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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황영헌 개혁신당 전 대구시당 위원장, 특별당비 사적 유용 혐의 고발 당해

경찰이 수천만 원의 특별당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황영헌 전 대구시당 위원장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황 전 대구시당위원장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황 전 위원장은 제21대 대통령선거 운동 당시 당원들로부터 유세차 제작을 위한 특별당비 3000여만 원을 받았지만 이를 개인적 용도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유세차는 무상임차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 중앙윤리위는 황 전 위원장이 실제 유세차 제작비용에는 모금된 특별당비의 10% 수준인 388만 원만 지출됐고 나머지 비용은 황 전 위원장과 동생인 회계책임자, 특정 선거사무원 1명 등 3명에게 수당으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했다. 황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냈다. 황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징계 규정의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해당한 적이 없다”며 “윤리위에서 지적한 절차상 문제도 대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점, 당내 회계보고 절차를 준수해왔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조만간 황 전 위원장을 비롯한 개혁신당 전현직 당직자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29

“멀어도 국공립”… 어린이집 양극화 심화

속보=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로 지역의 어린이집이 줄폐업<본지 23일 자 3면 보도> 하는 상황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신 시설을 갖춘 국공립어린이집이과 보다 나은 서비스로 입소문이 난 대형 민간어린이집은 대기 수요가 있는 반면에 소규모 민간 어린이집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북에는 1234곳의 어린이집이 있다. 유형별로는 민간 어린이집이 489곳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 어린이집 370곳, 국공립 어린이집 217곳, 사회복지 법인 69곳, 직장 어린이집 57곳, 법인·단체 어린이집 31곳 등이었다. 어린이집 1234곳의 보육정원은 6만676명이며, 정원충족률은 63.7%에 머물렀다. 수요가 적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세한 어린이집별 상황을 살펴보면 확연한 문제점이 드러난다.. 전국 어린이집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아이사랑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포항시 남구 오천 소재 A시립어린이집의 대기자 수는 무려 112명을 기록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대형 민간 어린이집 역시 대기인원이 100명을 훌쩍 넘겼다. 경북 지역 대부분의 국공립 어린이집은 정원 보다 많은 인원이 대기하고 있다. 민간 영세어린이집은 정원을 겨우 채우거나 미달되는 곳이 많다. 포항에서 2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권모씨(40·북구 장량동)는 “민간이 국공립 보다 상대적으로 입소는 수월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어린이집 마다 운영내용의 편차도 크다“면서 “교사 선발 기준 또한 국공립이 훨씬 더 까다로워 거리가 멀더라도 국공립에 아이를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지역의 보육 사각지대를 책임지던 민간·가정어린이집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은 “접근성 좋은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 위주로 원아들이 몰리지만, 구도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등록 원아가 줄고 있다“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어린이집들은 고령화 시대에 수요가 급증한 노인복지시설로 업종을 바꾸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집들이 크기의 경쟁에 집중하기 보다 부모의 다양한 근로형태에 따라 필요한 보육 수요와 그에 맞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수향 위덕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보육교사의 질을 높이고 가정처럼 따뜻한 보육환경을 제공하는 등 어린이집 자체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면서 “국공립 어린이집과 다른 차별화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린이집 존립을 위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29

