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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9회 포항철강산업대상·스틸에세이 수상자 선정

경북매일신문이 포항철강관리공단과 함께 공모한 ‘제9회 포항철강산업 대상’ 후보자에 대한 심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5개 부문 대상 및 특별공로상 4명을 선정했다. 부문별 대상 5명에게는 상패 및 부상(상금 300만원)이, 특별공로상 4명에게는 상장 및 상패가 수여된다.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심사 수상자도 선정됐다. 대상 1명에게는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게는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게는 상금 100만원 등 수상자 10명에게 각각 소정의 상금이 주어진다. ▶관련기사 12·13면포항철강산업 대상과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시상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개최는 생략한다. 다만 수상자 소감 등의 영상을 제작 후 11월 중순께 경북매일신문 및 포항시청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다음은 수상자 명단이다.◇포항철강산업대상 △경영대상=김봉현((주)동국에스엔씨 상무이사) △기술대상=김학수(홍덕산업(주) 공장장) △생산품질대상=이창배((주)코스틸 상무이사) △봉사대상=최성호((주)융진 이사) △근로복지대상=신명철(동국산업(주) 위원장)◇특별공로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OCI(주) 권세기 상무이사 △경북도지사상=제일연마공업(주) 권영목 부장 △포항시장상=(주)흥화 김경오 계장 △포항시의회의장상=(주)삼원강재 윤광열 주임◇포항스틸에세이 입상자 △대상=김희숙(부산) △금상=김원순(경남 창원) △은상=변재영(대구) △동상=유옥희(대구) 지영미(경북 청도) △가작=허정진(경남 함양) 권보옥(대구) 김주태(서울) 이원락(경북 포항) 김희철(전남 담양)/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1-10-31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김희숙 씨 ‘조새’ 대상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수상작이 선정됐다.영예의 대상에는 예로부터 옛 여인들의 굴레였던 조새가 현대 여성들의 삶의 든든한 무기가 돼주기를 희망하는 김희숙(53·부산시·사진) 씨의 수필 ‘조새’가 선정됐다.금상에는 김원순(경남 창원시) 씨의 ‘저승꽃’, 은상 변재영(대구시) 씨의 ‘맷수쇠’, 동상 유옥희(대구시) 씨의 ‘칼 좀 갈아’·지영미(경북 청도군) 씨의 ‘놋쇠 종’이 각각 뽑혔다.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올해 5회째 개최됐다.올해 공모전은 지난 8월 20일부터 10월 27일까지 국내외 거주자(기성문인 포함)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결과 호주를 비롯 서울, 경남, 전남 등 국내외에서 철에 관한 추억이 담긴 500여 편이 응모해 대상 1점, 금상 1점, 은상 1점, 동상 2점, 가작 5점 등 모두 10점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공모전 심사를 맡은 김은주·김한성 수필가는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수상작들은 무엇보다 철이라는 일차원적인 소재의 억압에서 벗어나 소재 너머의 것을 바라보는 상당한 수준의 안목이 작가의 개성과 주제의 통일성, 효율적인 구성, 체험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성을 돋보이게 하는 의미화 형상화에 이른 좋은 작품들이었다”고 전했다.대상 수상 소감당선 전화를 받고 가슴이 두근거려 진정이 잘 되지 않습니다. 기쁘기보다는 덜컥 겁부터 나서 당선 글부터 찾아 읽었습니다. 제일 먼저 그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김정화 선생님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탄성을 지르시면서 우셨습니다.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외할머니 동네에서 많은 생활을 한 저에게 조새는 익숙한 물건입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글의 소개가 되리라고 여기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우연히 바닷가에서 만난 고향할머니 덕분에 조새를 자세히 들여다보았고 글을 쓰기 위해 대장간을 찾아가 만드는 과정도 지켜보다가 조새 하나를 사와서 책상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조새는 과연 내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를 쓰다듬고 만지며 몇 달을 지켜보았습니다.조새는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외할머니와 이모들 곁에서 바닷가를 오르내리던 어린 날의 추억을 소환해 왔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외할머니의 등 굽은 뒷모습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지며 간절히 뵙고 싶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살아 계시다면 당선 소식에 무척이나 기뻐하셨을 것입니다.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을 주최한 경북매일신문 관계자님들과 부족한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격려로 지도해주시는 김정화 선생님에게 이 영광을 모두 드리고 싶습니다. 초고 글의 첫 독자가 되어주는 딸과 사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글 소식을 전할 때마다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부족한 글이지만 계속 쓸 용기를 얻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이제 어려운 시간은 걷히고 위드코로나로 나아갑니다. 내려가는 골이 깊었던 만큼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자고 전하고 싶습니다.△1969년 전남 영광 출생△2021년 ‘수필과 비평’ 등단△저서 ‘길을 묻는 인생에게’,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 ‘운명의 블랙박스’대상 수상작‘조새’바위에 부딪친 파도가 하얀 가루로 부서진다. 육지까지 올라올 것처럼 밀어붙이는가 싶더니 어느 샌가 뒷걸음치는 고양이처럼 슬금슬금 꽁무니를 뺀다. 그제야 파도에 몸을 내어주었던 바위들이 바닷물 사이로 하나둘 되살아난다. 해안가 사람들이 오밀조밀 동네를 이루듯 갯바위에도 다닥다닥 갯것들이 모여 산다. 숨어 있던 게들이 슬그미 기어나오고 엎드렸던 따개비와 굴들은 참았던 긴 숨을 토해낸다.추위가 뻣속까지 스며드는데 낡은 가방을 멘 노인이 얼른거린다. 한손에는 바구니를 들었고 다른 손에는 길쭉한 쇠갈고리를 쥐었다. 이 바위에서 저 돌 위로 겅중거린다. 적당한 자리를 물색했는지 굽은 허리를 더욱 깊숙이 구부린다. 돌돌 말아놓은 거뭇한 보따리 하나 바위에 얹어 놓은 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손에 들린 것은 조새라고 불리는 도구이다.조새는 굴과 짝이다. 낫이며 호미와 삽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데 조새는 오로지 굴을 채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이다. 함평장날이면 장터에 대장간이 문을 연다. 입구에 폐차장에서 사온 두꺼운 강철판을 쌓아놓았다. 한 시대를 살아낸 폐강판에는 멍자국 같은 검붉은 더께가 두껍게 앉았다. 대장장이는 강판을 용접불로 길쭉하게 자른 뒤 불에 달구어 무거운 쇠망치로 내리친다. 수없이 내쳐지는 망치 끝에서 시뻘건 쇳덩이의 낡은 허물이 한 꺼풀씩 흘러내린다. 마치 우화하는 나비처럼 버려진 강판이 손끝에서 어구와 농기구와 공사장 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인간의 삶도 변하려면 저렇게 달궈지고 세상의 망치질들을 견디는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조새들이 어깨를 한껏 들먹이며 대장간에 도열해 있었다. 큰 날은 쪼뻣한 쇠를 두툼한 나무 끝에 끼우거나 길게 반원으로 휘어 꼬아 무게감을 주었다. 반대편 작은 날은 연한 굴을 드러내기 편하도록 얇은 쇠고챙이 끝을 날카롭게 벼려서 약간 구부렸다. 감히 작은 용구라고 가벼이 여길 수 없다.노인이 조새로 굴을 까기 시작한다. 눌러쓴 모자 아래로 검은 머리카락을 찾아보기 어렵다. 마흔 살에 남편을 여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자식들은 대처로 나가 제 앞가림 정도는 하겠지만 자신의 생활비는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썰물을 기다렸으리라. 밀물 때까지 몸을 바지런히 움직이면 하루 몇 만원어치는 거뜬히 얻는다는 목소리가 추위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다. 올해는 여름 장마가 긴 탓에 석화 수확량이 적다면서 조금이라도 굵은 씨알이 있는 바위로 옮겨 다닌다.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손은 쉬지 않고 조새를 움직인다. 노인의 손놀림이 기계처럼 정교하다. 쇠의 무거운 쪽 끄트머리가 새부리마냥 뾰족하다. 닭이 모이를 쪼듯 굴 껍질을 향해 탁탁 내리치면 아무리 단단한 껍데기라도 단숨에 부서진다. 벗겨낸 표피 속에서 바다가 그동안 키워둔 굴이 탱글탱글한 자태를 드러낸다. 곧바로 조새가 방향을 돌려 날갯짓을 하니 가느다란 쇠꼬챙이 끝에 부드러운 속살이 매달렸다. 일련의 행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숙련된 칼잡이의 동작처럼 재빠르다. 노인이 굴을 보지 않고 던지는데도 자석에 쇠가 따라붙듯 쏙쏙 빨려들어간다. 뽀얀 굴들이 수북이 쌓인 바구니에 바다향이 밀려와 코 끝에 닿는다. 노인의 굴 까는 모습에서 삭풍 부는 바위에 웅크리고 앉아 굴을 좇던 외할머니를 소환해 온다.한국 전쟁 중에 외할머니는 남편을 잃었다. 공산군이 마을 장정들을 학살할 때 외할아버지도 억울하게 희생당하셨다. 안타깝게도 첫아이인 내 어머니를 임신한 상태였다. 유복자였던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채 살길이 막막해진 외할머니는 새 삶을 택했고 두 딸을 더 낳았다. 조새는 나무 손잡이가 중앙에 있고 좌우로 전혀 다른 형태의 쇠갈퀴가 부착되었다. 그 생김새는 성씨 다른 이모들과 어머니가 외할머니의 양 옆에 기대어 사는 모습처럼 좌우 대칭을 이루지 못하고 매우 기형적이다.동백꽃이 흐드러진 동백끼미는 서해 바닷가 마을이다. 경사가 심해 밭농사만 지을 수 있을 뿐 바다 외에는 생계를 위해 바라볼 것이 없는 동네였다. 여인들은 남자들이 개매기 어업으로 잡아 온 생선을 손질하거나 손에 물집이 잡혀 물러터지도록 호미질을 해가며 넓은 갯벌에서 어렵게 조개를 캤다. 바닷물이 빠지고 나면 물기 머금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쪼그리고 앉아 굴을 까는 작업도 여자들에게 고된 노동 중 하나였다. 동네 해안에 굴이 잘 자라주면 그나마 나았으나 굴 흉년이 든 해에는 다른 마을까지 굴 까기 품팔이를 다녔다.굴 까는 일은 주로 늦가을부터 겨울동안 이어졌다. 외가에서도 동네 사람들처럼 집안 여자 숫자대로 조새를 준비해 두었다. 외할머니 조새와 이모들 조새 그리고 어머니 조새가 나란히 흙벽에 걸려있었다. 그 중에는 내가 쥐던 새끼 조새도 있었다. 이모들과 어머니는 자신들의 처지를 닮은 조새를 들고 간조 시간을 기다려 찬 바다로 내려갔다. 두쇠날의 역할은 다르지만 한마음으로 움직여야만 굴을 깔 수 있는 조새처럼 삶이라는 거센 바다에서 그녀들은 서로를 지탱해주는 조새의 양쪽 날개였다.조새를 벽에서 내릴 때는 어디선가 찬기가 일었다. 그럴때면 조새는 북쪽에서 냉풍을 몰고 날아오는 철새 같았다. 외할머니는 숫돌에 조새 날을 슥슥 갈아 여름내 쌓인 붉은 녹을 털어내었다. 쇠 날을 가는 당신의 뒷모습은 금방이라도 땅속으로 꺼져버릴 것처럼 고단해보였다. 염분에 썩어가던 나무 손잡이는 장날 대장간에 가지고 가 새 걸로 갈아 끼워왔다. 양날이 잘 벼려진 조새는 생존이라는 전장에서 자신을 보호할 갯마을 여인들의 수단이었다. 짭쪼름한 굴이 바닷가 아낙들의 농한기 수입원이 되어 줄 때 조새는 양쪽 날개를 퍼덕이며 그들을 도왔다. 조새는 외할머니에게서 어머니와 이모로 다시 그들의 딸로 흘러가던 바닷가 여인들의 운명을 대변하였다.노인의 굴 까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노라니 박물관 사진에서 본 옛날 조새가 떠올랐다. 도자기 운반선 안에서 발견되었다는 고려시대 조새 형태가 지금 노인이 들고 있는 것과 유사하여 적잖이 놀라웠다. 비슷한 모양이기에 굴을 채취하는 방법도 예전 그대로이지 않을까. 그동안 여자들의 굴 까는 방식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이 미치자 마치 천 년 전 여인이 눈 앞에서 굴을 줍는 것은 아닌지 착각마저 든다.긴 세월동안 조새를 손에 쥔 여인들의 삶은 과연 얼마나 변화했을까. 이제 갯가 딸들은 시대를 되풀이하던 조새를 이모들과 어머니 세대에 놔두고 대도시로 나간다. 바닷가에서 손이 부르트도록 조새를 쥐지도 않으며 그 존재조차 잊고 살아간다. 조새를 잊은 현대 여자들은 과거 그녀들의 운명에서 벗어난 줄 알지만 모습이 바뀐 또 다른 조새를 손에 들고 생활전선에 서 있는 건 아닌지. 앞서 살아간 갯가 여인들이 온몸으로 생을 버텨내었듯이 뒤따르는 딸들도 삶과의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때,새로운 조새는 그들에게 굴레가 아닌 든든한 삶의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발밑까지 물이 차오르니 노인은 주섬주섬 조새와 바구니를 챙겨 해안가로 올라간다. 사라지는 노인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먼 시간 여행이라도 다녀온 듯 몽롱해진다.심사평철의 도시 포항에서 2017년에 시작된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이 올해로 제5회를 맞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국에서 많은 응모자가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고 멀리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작품을 보내왔다.500여 편의 많은 응모작 중에서 예심을 통해 본심에 올린 작품은 20편이었다. 심혈을 기울여 쓴 귀중한 작품들을 논의를 거듭하며 심사한 결과 10편을 고르는데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저마다의 개성과 주제의 통일성, 효율적인 구성, 체험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성을 돋보이게 하는 의미화 형상화에 이른 좋은 작품들이 많아 심사에 어려움이 컸다. 그렇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은 심사 위원들에게는 즐거움이고 행운이라 할 수 있다.마지막까지 ‘조새’, ‘저승꽃’, ‘맷수쇠’를 놓고 숙의를 거듭한 결과 ‘조새’를 대상으로 뽑는 데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조새는 굴을 채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이며 좌우에 전혀 다른 쇠갈퀴가 붙어있다. 이 생김새에서 외할머니와 어머니와 성씨 다른 이모의 모습을 발견한다. 공산군에게 학살당한 외할아버지의 유복자인 어머니와 새 삶을 택해 낳은 이모를 보고 대칭을 이루지 못한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치밀한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 표현하는 간결함이 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사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잘 그리고 있다.금상으로 뽑은 ‘저승꽃’은 하늘색 철 샛문에 저승꽃이 만발했다로 시작된다. 저승꽃을 피우는 샛문을 드나들 때마다 귀천하신 어머니의 육신에 피었던 저승꽃을 떠 올린다. 그러나 샛문의 녹은 더는 저승꽃이 아니다. 문지르고, 닦고, 긁어내면 찬란한 꽃으로 부활한다. 하늘색 샛문을 여니 가을 산이 온통 붉은 녹을 뒤집어썼다로 마무리했다. 작품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글쓰기 능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느낄 수 있다.은상 ‘맷수쇠’는 맷돌 아래짝 중심에 박힌 뾰쪽하게 생긴 작은 쇠인 맷수쇠가 형을 닮았다는 생각이 작품의 주제이다. 장남의 멍에를 메고 병든 부모님과 세 동생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형. 맷수쇠를 보면 작지만 옹골진 몸피로 태산처럼 살다간 형의 모습이 언뜻 언뜻 비친다. 소재의 참신성과 맷돌에서 어처구니 보다 훨씬 중요한 맷수쇠를 발견하고 가정을 떠받쳐준 형의 큰 삶을 진솔하게 표현하여 잔잔한 감동을 준다.대상, 금상, 은상, 동상, 가작으로 뽑는 데는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이 살아 있는 작품이어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심사 결과 지금까지 주위에 흔한 솥, 가위, 칼 중심에서 벗어나서 조새, 맷수쇠, 작두샘 등 숨어 있는 소재들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많은 작품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지만, 입상작에 넣지 못하게 되어 아쉬움이 컸다는 점을 밝혀둔다. 실망하지 말고 다음 기회에 꼭 재도전 하여 더 큰 영광을 얻게 되기를 빌어 본다.열 분의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심사위원 수필가 김은주·김한성/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31

