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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의원연금 폐지, 결국 헛 공약에 그치나

지난 해 총선과 대선기간 동안 정치권에서 화두가 됐던 `기득권 포기`가 구두선에 그칠 모양이다. 신년 정초 새벽에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금년도 예산안을 들여다보니 의원연금 관련 헌정회 예산 128억원이 칼질 한번 가해지지 않은 채 고스란히 통과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거 때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번 국회의원 연금 폐지공약을 모른 척 넘기는 것은 너무 심했다.지난 한 해동안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여야는 표심잡기의 일환으로 한결같이 특권포기를 경쟁적으로 외쳐댔고, 그 가운데 국회의원 연금 폐지 공약은 여야 공히 기득권 포기 약속의 한 사례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었다.국회의원 연금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것은 단 하루만 국회의원으로 활동해도 65세 이후부터 연금수령을 가능하게 한 `특권 조항`때문이었다. 국회가 입법권을 지니고 있는 자신의 권능을 스스로의 이익을 챙기는 데 동원한 나쁜 선례였다. 또 월 120만원으로 책정된 연금 수령금도 터무니없이 많다. 일반인이 이 정도의 연금을 받으려면 매달 30만원씩 30년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비난여론이 들끓자 새누리당은 연금지급 대상범위를 `현재의 수령자`로 묶고, 의원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소득이 일정수준 이상이면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통합당도 유사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가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기에 언론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돼도 의원연금은 폐지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하기까지 했다.그런데 국회 예결위원들에게 쉴새없이 `쪽지`를 들이밀며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됐던 의원들은 정작 자기 희생을 하는 데는 짐짓 모른 척 넘어가버렸다. 특히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책임이 민주당보다 훨씬 크다고 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우고 있는 국민대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의원연금 폐지를 통해 기득권 포기공약을 솔선수범했어야 옳았다.만약 이번에 국회가 의원연금 폐지를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이 `선배 의원`들에 대한 배려에서 또는 그들의 로비때문이었다고 한다면 연금폐지 약속은 앞으로도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 될지도 모른다. 올해 65세가 되는 전직 의원들에게 연금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현행 제도를 그대로 놔뒀다면, 2014년도 예산안 처리 때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역 의원들이 `선배 전직 의원`들을 설득하고, 자신들도 미래의 혜택을 과감히 내려놓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여야는 특권 내려놓기라는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과의 약속을 하루빨리 이행하길 바란다.

2013-01-03

동해안 시대를 여는 동해안고속도로

2013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의 출발은 항상 새로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경북도는 새해 첫날 국가 투자 9조원 시대의 희망을 제시했다. 임진년 마지막날 우여곡절 끝에 올해 정부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경북도는 올해 지역 투자 국비 예산 규모가 역대 최고인 9조393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조7천434억보다 16.7%가 증가한 규모이다.광역SOC사업과 미래형첨단과학 산업육성등 다양한 국책사업들 가운데 남북7축 고속도로 예산 1천870억원이 반영된 대목이 눈에 띈다. 국가교통장기계획상의 남북7축에는 울산~포항~영덕~울진~삼척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사업이다. 여기에 `영일만대교`건설 프로젝트가 있어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영일만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에서 북구 여남동까지 길이 9.1㎞의 해상 교량이다. 동해면을 시점으로 4.2㎞는 해저터널로, 나머지 영일만항까지 3.9㎞는 대교로 건설될 계획이다. 터널과 교량 중간에는 인공섬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구상으로 사업비 1조2천억원을 투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포항시는 지난해 1월 영일만대교 건설 계획을 수립했지만 지난해말 한국도로공사는 동해고속도로 기본설계 노선을 확정하면서 영일만대교 구간을 제외하고 장래 추진구간으로 지정했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고, 포항시는 민자사업으로 선회했다. 포항시는 영일만대교 민자유치를 위해 현행 국가 재정 지원율을 20%에서 40%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와 경북도는 재정지원율 40% 상향안을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에 포함시키고자 노력했으나 대표공약으로 명문화하는데 실패했다. 앞으로 사업 추진에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동해안은 북한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과 나홋카, 중국의 동북3성, 일본의 니가타를 중심으로 형성된 환동해경제권의 중심이다. 특히 포항시는 환동해경제권의 거점 도시를 준비하고 있다. 낙후된 동해안의 경제를 살리고 동북아경제권시대의 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해안고속도로 건설이 지역의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현재 동해안고속도로는 지난해 말 한동대앞 나들목과 강구JTC 건설 기본설계가 완료됐고, 올해 반영된 예산으로 이들 구간에 대한 실시설계가 착수될 계획이다. 결국 동해안고속도로는 영일만대교 구간을 제외한 채 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동해안 고속도로를 아무리 빨리 건설해도 영일만대교가 건설되지 않으면 결국 반쪽 도로에 그치게 된다. 동해안을 아우르는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정치지도자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나서서 새 정부와 국회 등을 상대로 영일만대교의 국가 재정 지원율 인상과 민간 사업자 유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2013-01-03

풍요의 상징인 뱀의 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

2013년 계사년(癸巳年), 뱀의 해가 밝았다. 우리 민속에 투영된 뱀은 용과 더불어 신앙의 대상이 되며, 더욱이 농사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생산성과 풍요로움과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된다. 뱀은 기울고 차는 달의 이미지 영휴(盈虧)와 관련되며, 허물을 벗는 동물이라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탄생의 의미를 갖는다고 믿었다. 계사년 새해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취임해서 국태민안(國泰民安)의 국정을 펴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한 해다. 박근혜 당선인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삶을 올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면서 “이를 위해 국정의 중심을 민생과 국민대통합, 약속 실천에 두겠다”고 밝혔다.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뱀의 해에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계획이나 공약들이 중단 없는 노력으로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경북도 지방분권 균형발전 앞장을경북도는 지난 해 경제위기와 폭염, 태풍, 불산 누출사고 등 크고 작은 시련을 겪었다. 그 와중에서도 경북도는 5조6천억원의 투자유치, 경북수출 525억불 달성, 원자력클러스터 국책사업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확정, 낙동강살리기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 등을 통해 중단없는 발전을 이뤄냈다.2013년 새해에는 세계경제가 지난 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에 도민의 뜻과 지혜를 모아 한해를 잘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새해에도 경북도가 양질의 일자리와 성장동력 창출, SOC 확충,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경주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글로벌 문화경북, 강·산·바다 프로젝트, FTA를 넘어서는 농어촌의 미래, 서민이 대접받는 행복경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특히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연말 대선과정에서 촉구했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박근혜 당선인과 함께 실천해 지방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길 바란다.대구시 대기업 유치로 경제활성화대구시도 지난 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첫 분양을 시작했고, 테크노폴리스에 22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국가과학산업단지도 본격 조성을 위한 준비를 끝냈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역 제조업 수출 증가액이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20년만에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도 잘 치렀으며, 근대골목투어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동성로 등 도심 리모델링·디자인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새해에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밝힌 것 처럼 국가과학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에 우량기업을 유치하고, 2013세계에너지총회도 성공적으로 개최해 활기찬 도시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또 도시철도 3호선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대구의 랜드마크로 건설하고, 새 야구장과 이우환 미술관 건립, 신공항 건설과 K-2이전을 비롯한 지역숙원사업 해결에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도 모두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새해에는 대기업이 없는 대구에 대기업을 유치하고, 더 많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일것이다.포항시, 감사나눔 전국적 확산기대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시는 지난 2012년 한해 감사운동의 활성화, 대형 SOC사업의 순조로운 진행, 300억원 장학기금 초과달성, 복지 증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며 한해를 마무리지었다. 특히 지자체 최초로 올해 감사와 배려, 나눔과 소통을 위한 `감사나눔 범시민운동`을 전개해 국가 청소년 인성교육 대안으로 주목받는 한편 전 시민에 감사바이러스 전파로 행복도시의 기반을 다졌다.또 경북야구인의 꿈이라 할 수 있는 포항야구장을 준공, 프로야구 경기 삼성-한화 3연전을 유치하며 대형스포츠 행사에 목마른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시켰다. 복지분야에서는 장애인 일자리를 늘리고, 커피전문점 등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했으며, 저소득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사업, 푸드마켓 운영 활성화 등을 통해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도시 조성을 위해 세오녀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난 11월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으며, 포항어린이타운 건립, 글로벌 인재육성 장학기금 300억 원 초과달성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지난 11월에는 지방자치단체 복지정책 평가대회에서 복지업무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포항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굵직한 사업들도 차질없이 진행됐다. 지난해 5월에는 추진 6년만에 드디어 첫 삽을 뜬 포항시민의 오랜 숙원 사업 동빈운하 건설이 착공됐다. 광역 교통망 확충을 위한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개설을 비롯, 지난해 공사에 착공한 KTX 동해 남부선 연결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계사년 새해를 맞아 포항시는 신년시정 키워드로 `서민·행복·감사(感謝)`에 두고, 서민이 행복하고 감사(感謝)로 소통하는 포항을 구현하는데 시정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모쪼록 새해에는 대구·경북지역민들이 바라는 이런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경북매일은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고, 뛰고, 달리며 이런 소망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한다.

