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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드라마 제대로 이끌지 못한 제 탓이죠”

화끈했다. 얼굴을 마주하고 앉은 순간 돌직구가 들어왔다.“제가 끌고 가야하는 드라마인데, 제가 주인공인데, 제대로 못 끌고 간 것 인정해요. 반성합니다”역대 한국 드라마 최고 등급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주인공을 맡아 무려 37부를 끌고 온 배우의 입에서 이런 첫마디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한방 먹었다.이런 경우 으레 “힘들었다”는 서두로 시작되기 마련인 인터뷰가 난데없이 `자아 비판`의 자리가 됐다. 드라마의 실패와 부족함에 대해 `지적질` 좀 하려고 했더니 주인공이 `선방`을 날리고 들어온 것이다.간만에 청량감이 들었다. 이래서 이 배우는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이제 만 스물아홉. 어떤 실패도 피와 살이 된다.지난 26일 SBS TV 주말극 `끝없는 사랑`을 끝낸 황정음을 29일 광화문에서 만났다.“항상 고생하면서 촬영했는데 솔직히 이번 드라마는 별로 고생을 많이 안했어요. 몸이 편했어요. 그래서 반성해요. 그렇게 연기하면 안되잖아요. 고민은 많았죠. 도중에 이런저런 불만도 폭발했고, 여러가지로 마음에 안 드니까 화도 많이 냈고요. 작품이 좋을 때는 잠 한숨 못자도 힘이 나고 연기도 잘 되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저도 사람인지라 남 탓도 하게 되고 남의 잘못만 눈에 들어오고는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주인공인 제 탓이라고 생각해요. 반성하려고요”`끝없는 사랑`은 서인애라는 한 여인의 스펙터클한 인생을 그린 드라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부산 출신 고아가 소년원을 거쳐 법대에 입학하고 여배우로 데뷔했다가 인권변호사를 거쳐 종내는 법무장관 자리에까지 오르는 과정을 좇은 드라마다.이런 한줄짜리 설명만 봐도 말이 안되는 구석이 많아 보이는데, 역시나 드라마는 서인애의 인생을 그리면서 상당부문 개연성을 놓쳤고 초반 반짝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는 중반 이후 작품성과 시청률 모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그런 드라마와 꼬박 동고동락을 해온 주인공으로서는 속상한 것도 많고 변명할 것도 많아 보이는데 황정음은 `닥치고` 스스로를 비판했고, “이 드라마 역시 내게는 하나의 경험이 됐다. 역시 경험은 중요한 것 같다.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 아니겠나”라고 쿨하게 말했다.서인애 역은 캐스팅 과정에서 황정음에게 가장 먼저 들어왔었다.하지만 `자이언트`, `비밀` 등 강도 높은 드라마를 소화했던 그로서는 이번에는 좀 `패스`하고 싶었다.그러나 다른 여배우 누구도 이 묵직한 역할을 못 맡겠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제작진은 다시 황정음에게 매달렸다.“서인애의 인생사가 말이 되네, 안되네까지는 안 봤어요. 그냥 어려운 역할이라고만 생각했죠. 근데 바로 그래서 하고 싶었어요. 더구나 남들이 못하겠다고 하니까 `그래? 내가 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지금 이 나이 여배우 중 누가 이 역할을 하겠어`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내가 해서 스펙트럼을 또 한번 넓혀야겠다고 덤볐죠”`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돈의 화신`, `비밀`까지 쭉 상승곡선을 화려하게 그리며 달려온 황정음은 그 자신감처럼 `끝없는 사랑`에서도 실제로 열연을 펼쳤다. 엄청나게 굴곡진 서인애 인생의 마디마디 고통과 분노와 회환을 결코 부족하지 않게 표현했다. 주인공답게 해냈다.하지만 허술한 스토리가 그의 연기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배우들끼리의 앙상블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을 느끼면서 어느새 배우로서의 욕심을 놓아버린 것이 사실이다.그것을 황정음 스스로 이날 `고백`한 것이다.“저는 아직 한참 더 배워야하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게 가장 아쉬웠어요. 편하지 않으려고 도전했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는데 촬영장에서 칭찬만 들으니 어느 순간 편하게 연기하고 있더라고요. 훨씬 더 치열하게 고민하며 했어야했는데 그게 환경 탓이든 아니든 어쨌든 제가 그냥 몸이 편한 쪽으로 타협하며 연기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많이 찜찜해요”황정음은 “다 끝난 지금은 이번 드라마를 만난 것도 감사하다. 죽을 때까지 연기를 배워야하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교만하지 말라고 하늘이 다시 한번 날 채찍질한 것 같다”고 말했다.당분간은 휴식을 통해 자신을 완전히 방전시킨 후 리셋을 할 계획인 그는 “결국은 계속 부딪히며 경험하고 성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제 진짜 시작이다”고 다부지게 밝혔다. /연합뉴스

