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경 산양제3농공단지 조성 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문경시는 지난 11일 산양면 반곡1리 마을회관에서 반곡리 주민과 토지소유자, 용역사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경 산양제3농공단지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산양제3농공단지 조성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업 추진 일정과 계획(안),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현장에서 직접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양제3농공단지 조성 사업은 산양면 반곡리·진정리 일원 12만1573㎡(약 3만6천 평) 부지에 총사업비 491억 원을 투입해 신규 농공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문경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미래 산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존 산양농공단지 및 산양제2농공단지와 연접한 산업 집적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사업 추진에 따른 생활환경 변화와 재산권 문제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다양한 질문과 우려가 이어졌다. 한 주민은 “최근 조성한 평장 묘소의 경우 이장 대상에 포함되는지, 처리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를 질의하며 구체적인 안내를 요청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산양농공단지 1차, 2차 조성 과정에서 이미 두 차례 조상 묘소를 이장했는데, 이번 3차 사업으로 또다시 이장하게 생겼다”며 조상 묘 이장에 얽힌 기묘한 사연과 함께 심리적·정서적 부담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농공단지 조성에 따른 토지 가치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 주민은 “농공단지가 들어서면 인근 토지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재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 대책이 있는지”를 물었다. 또 다른 주민은 “북쪽 유역의 물길을 남쪽으로 돌리게 되면 남쪽 지역에 침수나 농경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수리·배수 대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요청했다. 문경시는 이날 제기된 주민 의견과 질의 사항을 향후 사업 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를 통해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앞으로 2026년 경상북도 산업단지계획심의를 거쳐 산업단지계획 승인까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동현 문경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신규 농공단지 조성을 통해 우수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12-14

평균연령 76세 ‘지역 어머니 예술가’ 탄생

문경작은미술관 ‘틔움’이 올 한 해 동안 평균연령 76세의 지역 어머니 11명을 예술가로 배출했다. 고령층 주민을 문화의 수혜자에서 ‘문화 생산자’로 성장시킨 새로운 주민 창작자 모델을 실현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취미·여가 중심의 미술교육을 넘어 어머니들의 삶과 기억, 마을과 세대, 정서를 예술 언어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여자들은 약 8개월간의 집중 예술교육 과정을 거쳐 각자의 개인 작품을 완성했다. 지난 7월 12일부터 8월 3일까지 문경작은미술관 틔움에서 열린 전시 ‘할머니의 사계’를 통해 공식적으로 작가로 데뷔했다. 전시는 미술관 관람객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고령층 예술 창작의 가능성과 의미를 다시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전시가 끝난 뒤에도 활동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어머니들은 미술관을 벗어나 문경읍 공동 벽화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공공미술의 주체로 나섰다. 지난 7월 25일 대구KBS ‘라이브오늘 마카다뉴스’, 12월 4일 안동MBC ‘일상수집’ 등에 출연해 지역 예술가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했다. 이는 지역 고령층이 문화 프로그램의 참여자에 머물지 않고, 창작의 주체이자 지역 문화의 발신자로 자리매김한 사례이다. 예술교육이 실질적인 자기성취와 사회참여로 확장된 전국적 선례로 평가된다. 틔움은 개관 이후 청년작가 전시, 주민참여형 창작교육, 지역 기반 기획자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문경의 생활예술 생태 기반을 꾸준히 구축해 왔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지역 어머니 세대가 예술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나이와 환경의 한계를 넘어 ‘작가’로 서는 전환점이 된 해로 기록된다. 틔움 관계자는 “예술은 관람객 숫자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평균 70대 후반의 지역 어머니들이 예술가로 선 이번 경험은 문경 지역 공동체 문화에서 매우 귀중한 전환이었다”고 밝혔다. 틔움은 2026년부터 지역 지원체계 전환과 공모사업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마을–미술관 교육 생태계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12-14

폐교 문경 희양분교, ‘자연학교’로 부활한다

문경의 폐교가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교육과 마을의 숨결로 다시 살아난다. 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유진선)은 10일, 사회적협동조합 로컬과문화연구소(이사장 윤효근)와 ‘특색 오미마을학교(희양자연학교)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문경 교육혁신의 큰 물꼬를 텄다. 이번 협약은 방치된 희양분교를 자연·생태 기반 체험교육의 핵심 거점으로 재생시키는 사업으로, 폐교 활용의 새로운 지역 모델이 될 전망이다. 백두대간을 품은 문경의 천혜 환경을 교육 자원으로 활용해 야영·캠핑·환경교육·생태탐사 등 도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학교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 희양자연학교는 단순한 체험장이 아니라 학생·가족·지역주민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마을교육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주민이 직접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고, 교육 과정 전반에 지역 자원이 투입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 △마을경제 순환 △주민 역량 강화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문경교육지원청은 교육발전특구 예산으로 사업을 지원하며, 매년 연차평가를 통해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성과 기반 운영 체계’를 도입했다. 기자재·예산 집행 관리 등 투명한 시스템 구축도 병행해 안정적 운영을 꾀한다. 특색 오미마을학교 운영은 로컬과문화연구소가 위탁 담당하며 매년 운영 계획과 실적 평가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윤효근 이사장은 “문경의 자연과 사람을 잇는 교육공동체 모델을 만들겠다”며 “지역의 자연 감수성을 교육 속에 녹여내는 프로그램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선 교육장은 “폐교인 희양분교가 지역 미래교육의 중심지로 되살아나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학생과 가족, 주민이 함께 배우는 자연 기반 교육 생태계를 적극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경교육지원청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폐교 활용의 가능성을 문경 전역으로 확대하고, 문경 미래교육지구·교육발전특구 사업과 결합해 지속 가능한 마을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폐교 재생, 자연학교 모델, 지역주민 참여형 교육체계가 결합되며 문경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12-14

