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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구시립극단 ‘십이야’ 온라인 공연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겸 연출 정철원)이 제50회 정기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코미디 연극 ‘십이야(원제 Twelfth Night)’를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인다. 온라인 공연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유튜브, 대구시립극단 유트브나 페이스북을 통해 29∼31일 3일간 누구나 볼 수 있다. ‘십이야’는 낭만희극으로 축제적 특징을 보여주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이다.‘십이야’는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이 지난 1월 6일로, 크리스마스 축제 기간의 마지막 날을 뜻한다. 작품명처럼 공연은 마치 일상을 벗어난 축제와 같은 가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평화롭게 항해하던 배가 갑작스런 폭풍으로 난파되면서 쌍둥이 남매가 각자 생사를 알 수 없이 헤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동생이 간신히 일리리아라는 마을에 정착하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장을 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보여준다.얽히고설킨 남녀 간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희적 요소로 축제 분위기를 자아낸다.연극이지만 음악이 많이 사용되면서 뮤지컬과는 다른 음악극 형식을 띤다. 무대 위에서 악사가 직접 연주를 하는가 하면, 대사를 노래로 들려주기도 한다. 또한 극 중 광대가 해설자로서 관객에게 소통 창구와 같은 역할을 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7

‘석재를 바라보다 - 수묵의 확장’展

대구의 걸출한 근대 서화가 석재 서병오(1862~1936)를 현창하기 위한 특별전 ‘석재를 바라보다 - 수묵의 확장’전이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에서 열린다.석재 서병오 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말 대구에서 태어나 동아시아의 수묵 거장으로 활동한 팔능거사 서병오 서화가의 미공개 작품과 19세기 조선의 보묵인 당대 서화가 작품 등을 선보인다. 동양의 수묵정신을 지금의 시대정신으로 담은 2020 석재문화상 수상작가의 작품과 청년작가상 수상작품 등을 포함한 평면과 입체 등 총 300여 점이 선보인다.1전시실에는 그 동안 새로 발견된 석재 서병오의 기운생동 하는 행서와 예서, 문인화 등 30여 점이 전시된다. 2전시실에는 그가 영향을 받은 19세기 예원의 총수인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자하 신위, 이재 권돈인, 석초 정안복, 석강 곽석규 등 전국의 명가 작품이 전시된다.특히 대구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수안전모첩’은 19세기 대구 팔공산을 진경산수화로 그린 작품이다.3전시실에는 2020 석재문화상 수상작가인 하얼빈 거주 권오송 작가의 작품 40여 점이 전시된다. 400호 크기의 수묵화인‘안중근 이토를 격살하다’와 300호 크기의 유화는 역사적 현장을 담은 대작이다. 이어 4전시실에는 김대일 청년작가상 수상작가전으로 전통의 서예가 어떻게 동시대에 변모돼 나아가는가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표현을 감상할 수 있다. 5전시실에는 현재 전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광호 작가의 사군자 조각 작품과 평면, 입체, 설치, 미디어를 넘나드는 박종규 작가의 신작이 전시된다.한편, 2012년 9월 출범한 석재기념사업회는 한국미술의 고유성을 지켜나가면서, 지역 미술의 국제적 보편성을 확장하고자 학술대회·논문집 발간·석재 서병오 서적 출간 등 다양한 연구와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2-22

“한국 근현대미술 명작과 함께 차분한 연말을”

포스코가 내년 2월 5일까지 포항 본사 포스코갤러리에서 ‘예술, 시대정신을 담다’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포스코가 소장한 미술품 중에서 한국 근현대회화의 사조와 경향을 대표하는 명작들을 선별했으며 한국화, 서양화, 판화 등 다양한 종류의 미술품을 일반 대중들에게 소개하고자 기획했다.전시관 1층에서는 ‘근대 한국화’ 화단을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1897~1972)·남농 허건(1908~1987)과 1970년대 ‘단색조 회화’를 주도한 박서보, 윤형근, 하종현, 서세옥 등의 22점을 전시했다.한국화의 대가 남농 허건의 작품 ‘산수(8폭병풍)’, ‘솔’에는 작가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개성이 잘 드러난다. 쉼 없이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화면을 균질적으로 구성한 박서보의 ‘묘법’은 관객에게 삶에 대한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2층에는 1990년대 이후 다양한 장르와 독창적 표현으로 발전한 현대미술품을 전시했다. 22개 작품 중에는 포스코가 진행한 미술 공모전 당선작과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록화가 포함돼 있다. 포스코의 과거는 물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기업 포스코의 미래 정신을 회화로 만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또한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현대미술 사조와 경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마다 해설자료를 마련해 혼자서도 충분한 관람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포스코 관계자는 “회사가 가진 예술적 자산을 포항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이 차분하게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스코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개회식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단체관람은 제한된다. 또한 관람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지켜야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2

대구 지역 문화재 한자리에서 만나보기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은 내년 3월 28일까지 지역의 문화재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 ‘대구문화재 톺아보기’를 개최한다.지역 소재 문화유산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지역 소재 지정문화재 및 이와 관련된 자료들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전시는 크게 3가지 공간으로 구성된다.첫 번째 공간 ‘기록하다에서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료인 ‘기록’과 관련된 문화재를 소개한다. 대구시립중앙도서관 소장 ‘태을산분정아국주군분야도(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66호)’ 등 조선시대 치국을 위한 천문 기록과 역사와 개인의 기록자료, 그리고 비문을 통해 지금은 사라진 대구읍성의 뒷 이야기를 4개의 비를 통해 들려주고자 했다.두 번째 공간 ‘지키다’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활동한 의병과 승병의 활동을 통해 지역을 지키는 것이 곧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군대를 일으켜 싸웠던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고, 전쟁이라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했던 선조들의 노력을 함께 살펴본다.세 번째 공간 ‘잇다’는 전승되고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해 알아보는 공간으로 대구광역시무형문화재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구성하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 김용운 외 5인의 기능장의 작품을 전시하고 연희와 관련된 무형문화재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전통과 문화를 지키는 것에 대한 의미는 무엇이며 문화재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할 관심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상기하고자 했다.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대구라는 공간을 지켜온 문화재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지역의 문화재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톺아보다란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 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2020-12-21