2014-10-31

“한국, 가장 오고픈 나라 중 한 곳이죠”

“한국에 간 지 벌써 3년이 됐네요. 팬의 이름은 잊었을지 몰라도 얼굴은 기억해요. 한국 팬들은 매우 열정적이고 사랑이 넘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은 언제나 투어에서 가장 오고 싶은 나라 중 한 곳이에요”하드록 장르를 대표하는 슈퍼밴드 `미스터 빅`이 3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록음악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의 하나인 `투 비 위드 유`(To Be With You)를 라이브로 감상할 기회다.내달 내한 공연을 앞둔 미스터 빅의 보컬 에릭 마틴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기다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말 한국 팬 여러분을 보고싶다”고 애정을 보였다.미스터 빅은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인기 록밴드다. 에릭 마틴, 폴 길버트(기타), 빌리 시언(베이스), 팻 토페이(드럼)로 구성된 밴드는 정통 록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멤버들의 뛰어난 연주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비롯 전 세계 15개국 차트 정상에 오른 `투 비 위드 유`를 비롯해 `샤인`(Shine), `대디, 브라더, 러버, 리틀 보이`(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등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미스터 빅은 3년6개월 만인 11월2일 오후 6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밴드의 여덟번째 정규 앨범 `더 스토리즈 위 쿠드 텔`(The Stories We Could Tell) 발매를 기념한 투어다.유럽 주요 도시 무대에 오른 뒤 아시아를 방문하는 밴드는 한국 공연 직후 일본의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9개 도시에서 대규모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마틴은 “가장 유명한 곡들은 물론 연주할 예정이다. 또 몇년간 연주한 적이 없는 희귀한 곡들도 연주할 생각이다”면서 “물론 새로운 앨범의 수록곡도 포함됐다. 어쿠스틱 무대도 계획중이고 마지막에는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밴드를 꾸려 활동한 지 사반세기가 흘렀다. 변화를 묻자 그는 “업 앤드 다운(Up And Down)이 있었고, 다시 업이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다 그런 것처럼 말이다”라며 덤덤히 답했다.그는 애착이 가는 음악을 묻자 먼저 “1990년대 좋아한 노래는 `애딕티드 투 댓 러시`(Addicted to that rush)였다”면서 “`투 비 위드 유`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투 비 위드 유`는 어떤 한 여성을 위해 쓴 곡입니다. 그녀는 저를 친한 친구 이상으로는 보지 않았어요. 그러나 지난 25년간 수많은 팬들을 위해 이 곡을 노래하면서 전 곡의 오리지널 콘셉트가 옳다는걸 느꼈습니다. 팬에게 가까운 친구가 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죠”근래 드러머 토페이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아 안타깝게 했다. 마틴은 그의 쾌유를 기원해달라고 당부했다.“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팻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가 우리의 투어에 이렇게 길게 동참할 줄 몰랐어요. 팻은 앨범 만드는데 함께했고 같이 데모를 썼으며 무대도 같이 즐겼습니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입니다. 그의 쾌유를 모두 기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합뉴스

2014-10-30

“제가 얼마나 연기에 목말랐는지 알게됐죠”