레슬링 전국 1위 12살 여학생, 대통령에게 ‘해군UDU 입대 요청 편지’ 화제

“여성도 해군 특수부대 멋진 군인이 되고 싶어요.” 경북 칠곡군 약동초 6학년 임하경 양(12)이 남자와 함께하는 혼성 레슬링에서 전국 1위에 오른 성과를 거두고, 해군 특수정보부대(UDU) 입대를 원한다는 손편지를 대통령에게 전달해 화제를 모았다. 임하경 양은 지난해 3월 레슬링에 입문한 후 불과 1년 만에 초등부 남녀 통합 60㎏급 자유형에서 전국 1위에 올랐다. 그녀는 태클 한 동작을 반복하며 남학생들을 잇달아 제압, 장흥 전국대회, KBS배, 문체부 장관기 등 3개 전국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편지 사건은 13일, 임 양이 칠곡군청 기획실을 찾아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쓴 편지를 담당자에게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편지에는 그녀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었다. “대통령님, 저는 레슬링을 하는 소녀 임하경입니다. 여자도 아빠가 나오신 UDU 특수부대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제가 열심히 해서 올림픽 금메달도 따겠습니다.” 임 양은 아버지 임종구 씨(50)의 영향을 받아 UDU 입대를 꿈꾸게 되었다. 임 씨는 해군 특수정보부대 출신으로, 딸에게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다”며 강한 국가관을 심어주었다. 임 양은 이를 바탕으로 “나도 아빠처럼 강해지고 싶다”며 UDU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UDU가 여군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직접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기로 결심했다. 레슬링 초기에 남학생들과의 훈련에서 매번 넘어지며 “그만두겠다”고 울었던 임 양은, 태클을 수백 번 반복하며 기본기를 다졌고, 결국 3연패라는 대기록을 쌓았다. 그녀는 이제 올림픽 금메달과 UDU 입대, 그리고 셀럽이 되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강한 의지와 성취를 보여준 임 양은 지역의 자랑”이라며 “꿈을 향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5-12-14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전국·경북 종합 평가 우수 기관상 석권

문경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미자)가 전국과 도 단위 농촌진흥사업 종합 평가에서 잇따라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지역 농업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문경농기센터는 지난 11일 경북농업기술원이 주관한 ‘농촌진흥사업 종합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같은 날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교육훈련사업 종합평가회’에서도 농업인 교육훈련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농촌진흥청장 표창을 받았다.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교육훈련사업 평가는 전국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대상으로 농업인 교육 체계, 실용 중심 교육 운영, 현장 적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정한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는 농업 현장 수요에 맞춘 실습·참여형 교육과 단계별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교육훈련 분야 우수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 실시한 농촌진흥사업 종합 평가는 신기술 보급 성과, 농촌자원 활용, 지역농업 발전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도내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종합 심사한 결과다. 문경시는 2025 APEC KOREA 개최를 기념한 경북 문자사과 생산 사업, 문경 감홍사과 브랜드 명품화, 문경 오미자 유럽시장 수출 및 현지 런칭 행사 추진 등 지역 특화 농업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강화와 수출 기반 개척 성과를 인정받아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미자 소장은 “이번 수상은 문경 농업인의 열정과 현장에서 함께 뛰어온 농업인, 지도사, 관계자 모두가 힘을 모아 이룬 결과”라며 “앞으로도 실용 중심의 농업기술 보급과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와 농촌지도사업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경시 농업기술센터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지역 특화 작목 육성과 농업인 역량 강화, 농산물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12-14

안동시, 경북 과수산업 육성시책 평가 ‘대상’ 수상

안동시는 14일 ‘2025년 경북도 과수산업 육성시책 평가’에서 전년도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경북도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과수 생산 분야 국·도비 예산 확보 노력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 과수산업 육성 추진 실적 등 5개 분야 10개 항목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안동시는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을 중심으로 현장 수요를 반영한 과수산업 지원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특히 지난 3월 발생한 산불 이후 과수농가 피해 복구와 영농 재개를 지원하기 위한 관련 사업을 신속히 추진한 점이 이번 평가에 반영됐다. 또 기후변화와 소비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역 여건에 맞는 품종 발굴과 대체 과수 육성, 스마트농업 기술 도입, 영농 지원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과수산업의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해 온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동시는 앞으로도 과수 주산지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장 중심 정책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과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를 갖추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권용직 안동시 농업정책과장은 “이번 수상은 과수 주산지로서 과수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이자, 관계 기관과 농업인들의 협력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관련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경쟁력 있는 과수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2-14