포은중앙도서관에서 느긋한 하루 즐기기

아침부터 훅하고 열기가 밀려든다. 오늘도 휴대폰에선 어김없이 폭염이 지속되니 건강에 유의하라는 안전안내 문자가 도착한다. 더운 공기를 피해 도망치듯 발길이 닿은 곳은 포은중앙도서관이다. 이제는 이른 아침부터 카페가 아니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의 루틴이 되었다. 오전 9시 전이라 늘 붐비던 지하 주차장은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고요하다. 빈자리가 많으니 기분 좋게 주차하고 1층으로 올라섰다. 지하 주차장에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1층 로비로 향한다. 도서관의 분위기를 먼저 훑는 느낌이랄까. 로비에선 여러 행사 알림 안내판과 어딘가 집의 거실에 있어야 할 소파에 편히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 요즘 트렌드에 맞춰 사진 촬영 하는 곳과 도서관을 부지런히 오가는 취업 준비생들, 방학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들을 맞이한다. 로비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민기자가 즐겨 찾는 5층으로 향했다. 오늘은 특별히 아이에게 부탁받은 반납할 책도 있다. 반납 후, 다시 빌릴 책을 살피지는 않는다. 집에는 아직 읽어야 할 책이 남아 있으니 읽지 못할 책을 꼭 빌리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서가의 책 제목을 눈으로 훑는다. 공부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사이에 두고 책 사이를 거니는 그 고요한 기분이 괜히 좋다. 사람들이 말을 아끼는 공간이라서인지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책을 펼친다. 책날개를 펼쳐 저자 소개를 읽으며 이 책의 내용도 어렴풋이 짐작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자리를 잡은 창가 책상 앞에 앉았다. 챙겨온 신문과 책으로 무선 노트에 필사할 요량이었다. 마침 챙겨 온 시집은 서효인의 ‘여수’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도시를 사랑하게 된 날이 있었다’로 시작하는 문장을 따라 쓰다 여수를 떠올렸다. 그러다 새 둥지 모양의 둥근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즐기며 양산을 쓰고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눈길을 준다. 점심시간을 맞아 3층 휴게실로 향했다. 3층의 배움터에선 인문학 강좌를 마치고 수강생들이 막 나오고 있었다. 그 틈에 지난 일 년간 아카데미 수업을 함께 했던 지인을 보고 인사를 나누었다. 휴게실에선 여름의 열기처럼 이미 여러 사람들이 앉았다. 점심 후엔 2층 야외공간으로 향한다. 공원 같은 느낌이 들어서 포은중앙도서관에 오면 종종 들르는 곳이다. 긴 벤치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와 아이가 쉬기에도 좋아 보인다. 그 옆을 근처의 직장인이 거닐고 있다. 저녁에는 로비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이 시민기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에 시작해 두 번째 진행되는 ‘렉처 콘서트, 클래식 비화(秘話)’다. 해설로 진행된 음악 이야기는 ‘세월이 흘러도 잊혀 지지 않는, 100년 전 음악이지만 좋아서 지금도 연주되는 것이 클래식(고전)’이라 해설자가 정의하며 헨델과 쇼팽 그리고 베르디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연 사이 사이에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소프라노와 테너의 노래도 감상했다. 도서관의 짧은 공연에서도 성악가들이 이렇게 옷을 잘 갖춰 입고 노래를 하니 더 감동이었다. 도서관은 이렇듯 굳이 목적이 없어도 남녀노소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곳이고 예약하지 않아도 발길이 닿는 곳이다. 최근에는 여름 인기 휴가지에 도서관이 포함될 정도다. ‘어딘가에 천국이 있다면 도서관 같은 곳일 것’이라던 보르헤스의 말을 떠올리며 폭염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도서관에서 느긋한 하루를 즐기는 건 어떨까.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9

포항의 여름을 즐기는 방법

배롱나무가 한껏 붉은 빛을 뽐내는 계절이다. 하필 무더운 여름에 피는지, 그래서 더 고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중에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현내리 두봉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도원정사에 꽃을 구경하러 나섰다. 기계면 소재지로 들어서니 동네 뒤로 내비게이션이 안내한다. 조용한 마당에 차를 대니 솟을대문이 맞이한다. 문이 잠겼나 싶어 가까이 가 손으로 미니 끼익 소리를 내며 밀렸다. 문을 열자마자 연못이 우릴 반긴다. 연잎이 가득해 물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조선 3대 정원인 영양의 서석지도 마당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연꽃을 가득 담은 연못이 있어 건물보다 못이 주인공 같았는데 도원정사가 딱 그렇다. 대문에서 건너편 건물까지 못 중앙에 나무다리가 놓였다. 대문 옆에 배롱나무가 섰고, 건너편 다리 끝에 한 그루가 붉게 웃으며 연못에 제모습을 드리운다. 다리와 계단에 꽃잎을 떨구어 지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이곳에 잘 오셨노라고. 정사(精舍)란 학문을 가르치고 정신 수양을 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도원은 조선 중기의 학자 이말동의 호로 그를 기리기 위해 창건하였다 한다. 1480(성종 11)에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나, 연산군이 즉위하자 벼슬에 뜻을 버리고 이곳에 은거하며 많은 시문('도원문집')을 남겼다. 댓돌에 올라 솟을대문으로 고개를 돌리니 오늘따라 하늘의 구름이 장관이다. 대청에 앉아 학문을 논하던 선비들이 저절로 시를 읊게 만들었을 풍경이다. 한참 꽃놀이를 즐기고 나니 배가 고팠다. 기계 들이 보이는 곳에 중국집이 있어 들어갔다. 조용한 동네라 손님이 없을 거라는 예상을 깨고 만석이었다. 짜장면을 비비며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주방에 어르신이 부모님이고 50년이나 짜장면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멀리서도 옛날 짜장맛이 그리워 찾아온다고 했다. 달콤한 짜장면으로 추억까지 맛보았다. 면 소재지에서 서숲을 지나 시골길을 천천히 달리니, 소나무 숲이 또 나타났다. 지가1리 마을숲이라는 이름표를 보고 우리 조상님들이 곳곳에 마을숲을 만들었구나 감탄하며 지나는 순간, 가로수가 요즘 보기 드문 미루나무였다. 잠시 차를 세우고 찰칵, 이제 기북으로 향했다. 덕동숲을 걷기엔 더운 날씨라 멀리서 보고 다시 경북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덕동마을에서 수목원까지 구불구불 산을 오르고 내렸다 다시 올라야 했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인지 칡과 아카시가 스물스물 길 안으로 넘어왔다. 경북수목원에 도착하니 기온이 시내보다 4도 정도 내려갔다. 차에서 내려면 숨이 턱 막히는 아랫동네와 달리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가 우릴 맞았다. 나무 그늘이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니 곳곳에 돗자리를 깔고 눕거나 앉아 여름을 즐기는 어르신들로 숲이 꽉 찼다. 늦은 점심을 싸 와서 먹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우리처럼 산책하며 숲에서 더위를 식혔다. 수목원의 계절은 조금 늦어 수국이 이제 피기 시작했다. 무궁화 동산에 색색의 꽃이 폈고, 연못 중앙 독도 주변에 분수가 물줄기를 뿜었다. 한참 물멍을 때리며 가져간 냉커피를 나눠 마셨다. 노랑어리연 사이로 잉어와 붕어가 오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키 큰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맨발 걷기를 하고 수돗가에 발을 씻으니, 온도가 1도 더 내려간 듯하다. 수목원에서 내려가는 길, 멀리 영일만이 눈에 들어왔다. 산을 다 내려오니 아직 뜨거운데도 길가에 노지 수박을 팔고 있었다. 빨갛게 복숭아가 익어가고 있었다. 여름이 뜨겁게 애쓰는 이유였다. 포항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집으로 향하니 눈도 마음도 온통 푸르렀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9

