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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팬데믹 속 다양한 프로그램 ‘문화 숨통’

올 한 해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시민과 함께하는 내실있는 운영을 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임시 휴관 등으로 힘든 시기에도 ‘포항만화축제’, ‘원 북 원 포항’, 랜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치며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역민을 위해 어떠한 사업을 추진했는지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북 드라이브 스루 운영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자 임시 휴관 중에도 ‘북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했다. 이용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후 차량으로 수령해 가는 방식으로 소통해 나갔다. 무료 도서 택배 서비스와 특별 대출 서비스도 병행해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이다. ■ 미디어 스튜디오 방음부스 설치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스마트 K-도서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9월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미디어 스튜디오 방음부스를 설치했다. 미디어 스튜디오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인 리모트미팅을 통한 비대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 랜선 북테라피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에 큰 역할을 했다.■ 27개의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과 코로나 19로 바깥출입이 힘든 포항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독서회, 내 삶의 이야기 책, 스토리뮤직 등 27개의 프로그램이 235회 운영됐으며 총 2천408명이 참여했다. 또한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자체 제작한 영상 ‘랜선산책’, ‘랜선극장’, ‘랜선 작가의 방’ 등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돼 조회 수가 2만2천320여회에 이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021 포항만화축제-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 개최포은중앙도서관의 특성화 자료인 만화를 주제로 한 ‘2021 포항만화축제-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는 대면으로 운영해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포항시민들에게 만화를 통한 문화방역으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전신청과 인원제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가운데 인기 웹툰 작가와의 만남, 웹툰 포토존, 웹툰 주인공을 찾아라! 등 다양한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이 시민들의 호응 속에 진행됐다. ■ ‘원 북 원 포항’ 선정 및 관련 프로그램 진행한 책 한 도시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원 북 원 포항’은 시민추천과 시민투표를 통해 올해의 책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의 책 선정을 기념해 선포영상을 제작·업로드했으며 조회 수가 1천회를 넘었다. 또한 역대 원 북과 올해의 책을 대상으로 서평 및 웹툰 공모전을 실시해 총 65명의 참여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은 도서관 3층 복도에 전시돼 도서관 이용자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온라인 독서환경 유도 위한 전자책 활성화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비대면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전자책 활성화를 위한 ‘버스안에서(書-)전자책탐사대!’를 운영했다. 버스, KTX, 포항공항 등 교통요충지와 다중이용시설에 전자책 이용방법과 전자책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QR코드가 삽입된 포스터를 부착해 전자책 이용을 유도했으며 이용자의 편리성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천목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포항 시민의 방역수칙 준수와 안전한 도서관 이용으로 한 해가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다”며 “2022년에도 다양하고 알찬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행사, 축제를 계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1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수필”

박월수 수필가 “더러 사는 일이 버겁다고 여겨질 때, 여기 실린 몇 편의 글에서 작은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떠올려지는, 머무르고 싶은 구절들이 많은 분의 숨들이기에 묻어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최근 첫 수필집 ‘숨, 들이다’(수필세계사 간)를 펴낸 박월수(56·청송군 현동면) 수필가의 출간 소감이다.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10여 년만이다.박 수필가는 일상적 체험을 중심으로 한 사색의 깊이와 은유적 성취가 탁월하고 감각적 언어로 진단해가는 자기 모색이 남다르다는 평을 받는다.지난 18일 박 수필가를 만나 이번 수필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첫 수필집을 펴낸 소감은.△너무 내 속을 드러내 보인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수필은 한 개인의 역사이기 이전에 어쩌면 우리 모두의 역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든다. 사람들 살아가는 얘기는 다 다르지만 그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중심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듯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얘기가 한 편의 수필이라고 생각한다.-‘숨, 들이다’를 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등단부터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문단에 있었는데 그동안 쓴 글이 백여 편 남짓이다. 과작이란 말을 가끔 듣는다. 독자에게 커다란 울림을 줄 확신도 없으면서 종이를 낭비하는 일이 두려웠다. 책을 낸 작가분들이 동료 작가들에게 무상으로 보내오는 책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내 책을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분들의 채근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디딤돌 창작지원금 수혜를 받아 늦게나마 첫 수필집을 내어놓게 되었다.-수필집 제목이 특이한데.△두부 만드는 장면을 우연히 본 일이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콩물을 끓이고 젓고 간수를 붓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숨을 들인다고 했다. 숨 들이는 과정의 마지막이 간수를 붓는 단계였는데 자칫 잘못하면 다 만들어 놓은 두부를 버릴 수도 있었다. 매 순간 콩물에 간수를 붓듯 정성을 들이는 일, 나는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며 숨 들이는 일이라고 이해한다. 어눌한 글이지만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이므로 그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표지 제목으로 빌려오고 싶었다.-이번 수필집은 어떻게 구성됐나.△1부에서 4부까지는 주로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다. 뻔한 얘기지만 뻔하지 않게 쓰려고 무진 애를 썼다. 어둡지만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하는 얘기들을 주로 실었다. 마지막 5부는 내가 사는 청송의 이야기들로 묶었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에 등재된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곳들을 알리고 싶어 그림을 그리듯 풀어서 썼다. 수필집 ‘숨, 들이다’ -수록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수필은.△내가 가장 애착하는 수필은 ‘새’다. ‘달’이라는 작품으로 신춘에 등단하고 나니 글을 쓰는 일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달’보다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새’는 띠라고 하는 식물로 제주 방언인데 예전 제주 사람들은 그 새를 베어다가 지붕을 이는 데 주로 썼다. 사진 모임으로 우도에 갈 때마다 바람에 흔들리는 새의 물결을 보았고 무언지 모를 벅찬 감동에 사로잡히곤 했는데 수필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끝없이 누웠다 일어서는 새가 어쩐지 나를 닮은 듯도 했다. 그러다가 새가 자신의 씨앗을 바람의 힘으로 번식한다는 걸 알았고 결국은 땅에 사는 식물이 새가 된 이유를 제 나름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식물의 삶과 사람의 삶도 살아가는 방식은 닮아있다.-좋은 수필이란 어떤 것인가.△먼저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필은 작가의 체험이 녹아든 글이므로 솔직하고 진실해야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다음은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통일감 있는 주제가 받침이 되어야 한다. 나머지는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을 들고 싶다. 상상력이 결여된 글은 메마른 사막과 같아서 음미하기가 쉽지 않다. 작가만의 해석으로 촘촘하게 짜인 글, 남다른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글, 그런 수필을 나는 좋은 수필이라 생각한다.-앞으로의 바람은.△나는 수필을 연인 대하듯 쓰다듬고 보듬길 좋아한다. 그런 수필을 꾸준히 오래도록 쓸 것이다.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테마수필을 써 보고 싶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수필만큼 타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수필 한 편엔 한 편의 인생 다큐가 들어있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다만 문학적 장치만을 가미해 표현해 놓은 까닭이다. 좋은 수필을 읽으면 잔잔한 울림이 있고 반성이 있으며 살아갈 힘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따뜻한 수필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9