포항예술고, 언택트 정기연주회 ‘감동 선사’

포항 지역 유일의 예술 학교인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는 최근 이틀간 예송관 대강당에서‘제23회 포항예술고 언택트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주회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녹화 공연으로 진행했으며 포항예술고 홈페이지 및 포항예술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됐다.언택트 정기연주회는 클래식, 실용음악, 뮤지컬, 실용댄스 부분으로 나눠 펼쳐졌다.클래식 부분에서 임수지(피아노 2년) 학생이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를, 권오승(첼로 2년) 학생이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제1번 Op. 107’를 연주하는 등 총 7팀이 연주했다. 실용음악 부분에서는 이나빈(2학년) 학생 외 14개팀이 박혜원의 ‘Stand up for you’외 다수 곡들을 연주했다. 이어 뮤지컬 공연은 김가연(2년) 학생의 ‘스웨그 에이지 : 외쳐, 조선 나의 길’로 막을 열었으며, 유명한 뮤지컬 ‘맘마미아’, ‘렌트’ 등의 명곡들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실용댄스 전공 유효현(2년), 지승아(1년) 학생 외 12명 학생들이 ‘Party favor’외 역동적인 4곡으로 연주회를 마무리 지었다.포항예술고 언택트 정기연주회 녹화 공연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HCqGMkfuY-U-OABXYZ3y8Q/videos?view_as=subscriber에서 접속할 수 있다.김민규 포항예술고 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혼신의 노력으로 준비한 언택트 연주회가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유튜브 공연을 통하여 잠시나마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면서 “학생들이 카메라 녹화를 의식하고 새롭게 시도한 분야라 다소 부족하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공연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0

뒷골목 건물의 힙한 변신 ‘반가운 콜라보’

‘문화 예술’이 화두인 시대, 문화 예술은 어떻게 창작되며 시민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무엇일까?시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실효성 있는 문화 예술 정책개발과 함께 독창적인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국내외 예술 교류 시범사업 기획전시 ‘#다’를 오는 27일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일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동빈 2가 거리의 폐 공간을 국내외 예술 교류 레지던시 공간으로 조성하고 본격적인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에 앞서 대안공간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이번 기획전시 ‘#다’는 두 명의 작가, 두 가지 장르 전시로 이뤄지는 듀얼 전시로, 내부공간은 설치작가 이은숙의 블랙라이트를 활용한 전시가 진행되고 외부공간에서는 지역 작가 김현조가 이은숙 작가의 작품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그래피티 작품 전시가 동시에 이뤄진다.특히 이번 기획전시는 외부 초청작가와 지역작가, 장년작가와 청년작가, 설치미술과 스트리트 아트 그래피티 등 두 다른 점들이 서로 이어지고 활발히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공간의 성격과 조성의도를 알린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시성 이벤트와 차별화된다.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작품 중 하나는 이은숙 작가의 ‘생명체들(1999~현재)’로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전시하는 작품이다. 또 다른 작품은 외부파사드를 채운 김현조 작가의 그래피티 작품인데, 이 작품은 이은숙 작가의 실타래 작품을 본인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그래피티 작품이다. 특히 올라간 셔터가 내려가면서 공개되는 숨겨진 그래피티 작품이 인상적이다.이은숙 작가는 멀티미디어 설치작가로 블랙라이트를 활용한 작품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데부르크 대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파크, 파주 DMZ, 별마당 도서관 등을 비롯해 국내외 여러 곳에서 전시했으며, 국제 레지던시 경험도 풍부하다.김현조 작가는 스트리트 아트, 그래피티 작가로 포항 스틸러스 축구단 홈그라운드 스틸야드, 제주 모슬포 해변 마을 거리, 서울 연남동 거리 디자인, 서울 종로 마이크임팩트 컴퍼니 ‘Forever Young’ 등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기획전시‘#다’는 화~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픈하며 전시기간 동안 이은숙 작가가 상주한다.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전시는 블랙라이트로 연출되는 이은숙 작가 전시와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암시하는 김현조 작가의 그래피티 전시를 통해 문화도시포항 레지던시 공간을 소개하고자 기획했다” 며 “포항의 일월신화에 중요 요소인 빛과 직조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설치전시와 움직임이 활발한 그래피티 장르의 콜라보를 재밌고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이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최대 4인까지 입장이 가능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입장은 사전 예약(최소 2시간 전)을 해야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5