100년 전 안동 모습이 궁금하세요?

역사는 기록한 자에 의해 진일보해 왔다. 모든 기록은 역사와 현재에 대한 증명이자 증거이다. 그중 사진은 그 어떤 기록보다 더 직관적이고 강렬한 파급력을 지녔다. 사진 한 장으로 울고 웃는 사람들은 사진 속 풍경 하나에, 건물 하나에 그리고 당시의 추억까지 더해 그 서사를 완성 시킨다. 그렇기에 지난 7월 19~28일 안동시립박물관 별관전시실에서 열린 ‘안동 근대역사 사진전’은 그 의미를 더한다. 재단법인 경안노회유지재단이 주최하고 경상북도와 안동시가 후원한 이번 사진전은 1900년 미북장로교 선교부로부터 한국선교사로 파송돼 이후 신설된 안동 선교부에 부임한 한국명 오월번(Arthur Garner Welbon) 선교사와 1924년 안동 선교부에 배속받은 안변암(Benjamin N. Adams) 선교사가 보관하고 있던 사진을 모아 공개한 것이다. 오월번 선교사는 경북북부지역 초기 선교의 주역으로 활동하였으며 1909년 설립된 안동교회가 지역의 중심교회로 역할을 하는데 크게 공헌을 하였다. 그러다 1928년 장티푸스로 사망하고 후에 손녀인 프리실라 여사가 조부의 선교 편지와 자료, 사진 등을 정리하여 책으로 편찬하였다고 한다. 전시된 사진에는 낙동강변에서 빨래를 하거나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물을 길어 나르는 여인부터 연자방아를 돌리고 디딜방아로 곡식을 찧고 다듬이질을 하고 솜을 틀어 옷을 만들고 삼베를 짜는 여인까지, 190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안동사람들의 일상과 삶이 흑백사진 속에 기록되어 있다. 짚으로 엮은 달걀 줄을 들고 있거나 땔깜이 가득한 지게를 지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짠한 마음이 들었다가 1910년대 법룡사와 영호루, 봉정사, 제비원석불 모습에는 감탄이 나온다. 특히 천막교회로 시작해 16칸 ㄱ예배당, 목조 예배당을 거쳐 지금의 석조예배당까지 안동교회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가 있다. 또, 3.1운동으로 복역한 안동교회 장로 김병우 김익현의 수감기록 카드 등 안동 근현대사의 역사적 발자취를 직조한 기록물을 선보였다. 오월번 선교사는 안동사역을 설명하기 위해 달력을 제작해 미국의 후원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는데 1911년 당시의 임청각과 서악사, 법흥사지 칠층전탑 등 안동 시내 전경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지난 28일 1차 전시를 끝내고, 9월 17~28일 안동교회 100주년기념관 역사전시실 및 로비에서 2차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9

간호사 신생아 학대 사건… 남겨진 과제는?

