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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발레로 즐기는 돈키호테의 모험과 사랑

1616년 세계문학사에 쌍벽을 이루는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같은 해 서거한지 올해로 400주년이 됐다.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다음달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발레와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세르반테스의 대표작 `돈키호테`는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오텔로`는 연극과 오페라로 만날 수 있다.먼저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 돈키호테`가 오는 10월 1일 오후 5시, 2일 오후 3시 이틀간 수성아트피아에서 막을 올린다. 국립발레단은 발레를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도록 `해설이 있는 발레 시리즈`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코펠리아`, 2011년 `돈키호테`, 2012년 `백조의 호수` 등 세 가지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은 받은 작품이`돈키호테`다. 유쾌한 분위기 덕분에 온 가족이 보기에도 그만이다.방대한 `돈키호테`의 원작 중에서 발레에는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해설자로는 바질의 신부가 될 키트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부자귀족 가마쉬가 등장한다. 가마쉬는 삼각관계의 라이벌이자, 사랑에 실패한 사람으로서 바질과 키트리의 사랑에 질투하고 분노하며 생생하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한다. 가마쉬가 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은 `돈키호테`가 희극 작품이기 때문이다. 키트리는 바질과 결혼하고 싶지만 키트리의 아버지인 로렌조는 이를 반대하고 부자 귀족인 가마쉬에게 키트리를 시집보내려고 한다. 로렌조의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난관에도 키트리와 바질은 시종일관 명랑하다. 이들은 야반도주를 시도하지만 실패해 어쩔 수 없이 키트리는 가마쉬와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이 상황을 알게 된 `돈키호테`와 그의 조수 산초판자가 나타나 명랑 커플을 돕는다. 바질은 자살 소동을 벌이고 돈키호테가 로렌조를 설득한 것이다.발레 `돈키호테`는 볼거리도 다채로워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보기에도 좋다. 특히, 극 곳곳에는 정열적인 스페인의 정취로 가득하다. 화려한 붉은색 의상이 눈길을 사로잡고 투우사의 춤과 플라맹고, 탬버린과 캐스터네츠를 이용한 음악은 흥을 돋운다. 총 3막으로 이뤄진 작품의 대미는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 장면이다. 여성 무용수가 32바퀴 연속 회전을 하고 남성 무용수가 점프하는 등 고난도 기교가 절정을 이룬다.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에 이어 10월 18일에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오텔로`의 주요 장면을 오페라 아리아와 연극으로 만날 수 있는 수성아트피아 가을음악회가 기다리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6

경북대미술관 내달 15일까지 `소장품전-기억과 기념`전

경북대미술관은 다음달 15일까지 `소장품전-기억과 기념`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경북대미술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소장품 중 경북대 미술학과 교수들이 재직 중에 기증한 작품을 전시한다. 이들 작품은 예술가로서 활동하며 제작된 작품이면서 교육자로서 예술교육활동의 산물이기도 하다. 서양화가 고(故) 박남희 교수를 비롯해 서양화가 이동진, 조각가 류재하, 한국화가 김원세·노태범· 임현락 조가가 변유복·최명룡·이기칠·권기덕, 디자인 이정은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중 고 박남희 교수와 류재하 교수는 미술과 디지털을 접목한 디지털 아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 1999년부터 디지털회화 작업을 해 오다 지난해 작고한 박 교수는 주로 평면에만 머물던 디지털 회화를 오브제와 페인팅을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 작품을 선보였다. 박 교수는 전통적 미의식과 역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지에 물감을 사용한 전통적 방식부터 현재 디지털회화 작업 방식에 이르기까지 특히 새로운 디지털 아트로의 방법을 모색했다.류재하 작가는 국내에서 드물게 LED디스플레이를 소재로`미디어 조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중진으로 디스플레이 재료를 모듈별로 분리해 높은 천장에서 늘어뜨려 부정형의 입체를 만들고 이 형상 위에 영상이 흐르는 작업을 한다.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디자인 등 총 32점의 작품이 선보인다./윤희정기자

2016-09-26

“포항 역사·철학 담은 예술축제로 승화 ”

▲ 류영재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운영위원장철과 예술이 어우러진 포항의 대표적 예술축제인`2016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이제 코 앞에 다가왔다. 올해 5회째를 맞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개막을 5일 남겨둔 가운데 이 행사를 주관하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운영위원회는 일찌감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전국의 조각가는 물론 지자체를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류영재 운영위원장을 25일 만나 올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준비상황과 축제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철의 정원` 주제 스틸아트로환동해관문 영일만 가을 수놓아`대학 스틸디자인공모전` 새 도입버스·크루즈 아트웨이투어 마련-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축제를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다듬고 정성껏 준비해 그동안 전국적인 화제를 낳으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는데, 올해 축제 막바지 준비가 어떻게 되어가는지요.△10월 1일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습니다만, 여타의 축제와 달리 기간이 길어서 날씨문제가 가장 큰 걱정입니다.-지난해 인력이 많이 부족해 타도시 방문홍보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올해엔 애로점이 없는지요.△어려움은 늘 있게 마련입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언제나 그 이상을 해내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어려움이라는 것이 좌절의 의미는 아니고,`조금만 더`라는 아쉬움일 것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그동안 애쓴 보람으로 포항시의 관계자들과 포항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예산이 조기에 편성돼 작년보다는 훨씬 일찍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예년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욕심내다보니 실행에 어려움이 있고, 사무요원들은 매일 야근이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팀워크가 워낙 좋아서 언제나 웃으며 일하는 분위기라 이것이 바로 축제라며 서로 위안하곤 합니다.-그동안 축제가 포항의 문화와 철학을 담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스틸아트축제를 표방해왔는데, 올해 축제를 요약하신다면.△문광부에 등록된 축제만 하더라도 약 3천여 개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차별화, 특화되지 않은 축제는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스틸아트페스티벌은 포항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예술축제로 차별화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올해는`철의 정원(Garden of Steel)`이라는 주제로 환동해의 관문인 영일만의 가을을 스틸아트로 수놓을 예정입니다. 스틸아트 전문작가들과 시민, 학생들의 참여는 물론이며 작년부터 시행된 철강기업의 참여 작품수도 훨씬 다양하고 많아졌습니다. 특히 우리지역 대학의 협조를 얻어 올해 새롭게 시행된 스틸디자인공모전도 축제의 의미를 더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포항시민과 전국의 관람객들이 올해 축제를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또 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축제는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가로 완성되는 법입니다. 영일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트웨이 투어가 버스투어와 크루즈투어가 준비돼 있으니 미리 예약을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프로그램인 스틸디자인공모전 입상작품 전시와 각종 체험프로그램 등 즐길거리가 준비돼 있으니 많은 참여와 적극적인 호응을 부탁드립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6