아마추어 도예가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아마추어 도예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긴 생활 도자기 작품 감상하세요”15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포항 청포도다방 갤러리에서 ‘흙이야기공방 제 1회 회원전’이 열린다. 최계자, 박위숙, 백정애, 이경희, 장지순, 공정필, 송지후, 김정귀, 이주현, 김현미. 길게는 10년, 짧게는 3~4개월 경력의 흙이야기공방의 회원들이다. 손잡이가 없는 찻잔부터 시작해 지금은 다양한 일상소품들을 자유롭게 만들어내며 이번 회원전을 준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형토, 백자토, 혼합토 등의 흙으로 작업을 한 후, 다양한 색의 유약작업을 거친 후 환원소성으로 마무리 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공정필 회원은 항아리 안에서 끊임없이 보물들이 쏟아져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화수분’작품을 출품했다. 장지순 회원은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미스터 트롯’ 김호중을 생각하며 ‘김호중’작품을 빚었고 이경희 회원은 꽃, 과일 등 다양한 것들을 담아내는 인테리어 소품‘행복한 오리’를 선보인다.지도 강사 권미분도예작가는 주로 거친 흙을 사용하는데 반해 회원들에게는 직접 혼합한 흙으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인테리어 소품, 생활 도예 등 생활에 쓰는 그릇, 도자기, 인형처럼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작품들로 1인 3점 이상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판매는 물론 주문제작도 가능하다.흙이야기공방은 2008년 대동우방아파트 무기창고자리로 쓰였던 장소에서 시작해 2011년 기계 성계리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곳이다.장지순 회원은 “권미분 선생님의 지도하에 우리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자신만의 표현을 담고 흙을 만지며 느끼는 감정을 소박하게 담아내려고 한다. 아직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멋진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 며 “흙이야기 예린회원들과 더욱더 풍성한 작품과 사랑으로 흙을 품는 회원들의 돈독함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고 전했다.지도강사 권미분 도예작가는 “마음을 비우고 사람과 소통하면서 빈 공간을 채우듯 함께 첫 번째 전시를 채워나가고 싶다”며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예린흙이야기공방은 원데이 클래스, 정규반, 관공서 및 학교 체험, 취미반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4

국립대구박물관 중세문화실 새단장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이 대구·경북 지역의 불교문화와 유교문화를 중점 소개하는 전시실인 중세문화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시민들이 지역 문화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재 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고 체험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 등을 보강한 것이 주된 변화다. 중세문화실은 ▲대구·경북의 고려와 조선시대 ▲국보를 만나다 ▲실감형 콘텐츠 등 3개 영역으로 구성했다. 전시 문화재는 139건 286점으로, 국가지정 국보 3점과 보물 4점이 포함돼 있다.‘대구·경북의 고려와 조선시대’공간에서는 중세 정신문화의 흐름을 불교와 유교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시대에 따른 변화를 조명한다. 대구·경북은 고려시대에 개경과 신라 경주를 잇는 길목에 위치해 감은사, 덕산사, 보암사 등 사찰이 번성했다. 조선시대에는 부산 동래에서 한양을 잇는 영남대로에 속해 성리학의 흐름을 주도했다. 대구·경북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서원이 다섯 곳이며, 이황과 유성룡 등 퇴계학파가 남긴 여러 문화유산은 정신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17세기 초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 소례마을에 살았던 곽주 가족이 남긴 편지(중요민속자료 제229호)는 조선 유교문화 속 가족 간의 애틋한 사랑과 정을 보여준다. ‘국보를 만나다’공간에서는 구미 선산읍 금동여래입상(국보 제182호)을 비롯해 의성 관덕동 석사자(보물 제202호),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 사리장엄구(보물 제325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7점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대구·경북의 지정문화재를 통해 시대상의 표본을 제시한다.‘실감형 콘텐츠’공간에서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월을 통해 불상의 손 모양을 따라 할 수 있고, 결혼 60주년 기념 잔치인 회혼례를 디지털 맵핑 기술로 구현한 실감영상을 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4

독보적인 베토벤 감성과 만나다

대구 (재)수성문화재단(이사장 김대권) 수성아트피아는 올해 명품시리즈로 ‘김선욱사진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을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개최한다. 18세의 나이로 리즈 국제 콩쿠르 최연소 및 아시아인 최초 우승을 거머쥔 후 리사이틀은 물론 실내악, 협연까지 매년 세계를 누비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그만의 베토벤으로 가득 채운 솔로 리사이틀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E장조(Op.109)’, ‘제31번 A플랫장조(Op.110)’, ‘제32번 c단조(Op.111)’로 구성, 베토벤 피아노 작품 32곡 중 최후의 소나타로 알려진 베토벤 3대 후기 피아노 소나타를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베토벤이 심해진 난청으로 인해 오로지 감성과 상상력에 의존해 만들어낸 걸작들로, 자기 자신과의 사투를 이겨낸 후 힘들었던 인생을 찬찬히 되돌아보는 듯한 자기고백적인 장면이 떠오르는 작품들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당초 수성아트피아에서 3월에 개최 될 예정이었던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연기했고, 12월에 개최하게 됐다. 수성아트피아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 및 관객의 안전을 위해 객석 한 칸 건너뛰어 착석하는 거리두기 제도를 시행하고, 운영 가능한 좌석만 티켓을 오픈해 판매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3

2020년 끝자락에서… 블레스-유(Bless-U)

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올해 마지막 전시로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블레스-유(Bless-U)’전을 오는 31일까지 1층 로비에서 개최한다. 이번 ‘블레스-유(Bless-U’전은 사회·경제 전반에서의 디지털 기술 발전과 다양한 기기의 보급 및 활용을 통한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융합으로 선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된다.예술을 통해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위로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2021년을 맞이해 모두에게 희망과 축복이 있기를 바라는 소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1층 로비 한 가운데에 위치한 LED큐브와 12개의 조각들을 전시한 리우 작가는 산해경에 등장하는 12개의 다양한 요괴들을 제작해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배경으로 한 가상공간으로 옮겨온다. 팬데믹 시대, 우리 문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자연과 불화하는 동시대 과학기술문명이 아닌 서로 화합을 위한 기회로 해석한 영상이다.빔프로젝터를 활용하는 김영광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안타까움과 새로운 상황 속에 적응하며 희망을 찾아가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달성공원은 새로운 장소로 이전 확정되며 그 곳이 가진 기억들을 지난 1년간 작가의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고 기록한 것으로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8

