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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대, 미국 H Mart와 인재 양성 업무협약

국립경국대학교는 지난 21일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H Mart 본사에서 ‘학생성공 기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현장체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내 대학 최초로 미국 대형 유통기업 H Mart와 맺은 산학협력 사례로 학생들이 글로벌 유통 산업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H Mart는 미국 전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아계 유통 기업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경국대학교 학생들에게 본사 및 매장 견학, 글로벌 유통 시스템 이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국립경국대학교 학생성공센터는 프로그램의 기획·운영 전반을 총괄하며 참가 학생 선발, 사전 언어·문화 교육, 안전 관리 등 체계적인 지원을 맡는다. H Mart는 글로벌 유통기업으로서의 전문성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장실습 커리큘럼 설계와 직무 교육 제공을 통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산업 역량을 체득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H Mart 권일연 대표는 “국립경국대학교 학생들이 미국 유통 산업의 중심에서 경험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H Mart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립경국대학교 미래 인재들이 국제적 감각과 글로벌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병윤 공공부총장은 “이번 협약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유통 산업과 기업 경영의 실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앞으로도 해외 주요 기관 및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경험 중심의 국제 교육 모델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경국대학교는 이번 협약 외에도 다수의 해외 교육·연구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학생 성공 중심의 국제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8-26

한국수력원자력, 삼성물산과 함께 세계 최대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 참여

한국수력원자력이 삼성물산과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에 참여한다. 한수원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삼성물산, 미국 민간 에너지 기업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미국 전 에너지부 장관 릭 페리(Rick Perry)와 토비 노이게바우어(Toby Neugebauer) CEO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현재 텍사스주 아마릴로 인근에서 총 11GW 규모의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는 대형 원전 4기,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 복합화력, 태양광 등 다양한 전력 공급 인프라가 포함되며,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수원과 삼성물산은 페르미 아메리카와 협력해 해당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게 된다. 미국은 최근 에너지 안보 강화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수원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미국 에너지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에서 한미 원자력 협력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3자 협력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한수원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

2025-08-26

李대통령 “국방비 증액···안보환경 변화 따른 동맹 현대화 공감”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저와 트럼프 대통령은 '국익중심 실용동맹'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로 꼽혔던 한미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규모·역할 변화부터 한국군의 역할 확대, 한국의 국방비 증액,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까지 다양한 쟁점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동맹 현대화 방법으로는 "한국은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 공약과 한미 연합 방위 태세는 철통같이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군의 역할 확대가 결과적으로 미군의 한국 내 역할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며, 2만8천500여명의 주한미군도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측 일각에서 주한미군 감축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연설에는 현재 규모인 2만8천500명을 그대로 명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비 증액은 미국 측의 대표적인 요구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증액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며 "늘어난 국방비는 우리 군을 스마트 강군으로 육성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핵 해법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 이젠 재진입 기술의 마지막 단계만 남겨놓고 있다. 핵폭탄을 싣고 미국까지 날아올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거의 개발돼 있고, 매년 10∼20개 핵폭탄을 만들 역량을 키운 상황"이라며 "2022년 이후 핵폭탄 보유 숫자가 2.5배 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돼야 한다. 한국도 이 체제를 철저히 준수하고 비핵화 공약을 지킬 것"이라며 "그것이 남북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대중(對中) 관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병행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과 관련해 "한국이 과거처럼 이 같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미국의 정책이 명확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며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한미 관계에 대해 "안보, 경제, 첨단기술의 세 가지 기둥 위에 우뚝 선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이라고 규정한 뒤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쳤다. /박형남기자

2025-08-26

한국수력원자력, 미국 센트루스와 손잡고 우라늄 농축 투자 협력 강화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우라늄 농축기업 센트루스 에너지(Centrus Energy)와 손잡고 차세대 원전 연료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협력을 대폭 확대한다. 이를 통해 한·미 원자력 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견고히 할 전략이다.   한수원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센트루스와 우라늄 농축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와 농축우라늄 공급물량 확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활용이라는 정부의 ‘실용적 에너지믹스’ 정책에 부응해, 원전 연료 공급망을 중장기적으로 안정화하고 미래형 원전에 필요한 고급 연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한 한수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센트루스가 미국 내 건설을 추진 중인 신규 원심분리기 공장에 공동 투자하는 내용의 3자 협약도 맺었다. 지난 2월 체결한 기존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의 물량을 크게 늘려, 글로벌 원자력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료 수급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센트루스는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NRC)로부터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생산 허가를 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HALEU는 차세대 원전과 소형모듈 원전(SMR)에 필수적인 연료다. 센트루스는 지난해 11월 초도 생산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연간 900kgU 규모의 양산 능력을 입증하며 미국 에너지부에 납품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전략적 협력은 양국 자원 안보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 농축우라늄 공급망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에너지믹스 정책을 뒷받침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

2025-08-26

임대형 스마트팜으로 청년 창업농 선도

봉화군은 지난 23일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교육관 대강당에서 박현국 군수, 신종길 농업기술센터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임대형 스마트팜 창업농 교육 심화과정 수료식을 개최했다. 이번 심화과정은 스마트팜 운용 기술과 작물 생육 이론 및 실습을 병행하며 스마트농업 교육장을 활용해 교육생들이 딸기와 토마토를 직접 재배하는 등 25주간 운영되어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23명이 수료했다. 이 중 지난해 기초과정 평가에서 우선 선발된 17명은 올해 말 봉성면 창평리에 준공되는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에 바로 입주해 본격적인 영농에 나설 예정이다. 임대형 스마트팜단지 조성사업은 청년 농업인 유입과 스마트팜 농업 인프라 구축 및 확산으로 봉화군 농업대전환을 위한 민선 8기 박현국 군수의 농업분야 핵심 공약사업이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청년농이 초기 자기자본 부담 없이 최신 시설을 활용한 안정적 영농 기반을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임대형 스마트팜 창업농교육 심화과정 수료를 축하하며, 올해 말 입주를 앞둔 17명의 창업농이 봉화군 스마트농업의 주역으로 도약하길 바란다”며 “새로운 도전에서 역량을 발휘해 지역 농업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8-26