2013-01-02

포항, 아쉬움 접고 새 희망을 맞자

숱한 아쉬움과 사연을 뒤로 한 채 임진년 한해가 저물어 간다. 제18대 대선 등 정말 다사다난했던 2012년 한 해가 역사의 장(章)으로 사라지고 있다. 하늘과 땅, 바다, 사람,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오늘밤을 경계로 시간은 새로운 역사를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이 될 것이다. 오늘 이 시간이 지나 어둠이 깔리면 내일 새 일출을 보기위해 수많은 발걸음이 해맞이 명소로 몰릴 것이다.올 한해는 그 어떤 해보다 갈등으로 얼룩진 한해였다. 대선으로 국민의 절반이 갈라진 것이며 온갖 정책 등을 두고 여야가 대립했고, 김정은의 등극으로 남과 북이 더 멀어진 한해였다. 2012년은 정말 힘들었다. 경제성장률도 3%를 채우지 못했고, 지난 IMF때보다 더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었다. 포스코를 비롯 철강도시 포항의 많은 기업들이 그야말로 가장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 어려움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안타깝다. 그 힘든 속에서도 포항은 `감사 나눔`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한 기업에서 시작됐던 감사나눔운동은 포항시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관과 기업으로 확산된 뒤 포항시 전역으로 퍼졌다. 마침내 이 운동은 청와대까지 파고드는 놀라운 위력을 발휘했다. 올 한해 포항을 지탱했던 가장 큰 힘이 바로 감사 나눔이다. 포항에서 처음 시작된 이 감사나눔운동은 내년에도 전국 방방곳곳에서 그 열기를 더할 것이다. 그래서 관과 시민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하나가 돼 이 사회를 더욱 밝게 만들 것이다.1948년 정부 수립당시 국민소득 68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최고빈국이 60여년만에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지금이 있기까지 우리가 겪은 그 많은 시간들을 세계인들은 과연 정상적으로 보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흘린 땀의 대가를 우리가 거둔 것이다. 우리국민 스스로 위대한 민족이라고 자부해도 괜찮을 것 같다.한편으론 한해를 보내면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각 기업체의 일용 계약직 및 비정규직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 그들이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인 이상 그들의 아픔을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그들을 껴안을 사회적 제도장치 마련이 아쉽다. 2012년에 다 해결하지 못한 채 달력을 넘겨야 하는 경우는 이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올해 마지막 해가 호미곶 앞 바다에 떴다가 서산너머로 진다. 지난 1년 동안 겪었던 숱한 고난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롭지 않은 것이 새로운 희망의 내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불과 `마음의 종이` 한 장 차이라면 올 한해를 `아쉽다`는 말 대신에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하자. 이제 보낼 것은 보내고 다가오는 새 희망을 맞자.

2012-12-31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새출발 계기삼아야

대선 패배로 방향타를 잃은 민주통합당의 원내사령탑에 3선의 박기춘 의원이 뽑혔다. 박 의원은 재적의원 127명 중 1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경선에서 63표를 얻어 신계륜 의원을 5표 차로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그리 길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 새해 예산안 처리 문제가 목전에 닥쳐 있고,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초대 총리 인준 및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정부 조직 개편, 정치개혁과 검찰·재벌 개혁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의회 및 행정 권력을 모두 쥔 새누리당에 맞서서 제1 야당의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이 주어져 있다. 혹시라도 새누리당이 독선·독주의 길로 들어서려 할 때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맞서되, 협조할 건 협조하는 합리적 자세를 견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건강하고 믿음직한 야당으로, 견제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에서 민주당이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있었기를 기대한다.가장 먼저 닥쳐올 현안은 새해 예산안과 유통산업발전법, 세법, 택시법 등 쟁점법안의 연내 처리다. 특히 내년 예산안이 연내 처리가 무산되면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란 사태를 맞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된다. 여야가 비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민생 공약을 뒷받침하는 `예산 6조원 증액`과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새누리당도 원내 과반의석으로 예산안 단독 처리 유혹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내건 마당에 대통령 취임 전부터 정치적 부담을 안겨선 안된다. 민주당 역시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번 신임 원내대표는 당 내부 정비를 맡을 비상대책위원장도 겸임하는 자리였으나, 박 신임 대표가 `비대위원장 별도 선출`을 공약으로 내걸었기에 비대위원장은 조만간 다른 방식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입장에서는 누가 비대위원장이 된다 해도 내부 정비는 쉽지 않은 과제다. 총선·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의 공방이 뜨겁고, 비관론과 냉소주의가 팽배해 당을 추스려 나가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선 패배에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보니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 모쪼록 박 신임 대표와 조만간 결정될 비대위원장이 합심해 민주당이 건강한 비판세력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2012-12-31

대통령 인수위에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발탁했다. 또 인수위 부위원장에는 진 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임명했다. 김 인수위원장은 지체장애인으로선 처음으로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지냈으며, 판사 재직 당시 `소신 판결`로 유명한 인물이다. 당선인의 법치와 사회안전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그를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3선 의원인 진 부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 개발을 실무적으로 책임진 `박근혜 측근`중 한 사람이다. 법조인 출신인 김 인수위원장을 받쳐주면서 다양한 정치적ㆍ정책적 현안들을 통합·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또 인수위 산하에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를 신설, 국민대통합위원장에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을, 수석부위원장에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청년특위 위원장에는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 대표 출신인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특위위원 중에는 박칼린 `킥뮤지컬`스튜디오 예술감독과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등이 눈에 띈다. 이번 1차 인수위 인선은 새누리당 대선 중앙선대위 핵심 인사들을 중심으로 발탁해 균형이 잡히고 안정감을 준다.대통령직 인수위는 앞으로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수ㆍ인계받아 새 정부가 공백 없이 국정 운영을 하도록 하는 동시에 새 정부의 틀을 짜고 국정운영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리고 이미 박 당선인이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정보통신생태계 전담조직 신설 등을 공약으로 제시해놓고 있어 15부2처18청의 현 정부 조직 개편작업도 맡아야 한다.이처럼 막중한 업무를 맡은 인수위의 활동기간은 두달 남짓의 기간에 불과하기에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주의할 것은 인수위는 새 정부의 원활한 정책 수행을 위한 준비를 임무로 하는 만큼 절대 `점령군`행세를 해선 안된다. 또 새로운 정책을 양산하기 보다 바로 추진할 정책을 가다듬는 데 집중해야 한다.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인수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청와대와 내각을 중심으로 대통령과 함께 일할 팀을 짜는 일이다. 역대 인수위는 당선인의 생각과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을 짜고 적절한 인물들을 찾아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명박 정부 역시 초기에 `고소영 정부`라는 비판을 받았던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박 당선인의 말처럼 `전문성`을 제1원칙으로 실무형 인수위를 꾸려져 새 정부출범에 만전을 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2-12-28

한수원 건설본부 경주이전을 환영하며

신라천년 고도 경주의 계사년(癸巳年)은 지역 전체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국책사업 방폐장 유치 이후 한수원 본사 `입지`를 두고 민민(民民)갈등을 빚으면서 지역 전체가 혼란스러웠던 경주였다. 그러나 2010년 한수원 경주 본사가 설치된데 이어 양북면 장항리로 본사 입지가 선정된 후 새해 4일엔 서울에 있던 한수원 건설본부가 경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면서 갈등을 잠재운 것이다.이전되는 건설본부의 규모는 건설처 신월성 1, 2호기 사업팀, 입지관리팀, 신규부지추진팀이며, 인원은 270명이다. 이로써 기존 경주 본사 이전추진실 직원 40명을 포함하면 210명이 경주에서 상주 근무하게 된다. 서울에 근무하는 나머지 600여명은 오는 2014년 말까지 모두 경주로 내려오게 된다. 지역 내 사무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이번에 입주하는 건설본부 사무실도 10층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는데, 이 마저 공간이 좁아 근무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따라서 한수원은 이에 따른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국내 원전사업을 주도하는 한수원은 현재 23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5기가 건설중이다. 그리고 오는 2030년까지 발전량을 31%에서 48% 늘릴 계획이다. 자산 40조원, 연 매출 6조6천억원 중 순이익 6천600억원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같은 초대형 공기업이 경주로 완전 `이전`할 경우 경주의 경제규모는 크게 신장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 경주지역 경제는 IMF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경주시민들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국책사업인 방폐장을 시민의 힘으로 유치했던 것이다.한수원이 경주로 완전 이전할 경우 경제파급효과를 보면 지방재정수입 확충외에 인구유입효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변화가 따른다. 특히 부수적인 효과로 관련기업 동반이전이 기대된다. 한수원이 협력업체들의 경주지역 이전 수요조사를 한 결과, 14개 업체가 입주의사를 밝혔으며, 추가로 더 많은 기업들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경주는 명실상부하게 환동해권의 원전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한수원 본사 경주 이전이 `경제폭발력`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은 `대구은행`이 경주에다 `서라벌본부`를 신설한 데서도 쉽게 점칠 수 있다. 이는 대구은행측이 농협을 비롯, 타 시중은행과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펼친 `공격적인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계사년 경주의 출발은 한수원 `훈풍`이 불면서 지역이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경주시민들은 한수원 직원을 형제와 가족같이 지내면서 지역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각별한 애정을 쏟아야 할 것이다.

