 황산벌에 나가 맞았다. 그는 전장에 나아가기에 앞서 처자를 모두 죽이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릴 것을 다짐했다. 결사대의 용맹은 연합군의 대군을 압도하여 처음 네 번의 싸움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장렬한 최후를 마쳤다. 조선시대의 유학자들은 처자를 죽이고 절개를 지킨 그를 충절의 표본으로 여기고 부여 의열사, 연산 충곡서원에 제향했다.”혼란한 시대는 사서(史書)에 기록될 영웅적 인물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필연에 가깝다. 소설 ‘삼국지’와 ‘초한지’에 등장하는 범증, 장량, 관우, 조운이 그렇고, 우리가 겪은 일제강점기 이봉창과 김원봉이 그렇다.일기당천(一騎當千)의 기상으로 김춘추와 김유신의 명에 따라 황산벌에 온 신라의 5만 병사를 공포로 몰아넣은 계백은 백제의 관점에서 보자면 영웅이라 불러도 무방하다.물론, 그 전투에서 사망한 화랑 반굴과 관창 등 수많은 신라의 병졸 입장에선 ‘사납고 잔인한 적장’이었겠지만.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역사의 기억’이란 상대적이다. ◆논산의 계백 장군 묘를 찾아 떠난 먼 길1천363년이 흘렀다. 황산벌에서 말발굽이 일으키는 먼지와 신라와 백제 병사들의 함성이 사라진 지.그날 죽은 이들의 시신은 이미 뼈까지 흩어져 진토(塵土)로 바뀌었을 터이고, 전투의 흔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전무했다.그럼에도 ‘삼국의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황산벌전투 현장을 직접 찾아보지 않는 건 게으른 처사로 느껴졌다. 그래서다. 초여름 더위가 몰려오던 7월 초순. ‘계백 장군 유적지’로 향했다.그 옛날 서라벌로 불리던 경주가 지척인 포항에서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갔다. 대전역에서 대전복합터미널로 이동해 시외버스를 타고 유성과 연무대를 거쳐 논산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거기서 ‘계백 장군 유적지’로 가려면 하루에 8차례 운행하는 307번 시내버스를 타고 30분을 더 달려야 했다.그 여정에서 기자의 눈길을 잡아챈 건 ‘계백로’였다. 경주에 ‘흥무대왕(김유신)로’가 있다면 충남 논산엔 계백로가 있었다. 논산에서 시작돼 대전 중구 서대전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이름.부끄러운 역사 인물의 이름을 따 도로를 만드는 경우는 없다. 변절자 신숙주와 매국노 이완용의 이름이 도로명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처럼.그러니, 김유신이 경주의 자랑스런 역사 인물이라면, 계백은 자랑스런 논산의 역사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했다.오전에 포항을 출발해 계백 장군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묘 앞에 도착했을 땐 까무룩 해가 저물고 있었다. 붉은 기운이 스며든 황산벌전투 유적지.660년 7월 10일. 신라군의 칼과 창에 찔려 쓰러진 계백이 삶의 끝자락에서 올려다보던 석양도 그처럼 붉었을까?(계속)/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07-18

압독국∼조선시대 역사·자연 등 다양한 관광자원 보유

경산은 고대의 압독국이 자리 잡은 곳으로 일찍부터 고대인들의 생활문화 공간이었다.이를 뒷받침하는 임당·조영동 고분군 등의 각종 고분군과 대승불교를 전파한 원효(元曉, 617~686)와 이두를 풀이한 설총(薛摠, 655~?),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一然, 1206~1289) 등이 태어난 고장이다.경산시는 자연 자원과 문화재, 역사자원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산자인단오제를 비롯한 압독국에서 조선 시대까지의 문화를 보여주는 요소들이 많다.경산의 문화와 관광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경산의 문화경산의 문화를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고대 압독국에서 현대까지, 농경사회에서 중소기업도시로 변모하며 문화적인 부침도 겪었지만 압독국이 지역 문화중심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이 시기에 조성되었던 임당·조영동의 고분군을 비롯해 부적리, 신상리, 대동, 소월리 등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고분군에서 지금까지 봉분형태의 20기의 봉분 중 15기가 발굴돼 출토유물도 1만여점으로 방대하다.특히 고총·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과 금동관식, 은제허리띠, 고리자루칼(環頭大刀) 등 최고 지도자를 상징하는 유물들은 압독국의 실체와 당시 문화예술을 규명하는 결정적인 자료다.고분 중 출토된 유물들을 봤을 때 왕이나 왕비의 무덤으로 추측은 가지만 확실하지 않으면 고총이라 한다.경산 문화의 또 하나의 흐름은 원효와 설총, 일연 등으로 지역에서는 이들을 삼성현(三聖賢)으로 추앙하며 그 덕을 기리고 있다.원효는 귀족불교를 민중 불교로 바꾸고 종파에 치우치지 않고 불교를 하나의 진리로 두어 조화를 이루고자 했으며 요석공주와의 사이에서 설총을 낳았다.충렬왕 때인 1283년 국존(國尊)에 올랐고 승려였음에도 효성이 지극해 어머니가 계신 경산지역과 가까운 곳에 머물렀다 한다.이들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역량을 한층 심화시키고 현재까지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조선 시대 유교문화의 흔적은 경산향교와 자인향교, 하양향교, 금호서원과 조곡서원, 관란서원 등에서 찾을 수 있다.경산의 문화 중 가장 시민들과 가까운 것이 경산자인단오제다,신라 또는 고려 시대의 사람이라 전해지는 한 장군이 도천산에 자리 잡고 자인지역의 백성을 괴롭히는 왜인들을 도천산 밑 버들 못에서 여자로 변장해 누이동생과 함께 화관을 쓰고 춤을 추어 유인한 왜인들을 섬멸했다.그 후 자인지역에서는 한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생기고 해마다 단오절에 가장행렬을 벌이고 여원무(女圓舞제)를 추며 제사를 지내는 한장군놀이가 자리 잡았다.한장군놀이는 1969년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고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되고 2007년 경산자인단오제로 명칭이 변경됐다.경산자인단오제는 한때 강릉단오제와 함께 단오제의 양대 산맥을 이루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명맥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현실이다.현재의 경산자인단오제는 한묘제사와 여원무, 자인팔광대, 계정 들소리, 호장굿(가장행렬), 큰 굿 등이 시연되고 있으나 여원무와 계정들 소리는 참가자의 수가 줄어들고 시연자의 나이가 고령화되고 있어 개선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경산의 문화예술은 1962년 설립된 경산문화원이 문화조사연구사업과 지역 축제개발과 육성,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접목, 자원봉사단 운영, 생활문화와 지역사회문화발전을 위한 문화 활동 등을 주도하다 2007년 경산시립합창단이, 2017년 경산시립극단, 2020년 경산시교향악단 등을 창단해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있지만, 아직 인근 대도시인 대구의 문화권에 묶인 형상이다.경산시의 문화예술은 2024년 10월에 발족할 문화관광재단과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방근린공원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어 괄목할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 경산의 관광자원과 현실경산은 자연 자원과 문화재, 기타 문화·역사자원 등 다양한 관광자원은 많으나 수익 창출과 지역을 알리는 큰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은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갓바위, 보물 제431호)과 사진찍기 명소 반곡지,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경산자인단오제, 경산의 삽살개(천연기념물), 대구가톨릭대 스토로마톨라이트(천연기념물),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용산산성 등 다양한 국가지정문화재와 천연기념물, 국가무형문화재 등이 있으나 관람 위주로 숙박과 함께 즐기는 관광상품으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지역을 알리는 관광상품으로 첫 손에 꽂히는 팔공산 관봉 갓바위는 통일 신라 시대 불상으로 정성껏 소원을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알려져 불교의 3대 기도 도량의 하나로 기도 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특히 그 자리에 있던 바위를 깎아서 환조(丸彫) 기법으로 조성한 특징에 5.48m의 석조여래좌상이 머리 윗부분에 갓 모양의 모자가 얹혀 갓바위 불상이라고도 한다.하지만, 팔공산이 대구의 명소로 알려지며 관봉은 경산의 행정구역임에도 많은 사람이 갓바위를 대구의 명소로 알고 있어 경산시는 이를 타파하고자 갓바위축제를 1998년부터 열고 있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1903년에 축조돼 300년 이상의 버드나무가 물에 반영되는 그림자와 어우러져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된 반곡지는 2013년 안전행정부의 ‘우리 마을 향토자원 Best 30선’에 선정되고 이러한 이유로 전국 사진촬영대회,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다.‘경산의 삽살개’로 199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산의 삽살개가 아닌 삽살개로 불리고 지역에서도 경산의 삽살개가 아닌 삽살개로 불리고 있어 관련기관의 주의가 필요하다.삽살개(삽사리)라는 이름은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뜻을 순수한 우리 말로 긴 털로 해학적 면모를 보여 가사와 민담, 그림 가운데 자주 등장하며 주인에게는 충직하나 다른 동물에게는 대담하고 용맹스럽다.서민의 개로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더불어 애환을 같이했다.삼국 시대 산성인 용산산성은 삼한 시대에 어깨에 날개가 달린 아기 장사가 동해로부터 침략하는 왜구를 막아내고자 축성한 성이라는 전설이 전해지며 용성면 용산리 용산에 있다.용산산성은 용성면과 자인면, 진량읍, 하양읍까지 관찰할 수 있는 요새로 청도군과 경주시를 잇는 길목으로 현재 남아 있는 성의 총 둘레는 1.4km 정도이며 성벽의 높이는 1.5~2.5m로 국방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산성으로 그 가치가 아주 높다.이 외에도 지역에서는 많은 관광자원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수는 늘어나지만, 유로 관광지의 방문객보다 무료관광지 방문객 수가 월등하게 높게 나타나며 거쳐 지나가는 관광지의 이미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경산시는 이를 해결하려고 관광 웹 드라마를 제작하고 VR 콘텐츠를 시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는 등의 노력과 함께 경산 5경으로 선정된 갓바위와 반곡지,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자인 계정 숲, 남매지 등을 활용할 예정이나 관광산업으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으로 쉬어가는 관광자원의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07-12

인재양성 요람 경북학숙, 내년부터 전원 ‘1인 1실’

경북도가 지역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건립한 대학생 기숙사 (재)경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경북학숙(본부장 김만수·정치학 박사)이 화제다. 특히 내년부터는 전국 학숙 최초로 재사생 전원이 1인 1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운영방침을 밝혀 큰 관심을 끌고 있다.지난 1998년 3월 경북도가 출연해 경산시 진량읍에 세운 경북학숙은 30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서 지하 1층, 지상 8층으로 지어졌다. 경북 출신으로서 대구·경북 소재 대학을 다니는 우수한 대학생들에게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면학 시설을 제공해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발전의 중추 역할을 할 지역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건립한 대학생 기숙사다. 지금까지 모두 8천540명의 도민 자녀들이 시설을 거쳐 갔다. 재사생들의 규칙적인 생활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경북학숙은 기존 대학 기숙사들과 달리 체력단련, 자기 계발을 위한 야외 운동장, 실내헬스장, 컴퓨터실, 독서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학숙 직영으로 운영하는 식당은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그 밖에도 경북학숙은 토익, 요가, 컴퓨터 활용 등 재사생이 원하는 강좌를 특강으로 편성해 무료로 운영한다. 나아가 열린정보센터는 재사생뿐만 아니라 경북도민에게도 개방해 전자도서관과 8천여 종의 동영상 강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김만수 경북학숙 본부장은 “경북학숙이 2024년부터 1인 1실로 전환키로 하고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글로벌 라운지 설치와 학숙 시설 리모델링에 들어갈 계획으로 그동안 학생들이 사용하던 불용품 침대와 의자 151조 전량을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도내 노인복지시설과 독거노인들에게 기증했다”며 “학숙들 중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어서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아서 보람을 느낀다.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도와 이웃의 성장이 우리 사회 나눔 씨앗이 돼 선순환될 수 있는 기회기이기도 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활용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경북학숙은 지난 4월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7회에 걸쳐 포항, 김천, 영덕, 고령 경로당과 영덕 영원노인복지센터, 포항 하얀연꽃마을요양원, 고령 대가야요양원, 영덕 농공단지 외국인 노동자 숙소 등에 경북학숙의 불용품 침대 및 의자 151조 전량을 기증했다. 특히 영덕군과 영덕군의회에서는 김성호, 김성철 군의원의 주선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영덕군내 경로당과 어르신들 60여 명에게 침대와 의자를 직접 전달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김만수 경북학숙 본부장학숙을 리모델링하면서 불용품으로 처리되는 침대와 의자 등을 필요로 하는 도내 어르신들에게 기증함으로써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안겨줌은 물론, 불용품 폐기에 따른 부대비용을 제로화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기획한 김만수사진 경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경북학숙 본부장.그는 지난 2020년 5월 1일부터 (재)경북장학회 사무처장 겸 경북학숙 원장을 맡아 1995년 경북장학회 설립 이래 가장 많은 장학기금(7억8천만원)을 모금해 경북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모금 홍보 등에 탁월한 성과를 낸 주인공으로 평가되고 있다.부임 이후 경북학숙 미래를 위한 장학 기금 모금 활동으로 동주산업(회장 나채홍) 2천만원, 경북유치원연합회 1천만원, 국제로타리 3630지구 2천만원, 경북전문건설인협회 2천만원, 경북건축사회 500만원, 경북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매년 1천200만원 등 다양한 외부 장학금 8천700만원을 모금했다. 특히 동주산업 2천만원, 경북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1천200만원, 경북전문건설인협회 1천만원은 매년 정기 기부를 약정 받는 성과를 거뒀다.또한 각종 언론 매체와 도내 중·고·대학을 직접 방문, 홍보활동에도 열과 성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그 공로로 내년 5월까지 1년간 연임이 결정됐다. 경북도, 입사생 연중 수시 모집경북도에서 운영하는 경북학숙은 입사생을 연중 수시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수시모집 신청 자격은 경산시·대구시 소재 대학교(전문대 및 대학생 포함) 신입생·재학생으로 경북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보호자(부·모 중 1인)의 자녀다.원서 교부 및 접수는 정시 모집은 1월 중, 중도 입사는 연중 진행한다. 선발 기준은 성적우수자 위주로 모집하고 저소득층 자녀는 10% 이내 우선 선발하며 재사비는 20만원으로 숙식 및 학숙 내 모든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경북학숙 신청 관련 문의는 보호자의 주민등록지 시·군 교육협력업무 부서 및 경북학숙에서 한다. 자세한 사항은 경북학숙 사생지도실(053-850-9728~9)이나 경북학숙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김만수 경북학숙 본부장은 “도내 대학이 밀집된 경산에 위치한 경북학숙은 최신 시설에 저렴한 가격으로 도내 대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학숙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경북학숙 입사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며 도민들의 관심과 이용을 당부했다.한편 경북학숙은 2017년 경북학숙 생활관 전면 리모델링 및 매트리스, 책상, 옷장 등 비품 교체를 완료했다. 타 학숙과 차별화된 경북학숙의 자랑인 ‘외국어특성화 교육’은 2007년부터 재사생의 영어회화 구사능력 향상을 위해 꾸준히 진행돼 오고 있다. ‘취업역량강화 교육’을 해 취업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재학생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교육에 필요한 수강료, 교재비용 및 외국어회화능력시험 응시료 등 모든 비용은 학숙에서 부담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12