신라가 사랑한 유리와 만나다

고대신라 유물 중 하나인 ‘유리’는 유물 자체의 조형적 아름다움 이외에도 고대미술, 재료공학, 문화사, 국제교류 등 다양한 의문을 풀어주는 열쇠와 같다. 국립경주박물관이 내년 3월 1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신라 사람들이 특별히 아끼고 사랑한 유리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 유리의 전반적 흐름을 살펴보는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특별전을 개최한다.국립경주박물관은 5~6세기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유리용기와 유리구슬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이번 특별전은 한국 고대 유리를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전시로, 철기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유리 제품 1만8천 여 점을 선보인다. 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봉황 모양 유리병(국보 제193호)을 비롯한 국보 3건과 보물 8건이 포함돼 있다.4천500년 전 지중해 지역에서 탄생한 유리는 기원전 1세기 대롱 불기라는 혁신적 기법이 개발되면서 로마 제국에서 널리 사용됐다. 고대 동아시아에서 유리는 서역에서 온 진귀한 보물로 여겨졌으며, 오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모습으로 묘사되곤 했다. 주로 장신구에 활용됐고, 서방에 비해 그릇류는 보편화되지 않았다.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다수의 유리그릇은 매우 놀랍고도 이례적 사례이다. 현재까지 7개의 능묘에서 제대로 된 형태의 유리그릇은 15점이 발견됐으며 황남대총의 경우 8점에 이른다. 이들은 세계 다른 지역의 유리기와 비교해 보기 드문 아름다움과 다채로운 색·기형을 가졌다. 최근 조사에서 생산지를 구체적으로 추적한 결과 이집트,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 코카서스 산맥 이남,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신라로 전해진 유리그릇은 신라인의 국제적 감각, 높은 심미안, 특별한 취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이번 전시에서는 각양각색의 단색 유리구슬과 상감이나 금으로 장식해 한층 화려한 모습을 띠는 유리구슬을 제작방식과 함께 설명한다. 삼국시대 대표작을 중심으로 나라별 특색도 살펴본다. 백제의 다채로운 색, 가야의 수정과 유리의 조화, 신라의 청색 물결이라는 키워드로 각국의 사례를 비교해볼 수 있다.또 유리를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생산한 증거들도 소개한다. 기원 전후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거푸집은 유리구슬을 청동기, 철기를 제작하던 방식과 같이 틀을 사용했음을 알려준다. 부여 쌍북리와 익산 왕궁리 등에서 발견된 유리 도가니와 납유리 파편은 모래에 납을 섞어 유리를 만드는 기술이 늦어도 6세기 말에는 존재했음을 증명한다.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특별전 포스터. /국립경주박물관 제공불교 유입으로 유리에 부여된 종교적 의미도 살핀다. 황룡사 구층목탑, 구황동 삼층석탑 등에서 발견된 다량의 유리구슬은 유리가 부처에게 바치는 귀한 보석으로 여겨졌음을 설명한다. 우리나라 유리 사리기의 대표작인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병(국보 제123호)과 송림사 오층전탑 사리병(보물 제325호)에서는 다중 사리기의 가장 안쪽에서 사리를 직접 담는 용기로 사용된 유리 사리기의 특별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한국 고대 유리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고대 역사와 유리를 둘러싼 여러 의문점의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국립경주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사전예약제를 운영하며 박물관 입장 인원을 시간당 500명, 전시관은 100명으로 제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8