2012-12-28

日 아베 내각 출범, 치밀한 외교전략 필요하다

평화헌법 개정과 집단자위권 도입 등을 공약한 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 내각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우리 외교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거 기간 아베의 자민당이 내세운 공약은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어 더욱 그렇다. 여기에다 중국의 강대국 부상과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은 이미 높아진 상태다. 향후 미·일동맹 강화를 앞세우는 일본과 `중화민족 부흥`을 선언한 중국이 맞부딪칠 경우 우리 외교관계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아베 내각은 내년 1월 초 디플레이션 탈출을 겨냥해 10조엔 규모의 추가예산을 편성하는 등 경기부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초 우선 경제에 주력할 태세다. 아베는 취임 전에 이미 중앙은행을 압박해 인플레 목표치 설정 등 일본은행의 양보를 받아냈다.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민심을 얻어 내년 7월에 실시될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후 이를 바탕으로 우익성향의 공약들을 실행하겠다는 속셈으로 보인다.시마네현 행사인 `다케시마의 날`(2월22일) 행사의 국가행사 승격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의 공무원 상주 계획 유보설 등도 그런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요컨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독도·센카쿠 등 한국, 중국 등과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민감한 외교현안은 당분간 피해가겠다는 얘기다.아베 내각의 속셈은 우익성향의 인사를 전진 배치한 초기 내각의 면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개혁을 주도할 문부상에는 시모무라 하쿠분 전 관방장관이 기용됐는 데, 그는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인근국가와의 관계 등을 고려토록 한 근린제국 조항 폐지를 비롯한 이른바 자학사관 교육금지 등을 담은 공약을 만든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총리실 외교·안보 보좌관으로 떠오르는 야치 쇼타로 전 외무성 사무차관은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대해 “아베 정권이 안정화된 다음 제소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래저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내년 외교·안보정세는 격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우성향의 일본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세우는 중국,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미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부딪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핵실험 등 북한 변수까지 더해지면 역내 안보정세는 수시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그 와중에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과거사와 독도문제 등 일본의 역사 퇴행적인 도발에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북핵문제에도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 지에 대해서도 치밀한 외교·안보전략이 필요하다. 열강의 이해충돌을 조정하면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다.

2012-12-27

이제 집으로 갑니다

깊은 밤 자다가 깨면 무심코 텔레비전을 켠다. 다시 잠들 때까지 수면제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한데 며칠 전 새벽에 본 고공 자유낙하 다큐멘터리는 무척 강렬해 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마치 한 번 만났을 뿐인데도 치명적인 매혹을 주는 그런 사람을 만난 느낌이랄까. 지난 10월 오스트리아인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는 고도 39킬로미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헬륨 가스 기구에 달린 캡슐을 타고 지구 성층권까지 올라가 단숨에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중간 지점에 이르렀을 때 기압과 공포를 이기지 못해 펠릭스의 눈빛이 두어 번 흔들리긴 했다. 지상 관제소에서는 펠릭스의 결정을 차분히 기다려줬다. 인류 최초의 높이에서 점프하기에 도전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는 펠릭스 자신에게 달려 있었다.마침내 초정밀 우주복을 입은 그가 캡슐 문을 열고 까마득한 지상을 향해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 `높은 곳에 올라와 봐야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나는 지금 집으로 갑니다.` 이 멋진 한 마디와 함께 캡슐에서 뛰어내렸다. 자유낙하는 거침이 없었고 수초 만에 음속을 돌파했다. 최대 낙하 시속은 1100킬로미터가 넘었다. 낙하 초반, 의식을 잃고 마치 바람에 종잇장이 흔들리듯 펠릭스의 몸이 이리저리 허공을 휘돌기도 했다. 하지만 뉴멕시코주 한 사막에 허무할 정도로 안착했다.극한 도전 중에 하나인 고공 점프를 생각해내고 실천한 인간 의지력에 무한한 경외심이 인다. 작은 일에도 힘겨워하고, 어려워하고, 마침내 포기하기 일쑤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높고 넓은 무대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면 평소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사 아귀다툼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따라서 내 삶의 현재가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느낀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의 근원을 찾아 지상 최대 낙하를 꿈꾸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말 - `나는 지금 집으로 갑니다.`/김살로메(소설가)

2012-12-27

박 당선인, 낙하산인사 근절에 환영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지난 25일 업무 관련 전문성과는 동떨어진 권력주변의 인사들이 `명패`하나만 들고 공기업의 자리를 꿰차는 구습을 타파하겠다며 낙하산 인사근절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명박 정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줄대기 등을 통해 어떻게든 한 자리 챙기려는 일련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실제로 요즘 청와대 출신 인사 가운데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새롭게 둥지를 튼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공모 과정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했지만, 미리 `짜고치는 고스톱`식의 각본대로 선출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청와대 근무 경력을 지닌 참모진들이 최근 대거 감사 자리를 차지한 일도 회자되고 있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는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도 상대적으로 부각이 크게 되지 않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 희망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보직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래서 박 당선인이 이번에`낙하산 인사 근절`발언은 차기 정부 출범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동안 러시를 이룰`막판 낙하산 인사`에 제동을 거는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낙하산 인사는 일시적으로 길목을 틀어막는다고 해서 근절되지 않는다. 임명권자의 의지가 약해지거나 국정현안에 몰두하느라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언제 그랬냐는듯 되살아날 수 있다. 이 문제는 공직사회와 권력주변에 만연한 `특권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렵다. 낙하산 인사에는 한솥밥을 먹은 권력집단의 엘리트들이 이른바 `전관 예우`란 미명 아래 퇴직후 일자리를 챙겨주는 관행에서 비롯된 것도 적지않다. 이런 낙하산 인사는 `끼리끼리 문화`, `패거리 문화`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뿌리뽑기 어렵다.특히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공기업과 공공기관내 직원들의 경쟁력을 키워서 자체 승진으로 기관장과 임원자리를 채우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종사자들도 `철밥통`속에 안주하는 근무자세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갖고, 조직혁신을 이뤄낼 준비와 각오가 필요하다. 어떻게든 현실 권력에 줄을 대고 있는 사람을 모셔와야 조직이 유지ㆍ발전된다는 정부 산하기관 내의 그릇된 믿음도 바로 잡아야 한다.국민의 혈세로 설립되거나 운영되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더 이상 낙하산인사로 휘둘리지 않도록 박 당선인의 낙하산 인사 근절 방침이 잘 지켜지길 바란다. 이런 원칙이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 내내 흔들림없이 이행되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2012-12-27

새해 예산안, 여야합의로 처리돼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새해 예산안을 12월 말까지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나라살림의 연속성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다짐일게다. 예산안 처리가 연말을 넘길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부담이 이런 발언의 배경에 깔려 있다. 나아가 박근혜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에 먹구름을 드리워선 안된다는 정치적 고려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느냐다. 대선 이후 여야가 처한 현실은 크게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새누리당이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 이행을 돕기 위해 예산과 입법 영역에서 전방위적 지원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 오히려 여야간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다. 에산안의 경우도 새누리당이 끼워넣으려는 `당선인 예산`6조원이 문제가 되고있다. 대선 전에 민주통합당이 `새 대통령 예산`을 예비해 놓자고 했을 때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던 새누리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다 보니 민주당 역시 “일방적인 예산증액은 안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대선 승패에 따라 정치적 주장의 공수가 바뀐 모순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어쨌든 현재 상황에서 여당의 입장과 자세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 지도부가 와해된 상태에서 암중모색하고 있는 민주당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새누리당은 원내 과반의석(153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최악의 경우에는 새해 예산안의 일방처리도 가능하지만, 완력으로 통과시키려 해선 안된다. 새해 예산안의 원만한 처리는 박근혜 당선인과 여당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새 정부의 대통합 의지와 상생정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산안 처리의 시한만을 강조하는 형식논리로 야당을 옭아매려 해선 안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반드시 야당과의 합의를 만들어내겠다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예산안이 여당에 의해 일방처리 내지 강행처리될 경우 새 정부 출범에 필수적인 정부조직 개편, 초대 총리 지명자 및 각료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에 의해 번번이 발목을 잡힐 게 뻔하다. 그 때마다 원내 과반의 힘에 의존한다면 박 당선인이 공약한 상생정치나 국민대통합은 물 건너가고 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산과 정책을 하는 데 있어 야당을 동반자로 생각하겠다”고 강조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발언은 시의적절하다. 새누리당이 부디 대화와 타협으로 예산안을 처리해 희망찬 새해를 열수 있길 기대한다.

