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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단상] 크리스마스 유감

강준혁 기자
등록일 2025-12-28 12:44 게재일 2025-12-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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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이 되면 거리나 공원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고 연말 분위기를 띄운다. 크리스마스가 우리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연말 행사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교회나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하고 이 땅에 평화로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반인이 더 신나고 마음이 들뜨는 것은 좀 아이러니하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앞 다투어 공원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나 불빛 장식물을 설치하고 있다. 물론 주민 복지와 연말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주민이 원하는 문화행사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좀 지나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도 있다.

물론 연말을 맞이하여 독거노인이나 불우한 이웃을 돕는 나눔 행사를 유도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면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대구시 만촌동 어느 대형 교회에서는 담임목사가 성탄절 축하 예배에서 특별 헌금을 전액 사회에 기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신선한 충격인가.

기자는 성탄절이 본래의 가치가 많이 훼손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 지을 수 없다.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거리나 백화점 등 많은 사람이 붐비는 곳에 나가보았다.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텅 비어 있다. 땡그랑 땡그랑 울려보지만 동전 하나라도 넣는 손길을 보기 힘들다. 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차갑게 외면당하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천 원짜리 한 장 넣을 수는 없을까. 얼마 전 어느 독지가가 거리의 노숙자들에게 외투를 사서 보내주었는데 그걸 되팔아서 외투보다 더 급한 식사를 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얼마나 기막힌 이야기인가.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생각해야 할 때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크리스마스가 먹고 마시며 즐기는 행사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크리스마스 트리가 대형화하고 거리 구석구석 넘쳐나고 있다.

성탄절이 무엇인가. 이 땅에 사랑과 평화를 심어주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는 날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도 겉으로 보이는 찬란한 트리 불빛 아래 사진이나 찍고 끝나서야 되겠는가.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눈 한번 지그시 감고 지나서야 되겠는가. 이럴 때 일수록 구제는 더 필요하다. 엄동설한에 내 이웃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때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금년도 모금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1월까지 불우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냉혹하게 자선냄비를 뿌리치지 말고 누구나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종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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