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하며 택배 신청해도 먹을 수 있어
예로부터 동해에서는 청어잡이가 활발해, 겨우내 청어가 많이 잡혔다. 청어가 너무 많이 잡혀서 다 팔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말렸다. 마침 겨울이라 얼었다 녹았다 하며 꾸덕꾸덕해진 청어의 껍질을 벗기고 먹어보니 맛이 좋았다.
그때는 청어의 눈을 솔가지에 꿰어서 말렸는데. 이를 관목(貫目)이라 했다. 관목의 ‘목’을 포항지방에서는 방언으로 ‘메기’라고 하기 때문에 ‘관메기’라고 하다가 ‘ㄴ’이 탈락되어 과메기가 됐다고 한다. 지금은 청어보다 꽁치를 많이 사용하는데 청어는 두꺼워 말리기에도 더 기술이 필요한 때문이다.
꽁치는 냉수성 어종이라 바닷물 온도가 15도 가량인 곳을 찾아다니며 사는데, 꽁치는 계절에 따라 지방 함량이 다른다. 여름에는 10%, 가을에는 20%, 겨울에는 5% 정도가 된다.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지방 함량이 가장 높아지는데 이때 과메기는 지방이 많아 제맛이 난다.
왜 동해안 과메기가 맛이 좋을까? 과메기는 꼬들꼬들하게 건조해 줘야 최상의 맛을 낸다. 바람, 온도, 바닷물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포항지방의 바닷바람은 백두대간을 넘어온 북서풍으로 습기가 적당하여 맛을 내는데는 최상이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면 겉마르게 되고 비린 맛이 나며, 온도가 너무 높으면 지방과 수분이 너무 빠져 나갈 수 있다. 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10도가 최적이다.
꽁치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난 뒤 자체에 염분이 스며들게 바닷물에 3회 정도 세척 하는 것이 최적의 염도다.
과메기를 맛있게 먹으려면 뼈를 발라내고 껍질을 벗긴 과메기에 초고추장이나 된장을 뭍혀 생미역, 마늘 편, 실파, 풋고추, 등을 김이나 배추에 싸서 먹으면 된다. 포항지방에서는 묵은김치의 고추가루를 빨아내고 싸서 먹기도 한다.
과메기를 많이 먹으면 어린이는 성장에 좋고, 성인은 피부 미용에도 좋다. DHA와 오메가 지방산의 양이 본래의 재료보다 증가한 때문이다.
또,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의 비율이 이상적이고 아스파라긴산이 있어 숙취 해소에도 좋다. 과메기는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피부미용, 노화 방지, 빈혈에도 효과적이다.
연말과 새해에 집콕 하면서 택배를 신청하면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도 과메기를 맛볼 수 있다. 소상공인들이 장사가 안 된다고 난리인데 나라 경제도 생각하면서 오늘은 과메기 한번 시키면 어떨까?
/안영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