2012-12-26

`윤창중 발탁`재고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성탄 전야에 단행한 첫 인사를 두고 야당과 언론에서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인사란 평가다. 먼저 비서실장과 대변인단 구성에서 영남출신과 친박계를 배제한 점은 대탕평 기조를 반영,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코드 인사`로 인해 출범 초기 인사 난맥상을 겪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례가 반면교사가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문성에 방점을 찍는 인선 기조가 앞으로 이어질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인수위원 선정, 나아가 조각 과정에서도 적용되길 기대한다.그러나 박 당선인이 보수논객을 넘어 `극우논객`으로 불리던 윤창중 `칼럼세상`대표를 수석 대변인에 기용한 것은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야당을 포함한 진보진영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윤 수석 대변인이 대선기간 내내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진보진영을 과도할 정도로 심하게 비난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윤 수석 대변인은 과거 블로그에서 `정치적 창녀`, `더러운 안철수`, `완장찬 노란 점퍼세력` 등 자극적인 비유로 진보진영에 무차별적인 비판세례를 가했다.윤 수석 대변인 인선에 대한 반발은 그가 박 당선인과 국민 사이에서 메시지 관리와 발신 역할을 맡을 수석대변인이란 보직때문에 본질 이상으로 증폭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보수진영 논리에 치우친 윤 수석 대변인이 차기 정부의 주춧돌을 놓는 정권이양기에 국민대통합을 위한 전령이 되기에는 미흡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또 이같은 인사논란은 박 당선인이 측근을 통해 인선결과만 통보하고, 발탁 이유를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이외에 과연 시스템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도 의문이다. 공직 인선의 핵심은 검증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주로 자택에 머물면서 인선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인사참고 자료가 박 당선인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보도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미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는 결국 검증안된 인사의`깜짝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깜짝 인사는 감당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낳을 소지가 적지 않다.미국 대통령의 인선은 여론을 떠보는 작업을 거친 뒤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수전 라이스 주유엔대사가 후임 국무장관에 유력하게 검토됐다가 `여론 검증`끝에 낙마한 것은 좋은 본보기다. 이래야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정치적 부담이 적어진다. 조금 오래 걸려도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것이 빨리 가려고 위험한 길을 택하는 것보다 나은 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각료 인선안을 언론에 흘려 여론의 검증을 받고 난 뒤 발표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경우 지나친 여론재판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 인사를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보직에 선임하는 잘못은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은 결코 무시할 게 못된다.

2012-12-26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행복시대 고대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고 정치의 목표를 오로지 국민행복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선대위에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들도 발표했다. `국민 한 분 한 분이 새로운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 국민과 함께 국민행복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건 무한 경쟁과 양극화, 취업난, 불안한 미래 등 삶을 힘들고 우울하게 하는 문제들을 풀어달라는 여망이 국민행복시대를 약속한 박 당선인을 지지하는 표로 모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세계 148개국의 15세 이상 국민 1천명씩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느낀 긍정적 감정을 조사한 결과, 한국민의 행복감은 그리스, 몽골, 카자흐스탄, 체코와 함께 세계 97위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하루 종일 존중받았는지, 많이 웃었는지, 즐겁다고 느꼈는지 등을 물은 이 조사에서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나라는 파나마와 파라과이 등 주로 중남미 국가들이었다. 미국과 중국은 공동 33위, 일본은 59위였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예멘, 싱가포르 등은 국민들의 행복감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은 이제 세계적으로도 잘 사는 나라로 꼽힌다. 경제규모도 세계 10위권에 속하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훨씬 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다. 이런 경제적 기준에 비춰보면 세계 97위라는 한국민의 행복감은 낮아도 너무 낮은 수준이다. 경제적으론 잘 살지만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진정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왜 한국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인지, 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수준인지, 빈부격차는 왜 심화되고 있는지 등 국민을 우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들부터 따져봐야 한다.한국사회가 지닌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국민을 행복하게 할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의 진단과 올바른 대책마련은 박 당선인의 다짐처럼 새 정부가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국민 중심으로 바꿀 때 비로소 가능하다. 새 정부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통해 수십년간 쌓여온 과도한 경쟁과 양극화, 불평등, 부정비리 등 한국사회의 난제들을 끊어내는 대변혁을 이뤄내길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행복한 사회, 꿈과 희망이 살아 숨쉬는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이끌어내주길 고대한다.

2012-12-24

포스코의 소리없는 `사랑나눔`

포스코가 지난 17일 송년행사를 대신해 다문화 가정을 돕기 위한 바자회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었다. 이날 `나눔 바자회`에는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포스코PS 등 총 11개 패밀리사 임직원 900명이 기증한 4천350점의 물품이 나왔다. 바자회와 동시에 진행된 `나눔경매`에는 포스코 정준양 회장을 비롯, 포스코패밀리 임원 150여명이 아끼는 애장품 350점을 내놨다. 정 회장은 본인이 아끼는 와인 `샤토 무통 로쉴드 2001`를 기증했다. `환경을 잘 극복해낸 포도가 최고의 와인으로 거듭 나듯이 이 와인을 갖게 되시는 분도 2013년 새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사형통하시길 바랍니다`라는 새해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또 포스코건설 정동화 부회장은 작년 브라질CSP프로젝트 수주 당시 최종계약서 서명에 사용했던 만년필을 내놓았고, 대우인터내셔널 이동희 부회장은 CEO 취임 당시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만년필을, 포스코에너지 오창관 사장은 최근까지 결재업무에 사용해 오던 만년필을 기증했다. 허남석 포스코ICT 사장은 며느리가 부인에게 선물한 어그(UGG) 부츠를, 권영태 포스코PS 사장은 3년 전 아들의 무사 제대를 소망하며 손수 담갔던 인삼주까지 경매품으로 내놓았다. 이날 나눔 경매를 통한 판매된 수익금 전액은 다문화가정의 월동용 난방비로 쓰여진다. 포스코는 지난 9월7일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 6쌍의 합동결혼식도 주선했다. 이 합동결혼식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해오고 있다. 이날 결혼식에 참여한 장미(여·29·중국)씨는 “결혼생활 6년만에 처음으로 친정엄마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돼 한없이 기쁘다”고 했다. 포스코는 또 지난 9월 모잠비크 농업훈련원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1기 졸업생 2명(알베르투, 이스페란사)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의 다양한 영농기술을 배우게 했다. 포스코가 운영하는 에코팜을 찾은 이들은 포스코가 베푸는 사랑과 세심한 배려에 감탄했다. 이들은 아프리카에 돌아가 한국에서 배운 영농 재배기술을 전파하겠다고 했다.포스코는 지난 10월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행복한 가게 나눔장터` 바자회에서도 패밀리사 임직원들이 내놓은 물품 1만여점을 기증했다. 이날 조봉래 포항제철소장은 자신이 아끼던 애장품인 대금, 팔만대장경 액자 등을 내놓았다.다문화가정을 위한 포스코 패밀리사의 사랑나눔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다. 포스코의 소외된 이웃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랑나눔은 포항시가 벌이고 있는 감사나눔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포스코의 이런 아름다운 사랑나눔이 경기가 좋을 때보다 위기 속에서 행해지고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 포스코의 소리 없는 `사랑나눔` 이 다른 기업에까지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2012-12-24

