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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던진 숙제···대구로봇산업 진로는?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 한국을 엔비디아 동맹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과거 반도체 위주의 협력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모든 분야를 협력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을 AI와 로보틱스의 중심지로 꼽고 한국기업의 로봇 분야에서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은 한국 기업엔 새로운 도전의 길이다. 대구시는 대구의 신성장 산업의 하나로 10년 전부터 로봇산업을 육성해 왔다. 실제로 대구의 로봇산업은 수도권 다음으로 많은 기업과 종사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산업 매출액도 전국 비중 8.6%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로봇클러스터 조성, 제조로봇실증기반 구축, 로봇테스트필드 조성 등의 인프라가 구축된 것은 대구로봇산업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정부도 대구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대구를 로봇 수도로 육성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젠슨 황의 방한으로 AI산업을 중심으로 일어난 붐을 대구시는 대구의 로봇산업과 연계시켜 새로운 전환기적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보고서에 의하면 대구는 제조현장과 로봇 인프라가 함께 있는 강점이 있으나 하드웨어 중심에 편중돼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고 한다. 기술혁신 촉진과 시너지 제고를 위해 로봇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부문으로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가 비수도권의 로봇산업 거점 역할을 한다지만 아직까지 로봇이 대구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미미하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전체 제조업 매출의 2.3%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젠슨 황의 방문을 계기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로봇산업 진흥을 위한 전략적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소문을 듣고 대구를 방문하게 하고 지역대학과 연계해 인재를 양성하는 계획도 빨리 세워야 한다. 젠슨 황 방한으로 등장한 거대한 변화의 파고를 넘어야 명실공히 대구가 로봇 수도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2026-06-09

K-스틸법 시행령 의결…저탄소 전환·사업재편 지원 본격화

정부가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저탄소철강 인증제와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제도가 도입되고, 철강업계의 사업재편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특례도 본격 시행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국무회의에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12월 제정된 철강산업법의 위임 사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철강산업의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한 세부 지원 체계를 담고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설치된다. 위원회는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과 철강산업 관련 법·제도 개선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위원에는 관계 부처 장관급 공무원이 참여하고, 민간위원은 산업계와 학계, 노동계, 연구기관 등의 추천을 받아 위촉된다. 저탄소철강 인증제도도 도입된다. 철강 생산 과정에 적용된 기술과 온실가스 배출량·감축량 등을 고려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증 기준을 고시하고, 신청·심사 절차와 인증기관의 업무 범위를 규정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여건에 맞는 저탄소 철강 시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 철강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저탄소철강특구 제도도 마련됐다. 산업 집적 효과와 경쟁력 강화 가능성, 기반시설 확보 여부 등을 특구 지정 요건으로 정하고 신청 및 심의 절차를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포항과 광양 등 철강 집적지역의 특구 지정 추진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철스크랩의 품질 개선과 안정적 수급을 위한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지정 제도도 시행된다. 부지와 시설, 장비 보유 여부 등을 지정 요건으로 규정해 순환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핵심 원료 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업재편 승인 기업의 공동행위와 정보교환에 대한 공정거래법 특례 절차도 마련됐다. 신청 절차와 제출 서류, 정부 승인 기준을 명확히 해 업계의 신속한 사업재편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산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관계 부처와 협력해 법에 담긴 정책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철강산업법과 시행령은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포항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K-스틸법의 시행령이 마련되어 조금이나마 지역 철강산업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지원방안이 조속 시행되었으면 한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중장기적인 탈탄소철강 전환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등의 추진도 가속화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09

중동전쟁 100일의 교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지난 7일로 100일을 맞았다. 100일을 맞은 중동전쟁의 앞날에 대해 언론과 외교가에선 휴전보다는 전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이란은 종전을 위한 합의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무력 충돌로 인해 휴전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휴전 국면 속에서 발생하는 산발적 공습과 교전이 전면전으로 재발할 위험이 높다고 전망한다. 전쟁 발발 100일 동안 중동 전역의 누적 사망자는 7000명을 넘었다. 부상자 수도 4만여 명이다. 경제적 충격 또한 심각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여척이 다니던 선박이 현재는 다니는 배를 구경하기 힘들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격은 전쟁 전 배럴당 67달러였으나 현재는 97달러로 급등했다. 전쟁이 재발할 경우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문제나 이란에 대한 핵 프로그램 견제 등이 향후 회담을 무산시킬 위험 요소로 손꼽는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인 중동전쟁을 보면서 만약 이곳에서 또다시 전쟁이 재개된다면 그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안타깝다. 4년이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라 재건비용만 약 77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수십만 명의 젊은이의 안타까운 목숨들이 희생됐다. 전쟁의 깊은 상흔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종식 기미가 없다. 100일을 맞은 중동전쟁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깨달아야 할까. 많은 반면교사 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면 자강불식(自强不息)이다. 스스로 강해지려는 부단한 노력만이 나를 지켜줄 수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6-09

오세훈·한동훈 ‘보수재건’에 TK 역할은?

10일 열리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당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당권파나 쇄신파 중 누가 원내 사령탑에 오르느냐에 따라 당 색깔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 중 김도읍(부산 강서)·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 장동혁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당권파인 정점식(경남 통영시·고성군) 의원은 “당이 분열돼선 안 된다”며 장 대표 책임론에 반대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은 다시 계파 간 내홍에 휘말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 현재 국민의힘 당권파와 비주류는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전혀 다른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친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는 “당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광역단체장 4곳에서 승리한 걸 두고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다만 당 주류 일각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송언석(김천)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우리 당에도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며 원내대표직을 조기 사퇴했다. 송 원내대표의 ‘새 출발’ 발언은 누가 들어도 당 지도부 일선 후퇴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어느 정당이든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지도부가 즉시 사퇴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드라마 같은 막판 역전승으로 ‘정부 경제론’의 구심점이 됐으며, 차기 보수진영 리더로서의 존재감도 확인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장동혁 2선 후퇴’를 외치며 ‘절윤’을 머뭇거리는 당과 철저히 거리를 뒀다. 대신 유승민 전 의원이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과 함께하며 개혁보수 이미지로 선거를 치렀다. 당내 친윤계가 주도한 ‘제명’의 치욕을 딛고 무소속 신화를 쓴 한동훈 의원 역시 선거운동 내내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보수 재건’을 외쳤다. 연고도 없는 부산, 그것도 민주당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싸움꾼’ ‘강남’ 이미지를 탈피했다. 한 의원은 당선 직후 “당권파들이 보이는 언행들은 보수 정당이 가져온 품격이나 실력에 맞지 않다. 이제는 좀 반성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보수재건 민심’을 장 대표가 언제까지 묵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동혁 거리 두기’로 승리한 오세훈, 장동혁에 의해 제명된 한동훈, 당 도움 없이 외롭게 싸워 당선된 유의동(경기 평택을)의 승리는 장동혁 체제로는 더는 당의 존속이 어렵다는 것을 민심이 말해주는 것이다. 당의 리더십 변화와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 때 ‘보수 심장’을 자처하는 TK지역 중진의원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TK 중진들이 당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차기 총선에 대비해 당의 ‘활로(活路)’를 찾아야 한다. 2028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내란정당 이미지를 가지고 선거를 치를 수는 없지 않은가.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6-06-09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제안하다(하)