1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수작으로 남아있는 노희경 작가의 `꽃보다 아름다워`는 김흥수라는 배우를 주목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16세이던 1999년 KBS 2TV 청소년 드라마 `학교2`로 데뷔했던 아역 배우 김흥수는 `꽃보다 아름다워`를 통해 순수하고 착한 청년 캐릭터로 성장해 20대 초반을 활발하게 수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일찍 `안주`했고, 한창 꽃을 피워야했던 20대 후반에 오히려 배우로서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조용히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게 지난해 여름. 그야말로 `어느새` 30대(그는 올해 서른하나다)가 됐지만, 불러주는 데 하나 없었다.청춘스타에 끼었던 시절은 오간 데 없고 “일을 잡으러 다니면서 내 입지를 확실하게 확인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그럴수록 연기가 더 간절해졌다”는 그는 두 편의 단막극과 OCN `신의 퀴즈 4`의 연쇄살인마 역을 거친 후 MBC TV 월화극 `야경꾼일지`의 기산군을 만나면서 다시 시청자의 시야 안으로 들어왔다.지난 21일 종영한 `야경꾼일지`에서 김흥수는 서자라는 열등감 탓에 광기에 휩싸이고 종내 정신분열증세까지 보이는 폭군 기산군을 연기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제게 채찍같은 작품이었어요. 연기하면서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끝난 지금은 연기하는 데 있어 큰 자극이 된 작품입니다. 제 연기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40점밖에 못 주겠어요. 70~80점은 할줄 알고 들어갔는데 너무 못한거죠. 하지만 도중에 제가 이 역할을 하면서 느꼈던 좌절감에 비하면 많은 점수가 나온거에요. 그나마 빵점을 받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왜 그렇게 까불었을까 반성을 많이 했고 새롭게 태어나게 해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실제로 기산군은 단순한 폭군이 아니었다.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역할이 꽤나 복잡하고 강렬했다. 서자 출신인 데다 능력이 부족한 가운데 왕위에 오른 탓에 콤플렉스가 많고 늘 왕좌에서 끌어내려질까 두려워한다. 나약함을 숨기기 위해 과장되게 강한 척을 하느라 술에 취해있는 때가 많고, 지나친 불안감이 광기로 번져 제2의 나를 보는 정신분열증세까지 나타난다.“한 회에 적게는 두 신, 많아야 여덟 신 정도 나왔어요. 그런데 어느 하나 정상적인 연기를 펼치지 않았죠. 정신분열 증세로 1인2역을 하는가하면, 미친듯이 웃어제끼거나 하염없이 울고, 마구 화를 내거나 겁을 먹어 두려움에 떠는 연기가 이어졌어요. 그런데 그 모든 연기를 이어서 촬영해야했어요. 연기하는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죠.(웃음)”색깔이 분명한 연기를 펼친 까닭에 기산군은 한번 나오면 임팩트가 상당히 강했다.“어느 하나 쉬운 장면이 없어서 에너지 소비가 엄청 났어요. 깔깔 웃고 소리 지르는 연기를 계속 하려니 나중에는 체력이 달려서 쓰러지겠더라고요. 단백질 보충제를 계속 마시면서 버텼어요. 게다가 제가 제대로 연기를 못하고 있다는 스트레스가 너무 컸어요. 이렇게 복잡한 역할을 너무 쉽게 덤볐다는 생각에 초반부터 `멘붕`이 왔고 더 잘할 수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컸죠. 분량이 적었지만 제가 기산군을 놓고 고민한 시간은 다른 역할 못지 않았어요.”기산군을 연기하는 내내 힘들었다지만 김흥수는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연기생활 15년을 맞은 김흥수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내가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이제 알게됐다.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4-10-29