민주통합당, 건강한 견제세력으로 거듭나길

민주통합당이 제18대 대선에서 패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60%에 달했고, 2002년에 이어 극적으로 야권 후보단일화에 성공한 만큼 범야권, 즉 진보진영에선 승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민주당은 이제 의회권력에 이어 행정권력마저 새누리당에 내 줘 적어도 차기 총선이 실시되는 2016년까지 3년4개월 간은 마이너리티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여정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범야권 재편론 혹은 진보의 재구성 논란 속에 구심점을 잃고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총선과 대선이 멀찌감치 있다 보니 야권의 정계개편은 논의만 무성한 채 동력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민주당은 여기에 휩쓸려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수권정당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내부 정비에 하루빨리 착수하는 게 정답이다. 당의 인적자산과 지지외연, 정책개발 능력 등을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원내에선 국정의 건강한 견제세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정과 의회권력을 장악한 새누리당이 독선과 독주의 길로 들어서려 할 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거듭 나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얻은 48%의 국민지지를 앞세워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정쟁을 유발하려 한다면 소수파의 `몽니`내지는 `실력행사`라는 원치않는 꼬리표를 달게 될 위험성이 있다. 대선 일정때문에 뒤로 밀렸던 새해 예산안 처리, 더 나아가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에 대한 인준동의 문제는 싫든좋든 민주당에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박근혜 당선인 보다 오히려 민주당이 이 문제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풀어야 하는 이유다.대선 패배에 휩싸인 민주당에는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민주당은 지금부터 차기 대선을 준비하지 않으면 정권탈환이 쉽지 않은 정치·사회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장년층 인구의 급증으로 보수층의 몸집이 불어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백인인구 감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대선에서 거푸 패한 미국 공화당은 타산지석이다. 서울과 호남으로 축소된 지역적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다.민주당이 인물과 전략의 부재 속에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라는 그릇된 믿음에 기대어 차기 대선에 임한다면 그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믿음직한 야당, 건전한 견제세력으로 재탄생해 `단독 집권`의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야말로 민주당이 현 시점에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화두다.

2012-12-21

한수원, 환경단체 대응 전략 있나

월성 및 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환경단체에서 사고 피해 모의실험 결과 발표가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환경단체측이 현재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가장 민감한 시기에 원전과 관련된 실험자료를 발표했냐는 것이다.원전과 관련된 정당간의 입장은 민주통합당은 `반핵`으로,새누리당은 `온건성`을 띠고 있다. 더욱이 모의실험자가 `원전전문가`가 아닌 환경경제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험에 사용된 분석 `코드`가 국제적 인정을 받는 코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는 이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퍼트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불안감에 떨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더 큰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울산으로 바람이 부는 실험에서(피난을 하지 않을 경우) 약 2만명이 급성사망하고, 암사망은 약 70만3천여명, 인명피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362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피난으로 인한 인적 및 물적자본의 손해가 급증해 전체 경제적 피해는 1천19조원(2010년 명목 GDP의 87%)으로 분석했다.그런데 국내 환경단체로 부터 이 실험을 수행한 학자는 일본 관서학원대학 종합정책학부 박 모 교수며,사용된 SEO code는 세오 타케시교수가 개발한 코드인데, 해당 분야에서 국제적,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코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박 교수는 지난 2003년에 `일본 원전사고시 40만명 희생과 460조엔 피해`를 주장한 바 있으나,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 뿐만아니라 TMI 원전사고 사고시에도 방사선 피폭에 의한 사망자가 단 한명도 없어, 박 교수 주장이 허구인 것으로 결론났다.그래서 환경단체가 입증되기 어려운 사안을 모의실험이란 `테`로 감싸 온 언론매체가 보도하도록 유도한 저의가 의심스럽다. 특히 국민적 혼란과 불안을 야기시킨 모의실험 결과 발표에 대해 한수원측이 보인 대응태도는 졸렬하기 짝이 없다.이에 대해 한수원측은 “사고가정 조건 및 피해해석에 있어 국내 원자로형의 고유안전도 개념과 국제기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명백한 오류로 판단된다”고 대응했다. 그리고 법률적 후속조치는 하지 않았다.가득이나 각종 내부 비리로 얼룩진 한수원이지만 국민적 불안감과 혼란을 일으키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이번 기회를 통해 한수원은 원전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도 `유사 사례`에 대해 법률적으로 대응하는 내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2-12-21

국민대통합의 시대로 나가자

제18대 대통령 선거전이 막을 내렸다. 정당별 대통령 후보자 경선을 거쳐 지난 11월 25, 26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시작됐던 대통령 선거전이 마침내 끝난 것이다. 선거는 국가 지도자를 국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국민 스스로 자신의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축제의 장이다. 또한 선거는 스포츠 경기처럼 선거법이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경기다.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게 된다. 경기는 규칙을 준수하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아름다운 경쟁으로 박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면 각종 반칙이 난무하고, 급기야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해 재경기를 요청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이번 대통령 선거전 역시 치열했다. 정당 후보와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양자 대결구도가 되면서 선거 막판 과열로 치달았다. 제16대 대선이 병풍사건, 제17대 대선이 BBK사건으로 얼룩졌던 것 처럼 이번 대선은 선거 막판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의혹 공방을 비롯한 각종 네거티브공세와 상호비방전으로 과열됐다.특히 나라 전체가 진보와 보수,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지역간 편가르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심하게 표출돼 선거 후유증이 더욱 심각하다. `내편, 네편`으로 갈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서로간에 적잖은 마음의 생채기가 생겼다.선거가 끝난 지금 급선무는 국민대통합이다. 통합은 승자 또는 가진자가 패자나 없는 자의 손을 잡아주고,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다. 승자는 더욱 겸허한 자세로 경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두 그룹의 애국자가 있다. 하나는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애국자이고, 다른 하나는 이라크전을 찬성하는 애국자이다”라고 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승자도 패자도 모두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국민이 잘 살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섰던 애국자들이었다.승자의 아량과 함께 패자의 승복도 필요하다. 승복은 상대에 대한 배려, 진정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스포츠에서도 결과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따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승자든 패자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진정성이야말로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국가의 힘이다.축구 경기가 끝났을 때 승자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패자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고, 패자는 승자를 향해 박수로 화답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하곤 한다. 치열했던 대선이 끝난 지금, 국민들은 승자와 패자가 서로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모두 함께 국민대통합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12-12-20

대구·경북지역 발전 공약 꼭 지켜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지역 정치권은 새누리당이 약속한 대구·경북지역 공약이 꼭 실현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있다. 지역 출신 대통령 선출로 공약 실현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대선기간 동안 경북지역 공약으로 △IT융·복합 신산업벨트(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 △중부내륙 철도 고속·복선철도화,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사업 조기 추진, △도청신도시 명품화 조성, △동해안 첨단과학·그린에너지 비즈니스 거점 조성, △동해안 고속도로망(삼척~포항), 동서5축(보령~울진)고속도로 건설, △한반도 역사문화산업 네트워크 구축 등 7개 사업을 공약했다.공약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인 12조220억원이 투입될 중부내륙 철도 고속·복선철도화 사업의 경우 수도권~충주~문경~도청이전지~동대구~마산을 잇는 289㎞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동해안 고속도로망은 포항과 영덕, 울진, 삼척을 잇는 117.9㎞로 5조9천5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과 관련, 영일만대교는 민자사업으로 결정돼 이미 지난해 11월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고, 포항~영덕간은 지난 2월 기본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동서5축 고속도로는 보령과 울진간 고속도로로, 총 연장 152㎞이며, 5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은 구미와 포항, 영천 등을 잇는 IT융·복합 산업화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2013년부터 10년간 4조492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이밖에 김천~내륙간 남부 내륙철도는 중부내륙권과 남해안을 연결하는 것으로 경부내륙 공업지대와 남해안 공업지대를 연계한 국토 균형발전에 필요한 사업이고, 한반도 역사문화산업 네트워크 구축은 경주와 안동, 고령, 성주 등 도내 전지역을 대상으로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해 한국 관광산업의 매카로 육성한다는 공약이다.새누리당은 대구지역에서도 △국가첨단의료허브 구축 △밀양~경산~구미~김천 연결도로와 대구권 광역철도망 구축, △대구~광주간 철도건설 등 대구권 광역교통망 구축 △경북도청 후적지의 개발로 테마파크 사업 추진 △88올림픽고속도로 2015년 준공, △K2공군기지 이전 추진, △북구 3공단 일대에 로봇혁신센터 및 로봇협동화팩토리를 포함한 로봇산업 육성을 통해 로봇·차세대SW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7대 과제를 공약했다.특히 대구·경북지역 최대 숙원사업인 남부권 신공항 건설은 중앙당의 8대 지역개발공약에 포함시켜 차기 정부에서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원칙과 신뢰를 중시해온 새 대통령은 대구·경북지역민들에게 약속한 이들 공약들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2012-12-20

