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韓-베트남 정상회담...이 대통령 “공급망 불안정성 속 양국간 긴밀 협력”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베트남 정상회담 뒤 “우리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며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15분쯤 베트남 주석궁에서 또 럼 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그 결과를 언론에 공동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굳건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내일 베트남의 호찌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어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럼 서기장은 “양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협력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가까운 친구이자 진정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양국 관계를 위해 헌신해 왔다“며 “(한국 정부의) 5년 국정운영 계획에서 공존과 화합을 우선시하는 것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이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역내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베트남은 다자주의적 외교정책과 포괄적인 국제평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항상 소중히 여겨 왔다“며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고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길 바란다. 상호 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과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말씀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4-22

美 공화당 의원 54명, “쿠팡 차별 중단하라”…'무례한 서한' 주미대사에 전달

미국 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 모임인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이 한국에서 쿠팡에 대한 차별을 즉각 중단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명목은 ‘한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쿠팡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집권 여당이 내정간섭에 해당하는 부당한 요구를 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RSC는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마이클 바움가트너 의원 주도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한미 경제 파트너십과 국가 안보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차별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담긴 조치를 하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또 의원들은 “애플, 구글, 메타, 쿠팡 같은 미국 기업들을 체계적으로 겨냥하는 것이 특히 우려스럽다“며 “이 기업들은 양국 간 중요한 경제적 가교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적시한 기업들 가운데 현재 한국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는 곳은 쿠팡뿐이어서 억지로 다른 기업들을 끼워넣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유감스럽게도 쿠팡에서 벌어진 대규모 정보 유출은 ‘민감도가 낮은’ 사안으로 깎아내렸다. RSC는 서한에서 “안타깝게도 한국 정부는 ‘민감도가 낮은(low-sensitivity)’ 정보 유출 사건을 구실로 쿠팡에 범정부적 공격을 가했다“며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검토, 서울 사무소 압수수색, 징벌적 과징금, 세무조사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심지어 이들은 쿠팡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처하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한미 관계를 훼손하고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위험이 있다는 이상한 논리를 갖다붙이기도 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4-22

파키스탄 총리, 휴전 연장 승인한 트럼프에 “진심으로 감사”

종전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휴전 연장을 전격 승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협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을 대신해서, 나는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우리의 휴전 연장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보내 준 신뢰와 확신에 힘입어 파키스탄은 무력 충돌의 협상을 통한 타결을 위해 성실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샤리프 총리는 “양측이 휴전을 준수하고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2차 협상 동안 무력 충돌의 영구적인 종식을 위해 포괄적인 ‘평화 합의‘에 이를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샤리프 총리는 이날 레자 아미리 모가담 주파키스탄 이란대사를 만나 지역 정세와 평화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휴전 연장 종료 시한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지도부와 협상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 공격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들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느 쪽으로든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리면서 휴전 연장을 발표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4-22

‘현역 불패’ 신화 깨진 국민의힘 경북도당 경선 결과

22일 발표된 국민의힘 경북도당 시장 군수 경선 결과는 현역 불패의 신화는 깨졌다는데 일단 초점이 모아진다. 도당이 이날 22개 시·군 중 13개 시장, 군수 후보자 경선 및 단수수천 결과를 발표하기 전만 하더라도 대체적으로는 현역이 수성할 것이라는데에 다른 이론이 없었다. 현역의 벽은 높고, 견고하기만 했기에 그런 분위기였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예상을 깼다. 이번에 현역이 주저앉게 된 시군은 상주와 봉화, 영덕, 성주 등 4곳이다. 모두 처음에는 도전자가 약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고배였다. 경선을 치른 13개 중 4곳이 교체된 것만으로 지역정가는 변화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이는 현역이 무난히 공천 고지에 오르던 예년에 비해 매우 이례적이다. 경선고지를 넘은 곳도 아슬아슬하게 담을 넘었다. 이런 결과만 놓고보면 이제 시장 군수 선거는 현역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는 옛말이 되게 됐다 현역이 주저앉게 된 이면에는 각 사연이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던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강영석 상주시장 경우 신임가점이 주어지는 안재민 예비후보를 과소평가했다가 되치기를 당했다. 임이자국회의원실 보좌관 출신인 안 공천자는 신임 등의 가점 점수가 100점 중 10점에 달해 이미 출발선상이 달랐으나 현직 프리미엄만을 믿고 경선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이변은 성주에서도 이어져 3선에 도전했던 이병환 군수가 정영길 전 경북도의원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군수 역시 8년 군정 결과만 너무 믿은 나머지 선거 운동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봉화와 영덕은 초선 현직들이 도전자에 떠밀려 날라갔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최기영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에게, 영덕은 김광열 군수가 조주홍 전 대한민국 국회부의장 선임비서관에게 각각 공천장을 내줬다. 둘 다 초선이어서 무난하게 재선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결과는 차가운 민심 앞에 고개를 숙여야했다. 영덕 경우 경선에 올랐던 이희진 전 군수가 중도포기하며, 후배인 조주홍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곡절이 변수로 작용, 현직을 따돌렸다. 결은 다르지만 현역 중에서 신현국 문경시장은 중앙당 윤리위로부터 당원자격정지를 받아 공천 경선장에 오르지도 못해 지금 무소속 출마 선언 후 와신상담하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 현역들이 도전자들의 거센 돌풍으로 잠못 이룬 곳도 여럿이다. 영양은 오도창 군수와 권영택 전 군수가 맞붙어 관심을 모았던 경선에선 오 군수가 승리했지만 시소게임을 벌였고, 역시 전직과 현직이맞붙은 울진은 손병복 군수가 혈투 끝에 재선 공천 고지에 성공했으나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경주도 주낙영 시장이 애간장을 태웠다. 주 시장은 박병훈 도전자와 경선 내내 지지율이 뒤바뀔 정도로 줄다리기를 해 예측불허의 격전을 치루어야 했다. 도내 정치 관계자들은 “현역들이 선거에서 갈팡질팡한 모습은 이번에 처음 봤다”면서 “초선 자치단체장들조차 언제든지 갈아치울 정도로 민심이 성숙돼 있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말 시정을 잘 이끌어야지, 자칫하면 다음 선거에서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번 국힘 경선 결과는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고 남긴 교훈도 많다”고 분석했다. /장은희 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22

