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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아이돌 인지도 상승, 예능이 `신의 한수`

`예능 프로그램 한 방이 신의 한 수다.` 몇몇 아이돌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화제가 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중적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단박에 이름 석자를 알리고 `떴다`는 의미다.MBC TV `진짜 사나이`에서 어리바리한 `구멍 병사`로 불리며 웃음을 준 슈퍼주니어-M의 헨리, 최근 이 프로그램 여군특집에서 특급 애교와 `먹방`을 보여주며 `명랑 소녀`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걸스데이의 혜리사진가 그렇다.그룹에서 활약이 크지 않았던 이들은 자신의 성격과 매력을 보여주며 안방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효과로 광고 출연 제의도 잇따르자 업계에서는 `신의 한 수`라고 입을 모은다.혜리의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의 이형진 이사는 “그전까지 걸스데이와 혜리를 아는 사람이 20%였다면, 지금은 혜리를 아는 사람이 80%는 되는 것 같다”며 “호감 가는 이미지가 부각되고 인지도가 높아지자 피자, 화장품 등 혜리의 개별 광고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이니 신인 그룹을 키우는 기획사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소속 가수를 출연시키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인다.카라에 새 멤버로 투입돼 인지도가 매우 낮은 허영지가 최근 SBS TV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시즌2`에 캐스팅됐고, 신인 그룹인 비투비의 육성재가 `진짜사나이`의 `신병 특집`에 출연할 예정인 것도 기획사가 공을 들인 덕이다.육성재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노현태 부사장은 “요즘은 과거 `천생연분`처럼 신인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드물다”며 “시청률이 높은 주말 예능일수록 신인이 출연 기회를 잡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요즘은 배우들도 예능 출연을 많이 해서 경쟁이 한층 심해졌다”고 말했다.특히 요즘 같이 아이돌 그룹이 수적으로 넘치는 가요 시장에선 여러 장의 음반을 내도 대중에게 팀을 각인시키기 어려운 게 현실. 그러니 역으로 예능 프로그램을통해 한 명이라도 띄워서 팀을 알리자는 전략이다.최근에는 `룸메이트 시즌2`의 첫회 방송 만에 카라의 새 멤버 허영지가 예능 신고식에서 합격점을 받았다.허영지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으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는 `음소거 웃음`, 꿈틀대는 산낙지를 거침없이 손질하는 등 털털한 매력으로 방송이 나간 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소속사 DSP미디어의 강종완 실장은 “카라에 새 멤버가 들어온 게 대중적인 이슈가 되지 못했는데 첫 회 출연 만에 사람들이 허영지의 이름을 거론할 정도로 반향이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4-09-26