사진으로 보는 프랑스 `미디어아트` 세계

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는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갤러리 A관에서 한불수교 130주년과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 기념전 `프랑스 사진작가 에릭 오폴 안 마쌀 2인전`을 연다.에릭 오폴은 프랑스의 대표적 사진작가로 `매체예술`로 불리는 미디어아트의 대가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이번 전시를 통해 `공간, 장소와 장소의 부재` 라는 주제 속에서 카메라로 담아낸 공간속의 역사와 기억들 및 정신세계, 실제 현실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끊임없는 의문을 나타낸다. 평단에서는 “그의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역사적, 정치적, 미학적 `여백`은 실제로 축적된 역사와 기억을 재창조하고 카메라가 담아낸 공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차원으로 표현되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2009년 프랑스정부 후원 예술진흥 프로그램 빌라 메디치의 `오르 레 뮈르(Hors Les Murs)`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이후, 프랑스 국립 도서관, 유럽사진박물관, 하이델베르크 박물관,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대학교 등 프랑스 및 해외의 다양한 컬렉션에서 전시 경력을 가지고 있다.에릭 오폴은 현재 파리, 브뤼셀, 베이징 등 국제적인 컬렉션에서의 작품 전시 뿐 아니라, 부르그 국립고등미술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사진학을 강의하고 있다.런던과 파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 마쌀은 신체와 색채, 아름다움, 패션, 삶과 죽음의 표현에 기반을 두고 있다.전시 주제 `플뤼마쥬/데플뤼마쥬`는 `깃털`과 `깃털뽑기`라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는 죽어있는 자연과 살아있는 신체로 나뉘어 대비되는 두 사진 작품을 나란히 배치한다. 비슷한 색채를 띠면서도 다른 소재를 사용해 삶과 죽음을 탐구하던 작가의 고민을 전한다. 작가는 지난 2000년 프랑스 광고교육 전문학교 `CELSA` 졸업논문을 준비하며 오랜 시간 컴퓨터 작업으로 갑자기 근시가 됐다. 이후 `예술적인 모호함`을 탐구하며 사진시리즈를 선보였다.한편 이번 전시에 이어 에릭 오폴은 대백프라자 11층 아트월에서 `공간, 장소와 장소의 부재`라는 주제로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개인전을 이어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6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와 함께 또 한번의 감동을 몰고 오다

`연금술사`로 유명한 세계적 작가 파울로 코엘료(69). 그만의 독보적인 필치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우리 영혼에 깊은 울림을 전하는 코엘료는 발표작마다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왔다. 데뷔작 `순례자`를 발표한 지 30년이 되는 2016년, 신작 장편소설 `스파이`로 돌아온 코엘료는 다시 한번 그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스파이`는 지난 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작품 일부가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데 이어 이번에 작가의 모국인 브라질과 한국을 비롯해 4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스파이`는 1차세계대전 당시 이중 스파이 혐의를 받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무희 마타 하리(1876~1917)에 관한 이야기다. 코엘료는 그동안 여러 차례 주체적인 여성 화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역사적 인물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한때, 일촉즉발의 전운이 가득한 한편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리던 시기의 유럽을 배경으로 파블로 피카소, 프로이트, 오스카 와일드, 니진스키, 모딜리아니 등 당대의 문화 예술계를 주름잡던 인물들을 작품 곳곳에 직간접적으로 등장시키며 소설 읽는 재미를 더했다.마타 하리는 동양의 이국적이고 관능적인 춤으로 20세기 초반 파리를 비롯해 유럽 전역을 사로잡은 전설적인 무희다. 벨 에포크 시대, 유행을 선도했던 패셔니스타이자 화려한 무대 위에서 박수갈채를 받았던 여성, 높은 인기만큼 엄청난 부를 얻었고, 당대 권력을 쥔 남성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며 그 관계를 통해 수많은 비밀을 간직하게 된 인물이다. 그리고 1차세계대전중 독일에 정보를 넘긴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군에 체포돼 총성 속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코엘료는 내년 마타 하리 사망 100주년을 앞두고 삶의 어느 순간에도 자유롭고 독립적이고자 노력한 그녀의 삶에 주목한다. 그는 지난 20년간 발표된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의 기밀문서를 비롯해 관련 서적, 기사 등 수많은 자료를 참고해`스파이`를 집필했다. 코엘료는 마타 하리가 파리 교도소에서 처형을 기다리는 동안 오직 편지를 쓸 펜 한 자루와 종이 몇 장만을 요구했다는 사실에 착안해 편지 형식으로 마타 하리의 삶을 재구성해나간다.소설은 프랑스 생라자르 교도소에 수감중인 마타 하리가 처형 일주일 전 자신의 변호사에게 써내려간 편지로 시작한다. 그녀는 이 편지가 자신이 죽고 홀로 남겨질 딸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그런 도전과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1부는 그녀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보낸 평탄치 않은 결혼 생활 이야기, 그리고 마타 하리라는 이름으로 `꿈의 도시` 파리로 떠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1876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그녀는 그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1895년 네덜란드 장교와 결혼을 해 인도네시아 자바 섬으로 떠난다. 남편의 폭력과 감시로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을 지속해나가던 어느 날, 그녀는 화려한 고대 인도 전통 무용을 추는 무용수들을 지켜보고 황홀경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곧 충격적인 사건을 목도하면서 지난 삶을 청산하고 `진정한 삶`을 찾아나설 결심을 한다. 마클레오트 부인은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마타 하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마침내 꿈에 그리던 파리로 향한다.▲ 파울로 코엘료2부는 마타 하리가 파리에서 무용가로 성공해 부와 명성을 쌓고, 전쟁이 발발해 네덜란드에 갔다가 다시 파리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펼쳐진다. 기메 박물관에서의 첫 공연이 성공을 거두면서 신문을 떠들썩하게 장식한 그녀는 이국적인 외모, 관능적인 춤으로 큰 인기를 누리면서 프랑스의 물랭루주, 밀라노의 스칼라극장 등 세계적인 무대에 서게 된다. 그리고 고위 관료들과 어울리면서 프랑스 사교계를 드나든다. 1차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부터 그녀를 주목해온 독일 정보부는 2만 프랑을 대가로 그녀에게 스파이 임무를 제안한다. 프랑스를 위해 일해오던 그녀는 중립국 네덜란드 여권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끊임없이 연합국 정보부로부터 의심을 받고 1917년 2월 13일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다. 3부는 마타 하리를 변호한 클뤼네 변호사가 그녀의 처형 전날 쓴 편지다. 그는 마타 하리가 어떻게 고위층과 관계를 쌓아나가면서 세계를 여행하고, 결국 이중 스파이로 의심받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독일측에 프랑스의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는 명확한 증거 없이 패전을 거듭하던 프랑스의 희생양으로 처형에 이르는 그녀의 모습을 그려 보인다. 또한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리고 현기증이 날 만큼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유럽, 전쟁중인 유럽의 역사적 한순간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3

울타리 밖으로 내쳐진 청소년들…아픔은 각자의 몫으로

2014년 런던도서전 `오늘의 작가,` 2015년 서울국제도서전 `올해의 주목할 작가`이자,`마당을 나온 암탉`과`나쁜 어린이 표`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동화와 소설을 넘나들며 어른과 아이 모두가 공감하는 작품을 써온 황선미 작가의 신작`틈새 보이스`(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이 책은 황선미 작가의 세번째 청소년소설로 작가 특유의 세심한 필치와 흡입력 있는 전개,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깊이와 감동은 여전하면서도 한층 더 농익은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작인`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에서 유년기의 자전적 체험을, `사라진 조각`에서 청소년의 집단 성폭행 문제를 다뤘다면, `틈새 보이스`에서는 `가정`과 `학교`라는 안전 울타리 밖으로 내쳐진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어른들의 제대로 된 보호와 보살핌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방황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고도 정교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소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소설 속에는 마음의 상처와 비밀을 지닌 네 명의 소년이 등장한다. 학교도 사는 곳도 꿈도 성격도 가정환경도 제각각. “틈새. 우리 사이에는 그게 있다. 마치 이 분식집처럼. 우리가 모일 수 있는 공통점이란 시간뿐이었다. 6시에서 7시 사이.” 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곤 그저 “시간뿐”이지만, 감당하기 버거운 문제를 홀로 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다. 불안한 속내를 감추기 위해 잔뜩 날이 선 모습도. 소년들은 `틈새`라고 부르는 분식집에서 우연히 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나브로` 친구가 되어간다.소설은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 `무`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불안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무`와 틈새 소년들의 이야기, 그리고 `무`의 과거를 둘러싼 의외의 인물과 여러 사건들이 맞물리며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가슴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다. 작가 특유의 절제되고 흡입력 있는 문장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 내면의 상처를 지닌 소년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고 밀도 있게 그려낸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더 나은 미래로, 바깥세상으로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딛기 위해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견뎌내는 틈새 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 역시도 “기댈 데 없이 외로웠던 청소년기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먼저 그 시기를 지나온 한 사람으로서 외롭고 힘든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을 이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3