천혜 자연·특산 음식에 멋진 라운딩까지··· 파크골프의 성지로

중장년층 여가 활동의 대세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가 이제는 문경을 대표하는 도시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해외여행의 길이 막히면서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일반 골프는 MZ세대의 발길이 줄며 다소 주춤해졌다. 그러나 저렴한 이용료와 부담 없는 접근성을 갖춘 파크골프는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여가 문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문경은 전국 동호인들의 발길을 모으는 ‘파크골프의 성지’로 부각되고 있다. 8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문경의 파크골프장은 연일 북적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동호인들이 흥덕동 영강변 코스를 가득 메우며 ‘문경 파크골프 열풍’을 실감케 한다. 2023년 대회때 동호인 이목 집중 17개 시도 2500명 참여 ‘대성황’ 명품 코스 소문 ‘꿈의 구장’ 데뷔 영강변 45홀 경기장 공식 인증 숙박·식당 매출↑지역 경제 효자 ◇전국 최고 대회, 문경이 만들다 문경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3년 열린 제2회 문경새재배 전국 파크골프대회였다. 이 대회는 총상금 규모가 크고, 무엇보다 우승자에게 1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면서 전국 동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나치게 큰 상금이라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2500여 명이 몰려드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회를 앞두고 관내 숙박시설 예약이 꽉 차고, 시내 식당가가 활기를 띠는 등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영강을 끼고 자리 잡은 문경파크골프장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문경 동호인들이 직접 관리해온 코스 품질이 호평을 받았다. 잔디 관리와 코스 정비에 쏟은 정성이 외지 동호인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한 번쯤 문경에서 라운딩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다. 이후 전국에 수많은 파크골프장이 생겼지만, 문경새재배 대회는 여전히 ‘꿈의 무대’로 불리고 있다. 대회 시기 문경찻사발축제와 문경새재 탐방 등 관광자원과 결합된 효과도 크다. ◇잘 갖춰진 인프라, 경쟁력의 원천 문경시 흥덕동 영강변에 자리한 문경파크골프장은 45홀 규모의 정규 경기장이다. 2023년 대한파크골프협회의 공인 인증을 받았으며,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27홀 구간에 7억 원을 들여 야간 조명 시설을 설치, 여름철에도 시원한 밤 라운딩이 가능해졌다. LED 투광등 67개와 조명타워 12개가 설치되어 동호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경시는 읍·면 단위까지 파크골프장을 확대하고 있다. 농암면 대정숲(9홀), 동로면 황장산(9홀), 가은읍 청솔공원(9홀), 흥덕동 영강체육공원 내 온누리 파크골프장(9홀) 등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특히 대정숲과 청솔공원은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어 솔향 그윽한 그늘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산양 금천, 당포1리, 반곡, 영순 등에도 새 파크골프장이 조성 중이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파크골프를 즐기려면 멀리 나가야 했지만, 이제 집 근처에서 손쉽게 운동할 수 있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이웃들과의 소통도 많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민 열정과 친절, 인기의 비결 문경시민들의 파크골프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현재 문경 지역 동호인만 1500명을 넘어섰으며, 읍·면마다 동호회가 만들어지거나 신규 회원 모집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정숲, 청솔 파크골프장 개장 시 각각 100명 넘는 회원들이 가입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인구가 적은 동로면에서도 동호인 증가로 골프장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문경은 문경새재와 백두대간을 비롯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약돌돼지·약돌한우·오미자 같은 특산물까지 더해져, 파크골프 대회와 관광을 동시에 즐기기에 최적의 도시로 꼽힌다. 대회 참가자들은 경기를 마친 뒤 관광과 먹거리를 함께 즐기며 큰 만족감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문경시민들의 친절이 도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인상이 오히려 관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문경시는 몇 년 전부터 ‘친절 운동’을 펼쳐왔다. 식당, 교통, 서비스업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동참해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환대를 보여주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의 가장 큰 자산은 친절”이라며 “관광객과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경기의 즐거움뿐 아니라 문경시민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경을 찾은 전국 동호인들은 “문경은 코스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친절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 지역경제·도시 브랜드 상승효과 문경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대회나 단체 방문이 이어지면 숙박업소, 식당, 상가의 매출이 함께 늘어난다. 이와 동시에 도시 이미지도 달라진다. ‘문경은 관광 도시’라는 인식에서 ‘문경은 스포츠와 여가의 도시’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문경은 파크골프라는 생활 스포츠를 매개로 도시의 미래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장년층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경제까지 활성화시키는 ‘세 마리 토끼 전략’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파크골프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문경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스포츠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운동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대회가 열리면 외지인들과 교류할 수 있어 활력이 생긴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경시 관계자도 “파크골프가 이제는 지역 대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읍·면 단위까지 고르게 시설을 확충해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파크골프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쓰정에서 고령자도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고안됐다. 1984년에는 일본파크골프협회가 설립되고, 경기 규칙과 장비 기준을 세워 일본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1999년 대한파크골프협회가 창립됐고, 2000년대 전국 지자체가 잇따라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1천여 개 코스, 동호인 50만 명 이상으로 시니어 대표 생활체육으로 성장했으며, 중국·대만·미국·유럽 등으로 확산, 국제대회와 세계연맹 출범 논의가 활발하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8-26

포항예술고 류병진, 성정 음악콩쿠르 ‘금상’