‘동리목월의 수필세계’

경주가 낳은 한국문단의 거목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의 수필문학의 가치를 조명하는 포럼이 열린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정태경)에서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은 오는 6일 오후 2시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동리목월의 수필세계’를 주제로 문학포럼을 개최한다.이날 포럼에서는 신재기 경일대 교수가 ‘수필가 김동리를 만나다’, 박양근 부경대 명예교수가 ‘박목월의 달빛 수필: 삶, 사랑, 그리고 시’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는다.신재기 교수는 김동리가 1952년에 출판한 ‘문학개론’(정음사)에서 이미 ‘수필’을 하나의 독립된 문학 장르로 분류했다고 근거를 제시한다. 김동리는 수필을 진폭이 넓은 장르로 전제하고 그 고유성을 찾는 데 두 축을 설정한다. ‘서정시’와 ‘철학’이 그것이다. 또 김동리의 수필 전체 역시 이 둘을 극점으로 하는 스펙트럼의 다양한 모습이라고 진단한다.박양근 교수는 박목월의 자전적 아이콘을 구성하는 요소를 ‘경주’와 ‘달’과 ‘고독’과 ‘사랑’으로 나누고, 이 중 ‘사랑’에 대한 수필을 선정해, 삶과 수필과 시와의 관계를 자전비평과 텍스트분석 비평을 통해 살펴본다.그동안 ‘동리’의 소설세계와 ‘목월’의 시세계, 동리와 목월의 문학을 배태한 사상, 문학의 영향관계에 대한 논의는 있어왔지만 이 두 작가의 ‘수필’ 문학만을 심층적으로 다룬 논의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다는 점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31

“사라져가는 아름다움을 사진만이 영원히 간직한다”

85세의 고령에도 젊은이 못지않게 첨단 기법을 이용한 디자인 사진 작품 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종한 사진작가. 사진을 대하는 그의 눈동자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 작가는 해군사관학교 재학시절 졸업앨범 준비 위원장을 맡아 카메라를 알게 된 일을 계기로 현재 40년 넘게 사진과 함께하고 있다.지난달 28일부터 오는 4일까지 포항 오원갤러리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종한 사진작가를 지난달 30일 만났다.-처음 사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궁금하다.△제가 사진을 해야겠다고 처음 생각했던 것은 해군사관학교 생도 시절이었다. 딱딱한 군인 생활 가운데에서도 교내생활에서 아름다운 장면이 눈에 많이 띄었다.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펼쳐지던 벚꽃풍경, 해사반도에 휘몰아치던 겨울 파도, 훈련용 요트가 질주하던 모습, 심지어 생도들의 훈련 장면들까지도 젊은 저의 눈에는 너무나 오래오래 담아두고 싶은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아쉬워하면서 사진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진만이 이런 순간들을 포착하고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나.△직업적이라기보다는 좀 더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 한 계기가 된 것은 2008년 여름 포항 노인복지회관에서 사진 동아리 회원들과 출사를 하면서였다. 지금까지 그저 흥미로 찍어보던 사진에서 좀 더 깊이가 있는, 생각하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내 생각을 전달하면서 기록이나 작품으로 남을 사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미국 국적 소유자로 미국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전자통신 회사를 설립해 운영해 온 엔지니어이자 기업가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1979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Sprint Communications에서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 General Payphone Systems를 설립했다. 그 후 공중전화 사업은 약 20여 년간 호황을 누렸지만 휴대폰이 나오면서 이 사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풍경 사진가로 많이 알려져 있으신데 풍경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외국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옛 고향 생각이 애틋하게 나고 가끔 고향 풍경을 상상하고 그리워하게 된 것이 동양화 풍경 사진을 찍게 된 동기가 된 것 같다. 또한 미국에서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 사진여행을 하다 보니 미국 풍경 사진도 많이 담게 되었다.-젊은 작가들도 다루기 쉽지 않은 고난이도의 현장 촬영과 포토샵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작품으로 화제가 됐는데.△사진을 찍을 때 아무 작업이 필요하지 않도록 제대로 찍는 것이 최상이다. 하지만 포토샵을 통해 사진작가는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고 사진의 한계를 넓힐 수 있다. 화가가 붓의 종류나 물감의 종류와 색상을 선택하듯이 사진가는 포토샵으로 색상과 밝기, 채도와 콘트라스트 등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작업은 현대 사진가로서는 필수 도구다. -이번 개인전 ‘Death Valley CA USA’ 역시 그 기법으로 촬영한 작품들인가. 이번 개인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이번 전시 사진은 다큐멘터리 성격을 띠기 때문에 포토샵은 전혀 하지 않았다. 현존하는 것들에 대한 사실 그대로의 기록이어서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초기에 미국 개척자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금광을 찾아 서부로 몰려올 때 Death Valley는 꼭 건너야 서부로 갈 수 있는 요지였다. 바다보다 80m나 낮은 저지대의 소금호수, 사하라사막 이상으로 아름다운 모래결과 곡선이 살아있는 샌드 듄, 지금은 유령의 도시가 되어버린 금을 채굴하던 금광촌들…. 길도 없는 곳을 헤매면서 나침판만 보고 서부로 갔던 초기 개척자들의 피눈물 나고 어려웠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Death Valley는 너무나 아름답기만 하다. 그들의 발자취는 역사의 한 페이지이고 삽화이며 역사에 부서진 조각들이다. 퍼즐을 맞추듯 사진으로 그들의 발자취를 담아 보았다.-지금까지 진행한 작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을 하나 소개한다면.△지난해 전시했던 Vermilion Cliff(Wave) 작업은 잊을 수 없다.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는 듯한 사암이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의 예술작품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전 세계에서 매일 수백 명의 사진작가가 몰려온다. 미국 국토 관리국은 이 사암(砂岩) 계곡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 그 많은 신청자 중 하루에 단 10명만 추첨하여 입장권을 주는데 마침 우리 팀이 당첨되어 촬영할 수 있었다.-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진행 중인 미국을 소개하는 전시회 시리즈를 마치고 책자 ‘America West’ 사진집을 내고 싶다.-향후 어떤 사진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한국의 동양화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Oriental Pictorialism을 좀 더 연구하는 후진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이 분야에 전문가는 이미 타계한 중국계 Chin-San Long과 Don Hong-Oai가 있으나, 일본인이나 한국인은 아직 없다. 제가 이 분야에 발을 디딘 첫 한국인이지만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옛 한국 선비들이 남긴 사군자나 풍경화에는 심오한 사상과 철학이 담겨있다. 서양 사람들에게는 없는 우리만의 문화적 자산이다. 이런 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우리의 특권이고 의무이기도 하다.-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다른 얘기가 있다면 해 달라.△내가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을 때는 72살 때였다. 사진을 하면서 목적의식이 뚜렷해지고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여러분들이 사진을 좋아한다면 너무나 훌륭한 선택을 한 것이다. 하루에 좋은 사진 한 장, 만일 그것이 힘들다면 일주일에 한 장만이라도 좋은 사진을 찍어보시라. 훌륭한 사진작가가 될 것이다. 용기를 가지시라.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할 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31