안동 급식 안전 성과 한자리에… 취약계층 식탁 관리 체계 점검

안동지역 어린이와 어르신, 장애인 급식 안전을 책임지는 급식 관리 체계가 한 해 성과를 점검하며 현장 종사자들의 노력을 공식적으로 조명했다. 안동시 어린이·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는 14일 ‘2025년도 급식관리 우수기관 시상식’을 열고 어린이집과 사회복지 급식소의 위생·영양 관리에 기여한 기관과 종사자에게 표창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상에서는 급식 품질 관리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현장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매화상 △키다리상 △안이·동이상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23개 기관이 선정됐다. 또 조리원 10명에게는 K-급식상, 어린이집 교사 3명에게는 올해의 교사상,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2명에게는 보듬상이 각각 수여됐다. 센터는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등 136개 어린이 급식소와 49개 사회복지 급식소를 대상으로 위생·영양 관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급식소 종사자 대상 위생 교육과 함께 어린이·어르신·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영양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지역 급식 안전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미경 센터장은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급식소의 안전과 영양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며 “급식소 관계자와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2-14

에코프로 ‘젊은 과학자상’에 박준우·김대우 교수

에코프로가 에너지·환경 분야 차세대 연구자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한 ‘에코프로 젊은 과학자상(EYSA·Ecopro Young Scientist Awards)’ 수상자로 박준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와 김대우 연세대 교수를 선정했다. 14일 에코프로는 지난 11일 충북 청주 본사에서 제3회 에코프로 젊은 과학자상 시상식을 열고 에너지 분야 수상자로 박준우 UST 전기기능소재공학 교수, 환경 분야 수상자로 김대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를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20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에코프로 젊은 과학자상은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의 제안으로 2023년 제정된 상으로,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젊은 교수들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총 26명의 과학자가 지원했으며, 논문 실적과 학술상, 특허 등록 및 기술이전 성과 등을 종합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에너지 분야 수상자인 박준우 교수는 전고체전지와 리튬-황 전지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보유한 연구자로 평가받는다. 자가 액화 코팅법을 활용한 전고체전지 계면 안정화 기술과 경량 고성능 리튬-황 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 분야 수상자인 김대우 교수는 그래핀 소재 기반 분리막과 나노소재 분야에서 혁신적 개념을 제시하며 학문적 성과와 산업적 파급효과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기술이전과 창업을 통해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병행한 점도 수상 배경으로 꼽혔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제10회 에코프로 혁신경진대회도 열렸다. 이동채 창업주와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혁신경진대회는 기존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인공지능(AI) 분야까지 확대해, 에코프로의 AI 기반 경영 전환 의지를 강조했다. 혁신경진대회는 R&D 혁신과 AI 혁신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R&D 부문에서는 차세대 소재 개발 등 7개 과제가 발표됐으며, AI 혁신 부문에서는 AI를 활용한 연구개발 효율화 방안과 업무 혁신 전략을 놓고 토론이 이어졌다.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창업주는 수상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학계가 힘을 모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며 “에코프로는 내부 개발뿐 아니라 더 뛰어난 기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외부에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임직원의 혁신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운영해온 혁신경진대회가 올해 AI 부문으로 확대되면서 제조, 연구개발, 경영지원 전반에 AI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

2025-12-14

대구 영유아학교 시범기관, 학부모 만족도 ‘전국 상회’

대구시교육청이 운영 중인 ‘영유아학교 시범기관’이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은 14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달 6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전국 시범기관 145개 기관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대구 지역 평균 점수가 5점 만점에 4.70점으로 전국 평균 4.64점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시범기관 운영에 따른 학부모 만족도와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돌봄 시간, 교육과정, 부모교육 등 10개 항목을 중심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구는 모든 항목에서 전국 평균 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아침·저녁·방학 중 돌봄 운영 시간과 담임교사의 전문성, 질 높은 수업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기관 여건에 맞춘 인력 추가 배치로 돌봄 안정성을 높이고, 담임교사의 연구 시간 확보와 교육·보육과정 컨설팅 및 연수 기회를 확대해 온 점을 꼽았다. ‘영유아학교 시범기관’은 유보통합이 지향하는 질 높은 교육과 보육의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제도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유치원 21곳과 어린이집 22곳 등 총 43곳을 시범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강은희 교육감은 “앞으로도 대구형 영유아학교 운영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아이들을 위한 질 높은 교육·보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14