낮은 자세·열린 소통… 군민이 하나 되는 새로운 청송

세상사 무엇이건 다를 바 없다. 지나온 날을 꼼꼼히 돌아보고, 현재를 명확하게 판단해, 앞날을 준비한다면 실수는 적어지는 법이다. 이는 군정도 마찬가지.‘하나 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을 슬로건으로 주민들과 함께 애혼 청송군이 최근 민선 8기 1주년을 맞아 그간의 군정 성과와 향후 군정 운영방향을 발표했다.윤경희 청송군수는 1년 전 취임식에서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낮은 자세로 누구와 언제라도 소통하며 청송을 새롭게 변화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공약 이행은 군민에게 한 약속을 실천 과정에 다름 아니다. 윤 군수는 새롭게 피어나는 미래농촌, 발맞춰 함께하는 나눔복지, 문화로 미소 짓는 상생경제를 군정목표로 내세운 뒤, 각 부서에 공약사업 검토를 지시하고 업무보고를 통해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군민배심원단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73건의 민선 8기 공약은 △농업 시스템 혁신 △일자리를 창출하는 관광 기반 구축 △청정 도시 환경 조성 △하나 되는 보편적 복지 실현 △소통과 협치의 공감 행정 등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농어촌버스 무료 운행을 비롯한 13개 공약은 이미 완료됐고, 나머지 공약 또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청송사과의 품질 향상과 농업 시스템 혁신이중 윤경희 군수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농업 시스템 혁신이다. 청송사과는 11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에 선정됐다. 소비자들은 청송사과를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생각하고 있지만, 청송사과 명성을 이어가려면 품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현재 청송군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약 6만t 정도이고 전국 생산량은 56만t에 이른다. 사과 소비량 감소와 함께, 청송군 생산량의 3분의 1 수준인 강원도에서 본격적으로 사과가 생산되면 생산량 증가로 사과 가격 폭락이 우려되는 실정.이에 청송군은 늘어나는 사과 생산량 속에서 청송사과 브랜드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청송사과 시장을 국내에서만 찾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청송군이 집중하는 해외 시장은 동남아시아다.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며 동남아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한국과 관련된 물품에 신뢰와 소비욕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청송군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에 청송사과 300t 수출 쿼터 승인을 얻어 냈다.사과주스는 5년간 무제한으로 수출한다. 6월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사과는 30t, 사과주스는 15t에 달하고 수출된 청송사과는 인도네시아 현지 롯데마트, 헤르그룹, GS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에 필리핀 현지 대형 유통업체 디존팜과 수출협약을 체결하고 11톤을 수출하기도 했다.향후 청송군은 청송사과 수출량을 1만t 이상으로 늘려갈 계획. 1만 t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올 3월 청송군 농산물 수출 촉진 지원 조례를 제정해 수출을 촉진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한국 문화와 한국 생산품에 관심이 높아진 동남아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수출용 청송사과 명칭을 ‘K-애플’로 바꾼 새 포장재를 개발했으, 청송사과 수출 촉진 자금과 글로벌 GAP 인증 농가 출하 지원 장려금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형 과원 조성과 주민 복지 향상에 주력청송은 이와 더불어 인건비와 재료비는 절감되고 품질과 생산성은 높은 미래형 과원 조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미래형 과원 조성 묘목비 지원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농산물 품질관리 센터 운영을 통한 과학적인 품질검사는 소비자의 신뢰를 높였다.또한, 청송 황금사과 기술혁신관과 우량대목 전문 육성센터를 갖춘 청송 황금사과 연구 단지를 이른 시일 내 완공해 청송사과의 품질 향상 기반을 다져나갈 예정.이런 노력이 있음에도 청송사과는 매년 서리와 냉해 피해를 상습적으로 받아 농가에 치명적인 손실을 불러오고 있다.윤 군수는 “군과 농가가 부담하는 재해 피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세살수장치 보조 비율을 현재보다 높여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과수 생산구조 혁신을 임기 내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주민 복지 향상도 빼놓을 수 없는 청송군의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청송군은 무료 버스를 운행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지방자치단체로 대중교통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을 현실로 만든 청송군을 향해 언론과 다른 지자체가 놀라움과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여타 지자체들도 요금 무료화 정책을 추진하거나, 추진 예정이지만 무료 혜택이 주민과 특정 계층에 한정돼 있어 청송군처럼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청송을 방문하는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청송군청의 설명이다.요금 무료화로 얻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지역경제는 활기를 띠게 되었다. 군민 누구나 교통비 걱정 없이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장을 보고, 목욕탕을 가고, 병원에 가면서 버스 이용자가 25%까지 늘어나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준다. 버스 요금을 받지 않아도 되는 기사는 승객 안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무료버스 운행은 환경개선에도 효과가 작지 않다. 1km를 이동할 때 승용차는 210g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버스는 27g을 배출한다. 보기 드물게 맑고 건강에 좋은 공기로 유명한 청송군의 공기는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버스를 이용하면 할수록 더 맑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편 복지 실현하고, 관광객 찾아오는 청송 만들 것청송군은 노인인구가 40%를 넘는다. 군민을 위한 생계, 주거, 교육 등 다양한 복지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아쉬움은 늘 상존했다.형광등을 갈아야 할 때, 배수구가 막히고 현관문이 고장나면 어르신들이 직접 수리하기 어려워 멀리 떨어져 사는 자식이나 친척이 방문할 때까지 불편을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청송군이 운영하는 ‘8282 민원처리 기동반’이 있다. 주민이 전화만 하면 기동반이 현장을 방문해 형광등을 갈고, 보일러를 점검하고, 막힌 배관을 뚫어 준다. 지금까지 민원처리 기동반은 1천395가구 이상이 이용해 3천534건의 생활민원을 처리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그간 청송군의 도시 환경도 변했다. 삼자현 터널 개통으로 산남지역과 청송, 진보는 더 가까운 이웃이 되었고 더 많은 관광객이 청송을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청송읍 중앙로와 금월로의 전신주와 전선이 없어지면서 도로는 넓어지고 아이들의 등굣길은 안전해졌다. 진보면 전선지중화 사업도 진행되고 있으며, 국비를 더 확보해 부남과 산남지역의 전선과 전신주도 없앨 계획.이외에도 청송군 주민의 생활환경을 바꿀 청송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금곡지구 도시재생 인정 사업, 진보 진안지구 도시재생 뉴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된다.이중 덕리지구 정비를 위한 사업비 180억 원 확보가 눈에 띈다. 덕리지구에는 주택가 옆에 개 3천 마리, 소와 염소를 키우는 견사와 축사 19동이 있다. 오랫동안 흉물스러운 견사가 도시 미관을 해쳤고 가축의 배변이 하천을 오염시켜 왔으며, 견사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악취와 소음으로 고통 받았다.윤경희 군수는 사업비로 용지를 매입하고 견사와 축사를 조속한 기간 내에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확보된 부지는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유치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고 스마트팜을 만들 예정.청송군은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도 빈틈없이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 재정·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청송사랑화폐 유통 규모를 700억 이상으로 확대해 지역 소비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청송사과축제에 참여한 인원이 50만 명을 넘기면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으며,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주산지 왕버들 복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청송의 명소 가운데 하나인 주산지는 많은 사랑을 받아 왔지만, 안타깝게도 근래 들어 왕버들이 고사하면서 옛 풍광을 많이 잃었다. 이를 알고 있는 청송군은 반변천에 서식하는 왕버들 18주를 11월 중에 이식해 주산지 옛 경관을 회복할 계획이다.윤경희 군수를 포함한 청송군 공무원들은 “청송사과의 명성을 잇고, 보편 복지를 실현하며, 생활환경을 개선한다면 주민의 행복도는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청송을 만들어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새삼 다지고 있다./김종철·홍성식 기자

2023-07-10

억겁의 세월로 빚은 절경이 가득 ‘영월 무릉도원’

4세기 중엽 중국에 있었던 옛날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산속을 헤매던 남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낙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풍요로운 논밭이 이어져 있고 사람들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며칠간 머물다가 남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그곳으로 가려고 하지만 낙원은 두 번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남자가 갔던 곳은 무릉도원이었다. 강원도 영월에도 무릉도원이 있다. 원래는 영월군 수주면이었는데 주민들의 요청으로 무릉도원면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물론 무릉도원처럼 이상향은 아니지만 자연이 수려하고 사람들은 순후하다. 억겁의 세월이 만든 기묘한 풍경들이 가득하다. 초여름 무릉도원에서 잠시 시름을 잊고 자연 속에 머물러 보면 어떨까. ◇절묘한 너럭바위 요선암에 경탄무릉도원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주천강이 흐른다. 주천강은 강원 평창과 횡성의 경계에 솟은 태기산(1261m)에서 발원해 남한강까지 물길을 밀어낸다. 영월을 대표하는 동강과 서강 못지않게 풍광이 수려하다. 주천강의 물결은 급하지 않다. 강변 구석구석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천렵을 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영겁의 시간이 빚어낸 놀라운 풍경에 도달한다. 요선암(邀仙岩)으로 불리는 묘한 바위덩어리들에 관한 이야기다. 안평대군, 김구, 한호와 함께 조선 전기의 4대 서예가로 불린 봉래 양사언이 평창군수를 지낼 때 이곳의 풍광에 반했다. 양사언은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으로 ‘요선암(邀仙岩)’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거기서 이름이 유래했다. 세월이 흘러 글자는 찾아볼 수 없지만 양사언을 감탄하게 만든 풍경은 그때 그대로다.강가에 널브러진 너럭바위가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신묘한 자연의 솜씨에 경탄하게 된다. 바위를 만져 보면 도자기처럼 매끈한 것이 마치 조각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깎아놓은 것 같다. 족히 50m는 돼 보이는 주변의 강바닥이 온통 기묘한 바위로 뒤덮여 있다. 바위는 모두 오목하게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를 돌개구멍 혹은 구혈(穴)이라고 한다. 돌개구멍은 암반의 오목한 곳에 물이 소용돌이칠 때 모래나 자갈이 함께 섞여서 암반을 마모시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돌개구멍은 지름이 1m에 달하는 것도 있고 깊이가 3m에 이르는 거대한 것도 있다. 파도처럼 너울너울 곡선을 그리기도 하고, 거대한 이무기가 지나간 것처럼 굵은 원통형의 모습도 보인다. 기묘한 풍경이다 보니 무수한 전설이 담겨 있다. 신선들이 탁족을 했다거나 선녀들의 목욕탕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숙종 어제시 걸려 있는 요선정요선암에서 10분 거리에 요선정(邀仙亭)이 있다. ‘신선을 맞이하는 정자’라는 뜻의 이름과 달리 요선정은 단출하기 이를 데 없다. 요선정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선 19대 임금 숙종의 어제시(御製詩)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했다. 정자보다 유명한 것은 현판이다. 숙종이 내린 어제시 현판이기 때문이다.숙종의 어제시는 원래 영월군 주천면 청허루에 걸려 있었는데 화재로 소실됐다. 숙종에 이어 즉위한 영조가 숙종의 어제시를 직접 찾아내 다시 쓴 뒤 편액을 내렸다. 일제강점기에 청허루가 쇠락하고 걸려 있던 편액이 일본인 손에 들어가자 주천의 유지들이 편액을 재구입해 요선정에 봉안했다. 요선정 안에 영조가 쓴 숙종대왕 어제시와 정조 어제시 편액이 같이 걸려 있다.요선정 옆에는 무릉리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크기 3.5m의 석불은 머리와 어깨 부분이 바위에서 빠져나오려는 기묘한 형태로 새겨져 있다. 바위에서 나와 대중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부처의 마음을 담은 것일까. 요선정은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마애불 뒤편으로 돌아가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주천강과 법흥계곡의 물줄기가 내려다보이고, 온통 푸른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진다. 절벽 끝자락에는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주천강의 풍경을 더욱 고즈넉하게 한다.◇평창강 끝머리에 있는 한반도 지형무릉도원에서 10㎞ 정도 떨어진 평창강 끝머리에서도 자연이 만든 또 하나의 걸작을 볼 수 있다. 한반도면 옹정리에 있는 한반도 지형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를 쏙 빼닮아 ‘한반도 지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강이 굽이쳐 흐르는 한천의 침식과 퇴적 현상이 반복돼 만들어진 지형이다. 한반도 지형을 평지에서 보면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지형 주차장을 찾아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야 한반도 지형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지붕없는 박물관의 도시 영월영월에는 20여 개의 공·사립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어‘지붕 없는 박물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이 중에서도 국제현대미술관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70개국의 조각 작품 350여 점과 60여 점의 상설 전시 등 수준 높은 다양한 작품이 마련돼 있다. 폐교한 삼옥초등학교를 활용해 만든 미술관으로 야외조각공원이 잘 꾸며져 있어 영월의 멋진 경치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세계의 음악과 악기를 통해 인류애를 나누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경기 파주 헤이리와 영월에 각각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영월관은 100여 개국 2000여 점의 악기를 소장하고 있다. 동아시아, 인도·서남아시아, 중동·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남태평양·대양주 등 문화권별로 악기를 분류해 전시하고 있다. 종교미술박물관은 프랑스, 독일, 로마의 목공방에서 도제 시절부터 평생 이어져온 최바오로 작가의 성화와 그만의 창조적 조각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수장고에 있는 약 600점의 작품을 시기에 따라 교체하면서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은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으로, 예수상의 크기가 3m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호야지리박물관은 지리 교육에 평생을 바친 호야 양재룡 선생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지리 테마 사설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우리나라 광물 자원의 천연 표본실이자 카르스트 지형, 석회암 동굴 등 각종 지리 지형 현상이 집약돼 있는 영월군에 있다. 지리학의 역사와 종류, 체험 등 지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 직접적인 체험과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는 호야지리박물관은 단순한 유물의 전시 진열과 관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고 학문적 원리를 깨달을 수 있는 사회 교육 현장을 지향하고 있다. 인도미술은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바탕으로 수많은 신화와 의식 속에 인도만의 독특한 전통을 고수해 오고 있다. 인도에는 찬란했던 오랜 역사의 유산으로 가히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유적들과 미술품들이 남아 있다.인도미술박물관은 1981년부터 인도미술에 매료되어 인도에 살고 여행하며 여러 차례 인도사회와 인도인의 삶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개최한 미술가 박여송 관장과 인도 지역연구를 하는 남편 백좌흠 교수가 그동안 하나씩 모아온 다양한 인도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인도미술 기법들에 대한 체험과 헤나 바디페인팅, 인도 의상문화 체험, 인도 홍차 체험 등 다양한 인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영월=글·사진 최병일 작가