포항 철강산업대상 수상자

김봉현 상무이사 경영대상-김봉현, 철저한 구매 관리 등 통해 수출증대·기업 이익 향상 기여“구매 관리 본부장으로서 철저한 환율 예측 및 관리에 힘썼습니다”김봉현 (주)동국에스엔씨 상무이사는 생산품의 대부분을 미국 등지로 수출하는 자금 및 구매 등 담당임원으로서 철저한 자금환경 및 환율 예측, 구매 관리를 통해 해외수주를 통한 수출증대 및 기업 이익향상에 기여했다.또한 투명하고 효율적인 회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사 담당임원으로서 조직 내 소통 활성화에도 크게 힘써 왔다. 김학수 공장장 기술대상-김학수, 친환경 공법 도입 환경개선·원가절감 등 경쟁력 확보“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장 합리화에 집중했습니다”김학수 홍덕산업(주) 공장장은 친환경 공법을 도입해 환경개선과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또한 회사의 포장 공정 운반 및 포장 작업에서 노동 부하 증가와 직원들의 이직률 증가를 개선하기 위해 반자동 포장 시스템을 구성하는 등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아이디어로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이창배 상무이사 생산품질대상-이창배, 프로세스 개선으로 회사·국가 경제발전 크게 공헌“27년 5개월 동안 재직하면서 회사에 어떻게 도움을 줄지 항상 고민했습니다”이창배 (주)코스틸 상무이사는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회사는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특히 소재사업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신제품 개발 및 기존 제품 규격의 다양화를 통해 매출확대에 기여했다. 최성호 이사 봉사대상-최성호, 상생의 노사관계 정립·다양한 봉사로 이웃사랑 실천“기부와 자원봉사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한 것 뿐입니다”최성호 (주)융진 이사는 인사노무 업무를 담당하면서 상생의 노사관계 정립 및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워크숍, 매분기 2회 이상의 노사협의회 개최, 불우이웃돕기행사 등 다양한 대화의 채널로 소통했다.또한 포항종합사회복지관 후원, 저소득가정 후원 결연 등 다양한 분야에 기부 및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신명철 위원장 근로복지대상-신명철, 건전한 직장 문화 형성 위해 복리후생 지원 등 강화“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했습니다”신명철 동국산업(주) 위원장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근무하며 분기별 노사협의회 개최를 통해 노사간 현안을 해결하는 등 노사 및 직원 상호간의 화합을 유도했다.또 복지관 설치로 직원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등 건전한 직장 문화 형성을 위해 복리후생 지원 강화에도 힘썼다. 권세기 상무이사 산업통상자원부 대상-권세기, 작업환경 개선 무사고·무재해 사업장 달성“안전과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권세기 OCI(주) 상무이사는 투철한 직업관과 안전의식을 바탕으로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해 무사고·무재해 사업장 달성에 공헌했다.또한 복지포인트 제도 도입, 임금제도 개선, 퇴직자 재고용 등 상생의 노사문화를 구축하고자 각종 제도를 개선해 산업평화 정착에 기여했다. 권영목 부장 경북도지사상-권영목, QSS활동으로 협력사의 생산성·안전 등 혁신 주도“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습니다”권영목 제일연마공업(주) 부장은 생산기술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제품 합리화, 생산성 향상, 불량감소, 납기단축 등 기본원칙의 극대화를 통해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또 QSS활동으로 협력사 생산성 향상 및 안전 등의 혁신을 주도해 원가절감 등의 실적 향상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경오 계장 포항시장상-김경오, 경험·기술력 바탕 예산·시공·설계 관리 등 만전 기해“업무에 있어서 성실함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김경오 (주)흥화 계장은 다수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예산관리, 시공관리, 설계관리 등에 만전을 기했다.담당한 프로젝트를 주어진 일정에 어긋남이 없이 공사를 완료해 해당 지역 주민 편의 및 원활한 교통환경이 계획된 시점에 개선될 수 있도록 힘썼다. 윤광열 주임 포항시의회 의장상-윤광열, 조합원들과 업무 협의·고충처리 해소 등 매진“직원들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윤광열 (주)삼원강재 주임은 노동조합 및 조합원들과의 업무협의와 고충처리 해소를 위해 매진했다.수시로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며 이를 바탕으로 해결방안을 적극 기획하는 등 노사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동아리활동 지원을 통해 직장 내 화목한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2021-10-31

어르신들 성취감 얻고, 취약계층 문화향유 기회 넓혀

포항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인 흥해농요보존회와 한국아이국악협회 포항지부, 소리마당 국정국악원은 보건복지부 주최 ‘2021년 보건복지부 재능나눔 활동사업’에 참여해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능나눔 활동사업은 한국아이국악협회 시니어직능클럽(대표 권태룡)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다양한 재능을 보유한 노인들에게 각종 재능나눔 활동 기회를 부여해 성취감과 자기만족 및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지역 내 문화예술과 관련된 60세 이상의 문화 예능과 관련한 재능을 보유한 노인 21명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총 4개월간 코로나로 지친 문화 소외지역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문화복지 공연행사’를 가짐으로써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공연 등의 재능나눔 활동을 통해 소외지역과 소외계층 수혜자에게 문화적 정서함양을 극대화 하고 있다.박현미 흥해농요보존회장은 “이러한 찾아가는 공연이 갖는 긍정적인 요소인 ‘자발성’, ‘일탈성’, ‘재미’, ‘열린 구조’ 등을 최대한 부각시켜 소외지역과 소외계층 수혜자들에게 문화 예술공연이 주는 감수성을 심어주고, 스스로에게 이러한 공연을 통한 문화적인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아울러 함께 공유하고 직접 체험하고 공감해 보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박 회장은 또 “향후 적극적인 활동으로 국비예산을 더 많이 충원하여 문화 관련 전문인력을 보다 많이 확보하여 지역 내 소외지역과 소외계층을 위한 국악과 전통문화 보급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7

세계 32개국 수준급 사진작가 작품 전시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대구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3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호평 속에 성황을 이루고 있다.‘누락된 의제-37.5도 아래’를 주제로 세계 32개국 사진작가 351명이 2천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다양한 사진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벤트다. 대구동산병원과 청라언덕 일대에서 열리는 포토월 프로젝트와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리는 인카운터 VI 등의 야외전시와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사진학과연합전, 봉산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사진작가협회 기획사진전, 시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프린지 포토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사진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어윈 올라프(네덜란드), 파브리스 몬타리오(벨기에), 조나스 벤딕센(노르웨이) 등 세계적 명성의 스타 작가들의 주제 전시 공간이 마련돼 전국의 사진작가들을 불러모은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시대에 시민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야외전시의 개최로 문화향유기회를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과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배찬효, 데비 한, 김경훈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과 함께 시대정신을 반영해 주제의식을 표현한 예술감독과 큐레이터들의 전시기획과 공간구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지역사진인 현창과 작가 상호교류 플렛폼을 구축한 점도 호평받고 있다. 대구사진사시리즈·II전을 개최해 사진사 정립과 함께 지역작가를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국내 비엔날레 최초로 포트폴리오 리뷰 프로그램을 개최하면서 사진가 브랜딩 프로그램을 도입해 참가자들에게 본인들의 작품을 리뷰어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운영해 참여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유중문화재단과 작가 교류 협력을 맺고 애프터 비엔날레를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대미술관과 협업해 ‘Hidden Exhibition in Seoul 누락된 의제’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과 작가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24일 낮 아이들과 함께 청라언덕 야외 전시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이 거의 없었는데 이런 멋진 전시회를 찾아오게 돼 기쁘다”면서 “사진작품들이 너무 재미있고 아름답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작가 김주영 씨는 “전시주제인 ‘누락된 의제(37.5 아래)’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품을 보면서 예술감독과 큐레이터의 기획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고 전시장을 나오면서는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이번 비엔날레를 주관하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측은 “시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프린지 포토페스티벌 등 무료로 운영되는 전시들의 관람객 숫자를 합하면 2018년 제7회 비엔날레의 총 관람객 10만여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대구·경북지역 최대의 시각예술행사이자 국내 유일의 사진비엔날레인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코로나19 시대 상황과 예술성을 절묘하게 교차시킨 주제 선정 및 전시 프레젠테이션 등이 놀라운 응집력을 발휘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비엔날레에 손색없는 전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며 “전시가 종료되는 11월 2일까지 많은 관람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10-25

“미디어 아트는 우리의 깊은 서사를 풀어낸다”