“모든장면에 힘 줄 정도로 몰두했죠”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는 배우 박해진(31)은 현재는 `연기`에 꽂힌 모습이었다.지난 2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끝내자마자 같은 방송사의 `닥터 이방인`을 촬영한 박해진은 벌써 세 번째 작품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박해진이 케이블 채널 OCN의 새 토요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새롭게 맡은 이정문은 `천재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이다.다음달 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박해진은 “이정문은 우리가 아는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느낌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일반인이라는 쪽이 더 맞을 것 같아요. 누구나 그런 성향을 갖고 있지만 얼마만큼 겉으로 드러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정문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지만 그걸 장점으로써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에요.”드라마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정문은 현장에 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무려 15명을 살해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이정문은 더 악랄한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형사 오구탁(김상중 분)의 뜻밖의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나쁜 녀석들`에 합류한다.“이정문은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서 나쁜 녀석들과 동행을 시작했다”고 설명한 박해진은 “드라마는 초반부 이정문을 연쇄살인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가 실제로 살인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며 여운을 남겼다.“하나도 허투루 찍는 장면이 없어서 드라마를 일정에 맞춰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에요. 모든 장면에 힘을 준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무리수일 수도 있잖아요. 우리 드라마는 극 전개를 이렇게 몰아가기만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몰두해서 촬영하고 있어요.”박해진은 녹록지 않은 이정문을 소화하기에 앞서 외화 `드라이브`를 세 차례 보면서 극중 라이언 고슬링의 절제된 연기를 유심하게 봤다고 했다.라이언 고슬링의 연기가 이정문 역을 연기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는 연출자의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렇게 공들인 이정문 역이지만 박해진이 그동안 쌓아온 반듯한 신사 이미지와 대척점에 있는 배역이다. `별그대`의 순정남 이미지를 벗어나 뭔가 파격적인 변신을꾀하기 위한 시도인지 궁금했다.“`나쁜 녀석들`은 `별그대` 이전부터 이야기가 오갔고 제가 욕심을 냈던 작품이에요. 그래서 `별그대` 흥행 성적과는 상관없이 출연했을 작품이고요.” 박해진은 “`별그대`가 흥행해서 기쁘지만 제가 시청자들의 기대에 그만큼 부응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별그대` 성공과는 상관없이 항상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박해진은 데뷔작이자 히트작인 KBS 2TV `소문난 칠공주`(2006)의 흥행에 힘입어오랫동안 극중 캐릭터처럼 `연하남`으로 불려 왔다. 그는 20대 후반까지는 연하남 꼬리표가 부담이었지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연하남 이미지를 되찾고 싶다”고 털어놓았다.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지니 몸이 바쁘다.요즘 `나쁜 녀석들` 촬영 일정에 쫓기면서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는 집에서 자는날도 일주일 중 이틀에 불과하다는 게 박해진의 이야기다.`나쁜 녀석들`이 끝나도 11월부터는 중국 드라마 `남인방 2` 촬영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 2월까지는 중국에서 겨울을 보내야 할 운명이다.이렇게 연기 활동에 욕심을 내는 이유를 물었더니 “본의 아니게 좋지 않은 일이있어서 3년을 쉬었던 만큼 쉼 없이 하는 것이라고 지금껏 인터뷰에서 말해왔는데 힘들긴 하다”는 솔직한 답이 돌아왔다.“저는 늘 해마다 작품 3개 정도를 촬영해 왔어요. 물론 힘들죠. 촬영하면서 힘든것보다도 캐릭터 준비에 시간이 부족하죠. 그러나 그 부분조차도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을 두루두루 보고 저 자신을 연마해서 또 다른 캐릭터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연합뉴스

2014-09-26

“삶이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 희망 주는 곡 되길”

그룹사운드 키보이스 출신으로 `장미빛 스카프`로 유명한 가수 윤항기(71)가 데뷔 55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한다.24일 윤항기 측에 따르면 그는 오는 29일 신곡 `걱정을 말아요`와 대표곡을 수록한 55주년 기념 골든 앨범을 발표하고 이날 오후 2시 자신이 운영하는 예음콘서바토리 강당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한다.`걱정을 말아요`는 윤항기가 작곡하고 아내 정경신이 작사한 노래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곡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는 내용이 담겼다.윤항기는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하게 됐다”며 “삶이 힘들고 어려운 분들께 희망을 주는 곡이 되길 바란다. 부디 국민 응원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뮤지컬 배우 겸 가수 윤복희의 오빠이기도 한 윤항기는 1959년 작곡가 김희갑이악단장으로 있던 에이원쇼를 통해 데뷔해 1960년 해병대 군악대를 거쳐 1964년 키보이스를 결성했다. `한국의 비틀스`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키보이스는 그해 7월 독집 앨범 `그녀 입술은 달콤해`를 발표했는데 국내 그룹사운드의 첫 앨범으로 알려져있다.그는 1960년대 키보이스에 이어 1970년대부터 키브라더스 활동과 솔로 활동을 통해 `장미빛 스카프`,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어떡하라구`, `해변으로 가요`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겼다. 그러나 1986년 아시안게임 때 앨범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1987년부터 신학을 공부했고 1990년 목사 안수를 받아 현재 예음예술종합신학교 총장 및 예음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고 있다.지난 2010년 노래 인생 50주년, 목사 생활 20년을 돌아보는 자서전 `노래하는 목사 윤항기의 여러분`을 출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2014-09-25