가르친다는 것

이번 학기에 ‘문학과 영화, 그리고 나’ 교양 수업을 진행하고 나서 느끼는 소회(所懷)가 이 글을 쓰도록 인도한다. 학생들에게 고전 문학 작품들을 읽히고, 고전에 기초한 영화를 감상하게 함으로써 문학과 영화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게 강의 요지다. 그러하되 강의의 방점은 영화가 아니라, 문학에 찍혀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나는 이른바 ‘최대강령주의자’에 속한다. 무엇을 하든 열렬하고 집요하게 대상을 파고드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강의 준비도 치밀하고 폭넓게 하고, 강의 시간도 최대한 준수하려 애쓴다. 당연히 휴강은 없다. 시인 동주는 “한 시간의 휴강은 실로 살로 가는 것”이라고 했지만, 4차 산업혁명이 한창인 시점에 그런 자세는 너무 한가하다는 생각이다. 학생들과 15주 강의를 함께 만들어가면서 느낀 뼈아픈 사실은 그들 내면에 지나치게 깊이 새겨진 사회적 수동성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이번 학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동성의 깊이와 폭이 심화-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타자를 위한 배려가 실종되고, 각자의 좁은 공간에 자발적으로 유폐된 청춘들을 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언젠가 여기는 강의실이 아니라, 공원묘지나 무덤 속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졸거나 자거나 휴대전화 건드리면서 75분을 간신히 버티는 학생들의 무표정하고 생기 없는 얼굴과 눈빛을 보노라면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세대차(世代差)와 ‘엄근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지만, 학과장 말에 따르면, 많은 강의실 풍경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공자는 지식인의 기본자세를 ‘묵이지지(黙而識知)’ ‘학이불염(學而不厭)’ ‘회인불권(誨人不倦)’ 셋으로 정리한다. 이 가운데 나는 회인불권, 그러니까 사람을 가르침에 지겨워해서는 안 된다는 항목을 가장 요긴한 것으로 생각한다. 회(誨)를 파자(破子)하면, 매번 말한다는 뜻이다. 무엇인가 부정적인 상황이나 언행을 보면 그것을 말로써 계도(啓導)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그렇게 끈질기고도 정성스럽게 가르치는 행위가 아무 보답도 없이 시간과 더불어 스러질 경우, 완전히 속수무책이라는 데 있다. 그때 적용할 수 있는 영어 속담이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그 말에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을 먹을지 말지 판단하고 결정하는 최종적인 주재자는 교수나 부모가 아니라, 학생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말이 목구멍에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꾹 눌러 참고 노자의 ‘행불언지교(行不言之敎)’를 떠올린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이다. 이것이야말로 참교육을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도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언행일치 교육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학부모는 가능하지만, 교사나 교수에게는 그런 가능성이 거의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독한 사회적 수동성으로 무장한 대학생들을 보면서 한국 교육이 재편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행-재정적인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교육하는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가 따르지 않으면, 인재 양성은 기대난망(期待難望)일 밖에 없을 것이다. 창밖 겨울비 촉촉하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5-12-14

시민불복종, 명령불복종

지난 12일, 비상계엄 가담 공직자를 조사 중인 국방부 헌법존중 정부혁신 티에프(TF)는 박정훈 대령을 중심으로 조사분석실을 신설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박정훈 대령은 2023년 채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후 결과 임성근 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던 중 보류 지시를 받았지만, 수사 결과를 경상북도경찰청에 이첩한 일로 항명죄로 기소되었다가 올 1월에 무죄 판결을 받은 군인이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한 이유는 이첩 중단 명령이 부당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2월 민형배 등 10명의 국회의원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몇 가지 내용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군인이 정당한 명령에만 복종하고, 위법 또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군형법」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않은 군인을 항명죄로 처벌한다. 물론 군인은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에 관하여 명령은 하달할 수 없다. 이것은 정당하지 않은 명령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이기는 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이라는 책에서 보다시피 시민불복종은 기본권과 헌법 정신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부당한 법이나 제도를 거부하는 행동이다. 명령불복종은 시민불복종과 공통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지배 권력의 부당함에 대한 저항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명령불복종은 군대에서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전시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상명하달이 중요하기 때문에 엄한 벌을 받는다. 1995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 ‘크림슨 타이드’는 위기 상황에서 명령불복종을 다룬 영화로 유명하다. 러시아의 핵공격 압박 상황에서 1차 통신에 선제 핵미사일 발사 명령이 왔다가 2차 통신이 오던 중 중단되어 발사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 되었다. 함장 램지는 1차 통신을 근거로 발사를 명령하지만, 2인자인 부장 론터는 분명하지 않다며 명령을 거부하고 함장을 감금하기까지 한다. 다시 도착한 3차 통신은 발사하지 말라는 것이어서 영화는 헌터의 편을 들어준다. 하지만 램지는 월권으로, 헌터는 항명으로 모두 해군 청문회에 소집된다. 결론은 모두 국가를 위한 충정이었다고 보고 램지 함장은 징계 없이 전역하고 헌터 부장은 승진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핵발사의 후폭풍이 너무나 크기에 신중함도 필요하지만, 헌터의 명령불복종은 위험했다. 선제적 핵발사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와 정당과 부당이 확실한 박정훈 대령의 사례는 크게 다르다. 그럼에도 헌터의 승진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명령불복종의 명분이 정당하다면 용인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박정훈이 비상계엄 가담 공직자를 조사하는 중심인물로 복직된 것은 다행이다. 이번 기회에 법률이 일부 개정되어 기본권이 존중받는 군대가 되기를 바란다.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2025-12-14