2023-07-06

문경 태고 신비 간직한 기암괴석·층암절벽 ‘탄성 절로’

여름 무더위가 시작됐다.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되고, 밤새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잠 못드는 열대야로 고통스럽다. 도심의 더위를 피해 바다, 산과 계곡으로 ‘피서(避暑) 여행을 떠난다.내리쬐는 태양에 맞서는 이열치열의 바다도 좋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용하게 휴식을 보내는 산과 계곡은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의 심신을 달래줄 휴식처로 최상이다.수려한 자연 경관을 품은 문경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보자. 문경은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난 곳으로 전국 100대 명산 중 4곳이 포함되어 있다. 신림욕과 계곡 캠핑, 체험 관광으로 보내는 문경 여름 휴가는 올 여름 최고의 선물이다.물 맑고 골 깊어 물놀이 하기 좋은 곳 1위쭉쭉 뻗은 소나무 숲서 솔향 맡으며 힐링□ 쌍용계곡 대정숲문경시 농암면 내서리에 자리 잡은 쌍용계곡은 골이 깊고 물이 맑으며, 청룡 황룡 두 마리가 놀다 간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속리산봉 동쪽 골짜기 따라 흐르는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기 전 농암천 상류쪽 도장산 기슭 4km 구간에 펼쳐놓은 계곡이다. 태백준령에서 내륙 깊숙히 서남쪽을 향해 달려온 소백산맥이 마지막 힘을 모아 빚어 놓은 비경이다.도장산과 불일산의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등 솜씨를 자랑하는 조물주의 작품들이 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옥계수가 구비구비 휘감아 돌며 부딪혀 깨어지며 수천년 세월속에 거대한 암석을 갈고 쪼아내서 훌륭한 예술품으로 조각한 걸작들을 이곳 저곳에 펼쳐놓아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울리게 한다.문경의 물놀이하기 좋은 계곡하면 1위로 손꼽히는 쌍용계곡은 오랜 시간 동안 물의 흐름에 의해 깎여진 천연암반이 절경이며, 널찍한 곳에 앉아 쉬기도 좋다.수심이 깊은 상류에서 수심이 얕은 하류까지 여름철은 더위를 피하고 물놀이를 즐기러 온 피서객들로 계곡 전체가 붐비고 있으며, 특히 늑천정 주변이 물놀이 포인트로 유명하다.마찬가지로 농암면에 위치한 대정숲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었으며, 의자와 원두막 등 도란도란 앉아 쉬며 힐링하기 좋은 명소이다.계곡에서 물놀이를 마친 뒤 그냥 돌아가기 아쉽다면 솔향 내음 가득한 대정숲에서 산책도 하고 잠깐의 힐링의 마무리를 해도 좋을 것이라 추천한다. 무료 숲 해설·산림교육프로그램 제공 인기용 승천 때 남긴 화강암 바위 비늘 흔적 장관□ 대야산 자연휴양림 용추계곡대야산자연휴양림은 문경시 가은읍에 위치한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등 물놀이 명소와의 용이한 접근성으로 인해 여름철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휴양림이다.대야산자연휴양림에서는 용의 전설을 간직한 용추계곡을 탐방하며 즐기는 무료 숲해설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숲은 살아있다’는 산림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그 인기가 뜨겁다.용추계곡은 문경시가 지정한 문경팔경 중 하나로, 계곡의 화강암 바위에는 용이 승천할 할 때 남겼다는 용비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어 장관이다. 폭포 아래로 하트 모양으로 깊게 파인 소는 보기 드문 모양을 하고 있어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다.바로 아래로는 바위 경사가 있고, 너른 바위가 펼쳐져 있어 천연 워터슬라이드가 형성돼 아이들이 미끄럼틀 타듯이 내려오곤 하지만, 무당소는 최대 수심 3m로 안전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문화콘텐츠 테마파크로 충청 이남 최대규모석탄 역사 살펴볼 수 있는 은성갱도 관람 가능□ 에코월드 가은역 꼬마열차문경시 가은읍에 위치한 ‘에코월드’는 가은오픈세트장, 에코타운, 야외체험시설 등을 갖춘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로 충첨 이남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다.석탄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거미열차도 체험할 수 있으며, 94년까지 실제로 사용되었던 은성갱도도 관람 가능하도록 개방해 두었다.은성갱 안은 서늘하고 시원해서 에코월드 야외놀이터로 조성된 자이언트 포레스트를 즐기다가 땀을 식히러 들르기 제격이다. 다만, 석탄박물관의 경우 올해 리모델링 관계로 휴관하고 있으므로 방문객들의 유의가 필요하다.가은읍 에코월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는 ‘가은역 꼬마열차’도 운행하고 있는데 아이와 어른이 함께 탈 수 있어 어린 유아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근처에는 폐역을 활용한 ‘가은역’카페도 있고, 카페 뒤편으로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철길이 위치하고 있어 감성 포토존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니 문경시 가은읍을 여행지로 계획하고 있다면 에코월드. 가은역 꼬마열차, 카페 가은역까지 함께 묶어 여행하면 200%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미자 와인·오미자 가공식품 홍보 판매장태조 왕건 남진 때 지나간 ‘토끼비리’도 볼만□ 오미자테마터널 토끼비리덥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원한 국내 여름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문경 마성면에 위치한 오미자 테마터널을 추천한다. 진남교반 고모산성 아래에 위치한 오미자테마터널은 입구부터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만나볼 수 있다.터널 초입은 오미자를 테마로 꾸며놓았으며, 오미자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휴게공간은 물론 오미자로 만든 가공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홍보 판매장도 마련되어 있다.색색의 조명과 각종 포토존이 잘 조성되어 있어 무더운 여름이면 인생샷을 건지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이기도 하다.오미자테마터널만 방문하기 아쉽다면, 근처에 토끼비리, 고모산성, 진남교 등이 함께 위치하고 있으니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토끼비리는 ‘토끼가 지나간 길’이라는 의미로, 토끼비리에서 ‘비리’란 강이나 바닷가의 위험한 낭떠러지를 말하는 ‘벼루’의 사투리라고 한다.이 이름의 유래는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 이르러 길이 없어졌는데, 마침 토끼가 벼랑을 따라 달아나는 것을 보고 따라간 것에 기원한다고 전해진다.‘토끼비리’는 문경 가은에서 내려오는 영강과 문경새재에서 내려오는 조령천이 합류하는 협곡에 있는 길이 500m의 천도로, 데크길로 잘 정비되어 있으며, 그 길의 끝에는 진남교반의 절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바로 앞을 흐르는 동강과 고모산성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작은 연못 뒤 배 형상 바위 위에 위치한 정자여름이면 능소화·연꽃 활짝 펴 포토존 핫플□ 주암정 근암서원문경하면 문경새재는 이제 그만, 잘 알려지지 않는 여름 문경 여행지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명소, ‘주암정’이다. 문경시 산북면 금천변에 위치한 ‘주암정’은 그 이름 그대로 배의 형상을 한 바위 위에 위치한 정자이다. 주암정은 조선 현종 때의 선비인 주암 채익하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1944년에 세운 정자로. 정자 앞으로는 작은 연못이 있고 여름이면 능소화와 연꽃이 그 분위기를 더하고 있어, 많은 사진작가들이 앞다투어 찾고 있는 명소이다.산북면에 위치한 한 곳을 더 들른다면 ‘근암서원’을 추천한다.근암서원은 조선시대 명현인 칠현을 배현하는 서원으로 고종 때 서원 철폐로 사라졌다가, 2011년 지역 유림과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옛 모습대로 복설되었다.지원루를 지나면 동재와 서재가, 전면에는 강당이 위치하고 있으며, 강당 뒤에는 내삼문과 경현사로 이루어진 사당 공간이 별도로 배치되어 있다. 근암서원에서는 ‘출사동이 선비체험교실’, ‘한자왕 선발대회’, ‘인문학 아카데미’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기도 했다.이번 여름 선비정신을 되새기고 고즈넉한 서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근암서원을 찾아 힐링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3-07-06

대의와 명분의 이름으로 ‘비극의 굴레’에 갇힌 명장

몰락한 금관가야의 후손으로 신라사회에 편입한 김유신의 가문은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갖춘 신라 귀족과는 거리가 멀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그럼에도 열다섯 살에 수백 명의 용화향도(龍華香徒)를 이끄는 화랑이 됐고, 이후 백제·고구려와 수십 년 이어진 전투에서 신라의 다른 어떤 장수도 흉내 내지 못할 전공(戰功)을 세웠다. 뿐인가. 내란이 발생했을 땐 왕의 곁에서 듬직한 보디가드 역할을 했다.다섯 명의 아들과 딸 넷을 뒀으니 자식복도 없지 않았다. 남성의 평균수명이 겨우 마흔 안팎이었을 7세기에 머리는 물론 수염까지 하얗게 센 일흔여덟까지 살았으니 천수(天壽)를 누렸다.죽음 이후에는 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고, 사후 1천3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문맹의 노인들까지 ‘김유신은 신라의 명장’이란 걸 모르지 않는다.논쟁의 여지가 없이 분명하다. 김유신은 삼국통일, 또는 삼한일통((三韓一通)을 이야기할 때 가장 첫머리에 언급되는 인물.그렇다면 입이 아프도록 앞서 열거한 ‘화려한 이력’만이 김유신의 전부일까? 당연지사 아니다. 그럼 무엇이 그의 삶에 드리웠던 어둡고 습한 그림자였을까. ◆ 사랑하는 여인에게 등 돌려야했던 서러운 사연비단 역사 속에 뚜렷한 이름을 남긴 사내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남자들 절대다수는 ‘첫사랑’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이는 ‘감성적 생물’로서의 인간이 가진 특질이니까.김유신이 화랑이 된 후인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시기로 추정된다. 그에게도 생애 처음인 사랑이 찾아왔다. 천관(天官)이라는 여성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기녀(妓女).김유신의 부모가 그녀를 두 팔 벌려 환영했을 가능성이 있었을까? 없었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가뜩이나 신라 정통귀족이 아닌 것에 콤플렉스를 가졌을 김유신의 집안에서 술 따르고 춤추는 여자를 아들의 배필로 원하지는 않았을 터.고려의 학자 이인로(李仁老·1152~1220)는 ‘파한집(破閑集)’에서 김유신과 천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관해 쓰고 있다. 요즘의 방식으로 풀어 쓰면 이런 내용이다.“김유신이 젊었을 때 어머니인 만명부인은 엄한 가르침에 더해 교유(交遊)함을 잊지 말도록 했다. 만명부인이 말하기를 ‘나는 이미 늙었다. 밤낮으로 네가 성장하는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다. 공을 세워 나라의 영광이 되어야 하거늘, 너는 술 파는 아이와 유희나 즐기고 있구나’라며 울었다. 이에 김유신은 다시는 천관에게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하루. 만취한 김유신을 태운 말이 옛길을 따라 가다 천관의 거처에 이르고 말았다. 김유신은 한편으론 기뻤지만, 눈물을 흘리며 반갑게 맞이하는 천관을 못 본 척했다. 그곳까지 자신을 데려간 말은 목을 잘라버리고, 안장은 그곳에 버렸다. 이에 천관이 크게 절망해 노래 하나를 지어 불렀다고 한다. 경주의 천관사(天官寺)가 그때 그 집이다.”그렇다면 실연(失戀)한 천관은 어떻게 됐을까.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소설 속 주인공 ‘베르테르’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또 다른 속설에 의하면 “머리 깎고 여승(女僧)이 돼 다시는 환속(還俗)하지 않았다”고 한다.이처럼 김유신에게도 첫사랑에 실패하고 좌절했던 홍안의 소년 시절이 있었다. 몇 주 전 경주를 찾아 천관사지(天官寺址·천관사가 있었다고 추정되는 절터)를 돌아봤다.슬픔으로 기록된 신라 청춘남녀의 눈물겨운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은 푸른 풀만이 무심하게 바람에 나붓거리고 있었다. ◆ 계백과 맞선 황산벌에서 조카를 죽음으로 내몰다삼국통일의 과정에서 가장 드라마틱하며, 후일담이 많이 떠도는 사건 중 하나가 ‘황산벌전투’다. 백제의 맹장 계백과 김유신이 맞붙었던 싸움. 여기서 만들어진 게 ‘신라 화랑의 전설’로 남은 관창과 반굴의 피비린내 나는 에피소드다.TV드라마와 영화로 수십 차례 재탕된 것이니 황산벌전투에 관해선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660년. 지금의 충남 논산 일대에서 죽음을 각오한 백제의 ‘오천 결사대’에 밀리던 신라군이 화랑 두 명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는 분노했고, 이에 전의(戰意)를 불태워 백제 군대를 전멸시킨 게 바로 황산벌전투. 백제는 이 전투 이후 몰락한다.바로 여기서 피어보지도 못한 꽃봉오리처럼 사라진 두 화랑 중 한 명이 김유신의 조카 반굴이다.당시 국방부장관 겸 육군참모총장의 역할을 수행하던 김유신에겐 황산벌전투의 양상을 뒤집을 카드가 절실하게 필요했다.‘젊은 지휘관의 희생’이 그가 선택한 ‘히든 카드’였다. 당시 김유신 동생 김흠순의 아들 반굴은 겨우 20대 초반, 좌장군(현재 육군참모차장 정도의 계급에 해당) 김품일의 아들 관창은 만으로 15세에 불과했다.육군사관학교 군사학과 이상훈 교수의 논문 ‘황산벌의 위치와 전투의 재구성’은 반굴과 관창의 죽음을 감정은 배제한 채 드라이하게 서술하고 있다.“황산벌전투 당시에는 백제군이 참호나 목책 등으로 방어시설을 구축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라의 반굴은 ‘입진(入陣·맞서 싸우는 상대의 진영으로 들어가는 것)’하여 싸우다가 사망하였고, 관창은 말을 타고 ‘적진(敵陣·상대편 군대가 밀집한 진영)’에 뛰어 들어갔다가 포로가 된 후 되돌아왔다. 관창은 신라군 진영에 돌아온 후, 우물물을 마시고 다시 적진에 뛰어들어 싸우다 사로잡혀 참수됐다. 백제군은 관창을 참수한 후 말안장에 매어 신라군 진영으로 돌려보냈다.”비단 신라만이 아니다. 나라의 명운을 건 전쟁에 최고 권력층의 자제가 참전하거나, 거기서 전사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중국 국가주석 모택동(毛澤東)의 아들 모안영(毛岸英)은 인민지원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죽는다. 70여 년 전 이야기다.영국 왕위 계승 서열 5위였던 해리 윈저(Henry Windsor·39) 왕자는 10년을 영국군에서 복무했다. 그는 헬기를 조종할 줄 알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아프가니스탄에 두 차례나 다녀온 걸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높은 지위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의 완수를 위해 조카 반굴을 죽음의 길로 보내야했던 김유신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보통의 사람들로선 짐작이 어렵다. 그러나, 그게 흔쾌한 결정이 아니었음은 누구라도 알 수 있을 듯하다.조카 반굴의 전사는 김유신이 예순다섯에 겪은 참혹한 비극이다. 이 또한 김유신의 삶에 드리운 눅눅한 그림자가 분명하다. ◆ 왕에게 전투에 패한 아들을 처형하라고 청하다앞서의 언급처럼 김유신은 일흔여덟에 사망한다. 그가 죽기 1년 전. 당나라와의 전투가 석문에서 벌어진다. 김유신의 차남 원술(元述)이 참전한다. ‘삼국사기-김유신열전’에 이 싸움이 기록돼 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이다.“원술은 672년 석문전투에 비장(裨將)으로 참가하였다가 패배했다. 당시 원술은 나아가 죽고자했으나, 그를 보좌하던 담릉이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만류해 결국 죽지 못했다. 원술이 살아서 돌아오자, 김유신은 국왕(문무왕)에게 ‘왕명을 욕되게 했을 뿐 아니라 가훈을 저버렸기에 목 베어야 합니다’라고 했다. 국왕의 만류로 처형당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 김유신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듬해 원술이 김유신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오자, 이번에는 어머니가 원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원술은 675년 매소성전투에서 공을 세워 상을 받았으나, 부모에게 용납되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겨 결국 벼슬을 하지 않고 세상을 마쳤다.”문무왕은 김유신 여동생 문명왕후(文明王后)의 아들이다. 그러니, 문무왕과 원술은 사촌지간. 아무리 큰 실수를 했더라도 사촌을 처형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그 실수는 원술이 의도한 것도 아니었다.물론, 김유신 역시 그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자식이 듣는 앞에서 “너는 죽어 마땅하다”며, 다시는 얼굴을 마주보지 않았다는 건 21세기의 상식으론 이해가 쉽지 않다.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대의와 명분을 위해 “내 아들의 목을 베라”고까지 말해야했던 김유신은 그날 무너지던 심정을 가까스로 남들 앞에서 숨겼을 게 분명하다. 바로 그게 그의 삶을 가장 넓고 깊게 그늘지게 했던 그림자였을 것이다.(계속)/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23-07-04