시인이 된 포항 할배·할매들, 삶을 읊조리다

포항에서 시금치 농사를 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시인(詩人)이 됐다.“얼라를 업고 콩잎 훑으러 갔다/소 먹인다고/날은 덥고/얼라는 등에서 바르작대고/땀은 콩죽같이 흐르고/허리도 아프고/일은 진척이 안 되고/하다하다 얼라를 뽕나무 아래 내려놓았다…./아이구, 생각하면 기가 찬다/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박호순 시 ‘그때는 그랬다’)로 이어지는 시(詩)가 중진 시인의 시 못지 않다.지난 10, 11월 두 달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2리 60∼80대 어르신 18명과 문인 3명이 매주 마을회관에서 만나 시 창작 수업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직접 시를 짓는 ‘동네방네 예술프로젝트-시로 쓰는 자서전’프로그램에서 시집(詩集)을 펴냈다.시집 제목은 ‘삶의 향기, 시(詩)가 되다’. 노인들이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문인들에게 들려주면 이를 녹음해 함께 들으며 문인들의 지도로 직접 쓴 시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자녀와 분리된 생활로 인해 무기력한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고 살아온 날들의 특별한 감정을 시로 표현하는 활동이 우울증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믿음이 바탕이 됐다. 또한 자신의 일생을 축약해서 읽는 활동을 통해 정서를 안정시키고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필동호인 모임인 포항수필사랑 이순혜 회장은 “문학을 하는 단체로서 뜻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도시와 시골의 문화 격차를 줄이고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어르신들의 시집까지 출간해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이 회장은 “처음에는 시집살이조차 어려움이 없었고 잘되라고 하는 말씀이었다 모범답안을 제시하더니 조금씩 속깊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시를 지으시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시간만 보내던 노인들이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시를 통해 서로 위무하며 공감하는 게 가장 큰 변화란다.이번 포항수필사랑의 활동은 (재)포항문화재단이 2019년부터 주관해온 문화소외지역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요즘 화두로 떠오른 지역의 예술인과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함께’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지역문화 프로젝트의 ‘소중한’성과물이다.‘시로 쓰는 자서전’에 참여한 김록자 할머니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가 칠십 팔십 되면서 점차 희석되어 옅어졌는데 다시 돌아보니 새롭다. 힘든 시절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좋은 때도 있었다. 나도 젊은 시절에는 예뻤고 영감과 알콩달콩 지내기도 했더라. 지난 시절 추억여행이 새롭고 책으로 나오니 아이들한테도 보여줘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포항수필사랑은 삶에 있어서 문학이 주는 향기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단체다. 해마다 동인지(14호)를 발간하고 문학 공모전에 입상을 하는 등 꾸준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뒷방으로 밀려나 삶의 주체자로서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어르신들을 스스로 밖을 향해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두 달 만에 ‘삶의 향기, 시(詩)가 되다’ 책을 받아 든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설렘이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지 고민했던 시간이었지요. 어르신들에게는 이야기 자체가 치유 능력이 되고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멀리할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서 귀를 기울여 들어주면 존재의 소중함을 스스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순혜·양태순·김순희 수필가)/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5

대구예술발전소, 20일까지 예술감독 공모

(재)대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승익)에서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예술감독을 공개모집한다.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의 직무는 △기본계획 내 프로그램 운영 방향 및 컨셉 제시 △입주작가 활동 지원 및 소통 △대외 협력 기관 발굴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이다.예술감독 응모자격은 전시기획 분야 10년 이상 활동 경력이 있는 자이거나 전시기획 분야의 국제행사 주 기획자 경력이 있는 자 또는 이에 상당하는 경력을 갖춘 자이다.예술감독 위촉 기간은 내년 1월 3일부터 12월까지 1년간이며, 재단이 대구예술발전소 재수탁 시, 성과평가를 거쳐 위촉 기간을 최대 2년간 연장할 수 있다.심사방법은 1차 자격 요건 서류 심사, 2차 직무수행계획서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및 면접 심사로 진행되며, 면접심사위원이 추천한 후보자 2명 중에서 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신청접수는 오는 20일까지 이메일(recruit-dgfc@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dgfc.or.kr) 또는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www.daegufactory.kr)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4

“나도 어린이 예술가”… 대구미술관 ‘악동뮤지엄’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예술가와 함께 창작활동, 오감발달,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체험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내년 1월까지 예술가들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초등학생 대상 체험 교육프로그램 ‘2021-2022 악동뮤지엄’을 진행한다.올해 프로그램에는 대구미술관 2021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유머랜드주식회사’에 참여한 이승희 작가와 어린이 1천명이 함께 한다.참여 어린이들은 ‘손편지’, 추억의 ‘마니또 게임’ 등 아날로그 방식의 체험으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작업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미술관으로 회신 된 어린이 예술가들의 작품과 참여과정은 온라인 라이브로 방송해 ‘우리’가 사는 공간,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악동뮤지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사업 중 하나다.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로 창의적인 미래세대를 육성한다는 취지다.참가비는 무료로, 8~13세 초등학생 선착순 모집이다. 오는 15일까지 대구시 통합예약시스템에서 참여 신청을 받는다. 프로그램은 총 10회(평균 주 1회, 비대면 포함) 과정으로 진행하며 모든 체험은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다. 기록물은 어린이들의 작품과 함께 내년 2월 온라인 전시회로 선보일 계획이다. 문의 (053)803-788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2

“‘청년 찾는 힙한 거리’ 디딤돌 되고 싶어”

“삶이 각박할수록 문화예술의 가치는 우리 인생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은 시민에게 청포도다방의 음악과 미술의 만남을 통해 문화시설의 턱을 낮추고 문화예술 향유가 주는 삶의 풍요로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습니다.”구자현 대표가 밝히는 포항 청포도다방 운영 취지다.구 대표는 지난 5월부터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에 자리한 미술·공연 관람 시설인 청포도 다방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30여 개의 다양한 문화사업을 통해 시민의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지난 11일 구 대표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청포도다방은 1960년대 포항의 근대 문화예술사의 태동을 이끈 문화사랑방을 새롭게 조성한 곳이다. 소개 부탁한다.△1950년대 사진작가 박영달 선생님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던 곳이다. 이후 10년간 예술인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며 문화와 예술을 논하고 교류하던 근대 포항 문화가 시작된 장소였다. 포항시가 문화도시 사업을 진행하며 예술인들을 모을 수 있는 공간을 고민했고, 그 결과 청포도다방이 2018년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리뉴얼되면서 꿈틀로에 터를 잡게 된 것이다.-혈관외과 의사인데 문화예술 부흥을 선도하는 청포도다방 운영을 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제가 1994년에 포항에 왔으니까 벌써 25년이 넘었다. 선린병원이 첫 근무지라 옛 아카데미 극장 주위를 매일 다녔다.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잠시 타지에 근무하다 돌아와 보니 이 골목들이 다 위축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에겐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마침 포항문화재단에서 낸 청포도 다방 운영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는데 감사하게 기회를 주셔서 참여하게 되었다. 가능하다면 꿈틀로가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문화가 활기차게 펼쳐지고 저처럼 추억을 가지신 분들, 이곳이 낯선 우리 청춘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힙한 거리’가 될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고 싶다.-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무료로 공연·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도 무료 관람을 진행하고 있는데 호응은 어떠한가.△운영 초기에는 지인들 위주로 많이 오셨는데 그동안 홍보에 노력하고 다양한 연령과 공연, 전시를 하다보니 조금씩 문화를 즐기러 오시는 시민분들이 늘어나고 다들 꽤 만족해하시는 것 같다.-지난 6월에 개최한 예술치유 토크콘서트 ‘문화보건소, 청포도AED(청포도에이드)’가 시민의 호응이 높았다.△문화보건소 청포도에이드는 심장제세동기(AED)와 청포도다방 시그니처 음료 청포도에이드(ADE)를 합성한 명칭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겪는 개인의 정서적 치유뿐만 아니라 원도심 주민과 예술가가 교류하고 사회적 연대를 확대할 수 있는 건강한 삶을 위한 관계의 의미를 고민하고자 기획됐다. 원래는 2개월에 1회 건강강좌 및 공연, 레크리에이션을 위주로 계획되어 6월과 9월 치매와 관절 건강, 웃음 치료로 2차례 열었고, 이후 코로나 확산으로 현재는 휴식기를 갖고 있다. 또 매월 첫째 주 수요일은 다양한 시각과 관심을 누구나 주제 없이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프로젝터를 모색하는 ‘램블링 테이블(rambling table)’이라는 모임을 가지며 오신 분들께 차 한잔 대접하고 있다.-앞으로 운영 기간에 반드시 진행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그동안은 소음 및 민원 문제로 하지 못했던 인디밴드나 EDM 등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청포도다방 앞 298공판장이라는 광장이 있는데 버스킹 페스티벌이나 야외 클래식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부족했던 인문학 행사들도 좀 더 신경을 쓸 예정이다.-음악밴드 활동을 30여 년 넘게 해오고 있다. 문화예술 활동이 주는 보람은 무엇인가.△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음악을 하면서 내 삶의 여유 및 휴식, 또 다른 형태의 열정과 에너지가 생겨나면서 본업에도 긍정적인 영향과 활력을 주는 것 같다.-코로나19 팬데믹 등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격려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면.△어쩌면 코로나 시대가 바삐 움직이던 우리네 일상에 쉼표를 주었을 수도 있다. 그동안은 잘 벌고 잘 먹고 잘사는 데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소소한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게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문화예술기획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바람직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우선은 접근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저도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을 운영하기 전에는 관심은 있어도 선뜻 가보지 못했다. 찾아가는 문화보다는 찾아올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형식이나 장소에서도 우리 시민들이 쉽게 함께 할 수 있게 좀 더 캐주얼한 형태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네 산책하듯이 문화를 즐긴다, 이렇게 되면 멋지지 않을까.-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현재 ‘Re-Urban Better experience’라는 모토 아래 관심 있는 청년들과 함께 침체된 구시가지 내에서 문화를 통해 활기를 찾는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포항은 제주 못지않은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다. 중소 도시의 장점을 살려서 멜버른이나 포틀랜드 같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윤희정기자

