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엄마의 정원`서 파란만장한 주인공의 삶 그려낸 정유미
말 그대로였다.
지난 18일 시청률 15.1%로 종영한 MBC TV 일일극 `엄마의 정원`의 주인공 서윤주의 인생은 평범하지 않았다.
낳고는 버린 친엄마, 길러주긴 했지만 정이 없었던 새엄마, 결국은 자신을 이혼으로 내몬 악덕 시엄마 등 세 엄마에 둘러싸인 서윤주의 인생은 복잡했다. 불임으로판정되자 대리모까지 거론되는 수모를 겪었고, 우여곡절 끝 이혼한 전 남편과 재결합한 후에는 입양을 선택한다.
서윤주를 연기한 정유미는 22일 “지금까지 그래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역할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웃었다.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한 작품 안에서 했다. 그런데 모두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라 이해하고 납득하며 연기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몸도 힘들었지만 고민을 많이 하느라 체력소모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출생의 비밀이 나오고 악덕 시엄마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요소를 갖춘 `엄마의 정원`은 서윤주가 구박을 받을수록, 고통을 받을수록시청률이 상승했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정유미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는 제 엄마와 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우리 엄마를 떠올리면서 대본을 이해하려고 했어요. 가만히 생각하면 낳아준 엄마, 키워준 엄마 다 고마울 것 같아요. 또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크니까 엄마도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느낌으로 우리 드라마에 접근했어요.”그는 호흡을 맞춘 선배 연기자 고두심, 나영희, 김창숙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정말 선배님들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나영희 엄마와는 `옥탑방 왕세자` 때 모녀간으로 호흡을 맞춘 후 이번이 두 번째라 많이 친해졌어요. 정말 편하게 대해주세요. 고두심 엄마는 존경하게 됐어요. 카메라가 절 잡을 때도 상대역으로서 본인 부분을 연기할 때보다 더 감정을 잘 잡아주셨어요. 인간적으로도 배운 게 정말 많고요. 어떻게 나이가 들어야하는지 고두심 엄마를 보며 느꼈어요. 시엄마를 연기한 김창숙 엄마와는 연기적으로 제일 강도 높게 부딪쳐서 그런지 가장 많이 가까워졌어요. 촬영 끝나니까 `우리 이제 즐겁게 살자`고 하시며 와인 사주신다며 놀러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서윤주가 겪은 모진 시집살이는 미혼녀들에게 결혼에 대한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김창숙이 연기한 시엄마는 한번에 대사가 8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독한말들을 `풍성`하게 며느리에게 퍼부어댔고 결국 아들 부부를 이혼에 이르게 했다.
정유미는 “아직 때가 안돼서 그런지 평소에도 결혼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번 드라마 찍으면서 결혼에 대한 관심이 더 없어졌다”며 웃었다.
정유미는 “`엄마의 정원`을 하면서 힘들었지만 어려운 역할을 해냈다는 기쁨도 크다”면서 “조금만 쉬고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