‘경제·인구회복’ 두 토끼 잡기 나선 구미

경제, 문화, 인구 등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른바 ‘수도권 블랙홀’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방소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처지가 됐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인한 국가 불균형으로 국가적 재난(災難)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이러한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인 구미시가 경제와 인구회복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고 성장을 주도했던 K- 제조산업의 중심이었던 구미시였지만, 다른 지방도시들과 같이 침체기를 보내던 구미시. 그런 구미시가 기지개를 켜고 대한민국 최첨단 산업도시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가 준비하고 있는 경제와 인구회복 방안을 들여다봤다. □ 경제가 살아야 인구도 늘어난다많은 지자체들이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전개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출산율은 급감하는 가운데 지역 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전입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주소갖기운동’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거둘 뿐 실질적인 인구 증대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구미시는 민선8기를 시작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굵직굵직한 경제회복 정책들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지역경제가 살아야 인구도 늘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초격차 달성을 위한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유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준비했다.구미에는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입지(국가5산단 2단계 81만평)에 풍부한 공업용수와 전력, 통합신공항과의 거리가 10㎞ 이내로 수출 물류 경쟁력 등 기반시설이 확보돼 있고, 여기에 반도체 소재·부품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359개사가 밀집해 있어 클러스터 구축이 용이하다. 여러모로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구미시이기에 7월 발표에서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또 구미시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 이차전지 육성 거점센터 구축, 동북권 메타버스 허브 구축 등 총 1천615억원에 이르는 국가 공모사업들을 유치해 추진하고 있다. 국가공모사업 뿐만 아니라 민간투자에 있어서도 민선8기 1년 만에 약 4조원에 이르는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면서 지역경제 회복에 신호탄을 올렸다.□ 청년 인구를 잡아라구미시는 경제회복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인구를 유입한다는 기본 전략과 더불어 기존 청년(19∼39세)인구가 더이상 빠져 나가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청년정책들을 전개하고 있다. 시는 지난 1월 인구청년과를 신설하고 청년정책과 인구감소문제에 대응하도록 했다.특히, 청년 문제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구미시가 청년인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미래산업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청년인구가 2023년 1월 기준 11만5천956명으로, 2018년 13만6천677명에 비해 15%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2년 전체 전출자의 51.6%(2만4천231명)가 20∼30대 청년으로, 지역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청년들의 이탈은 구미시의 평균연령을 40.5세로 끌어올렸다. 이에 구미시는 취업부터 주거, 결혼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는 ‘구미시 SE7EN UP 청년정책’을 지난 2월 발표하고 청년 지역 정착 다지기에 나섰다. 3대 분야 7개 과제 68개 사업으로 구성된 ‘구미시 SE7EN UP 청년정책’은 구미지역 학생들에게 지역 기업에 취업을 보장해주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에는 우수한 청년 인재를 적기에 제공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취업 지원과 더불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들을 위해 창업 지원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해 청년 CEO 육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청년들이 저출산 원인의 1순위로 지목하고 있는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월세 지원사업 확대 △청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보증료 지원사업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등 청년들의 주거 부담 완화 대책과 더불어 청년들의 안정적 자립 기반, 결혼 장려를 위한 지원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구미시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도시 만들기’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가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도시 만들기에 집중하는 것은 민선 8기 김장호 시장의 시정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그 중 올해 1월 문을 연 ‘365 소아청소년진료센터’는 김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연중 24시간 상시진료하는 체계를 갖춰 지역 소아응급 의료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소아청소년과 입원진료를 중단하고 소아과 폐과를 선언하며 소아진료 대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구미시의 선제적인 대응 사례는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365 소아청소년진료센터’는 구미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지역 주민들도 이용하면서 개소 첫 달인 1월에는 464명, 지난 4월에는 918명이 진료센터를 찾아 4개월 동안 2천200여 명의 환자가 센터를 이용했다.또 구미시는 도내 최초의 ‘구미형 아픈 아이 돌봄센터’도 하반기 개소를 준비하고 있고, 지난 4월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는 ‘야간연장 어린이집’은 10개소 더 지정해 총 29개소를 운영 중이다. 밤 12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마을돌봄터(9개)’도 도내 최대 규모(70명 정원)로 비산동에 추가 조성한다. 여기에 시민들의 선호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18개소)은 올해 3개소, 내년에 4개소를 추가 설치해 공공보육을 강화할 방침이다.구미시는 최근 다자녀가정 혜택도 강화했다. 공영 주차장 이용시 다자녀가정 감면 기준을 19세 미만 2자녀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차요금을 50% 감면에서 전액 감면으로 확대했다.또 공공시설 이용료를 50∼60% 감면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다자녀가정이 전기자동차 구입시 보조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종량제봉투 무상 지급혜택과 지역화페인 구미사랑상품권 충전시 구미 다둥e카드와 연계해 자녀수별 추가 마일리지도 지급한다. 세자녀 이상 가정에는 기존 소외계층에게 지원하는 공용차량 무상공유사업과 수도요금 지원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공공부문 고용과 출산·양육 친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환경관리원 채용시 다자녀 가산점 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공무원 다자녀 직원에 대한 근무성적평정 실적 가점을 부여하고 승진우대도 보장한다.□ 인구유입 견인할 성장동력 확보구미시는 지속적인 인구유입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시는 우선 내년부터 국가5산단 1단계(분양률 95%)에 기업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 인구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분양받은 기업 83개사 중 입주 완료한 기업은 10개사이며, 입주예정인 73개사 중 토지사용허가가 완료된 기업은 32개사이다. 토지사용허가 후 입주완료까지 통상 대기업은 2∼3년, 중소기업은 1∼2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인구유입이 점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또 건국이래 대구경북 최대사업이라 일컫는 대구경북신공항이 인근지역에 건설되면서 구미시는 공항배후도시로서 성장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인천공항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항공물류의 변화도 구미지역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한국무역통계진흥원 2022년 항공수출입 기준에 따르면 대구경북 항공수출입의 구미시 비중은 금액으로는 전체 200억달러 중 159억달러로 79.5%를 차지하고, 중량으로는 6만8천790t 중 2만2천618t으로 32.9%를 차지하고 있어 대구경북신공항의 항공물류 최대 수혜지역을 될 전망이다.구미시는 신공항 배후도시와 항공물류를 위해 신공항연계 광역철도망구축, 5개 고속도로 연결, 국·지방도 개량 등을 추진하고 있다.김장호 구미시장은 “학업부터 취업, 주거, 결혼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청년 지원 정책을 마련해 청년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기업과 구미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3-06-22

“60년 낙후·소외지역 벗자” vs “여기서도 복지혜택 누려” 갈등

대구 달성군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여부가 올 상반기 지역을 달구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기행위)는 23일 대구시가 제출한 ‘수성구와 달성군의 담당구역 경계변경 조정 신청 동의안’을 심사한다.이때 동의안이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동의를 얻으면 큰 막힘 없이 편입이 진행되겠지만, 부결될 시 상황은 또 한번 복잡해지게 된다. 하지만,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심의 유보를 촉구하는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대구참여연대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정책적 숙고와 주민 공론이 필요한 사안이 홍준표 시장의 막무가내식 행정 속에 권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달성군과 달성군의회가 편입에 반대하고 주민 찬반 의견도 분분한 만큼, 대구시의회는 동의안을 유보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가창면의 수성구 편입론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3월 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시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다 처음 언급했다. 당시 홍 시장은 “가창면의 위치가 복잡하다. 달성군 다른 지역으로 건너가려면 비슬산을 지나야 하는 등 섬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며 “수성구에 편입시키는 게 가창면민의 편의를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니겠나”고 편입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가창면 주민들, 극심한 대립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은 홍 시장이 추진의사를 밝힌 이후 상황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3월 15일 대구시는 가창면 수성구 편입 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때부터 가창면 주민의 분열이 본격화됐다.특히 최재훈 달성군수는 편입과 관련, “가창을 잃어버린 군수가 되고 싶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즉 달성군수로서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창이라는 지역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말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셈이다.가창면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하중환 대구시의원(달성군1) 역시 “일방적 가창면 수성구 편입은 달성군 자치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주민들도 각자의 입장차이로 인해 찬·반으로 양분되면서 양측 간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갔다. 지난 3월 21일 가창면 주민 10여 명으로 구성된 ‘수성구 편입반대 추진위원회’는 수성구 편입 반대 현수막 30여 개를 지역에 내걸었다.바로 다음날 이에 대응하는 ‘수성구 편입찬성 추진위원회’도 가창면 곳곳에 수성구 편입을 찬성하는 현수막 100여 개를 게시했다. 또 가창면의 편입 찬성 주민들을 제외한 달성군 타 지역의 번영회는 일제히 달성군 전역에 편입 반대 의사를 표시한 현수막을 붙이는 등 찬반 의견이 현수막 경쟁으로 옮겨갔다.이런 상황에서 최 군수를 포함한 대구시 관계자들이 주민설명회를 여러차례 열었지만, 결과를 낼 수가 없었다. 심지어 한 설명회에서 찬반 양측 주민들 간의 사소한 언쟁이 결국에는 몸다툼으로 번지는 등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결국, 현 시점까지 주민들 간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어제까지 웃고 즐기며 형·동생으로 불리던 주민들이 원수가 된 것 처럼 ‘으르릉’ 대고 있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찬성 측은 “가창면은 개발제한구역에다 상수도보호구역으로 규제가 심한데, 수성구로 편입되면 시장 권한으로 조정이 가능하다고 들었다”며 “지상철 3호선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이어 “지난 60년 동안 가창면은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이었다”면서 “노인이나 여성들이 달성군 노인복지회관·여성문화복지센터를 이용하려고 단체로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이상 이동하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반대 측은 “달성군에서 더 많은 복지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그린벨트 해제도 근거가 없다”며 “달성군과 수성구의 연간 예산은 비슷한데, 인구는 수성구가 갑절이 많다. 달성군이 가창면에 지원하는 예산이 한해 300억 원 수준인데 이같은 지원이 계속될지 미지수”라고 반박했다.아울러 “수성구로 편입되면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보장도 없고 부동산 개발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불확실한 기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한 주민은 “갑자기 동네 주민들끼리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면서 “의 좋던 가창면 사람들이 서로 으르릉대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넋두리했다. □ 정치적 책임에 대한 관계자들의 부담주민들의 극심한 대립으로 홍 시장과 대구시의회 역시 찬반 어느 한쪽 손을 들 경우 불어올 역풍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눈치다. 홍 시장의 경우 “대구시의회 판단을 맡기겠다”고 언급해 시의회 기행위에 공을 넘겼다.시의회 기행위는 찬성이든 반대든 입장을 표명해야 하지만, 서로 얽히고설킨 이해 당사자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데다 홍 시장과의 관계도 고심해야 상황에 처했다.이렇다 보니 기행위는 달성군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동의안의 찬반 표결을 앞두고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달성군과 달성군의회를 중심으로 편입 반대 기류가 강한데다 일부 시의회 기행위 의원들은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대구시의회 기행위의 한 위원은 “수성구 편입 동의안을 유보 판단으로 유예하고 앞으로 안건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지역 사회 내 갈등을 줄이는 길”이라며 “설익은 판단으로 각종 역풍을 맞는 것보다 나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대구시가 이해 관계자들과 합의를 거쳐서 다시 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하면 그때는 시의회가 큰 부담 없이 찬반 의사를 밝힐 수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하며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의 진행은23일 시의회 기행위의 심사에 따라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결과는 드러난다.가결로 끝날 시 편입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고 부결 시 편입 추진은 중단되지만, 다시 한번 조정을 거쳐 동의안에 대한 심사를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임인환 기획행정위원장은 “해당 지역 주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며 결정만 남았다”며 “심도있는 심사를 거쳐 찬성이든, 부결이든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동의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시의회는 주민들의 찬반 의견도 팽팽하게 대립하는데다 동의안을 유보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동료 시의원들의 주장도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형국이다.현재 대구시는 수성구 편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당사자가 공식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 자율협의체 구성까지 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자율협의체에서 협상이 결렬되면 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며 “이 단계까지만 가도 대구시로써는 충분히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만일, 이날 시의회 기행위가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을 결정하게 되면 대구시는 지방자치법 6조에 따라 △대구시의회 동의 △행정안전부에 편입안 신청 및 자율협의체 구성 등 단계를 거쳐야 한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6-22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희망의 불꽃을 쏘다