지금 경북 역시 비슷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대표 산업도시 구미에서는 휴대폰 생산 중심이 베트남으로 이동했고, 디스플레이 산업은 파주 등 수도권으로 옮겨갔다. 포항은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산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도시 하나의 힘만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조업 기반은 이미 충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구미를 한국의 피츠버그로 설정하고, 경북도가 펜실베이니아 주정부 같은 광역 전략 조정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경북은 구미의 기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을 유치하는 동시에, 그 효과를 포항, 안동, 경산, 김천, 영천, 문경, 상주 등 주변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경북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산업도시”, “하나의 산업시장”으로 재편할 수 있다.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지만, 산업적으로 하나의 유기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미래 경쟁력은 단순 생산량 증가가 아니라 연계와 융합을 통한 산업 전환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경북에는 이미 강력한 산업 자산이 있다. 포항 철강·신소재, 구미 전자·반도체·AI 제조기술, 경산 대학·연구개발 기반, 안동 바이오·백신 산업, 김천 물류·교통 인프라, 영천 항공·부품 산업 등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쟁력은 이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도시별 산업 자산을 연결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포항 철강·신소재와 구미 전자·반도체·AI 제조기술을 단순 병렬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공급망, 시제품 제작, 인증, 데이터 플랫폼, 투자·금융 기능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과 인프라, 인재가 집적되며 규모의 경제가 발생한다. 동시에 서로 다른 산업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 시장을 만드는 범위의 경제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포항 신소재가 구미 첨단 제조공정과 결합하고, 경산 연구개발 인력이 이를 뒷받침하며, 김천 물류 인프라가 전국 시장과 연결하고, 안동 바이오 역량이 첨단 소재·의료기기 산업과 연계된다면 광역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결국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단순한 도로망 계획도, 산업단지 추가 조성도 아니다. 이는 경북 전체의 산업 기능을 재배치하고 도시별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 생산·연구개발·사업화·금융·물류·인재 양성을 하나로 묶는 경북형 산업 대전환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경북 전체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지방소멸을 막는 선도형 국가 생존모델이 될 수 있다. 광역 산업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양질의 청년 일자리와 창업 기회가 확대되고, 청년이 돌아오는 경북을 만들 수 있다.이제는 산업화를 이끌었던 경북이 대한민국 산업 대전환의 중심축으로 다시 나서야 한다. 정치가 경쟁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역의 미래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세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루쉰의 말처럼, 원래 땅에는 길이 없었지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곳이 길이 된다. 경북에도 아직 길은 있다. 이제 그 길을 누가 먼저 걷기 시작할 것인가가 문제다. /심학봉 전 국회의원

2026-06-09

삶과 인생경영

인생은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익어가느냐’의 문제다. 젊음이 성장의 시간이라면, 노년은 성숙과 완성의 시간이다. 최근에는 성공보다 아름답게 익어가는 삶이 더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아름답게 익어가는 인생경영이란 나이가 들수록 인간적 깊이와 지혜, 건강, 관계, 품격, 사회적 의미가 함께 성숙해지는 삶의 운영 방식이다. 건강한 마음과 사회에 의미를 남기며, 삶의 가치관을 완성해 가는 것이 진정한 인생경영이다. 아름답게 익어가는 인생의 핵심 조건은 첫째, 건강 자산 관리다. 건강은 노년의 절대 자산이다. 핵심 요소로는 수면, 근력 유지, 혈관 건강,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 운동 등이다. 특히, 노년에는 근력이 생존력이며, 혈관이 수명이고, 수면이 회복력이다. 세계 장수마을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그리스 아카리아 블루존(Blue Zone)의 공통점은 많이 걷고 소식한다. 공동체 관계가 강하고, 삶의 목적이 있고 스트레스가 낮다. 둘째, 관계 경영 능력이다. 노년의 행복은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에서는 행복한 장수의 핵심은 ‘좋은 인간관계’로 결론 내렸다. 가족과 소통, 친구 유지, 사회 연결성, 고립되지 않고 감사 표현 습관 등이다. 셋째, 평생 학습과 성장이다. 늙은 사람과 익어가는 사람과의 차이는 ‘배움을 멈췄는가’에 있다. 아름답게 익어가는 사람의 특징은 늘 책을 읽고 배우려 한다. 시대 변화를 이해하고 다가올 AI시대를 탐색하며, 사고의 노화는 학습 중단에서 시작된다. 넷째, 의미와 사명감이다. 세계 장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개념은 일본 ‘이키가이(삶의 의미)’ 서구 ‘Purpose(목적)’, 한국 ‘보람’ 등이다. ‘내가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유이다. 퇴직 후 급격히 무너지는 사람들은 사회적 역할, 존재감과 목표 상실이 오기 때문이다. 봉사,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노년층은 건강과 행복지수가 높다. 다섯째, 품격과 마음의 성숙이다. 진짜 노년의 아름다움은 얼굴보다 태도에서 나온다. 품격 있는 사람의 특징은 타인을 배려하고, 말이 부드럽고, 감정 폭발이 적고, 욕심을 조절한다. 나이가 들수록 권위는 줄이고 품격은 높이고 집착은 내려놓고 지혜는 깊어져야 한다. 김형석 교수는 100세가 넘어서도 강연과 집필을 이어가는 지성인이다. 규칙적인 생활, 긍정적 사고, 독서와 글쓰기, 사회와 지속 연결 등 일이 있는 삶을 강조한다. 워런 버핏은 90세가 넘어도 활동하는 경영인이다. 특징은 단순한 생활, 꾸준한 독서, 감정 통제, 미래 지향적 사고 등이다. 공통점은 사회적 관계성과 배움을 멈추지 않고, 보람을 중시하며 의미 있는 일을 지속했다. 인생 경영의 본질은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는가’보다 ‘어떤 존재로 익어갔는가’로 평가 된다. 젊음은 속도로 빛나지만, 노년은 깊이로 빛난다. 아름답게 익어가는 사람은 얼굴보다 표정이 따뜻하고, 말보다 태도가 부드러우며, 재산보다 향기가 남는다. 사르데냐 연구에서 나오는 인생경영은 ‘삶의 의미와 관계’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고, 인생의 성공 모습은 ‘품격 있는 성숙’이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2026-06-09