남한에서의 중도세력 통합으로 한반도 분단체제 변혁

“한국 사회 분석에서 한반도적 시각은 필수이지만 `변혁적 중도주의`는 남한 사회에 적용되는 담론입니다. 혁명이란 말을 쓰기가 거북해 `변혁`이란 말로 바꿔쓴 것은 아닙니다. 남한과 북한 전체가 변혁돼야 한다는 전제 아래서 남한에서 모든 중도세력의 광범위한 통합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변혁적 중도론`(창비)은 민족문학론, 분단체제론 등 지난 40년간 진보적 담론들을 생산해온 백낙청(78)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반도를 아우르는 운동노선이자 실천전략으로 제안한`변혁적 중도주의`를 다룬 책이다.백 교수는 지난 2009년 펴낸 네 번째 사회평론집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에서 한반도 정세와 통일 과정을 진단하면서 그 실천적 개념으로 `변혁적 중도`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백 교수가 이 책에서 내놓은 핵심적인 주장은 제목 그대로 우리 사회가 `변혁적 중도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남쪽 사회의 중도 통합을 통해 한반도의 선진화와 평화를 제한하는 분단체제를 변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변혁적 중도론`은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해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백씨의 글 3편, 변혁적 중도주의의 가능성과 과제를 살펴본 유재건 부산대 교수 등의 글 6편을 엮었다.한국사회 변혁의 운동노선이자 실천전략으로서 변혁적 중도론의 개념과 현시점에서의 실천과제를 제시하는 서장, 변혁적 중도론의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해와 변혁적 중도의 관계를 정리한 제1부 `분단체제와 변혁적 중도론의 제기`, 분단체제론을 역사성, 체제론, 남북관계, 경제권 등으로 나눠 고찰한 제2부 `분단체제론의 지평`, 변혁전략, 사회운동, 현실정치, 새로운 운동주체의 구상 등 변혁적 중도론의 현실적합성을 탐색한 제3부 `변혁적 중도주의의 실천`으로 구성됐다.서장 `변혁적 중도의 실현을 위하여`는 언뜻 상충되는 것으로 보이는 `변혁`과 `중도`의 개념과 의미, 변혁적 중도론의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과의 관계, 포용정책 2.0과 2013년체제론 검토에 이어 이 담론의 실천을 위한 과제를 점검함으로써 한국사회 변혁의 운동노선으로서 변혁적 중도론의 의미를 분명히 한다.제1부는 변혁적 중도론의 근거이자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 분단체제의 특수성에서 비롯하는 변혁적 중도주의 논의의 진전을 보여주는 백낙청의 글 세편을 시기순으로 엮었다.제2부에서는 변혁적 중도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분단체제론을 역사성과 사회체제 면에서 고찰하고, 남북관계와 경제 부문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탐색한다.제3부는 통일운동, 생활정치, 제도정치와 시민사회운동 영역에서 드러나는 변혁적 중도주의의 구체적 양상과 과제를 살펴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3

포항제일교회 성경공부 열기 뿜는다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사진)는 22일부터 2016년 2학기 제일신앙아카데미 강좌를 연다.제일신앙아카데미는 큐티교실(초급)과 성경파노라마 등 필수강좌와 큐티교실(중급)과 영성훈련`거룩한 읽기`, 정통과 이단 등 필수강좌로 3~9주 과정으로 진행된다.초급 큐티교실은 신앙과 삶이 따로 돌아가는 `피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을 극복하고 말씀과 삶과 기도가 주님 안에서 통합되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좇아가는 발걸음의 시작을 돕는다.성경파노라마는 성경 66권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흐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하며 하나님을 역사와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가운데 삶의 변화와 실천으로 나아 갈 원동력을 제공한다.중급 큐티교실은 귀납적 묵상 방식의 큐티 실습을 통해 하나님 말씀의 깊은 은혜를 나누고 큐티가 자신의 좋은 영적습관이 되어 날마다 말씀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순종하는 삶이 되도록 돕는 훈련이다.거룩한 읽기는 기독교 영성 전통에 따른 말씀 읽기를 배우고 실습을 통해 우리 내면에서 일하시는 성령님의 음성을 듣고 `참 자기`를 회복하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는 기초훈련이다.큐티교실(초급)반은 22일~10월 13일 목요일마다 오전 10시30분~12시까지 교회 선교관 2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최은철 목사가 특강한다.성경파노라마반은 23일~10월 28일 금요일마다 오전 10시30분~12시까지 교회 선교관 2층 세미나실에서 이어지며 홍순영 목사가 인도한다.큐티교실(중급)반은 10월 20일~11월 24일 목요일마다 오전 10시30분~12시 교회 선교관 2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송재천(B) 목사가 특강한다.영성훈련`거룩한 읽기`반은 10월 7일~12월 9일 금요일마다 오전 10시30분~12시30분 교회 교육관 3층 강당에서 이어지며 박신향 사모와 황경희 전도사가 인도한다.정통과 이단 1반은 10월 7일~28일 금요일마다 오후 7시~8시30분, 2반은 11월 4~25일 금요일마다 오전 10시30분~12시 교회 선교관 2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송재천(A)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회비는 필수 강좌 5천원, 선택강좌 1만원이며 교재비는 별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2

`자장면 박사` 내달 16일 포항서 간증집회

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는 다음달 16일 오후 2시 교회 본당에서 자장면 박사 박권용 집사를 강사로 초청해 간증집회를 연다.자장면 박사 박권용 안수집사(대구 동해반점·중앙로교회·사진)는 이날 직접 자장면을 만들어 초청한 주민들과 교인들에게 점심으로 대접한다.오후 2시부터는 찬양예배로 열리는 간증집회에서 가출소년이 철가방 배달부를 거쳐 자장면 박사가 되기까지의 사연을 눈물과 웃음, 감동으로 풀어낸다.경남 합천 지실마을이 고향인 박 집사는 술고래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로 인해 할머니 밑에서 극심한 가난을 겪으며 자랐다. 급기야 공납금을 내지 못해 초등학교 3학년을 마지막으로 학교를 떠났다. 무작정 도시로 나왔지만 11살에 불과한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는 자장면 맛에 반해 중국식당에 취업을 했다.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던 중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소녀를 발견했고, 그 소녀에게 연탄 50장을 사주고 달랬다. 이것이 그의 첫 나눔의 시작이었다.그는 훗날 번듯한 중국식당을 차렸고 심장을 앓는 중국동포, 고학생, 사업에 실패한 가정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고아원, 양로원, 군부대, 교도소, 개척교회 등을 찾아서는 자장면 잔치를 열고 사랑을 나누었다. 특히 1979년 대구 50사단 장병들에게 자장면 700그릇을 선물한 뒤 군부대만 600여 곳을 방문, 자장면을 볶았다.그는 자장면을 대접한 뒤 시골에서 부모 없이 자란 자신의 성장과정을 소개하고 “이 세상의 무슨 일이든지 용기를 가지고 대들면 성공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꼭 들려주고 있다.언론은 이런 박 집사의 섬김을 집중 소개했고, 관공서, 학교, 교회 등에서는 그를 초청해 굴곡진 삶과 봉사정신을 배우고 있다. 소위 그는 `스타 반열`에 오른 것이다.그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은 그를 초대 명예군수로, 대구교도소는 재소자 교화위원으로 임명했다. 그간 대통령들은 그를 청와대로 특별초청, 격려했다.그는 대구 자랑스러운 시민상, 교통부장관상, 건설부장관상, 미8군 사령관상, 육군교도소장상, 대구교도소장상, 경상북도 도지사상 등을 수상했다.박 집사의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는 포항하늘소망교회 김영미 전도사는 “40분 간증 중 10초마다 폭소를 짓게 하고 그때마다 큰 감동을 주었다”며 “많은 시민들이 간증집회에 참석한다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재능·미용, 간호 등)를 아낌없이 이웃에 나눌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세상은 한층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2