RPS제 시행, 신재생에너지 각광받는다

대구시가 1천650억원을 투자해 낙동강 하천부지 4개소에 총 61㎿급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소식이다.시가 이번에 발표한 낙동강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유휴면적이 늘어난 하빈·옥포·달성·구지 등 낙동강 고수부지 4개소에 61㎿급의 친환경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는 내년년부터 2016년까지 2단계에 걸쳐 민간투자 1천650억원을 들여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와 연계해 추진된다고 한다. 1단계 시범사업으로 달성군 하빈 지역에 13㎿의 태양광발전시설을 먼저 설치한다니 낙동강 고수부지가 신재생에너지단지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솔라시티 프로젝트 건설이 가능하게 한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덕분이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정책인 RPS제도는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한국전력의 6개 발전 자회사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발전사업자들로 하여금 일정 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올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RPS 제도의 공급의무자 대상은 발전설비용량이 500MW 이상인 발전사업자들이다. 대상 업자들은 매년 2%의 발전량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공급해야 한다. 즉, 직접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의 인증서(RECㆍ발전량)를 구매해 의무할당량을 채워야 한다.사실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지만 그동안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져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는 게 결정적인 단점이었다. 태양광발전은 물론 풍력발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RPS제도가 도입된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비싸도 수지를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구시도 RPS제도와 연계하면 지방비 부담없이 민간투자를 유치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솔라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구시가 향후 10년간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00만㎾급의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구축을 통해 대구를 세계적인 솔라시티 허브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으니 기대가 크다. 낙동강 고수부지에서 태양광 발전단지가 건설되면 원자력과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의 낮은 전력자립도(1%)를 향상시키고, 전력위기 난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당국과 기업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2-12-19

소중한 한표로 힘있는 대통령 만들자

선택의 날이 밝았다. 총선 열기로 달궈졌던 2012년 정치의 해는 이제 차기 대통령 선출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유권자들은 의회권력을 선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한민국 미래 5년의 행정권력을 선택하는 순간을 맞고 있다. 원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행정권력까지 위임해 절대적인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원내 소수당인 민주통합당에 정권교체의 기회를 줘 견제와 균형의 구도를 만들지 오로지 유권자들의 손에 달렸다. 진정으로 유권자들의 한표 한표가 소중한 이유다.이번 대선은 여러가지 상징성을 띤 선거다. 1987년 체제 이후 보수와 진보진영이 각기 총결집해 일대일 구도로 맞붙었다. 여성이 주요 정당의 후보로는 처음 출마해 대권에 도전했고, 2002년에 이어 야권의 후보단일화도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재외국민 투표가 처음으로 도입됐고, 현직 대통령이 당적을 보유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대선을 관리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리더십 교체에 뒤이은 화룡점정격 선거라는 각별한 의미도 갖췄다.그런 상징성에 견준다면 지금까지 진행돼 온 이번 대선의 과정은 `외화내빈`이었다. 대선구도가 가장 더디게 구축된 선거, 후보검증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던 선거, `박정희 대 노무현`이라는 과거 프레임에 갇힌 선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철수 전 예비후보의 등장과 퇴장을 거치면서 선거구도가 오랫동안 안갯 속에서 묻혔던 점, TV토론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정토론 3회에 그친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흔히 미래의 선택으로 규정되는 대선에서 국가의 미래비전과 굵직한 정책 청사진, 한반도 운명에 대한 담론은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못한 채 유신과 참여정부의 공과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전면에 부각된 것도 실망스러웠다. 새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표출됐던 `안철수 바람`에도 불구하고 선거 막바지에 고질적인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린 퇴행적인 모습도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부추길까 걱정스러웠다.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도 이제 선택의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선의 결과는 세대, 이념, 계층, 지역의 투표성향이 뚜렷하게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번엔 `과반 대통령`탄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느 진영이 승리하든,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주권행사로 힘있는 대통령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은 바로 유권자들의 한표 한표다. 참정권의 포기는 나의 미래를 남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방관자적 행위다. 선거일에 수은주가 크게 내려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동장군을 녹일 만한 뜨거운 투표열기를 기대한다.

2012-12-19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당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8일을 끝으로 22일간에 걸친 공식선거운동을 모두 마친다. 박 후보가 여론조사 오차범위내에서 앞선 가운데 문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어서 마지막까지 승패의 향방을 점치기 힘든 선거가 되고 있다. 따라서 선거운동 마감일이 다가왔는데도 보수와 진보진영을 대표한 양 후보측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문제는 선거가 과열되면서 네거티브 공세가 극성을 부리면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대표적인 것이 바로 민주통합당이 제기하고 있는 `국정원 선거개입의혹`사건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다.박근혜 후보는 17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 “민주당은 국정원 직원 70명이 조직적으로 정치공작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언론까지 대동하고 (여직원의 오피스텔에) 쳐들어갔는데, 경찰은 제출된 노트북 컴퓨터를 아무리 뒤져봐도 댓글 하나 단 흔적을 찾지 못했다”면서 “그 불쌍한 여직원은 결국 무죄인데도 민주통합당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인권 유린에는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문재인 후보도 이에 맞서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위한 범국민선언`을 통해 “지난 5년간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린 세력이 국정원, 검찰, 언론을 총동원해 갖은 불법과 편법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한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은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 문재인·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국정원 여직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된 댓글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 측은 “국정원 여직원의 아이디가 확인된 것만 40개나 된다는데, 이 여직원이 40개의 아이디를 써야 할 이유가 뭐냐”며 총체적인 부실 수사발표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어느 쪽의 주장이 진실인지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새 정치를 주장한 `안철수 효과`가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받은 이유를 두 후보가 벌써 잊었나. 네거티브 선거는 새 정치가 아니라 `구태정치의 표본`에 해당한다. 두 후보 모두 네거티브는 당장 그만두고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국민에게 심판받겠다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주기 바란다. 그래야 선거에서 패배한 상대후보 역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고, 승복할 것 아닌가. 세계 금융위기가 나라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호를 운영해야 할 차기 대통령의 어깨는 무겁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깨끗이 승복하는 아름다운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네거티브 선거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깨끗한 선거만이 깨끗한 승부와 승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선택을 하루 앞둔 두 후보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당부하고 싶다.

2012-12-18

치매환자, 국가적 대책 재점검이 필요하다

지난 10여년 동안 치매로 인해 병원을 찾은 노인 환자가 8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노인 치매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치매가 환자와 그 가족에 유발하는 고통뿐 아니라 치매 환자 보호자들의 부양 부담도 사회문제로 부각된 상황이다.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고령화 시대에 시급히 대처해야 할 국가적 질병이다. 이런 차원에서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국가 치매관리 종합대책을 좀더 현실에 맞게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6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에 병원에서 치매로 외래진료를 받은 65세이상 노인이 1999년 10만명당 평균 8.2명에서 2010년 약 8배인 66.4명으로 늘었다. 노인 치매 외래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5.4%, 치매와 연관이 있는 파킨슨병은 14.6%로 암, 당뇨 등 20개 주요 질환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치매로 입원했던 환자 증가율도 가장 높아 1999년 10만명당 137명에서 2010년에는 841명으로 6배나 늘어났다. 입원 기간이 가장 긴 것도 치매와 파킨슨 병이었다.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치매 1인당 진료비는 2005년 156만107원에서 2010년에는 309만7천여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치매 진료 인원은 약 3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통계는 병원 등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경우에 국한된 통계다. 병원이나 시설의 관리를 받지 못하는 노인 치매 환자수는 53%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혜택을 못받는 치매 환자의 경우 치료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간다. 대한치매학회의 최근 조사에선 치매 환자의 가족 78%가 환자 수발 등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에게 심리적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정부도 치매를 고령화 시대의 국가적 관리 질환으로 보고, 국가 치매 관리 종합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무료치매 검진 사업, 보건소 등록 치매환자 치료관리비 지원, 치매 거점 병원 지정, 노인장기요양보험 수혜 확대 등이 그 내용이다. 치매 대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우선 잠재 환자군에 대한 검진을 강화, 국가건강 검진시 치매 검사 대상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초기 환자나 의료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를 위한 데이케어 센터 운영 등 돌봄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 공립 요양 병원을 치매거점병원으로 지정, 운영하는 사업 역시 대상을 확대하고 시기도 앞당겨야 한다. 조기 검사를 통한 예방및 발병 지연, 발병 환자에 대한 국가의 체계적 지원·관리가 치매환자 대책의 핵심이다.