이남철·주낙영·김학홍⋯ 국힘 경북도당, 도내 기초단체장 14곳 경선 결과 발표

주낙영 경주시장, 오도창 영양군수, 윤경희 청송군수, 김재욱 칠곡군수, 이남철 고령군수, 김하수 청도군수, 손병복 울진군수 등 현직 시장·군수 7 명이 국민의힘 최종 경선 라인을 통과했다. 김학홍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문경)와 김병삼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영천) 등 경북도 고위 관료 출신들도 치열한 예비경선에서 승리하며 최종 공천을 받았다. 최기영(봉화), 안재민(상주), 최유철(의성), 조주홍(영덕), 정영길(성주) 예비후보 또한 치열한 접전 끝에 각각 경선 고지를 넘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구자근)는 22일 제11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경북 지역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영주시장 예비경선에서는 송명달·황병직 후보가 선출됐다. 이들은 다시 한번 본경선을 치러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관심을 모았던 안동시장과 예천군수 공천후보 발표는 또 미뤄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와 관련,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안동은 여권세가 만만치 않은 지역인 만큼, 공천 지연이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자근 공관위원장은 이에대해 “특정한 정치적 이유나 당협위원장의 영향력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선거구 획정 및 의원 정수 조정에 따른 행정적 절차와 각 시·군 의회의 의견 취합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늦어도 5월 초까지는 전체적인 공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은 박용선 후보가 이미 지난 6일 중앙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구미 김장호, 김천 배낙호, 경산 조현일, 울릉 김병수 후보 등도 단수 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본선 준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기초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의원 공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천시 가선거구에 우지연, 나 선거구에 박복순, 다 선거구에 김상엽 후보가 각각 단수 추천되며 지역구 수성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 구 위원장은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모든 절차를 녹화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지역민의 뜻을 가장 잘 받들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22

포스코청암상 20주년··· 과학·교육·봉사·기술 4인 시상

포스코청암재단이 제정 20주년을 맞아 과학·교육·봉사·기술 분야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식을 개최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2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제20회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을 열고 각 분야 수상자 4명을 발표했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최경수 고등과학원 교수 △교육상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봉사상 최연수 한빛청소년재단 상임이사 △기술상 정기로 APS 대표이사다. 이번 시상식은 청암상 제정 20주년을 맞아 역대 수상자와 포스코그룹 전·현직 경영진 등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단은 지난 20년간 총 72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약 142억원을 지원했다. 부문별로는 과학 20명, 교육 21명, 봉사 22명, 기술 9명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20주년을 기념해 부문별 상금을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다. 장인화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은 “포스코청암상은 지난 20년간 각 분야에서 사회 혁신을 이끈 인물을 발굴해왔다”며 “앞으로도 인재 육성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과학상 수상자인 최경수 교수는 편미분방정식과 미분기하학을 접목한 ‘곡률 흐름’ 연구를 통해 기하해석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3차원 특이점 구조 규명 등 현대 수학 난제 해결에 중요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교육상을 받은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는 1926년 설립된 국내 최초 여성 실업교육기관으로, 실무 중심 교육과 ‘선취업 후학습’ 시스템을 기반으로 7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 봉사상 수상자인 최연수 이사는 30여 년간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자립 지원 활동을 이어오며 약 2000명의 사회 진출을 도왔다. 발굴·교육·자립으로 이어지는 지원 모델 구축 성과도 인정받았다. 기술상 수상자인 정기로 대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장비 국산화를 이끌며 국내 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특히 OLED 공정 핵심 장비인 엑시머 레이저 어닐링(ELA) 기술을 독자 개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했다. 한편 포스코청암상은 2006년 제정돼 2007년부터 시상이 시작됐으며, 과학·교육·봉사·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대표 시상제도로 자리잡았다. 재단은 향후에도 사회적 가치 창출과 혁신을 이끌 인재 발굴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4-22

주호영 ‘대구시장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심 기각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배제된 주호영 의원이 당의 결정을 멈춰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이에따라 국민의힘 대구시장 본 경선일정은 기존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공천배제(컷오프)에 대한 법적 구제 수단이 사라진 주 의원은 “향후 행보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혀, 무소속 출마를 고수할지 여부가 대구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 의원은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뒤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언급했었다. 서울고법 민사25-1부는 22일 주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1심 법원이 “국민의힘이 당헌·당규 절차를 현저히 위반했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잃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한 결정을 상급심에서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기각 결정 직후 주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문제 제기가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 의원 측은 “이번 경선 과정이 과연 대구 시민과 당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상식적인 절차였는지 본선 경쟁력을 제대로 반영한 결정이었는지 묻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 측은 “법원의 결정과 별개로 공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의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지지자들과 논의해서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4-22

울진·영덕·봉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주의→경계’ 상향

산림청은 22일 오후 6시부로 경북 울진, 영덕, 봉화 지역과 강원도 전체 지역에 대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현재 강원 영동 및 경북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 특보가 발효 중이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산불 위험이 커짐에 따라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상향하게 됐다. 산림청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 상향에 따라 전남 담양 및 경북 김천·영천 지역의 산림 헬기를 강원 강릉·정선 및 경북 울진 지역으로 전진 배치해 산불에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또, ‘경계’ 단계가 발령된 지역의 산림재난방지기관에서는 소속 공무원 6분의 1 이상을 비상대기시키고, 산불 발생 취약 지역에 감시 인력을 증원하는 등 산불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지방정부에서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여, 산불 발생 시 산불 진화, 주민 대피 등 철저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금시훈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산불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다.”라며, “조그마한 불씨가 대형 산불로 확산할 수 있으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산불 예방을 위해 산림 및 인접 지역에서 화기 사용, 불법소각 등 위법 행위를 삼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4-22

국힘 갈등 증폭시키는 ‘대구 보궐 선거 김민수 전략공천설’

대구시장 공천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지역 보궐선거 지역에 ‘김민수 낙하산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대구시장 최종 경선에 뛰고 있는 추경호(대구 달성) 예비후보는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특정인 전략공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혼란만 가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을 놓고 추경호 후보와 유영하(대구 달서갑) 후보가 최종 경선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26일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공천자로 확정되면 후보 등록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해서 대구 달성 또는 대구 달서갑 지역구에서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대구 보궐선거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또다시 대구지역이 혼란에 빠졌다. 김준일 평론가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최고위원이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고, 현실적으로 대구 이외 지역은 쉽지 않은 만큼 달성군이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후보가 대구시장 후보가 되면 달성군 보궐선거가 열리는데, 일부 비토가 있더라도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쟁력이 크지 않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대구·경북(TK)과는 인연이 없는 김 최고위원을 대구지역 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할 경우 지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장 컷오프에 반발한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면서 국민의힘 보수 텃밭인 대구마저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김민수 낙하산 공천’으로 기름을 부어 지방선거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추 후보는 22일 “호사가들이 하는 말이 계속 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현직 지역구 의원으로서, 달성군에 있는 의원으로서 굉장히 불편하다”며 “김 최고위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치 역량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달성군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그런 얘기들은 조금 자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궐선거가 제 지역구에서 있게 되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자 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경북매일신문 취재진에게 “부산 북갑에 출마한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아무 연고도 없이 출마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TK지역과 관계없는 김 최고위원을 대구지역에 전략공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 출신인 김 최고위원은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 분당을 지역위원장으로 선발된 후 여러 차례 낙선하면서도 분당을에서 정치활동을 이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공천 가능성이 계속 불거진다면 추경호·유영하 후보가 국회의원 사퇴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4월 30일까지 사퇴하는 곳은 6·3 보궐선거가 열리지만, 5월 1∼4일 사퇴하는 곳은 보궐선거를 내년 4월에 치르게 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4-22

