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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활동” 설득, 긍정마인드로 변화 이끌어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4-09-04 02:01 게재일 2014-09-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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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QSS혁신 성공사례<BR> 포항 가속기연구소

▲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 현장 전경 파노라마.
▲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 현장 전경 파노라마.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난 1994년 3세대가속기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기초·응용과학 및 산업기술 분야의 범국가적 공동 연구시설이다. 오는 2015년에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가속기연구소에서는 최초로 지난해 5월 QSS 혁신활동을 도입하고, 혁신적 연구문화 구축으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다짐했다. 이후 TFT팀을 구성하고, 매주 화요일마다 활동시간을 가지고 월별 성과 공유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연구원들의 참여로 QSS혁신활동을 진행 중이다.10가지 `정돈의 원칙` 설정

자료정리·공간확보·환경개선

분위기 밝아지고 동료애 커져

□주요 개선활동 사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QSS혁신활동 TFT팀은 가장 먼저 `정돈의 원칙`을 10가지로 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시작했다. △기능별 분류 정돈원칙 △Address Rule 정돈원칙 △Naming Rule 정돈원칙 △Size 별 정돈원칙 △일대일 정돈원칙 △계단식 정돈원칙 △투명화 정돈원칙-내부를 보이게, 낭비를 드러내야(미에루카 전략) △선입선출 정돈원칙 △구획화 정돈원칙 △공용부품 및 공기구 형적관리-형태에 따른 음, 양각화 표시 등을 정하고 연구실마다 조금씩 적용해나갔다.

시설지원팀은 건물 도면의 자료실을 이전하고, 공통서류를 정리해 공간을 마련하고 나서 서류함과 옷장으로 대체해 공간을 활용했다. 또한 서류함 내부의 품목별 자료를 정리하고, VM표시를 부착해 한 번에 찾기 쉽도록 바꿨다. 불필요한 구형 캐비넷을 제거한 후 서류와 물품 등을 폐기해 화단을 조성하고 새 회의실과 사무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개인별로 사용해 종이·잉크 등의 낭비가 지적됐던 프린터도 줄이고, 현재는 공동프린터를 운영하며 자원 절약에 힘쓰고 있다.

▲ QSS혁신활동 TFT팀원들이 연구실 캐비넷을 재배치하고 있다.
▲ QSS혁신활동 TFT팀원들이 연구실 캐비넷을 재배치하고 있다.

접합가공실은 바닥 도색을 통해 먼지를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해 실험장비를 오래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실험 동선을 고려한 레이아웃을 다시 짜고, 실험기기를 재배치해 안전하고 쾌적한 실험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개선 활동 중 연구원들에게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서랍 속의 내용물을 사진표기(VM)해 열어보지 않고도 무엇이 있는지 확인이 가능해진 점이다. 그간 정돈되지 않았던 장비들과 도구들이 어지럽게 섞여 있어 찾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간단하게 필요한 물건을 찾을 수 있게 돼 연구원들이 정돈의 효과를 직접 체감하게 됐다.

□처음에는 고성이 오가기도

담당 QSS 마스터가 연구 2동 고주파 실험실의 개선활동을 위해 처음 방문했을 때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시 연구실의 연구원들은 연구와 실험에만 몰두하고 기본적인 정리·정돈·청소는 미뤄놓은 것으로 판단되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후 개선 활동이 시작되고 매주 화요일마다 실시되는 QSS 혁신활동 주간정례미팅에서는 매번 싸우다시피하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불필요한 활동이다”라는 입장과 “20여년간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부품들을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식의 반응이 대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를 위해 구성원을 다독이며 “연구를 위해 찾기 쉽고, 되돌려 놓기 쉽게 정돈해 나가자”고 추스르는 등의 노력 끝에 타 실험실에서도 찾아와 벤치마킹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 진공 Lab 팀원들이 장비를 정돈하고 있는 모습.
▲ 진공 Lab 팀원들이 장비를 정돈하고 있는 모습.

□연구소 분위기도 더욱 밝아져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이제 막 QSS혁신활동의 성공적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자칫하면 금방 포기하기 쉬운 이러한 활동은 구성원의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모델활동에 참여한 모든 실험실의 연구원들이 QSS혁신활동을 통해 마음도 정돈된 느낌이며, 특히 5S로 효율적 부품관리가 가능해지고 업무 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칫 개인적인 연구소의 분위기도 협업 작업을 통해 동료애를 돈독하게 다지고, 감사나눔운동도 병행해 직장 분위기가 밝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반응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좀 더 구체적인 활동을 위해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기존의 두 배 정도로 QSS 적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포항가속기연구소가 국책연구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QSS혁신활동을 정부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포항가속기연구소가 혁신 모델로 남을 수 있도록 희망하고 있다.

▲ 조무현<br /><br />포항 가속기연구소 소장
▲ 조무현 포항 가속기연구소 소장
정돈이 창의활동 방해

기존인식 점차 바뀌어

-제조공장 중심의 혁신활동으로 생각되는 QSS 활동이 첨단 기초과학연구소에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포항가속기연구소가 다른 연구소와 차이점이 있다. 외부 방문 실험자가 가속기 시설을 이용해서 첨단연구를 수행하므로 가속기는 언제나 최상의 상태로 계획된 운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설비의 유지, 관리, 운용을 위해 예방정비 노력이 필요하고, 포스코에서 출발한 QSS 활동이 우리 연구소에 맞는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가능하면 연구소에 빨리 도입하고 정착시켜 가속기 장치운영에 효과를 보기 위함이 도입 목적이다.

-QSS활동 이후 직원들이 달라진 점은.

△지난해 처음 QSS 혁신활동을 시작했을 때, 정리정돈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활동을 방해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보였다. 이로 인해 가능하면 천천히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노력했다. 현재는 팀원들이 협동해 수개월 간 5S 활동을 하면서 봉사 정신과 개선의식들이 쌓여 자발적으로 활동을 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이제는 QSS 활동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부서에서도 사전 활동 징후를 보이고 있다.

▲ QSS혁신활동으로 개선된 사무실 환경.
▲ QSS혁신활동으로 개선된 사무실 환경.

-QSS 활동으로 연구소의 변화는.

△가속장치가 준공되고 운영한지 20년이 되었는데, 그 사이 쌓여있는 물건들이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어 새로운 연구공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침 QSS활동으로 연구활동을 확산할 수 있는 여유 공간들이 생겨났다. 또한 다양한 부품과 장치의 정리정돈을 통해 환경이 개선되고 나니 연구활동에도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직원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QSS 혁신활동 TFT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로드맵에 따라, 내외부 벤치마킹과 연간 2회 소원 전체 회의 때 외부 강사를 초빙해 QSS 혁신활동 설명회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확산이 마무리되면 우리 연구소에도 혁신 전문가가 생겨 자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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