포항시립미술관, 내달 3일까지 소장 작품 구입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다음달 3일까지 2016년 하반기 소장품 작품을 구입한다고 20일 밝혔다.이번 소장품 수집 작품구입 공고는 미술관의 소장품 구입정책에 따라 `스틸아트(Steel Art)`미술관으로서의 미술관의 이미지를 전하고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더 많은 시민과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이번 하반기 작품 수집 범위는 포항시립미술관 기획전과 연계한 작품과 지역미술사 정립을 위한 작품이다. 매도를 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 기관 등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내려 받아 사용하면 된다.신청은 기간 내 직접 방문 또는 등기우편으로 1인당 1점 접수하면 되며 서류는 작품매도 신청서와 작품에 대한 자료 등을 구비하면 된다. 이후 포항시립미술관 작품평가위원회 심의를 통해 작품 구입 적정 여부와 가격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소장품으로 수집한 작품은 미술관의 전시 및 연구자료로 활용돼 미술관의 위상정립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예술이 함께하는 문화도시 포항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올해 상반기 소장품 수집을 통해 한국미술사를 대표하는 스틸 조각 작품과 아트웨이 조성을 위한 야외 스틸조각 작품 등을 포함해 8점을 이미 수집한 바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9-21

몸짓으로 맞이하는 가을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은 하반기 기획공연 `인 대구 가을무용축제`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4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팔공홀에서 연다.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12팀이 참가하는 이번 무용축제는 국립무용단의 초청공연`묵향(墨香)`을 시작으로 (사)한국무용협회 대구광역시지회장이자 이번 무용축제 예술감독인 강정선이 기획한 메인프로그램이 함께 준비된다.30일 오후 3시 30분·오후 8시에 선보이는`묵향`은 전 국립무용단 예술 감독이자 한국무용 안무가 윤성주와 우리나라 대표 패션디자이너 겸 아트디렉터인 정구호가 협업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초대 한국무용가 최현(1929~2002) 선생의 군자무(君子舞)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매, 난, 국, 죽 각기 다른 색(色)이 우리 춤과 옷, 그리고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한국전통예술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춤으로 그린다. `가을무용축제`의 메인프로그램 시작인 10월 4일 오후 7시30분에는 홍승엽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구시립무용단의 2016년 제70회 정기공연`소가 너머 간다`중 이중섭의`가족과 이별`, 그리고 남북 이산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춤`볼레로`에 이어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안무 채한숙)이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무용`송풍수월(松風水月)`이 선보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이자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용걸이 이끄는 김용걸댄스시어터가 `막스부르흐 바이올린 협주곡1~3`, `해적, 그랑파드되`를 선보인다.메인공연 두 번째 날인 10월 5일은 장유경(계명대무용학과 교수)무용단이 부채의 펴고 접는 죽선의 소박하고 운치서린 지음(紙音: 종이 소리)과 바흐의 `무반주첼로조곡`과 함께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부채춤을 선보이며, 그와 반대로 안병주 춤·이음이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인 김백봉 선생의 고전스타일의`부채춤`과 `장고춤`을 보인다. 그 밖에도 젊은 안무가들로 구성된 고블린파티팀의 현대무용`옛날 옛적에`와 크누아무용단의 발레`돈키호테 중 그랑파드되`가 함께 공연된다. 10월 6일 마지막 날은 우혜영 영남대 교수(무용학 전공)의 뮤발레단이 우아하면서 유머적인 작품`돈키호테 중 숲속의꿈`과 이은주 국립인천대 교수(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6호 살풀이춤 예능보유자) 무용단이 선보이는 현대적 해석의 무속춤을 새롭게 선사한다. 피날레 무대는 대구의 젊은 남자무용수 20명이 선보이는 한국무용`홍(紅)이로다(안무 김현태)`와 김선용 영남대 교수(현대무용전공)가 이끄는 10명의 무용수들이 현대무용`Taking`을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21

생명에 귀 기울이다 `자연-생명의 소리展`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김흥식)이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2016 지역 우수작가 초대전 두번째 전시회 `이동건 개인전`을 연다.이번 전시에는 포항 출신으로 지역을 지키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동건(40)의 `자연-생명의 소리`를 주제로 한 자연주의 비구상 회화 작품 20여 점이 선보인다.이번이 네 번째 개인전이 되는 이 작가는 그동안 풍부한 미적 감성과 더불어 청춘의 고뇌가 짙게 배인 화면, 어두운 바이올렛 계열과 깊은 블루 계열로 채색된 수채화 풍의 회화 작품을 해 왔다.최근 그의 작품은 서양화의 방법정신과 동양철학의 자연스런 만남으로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클로즈업된 벚나무의 줄기는 그 자체로 기운생동하는 선비의 필력을 연상케 하고 감각적인 꽃잎이나 연둣빛의 작은 잎사귀와 절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으며, 배경은 회화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점이나 선의 이미지와 여백의 미가 조화돼 간결하면서도 자연과 생명의 은유를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막 청년기를 벗어 싱그럽지만 오랜 시간 작품 활동으로 완숙미를 더해 세련된 간결함으로 벚꽃 무궁화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은 자연을 단순하게 펼쳐 놓기만 하는 게 아니라, 확대해 집중시키기도 하고 그 놓인 모습이 제자리에 원래 있었던 모양, 편안한 색감으로 표현했다.이동건 작가는 대구예술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포항항도중 외래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현상회, 포항수채화협회, 인물작가회P 회원.김흥식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우리지역 예술계에 기여도가 높은 작가들이 그간의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한 지역우수작가 초대전이 문화도시 육성에 기여하는 전시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이번 `자연-생명의 소리`전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마음의 풍요로움과 삶의 여유를 찾는 시간을 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올들어 6년째를 맞은 `지역 우수작가 초대전`은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2011년부터 여러 장르의 작가들을 초청, 전시회를 지원하는 행사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9-21