‘시스템’ 가동한 민주당 vs ‘내홍’ 갇힌 국힘···지선 시계 ‘극과 극’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전열 정비 속도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앙정부의 국정 동력을 지방으로 이식하며 ‘시스템 선거’에 돌입한 반면, 국민의힘은 지도부 리더십 위기와 공천 갈등이 겹치며 선거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5극 3특’ 체제와 ‘메가특구’ 조성을 골자로 하는 지방선거 5대 비전과 200개 세부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공약은 중앙정부의 국정 기조를 지방으로 확장하는 비전을 갖춰 ‘준비된 지방정부’라는 프레임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특히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전국을 돌며 후보 지원에 나서는 등 중앙과 지역이 밀착된 조직적 선거전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같은 날 강원 양양에서 어촌 민생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행보에 나섰으나 현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 현장에서조차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가 “결자해지”를 언급하며 전면에서 사퇴론을 제기하는 등 ‘지도부 거부’ 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도부가 선거의 조력자가 아닌 ‘리스크’로 전락하면서 후보 개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개전 전투’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의 공천 파동은 야권이 처한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힘이 주호영·이진숙 후보의 컷오프 반발과 보궐선거 ‘낙하산 공천설’로 한 달 넘게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는 이미 지난 19일 ‘남부권 판교’ 구상을 담은 1호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주도권을 선점하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22일에도 AI·로봇 산업 현장 간담회를 열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설명하는 한편, 중도·보수 진영 인사들이 포함된 3차 캠프 영입 명단을 발표하며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본경선 최종 후보를 확정 짓는 오는 26일, 두류 네거리에 있는 캠프에서 대규모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화력 전’에 나선다. 김 후보는 이날 개소식에 대해 “그동안 출마를 압박했던 이들을 전부 불러내겠다”며 대대적인 세 과시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이 경선 후유증으로 ‘단일대오’ 형성에 고심할 때 김 후보는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펼쳐 대구 선거판을 통째로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선거 체제를 풀가동한 민주당과 달리 내부 변수 정리에 시간을 허비하는 국민의힘의 ‘엇갈린 시계’가 초반 판세를 규정짓고 있다고 분석한다. TK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은 체계적인 설계도를 들고 전면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지도부 리스크 해결에 급급해 정책 대결의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조기에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면 안방인 TK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4-22

與, ‘지방주도 성장’ 추진···‘5극 3특’ 메가특구 지역 소멸 방지 공약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을 포함한 전국의 성장 엔진을 바꿀 ‘지방 주도 성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기 위해 전국을 ‘5극 3특’ 체제로 재편하고, 기업이 원하는 규제 완화를 즉각 반영하는 ‘메가특구’를 조성해 지방판 경제 대도약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대 비전과 15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공약의 핵심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인 ‘5대 전환 목표’를 지방 행정에 그대로 이식해 중앙정부의 성공을 전국 단위로 확산시키는 데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방 주도 성장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메가특구’ 지정이다. 광역·초광역 단위의 전략 산업 거점을 조성하는 이 공약은 혁신적인 규제 특례와 파격적인 재정 인센티브를 집중시켜 지역 성장 거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유동수 경제수석부의장은 “지금까지는 규제 샌드박스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고자 했는데 그걸 넘어선 지역 맞춤형 지원 성장 엔진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기업이 요청하면 규제를 완화하는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 세계 최고의 규제 프리존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생 현장의 갈증을 풀어줄 실용적인 대안들도 대거 포함됐다. 우선 기후 위기에 대응해 폭염이나 폭우 등 재난 발생 시 손해사정 절차 없이 즉시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후보험’을 도입하기로 했다. 재난과 피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신속한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한 제도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자산 형성 지원책인 ‘우리아이자립펀드’도 눈길을 끈다. 자녀 출생부터 성인까지 정부와 부모가 공동으로 자산을 적립해 교육·창업 자금을 마련해주는 제도로, 기존 취약계층 대상의 ‘디딤씨앗통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공공부지 태양광 발전 수익을 주민 복지와 이른바 ‘햇빛연금’으로 환원하는 ‘햇빛소득마을’ 모델을 지방정부로 확대해 지역 순환형 경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을 위해 주거와 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지원주택’ 공급을 확충하고 입주 자격을 기존 저소득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한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고 중앙정부의 성공을 지방정부로 확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4-22

李대통령 “한-베트남, 운명 닮은 핵심 파트너”···전방위 협력 가속화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며 경제·과학기술 등 전 분야에 걸친 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참으로 특별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서로에 있어 3대 교역국이며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라며 교류 확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우리 정부가 출범한 뒤 또 럼 베트남 서기장이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국빈 방한을 했고, 이번엔 베트남 새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국빈으로 제가 오게 됐다”며 “이것만 봐도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격상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언급하며 “방문 기간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나 원전과 인프라, 과학기술 등 전략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안정과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과제에 대해서도 고도의 협력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이 공유하는 역사적 아픔과 문화적 유대감을 강조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두 나라는 외세를 자신들의 힘으로 극복한 점, 분단의 아픔을 겪고 동족끼리 전쟁의 고통을 겪은 뒤 우뚝 일어서는 과정 등이 많이 닮았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특히 베트남 전래동화와 우리 ‘콩쥐팥쥐’의 유사성, 현지에서 활동 중인 배우 한사라 등을 언급하며 “같은 유교 문화권으로서 끈끈한 정서적 유대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4-22

국힘 대구시당, 광역의원 경선 결과 발표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2일 대구시당 3층 회의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 제12차 회의를 열고 대구 광역의원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10개 선거구의 대구시의원 최종 예비후보는 △중구 1 임인환 △동구 3 김정민 △서구 2 김준범 △남구 2 고병수 △북구 1 류종우 △북구 4 허정수 △수성구 2 김중군 △수성구 4 박종필 △달서구 2 김기열 △군위군 박창석 등이다. 다만 동구 4(이재숙·정인숙) 선거구는 아직 최종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대구시당 공관위가 발표한 대구시의원 단수 추천 예비후보는 △중구 2 이형원(현 시당 부위원장) △동구 2 박소영(현 시의원) △서구 1 이동운(현 서구의원) △남구 1 권오섭(현 시당 대변인) △북구 2 박현규(현 국회의원실 선임비서관) △북구 3 최수열(현 북구의장) △북구 5 김재용(현 시의원) △수성구 1 정일균(현 시의원) △수성구 3 이성오(현 시의원) △수성구 5 김태우(현 시의원) △달서구 1 이영애(현 시의원) △달서구 5 진미숙(현 가족역량교육실천연구회 대표) △달서구 6 김주범(현 시의원) △달성군 1 하중환(현 시의원) △달성군 2 최재규(현 달성군의원) △달성군 3 배창규(전 시의원) 등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22