갈등보다는 통합의 정책을

정부와 민노총의 새벽 배송 금지 법안 추진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하루라도 빨리 입법을 추진하려는 민노총 택배노조와 참여연대가 ‘과로사 없는 택배 만들기 시민 대행진’을 열었다. ‘속도보다 생명이다’, ‘늦어도 괜찮아 과로 없는 안전한 배송’ 구호를 외치며, 새벽 배송 최소화를 요구했다. 택배노조에 대하여 쿠팡노조는 “새벽 배송은 국민 삶에 필요불가결한 서비스이며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택배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처사”라고 말했다. 새벽 배송을 금지하면 배송을 맡은 기사들과 관련 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일자리를 잃는다. 2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와 15조 원 규모의 시장을 송두리째 잃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새벽 배송 금지는 늘어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 필요한 생필품 구매 수단을 무너뜨림으로 새로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산지에서 생산한 농산물 이동망의 붕괴로 농산물은 경매시장으로 몰려 가격의 하락과 생산 농가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새벽 배송은 이미 큰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에서 입법으로 규제하려면 국민 생활과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한 다음에 시행해야 한다. 새벽 배송이 택배 기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시간대별로 분석하고, 택배 산업과 농산물 재배와 유통업자와 농산물 시설 관련 산업 등을 폭넓게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택배 기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새벽에 일하는 것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법으로 금지한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음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택배기사들이 새벽 배송을 선호하는 이유는 43%를 차지하는 ‘주간보다 교통체증이 적고 엘리베이터 이용이 편리하다’, 29%의 ‘수입이 높다’, 22%의 ‘주간에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6%를 차지하는 ‘주간 일자리가 부족하다’로 조사되었다. 결과를 보면 국민 생활패턴의 변화와 사회 여건이 새벽 택배를 하게 만드는 측면이 강하다. 섣부른 정책 시행으로 그렇지 않아도 활기 잃은 경기를 침체의 국면으로 정부가 나서서 몰아야만 하는지. 새벽 택배 관련 산업을 없앰으로써 얻는 득보다는 실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다수의 조사에서 새벽 배송을 유지해야 한다는 국민의 의사를 정부는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실업자를 양산하여 사회를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대다수의 노동자가 반대하고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굳이 할 이유가 있을까. 현실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택배기사의 건강을 정부가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철저한 조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쓸데없는 일로 국론을 분열하고 사람들을 가르는 일을 정부는 하지 말아야 한다. 갈등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 국민의 삶과 무관한 정치권의 지루한 샅바싸움에 국민은 지친다. 국민이 필요하고 행복한 정책을 정치권은 고민해야 한다. 국민을 바라보는, 국민의 삶을 살피는 그런 정책을 국민은 원한다. 갈등보다는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정치권과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규인 수필가

2025-12-14

[시민기자 단상]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최근 한국 정치에서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간의 갈등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회는 사법개혁을 명분으로 법원 조직 개편이나 검찰 권한 조정에 나서고, 행정부는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사법부 판결이나 재판 운영에 의견을 표출하는 일이 늘었다. 반대로 사법부는 국회 입법의 위헌성을 판단하고, 행정부의 결정에 제동을 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삼권분립의 원래 의미와 사법부 독립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삼권분립은 국가 권력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어 서로 견제하게 함으로써 권력 집중을 막고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려는 제도이다. 한 기관의 권한이 다른 기관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세 권력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삼권분립의 본래 목적이다. 사법부가 정치권력이나 여론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법관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사법부의 독립이다. 이 원칙이 무너지면 시민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잃고, 권력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끌어낼 수 있다. 한국처럼 정치적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기 쉬운 환경에서는 사법부 독립이 매우 중요하다. 사법부 독립은 ‘모든 영향으로부터의 완전한 고립’이 아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사법부는 헌정 질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지만 동시에 민주적 통제의 대상이기도 하다. 일부 법관 임명 절차에 국회와 행정부가 참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 참여가 헌법이 정한 절차적 한계를 넘어 정치적 압박이나 재판 간섭으로 변질이 되면 위험하다. 사법부 독립의 진정한 의미는 사법부가 정치의 하위 기관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 그리고 정치권은 사법적 판단을 존중하되 사법부가 본질을 벗어난 영역으로 넘어갈 때는 헌법적 논의로 제어한다는 균형에 있다.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세 기관 모두 헌법이 정한 권한의 경계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입법부는 때때로 다수결을 명분으로 사법부 판단을 견제하려 하고, 행정부는 대통령 권한을 이유로 사법부 판결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반면 사법부는 정치적 사안에 판결을 내릴 때마다 ‘정치 사법화’ 논쟁에 휘말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 기관을 향해 ‘월권’과 ‘독재’를 주장하며 비난을 쏟아내는 정쟁이 아니다. 사법부가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의 한계를 자각해야 한다. 입법부와 행정부 또한 사법부를 향한 비판이 헌법적 논의를 벗어나 정치적 목적에 기울어지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 삼권분립의 궁극적 목적은 어느 기관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국가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5-12-14