2026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예정인 ‘포항시립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평가를 통과하면 실시 설계, 조직 구성 및 예산편성 등 향후 추진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반세기 넘도록 지역의 역사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연구하는 구심점 역할을 담당할 공간과 기관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포항시는 지역 여론을 수렴해 지난해부터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인구 50만의 경북에서 가장 큰 도시인 포항시가 ‘철강산업도시’에서 ‘해양관광역사문화도시’로 변신하기 위한 시립박물관 건립을 앞두고 시와 시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은 포항 시민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다.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외지인들에게 포항을 알리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시립박물관 건립에 대해 중앙정부는 적극적으로, 그리고 시급히 응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 ◇ 포항시, 랜드마크로서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준비 박차최근 포항시는 시립박물관 건립에 대한 기초적인 방향 설정과 실천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시는 그동안 과업 지시서 등 제반 서류 준비와 함께 박물관 기본구상에 대한 내부 협의 절차를 거쳐 여수, 영천, 창원 등의 타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실무 검토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포항시립박물관 기본계획 및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했고, 지난 4월에는 박물관 조성 관련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효율적인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시는 이 수행 결과물을 중심으로 오는 7월 문체부 사전평가를 신청해 8∼11월 평가 결과에 따른 보완작업을 하기로 했다. 이후 포항에서 출토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비석 중성리 신라비와 냉수리 신라비 등 국보를 비롯해 서울과 대전, 경주 등 다른 지역 수장고에 보관 중인 문화재 수만 건을 모으는 한편 유물 구입·기증 공모를 통해 전시 유물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어서 2024년 박물관 건축·전시설계를 마치고 2025년 상반기에 건립공사를 착공, 오는 2026년 완공과 동시에 개관하겠다는 구상이다.박물관 건립 사업은 도비 170억원(문체부가 경북도로 이관), 시비 190억8천만원 등 총사업비 476억8천만원이 투입되는 부지면적 1만5천㎡, 연면적 1만㎡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포항시는 지난해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문화체육관광부 건립 타당성 사전평가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유물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둘째, 유물 편성 예산이 부족하다. 셋째, 전시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박물관 건립 예정부지(당시 포항시 남구 동해면 일월리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인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포항시는 지적된 사안을 보완하기 위해 ‘매머드급’ 자문단을 꾸렸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체육부 장관을 역임한 최광식 고려대 명예교수가 자문위원장을 맡고,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장 등 전문가 13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 4월, 1차 회의에서 박물관의 콘셉트 개발, 건축 방향 규정의 필요성, 특색있는 박물관을 위한 전시 방법과 콘텐츠의 중요성, 박물관 건립 추진 전담팀 신설 등을 제안했다.현재 포항에는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성을 드러내는 박물관으로서의 시설과 공간이 갖춰진 공립계 박물관이 없다. 포항시에 시립박물관이 조성된다면 지역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뿐만 아니라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 국보 2점 등 포항 출토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포항에서 발굴된 문화재 수만 건이 지역에 보관 전시되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다는 것은 지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수치다. 국보인 포항 냉수리 신라비는 신광면사무소 앞마당 비각 안에 허술하게 보관돼 있다. 2009년 포항에서 발굴된 국내 최대 나무화석이자 천연기념물인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은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 천연기념물센터에 들어가 있다. 포항 흥해읍에서 발굴돼 현존하는 신라비 가운데 가장 오래된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도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에 있다. 포항은 지난 1995년 옥성리고분군 발굴조사를 통해 많은 유물을 수습했고 이후 성곡리 및 호동 유적지 등 많은 조사를 통해 1만5천점 가량의 유물을 발굴했다. 그러나 수장고를 갖춘 박물관이 없어 발굴된 유물은 인근의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등지에 분산 소장돼 있다.◇ 도시에 박물관이 건립돼야 하는 까닭▲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수립= 박물관은 하나의 사회적인 인프라로서, 그 건물이나 유적지가 지역의 유형적 문화 자산인 동시에 지역의 자랑거리다. 자체 건축물 이외에 관련 도로나 주차 공간의 확충, 인근 녹지 확보를 통해 지역의 준사회간접자본의 시설로 존재한다. 동시에 지역성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전시물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역사적 삶의 증거로, 지역 주민들에게 강한 정체성을 부여해 준다. 박물관은 비공식적인 교육 기관인 동시에 지역문화의 중심체로서, 잠재적인 관람객과 지역 주민에게 시설과 공간을 제공해 다양한 문화행사와 활동을 용이하게 해준다. 또한 지역공동체의 주거환경, 서비스와 제조업, 도서관, 극장, 콘서트홀과 같은 문화공간을 총체적으로 묶어 문화 인프라 기반이 된다.▲생활문화 공간으로서의 박물관= 박물관은 지역 공동체의 일상적인 삶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문화시설을 총체적으로 묶어서 발전시킬 수 있는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행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지역민을 위한 사회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박물관이 대중들에게 일상생활의 연장으로서 다가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로 하며 박물관의 물리적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대중과 좀 더 적극적인 만남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박물관은 지역문화의 요체로서 후원자 그룹, 자원봉사자 프로젝트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지역 공동체가 박물관 업무에 실질적인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지역 문화재는 지역에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고, 문화관광사업을 통해 지역발전 동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역박물관이 폭발적으로 건립되고 있다. 지역박물관은 지역문화의 보존센터인 동시에, 그 지역의 역사나 민속자료를 수집 보존 조사 연구 전시 보급함은 물론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 지역 문화시설이다. 지역박물관은 지역 연구 및 지역발전 실천의 장이며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제대로 된 박물관 하나 없어서 소중한 지역 문화유산이 타 지역으로 보내져야 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일 뿐만 아니라 중대한 모순이다. 박물관 건립과 함께 문화유산 되찾기의 당위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박물관 건립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와 지역문화의 정체성 확립, 역사의 보고(寶庫)라는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갖는다.◇ 중앙정부도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에 용단 내려야포항시립박물관 건립 필요성은 2009년 중성리 신라비가 발굴된 이후 15년째 꾸준히 거론돼왔다. 청동기 시대부터 고려와 조선,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풍부한 문화유산에도 불구, 소규모 박물관만으로는 제대로 된 지역 역사 보존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포항의 국립박물관 유치·건립을 위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포항시도 국립역사박물관을 비롯해 민속박물관, 해양박물관 등 각종 박물관 건립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중복 투자 문제, 전시물 확보 어려움, 부지 선정, 예산 등의 문제로 모두 무산됐다.포항시는 그런 실패의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제대로 된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절차를 빈틈없이 차곡차곡 밟아나가고 있다. 지역의 자존심과 결부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깊은 이해와 용단이 필수적이다. 포항시립박물관은 포항의 참다운 지방자치를 이끄는 민심의 중심 기둥을 세우는 일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2

“국가산업 DNA 가진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최적지”

포항시가 정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포항시는 최근 글로벌 산업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부상한 이차전지산업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여기에다 포항시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까지 얻을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확고히 다질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4년 이강덕시장 취임 이후 ‘제2 영일만의 기적’을 실현할 미래 먹거리로 이차전지(배터리)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어느 도시보다 발 빠르게 생태계 육성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포항은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해 왔으나 ‘성숙기의 철강 중심 산업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 자칫 미국 피츠버그 처럼 쇠락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20여년간의 최대 고민거리였다.하지만 포항은 미래를 안정적으로 이끌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냈다.‘3+1(이차전지·바이오·수소+철강고도화) 신경제지도’를 승부수 전략으로 추진하면서 특히 이차전지의 역점 육성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지난 2017년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에코프로가 신축공장 부지를 물색한다는 소식을 접한 포항시는, 이강덕 시장이 직접 기업을 방문하는 등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이어 2019년에는 포항시가 전국 최초로 ‘배터리 규제 자유특구’ 지정에 성공했다.‘배터리 규제 자유특구’는 혁신·전략 신사업 육성을 위한 각종 규제가 대폭 완화돼 포항의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촉진시키는 근간이 됐다.결국 포항배터리 특구는 지역 경제 성장과 국토 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 받아 ‘전국 유일’ 3년 연속 우수특구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특구사례로 손꼽히고 있다.2021년에는 ‘이차전지 산업 육성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가 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이차전지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에 불을 붙였다. 포항시의 이같은 노력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 2027년까지 포항에 확정된 투자액만 무려 12조 원에 달하게 됐다.먼저 이차전지 선도기업인 에코프로는 영일만산단에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생산 수직 계열화를 위해 양극 소재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집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국내 유일의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생산하는 포스코 퓨처엠의 경우 포항에 양극재 공장을 건립중이며, 음극재 2단계 공장 추가 건립에도 나섰다.에너지머티리얼즈(GS계열사)는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립하고 있고 전구체 생산 글로벌 1위인 중국 CNGR도 포항에 생산 공장을 세우기로 확정했다.이외에도 솔루엠과 미래세라텍 등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에 입주했거나 예정인 중견기업은 모두 25개사에 이른다.이들 기업들은 배터리 원료와 리사이클링, 부품 생산 등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혁신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치열한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경쟁에서 기업 투자에 따른 성장과 RD에서 포항이 최적지임을 대규모 기업 투자가 입증한 셈이 됐다.포항시는 수년 동안 산 넘고 물 건넌 끝에 ‘배터리 분야 국내 최초·최고 도시’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거어쥐면서, ‘대한민국 글로벌 배터리 강국을 선도하는 도시’라는 닉네임을 얻어냈다.한편 포항시는 앞으로 다가올 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대한 준비 작업에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이차전재 시장 확대에 따른 폐배터리 재활용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고안전 보급형 배터리 상용화 기반 구축‘ 등의 신산업 인프라 기반 작업에 이미 돌입했다.△ 포항은 ‘배터리 심장’인 양극재, 2030년 100만톤 생산 70조 매출기대.- 포항은 이미 이차전지 핵심소재 대량 생산과 소재 공급 요충지로 급부상했다. 원소재부터 양극재, 음극재 생산까지 대량 생산시설 집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특히 지난해 포항은 양극재 생산량 15만t을 기록하며 생산량 1위에 올랐다.‘배터리의 심장’이라 불리는 양극재는 이차전지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며 출력,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이다.포항시는 2030년 양극재 연산 100만톤을 점치고 있는데 그럴 경우 연매출 70조원이 추정된다.연매출 70조원은 글로벌 양극재 수요량 605만톤의 약 16.5%를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여기에다 포항의 리튬과 전구체, 음극재 등 원료·소재 생산량까지 더하면 총생산은 200만톤을 웃돌게 된다.포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배터리 허브도시’로 대도약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기준 포항 지역 철강산업의 총 매출액은 35조원이었던 반면 이차전지 산업의 총매출액은 5조원이었다.하지만 이차전지 산업의 빠른 성장성을 감안할 때 머지않아 지역 내 이차전지 매출액이 철강 매출액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포항이 ‘산업의 쌀’ 철강에 이어 ‘미래 산업의 쌀’ 이차전지로 대한민국 신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것이다.△ 포항은 ‘기업 집적+RD인프라+인재 양상’ 3박자 갖춘 도시.- 포항시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지정될 경우 핵심 인프라 구축, 인허가 간소화, 세제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글로벌 산업 패권·경제 안보 경쟁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포항시는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초격차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건실한 산업 생태계 확립’ 등 3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물론 포항 특화단지 지정이 국가 발전과 큰 맥을 함께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현재 포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인프라와 전문 인력 공급이 원활하고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갖춘 점 등이 최고 장점으로 인정 받고 있다.포항은 포스텍과 가속기연구소 등 대학과 연구소, RD기관이 밀집해 있어 이차전지 분야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지원할 최적의 생태를 갖추고 있다.여기에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4개 대학과 마이스터고 2개교에서 배출하는 이차전지 전문인력은 연간 5천600명에 달하고 있다.포항시는 맞춤형 미래 인재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현장 운영과 전문 연구인력 양성 투트랙 전략으로, 지역 대학부터 마이스터고까지 이어지는 산업 최적화한 인력 확보 범위를 대구·경북 대학 등지로 확대하는 중이다.포항이 특화단지로 지정 되면 2030년 이후 7천200명에 달하는 핵심 인력을 매년 배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또 포항시는 ‘물류 요충지’로서 동해안 유일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과 동해선 철도, 대구-포항, 울산-포항고속도로, KTX, 포항경주공항 등 광역 물류망을 보유하고 있어 배터리 원료, 소재 수출입이 매우 수월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포항이 특화단지로 지정 되면 대구, 경주·경산, 울산 등지의 전기차 부품·소재 벨트를 연계시키면서 대구·경북의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시킨다는 폭 넒은 구상도 가지고 있다.이는 포항의 양극재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전기차부품 산업벨트, 울산의 완성차와 연계한 클러스터를 조성해 미래차 신산업 대전환을 주도해 나간다는 복안인 것이다. △ 포항시민들의 용광로보다 뜨거운 유치 열기.- 지난해 11월 유치 구심점인 ‘경북 이차전지 혁신 거버넌스’가 포항시와 경북도,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도내 민관산학 30개 혁신 기관이 모여 출범했다.이어 혁신 산업 생태계 구축 및 인재 양성을 위한 기관 간 업무 협약, 국제컨퍼런스 등이 이어지고 있다.최근에는 이차전지산업의 미래 인재들인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포항을 방문해 현장 투어를 한 후 유치를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지난 10일 ‘포항시민의 날’ 행사에서도 각계 각층의 시민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을 기원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신병 치료 중인 이강덕 시장 역시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지정을 위해 최근 국회와 중앙정부, 포항시를 오가며 광폭 행보를 펼치며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이 시장은 지난달 서울 스퀘어에서 진행된 특화단지 전략 발표 평가에도 참석, 포항 지정 당위성을 역설한데 이어 13일에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이창양 산업부 장관을 국회에서 만나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지정’을 건의했다.특화단지 공모사업 최종 선정 결과 발표가 7월 초로 예정됨에 따라 이 시장은 향후 국회와 정부 기관을 연이어 방문,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 최적지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이강덕 시장은 “포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으로 국가 산업화를 견인한 특별한 DNA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포항에 특화단지를 유치해 국가적 미래 먹거리뿐 아니라 경제·안보 전략 자산인 이차전지의 글로벌 시장 선점과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홍기자