추경호 “TK 신공항·대구 현안, 말 아닌 행동 필요”⋯이재명 정부에 입장 촉구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경선 후보가 대구·경북 핵심 현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추 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대구·경북 신공항 국가사업 전환과 전직 대통령 예우 복원 문제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 그는 “대구·경북 신공항 국가 지원 문제는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여전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그간 ‘다해드림’식 약속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핵심 현안 앞에서는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대통령과의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도 대구의 핵심 현안에 대해 어떠한 입장 표명이나 요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지역을 위한 실질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을 위한 일이다. 함께 대통령께 공동으로 건의하자”고 했다. 추 후보는 마지막으로 “말이 아니라 결과로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며 대구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22

장수시대

오늘도 어김없이 그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별다른 용건은 없다. 그의 집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에 내 사무실이 있을 뿐이다. 지난해 연말 퇴직한 그는 요즘 도서관 가는 일을 하루 일과처럼 삼고 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그는 같은 시간에 같은 걸음으로 이 길을 지난다. 나는 자리에 앉은 채 고개만 까딱했다. 그는 여느 때처럼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고, 물 한잔으로 숨을 고른다. 빈 종이컵을 쥔 채 내게 묻는다. 표적치료 보험은 들어 두었느냐고. 마치 안부를 묻듯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이 나이에 또 새로운 보험을 들어야 하느냐고 되묻자, 그는 암이 정복되는 시대라며 말을 이었다. 치료비가 워낙 비싸니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보조기구만 있으면, 관절염으로 걷기 힘든 사람도 산을 오른다지 않는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다며, 누군가는 로봇의 힘을 빌려 다시 걷는 연습을 한다고도 했다. 머지않아 장기 교체도 가능해질 것이고, 어떤 이는 200세 시대를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과장처럼 들리면서도 그렇다고 허황되지는 않았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해 왔고, 앞으로는 더 빠를 것이다. 다만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미래를 더듬어 180세쯤 된 나를 떠올려 본다. 가진 것은 넉넉지 않지만, 그 시대에 맞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혼자서는 외출은커녕 차려진 밥상에 앉는 일조차 남의 손을 빌려야 하는 어머님의 모습이 내가 된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와 굳어가는 손끝, 그리고 말없이 길어지는 하루. 그렇다면 내 아들은 150세나 되었을까. 그 또한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갈지 모른다. 120세가량 되는 손자는 로봇의 도움으로 혼자 생활하고 있을까. 사람보다 많은 기계 속에서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삭막함이 생활화 되었을까. 이미 로봇이 되어가는 90세쯤 되는 증손은 제 삶을 꾸리기에 바빠 제 아비를 돌아볼 겨를이나 있을까. 늦게 결혼해 마흔의 고손이라도 있다면, 그는 180세의 할미인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까. 나는 그의 존재를 알까. 핏줄로 이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서로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각자도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삶이 그려진다. 그때 어머님 얼굴이 떠올랐다.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만 건너는 하루는 창밖을 몇 번이나 바라보고, 벽에 걸린 시계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하루를 밀어내는 눈앞에 잠만이 왔다 갔다 한다. 그 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어머님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장수라는 말이 더는 축복처럼 들리지 않는다. 살아 있음이 아니라, 버텨냄에 가까운 시간들. 누군가에게 기대어 이어가는 하루가 반복된다면, 그 시간을 과연 삶이라 부를 수 있을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아도 좋겠다. 내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날들, 내 손으로 밥을 먹고, 내 의지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날들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보험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에게 말했다. 아프면 그냥 죽을 거라고.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만 오래 살아서 무엇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친구도, 대화할 그 누구도 없이 살아가는 일이 과연 삶일까. 후손들 가운데 누군가에게 닥친 고통을 지켜보며 살아야 한다면, 그 또한 감당할 수 있을까. 지금은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지만, 더 나이 들어 그러하다면 나는 자연에 순응하겠다고 했다. 말로는 쉽게 내뱉었지만, 그 말이 나를 향한 다짐인지 두려움의 다른 이름인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못 믿겠다는 듯 웃었다. “그 말, 나중에 바뀔걸요?” 그럴지도 모른다. 사람 마음이란 그렇게 단단하지 않으니까. 살아야 할 이유보다 버텨야 할 이유가 많아지는 날이 온다면, 나 역시 생각을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늘그막 눈서리 끝에 폭설이 올까 두렵지만, 그래도 나는 오래 사는 일보다 오늘을 느끼며 사는 쪽을 택한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지금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며, 순간의 시간을 살아내는 일. 그 하루가 쌓여 삶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는 도서관으로 향했고, 나는 컴퓨터를 켰다. 각자의 방식으로 또 하루를 살아간다. 올 봄, 벚꽃이 유난히 예쁘다. /윤명희 수필가