“기발한 시나리오에 영화 선택했죠”

“베드신이 있다거나 역할이 아빠라는 점은 전혀 고민거리가 아니었어요.”새 영화 `마담 뺑덕`에서 낯선 모습을 보여줄 배우 정우성(41)의 이야기다.영화는 효의 상징인 옛 고전 심청전을 오늘날로 가져와 치정 멜로로 재탄생했다.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마담뺑덕`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정우성(41)은 “시나리오가 자꾸 끌렸다”고 밝혔다. “시나리오가 정말 기발했어요. 심청전에서 뺑덕과 심학규 사랑에 초점을 둬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어요. 제가 심학규를 연기하면 이런 감정들을 맛볼 수 있겠구나, 이런 표현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지금 제 앞의 것들을 선택하지 않으면 이런 시나리오를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욕망대로 움직이는 나쁜 남자인 심학규 교수로 분한 정우성은 “물론 제 나이 때에 탐욕스러움과 방탕함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인데 굳이 더 나이 든 이후로 미룰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영화는 추문에 휩싸여 소도시로 좌천된 대학교수 심학규가 그곳에서 만난 스무 살 처녀 덕이(이솜 분)를 뜨겁게 사랑한 다음 차갑게 배신하는 데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8년이 흐른 뒤 심학규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지만 점점 시력을 잃는다. 이때 이름을 세정으로 바꾼 채 심학규 앞에 나타난 덕이는 복수를 위해 심학규와 그의 딸 청이를 점점 파멸로 몰아넣을 준비를 한다. 영화는 다소 충격적인 복수극을 펼친다.정우성은 “심학규가 처하는 상황이 연기하면서도 처음 겪는 것이었고 한 인간으로서도 공감이 안 되거나 인정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심학규를 잘 이해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정우성은 영화에서 이솜(24)과 함께 수위 높은 베드신을 여러 차례 선보인다.첫 주연을 맡은 이솜은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제목만 보고 코미디인줄 알았다”면서 “영화가 순수한 사랑과 지독한 사랑을 강렬하게 표현해서 끌렸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덕이의 감정 폭이 다양하고 넓어서 정말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 “배울 점도 많고 전혀 후회가 없다”고 덧붙였다.영화는 다음달 2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2014-09-25

“힘들었지만 어려운 역할 소화해내 기뻐”