새 단장 신라역사관, 내일 전면 재개관

국립경주박물관이 건국부터 쇠퇴에 이르기까지 신라 천년의 역사를 다루는 신라역사관을 새롭게 단장하고 8일 문을 연다.신라 황금문화를 집중 조명한 2실과 신라 천년의 태동을 소개하는 1실, 삼국통일과 융성하는 통일신라 문화를 다룬 3·4실을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차례로 마무리했다.지진에 대비한 안전 강화는 물론 바닥부터 천정까지 시설 전면을 재구축해 한층 세련되고 편안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차별화된 전시·휴식공간으로 탈바꿈전면적인 리뉴얼 공사를 마친 신라역사관은 세련되고 품격있는 문화 공간, 답답하고 지친 일상 속 편안한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우선 미로와 같던 이전의 전시공간을 한눈에 들어오는 열린 구조로 개선하고, 4m에 이르는 대형 유리 진열장을 설치해 개방감을 극대화하면서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각 전시실을 연결하는 신라역사관 중앙홀은 한옥(韓屋)과 신라 토기를 모티브로 한 심플하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특히 박물관 중정(中庭)과 남산이 바라보이는 곳에 통창을 설치, 창밖 경관을 실내로 끌어들여 편안함을 준다. 요소요소에 배치된 신라의 대표 문화재들을 감상할 수 있어 차별화 되고 상징적인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내용은 충실하게, 전달은 쉽게신라의 중앙 집권화와 삼국 통일과정, 통일신라 문화를 다루고 있는 기존의 신라역사관 3·4실은 보다 알기 쉽고 통일성 있는 정보 전달을 위해 3실로 통합하고, 신라미술관에 있던 국은기념실을 이전해 약 1천200여 점(국보 2건, 보물 4건)의 문화재를 선보인다.특히 신라역사관 3실은 최신의 연구 성과와 그간 축적된 신 발굴 자료를 엄선해 전체적으로 더욱 알차고 짜임새 있는 전시로 구성했다.전시 전반부에서는 신라가 왕권을 강화하고 주변국을 복속하면서 통일을 이룩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신라 관등제의 성립, 신라 중앙 정부와 지방과의 관계 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 제318호)’가 처음으로 상설 전시된다. 나아가 신라가 금관가야와 대가야, 한강유역 등을 복속하고 영역을 확장해 가는 과정을 각종 토기와 금석문 자료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전달한다.이후 후반부에서는 정치가 안정되고 왕권이 강화됨에 따라 한층 발전하는 통일신라 문화를 소개한다. 신라 궁성과 왕경의 정비 과정, 당나라로부터 받아들이는 복식과 의복 등 통일신라 문화 전반을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연출했다. 528년 이차돈의 순교 후 공인되는 신라 불교와 이를 계기로 간소화되는 장례문화에 대해서도 테마별 전시공간을 마련해 설명했다.기존 신라미술관에 있던 국은기념실을 이전해 새롭게 구성하고 문화유산의 아름다운 공유를 몸소 실천한 국은 이양선 박사의 숭고한 뜻을 재조명하는 공간으로 마련했다.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재개관 포스터. /국립경주박물관 제공△편안하고 아늑한 감상을 위한 최적의 공간 구축진열장 유리는 모두 전면 저반사 유리(가시광선 투과율 99% 수준)를 채택했다. 기존에 썼던 일반 유리나 저철분 유리의 경우 가시광선 투과율(두께 1㎝ 기준)이 각각 88%, 91% 수준인데 비해 저반사 유리는 98~99%에 가까워 빛에 의한 어른거림이나 거울과 같은 반사현상이 거의 없다. 조명도 박물관 전시에 최적화된 최신 LED로 전면 교체해 전시품 감상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비석 등 일부 전시품의 경우 노출 전시로 관람객들과 경계를 허물고 전시품에 한층 가까워지도록 연출한 것도 인상적이다.△관람객과 문화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국립경주박물관은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관람객과 문화재 안전을 최우선으로 각종 면진 성능 개선 사업을 진행해왔다. 올해로 신라역사관 전체에 대한 면진 시스템 설치 사업은 마무리됐다. 전시실 내 설치된 면진시스템은 지속적인 검증과 실험을 통해 규모 8.0 이상의 지진에서도 대상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최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차별화된 전시공간, 문화재 감상을 위한 최적의 환경, 편안하고 쾌적한 편의시설, 문화재 안전을 위한 면진시스템의 도입에 이르기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된 일련의 사업으로 신라역사관은 새롭게 태어났다”면서 “박물관 본래의 가치를 지키고, 관람객과 소통의 폭을 더 넓히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6

명인의 손끝에서 느끼는 우리 문화 숨결

명장(名匠)의 혼이 담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제19회 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전’이 8일부터 13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 마련된다. 대한민국 명장은 각 산업분야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사회공헌 등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장인에게 주어지는 우리나라 숙련기술인의 최고영예이다.이번 전시회에서는 △한복 △양복 △목공예 △도자기 △석공예 △이용 △미용 △귀금속 △섬유 △춘란 등 다양한 분야의 장인이 출품한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이번 전시에 참여한 명장은 임호순(미용), 김복연·이명자(한복), 최원희(이용), 최환갑(목재수장), 김태식(양복), 박종병·윤만걸(석공예), 박정열(귀금속), 최옥자(섬유), 배용석·김정옥·이학천·천한봉(도자기), 김완배·권수경(목공예), 남진세(석공예), 이대건(춘란) 명장 등이다. 조선시대 전통 혼례복, 문갑과 찬탁, 각종 잔, 백자 항아리, 나무 다구, 귀금속 가공품, 하회탈, 염색한 안동포 등 전통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면서 장인정신과 혼이 담긴 작품들이다.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명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정신력으로, 실력으로 우대받는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온몸으로 노력한 분”이라며 “명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을 보면 우리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6

‘서정적 경계의 시선’ 강현희展

(재)경주문화재단은 지역예술인 지원사업인 ‘2020 경주작가릴레이전’의 마지막 강현희 작가의 개인전 ‘서정적 경계의 시선’을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지하1층)에서 오는 6일까지 개최한다. 강현희 작가는 경주 동국대 서양화를 졸업하고 경북대 미술학과 대학원을 수료한 젊은 작가로 자신의 내면 성찰과 자아 탐구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작품으로 풀어놓았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깊은 내면의 감정에 온전히 집중하며 감상해보기를 제안한다.‘경주작가릴레이전’은 경주예술의전당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매년 공고를 통해 역량 있는 지역예술가들을 선발해 개인전을 위한 전시 공간, 미술평론, 전시자문, 홍보 등 전시 전반을 지원한다. 올해는 총 5명의 작가가 선정돼 6일까지 릴레이로 개인전을 지원한다.강현희 작가 개인전 전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한편, 알천미술관은 코로나19 감염증 방지를 위해 개인 관람 위주로, 시간대별로 인원을 조정해 운영하고 있다.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입장 전 발열 검사, 손 소독,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며, 관람하는 동안에는 개인 간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2-01