2021-12-12

신라 금관 만들고 써보고… ‘나는 왕이로소이다’

추운 겨울 어르신들이 집에서 신라 금관을 감상하고 직접 금관을 만들어 왕이 돼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8일부터 노년층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 ‘집에서 만나요! 박물관’을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한다.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평소 문화생활이 어려운 노년층의 정서 안정과 인지 능력, 그리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프로그램은 ‘나는 신라의 왕이로소이다!’라는 주제로 천마총 금관 등 신라 금관을 감상하고 나만의 신라 금관을 만들어 보는 순서로 구성했다.참여자들은 ‘왕’, ‘임금’과 관련된 떠오르는 생각을 말해보고, 신라 금관을 감상한다. 금관을 보며 떠오르는 느낌을 감정 스티커로 표현한 뒤 나만의 신라 금관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금관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신청 기관은 활동 카드와 체험 꾸러미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추후 관리자 대상으로 사전 온라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교육에 참여한 단체는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상황을 고려해 해당 자료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이 프로그램 참여에 관심 있는 기관과 단체는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museum.go.kr) ‘교육·행사-교육프로그램-집에서 만나요! 박물관’에서 세부 내용을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박물관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쉽게 소장품을 감상하고 체험 활동을 함으로써 노년층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12-07

“지역민 위한 남구 거점도서관으로 새롭게 도약”

포항시 남구 오천읍민의 독서문화 진흥과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담당할 오천도서관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기공식이 6일 오천읍 정몽주로 566 도서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개최됐다.이날 기공식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전종숙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이재도 경북도의원, 지역주민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마스크 의무화, 개인위생을 준수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한 가운데 진행됐다.이번 오천도서관 신축공사는 주민들에게 지식정보, 평생교육, 문화공간 등의 역할을 모두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총 117억3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3년 7월 개관을 목표로 기존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건물 2천548㎡를 리모델링하고, 추가로 4층 건물 2천640㎡를 신축해 연결함으로써 5천188㎡(1천572평)의 새로운 도서관으로 건립된다.지난 1999년 5월 개관해 운영 중인 오천도서관은 지역 주민의 늘어나는 문화적 욕구 충족과 구도심재생 및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기존 도서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추가 신축을 통해 남구 지역의 새로운 독서문화중심 도서관으로 조성할 예정이다.지하 1층을 포함, 지상 1층에 영유아 및 어린이자료실, 2층에 1종합자료실, 북카페, 문화교실, 시청각자료실, 3층에 디지털자료실, 2종합자료실, 야외휴게공간, 4층에 보존서고, 회의실, 사무실, 전산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또한 기존의 벽면을 개방해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고,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도서관으로 만들어 낙후된 오천의 구도심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고, 기존 유휴공간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자료실로 확대해 시민들의 여가생활 수준을 향상할 계획이다. 더불어 인근 지역에 주거지 공영주차장 44면을 추가로 조성해 도서관 이용자 및 지역주민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오천오일장의 주차난을 개선할 예정이다.오천도서관이 새롭게 건립되면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돼 각종 정보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아 오천읍의 정주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 도약하는 도서관,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오천도서관으로 시민들에게 새롭게 돌아오겠다”며 “모든 주민이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벨라미치 문예硏, 코로나 뚫고 전국으로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연장 중앙아트홀 상주단체의 문화예술 향기가 코로나19 속에서도 전국으로 퍼졌다. 포항문화재단의 복합문화공간 중앙아트홀 상주단체인 벨라미치 문화예술연구소(대표 정하해)가 3개 오케스트라 공연을 포항에서 마무리하고,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활동무대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먼저 ‘2021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 성과공유회’에 경북도 대표 공연으로 참여한다. 이는 서류와 포항 공연 현장실사 등을 통해 선정됐다. 2021년 경북도 내 최고 지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실황 공연이 진행된 이후에도 최우수공연으로 선정돼 공연기획, 작품성, 운영 능력을 또다시 인정받았다.또, ‘제8회 전국공연장 상주예술단체 페스티벌’에서 경북도 대표 상주예술단체로 초청되기도 했다. 이 축제는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분야 전국 17개 예술단체의 작품이 출전하는 전국구 상주단체 페스티벌이다. 개최지인 울산 외 지역의 6개 도시 초청작 중 하나로 7일 오후 7시30분 울산꽃바위문화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에서 인생 동화로 손꼽히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중심으로 스크린을 활용한 동화 일러스트 배경,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진 공연이 포항에 이어 다시 열린다.벨라미치 문화예술연구소가 진행한 3개 공연 △지역의 위인을 발굴한 ‘창작 칸타타’ △클래식으로 읽는 명작소설 ‘어린 왕자’ △원도심 어르신의 오케스트라 도전과 청년과의 화합을 이룬 ‘퍼블릭 프로그램’까지 모든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중앙아트홀의 활성화 기여는 물론 지역의 위인발굴과 코로나19 속 세대 간 화합을 음악으로 이뤘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정하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예술 침체 속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고, 우수작으로 인정받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포항 청년예술가의 공연을 전국으로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공연장 상주예술단체’는 지역 기반의 전문예술단체를 길러내고 지역 공공 공연장을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으로 추진된 예술지원제도이다. 지난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돼 전국 137개 공연장에서 140개 예술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포항에서는 중앙아트홀과 포항시청 대잠홀 두 개 공연장에서 두 개의 상주단체가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올해 포항 예술 빛낸 주역들 한자리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이하 포항예총)는 9일 오후 6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2021 포항예술인의 밤 및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을 갖는다.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예술에 공헌도가 높았던 예술인 및 관련 종사자 23명을 선정해 격려와 축하를 보내는 자리다.사진작가협회 정광수 씨, 연극협회 장희랑 씨, 영화인총연합회 최옥정 씨, 음악협회 김나미 씨가 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으며 국악협회 장임순 씨, 무용협회 배주현 씨, 문인협회 손창기 씨, 미술협회 박경숙 씨는 의회의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다.또한 박은주(국악협회), 황현정(무용협회), 김주영(문인협회), 최수정(미술협회), 허태영(사진작가협회), 성홍석(연극협회), 이순관(연예예술인총연합회), 정다윤(영화인총연합회), 신혜령(음악협) 씨는 유공회원 표창을 수여한다.시상식에 앞서 포항예술인의 밤 행사에서는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포항신포니에타 앙상블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사랑의 테마’(영화 ‘시네마 천국’ OST)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다수의 영화음악과 드라마 OST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작곡가 이지수의 ‘아리랑 랩소디’ 축하공연이 펼쳐진다.한편 ‘2021 포항예술인상’ 그 외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국회의원표창 김경희(포항시 문화예술과) 김종필(포항문화재단) △감사패 김대인(포스코행정섭외그룹장) 류준하(애린복지재단 사무국장) 대구은행 환동해본부 김희욱(꿈틀로작가회장)./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코로나 시대, 무기력해진 삶에 생기를”