대구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환아들을 학대한 사건이 발생하며 지역의 공분을 샀다. 특히 이 중환자실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기에 학대 여부를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혐의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큰 과제를 남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CCTV 설치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의 학대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A씨 등 간호사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입원 중인 환아 여러 명을 수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A씨는 환아를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으며 사진을 찍은 뒤 SNS에 “낙상 마렵다” 등 문구와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 4월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환아의 부모가 고소장을 접수하며 알려졌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고, A씨 외에 다른 간호사 2명도 함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피의자로 입건했다. 결국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간호사 5명을 특정해 수사한 뒤 3명에 대해서만 혐의점을 확인했다”며 “불송치한 간호사 2명은 SNS에 올라온 게시글에 댓글을 달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대 범죄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생아 중환자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비단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신생아 중환자실은 CCTV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 349곳 중 CCTV가 설치된 곳은 단 65곳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의 약 18%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대구의 경우 22곳의 신생아 중환자실 중 CCTV가 설치된 곳은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33·여) 씨는 “신생아 중환자실은 갓 태어난 아이들이 치료받는 곳이기에 간호사나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로 하는 등 매우 민감한 환경”이라며 “일부 의료진의 부주의나 스트레스로 인해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CCTV 설치는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적 규정이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마련된다면 신생아의 안전을 더욱 철저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며, 의료진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아이가 안전하게 치료받고 있는지’, ‘부주의로 인해 다치지는 않는지’ 등을 걱정하는 부모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한편 논란이 불거진 후 대구가톨릭대병원은 A씨를 파면했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강제 휴직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병원 측은 공식 사과 영상을 찍어 병원 공식 유튜브에 게재하기도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9

포항남부서, 농산물 절도 예방 총력···이동형 CCTV·탄력순찰 강화

포항남부경찰서(서장 박찬영)는 29일 남구 연일읍 일대에서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한 주민 여론 수렴 및 합동 방범 진단을 실시했다. 최근 이른 폭염과 연이은 폭우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하절기 출하 작물인 토마토와 애플수박 등을 노린 절도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농산물 보관 장소, 출하 시기, 수송 방법 등에 대한 현황을 지역 농민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맞춤형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절도에 취약한 농산물 재배지와 주요 출하 지점을 중심으로 이동형 CCTV를 설치하고 관할 지역 경찰의 가시적 탄력순찰을 강화하는 등 범죄 예방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기수 연일읍 이장협의회 회장은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는 농작물의 출하 시기가 달라 주요 길목에 CCTV가 설치되면 심리적으로 안심이 된다”면서 “경찰에서 시기에 맞춰 이동형 CCTV를 설치해줘 매우 감사하고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력해 장비를 확대 설치해 농작물 절도 예방과 범인 검거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영 서장은 “농민들이 힘들게 재배한 농작물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지자체·협력단체와 협업하여 지속적인 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9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역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대구 장차연)는 29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정문 앞에서 15곳의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대구 장차연은 “대구시의 특별교통수단(나드리콜)은 현재 차량은 법정대수인 218대이지만 운전원은 215명에 불과해 운행률이 평일 82.6%, 휴일 45.9%에 그치고 있다”면서 “차량을 야간시간대까지 안정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전원을 차량 1대당 2.5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저상버스의 경우 1566대 중 815대(52%)로 전체 노선 127개 중 21개 노선(16.5%)에는 저상버스가 배치돼 있지 않다”며 “교통약자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2대 중 1대는 계단버스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및 영유아 동반자 등 교통약자들은 버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대구 장차연은 “이용자의 요청에 맞춰 운행하는 수용 응답형 교통체계(DRT)도 교통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사용자 승하차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산격청사 정문 앞 네거리 횡단보도 3곳을 행진한 뒤 풍선을 피켓에 던져 터트리는 이동권 보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29