올해로 34회를 맞은 성정음악콩쿠르에서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홍태기) 3학년 류병진 학생이 금상을 수상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대회에서 류 군의 성과는 개인의 열정과 노력뿐 아니라 경북 지역 예술 교육의 역량을 입증하는 결과로 평가된다. 류병진 학생은 고교 3년간 동상(1학년), 은상(2학년)에 이어 올해 금상을 획득하며 성과를 이뤘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한 결과”라며 기쁨을 전했고, “입시 곡으로 새 도전을 하며 부담과 불안이 컸지만, 저명한 심사위원들의 공정함을 경험한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류 군은 이미 제74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고등부 1위, 제29회 음악춘추 콩쿠르 고등부 1위, 제17회 신한음악상 장려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다. 이번 성정음악콩쿠르 금상으로 다시 한번 뛰어난 기량을 입증했다. 예선에서 토스티의 ‘비밀'을 연주한 류 군은 성량보다 발음, 악센트, 프레이징, 레가토 등 기술적 요소에 집중해 호평받았다. 본선에서는 스트라우스의 ‘헌신’과 벨리니의 ‘아, 영원히’를 선보였는데, 특히 '헌신'의 서정적 선율과 감정선을 차분히 쌓아 전달했으며, 이탈리아어 가사의 악센트를 직접 표시하며 말하듯 연습한 것이 아리아 해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류 군은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계획 중”이라며 “다양한 국제 콩쿠르에도 도전해 경험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예술가로서 항상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류병진 학생의 수상은 개인의 노력과 함께 학교 예술 교육의 성과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예술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포항시립미술관 제100회 미술관 음악회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미술관 로비에서 제100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 MUSIC ‘100번의 기다림’을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2014년 3월 첫 무대 이후 12년간 이어온 성과를 기념하고 시민과 함께한 여정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다. 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 380여 명의 연주자와 40여 개 단체가 참여해 성악·기악은 물론 생황, 반도네온, 엘렉톤 등 이색 악기 무대도 선보였다. 재즈밴드, 판소리 명창, 어린이 연주자까지 참여하며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발전해 왔으며, 2022년 이후 매년 1800여 명 이상이 관람하며 누적 관람객 1만7000여 명을 돌파해 포항시립미술관의 대표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100회 음악회의 주제 ‘100번의 기다림’은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특별히 작곡한 기념곡에서 따온 제목으로, 지난 12년의 역사와 미래 도약을 상징한다. 공연은 기념곡 초연을 비롯해 바로크, 낭만주의, 한국 전통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구성되며, 포항시립합창단 사무장 임희도의 해설로 진행된다. 출연진으로는 첼리스트 김호정(경북대 교수), 플루티스트 이소영(미국 오벌린 음대 객원교수), 스페인 왕립음악원 출신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이소영과 안형수의 협연으로 기념곡 ‘100번의 기다림’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김호정의 바흐 ‘첼로 모음곡 3번 다장조’, 이소영의 플루트 독주 ‘한오백년’, 김호정의 카사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 3악장’, 이소영과 안형수의 줄리아니 ‘플루트와 기타를 위한 대협주적 2중주 Op.85’ 순으로 펼쳐진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정기 음악회를 통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으며, 이는 ‘문화가 있는 날’ 모범 운영 사례로 꼽힌다. 특히 2014년부터 지속된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위한 미술관’ 이미지를 확립했으며, 전국 공공미술관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김갑수 관장은 “100회라는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예술이 시민과 함께한 시간의 증거”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더 많은 감동의 무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與 “대구·경북 등 계엄때 일사불란한 청사 폐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철우 경북도지사,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청사 폐쇄 등 계엄에 동조한다는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25일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세훈의 서울시, 김진태의 강원도, 유정복의 인천시, 홍준표의 대구시, 이철우의 경북도 등 많은 지자체가 계엄이 선포된 날 청사를 폐쇄하고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행정안전부를 통해 전국 지자체에 청사 폐쇄를 명령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오비이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일사불란하다”며 “이 정도면 이들 지자체장 또한 계엄에 동조한 것은 아닌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은 당시 계엄 철회를 주장하거나 유감을 표명하며 계엄과 거리를 뒀다. 홍 전 시장은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 이후 페이스북에 “충정은 이해하나 경솔한 한밤중의 해프닝이었다”며 “꼭 그런 방법밖에 없었는지 유감이다. 잘 수습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철우 지사도 당시 담화문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혼란스러운 상황에 많이 놀라고 불안했을 텐데 계엄이 해제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경북은 국난의 위기마다 앞장서 극복해 온 지역인 만큼 이럴 때일수록 단합해 헌정질서를 지키고 회복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군이 비상계엄 당시 ‘경계 태세 2급’을 발령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북한군이 남침했을 때나 발령되는 ‘경계 태세 2급’이 12·3 계엄과 동시에 발령된 점도 묵과할 수 없다”며 “입을 맞추고 손을 잡지 않았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역모의 징후로, 군사 반역자들이 내란 수반과 한 무리로 내란을 수행하려 한 혐의”라고 주장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8-25

與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에 115명 지원

더불어민주당이 처음으로 도입하는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에 115명이 지원했다. 민주당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 준비단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24일) 1차 후보 등록 서류 접수가 마감됐다”고 밝혔다. 1차 서류접수는 지난 14일부터 진행됐다. 당초 20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으나 일정이 촉박하다는 등의 건의로 24일까지로 기한이 연장됐다. 서류심사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통과자는 오는 30·31일 면접 심사를 거친다. 이후 9월 5·6일 이틀간 배심원단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군을 3~5명으로 압축하고, 9일 토론회와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최종 선발은 9일부터 10일까지 전당원 투표를 거쳐 확정되며 당선자는 9월 11일 발표된다. 민주당은 이번 절차를 통해 최고위원회에 당원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정청래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약속한 ‘당원 주권 정당 실현’ 공약의 하나로 최고위원회에 평당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지원 자격은 공직·당직 출마 경험이 없고, 위원장급 이상 당직이나 차관급 이상 공직을 맡은 경력이 없는 권리당원이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당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에 일반 당원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25

野 “美 일방관세” 與 “尹 세수펑크”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서 ‘공방’

여야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는 관세 협상, 대북 정책 등 외교 현안과 함께 윤석열 정부 시절의 예산 운용을 두고 서로 충돌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2024 회계연도 결산 등을 위한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다. 첫 질의에 나선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대구 중·남구)은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을 상대로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대만 관련 주한미군 역할 확대, 방위비 분담 증액, 농산물 협상 등이 맞느냐”고 질문하면서 “지금 ‘상호관세’라고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산은 FTA에 따라 무관세인데, 우리가 수출할 때는 품목별로 15%를 매긴다. 이게 어떻게 상호관세인가. 사실상 일방관세 아닌가”라고 따졌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관세 합의가 정치적 합의 형태로 돼 있어 후속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안도걸(광주 동·남구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은 부자 감세와 초긴축으로 저성장을 방치한 실패 사례”라며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64조 2000억 원으로 법인세를 처음 넘어섰다. 역대급 세수 펑크가 난 2023년에도 법인세가 더 많았다.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의 윤석열 정부 비판에 대해 국민의힘 김대식(부산 사상)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빚을 내 예산을 늘린다. 대통령은 ‘재정 씨앗론’을 말하지만 사실상 ‘빚잔치 씨앗론’에 불과하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서도 “13조2000억 원 규모인데 경제 성장률 효과가 0.1%에 불과하다. 이게 이 대통령의 ‘쿠폰 주도 성장’의 결과냐”고 꼬집었다. 답변에 나선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0.1% 성장만으로 평가하는 건 너무 시야가 좁다”며 “1·2차 소비쿠폰 이후 본격적인 정책이 시행될 때 성장률 기여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총리는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선 “첫 본예산 규모가 700조 원을 조금 넘을 것”이라며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도 성장의 씨앗을 살려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25

‘찬탄 포용’이냐 ‘반탄 결집’이냐… 오늘 판가름

국민의힘이 오늘(26일) 차기 당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결선에 오른 ‘반탄(탄핵 반대)계’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막바지까지 다른 전략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찬탄(탄핵 찬성)·친한(친한동훈)계’ 포용을 내세우며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반면, 장 후보는 ‘반탄 강성 당심’ 결집을 노리며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김 후보는 2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에 맞서 승리하기 위해 안철수·조경태 의원 등 누구라도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찬탄·반탄으로 흩어진 당내를 통합할 수 있는 포용과 단합의 리더십이 제게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23일에는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고 TV 토론회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내년 선거에 공천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포용 메시지를 던졌다. 한 전 대표 또한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는 글을 올려 사실상 김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장 후보는 강경한 ‘반탄 결집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김 후보가 안·조 의원, 한 전 대표까지 끌어안겠다고 하는 것이 저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윤어게인이나 전한길 씨 등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우파 시민이라면 어떤 분과도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선은 책임당원 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날인 24일 모바일 투표율은 39.75%로 1차 본경선 동시간대(37.51%)보다 2.24%P 높았다. 만약 투표율이 44.39%(1차 본경선 최종)를 넘어설 경우, 김 후보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반대로 낮게 형성되면 조직 충성도가 높은 강성 당원층의 결집으로 장 후보가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두 후보 간 경쟁이 팽팽해 보수 정가 안팎에서는 “끝까지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오전 9시 전당대회 결선을 시작해 오전 10시 17~19분께 최종 당선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25

