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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섬기는 사법·행정 실현을

등록일 2013-06-11 00:34 게재일 2013-06-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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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甲乙) 관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여당은`갑을 상생`을, 야당은`을의 편`에 서겠다고 한다. 어떤 사회든 갑을 관계는 다 있고 그렇게 물고 물리는 관계상황속에서 사회가 유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것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 문제다.“갑이 정신 차리고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그런데 근래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사법경찰과 택시 기사는 아직 갑을관계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또한 갑을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직사회에서도 갑을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국민주택시노조 경북지부는 대구 중부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피살 여대생을 태운 택시 기사를 용의자로 보고 범죄인 취급을 했다. 기사를 강제연행한 후 6시간 동안 수갑을 채운 채 강압적인 조사를 벌여 인권을 유린했다. 그런데 진범을 체포한 후에도 경찰은 사과 한 마디 없었다. 경찰이 사과를 할 때까지 중부경찰서 앞에서 1인시위를 하겠다”고 했다.`갑의 오만`에 대한 `을의 항변`이다. 택시노조는 또 경찰청 공식 블로그에 올라 있는 `택시범죄 예방 수칙`을 비판했다. 이는 무차별적으로 전체 택시기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는 처사라는 것이다. 범죄에 악용되는 차량은 정상 택시가 아닌 불법 도급 차량이나 지입 차량 일부뿐인데, 경찰은 모든 택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억울한 일이라는 것이다. 경찰은 사과할 일이 있으면 을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고, 범죄에 잘 이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단속 적발에 더 노력해야 국민을 섬기는 사법경찰이 될 것이다.

경주시 안강 산대저수지는 둑이 무너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비 40억원을 들여 신속한 보수를 했다. 그런데 군위군 의흥면 수태지는 지난 4월에 둑이 함몰돼 둑을 절개하고, 10만t을 방류했는데 지금까지 보수공사를 할 예산 15억원이 없어 방치되고 있다. 산대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이고, 수태지는 군이 관리하는 저수지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군 예산으로는 공사가 무리여서 군 관계자들이 도청과 중앙정부를 찾아가 여러 차례 탄원을 해봤지만 이렇다 할 대답이 없다고 한다. 군청이 관리하는 저수지이니 군이 알아서 하라는 뜻인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군이 관리하는 저수지는 362곳이고,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곳은 18곳 뿐인데, 군이 관리하는 저수지의 60%는 노후된 것이어서 자주 보수공사를 벌여야 한다. 없는 예산에 정부 지원도 없다면 농사에 지장이 많을 것이고, 따라서 농업경쟁력 제고에 역행한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늘려주든지 저수지의 절반 정도를 농어촌공사가 맡아주든지, 해결책을 내놔야 할 일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상생하는 것이 국민을 섬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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