2026-04-22

6·3 포항시장선거, 여야를 떠나 공약은 ‘수소환원제철’이어야 한다

2026년 4월 6일 오전 11시, 포항시청 브리핑룸에 두 개의 노동조합이 나란히 섰다. 서로 다른 상급 단체에 속한 포스코노동조합과 현대제철지회였다. 같은 자리에 서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그들이 꺼낸 메시지는 더 이례적이었다. “철강산업이 무너지면 포항이라는 도시의 심장도 멈춘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도시 전체를 향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이들은 철강 위기를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10만 철강 가족의 생존 문제이자, 포항이라는 도시의 존립 문제로 규정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 탄소 규제 강화,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산업을 짓누르는 사중고를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그 말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그들은 지방정부의 전면 대응을 요구했고, 실질적인 지원책과 함께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산업 위기를 놓고 공개적인 정책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장면은 지금 포항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포항에서 철강은 산업이 아니라 삶의 일상이다. 그래서 철강의 흔들림은 곧 도시 전체의 흔들림으로 이어진다. 철강이 약해지면 일자리가 줄고, 일자리가 줄면 청년이 떠나며, 청년이 떠나면 도시의 숨결이 빠르게 식는다. 지방소멸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산업의 약화에서 시작해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금 포항이 서 있는 자리는 그 연쇄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단순한 경기의 등락이 아니다. 산업을 둘러싼 규칙 자체가 바뀌고 있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진입 조건이 되었고, 철강은 가격과 품질만으로 평가되던 시대를 지나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으로 평가받는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그 변화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제 고탄소 철강은 경쟁력 이전에 시장 접근 자체가 제한된다. 전환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구조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 변화 앞에서 포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하나다. 철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철강을 바꾸는 것이다. 그 중심에 수소환원제철이 있다.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이 방식은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철강이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전환을 가장 현실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포항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산업 생태계와 숙련된 노동력, 항만과 물류, 연구개발 기반이 이미 이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철강의 과거가 포항에 있었다면, 철강의 미래 또한 포항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방향이 곧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수소 산업은 목표는 분명하지만 기반은 취약하다. 청정수소는 아직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았고 가격도 높다. 공급 체계 역시 산업 현장의 요구를 감당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정수소만을 기준으로 산업을 설계하면 출발 단계에서부터 전환이 멈춰 설 수 있다. 산업은 선언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물량과 가격, 그리고 예측 가능한 환경이 갖춰질 때 비로소 움직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이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현실적인 경로다. 초기 단계에서는 일반수소를 기반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가격을 낮추며 산업을 키운 뒤 점진적으로 청정수소로 전환해 가야 한다. 과정을 건너뛴 전환은 없다. 이 단계를 무시하면 수소환원제철은 기술의 이름으로만 남고, 현장은 끝없는 대기 상태에 머물게 된다. 이 문제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소 산업을 바라보고 투자에 나선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존재한다. 설비와 부품, 저장과 운송, 안전 관리와 플랜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지만,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이들 기업이다. 산업 전환이 성공하려면 이 생태계 전체가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 전환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 구조의 가장 약한 고리가 드러나고 있다. 수소 관련 중소기업들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수소 생산과 관련한 혁신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 포항이 수소 산업 특구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현장의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요와 가격을 확보하지 못한 채 버티고 있다. 기업 경영에는 ‘자본의 시간’이 있다. 기술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시장으로 연결되기까지 버틸 자금이 없으면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현금 흐름이 끊기는 순간 기술도 산업도 함께 사라진다. 결국 산업 전환의 성패는 대기업의 투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이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투자하고 생산하고 버틸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이제 시선은 6·3 포항시장선거로 향한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 정치의 경쟁이 아니다. 포항이 철강 도시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전환에 실패한 도시로 남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택의 과정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단순해진다. 후보들의 공약은 이 변화에 답하고 있는가. 수소에너지가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수소환원제철은 더 이상 하나의 정책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것은 포항의 생존 전략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이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그 공약은 현실을 외면한 것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언급이 아니라 내용이다. 수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가격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철강 기업과 중소 협력업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노동 전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중앙정부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필요하다. 공약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 계획이어야 한다. 여기서 더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문제는 특정 정당의 공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철강의 전환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포항의 미래를 좌우하는 이 과제는 여야를 나눌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야를 넘어 공통의 기반 위에서 추진되어야 할 최소한의 합의이자 출발점이다. 따라서 수소환원제철은 특정 후보의 차별화 공약이 아니라, 모든 후보가 반드시 채택해야 할 기본 공약이 되어야 한다. 경쟁은 채택 여부가 아니라 실행 능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누가 더 현실적인 경로를 제시하는가, 누가 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가, 누가 더 빠르게 산업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가의 경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선거가 지역의 미래를 놓고 벌어지는 진짜 선택이 된다. 포항은 한 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도시다. 이제 다시 한 번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과거의 방식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산업 질서를 여는 도시가 될 것인지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철강이 멈추면 도시도 멈춘다. 그러나 철강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면, 포항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약속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약속은 분명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선택 가능한 공약이 아니다. 포항시장에 출마하는 후보라면, 여야를 떠나 누구나 반드시 제시해야 할 공약이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2026-04-22

박용선 국힘 포항시장 후보 “어르신 AI 교통 시스템 구축”

박용선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는 어르신들이 교통카드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승차할 수 있도록 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보행자 속도에 맞춰 신호가 연동되도록 하는 것을 정책을 담은 ‘어르신 AI 교통 시스템 구축’을 공약했다. 대중교통 탑승 구조부터 바꾼다. 시내버스 50대에 얼굴 인식 승차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70세 이상 노인 무임교통카드의 잦은 분실과 충전의 번거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역 버스 업체와 협약을 맺고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AI 횡단보도 시스템은 교차로에 보행 속도 감지 기술을 적용해 고령자의 걸음에 맞춰 횡단 신호를 자동으로 연장한다. 박 후보는 국토교통부 및 경찰청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포항에 유치할 계획이다. 우선 지역 내 주요 교차로 30개소에 AI 횡단보도를 설치한다. 서울과 대전에서 시범 운영 중인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저상버스 도입도 속도를 낸다. 포항 시내버스 184대 중 저상버스는 118대(64%)에 머물러 있는데, 33대의 저상버스를 추가로 투입해 보급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박 후보는 밝혔다. 고령층의 이동 빅데이터를 분석해 어르신 주요 방문 지역을 중심으로 저상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노선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박용선 후보는 “이번 공약을 통해 어르신 교통사고 사망률을 30%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이동의 불편을 덜고 안전을 보장해 포항을 고령 친화 교통체계의 전국적인 모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4-22

TK지방선거 쟁점이 된 ‘2028년 행정통합’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여야 유력 후보 모두 ‘임기 2년 단축’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2028년을 목표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재추진에 나서겠다고 했다. 5~6년간 계속돼 왔던 TK 행정통합 논의가 중앙정치권의 방해와 이 지역 국회의원의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무산됐다는 비판여론이 높은 만큼, 차기 시·도지사가 중심이 돼 기득권을 버리고 TK지역 미래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여야 시·도지사 후보들이 ‘2028년’을 TK통합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는 이 해에 총선이 있어 ‘통합 특별시장’ 선거를 동시에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당선 즉시 ‘행정통합 추진위’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2028년 총선 시점에 통합단체장 선출까지 갈 수 있도록 시간표를 앞당기겠다”면서 이를위해 시장에 당선되면 주민투표가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유력후보인 추경호 의원도 2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선되면 2년 동안 착실히 준비해 2028년 총선 시기에 맞춰 통합특별시장을 다시 뽑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TK통합을 앞장서서 추진했던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역시 ‘2028년 총선 시점’을 통합의 적기로 내세웠다. 그는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대구시장과 긴밀히 협력해 2028년에 실질적인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도 “김부겸 후보의 통합추진 방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 “TK통합 전 마지막 경북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각 후보들의 속마음이 어쨌든, ‘2년 후 TK통합’이 이번 지방선거의 쟁점이 돼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길 기대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쟁점이 주요 의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아마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 유권자들도 누가 통합특별시의 ‘초대 단체장’ 역량을 갖췄는지를 기준으로 지지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2026-04-22

이상기후에 양봉업 근간 흔들, 대책 세워야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후에 양봉업계가 수난을 겪고 있다. 2022년 봄, 국내 양봉업계에는 약 100만 마리의 벌꿀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해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농진청은 이상기후와 해충인 응애류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을 했으나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올 봄도 일교차가 극심한 이상기온이 반복되면서 꿀벌의 폐사가 늘면서 양봉업계가 휘청대고 있다는 소식이다. 봄철 낮 기온이 27도까지 치솟자 때 이르게 벌통 밖으로 나왔던 벌들이 밤사이 기온이 급락하는 바람에 벌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얼어 죽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덕스런 날씨는 꿀벌의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해충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게 된다. 올 봄의 이른 고온현상은 꿀벌응애(진드기)의 번식 시기를 한 달이나 앞당겨 양봉업계가 폐사현상과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알다시피 꿀벌은 농작물 수분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꿀벌 개체 수 감소는 곧 농업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고추, 딸기, 참외, 수박, 토마토 등 시설과채류의 화분매개 의존도가 70% 이상 된다. 꿀벌이 없으면 화분매개가 이뤄지지 않아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하게 되는 것이다. 학계서는 꿀벌의 생태계 보존과 증식의 가치를 약 70조원에 이른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꿀벌이 사라지면서 각종 과채류의 결실이 줄게 되면서 농산물 가격 폭등은 물론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정부나 지자체는 그동안 꿀벌 실종에 대해 개별 양봉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을 주었으나 이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에 강하고 개화 시기가 다양한 밀원 숲을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양봉농가에 대한 실효적인 보상과 기후변화에 강한 꿀벌 품종을 개발하는 것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촌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벌꿀 실종사태는 단순한 양봉업계의 위기를 넘어 생태계 보존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2026-04-22