포화 속 발칸반도···괴뢰정권과 폭력의 연결고리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고왕국 각국은 처절한 민족주의자 간 난투극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하켄크로이츠 깃발이 발칸반도를 향하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하루해가 뜨고 졌던 것이다. 1941년 2월 그리스에 영국군이 주둔하자, 긴장한 히틀러는 유고슬라비아 섭정 파블레 왕자를 앞에 앉혀놓고 중립을 풀고 3국동맹에 가입하라며 다섯 시간 동안 열변을 토했다. 히틀러로선 후방을 정리한 후 소련으로 진격할 복안이었다. 섭정 파블레 왕자에게 주축국에 합류하면 그 뒤를 감당해 줄 것이라며 슬그머니 옆구리에 찬 장전된 권총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당근도 들이밀었다. 전쟁이 끝난 후 알렉산드로스대왕의 고향 테살로니키 땅을 주겠다며 꼬드겼다. 유고왕국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식 무기가 대부분 독일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왕국이 독일에게 공격당했을 때 자신들을 도와줄 아군이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독일-유고왕국 간의 불가침조약을 맺자고 역으로 제의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그러면서 뜻을 모으기 위해 내각 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뻔했다. 16대 3으로 독일팀 승리였다.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무덤을 파는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다. 1941년 3월 협정 조인식이 있었다. 히틀러는 유고 대표단을 보고 이렇게 비웃었다. “슬라브 놈들, 장례식에 온 꼴이네!” 전통적으로 독일에 반감이 컸던 세르비아인은 좋아할 리 없었다. 히틀러로부터 받은 것은 테살로니키를 유고왕국에 양도한다는 공수표뿐이었다. 그러자 총리가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흥분했고, 독일의 유고침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이때 또다시 군부가 나섰다. 전쟁의 긴박함 속에 쿠데타라니? 툭 하면 쿠데타를 일으켰던 군인들이 권력의 단맛을 잊지 못했던 것이다. 쿠데타 주역들에게 대의명분이라곤 눈 씻고 찾아보려야 볼 수 없었다. 그 중심에는 똥별 두산 시모비치 장군이 있었다. 그는 막상 판을 뒤집어 엎었으나, 적절한 대안이 없었다. 대안의 부재는 결국 대부분의 정치 각료들을 그 자리에 앉혀놓았다. 다만 섭정 왕자 파블레에서 어린 왕 페타르 2세에게 이양된 것뿐이었다. 이때 군부 쿠데타와 하등에 상관이 없다는 듯 베오그라드 시민은 연일 독일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일으켰다. 이를 잘 간파하고 있었던 베를린에서는 양동작전을 펼쳤다. 유고왕국을 갈가리 찢어놓아야 각개전투로 격파하기 좋았다. 일단 크로아티아에 마수를 뻗쳐 자그레브에는 포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슬로베니아를 다독여 베오그라드에 협조하지만 않는다면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약을 발랐다. 그러나 미련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민족을 위한 행동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1941년 4월 초, 밀실에서 독일 밀명과 만난 크로아티아 농민당 대표 마체크가 크로아티아를 독립국가로 만들어 준다는 약속에도 돌부처처럼 끄덕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없었던지, 아니면 침략자의 괴뢰정부 수반에 오를 수 없다는 정치적 철학인지는 끝끝내 알 수 없었지만, 결과는 엄청났다. 그렇다면 독일로서 답은 하나였다. 무솔리니가 자금을 대고 오랫동안 키워온 크로아티아 민족주의의 폭력의 선봉이자 망명조직인 ‘우스타샤’를 전진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세르비아를 무력으로 장악한 시모비치 장군은 독일의 침략에 대비해 전략을 기가 막히게 짰다. 권위만 있고, 책임은 없는, 품위라고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이 겉만 반짝거려 일명 똥별이라고 부른다. 온통 국경 주위에 친 나치국 뿐이건만 북부 크로아티아지방으로 독일이 침공할 것이라 판단하고 병력은 그곳으로만 집중 배치했다. 그러나 웬걸? 헝가리군이 보이보디나로, 불가리아군이 마케도니아로, 이탈리아군이 알바니아를 점령한 후 남쪽에서 물밀 듯 밀려오자 총 한 번 쏘아보지 못한 채 베오그라드는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1941년 4월 6일 이후 유고왕국 침략 4일 만인 4월 10일에 크로아티아에 무솔리니가 점령하면서 우스탸사 괴뢰정권이 ‘크로아티아자치국’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우스타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르세이유에서 살해당한 세르비아의 왕 알렉산다르의 악정을 피해 이탈리아로 망명한 크로아티아 극우보수정당 파벨리치가 이탈리아의 협조를 얻어 조직한 폭력단체라고 밝힌 바 있다. 엄격하게 말하면 무솔리니가 12년 간 돈과 정성을 들여 크로아티아 민권당의 당수 출신 파벨리치를 중심으로 가꾸어온 지하폭력조직이었다. 유고왕국이 주축국으로부터 침략당한 지 일주일, 유고 왕과 정부는 고국을 떠나 영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인근 그리스로 달아났다. 베오그라드에 무혈입성한 주축국의 일방적인 평화협정으로 일단락을 맺는다. 전쟁 시작과 함께 마케도니아는 불가리아 지배에 쏙 들어가 버렸고, 보이보디나는 1919년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지겹도록 헝가리의 지배를 또 받아야 했다. 어쩌면 헝가리 지배의 운명을 타고난 땅이었다. /박필우 스토리텔링 작가