2023-06-22

신공항 조기 개항… ‘글로벌 대구’ 성큼

지역 전통산업인 섬유산업 몰락과 함께 새롭게 대체할 산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지난 30년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대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아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과거 대구는 대한민국 3대 도시였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의 폐쇄성과 현실 안주로 지난 10년 간 인구가 250만 명에서 237만 명으로 감소하고, 경제는 30년 연속 1인당 GRDP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그러나 민선 8기 홍준표 시장이 취임하면서 대구는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50년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하늘길 개척을 통한 ‘미래번영 대구’를 슬로건으로 공공혁신, 재정혁신, 민생혁신, 3대 대구 대혁신으로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구는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대구’로 도약을 위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투자유치, 국제교류 확대 등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홍 시장이 대구 미래 50년을 위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핵심사업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이다.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지난 4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함에 따라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항공산업 허브 도시’로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인 공항 산업에 맞서 ‘중남부권 항공물류 허브 기지’가 되기 위한 신공항 마스터플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신공항 건설 사업은 특별법 통과로 국가가 보증하는 사업이 되면서 안정적이고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군 공항의 기부 대 양여 차액 국비지원, 예타 면제, 종전부지에 대한 특별구역 지정 등 핵심 내용이 반영됐다. 법안의 발효 시기도 당초 6개월에서 4개월로 2개월 단축하는 등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게 돼 당초 2030년 개항 보다 2년 일찍 개항한다는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최근 대구시는 최초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LH와 대구도시공사, 중앙·대구 1군 건설업체 간 공동출자법인(SPC)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특별법을 토대로 국가가 보증하는 사업인 만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사업은 역대 지역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30조 원 이상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다.신공항은 인천공항에 집중된 항공 여객물류의 30% 이상을 책임지고, 미주, 유럽을 드나드는 3.8㎞ 이상 활주로를 갖춘 글로벌 첨단 물류 중심 여객 복합공항을 목표로 건설된다. 커퓨 타임 없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공항’으로 만들고, 유사 시 30분 만에 마비되는 인천공항을 대체하게 될 대한민국 핵심 안보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대구시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설명회를 열고 건국 이래 대구·경북 최대인 30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의 군 공항 이전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SPC 설립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바이식 후적지 개발군 공항은 기부 대 양여 방식, 민간 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재정사업으로 건설한다. 후적지 개발 등 미래 50년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지난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조호주(말레이시아) 출장을 다녀온 홍 시장은 대구국제공항 후적지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처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후적지는 대규모 공공개발과 함께 세제감면, 규제개혁 등 투자유치를 위해 금호강 물길을 돌려 마리나 베이처럼 수변도시로 조성하고 랜드마크 대표빌딩을 중심으로 첨단기업, 상업 밀집 스카이라인을 이룬 글로벌 명품 도시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또 특별법에 따라 관광, 규제자유, 자역특화발전, 연구개발, 특별건축경제자유구역, 스마트도시 특화단지, 6개 특구를 반영해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로 만들어 대구의 신성장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대구시는 사업대행자(공공+민간) 선정 후 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실시계획 수립의 절차를 거쳐 2030년 공항 후적지 조성공사를 착공해 2032년 조성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대구 신공항 중심의 거대 신경제권 출범신공항이 개항되면 인천공항 여객과 항공 물류의 역할 분담에 따라 신공항을 중심으로 대구·경북과 호남·충청권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제2경제권이 생기게 된다.그동안 높은 분양가와 민원 등 때문에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한계에 부닥친 대구시(883.552㎢)에 군위군(614.34㎢)이 편입되면 대구는 1천497.86㎢ 확대된다. 신공항이 건설되는 군위·의성지역은 각종 규제 완화, 세제감면 혜택 등 대한민국 최초의 규제프리존이 만들어진다.인천공항에 버금가는 중남부권의 중추공항 역할을 하게 될 군위군 신공항 만항청사 주변으로 도심항공(UAM), 호텔, 컨벤션센터, 공공시설 등이 들어거게 된다.또 신공항 배후지에는 항공·물류 중심의 초거대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등 공항 및 주변 산업단지 종사자와 가족 등 군위는 30만 인구 수용이 가능한 새로운 에어시티로 변신하며, 첨단산업단지 전초기지로 자리잡아 미래 대구의 산업·경제를 견인하는 핵심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글로벌 항공교통 요충지로 부상신공항을 중심으로 광역교통망 등이 건설되면 대구는 하늘길을 여는 새로운 항공교통 요충지가 된다. 현재 발표된 광역교통망은 총 9개의 노선이다.대구 외곽순환도로가 지난해 3월 개통됐으며 신천대로와 팔공산터널을 잊게 될 조야~동명 간 광역도로가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7년 개통 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중앙고속도로 6차로 확장과 북구미IC~신공항 도로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됐고, 군위관통도로도 군위군의 대구편입으로 대구시가 대구시민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또 서대구와 신공항을 잊는 대구경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중앙선 도담~영천 간 복선화는 올해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김천에서 신공항간 철도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광역교통망 건설이 완료되면 신공항은 국내 항공 물류의 30%를 책임지는 물류공항으로 거듭나며 이를 계기로 대구·경북은 물론 호남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새로운 하늘길의 교통요충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5대 신성장산업 육성과 대구 산업단지 재편대구시는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5대 신산업(UAM, ABB, 비메모리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육성에 돌입하면서 산업구조도 속속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지난해 SK텔레콤,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티맵모빌리티와 UAM 시범사업과 상용화 추진,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시는 2030년 신공항 개항에 맞춰 항공모빌리티 서비스까지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서울 등 외지 기업 10여개가 대구 수성알파시티로 본사를 옮기거나 지사, 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ABB 산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30년까지 수성알파시티에 2조 2천억 원을 투자키로 해 수성알파시티를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혁신거점 지구로 육성할 계획이다.올해 센서 반도체용 ‘D팹(Fab·반도체 기반 생산공정)’ 건립을 위한 설계 용역비 193억 원을 확보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D팹을 구축할 예정이다.대구는 2020년 7월 로봇 분야 전국 최초로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의료 분야도 제조업 중심에서 인공지능, 디지털치료기기, 전자약 등 디지털 헬스케어로 전환해 육성할 계획이다.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미래 50년 밑그림을 시작으로 핵심 사업들도 힘차게 출발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기본 틀을 완성 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다시 한번, 대구가 한반도 3대 도시의 영광을 반드시 되찾을 수 있도록 250만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2023-06-22

친환경 우선 경영, 지속가능한 철강 제조기업으로 진화

포스코스틸리온(옛 포스코강판)은 1988년 설립된 포항도금강판 주식회사를 모체로 1999년 컬러강판 제조사인 포항강재와 합병하여 현재 도금과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포스코그룹의 철강 표면처리전문 사업회사이다. 2002년 증권거래소에 상장, 2007년에는 제품 생산 누계 1천만t을 돌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외형적 성장 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친환경 시대를 대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2013년에는 환경부로부터 ‘녹색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15년에는 수자원 절약과 폐수처리 약품 사용 절감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SG 열풍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환경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쳐온 것이다.2022년에는 34년간 사용해 왔던 ‘강판’이라는 단어 대신 철의 완성을 뜻하는 ‘스틸리온’이라는 사명으로 변경했다. 포스코강판이라는 사명은 때로는 포스코의 제품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어 왔으며 회사의 비전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사명을 포스코스틸리온으로 변경하면서 정체성을 보다 확실히 드러내고 미래지향적인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채비를 마쳤다. ◇ 뛰어난 내식성과 내구성을 보유한 도금제품 보유포항시 남구 장흥동에 위치한 포스코스틸리온의 도금공장에서는 포스코의 미소둔강판을 소재로 사용한 용융 알루미늄 도금강판, 용융 알루미늄·아연 합금 도금강판, 용융 알루미늄·아연·마그네슘 합금 도금강판 등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가전, 건축 자재 등으로 사용되는 이러한 제품들은 포스코의 고품질 소재에 포스코스틸리온의 도금 기술력이 더해져 내식성과 내구성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용융 알루미늄 도금강판인 알코스타(ALCOSTA)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 중 하나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품이다. 알코스타는 가전, 주방용품, 자동차 부품 등 부식에 강한 소재를 사용해야하는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고유의 도금 기술을 통해 경쟁사 제품 대비 미려한 표면을 자랑하기에 오랜 세월 동안 포스코스틸리온 도금강판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용융 알루미늄·아연·마그네슘 합금 도금강판인 맥코스타(MACOSTA) 또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포스코의 포스맥과 마찬가지로 알루미늄과 아연, 마그네슘을 사용한 삼원계 도금강판으로 내식성과 가공성이 매우 우수하다. 특히 포스맥과 동일한 원리로 삼원계 금속에서 나오는 생성물인 ‘시몬클라이트’가 표면에 필름처럼 형성돼 부식을 방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포스코그룹의 고유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이외에도 포스코스틸리온은 알루미늄·아연 합금도금강판과 알루미늄 도금 스테인리스강판 등 고객이 원하는 용도와 성능을 충족하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포스코스틸리온은 용도에 맞게 온도, 습도 등으로 인한 부식이나 변색에 강한 고품질 도금강판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생산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색상과 디자인을 넘어 가치까지 전달하는 컬러강판, ‘인피넬리(INFINeLI)’포스코스틸리온은 지난 2021년, 고객사와 이해관계자들을 초청하고 자사의 컬러강판 브랜드인 인피넬리를 론칭했다. 인피넬리는 컬러강판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Infinite)과 정교하고 아름다움(Finely)을 표현한 합성어로 포스코스틸리온이 앞으로 추구해나갈 컬러강판 사업 방향을 드러내고 있다.컬러강판 시장은 과거 단순한 색상을 지닌 제품 위주의 판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중국재의 시장 범람으로 인해 현재 다양한 디자인과 패턴으로 차별화를 추구한 고급재 중심 시장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피넬리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은 물론이고 고객에게 새로운 감성과 가치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친환경 시대에 걸맞게 대리석이나 나무 소재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들은 유심히 보더라도 질감과 무늬가 자연 소재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여기에다 철강재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자원의 선순환에도 이점이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불연, 항균, 유해물질 저감 등 기능성을 보유한 제품들까지 연이어 개발되며 고객에게 안전 최우선의 가치도 새롭게 제공한다.포스코스틸리온의 인피넬리는 포스아트(PosART)라는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트 강판을 새롭게 내놓아 제품군을 확장했다. 고객이 원하는 어떠한 이미지도 구현이 가능하고, 소량으로 제작 가능한 포스아트는 2019년 세계철강협회로부터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존의 철강 제품과는 결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디자인에 한계가 없고 적층 인쇄를 통해 질감의 구현까지 가능한 포스아트의 특징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됐다. 독특한 느낌의 건축 내외장재부터 미술작품, 안내판 등 문화 컨텐츠에도 적용되는 등 다방면에 활용된 것이다. 최근 경복궁과 청와대 등 문화 유산에 안내판 또한 포스아트로 제작됐는데 선명한 해상도는 물론 적층인쇄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를 구현해 관람 편의성을 증진시켰다. 기존 알루미늄 소재의 안내판 대비 강한 내구성과 높은 재활용률, 낮은 탄소배출량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어 관계자들의 호평을 들은 바 있다. 문화재청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적용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작년에는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재청으로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이처럼 인피넬리는 친환경, 안전, 아름다움, 어떠한 디자인 니즈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등의 다양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또한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적 브랜드를 표방, 끊임없는 소통에 의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제품을 지속생산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ESG 선도,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도금강판의 품질 향상을 통한 사용연한 증가, 디자인 기술력을 통해 자연의 소재를 대체하는 컬러강판 등의 발전 방향은 친환경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트렌드에 부합한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제품 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도 친환경을 지향한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과 함께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도료, 후처리 용액 등의 원료에 바이오매스 성분을 적용, 각각 미국 인증기관인 UL 시험성적 취득과 농무부(USDA) 승인을 획득하는 등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 친화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지역사회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그동안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활동들을 매년 전개해왔다. 자사 제품을 활용해 지역 복지시설과 취약계층 주택 보수, 인근 지역인 대송면의 농산물을 이용한 김장 나눔 등의 공헌활동은 수십년 째 이어져 오는 포스코스틸리온의 고유한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최근에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3억원을 출연, 포항시 농어업 관계부처와 함께 지역 농어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농촌 영유아 보육 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도구 지원을 시작으로 향후 폐어구 수거를 통한 해양 생태계 보존, 친환경 농업용 장비 지원, 농어촌 관광 명소화를 위한 리모델링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포항 농어촌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이런 노력들과 함께 중대재해 제로의 안전한 일터 구축, 지배구조 개선 등의 결과로 인해 포스코스틸리온은 국내 철강기업 중 포스코와 함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현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은 ESG다. 즉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대해서 기업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기업이 지속가능한지를 평가하고, 이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되는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가 가장 대표적이고 공신력 있는 평가인데, 포스코스틸리온은 컬러강판 동종업계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A등급을 획득해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3일에는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이 후원하는 ‘제17회 국가지속가능 ESG 컨퍼런스’에서 ESG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최고상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앞으로도 포스코스틸리온은 제품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친환경성확보와 지역사회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협력 강화 등 ESG 우선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3-06-22