“일일극 한편을 끝낸 것인데 미니시리즈 세 편 정도는 찍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체력에서는 안 빠지는데 이번에는 초반에 쓰러지기까지 했으니까요. 한 인물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그려보긴 처음입니다.” 정유미(30)는 다시 생각해도 `파란만장했다`는 듯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말 그대로였다.지난 18일 시청률 15.1%로 종영한 MBC TV 일일극 `엄마의 정원`의 주인공 서윤주의 인생은 평범하지 않았다.낳고는 버린 친엄마, 길러주긴 했지만 정이 없었던 새엄마, 결국은 자신을 이혼으로 내몬 악덕 시엄마 등 세 엄마에 둘러싸인 서윤주의 인생은 복잡했다. 불임으로판정되자 대리모까지 거론되는 수모를 겪었고, 우여곡절 끝 이혼한 전 남편과 재결합한 후에는 입양을 선택한다.서윤주를 연기한 정유미는 22일 “지금까지 그래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역할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웃었다.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한 작품 안에서 했다. 그런데 모두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라 이해하고 납득하며 연기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몸도 힘들었지만 고민을 많이 하느라 체력소모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일단 출생의 비밀이 나오고 악덕 시엄마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요소를 갖춘 `엄마의 정원`은 서윤주가 구박을 받을수록, 고통을 받을수록시청률이 상승했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정유미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는 제 엄마와 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우리 엄마를 떠올리면서 대본을 이해하려고 했어요. 가만히 생각하면 낳아준 엄마, 키워준 엄마 다 고마울 것 같아요. 또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크니까 엄마도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느낌으로 우리 드라마에 접근했어요.”그는 호흡을 맞춘 선배 연기자 고두심, 나영희, 김창숙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정말 선배님들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나영희 엄마와는 `옥탑방 왕세자` 때 모녀간으로 호흡을 맞춘 후 이번이 두 번째라 많이 친해졌어요. 정말 편하게 대해주세요. 고두심 엄마는 존경하게 됐어요. 카메라가 절 잡을 때도 상대역으로서 본인 부분을 연기할 때보다 더 감정을 잘 잡아주셨어요. 인간적으로도 배운 게 정말 많고요. 어떻게 나이가 들어야하는지 고두심 엄마를 보며 느꼈어요. 시엄마를 연기한 김창숙 엄마와는 연기적으로 제일 강도 높게 부딪쳐서 그런지 가장 많이 가까워졌어요. 촬영 끝나니까 `우리 이제 즐겁게 살자`고 하시며 와인 사주신다며 놀러오라고 하시더라고요.”서윤주가 겪은 모진 시집살이는 미혼녀들에게 결혼에 대한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김창숙이 연기한 시엄마는 한번에 대사가 8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독한말들을 `풍성`하게 며느리에게 퍼부어댔고 결국 아들 부부를 이혼에 이르게 했다.정유미는 “아직 때가 안돼서 그런지 평소에도 결혼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번 드라마 찍으면서 결혼에 대한 관심이 더 없어졌다”며 웃었다.정유미는 “`엄마의 정원`을 하면서 힘들었지만 어려운 역할을 해냈다는 기쁨도 크다”면서 “조금만 쉬고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4-09-24

“올핸 정박보단 엇박연기에 끌렸죠”