연오랑과 세오녀 그리고 오늘날 포항인의 삶

“한반도 유일의 태양 숭배 설화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동시대 전출·전입자들의 삶을 통해 재해석하다”(재)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4일부터 2020 귀비고 기획전 ‘들락날락-들물과 날물처럼 흘러온 동시대 연오·세오의 발자국’전을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로 3012에 자리한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전시관 귀비고에서 개최한다.올해 귀비고 기획전은 일연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기록된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신라인이 일본으로 건너간 일에 대한 이주설화로 해석하고 포항시 승격 후 70년 세월 동안 포항을 살다 떠난 전출자들, 타 지역에 살다 포항을 찾아온 전입자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찾아오는 과정들을 지켜보며 꾸준히 삶을 일궈온 토박이 등 포항을 둘러싸고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모아 기록해 눈길을 모은다.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그대로 활용하는 고답적인 내용보다는 설화 속 연오랑과 세오녀의 삶과 오늘날 포항인의 삶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이것이 현 시대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찾아보는 방향으로 모색했다. 특히 유물 전시나 지식전달의 기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전시 기법을 벗어나도록 했다.2020 귀비고 기획전 ‘들락날락-들물과 날물처럼 흘러온 동시대 연오·세오의 발자국’전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전시에는 포항과 관련해 ‘들락날락하는 삶’과 연관된 실제 이야기들을 70가지 사례를 수집해 전시로 풀어낸 ‘신발(新發)-새롭게 나아가다’, 포항의 대표성 있는 전입·전출·토박이로 선정된 동해안 별신굿 기능보유자인 김동연씨 등 다섯 사람의 대화의 장을 미디어아트로 구상하는 ‘들물과 날물, 씨실과 날실이 되어’ 등 미디어 아트, 개념 미술, 빛을 매개로한 시각 디자인 등을 활용해 전시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가 선보인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포항의 역사 속에서 많은 분들이 들어와 살면서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새로운 도전을 개척하기 위해 떠나서 지역을 빛나게 해왔다”며 “포용과 환대의 문화도시 포항으로서 상징적인 전시로서 지역 내의 시민들이나 외지의 관광객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줄 것”이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들락날락-들물과 날물처럼 흘러온 동시대 연오·세오의 발자국’전은 내년 2월 14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 무료./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1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

대구문화예술회관은 특별기획공연으로 대구시립무용단의 제78회 정기공연 ‘무엇이 우리를 춤추게 하는가’를 오는 5일 밤 10시 전 세계에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인다. 대구시립무용단의 새로운 온라인콘텐츠 브랜드인 ‘대구시립무용단 라이브(DCDC Live)’의 첫 작품인 이번 공연에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의 무대부터 로비, 반입구까지 공연장 전체를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춤추는 내용을 담아낸다.‘예술이란 무엇인가? 팬더믹 시대에 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라는 고민에서부터 작품은 시작된다. 관객을 만나기 위해, 무대에 서기 위해 무대에서 내려와야만 했던 무용수들은 이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온라인을 통해 세상 모든 관객을 만난다. ‘춤으로 세상을 바꾸고 우리를 지켜내는 것’이 이 시대의 춤의 역할이고 존재가치라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카메라는 가감 없이 전달한다.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 는 무용수들이 춤을 추듯 모든 이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그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김성용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대구시립무용단은 동시간대 전 세계 관객을 만나게 될 것이고, 세계화라는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이번 공연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라이브 공연 이후 다시보기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30

‘2020 포항 예술인 한마당’ 송구영신 기원 예술축제

포항지역 예술인들이 송구영신을 기원하는 포항예총 송년예술제가 열린다.(사)한국예총 포항지회(회장 류영재)는 오는 12월 1일부터 6일까지 포항시청 문화동 대잠홀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2020 포항 예술인 한마당’을 개최한다.먼저 12월 1일 오후 7시 포항시청문화동 대잠홀에서 진행되는 공연에서는 6·25 전쟁 70년 특별공연 ‘평화가 답이다’가 펼쳐진다.이번 공연은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은 전쟁이 다시는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6·25 전쟁 70년의 아픈 상흔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대결로 치닫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민족의 평화만이 항구적인 번영을 약속한다는 신념을 공고히 하는 계기로 승화되기를 소망”하면서 준비했다.공연에서는‘단장의 미아리고개’, ‘비목’, ‘찔레꽃’, ‘얼굴’, ‘직녀에게’, ‘휘파람’,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나라’, ‘서울에서 평양까지’, ‘남누리 북누리’, ‘우리의 소원은 통일’, ‘홀로아리랑’ 등이 연주될 예정이다. 특히 원곡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와 영상이 더해지고 새로이 편곡된 곡으로 국악협회와 연예예술인협회 소속 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참여한다.문인협회, 미술협회, 사진작가협회가 협업으로 꾸미는 특별기획전시‘화사(畵寫)한 문화(文話)’전도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12월 1일부터 6일까지 펼쳐진다.이번 전시는 문인협회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사진과 미술의 시각언어로 해석하고 표현한 작품들로 꾸며진다. 총 31편의 문학작품 육필원고와 1:1로 매칭된 사진작가협회, 미술협회 소속의 작가들이 일정기간 상호간 소통을 곁들여 제작한 작품 62점이 전시된다.예술장르가 각기 지닌 멋과 맛, 소리와 모양이 조화롭게 섞여서 또 다른 하나의 장르를 새로이 창출해내는‘따로 또 같이’의 예술 정신을 새삼 느껴보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행사를 주최·주관하는 (사)한국예총 포항지회 류영재 회장은 “미증유의 환란,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한 현재 상황이 모두에게 힘겹지만, 특히 예술인들에게는 그 혹독함이 배가되는 시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시련이 클수록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오늘의 아픔을 창작의 고통이라 믿으며 더욱 정진하자고자 한다”며 지역예술인들이 협심해 펼치는 이번 포항 예술인 한마당에 많은 관심을 포항시민들에 당부했다.한편, 한국예총 포항지회는 12월 3일 오후 7시 인디플러스 포항에서‘2020 포항예술인의 밤 -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을 갖는다. 2020년 해를 마무리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예술에 공헌도가 높았던 예술인 및 관련 종사자 20명을 선정해 격려와 축하를 보내는 자리다.‘2020 포항예술인상’수상자는 다음과 같다.△포항시장표창 김영근(국악) 이해령(무용) 한국건(문인) 박상현(미술) △포항시의회의장표창 박우철(사진) 김민철(연극) 장기현(영화) 안성만(음악) △국회의원표창 오유림(포항문화재단) 박성주(포항시 문화예술과) △예총회장표창 정관용(국악) 이석현(문인) 박정숙(미술) 이규섭(사진) 김순남(연극) 신중식(연예),황흥숙(연예),정은주(영화) 권미분(꿈틀로작가연합회) 김주헌(꿈틀로작가연합회).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1-29