“흔들리지 말고 적극행정” 李지사, 관저 압수수색 비판

이철우 경북지사가 최근 포항 드론축구대회 보조금 관련 혐의로 진행된 경찰의 압수수색 수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면서 도청과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적극 행정을 이어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서 경찰은 포항의 한 언론사가 이 지사에게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협박을 했고, 이 지사가 이듬해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해당 언론사의 드론축구대회 사업에 특혜성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의심해 지난 24일 이지사 관저를 압수수색 했다. 이 지사는 29일 정례 간부회의에서 “취임 후 전체 언론사의 홍보비 예산을 일괄 30% 삭감했을 만큼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며 “해당 언론사와 어떠한 접촉도 없었고 협박이나 취재 요청을 받은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 도지사 선거에서 도전자가 없었으며, 선거용 동기를 갖고 보조금을 지급할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의원 시절 사드 배치에 찬성한 유일한 의원으로서 소신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면 선거 불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일관된 행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드론축구대회는 2019년 김천에서 시작됐고, 2021년부터는 포항에서 매년 열렸다. 당시 예산은 언론사와 포항시의 제안에 따라 수립됐으며, 보조금 집행은 실·국장 책임제로 이뤄졌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3대7의 비용 분담 비율을 적용했고, 총예산 또한 1억3500만 원에서 8100만 원을 삭감해 5400만 원만 도비로 지원했다. 현재 도청 소속 공무원 5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는 “2년 넘게 진행된 부당한 수사로 조직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직원 보호를 위한 변호사 지원과 심리케어를 약속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29

대구소방, ‘무인파괴방수차’첫 현장 배치⋯대형 재난 대응력 강화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지역 최초로 도입한 ‘무인파괴방수차’를 대구 서부소방서에 배치하고, 8월 초부터 현장에 본격 투입한다. 이번 차량 도입은 샌드위치패널 구조 공장 화재, 유해화학물질 누출, 항공기 사고 등 다양한 유형의 대형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2024년 재난관리기금 12억 원을 투입해 마련됐다. 도입된 무인파괴방수차는 원격 조정이 가능한 최첨단 소방장비로, 최대 20m 높이, 반경 10m 범위 내에서 방수·파괴 작업이 가능하며 4㎜ 두께 철판, 160㎜ 콘크리트 블록도 관통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진입이 어려운 화점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강력한 방수·파괴 작업이 가능해, 대형 물류창고나 복잡한 구조의 산업시설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 안전 확보와 화재 진압 효율성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무인파괴방수차는 산업단지가 밀집한 서부소방서에 우선 배치된다. 서부소방서 관할인 서구에는 서대구산업단지와 대구염색산업단지가 위치하며, 인근 달서구의 성서산업단지, 북구의 제3산업단지등에도 샌드위치패널 구조의 고위험 산업시설이 다수 분포해 있다. 또한, 2024년 11월 15일, 달서구 성서산단 내 자동차부품 가공 공장 화재 당시에는 구미소방서의 무인파괴방수차를 긴급 요청해, 접근이 어려운 화점에 집중 방수를 실시한 바 있다. 엄준욱 소방안전본부장은 “무인파괴방수차는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의 생명을 지키고, 화재 대응 효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장비 도입을 통해 시민 안전을 지키는 대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서부소방서 소속 직원 40명을 대상으로 무인파괴방수차 운용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9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30개월간 임금 체불한 50대 건설업자 체포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지청장 신동술)은 지난 28일 근로자 5명의 임금 354만 원을 2년 6개월이 지나도록 지급하지 않고 도망 다니던 개인건설업자 A씨(55세)를 체포했다. A씨는 그동안 근로감독관의 수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도피를 이어왔다. 이에 근로감독관은 통신 및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씨의 행적을 위치 추적하여 실제 주거지(경북 포항시)에 잠시 들린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특히, 영장 집행 중 A씨의 배우자는 A씨가 현재 대구에 있다고 거짓 진술을 하다가, 근로감독관의 끈질긴 탐문으로 집안에 숨어 있던 A씨를 체포했다. 체포 후 A씨는 근로자 5명의 임금 350여만 원 체불 사실을 자백하고 청산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A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수사 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신동술 지청장은 “노동자의 임금 체불에 따른 고통을 외면하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고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채 도주하는 악덕 사업주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 수사하여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올해 포항지청이 체포한 여덟 번째 임금 체불 사업주로, 지청은 지역 내 고의적 체불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근로자 생계 보호를 위한 강력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9

이철우 지사 관사 압수수색···지사 측 "정치경찰 규탄"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지난 24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관사를 전격 압수수색하며 2022년 특정 언론사 행사 보조금 지원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이 지사의 휴대전화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경북도청 기획조정실장이었던 김장호 구미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2022년 포항에서 실시된 모 언론사 행사에 경북도가 혜택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오는 9월 출석 요구서도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부터 경북도청 전·현직 공무원들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예산이 적법하게 집행됐는지 여부와 도지사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핵심은 경북도가 언론사와 맺은 협력 관계 속에서 예산을 부당하게 사용했는지 여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보조금 지급 과정에서 과도한 특혜가 있었는지, 도지사가 이를 지시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보조금 지원 배경을 정밀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경북도 측은 “행사는 도민 홍보 목적의 협력이었고, 집행은 내부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이철우 지사도 “무엇을 위한 ‘소설 수사’인가! ‘정치 경찰’ 규탄한다”라면서 경찰 수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압수수색 후 이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도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술자리 소설 같은 허황된 이야기로 도청 공무원들을 2년 넘게 조사해왔으며, 이는 정치적 목적의 무리한 기획 수사”라며 “새 정권 출범 이후 압수수색을 재개한 것은 ‘한 건 하자’는 욕심이며, 이는 스스로 정치 경찰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현 수사의 방향성을 비판했다.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이 필요하다는 도지사는 “암 환자를 탄압하는 경찰의 행태는 피도 눈물도 없는 것 같다”며 강하게 성토했지만, “절대 좌시하지 않고 당당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지사는 “이번 사건의 상세한 내용은 추후 도민에게 소상히 설명할 것”이라며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과 저의 명예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28