경북 지방시대 대전환, 신규 국가산단 3곳이 책임진다

지난 3월 15일 국토교통부가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를 선정했다.경북도는 이번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경주SMR과 울진 원자력수소, 안동 바이오생명 3곳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신청했고, 3곳 모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경북도에는 1969년 구미1공업단지를 시작으로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된 3개소가 정식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면 총 13개소 80.20㎢(2천431만평)의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한 광역자치단체가 됐다. 여기에 영주시도 첨단베어링을 앞세워 올해 6월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목표로 현재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국가산업단지는 건국 이래 계속되어온 수도권 독과점 시대를 타파하고 △500만 명 규모 광역경제 공동권 구축 △지역별 혁신생태계 조성 △지방정부 권한이양으로 교육혁명, 일자리혁명, 지방정주시대 혁명 등 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지방시대 대전환 프로젝트’의 핵심적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경북도가 추진하는 지방시대 대전환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등 경제적인 부분이다. 지역에 일자리가 많아야 젊은이들의 유입이 조금이라도 더 쉬워지고, 그렇게 일자리를 찾아온 젊은이들로 인한 인구 증가는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수도권 독점화를 자연스럽게 타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윤석열 정부가 지역주력산업 경쟁력 제고 및 산업거점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신규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국정과제 및 지역정책공약에 반영된 사업 중 지역의 주력육성산업으로 원자력과 수소, 백신산업이라 판단하고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선정과정에서 국가산업단지의 필요성, 국정과제와의 정합성, 산업 입지적 장점 등을 내세우며 지역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 대응해 신청한 3곳이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경북도는 현재 이들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함께 각 후보지별 사업시행자 선정결과 보고 및 신규 국가산단 추진계획 발표, 지원 사항을 논의한 끝에 경주 SMR국가산단는 LH공사 단독시행하고, 안동 바이오생명국가산단과 울진 원자력수소국가산단은 LH공사와 경북개발공사 공동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 산업단지계획 수립 등 후속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사업시행자와 실무협의체 구성하고 실무회의를 통한 기본협약체결 및 기업수요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 예비타당성조사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경주, 안동 울진군에서도 사업을 위한 발걸음도 빨리하고 있다. 현재 각 지자체는 정부의 계획에 발맞춰 신규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행정절차를 착실히 밟고 있다. 경주SMR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먼저 문무대왕면 두산리 일대 150만㎡에 총사업비 3천966억 원을 투입, 2030년까지 SMR국간산단을 조성할 계획인 경주시는 SMR국가산단 조성사업과 관련해 빈틈없는 사업추진을 위해 LH공사와 6월 중 상생협약을 체결과 지역의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경주시는 SMR국가산단 지정과 관련해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고 향후 차세대 SMR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자리인 만큼, 슬로건을 ‘경북, 소형모듈원자로(SMR) 시대를 열다’로 정했다. SMR산업은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5GW 규모, 최대 620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짧은 건설기간과 운영·관리 비용 등을 감안하면 대형원전에 비해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한국은 이미 지난 2012년 원자력연구원이 한국형 SMR인 ‘SMART’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면서, 전세계 SMR시장의 새로운 강자가 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경주시는 SMR국가산단이 경주의 미래 100년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인 만큼, 국가산단 지정까지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SMR원자력 국가산업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과 원전기업 유치로 지역경제의 동력을 갖췄다”며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를 도약시킬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동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안동시도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은 서안동 IC 및 국도35호선과 인접한 안동시 풍산읍 노리 일원 132만㎡(약 40만 평) 부지에 사업비 3천579억 원을 투입해 바이오·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대마(헴프), 천연물 활용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융복합 신소재 산업 육성한다는 계획이다.안동시는 안동에 구축된 바이오·백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바이오·백신 생산거점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하고자 한다.특히, 핵심업종에서는 의약품 및 의료용품 제조, 의료용 화합물 및 생물학적 제제 등의 연구개발 기업을 유치하고, 연관업종으로는 헴프(HEMP)를 기반으로 한 특수직물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바이오식품과 헬스케어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이를 통한 경제효과는 산단 조성 완료 시점에는 70여 개의 입주업체가 4조 원을 투자하고, 이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8조 원, 고용창출은 3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안동시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백신 및 헴프(HEMP) 시장이 매년 20%대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를 주요 핵심 산업군으로 하는 국가산업 단지로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안동시는 기업지원 및 유치전략으로 취득·등록세를 50% 감면하고 기반시설 설치비를 최대한 지원해 분양가를 70만 원/평에 공급할 예정이다. 조성 원가 대비 차액 부분은 안동시가 부담해, 준공과 동시에 분양이 완료되도록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권기창 안동시장은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세계적인 첨단바이오 국가산업단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 정부 지방발전 정책인 기회발전특구 지정에도 총력을 다해 국가산단 추진과 맞물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주춧돌로 삼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울진군도 원자력 수소 산업의 역할과 발전 방안을 찾고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을 다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9일 포럼에서는 울진 원자력 수소 생산·실증단지 협력방안, CF100(Carbon Free 100%)의 현황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울진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최다 원전집적지로 잉여전력을 활용한 수소 대량생산과 연계산업 육성을 위해 울진군 죽변면 일원에 약 158만㎡규모로 총사업비 3천996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는 생산유발 효과 7조1천억 원, 고용유발효과 2만4천 명 등 미래 백년을 책임질 성장동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이곳에는 청정수소 RD 연구실증단지 등을 조성하고 저비용의 수소 생산·저장·운반·활용과 수소산업 전 분야에 대한 미래가치 창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에너지자립 실현을 뒷받침해 나갈 예정이다.특히, 수소 1kg 생산 단가가 재생에너지는 7천500~1만1천 원/kg인데 반해 원자력은 3천500원/kg에 불과하다. 수소 1kg 생산 시 탄소 배출량은 천연가스는 10.4kg, 석탄은 16.9kg에 이르지만 원자력은 없다. 이에 따라 울진군은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에 한수원을 비롯한 공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원자력 활용 수소 생산·실증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연간 20만t 규모의 수소 생산기반을 갖춰나갈 계획이다.손병복 울진군수는 “수소 전주기 산업생태계 구축, 산학융합지구 지정 및 대학 유치를 통한 산업 현장인력 양성, 물류·수소 운송을 위한 철도·고속도로·수출항만 등 산업기반SOC를 확충, 글로벌 원자력수소 허브로서 일자리가 넘쳐나고 사람이 모이는 지방강소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한편, 경북도는 3곳의 국가산업단지가 약 22조 원, 고용유발효과는 8만 2천여 명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지역의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산업생태계로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6-22

‘2025 APEC 정상회의’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에서!

□ 2025 APEC 정상회의2025 APEC 정상회의는 미·일·러·중 세계 4강을 비롯해 태평양 연안의 21개국 정상·각료·언론인 등 6천여 명이상이 한국을 방문하는 경제번영과 평화구축의 대규모 국제행사다. 참가 21개국 인구는 약 30억만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40%에 해당한다. GDP는 61.5%, 교역량은 50.4%를 육박하는 세계 최대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이다.이번 한국 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개최 후 20년 만에 열리는 국제회의로 단순회의가 아닌 5천년 유구한 한국의 역사문화를 소개하고 개도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기적을 공유함으로써 한국의 국격을 드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경주시는 경북도와 함께 2021년 7월에 APEC 유치의향을 공식표명하고 본격적인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11월 도시 결정을 목표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이자 APEC 준비된 도시 경주가 최적이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전 시·도민들이 혼연일체가 돼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 지금은 지방화 시대, 지방 중소도시 성장 발판현재 경주, 부산, 인천, 제주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경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광역단체이다. 일각에서는 지방 중소도시인 경주에서 어떻게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엄청난 착오다. 경주는 2005 APEC 에너지장관회의를 시작으로 2012 APEC 교육장관회의, 2015 세계물포럼 등 총 16회의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풍부한 노하우가 있어 이는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하다.또한 경주는 현 정부의 지방화시대 및 국가 균형발전 철학과 APEC 비전의 포용적 성장가치(소규모 도시개최) 실현의 최적지로 꼽힌다. 그간 개최된 정상회의 중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톡(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례를 보면 경주유치의 당위성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이를 증명하듯 2005년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되었을 때 한미정상회담은 보문단지에서 열렸다. 단순히 회의만 한다면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에 하면 된다. 그러나 APEC 정상회의의 개최 의미와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고 싶다면 그 도시는 바로 경주가 되어야 한다.□ 경호 안전·안심 최적, 편리한 교통접근성경주는 정상 경호와 안전의 최적도시이다. 주 회의장인 화백컨벤션센터가 있는 보문단지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항아리 모양으로 반경 1.5㎞ 이내 고층건물이 적고, 모든 회의장과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어 이동 동선이 매우 짧다. 특히 단지 내 특급호텔 등 354개소의 1만1천405실의 풍부한 숙박시설을 갖췄다. 이 중 10개소 164실은 정상용 숙소로 활용이 가능하다.특히 보문단지 내 일부 통제만으로도 경호,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어 타 도시처럼 도심 구간봉쇄에 따른 시민불편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여기에 주 회의장인 화백컨벤션센터의 리모델링 사업이 2024년까지 완료될 예정이어서 굳이 새로운 회의시설을 지을 필요도 없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화백컨벤션센터와 보문단지 일원 178만㎡가 비즈니스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됨에 따라 APEC 경주유치에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지방이어서 교통이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주는 1시간 거리대의 보잉 747급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김해공항이 있고, 40분 거리에 울산공항과 포항경주공항이 있다. KTX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2시간 만에 올수 있는 편리한 교통접근성도 갖추고 있다.특히 강대국 정상들이 전용기를 타고 성남서울공항을 이용한다고 볼 때 그곳에서 인천으로 가는 시간보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가깝고 편리하다. □ 다양한 산업시찰이 가능한 가장 한국적인 도시경주는 최근 SMR 국가산단 유치를 비롯해 한수원, 원전,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중수로해체연구원,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 원전·자동차 첨단과학도시로 급부상 하고 있다. 더욱이 포항(철강), 구미(전자·반도체), 안동(바이오산업), 울산(완성차, 조선)이 인접해 있어 개발도상국들에게 한국의 경제산업 기적을 소개할 수 있는 인프라도 풍부하다.또한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점, 국가문화재 36점, 사적 77점 등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문화 유산의 보고다.전 세계 여행객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론니플래닛’, ‘내셔널지오그래픽’, 타임지 등 세계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꼭 가봐야 할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경주를 소개하고 있다.또한 1400년 전 찬란했던 옛 신라를 복원하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전력질주 중이다. 총 1조 150억을 투입해 월성·황룡사·동궁과월지 등 15개 핵심유적 복원정비가 완료되면 APEC 참가자들에게 신라 천년고도의 위엄을 한껏 보여줄 수 있다.아울러 APEC이 개최될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 최절정기로 세계 정상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석굴암, 동궁과 월지, 대릉원, 첨성대 등에서 찍은 사진이 전 세계에 방영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감동 그 자체로 세계의 이목이 경주와 한국에 집중될 것이다. □ 2025 APEC 유치효과 및 유치활동APEC 경주 유치로 1조원 육박하는 생산유발효과와 5천억 규모의 부가가치 효과, 8천여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비롯해 무엇보다 국제MICE 관광도시 위상제고 등 경주의 미래 100년 대계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것이다.그간 APEC 경주유치 기원 콘서트, APEC 유치 범도민 추진위 발족, 국무총리 면담 등 정부 각 요로를 통한 경주유치 지지 협조를 요청해다. 또한 한중일 3개국 협력사무국(TCS) 언론인 및 인플루언서, 지역 문화 전문가를 대상으로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정계, 경제계, 법조계, 문화계, 학계, 외교 등 여러 요로로 경주유치 홍보 및 세일즈에 전력을 기울였다.경주는 20년 전 태권도 성지가 경주임에도 태권도공원 유치 무산의 뼈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이번 APEC 정상회의 만큼은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일념으로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주낙영 시장은 “2025 APEC 정상회의는 21개국 정상들의 안보·경제 등 국제회의를 비롯해 우리의 5천년 유구한 역사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이자 지방시대 국가 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는 최적지는 오직 경주뿐이다”고 강조했다.주 시장은 이어 “중소 지방도시의 국제행사 성공개최 의구심은 기우에 불과하며, 풍부한 국제회의 성공 노하우에 경호·교통은 물론 원전·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시찰이 용이한 점 등 강점을 최대한 알려 정상회의를 기필코 유치해 경주발전의 100년 대계로 삼겠다. 또한 APEC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 행사를 개최할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국민들의 성원과 협조를 당부했다./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6-22

경북 힘으로 새 대한민국 건설

지난 1년간은 대한민국 지방시대 원년이었다. 이제는 확실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제도와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 균형발전 컨트롤타워의 핵심인 ‘지방시대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자치재정, 자치교육, 자치조직권도 과감히 되찾아야 할 것이다.-올해 하반기 도정운영 방향은.△고물가에 수출과 투자는 부진하고 경기는 둔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민생을 잘 챙겨야한다. 최근 일어난 전세사기사건에 도민의 피해는 없지만, 피해사례가 생기지 않게 도차원의 사전 대책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그리고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산업은 경북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먹거리들이다. 현재는 당면 현안인 구미의 반도체 특화단지와 포항의 배터리 특화단지 지정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구미는 SK 최태원 회장이 지난 2월 5조 5천억원의 투자를 약속했고 포항은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이 올해만 5조원의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고 기대해도 좋다.경주 SMR, 울진 원자력수소, 안동 바이오 등 경북이 추진 중인 국가산단은 지난 4월 대통령의 방미 성과로 날개를 달게 됐다. 한미 기업간 체결된 첨단산업분야, 청정에너지분야 업무협약이 경북도의 주요 전략산업과 관련되어 있어, 반도체, 이차전지, 청정에너지 등 관련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관련산업들이 탄력 받을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도내 공항신도시 조성이 4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되는데.△이전부지 선정 후 일찌감치 공항신도시 조성을 준비해왔고, 4개 권역의 공항신도시 개발계획을 수립했다.첫 번째 권역은 스마트 항공물류단지 조성이다. 중남부권 항공물류 허브공항의 핵심으로 통합물류센터와 백신·신선식품 저온저장유통시설 등이 건설된다. 향후 자유무역지역으로도 지정해 전자상거래 국제물류센터와 첨단제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두 번째 권역은 항공산업의 육성을 위한 항공산업협력단지(클러스터)다. 대통령 지역공약에 반영된 항공전자부품거점단지, 중소형항공기 MRO클러스터를 비롯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UAM 기체 제작과 소재·부품·정비단지, 전문인력양성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세 번째 권역은 미래식품 기술경쟁력 강화와 농식품 해외수출 거점 마련을 위한 농식품산업협력단지를 조성한다. 스마트팜 연계 첨단생산단지, 가정간편식이나 펫푸드와 같은 첨단식품기업단지, 농식품수출종합지원센터 등을 조성해 지역의 농식품 산업의 판로개척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네 번째는 공항신도시의 교통인프라에 관한 것으로 도시 전체를 미래 모빌리티 특화도시(M-City)로 조성할 계획이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자율주행은 물론 UAM 시범사업과 상용화에 대비한 버티포트 등 UAM 인프라를 구축한다.올해 국토교통부의 민간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되면 공항신도시 조성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시행자는 공항신도시 조성계획을 다시 한 번 검토해 사업타당성을 분석하고, 경북도와 협의해 토지이용계획을 수정·보완하게 된다. 이후 2025년부터 관련기관 협의 등을 거쳐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2027년에 공사를 착수할 예정이다.-민선 8기 경북도정을 정리한다면.△민선8기의 소명은 한마디로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50년 넘게 이어온 수도권 집중의 물길은 기업,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측면에 격차를 심화시키고, 국토면적의 10%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상이 몰려 과도한 경쟁사회가 됐고, 과밀의 심화는 세계 10위의 부자국가가 되었지만 국민은 행복하지 않은 나라를 만들었다.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만이 살길이라 생각했다. 대통령은 인수위 최초로 ‘균형발전TF’설치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목표로 화답했다.국정목표까지 채택된 ‘지방시대’를 우리 경북이 주도하기 위해 농업대전환, 고등교육 혁신 등을 포함한 지방시대 8대 정책과제도 도민들께 보고 드렸고 23개 시장, 군수와도 뜻을 함께 했으며 국회차원에서도 차등전기요금제, 외국인광역비자를 위한 입법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3-06-22