김기임 (주)생각연구소 대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돈, 명예, 건강 등의 많은 요소가 있겠으나, 이들이 소위 나의 의지대로 얻어내기 어려운 것들이라면 내 주변의 인간관계에서 얻어지는 소소한 행복은 관계 안에서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소소한 행복 찾기에 집중해야 하고, 소소한 행복은 소통에서 비롯되며, 소통의 기본은 존중입니다”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애쓰고 있는 (주)생각연구소 김기임 대표는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김 대표는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및 철학 기반의 인문학 콘텐츠를 기획하고, 다양한 인문활동을 매개로 우리 사회 소통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올해에도 ‘들릴락(樂)말락(樂)’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주제로 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기임 대표를 지난 4일 만났다.-(주)생각연구소에 대해서 소개하자면.△(주)생각연구소는 심리기반의 ‘소통을 위한 철학’을 모토로 다양한 인문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다 같이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경북 영천 소재 사회적기업이다. ‘듣는 기쁨 말하는 즐거움으로 소통하다’는 슬로건으로, 인문학과 철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삶에 지친 이들이 스스로 철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여러 분야에서 인문학 교육 외에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통프로그램 개발을 연구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하며 어떤 도움이 되나.△우리 사회에는 세대 간, 남녀 간, 계층 간 등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양한 관계에서의 소통을 위해 인식 전환형 맞춤소통 프로그램을 문화·예술을 매개로 운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북문화재단 오감백감사업 ‘세상과 시시(詩詩)하게 소통하다’는 장애인들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장애인이 이해하고자 노력 했던 프로그램이다. 대구문화재단 인생나눔교실 사업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은 신중년세대를 위한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지식과 재능 및 지혜를 지역에 나누는 인문활동 프로그램이다.-대표적인 사업 하나를 소개한다면.△영천시 평생학습도시 사업 ‘들릭락말락 가족소통캠프’는 지역자원인 마현산(꽃동산)을 무대로 가족소통원정대를 결성하여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마을 가까이 있는 산책로를 따라 스팟 별 미션을 가족이 함께 수행하면서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 대해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들었지만 코로나19 덕분이랄까 모처럼 야외에서 이루어진 가족프로그램에 전에 없던 많은 인사를 들었다.-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인문학 교육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는 삶 곳곳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무기력해진 우리 삶에 생기를 찾아줄 인문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위로, 공감, 소통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이를 위한 사회적인 관계망들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우리 사회는 정서적인 불안정이 초래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연일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과 건강한 정서를 갖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 인생의 경험을 가진 신중년 세대들과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 세대의 사회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전통사회에서 이웃이 담당했던 정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듣는 즐거움 말하는 기쁨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로서의 책이 꽂혀있는, 끊임없는 대화로 시끌벅적한 도서관이 2022년 영천시에 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경상북도의 인문학 교육 관련 정책이나 사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면.△대화를 기초로 하는 심리기반의 인문활동들은 지금까지의 사업들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인문활동의 결과물들은 대체로 참여자들의 만족도에 있다고 보이는 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들에 대한 시도와 이를 인정해 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미래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준비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미래 시대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들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래에 많은 일자리를 로봇에게 내어주고 할 일이 없어지게 될 미래를 불안해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들, 없어질 일자리를 대체할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인문학과 철학을 기초로 하는 많은 인문활동과 문화예술과 연계된 새로운 일자리가 새롭게 태어나게 될 직업들이 아닐까? 인문기반의 좋은 직업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5

청년창업 브랜드 미리 만난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2일까지 포항시 북구 중앙동에서 예비 청년창업가 6명의 브랜드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EDITION SIX’를 운영한다.이번 팝업스토어는 법정 문화도시 특성화 사업의 일원인 ‘순환형 문화공영개발 청년문화창업특구 조성’을 통해 진행되며 공공이 개입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극복하는 새로운 상생 순환형 청년문화창업을 지원해 청년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로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지난 9월부터 예비 청년창업가들이 모여 지역상권 분석, 세무회계 교육, 현장실습 등 교육을 받았고 전문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탄탄하게 창업을 준비해오고 있다.그동안의 교육과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브랜드를 미리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 전시 및 상품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팝업스토어는 중앙동 초원통닭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말(금·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 방문 가능하다. 참여 방법은 청년 브랜드 6명의 SNS나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SNS에 게재돼 있는 링크를 통해 사전 신청 후 예약일에 맞춰 방문하면 된다. 문의 (054)289-790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5

“지역문화는 국가 문화정책의 핵심”

“포항예술진흥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포항 문화예술의 새로운 길을 열어 문화 부흥의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자 합니다.”정광수 포항예술진흥원장이 밝힌 진흥원 개원 취지다. 포항예술진흥원은 지역민에게 미술, 사진 작품 관람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주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보다 쉽게 발표의 장을 열도록 해주고, 지역민은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지난 2019년 개원했다.예술진흥원을 출범시켜 이끌어가는 정광수 원장을 지난 28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포항예술진흥원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작은 기업을 23년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 회원으로 6년 동안 사진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 전시 및 예술 활동을 통해 예술인들의 어려운 점들을 같이 느끼게 되었고 체계적인 지원(예술의 디지털화, 아카데미)과 기회 부여 등 많은 예술인이 참여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포항예술진흥원을 개원하였다.-올 3월 디지털 갤러리를 개관해 미술과 사진 전시회를 진행해 시민의 호응이 높았다.△4관의 디지털 갤러리는 포항예총과 위·수탁 계약을 맺어 미술은 포항미술협회에서 사진은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의 작가를 추천받아 매달 작가들 4명의 작품을 전시해 왔으며 현재까지 36명 작가의 작품 1천여 점을 전시하였다. 시·공간을 허무는 전시공간인 디지털갤러리 누적 방문 수는 현재까지 1만2천여 명을 기록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여 주고 있다.-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는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오프라인 전시회도 열었는데 시민의 반응은 어땠나.△비대면으로 봤던 작품들을 직접 보게 되니 물질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작가들 각자의 QR코드를 찍어 더 많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신기해했으며, 미술과 사진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었다. 또한 대형 모니터를 통한 사이버 전시공간도 함께 보면서 오프라인 전시가 끝나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상과 현실을 잇다’ 전을 시민들도 같이 이해하고 소통으로 이어지는 전시라고 생각이 든다는 평이었다.-디지털 갤러리를 추구했는데 실물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디지털 사이버 갤러리 전시는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반면 리얼리티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리얼리티의 한계를 다소나마 극복하기 위해 포항문화재단의 2021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의 지원금을 받아 전시하게 되었다.-문화기획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문화가 나아갈 방향 그리고 지역 문화정책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지역문화는 국가문화정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정책의 최상위로 문화정책을 내세워야만 지역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 지역 문화정책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지역의 모든 주체가 삶의 문화를 표현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포항지역 문화 낙후성을 이야기할 때 대안으로 가장 으뜸으로 거론되는 것은 문화인프라를 늘리는 것과 문화인력 확충, 지역의 특화 개발, 문화재정 확충 등이다. 문화도시가 시각예술, 공연예술, 전통예술을 내용으로 하는 문화예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관광, 문화산업, 문화생산, 역사문화, 문화창작 등을 그 분야로 하고 있는 만큼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화적 도시로 육성하는 실질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시가 가장 서두를 것은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다. 포항의 바다와 산, 영일민속박물관과 한말 의병활동, 일월문화제 문화, 장기읍성과 유교문화 등은 모두 문화콘텐츠로의 전환이 가능한 자연, 인문조건들이다. 이들 자산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집중 심도 있게 검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바람직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먼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갤러리에 대한 더 많은 홍보와 참여폭을 확대하여 공연예술 분야 예술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해 보려고 한다. 또 작가들의 생생한 작업 활동을 담아 시민들과 공유함으로 예술작품의 이해도를 높여가고자 한다. 도서관 20여 곳에 배포할 도록에는 작품사진뿐만 아니라 작품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가노트를 수록하였고 QR코드도 인쇄되어 시민들이 QR코드를 스캔하면 작가들의 작품들을 언제나 쉽게 볼 수 있어 시민들의 문화향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첫째, 지난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포항중앙고등학교 축제 기간을 맞아 처음으로 ‘찾아가는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좀 더 세심히 기획하여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했으면 한다. 둘째, 작가들의 작품을 NFT(디지털저작권)화 하여 판매까지 가능한 판로를 지원하고자 한다. 셋째, 올해 1~2기(각각 3개월) 수업이 끝난 포토샵 아카데미가 내년 2022년 1월 3기 모집을 시작한다. 포항예술진흥원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윤희정기자