한국 록의 큰별 신해철, 끝내 세상 떠나

가수 신해철사진이 심장 이상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27일 오후 8시 19분 끝내 세상을 떠 났다. 향년 46세. 이날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신해철은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입원 중이던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소속사 관계자는 “의료진이 사인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밝혔다”며 “신해철 씨가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혼수상태로 내원한 뒤 응급 수술을 포함해 최선의 치료를 했으나 끝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신해철 씨의 회복을 바라는 모든 분들의 간절한 염원과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족 분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낸다”고 덧붙였다.앞서 의료진은 심정지에 이른 원인을 찾기 위해 최근 신해철이 장 협착으로 수술을 받은 부위를 개복해 응급 수술을 하기도 했다.당시 소속사는 “의료진이 부어오른 장으로 인한 심장 압박이라는 소견을 냈지만 장 상태가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후 신해철은 동공 반사가 없는 의식 불명으로 위중한 상태였다.신해철은 지난 2011년 7월 한 방송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영상으로 남긴 유언에서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한 사실이 다시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 보컬로 데뷔한 신해철은 솔로 가수와 밴드 넥스트로 활동하며 `그대에게`,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재즈 카페`, `인형의 기사` 등의 히트곡을 냈다.유족으로는 아내 윤원희 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일과 장지는 미정이다. /연합뉴스

2014-10-29

“분노 뺀 오만가지 감정 앨범에 담았죠”

“당황스러울 정도로 행복해요. 11년 동안 수많은 앨범을 내면서 `이게 뭐지` 되물을 정도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해요. 살짝 `멘붕`이에요.”(타블로)역시나 긍정적인 자세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분노가 있던 자리에행복을 대신 채워넣은 에픽하이의 음악이 좋은 성적으로 그룹 곁의 모두에게 기쁨을주고 있다. `복수`가 아니라 `삶`이 좋은 것이라는 깨달음이 묻어나는 더욱 성숙한 음악이어서인지도 모른다.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정도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에픽하이가 지난 21일 2년 만에 선보인 정규 앨범 `신발장`은 발매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음원 차트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이틀곡 `헤픈엔딩`이 1위를고수하는 것은 물론 `본 헤이터`, `스포일러`, `또 싸워` 등 다른 수록곡도 여전히 최상위권이다. 특히 거물급 싱어송라이터들의 치열한 승부가 벌어진 10월에 거둔 성과여서 더욱 뜻깊다.타블로는 “타이틀곡 하나가 아니라 다른 노래들까지 사랑받는 것이 요즘은 쉽게허락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기뻐했다.앨범에는 모두 열 두곡이 수록됐다. 언뜻 들으면 이별의 슬픔이나 누군가를 향한 분노의 정서가 가득한 듯하지만 곱씹어볼수록 그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진다. 타블로는 앨범에는 `분노`는 없다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몇년전 억울하게 겪은 학력 논란 등을 이제 완연히 극복한 모습이다.“몇년간 느낀 오만가지 감정을 앨범에 담은 것은 맞아요. 하지만 분노는 없어요. 유일하게 앨범에 없는 감정이 분노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분노를 표출하는 듯한노래들도 들어보면 이해나 초탈의 감성이 담겨 있죠.”그는 “앨범 끝부분에 `라이프 이즈 굿`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표기된 제목을 보면 `복수`에 엑스(X)표를 하고 `라이프`를 써넣었다. 노래에서 `행복이 복수`라고 얘기하는데 이 문구가 앨범 전체를 포괄해준다”면서 “복수심을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해서 주변 사람을 챙기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날카로운 가사와 래핑이 앨범 곳곳에서 도드라지는 것에 비하면 `신발장`이라는앨범 제목은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다.“집에서 나갈 때 가족과 인사하는 공간이 신발장이잖아요. 작은 이별을 하는 곳이죠. 또 일이 끝나고 마치고 돌아왔을 때 맞이하는 곳도 신발장이고요.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곳이 신발장이라서 그런 모든 감정을 담고 싶었죠.”(투컷)최근 YG 양현석 대표가 에픽하이의 회사 스튜디오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룹의 색을 지키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한다. 멤버들은 “작업할 때 사장님을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타블로는 “사장님이 처음에는 녹음실 스케줄이 많아서 불편할 수 있으니 원래 하던데서 하라고 했다”면서 “밖에서 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올라간다. 의도를 알 것 같아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앨범이 거의 완성된 단계까지 사장님도 못들었어요. 심지어 화도 내셨죠. 올해초 들려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안된다고 했거든요. 굉장히 당황하셨어요. 미완성이어서 들려드릴 단계가 아니라고 했죠. 한곡씩 듣는 게 싫었어요. 대중이 들을 때처럼 첫곡부터 마지막곡까지 짜임새를 있을 때 들으시기를 바랐던 거죠.”(타블로)에픽하이는 내달 14~16일 총 4회에 걸쳐 공연을 연다. 원래 2회를 마련했는데 반응이 좋아 무대를 늘렸다. 어떤 무대를 기대하면 될까.“`설마 콘서트에서 그런 짓까지 할까`라고 생각하실 정도의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기대하시는 것 이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쓰러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웃음)”(일동) /연합뉴스