대구 옛 영광 찾도록 힘 모으자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구에는 미래 50년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통과로 대구 재건과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진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미래 대구 50년을 위해 대구·경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 등을 들어봤다.-오는 7월 1일이면 대구시장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간 대구시정을 추진한 성과와 소회는.△국내 3대 도시이었던 대구는 섬유산업 몰락과 함께 산업구조 개편 실패로 30년째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취임 초 지역 폐쇄성과 기득권 카르텔 타파,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5대 신산업 중심의 산업혁신 등 대구 부흥을 위해 지난 1년간 거침없이 달려왔다. 대구 대혁신의 길에 일부 반대와 불만이 있더라도 결코 멈추거나 물러서지 않고 250만 대구시민만 바라보며 당당히 나아가겠다.-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통합신공항특별법이 통과됐다. 대구 미래 50년 발전을 위한 신공항 개발 방향과 앞으로 할 일은.△특별법 제정으로, 신공항 사업이 국가가 보증하는 사업으로 전환되어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신공항은 대구미래 50년 번영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서,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공항시설 규모를 반영해 첨단 물류·여객 중심 복합공항으로 건설해야 한다.이제 시작이다. 신공항 주변에 첨단산업단지와 에어시티를 조성하고 수도권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해 대구경북신공항 경제권을 만들어 대구·경북이 다시 부활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국토부의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가 6월말 완료 예정으로 신공항이 조기 개항될 수 있도록 하반기에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최근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다녀왔는데, 양 도시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았고 어떤 부분을 지역에 도입하려 하는가?△두바이에서는 대규모 공공주도형 개발사업에 해외 투자자들을 참여시킨 과정과 전략을 살펴보고, 공항 프리존을 둘러보며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유치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싱가포르에서는 글로벌 물류·여객 거점공항으로 운영되는 창이공항과 대표적 수변도시인 마리나베이를 둘러봤다. 커퓨 타임이 없어 24시간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고, 각종 복합편의시설 및 서비스 등을 갖춘 창이공항의 혁신적인 운영 사례를 신공항에 적극 반영해 민·군 겸용 물류중심의 세계적인 공항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후적지는 금호강 물길 연결을 통한 수변공간을 중심으로 상징적인 랜드마크 건축물과 함께 금융·관광·상업·첨단산업이 들어가는 미래 글로벌 수변도시로 탈바꿈시켜 글로벌 신성장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대구 5대 신산업 중심의 지역 산업 구조개편 정책의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은.△신공항 특별법 통과로 5대 신산업 중심의 산업재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본다. 신공항 중심의 신경제권이 생기고 그에 걸맞는 산업구조 재편을 위해 5대 미래 신산업에 중점 투자 중이다. 수성알파시티는 과기통신부와 예타사업, 재정사업 등 추진해 ‘비수도권 최고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육성키로 했고 반도체 분야는 민선8기 출범 1년 만에 국비 1천73억 원을 확보했으며 테크노폴리스의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 사업도 8월에 예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SKT·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 컨소시엄과 함께 신공항 개항 시기인 2030년에 UAM을 상용화할 예정이고 디지털 헬스케어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내년에 제22대 총선이 치러진다. 현재의 여야 상황을 전제로 한다면 내년 총선은 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의 향방은 어떻게 보나.△(여당 압승은)일부 여론조사에서 나온거라 믿기 어렵다. 120석이 넘는 수도권 국회의원 90%가 민주당이다. 아무리 여당이 우세하다 해도 될만한 사람을 공천해야 하는데, 인재고갈이 문제다. 이에 대한 준비를 안하고 있다. 대통령실 측근도 강남이나 지방으로 가려고 한다.-대구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수도권에 버금가던 대구의 GRDP가 전국 꼴찌다. 대구·경북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5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산업을 개편하고 신공항 중심으로 거대한 첨단산업단지을 만들어 대기업을 유치해 대구·경북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곤영기자

2023-06-22

“‘군위의 신공항 열매, 대구경북과 함께 나누겠다”

경북 군위군이 다음달 1일 대구광역시에 편입된다. 군위군은 다음달 1일부로 시행되는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구광역시 군위군’으로 새로운 행정시대를 맞는다.경북도와 대구시는 지난 2020년 7월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을 전제조건으로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에 대구경북신공항을 건설하기로 공동합의했다.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은 지난 1895년 군위현에서 군위군으로 승격하고 1896년 8월4일 ‘13도제 실시’에 따라 경상북도에 속한 지 127년만이다. 또 군위군이 이웃한 의흥군을 통합해 현재의 모습인 ‘경상북도 군위군’으로 개편된 1914년 이후 109년만이다.특히 군위군 대구광역시 편입은 국가 정책적 목표로 이뤄진 기존의 광역시 편입 사례와는 달리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로 이루어진 첫 사례로 기록된다.인구 2만3천명의 군위군이 대구시 편입되면 행정, 복지, 의료, 교통, 교육 등 사회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대구시 편입을 앞둔 김진열 군위군수로부터 대구시 편입과 관련한 준비 상황과 대책, 비전 등을 들어봤다. -그동안 대구시 편입 준비 과정 전반을 진두지휘해 왔는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군정 전반에 대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중이다. 대구편입으로 인해 행정과 복지 등 사회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군민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 모든 군민들이 편입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수 있도록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철저히 준비하겠다.-아무래도 행정적이나 지방재정적인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 을것 같은데, 편입이 되면 당장 무엇이 달라지나.△경상북도에서 대구광역시로 행정구역이 변경된다. 1896년 13도제 편제에 따라 경상북도에 소속된 이후 128년만이다. 행정, 교통, 교육, 산업 분야 등에서 크고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농촌인 군위군의 도시화 진입이 가장 큰 의미를 지닌다. 교통망 확충과 첨단산업단지 조성, 항공산업기반 확대, 생활환경 개선 등의 도시화가 가속화할 것이다.-주민들이 피부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행정서비스는 어떤 것인지.△군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상수도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로 이관돼 체계적이고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학군이 조정돼 군위군에 있는 고교생은 대구의 1학군으로 편입되며, 중학생은 대구지역 추첨 배정고를 포함한 모든 학교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경북경찰청 관할인 경찰사무가 대구경찰청으로, 경북 의성소방서 관할인 소방사무는 대구 강북소방서로 변경된다.무엇보다 군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 진다. 군위군 지역에 시내버스(급행) 노선이 신설되고 마을버스가 도입된다. 택시요금체계도 통합운영된다. 택시요금체계를 대구광역시 기준으로 통합하고 군위군으로 이동 경우 요금부담 경감위해 시계외할증요금은 적용하지 않는다.지역 어르신 통합 무임교통카드도 발급된다. 통합 무인교통 지원 대상은 올해 75세를 시작으로 해마다 1세씩 대상 연령을 낮춰 2028년에는 70세 이상 어르신은 시내버스(경산·영천 포함)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교통약자 이동 편의 지원서비스 통합, 확대 운영해 군위군 지역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도 크게 신장된다.기존 ‘군위 행복나드리콜’을 ‘대구 나드리콜’로 통합 운영하면서 차량 대수를 기존 특별교통수단 4대에서 14대(특별교통수단 6, 교통약자콜택시 8)로 늘릴 예정이다.-대구편입을 앞두고 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군위를 교육특구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교육정책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기반의 문제이다. 광역 교통망 확충과 산업기반 조성, 정주환경 개선이 되면 인구유입과 학생 수 증가로 이어져 교육기관과 시설이 크게 확충되게 된다.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는 약 220억 가량의 교육발전기금 조성하고 다양한 장학혜택과 교육 지원을 해오고 있다. 군위인재양성원이 종합 학생지원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편입에 맞추어 IB교육 도입하는 등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교육자유특구 지정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을것으로 기대한다. 군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단순히 공항만 옮기는 것이 아닌 공항을 통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대역사이다. 200만평에 첨단상업단지와 에어시티 조성 등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항공산업 종사자 및 군인 등 인구 유입이 크게 증가하면 인구 15만 자급자족형 공항도시로 발전이 예상된다. 하늘길이 열리고 광역교통망이 확충돼 중남부권의 물류를 담당할 항공교통물류 허브도시로 도약할 것이다.-인구변화도 있을 듯한데.△인구변화는 군위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문제이다. 경북을 비롯해 전국의 지방중소도시들이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하지만, 군위군은 신공항과 대구편입으로 다행히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통합신공항이 속도를 내고 대구편입이 완료되면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 젊은 인구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K2 영외관사 배치로 2천세대,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취업유발인구 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점진적 도시화, 출산에서 대입까지 책임지는 다양한 교육지원사업, AI명의 사업 등 스마트 건강관리서비스를 통한 정주여건이 개선되면 인구 유입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마지막으로 군민과 대구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7월 1일이 되면 대구광역시와 군위군이 행정구역상 하나가 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와 있다. 지방소멸 1순위인 군위군은 대구라는 날개를 달고 새롭게 도약하고 대구시는 전국 최대광역시로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특히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대구에는 후적지를 활용한 UAM(도심항공교통) 특화도시 구현을, 군위에는 항공물류와 배후산단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자립도시 구현이 가능해 졌다.경제적 효과가 51조원, 취업유발인구가 40만 명이라는 열매를 군위군만이 아닌 대구경북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또한 공항 접근성을 향상을 위한 땅길, 철길의 광역교통망으로 대구와 군위의 접근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며 이 역시 군위만의 혜택이 아니라 대구경북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대구편입, 통합신공항, 덧붙여 군부대 이전까지 이 3대 키워드로 대구시와 군위군이 상생할 수 있는 그날의 기쁨을 군위군민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시도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군위/김현묵기자 muk4569@kbmaeil.com

2023-06-21

고령 ‘어메이징 가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꿈 영글다

최근 고령군은 오는 9월 예정인 가야고분군(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대비 체류형 지역특화 관광상품인 ‘어메이징 가야(Amazing Gaya)’가 경북 대표 관광상품 왕중왕전에 최종 진출했다고 알렸다.경상북도는 관광객 1억 명 유치를 위한 관광활성화 붐업과 체류형 관광 활성화로 생활인구 증가와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경쟁력 있고 잠재된 관광상품 발굴을 통해 경북 대표 관광상품을 선정하고자 군위군을 제외한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이번 공모를 진행했다.1차 서류심사에서 권역연계형(2개 시·군 이상 구성) 3개 상품, 단일시군형(1개 시·군 구성) 15개 등 18개 상품계획서를 평가해 9개 상품이 이 심사를 통과했고, 지난 9일 2차 프레젠테이션 발표 심사를 통해 최종 6개 상품(권역연계형 2, 단일시군형 4)이 왕중왕전 본선에 진출했다.이번 ‘경북 대표 관광상품 왕중왕’에 선정된 여행상품은 방송캠페인, 스팟광고 등 홍보마케팅과 여행전문가들이 실제 상품을 체험해보는 참가자 평가, 관광박람회의 상품 홍보 등을 거쳤다.이후 참관객 현장 평가, 방송사 특집방송을 통한 시청자 평가 등을 거쳐 연말 최종 ‘왕중왕’상품 1개를 선정하고 내년 사업비 지원과 상설 운영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고령, 경북 유일의 가야문화권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고령군에서 신청한 ‘어메이징 가야(Amazing Gaya)’는 경북 유일의 가야문화권 관광상품 개발과 운영으로 양적인 측면에서 체류형 관광객 유치 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질적인 측면에서도 관광 트렌드를 반영한 야간 관광으로 여행자들의 만족을 높이는 것도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지산동 고분군은 고령군을 병풍처럼 감싼 해발 310m의 주산으로부터 남쪽으로 뻗은 가지능선을 따라 형성돼 있다.능선의 꼭대기 지점엔 비교적 대형 고분이 분포해 있고, 그 주변으로 대형 고분보다 작은 봉분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형상을 보인다. 지금까지 확인된 봉토분은 706기로 알려져 있다. 봉토가 남아있지 않은 소형 무덤을 포함하면 수천 기의 고분이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지산동 고분군은 5세기부터 6세기에 걸쳐 축조된 대가야 지배층의 집단묘역으로 추정된다. 긍정적 시각을 가진다면 대가야의 역사가 현대에 와서 고령군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자원이 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이런 점을 감안해 ‘어메이징 가야’의 핵심 프로그램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예정인 지산동 고분군 야간 트래킹이 당연히 포함됐다. 여기에 국악기 가야금 연주 체험, 전통엿 만들기 체험, 대가야복식(한복) 체험, 가야금 퓨전공연 등이 더해졌다.이와 더불어 참가자 체험프로그램인 족욕 체험, 지역특화음식 미식 체험, 전통주인 대가야 스무주 체험과 오는 7월에 촬영 예정인 음악·예능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창작되는 지역송(노래) 부르기 등으로 구성했다.특히,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스토리텔링화 한 대가야 궁성지와 왕정을 방문하는 것으로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주목된다.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해 가야고분군은 오는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이런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추진되는 경상북도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어메이징 가야’를 브랜딩하고,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개발·운영하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홍보채널을 통해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인 것이다.고령군은 이번 경북 대표 관광상품 왕중왕전 최종 진출로 관광상품 판매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증대, 체류시 야간관광을 통해 여행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복안을 마련했다.이는 궁극적으로 경북 유일의 가야문화권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고령의 관광이미지 및 관광객 수용태세 개선, 야간 관광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고령 딸기 활용한 전용서체 개발로 지역 정체성 알려고령군청 관광진흥과 관광마케팅팀은 민선 8기의 시작과 더불어 지역 관광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달성군과 달서구 등 낙동강을 인접하고 있는 지자체간 연계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또, 투어버스 ‘달리고(달성군+달서구+고령군)’사업도 의욕적으로 추진했고, 지난해 10월 한 달간 고령 방문 캠페인으로 ‘고령 관광의 달’을 기획해 17개 세부사업을 치밀하게 실행했다.특히, 지역특산물인 고령 딸기를 활용한 전용서체 개발을 완료하고,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해 지역의 정체성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또한, 이를 관광 안내, 상품 포장, 홍보인쇄물 제작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디자인에 적용해 활용도를 높이기도 했다.사실 고령군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농산물이 다른 어느 지방자치단체보다 많다. 수박과 감자에 이어, 얼마 전부터는 양파까지 소비자들에게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딸기 역시 제외하면 안 될 고령의 특산물이다.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재배종 딸기는 유럽과 미국에서 자생하던 몇몇의 야생종을 교배시킨 것인데,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무렵이다. 고령군에서는 1973년에 처음 딸기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해 쌍림면 안림리 600여 평 밭에 딸기 모종이 처음으로 심어졌다. 이후 1980년부터 ‘반촉성 재배’가 일반화됐고, 1982년에는 쌍림면 곽해석 씨 등이 촉성재배를 시작했다는 것이 고령군청의 설명이다.고령 딸기가 현재의 전국적 명성을 얻기까지는 농민들의 적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 고령에서 딸기를 기르는 농민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가야산 줄기 미숭산과 만대산의 깨끗한 물과 그 일대 기름진 흙이 고령 딸기의 맛을 알렸다”고. 이에 더해 “유기농법에 의한 재배도 품질 향상의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명품 딸기가 된 것이니, 고령군민들이 딸기에 관해 가지는 자부심은 크다. 그러니, 지역 특산물인 딸기를 관광 활성화에도 접목시킨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그렇기에 고령군은 ‘카페 청솔로9’와 공동으로 지역특산물 고령 딸기를 활용해 관광마케팅 협력사업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FB 상품라인을 출시해 농가의 소득 증진은 물론, 협력마케팅으로 지역 이미지 향상과 매출 확대도 실현 중인 것.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 ‘관광 3.0시대’를 열어갈 고령군 만들기 위해 노력고령군은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대비하고 군정 목표에 부응하고자 가일층 적극적 행정을 펼쳐 △한국관광공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사업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경상북도의 시·군 대표 관광자원 발굴·육성사업 △경북 대표 관광상품 왕중왕전 공모에 선정됐다.군청의 1개 팀이 5개의 공모사업에 도전해 모두 선정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이에 관광업 전문가들은 “민선 8기 들어 3건의 업무협약과 더불어 즉각적인 후속사업 추진으로 상생협력과 관광의 시너지 효과가 상승되고 있다”는 호평을 하고 있다.고령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각오다. 2023년 관광마케팅팀 본예산의 2배 이상을 공모사업으로 확보했으니, 하반기부터는 선정된 공모사업과 상호 연계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련 행정 절차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이와 관련해 고령군청 최용석 관광진흥과장은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보다 적극적인 관광마케팅 행정을 펼쳐 국·도비 예산울 확보하고, 특화된 관광상품 개발과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로 고령의 관광 3.0시대를 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