경북선관위 2025년도 하반기 공정선거지원단 공개 모집

경북선거관리위원회가 2025년도 하반기 공정선거지원단을 공개 모집한다. 28일 경북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공개 모집은 선거의 중립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정치관계법 안내·예방활동 및 선거·정치자금업무 등 관련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모집 지역은 △경북도선관위 3명 △포항시 남구, 경주시, 구미시 선관위 각 2명(경주시 1명은 장애인 대상) △그 외 지역 선관위는 각 1명씩으로, 경북 전역에서 공정선거를 위한 인적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선거운동이 가능한 자로서, 특정 정당의 당원이 아니며 중립성과 공정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더불어 공정선거지원단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는 경북선관위 누리집 또는 각 지역 선관위 사무실에 비치된 소정의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8월 8일 오후 6시까지 해당 선관위에 직접 제출하거나 이메일 및 등기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최종 선발자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결정되며, 9월 1일부터 정식 업무에 착수한다. 이번 모집은 선거 현장에서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선관위 관계자는 “공정선거지원단은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력으로,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며 “이번 공개모집을 통해 선거 관리의 질적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28

하천이 숲처럼… 잦은 폭우에 제 역할 못하는 포항 하천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은 상황에서 포항지역 일부 하천이 수해 예방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에는 국가하천 1곳, 지방하천 23곳, 소하천 207곳 등 총 231곳의 하천이 분포해 있다. 일부 하천은 집중호우 때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통제되기도 한다. 지난 24일 본지 취재진이 포항시 북구 기계면 인비리의 기계천을 하천을 따라 걸어보니 물길 주변에 잡초와 수목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곳곳에는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엉켜 있었다. 유수 흐름을 방해하는 지점도 쉽게 눈에 띄었다. 기계면 주민 이모 씨는 “비만 오면 텃밭보다 하천부터 살핀다”며 “제초 작업이라도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구 흥해읍 초곡천도 사정은 비슷했다. 하천을 따라 자란 갈대와 잡목이 수면을 덮고 있었다. 외관상 하천이라기보다 작은 숲처럼 보였다. 주민 박모 씨는 “비만 많이 와도 걱정된다. 하천에 풀이 너무 많아 물이 막히는 느낌”이라며 “예전보다 물이 훨씬 빨리 불어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수목과 식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현일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하천 제방 외측인 제외지에는 원칙적으로 수목을 심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굵은 줄기나 깊은 뿌리를 가진 나무는 홍수 시 뿌리째 뽑혀 유실되면 교량이나 주변 구조물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대류 식생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위가 높아질 경우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식생이 지나치게 우거졌다면 예방 차원에서 사전 제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원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하천 관리는 생태성과 경관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하천은 단순한 유수 공간을 넘어 다양한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식생 제거 여부는 홍수 대응과 생태 보전의 균형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생태하천과 관계자는 “하천 내 풀이 무성하다고 무조건 제거하지는 않고, 물 흐름에 실질적인 지장이 있을 때만 정비한다”고 설명했다. 또 "토사가 쌓이거나 잡목이 유속을 방해할 경우 현장 확인을 거쳐 예산을 투입하고, 구청과 읍면동 단위에서 수시로 순찰하며 민원에 따라 즉각 대응하고 있다”면서 “하천의 자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정비 기준을 강화하고, 필요한 구간은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28