동해안 ‘동제(洞祭)’ 사라지기 전에··· 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해야

경북 동해안의 전통 마을 동제(洞祭)·제당(祭堂) 문화를 현대적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전략적 논의가 15일 포항 포은흥해도서관에서 펼쳐진다. 포항지역학연구회(대표 이재원)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가 공동 주최하는 ‘경북의 해양 문화(마을 제당) 관광 콘텐츠를 위한 포럼’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포항·울진·영덕 등 경북 연안 202개 마을의 동제·제당 문화를 해양관광과 결합해 지역 성장동력으로 삼는 방안이 모색된다. 행사에는 문화유산 전문가와 민속학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 스토리텔링형 탐방로 조성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 의례를 보존하면서 지역 공동체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지속 가능 모델에 초점이 맞춰져,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잡는 혁신적 접근법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포럼은 국가무형유산인 동해안별신굿 공연을 시작으로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과 김도현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의 기조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두 발표자는 경북 동해안 해안마을에서 전승돼 온 동제와 제당 문화가 급속히 소멸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양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통된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포항·울진·영덕·경주·울릉 등 202개 자연마을을 조사한 두 연구자는 “동제는 하나의 민속이 아닌 해안마을의 역사·경관·생업·공동체를 통합하는 원형 문화자원”이라며 관광산업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주장했다. 포항 동해안 97개 마을을 조사 분석한 박창원 소장은 마을마다 남아 있는 신목·당집·바위 제당을 ‘동해안 해양신앙 문화벨트’로 묶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제의 소멸 위기 속에서 원형 보존 가치가 높은 제당을 선정해 인문학 탐방로, 어촌 공동체 전시 콘텐츠, 해파랑길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별신굿·달집태우기·용왕제 등 의례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지역별 제의(祭儀) 데이터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무형유산 보존과 관광 해설 시스템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경북 전체 해안지역의 전승 양상을 비교 분석한 김도현 위원은 동제를 ‘스토리텔링형 해양문화관광의 원형 자산’으로 평가했다. 그는 △영덕 별신굿 전승지의 ‘축제형 관광거점’화 △문무대왕 해중릉과 해신 신앙을 결합한 드래곤 서사 콘텐츠 개발 △동해안 민속신앙 탐방로 조성 △주민 참여형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소멸 위기 마을의 제의 기록을 디지털화해 교육·관광 분야에 활용하고, 관광 수익을 공동체 유지와 무형유산 복원에 재투자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두 발표자는 “동제는 사라지는 전통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해양경관을 연결하는 복합문화 플랫폼”이라며 “지자체와 관광 기관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할 경우 동해안 해안마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마지막 패널토론에서는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가 좌장을 맡아 박창원 소장, 김도현 위원과 함께 유승훈 부산근현대역사관 학예연구관, 방지원 동해안별신굿 이수자가 참여해 지역 민속문화를 경북 해양문화 관광콘텐츠로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4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년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인증 획득 및 경상북도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 수상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이하 개발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인정제’에서 2025년 인정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발굴·독려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개발원은 여성·가족·아동 분야 정책 연구 및 사업을 통해 경상북도 내 양성평등 실현에 기여해 왔으며, 특히 선도적 ESG 경영을 기반으로 환경(E)·사회(S)·거버넌스(G)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노력이 이번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 획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날 개발원은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과 함께 지역 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북도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하금숙 원장은 “앞으로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4

사설)‘K-스틸법‘ 시행령, 현장의견 반드시 반영을

국내 대표 철강도시인 포항·광양·당진시 단체장들이 지난 12일에도 국회를 찾아 철강업계에 긴급지원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 3개 도시는 국내 철강 생산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다. 핵심 요구사항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K-스틸법’ 시행령에 ‘기업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탄소중립 투자 지원’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 포스코 본사가 있는 경북도의 경우 그동안 기업들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지역별 요금 차등제’ 도입을 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었다. ‘지역별 요금 차등제’는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의 전기요금을 낮춰주는 제도다. 지난 2023년 5월 ‘분산요금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경북도처럼 발전소가 몰려 있는 곳은 전기요금이 싸지고, 수도권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비싸진다. 이 제도의 원래 취지는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전기요금이 기업의 사활을 결정할 수 있다. 철강 대기업의 ‘탄소 중립(제로)’ 실현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하루빨리 고로를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국제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지금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는 탄소배출 규제안을 강화하고 있어 철강 대기업이 고로를 탈피하지 못하면 결국은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몇 년 전부터 포스코의 라이벌인 해외 철강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수소환원제철 기술도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스웨덴의 사브(SSAB)와 독일의 잘츠기터(Salzgitter)는 천문학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일본도 철강 분야 탄소중립을 위해 10년간 3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인프라의 기반인 철강업계가 하루빨리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하면 국내경제 전체가 큰 위기를 맞게 된다. ‘K-스틸법’이 불황을 겪는 국내 철강업계의 실효성 있는 처방전이 되려면, 시행령 제정 단계에서 지역 현장의 이러한 요구와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2025-12-14

구미 문화로 페스티벌 29억 경제효과

구미시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 ‘2025 구미 문화로 페스티벌’이 총 4만 명 이상을 유치해 약 29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축제 전후 상권 매출은 4억60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약 15% 증가했다. KT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방문객 중 외부 방문객은 약 1만 명 이상(26%)으로 확인됐다. 경북 김천·칠곡 뿐 아니라 대구와 경기 지역에서도 꾸준한 유입이 이어졌다. 20~30대 방문객 비중은 약 37%로 축제 이전 보다 크게 늘어 젊은 층의 참여 확대가 두드러졌다.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약 15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28% 가량인 4억2000만원은 외부 방문객의 소비에서 발생했다. 총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약 29억 원 규모다. 업종별로는 외식보다 서비스업, 의류·패션잡화, 여가·오락, 소매 분야의 매출 증가가 뚜렷했다. 올해 페스티벌은 장기간 비어 있던 점포를 팝업스토어, 원데이클래스, 미술 전시 공간 등으로 재구성해 원도심 공실 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구미시는 이러한 시도를 상권 활성화 사업, K-온누리패스 도입 등 향후 정책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복합 상권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은 “문화로 페스티벌을 계기로 원도심 상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올해 확인된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욱 실효성 있는 상권 회복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12-14