KBS2 `추노`(2010), `아이리스2`(2013)나 SBS `뿌리깊은 나무`(2011) 등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지난 4일 종영한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을 것이다.작품마다 선 굵고 남성미 넘치는 인물을 연기했던 배우 장혁(38)이 물결 치는 장발에다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과장된 몸짓으로 화면을 꽉 채웠기 때문이다.“올해 들어서는 정박을 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엇박을 치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었어요.”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혁은 한 문장으로 변신의 이유를 정리했다.“널 뛰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감정만 가지고 계속 던지면 되니까요. 그러나 주인공이 계속 널뛰다 보면 돌아올 수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가족드라마에요. 코미디 로맨스도 있지만 휴머니즘을 더 갖고 가야 했어요.” 주인공인 이건으로 분한 장혁은 작품을 시작하기에 앞서 연출자인 이동윤 PD에게 “이번 작품에 다 던지겠다. 내가 널뛰는 대신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장혁의 귀환은 성공적이었다.드라마는 주연인 장혁·장나라(33)가 12년 전 4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한 `명랑소녀 성공기`만큼의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애청자들의 단단한 지지를받았다.“이번 드라마는 독특하고 설득력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출연작 중 MBC `고맙습니다`(2007)와 `명량소녀 성공기`(2002)를 합쳐 놓은 느낌이었어요. 둘의 공통점은 착한 드라마라는 점이죠. 그런 전형적이고 당연한 부분을 그대로 갖고 가면서도 새로운 부분을 만들었어요.” 그 새로운 부분이 바로 작정하고 몸을 던진 장혁의 연기였다.장혁은 이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50대에도 철없는 아저씨가 주인공인 일본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과 강박증에 까다로운 작가가 등장하는 미국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리고 주성치 작품들에서 풍기는 느낌을 참고했다고 했다.장혁은 이건에 몰입해 마음껏 내달리다가도 이동윤 PD와 장나라가 “자기들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기에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공을 돌렸다.그는 “장나라 씨는 센스가 있는 친구라 신뢰가 많이 갔다”며 칭찬을 이어갔다.“장나라 씨를 오랜만에 봤는데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외모도 외모이지만 옛날에 본 수줍은 듯한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칭찬하는 걸 못 견뎌 하고 무척 민망해하는 데 공감했어요. 사람도 워낙 착해요.”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한 대표적인 장면이 이건과 김미영이 하룻밤을 보내는 부분에 등장한 이른바 `떡방아` 장면이다.한복 차림의 이건과 김미영이 오묘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떡방아를 찍던 장면을 회고하는 장혁의 얼굴에 웃음기가 번졌다.“실제 대만 원작의 해당 부분에는 어마어마한 게 있었어요. 기차가 터널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 전투기가 발진하는 식이죠. (웃음) 심의 허용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표현을 찾느라고 제작진이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웃음)”드라마는 이건과 김미영이 다시 진정한 부부의 인연을 맺는 동화 같은 결말을 보았다. 장혁은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이건이라는 인물을 털어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사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제 30번째 작품이에요. 시청자들이 호응해줘서 기분은 좋지만 항상 작품이 끝나면 배역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작품에서 묻어 나와요. 어떤 역이 호응이 좋았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또 그렇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해요. 작품이 끝나면 배역을 냉정하게 확 털어내는 것이 습관이 됐네요.”장혁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된다. 삼십대 장혁이 쌓아온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사십대의 장혁도 궁금해진다. 그의 목표를 물었다.“어떤 걸 정한 채 가고 싶지 않아요. 성격만 해도 지금 제 모습은 2014년 9월19일의 성격이고 (웃음) 1년 후에는 또 달라질 거에요. 어릴 때는 어떻게 돼야 한다는생각에 삶에 각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 각이 좀 뭉툭해져서 흘러가는 대로 하게 돼요.”그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예전에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인다”면서 “신인 때보다 지금 못 하는 일이 많겠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강해진 건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14-09-23

`메이즈 러너` 주말 극장가 점령

기억이 사라진 채 거대한 미로에 갇힌 소년들의목숨 건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메이즈 러너`가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메이즈 러너`는 개봉 다음날인 19일부터 주말 사흘간 전국 638개 관에서 63만1천819명을 동원하며 선두로올라섰다.제임스 대시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미로로 뒤얽힌 의문의 장소인글레이드로 보내진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가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함께 탈출을 모색하는 이야기다.이들의 탈출 시도는 그리버라는 엄청난 괴물 탓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결코 포기를 모르는 토마스를 보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존 카니 감독이 연출한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이 494개 관에서 같은 기간 36만995명의 선택을 받아 2위를 점했다.다양성 영화로서는 올해 처음으로 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한 `비긴 어게인`은 지난 주말까지 243만7천769명의 누적관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이전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타짜:신의 손`은 587개 관에서 22만 2천564명을 동원하는 데 그치면서 두 계단 내려갔다. 21일까지 누적관객수는 357만 7천523명.이밖에 `툼스톤`과 `해적`, `인투 더 스톰`, `루시`,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연합뉴스

2014-09-23

“변신은 아니어도 변화 보여주려 했죠”