앙상블 오푸스와 탑 클래스의 세계로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오는 10월 4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세계 최고의 연주력을 자랑하는 앙상블 오푸스와 소프라노 임선혜를 초청, `명연주 시리즈`를 연다. 이번 공연에는 지휘자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휘자 랄프 고토니와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임선혜, 완벽한 리릭 테너 시모 메키넨, 그리고 바이올린의 여제 백주영을 필두로 세계 최고의 연주력을 자랑하는 실내악단 앙상블 오푸스가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선다.이날 후기 낭만주의 가곡의 진수라고 평가 받고 있는 휴고 볼프의 `이탈리안 가곡집`을 연주하며 아름다운 사랑 노래, 견딜 수 없는 달콤한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낭만주의 최고의 가곡작품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안 가곡집`은 스페인 여왕 명예훈장 수여에 빛나는 핀란드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랄프 고토니가 세계 볼프 협회의 의뢰로 현악, 관악, 그리고 하프가 포함된 챔버 오케스트라로 편곡했다. 이날 랄프 고토니의 지휘 아래 그가 편곡한 버전으로 무대로 오르며, 특히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한국 초연이기에 그 특별함은 더하다.앙상블 오푸스는 국제적인 명성과 뛰어난 연주 능력을 갖춘 음악인들로 구성돼 있다. 단원 개개인이 최고의 역량을 가진 솔리스트, 세계 최고의 음악단체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프랑스 카잘스 페스티벌, 세인트 리지에르 페스티벌, 독일 고슬라, 프랑스 렌, 폴란드 고주프 등 세계 곳곳에서 연주력 조명을 받으며 세계적인 연주단체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안네 소피 무터를 이을`바이올린의 여제`라는 평을 받은바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을 중심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비올리스트 김상진, 현란한 테크닉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첼리스트 김민지를 비롯한 러시아 음악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오케스트라 플루트 수석을 역임한 조성현, 칼 닐센 콩쿨 수상 등 한국과 유럽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클라리네티스트 김 한, 슈페르거 콩쿨, 쿠세비츠키 콩쿨 우승에 빛나는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등 국내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나선다. 또한 프랑스 깐느 오케스트라의 오보에 수석 뱅상 티존, 세계 무대를 누비는 바이츠 퀸텟의 호른 주자 리카르도 실바 등 음악계의 올스타들이 한 무대에서 만난다.앙상블 오푸스와 호흡을 맞추게 될 소프라노 임선혜는 세계적인 지휘자들의 극찬을 받은 유럽 음악계 프리마돈나로 활짝 웃는 주인공. 세계를 무대로 최근 가장 활발한 음악적 행보를 보이며 한국 성악계의 스타로 불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수미, 홍혜경을 이어 한국출신으로 세계적인 소프라노의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임선혜는 시대를 대표하는 소프라노로 국내에서 보다 해외에서 더욱 이름이 알려져 있다. 거장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 르네 야콥스 등의 지휘자들과 무대를 함께하며, 세계 음악사에 빠질 수 없는 음악가로 성장했다. 영국의 그라모폰, 독일의 비평가 상, 프랑스의 엘리 아멜링 상을 휩쓸었으며 20여 편의 음반과 실황DVD들은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됐다. 높고 깨끗한 고음의 리릭 테너 시모 메키넨은 열정적이면서도 다양한 음악성으로 오페라, 실내악, 오라토리오에서 현대음악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시모 메키넨은 모니카 그루프를 사사, 헬싱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2010년 핀란드 국립오페라에서 데뷔해 20개가 넘는 오페라 작품에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바로크 오케스트라, 핀란드 챔버 오케스트라, 핀란드 바로크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연주하였고, 미코 프랑크, 페터 슈라이어, 한누 린투 등의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연주하는 등 핀란드의 손꼽히는 차세대 테너로 주목 받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9-20

19살 道響, 러시아 단독 순회 공연

창단 19년을 맞은 경북도립교향악단이 오는 28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러시아 순회 연주에 나선다.창단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해외 단독 연주인 이번 러시아 순회 공연은 경북도와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아 이뤄져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공연에는 이동신 상임지휘자를 비롯한 단원 75명이 참가하며 공연은, 28일 오후 6시 30분 자구르스키 이르쿠츠크주립극장, 10월 1일 오후 6시 30분 블라디보스톡 연해주필하모닉홀 공연장에서 각각 펼쳐진다.이번 러시아 순회 공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라는 자부심으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한양대 교수를 협연자로 참여시켜 `예술 웅도`의 위상과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이들은 이동신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러시아가 낳은 후기 낭만주의의 거장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과 `바이올린협주곡 라장조 op.35`, 러시아의 세계적인 현대 작곡가 안드레이 페트로프의 대표곡 영화 `불 길들이기` 서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협연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는 유럽을 무대로 영혼을 울리는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는 세계적인 연주자로 오스트리아에서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고 슬로바키아를 비롯한 동구권의 유명 콩쿠르 등을 석권했다. 무엇보다 열정적이고 구성진 연주를 평가받고 있는 이동신 경북도향 상임지휘자는 “이번 순회 공연이 경북도, 이르쿠르쿠즈, 양 지역의 우호 증진을 도모하고 21세기 동북아시대의 중심 및 국제 문화지역중심으로서 경북도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곡들을 연주하는 만큼 한-러 친교 20년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도립교향악단은 지난 1997년 창단 이후 도내 23개 시군을 순회하며 경북의 혼을 담은 정기 및 찾아가는 연주로 도민의 문화적 자긍심과 수준 높은 정신문화 향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5대 이동신 상임지휘자의 부임 이후 클래식과 현대곡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레퍼토리로 도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교향악축제인 교향악축제에 네차례 초청 참가하는 한편 2013 아시아오케스트라 페스티벌 등 국제적인 음악축제에 초청받아 경북의 위상을 높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9-20

대구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 `名人의 숨결`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유경조)은 제181회 정기연주회 `명인의 숨결`을 오는 22일 오후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주회는 대금의 명인 녹성 김성진(1916~1996)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대금, 판소리, 가야금병창, 진도씻김굿 등 국악 명인들의 예술혼을 기리는 무대로 꾸민다.공연의 첫 순서는 대금제주 `평조회상`이다. 대금 명인 녹성 김성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대구시립국악단 대금파트 전 단원이 무대에 오르며, 특히 녹성 김성진 선생에 사사 받은 유경조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이 단원들과 함께 직접 무대에 올라 대금을 연주하며 스승의 예술혼을 기린다.두 번째 무대는 가야금병창 명인 강정숙에 사사 받은 강미선이 고령군립가야금연주단을 이끌고 단가 중 `명기명창`을 선보인다. 스승인 강정숙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인 국악 명인이며, 제자인 강미선(고령군립가야금연주단 음악감독) 또한 연주와 방송활동, 후학 양성 등 다방면으로 국악계 발전에 힘쓰고 있다.다음 순서로 가야금과 거문고 위주로 새롭게 편성한 현악합주 `천년만세`가 연주 된 후, 곧이어 네 번째 무대인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 펼쳐진다. 판소리를 선보이는 임현빈은 국창 임방울 선생(1904~1961)의 손자로 현재 남원시립국악단 수석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대구시립국악단은 지난 6일 (사)임방울국악진흥회가 주최하는 공연에 출연하며 명인의 뜻을 함께 기리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궁중정재 검무(안무 채한숙)가 선보인다.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 단원들이 무대에 오르며, 칼을 들고 추는 무무(武舞)이기는 하지만, 살벌함이 없이 평화롭고 유연한 동작으로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여준다.공연의 마지막 무대는`진도씻김굿`이 장식한다. 진도씻김굿 인간문화재 박병천 명인(1932~2007)의 아들인 박환영(부산대 한국음악학과 교수)이 민속악연주단 미토리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씻김굿을 선보인다. `진도씻김굿`은 전라남도 진도에 전승되는 무속 사자 의례로 소복차림으로 춤과 노래로써 신에게 빌며 죽은 자의 후손으로 하여금 죽은 자와 접하게 하는 무제巫祭로, 우리나라 민속신앙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귀한 무대다./윤희정기자