오진주 미디어아트 청년작가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는 우리의 오늘과 어제, 내일의 이야기를 보다 더 깊은 서사로 풀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떠오르는 젊은 미디어아티스트인 오진주(40) 작가는 포항에서 몇 안 되는 미디어아트 작가다.그는 “미술이 대중화되면서 회화와 설치미술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아직도 미디어아트에 대한 질문에 대개 고개를 갸우뚱한다”면서 “캔버스에 물감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게 회화라면, 미디어아트는 영상을 통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오진주 작가는 지난 2008년 안타깝게 타계한 육태진 미디어아티스트의 몇 안 되는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재학시절, 육 교수의 수업을 만나게 되면서 미디어아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지난 17일 그를 만나 미디어아트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미디어아트란 무엇인가.△미디어는 대중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을 가진 매체 즉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수단인 사진, 영화, TV, 비디오, 컴퓨터 등 대중에의 파급효과가 큰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미술에 적용한 예술이다. 미디어의 기술적, 문화적 측면을 예술과 결합함으로써 ‘예술 개념 및 그것을 둘러싼 문화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가’를 좀 더 입체적으로 전달하기에 좋은 하나의 수단이다. 미디어아트는 관람자와 소통하고 작가가 내면을 표현의 영역이 넓어 상호간 공감력을 더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아트와 기존예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상호작용에 있다. 기존예술은 정적인 제작물로, 심리적인 상호소통이 우선되지만, 미디어아트는 대중매체를 이용한 심리적인 상호작용과 인터페이스를 통한 물질적 상호작용도 일어난다. 기존예술의 간접적 소통에서 직접적 소통으로 변화한 것이다.-목원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는데 미디어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대학교 시절 미디어아트 학부 수업이 있었다. 2D, 3D 프로그램을 접할 수가 있었고 그때 당시 육태진 교수님을 통해 미디어아트라는 수업도 듣게 되었다. 졸업 후 대전미디어아트센터에 소속되어 다수의 그룹전시에 참여하며 미디어아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멈춰 있는 이미지가 아닌 다양한 방법, 다양한 시각으로 나의 작품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가슴을 움직이게 하였다.-고(故) 육태진 교수와는 어떤 작업을 함께 했나.△육태진 교수님은 제자들에게 대중화되지 않은 미디어아트를 알리고 함께 공유하기를 무척 좋아하셨다. 그때 당시 교수님은 몸이 아프신 상태(간암)였었고 치료를 병행하시며 강의도 하시고 전시기획도 함께 하셨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교수님의 발자취에 더욱더 가슴 깊숙이 감동하고 있다. 교수님은 대전미디어아트센터를 만드시고 직접 지도하시면서 20명 이상의 작가들을 키우는 일을 즐거워하셨다. 대전시립미술관 및 다양한 공간의 초대전 등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청년작가들에게 미디어아트 전시공간을 제공해 전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마지막 전시 때 교수님이 어두운 전시실에서 지긋이 5초 이상을 눈을 마주쳐 주셨을 때 어떤 말보다도 미디어 전시를 사랑하고 제자들을 아끼고 계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교수님처럼 나도 미디어아티스트가 되어 널리 알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도 그 목표를 위해 가고 있다. 포항에서 혼자서 미디어 전시를 하면서도 지칠 때도 교수님의 눈빛과 마음을 생각하면 저는 혼자도 아닌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2013년 포항에 정착해 포항미술협회와 포항청년작가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포항청년작가회는 포항 출신의 젊은 회원들이 참여해 직접 회장과 총무를 선발하여 전시를 기획하고 매년 상반기, 후반기 두 번의 전시를 진행한다. 젊은 작가들의 모임은 포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그림을 계속 그려 갈 힘의 원천이 되고 예술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자리다. 저 또한 기회가 있어 총무를 2년간 맡아 기획하며 포항에서의 전시 동향을 알 수 있었다. 포항 청년작가들의 고충을 알고 있기에 힘든 부분도 있지만 아쉽고 좋은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기를 바라는 게 모두의 마음이다.-현대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지역 미술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지역 미술은 그 지역의 특색 및 흐름을 배제하고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어떤 이슈가 있는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정의해 그림으로서의 솔루션이 무엇인지 작가들의 큰 관심이 작품으로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 작가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은 작가들이 지역의 특색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살리는 역할을 드높인다. 현대미술 또한 나의 나라를 알지 못하는 작가의 철학이라면 나의 본질을 거부하는 것이므로 주변 이슈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은 내가 사는 나라, 나의 뿌리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문화적이고 세계적이라고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가슴을 뛰게 만드는 작품을 하고 싶다. 무엇보다 그림을 표현하는 저의 가슴이 계속해서 뛸 수 있고 그 감동이 관람자의 가슴에까지 닿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또 나의 작업이 많은 시각적인 매체 중 기억에 남는 흔적으로 남기를 바란다. 포항 동빈내항 전광판에 제가 만든 10분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포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그림을 온라인 전시하는 영상이다. 회화와 미디어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작가 겸 교육자가 되어 포항에서도 미디어아트그룹이 만들어지고 전시환경이 조성되는데 기여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18

이대환 작가 ‘제11회 애린문화상’ 수상

‘제11회 애린문화상’수상자로 이대환 작가사진가 선정됐다.(재)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은 21일 오후 2시 포스코 국제관 1층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갖고 이씨에게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을 수여한다.애린문화상은 포항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씨를 뿌려 착근시키고,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재생 이명석(1904∼1979) 선생의 뜻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가꾸고 정신적 토대를 다지는데 기여한 이들을 찾아내 조명하고 격려하고자 지난 2011년 제정됐다.올해 제11회 애린문화상을 받는 이대환씨는 1958년 포항에서 출생해 만 22세인 1980년 국제PEN클럽 주관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당선돼 한국 최연소 작가로 문단에 데뷔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고향인 포항에 정착해 1983년 장편소설 ‘말뚝이의 그림자’, 현대문학지의 장편소설 ‘새벽, 동틀녘’, 창작과 비평 등에 중편소설을 발표했다. 20대에서 30대에 걸친 이같은 공적이 작가로서의 위상을 높이게 됐으며 포항지역으로서도 뛰어난 소설가 한사람을 배출하게 됐다. 1995년 소설집 ‘조그만 깃발 하나’, 1997년 소설집 ‘생선창자 속으로 들어간 시’를 비롯해 연이어 펴낸 장편소설 ‘겨울의 집’, ‘슬로우 불릿’, ‘붉은 고래’, ‘큰돈과 콘돔’, ‘총구에 핀 꽃’ 등은 지금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박태준 평전’을 썼으며 이 책은 서구의 우수한 평전에 비견해도 손색없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소장, 지역연구지 ‘포항연구’ 편집인, (사)한국작가회의 이사·감사·경북지회장, (사)아시아문화네트워크 이사·감사, 2005년 평양 개최 민족작가대회 남측 대표단 참여와 경북매일 등 여러 매체에 고정 칼럼을 기고했으며 1989년부터 현재까지 지역연구지 ‘포항연구’ 편집인으로, 2006년부터 현재까지 바이링궐 문학계간지 ‘ASIA’ 발행인으로, 2020년부터 현재까지 계간지 ‘평화친구’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경영연구원 자문위원과 포항공과대학교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애린문화상 역대 수상자로는 제1회 고 손춘익(문학인)·박이득(전 포항예총 회장), 제2회 김삼일(연극인·대경대 석좌교수), 제3회 이영희(문학인·한·일 고대사 연구가), 제4회 신상률(전 경북예총 회장), 제5회 권순남(한국자원봉사문화 포항지부장), 제6회 김두호(화가·제7대 포항미술협회지부장), 제7회 이낙성(포항시립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 제8회 김일광(동화작가·전 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장), 제9회 이상준(향토사학자), 제10회 김갑수(포항시립미술관장)씨가 있다.한편, 애린복지재단은 보건복지부 인가 재단으로 1998년 6월 1일 설립돼 애린문화상은 10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학생들의 문학교육을 감당하고 있는 재생백일장은 22회를 이어가고 있고 이번 제22회에는 367명의 학생과 일반인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고 76명의 우수작품을 선발했다. 애린복지재단의 주된 사업인 사회복지·장학·복지선교·문화예술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매년 약 3억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약 53억원을 집행하면서 애린·선린(愛隣·善隣)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10-17

15일간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모두에게 열린 축제로 발돋움

올해 10주년을 맞은 세계 유일의 스틸 예술 축제인 ‘2021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6일 포항시 남구 오천 냉천광장 포은교 인근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함께 열(十)다 · 다시, 새롭게’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페스티벌은 16일부터 30일까지 오천 냉천과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에 위치한 귀비고에서 진행된다. 또한 코로나19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 가변과 재활용에 용이한 스틸·스틸아트의 속성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오천 냉천 메인 행사장에서는 21점의 작가 작품과 포항기업 17개 사에서 참여한 기업 작품이 축제 기간 동안 야외에서 전시된다. 특히 기업 참여 작품의 경우, 기능이 다한 폐자원을 활용하거나 직원들의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작품 제작이 이뤄지는 등 ‘과정 예술(Process Art)’로서의 공공미술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외에도 지난해에 이어 선정된 ‘아르코 공공예술사업’의 일환으로 스틸아트투어 앱을 활용한 스탬프 투어, 사전 예약을 통한 택시투어, 배리어프리 투어, 나이트투어가 진행된다. 또한 예술산책 노트를 활용한 드로잉 투어, 자전거 투어 그리고 주말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지역 내 꿈틀로 입주작가들의 체험 프로그램인 ‘예술가의 아뜰리에’도 사전 예약을 통해 운영된다. 또 다른 축제 장소인 귀비고에서는 10주년 기념작품인 최우람 작가의 ‘태양의 노래’가 상설 전시된다. 무한한 창조와 비상의 상징으로 포항의 새로운 도약을 표현한 이 작품은 지난해 6월 10주년 기념작품 작가 지명공모 발탁 이후 1여 년 동안 제작됐으며, 지난 13일 제막식을 통해 선공개됐다.이번 축제는 현장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참여 작가와의 대화, 예술 향유의 장벽을 허무는 배리어프리 다큐멘터리, 랜선으로 즐기는 예술가 워크숍, 축제를 총정리하는 폐막 프로그램 ‘스틸 톡톡’이 유튜브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생업을 위해 철을 만들던 근로자들이 그 기술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 속에서 포항이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났다”며 “일상 속에서 시민들이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가 늘어나도록 하는데 스틸아트페스티벌이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의 산업자원 철과 함께하는 지역 대표예술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2012년 처음 시작한 이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 평가에서 줄곧 우수한 등급을 유지하며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2019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2019년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우수성을 입증받는 등 매년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의 강화를 통해 시민중심축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17

‘제22회 재생백일장’ 산문 윤순옥 씨 대상 ‘영예’

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과 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가 최근 공모전으로 개최한 ‘제22회 재생백일장’입상자 명단이 발표됐다.코로나19로 인해 지난 9월 4일부터 24일까지 공모한 이번 백일장에는 전국에서 367명이 참가해 △대학·일반부 단추·골목길 △고등부 들풀·몸살 △중등부 소금·의자 △초등부 지우개·가족사진을 시제로 그동안 갈고 닦은 글솜씨 경연을 펼쳐 대상 1명, 장원 8명, 차상 15명, 차하 16명, 참방 36명 등 총 76명의 입상자를 냈다.대상의 영예는 윤순옥(일반부 산문·포항시 남구 연일읍·사진) 씨가 차지했으며 상금 200만원을 부상으로 수상한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며 입상 확인은 포항문인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를 이용하면 된다.한편, 포항의 근대사회복지와 문화예술에 초석을 놓은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1904∼1979)의 아호를 딴 재생백일장은 지난 1998년부터 매년 9월 열리고 있다. 6·25 전후 포항 문화발전의 주춧돌을 놓은 재생 이명석 선생의 공덕과 노고를 기리고 계승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다음은 ‘제22회 재생백일장’대상·장원 입상자 명단.□대상 △일반부 ▲산문 윤순옥(포항시)□장원 △일반부 ▲운문 윤빛나(제주시) ▲산문 김지영(포항시) △고등부 ▲이예린(경산여고 2년) ▲산문 김혜민(대구 대진고 3년) △중등부 ▲운문 최정윤(포항 이동중 1년) ▲산문 김다희(포항 포은중 3년) △초등부 ▲운문 최지혁(포항 이동초등 5년) ▲산문 이상은(포항 장흥초등 5년) /윤희정기자

2021-10-13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쓰고 또 씁니다”