2026-06-09

카이로스의 시간

인간의 생(生)을 관장하는 거대한 두 축이 있다. 하나는 밤과 낮의 교차처럼 쉼 없이 흐르는 양적 시간인 ‘크로노스(Chronos)’요, 다른 하나는 찰나의 순간에 영원이 깃드는 질적 시간인 ‘카이로스(Kairos)’다. 우리는 흔히 시계바늘의 일정한 궤적 속에서 삶을 영위한다고 믿지만 영혼이 각인하는 진짜 삶의 무늬는 언제나 카이로스의 틈새에서 피어난다. 시간은 결코 누구에게나, 혹은 언제나 공평하게 흐르는 물리적 선(線)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밀도에 따라 점성이 달라지는 기묘한 착각이다. 얼마 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온종일 어느 세미나장에 묶여 있던 날이 있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그 공간에서 시간은 잔인할 만큼 무겁고 고체화되어 있었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시간의 무게는 고스란히 육체의 통증으로 치환되었다. 꼿꼿하게 버텨내야 하는 허리는 끊어질 듯 둔탁한 비명을 질렀고 미동 없는 자세를 강제당한 다리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밀려드는 활자와 음성 속에서 머리는 형체 없이 어지러웠으며, 초점을 잃은 눈은 시려 왔다. 그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유는 오직 파편화된 숫자를 세는 것뿐이었다. ‘이제 다섯 시간 남았구나. 아니, 겨우 두 시간이 지나 이제 세 시간 남았네.’ 그 순간의 나는 크로노스의 거대한 맷돌 사이에 끼어 으스러지는 존재였다. 기계적으로 분절되는 1분 1초가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영혼을 짓눌렀다.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는 전진이 아니라 주체성을 박탈당한 자의 목을 죄는 형벌의 메트로놈이었다. 물리적 시간의 절대성이란 얼마나 폭력적인가. 내 의지가 거세된 공간에서의 한 시간은 우주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시간만큼이나 지루하고 아득한 형벌의 연장이었다. 그러나 이 잔인한 절대적 시간의 독재는 사랑하는 아들을 만나 함께 보낸 1박 2일의 여정 속에서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아들을 만나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보낸 그 시간은 마치 찰나의 연기처럼 허공으로 흩어졌다. 하려고 마음먹었던 수많은 일들은 반의반도 채우지 못했는데, 무심한 해는 저물고 이별의 시간은 너무도 성급하게 당도했다. 아들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나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아니, 볼 필요가 없었다. 그 시간은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존재 깊은 곳으로 촘촘히 스며들어 쌓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째깍거리는 시계 바늘의 속도는 세미나장의 그것과 분명 같았을 터이나, 아들의 수다 사이로 흐르던 시간은 빛의 속도로 명멸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인들이 발견한 ‘카이로스’, 즉 의미와 가치로 가득 찬 주관적 순간이다. 문학적으로 볼 때, 카이로스는 존재의 밀도가 극대화되는 ‘계시(啓示)의 순간’이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에서 유년의 시간을 통째로 길어 올렸듯, 카이로스는 연대기적 순서를 단숨에 뛰어넘어 삶의 본질을 대면하게 한다. 세미나장에서의 시간은 알맹이 없는 황량한 크로노스였기에 육신이 고통스러웠던 것이고, 아들과의 시간은 밀도 높은 서사로 채워진 카이로스였기에 너무도 매끄럽고 빠르게 흘러간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이를 ‘지금 시간(Jetztzeit)’이라 불렀다. 단순히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균질하고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구원이 불꽃처럼 스파크를 일으키는 꽉 찬 시간. 아들과 함께 걷던 그 길 위에서, 나는 물리적 시간에 쫓기는 필멸자가 아니라 영원의 한 자락을 붙잡은 예술가였다. 비록 계획했던 일들을 다 이루지 못했으나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카이로스의 시간 속에서는 행위의 양이 아니라 존재의 깊이가 본질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생이란 거대한 크로노스의 바다 위에 점점이 박혀 있는 카이로스의 섬들을 찾아 항해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타의에 의해 고통받던 육체의 지난함도, 사랑하는 이의 곁에서 느꼈던 안타까운 달콤함도 모두 시간의 상대성이 내 영혼에 새긴 깊은 사유의 흔적이다. 우리는 시계를 차고 살아가지만 정작 기억하는 것은 시계 바늘이 가리킨 숫자가 아니라 그 순간 우리가 느꼈던 감각의 밀도다. 크로노스의 독재 속에서도 우리는 늘 카이로스를 꿈꾼다. 찰나가 영원이 되는 그 신비로운 틈새 속에서, 비로소 나의 삶은 온전한 제 이름을 찾고 숨을 쉬기 시작한다. /김경아 작가

2026-06-09

정청래 책임론에 힘실은 TK출신 임미애 “대구시장 패배, 지도부 전략 실패”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정청래 책임론’이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인 임미애 의원이 당 지도부의 전략 실패로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패배했다며 ‘정청래 책임론’에 힘을 보탰다. 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최고의 후보를 내세웠지만 졌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경북(TK)의 눈으로 보면 전략의 실패”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TK사람들의 대부분은 ‘내란종식 국가정상화’라는 민주당의 슬로건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며 “내란은 이미 사법의 영역에서 다뤄지고 있으니 ‘이재명 정부의 국가대도약, 지역균형 발전을 통해’라는 미래 먹거리 전략에 관심을 두고 미래를 다루고 싶어 했다”고 했다. 그는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이가 바로 김부겸 후보였다. 그는 처음부터 선거가 끝나는 순간까지 내란을 꺼내지 않았다”면서 “(김 후보는) 대구의 현실을 걱정하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에 대한 질타와 미안함을 토로했고 대구의 미래와 청년들 얘기로 대구시민들을 만났다”고 했다. 임 의원은 특히 선거 초반 이재명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감과 김 후보가 꺼내 든 ‘국민의힘 회초리론’ 등이 폭발적 지지를 받았지만 민주당의 전략 부재가 드러나면서 ‘민주당 견제 심리’가 작동, 보수결집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임 의원은 “선거기간 동안 불거진 조작기소특검법이나 스타벅스 사태가 ‘민주당이 권력을 남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부추겼다”며 “높은 국정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표는 민주당을 견제하는 데 쓰였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에 기대 선거를 치르려 했으니 매우 게을렀다”고 했다. 이에 앞서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송영길 의원은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모든 책임은 사실은 지도부에 있는 것”이라며 ‘정청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9

국힘 원내사령탑 오늘 선출…누가 TK지지 받고 웃을까

국민의힘은 송언석(김천) 전 원내대표의 후임자를 10일 선출한다. 장동혁 대표의 사퇴론, 무소속으로 생환한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 등 당내 현안이 수두룩한 가운데 치러지는 만큼,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의 주류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전포인트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출마한 김도읍·정점식·성일종 후보는 선거 하루 전날인 9일 초재선 의원들 앞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세 후보 모두 지방선거 패배 후 당의 신뢰 회복과 쇄신을 통한 2년 후 총선 승리를 내세웠지만 방법론을 놓고는 차이를 보였다. 김도읍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당의 노선 변화를 수 차례 말했지만 변화없이 선거를 치렀고, 이 상태로 가면 2029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은 절망적”이라면서 “‘도로 친윤(친윤석열당)’이란 소리는 듣지 않는 당으로 만들자는 생각”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당권파인 정점식 의원은 “총선과 대선, 지선에서도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며 “(지도부) 사퇴냐 수습이냐를 두고 벌어지는 고뇌의 결론이 우리끼리의 또 다른 분열이 돼선 안된다”면서 “우리가 일어날 수 있는 길은 국민의 신뢰 회복과 우리 안의 단단한 통합이다. 단일대오로 여당의 권력 독주를 막겠다”고 했다. 성일종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당이 변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명확히 보내야 한다. 지금 친한, 친윤 계파 싸움할 때가 아니다. 이거 없어져야 한다”면서 “자신은 어느 계파에도 속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 퇴진론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는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장 대표 퇴진론에 대해 김도읍 의원은 “통상 선거에 패배한 지도부는 거취 표명을 해왔고, 그게 상식에 부합한다”고 했고, 성일종 의원도 “완패는 안했다. 다만 서울에서의 장 대표 역할에 대해 함의를 좀 봐서 장 대표가 거취를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정점식 의원은 “당내 합리적 집단지성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동훈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서는 김도읍 의원은 “정권 재창출이란 대승적 차원을 전제로 한다면 필요하다”고 했고, 성일종 의원은 “서두를 일은 아니다”면서도 “같은 우파 진영에 있는데 하나로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정점식 의원은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한 소명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TK의원들의 표심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송언석 의원을 비롯해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TK의원들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TK의원들이 출마하지 않음에 따라 TK표심이 어느 후보로 향하느냐에 따라 원내대표 선거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TK지역 의원들 중에는 당권파 비중이 높은 만큼 다수가 정점식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김도읍 의원과 성일종 의원도 최근 TK 의원들에게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방을 가늠하긴 어렵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는 반장선거라는 점에서 의원들간의 친소관계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9