2014-10-28

끝없는 오버 SBS `끝없는 사랑` 조용한 퇴장

너무 많은 이야기, 너무 큰 욕심이었다.문제는 그런 과욕이 출발선상에서부터 선명하게 보였는데 아무도 작가를 말리지않았다는 것이다.SBS TV 주말극 `끝없는 사랑`이 심각하게 말이 안되는 캐릭터와 40부 안에 마무리하기에는 광대한 이야기를 전개한 끝에 26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제작진도 힘에 부쳤는지 드라마는 결국 40부까지도 가지 못하고 3부 이른 37부로 조기 종영했다.27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끝없는 사랑`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9.3%였다. 지난 6월21일 8%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방영 내내 10%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작인 MBC TV `마마`에 밀렸다.황정음·류수영·정경호 주연의 `끝없는 사랑`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여주인공서인애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를 중심으로 한광훈-광철 형제의 질기고 깊은 인연과 사랑을 풀어낸 드라마다.이 드라마를 쓴 나연숙(70) 작가는 `달동네` `보통사람들` `은빛여울`을 거쳐 `야망의 세월`까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안방극장 최고 인기 작가로 군림했던 베테랑이다. 10여년 미국 생활을 접고 2008년 `에덴의 동쪽`을 통해 방송에 복귀한 나 작가는 굴곡진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파란만장하고 묵직한 인생사를 주 특기로 내세워 `에덴의 동쪽` `폭풍의 연인`에 이어 이번 `끝없는 사랑`을 선보였다.`끝없는 사랑`은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던 군사정권 아래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똑똑하고 야무진 여주인공 서인애가 얄궂은 운명으로 소년원에 갔다가 법대에 입학하고, 이어 여배우로 데뷔했다가 인권변호사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지막회에서는 애초 시놉시스 그대로 서인애는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법무장관 자리에도 오른다.나 작가는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서인애의 삶을 진중하게 풀어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욕심이 과해 매 순간 서인애의 변신은 오버의 끝을 달렸고 개연성은 물론이고 드라마적인 설득력도 부족했다.드라마는 초반에는 `닥치고 스토리` 전법으로 실재했던 시대상을 배경으로 많은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청자를 반짝 끌어당기기는 했지만, 이내 `해도 너무하는` 초인적 성공스토리로 질려버리게 만들었다.후속으로는 한예슬 주연 `미녀의 탄생`이 방송된다./연합뉴스

2014-10-28

비수기 극장가 할리우드 거장들 몰려온다

비수기에 접어든 극장가에 할리우드 명감독들의작품들이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끈다.지난 23일 선보인 `나를 찾아줘`는 할리우드의 탁월한 이야기꾼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신작이다.재능이 특출난 아내가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세븐`(1995), `조디악`(2007) 등의 스릴러 장르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던 핀처의 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영화는 2시간 반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에도 전혀 지루함을 안기지 않는다. 여러개의 길로 들어서는 복잡한 플롯이지만, 핀처는 퍼즐 조각들을 정확하게 맞추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반전에 집착하지 않으며 묵묵히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는 막판 뒷심을 발휘한다.2000년대 할리우드에서 주목한 만한 영화들을 만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는 다음 달 6일 선보인다.`다크나이트`(2008) `인셉션`(2010) 등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줬던 놀런 감독은 이제 그의 영화 세계를 우주로 확장한다.영화는 식량부족과 경제 붕괴로 멸망에 치닫는 지구에서, 인류를 구하고자 우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 매튜 맥커너히와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등 할리우드의 주요 배우들이 나선다. 개봉을 2주 앞두고도 벌써 예매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오는 12월 3일 개봉할 예정인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든 작품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모세의 이야기를다뤘다. /연합뉴스