여류화가 안정희 10번째 개인전 ‘바라보기’

동·서양화의 재료적 한계를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기법과 사색을 통해 독창적 조형언어를 구축해 온 중견 여류화가 안정희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이 오는 2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대백프라자갤러리 기획전으로 서양화 재료를 이용해 제작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작가는 대학시절부터 회화 속에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각적 탐구와 재료의 실험적 연구를 지속해 왔다. 동양화 전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지 위에 토분과 커피가루 등 다채로운 재료를 사용해 표현 영역확장을 계속했으며 지금도 동·서양화라는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며 독창적 조형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는 장르의 구분을 위해 사용되는 재료의 차별성이라는 근대적 사고와 관념에서 탈피해 표현의 자유로움을 갈망했던 작가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붓 대신 나이프만으로 이미지와 공간을 묘사해 내는 그의 표현기법은 붓으로 묘사할 수 있는 정교한 표현이 아닌, 나이프의 날카로운 칼날 터치로 주제와 공간의 색감을 자유롭게 연출해 내는 감각적인 작업이다.이같은 작가의 근작들은 표현주의 기법을 이용해 제작한 정물화와 대지의 기운을 분출하는 산을 주제로 표현된 단색조의 풍경화가 주종을 이룬다.‘바라보기’라는 연작 타이틀로 독자적 작품세계를 형성하며 창작을 이어가는 작가는 일상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소소한 모습을 예술가의 관심으로 사색하고 표현하는 일에 전념해 오고 있다.계명대 동양화가를 졸업한 안정희 작가는 10회의 개인전 및 부스 개인전, 40여 회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대구미술협회, 계명한국화회, 단묵회, 코메트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3

‘소리꾼 전태원과 함께하는 뺀판’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문화가 있는 날 ‘金YOLO(금욜로)’시리즈 ‘소리꾼 전태원과 함께하는 뺀판’을 개최한다.문화가 있는 날 ‘金YOLO(금욜로)’시리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이다.소리꾼 전태원은 포항 출신으로 중앙대 국악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조상현, 정순임을 사사했다. 제32회‘온 나라 국악 경연대회’판소리 일반부 금상 및 제38회‘전주대사습놀이’판소리 일반부 차상 등을 수상했으며 KBS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외 다수 협연과 JTBC의‘팬텀싱어 2’및‘히든싱어 3’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현재 평소 대중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판소리나 민요, 정가를 서양의 밴드 형식에 맞춰 새롭게 작·편곡해 선보임으로써 여타의 국악 실내악 연주단체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판타타’라는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리꾼이 직접 기타를 치며 연주하는 기타병창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포항 공연에서는 배대준(기타), 장재우(베이스기타), 김홍섭(타악)과 함께 춘향가 중 저 건너, 흥타령, 매화가 피는, 농부님네 등의 곡을 재해석한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3

대구시향, 매혹적 프랑스 클래식 향연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69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시향은 이날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프랑스 작곡가 뒤카와 라벨의 동화 같은 작품과 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을 들려준다. 세련되고 매혹적인 프랑스 클래식 향연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다.첫 무대는 프랑스 근대 작곡가 폴 뒤카의 교향적 스케르초 ‘마법사의 제자’로 연다. 해학적 분위기의 표제음악으로 마법사인 스승이 외출한 틈에 제자가 물을 긷는 주문을 빗자루에 걸어 벌어지는 소동을 음악으로 재밌게 그린다.이어 연주되는 작품은 프랑스 음악계의 심미파로 불린 자크 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이다. 감각적인 선율미와 서정성이 돋보이는 이 협주곡은 곡의 유명세에 비해 전곡이 자주 연주되지는 않는 편이라 실황으로 만나볼 좋은 기회이다. 한국인 최초 독일 쾰른 필하모닉 종신 수석 플루티스트인 조성현(연세대 음대 교수)이 대구시향과 협연한다.휴식 후에는 관현악의 마술사로 불리는 모리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과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제2번’이 연주된다.‘어미거위’는 라벨의 대표적인 피아노 모음곡. 라벨 친구의 자녀들을 위해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미녀와 야수’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동화책을 읽듯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6

‘젊은 거장’ 조성진 경주서 ‘피아노 리사이틀’

(재)경주문화재단은 오는 18일 오후 3시, 7시 30분 두차례에 걸쳐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올린다. 경주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슈베르트 페스티벌’에 이어 조성진이 펼치는 두 번째 경주 무대이며 단독 리사이틀로는 첫 공연이다.이번 공연은 최전성기에 올라있는 젊은 거장 조성진의 뛰어난 역량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조성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시기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적 연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0/2021 시즌은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LA필하모닉 셀러브리티 시리즈,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에 이어 120주년을 맞아 엄선돼 기획된 위그모어 홀 시리즈까지 전세계를 무대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8일에는 네 번째 정규앨범이 발매가 됐으며 클래식 연주자로서는 유례없이 모든 음반이 플래티넘을 달성해 화제가 됐다.이번 공연에서 조성진은 슈만과 브람스, 쇼팽, 시마노프스키를 연주할 예정이다. 슈만 곡으로는 ‘유모레스크’가 연주된다. ‘유모레스크’는 17살의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이후 9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으로 달라진 해석의 변화가 기대된다.이어 시마노프스키 ‘마스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연으로 접하기 어려운 곡으로 평소 ‘뛰어난 작곡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는 조성진 다운 선곡에 기대를 모은다.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오후 3시 공연은 VIP 9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며 오후 7시 30분 공연은 VIP 11만원, R석 9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이다. 경주 시민 및 경주 소재 학교 학생, 기업직원은 신분증이나 증빙자료 제시 시 5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문의번호(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한편,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는 (재)경주문화재단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의 협약으로 이뤄진다. 이는 지역 문화 후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신흥무관학교’, ‘슈베르트 페스티벌’ 등 대형 공연을 선보인바 있으며 경주시민 할인과 문화소외계층 초청으로 경주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를 증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5