[선거 격전지 현장⋯유권자의 선택은]⑥ 대구 달성군수 선거 ‘젊은 도시’ 달성, 군수 선거 양자대결⋯연속성 vs 변화 격돌

‘젊은 도시’로 부상한 달성군의 향후 4년을 이끌 수장을 뽑는 군수 선거가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최재훈 현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김보경 달성군의회 부의장이 맞붙는 구도다. 현재까지 제3 후보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달성군은 산업단지 확충과 일자리 창출, 교통·문화·교육 인프라 개선을 바탕으로 청년층 유입이 이어지며 ‘대구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미래 신산업 거점으로 떠오른 만큼 이를 이끌 리더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최재훈 군수를 단수 공천하며 후보를 조기에 확정했다. 2022년 만 40세의 나이로 당선된 최 군수는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으로 주목받았으며, 지난 4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군정 운영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주요 성과로는 제2국가산업단지 조성 추진,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유치, 도시철도 1호선 연장 및 대구산업선 추진, 교육·보육 인프라 확충 등이 꼽힌다. 최 군수는 “지역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핵심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정책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며 재선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더불어민주당은 김보경 부의장을 단수 공천으로 확정했다. 재선 군의원 출신인 김 부의장은 노동운동과 지역 밀착형 의정활동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청년층과 신도시 유권자를 겨냥한 ‘변화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 부의장은 청년 기회펀드 조성, 공공임대주택 확대, 자격증 응시료 지원 등을 담은 ‘청년 희망 패키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도시철도 1호선 구지 연장과 교통망 확충, 국가정원 조성 등 정주 여건 개선 방안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산업 성장의 성과를 군민 삶과 청년의 기회로 연결하겠다”며 정책 전환 필요성을 부각했다. 이번 선거는 ‘정책 연속성’과 ‘변화’의 대결로 요약된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상 현역 군수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테크노폴리스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30~40대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 대구시장 선거와 맞물린 정치 지형 변화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현안인 제2국가산단 조성, 첨단산업 유치, 대구산업선 건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 교육·문화·복지 정책 등 지역 미래를 좌우할 의제들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시장 선거와 연계된 정치 환경 변화가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책 중심의 경쟁을 통해 공정하고 품격 있는 선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4-22

치매 환자를 욕보이지 마라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이란을 침공한 일부터 그 이후 보여준 행보에 대해 미국 내 인사들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를 치매라느니, 정신병자라느니, 요양원에 보내야 한다느니 하는 식의 비난이 뉴스를 달구고 있다. 실제로 어떤 네티즌은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발언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게시했다. 일부를 인용하면, 3월 3일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다.”, 3월 9일 “우리는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 3월 12일 “우리가 이기긴 했는데, 아직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다.”, 3월 14일 “우리를 도와달라.”, 3월 16일 “사실 우린 어떤 도움도 필요 없다.”, “누가 내 말을 듣는지 테스트해 봤다.”, “나토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주 나쁜 일을 겪게 될 거다.”, 3월 17일 “우리는 나토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등이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둘러싸고도 말이 여러 번 바뀌었으니 누가 봐도 트럼프는 정신없는 사람 같다. 지난 12일에는 자신을 예수처럼 표현한 AI 합성 사진을 올렸다가 보수 기독교계의 뭇매를 맞고 12시간 만에 내리더니 15일에는 눈을 감고 예수 품에 안겨 있는 AI 합성 사진을 올리고 뿌듯해하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런 모습을 보면 트럼프에게 정신 병원에 가라는 비난이 지나친 것 같지는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비난은 지난 9일 중앙의 한 일간지에서 대서특필한 ‘치매설’ 보도다. ‘마가(MAGA)’ 진영의 대표적 보수 논객 알렉스 존스조차 ‘이란 문명을 멸망시키겠다’는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자신을 공격하는 트럼프에게 ‘치매’라고 응수했다는 뉴스다. 어떤 사람의 행보를 비판할 때 비유를 사용하는 것은 직설적인 표현보다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치매라는 비유는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면죄부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염려스럽다. 더 큰 문제는 치매와 치매 환자에 대한 인식을 엄청나게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보여준 트럼프의 행동이 정상적인 판단력이라고 생각하기 어렵고, 오락가락하는 급격한 감정 변화는 비정상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고령으로 현재 79세이니, 치매가 발병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이다. 그러나 백번 양보해도 치매 환자의 특징과 트럼프의 광포함은 공통점은커녕 비슷한 점도 하나 없다. 치매 환자는 길을 잃고 판단력을 잃고 자신조차 잃지만, 트럼프가 가는 길은 명확하고 확실한 이해관계가 있으며 극단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가 얼마나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인지 생각하면, 트럼프를 치매라고 하는 것은 치매 환자를 욕보이는 것이다. 한때 ‘개 같다.’ 등 개를 비하하는 욕설에 개가 얼마나 충직한 동물인데 개를 모욕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개만도 못하다.’는 욕설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물 비유조차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이랴. 정치지도자의 비정상적인 선택을 비판할 때는 비유법보다 직설법이 백배 낫다. /유영희 인문학자