‘전국 재선거’ 외친 장동혁…"사전투표 폐지해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중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 실시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당내 논의를 진행하겠다”면서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결국 전국 재선거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처음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밝힌 투표소는 서울 지역 14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전국 66곳으로 늘어나더니 어제는 투표용지를 추가 송부한 투표소가 무려 140곳이라고 밝혔다”며서 특검법과 재선거 동시 추진을 요구했다. 재선거가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 요구로 해석된다는 지적엔 “전국에 걸쳐서 지선을 사실상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원칙을 이야기하는 데 특정 후보 한명만을 거론하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사퇴 압박이냐고 묻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당장 특검법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서 특검법 추진부터 논의하자”라며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특검에게 맡겨야 국민도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다는 합동수사본부도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 고발인 조사로 시간만 떼울 것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선거인 명부, 투표함, 투표지에 대한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사전투표로, 본투표 날짜를 늘리고 사전투표제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천시장 선거 송도 1동과 송도 2동 관내 사전투표에서 박찬대 당선자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 수가 완전히 일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이럴 확률은 5억9000만 분의 1이다. 재선거부터 사전투표 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박형남 기자

2026-06-09

金총리 “참정권은 민주주의 근간, 문제의식 무겁게 받아들일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청년정책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참정권은 민주주의의 근간이기 때문에 국회와 정치권, 관계기관이 청년들의 문제의식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바로 이 자리에서 며칠 전에 투표지 부족 문제와 관련해 시위를 하고, 걱정을 하고 있는 대학생 대표들을 모시고 저희가 간담회를 했다”며“굉장히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런 문제에 대해 저희가 더 민감하게 생각하고 더 빨리빨리 대처해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상황이 대단히 안타까웠고 말씀을 들으면서 책임감을 더 다지게 됐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날 논의 안건들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가정을 꾸리면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주거·금융·세제에서 불이익을 받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직난이 공존하는 상황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하다”면서 “AI(인공지능) 전환 취약 부분에 청년 채용을 연계하는 것은 산업 간 양극화 완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그는 “청년들이 군대에서 다치거나 아픈 경우 군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기는 하는데, 제대 후에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다”며 “군 복무 관련 상해보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형남 기자

2026-06-09

李대통령, G7 정상회의 계기로 유럽 순방길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7개(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9일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혜경 여사와 8박 10일 일정을 치르고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유럽 외교를 본격화하고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전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첫날인 9일 저녁(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해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10일 오전에는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오후에는 필립 국왕과 면담을 한다. 이어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벨기에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무역 증진·중소기업 협력 확대와 교육기관 교류 등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EU와도 교역·안보 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대통령은 로마로 이동해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 대통령이 유럽 국가를 국빈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빈 방문 기간 동안 마타렐라 대통령 및 조르자 멜로니 국무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이뤄진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14~15일 바티칸을 방문한다. 14일에는 성 바오로 성당에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에 참석하고, 15일에는 레오 14세 교황과 피에트로 카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을 만난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불균형 완화와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문제 등에 대한 정상 간 논의에 참여한다. 이번 G7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 의사를 밝힌 만큼, 현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9

李대통령 환송행사에 정청래는 왜 불참했을까

9일 서울 공항을 통해 유럽 순방길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 환송 행사에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원 불참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흘간 벨기에, 이탈리아, 교황청, 프랑스 등을 방문하기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했다. 통상 대통령 순방 환송 행사에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참석해 대통령을 배웅하는데, 이날은 민주당 인사가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대통령 공항 환송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정 대표는 지난 1월 일본 나라현, 지난 3월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방문하는 이 대통령을 서울공항에서 환송했으며, 중동 전쟁 발발 이후인 4월 19일 인도·베트남 순방 출국 때도 공항을 찾았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와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극찬하고, 6·3 지방선거 성적을 디스카운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에는 ‘쓴소리’를 한 반면, 김 총리의 리더십은 높이 평가했다. 지방선거에 대해선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이것도 국민의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 총리에 대해서는 “정말로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이 큰 잡음 하나 없이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고 평가했었다. 이날 김 총리는 이례적으로 환송 행사에 참석했다. 통상 공항 출국 행사에는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하고 국무총리는 귀국 행사에 주로 참석한다. 그러나 이날은 김 총리도 직접 서울공항에 나와 이 대통령을 배웅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두어 청와대 및 내각 인사 등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민주당에 ‘당 인사들은 나오지 말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도 있고, 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얼마 안 돼서 환송 행사를 최소화하자고 의견이 모아진 것”이라며 “당과 청와대가 서로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가까운 여권의 한 관계자도 “이 대통령이 어쨌든 선거에서 최선을 다한 지도부에 대해 환송 행사 참석을 두고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순방후 환영 행사도 있는만큼 두고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형남 기자

2026-06-09

포항 남구 노후 주택가, 최고 29층 556세대 단지로 탈바꿈

포항시 남구의 핵심 생활권인 대잠동 일대 노후 주거지가 550여 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포항시는 남구 대잠동 618-1번지 일원(3만2849.9㎡)을 대상으로 한 ‘대잠1구역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을 고시하고 도시정비 절차에 돌입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구역은 기존 제2종일반주거지역 용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체계적인 토지이용계획을 거쳐 대규모 주거 단지로 개발된다. 고시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이 구역에는 지하 4층에서 지상 최고 29층 높이의 공동주택 8개 동, 총 556가구가 건립될 예정이다.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심 기반 시설 확충도 함께 이뤄진다. 좁은 골목길과 주택 밀집으로 고질적인 주차난을 겪어온 지역 특성을 반영해 사업 부지 남측에는 주민들을 위한 소공원이 조성된다. 특히 공원 하부 공간에는 대규모 지하 주차장을 건립해 도심 녹지 확보와 주차 문제 해소를 동시에 도모할 계획이다. 이번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기점으로 대잠1구역 재개발 사업은 향후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사업시행 인가 등 법정 도시정비 후속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게 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대잠동 일대는 남구의 주요 교통망과 생활 편의시설이 밀집한 중심지”라며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정주 환경이 크게 개선돼 지역 내 핵심 주거 타운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세한 정비계획 결정 조서 및 지형도면 등 관련 고시문은 포항시청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09