2016-09-19

포항 출신 신예 첼리스트 박유신 열정·실력으로 일본 열도 적신다

▲ 포항 출신 신예 첼리스트 박유신포항 출신 신예 첼리스트 박유신(25)씨가 오는 21일 오후 6시 일본 도치키현 종합문화센타 메인홀에서 독주회을 하게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 공연은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된 `브람스국제콩쿨대회`에서 첼로부분 2위에 입상한 박씨를 이 대회 일본인 심사위원 유키 미야기(Yuki Miyagi)가 특별히 일본으로 초청해 이뤄졌다.박씨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예술고 재학 시절부터 박경옥 교수로부터 사사 받고 2009년 졸업후, 경희대 음대에 입학(2009년), 포항시향 협연과 말러100주년기념연주회 경희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송영훈 교수로부터 사사 받았다.대학 4년간 장학생으로 수석졸업 후 독일 드레스덴국립음악대학원에 입학(2014년)해 드레스덴 칼로 마리아 음악원 에밀 로브너 교수에게 사사를 받으며 에어츠케브리쉐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독일 드레스덴에서 협연했고 현재 석사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으며 8명의 젊은 첼리스트들과 몬티첼로앙상블에 소속돼 있다.박씨의 콩쿠르 입상 경력으로는 `부산MBC콩쿨` 입상을 필두로 `한국실내악 콘페테이션` 입상, `한국브람스협회 콩쿨` 입상 등 국내 수상에 이어 지난해 9월 열린 `오스트리아 브람스 국제콩쿨` 첼로 부분 2위 입상과 `남서독 오케스트라공연`, 카잘마지오레 페스티벌 가보라연주자상 수상 등이 있다.이와 더불어 `갈라콘서트연주` 등 여러 페스티벌에서 아르토노라스 및 저명 연주가의 가르침을 통해 세계적인 첼리스트의 자질을 인정받고 있다.이번 일본공연을 통해 힘겹게 쌓아온 그간 첼리스트로서의 고난의 역정을 접고 신예 첼리스트의 진면목을 마음껏 펼칠 모처럼의 기회를 가져 포항출신 음악인으로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연주자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되고 있다.`박유신 브람스 국제콩쿨 입상기념 일본연주회`에 피아노 반주는 `동아음악콩쿨` 1위, `아시아 국제 피아노아카데미콩쿨` 금상 등을 수상한 한국의 촉망되는 피아니스트 김재원(28)이 맡는다.한편 첼리스트 박유신씨의 부모인 박의룡·강성희씨는 현재 포항에 거주하고 있으며 부친은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인 화일산기(주) 대표이사인 중견기업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9

포항예고 학생들 남다른 재능

포항예술고 학생들이 대학 주최 콩쿠르 및 미술 실기대회를 휩쓰는 기염을 토해 눈길을 끌고 있다.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김민규)는 최근 열린 `2016 영남대학교 전국초중고등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 배현정(3년) 학생이 피아노 부문에서 1등, 김하은(2년) 학생이 성악 부문에서 1등을 하는 영예를 안았다고 밝혔다.학교에서 야간에도 전공실을 배정받아 성실하게 꾸준히 전공에 임해온 배현정 학생은 피아노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학년 김하은 학생은 성악부문의 기대주로,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1위에 입상해 주목을 받았다.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제55회 계명대학교 전국 고등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도 신재환(3년) 학생이 성악 부문에서 2등을 차지했으며, 최아현(2년) 학생이 현악(바이올린) 부문에서 3등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최아현 학생은 현악의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하게 전국대회에서 입상실적을 쌓고 있어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다.또한 `2016 대구가톨릭대학교 전국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 김미지(3년) 학생이 성악 부문에서 2등, 이신유·김소미(2년) 학생이 성악 부문에서 3등을 수상했으며, 박성아(3년) 학생은 관악기(클라리넷) 부문에서 2등을 수상했다.한편 미술전공에서는 `2016 서울여자대학교 주최 미술·디자인실기대회에서 김한별(3년) 학생이 디자인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고,`제13회 신라대학교 주최 전국고등학생미술실기대회`에서 장희진(2년) 학생이 수묵화 정물 부문에서 학장상을 수상했다.또 `2016 제38회 한남대학교 전국중·고등학생미술실기대회`에서 황아현(3년) 학생이 서양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학교의 명예를 드높였고 한국화 부문에서 김혜인(3년) 학생과 윤호진(2년) 학생이 각각 우수상을 수상했다.김민규 포항예술고 교장은 “이번 음악과 수상 학생들은 포항예술고의 장점인 학생들의 탄탄한 실기 관리와 학생들이 전공시간 열정적으로 실기능력 배양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김 교장은 또 “평소 학생들의 탄탄한 전공 실기력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해 다양한 전시활동을 해 지역예술에도 기여하는 바가 컸던 미술과는 작년의 입시대박에 이어 전공실기대회에서 연이어 수상함으로써 다가오는 대학입시에서도 높은 기대를 품게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9

피아니스트 김선욱 리사이틀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서

▲ 피아니스트 김선욱 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는 `단 200여명에게만 허락된 은밀한 대화`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인사이트 시리즈의 세 번째 공연으로 `피아니스트 김선욱 리사이틀`이 열린다.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챔버홀은 200여석의 좌석이 준비된 작은 공연장이다. 1천 여명이 넘는 많은 관객을 만나기보다 단지 음악만을 위한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이 곳에서 마련한 인사이트 시리즈.런던을 근거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2006년 리즈 콩쿨에서 대회 40년 역사상 최연소이자 첫 아시아 출신 우승자로 주목 받았다. 경연 결승에서 연주한 브람스의`협주곡 1번`이 비평계의 극찬을 얻으며 본격적인 프로 연주자 생활을 시작했다. 다니엘 하딩,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정명훈 등 세계 유수의 지휘자와, 도이치 캄머필, 함부르크 심포니, 런던 심포니와 협연했고, 도이치 그라모폰, 아첸투스 등 세계적 레이블과의 협주곡과 독주 앨범을 녹음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거듭나고 있다.그가 이번 무대를 위해 꾸민 레퍼토리는 모차르트, 슈베르트, 그리고 베토벤이다. 베토벤이 영향을 받고, 영향을 준 작곡가들을 통해 17~18세기의 음악흐름의 변화를 더 가깝게 다가가고 이해하기 위한 선택이다.베토벤의`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를 완주하고 최근에는 디아벨리 변주곡까지 그 연장선을 마무리한 피아니스트 김선욱. 그가 이번에는 마치 보물찾기처럼 끝없이 파고들어 베토벤의 명곡 중의 명곡 `함머 클라비어(Hammer Klavier)`를 연주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9

옅은색 배색은 단아함 품어

한복은 어떻게 입으면 맵시가 있을까?옛말에 `한복은 입는 사람이 반 바느질`이라고 했다. 그만큼 잘 입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1년에 많아야 3, 4번 입는 옷이라고 해서 대충 입는 것이 아니라 한복의 특색을 살려 입는다면 고유의 멋을 느낄 수 있다.한복전문점 추맹자 포항 꽃가람우리옷 대표는 “한복은 다소 불편하고 거추장스럽지만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폼나고 우아한 명절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입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돈시켜주는 묘한 매력도 있고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되새기기에도 특히 적절하다”고 말했다.추 대표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끝에 조금 이르게 다가온 올 추석에는 옅은색 배색대비로 감각적 이미지와 단아한 멋을 살리는 추석맞이를 해 볼 것을”추천했다.또 추 대표는 “최근들어 전통 한복 못지 않게 인기가 있는 퓨전한복도 색과 소재를 잘 선택하면 전통의 멋과 편안함, 실용성 및 활동성을 한껏 표현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그는 “한복의 최고매력은 신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독특한 개성을 돋보이게 할 수 있으며, 직선과 사선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곡선은 베스트드레스의 최고의 멋”이라며 “추석 한복 소재로 많이 쓰이는 얇은 갑사나 리버티 원단 등으로 일상복에 특별한 멋을 더하면서 넉넉하고 편하게 착용함으로써 본인은 물론 보는 이들까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추 대표는 올 추석 유행하는 컬러로 연핑크나 연비취, 아리보리, 상아 등 차분한 톤으로 연분홍 하의와 연비취 상의, 황금색 하의와 연연두색 상의를 꼽았다.20~40대 후반은 자연스러운 배색에 깃, 고름, 끝동 등에 강한 레드색으로 포인트를 강조하고 50대 이후 세대들은 전체적으로 강력한 색상 배색을 추천했다. 짙은 홍색 상의와 은회색 하의, 황금색 상의와 진보라색 하의를 권했다. 키나 체형이 큰 사람은 짙은색 보색대비의 한복을, 체형이 마르고 키가 작은 사람은 은은한 파스텔톤을 추천했다. 마지막에 가락지, 노리개, 머리꽂이 등 장신구로 포인트를 줘서 우리 옷의 멋과 매력을 살리되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3