“다시, 바다가 산다”… 어민의 눈물 닦아준 영덕의 ‘밀착 행정’

지난 11일, 영덕군은 경상북도 환동해지역본부가 주관한 ‘2025 수산행정 시·군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어 도지사 기관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의 이면에는 재난의 위기를 기회로 치환한 영덕군만의 ‘현장 중심 행정’이 있었다. 산불 피해로 실의에 빠진 어민들을 위해 군은 행정력을 총동원했다. 단순히 시설을 고치는 ‘복구’에 그치지 않고, 어촌의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집념으로 정부 공모사업에 매달렸다. 그 결과 축산면 경정권역 100억 원, 경정 1·3리 76억 원 등 총 176억 원 규모의 어촌 어항 재생 사업비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잿더미가 된 삶의 터전을 다시 일구겠다는 주민들과 행정의 간절함이 만든 산물이었다. 영덕군은 고립된 어촌을 ‘수산 경제의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했다. 단순히 수산물을 생산하는 전통적 방식을 넘어, 가공과 유통이라는 고부가가치 창출에 공을 들였다. 지역 내 수산물 가공·유통 기업들이 판로를 넓히고 매출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현대화한 점은 이번 평가에서 “수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는 ‘밀착형 행정’은 어민들에게 단순한 지원금을 넘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었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어업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한 영덕의 사례는 지방 소멸 시대를 맞이한 지자체들에 새로운 생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이번 혁신의 중심에는 수산 행정전문가로서의 통찰력을 발휘한 정제훈 영덕군 해양수산과장이 있었다. 그는 평소 “행정의 답은 사무실이 아닌 파도가 치는 현장에 있다”며 어민들과 소통해왔다. 산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어업 대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한 그의 뚝심이 영덕 수산을 전국적인 모델로 격상시켰다. 정 과장은 “이번 수상은 거친 바다 위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우리 어업인들과 수산 기업인들이 함께 일궈낸 결실”이라며 공을 현장으로 돌렸다. 이어 “앞으로 청년 어업인 육성과 수산 식품 산업화 등을 통해 영덕 수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화마가 훑고 간 자리, 영덕의 어민들은 이제 다시 그물을 손질한다. 관행을 깨고 혁신을 택한 영덕군의 뚝심이 검게 그을렸던 바닷가 마을을 다시 푸른 희망으로 물들이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12-14

“음악이 위로가 됐다” 포레스텔라, 영덕을 품다

올봄 대형 산불로 깊은 상처를 입은 영덕에 음악이 위로로 스며들었다. 크로스오버 남성 사중창단 포레스텔라가 지난 11일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희망 콘서트’를 열고 군민들에게 연말의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재)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한 이번 공연은 산불 피해로 일상과 생업에 어려움을 겪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공동체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되며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공연 당일 대극장은 이른 시간부터 관객들로 붐볐고, 노쇼 없이 688석이 모두 채워졌다. 무대는 영덕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은 영상으로 문을 열었으며, 배두훈·조민규·강형호·고우림 네 멤버가 ‘Dell amor Non Si Sa’를 오프닝 곡으로 선보이며 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날 무대에서는 ‘달하 노피곰 도다샤’, ‘Hijo de la Luna’, ‘신라의 달밤’, ‘보헤미안 랩소디’ 등 클래식과 팝, 영화음악, 가요를 아우르는 12곡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완성도 높은 하모니와 섬세한 감성 해석에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재단은 “음악으로 군민의 회복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12-14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승격 축하 송년법회 열려

예천군은 13일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와 예천불교사암연합회, 예천불교신도연합회의 주관으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승격‘을 축하하는 송년법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고려시대의 높은 예술성과 역사성을 가진 개심사지 오층석탑의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날 법회에서는 예천의 문화적 위상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보로 승격된 역사적인 순간을 불교 공동체가 함께 축하했다.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고려 초기 석탑의 대표작으로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두루 갖춘 우리의 유산이다. 이러한 유산이 국보로 승격됨으로써 예천의 문화적 정체성이 더욱 공고히 자리 잡았다. 행사에 참석한 300여 명의 스님들과 불자들은 ‘모든 생명이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발원문을 함께 낭독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이들의 염원은 행사장을 넘어 예천군 전체에 따뜻한 감동과 평화의 기운을 전하며,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김학동 군수는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우리나라 불교문화의 역사와 미학을 잘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으로, 이번 국보 승격은 그 가치를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자리가 종교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돌아보고, 모두가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12-14

의성도서관, 2026 겨울방학특강 수강생 모집

의성도서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지역 주민의 건전한 여가 활용과 자기 계발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2026년 1월 13일부터 1월 23일까지 초등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2026 겨울방학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특강은 어린이 대상 3개, 성인 대상 1개 등 총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어린이 프로그램은 △나도 크리에이터! 초등 영상 제작교실 △쭉쭉 키 크는 요가&튼튼 놀이체육 △겨울 영어숲 탐험대로, 창의력 향상과 기초 체력 증진, 영어 감각 형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된다. 특히 성인을 위한 신규 강좌인 △나도 쓸 수 있는 AI! 일상에서 생산성 높이기는 인공지능 도구를 일상과 업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실습 중심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강 신청은 2025년 12월 17일부터 의성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 가능하며,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경우 전화 또는 방문 신청도 가능하다. 모든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이미경 관장은 “이번 겨울방학 특강이 아이들과 성인 모두에게 실질적인 배움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2026년에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병길 기자 bglee311@kbmaeil.com