“책 한 권을 다 읽든, 절반을 읽든, 한쪽만 읽든 중요하지 않아요. 매일 책을 읽고 울림을 느끼고 깨달음을 얻었다면 이를 삶에 적용하고 실천했을 때, 독서는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인성 수업’과 ‘쓰기와 걷기의 철학’의 저자 김창운 작가는 읽기, 쓰기, 그리고 맨발 걷기에 푹 빠져있다.“자존감이 낮았던 나를 변화시킨 것이 바로 읽기, 쓰기, 그리고 맨발 걷기입니다. 이 셋은 모두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게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참 나와 만나는 시간입니다. 하루를 계획하거나 반성하며 자아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소심하고 병약해 자존감이 낮은 삶을 살다가 읽기, 쓰기, 그리고 맨발 걷기를 만나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글 쓰는 삶을 살고 있다는 김 작가를 지난 11일 만나 그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어린 시절 내성적이고 병약한 아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신 후, 믿고 기댈 나무를 잃었다. 스스로 바로 서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보며, 낮은 자존감과 깊은 열등감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 40대 중반까지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했다. 2010년 무렵 우연히 읽은 박성우 시인의 ‘삼학년’이라는 시 한 편을 계기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삶의 변화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이런 평범한 일상도 시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 1년 정도 꾸준히 시집을 읽었다. 뭐라도 끼적이고 싶었다. ‘동백꽃’이라는 첫 자작시를 쓴 게 글쓰기의 시작이었다.-2017년에 낸 첫 저서 ‘인성 수업’은 어떤 책인가.△시 한 편을 계기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를 통해 우연히 이은대 작가와 인연이 닿아 본격적으로 글을 썼다. 평소 산책할 때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깨달음을 하나씩 얻었다. 일상과 자연에서 얻은 깨달음을 모아 ‘먼저 진정한 나를 찾고 내 삶의 당당한 주인이 되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가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 ‘인성 수업’이다.-꾸준한 맨발 걷기를 통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는데.△2018년에는 스스로 터득한 삶의 방식을 글쓰기와 맨발 걷기를 통해 직접 실천하면서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쓰기와 걷기의 철학’을 썼다. 맨발 걷기는 진정한 나를 만나 성찰할 시간을 준다. 특히 새벽 맨발 걷기를 하면 신성한 기운이 느껴진다.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새벽, 깨어나는 자연의 소리를 듣고, 별과 달을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맨발로 걸으며 메모장에 글을 쓰곤 하는데,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쓰기와 맨발 걷기는 나를 찾고 나를 바로 세워 주는 디딤돌이다.-지금까지 공저를 포함해 세 권의 책을 냈고, 지금도 계속 쓰고 있는데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인가.△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내가 글 쓰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글을 쓰고 있지만, 쓰면 쓸수록 어렵다. 하지만 계속 쓰는 이유는 나를 알아가고,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를 알고, 나를 찾는 것은 상대방을, 세상을 이해하는 바탕이기도 하다.-작가로서 앞으로 어떤 글을 더 쓰고 싶은지.△만물은 매 순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나의 개체로서 우리도 이 순간 무언가 달라지고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존재다. 똑같은 주제라도 바라보는 관점이나 내면의 생각은 같을 수 없다. 글쓰기와 맨발 걷기도 매일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날마다 결이 다르다. 저자로서의 출발점은 베스트셀러를 쓰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 내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내가 먼저 바로 서서 진정으로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타인을 동등한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고, 도와줄 수 있다.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에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찾아내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글쓰기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다.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면 삶이 곧 글이라는 말이 있듯이 먼저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이 곧 글쓰기의 출발이다.-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인연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풀어쓴 ‘동양이 서양에게 삶을 묻다’라는 책을 읽고 인연의 소중함을 배웠다. 읽고 쓰고 맨발로 걷는 삶도 나의 의지가 아니라 인연의 결과물이다. 인연은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른 인과법칙이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인연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마음을 비우고 흐름을 따를 때 좋은 인연이 나타나 삶을 이끌어간다. 현재 포항지역 맨발 걷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맨발학교 포항지회 장기현 회장이 그런 소중한 인연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앞으로의 계획은.△앞으로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맨발로 걸으며 진정한 나를 찾아 나를 바로 세우고,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아가면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과 반복이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실천하여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책을 펴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12

포항문화재단, 9일 ‘제4차 문화안전망 포럼’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9일 오전 10시 캐릭터해상공원 내 전국생활문화축제 메인스튜디오에서 문화기획자, 문화평론가 등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문화안전망 포럼’을 개최한다.포항시는 법정 문화도시로서 2021년 시민과 함께 고민할 정책 의제로서 ‘문화안전망’을 선정하고, 시민 개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문화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 설계를 위한 시민 릴레이 포럼을 진행 중이다.이번 포럼은 4차로 진행되는 포럼으로 포항에서 개최하는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와 연계해 ‘동네지식인과 함께 만드는 사회적 여가’를 주제로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관계망 형성, 사회적 가치 탐색으로서의 사회적 여가와 지역의 문화안전망 사례의 의미를 되새기며 확장성을 탐색한다.특히 문화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 및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문화안전망의 이해와 지역과 사람을 잇는 동네 지식인의 의미와 역할 등에 대해 심도있게 이야기하고 재난시대, 위기 속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며 돌보는 공동체의 방향을 찾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토크쇼 형태로 진행되는 이번 문화안전망 포럼은, 1부에서는 ‘사회적 여가 속 문화안전망’과 관련해 주제발표가 이뤄지며, 주제발표와 연계해 문화안전망과 관련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사례발표가 이뤄진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발제와 사례 내용을 바탕으로 패널들의 자유로운 토크 나눔이 진행되며, 재난시대,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는 돌봄의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이번 포럼은 코로나 상황 등을 반영해 대면 형식의 포럼이 아닌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와 줌(ZOOM)화상을 통해 온라인 포럼의 형태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6

포항예술고, ‘부활’ 김태원 초청 마스터 클래스 진행

“세월이 지나도 공감하는 소울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밴드를 이끄는 리더는 모든 시간대에 성실해야 합니다.”올해 2학기부터 대구가톨릭대 실용음악과 석좌교수로 강단에 선 인기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교수가 최근 포항예술고 예송관에서 포항예술고 보컬 및 실용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보컬 및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고교생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무대 연주 경험을 제공하고자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가 기획한 행사이다.모두 4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강연에서는 4명의 학생이 각각 무대에 올라 기타, 보컬, 작곡을 연주했다.김 교수는 이들의 연주 평가 및 이에 따른 조언에 나섰고, 무대 연주 후에는 학생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이날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한 학생들은 김 교수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메모하면서 경청하는 등 시종일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이 “보컬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에게 맞는 곡을 선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또 “금년에 슬럼프를 겪고 있는데 극복과정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나를 사랑해 주는 분들을 위해 노래해야 한다는 이타적인 마음과 순수함을 잃지 않는 마음을 음악가의 소양으로 지녀야 한다”고 하면서 “음악 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은 나중에 음악적 자산이 된다”고 답했다.이번 마스터 클래스 강연에서 리드보컬을 연주한 이나빈(3년) 학생은 “김 교수님의 특강, 마스터 클래스, 자유질문 시간을 통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 음악하는 데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고 강조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5

20일 경주서 1세대 스타 PD 주철환의 ‘예능인문학’ 강연

(재)경주문화재단이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중단 중이던 ‘경주예술의전당 예술특강’을 재개, 오는 20일 오후 2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1세대 스타 PD 주철환의 ‘예능인문학’을 개최한다.이날 강연자로 초청된 주철환 PD는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정의 무대 ’등의 인기 예능 연출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방송대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유명 방송상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OBS 방송국 초대 사장,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와 아주대의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한 경험과 저서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 칼럼 ‘주철환의 음악동네’, ‘예능은 패션이다’ 등의 정수를 모두 담아 이번 예능인문학을 준비 중이다.이날 강연에는 경주 어쿠스틱 밴드 하늘호(昊)와 함께하는 콘서트 융합형으로 구성, 인문학이 낯선 시민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예능인문학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 티켓링크에서 거리두기 좌석으로 예매 가능하다. 티켓가는 R석 1만원이며, 선착순으로 카카오톡채널 쿠폰 할인과 예술특강 마니아 할인 등이 있다. 문의 1588-4925.한편, 예술특강은 문화·예술계의 명사를 초빙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강연으로 연간 4회 정도 진행하는 경주예술의전당 레퍼토리 사업으로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반기 유현준 건축가의 ‘공간으로 읽는 세상’에 이어, 하반기 주철환 PD의 ‘예능인문학’으로 마무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5

“사찰은 신도를 위해서, 신도에 의해서 존재한다”

금호 포항 죽림사 주지 스님“죽림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전통사찰이자 문화재 보유사찰로서 옛 명성을 되찾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아나갈 것입니다.”포항시 북구 탑산길 10번길 14에 위치한 천년고찰 조계종 죽림사. 코로나19 등으로 신도들이 거의 찾지 않는 위기의 사찰을 예전처럼 번듯한 사찰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금호 주지 스님의 부임 소감이다.이춘수 신도회장 등으로 구성된 죽림사 재건축위원회 신도들은 금호 스님이 없는 죽림사를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포항에 죽림사가 있어 불교대학 등 포교가 이뤄질 수 있듯이 죽림사는 금호 스님이 있어야 신도들이 찾아오는 절이 될 수 있다며 스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지난 6월 부임 이후 주련과 일주문 단청 공사를 이미 완료하고 문화재 사찰의 명성을 찾고자 사찰 주변 공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금호 스님을 지난 3일 만났다.-죽림사와의 인연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첫 만남이 어떤가.△중앙종회 의장, 제11교구 본사 불국사 부주지 등 많은 소임이 있어 처음에 올 적에는 부담도 많고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와 보니 죽림사 주지 소임 또한 어느 소임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비록 여러 소임 때문에 시간에 쫓기긴 해도 방임하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할 수 있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죽림사에 온 지 4개월 정도 되셨다. 소감을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여러 사찰에서 소임을 맡아 부임할 때마다 매번 부담스럽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 죽림사는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옛 고향 집에 수십 년 만에 돌아오면 해야 할 일이 많듯이 죽림사 또한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을 정비하여 옛 명성을 되찾아 이를 보존해야 하고, 포항불교의 도심 포교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포교 활동도 많이 해야 한다는 소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수행하고 포교할 사명이 주어져서 몸은 고달프겠지만 매우 만족하고 있다. 죽림사 신도님들의 불심은 어느 사찰 신도님들보다 깊은 것 같다. 또 저의 염원과 같이 신도님들도 죽림사의 중흥을 누구보다 더 바라고 있어 든든하기도 하다.-취임 후 사찰 재정비 등 특성화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주련은 기둥(柱)마다 시구를 이어서(聯) 걸었다는 뜻이다.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쓰거나, 그 내용을 얇은 판자에 새겨서 걸기도 한다. 주련은 우리의 전통 건축양식과 우리 조상들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사상, 문학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서예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다. 그러나 주련의 글씨가 박락, 탈색되어 서체의 형태가 변모되고 나무는 벌레에 의해 부식돼가는 것을 묵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가 소중한 전통문화에 대한 계승과 보존에 얼마나 무심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죽림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들을 더욱 세심히 관리해 더욱더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간직해야 할 것 같다.-‘시대에 맞는 승려상’으로 평가되고 계시는데.△‘21세기는 불교 문화 시대’라는 말을 듣고 싶다. 불교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창조적 계승을 통해 불교 문화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스며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대인 눈높이에 맞는 기도와 명상법을 보급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불교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현재 코로나 시국이라 ‘코로나 블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불교에서도 해야 할 일이 있지 않겠나. 그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나.△요즘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수천 명이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가 몇 달째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고, 사람들 간의 만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깊고, 서로 간의 마음 간극 또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로 만남을 통해 대화하고, 위로하고 상생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대면 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직접 만나긴 힘들더라도 전화나 SNS 등을 통해 서로서로 관심을 놓지 않고 안부를 전하며 살아야 한다. 종교활동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직접 절에 와서 법문을 듣고 신행 활동,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하는 대면 활동도 금지되고 있긴 하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배려하고 존중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실천이다. 부처님을 의지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듯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한 집안 한 식구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감싸주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이고, 진정한 보살의 행이 아닐까 생각한다.-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사부대중은 각자 직분에 따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출가수행자는 수행자답게 수행과 포교에 전력을 다하고, 재가자는 재가자의 위치에서 신행과 맡은 역할을 다해 시대 상황에 부응하는 불교의 역할을 열어가야 한다. 보름달은 원만한 부처님의 지혜와 복덕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혜와 복덕은 자비에서 나온다. 황벽 선사는 자비에는 연고가 없기에 대자비라는 말씀을 하셨다. 명절 등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 어려운 이웃이 주변에 있지 않나 돌아보는 자비심을 잊지 마시길 당부드린다.-향후 계획을 소개해 주신다면.△사찰의 존재 의의는 신도들이다. 신도를 위해서, 신도에 의해서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찰을 새롭게 정비하면 신도들도 새 마음이 될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부임 첫 사업으로 사찰 재정비 결정을 내리게 됐다. 현재 주변을 잘 정돈하고 여건을 만들었더니 신도들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죽림사를 더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죽림사를 활짝 열고 종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황소의 발걸음으로 정진하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4