2021-11-29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용화향도’ 성료

(재)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인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북도, 경주시의 후원을 받아 국립정동극장이 제작한 ‘용화향도(龍華香徒):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가 지난 27일 약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용화향도(龍華香徒)’는 지난 3월 30일 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두 번째 시즌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화려한 개막 이후 총 162회차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지난 시즌 관객들에게 첫 번째 창작뮤지컬 ‘월명(月明)’으로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으며, 두 번째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를 통해 더욱더 깊어진 작품과 묵직한 메시지로 끊임없는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용화향도(龍華香徒)’는 신라의 역사적 인물 김유신이 어린 시절 결성했던 화랑 집단 ‘용화향도’와 청년 김유신이 처음으로 승리했던 낭비성 전투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라를 만들어갈 청년 유신의 꿈과 춘추, 백석 등 신라 화랑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화랑들의 ‘꿈’, ‘사랑’, ‘성장’에 대한 현시대적 감동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여기에 다양한 무대 기술뿐 아니라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감각적 음악, 생생한 북 연주를 통한 울림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특히 뮤지컬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창작진의 투입과 신예 뮤지컬 배우, 내공 있는 한국무용수들의 출연, 역사적 깊이 있는 스토리, 다양한 무대연출 등으로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또한 신라 화랑 유신이 뜻을 함께 하는 화랑들을 모아 ‘용화향도’를 결성하며 하나가 돼 나가는 과정을 창작뮤지컬로 표현하며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이겨낼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적인 메시지를 줬다는 평과 함께 예매처(인터파크 공연 평점 9.8점(10점), 네이버 공연 평점 4.84점(5점))으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도 크게 상승했다.경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으로서 자리매김한 국립정동극장 ‘용화향도’는 상업적인 목표보다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지역 문화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해 경주시민 대상 특별가 5천원이라는 파격 정책까지 세웠다. 또한 2% 객석 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 및 계층 300여 명 대상 공연 관람을 진행하여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김희철 (재)국립정동극장 대표는 “2022년에도 신라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제작할 계획이며, 기존 작품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부족했던 점을 개선해 더욱 깊이 있고 작품성 높은 내용의 공연을 준비하여 관람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11-29

‘2021 문화도시 포항 시민축제-포포낙락’ 팡파르

(재)포항문화재단은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4일부터 오는 12월 22일까지 포항시 일원에서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을 위한 시민축제 ‘2021 문화도시 포항 시민축제-포포낙락(浦包樂樂)’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법정 문화도시 추진 2년 차 사업을 마무리하며 사업성과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문화도시 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시민커뮤니티와 기획자 그룹의 참여로 진행된다.특히 2021년 문화도시사업 정책의제인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지내 온 시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문화도시 포항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다양한 예술가와 문화예술 단체,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열린 행사이다.이번 축제는 지난 1년간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온 성과의 결과물로 문화도시 시민기획자의 주도하에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행사가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에 발맞춰 꿈틀로 일원, 시민커뮤니티 삼세판 문화공간 21개소, 포항시 중앙상가, 포스텍으로 분산해 진행된다.꿈틀로에서는 문화도시 브랜드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을 중심으로 시민커뮤니티 삼세판 캠크닉(캠핑+피크닉) 체험 및 꿈틀로 298놀장, 꿈틀로 오픈스튜디오, 문화안전망을 연계한 문화재생활동가 F5 아카이빙 전시 기억보관소, 찾아가는 문화도시 PLAY 이벤트 등 각 사업의 성과공유회가 열린다.시민커뮤니티 삼세판은 각 커뮤니티 문화공간 22개소에서 온고지신 철든 클래스를 시작으로 12월 5일까지 다양한 체험 및 전시회를 연다.포스텍에서는 그랜드마리오네트 아시아거점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위한 예술기술 플랫폼(ARTTechnology Paltform) 국제포럼이 열린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4

‘미술, 수집과 동시대 이슈’ 2021 POMA 아카데미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3주간 매주 토요일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2021 POMA 아카데미-미술, 수집과 동시대 이슈’를 개최한다.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포마(POMA·Pohang Museum of Steel Art) 아카데미는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를 초빙해 시민들이 미술관 기획전시는 물론 미술과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이번 POMA 아카데미는 미술품 수집과 유통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반영해 미술품 수집의 역사부터 미술시장 형성 배경 그리고 오늘날 동시대 미술시장의 이슈인 아트테크부터 NFT까지를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총 3차 강연으로 진행되며 1차 강연(11월 27일)에는 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품수장센터 운영과장인 장엽 연구관이 ‘미술품 수집의 역사: 국립현대미술관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POMA 아카데미의 시작을 알린다. 2차 강연(12월 4일)은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의 ‘미술품 소비시대와 미술시장 호황기’로 진행되며, 3차 강연(12월 11일)은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 디렉터로부터 ‘동시대 미술시장 이슈: 아트테크로부터 NFT까지’를 통해 현재 주목받고 있는 미술시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POMA 아카데미 신청은 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에서 할 수 있으며, 강좌별 30명 선착순 사전예약으로 운영된다. 문의 (054)270-4706./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2

“신라화원 동궁과 월지는 삼국 문화 종합선물세트”

“경주에는 아직도 많은 역사의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습니다.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신라의 문화와 예술을 공부해보면 어떨까요?”재미있는 말솜씨와 탄탄한 지식으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세간의 평가는 과장이 아니었다.지난 2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역사 강사 최태성의 강연회 ‘아름다운 신라 화원 동궁과 월지’에 참석한 이들은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함께 신라 유적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안압지에서 월지까지’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회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300명의 시민들이 초대됐다.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강연회를 찾은 이들의 연령층은 다양했다. 최 강사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준 모습이었다.강연회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 경북도의회·경주시의회 의원들도 다수 참석했고, 행사를 주관한 본사 최윤채 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주 시장과 서 의장, 최 대표는 축사를 통해 “동궁과 월지 등 수많은 역사문화 유적이 있는 경주를 더욱 사랑해주길 부탁드린다”는 말을 참석자들에게 전했다.“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며 강연을 시작한 최태성 강사는 “어떤 것에 대한 평가는 그것과 깊은 관계를 맺은 후에 하는 것”이라며 동궁과 월지를 포함한 신라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안압지(월지)를 조성한 문무왕에 얽힌 에피소드와 1970년대 발굴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 최 강사는 동궁과 월지를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의 건축 기술까지 더해 만들어낸 삼국 문화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평가했다.동궁과 월지에서 거문고를 연주한 헌강왕의 낭만적인 일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과 고려 태조 왕건이 월지에서 만났던 일을 이야기할 때는 객석에서 웃음과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의 시작과 끝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유적이다.최 강사는 월지 발굴 현장에서 쏟아져 나온 기와와 나무배, 주령구와 남근목 등을 설명할 때는 영상자료를 활용해 강연회에 참석한 이들의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지금처럼 높은 건물이 없던 통일신라시대엔 안압지에서 황룡사 구층목탑이 보였을 것이니, 동궁과 월지는 신라 최고의 전망을 가졌던 곳”이란 말에는 동의와 호응의 박수도 나왔다.강연 참석자들은 월지의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1천300년 전 만들어진 수로와 신라인들의 높은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에 대한 이야기에도 관심을 보였다.“역사의 퍼즐이 제대로 맞춰지려면 후손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마친 최태성 강사는 자신을 기다려온 1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11-21

“나만의 향초 만드는 작업 매력적이죠”