월드컵 특수 옛말…평일 오전 경기·관심 분산에 상권도 썰렁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6월12일~7월20일)이 임박했지만 유통업계와 골목상권은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다.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에 열리면서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0일 오후 대구 동성로 일대에는 과거 월드컵 시즌마다 등장했던 대형 응원 행사 안내문이나 각종 판촉 마케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개막을 앞둔 시기임에도 거리 분위기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체코(12일 오전 11시), 멕시코(19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25일 오전 10시)와 맞붙는다. 세 경기 모두 평일 오전에 열려 직장인과 학생들의 단체 응원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5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평일 오전 경기라 예전만큼 관심이 크지 않다”며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배달음식을 시켜 경기 후반전이라도 챙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아쉬움도 크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 씨(37)는 “경기침체로 평소에도 손님이 줄어든 상황이라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예전에는 대표팀 경기 날이면 응원하려는 손님들로 가게가 가득 찼지만 이번에는 경기 시간이 영업 시작 전인 오전이라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 대규모 응원 마케팅 대신 온라인 할인 행사와 간편식 중심 판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팀 성적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경기 시간이 소비 활성화에 불리한 만큼 과거 같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 열기가 예년보다 낮은 배경으로 경기 시간 외에도 다양한 요인을 꼽는다. 북중미 개최에 따른 시차 영향으로 대표팀 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에 편성된 데다, OTT와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 확산으로 스포츠 소비가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또 해외 축구 리그를 상시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월드컵의 희소성이 과거보다 낮아졌고, 대표팀 성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현실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전통시장은 월드컵 열기를 지역 상권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대구 북구 칠곡시장은 2026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의 하나로 대한민국 대표팀 응원전 ‘오매! 골 들어가매’를 마련한다. 응원전은 대표팀 경기 일정에 맞춰 진행되며 경기 결과 예측 투표, 시장 상인이 참여하는 ‘100원 경매’, 온누리상품권 증정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페이스페인팅, 즉석 퀴즈, 시민 노래자랑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시장 측은 아이스크림과 생수, 응원봉, 쿨스카프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휴게공간도 운영할 예정이다. 대규모 소비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응원전을 통해 방문객을 유치하고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6-09

이철우 지사 “민주당, 대구경북민에게 했던 행정통합약속 헛구호였나”…이 대통령에 공개 반발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행정통합과 관련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별 없이, 중단 없이, 책임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행정통합을 두고 “다음 지방선거전까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대통령의 말은 사실상 자신의 임기 안에는 대구·경북행정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했던 민주당의 약속은 선거용 구호였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는 2028년 대구·경북특별시 설치를 말했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의 조기 완성을 약속했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대통령은 ‘다음 지방선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대통령이 직접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 대구·경북 시도민을 대하는 집권 여당의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 대통령은 그 이유로 지역 내 반대와 지방의원 임기 문제를 들었다. 그러나 어떤 정책도 100% 찬성 속에서 추진되지는 않는다”며 “전남·광주 통합도 속전속결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역과 교육계 등에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전남·광주 통합을 추진했다. 대구·경북만 일부 반대를 이유로 안 된다고 하면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2028년 통합을 추진하면서 초대 대구경북특별시장만 2년 임기로 선출하면 된다”며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은 의원직을 승계해 2030년까지 임기를 보장하고, 2030년에 전체 지방선거를 정상적으로 치르면 된다. 법과 제도로 풀 수 있는 문제를 정치적 의지 부족의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광역행정통합은 이재명 정부가 말해 온 균형발전 비전, 이른바 5극 3특 전략의 핵심”이라며 “수도권 일극체제를 깨고, 남부권 전체의 성장축을 세우며,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6-09

포항시,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홍역·A형간염 감염 주의 당부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홍역 유행이 지속되자 포항시가 여행객들에게 예방접종 확인을 당부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최근 홍역이 유행하고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 개최지인 할리스코주(과달라하라)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지역별 집단발생과 산발적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관람이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시민은 출국 전 홍역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접종 이력이 불확실할 경우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권고된다. 멕시코는 A형간염 풍토지역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을 통한 감염 위험이 높다. 뎅기열이 유행하고 있으며 남부 지역에서는 치쿤구니야열 발생 사례도 보고돼 모기 매개 감염병 예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귀국 시 발열, 기침, 발진 등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으면 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귀국 후에도 발열, 발진, 근육통, 설사, 구토,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 방문 시 해외 방문 이력을 알려야 한다. 감염병 관련 상담은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김정임 남구보건소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귀국 후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검역관 신고와 신속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6-09

늘 그리움 속에 사는 시인, 가우 박창기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누군가는 언어로 산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사랑으로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우 박창기 시인은 “그리움으로 산다”고 말한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한 인간의 진솔한 고백과 마주하게 된다. “늦었지만/ 나, 속 털겠네/ 가진 게 없어/ 남길 것은 없지만/ 속 썩인 거/ 미안하다 말하기/ 더 사랑하지 못한 것까지/ 미워해 달라 말하기···.” 시 ‘돌아가는 길’의 한 대목이다. 아내를 향한 참회의 고백이자 언젠가 하느님 앞에 설 날을 준비하는 한 영혼의 고해성사처럼 읽힌다. 박창기 시인은 1990년 첫 시집 ‘창 밖에 내리는 별빛’을 펴낸 이후 지금까지 무려 16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루 한 편의 시를 쓰자’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30여 년 넘게 시를 써온 셈이다. 그의 문학 인생은 단순히 시를 쓰는 데 그치지 않았다. 1996년 동인들과 함께 포켓시집 ‘주머니 속의 행복’을 발간하며 지역 시문학 보급에 나섰고, 이후 계간 ‘詩하늘’로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청년 시절 그는 한때 시와 결별을 결심했다. 군 입대를 하루 앞두고 집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습작 노트를 모두 태워버리며 다시는 시를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다시 시의 길로 이끌었다. 결국 그는 평생 시를 쓰는 시인이 되었고, 열여섯 권의 시집을 남겼다. “내가 기다리는 것은 그리운 본향을 만나는 것이다/ 내가 믿는 것은 사랑하는 임을 더 사랑하는 것이다···.” 시 ‘나와 임은’은 신앙과 사랑, 그리고 영원한 귀향에 대한 갈망이 담긴 작품이다. 그의 시에서 ‘임’은 사랑하는 사람인 동시에 하느님이며, 인간 존재를 품어주는 절대적 사랑의 상징이다. 교직에서 정년퇴임한 뒤 그는 아내와 함께 청도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막상 살아보니 낭만만 있는 삶은 아니었다. 도시와 떨어진 생활은 예상보다 불편했고, 특히 운전을 하지 못하는 아내를 홀로 두고 외출할 때면 늘 마음이 무거웠다고 회상한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그의 삶은 큰 전환점을 맞았다. 백신 후유증으로 투병하던 아내가 폐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오랜 세월 함께했던 반려자를 먼저 보내고 그는 홀로 남게 되었다. 청도 집 마당에는 그가 심은 나무와 꽃들이 자라고 있다. 벌과 새가 찾아드는 작은 낙원이 되었지만 정작 그 풍경을 함께 나눌 아내는 곁에 없다. 그래서 그의 시는 늘 빈자리를 향한다. 채워질 수 없는 그리움을 품은 채 오늘도 시를 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유아세례를 받고 다섯 살 무렵부터 성당 마당에서 뛰놀며 자랐다.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하느님은 그의 평생의 벗이자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박창기 시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사랑이고 신앙이며 그리움이다. 사랑하는 이를 향한 그리움, 고향을 향한 그리움,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이 그의 시를 이루는 뿌리다. 박창기 시인을 만나며 시민기자는 문득 ‘시인은 무엇을 남기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재산과 명예는 세월과 함께 희미해지지만, 진심이 담긴 언어는 오래도록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다. 박 시인의 시는 화려한 기교보다 삶 속에서 길어 올린 사랑과 상실, 신앙과 기다림의 기록이다. 특히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에도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그리움을 시로 승화시키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세월은 육신을 늙게 할 수 있어도 시인의 마음까지 늙게 하지는 못한다. 오늘도 그는 한 편의 시로 사랑을 기억하고 삶을 성찰하며, 우리에게 그리움의 소중한 가치를 전하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6-09