실제로 만났을 때 더 괜찮다 싶어서 반가운 배우들이 있다.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차태현(38)도 그랬다.그는 말을 꺼내놓는 데 거침이 없었지만 거만하지 않았고, 굳이 삶의 양지만을 포장해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았다.예상한 대로 상대를 웃기게 하는 재주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가벼워 보이지도 않았다.김영탁 감독이 다음 달 2일 내놓는 신작 `슬로우 비디오`의 주인공에 차태현을 캐스팅한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차태현이 영화에서 맡은 여장부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이른바 `동체시력`의 소유자다. 어린 시절 놀림 받던 여장부가 이 기이한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 에이스가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슬로우 비디오`가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차태현답지 않은 영화라고 앞서여러차례 밝혔던 차태현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여장부는 제가 했던 배역 중 가장 자연스러움이 덜하다”고 설명했다.여장부는 말투부터가 독특하다. 또 `동체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다.차태현은 “눈을 선글라스로 가린 상황에서 그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면서 “그래도 제한적인 환경 안에서 최고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후반부 선글라스를 벗는 장면이 워낙 중요한 지점인 만큼 선글라스를 고집했던 김 감독과는 달리, 선글라스와 마주해야 했던 상대역인 오달수는 얼마나 답답했는지 “달수 형은 술 먹고 나더니 태현이 안경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게 차태현의 설명이다.차태현은 범상치 않은 여장부 역에 도전한 데 대해 꽤 만족감을 보였다.“무리하게 변신할 수는 없지만, 변화 정도는 줘야 보는 분들도 지루해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은 변신까지는 아니어도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끌렸어요. 시사회 때 같이 온 아내가 `당신이 왜 이 작품 한다고 했는지 알겠더라`고 하더라고요. 아내가 원래 `재미없으면 중간에 소리지르고 나간다`고 했었는데 막상 보고 난 다음 무척 좋아했어요.” 차태현은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선한 이미지의 배역을많이 해왔다. 실제 삶이 투영됐는지를 물었다.머뭇대던 그는 “누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건 없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 일은 많은것 같다. 그나마 결혼한 다음 아내가 있어서 돈을 모으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작품을 고르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힘든 사람에게 먼저 가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나쁘지 않다면 흥행이 잘 안 된 제작사의 작품에 출연한다거나 하는 거요. 신인감독이나 재기하는 감독과도 많이 일했고요. 어떤 감독님으로부터는 `너는 재기 감독의 희망`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네요.(웃음)”언제고 순박함과 웃음기로 가득 찬 젊은이로 머무를 것 같은 차태현이지만 그도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베테랑 연기자다. /연합뉴스

2014-09-22

“소유진과 프랑스로 와인 여행 떠나요”

EBS TV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는 22~24일 밤 11시45분 `프랑스 와인기행`을 방송한다. 프랑스에는 `와인 없는 식탁은 꽃이 없는 봄과 같다`는 말이 있다. `와인 마니아`인 배우 소유진과 함께 프랑스로 와인 여행을 떠난다.1부 `부르고뉴`에서는 와인 마니아들이 최고로 꼽는 부르고뉴 와인을 맛본다.1964년산 그랑크뤼(최고등급) 와인의 맛은 어떨까.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꿈의 와인 `로마네 콩티`를 마셨을 때 소유진의 반응은 어떨까. 재배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피노 누아 포도가 재배되고 정교한 오크통이 만들어지는 곳을 돌아보고, 와인과 쇠고기를 푹 끓여 만든 뵈프 부르기뇽을 맛본다.2부 `샹파뉴`에서는 4km에 달하는 유서 깊은 샴페인 하우스와 샹파뉴 지역 최고의 샴페인 장인을 찾아간다. 식전주를 넘어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샴페인의 숨은 모습을 엿보고, 직접 샴페인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3부 `파리에서 프로방스까지`에서는 프랑스인들이 와인을 즐기는 모습을 조명한다.프랑스에서는 4천원이면 와인 한 병을 살 수 있다. 파리의 와인 바에는 낮에도 사람들이 가득하고, 양조장의 막걸리처럼 오크통에서 와인을 받아갈 수도 있다.샴페인에 적셔먹는 쿠키(비스퀴 로제)부터 로제와인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부야베스(프로방스식 생선찌개)까지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다양하다. /연합뉴스