“캔들 공예는 기본적으로 좋은 향기와 함께하는 고요한 작업입니다. 캔들을 만들면서 기다림이 주는 즐거움도 함께 배우는 것이지요. 자기만의 디자인된 캔들 작품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만든 캔들이 굳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의 여유로 힐링을 느끼셨으면 합니다.”머무르고 싶은 따뜻한 공간, 향기로운 공간을 만들고자 디자인 및 금속공예를 전공한 포항의 캔들 공예가 윤승빈(28) 씨는 그 디자인 감각을 살려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에 캔들 공방 ‘배러 댄 센트’를 열었다. 전공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오며 금속공예, 소도구 제작 등 다양한 공예 분야를 두루 섭렵한 그는, 디자인 및 공예에 관한 폭넓은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공방 수강생들과 향기를 나누고 있다. 그의 작품은 ‘배러 댄 센트’라는 브랜드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본인의 캔들 공방에서 자정까지 작업과 연구를 한다며 독특한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는 그는 캔들의 온기를 닮은 따뜻한 예술가였다. 지난 20일 그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금속공예 등 다양한 공예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캔들 공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캔들 공예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일상 속 휴식을 원해서였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오던 금속공예를 생활여건 때문에 잠시 중단하고 일반 회사생활을 하며 일상을 지내 오던 중 단일화된 하루하루에 무료함을 느끼게 되었고 유일한 휴식처인 집을 꾸미는 홈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으로도 공간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캔들에 자연스레 관심을 품게 되어 나만의 캔들을 하나씩 둘씩 만들다가 어느덧 공방 창업까지 이어지게 되었다.-캔들 공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수강생들은 원하는 향초를 디자인하고, 제작을 거쳐 기다림 끝에 완성한 작품을 마주하는 모든 과정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낸다.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하는 이 작업은 쉴 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자신의 브랜드 ‘배러 댄 센트’ 작품의 특징을 소개한다면.△편안함이라 생각한다. 저는 작품을 만들 때 작품을 놓을 공간을 먼저 생각하곤 한다. 캔들은 눈으로도 작품을 즐기지만, 향으로도 즐기기 때문에 공간 전체가 작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디든 두어도 편안하고 안정되는 작품을 제작하려고 한다.-그동안의 작품 활동을 소개한다면.△청년작가로 활동하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단체 전시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꿈틀로 작가분들과 같이 협업하여 진행한 연합회전 전시부터 꿈틀로 내에 위치한 문화공작소 청포도다방에서 환경보호를 주제로 작품전시를 하기도 하였다. 개인 작품 활동 후 남은 왁스와 일회용품을 재활용하여 제작한 작품들로 자연의 회복에 대한 행동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 전시 이후 저 스스로 환경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이 컸기 때문에 의미가 깊은 전시회였다. 지난 10월 2일부터 30일까지는 포항의 공예 작가들이 모여 ‘일상을 유혹하는 공예’를 주제로 송도수협갤러리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캔들뿐 아니라, 와이어 공예, 데코파쥬, 석고, 테디베어 등 다양한 공예작품을 전시해 송도 바닷가에서 예술 산책을 즐겨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호평받았다. -나만의 향초를 만들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가 많은데.△취미반, 자격증반, 원데이 클래스반을 소개하면 어떨까 한다. 원데이 클래스의 경우 캔들을 한번도 접해보신 적이 없는 분이라도 하루 만에 자신만의 캔들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과정이다. 같은 재료 같은 모양이라도 수강하는 분들마다 각각의 개성을 나타내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작품의 영감을 얻기도 한다. 취미반 과정의 경우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 후 대부분 조금 더 캔들의 매력에 빠지게 된 분들께서 수강 신청을 해주곤 한다. 총 4회 과정으로 원데이 클래스에서 배우지 못한 캔들 제작과정과 특성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아가며 진행하는 수업이다. 마지막으로 자격증반 과정의 경우는 저와 같이 캔들 공방을 창업하거나 전문적으로 캔들 작품을 제작하고 싶은 분들이 받게 되는 과정이다. 캔들 공예에도 한국 양초공예협회에서 발행하는 민간자격증이 존재한다. 총 8주의 교육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얻게 되는 수업이다.- 캔들 공예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하루쯤 시간을 내어 캔들 공방에 들러 수업을 수강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기다림이 주는 편안함과 코끝에 스치는 향이 주는 분위기에 일상 속 힐링을 즐겨보셨으면 좋겠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다양한 사람들의 공간을 채우는 향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하나의 꿈이 있다면 저처럼 청년작가를 하고 있거나 다양한 여건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작업과 합동 전시회를 이루어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1

“에세이집 ‘포항의 길’은 문화도시로의 모색”

“에세이집 ‘포항의 길’은 시민들의 소중한 생각과 글이 담긴 책입니다. 아무쪼록 ‘포항의 길’이 포항 시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잘 알려져서 문화도시 포항의 이미지가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노승욱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의 ‘포항의 길’ 에세이집 출간 소감이다.‘포항의 길’은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이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성황리에 운영한 시민 대상 강좌인 ‘2021 일상의 글쓰기-포항의 길’의 결과물이다.이 강좌의 기획 및 교육을 맡았던 노 교수를 지난 15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2021 일상의 글쓰기-포항의 길’ 강좌를 열게 된 계기는.△ 팬데믹이 발생하자 하늘길이 막히더니 땅길도 막혔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바이러스를 일시적으로는 차단했지만, 마음길도 함께 막아 버렸다. 답답한 마음에 집 밖을 나서니 조심스레 길 위로 나선 시민들이 보였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응력으로 인해 시민들이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무수한 이야기가 진동하며 쏟아져 나오는 듯 보였다. 마그마처럼 분출되는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포항의 길’ 강좌를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에서 열었다.-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이 그동안 개최해온 사회 각 분야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 초청 강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시민의 호응이 높았다.△그동안의 강좌는 말하고 싶은 사람과 듣고 싶은 사람으로 명확히 양분되는 특징이 있었다. ‘포항의 길’ 강좌는 시작부터 달랐다. ‘포항의 길’에 대해서는 강연자도, 수강생도 모두 나름대로의 전문가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포항의 길에 대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산업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포항은 언뜻 개방적인 도시처럼 보이지만, 고립감과 고독함이 존재하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 포항은 유배의 땅이기도 했다. 포항 시민들이 들려주는 길의 이야기에는 대한민국의 중심, 세계의 한복판과 연결되고 소통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있다.- 시민들이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는, 길에 주목한 이유는.△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공간의 의미가 새롭게 확장되고 있다. 이동과 여행이 제한되면서 내 동네, 내 고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상의 공간이 갖는 중력이 커지면서 길 위로 나선 산책자들은 길에서 과거의 역사를 찾고, 현재의 일상을 성찰하며, 미래의 삶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흔히 도청도설(道聽塗說)이라고 하면, 가볍기 그지없는 길 위의 뜬소문을 의미하지만, 팬데믹 시대의 도청도설은 시민들의 희비애환을 이야기로 담아내는 창작의 재료가 되고 있다.- 수강생들은 단순하게 지식을 얻는 수준을 넘어 내 고장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실천하고 만들어가는 모임도 키울 수도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포항의 길’ 에세이집 소개 및 발간 기대 효과는.△지금까지 3년간의 ‘일상의 글쓰기’ 강좌를 통해서 수많은 포항 시민들이 에세이 작가로 데뷔했다. 문화의 수용자, 소비자에서 문화의 창조자, 생산자로의 변화를 체험한 것이다. 특히 이번 ‘포항의 길’ 발간으로 시민들은 포항의 문화적 자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재확인했다. 지역의 공동체 의식 형성에 있어서 문화적 자신감은 깊은 뿌리와도 같다. 시민들의 ‘포항의 길’ 만들기 프로젝트는 다른 도시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 참여 강좌를 통해 창조적 결과물을 이루어 내는 ‘포항의 길’ 발간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재연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 지도는 새롭게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포항의 길’은 강연자와 수강생이 함께 책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에세이집을 기획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강연자(전문가 필진)와 수강생(시민 필진)이 함께 공저자로 참여해서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것은 ‘일상의 글쓰기’ 강좌가 1회 때부터 유지해 온 전통이다. 같은 주제 아래 문제의식을 공유한 강연자와 수강생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멋진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글쓰기를 통해 만드는 것이다. 이번에 24명의 필자가 쓴 ‘포항의 길’ 원고가 모여지고 지도를 만들었을 때 보이지 않는 어떤 손이 지휘봉을 잡고 24인 24색의 조화로운 연주를 이끌어 낸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21세기는 평생학습 및 인적자원 개발의 시대이다. 앞으로 바람직한 시민교육의 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미래에는 대학에 두 번 입학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청년 시기에 한 번 입학하고, 중년 이후에 또 한 번 입학하는 배움의 이모작이 현실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평생교육원, 노인대학 등이 해오던 역할로는 100세 시대를 준비할 수 없다. 중년을 넘어선 시민들을 재교육하는 새로운 대학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적·문화적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식과 기술을 업데이트해가는 문명시민, 기업시민, 교양시민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시민교육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인문학자로서 이공계 학생들을 융합 인재로 교육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을 통해 시민교육 프로그램도 계속 개발해 나갈 생각이다. 올해부터 기획한 ‘포항학 총서’ 간행의 책임을 맡고 있는데, 포항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6