2026-04-22

원인이 없이 지속되는 심한두통

머리가 아프면 대부분은 머릿속의 문제를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두통이 낫지 않거나 극심하면 MRI나 CT를 찍어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검사 결과가 정상이고 머릿속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 실제로 머릿속에 문제가 있으면 뇌졸중이나 뇌종양 같은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라 이상이 있었다면 병원에서 놓치기 힘들어 이렇게 원인 없이 지속적으로 고생을 하지 않는다. 두통의 대부분은 뇌의 문제가 아니라 목의 문제다. 특히 상부경추가 비틀어지거나 주변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경추 기원성 두통이라고 한다. 목뼈 위쪽 특히 2번 경추 주변에는 대후두 신경이라는 중요한 신경이 지나가는데 이 부위가 긴장되거나 눌리면 통증이 머리 뒤쪽만이 아니라 관자놀이 눈 주변 등 머리 전체적으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지만 실제 통증은 분명히 존재하는 이유는 대부분 여기에 있다. 통증의 원인이 머리가 아니라 목이기 때문에 이런 두통은 단순히 진통제를 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일하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등 경추에 무리가 가는 생활을 하는 경우 상부경추에 지속적인 부담이 쌓인다. 여기에 어깨와 흉추까지 함께 굳어 있으면 목 주변의 긴장은 더 심해지고 신경이 압박되는 상태가 반복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두통은 점점 만성화되고 심해진다. 치료는 단순히 아픈 머리를 누르고 침을 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경추와 주변 근육 그리고 어깨 등의 구조를 풀어주는 것이다. 먼저 추나나 마사지로 상부경추의 정렬을 바로잡고 함께 긴장되어 있는 흉추와 어깨까지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목 주변의 부담을 줄이고 신경이 눌리는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대후두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를 사혈이나 침으로 직접 풀어주는 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을 줄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대후두 신경을 하이드로다이섹션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신경 주변을 약침으로 박리하면 빠른 시간에 두통이 사라진다. 두통은 구조 문제뿐 아니라 혈액 순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목과 어깨가 긴장되어 있으면 머리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두통이 더 쉽게 발생하고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된다. 이런 경우에는 목과 어깨 머리 쪽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을 함께 사용하면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도 중요하다. 가장 기본은 목을 앞으로 빼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다. 앉아 있을 때 턱을 살짝 당겨 목을 세우는 자세를 유지하고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도록 중간중간 가볍게 목과 어깨를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무리한 스트레칭보다는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부드럽게 움직여 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특히 어깨를 뒤로 가볍게 젖혀주고 가슴을 펴는 동작은 상부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MRI나 CT 등이 정상인데도 두통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머리에서 찾지 말고 목으로 옮겨볼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두통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찾고 풀어주면 생각보다 빨리 통증은 사라진다. 진통제만 먹고 버티지 말고 경추를 바로 잡고 눌리는 신경을 풀어주면 빠른 시간에 두통을 잡을 수 있으니 참고 살 이유는 없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4-22

작은 마당, 사계절을 품은 소우주

열 평 남짓 작은 마당이 사계절을 품는다. 매일 같은 자리 같은 풍경인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요란하지 않지만 작은 생명들이 꼬물꼬물 쉼 없이 움직인다. 4월이 깊어 봄 한복판에 이르면 작은 이별들이 보인다. 연보랏빛의 고운 자태로 봄을 알리던 깽깽이풀은 금세 꽃잎을 떨어뜨리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할미꽃도 미련 없이 머리를 풀어 헤친다. 화려함은 잠시뿐, 그제야 잎을 내며 생명은 또 다른 시간을 이어간다. 꽃들뿐만이 아니다. 이슬 맺힌 거미줄, 깽깽이 씨앗을 나르는 개미, 배양토를 빚는 지렁이 그리고 바삐 날아다니는 벌 나비까지 작은 마당에서 꼬물거리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서두름도 머뭇거림도 없다. 도심 속 작은 공간에서도 자연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겨울 끝자락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20여 년 전 양지바른 곳에 할미꽃이, 반그늘 자리에는 깽깽이풀이 각 한 포기로 터를 잡았는데 지금은 제법 군락을 이룬다. 스스로 번식하며 자리를 넓혀가는 모습이 때로는 대견하다. 마당 한편을 차지한 수사해당이 벚꽃 못지않은 화려함으로 마당을 환히 밝히는 이 봄, 번식력 강한 국화는 이미 부지런히 잎을 키우며 가을을 준비한다. 긴 여정이 봄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오월이 오면 찔레꽃이 피어난다. 그 은은한 향은 언제나 유년시절을 주저 없이 소환하고, 작약의 단단한 꽃봉오리가 갑자기 툭! 터지듯 피어나는 그 순간은 마주할 때마다 놀랍다. 유월이 되면 마당의 중심은 수국이 차지한다. 토질과 햇빛의 노출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수국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이렇게 계절은 꽃을 바꾸어 가며 마당을 채운다. 제한된 공간에서도 사계절은 분명하게 흐른다. 춘하추동, 나고 자라고 거두고 감추는 순서를 어기지 않는다. 게으르지도 조급하지도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그러나 햇살이 닿는 자리와 그늘진 자리를 두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이 터를 잡으면 원래 있던 꽃들이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하얀민들레, 초롱꽃, 사랑초, 꿀꽃, 백리향, 기린초까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생명들이 비좁은 마당에서 영역 다툼을 한다. 식물의 삶에서도 약육강식은 존재하고, 그 또한 자연의 질서 속에 스며 있다. 봄꽃과 가을꽃은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르다. 봄꽃은 겨우내 포근한 대지의 품속에서 준비한 꽃봉오리를 아직 찬 기운이 남은 세상 밖으로 밀어 올린다. 그렇게 올라온 꽃이 이내 씨앗을 품기 시작하면 그제야 잎을 낸다. 그래서 봄꽃의 개화는 짧고 강렬하다. 반면 가을꽃은 봄부터 잎을 내고 여름 내내 뜨거운 햇빛을 즐기며 천천히 준비한다. 긴 시간을 들여 꽃봉오리를 키운 뒤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잎을 낸다. 그래서인지 개화 기간이 봄꽃보다 길다. 충분히 준비한 만큼 오래 머문다. 작은 마당에 터 잡은 생명들은 조용하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다. 꽃이 피고 지는 때를 알아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삶. 어쩌면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단단한 삶일지도 모른다. 작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의 이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작은 마당을 ‘소우주’라 부른다. 그리고 오늘도 그 안에서 세상의 시간을 배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22

봄날, 재즈로 물든 무대···'카리나 네뷸라 공연'

지난 11일 대구 서구문화예술회관에서 따스한 봄의 기운과 함께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 ‘JAZZ CIVAS’이 서구 구민들을 찾아왔다. 이번 공연은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닌 네 명의 여성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올라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과 어우러지며 다채로운 재즈의 매력을 선보였다. 재즈를 접해본 적 없던 시민기자에게 이번 공연은 새로운 음악적 관심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첫 무대를 장식한 카리나 네뷸라의 신입 멤버 임채희를 시작으로 김민희, 박라온, 그리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말로까지, 각자의 개성과 색깔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무대가 이어졌다. 임채희의 무대는 재즈의 첫 경험을 신선하게 열어주기에 충분했다. 맑고 깊은 음색으로 곡의 감정을 섬세하게 끌어올리며, 자신만의 색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순히 멜로디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곡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정서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김민희의 무대는 한층 더 성숙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A Weaver of Dreams’와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 두 곡을 통해 잔잔하고 편안한 음색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감쌌다. 특히 두 번째 곡에 앞서 봄에 싹을 틔우는 새싹을 응원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계절의 따뜻한 기운을 무대 위에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또한 그는 “함께 술자리를 즐기던 친구지만 같은 무대는 처음”이라며 임채희를 다시 소개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두 사람은 ‘Just in Time’을 함께 부르며 비슷한 음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악기와 목소리가 하나처럼 어우러지는 순간, 두 사람의 목소리 또한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졌다. 김민희의 소개로 이어진 박라온의 무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천사의 목소리’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맑고 청아한 음색은 가볍고 투명하게 공간을 채우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 무대는 ‘스캣의 여왕’이라 불리는 말로가 장식했다. 김민희는 그녀를 소개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 부문 수상 이력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식어보다도, 실제 무대 위에서 마주한 그녀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힘 있는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몸짓, 그리고 넘치는 자신감으로 채워진 무대는 단숨에 공연장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말로와 박라온의 듀엣 무대 이후, 네 명의 아티스트는 다시 한 무대에 올라 ‘Danny Boy’, ‘Happy’, ‘Spain’을 함께 그리고 번갈아 부르며 서로의 색을 드러내는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관객들 역시 단순히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박수와 몸짓, 그리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재즈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이번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은 봄날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재즈가 가진 매력을 한껏 전해준 무대였다. 서로 다른 색을 지닌 목소리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이 밤의 기억은,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22