대구 수성못 법이산 봉수대를 아세요

대구 수성못 남쪽에 있는 법이산에는 조선시대 사용했던 봉수대가 지금도 남아 있다. 수성못 남쪽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으나 평소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는다. 봉수대란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을 이용해 적들의 동향을 파악해 상부에 알렸던 군사 목적의 통신수단이다. 조선시대 봉수대는 왜구의 주요 침탈지인 동래현에서 시작하여 한양까지 연결하는 주요 봉수인 ‘직봉’ 5개소가 있었고, 그 아래 직봉마다 하위 봉수인 ‘간봉’을 두어 운영했다. 법이산 봉수는 제2거 직봉의 하위 8간봉 중 하나다. 부산 천성보 봉수에서부터 이어져 당시 성주의 각산봉수, 대구의 성산 성황당에서 신호를 받아 경산의 시산 봉수로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이산 봉수대와 관련된 기록은 경상도지리지(1425년), 해동지도(1705년,) 대동여지도(1861년) 등의 고지도와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신동국여지승람(1530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이산 봉수 유적지에는 기우단(가물 때 비오기를 제사 지내는 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봉수대는 비가 오면 오히려 불편했을텐데 봉수대 인근에 기우단이 만들어진 것은 매우 특이한 점이다. 2019년 가온문화재연구원에서 이곳을 발굴 조사한 적이 있다. 발굴 조사에 의하면 봉수대 방호벽 둘레가 106.5m에 달했고, 배 모양의 봉수로, 남북에 인접하여 동서로 길게 만들어진 돌무지 시설, 계단형과 개방형의 출입 시설 2곳이 확인되었다. 또 유적지 내에서 백자류와 옹기 파편, 기와류 등도 출토됐다. 배 모양의 방호벽은 외적이나 산짐승으로부터 봉수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봉수대에서 출토된 적이 없는 백자류 파편이 출토된 것은 기우단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법이산 봉수대는 대구지역 첫 봉수 문화재로 대구시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수성구청은 봉수대를 포함한 일대의 종합 정비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앞으로 법이산 봉수대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해 추가적인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한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7-27

소가야, 바다에서 피어난 가야왕국

남해안과 낙동강 유역 일대는 예로부터 사람과 물산이 오가는 교통과 교역의 요충지다. 이 지역에 자리 잡은 소가야는 가락국 수로왕의 동생 말로왕이 세운 나라다. 오늘날 경상남도 고성 지역을 중심으로 진주와 산청까지 세력을 넓혔다. 소가야는 중국과 백제, 왜를 잇는 해상 교역의 중개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군사력이나 정치면에서는 아라가야나 가락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소했지만, 바다를 품은 지리적 이점 덕분에 활발한 외교와 문화 교류를 펼칠 수 있었다. 209년, 소가야는 포상 8국의 연합군에 속해 가락국을 공격했으나 패하고 말았다. 같은 뿌리를 지닌 나라들끼리 피를 흘려야 했던 이 사건은 소가야의 독자적 자립 의지와 복잡한 정치적 현실을 보여준다. 이후 광개토태왕의 남정으로 가야 전체가 크게 위축되자, 소가야는 아라가야와 함께 재기를 모색했으나 6세기 중반, 끝내 신라에 항복하고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된다. 소가야의 흔적은 오늘날 경남 고성군 일대의 고분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회화면 봉동리에는 소가야 왕실의 마지막 흔적이라 할 수 있는 고분군이 있다. 시조 말로왕에서부터 9대 이형왕에 이르는 아홉 무덤이 줄지어 있다. 고성김씨 종친회에 따르면, 이 고분군에서는 매년 음력 3월 1일 향사를 올린다고 한다. 인근 과수원 주민이 이곳에서 토기 조각과 철기 유물이 다수 출토되었음을 전했다. 그러나 왕릉으로 추정되는 이 고분들은 일제강점기 도굴과 훼손으로 인해 원형이 많이 훼손된 상태다. 고성읍 송학리에 있는 송학동 고분군은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무덤들로, 사적 제119호로 지정되어 있다. 소가야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은 고성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둥근 토기 형태로 설계되어 소가야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1층에는 전통 놀이 체험 공간과 북카페가 있고, 2층 전시실에는 송학동 고분군과 내산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만나는 기마무사 모형이 인상 깊다. 투구와 갑옷을 갖춘 무사가 무장한 말을 타고 있는 모습에서 위풍당당한 기상이 전해진다. 실제로 발굴된 투구에서는 금동 장식이 확인되어 소가야의 정교한 공예 기술을 보여준다. 손잡이 달린 잔, 구멍 난 단지, ‘고(古)’자가 새겨진 굽다리 접시 등은 당시의 미감과 생활상을 생생히 전해준다. 박물관을 나서며 남쪽 바닷가의 남포항을 찾았다. 2008년 국가 어항으로 지정된 이곳은 조용한 어촌이지만, 오래전 바다를 통해 소가야가 외부 세계와 활발히 교류했을 것을 떠올리면 감회가 남다르다. 비록 지금은 역사서 속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지만, 바다의 힘을 품고 문화를 꽃피운 소가야는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7-27

