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동대 AI융합교육원장·기계제어공학부 교수 이상산<br/>“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의 삶에 인공지능기술 활용 일상화<br/> 강의 통해 새로운 기술·지식 등 청년들에게 나눠주고 싶어”
“학생들이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공지능 역량과 더불어 공감과 감성을 함께 가진 ‘따뜻한 품성의 기술인’으로 자라나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동대 AI융합교육원장 이상산(61) 기계제어공학부 교수. 그는 지난 2020년부터 한동대에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기계공학 교과목뿐만 아니라 ‘AI
(인공지능) 활용 프로그래밍’과 ‘스마트팩토리’ 강의를 하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기계공학 박사로 대덕연구단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 통신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SW)기업 핸디소프트 대표 등 풍부한 IT분야 연구 및 사업 경험을 귀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 그를 만나 디지털 대전환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의 삶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지능기술(AI)은 우리의 삶 속에서 여러 지식과 융합하여 미래를 살아갈 중요한 역량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AI란 어떤 것인가.
△컴퓨터 등장 이후 디지털통신이 가능해지면서 지난 50년간 대량의 정보수집, 공유, 유통이 지리적인 장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 변화가 가능해졌다. 인공지능기술은 우리가 컴퓨터와 통신을 통해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도의 지능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들을 해내도록 한다. 의료영상 판독, 음성인식 비서, 동영상 추천 서비스 등은 이미 상용화되었고, 앞으로 작곡, 문학작품 창작 등 예술 분야와 자율주행 자동차 등의 교통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기술의 도움을 받는 일이 일상화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변화 등 과학기술 발전의 과정에서 과연 누구를 위한 변화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맞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점점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마치 과거 우마차가 다니던 길을 포장해서 고속도로가 열리고, 이제는 고속철도를 통해 KTX가 달리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속도와 역량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발전된 기술을 어떤 분야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지는 인간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주제다. 속도의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철학과 그에 기반한 제도가 준비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과학 문명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어떤 방향이 되어야 할까.
△인간은 육체적이고 지적이고, 또한 감성적인 존재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에 따라 과학기술이 대다수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다.
-IT 사업가에서 대학교수로, AI 과목을 강의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사업가로서 20년 가까이 산업현장에서 일했고, 마지막으로는 경영하던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게 되었다. 성과 중심 인생의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습득한 새로운 기술과 지식과 경험을 청년 대학생들에게 나누면서 의미 중심의 후반전을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한동대에서 기회를 주어 대학강단에 서게 되었다. 인공지능기술에 대해 컴퓨터 전공자들 이외에는 접근 불가능한 것이 안타까워서 비전산학 전공 학생들에게 공부를 제안했다. 취업과 진학에도 큰 도움이 되어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해서 3년째 가르치고 있다.
-한동대 AI융합교육원의 운영 방향이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의 AI융합전공은 부전공으로만 운영이 되는 학위과정으로,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자신의 주전공분야의 학습을 심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과과정이다. 현재는 생명과학, 경영학, 경제학 전공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AI융합교육원 안에 또 다른 학위과정인 데이터사이언스(DS) 전공에서는 학사학위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관련 다양한 마이크로디그리를 받을 수 있는 교육부 지원 혁신공유대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국제적인 AI전문가를 양성해 세상을 바꾸는 인재 양성이 목표라고 했는데, 그중 집중하고 있는 교육이 있는가.
△제 수업은 학습 내용을 전달하는 강의는 모두 녹화해서 사전에 온라인으로 학습하도록 한다. 대면 수업에서는 온라인 강의내용에 대한 질의응답과 새로운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플립드러닝 방식이다. 학습 과정에서 상호 협력과 수업 진행에 기여한 부분을 평가하여 학점에 반영한다. 그룹 러닝 방식을 장려한다. 학기 말에는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산업체 과제를 미니프로젝트로 수행하기도 한다. AI기술을 적용하는 대상과 목적 또한 ‘따뜻한’ 세상을 이루는데 기여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이 교수가 꿈꾸는 청년들 혹은 인간이 행복한 나라는 어떤 모습인가.
△현대에는 사람이 혼자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청년의 시기 이전에는 성장하고 교육을 받으며, 청년 시기부터는 개인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실패도 좌절도 경험한다. 우리 모두 크고 작게 이런 과정을 지내왔다. 바람직한 나라는 청년에게 실패의 과정을 용납하며, 인생 전 주기에 걸쳐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서 집중된 부의 일부를 회수하여 청년들을 위해 재투자하는 제도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러면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가치를 사회 공동체 안에서 더 자유롭게 발휘하게 되지 않을까.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