2014-10-27

“힘들었지만 좋은 작품 할수있어 기뻐”

성공적인 복귀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장 적확한 표현이다.그래서 주변에서는 축하 인사가, 언론과 시청자로부터는 극찬이 쏟아진다.표정관리가 힘들다. 몸둘 바를 모르겠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며, 아직 작품을 끝낸 피로가 고스란히 어깨 위에 쌓여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한동안 악플과 루머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고, 5년 만의 연기 재개, 6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불안함으로 밤을 지새웠는데 웬걸, 데뷔 이래 가장 전폭적이고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다.MBC TV `마마`를 끝낸 송윤아(41)를 지난 24일 인터뷰했다. `배우 송윤아`가 돌아왔다.- 드라마 끝내고 지난 며칠 어땠나.△ 지난 토요일 촬영이 끝난 후 곧바로 승윤이 엄마로 돌아왔다. 촬영하느라 아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일요일 하루종일 같이 있어줬고 어제는 유치원 친구 생일파티가 있어 같이 가서 놀아줬다. 드라마가 끝나니 진짜 내 아들이 (엄마를 필요로 하며) 떡하니 버티고 있다.(웃음) 승윤이가 처음에는 극중 아들 그루를 질투해서 걱정했는데 나중에는 좋아하더라.(송윤아-설경구 부부는 2010년 아들을 낳았다.)- 성공적인 복귀다. 소감이 어떤가.△ 드라마 제작보고회 때도 말씀드렸는데 드라마 들어가기 전은 그때대로 감사한 게 많았는데, 이 드라마 하면서 “좋은 드라마”라는 인사를 정말 많이 들어 되게 감동적이었다. 배우로서 지금까지 출연한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 하지만 이번처럼 “좋은 드라마 만들어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적이 있었나 싶고, 그래서 내가 더더욱 감사드린다.- 시한부 싱글맘 연기가 힘들었을텐데.△ 사실 되게 힘들고 어렵게 촬영했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데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고 다른 캐릭터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나중에는 회가 거듭될수록 내가 도대체 이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들었다. 앞으로 얼마나 어려운 신이 나올까 두려움이 컸다. 어차피 어려운 역할 좀 편하게 대했으면 좋았을텐데, 나 자신을 내내 스스로 힘들게 쪼였던 것 같다. 내 능력 밖의 신들이 자꾸 들어왔다. 대본을 보면 어떤 감정인지 알겠고 절로 눈물이 줄줄 흘렀지만 내가 이것을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그런 상황에서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기사와 댓글들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못 보겠더라. 나는 너무 힘들고 어려워죽겠는데 잘한다고 하니 너무 부담스럽더라.- 그사이 실제로 엄마가 된 것이 이번 연기에 도움이 됐나.△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왜냐하면 엄마 연기를 하는 배우들 중에는 결혼을 안한 분도 있고, 출산을 안한 분도 있다.그런데 그분들도 엄마 연기를 다 잘한다. 그래서 내가 답변을 잘못하면 자칫 실제로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이 역할을 잘해냈다고 말하는 것 같아 좀 난감하다. 물론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상관없이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한승희의 상황과 심정이 더 마음 깊이 와 닿은 부분은 있다. 한승희도, 그 아들 그루도 기가막힐 정도로 너무 불쌍했다.- 새롭지 않은 이야기인데 성공했다.△ 촬영장에서 문정희랑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우리 드라마는 모든 배우가 그 배역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다. 서지은 역의 문정희는 물론이고, 한승희 아들 그루도 윤찬영이가 아니었다면 내게서 그런 감정이 안나올 수도 있었다. 그루라는 아이도 찬영이가 연기했기 때문에 그만큼 나온 것이다. 또 문태주 역도 정준호라는 배우가 소름 끼칠 정도로 잘해줬다. 그외 다른 인물들도 하나하나 다 너무 잘해줬다. 작가님께도 너무 감사한다. 대본을 보며 매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작년에 막연하게 `내년에는 좋은 작품이 날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잘 맞아야하는데 이번 `마마`가 그랬던 것 같다. /연합뉴스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