풍류

풍류란 뭘까? 산 좋고 물 좋은 데서 바람 맞으며 “캬~” 한숨 내쉬는 것, 그것만으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그저 풍경 구경하며 감탄사 날린다고 풍류객 대접받을 수는 없는 거다. 풍류에는 뭐가 있어야 하느냐, ‘격’이 있어야 한다. 자연과 어우러질 줄 아는 멋, 품격, 거기다 약간의 삐딱함과 짬에서 나오는 자유로움까지 곁들여야 제맛이다. 풍류 좀 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옷을 곱게 입는 걸로는 어림도 없다. 조선시대 진짜 풍류객들은요, 살짝 삐딱했지만 품위는 있었고, 거리낌은 없었지만 궤도는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인물 중에 김삿갓 김병연이 있다면, 그에 못지않게 정신 줄 놓은 풍류객이 있었으니, 바로 백호 임제 선생이시다. 이 양반, 풍류를 즐겼는지라 서른 나이에 겨우 급제했다. 벼슬길에 올랐지만, 글보다 술, 공맹보다 낭자에게 더 끌렸던 분이다. 그가 평안도 부사로 제수 받고 도임하러 가는 길에 개성에 들렀는데, 그곳엔 전설의 기생 황진이가 살고 있었다. 막 도착했는데 들리는 소식이, “어이구, 황진이 그 분, 석 달 전에 돌아가셨슈~ ”날벼락 맞은 임제, 고기 한 근에 술 한 병 싸들고 황진이 묘소에 곡차 올리고 시를 읊는다.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가 누었는가/홍안은 어디 가고, 백골만 남았는가/잔 들고 권할 이 없으니, 그대를 슬퍼하노라.” 절절하다 못해 촉촉한 시 한 수.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뭐야, 사대부가 기생 무덤에 제를 지내고, 거기서 시를 읊었다고?” 유교 경전 끼고 다니며 트집 잡던 양반들이 이걸 빌미로 고변했고, 결국 임제는 파직 당했다. 하지만 임제, 이런 걸로 꺾일 인물 아니다. 벼슬길에서 쫓겨나면 또 어떠랴, 세상이라는 무대를 다시 유람 삼아 떠나면 그만. 관복 벗고 도포 자락 휘날리며 풍류의 길로 다시 나선다. 수원 어느 주막에 들른 임제, 술도 좋고 안주도 좋은데 주모 얼굴이 아주 절세미인이다. 아니나 다를까, 술 몇 잔 돌자 주모 마음도 돌고, 시 한 수 던지자 눈빛이 반짝인다. 결국 그날 밤, 주막 방 안은 달빛보다 더 아련했으리라. 그런데 다음 날 문제가 생긴다. 한양 가서 장사 나갔던 주모 남편이 무슨 초고속으로 돌아왔다. 닷새는 걸릴 길을 하루 만에 온 걸 보니, 오다가 감이 떨어졌든지 찜찜한 예감이 들었든지. 어쨌든 그 사내, 백호가 주모와 운우지정을 밝히고 있을 때 문 열고 들이닥치며 도끼부터 번쩍 들었다. 임제는 놀라지도 않고 담담히 말했다. “좋소, 내가 죄인입니다. 다만 죽기 전에 시 한 수만 읊게 해주시오.” 죽는 원은 들어주는 게 상례라, 남편이 지필묵을 내주었다. 그러자 임제는 붓을 들어 일필휘지로 시를 썼다. “어젯밤 장안에서 술 취해 왔더니/복사꽃 한 가지가 농염하게 피었더라/그대는 어찌 이 꽃을 번화한 땅에 심었는가/심은 이가 그른가, 꺾은 이가 그른가” 이걸 보고 남편은 도끼를 내려놓았다. ‘그럴 만했구먼’ 싶었던 거다. 꽃이 예쁘면 벌 나비 오는 건 자연의 이치 아니던가. 주모의 미모를 그런 주막에 내놓은 자신도 잘못이 있다며, 오히려 술상 내어 대접했다 하니, 이쯤 되면 시가 목숨도 구하는 법이다. 임제는 절세 미남이자 시인이었다. 세상의 틀을 벗어나, 마음 가는 대로 살았던 진짜 풍류객이었다. 그의 삶은 도포자락처럼 너울거렸고, 그의 시는 술잔처럼 가볍되, 울림은 깊었다. 풍류란, 틀에 갇히지 않고도 품위를 잃지 않는 삶의 기술이다. 백호 임제가 그랬듯, 오늘 하루쯤은 바람 부는 대로, 마음 흐르는 대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방종현 시민기자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