민주당 주도 ‘2차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

국회가 25일 본회의에서 자산 2조 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사를 대상으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선출 방식을 개정하는 내용의 ‘2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총 투표자수 182명 중 찬성 180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대기업 이사의 선임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강화하는 것이다. 자산 2조 원 이상인 상장사는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 소액주주들도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감사위원 선출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법안처리에 강력히 반발하며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2차 상법 개정안이 기업 자율성을 무력화하고 소수 투기자본이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기업을 압박하는 법안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외국계 자본이 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법안 통과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어버리고 기업을 해외로 내쫓으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드는 경제 내란이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헌법 소원 등 법적 조치 검토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날 상법 개정안이 가결되면서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온 5개 주요 법안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다. 방송법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노란봉투법은 8월 임시국회 시작 후 순차적으로 처리됐다. 이들 법안은 모두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서 법안 상정 후 필리버스터를 거쳐 토론 종결 및 표결 절차를 밟았다. 민주당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특검의 인력과 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3대 특검법 개정안 처리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까지 특검 정국을 이어가려는 의도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9월 정기국회도 여야 간 강경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25

李대통령 “美 쌀·소고기 개방 확대 수용 불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쌀·소고기 개방 확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일본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예정에 없던 깜짝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축산물 추가 개방 여부에 대해“이미 큰 합의로 내용이 정해졌는데 쉽게 뒤집을 수 없다”며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상호 승인했는데 또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저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농축산물 추가 개방 문제는 우리나라 대표 농도(農都)인 경북도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현안이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요구를 하기 마련이고 우리도 대한민국에 유리한 새 의제를 제기하거나 기존 합의를 바꾸려는 노력도 한다”면서도 “(타결한) 합의를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농축산물 개방 문제는 지난달 한미 통상협상 핵심 사안으로,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쌀·소고기 추가 개방이 포함되지 않은 양국 통상협상 합의를 수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한미회담에서 미국 측의 요구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어, 회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시 나올 의제들에 대해 “여러분들도 대충 짐작하시는 것”이라며 “안보, 국방비, 관세협상 문제와 그것들 말고도 여러가지가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는 그 자리에서 갑자기 이야기되는 사안들은 많지 않고 주요 의제는 사전에 실무선에서 협의를 진행한다”며 “그 과정에서 사실상 타결되는 것도 있고 미세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불충분하게 타결되는 것도 있고 정상 간 대화에서 돼야 할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무적 협의는 계속되고 있고, 저희는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탄핵에 반대하는 지도 그룹, 그야말로 내란에 동조한 것 같은 정치인 지도 그룹이 형성되면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 아닌가.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그런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참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공식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뽑은 사람들 역시 국민”이라며 “거기(후보들)에 대해 나중에 법적·정치적 제재가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8-25