포항에 ‘양자 글로벌 선도센터’ 개소…237억 투입해 하버드대 등과 공동연구

포항에 글로벌 양자기술 연구를 위한 핵심 거점이 들어선다. 포항시는 9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경상북도, 포스텍과 함께 ‘양자 글로벌 파트너십 선도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하버드대, 싱가포르국립대(NUS), 한국연구재단, KAIST, DGIST 등 국내외 연구기관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신설된 센터는 2029년까지 국비 등 총 237억 원을 투입해 하버드대, 싱가포르국립대 양자기술센터(CQT) 등과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주력 연구 과제는 대규모 양자얽힘 생성 및 제어 기술, 양자컴퓨팅 핵심 기술 개발 등이다. 이날 포스텍은 하버드대와 국제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어 포항시와 경북도, 포스텍은 ‘글로벌 양자과학기술 연구거점 조성 및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세 기관은 향후 △연구개발 사업 공동 발굴 △전문 인력 양성 △국내외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 양자 산업 생태계 조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포항시와 경북도는 포스텍의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양자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첨단 양자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엽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포스텍을 중심으로 세계적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포항이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연구와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09

[이사람] ‘팔공산에 살어리랏다’ 출간한 산중식당 김태락 옹

대구의 명산 팔공산 자락,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산중식당’에 들어서자,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풍모의 노신사가 취재진을 맞는다. 대기업 창업주를 연상시키는 단단한 자태와 또렷한 음성의 주인공은 최근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자전적 기록을 담은 저서 ‘팔공산에 살어리랏다’를 세상에 내놓은 김태락(89) 옹이다. 문학 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고령이 무색하게 여전히 사업체를 리드하는 그를 만나 반세기를 이어온 팔공산의 역사와 그의 유구한 인생철학을 들었다. 김태락 옹이 팔공산에 터를 잡은 것은 10살이던 1940년대 후반. 경주 건천에서 기념품 판매를 하던 부모님을 따라 길도 없고 하늘과 산밖에 보이지 않던 팔공산 오지 ‘절골 마을’로 거처를 옮겼다. 부모님은 동화사 입구에서 기념품을 팔며 생계를 잇고, 소년 김태락은 20리 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다. 날만 새면 겨울을 나기 위해 나무를 한가득해 나르는 것이 일상이었던 시절이었다. 백안동까지 6km, 때로는 아양교까지 왕복 몇 시간을 걸어 다니던 시절이었지만, 그 모진 세월이 지금의 그를 키운 자양분이 됐다. 국립공원 승격과 행정 난맥상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평생을 팔공산 지킴이로 살아온 만큼, 최근 팔공산이 대한민국 제23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것에 대한 그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러나 기쁨 뒤에는 지역 원로로서의 깊은 우려와 책임감이 교차한다. 국립공원이 돼야 마땅하다고 앞장서서 활동해 왔지만, 막상 승격되고 나니 주민들의 고충이 너무 컸다. 특히 대구시의 행정 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것을 꼬집었다. “국립공원공단과 구청이 서로 책무를 미루는 난맥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주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는 1980년대 초 관선 이상희 대구시장 시절, 주민들과 소통하며 팔공산 자연공원을 체계적으로 개발했던 때를 회상하며, 현 행정 당국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는 현실에 탄식했다. 침체한 로컬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팔공산의 상징인 ‘봉황’을 스토리텔링하여 조형물을 세우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락 옹이 운영하는 ‘산중식당’은 기념품점으로 시작해 1987년 현재의 향토 음식점으로 바꾸어 반세기 동안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구시 지정 ‘산나물 향토 음식 시범업소 1호’라는 타이틀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평생을 지켜온 어머니의 유훈이 있다. 처음 식당을 하려고 비빔밥을 만들어 올렸을 때, 어머니께서 ‘솜씨가 없으면 꺼리라도 좋아야 제맛이 난다’고 했다. 그 말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자식들에게 가업을 물려준 지금도 그는 식자재만큼은 최고급을 고집한다. 곤드레나물은 강원도 횡성 생산 농가에서 직송받아 전용 냉동고에 보관해 사용한다. 또한, 한 번 상에 나간 음식은 젓가락을 대지 않았더라도 전량 폐기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보이지 않는 주방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받는 짓을 하면 고객이 먼저 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팔공산이 인생에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눈시울을 붉혔다. “내게 팔공산은 엄마 품과 같습니다. 모든 먹고 입는 것을 해결해 준 은혜로운 산이지요. 죽어서도 뼈와 영혼마저 이곳에 묻히고 싶습니다.” 이유 있는 대가의 묵직한 울림. ‘팔공산에 살어리랏다’라는 아홉 글자 속에는 한 남자의 인생과 대구의 영산 팔공산을 향한 무한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2026-06-09

창립 127주년 맞은 계명대학교

지역의 사학 명문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가 1899년 제중원 개원을 시작으로 올해 창립 127주년을 맞았다. 개교기념일인 지난달 20일 아담스 채플 대예배실에서는 창립 127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순모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명예이사장, 김남석 이사장, 이재하 총동창회장, 신일희 총장을 비롯해 교내 구성원 7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기도, 유공자 포상, 총장 기념사, 총동창회장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계명대는 창립 127주년을 맞아 우수한 교육·연구 성과를 이룬 교수와 직원 69명에게 계명금장, 공로상, 업적우수상, 모범상, 출판문화상, 학생지도 우수교수상 등을 수여하며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렸다. 신일희 총장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인공지능 확산과 사회 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전환의 문 앞에 서 있다”며 “계명대학교는 AI 네이티브 대학으로의 전환을 통해 교육·연구·의료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을 향한 책임과 가치를 중심에 두고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하 총동창회장은 “동문과 구성원의 헌신 속에서 성장해 온 계명이 앞으로도 AI 시대를 이끌 인재 양성의 중심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계명대학교는 구한말 당시 제중원을 운영하던 선교사들이 의료 활동과 더불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계성학교와 신명여학교를 설립하였는데 ‘계명’은 이들 학교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대학의 역사를 보면, 1899년 제중원 창립, 1954년 5월 20일 계명기독학관으로 개관하여 1955년 계명기독학교, 1956년 계명기독대학, 1965년 계명대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고, 그 후 문교부 지정 실험 대학 사업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1978년 드디어 종합대학교로 승격했다. 1996년에 대학행정본부를 대명동 캠퍼스에서 현재의 성서캠퍼스로 이전하여 30년이 되었다. 그동안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위하여’라는 이념 아래 학문적 성취와 인성 함양을 아우르는 교육을 실천해 왔으며, 지금은 ‘실천적 지성의 빛으로 미래를 여는 글로벌 브릿지 대학’이라는 2030 비전을 발표하였다. 계명대학교는 캠퍼스 전체가 한 장의 그림 같다. 건물 모양과 색상이 통일되어 질서 있고 단과대학마다 장독대 설치, 꽃밭 조성, 벽면 담쟁이 넝쿨, 건물마다 무성한 나무들로 둘러싸여 잘 조성된 공원보다 더 아름답다. 최근에는 달서구와 협력하여 뒷산인 궁산에 편백누리숲 조성 사업을 마무리 하였다. 총 면적 10헥타르에 3000 그루의 편백나무를 식재하여 궁산 일대 녹지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성서에서 미래로, 새로운 100년을 위해 도약하는 계명대학교의 비전이 성공하길 바란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6-09