인디플러스 포항직장인을 위한 영화 기획전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6일 오후 7시 30분 직장인을 위한 영화 기획전 ‘일 끝나고 뭐해?’를 개최한다.이번 기획전에서 정지영 감독의 장편 영화 ‘은미’ 상영과 더불어 포항 출신 손예원 배우, 정지영 감독, 홍성은 감독이 포항을 찾아 관객들과 영화 관람 후 시네토크도 진행한다.지난 8월 열렸던 ‘일 끝나고 뭐해?’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되는 직장인을 위한 기획전은 반복되는 일상에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오는 6일 상영되는 정지영 감독의 장편영화 ‘은미’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 10월 상영작 ‘은미’는 현대 사회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번 아웃(Burnout)이 된 직장인들을 위해 선정한 작품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사람과의 가벼운 만남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지쳤거나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걷고 있는 삶을 사는 직장인들에게 일상의 여유를 갖게 하고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직장인분들이 지친 일상에 활력과 ‘나’를 찾는 기회가 되고, 일반 극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독립영화의 매력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영화 상영 일정과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인디플러스 포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www.indieartcinema.com)에서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4

포항서 전국 생활문화 소통의 장 열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원장 차재근)과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가 포항 해상공원에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온라인(메타버스 포항)은 10월 4일부터 운영한다.‘전국생활문화축제’는 2014년 첫 개최한 이래 매년 지역의 생활문화를 즐기는 축제로써 올해는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으로 만나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일상 속에서 안전하게 노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다양한 생활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환대의 장으로 꾸며진다.이번 축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전국의 생활문화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메타버스 가상 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퐝퐝’과 온라인 생중계 방송국 채널 ‘생활문화TV 퐝퐝’에서 진행된다.‘메타버스 퐝퐝’은 포항 송림숲을 배경으로 다양한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가상의 축제장으로 운영된다. 특히 ‘메타버스 퐝퐝’에서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활동한 백신 탐사대가 100개의 영상으로 전국의 생활문화를 담은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을 만날 수 있다.또 메타 생활문화센터 포항이 설립되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생활문화 씬’을 투표할 수 있으며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품 응모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 해상공원에 마련된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전국을 연결해 진행되는 온라인 방송 ‘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문화재단과 포항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 곳곳의 다양한 생활문화 현장을 연결하며, 이동형 LED 차량을 통해 포항 곳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를 통해 각자가 그려낸 다양한 생활문화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 일상 속의 문화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메타버스 축제장의 만남을 통해 코로나19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5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일상생활 속의 ‘철’이야기이며 국내외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기성문인도 참여 가능하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0월 27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경북매일문학상 담당자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시상 내역은 대상 1명에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10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5명에 각 30만원 등이다. 시상 내역과 입상자 수는 작품 접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입상자 발표는 11월 1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문의(054)289-501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6

‘마음을 연결하다’ 조각보에 실어 보내는 위안

“포항시민이 이번 일월의 빛 조각보 작품을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는 풍요로운 도시로 가꾸어나가시길 희망합니다.”제14회 일월문화제(10월 1일∼17일)의 대표 행사인 ‘일월의 빛’ 프로젝트 기획자로 참여하는 설치미술가 김신윤주(52) 작가의 소감이다.10여 년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해오고 있다. 김신윤주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평범한 시민들이 천과 실을 이용해 각자의 사연과 마음을 바느질로 정성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마음 퀼트’ 퍼포먼스와, 그 작품들을 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하나의 마음 기념비’를 설치한다. 그녀는 미디어, 음악, 무용 등의 공연 퍼포먼스도 하는 다원 예술이자 시민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지난 25일 이번 프로젝트 시연을 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그녀를 만났다.- 포항 일월문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마음 조각보 작업은 2012년 뉴욕에서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One Heart)’을 기획하면서 시작했다. 일월문화제에는 포항문화재단의 초대로 참여하게 됐다.-‘하나의 마음’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이 작업이 주는 효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우리의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함께 고민하면서 예술작품의 형태로 시도해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과정이고 목표다. 주요 컨셉은 ‘연결’이다. ‘자신과의 연결’, ‘타인과의 연결’, 마지막으로 공공장소에 설치하며 ‘사회와의 연결’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컨셉은 본인이 만든 마음 조각보작품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이고, 전체가 이어진 큰 것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라는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이다. 이런 존재적 구도에서 시민들은 작가로 초대되어 하나이자 전체인 작품을 만들게 된다.-‘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내 작품은, 수잔 레이시가 주창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흐름을 잇고 있다. 사회적 이슈 자체를 공공성으로 불러오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인데, 나는 그 공공성으로 사회 구성원 전부를 초대하고 그들이 만든 작품에 ‘하나의 마음 기념비’라는 제목을 붙인다. 강함보다 약함으로, 단단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영원함보다 지금 여기의 강렬함으로, 단일의 화음보다 다양함의 불협이 소란한 기념비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20여 회의 프로젝트를 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굳이 하나를 기억하자면,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서 남으로 행진했던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에 조각보 작업을 기획, 참여했던 경험이다. 분단국가의 냉전 상황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외부의 인식과 그러기에 기꺼이 관여하고 참여하겠다는 여성평화운동가들의 행동하는 용기를 알게 했다.-이번 포항 일월문화제 ‘일월의 빛’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일월의 빛 프로젝트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세상에 새로운 빛을 불러오는 위로와 희망의 마음을 포항시민들이 작품으로 직접 제작하고 설치하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각 직장과 가정 등의 소그룹들이 각각 재료를 전달받아 작업하고 나중에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작업 형식은 시대 상황에 적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시민참여형 공공미술의 한 형식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들이 가감 없이 드러나서 서로 어우러지는, 앞으로 올 사회의 전망을 이번 작업으로 보여줄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9월에 일월의 빛 조각보 퍼포먼스에 180여 명의 포항시민이 참여했다. 각 2×3미터 크기로 마무리된 24개의 일월의 빛 조각보들이 서로 이어져서 10월 1일부터 ‘하나의 마음 일월의 빛 기념비’라는 제목으로 해도도시숲 맨발 산책로의 머리 위쪽에 펼칠 예정이다. 낮에는 해가, 밤에는 달이 그 빛을 투과시켜서 작품을 완성시킬 것이다. 일월의 빛도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부디 많은 포항시민분이 오셔서 시민들이 한 땀 한 땀 손길로 전해주는 위안의 마음을 일월의 빛에 실어 가득 받아가시길 바란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도 있고, 프로젝트를 너무 짧은 시간 동안 급히 진행하느라 홍보와 참여가 부족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포항시민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작업을 만들어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설치미술가 김신윤주 프로필▲광주 출생▲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예술사회학 수료▲주요 프로젝트와 전시-‘Darkness at the Break of Noon’전 / d’Arte 갤러리, 뉴욕(2016)-‘해방70주년기념 일본군위안부의 역사적 진실과 정의전’/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서울(2015) 그외 다수▲주요 수상 및 레지던시-2017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T 국제 레지던시

2021-09-26

코로나 시대, 잃어버린 희망의 빛을 찾아서

포항시의 대표적 향토문화예술축제인 ‘제14회 일월문화제’가 오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22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과 해도도시숲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격년으로 개최하는 일월문화제는 포항을 대표하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근간인 일월정신을 불, 빛, 철로 승화해 포항시민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종합문화제다.포항시가 주최하고 (재)포항문화재단과 포항문화원,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가 주관하는 ‘제14회 일월문화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공공미술, 학술행사 등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예술 확산과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특히 이번 일월문화제는 ‘일월의 빛, 희망을 비추다’를 주제로 일월정신의 계승 및 현대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축제로 마련된다. 또한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포항의 정체성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일상 회복과 삶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학술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30일 오후 5시 대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은 고취대의 연주와 무형문화재 이수자의 연오랑세오녀 스토리 주제공연 및 ‘포항 12경’에 대한 창작가곡 등 포항 문화예술의 현재를 느껴볼 수 있는 디테일한 연출과 구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공연장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30일 오후 2시 학술세미나 ‘연오세오 길을 찾아’와 10월 18일 오후 4시 ‘동해안별신굿과 P-Culture의 전략’ 학술행사를 비롯해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왕자’를 포항 사투리 버전으로 각색한 낭독극 ‘애린왕자’가 10월 4일 오후 3시에 선보인다.주제공연으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주제로 한 창작 한국무용극 ‘썬앤문 - 해와 달의 이야기’가 10월 9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석고마임 연오랑세오녀’는 10월 2일과 3일 양일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개방된 퍼포먼스로 시민과 만나게 된다.코로나19 시대 접촉을 최소화하며 누릴 수 있는 기획전시도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27일부터 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는 포항의 무형문화재이수자 중 서각, 궁시, 자수, 침선 명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일월 명인열전’이, 30일부터 해도도시숲에서는 김신윤주 작가의 세오녀의 비단을 모티브로 잃어버린 빛(코로나19 시대)을 되찾기 위한 시민들의 마음을 모은 조각보 잇기 설치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월의 빛-ONE HEART PROJECT’전과 일월신화의 빛을 주제로 한 ‘일월 빛의 정원’, 문인화가 이형수 작가의 영일만의 여명을 밝히는 죽도시장 속 시민들의 일상을 그려낸 문인화 전시 ‘일월 숲 갤러리’가 마련된다. 잊혀진 세오녀의 일월안(달과 해의 정기를 보는 눈)을 되찾는 주제로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로 구성된 ‘세오녀의 일월안 전’도 10월 6일부터 포항시립중앙아트홀과 도구해수욕장에서 선보인다. 이외에도 일월문화제의 정통성을 찾아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시내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983년부터 진행된 포항문화원 주관의 일월문화제 대표 프로그램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는 올해 21회를 맞아 29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위치한 일월사당에서 봉행되는 ‘일월신제’는 10월 1일 오전 10시에 거행된다. 또 관내 예술단체의 각종 공연 및 전시도 문화예술회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시내 중앙아트센터 등지에서 펼쳐진다.모든 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른 공연 관람 시 한 칸 건너뛰기 좌석제 및 행사 시 50인 미만 인원 제한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 운영된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희망과 화합, 번영을 기원하고 포항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이 어우러지는 일월문화제를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2