‘2021 포항음악제’ 화려한 클래식 무대 성료

‘기억의 시작’을 주제로 개최됐던 ‘2021 포항음악제’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10회의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며 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국내·외 무대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개막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2021 포항음악제’는 포항이 클래식 음악을 통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기반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권을 조성하고 고급화된 문화 수요에 부응하며 동시에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인 계기가 됐다는 호평을 받았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로 다채롭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수준높은 음악제를 개최해 대한민국 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기존 클래식 음악 축제가 서울이나 대도시 위주로 개최된 반면 이같은 대규모 클래식 음악 축제가 포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점이 클래식 축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이와함께 관내 22개 기업들의 후원 참여로 만들어진 음악제라는 점도 좋은 사례로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았으며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음향 또한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 이후 적절한 잔향감으로 이번 음악제에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해 문화도시 포항의 위상을 드높였다.이밖에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줄어든 객석을 고려해 보다 많은 관객들의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음악제 기간 동안 진행한 무료 라이브 스트리밍도 높은 수준의 음향과 영상으로 공연장을 찾지 못한 관람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재)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해 올해 처음 개최된 음악제는 ‘탄생’, ‘희로애락’, ‘드라마’, ‘사랑에 빠진 연인들’ , ‘브람스의 말 ’, ‘클래식 피아졸라’, ‘엔딩’등 총 7회의 메인 프로그램과 연주자를 집중 조명하는 3회의 ‘포커스 스테이지’, 음악평론가의 강연까지 준비된 프로그램 모두 관객과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특히 개막공연 ‘탄생’에서는 포항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첼리스트 박유신이 연주한 카푸스틴의 ‘첼로 협주곡 2번’과 소프라노 서선영이 협연한 핀치의 ‘탄생의 날’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또한 매 공연마다 환상적인 호흡과 수준 높은 연주로 음악의 향연이 펼쳐져 찬사를 받았다.이외에도 오랜만에 국내 클래식 무대를 찾은 재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인 이유라의 절대 기교의 연주와 ‘건반 위의 구도자’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 및 실내악 협연, 노부스콰르텟의 피아졸라 연주곡을 비롯해 11일 ‘엔딩’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하기까지 매 공연, 연주곡마다 기립박수가 쏟아지며 관객과 연주자 모두가 즐기는 ‘열린 축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2021 포항음악제’의 예술감독이자 첼리스트로 무대에 오른 박유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개최된 음악제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로웠다. 공연마다 관객분들이 교감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즐겨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깊은 감동을 받았고 참여 연주자 모두자연스럽고 세심한 운영에 만족스럽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음악제인만큼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끄는 힘은 우리 포항 시민의 능력이며 이번 ‘2021 포항음악제’ 역시 시민의 능력으로 만든 클래식 축제라 자랑스럽다” 며 “이번 음악제를 통하여 삶의 기쁨과 만족을 누리셨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5

갤러리 권 개관… “거리에서 미술품 감상하세요”

포항의 원도심인 북구 중앙로에 열린 미술품 전시공간인 갤러리 권이 개관했다. 중앙로 289 경북매일신문 사옥 바로 옆에 지난 15일 개관한 갤러리 권은 미술 애호가들은 물론 중앙로 일대의 직장인과 시민이 편안하게 들러 수준 높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도심 속의 쉼터 공간이다.전시공간은 5평 규모로 유리관 무인 갤러리의 특성을 살려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점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이 거리를 지나가면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라익권 관장은 “지역민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고, 지역적 한계를 벗어난 작가의 전시, 발굴, 프로모션의 역할을 통해 갤러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수행하여 포항의 미술시장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미술관 개관의 의미를 전했다.이곳에서는 사진, 영상, 회화, 조각을 비롯해 다양한 미디어아트, 다매체 융합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국내외 유명 작가부터 새롭게 도전하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차례로 전시될 예정이다.첫 개관전은 오는 21일까지이며, 트랜스 아트 작가이자 갤러리 권 관장인 라익권 작가의 개인전 ‘Tears’전으로 마련했다.라익권 작가는 2015년 대한민국정수사진대전에서 대통령상과 지난해 국제사진대회(IPA)에서 심사위원 5인이 선정한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의 관람을 기대했기에 구상 작품을 준비했다. 라 작가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는 모습과 심경을 작품의 배경으로 했다.라익권 작가는 본인의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소통해 그 ‘울림’이 힘겨운 시대에 ‘치유제’ 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11-10

‘일상을 넘어 만화 愛 빠지다’ 20~21일 ‘2021 포항만화축제’

경북 최대의 만화축제인 ‘2021 포항만화축제’가 오는 20일과 21일 이틀간 포은중앙도서관에서 펼쳐진다. 포항만화축제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천목원)이 만화를 통해 인문학의 가치를 추구하고 시대적 공감과 세대적 소통으로 도서관 문화의 다양화를 추구하기 위해 마련했다.5회째를 맞는 올해 만화축제의 주제는 ‘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로 힘든 시기를 이겨낸 포항시민들에게 시대 트렌드를 반영한 웹툰·만화 콘텐츠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오는 20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로비에서 한동대 아카펠라 동아리 피치파이프의 만화주제곡 아카펠라 공연으로 성대한 문을 열며, 내빈 및 참석자들이 포항시민들을 응원하는 ‘마음백신’ 개막퍼포먼스를 선보인다.개막식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구구까까’, ‘힙한남자’의 혜니 웹툰작가 강연이 진행되고 이어 오후 3시30분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21일 오후 1시에는 ‘머니게임’의 배진수 웹툰작가, 3시30분에는 ‘외모지상주의’, ‘인생존’의 박태준 웹툰작가와의 만남이 이뤄진다. 작가와의 만남은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참여가 가능하다.포항만화축제 기간 동안 포은중앙도서관 로비, 입구 곳곳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먼저 초청 작가 소개 및 작품전시와 캐릭터 블록전시가 로비 중앙에 전시되고 태블릿으로 웹툰을 볼 수 있는 태블릿 만화방, 부모님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무반 만화방, 캠핑감성을 느끼며 만화를 볼 수 있는 캠핑장 만화방이 운영된다.또한, 채덕 웹툰작가가 웹툰으로 표현한 포항5경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로비 대형스크린을 통해 만화영화를 볼 수 있다.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는 팝아트 그리기, 풍경드로잉 엽서 만들기, 만화캐릭터 슈링클스 공예, VR체험, 웹툰 스티커만들기, 브릭비즈 캐릭터만들기, 캐릭터 종이접기 등 만화축제에 걸맞은 만화캐릭터 위주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시민 참여 이벤트로 도서관 곳곳에 숨겨진 초청 웹툰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을 찾으며 도서관 탐험 및 경품 추첨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웹툰 주인공을 찾아라’와 만화 주제곡을 듣고 만화 제목을 맞추는 가족 퀴즈프로그램 ‘만화 OST 가족퀴즈왕’이 열린다. ‘만화 OST 가족퀴즈왕’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리모트미팅’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또한 어울마루에서는 온라인 뮤지컬 ‘헬로카봇’을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진다.작가와의 만남 및 체험프로그램은 11일 오전 10시부터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2021 포항만화축제’는 위드코로나로 전환됨에 따라 대면으로 이뤄지며, 출입구 열체크 및 소독 에어커튼 설치, KF94 마스크 및 항균소독티슈 배부, 행사장 수시 환기 및 방역 실시 등으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09

“포항이 철강에서 음악을 품은 문화도시로 기억되길”