힌두의 본고장 찬란한 문화 숨은 보물과 마주하다

우리가 보통 ‘인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힌두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반대로 ‘힌두교’하면 ‘인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도와 힌두교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또 그 힌두교가 인도 사람들의 생활속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왕성한 꽃을 피웠을 그 힌두의 본고장에도 힌두문화의 많은 유산들이 폐허화되어 방치된 곳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지금 찾아가고 있는 곳처럼 과거 대 제국을 이루어 엄청난 규모와 찬란한 문화를 말해주는 곳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1336년 테구르 부족이 세운 ‘비자야나가르’ 제국 남부 최대 제국 ‘부상’ 이슬람국가 방벽역할 맡아 1565년 이슬람연합국에 패배 이후 몰락의 길로… 거친 광야에 남아 있는 탑 ‘고프람’•신전 ‘비탈라’ 사원 ‘비루팍샤’ 등 힌두문화 순례의 발길 이어져 인도 남부의 ‘비자야나가르’. 지금 찾아가고 있는 함피 마을을 중심으로 1336년에 ‘퉁가바드라’ 강변에 ‘테루구(Telugu)’라는 군소 부족의 두 왕자 ‘하리하라’와 ‘부카’라는 힌두교도가 세운 왕국이다. 이때를 ‘상가마 왕조’라고 하는데 건국후 얼마 되지 않아 인도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제국이 되었다. 이것은 곧 북부에 있는 이슬람 국가들의 침략을 막는 방벽 역할을 함으로써 12-13세기에 혼란과 분열을 겪은 힌두교도의 생활과 행정을 재건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게 된 것이다. 비자야나가르인들은 이슬람교도들을 개인적으로 배척하지 않았기 때문에 접촉을 통해 문물을 받아들였고, 이것은 새로운 사상과 풍부한 창조력의 바탕이 되었다. 나라를 통합하는 원동력으로서 산스크리트 사용이 장려되었고, 지방문학이 꽃을 피웠다. 이렇듯 국경 지역을 제외한 후방에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의 평화와 번영을 누려 왔다. 그 전성기 시절은 툴루바 왕조의 ‘크리슈나 데바 라야’의 제위기간으로써 아라비아해에서 뱅골해까지, 데칸고원에서 인도반도의 끝까지를 다스렸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비자야나가르 제국에 대항하는 이슬람 세력들이 연합하기 시작했고, 1565년 그 이슬람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결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 후 쇠퇴해진 국력을 수습하기는 했으나 겨우 명맥만 유지 해 오다가 1614년 내분과 이슬람 슐탄들의 음모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그 화려한 막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오늘날 그 유산들만이 이곳 함피 일대를 비롯하여 남인도 각지에서 애잔한 모습으로 지난날을 얘기해 주고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산크라망’이라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이곳은 온 사방에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어지럽게 뒹굴고 있다. 자연 환경이 남다른 곳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그 사이 사이로 나 있는 길들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몰리고 있었다. 마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바자르(시장)가 있는 곳이다. 그 바자르의 끝이라고도 할 수 있고 처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에 높이가 52m나 되는 거대한 힌두교식 탑이 우선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비자야나가르’ 제국 당시의 영광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수많은 조각으로 뒤엉킨 이러한 탑을 ‘고푸람(Gopuram)’이라고 하는데, 남인도 일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고푸람은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서 그 밑으로 나 있는 문을 통해 사람들이 드나들게 되어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바자르에서 신에게 바칠 예물 즉, 섬유질을 벗겨 낸 야자, 바나나, 꽃 등을 담은 조그마한 바구니를 하나씩 사든 순례자들이 이곳을 통해 ‘비루팍샤(Virupaksha)’사원 안으로 줄을 잇고 있었다. 그들은 신 앞에 이르러 준비해 온 야자를 그 자리에서 내리쳐서 쪼갠다. 그리고 그 야자 물을 자신의 머리에 바르기도 하고, 살짝 입에 적시기도 하다가 신에게 그 야자 물을 모두 붓어내리면서 무언가 축복을 빌었다. 그래서 그 주변은 항상 야자 물로 흥건해 있다. 누구나가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니기 때문에 이 사정을 잘 모르는 이방인이 볼 때는 이것이 대단히 지저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중앙 홀에 모셔져 있는 신전에서는 신도들이 둘러서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등 열광하면서 사제가 신이 내린 불꽃을 받아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제가 불판을 들고나오니 모두들 그 불꽃에 손을 적시듯 하면서 역시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이러한 광경은 남인도 지역의 다른 힌두교 사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원시적으로 비쳐지는 이러한 광경은 마치 ‘인디아나존스’ 영화의 한 장면을 대하고 있는 것 같은 신비감을 준다. 이곳 비자야나가르 유적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퉁가바드라 강변에 있는 ‘비탈라(Vittala )‘ 신전이다. 이곳에는 세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두 개는 신전이고 중앙에 있는 것은 궁전이다.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이들은 그 기둥들에 머리는 용이고 몸은 사자인 기이한 동물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일품이다. 또 신전 마당에는 금방이라도 굴러 갈 듯한 ‘돌마차(Stone Car)’ 라는게 있는데 돌을 다루는 솜씨가 마치 나무를 다루는 듯해 석조 예술의 극치를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를 진정 놀라게 한 것은 중앙에 있는 궁전 건물이었다. 물론 그것은 조각의 섬세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 궁전(Music Palace)’이라고 한다기에 처음에는 ‘이곳에서 악기를 켜면서 춤추고 노래하며 놀았는가 보지?’하고 평범하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평범한 게 아니었다. 먼저 이곳의 구조를 말하자면, 중앙에 홀(Hall)이 있고 그 둘레에 여러 개의 돌기둥들이 있는데 그 각 기둥들에는 또 다시 여러 개의 작은 기둥들이 마치 현악기의 현(絃)처럼 조각되어 있다. 또 각 기둥들마다 인도 전통의 타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사람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은 모두 하나의 돌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자, 여기를 두드려 볼 테니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귀를 대고 들어보세요?” 하면서 그 관리인이 손 때가 묻은 작은 돌기둥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혹시나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아, 놀라웁게도 그 돌기둥에서 어떤 울림이 들렸고 그 소리 또한 꽤 맑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안내인은 계속 다른 기둥들을 돌아가면서 두드렸는데 기둥마다 소리가 달랐고, 손가락의 놀림에 따라 음악이 연주되어 울려 났다.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각 기둥에 조각되어 있는 타악기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실제 그 악기의 소리가 울려 났다. 그러니까 북을 치면 북소리가, 장고를 치면 장고 소리가 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소리가 울려 나는 것이다. “제국 시절에 여러 악사들이 아무런 실제 악기도 없이 이 기둥들을 두드리면서 음악을 연주하고, 중앙 홀에서는 그 음악에 맞춰 무녀들이 춤을 추고 놀았지요. 이곳은 이 일대에 남아 있는 비자야나가르 유적들 중에서 최고의 예술품일 뿐만 아니라 인디아에서 가장 귀중한 유물 중의 하나입니다. 또 유네스코의 세계 보존 문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존상 누구나 함부로 두드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오늘 당신에게는 특별한 써비스를 한 것입니다.” 거친 광야에서 시시각각 다가서는 신전들을 기웃거리면서 순례의 발길은 이어진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발길에 그늘 하나 없어 뜨겁고 팍팍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힌두인들은 순례를 통해 죄악이나 오염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종교적 공덕을 유지하여 내세에서는 하늘에 태어나기를, 더 나아가 윤회에서 해탈하기를 바란다. 수로를 건너고 바나나 밭을 지나니 이번에는 좀 색다른 건축물이 다가섰다. 지도를 보니 ‘하자리 라마 사원(Hajari Rama Temple)‘과 ‘연꽃 궁전(Lotus Mahal)’, 그리고 ‘여왕의 목욕탕(Queen‘s Bath)’ 등이 표시되어 있었다. 모두가 왕궁터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석조 건축물이긴 마찬가지이지만 양식이 힌두와 이슬람의 혼합 양식이었다. 그러니까 이슬람의 침공 이후 그 영향하에서 건축된 것으로 보여진다. 어떠한 문명도 한 번 힌두 속으로 들어오면 그 힌두에 동화되어 버린다고 하는데 이러한 곳들이 그런 사례인 것 같다고나 할까. 이렇듯 몇 발자욱 옮길 때마다 나타나는 것이 신전 아니면 궁전 등이다. 그 신전에 모셔져 있는 신들의 형태도 어떤 곳은 원숭이 모습을 한 ‘하누만’과 부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매우 인기가 높은 꼬끼리 모양의 ‘가네쉬’ 등의 동물 모양의 형상들도 거대한 모습으로 모셔져 있어 ‘에니미즘’을 비롯한 원시종교의 일 면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힌두교임을 깨닫게 한다. 소달구지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와서 함피 마을과 비루팍샤 사원이 잘 내려다보이는 헤마쿠타 언덕 위에 올랐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옅은 안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 황포의 도우티를 두른 한 힌두 사두가 석양빛에 잠겨 있다. 그가 어디에서 와서, 지금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 우리는 살아야 되지 않을까? 당시의 비자야나가르인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인도인들을 이해하려면 힌두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안개 속의 고푸람이 더욱 지난 비자야나가르 제국의 세계로 빨려들게 한다. / 정리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옻칠은 단순한 공예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오랜 교감”