영화가 있는 원작…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책도 읽어보자

읽기 시작해서 그 속에 빠져 밤새 다 읽은 책이 있다. 그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개봉 날에 달려가서 보았다. 아, 실망이다. 늘 그랬다. 섬세한 문장으로 내 머리 속에 살아있던 인물들이 덜 용감하고 덜 매력적이다. 배경 또한 볼품없다. 어떤 컴퓨터그래픽도 인간의 상상력을 채워주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이 별점을 짜게 준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영화를 보고 재밌으면 책을 산다. 지금껏 다 만족이었다. 그중에 이번 추석에 보면 좋을 책과 그 영화를 소개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영화(호소다마모루 감독), SF소설(츠츠이 야스타카 지음)그림 한 점을 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마코토의 타임리프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마코토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동생이 뺏어 먹지 못하도록 자신의 간식을 사수하기 위해, 용돈을 무한 반복해서 받기 위해, 절친 치아키의 고백을 피하기 위해서, 친구를 좋아하는 후배를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사고와 친구의 사고를 막기 위해 사용했다. 정말 소박하고 소소한 일들에 타임리프가 사용되었는 데도 학교에서 요리팀을 바꿔 누군가는 친구의 괴롭힘을 받게 됐고, 고스케는 목숨을 잃을 뻔하고 치아키의 마지막 타임리프로 인해 겨우 살아난다. 그리고 무분별하게 쓴 타임리프 횟수로 인해 치아키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 할뻔 하기도 한다.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다. 하늘의 구름을 기가 막히게 표현해 가을 하늘의 전형을 보는듯하다. 또 일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건널목 신, 기차가 오는 소리를 알리는 땡강땡강 종소리. 교토 여행 중에 어디서나 들리던 소리다. 이런 장면의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삽화를 옆에 두고 읽는 기분이다.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영화(빌 어거스트 감독), 책(파스칼 메르시어 지음)독일, 스위스, 포르투갈 세 나라가 합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감독은 덴마크 사람이며, 책의 저자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자랐고 독일에서 학문을 익혔다. 이 영화 한 편을 위해 참 많은 나라가 애쓴 참이다.기차는 스위스 베른에서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으로 향해 달린다. 오랜 시간 고전 문헌학을 강의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표를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구해준 여인이 포르투갈어를 쓰니 그동안 질색하던 포르투갈어에 대해 궁금해지고 짧은 시간에 그녀가 읽던 책을 해독하기에 이른다.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해서도.몇 해 전, 스페인 여행길에 포르투갈에 하루 머물렀다. 축구 강국이고 한때는 제국으로 세계의 여러 나라를 점령하기도 했던 나라가 그렇게 작은 곳이란 게 의아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골목길과 풍경들이 현실 세계에 그대로 살아 움직였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언젠간 더 시간을 내서 저 골목길을 현지인처럼 걷자고 다짐했다.주인공 그레고리우스도 포르투갈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여인을 만난다. 다들 지루해하던 그를 지루해하지 않는 사람,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는 곳에서 살게 될지…. 영화는 결말을 말해주지 않는다. 책에서 알아보라는 듯.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영화(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책 ‘어긋난 인연’(오쿠노슈지 지음) 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고레에다 희로카즈 지음)아들을 낳아 6년을 키운 어느 날, 산부인과에서 아기가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잔잔하던 일상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6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두 가정이 겪은 25년간의 실화이다.영화는 전화를 받은 날부터 아이를 바꾸는 1년 정도의 시간을 달력을 넘기듯 들려준다. 산부인과에서 바뀌었으니 두 가족과 병원 관계자들이 만나 위로금 협상과 혈육이냐 키운 정이냐도 결정해야 한다. 주말마다 아이들은 진짜 부모와 하루를 보낸다.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강가로 함께 소풍도 간다.한 가정은 도시의 고층 빌딩에 살며 가정보다 일이 중요한 아빠 위주의 구성원이 셋인 가족, 또 다른 집은 시골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며 아이 셋과 할아버지까지 여섯 명이 산다. 아이들과 한방에서 자며 눈을 맞추며 산다. 놀이터에서 두 집이 만나 네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는 시골집 아빠가 멀찍이 떨어져 앉은 도시 집 아빠에게 같이 놀아주라고 했다. 자신은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다 하니, 시골집 아빠의 말이 가슴을 때린다. 아버지 역할도 중요한 일이라고.실화가 ‘어긋난 인연’이란 소설로 쓰여지고, 그 책을 감독이 시나리오로 만들어 영화로 찍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이 실화를 소설로 다시 썼다. 두 소설을 다 읽고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완득이’/영화(이한 감독), 책(김려령 지음)남들보다 키는 작지만 자신에게만은 누구보다 큰 존재인 아버지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되어버린 삼촌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완득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었으니, 바로 담임 ‘똥주’가 없어지는 것!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데다 급기야 옆집 옥탑방에 살면서 밤낮없이 자신을 불러대는 ‘똥주’. 오늘도 완득은 교회를 찾아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입만 열면 막말, 자율학습은 진정한 자율에 맡기는 독특한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똥주’라 불리는 동주. 유독 완득에게 무한한 관심을 갖는 동주.미술 수업시간이 인상 깊다. 미술 선생님께서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느낌을 말해보라고 한다. 수업에 1도 관심 없는 완득이는 늘 그렇듯 맨 뒷자리에서 딴생각에 빠졌다. 선생님이 이름을 불렀고, 완득은 그림 속 여인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고, 주인이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짱돌을 쥐고 던질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여인들의 얼굴이 검게 보인다. 그림은 보는 관객이 완성하는 것이니 완득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 외국인 어머니를 둔 완득의 시선을 잘 표현한 장면이다.원작은 창비 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이다. 고등학생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글귀가 편안하고 재밌다. 가출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유아인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는 느낌이다. 이게 영화를 본 다음 책을 읽을 때 매력이다. 아마 영화를 보고 책을 보는 사람 모두 같은 장면을 머리 위에 말주머니처럼 그리고 있게 된다. 이야기가 재밌는 책을 보면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싶어 검색을 하면 이미 영화화되었거나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가 주는 설렘이다. 좋은 영화가 깊은 책으로 가는 오솔길이다. /김순희(수필가)

2021-09-16

포항형 문화안전망 구축시민 릴레이 3차 포럼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창의카페에서 ‘제3차 문화안전망 포럼’을 개최한다.포항시는 법정 문화도시로서 2021년 시민과 함께 고민할 정책 의제로서 ‘문화안전망’을 선정하고, 시민 개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문화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 설계를 위한 시민 릴레이 포럼을 진행 중이다.이번 포럼은 3차로 진행되는 포럼으로 지난 2차 포럼의 주제였던 ‘보편적 문화안전망’에서 더 나아가 포항이라는 도시에 집중해 ‘포항형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포항의 다양한 특성에 맞는 시민 계층에게 필요한 문화적 안전망이 어떻게 설계돼야 하는지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심도 있는 정책 설계와 시행방안에 대해 논의한다.이번 제3차 문화안전망 포럼은 앞선 포럼들과 마찬가지로 총 2부로 운영되며, 1부에서는 포항이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화적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안전망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과 의미에 대해 발제가 이뤄지며,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전환되는 과정 속에서 포항 법정 문화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안전망 사업의 설계 방향 등에 대해 발제가 이뤄진다.첫 번째 발제로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전환과정에서 문화안전망의 방향’에 대해 양만재 포항사회복지연구소장의 발제가 진행되며, ‘삶의 전환을 위한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문화평론가이자 ‘행복한 인문학’, ‘인문적 인간’ 등 다양한 인문학적 저서를 발간한 고영직 평론가가 두 번째 발제를 진행한다.이어 2부에서는 각 분과별로 시민의 의견을 모아 의제를 도출하고 구체화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3개의 분과로 운영되며, 포항시민의 삶과 문화, 포항형 문화소외지대,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연대를 주제로 운영된다.포항시민의 삶과 문화 분과는 포항의 산업화 과정으로 인해 유입된 근로자 계층 등이 포항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문화적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포항형 문화소외지대 분과는 농어촌지역 주민들 등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을 누릴 기회가 적은 시민들을 중심으로 포항에 필요한 문화적 해결 과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 연대 분과에서는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모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2

“도자기는 도공의 삶을 담아낸다”