2012-12-18

여론조사 공표금지 꼭 규제해야 하나

대선을 엿새 앞둔 13일 이후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의해 공표가 일절 금지된다. 선거법의 취지는 각 후보진영이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만 홍보해 혼탁선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도입된 규제다. 여론조작을 통한 선거결과의 왜곡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는 도입 당시의 선거문화와 민도에서는 충분히 필요하다고 판단해 도입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현재의 정치문화수준과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에 비춰 유권자들의 알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지, 이같은 여론조사 공표금지 수준의 규제를 유지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제도는 그동안 선거때마다 모습을 달리해왔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에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됐다. 그래서 여론이 어디로 쏠리는 지 알수없었던 `깜깜이 기간`은 무려 22일에 달했다. 결국 선거후 유권자의 알권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회가 법개정을 통해 2007년 대선부터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을 엿새로 크게 줄였고, 개정된 제도가 이번 대선에 적용되고 있다. 차제에 6일간의 공표금지가 적절한 지, 과연 여론조사 공표금지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다.지난 11월초 대선을 마친 미국의 경우에는 여론조사 공표에 관한 한 아무런 제약이 없다.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를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 후보 선택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국과 일본도 제약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독일의 경우 투표일 하루 전에는 공표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고, 프랑스도 투표일 전 이틀동안만 공표를 금지하고 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여론조사 결과 공표 제한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기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런 외국의 사례를 볼 때 공식선거운동 기간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엿새를 공표금지로 규제한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물론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닌다. 선거 분위기를 `경마식`으로 이끌어 정책대결을 약화시키고, 막바지 `밴드왜곤` 혹은 `언더독`효과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설문방식 및 설문조항, 표본 크기 및 구성 등에 따라서는 특정 후보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의식은 크게 바뀌었고, 선거문화도 훨씬 성숙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공표 금지 규제는 아예 없애거나 줄여나가게 좋을 것이다. 아울러 투표시간 연장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참정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적극 검토되길 바란다.

2012-12-17

포스코, 포항경제도 생각해야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2년 고객 사은 송년회`자리에서 `봉산개도(逢山開道) 우수가교(遇水架橋)`를 언급했다. 이 뜻은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산을 만나면 길을 터 장애를 돌파하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장애를 돌파 한다`는 뜻으로 물러서지 않고, 더디더라도 한 발 한 발 꾸준하게 앞으로 나간다는 의미다. 정 회장이 하필 고객사들을 초청한 송년회 자리에서 이 말을 강조했을까. 아마도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우니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객사들이 내년에도 포스코를 많이 도와달라는 얘기다. 분기별 2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삼성전자도 내년이 고비다, 위기다라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고 한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이 왜 이 말을 직원들에게 했을까. 결국 밖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으면 안에서 절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어려울 때는 절약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자는 뜻과 맥락을 같이 한다.포스코가 마른 수건을 쥐어짜면서 올해 1조원이 넘는 원가절감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06년 원가절감을 시행한 이후 7년 동안 모두 7조8천억원 이상을 절약한 셈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1조814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목표치 1조707억원을 이미 초과달성한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7년 동안 원가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다 동원했다. 원료비를 아끼기 위해 작업 중 실수로 떨어진 석탄이나 철광석 등 낙탄을 찾아 줍는 캠페인을 벌였고, 고철도 모았다. 과거 덩어리 형태로 석탄이나 철광석을 넣던 것도 가루 형태로 바꾸고, 철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가 원료 사용을 늘렸다. 조봉래 포항제철 소장은 “올해 원가절감 목표치를 초과달성 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 스스로가 절약을 몸소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짠돌이 근성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현재 5조원대의 넉넉한 현금보유고를 자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포스코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강도 높은 원가절감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 여파는 산하 패밀리사는 물론 외주·협력·연관업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뜩이나 잔뜩 움츠러들고 있는 관련 기업들이 포스코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포스코가 내부적인 절약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에 따른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은 지역 경제권이다. 포항 경제권이 포스코만 바라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 회장의 봉산개도, 우수가교를 곰곰히 되새겨 봐야할 대목이다. 포스코가 잠그면 잠글수록 지역의 경제권은 더욱 위축되고 어려워진다. 내부적인 원가절감도 중요하지만 포항의 경제도 생각하는 글로벌 기업다운 기지를 발휘해 주길 바란다.

2012-12-17

일본, 역사의 수레바퀴 거꾸로 돌리지 말라

일본 정계의 원로가 정치권의 우경화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은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우경화가 진행되면 진보세력은 전멸할지 모른다”면서 “우경화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의원 의장과 자민당 총재를 지낸 고노 전 장관은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여당과 제1야당인 자민당이 같은 방향을 향해 우경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 되는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수정을 주장한데 대해서는 “전후 일본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국수주의”라고 강조했다.고노 전 장관의 발언은 우경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정계에 대한 준엄한 경고다.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일본 각 정당의 공약은 자위대의 군대화를 비롯,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고노 담화 수정 등 주변국과의 우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시대착오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자민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지방자치단체(시마네현) 가 치르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행사를 정부 차원으로 승격하는 등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잦은 극우망언으로 유명한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주도하는 일본 유신회는 아예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자주헌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여당인 민주당도 집단자위권 행사에 적극적이다.일본 정계의 국수주의 쏠림현상은 일본의 국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 약화에 대한 초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잘 나가던 일본`에 대한 국민의 향수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강한 일본`을 내세우는 공약이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강한 일본은 공약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 공약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한국, 중국과의 대립 격화는 물론 역내 안정을 바라는 미국과도 갈등을 빚을 공산이 크다. 미국의 안보전문가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는 대신 국내 문제에 집중해 반동적·대중영합적 국수주의를 추구하면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일본은 2차 세계대전으로 전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전후 일본 부흥의 토대가 된 평화헌법도 그런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이고, 일본 국민은 그 평화헌법의 토대위에서 오늘의 일본을 건설했다. 인근국가와의 선린우호 관계 없이 일본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다. 일본 정계 지도자와 국민이 고노 전 장관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2012-12-14

독도 부재자 투표는 우리 땅인 증거

독도에서 독도주민, 독도경비대원 등 독도 지킴이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통령선거 부재자 투표가 실시됐다. 독도주민인 김성도·김신열 부부는 물론이고, 독도경비대원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 주권행사를 함에 따라 독도가 대한민국 고유의 땅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독도에서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가 실시된 것은 지난 2007년 12월13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부재자 투표를 위해 독도헬기장에 울릉군 제2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한 것까지 계산하면 세 번째 부재자투표인 셈이다.이날 투표는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기광) 주관으로 13일 오전 10시부터 독도 서도의 물양장에 설치된 울릉군 제2투표소에서 수많은 국내 언론사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됐다. 울릉도에서 경북도 선관위 신동필 상임위원, 울릉선관위원회(위원장 김칠복)위원, 참관인, 특별투표자, 언론사 기자 등 70여 명이 독도평화호를 이용해 독도에 들어갔고, 경상북도선관위는 헬기 편으로 독도에 도착해 투표는 오전 10시10분부터 시작됐다.뜻깊고 의미있는 특별한 행사인 만큼 독도부재자 투표에 앞서 국민의례, 독도수호결의문 낭독과 `독도는 우리 땅`합창, 독도경비대위문품 전달 및 위문공연, 투표참여 홍보캠페인 순으로 개식행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독도수호국제연대 산하 독도아카데미 대학생 및 경북선관위 직원들이 `독도는 우리땅` 노래에 맞춰 투표참여와 정책선거를 격려하는 플래시몹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2007년 12월 13일에 이어 두 번째로 특별투표자로 독도현지에서 투표를 하게 된 고창근(68·경희대교수) 독도수호 국제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날 독도아카데미회원(전국 대학 대표자) 19명과 함께 투표에 참가한 후 “대한민국 땅 독도에서 주권행사를 하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경북도선관위는 독도에서 부재자투표를 실시하게 된 데 대해 국민주권 행사를 통해 대한민국 영유권을 공고히 하고, 국민들에게 투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독도에 울릉군 선거구 제2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굳건하게 독도를 지키며 생활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위해 선관위가 어렵사리 부재자 투표행사를 마련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우리 영토를 지키는 독도경비대의 사기앙양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주권행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세계만방에 고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라는 생각이다. 앞으로는 대선과 지방선거뿐 아니라 국회의원 총선때도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우리 영토를 지키느라 수고하는 이들에게 주권을 행사할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2-12-14