포항시 북구 청하면의 한적한 마을에서 옻칠공예가 조병대(51) 작가가 나무의 숨결을 되살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포항공대 생명공학과 석사 과정 수료자, 영어 강사, 목공예가로 활동했던 그는 이제 옻칠의 깊은 매력에 빠져 전통과 현대를 잇는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나무야 공방’에서 만난 조 작가는 “옻칠은 단순한 공예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오랜 교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목공예에서 옻칠로, 운명 같은 전환 조 작가의 옻칠 예술 여정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2002년 포항공대 석사 과정을 하던 중 영어 강사로 일했던 그는 취미로 목공예를 시작했다. 침대, 책상, 의자 등을 직접 제작 판매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목재의 한계-특히 습기에 약하다는 점-를 깨닫고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친환경 소재이자 신라 시대 유물에서도 그 우수성이 입증된’ 옻칠 가구 제작에 눈을 돌렸다. 2018년 경주에서 활동하고 있던 옻칠공예가 김진우 작가를 찾아가 본격적으로 기술을 배운 그는, 고(故) 김광복 명장의 계보를 잇는 실력자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 옻칠공예 작가는 2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지만, 그는 “숙련도와 인내가 답”이라고 말한다.  △14번의 손길 끝에 탄생하는 옻칠 예술품 조 작가의 옻칠 작품은 백골(옻칠 전 목기) 제작부터 상칠까지 총 7단계를 거친다. 백골 손질은 작품의 기초가 되는 단계로, 나무의 자연스러운 결을 살리며 형태를 조각한다. 목재 종류와 특성에 따라 칼·대패 등으로 표면을 다듬고, 곡선이나 각진 모서리를 정교하게 만든다. 식기·가구 등 용도에 맞게 실용성과 미적 요소를 결합한다. 이어 초칠로 생옻을 발라 보호막을 형성하고, 황토와 생옻을 섞은 눈매 메우기와 사포질로 표면을 정리한다. 특히 양면 처리가 필요한 그릇이나 컵은 앞뒤 각각 7회씩 총 14회의 공정을 거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완성할 수 있다. 그는 “칠장의 온도와 습도 관리가 핵심”이라며 “정제칠에 송정유를 섞어 농도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통의 틀을 깨는 현대적 감각 조 작가의 작품은 ‘옛것의 재현’이 아닌 ‘새로운 해석’에 가깝다. 그는 “짙은 검정색 일색의 전통 칠보다 옅은 톤의 은은한 색감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나무 본연의 무늬가 살아나면서도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그의 디자인 철학이다. 또한 직접 백골을 제작하기에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작품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커피잔 세트, 식기, 벽걸이 장식품 등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아이템을 개발 중이다.   △옻칠의 대중화, 그리고 다음 세대 양성 ‘나무야 공방’ 옆 카페에는 그의 대표작 100여 점이 전시돼 있으며,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방에서는 4명의 수강생이 매주 모여 옻칠 기술을 배우며 꿈을 키우고 있다. 조 작가는 “교육생들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 옻칠 가구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그는 “옻칠 제품은 친환경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현대인의 생활 속에 스며드는 실용적인 예술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없는 도전, 옻칠의 미래를 그리다 조병대 작가는 “옻칠은 과학이자 철학”이라 말한다. 나무의 성질을 이해하고, 옻의 변화를 예측하며,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삶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아직 생옻 정제 기술을 배우는 중이지만, 올해 안으로 모든 공정을 홀로 완성하는 작가가 될 것”이라며 웃는 그의 눈빛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5

치어리더 이다혜와 함께하는 특별한 전북 여행

대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치어리더 이다혜와 함께하는 특별한 전북여행 상품이 출시됐다. 현재 대만에서 활동하는 이다혜는 해외 진출 1호 치어리더로 대만 현지에서 가수로 데뷔, 유튜브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오르는 등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사는 이다혜의 고향인 전북 전주를 함께 여행하는 상품을 기획했고, 대만 내 한국상품 최다 판매 여행사인 ‘콜라투어’를 통해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대만 관광객 150여 명은 이다혜와 함께 전주비빔밥 만들기 체험을 시작으로 한복을 입고 전주한옥마을을 산책하고 보물찾기 미션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을 즐겼다. 또한, 완주 대승한지마을에서 열린 팬미팅 행사에서는 야구 응원 동작 배우기, 한국 전통놀이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이날 전라북도는 이다혜 치어리더를 전북관광명예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K-치어리더 테마 지방여행상품은 2026년에도 계속된다. 지난 7월 이아영 치어리더와 선보였던 ESG 부산여행상품에 이어 이번 이다혜 치어리더와 함께한 전북여행상품에 대한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는 치어리더와 함께하는 미식여행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여행정보 통합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 100만명 돌파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여행 정보 통합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전국의 여행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표 국내여행 플랫폼으로, 1997년 공사 누리집에서 여행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2011년 출시한 모바일 앱은 2018년에 반응형 웹 기반으로 통합하여 현재와 같은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 전국의 여행지, 음식점, 숙박 및 축제‧행사 등의 여행정보 △지역별 인기 여행지‧음식점‧숙소 정보(‘지역’ 메뉴) △연령대 및 취향별 맞춤형 여행지 추천 서비스 ‘AI콕콕’ △원하는 지역‧일정‧테마를 반영한 여행코스 제작 서비스 ‘AI콕콕 플래너’ △계절‧트렌드별 여행지를 추천하는 정기 큐레이션 서비스 ‘가볼래-터’ △인구감소 위기 지역에서 여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등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여행기사와 댓글을 자동 요약해 제공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카카오모빌리티, 티맵과의 협업으로 여행자의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수요가 높은 인기 여행지나 시기별 방문 흐름을 반영한 생생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 1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18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100만 회원 달성 기념 퀴즈 이벤트’를 연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총 100명에게 지역 곳곳의 매력을 담은 선물 랜덤박스, 모바일 기프티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 이벤트 메뉴에서 확인하면 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바다에 깃들다