가을의 길목, 한자리서 정통과 현대산수화 감상을

한국의 정통 산수화에서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산수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기획전 `기운생동(氣 韻生動)` 이 포스코갤러리(포스코 본사 1,2층)에서 다음달 28일까지 열린다.기운생동(氣韻生動)은 천지 만물이 지니는 생동의 기풍이 화면에 생생하게 표현되는 동양화의 작풍을 말하는 것으로 묘사할 대상의 기질과 성격이 화면에 생생하게 표현되는 것을 뜻하며 한국 산수화의 진수를 느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이번 특별기획전은 김대원, 석철주, 신태수, 한승협, 차현욱, 김보민 등 몇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대 작가 6명이 참여해 한국 현대 산수화 60여 점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6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지지만 작가의 다양한 세계관과 기법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품 하나 하나가 대작 위주로 구성돼 있어 그 규모나 내용에서도 보기 드문 전시가 될 것이다.현재 경기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대원 작가는 조선후기의 진경산수화 이전의 우리나라의 자연경관과 명소를 소재로 그린 실경산수화를 표방하며, 경북 봉화에 위치한 청량산 연작을 중심으로 현대 실경산수화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자리로 그간 작가가 구축해 온 회화적 모색을 감상할 수 있다.현장 스케치를 통해 작가의 오감으로 직접 느낀 현장의 체험들을 통해 자연관을 표현하는 신태수 작가는 실경산수 이면서도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생략한 선명한 색깔들로 인해 작가만의 자연관과 인생관을 산수 화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포항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한승협 작가는 붓으로 그리는 산수가 아니라 붓끝으로 찍어내는 산수화(점묘화)를 통해 선과 면이 아닌 수많은 점들로 화면을 구성하는 밀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다.한국적인 산수화에 현대적인 재료를 통해 작품을 표현하는 석철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고민이 가장 뚜렷 하게 나타나는 대표작 `신몽유도원도` 시리즈를 중심으로 재해석된 산수화를 선보일 예정이며, 정통 수묵산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해낸 차현욱 작가를 통해 젊은 작가의 또 다른 자연관을 관람할 수 있다.김보민 작가는 먹의 농담을 사용하는 동양화의 가장 기본적인 기법을 깬 작업들로, 붓으로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테이핑과 설치 등 자유롭게 형식을 넘나들고 있지만 동양화의 자연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도 대상은 현대의 도시와 풍경을 담고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포스코갤러리 관계자는 “그간 현대미술에 치중했던 전시에서 벗어나 이번 전시는 정통 산수화에서 부터 재해석된 산수화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을 모셨다”며 “모두 100호 이상의 대작들로 작품량에서나 질적으로도 풍성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포항에서는 보기 드문 작품들로, 시민들과 포스코 직원들에게 깊어가는 가을 한국의 산수를 거니는 것과 같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2

대구시향 23일 `유럽투어 프리뷰 콘서트`

▲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오는 25일 창단 이래 첫 유럽투어를 앞두고 있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유럽 공연에 앞서 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2016 유럽투어 프리뷰 콘서트`를 연다. 대구시향의 유럽 무대를 국내 청중들에게 미리 선보이는 자리가 될 이번 공연은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자로 나선다. 연주곡은 대구시향 `2016 유럽투어` 중 두 번째 연주 국가인 체코 프라하 공연과 동일하게 작곡가 진영민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을 들려준다.첫 무대를 장식할 지역 작곡가 진영민(경북대 교수)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은 대구시향의 `2016 유럽투어`를 위해 위촉된 곡이다. 세계 초연을 앞둔 이 작품은 작곡자가 `창발(創發, Emergence)` 혹은 `떠오름 현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것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작품이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단순한 형태로 이해하지만, 실제로 그 형태들 안에는 복잡한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그 형태들의 다양한 구조를 음악을 통해 결합하였고, 이것은 다양한 악기들로 보여주고 있다.이어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대구 출신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협연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19세기 모차르트`로 불린 멘델스존은 슈만, 브람스 등과 더불어 독일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부드럽고 로맨틱한 정서와 균형 잡힌 형식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바이올린 협주곡의 여왕`으로도 불린다.이 곡을 연주할 김봄소리는 지난 7월 30일 중국 하얼빈에서 폐막한 `2016 앨리스 앤 엘레노어 쇤펠드 국제 현악 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새롭게 주목 받았다. 2004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김봄소리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해 졸업, 뉴욕 줄리아드음악원을 석사 졸업했다. 현재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최초로 줄리아드음악원 아티스트 디플로마(Artist Diploma)과정에 합격해 실비아 로젠버그와 로날드 콥스를 사사하며 전액장학생으로 재학 중이다.휴식 후에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다.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및 교향곡 등은 줄리안 코바체프가 즐겨 연주해 온 레퍼토리로서 그 중에서도 `교향곡 제4번`은 탁월한 음악성과 연주력으로 오케스트라의 화려함까지 표현하기에 적합한 곡이다. .한편 대구시향은 오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3개국 순회 연주에 나선다./윤희정기자

2016-09-12

`제17회 경북예술상` 영광의 수상자들

`제17회 경북예술상` 대상 수상자로 사진작가 홍성광씨가 선정됐다.㈔한국예총 경북도연합회(회장 이병국)는 경북예술발전에 뚜렷한 공적을 쌓은 예술인이나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매년 경북예술상을 수상하고 있으며 최근 경북예술상심사위원회를 열어 2016년도 제17회 경북예술상 수상자를 결정했다.예술상 대상에 홍성광(69·사진)씨를 선정한 것을 비롯해 예술상에 권영금(53·문학), 박종범(55·미술), 정광덕(63·미술)씨 등 3명을 수상자로 확정했다.또한 국내외에서 예술발전에 공적이 현저한 예술인에게 시상되는 특별상에는 오정국(60·한서대 교수) 시인이 선정됐다.경북예총은 오는 30일 오후 7시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는 문희아트홀에서 열리는 `2016 경북예술제` 개막행사에서 예술상 및 특별상 시상식을 갖는다.한편 경북예총은 `2016 경북예술제`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영양군문화체육센터 및 영양군민회관에서 개최한다. 경북미협전과 2016 경북문인 글과 그림전, 경북사협회원전 등 전시행사와 경북무용페스티벌, 경북국악인의 한마당, 경북팝스오케스트라연주회, 경북음악제 등 경북예술인들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보여줄 예술한마당 축제를 펼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2