2014-09-22

입소문의 힘 `비긴 어게인` 200만 돌파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이 연출한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이 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은 전날 5만 6천439명의 관객을 모아 누적관객수 202만318명을 기록했다.`비긴 어게인`은 독립·예술 영화를 아우르는 다양성 영화로서는 올해 처음으로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지난 2006년 국내에서 독립영화 사상 최초로 누적관객수 20만 명을 돌파했던 감독의 전작 `원스`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영화는 올해 개봉한 다양성 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77만 2천880명)을 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멀찌감치 따돌렸다.`비긴 어게인`이 다양성 영화 역대 흥행 1위인 다큐멘터리 `워낭소리`(290만명)를 넘어설지 주목된다.`비긴 어게인`은 지난달 13일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 영화 `해적`, `타짜: 신의 손`, 외화 `인투 더 스톰` 등 대작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뒷심을 보여줬다.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가 출연한 영화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 싱어송라이터와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 프로듀서가 뉴욕에서 만나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온라인에서는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대사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국내 음악 차트에서 선풍적인인기를 끌고 있다./연합뉴스

2014-09-19

줄기세포논문조작 사건 스크린에서 재구성

“진실과 국익 중 어느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진실이죠.”대답은 쉽고 빠르다. 답의 이유도 명쾌하다. “진실이 궁극적으로 국익에 기여하니깐요.”이어지는 다음 대화도 마찬가지다.“전 아무런 증거도 없습니다. 그래도 제 말을 믿어주시겠습니까?” “얼마든지요.”불안에 떠는 제보자의 물음에 자신 있게 답하던 화면 속 PD는 자신들의 앞에 얼마나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지 미처 알지 못한다. 특히 언론과 대중마저 진실에 귀를 막고 저항할 때 느끼는 그 고립감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임순례 감독의 영화 `제보자`사진는 10년 전 “대한민국 모두와 맞섰던” 한 언론인의집념 어린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영화는 2005년 우리 사회를 뒤흔든 황우석 당시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줄기세포논문조작 사건을 소재로 했다. 한학수 PD를 비롯한 MBC `PD수첩` 제작진은 이미 성역이 돼 버린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의혹을 캐면서 전국민적인 비난에 시달렸다.영화 속 NBS 방송국 `PD추적`의 윤민철(박해일 분) PD 역시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이장환(이경영) 박사의 연구 결과가 조작됐다는 제보를받고 진실 추적에 나선다.영화는 추락한 영웅의 민낯을 까발리는 것보다 극중 적재적소에 배치된 인물들을 통해 진실을 대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사실감 있게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방송사 고위간부는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국민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윽박지르고 가방끈 긴 윤민철의 주변인들도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설마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겠느냐”고 되묻는다.화면 속 내로라 하는 과학자들은 그 거대한 사기극을 방관하거나 혹은 그에 동조하고 이장환 연구팀원들은 “우리 중에 줄기세포를 실제로 본 적 있어?”라고 의혹을 품으면서도 진실에는 침묵한다. “누가 뭐래도 이장환 박사님 믿습니다”며 맹신하거나 경제적 이득을 운운하며 `PD추적`을 손가락질하는 대중의 모습도 낯설지 않다.`제보자`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재미있다는 점이다. 결말은 정해져 있고 생명과학이라는 소재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음에도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전혀 지루하지 않다. 윤민철에게로 공이 넘어온 것 같다가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장환에게로 다시 공이 넘어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재미를 준다.이장환 연구팀 출신인 심민호(유연석)가 윤민철을 만나 “처음부터 줄기세포는 없었어요”라고 고백하는 장면 등 여러 부분에서 스릴러물을 보는 것 같은 쫄깃함도 있다.임 감독은 군데군데 웃음을 배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찰을 지키는 스님이 연방 똑똑하다고 자랑했던 복제견 몰리가 실제로는 `동네 바보개` 취급을 받는 모습등에서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온다.어떤 배역을 맡아도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하는 박해일은 물론이거니와 이경영도 선량함과 애국심으로 가득 찬 열정적인 과학자 모습 뒤로 세상을 기만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훌륭히 연기했다.10월 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14분. /연합뉴스

201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