자두밭 소나무 아래

비 내리는 새벽, 자두밭을 둘러보았다. 과수원 안쪽, 지난해 산불을 이겨내고 늠름하게 서 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그 곁에 어머니의 유해를 모셨다. 셋째 아들이 일하는 모습을 언제든 지켜보실 수 있는 자리, 어머님이 기꺼이 마음 두셨을 법한 그곳이 이제 어머님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었다. 요양원에서 조심스럽게 며칠을 보내신 뒤, 4월 8일. 어머님은 체온이 38.5도를 넘어서며 119구급차를 타고 안동병원으로 옮겨지셨다. 응급실에서 어머님은 눈도 뜨지 못한 채 입을 벌리고 호흡기에 의지해 가쁜 숨을 이어가고 계셨다. “어머님.”하고 불러보니, 알아보신 듯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치며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검사 결과가 나오자 병실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뇌혈관은 혈전에 막혀 온몸으로 온기를 보내지 못했고, 신장과 폐마저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의사는 우리를 불러 위급 상황에 대비한 마음의 준비와 연명치료에 관해 설명했다. 어머님은 영양공급을 위해 목 아래에 튜브를 삽입한 채 그날 저녁 중환자실로 옮겨지셨다. 그때부터 면회는 하루 두 사람, 각 5분으로 제한되었다. 그날 밤늦게, 아주버님에게 혈액투석이 시작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4월 10일, 짧은 5분의 면회 시간. 투석 덕분인지 어머님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손을 잡으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다른 한 손으로 얼굴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어머님은 힘겹게 눈을 뜨고 나를 찬찬히 바라보며 무언가 말씀하셨다. 그러나 입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작은 소리는 끝내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머님, 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어머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셨다. 그것이 어머님과 나의 마지막 대화였다. 이어 남편이 5분간 어머님을 만났다.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머님께서 웃는 얼굴로 따뜻하다고 하시는 것 같았다고 했다. 눈을 조금 더 떠보시라 하며 사진도 몇 장 남겼다. 11일에는 큰아가씨가, 12일에는 남편이, 월요일 낮에는 남편과 아주버님이 차례로 면회했다. 비닐 방역복을 입고 손을 잡으며 눈을 마주쳤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어머님은 끝까지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셨다.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남편은 며칠 사이 달라진 어머님의 모습을 다시 사진으로 남겼다. 낮에 면회를 다녀온 그 날 저녁, 위급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병원으로 향하는 사이 어머님은 이미 숨을 거두셨다. 우리는 마지막 모습을 함께하지 못했다. 4월 8일 입원하여 4월 13일 저녁 8시, 어머님은 끝내 말을 멈추셨다. 마지막은 길지 않았으나, 그 안에는 한 생의 시간이 고스란히 압축되어 있었다. 열한 살에 가족을 잃고도 살아낸 시간, 타인의 집에서 견뎌낸 세월,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가정을 이루고 자식들을 키워낸 날들.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셨던 마음까지, 어머님은 마지막까지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계셨다. 어디에 머물 것인지, 누구 곁에 있을 것인지, 병원이 아닌 집, 낯선 침대가 아닌 익숙한 방, 그리고 따뜻한 가족의 손. 그 모든 선택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삶이란 어디에서 끝나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손을 잡고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봄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사과밭은 여전히 손길을 기다리고, 마당의 진달래는 조금씩 꽃잎을 떨군다. 그러나 나의 봄은 이전과 같지 않다. 어머님은 유언대로 화장되어 자두밭이 내려다보이는 산, 큰 소나무 곁에 모셔졌다. 남편이 과수원에서 일할 때면 언제든 아들을 내려다보실 수 있는 자리다. 이제 밤마다 이어지던 모자의 이야기는, 자두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에 섞여 흐를 것이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22

고향 등지는 청년들

자신이 태어나고 유년기와 소년 시절을 보낸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보편적 바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그건 이루기 힘든 꿈에 가깝다. ‘20~30대 청년이 직장을 찾아서 부모 곁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온 것일 터. 지방엔 청년세대가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구체적인 수치 역시 청년들의 ‘지방 이탈-수도권 진입’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어 서글프다. 2023년 12월에 발표된 통계청 고용동향은 수도권 청년 취업자 비중이 51.6%라고 적시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직업을 찾는 청년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고향을 등지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향하고 있는 것. 무사히 수도권에서 직장을 잡았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서울 포함 수도권 지역 전월세와 매년 월급보다 많이 오르는 물가, 여기에 홀로 지내는 외로움까지 떠안아야 하는 게 타향살이다. 경험자들은 잘 알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의 지적처럼 지역 소멸 문제는 일자리 부족과 직결된다. 일할 곳이 없는 도시라면 머물기가 어려운 게 당연지사. 여기에 더해 맞벌이를 하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도 지방이 안고 있는 문제다. 어린이집 등 돌봄기관의 부족은 한국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도, 믿을만한 보육기관도 부족하니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가는 청년들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누구도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6-04-22

봄꽃으로 물든 문경대학교… 캠퍼스가 하나의 정원이 됐다

벚꽃이 머문 자리에 철쭉이 피어났다. 문경대학교 캠퍼스가 봄꽃으로 물들며 한 폭의 정원 같은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산수유 꽃물결이 봄 손님을 맞고, 강의동 주변으로는 진홍빛 철쭉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며 캠퍼스를 생동감으로 채우고 있다. 햇살이 내려앉은 꽃길과 바위 동산 사이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번지고, 산책길을 따라 걷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여유롭다. 봄기운 속 캠퍼스 곳곳은 배움의 공간을 넘어 쉼과 치유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분홍빛 철쭉 군락은 문경대학교 봄 풍경의 백미로 꼽힌다. 강의동 앞을 따라 이어진 철쭉길은 마치 봄의 피날레를 장식하듯 화사한 색채를 펼쳐 보이며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캠퍼스가 지역의 숨은 봄꽃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학생들이 머무는 생활공간이 시민과 함께 누리는 열린 정원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대학 관계자는 “누구나 편히 찾아 봄꽃이 주는 위로를 느끼고 활력을 얻길 바란다”며 “문경대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열린 캠퍼스로 늘 주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경대학교는 연중 캠퍼스를 개방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스쿨버스 무료 운행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문경대학교는 대학알리미 공시 4차 유지취업률 조사에서 85.6%를 기록하며 전국 130개 전문대학 중 4위, 대구·경북권 20개 전문대학 중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봄꽃으로 빛나는 캠퍼스 풍경과 함께 경쟁력 있는 교육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