경주박물관, 유아· 초등단체 교육프로그램 운영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가을을 맞아 유치원 및 초·중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박물관이랑 친구할래?`유아단체 대상 `박물관이랑 친구할래?`와 초등단체 대상 `교과서 속 문화재` 프로그램은 오는 11월 30일까지 매주 화~금요일에 운영한다.유아단체 프로그램인 `박물관이랑 친구할래?`는 연령에 맞춰 두 가지 주제로 운영한다. 4~5세를 위한 `하늘의 사신, 말`은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동물인 말과 관련된 문화재를 살펴보고, 그 의미와 특징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클레이를 이용해 나만의 말을 직접 표현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6~7세를 위한 `흙으로 빚은 친구, 토우`는 `토우가 무엇일까?`, `신라 사람들은 왜 토우를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다. 인물 토우의 표정과 모습을 관찰하며 감정을 생각해보고, `토우장식사진꽂이`를 만드는 시간은 유아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초등단체를 위한 `교과서 속 문화재`는 초등 교과서에 실린 문화재를 주제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상반기(4~6월)에 총 29개교 3천여 명이 참여한 인기 프로그램으로, `신라 무덤의 이름과 금관`을 주제로 운영한다. 경주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신라 무덤들이 어떻게 세상에 드러났고, 그 안에서 어떤 문화재들이 나왔는지 함께 알아보며 비밀을 풀어 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대표적 문화재인 금관의 아름다움과 의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며 학습과 재미를 함께 경험하는 체험도 마련돼 있다.참여를 원하는 단체는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중 원하는 시간(1시간)을 선택해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 museum.go.kr) `교육 및 행사`(대상별 교육-단체)에 참가신청서를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똑똑! 박물관 두드림경주 인근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똑똑! 박물관 두드림 (Do Dream)`은 오는 20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운영한다.`똑똑! 박물관 두드림`은 현직 박물관 학예연구직과 함께하는 멘토링 학습으로 문화재 실측·설명카드 작성 등의 체험을 통해 박물관 속 직업에 대해 알아보는 진로 체험 프로그램이다.`박물관, 그곳이 알고 싶다`, `박물관을 움직이는 사람들`, `나도 학예연구사-박물관 속 직업 체험`, `미래를 꿈꾸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며, 직업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와 태도를 형성하고, 개개인의 숨은 잠재력과 끼를 발견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참가를 원하는 중학교 단체(학급, 학년, 동아리 등 40명 내외)는 12일부터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museum.go.kr)의`교육 및 행사 참가신청`(대상별 교육-단체)에 참가신청서를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12

섬진강 시인 소박한 마음 `오롯이`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엉덩이 밑으로 두 손 넣고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되작거리다보면 손도 마음도 따뜻해진다. 그러면 나는 꽝꽝 언 들을 헤매다 들어온 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울고 들어온 너에게`전문)섬세한 시어와 감성이 돋보이는 정감어린 서정시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섬진강 시인` 김용택(68)이 신작 시집 `울고 들어온 너에게`(창비)를 펴냈다.`하찮은 존재들의 무한한 가치`를 노래하며 서정시의 새로운 진경을 보여준`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온갖 비루와 원망이 사라진 가장 깨끗한 가난의 미학”(김정환, 추천사)을 선보이며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지금-여기의 살아 있음을 최대한 이행하는 데에서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는”(김수이, 해설) 시인의 소박한 마음이 오롯이 깃든 간결하고 단정한 시편들이 오래도록 가슴속에서 여울지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나는/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어느날 나는 태어났고/어느날 당신도 만났으니까.//그리고/오늘도 어느날이니까.//나의 시는/어느날의 일이고/어느날에 썼다.”(`어느날` 전문)김용택의 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친근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삶의 노래`이다. “사랑의 아픔들을 겪으며”(`오래 한 생각`) 그날그날 “있는 힘을 다하여”(`받아쓰다`) 살아온 이야기이며, “새벽에 일어나/시를 쓰고, 쓴 시를 고쳐놓고 나갔다 와서/다시 고치”(`베고니아`)며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이다. “내가 산 오늘을/생각하”(`아버지의 강가`)며 “한줄의 글을 쓰고 나면” “다른 땅을 밟고 있”(`한줄로 살아보라`)는 `낯선 나`가 말한다. “그래, 어디, 오늘도/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봐라.”(`가을 아침`) 김수이는 해설 첫머리에서 이 시집을 “`살다`의 활용에 의한, `살다`의 활용을 위한 시집”이라고 명명한다. 그렇듯 시인에게 시를 `쓰는` 일은 곧 `사는` 일이다.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가 된 시인은 “갈라진 발뒤꿈치 틈으로 외풍이 찾아드는지” “자꾸 아랫목 콩자루 밑을 찾는” “어머니의 발”과 “밖으로 밀려”난 “굳은살 박인 아버지의 복사뼈 절반”(`아버지의 복사뼈`)을 회상하며 자신에게 다가올 노년의 삶을 차분히 곱씹어보기도 한다. 시인은 “몸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어머니의 눈에서 “깊고도 아득한,/인류의 그 무엇”(`우주에서`)을 발견해내기도 하고, “몇해를 걸”어 자신이 도착한 곳이 결국은 “도로 여기”임을 확인하면서 “또다른 생”(`도착`)의 가능성을 담담히 응시한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아버지에 대한 시를 쓰면서 편안함을 얻었다”(`시인의 말`)고 말한다.▲ 김용택 시인시인은 최근에 고향 진메마을로 돌아가 정착했다. 한국 현대시사에 한 획을 그은 명편`섬진강`연작의 발원지인 그곳에 이르러 시인은 “귀환은 평화롭고 안착은 아름답다”(`익산역`)고 고백한다. “인생이 시작되었던” 그곳에서 시인은 “속셈 없는 외로움”(시인의 말)을 찬찬히 가다듬으며, 어머니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연이 하는 말”을 겸허한 마음으로 고스란히 “땅에 받아적으며”(`받아쓰다`)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어느날` 저물녘, 묵묵히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저 섬진강 가를 거닐며 끊임없이 순진무구한 시심을 길어올리는 시인의 뒷모습을 찬찬히 따라가다보면 순간 세상이 환해지는 행복감을 만나게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9-09

“이제 선뜻 인사를 건넬 수 있다. 아물지 않은 상처와”

류근(50) 시인의 두번째 시집 `어떻게든 이별`(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나 18년간 한 편의 시도 발표하지 않았던 류 시인은 2010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시편들을 모아 엮은 첫 시집`상처적 체질`에서 개인의 기억에서 비롯한 아픔을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애수로 확장시키며 상처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을 드러냈다.`어떻게든 이별`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홍정선은 류근이 등단 이후 18년 동안 “시로부터 도망다닌 것처럼 보이는 세월에 대한 비밀”이 이번 시집 속 72편의 시들에 숨어 있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한다. 시인은 첫 시집 출간 후 6년이라는 시간만큼 차곡이 쌓인 상처를 다시 진솔한 언어로 매만지며 돌아보는 한편, 아물지 않는 그 상처와 `어떻게든 이별`하려는 결심을 거듭해 시도하고 있다.“어제 나는 많은 것들과 이별했다 작정하고 이별했다 맘먹고 이별했고 이를 악물고 이별했다 [….] 어제는 어제와 이별하였고 오늘은 또 어제와 이별하였다 아무런 상처 없이 나는 오늘과 또 오늘의 약속들과 마주쳤으나 또 아무런 상처 없이 그것들과 이별을 결심,하였다” ―`어떻게든 이별`부분“그런 때에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보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시들이 많은데, 고(故) 김광석의 노래로 널리 불리는 초기 시에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토로하던 류근 시의 화자는 긴 세월 상처로 남은 애인, 애인들에게 어느덧 “결별의 말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당신을 만나 “남김없이 불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이제 선뜻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어떤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제 기억과 상처에게도 전하는 인사일 것이다. “가족에게 비겁했고, 가족 때문에 비겁했다. 애인에게 비겁했고, 애인 때문에 비겁했다. 시 때문에 비겁했고 시에게 비겁했다”(홍정선). 모든 비겁함에 이별을 고하며, 겪어온 어떤 상처보다 더 쓰라릴 `고독`을 화자는 견딜 수 있을까. “내게서 한 걸음도 달아나지 못하고/일없이 왔다 가는 밤과 낮이 아프다”(`고독의 근육`).지극한 고독과 깊은 상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의 시가 버겁지 않은 건 류근이 지닌 자질 덕분일 것이다. 첫 시집에서 보여준 “가장 진지하고도 가장 가볍게 타자와 새로운 세계를 향해 스며드는 일종의 방법적 사랑”(최현식)이라는 의미에서의 통속미(通俗美)는 이번 시집에서도 유효하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