아침에 눈을 뜨니 바다가 성큼 문 앞에 다가왔습니다. 문학적 표현이라고 하겠지만 실제로 필리핀의 작은 섬인 ‘푸에르토 갈레라’의 니르바나(열반) 리조트에서는 바다가 바로 방문 앞까지 다가옵니다. 푸에르토 갈레라 라는 낯선 지명의 섬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입니다. 필리핀에서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한국인 사장님을 따라 취재를 간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한국인 사장님은 섬에 작은 집을 사서 1년에 두 달 정도 그곳에서 사는 분이었습니다. 술도 좋아하고 성격도 호방한데다 잔정도 많은 분이어서 지역의 필리핀 사람들에게 좋은 일도 많이 했습니다. 필리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옷을 입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국인 사장님은 아름다운 가게나 의류 업체에 지원받아서 수백 벌의 옷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이 작은 섬에서 사장님은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입니다. 어느 날 사장님이 “최 기자님, 이 동네 작은 리조트가 있는데 거기 한번 묵어 보세요. 시설은 별로 안 좋지만 경치가 끝내 줍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같이 있는 것이 불편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리조트에서 하루를 묵어 보니 섣부른 오해였습니다. 사장님 말씀대로 시설은 열악했지만, 리조트에서 보는 달과 별과 태양과 바다는 남달랐습니다. 밤에 비추는 달은 슈퍼문이 무색할 정도로 크고 은은하고 낭만적이었습니다. 밤바다 위로 별들이 쏟아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감미로운 노래에 귀 기울이며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이 면 바다가 가볍게 방문을 두드립니다. 발 하나만 더 떼면 바다로 잠길 것 같은 리조트의 풍광은 대단히 독특했습니다. 무엇보다 니르바나의 일출은 황홀했습니다. 작은 빛이 올라오다 갑자기 노랗고 붉은 공이 봉긋 튀어 올라옵니다. 그러더니 금방 사위를 밝힙니다. 요즘 친구들 말로 감동돋는 풍경입니다. 금빛 햇살에 혼곤하게 젖을 때면 저 멀리서 고깃배가 항구로 들어옵니다. 항구에는 아이들이 몰려들어 고기가 얼마나 잡혔는지 살펴봅니다. 아쉽게도 그렇게 많은 고기를 잡지 못했네요. 새벽부터 고기 잡느라 피곤했을 법도 한데 어부의 얼굴은 환하기 그지없습니다. 뱃전에 모여든 아이들에게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무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의 손마다 들려 있는 작은 바가지나 비닐에 생선을 일일이 나누어 준 어부는 집에 가지고 갈 생선을 들고 기세 좋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리조트 앞에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작은 가게가 있었습니다. 다소 몸집이 있는 필리핀 아주머니는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자기도 한국에 살았던 적이 있다며 간단한 한국 음식도 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아침에 먹을 수 있는 것을 달라고 하니 라면을 끓여 줍니다. 반찬으로는 김치가 올라왔습니다. 필리핀 남부의 이름 모를 작은 섬에서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라면을 발명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섬을 둘러봅니다. 작은 섬이라 차를 타고 돌면 두 시간도 안 되어서 다 돌 수 있습니다. 시골 마을답게 모든 것이 불편해도 행복했습니다. 이방인에게 기분 좋게 웃어 주고 악수를 합니다. 리조트와 이웃한 자동차 수리점에서는 술 한잔하자는 손동작을 보여 주며 놀러 오랍니다. 염치불구하고 저녁 무렵 수리점으로 놀러 갔더니 불랄로(한국의 갈비탕 비슷한 필리핀 전통 음식)에 필리핀 데킬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수수나무로 만들었다는 술은 치명적으로 독하고 달큰합니다. 술 몇 잔에 불랄로 몇 점을 먹으니 금세 술이 오릅니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필리핀의 국민 영웅 파퀴아오의 복싱 경기 중계가 있었습니다. 나도 저 선수를 안다고 하니까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들도 “한국의 손흥민을 안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듭니다. 기분 좋게 복싱도 보고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이고 정 많은 필리핀 친구도 사귀고 돌아오는 길에 니르바나 리조트 아래 바다가 보였습니다. 바다는 점잖게 내일을 준비합니다. 온통 세상을 화려하게 태울 새벽을 준비하며 조용하게 뒤척이고 있습니다. 수많은 바다를 보았지만 니르바나 리조트에서 본 것처럼 생명력이 가득하고 따스한 바다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그 바다에 깃들고 싶습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울릉도 절경 해담길 잇는 출렁다리 완공…최장 94m 내수전~석포 간 옛길연결 10월께 통행가능

울릉도 아름다운 자연을 탐방하는 여행길 해담길(옛 생활길)에 울릉도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준공 앞두고 있어 새로운 관광명소로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에서 북면 석포리 마을까지 과거 조상들이 이용한 옛 생활길이 있다. 이 구간에 길이 94.6m, 폭1.5m, 지상 16m 높이의 출렁다리가 건설됐다. 진입로 정리가 완료되면 오는 10월 초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적인 공법(새들식)이 아닌 당사공법(분리정착식)으로 시공돼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수직 하중 44t으로 80kg 기준 동시에 550명 수용이 가능하다는 게 울릉군의 설명이다. 단일 Sag(새그) 구조방식이 아니라 이중 Sag구조로 중간에 전망대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처짐이 없는 일자형 방식을 택해 출렁거림이 덜하고 안전도를 높여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출렁다리 공사에는 사업비 34억원(도비 17억, 군비 17억원)이 투입됐다. 군은 울릉도에 새로운 이색적인 관광명소를 제공하고 해담길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출렁다리가 건설된 이 구간은 계곡이 연막폭포(한술폭포) 바닷가를 하늘위에서 조망할 있고, 멀리 울릉도 부속도서 중 가장 큰 섬 죽도가 한눈에 들어오며 해담길 구간도 크게 단축된다. 해담길의 밋밋함을 달래고 아찔한 스릴을 느끼며 하늘에서 푸른 울릉도의 깊은 계곡과 에메랄드 빛 바다, 파도가 조약돌에 부딪쳐 부서지는 바닷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인근에는 등산과 일출, 야경을 한 번에 즐기기 좋은 내수전 전망대가 위치해 있고 울릉해담길(3코스 내수전~석포옛길)을 겸하고 있어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주면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 울릉도 내수전~석포리 해담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편안한 코스이며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특히 가을 단풍이 뛰어난 곳이다”고 설명했다. 남 군수는 이어 “아찔함을 느낄 수 있는 출렁다리 조성으로 관광객들이 해담길의 스릴을 즐길 수 있고 내수전 전망대와 연계 새로운 관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2025-08-25

땡감 철

어릴 때, 고향의 여름은 ‘땡감 철’이었다. 익어도 떫은 감을 땡감이라고도 하지만, 그 무렵 고향에서는 여름 감나무에서 덜 자란 채 떨어진 초록 감을 땡감이라고 불렀다. 산골 마을이어선지 사과, 복숭아, 배 같은 과수원은 없었다. 가까운 윗마을에 감나무과수원 하나가 유일했다. 품종도 여느 집들의 감나무와 달리, 납작한 똬리 감이 열리는 나무였다. 6‧25 전쟁 직후, 1953년 한국 국민소득은 67달러였다. 세계 최빈국이던 보릿고개 시절, 산골 고향엔 배고픈 아이들의 간식거리라곤 없었다. 여름날, 우리 동네 아이들은 며칠에 한 번씩 땡감 줍기가 즐거운 놀이였다. 감나무 풀숲을 뒤지는 땡감 보물찾기는 허기를 느낄 겨를도 없는 놀이가 되었다. 땡감은 아이 주먹만 한 것들이었다. 집에 오면 땡감을 씻어 단지에 넣고, 다 잠길 정도의 물을 붓는다. 그 위에 소금을 조금 뿌려 둔다. 며칠 지나, 소금물에 삭아서 달고 아삭한 맛으로 변한 땡감은 우리 동기(同氣)들의 배고픔도 달래주는 즐거운 군것질거리였다. 떫은 땡감과 소금물의 조화가 신기했지만, 어른들이 도제(徒弟)처럼 가르쳐준 방법이기에 묻지 않았다. 처음 땡감을 주웠을 때, 그 맛을 보고 싶었다. 떫으니 그냥 먹지 말라던 엄마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호기심이 앞서 땡감 하나를 잡아 옷에 슥슥 닦은 다음, 한 입 베어 물었다. 땡감 물이 혀에 닫는 순간, 저절로 ‘액’하고 내뱉고 말았다. 떫은맛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그 첫 느낌은 수십 년이 지난 아직도 그대로 남았다. 지금, 그 보릿고개 시절을 되돌아보면 ‘땡감 삭혀 먹기는 가난과 배고픔 달래기’였다. 몇 해 전부터 여름이면, 성당 가는 보도에 똬리 땡감이 한두 개씩 보였다. 높다란 담장 위로 뻗은 감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다. 작년까지는 어린 날 추억을 되살리는 땡감이 그저 반가웠다. 한데, 올여름 보도의 땡감을 처음 만났을 때, 혓바닥에 남았던 옛 떫은맛 기억이 와락 되살아나며 새 ‘땡감 철’을 마주했다. 웬일일까. 이어, 현 우리나라 상황이 꼭 땡감 한 입 베문 것처럼 떫다는 마음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이번 6‧3대선의 상식이나 통계 법칙상 출현 불가한 1, 2번 후보 당일 및 사전투표 득표율 숫자들(1번 이재명; 당일 37.96%, 사전 63.72%, 2번 김문수; 당일 53.00%, 사전 26.44%)···. 지난 4‧15총선 때, 선관위가 ‘시스템 장비 요구사항의 주전산기 성능보강’에서 ‘컴파일러(C/C++)제공’을 명기했다는 보도 같은 사실들이 땡감처럼 떫은 것이다. 어릴 땐 떫은 땡감을 바로 내뱉었지만, 떫은 나라는 어찌해야만 할까. 행여, 배고파 여름 땡감을 삭혀 먹던 때로 돌아갈까 불안하다. 뾰족한 수도 안 보인다. 옛사람들은, ‘나물 먹고/물 마시고/팔베개 베고 누웠으니/대장부 살림살이/이만하면 족하다.’고 하며 공자의 안빈낙도를 즐겼다지만, 지금 한국인인 내겐 그런 마음 여유조차 없다. 진초록 떫은 땡감도, 가을이 깊으면 발갛게 익어 다디단 홍시가 된다. 그렇듯, 우리나라와 국민도 홍시처럼 가을까지 참고, 배우며, 바꿔나가서 모두가 자유롭고, 즐겁고, 행복한 국가사회를 제대로 이루어내기를 바라는 마음 깊다. /강길수 수필가