첼리스트 박유신 ‘2021 포항음악제’ 예술감독.“포항이 철강의 도시에서 음악을 품은 문화도시로 더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독주의 디테일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실내악으로요. 대중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자주 만나기 쉽지 않은 명곡들을 골랐습니다.”지난 5일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난 ‘2021 포항음악제’ 예술감독 박유신(32)은 이날 개막한 음악제의 주제를 ‘기억의 시작’으로 정한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포항 출신 솔리스트로 명성을 쌓아온 박유신은 2019년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도 활약하며 국내 실내악의 지평을 넓혀 나가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유신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소수의 음악가가 연주하는 실내악으로 음악축제를 꾸몄다. 실내악이란 어떤 음악이고, 그 매력은 무엇이라고 소개하고 싶나.△17세기 바로크 시대부터 등장해 18세기와 19세기에 본격적으로 인기를 끈 실내악은 ‘체임버 뮤직(Chamber Music)’, 즉 방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클래식 음악의 출발점이 되는 실내악은 클래식 연주 가운데 가장 다양한 연주 형태를 가졌다.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독주를 비롯해 두 대의 피아노가 함께하는 피아노 듀오, 성악이 함께 하는 연가곡, 현악사중주,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구성의 음악이다. 이렇듯 음악의 기본이자 씨앗이랄 수 있는 실내악은 무엇보다 관객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예술이다. 연주자들에게는 음악과 악기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행으로, 관객들에게는 연주자들의 숨소리와 악기의 작은 떨림까지 오롯이 느끼는 연주로 관객과 연주자 간의 깊은 교감과 소통, 공유가 가장 큰 매력이랄 수 있다.-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 2위, 2018년 안톤 루빈시테인 국제 콩쿠르 2위 등 첼리스트로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2021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게 된 계기가 있나.△‘2021 포항음악제’는 포항시가 순수예술 진흥 프로젝트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서 기획한 클래식 음악축제다. 포항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이곳에서 살았고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나의 고향이다. 경희대 음대와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뒤 유럽의 다양한 실내악 축제를 접하며 실내악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지난 2018년 남서독 필하모니와 함께 스위스 우트빌에서 열린 클래식 축제에 참가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하루 종일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보면서 일상 속에 펼쳐지는 예술을 즐기는 환경을 고향에서도 조성하고 싶었다.-서울, 창원 등 다른 지역에서 이미 실내악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다. 포항음악제의 특징은 무엇인가.△작년에 개최 예정이었던 포항음악제는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도 무산되었다. 기다림과 재정비를 거쳐 올해 첫 번째 포항음악제의 막을 올린다. 차별화된 프로그램,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포항 곳곳의 아름다움을 음악과 함께 선사하는 포항음악제가 관객 모두에게 위로와 가슴 뜨거워지는 열정,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기억의 시작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최정상급 음악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실내악 공연을 선보이는데 곡목을 구성할 때 가장 고려한 점은 무엇인가.△음악 입문자든 애호가든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축제로 만들고 싶었다. 총 10개의 공연이 펼쳐지는데 다양한 악기와 음악의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대중들에게 친숙한 명곡 위주로 곡을 선정했다. 개막공연으로 선보이는 포항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제럴드 핀치의 ‘탄생의 날’과 내가 이들과 협연하는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첼로 협주곡 2번 작품번호 103’등 두 곡은 한국 초연곡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이번 축제 참가자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참가자가 있다면.△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인 이유라 미국 USC 교수와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연주는 실내악 무대로 국내에서 만나기 흔치 않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세계적인 젊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나선다. 조성현(플루트), 김영욱(바이올린), 김재영(바이올린) 등 무수히 많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구성하니 마음이 잘 맞았다. 공연장에서 젊은 연주자들이 뿜어내는 열정이 화합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향후 포항음악제의 방향을 소개한다면.△소규모 실내악 축제로 첫해 행사를 시작한다. 앞으로 교향악축제가 될 수도 있고 타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정형적인 클래식 무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축제가 될 수도 있다. 유럽에 비해 국내 클래식 토양이 척박해 평가도 혹독하다. 그러니 더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관객들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깊이 연구해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음악제가 되도록 하고 싶다.-앞으로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제가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보태고 도와서 포항이 더욱 격조 높은 문화도시로 거듭나면 좋겠고 포항음악제가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07

“대를 이어 사용되는 조새 통해 세대 아우르는 정신적 연결고리 찾아”

김희숙 수필가 “오늘날 우리는 네모 세상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컴퓨터 노트북과 핸드폰과 텔레비전을 통해 각자의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정신도 사방으로 흩어져 개별적 사유를 합니다. 실제로는 관계의 연결고리는 엄연히 존재할 것입니다. 대를 이어 사용되는 조새를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정신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했습니다.”지난달 31일 발표된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김희숙(53·부산시) 수필가는 1일 가진 인터뷰에서 수상작 ‘조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조새’는 굴까는 일을 하는 외할머니와 어머니, 성씨 다른 이모들의 삶을 보며 여인들의 노동을 되돌아보게 된 김 수필가의 인생 이야기이다.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조새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고향 바닷가를 거닐다가 우연히 굴을 까는 할머니를 만났다. 어릴 적 생각이 나서 곁에 다가가 말을 건넸고 이웃마을에 사시던 외할머니와 이모들을 아시는 분이었다. 한동안 곁에 앉아 지켜보다가 조새의 날개짓을 보고 글을 시작했다. 박물관에 있음직한 조새(굴을 따거나 까는데 쓰는 기구)의 이름을 되살려 갯가 사람들의 노동의 숭고함을 나타내고 싶었다.-‘조새’를 쓰는 과정은 어땠는가.△저는 부산에 살고 있는데 조새를 찾아서 서해안 바닷가를 여러번 방문했다. 그곳에서 굴을 채취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관찰할 수 있었다. 대장간을 찾아가서 조새 만드는 과정도 직접 체험했다. 그리고 조새를 사서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날마다 바라보았다.‘조새’작품은 앉아서 머리로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발로 뛴 글이다.-좋은 산문은 무엇일까.△글쓰기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출내기라 감히 좋은 산문에 대한 말을 할 자격이 없다. 다만 저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여긴다. 소재를 찾고 주제를 연결시키기 위해 주변을 자세히 바라보고 좀 더 공부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글쓰기를 시작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좋은 산문의 생명은 진솔함이라 믿는다.-전염병 창궐 등 요즘은 살기가 참 힘들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오늘날 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코로나19가 발병한 후 주위 분들과 ‘페스트’를 읽고 토론했다. 소설이지만 그때의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덮으며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위로를 받았고 위기 상황을 대처해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서 조금은 지혜도 얻었다. 바로 문학이 주는 위로와 지혜가 아니었나 싶다. 어딘가에 힘들다고 하소연조차 할 수 없이 너나없이 겪는 일이지만 공감하고 위로를 주는 글 한 줄이 있다면 견디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저의 본업은 명리학을 통한 사주상담이다. 미신이라 치부하는 운명학을 문학적으로 풀어보고 싶다. 명리학도 사람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이다. 음지이지만 오랫동안 사람들 가까이에 존재해왔던 명리학을 통해 생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사주수필을 써보는 것이 계획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01

‘처음 만나는 포항? 받아쓰기? 바다쓰기!’

“다른 지역 예술인이 바라본 포항의 문화예술은?”(재)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2021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타지역 예술가들이 한 달간 포항에서 머무는 네트워킹 프로그램 ‘처음 만나는 포항? 받아쓰기? 바다쓰기!’가 구룡포와 송라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한국예총 포항지부(지부장 류영재) 주관으로 지난 15일부터 오는 5일까지 4주간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타지역 예술가들과의 교류활동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문화도시 포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또한, ‘처음 만나는 포항? 받아쓰기? 바다쓰기!’를 시작으로 전국에 있는 예술가들의 포항 유입, 즉 문화 귀향을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일상 속 곳곳에서 예술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처음 만나는 포항? 받아쓰기? 바다쓰기!’는 지난달 초 최종 선정된 4명의 작가 ‘박미진(영상크리에이터), 송한솔(패션디자인), 이헌구(회화), 이화영(패턴디자인)’이 구룡포 아라예술촌과 송라면 광천리 작업실에서 한 달간 머물며 포항의 짝꿍 예술가들과 더불어 포항지역 곳곳의 골목, 바다와 다양한 공간들을 여행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그리고 지역적 색깔과 새로운 장소로부터 얻은 영감을 통해 작가만의 시선으로 매주 드로잉, 작업 아이디어 등의 활동 기록을 남기며 새로운 공간에서의 기존 작가적 관성에서 벗어난 예술적 탐색을 시도하게 된다.한편, 한국예총 포항지부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앞으로 포항 예술사 발간 사업을 위한 DB구축, 공공 예술프로젝트 ‘영일만경-Green 포항 Art Project 숲며들다’, 예술인 역량 강화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세부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