“조급함을 내려놓고 짐짓 한걸음 물러서서…”

“이순(耳順)의 나이를 훌쩍 지나고서야 비로소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의 조급함을 내려놓고,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자유로운 사색을 통하여 스스로의 진실한 내면과 조우하기를 꿈꿉니다. 동빈항 부둣길을 걷고, 돌골의 오솔길을 걷고, 초록 울창한 솔숲을 걸으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받아 적어보려고요….”포항예총 회장인 류영재(62) 서양화가가 16일부터 오는 12월 12일까지 경주시 현곡면 지곡길 53-5에 위치한 JJ갤러리에서 기획 초대한 개인전을 갖는다.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인사동 갤러리 경북의 우수작가 초대전 이후 2년 만에 가지는 전시회다.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녹아있는 소나무를 작품의 소재로 해 소나무에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작업과 소나무의 조형성에 대한 해석에 몰두해왔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소나무 작품과 함께 새롭게 작가의 생활 주변의 모습을 관조하는 방식으로 형상화한 새로운 소재의 작품도 선보인다.‘소나무-창밖에 비 내리고’, ‘소나무-들길따라서’, ‘소나무-겨울바람’, ‘솔숲-돌골마을에서’, ‘돌골 이야기’, ‘동빈항에서’등 유화작품 15점이다.아스팔트처럼 거친 질감의 역동적인 줄기와 바랜 듯 깊이 있는 색감의 소나무 그림을 주로 그려왔던 그는 이번 전시를 계획하면서 소나무를 통해 어떤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예술창작의 근본이 정답이 없는 세계에 대한 도전, 새로움의 추구이지만 이런 일들이 형식적인 진보에 그치게 될 경우 공허하고 오히려 예술작품의 품격만 훼손시키는 결과를 부르게 된다. 작가의 성정 또한 혁신적인 미적 실험보다는 자연에 대한 관조와 사색을 통해 긍정과 치유의 역할에 작업의 가치를 두는 편이다.작가가 소나무 그림을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 고유의 소나무인 적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을 지나가다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부러진 죽은 소나무가 여럿 있음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들이 마치 좋은 전통은 모조리 탕진해버린 현 시대의 아픔과 휘어진 솔가지처럼 뒤틀린 사회현상을 꾸짖는 상징처럼 느껴져 이를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고, 줄기와 가지가 구부러진 형상의 소나무가 지닌 놀라운 조형성에 매료되기도 했다. 소나무에 대한 탐색이 계속됐고,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한국회화에 나타난 소나무 그림의 상징성에 대한 연구’로 정해 소나무와 소나무그림에 대해 공부하며, 작업의 화두로 소나무를 선택했던 것이다.“나이가 든 탓인지 자연을 대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좀 더 잘 보기 위해서 가까이,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이 아니라, 짐짓 한걸음 물러서서 뒷짐 지고 물끄러미 바라보게 됩니다. 격렬하게 휘어졌던 소나무 줄기가 곧게 펴지기도 하고, 외롭게 한 그루만 그리던 것이 두 그루, 세 그루가 되더니 숲을 이루기도 합니다. 초록색 솔숲이 되기도 하지요.”그에게 예술가적 성취에 대한 조급함은 없다. 그동안 조급함 탓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자연의 모습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고, 자연의 질서도 살피게 됐고, 다른 사람들의 그림에서 그 속내를 들여다보는 안목을 기르고, 화가의 마음을 읽어내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 전시를 구상하며, “한적한 갤러리에 작품을 걸어두고 나의 그림이 내게 어떤 얘기를 걸어오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이 전시회가 자연의 모습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담아내는 화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전시라 했다.“소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 외에 우리 동네의 모습을 형상화 한 작품이 있고, 날마다 마주하는 동빈항, 사무실 창밖으로 본 동빈내항의 인상을 표현한 작품이 있어요. 삶의 현장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렇다고 소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에 소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처럼 소나무가 전하는 말 이외의 풍경들을 애써 피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변의 자연과 삶의 이야기들 그 감동의 파장을 기록하려 노력할 것입니다.”류 작가에게 소나무는, 그리고 주변의 풍경들은 예술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새로움이라는 예술적 강박을 내려놓겠다는 의미에 대해 그는 ‘내려놓음’이 아니라 진솔하고 자유로운 자신의‘방법정신’에 방점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류영재 포항예총 회장“예술가는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미학을 만들고,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사람이죠. 그러나 일상의 험난한 파도를 넘는 일조차 녹록치 않았던 내게 예술은 그저 가슴앓이에 불과한 일이었습니다. 나의 삶이 그러했음을 스스로에게 고백합니다. 고단한 현실의 삶에 지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위안을 주는 작업으로 감상을 하시는 분들께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이번 류 작가의 JJ갤러리 기획초대 개인전은 깊어가는 가을에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람객들에게 마음의 치유를 제공하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