2025-08-25

뽕짝에 관한 단상

예술을 정의할 때 가장 자주 거론되는 가치 중 하나는 ‘독창성’이다. 어떤 작곡가가 표절 없이 작곡하였더라도, 같은 멜로디가 수백 년 전에 이미 존재 하였던 것이라면 이 음악의 예술적 가치는 부정된다. 위대한 예술가를 말할 때, 우리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식과 감각을 창조한 사람들을 떠 올린다. 베토벤이 교향곡의 문법을 바꾸었고, 피카소가 회화의 시선을 해체한 것처럼, 예술은 낯익은 질서를 흔들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히는 힘에서 그 가치를 얻는다. 이것이 예술의 독창성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트롯트는 다소 난처한 위치에 놓인다. 일정한 2박자 리듬, 단순한 코드 진행, 반복되는 멜로디와 주제로 일관한다. 형식적 실험이나 조성의 파괴 대신 익숙함 속에서 감정을 끌어낸다. 그래서 흔히 ‘음악성은 부족하다’거나 ‘저급한 대중 오락‘이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가 따른다. 그러나 예술의 본질을 오직 형식적 독창성에서만 찾을 수 있을까? 독창성을 떠난 예술은, 고통을 미화하는 ’위대한 거짓말‘이자, 인간의 삶을 다시 ’예‘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신비한 마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트롯트는 단순한 구조 속에서도 애절한 정서와 사랑을 노래하며, 삶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제공한다. 반복의 진부함보다는 집단적 카타르시스가 우위를 점하는 곳이 뽕짝의 필드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예술을 ’인간이 세계와 화해하고, 삶을 긍정하기 위한 근원적 장치‘로 보았다. 니체에게 예술이란, 진리에 대한 인식 행위보다 더 깊은 차원의 힘이며, 삶을 견딜 수 있게 하는 묘약이다. 진리가 삶의 무의미와 고통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예술은 고통을 형상화하고 미화한다. 우리의 삶에게, ’그래 좋아‘라고 말하게 만드는 것이다. 트롯트는 묻는다.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가 어디냐?‘ 라고. 이 질문을 던진 트롯트가 현대 미학을 인도의 향불(정의송 노래)처럼 흔들리게 만든다. 미셀 옹프레는 ’예술의 이유‘에서 ’고상한 미적 영역이라는 관념의 신전‘에서 예술을 끌어내려, 예술이 초월적 그 무엇이 아닌, 감각적 그 무엇임을 선언한다. 예술을 민중적, 감각적, 쾌락적 힘에서 찾고, 고통을 노래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면 그것이 예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맛난 음식을 한입 머금고 ’오! 예술이다!‘라고 감탄할 때, 예술은 그저 맛난 것일 뿐이다. 예술의 독창성을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예술이 삶에 봉사하는 그 무엇으로 볼 때, 우리는 예술의 대중성을 또 다른 가치 창조의 반열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이 음양으로 짜여있듯, 예술도 순수와 대중이 함께 한다. 거실에서는 조용히 클래식을, 차 안에서는 뽕짝을 감상하자. 이왕이면 한 곡 뽑아도 좋고. 이 맛에 사는 것이 아닐까. 예술의 진정한 이유가 삶을 긍정하고 인간의 감각을 해방하는데 있다면, 트롯트는 그 자체로서 충분히 예술이리라. 오늘 퇴근길 차 안에서는 뽕짝 한 곡을. 쿵짝 쿵짝~~ /공봉학 변호사

2025-08-25

법사와 도사가 날뛴 정권의 말로

누가 뭐래도 21세기는 합리와 이성의 시대다. 이를 부정하는 건 그 사람의 정신이 전근대를 살고 있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과학의 발달로 머지않아 인간이 우주를 여행하게 되고, 최첨단 AI가 일상화돼 생활 속으로 들어온 오늘. 합리·이성과는 무관한 무속인에게 길흉화복을 묻는다는 건 우매한 행위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아내 김건희 씨는 유독 역술인, 법사, 풍수전문가 등과 가까이 지냈다. 윤석열 씨 파면 이후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상식이 됐다. 대통령 업무 공간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고, 대통령 부부의 순방 때 어떤 행사장을 가거나 가지 않는 걸 결정하고, 특정 종교가 김건희 씨에게 전달하려 했던 값비싼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중간에게 브로커 역할하며 건네고…. 이 모든 기이한 행위와 범죄 혐의에 무속인의 이름이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천공, 건진법사, 풍수전문가 백재권 등이다. 이쯤 되니 대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누구와 논의해 국사(國事)를 결정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진나라의 첫 번째 황제 조정(趙政)은 분서갱유(焚書坑儒)로 유명하다. ‘책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하도록 명령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역사학자들 사이에선 전혀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던 진시황이 땅에 파묻은 건 유학자가 아닌 혹세무민을 일삼으며 나라와 백성을 농락한 사이비 무속인들이라는 것. 2200년 전 중국 왕도 믿지 않던 무속인들의 허무맹랑한 말을 금과옥조로 섬겼고, 그들이 어깨에 힘을 주고 이곳저곳에서 날뛰게 방치했다는 의심만으로도 국민들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