“옛 찻그릇의 복제가 아니라 옛 도공의 심리적 유산, 그리고 제 삶의 경험, 현대인들이 즐기는 차 문화의 의미와 시대적 사유까지도 담아내고자 합니다.”경주 산내면에서 장작가마 서동요를 운영하는 도예가 박종일(60)은 40여 년째 도예작품을 빚으며, 현재 전통 망숭이로 박은 장작가마에서 찻그릇과 조형 작품들을 구워내고 있다.그는 “엄선된 점토와 자연에서 채취한 건강한 재료의 유약을 사용하고, 망숭이 가마의 복사열을 이용하여 소나무 장작만으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번조과정으로 고온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구워내기 때문에 완성된 도자기의 색과 무늬가 깊고 아름다워 오래 두고 보아도 기품이 있다”고 설명했다.장작가마 서동요를 방문한 지난 11일에는 그의 40년 도예 인생을 되돌아보기 위한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전시와 함께 그의 작업실과 차실 등 야외에 설치된 작품들을 해발 500여 미터에 펼쳐진 자연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또 갇힌 공간에서의 짧은 전시회와 달리 9월 한 달간을 기간으로 정하고 매주 화요일 오후에 전시장을 찾는 도자기애호가들과 함께 교류와 공감 기회를 갖는 이색적인 전시회를 기획했다. 그와 나눈 도자기와 도예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한다.-도자기란 무엇인가.△도자기는 1200℃ 이하에서 굽는 도기류 기물과 1250℃ 이상에서 굽는 자기류의 기물들을 합해서 만든 단어다. 도기류는 주로 발효식품이나 곡물 등을 담고 저장했던 옹기나 푸레독, 지붕의 마감재로 사용하는 기와, 중국 이싱에서 생산되는 자사호,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옛 토기 등을 일컫는 단어다. 자기는 고온으로 구워낸 청자, 분장회청사기, 백자, 근래에 생산되는 본차이나와 슈퍼세라믹 등을 말할 수 있다. 굽는 온도에 따라 점토, 제조공정도 조금씩 다르고 용도와 기능도 다르다. 선조들의 삶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문화적 유산이다.-전통 망숭이 장작가마에 굽는 다기 작품이 인기가 많다. 왜 그런가.△장작가마에서 구워진 다기들은 오랜 시간 동안 고온에서 담금질이 되어서 때깔이 맑고 은은하며 오래 보아도 늘 제자리에 있었던 듯이 편안함과 온유함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장시간 불과의 교감을 통하여 재료와 색이 자연의 상태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다. 또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다관은 내면에서의 대류 현상이 더욱 빠르기 때문에 찻잎 사이사이에서의 유체의 이동으로 차의 성품이 가지고 있는 기운과 맛을 모두 얻어내는 작품이다.-흙과 유약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동안 활동을 소개한다면.△지역의 점토와 재료를 이용하여 그 지역의 특징적인 주제를 형상화하는 작업은 보통의 도예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전라도에서는 전라도 옹기토로 옹기 작품을, 경상도에서는 산청토와 백고령토로 사발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점토 생산 공장인 안강 동영산업에서 생산된 백토를 이용하여 생활자기와 절편 미학의 개념을 도입한 개념조형 작품들을 만든다. 중국의 연변대학에서는 당지의 점토를 이용하여 우리 민족의 형상과 만주와 간도로의 초기 이민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풍물들을 제작하였다. 또 중국의 최대 도자기 산지인 경덕진의 도자대학에서는 그 지역의 고백토를 이용하여 산수 자연의 풍광을 입체산수문 찻사발과 항아리 등에 형상화하였으며 해면이라는 소재를 니장과 조합하여 조형 작품을 완성하였다.-즐겨 하는 작품들의 제작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근래에는 다시 안강의 백토와 진사유약을 이용하여 무궁화를 주제로 입체적인 달항아리와 조형성이 돋보이는 나만의 찻사발 등을 빚고 있다. 지역의 점토와 유약의 재료는 다양하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재료 중에서 자기의 의도와 형상에 맞는 점토와 유약으로 뼈와 근육을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옷을 입히기 위해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명작을 탄생시킨다. -다기의 형태 등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몇 년 전에 빚었던 다기류의 작품에는 용, 나비, 새, 꽃, 물고기 등 자연의 이미지를 소재로 만들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형상들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한 도자기나 다관이 아닌 하나쯤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놀고 싶어 할만한 작품들이다. 예를 들면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다해(茶海) 퇴수기가 그렇다. 요즘 저는 당초문을 입체화하면서 다관의 내·외면에 볼륨을 주고 찻물의 대류를 복사시켜 차의 기운을 최대한 우려낼 수 있도록 고안한 다관을 제작한다. 중국 자사호의 위쪽에 더운물을 부어 순환을 극대화하는 원리보다 더 빠른 대류 현상을 원하는 것이다.-지난 40여 년 동안 18번의 국내외 개인전과 200여회 이상의 각종 국내외 전시회를 하셨다.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커다란 발을 꽃의 형태로 조형한 첫 번째 전시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초보자가 아무것도 모르고 만든 작품이었지만 반향은 아주 좋았고 지금까지 이 길을 걷게 되었던 시발점이 되었다. 물론 무유 찻그릇을 처음 전시했던 2004년 ‘기다여행(器茶旅行)·여행자의 편지’는 오늘날 서동요의 기반이 되고 장작가마와 전통적인 작업을 지속하게 만든 원동력이 된 전시회라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보통 첫 번째 전시회의 주제를 끝까지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비하여 저는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삼았고 지금도 새로운 소재와 재료를 찾아 작업하고 있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아름다운 미래의 이상향을 담아낸, 역사 깊은 우리의 도자 문화는 다른 나라와 달리 제작 의도, 장인들의 정신은 물론 도자기의 색감, 여백 등 고유의 DNA가 존재한다. 이러한 정신적 문화와 정서를 갖춘 각 분야 최고의 전문 장인들을 모아 분업화 작업으로 완성된 우리 문화와 특징이 담긴 우리만의 조형성과 상상력을 담아낸 생활 용기와 작품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2

“시민에 힘과 용기 전하는 문화축전 펼 것”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이란 하나의 담론을 형성하고 그것을 통해 시대상을 투영해 볼 수 있는 문화예술계 최대의 행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오는 10일 개막하는 ‘2021년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성악도 출신이면서 탁월한 문화예술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발휘, 지역 공연예술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김 관장은 ‘누락된 의제(37.5 아래)’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많은 시민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 주는 성공적인 문화축전으로 펼칠 것을 다짐하고 있다.개막 준비에 바쁜 김 관장을 지난 3일 만나 이번 비엔날레의 의미와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아시아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 사진축제인 ‘2021년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소감은.△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작년에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1년 연기되어 이번에 열게 되었다. 2018년에 이은 행사이다 보니 엄밀히 말하면 트리엔날레(3년마다 여는 국제 전시)가 되어버렸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특히 왜 해야만 하는가에 많은 고민을 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숙지질 않아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 그러나 ‘문화예술은 지금 같은 시기에 더욱 소중하기 때문에 더 이상 연기, 취소 없이 예정대로 하자’는 대구시정 방침에 더욱 용기를 내어서 준비했다.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비엔날레의 속 깊은 얘기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SNS 등을 통해 함께 공유토록 준비하고 있다.-이번 비엔날레 개최가 갖는 의미와 기대 효과는.△대구가 사진 하나의 장르로 비엔날레를 열어 ‘한국 사진의 메카 대구’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은 한국 사진 1세대 선구자 최계복, 안월산, 구왕삼 같은 분들의 역사와 대구와 전국 많은 사진인들의 희생과 여망이 배경에 있다. 2018년 7회 비엔날레 때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부산·광주 비엔날레와 더불어 우수 등급을 받아 대한민국 3대 비엔날레로 인정받았다. 이번 8회 비엔날레는 이러한 기조를 더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특히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비엔날레로 만들었다. 그리고 진정 시민들을 위로할 따뜻한 손길이 되는 비엔날레로 만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했다.-비엔날레 기간 수만 명 관람객이 대구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번 비엔날레만의 특징과 차별화된 내용을 소개한다면.△먼저 주제전시를 비롯한 주요전시를 코로나 시대 상황을 반영하여 콘셉트를 잡았다. 이를테면 환경, 인류의 미래 그리고 코로나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을 고찰한 전시를 준비했다. 시민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주요전시를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작년 코로나 초기 상황에 전국 최초의 거점 병원으로서 큰 역할을 한 대구동산병원과 인근의 역사성이 큰 청라언덕 일대를 사진으로 뒤덮는 프로그램인 ‘포토월 프로젝트’, 그리고 7회 포트폴리오 리뷰에서 최우수 작가로 선정된 5명의 신예 작가들이 참가하는 ‘인카운터Ⅵ’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동대구역 광장에서 전시된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 하나하나마다 퀄리티를 높여 진정성을 담기 위해 애를 썼다는 말씀을 드린다.-대구시는 지난 2006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그동안 ‘사진 도시’로 발돋움했다. 사진비엔날레 발전상을 소개한다면.△2006년 첫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10개국 6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비교적 조촐하게 치렀다. 올해 8회는 32개국 351명의 작가가 참여할 만큼 외형적 성장이 있었다. 그동안 굉장한 찬사를 받은 해도 있었지만 때로는 운영상의 문제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문제를 개선하고자 2018년 7회 때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추진해 대한민국 3대 비엔날레로 평가받으며 성공적인 체제 전환을 만들어냈다. 그간 사진을 통하여 시민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가 하는 점에서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이번 8회에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홍보와 전시 프로그램 모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코로나 시대 상황으로 인하여 해외 교류사업은 당분간 여의치 않으리라고 생각하여 국내 교류를 통한 장기 계획의 토대를 일부 만들었다. 서울의 유중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비엔날레가 끝남과 동시에 유중재단에서 애프터 비엔날레를 열기로 했다. 또한 장거리 이동을 꺼리는 분들을 위해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규모를 줄인 ‘작은 비엔날레’를 동시에 진행한다.-비엔날레 기간 동안 자매우호도시 사진전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함께 열린다. 전국 사진예술 관계자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번 비엔날레에 담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모든 사진인의 축제인 만큼 특히 전문가 그룹에서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시민체험 프로그램도 정성 들여 준비했다. 많은 시민께서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음악전공 출신이다 보니 전시 쪽은 아는 것이 많이 없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다. 짧은 식견을 내세우기보다는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는다는 위치에 서고자 했다. 저에게 주어진 과제는 비엔날레의 성공적 개최만이 아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대한민국 제작극장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5

‘언제 어디서나 책으로 연결되는 도시’ 포항시립도서관, 온·오프 서비스 다양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천목원)이 ‘독서의 달’을 맞아 시민의 독서문화증진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책으로 연결되는 도서관’이라는 목표로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책과 문화를 전달하며 ‘독서 문화도시 포항’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각 시·도별 도서관은 매년 가을의 초입인 9월을 독서의 달로 지정해 독서 진흥 사업을 추진한다.포항시립도서관에서도 8개의 시립도서관과 40개의 작은도서관, 8개의 스마트도서관 등 지역 곳곳의 도서관 인프라 확충과 각 도서관의 특성을 살려 경북도내 최고의 독서문화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주민을 위한 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포은중앙도서관은 매일 5천여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포항의 중심도서관으로 20만 권의 장서를 비치하고 원북원포항을 주제로 시민의 독서문화를 증대하고 만화축제를 개최해 친근한 책 읽기 문화조성과 시민의 취미와 여가선용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각 분관 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연결해 각종 도서, 문화프로그램, 시민 여가 증진 등 다양한 허브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추진하고 있다.대잠도서관은 14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800여 명의 시민이 찾고 있다. 특히, 문학 특성화 도서관으로써 자료실 내에 특성화 자료 공간인 ‘문학상 수상작’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시민들이 문학작품에 쉽게 접근하고 흥미가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보유장서 9만여 권의 영암도서관은 1987년 개관한 포항에서 가장 오래된 시립도서관으로 노후화 및 내진 보강을 위한 리모델링 후 지난해 3월부터 새롭게 단장해 운영 중이다. 사회복지 특성화 도서관으로 큰글자책 등을 제공하고 찾아가는 실버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노인들의 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동해석곡도서관은 조선말 유학자이자 한의학자였던 석곡 이규준이 남긴 학문과 사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이규준의 저서 등 자료코너를 마련해 재조명하고 있는 석곡 이규준 특성화 도서관으로 철학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하는 등 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연일도서관은 다양하고 새로운 독서환경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주민에게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창의 독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일권역 생활밀착형 독서문화서비스를 제공해 독서를 통해 일상의 휴식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천목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도서관이 사람과 책, 문화를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책과 문화행사, 생활정보 등을 제공하며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열망을 만족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