(시민기자 단상) 문학기행이 남긴 유쾌한 성찰

지난 4월, 대구문인협회 회원들과 함께 3박 4일간 다녀온 일본 문학기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서정이었다. 일본 하이쿠 문학 박물관을 둘러보고, 눈앞에 우뚝 선 후지산의 장엄함을 가까이서 마주하는 경험은 문학적 감수성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여행의 감동과는 별개로, 또 하나의 ‘현대적 체험’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바로 출입국 절차라는 이름의 긴 여정이다. 누구나 한 번쯤 느끼는 일이지만, 해외로 나가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입국·출국 절차는 여전히 쉽지 않은 관문이다. 코드 확인, 지문 인식, 소지품 검사 등 철저한 보안은 시대적 요구이자 필수적인 과정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그 과정이 주는 피로감 또한 가볍지 않다. 특히 이번 일정처럼 3박 4일을 빠듯하게 소화한 뒤 맞닥뜨리는 공항의 긴 줄은, 여행의 여운을 음미하기보다 현실로 단번에 끌어내리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이미 지친 몸과 노쇠한 다리는 잠시만이라도 의자에 앉고 싶은 소박한 바람을 되뇌고 있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그 순간, 필자의 머릿속에 문득 일본 전통 시 형식인 하이쿠가 떠올랐다. 5·7·5의 짧은 호흡 속에 감정과 상황을 압축해 담아내는 그 형식이야말로, 이 난감한 심정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절했기 때문이다. “공항 티켓/ 이게 다인데/ 자꾸 보여달라면/ 홀랑 벗을까?” 짧지만 솔직한 이 한 편의 하이쿠는, 공항에서의 경험을 유머와 자조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반복되는 확인 절차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답답함과 이를 웃음으로 넘기려는 인간적인 여유를 오롯이 담았다. 물론 엄격한 보안 절차는 우리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누구도 그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그 과정이 여행자의 피로와 불편이 조금 더 세심하게 배려될 수 있다면, 공항은 단순한 통과 지점을 지나 또 하나의 즐거운 기억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거창한 데서만 태어나지 않는다. 때로는 긴 줄 속에서, 때로는 지친 다리 위에서, 그리고 때로는 “한 번 더 보여달라”는 말속에서도 피어난다. 그날 공항에서 태어난 한 편의 하이쿠는 말해주고 있다. 여행의 진정한 여운은, 풍경이 아니라 순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음을. /김윤숙 시민기자

2026-06-09

김천시 쓰레기매립장 침출수 방치로 45억원 배상

김천시가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했던 부지에 침출수 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토양을 오염시킨 과실이 인정돼 45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대구고법 민사1부(정용달 부장판사)는 김천시 덕곡동 일대 토지 소유주 12명이 김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심 재판에서 피고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한다고 9일 밝혔다. 문제가 된 부지는 김천시가 1989∼1994년 토지 소유주들 동의를 얻어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한 곳이다. 토지 소유주들은 쓰레기 매립이 종료된 뒤 침출수 등에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자 2021년 7월 김천시에 토지 원상복구와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2024년 11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 김천시가 소송을 제기한 토지 소유주들에게 44억8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원고들이 제기한 쓰레기 매립장 부지 원상복구 청구는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김천시가 쓰레기 매립 당시 침출수 처리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다"며 "그 결과 소유주들이 토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돼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 소유주들이 해당 부지에 쓰레기를 매립한다는 사실에 동의한 까닭에 원상복구 청구는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천시 관계자는 "손해배상 산정과 매립 행위 소멸 시효 등을 이유로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고 밝혔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6-06-09

구미시, 기재부 찾아 AI·철도사업 국비 요청…내년 예산 확보 총력전

구미시가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지방시대위원회를 잇달아 방문하며 지역 핵심 사업의 국비 반영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산업 육성과 광역교통망 확충, 노후산업단지 재생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미시는 9일 정성현 부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이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기획재정부 예산실과 지방시대위원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중앙부처 예산안이 기획재정부 심의 단계에 들어간 시점에 맞춰 주요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정 부시장 일행은 먼저 기획재정부 산업중소벤처예산과와 인공지능디지털예산과를 방문해 AI 기반 산업 육성 사업의 예산 반영을 건의했다. 주요 사업은 △방산·AI 특화 공유공장 구축 △AI가전 글로벌 인증 신속지원 가상 검증 인프라 구축 △AX 자율 제조 사이버융합보안 실증 지원 등이다. 구미시는 이들 사업이 지역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방위산업과 인공지능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국토교통예산과와 타당성심사과를 찾아 △신공항철도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대구~경북 광역철도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 △노후산단 재생사업과 1~3산단 연결교량 건설 등 산업 인프라 확충 사업의 추진 필요성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정 부시장 일행은 이후 지방시대위원회를 방문해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연계한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 특히 △50만 이상 대도시 지정 기준 완화 필요성을 설명하고, 구미가 비수도권 성장거점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정성현 부시장은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가 진행되는 지금이 국비 확보의 중요한 시기”라며 “구미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사업들이 정부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과 연계해 구미가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6-06-09

대구가톨릭대, 하양역서 기말고사 응원 이벤트 개최

대구가톨릭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9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대구가톨릭대)역 청년라운지 일대에서 재학생과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기말고사 응원 행사인 ‘대일플이 산다(feat. 하양역 청년라운지)’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기말고사 기간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하양(대구가톨릭대)역 청년라운지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의 다양한 청년 지원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이날 출근·등교 시간대에 맞춰 약 500명의 청년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하양역 청년라운지 이용 방법과 시설을 소개하고, 청년라운지 관련 OX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참여자들의 관심을 높였다. 이와 함께 진로·취업 상담,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청년고용정책 등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가 운영하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안내했다. SNS 이벤트도 함께 열어 청년들이 필요한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펼쳤다. 하양(대구가톨릭대)역 청년라운지는 대구가톨릭대가 조성한 공간으로 학습과 휴식, 정보 교류가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기성 대구가톨릭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장은 “기말고사 기간 학업에 힘쓰는 학생들과 지역 청년들에게 작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진로와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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