2025-12-14

포항시립연극단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

최근 공연된 포항시립연극단의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는 노년 빈곤, 가족 해체, 세대 간 단절이라는 묵직한 사회적 문제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며 관객 앞에 섰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비관에 함몰되지 않고, 생의 아이러니를 유머와 상징으로 재해석해낸 점이다. 장면의 미학과 배우의 신체 연기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노년의 삶을 단순한 동정이나 비극이 아닌 삶의 역설적 풍경으로 그려낸다. 노년 서사를 블랙코미디로 다루는 독특한 시도는 관객이 현실을 비장함 없이 바라보도록 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웃음 강조로 인해 인물의 고통이 충분히 축적되지 못한 채 전환되는 순간이 발생한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연극이 흔히 빠지는 함정-메시지와 장면 리듬의 충돌-이 이 공연에서도 일정 부분 드러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노년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생활적 오브제와 신체 이미지를 활용해 상징적 층위를 쌓아 올린다. 이는 박장렬 연출이 이번 작품에서 선택한 중요한 전략이며, 그 전략은 상당 부분 유효하다. 최현아가 연기한 광주리 할머니는 작품의 중심축으로, 그녀의 신체는 과장 없는 리얼리티로 세월의 질감을 생생히 전달한다. 이는 설명적 대사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일부 장면에서 신체 이미지의 미학적 강조가 인물의 구체적 삶을 압도하며 해석의 간극을 남기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희와 윤도경이 연기한 미미와 분신의 이중 구조는 청년 세대의 불안정한 심리를 날카롭게 시각화한다. 담요에서 탈피하는 듯한 연출은 유머와 위태로움이 교차하며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상징적 퍼포먼스가 서사의 흐름을 압도해 인물의 내적 갈등이 희미해진다. 중년 부부와 군상 배우들은 장면의 리듬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공동체적 분위기를 구축하나, 후반부 군상 장면은 기능적 역할에 머무르며 초반의 세밀함이 퇴색된다. 미니멀한 무대는 배우의 신체성을 부각시키는 연출 의도와 조화를 이루나, 일부 장면에서 과도한 여백이 인물의 감정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조명은 어둠 속의 미세한 빛으로 고독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지만, 장면 전환 시 배우 동선과 조명 타이밍의 불일치로 명료성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장렬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몸의 언어’를 전면에 세우는 방식을 택했다. 설명을 줄이고 경험을 강조하는 이 연출 방식은 최근 한국 연극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신체 이미지는 본래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단순화할 위험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이러한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준다.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는 노년을 소재로 삼았지만, 결국 세대 전체의 균열을 드러내는 사회적 진단에 가깝다. 작품은 높은 미학적 성취와 형식적 실험을 보여주면서도, 장면 간 정서의 불균형, 상징의 반복으로 인한 의미 과포화 등 몇 가지 과제가 남는다. 그럼에도 이 공연은 지역극단의 정기공연을 넘어, 동시대 한국 연극이 사회적 소재와 미학적 실험을 어떻게 병치시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작품은 완성도에 더해,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비평적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백진기 문학박사·호산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초빙교수

2025-12-14

의성군, 공모사업 역대급 성과… 국·도비 801억 원 확보

의성군은 2025년도 공모사업 추진 결과 총 145건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도비 801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대비 130억 원(19.4%) 증가한 수치로,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전략적인 공모 대응을 통해 이룬 역대 최대 성과다. 특히 국·도비 30억 원 이상 중·대규모 공모사업 선정액은 총 579억 원으로, 전년보다 100억 원 이상 증가하며 지역의 중장기 발전을 견인할 핵심 사업 확보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는 부서별 개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총괄부서 중심의 공모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중앙부처와 도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 결과로 평가된다. 군은 연초부터 공모사업 사전 점검과 사업 발굴 회의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단기 실적보다 지역 여건과 중장기 발전 전략에 맞는 사업을 선별해 집중 대응해 왔다. 분야별로는 신성장산업 분야에서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148억 원)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구축(81억 원) △K-U시티 연구지원센터 건립 지원(40억 원) 등이 선정돼 미래 산업 육성과 산업 구조 고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농업 유통 분야에서는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56억 원)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지원사업(35억 원) △스마트 APC 전환지원사업(23억 원) 등이 포함돼 농산물 유통체계 개선과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체육 분야에서는 △2025년 씨름대회 개최지 공모 6억원, △2026년 생활체육시설 확충 지원사업 4억원, 생활인프라 분야에서는 △농어촌 취약지역생활여건개조사업 37억원, △지역수요맞춤지원사업 7억원, △고정밀전자지도구축사업 10억원 등 군민 일상과 직결되는 공모사업이 다수 선정되어 체감 가능한 정책 성과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민간단체와 전문기관이 주도한 공모사업 선정액이 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하며 민·관 협업 성과도 두드러졌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확보한 국·도비는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우선 활용하겠다”며 “이번 성과는 행정 방식의 전환과 협업 기반 확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길 기자 bglee311@kbmaeil.com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