북한 로켓발사, 정보당국 뭐했나

북한이 12일 장거리 미사일 `은하 - 3호` 발사를 강행했다. 그런데 북한의 기습적인 미사일 발사에 있어 우리 정부나 정보당국의 정보수집 능력이 큰 헛점이 있음이 입증돼 매서운 회초리가 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측은 대외적으로 철저하게 `기만전술`을 구사해 관련 국가를 농락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중국 등이 발사자제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략 무기 실험을 했다는 것은 김정은 체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대외 과시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국내 방송사는 이날 오전 10시5분 긴급뉴스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했다. 정부도 공중조기경보기를 이륙시켜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는 등 긴급 대응 자세를 취했다. 이어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 “북한이 오전 9시51분21초에 미사일 발사 사실을 이지즈함을 통해 포착했고,이와 관련된 정보수집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이에 앞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위장하기 위해 지난 10일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발사 예정일을 22일 시한에서 29일 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힌바 있고, 이런 내용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북한이 수리를 위해 발사대에서 조립중이던 미사일의 1·2·3단 로켓을 모두 떼어내 발사장 내에 있는 조립동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고, 발사대 가림막도 치운것으로 나타났다”며 `발사 연기`로 분석했다.그러나 북한은 우리 정부의 예측과 전혀 다르게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사`성공` 발표까지 했다. 결국 11일 저녁 부터 12일 오전까지 우리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전혀 포착하지 못하는 등 대북 정보수집과 분석 한계 및 무능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예를 들어 북한이 핵 무기를 장착한 미사일을 불시에 발사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에 따른 혼란과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국민은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미사일 발표 시간대와 대응태세를 보면 기가 찰 정도다. 일본 국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사실을 생중계하면서 미사일 발표시간을 우리 정부 발표와 달리 9시49분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10분 후터 미사일 궤적방향을 제시하고, 추진체 낙하예상지점까지 분석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10시20분께 수상관저에서 관방장관이 북한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 국방부는 오전 11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발표를 하면서 “낙하물 수색작업은 비공개로 한다”고 발표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있다. 이날 미사일 발사 전 아침까지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미사일 발사 연기로 받아들였으나 불과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아 북한의 로켓발사 소식을 듣고 혼란에 빠져버렸다. 북 미사일 발사와 관련, 11일 밤부터 12일 오전까지 우리 정부와 정보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는 지 묻고 싶다.

2012-12-13

철강왕 박태준의 리더십과 시대정신

대한민국 사상 첫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조국근대회의 기틀을 다진 세계적인 철강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지난해 13일 8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오늘이 박 회장의 서거 1주기다.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함께 박 회장의 리더십과 시대정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박 회장의 리더십은 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주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 강철같은 추진력과 결단력, 무소유의 청렴성으로 표현된다.박 회장은 포스코를 글로벌 철강사로 성장시키며 세계 7위권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데 주춧돌을 놓은 한국 경제의 큰 별이다. 이 거대한 역사는 박 회장의 헌신적인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로 평가받는다.박 회장의 `제철보국`과 `우향우 정신`은 오늘날 글로벌 포스코의 DNA로 살아숨쉬고 있다. 조상의 혈세를 뿌린 제철소 건설사업이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 바다에 모두 몸을 던져 죽자`는 박 회장의 애국정신이 스며있다.박 회장의 부정 축재 등 부패를 멀리한 청렴성과 끝까지 축재를 외면한 `무소유 경영`은 국가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시대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70년 가을 무렵 보험회사가 리베이트로 제공한 6천만원 전액을 `재단법인 제철장학회`설립의 종잣돈으로 사용했다. 그는 창업자이지만 지금까지 회사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한 적이 없다. 임원들이 `스톡 옵션`매입 및 처분하는 행태를 보고 격노했다는 일화도 있다. 2000년 40년간 거주하던 아현동 소재 주택을 처분해 사회에 환원했고, 이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검소하고 청빈한 삶을 지켰다.1977년 3기 설비가 공기지연으로 고전하고 있을 당시 발전 송풍 설비 구조물 공사에서 부실이 발견되자 80% 정도 진행된 상태였지만 부실공사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모두 폭파시켜 버렸다. 부실의 여지를 애초부터 없애버리는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데 충실했다.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박 회장의 리더십을 `태준이즘(Taejoonism)`으로 규정했다. 태준이즘은 `불가능을 이겨낸 남다른 추진력과 개인적 욕심을 물리치고 공익을 추구한 정신`이라고 정의했다.포항 명예시민 1호인 박 회장은 비록 고인이 됐지만 여전히 포스텍 노벨동산을 지키고 있다. 생전에 노벨과학상 수상을 염원하며 자신이 이름지어 놓은 노벨동산에 조그만 조각상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국가와 민족을 외치는 많은 지도자들에게 `태준이즘`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2012-12-13

근본적인 전력수급 대책 필요하다

한파 속에서 전력수급이 연일 살얼음판이다. 56년만의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혹한으로 전기사용이 급증하면서 아차하는 순간에 대정전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전력수급 상황이 비상이다. 전력거래소는 11일 오전 한때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KW 미만으로 하락하자 전력경보 `관심`단계를 발령했다. 하루 전에도 오전의 순간 전력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 이어 오후에는 예비전력이 400만KW 미만인 상태가 계속돼 36분간 관심단계에 돌입했다. 청주 산업단지에서는 정전으로 일부 업체가 조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전력당국은 수요관리와 전압조정, 구역 전기공급 확대로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전력대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최근 들어 벌써 세번째 관심 경보가 발령된 전력수급난은 이번 겨울내내 지속될 전망이어서 큰 걱정이다. 현재 원전 5기가 가동 중단돼 468만KW의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반면 강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추세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조절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음 달까지 전력 예비율은 100만KW대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작년 9·15 대정전 사태가 이 수준에서 순식간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원전 1기라도 갑작스런 고장으로 멈춰서면 대혼란이 우려되는 것이다.이런데도 전력당국은 기업을 상대로 수천억원의 보조금을 주면서 수요조절을 통사정하고, 기온이 올라 전기사용이 줄어들기만을 학수고대 하는 딱한 모습이다. 언제까지 기업과 하늘을 쳐다보며 마음을 졸여야 하는지 답답한 노릇이다.전력위기가 이처럼 아무런 대책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체 발전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원전 가운데 수천개의 짝퉁 부품이 사용된 영광 5·6호기가 최근 부품교체를 위해 멈췄는데도 구체적인 전력수급 보완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여름에는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200만KW대로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주의`경보가 발령됐지만 절전운동 이외에 다른 대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래저래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을 늘릴 대안이 없는 전력당국의 고충은 이해가 간다. 잦은 고장과 비리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새로운 원전 건설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화력발전소 건설도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곳곳에서 무산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당장 전력부족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 급한대로 수요관리에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계절마다 반복되는 절전대책은 점차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력당국은 국민에게 절전을 호소하는 무책임한 카드를 꺼내기 전에 근본적인 전력위기 해소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12-12-12

경북 초·중 무상급식 확대 좋아만 할 일 인가

내년부터 경북지역에서는 읍지역 초·중학생까지 무상급식이 확대된다. 경북도교육청은 올해 면지역 초·중학생 무상급식에 이어 내년도에는 읍지역 초·중학생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읍지역 초·중학생 4만2천17명의 무상급식을 위해 188억원을 증액했다. 총 비용은 올해 면지역 초·중학생 1만2천474명 무상급식비 56억원을 합한 244억원이다. 이 가운데 50%를 도교육청이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경북도와 각 시·군이 분담한다. 도교육청은 소규모 초등학교와 저소득층 자녀 급식비도 지원하고, 일부 시는 추가로 학생에게 급식비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은 일부 시 지역의 추가지원자를 더하면 도내 전체 초·중·고교생의 50%인 16만6천540명에 이른다.당초 도 교육청은 오는 2014년까지 전체 학생의 50%까지 학교급식비를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각 시·군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기에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포항시, 안동시, 구미시, 상주시에서는 읍지역을 넘어서 동지역 일부와 군지역의 병설유치원까지 포함, 무상급식비를 86억원이나 추가 확대지원했다. 군위군은 군 자체 예산으로 고등학생까지 무상급식을 지원했다.무상급식은 세금을 재원으로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급식을 말하는 데, 전면 시행을 두고 논란이 적지않은 사안이다. 무상급식 논란은 지난 2011년 서울시에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나라당은 교육감선거와 지방선거의 여론을 의식해 불가피하게 저소득층 30%에게 선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시작으로 중학생까지 전면 무상급식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주민투표까지 실시했으나, 투표율 미달로 부결돼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는 파동을 겪었다.무상급식 제도는 한정된 교육재원을 교육의 질 향상이 아니라 `먹이는 데`소모하는 결과를 낳기에 반대론자들의 논리도 귀담아 들을 바가 있다. 실제로 모 여론조사기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현재 학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1순위가 CCTV 확충 및 경비 인력 상주, 2위가 낡은 건물 보수 및 시설물 관리비 투자, 3위가 방과 후 학습 강화, 4위가 무상급식이었다고 한다. 기초지자체의 도움으로 경북지역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이 읍지역 초·중학생 4만여명의 무상급식을 위해 증액한 188억원의 교육예산이면 학교 강당 18개를 새로 지을 수 있는 큰 돈이라는 점은 생각해 볼 대목이다.

201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